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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쉐어드(4shared) 차단 취소: 심판자는 누가 심판하는가 – 손지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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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쉐어드(4shared) 차단 취소: 심판자는 누가 심판하는가 – 손지원 인터뷰

익명 (미확인) | 금, 2016/01/29- 11:07

포쉐어드(4shared) 차단 취소: 심판자는 누가 심판하는가 – 손지원 인터뷰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저작권 필드’에는 크게 세 명의 플레이어가 있다.

  • 생산자(저작권자)
  • 이용자(네티즌)
  • 유통자(플랫폼 사업자)

이들은 공생관계다. 생산자가 몰락하면 이용자는 이용할 컨텐츠가 없고, 유통자가 몰락하면 생산자와 이용자가 만날 공간이 사라진다. 이용자가 컨텐츠를 향유하지 못하고, 위축해도 이 생태계는 죽음에 이른다.

디지털 문명의 저변에는 ‘복제 기술’이 자리한다. ‘원본 없는 복제’는 디지털 시대의 깊은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그 어두운 공간에서 원작자는 무시당하고, 때로 ‘공유의 적’으로 매도된다. 이용자는 도덕적 해이에 빠진 ‘도둑놈’ 취급받으며, 유통자는 자신만의 욕심을 채우려 생산자와 이용자를 수단으로 전락시킨다고 비난받는다.

하지만 결국 생산과 이용, 유통은 서로 불가분이다. 이 세 명의 플레이어들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고, 규칙을 마련해 상생하지 않으면 모두 공멸한다.

그래서 여기 또 한 명이 등장한다. 바로 심판자다. 국가기관이나 법원이 그런 역할을 한다. 심판의 역할을 맡은 국가기관을 구체적으로 예시하면, 문화관광부(이하 ‘문화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다. 물론 제도의 최종 심급에선 법원이 그런 역할을 하고, 또 본질에서 궁극적으론 시민 사회, 공동체가 그 최종적인 판단자로서의 심판 역할을 수행한다.

포쉐어드(4shared)라는 유명한 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는 2014년 10월 16일 방심위 시정조치 요구(“서비스 차단”)에 의해 차단당했다. 그리고 오늘(2016년 1월 28일), 그 차단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했다. 즉, 서비스 차단은 취소됐다. 방심위라는 ‘심판자’의 역할을 판단한 이번 행정소송의 의미를 이번 소송을 지원한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에게 물었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일문일답 

손지원 변호사

 

– 자기소개 . 

오픈넷에서 ‘포쉐어드’ 사건을 담당한 손지원 변호사라고 한다.

– 사건 개요. 

2014년 10월 16일 방심위의 시정조치 요구로 웹하드와 스트리밍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포쉐어드 차단됐다. 일부 불법을 근거로 전체 서비스를 차단한 것이다. 방심위에 신고한 건 문화부였다.

이에 오픈넷은 차단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대리인: 김기중, 최귀일). 그리고 방심위의 처분은 부당하니 취소하라는 판결이 오늘 나온 거다(서울행정법원 2016. 1. 28. 선고 2015구합3461 판결).

– 판결의 쟁점은. 

일부 컨텐츠의 불법을 사이트 전체의 불법으로 볼 수 있는가.

– 판결을 평가하면. 

어떤 서비스 사이트든지 불법으로 이용하는 이용자는 있을 것인데, 전체 서비스 차단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판결이다. 이를 ‘재량권 남용’과 ‘비례원칙 위반’으로 봤다. 즉, 일부 불법물이 유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이트 운영 자체가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포쉐어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 포쉐어드 사이트는 언제 열리나? 

아직 1심판결만으로는 판결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항소 제기 기간도 남아 있어서. 판결이 확정되어야 그 효력이 생겨 취소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포쉐어드 메인 사이트

포쉐어드 메인 사이트는 아직 차단 중이다.

포쉐어드 검색 사이트(search.4shared) https://search.4shared.com/q/020

포쉐어드 검색 사이트(search.4shared.com)는 접속 가능한 상태.

– 방심위 차단 이후 폐업에 이른 그루브샤크와의 차이점은. 

그루브샤크도 같은 맥락에서 사이트 전체 차단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루브샤크가 소송에 참가하지 않아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 이번 소송은 행정소송이다. 방심위가 행정기관인가. 

방심위는 행정기관이고, 방심위의 접속차단 결정을 비롯한 시정요구 역시 행정처분이라는 것이 명확한 판례이다.

– 차단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 

차단당하는 주체(해외든 국내든)인 서비스 사업자에게 통지하거나 사전에 경고하는 조치하는 절차가 없이 심지어 사후통지도 없이 망사업자(이통3사 등)에게 직접 시정요구처분이 통지되고, 차단되는 점이 문제다.

– 이번 사건에서 문화부 역할은.

문화부는 평소 산하 기관인 저작권위원회 등을 통해 저작권 관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방통심의위에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안다.

– 이번 건은 방심위 회의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원래 이번 사건의 심의는 방심위의 통신소위원회(장낙인 위원장)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사안의 중요도를 고려해 전체회의로 회부됐다. 장낙인 위원은 차단을 반대했고, 함귀용 위원(심의위원 중 유일한 변호사)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함귀용 위원의 차단의견, 그 근거는.

포쉐어드를 검색하면 우리나라 컨텐츠가 많이 나오고, 침해가 심하다는 막연한 것이었다. 심지어 함귀용, ‘일단 차단하고, 소명자료를 받아보자’는 의견까지 냈다. 반면, 장낙인 의원은 컨텐츠 중 70%를 넘어야 전체 서비스를 차단해야 한다는 내규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방심위

– 불법이 70%를 넘어야 전체 서비스를 차단해야 한다는 내부 준칙?

일종의 방심위 내부 가이드다. 박경신 교수가 방심위원으로 있었을 당시에 너무 손쉽게 차단이 이뤄져서 적어도 이런 가이드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포쉐어드 차단은 이런 내부 가이드를 무시하고 이뤄진 일이다.

– 저작권자 측에게는 반갑지는 않은 판결일 것 같다. 

어쨌든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이뤄지는 사이트에 대한 이런 법원의 판결은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비교형량의 문제라고 본다. 이용자와 사업자 그리고 저작권자 상호가 서로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유튜브도 저작권으로 문제가 많았지만, 광고 수익 분배 시스템을 정착한 이후로 많은 문제가 해결됐는데.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면 유튜브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저작권 보호와 이용자의 이용권, 그리고 사업자의 사업권을 상호 고려해야 하는데, 포쉐어드는 원작자에게 ‘테이크다운’ 계정을 제공하는 등 저작권 침해 방지 노력을 해왔다.

– ‘테이크다운’ 계정?

포쉐어드 측에서 저작권자임을 인증하면, 직접 로그인해서 본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는 계정이다.

– 테이크다운, 실효성이 있나. 

기술적인 차원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테이크다운’ 계정뿐만 아니라 ‘저작권 침해 자동 방지’ 필터링 서비스도 병행해왔다고 한다. 이런 저작권 침해 노력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저작권위원회도 포쉐어드에 소명해서 ‘테이크다운’ 계정을 제공받아 이용자의 이용권과 저작권 보호를 접점을 마련해볼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사이트 전체를 차단이라는 의견에 도달한 점은 아쉽다.

– 생산자, 이용자, 유통자의 균형추인 심판자로서 국가기관(방심위나 문화부) 역할을 평가한다면.

우선 원저작자에게 제대로 수익이 돌아가지 않고, 대형 저작권단체나 사업자의 개입과 입김이 너무 크다고 본다. 더불어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국가기관이 자신의 막대한 권한을 너무 함부로 행사한다고 판단한다.

이용자의 이용권과 향유권, 그리고 생산자인 원작자의 권리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균형감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데,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알 권리와 향유권, 표현의 자유가 너무 손쉽게 침해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용자가 합법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하고, 또 그렇게 이용한 저작물을 통해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이 고민되어야 한다고 본다.

정의의 여신

– 이번 판결 결과는 유지될 것으로 보나.

방심위가 항소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무리한 차단이었기에 1심 판결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

– 끝으로 독자에게. 

“일부 불법을 근거로 전체 서비스를 차단하면, 인터넷을 닫아야 할 것이다.”

한 네티즌이 이렇게 말했다. 심판자로서 국가기관이 행사하는 ‘규제의 적정성’을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6.01.28.)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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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강행처리 중단촉구 기자회견

공인비판 차단에 남용될 것이라는 반대여론 무시한 채 입안예고 예정

일시 및 장소 : 9월 24일(목), 오후 2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

 

1. 취지와 목적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내일(9/24) 전체회의를 열어 제3자의 신고나 직권에 의해 명예훼손 게시물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심의규정 개정안을 원안대로 입안예고할 예정이며, 심의위원 전원이 개정안 처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짐.

-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등 공인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남용될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반대 및 200명이 넘는 법률가들의 반대 선언이 이어졌음에도, 방심위는 이러한 사회적 여론을 반영하지 않은 채 심의규정 개정안을 그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심위의 개정안 강행처리 시도를 막기 위해 24일 방심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예훼손 제3자·직권심의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방심위 개정안에 반대하는 네티즌 1천명 서명’을 박효종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임.

 

2. 개요

○ 제목 :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안> 강행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5년 9월 23일(목) 오후 2시

○ 주최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 사회 : 김동찬 (언론연대 사무처장)

 

 

 문의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02-723-0666

 

수, 2015/09/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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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물의 ‘소통’ 가두려는 윗물의 ‘불통’


한상희 | 건국대 교수·헌법학

 

 

표현의 자유는 이명박 정부 이래 가장 빈번하고 폭넓게 침탈되어온 자유 중의 하나다. 민주화의 동력을 이루었던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차벽에 갇힌 채 ‘떼법’으로 비하되고, 정권의 눈 밖에 나는 표현은 명예훼손 혹은 허위사실로 휘둘리며 걸핏하면 사법처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프리덤하우스가 우리나라를 두고 표현의 자유가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같은 67위권이며 계속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그나마 인터넷의 자유는 조금 나아 보인다. 필리핀 다음인 21위로 여전히 ‘부분적 자유’ 국가로 분류되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인프라 덕에 오프라인보다는 덜 억압적이다. 그리고 이 때문인지 정부·여당의 인터넷 공격이 끊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Daum)은 손을 봐야 한다”는 발언을 필두로, 지난 9월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원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모두 정부·여당 관련 콘텐츠에 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까지, 강도 높은 공세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 불통의 정부는 이미 인터넷 손보기에 나섰다.

 

최근 신문법시행령을 개정해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상근직원 3인에서 5인으로 강화한 것이 그 대표적 탄압 사례다. 이 시행령이 발효되면 2014년 현재 6000개에 육박하는 인터넷신문 중 약 85%가 문닫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가뜩이나 낮은 수익률에 2명의 인력 증원은 치명적인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변명은 언제나 그렇듯 번드르르하다. 과도한 경쟁으로 선정적으로 되어가며, 기사를 미끼로 광고를 유치하며, 수익을 늘리기 위해 클릭수를 조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정부의 말을 비켜나간다. 유사언론 행위나 어뷰징 같은 불법적 행위들은 이런 소규모로 독립해 운영되는 인터넷신문이 아니라 기존의 신문사나 방송국에 부설된 종속형 인터넷신문들이 주도한다. 기사 왜곡의 주범은 따로 있는데 규제의 칼날은 엉뚱하게도 힘없고 왜소한 독립형 인터넷신문만 겨냥해 핵폭탄급 초토화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계획하는 ‘오피셜 댓글’ 제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통제를 더욱 확대한다. 포털에 실린 기사에 정부와 기업의 해명이나 반론을 댓글의 첫머리에 올려 고정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해명이나 반론의 능력이 너무도 충분한 정부나 기업에 왜 이런 특혜를 줘야 하는지도 의문스럽거니와, 그보다 댓글문화를 통해 겨우 확보한 비판과 토론의 공간까지도 이들에게 침탈당해야 하는 현실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여기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당사자의 고소가 없어도 제3자의 신고나 직권에 의해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심의를 할 수 있게끔 지침을 변경하는 것까지 합쳐지면 문자 그대로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3종 세트가 완성된다.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칠 공간조차도 없애버리고, 그나마 포털 뉴스에 달리는 댓글조차도 ‘오피셜 댓글’이라는 권위와 권력으로 무력화시키는 한편, 겨우 살아남은 비판들은 아예 방통심의위의 직권으로 삭제해버리는 다단계 통제장치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정부·여당이나 기업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표현은 아예 발붙일 곳 없이 만드는 인터넷판 사상순화 공작의 결정판이 된다.

 

1961년 중국에서 열린 한 연극에서 “당신은 너무 독단적입니다. … 당신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고 비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 온 나라 사람들이 당신에게 불만을 품은 지 이미 오래입니다”라는 대사가 읊조려진다. 이어 이 <해서파관(海瑞罷官)>을 참지 못한 중국 공산당 수뇌부는 중국 대륙 전체를 문화대혁명의 광기에 빠뜨렸다.이제 21세기의 우리도 이런 전철을 따라간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로 비롯되는 사상개조 사업과 함께 전방위적인 인터넷 규제 조치들은 절대권력의 길을 열어젖힌다. 진리가 마침내 오류를 물리치게끔 한다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꽃피워야 할 표현의 자유는 이제 독단과 획일에 그 자리를 내어놓아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것은 전 인류로부터 행복을 빼앗아가며 그 해악은 후세의 사람들에게까지 미친다는 존 스튜어트 밀의 말만이 묵시론처럼 우리를 조롱한다.

 

* 이 글은 11월 16일 경향신문 [정통칼럼]에 기고한 글입니다.

월, 2015/11/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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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최근 뉴스타파가 강원 지역 일간지에 실렸던 기고가 사실은 국정원 작품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부인했다. 조 위원은 지난 10일 오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후 “왜 국정원 직원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인지 명확한 해명을 해 달라”는 질문에 “말하기 싫다”며 답변을 피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거듭되자 “기고는 내가 썼다”며 “내가 강원도 쪽에도 기고하고 싶은데 그 쪽 사람들을 잘 몰랐기 때문에 (국정원 직원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에게 검찰 수사 자료를 보여주며 기고가 첨부된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국정원 직원, 받은 사람은 조 위원으로 돼 있다고 질문하자 “내가 먼저 (이메일을) 보냈으니까 (국정원 직원이) 나에게 고맙다, 잘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을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이메일에는 국정원 직원이 잘 전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강원도 지역 일간지 편집국장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그곳으로 기고를 보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2013년 7월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 2013년 7월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기고를 왜 국정원 직원에게 보낸 것이냐”는 질문에는 “왜 보냈는지 추측 한번 해보시라”고 답했다. 기고를 직접 할 수도 있는데 왜 국정원 직원을 통해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알았다”고 대꾸했다. 조 위원은 해당 기고글에 대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썼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조 위원의 설명을 종합하더라도 왜 국정원 직원을 통해 강원도 쪽 언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지, 또 기고문을 왜 국정원 직원과 주고받았는지, 국정원 직원은 왜 일간지 편집국장의 이메일 주소를 보내줬으며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는지 명쾌하게 해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뉴스타파가 최근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검찰 수사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같은해 7월 국정원 직원은 조영기 교수에게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파일을 보냈고 파일에 담긴 ‘국정원 댓글사건과 개혁의 본질’이라는 글은 이틀 후 강원도의 한 지역 일간지에 기고로 실렸다.

관련기사: 심리전단 활동 옹호 신문 기고, 알고보니 국정원 작품

금, 2016/03/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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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방심위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유권자 알권리 침해행위 중단해야

2016총선후보자들, 검증자료 삭제, 임시조치 요구는 유권자 정치적 의사 표현 침해하는 것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2016년 20대 총선 후보자들이 인터넷상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나 비판글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조치나 임시조치를 요청한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박경신 교수, 고려대)와 2016총선넷은 후보들의 이 같은 요구는 공직후보자의 검증과정에서 유권자의 알권리와 자유로운 토론을 무산시키는 행위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선관위와 방심위는 이런 후보자들의 요청에 응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

 

나경원 새누리당 서울 동작을지역 후보는 최근 딸의 성신여대 부정 입학 의혹 기사를 퍼담은 블로그와 카페게시판 등에 대해 ‘임시조치’를 요구했다. 또 김을동 새누리당 서울 송파병지역 후보도 자신의 가족사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적 내용을 담은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를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현행 정보통신망이용촉진과정보보호에관한법률(“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명예훼손 또는 사생활침해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누군가 요청만 하면 해당 정보를 임시적으로 삭제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임시조치’는 정보의 복원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실질적으로는 영구삭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상 임시조치제도는 정부나 기업, 정치인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신속하게 틀어막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나경원 후보의 사례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공직후보자로서의 자격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혹제기를 임시조치를 통해 차단하여 유권자들의 알권리와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 사례로 보인다. 따라서 해당 포털들은 이에 응하지 않아야 됨은 물론이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유권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되 악의적인 허위사실유포와 관련해서는 예외적인 금지와 제외를 두고 있다. 즉, 단순한 가치판단이나 의견표현에 불과한 경우에는 유권자의 권리로 인정하여 이를 통해 선거의 자유 및 공직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알권리, 선택의 자유를 강하게 보호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공직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제기나 정보 공유조차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선관위가 단속한다면 유권자는 공직후보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헌법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근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 특히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직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한 검증과정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다. 만약 후보자에게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위법, 부도덕적인 사실이 있다면 유권자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공개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의혹제기는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공직 후보자 또한 임시조치가 아닌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그 의혹제기가 근거가 불충분하고 악의적인 허위사실의 가능성이 크다면 이는 허위사실유포죄와 같은 처벌조항이 있어 이에 근거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벌어진 공적 관심사에 관한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임시조치 되거나 선관위의 단속대상이 된다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위축될 것이다. 또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직후보를 선출한다는 선거법의 기본 목적은 형해화될 것이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이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대표자 선출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 검증을 위한 다양한 비판, 의혹제기는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나경원 후보와 김을동 후보는 물론이고 20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모두 유권자들의 정당한 의혹제기,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경청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선관위와 방심위도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임시조치를 남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금, 2016/03/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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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방심위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유권자 알권리 침해행위 중단해야

2016총선후보자들, 검증자료 삭제, 임시조치 요구는 유권자 정치적 의사 표현 침해하는 것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2016년 20대 총선 후보자들이 인터넷상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나 비판글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조치나 임시조치를 요청한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박경신 교수, 고려대)와 2016총선넷은 후보들의 이 같은 요구는 공직후보자의 검증과정에서 유권자의 알권리와 자유로운 토론을 무산시키는 행위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선관위와 방심위는 이런 후보자들의 요청에 응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

 

나경원 새누리당 서울 동작을지역 후보는 최근 딸의 성신여대 부정 입학 의혹 기사를 퍼담은 블로그와 카페게시판 등에 대해 ‘임시조치’를 요구했다. 또 김을동 새누리당 서울 송파병지역 후보도 자신의 가족사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적 내용을 담은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를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현행 정보통신망이용촉진과정보보호에관한법률(“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명예훼손 또는 사생활침해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누군가 요청만 하면 해당 정보를 임시적으로 삭제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임시조치’는 정보의 복원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실질적으로는 영구삭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상 임시조치제도는 정부나 기업, 정치인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신속하게 틀어막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나경원 후보의 사례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공직후보자로서의 자격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혹제기를 임시조치를 통해 차단하여 유권자들의 알권리와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 사례로 보인다. 따라서 해당 포털들은 이에 응하지 않아야 됨은 물론이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유권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되 악의적인 허위사실유포와 관련해서는 예외적인 금지와 제외를 두고 있다. 즉, 단순한 가치판단이나 의견표현에 불과한 경우에는 유권자의 권리로 인정하여 이를 통해 선거의 자유 및 공직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알권리, 선택의 자유를 강하게 보호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공직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제기나 정보 공유조차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선관위가 단속한다면 유권자는 공직후보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헌법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근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 특히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직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한 검증과정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다. 만약 후보자에게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위법, 부도덕적인 사실이 있다면 유권자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공개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의혹제기는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공직 후보자 또한 임시조치가 아닌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그 의혹제기가 근거가 불충분하고 악의적인 허위사실의 가능성이 크다면 이는 허위사실유포죄와 같은 처벌조항이 있어 이에 근거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벌어진 공적 관심사에 관한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임시조치 되거나 선관위의 단속대상이 된다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위축될 것이다. 또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직후보를 선출한다는 선거법의 기본 목적은 형해화될 것이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이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대표자 선출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 검증을 위한 다양한 비판, 의혹제기는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나경원 후보와 김을동 후보는 물론이고 20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모두 유권자들의 정당한 의혹제기,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경청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선관위와 방심위도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임시조치를 남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금, 2016/03/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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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의 사드 유해성 주장 인터넷글 삭제를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방심위와 경찰은 통신심의제도를 이용한 비민주적 여론 통제를 즉각 중단하라!
일시 및 장소 : 2016년 8월 18일 (목요일) 오전 11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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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최근 경찰청의 신고로 3차례에 걸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유해성을 언급한 인터넷 게시글 12건을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삭제 의결하였습니다.
 
사드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며, 과학적으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이번 사드배치와 같이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한 공적 사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분석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심위, 경찰청과 같은 국가기관이 중대한 정책에 대한 국민의 표현물을 정부 측 발표와 다르다는 이유로 ‘허위’ 혹은 ‘유언비어’로 치부하고, ‘사회 혼란’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언로를 차단하는 것은 심각한 비민주적 행태입니다. 또한 국론통일을 강요하던 구시대로의 퇴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방심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 정부 측 발표와는 다르거나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의 표현물들을 ‘사회질서 혼란’이라는 심의기준을 적용하여 삭제하는 것은 경찰청과 공조한 명백한 여론 통제입니다. 지난해 동일한 심의규정을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은 미국의 자작극’이라는 게시물에 최초로 적용하여 삭제한 이래, 세월호 사고 국정원 개입설, 이른바 메르스 괴담 및 북한 도발 사건 정부 조작설, 그리고 이번 사드 유해성 관련 글에 이르기까지 방심위는 정치심의를 계속해 왔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심위와 경찰청의 이번 사드 관련 게시글 삭제를 비롯하여 ‘사회질서 혼란’ 심의규정을 적용한 통신심의 행태를 규탄하고,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통신심의 개선과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2016년 8월 17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미디어기독연대


 

수, 2016/08/1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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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인터넷기업들에 방심위의 사드 유해성 주장 게시물 삭제 요구 거부하도록 공개서한 보내


방심위 결정 법적 강제성 없고, 천안함 관련 게시물 삭제 거부한 선례도 있어
‘사회 혼란 야기’ 심의기준에 따른 자의적, 정치적 판단으로 표현의 자유, 알권리 침해

 

 

오늘(8월 24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미디어기독연대(이하 9개 시민단체)는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기업들에 공개서한을 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의 사드유해성 관련 게시물 삭제 요청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국가 정책에 대해 다양한 주장과 비판적인 의견 표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측 주장과 다른 의혹제기에 대해서 행정기관인 방심위가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는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일방적으로 삭제 요청하는 것은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에 대한 침해이다. 

 

이에 9개 시민단체들은 이용자들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당사자인 인터넷 기업들에 방심위의 일방적이고 정치적인 결정을 거부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행정처분이긴 하나,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에 그대로 따라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게다가 ‘불법’정보가 아닌 ‘유해’정보에 대한 시정요구는, 강제력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의 불법정보에 대한 제재명령으로 이어질 염려도 없기 때문에 인터넷 사업자들의 재량적 판단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넓다. 법적인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합법적 표현물, 나아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욱 강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정치적 표현물을 인터넷 사업자들이 삭제한다면, 인터넷 사업자들 역시 서비스 이용자 및 소비자의 권리 더욱이 시민의 중대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 사업자들이 방심위의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삭제 요청을 거부한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10년‘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의혹제기 게시물에 대해 방심위가 이번 사드유해성 관련 게시물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수차례에 걸쳐 삭제 요구를 하였으나 거부한 것이 한 예이다. 당시 인터넷 기업들의 자율 규제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가 법적 근거와 유해성이 분명하지 않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정보’라는 자의적이고 모호한 심의기준에 근거한 삭제 요구는 이용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삭제요구를 거부하였다. 이 보다 앞선 2009년 10월에 KISO는  '명예훼손성 게시물 처리정책'을 만들어 명예훼손을 명분으로 한 국가기관의 부당한 임시조치 요청을 거부하기로 정하기도 했다. 

 

9개 시민단체들은 이번 공개서한을 통해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방심위의 시정요구를 비롯한 정부의 부당한 검열에 대응하는 자체적인 처리기준을 마련할 것을 함께 촉구하였다.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서한>

 

 

인터넷 기업들은 이용자의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방심위의 부당한 시정요구를 거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경찰과 공조하여 사드의 유해성을 지적한 이용자 게시물을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삭제’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중대한 국가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주장과 비판적인 의견 표명을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는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정부 기관이 일방적으로 삭제 요청하는 것은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에 대한 침해입니다. 또한 이는 심각한 비민주적 행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전에도 방심위는 공적 사안에 대하여 정부측 주장과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을 ‘사회적 혼란 야기’, ‘사회질서 위반’ 등을 이유로 삭제 요구한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인터넷상 표현물에 대한 사실상의 검열은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우리는 인터넷 기업들이 이와 같은 방심위 등 국가기관의 부당한 삭제 요구를 거부하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같은 문제에 대비하기 위하여 방심위 시정요구에 대한 ‘게시물 처리기준’을 확립하여 이용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설 것을 촉구합니다.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인 데이비드 케이는 올해 발간한 <디지털 시대 표현의 자유와 민간기업>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민간 기업, 특히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역할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용자들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당사자인 인터넷 사업자들이 자칫 국가의 검열과 감시의 대행자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민간 기업 역시 자신들의 정책과 사업 방침에 이용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책무를 접목시킬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행정처분이긴 하나,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에 그대로 따라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판례가 시정요구를 행정처분으로 판단한 것은 조치여부를 통보할 의무를 부과하거나 게시글이 삭제되는 경우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 등 권리를 제한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지, 시정요구에 법적 강제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게다가 ‘불법’정보가 아닌 ‘유해’정보에 대한 시정요구는, 강제력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의 불법정보에 대한 제재명령으로 이어질 염려도 없기 때문에 더욱 인터넷 사업자들의 재량적 판단의 여지가 넓습니다. 

 

이러한 법적인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합법적 표현물, 나아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욱 강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정치적 표현물을 인터넷 사업자들이 삭제한다면, 인터넷 사업자들 역시 서비스 이용자 및 소비자의 권리, 나아가 시민의 중대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지금까지 한 노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지난 2009년 인터넷 사업자들의 자율 규제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는 '명예훼손성 게시물 처리정책'을 만들어 명예훼손을 명분으로 한 국가기관의 부당한 임시조치 요청을 거부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하여 국가기관의 이용자 정보 요청이나 게시글 삭제 요청 현황을 공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이용자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수사 기관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입니다. 

 

한편, KISO가 지난 2010년 5월부터 12월까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을 ‘사회 통합 저해’ 등을 이유로 삭제하라는 수차례에 걸친 방심위의  요구에 대하여, 법적 근거와 유해성이 분명하지 않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정보’ 등과 같은 심의 기준에 근거한 삭제 요구는 이용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를 거부한 선진적인 선례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노력과 선진적인 사례가 앞으로의 부당한 삭제 요구에 대해서도 이어지기를 촉구합니다. 불법정보가 아닌 한,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게시물을 삭제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일 정부의 부당한 검열 요구에 순응하여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뒷전으로 밀어 놓는다면, 결국 이용자들은 그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관행과 서비스에 분노하고 나아가 이런 기업들을 외면할 것입니다. 

 

우리는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방심위의 시정요구를 비롯한 정부의 이와 같은 부당한 검열에 대응하는 자체적인 처리기준을 마련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합니다.

 


2016. 8. 24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미디어기독연대, NCCK 언론위원회

수, 2016/08/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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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KBS 사장 선임과정에 개입하고 보도·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등을 논의한 사실이 ‘김영한 비망록’을 통해 확인됐다.김영한 비망록은 지난 8월 숨진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근무 일지 등이 적혀 있는 노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7일 공개한 비망록 자료에는 2014년 6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넉 달 동안 18차례에 걸쳐 청와대가 KBS의 인사와 보도에 개입한 정황이 기록돼 있다. 해당 자료는 언론노조 KBS본부가 김영한 비망록을 단독 보도한 TV조선으로부터 입수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이른바 ‘기레기 보도’ 사태 후에도 KBS 장악은 계속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KBS를 비롯한 지상파 언론들은 ‘전원구조 오보’와 유족들에 대한 무분별한 인터뷰 시도,그리고 정부 책임에 대한 면피성 보도등을 통해 ‘기레기’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특히 KBS의 경우 참사 닷새째인 4월 21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에 대해 일일이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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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에는 김시곤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와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이 촉발되고 이에 격분한 유족과 시민들이 5월 8일 밤 KBS와 청와대 앞에서 철야로 항의시위를 벌인다. 그러자 5월 9일 KBS 길환영 사장이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김시곤 보도국장을 직위 해제한다. 그러나 김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의 압력을 받고 자신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면서 “청와대의 압력으로 보도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온 길 사장은 자진 사퇴하라”는 폭로성 주장을 편다. KBS 기자협회 등 내부 구성원들은 대대적인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에 나섰고 결국 KBS 이사회는 6월 5일 길 사장 해임을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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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4년 6월 14일 임명돼 다음날부터 메모를 남기기 시작했으며, 그의 비망록 속에 등장하는 KBS 관련 내용은 이상과 같은 상황적 배경 아래서 해석이 가능하다.

KBS 새 사장 선임에 청와대 지속적 개입 정황

김영한 전 수석은 출근 첫날인 2014년 6월 15일자 메모에서부터 KBS문제를 적시해 뒀다.새 사장 선임을 7월 10일까지 마친다는 것이다.

▲  2014년 6월 15일 메모

▲  2014년 6월 15일 메모

다음날인 16일자 메모에는 “홍보/미래 KBS 상황,파악,plan 작성”이라는 글귀가 있다. KBS 사장 선임 관련 플랜을 홍보수석,미래전략수석과 논의한 흔적으로 파악된다.

▲ 2014년 6월 16일 메모

▲ 2014년 6월 16일 메모

이후 KBS 새 사장 선임 관련 메모는 평균 사흘에 한 번 꼴로 등장한다. 특히 7월 4일 메모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직접 지시한 “KBS 이사 우파 이사 – 성향 확인 요”라는 내용이 있다. 당시 KBS 이사진의 분위기는 사장 후보 6명 가운데 청와대가 선호한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아닌 조대현 KBS미디어 대표이사 쪽으로 기울었었다.청와대가 여당 추천 이사 7명에 대해 성향 파악과 함께 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 2014년 7월 4일 메모

▲ 2014년 7월 4일 메모

그러나 7월 9일 KBS 이사회에서는 7명의 여당 추천 이사들 중 2명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조대현 씨가 새 사장으로 선임되고 만다.그러자 이틀 뒤 의미심장한 메모가 등장한다.각 부처가 공공기관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특별히 KBS 이사들을 언급했는데, 이들이 ‘면종복배’, 즉 겉으론 복종하고 속으로는 배신했다고 평가해 놓은 것이다.

▲ 2014년 7월 11일 메모

▲ 2014년 7월 11일 메모

이에 대해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비난으로 수세에 몰란 상황에서 청와대가 계획한 대로 KBS 새 사장이 선임되지 않자 KBS 이사를 교체해 KBS를 지속적으로 청와대 통제 아래 두려고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시사 프로그램 관련 소송에도 지속적으로 개입한 듯

김영한 비망록은 청와대가 KBS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일일이 대응해 왔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길환영 사장 해임 직후인 6월 11일 KBS는 문창극 당시 총리후보자가 한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지배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던 사실을 발굴해 단독 보도했고, 이로부터 2주 뒤 문 후보자는 자진사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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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달 뒤 방송통신심의원회는 이 보도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배했다며 중징계 방침을 밝혔고,이 무렵 김영한 수석의 메모에는 이와 관련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직접 발언이 담겨 있다. “국가정체성, 헌법 가치 수호 노력 → 정책집행·인사관리를 통해서”, “일선 행태 – 반체제 집요 투쟁 – 미온·소극적”, “강한 의지·열정 대처 – 체제 수호 難 → 유념”, “전사들이 싸우듯이. ex 방심위 KBS 제재 심의 관련”이라는 내용이다.

문창극 보도에 대한 방심위의 제재를 두고,반체제 투쟁에 대해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대처하는 좋은 사례라고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청와대가 언론의 박근혜 정부 비판을 헌법 파괴 행위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만한 대목이다.

▲ 2014년 9월 5일 메모

▲ 2014년 9월 5일 메모

실제로 문창극 보도 직후 검증TF 소속이던 한 KBS 기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검사장급 검찰 관계자로부터 “청와대의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당신을 노리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KBS 보도 관련 송사에도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 KBS <추적60분>의 ‘천안함 의혹’ 보도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경고 조치를 하자 제작진이 제재 취소 소송을 낸 바 있는데,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2014년 6월 13일 제작진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방통위는 19일 뒤인 7월 2일 항소장을 제출하는데, 김영한 수석의 6월 26일자 메모에는 “KBS 추척60분 천안함 관련 판결 – 항소”라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 내용이 적혀 있다.김 실장에 지시에 따라 방통위가 항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 2014년 6월 26일 메모

▲ 2014년 6월 26일 메모

계속된 청와대의 KBS 장악 시도…현업자들은 시민들 조롱 감내

이처럼 김영한 비망록에 나타난 2014년의 공영방송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닌 ‘청와대 방송’에 다름 아니었다. 이런 상황은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고대영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인호 KBS 이사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증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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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사장 취임 이후 보도와 제작 자율성이 거의 말살되다시피한 KBS는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취재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지며 촛불집회 군중들로부터 현장에서 쫓겨나고,KBS 중계차에는 ‘니들도 공범’이라는 시민들의 비난과 스티커가 뒤덮이기도 했다.

▲ 11월 12일 촛불집회 현장의 KBS 중계차에 시민들이 잔뜩 붙여놓은 스티커

▲ 11월 12일 촛불집회 현장의 KBS 중계차에 시민들이 잔뜩 붙여놓은 스티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청와대의 방송장악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정치세력, 특히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구조를 바꾸는 언론장악방지법등을 국회가 즉각 논의하고 통과시켜야”한다고 말하며,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동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은 관련 법안 논의에 대한 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법 개정에 즉각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정지성

금, 2016/11/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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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방통위에 임시조치제도 개선의견 제출

일방적 주장으로 30일간 게시물 차단하는 임시조치제도 개선요구

게시물차단에 대한 이의제기권, 즉시복원에 대한 면책 등 담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어제(4/11) 방송통신위원회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임시조치제도(제44조의2)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2007년 초 도입된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제도는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주장하며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이하 ‘ISP’라 한다)에게 게시물 삭제요구를 하면 ISP가 최소 30일간 해당 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임시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권리침해여부가 불분명한 정보도 일방적 삭제요청에 의해 차단하도록 하면서도, 정보게재자의 이의제기권이나 복원절차는 마련하지 않고 있어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인 개선요구를 한 결과 임시조치제도 개선은 이번 정부의 대선 공약 및 100대 핵심과제에 반영되기도 하였고, 현재 국회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유승희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둘러싸고 견해 차이가 존재하여 입법개정절차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임시조치제도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함과 동시에 세부적인 쟁점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고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이번 의견서에서 참여연대는 ▲ 권리주장자의 삭제요구를 차단요구로 변경할 것 ▲ 정보게재자의 이의제기권과 정보 복원을 명문화할 것 ▲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삭제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대신 면책 가능성을 통해 삭제와 복원에 대한 동기를 동등하게 부여할 것 ▲ 행정심의 대신 사법심사를 통한 종국적 분쟁해결수단을 도입할 것 등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 붙임: 의견서 [원문보기/다운로드]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4/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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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마저 탄압의 대상? 헌법 정신은 어디에?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 강화의 법적 문제

 

손지원 변호사

 

문화체육관광부(문광부)는 최근 기존의 인터넷 신문 등록 요건을 취재 및 편집 인력 3명에서 5명 이상으로 가중하는 내용으로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신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등록 요건을 강화해 인터넷 신문 난립으로 인한 어뷰징 등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민 사회는 사실상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군소 인터넷 신문사 및 1인 미디어를 퇴출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본 시행령에 따르면, 향후 등록하는 인터넷 언론사는 물론 기존의 인터넷 언론사도 모두 취재 및 편집 인력을 5명 이상 상시 고용해야 신문법상 인터넷 신문으로 등록이 가능하다.

 

현재 이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기존 요건에 따라 등록이 돼 있는 소규모 인터넷 신문사들은 1년의 유예기간 후인 2016년 11월까지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직권으로 등록이 취소된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언론사 5900여 개 중, 약 85%의 인터넷 신문들이 등록 취소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문광부 측은 소규모 인터넷 신문사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대해 '신문법상 인터넷 신문으로 등록함으로써 비로소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법적 권리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등록이 취소되더라도 언론 행위는 계속할 수 있고 따라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변명하고 있다

.

물론 자연권적인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가 있는 한, 누구나 취재와 보도 활동은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이는 등록 취소된 인터넷 신문 사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언론 행위는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언론사'로서의 영업은 불가능해진다.

 

사업자 등록 시 인터넷 신문 등록증을 제출하지 않으면 "신문업종"으로 등록할 수 없고, 신문업으로서 소득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영업의 자유가 제한된다. 또한 각 기관에 출입기자 등록을 하고 보도 협조를 받는 데에도 공식적인 언론사 등록증을 요구하고 있어 언론 활동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

또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게재하고 클릭을 유도해 인터넷 신문 사이트로의 트래픽을 증가시켜주는 포털과의 뉴스 검색 제휴 계약 시에도, 신문법상 등록된 언론사들만을 계약 상대방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포털의 뉴스 검색 결과에서도 제외될 것이다. 법상 신문 업자도 아니고 사이트로의 트래픽도 거의 없는 일반 온라인 사업자와 광고 계약을 체결하려는 사업자들이 있을까? 결국 광고 수익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인터넷 신문사들은 신문법상 등록이 취소되면 폐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문광부는 이번 개정의 목적이 '인터넷 신문 난립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문광부 스스로도 이번 개정으로 사실상 인터넷 신문사가 다수 폐업할 것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고, '군소 언론사 퇴출'의 다른 말인 것이다. 신문법상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평등하게 언론사 운영 및 언론 행위가 가능하다면,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인터넷 신문 난립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이외에도 법적인 문제는 도처에 있다. 앞서 말했듯 문광부 측은, 시행령 개정에 따라 등록 취소가 된 경우에도, 기존 제호 사용이 허용되며 일반 사이트로의 운영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법상 등록을 하지 않고 인터넷 신문을 발행한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대상(신문법 제39조 제1항 1호)이다. 문광부는 현재까지는 이 과태료 규정은 "등록 요건을 충족함에도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자"에게 적용될 뿐,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등록 취소가 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규정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문리적으로 해석하면 등록 취소가 된 신문 업자도 현재 등록을 하지 않은 자이고, "인터넷 신문의 발행"은 확실한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신문, 뉴스 등의 명칭을 사용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수시로 보도를 담은 게시물을 게재하는 일체의 행위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즉, 해석에 따라서는 등록 취소된 인터넷 신문사가 계속 같은 형식으로 인터넷 신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 제호의 지속적인 사용도 장담할 수 없다. 신문법 제26조에서는 등록이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신문 등의 명칭으로 발행 및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직권 등록 취소의 근거 규정은 제23조뿐인데, 이는 등록을 한 신문이 일정 기간 정당한 사유 없이 미발행한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다. 즉, 현재 시행령상의 등록 요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은 딱히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문광부가 위 신문법상 명칭 사용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유예 기간 경과 직전에 시행령상 요건 미충족으로 인한 등록 취소의 근거 규정 및 사후 처리에 대한 규정이 급하게 마련될 것으로 보이고, 이 과정에서 기존 제호의 사용 허용 여부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신문법상 인터넷 신문으로 등록된 사업자에게는 일종의 신문법상의 "제호 독점권"이 보장돼 있다. 이미 등록된 신문의 제호와 동일한 제호를 신규 등록자들이 등록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신문법 제8조 제3항). 그러나 기존 인터넷 신문사의 등록이 취소되면, 신규 인터넷 신문 사업자들이 등록이 취소된 인터넷 신문의 제호와 똑같은 제호로 등록해 신문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인터넷 신문사들이 기존의 제호나 신문 명칭 사용이 금지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들이 신문법상 가지고 있었던 제호 독점권은 상실된다.

 

이 밖에도, 헌법 21조상 통신·방송의 시설 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라고 천명하고 있고, 신문법 제9조에서 일정한 등록 형식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하위 법령인 시행령에서 추가적으로 엄격한 등록 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 자체가 위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여러 매체 가운데 인터넷 신문만 이러한 가중된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매체 간 형평성에도 위배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어뷰징, 선정성, 유사 언론 행위 등은 매체 규모가 좌우하는 것이 아님에도, 결국 인력,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자본력만을 기준으로 법률상 언론사로서의 등록 요건을 정하는 것은 사회적 소수자의 언론사 운영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는 점에 가장 큰 위헌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종이 신문의 등록 요건을 "사업자가 소유한 윤전기 1대"로 정한 시행령은, 등록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규정해 사실상 언론, 출판 매체의 자유로운 등록을 임의로 할 수 없도록 제한해 실질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침해할 염려가 있으며, 사실상 헌법에서 금지된 언론 출판의 허가제에 유사한 제한을 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위헌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려는 정치권과 광고 시장에서의 경쟁을 줄이려는 주류 언론의 이해관계 합치에 따른 규제 강화로, 적은 자본력만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던 인터넷 군소 언론과 1인 미디어들이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언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전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인 헌법 정신이 무엇인지 곱씹어보아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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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12/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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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최재혁 경제노동팀장이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은 http://slownews.kr/66789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파리바게뜨와 노동의 미래

 

이번 국정감사에서의 일이다.

 

한국도로공사는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요금수납노동자는 한국도로공사가 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한 상황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부정책마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톨게이트를 2020년까지 무인화하겠다면서 요금수납노동자는 정부가 제시한 정규직 전환의 예외자라고 주장했다.

 

이 타이밍에서 단순하게 물어보자. 톨게이트에서 요금의 수납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가 한국도로공사 소속이 아니고 이들 노동자의 사장이 한국도로공사가 아니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가 진짜 나의 ‘사장님’인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경제적인 보상을 얻는 노동자와 남의 노동력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노동자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사장님 간의 연결고리를 우리는 ‘고용’이라고 부른다. 우리 사장이 최고이든 최악이든, 대개 1명의 노동자와 1명의 사장이 ‘고용’이란 관계를 맺는다.

 

예외가 없는 원칙이 없다고 해야 할까, 예외가 원칙을 앞섰다고 해야 할까, 그저 트렌드일까. 요새는 1명의 노동자와 여러 명의 사장이란 구성도 적지 않다.

 

사장 수가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노동자는 ‘다스가 누구 것’인지 못지않게 여러 명의 사장 중 누가 나의 ‘진짜’ 사장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 여러 명의 사장 중 ‘진짜 사장’이 노동자로서 나의 권리를 보장할 사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짜 사장의 존재가 상자를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생사와 같은 인류의 난제는 아니다. 가끔은 고용노동부가 나의 진짜 사장을 가려줄 때도 있다.

 

 

불법파견의 기준 

 

고용노동부가 ‘이 고용은 불법파견이다’라고 말했다면, 고용노동부가 어떤 사장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다.

 

  • 1명의 노동자를 두고
  • 고용한 사장과 노동력을 실제 사용(업무 지시)하는 사장이 다른데
  • 그 노동자에게
  • 고용한 사장이 업무를 지시하면 ‘도급’이고,
  • 노동력을 실제 사용하는 사장이 업무를 지시하면 ‘파견’이다.

 

파견이 그 자체로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파견법 요건에 따라 ‘불법’인 파견이 있다. 그 요건을 충족해야 불법파견이다. 불법파견을 가리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업무지시하며 노동자의 노동력을 사용하고 그로부터 이윤을 얻는 진짜 사장은 누구냐에 있다.

 

거칠게 말하면, 불법파견이란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형태로 노동자를 고용하고서 이윤을 챙기다가 고용노동부 혹은 법원에서 딱 걸린 사장의 죄목이다. 죄목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당장 큰 일이 일어난 듯도 싶지만 법을 어긴 사장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거나 곧 감옥에 간다거나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불법파견이란 어떤 사장이 법을 위반한 상황이니 고용노동부는 사건을 검찰에 넘길 수도 있고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이라는 고용노동부 훈령에 따라, 여러 명의 사장 중에서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사용한 사장, 실질적으로 업무지시를 한 사장에게 그동안 업무지시만 하고 직접적으로 고용하지는 않았던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다(=직접고용 명령).

 

제빵노동자의 ‘진짜 사장’은 파리바게뜨 본사

 

최근 파리바게뜨에 대한 뉴스가 많다. 새로운 빵이 나온 것은 아니고 파리바게뜨에서 빵을 만드는 노동자의 진짜 사장이 누구인가에 관한 뉴스다. 억울하다는 사장도 있겠지만, 진짜 사장의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누가 노동자에게 업무를 지시했느냐는 ‘실질’에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제빵노동자의 진짜 사장이 파리바게뜨 본사라고 판단하고 파리바게뜨 본사에 제빵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고 명령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검토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은 그렇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노동자의 업무량과 업무방법, 업무순서, 업무속도, 업무시간 등을 결정했고 파리바게뜨 본사는 본사 소속 품질관리사(QSV)를 통해 제빵노동자를 직접,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휘했다.

 

그리고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 2017년 인상된 시급과 기본급을 안내하고, 제빵노동자의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을 공지하며, 시스탬 앱을 통하여 일반·긴급공지, 근태시간 입력, 급여지급 등을 했다. 다른 사실관계도 있지만, 이 정도면 ‘파리바게뜨 본사'(주식회사 파리크라상)을 나의 진짜 사장님이라고 할 수 있기에 충분하다.

 

진짜 사장(파리바게뜨)의 버티기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위법하다고 판단해 나의 진짜 사장을 가려주고 진짜 사장에게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으니 파리바게뜨 제빵 노동자의 해피엔딩인 듯 보이지만,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적지 않은 확률로, 진짜 사장의 버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직접고용의 의무를 명시해 둔 파견법의 내용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있다. 파견법 제6조의2에서 말하는 고용의무를 너무 외면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해석하자면, 파견법에 따라 진짜사장에게는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노동자에게 직접고용을 당할(?) 권리가 당연히 보장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다. 파견법상 직접고용의 의무에 근거해서 노동자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진짜사장에게 직접고용이라는 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정도이다’ 라는 주장이다.

 

이전의 파견법은 고용의무가 아니라 ‘고용의제’라는 조항을 가지고 있었다. 고용의제는 고용했다고 간주하자(그렇게 법률적으로 본다)는 말이다. 지금의 파견법처럼 진짜사장에게 직접고용의 의무를 부과하는 수준이 아니라, 노동자가 진짜사장과 직접고용의 관계에 있었다고 간주한다는 원리이다.

 

고용의제가 파견법에 적혀있던 시절에는 파견법 위반 이후 직접고용을 거부한 진짜 사장의 행태가 부당해고로 판단되기도 했다. 고용의제와 고용의무 중에서 어느 방안이 노동자가 불법적인 고용구조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너무 분명해 보인다. 그 어렵다는 법을 설명하지 않아도 상황의 상식적인 모습을 알 수가 있다.

 

‘직접고용’이 반드시 정규직 고용은 아니다? 

 

현행 파견법 제6조의2가 빨리 작동해서 노동자가 직접고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해석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하다. 현행 파견법은 진짜 사장에게 ‘직접고용’하라고 했지, 그 직접고용이 어떤 노동조건을 담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규정해 두고 있지 않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고용노동부가 직접고용하라니까 단기계약직으로 직접고용하는 사장이 부지기수이다. 직접고용하라고 했으니까 단기계약이든 정규직이든 직접고용이라는 논리이다. ‘한전KPS, 불법파견’ 이라고 검색해보면 또 다른 최신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12월,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단하고 70여 명의 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을 지시했다. 당시, 노동조합이 국회 등을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한전KPS는 △직원 정원 대체에 따른 업무 능력 및 인성 보유자와 △2년마다 신규인력으로 대체가 곤란한 분야에서 각 사업소별로 최소 인력만 선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직접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지시에 진짜 사장은 어떤 기준을 치고 들어온다. 어떤 기준의 수준도 문제지만, 기준을 제시하는 행태 그 자체에 진짜 문제가 숨어 있다. 진짜 사장이 제시한 기준이 너무 좋지 않아 노동자가 혹은 노동조합이 직접고용을 거부하면 나빴던 분위기는 더 나빠진다. 사장의 버티기가 시작된다. 당장의 현실이 그렇다.

 

파리바게뜨가 내민 ‘확인서’ 

 

진짜 사장이 버티면, 법에 있는 구멍으로 인해, 대체로 재판이라는 과정은 지난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노동자만 계속 힘들어진다. 법이 노동자에게 부여한 권리에도 불구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진짜 사장이 제안하는 좋지 않은 기준을 수용하는 판단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실제는 상황에 밀려 강제된 판단이지만 노동자에게 먹고사니즘이란 벽은 높고 공고하다. 법·제도가 권리를 부여하지만 노동자에게 끊임없이 부당한 선택이 강제된다.

 

다 차치하고,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직접고용 안 해도 된다는 구절이 실제 어떻게 작동할지 상상해보자. 파리바게뜨 본사는 제빵노동자에게 사실상 직접고용을 포기하라는 확인서를 내밀고 있다. 어느 선택지도 직접고용은 존재하지 않는 확인서를 받아든 제빵노동자의 기분은 어떨까.

 

파견법, 이대로 좋은 걸까

 

훗날 대통령이 될 후보와 포옹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이 엄청난 확률을 뚫은 청년도 정규직이란 확률 앞에 초라하기만 하다. 3년 간 4번의 쪼개기계약과 해고로부터 안전하지 못 했으니 말이다. 이게 모두 현실의 법·제도에 기인한다.

 

-문 대통령과 프리허그한 비정규직 청년은 지금쯤 정규직이 됐을까 (슬로우뉴스, ’17. 10. 31)

 

그래서 현재 국회에 제출된 파견법 개정안 중에는 현행 고용의무 조항을 고용의제의 조항으로 변경하고 고용의제 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고용, 즉, 정규직으로 보도록 하는 개정안이 있다. 이 개정안은 고용의제에 대한 회피를 처벌하는 내용도 있다.

 

파견법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다. 파견법이 파견이란 반드시 불법은 아니고 형태를 규율하고 어떤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제정된 것으로 이해되지만, 동시에 파견법은 파견이란 고용을 합법화하고 노동자를 그 형태의 고용에 고착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럼 파견이란 형태가 나쁘냐는 판단을 해야 하는데, 일단, 우리 근로기준법은 여러 명의 사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근로기준법에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법이라는 사투리는 알아듣기가 참 고약한데 ‘고용이란 자고로 노동자와 사용자의 직접적인 관계’이어야 한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장님이 여러 명이면 안 된다는 뜻이고 누군가가 노동자와 사장님 사이에 끼여서 돈을 챙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근로기준법 등은 여러 명의 사장, 복잡한 고용관계에 대해서 그렇게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불법파견 = ‘삐뚤어진 사장의 마음’ 

 

고용, 근로계약의 대원칙은 사장이 직접 노동자를 고용하고 업무지시하는 형태이다. 불법파견은 업무지시는 하고 싶은데 고용은 하고 싶지 않은 사장의 마음이 반영된 사회문제이다.

 

불법파견이 왜 사회문제냐면, 파견이든 불법파견이든 용역이든 하청이든 도급이든 뭐라고 부르더라도, 1명의 노동자와 여러 명의 사장의 관계는 좋지 않다. 이렇게 고용관계가 복잡해지면 ‘업무지시’와 ‘이익’, ‘고용’, ‘책임’이 분리된다. 어떤 사장은 자신에게 이윤을 보장해주는 노동자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없다.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맘대로 업무는 지시한다. 그럼 이 상황을 그 자체로 부정의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의무와 권리, 이익과 책임은 한 세트 여야 하지 않은가?

 

우리가 살면서 이렇게 실질과 형식, 내용과 구성이 제대로 조응하지 않으면 제일 괴로운 사람은 제일 약한 사람이다. 좋지 않은 상황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간다. 노동자는 사회경제의 구조적으로 사장에 대해 열위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장마저 여러 명이면 누가 나의 권리를 보장해주는지가 모호해진다. 사장이 여러 명이라고 해서 월급이 사장님의 수만큼 여러 배가 되지 않는다. 도리어, 그 책임이 사라진다.

 

대개의 경우, 여러 명의 사장 중 노동자를 고용한 사장은 돈이 없다.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보다는 사람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노동자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있으니 노동자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데 돈도 없고 결정은 실제 업무지시를 내리는 진짜사장의 몫이다 보니 권한이 없다.

 

반대로, 여러 명의 사장 중 노동자에게 업무지시하는 사장은, 그러니까 진짜사장은 돈도 있고 능력도 있고 기술도 있고 장사도 하는데 노동자와 직접적인 고용의 관계가 없다. 따라서 노동자에게 업무를 지시하지만, 그 노동자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나의 요구를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장과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 힘과 능력을 가진 진짜 사장은 나와 논의하고 협상할 책임이나 의무가 없다.

 

파리바게뜨 vs. 고용노동부 

 

당장이라도 직접고용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는 잔인하다. 파견법이 좋은 방향으로 통과되면 좋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가 KT스카이라이프에 직접고용을 지시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례에 비춰보면, 한 청년이 자신의 노동권을 보장받는 싸움은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지시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지도 모른다.

 

노동조합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빵집은 전국에 산재해 있고, 빵집마다 한 명 정도의 제빵노동자가 있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지시에 대해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원론적으로 옳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정부의 행정조치가 만에 하나 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지난한 재판이 이어지고, 노동자의 권리는 멀어지게 될 수도 있다. 당장 이번 주부터 직접고용을 지시한 고용노동부와 이를 취소해달라는 파리바게뜨 본사와의 법적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어색하지만, ‘고용노동부 너 파이팅’이다. 어색하다.

 

우리는 우리대로 먹고살아야 하니까 미안한 마음으로 지금 상황을 까먹지만 말자. 그리고 파리바게뜨지회의 페이스북에 가서 좋아요를 눌러보자.

 

 

현행 파견법 중 직접고용 관련 내용

제6조의2(고용의무)

①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1. 제5조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제5조제2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한 경우는 제외한다)
  2. 제5조제3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3. 제6조제2항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4. 제6조제4항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5. 제7조제3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②제1항의 규정은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할 것
  2.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당해 파견근로자의 기존의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아니될 것

④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업무에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파견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월, 2017/11/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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