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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보지 않는 정부와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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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보지 않는 정부와 언론

익명 (미확인) | 월, 2015/11/16- 20:40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를 두고 주요 언론과 정부, 여당이 ‘불법, 폭력 집회’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두고 “이들은 광우병시위, 용산참사, 제주 해군기지, 세월호, 밀양 송전탑, 원자력발전소 건설반대 등에 항상 동원되는 우리 사회를 혼란하게 만드는 전문 시위꾼들이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동개악’을 반대하고 쌀값 폭락 문제 해결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가한 노동자, 농민, 시민들을 ‘전문 시위꾼’으로 비하한 것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 진압 과정에서 물대포를 맞고 위중한 상태에 놓인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뿐 사과하지 않았다. 강 청장은 오히려 “불법시위 주도자와 폭력 행위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가톨릭농민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이날 오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 참가 농민을 살인적으로 진압한 강신명 경찰청장의 파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농민단체들은 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강 청장은 끝내 만남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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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농민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16일 오후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살인적 진압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의 파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4일 집회에 대해 주요 언론들은 불법성과 폭력성만 부각시키고 있다. 왜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는 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전하지 않고 경찰과의 충돌만 부각시켰다. 집회 당일 KBS는 9시 뉴스에서 민주노총의 주장을 단 두 문장으로 전했을 뿐 대부분을 집회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에 할애했다. 심지어 근거도 없이 수능생들이 집회 때문에 논술시험을 치르지 못한 것처럼 보도하기 보도했다.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용호 전국농민총연맹 의장은 “기자 여러분은 최루 가스가 섞인 물대포에 농민이 나가 떨어지는 장면을 국민들에게 똑똑히 알려야 한다”며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역사의 공범죄로 다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

박근혜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에 증인신청한 3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무더기 증인 신청 명단은 앞으로 변론 과정에서 대통령 측이 검찰 수사의 상당부분에 대해 증거 채택을 거부할 것을 짐작케 했다. 대통령 측은 여기에 국회 측이 신청한 28명에 대해서도 만일 국회가 증인신청을 철회하면 자신들이 추가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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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신청 명단을 보면 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정리한 5가지 쟁점 중에서 ‘비선조직에 따른 국민주권과 법치주의 위배’와 ‘대통령 권한남용’과 ‘형사법 위반’과 관련된 증인이 가장 많았다.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서는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부인인 한학자씨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서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김경일 해경 123정장이 들어 있다. 특검에 의해 구속된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도 포함됐다.

대통령 측은 증인신청을 정당화하기 위해 두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우선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고 돼 있는데 여기서 ‘준용’의 의미를 ‘사실상 적용’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 측의 주장이다. 이어 동전의 양면처럼 “검찰 수사는 쓰레기”라는 주장이 뒤따르고 있다. 검찰 수사 기록이 증거로 채택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두 번째, 특검이 주력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부분도 국회 측은 증거로 채택할 것을 주장하지만, 대통령 측은 특검의 중립성을 문제삼아 증거채택에 부동의할 뜻을 시사했다. 대통령 측은 이 같은 입장을 오는 5일로 예정된 2차 공개변론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가 대통령 측의 증인신청 모두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재판부는 이미 “필요할 경우 직권으로 재판을 진행하겠으며 형사소송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탄핵심판 당시 국회 측은 29명의 증인을 신청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4명만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따라서 대통령 측의 반발을 재판부가 어떻게 무마시키느냐가 초반 재판진행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늘 1차 공개변론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고 재판은 10분만에 끝났다. 오는 5일로 예정된 2차 변론에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 이때부터는 대통령 없이 재판이 진행된다. 2차 변론에는 이재만, 안봉근, 윤전추, 이영선 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취재 최문호, 최윤원, 김강민

촬영 김수영, 김남범

편집 정지성

수, 2017/01/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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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 30일 연장 여부 의결 못해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활동 종료를 10여 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특위 위원들이 잇따라 30일 활동 연장을 요청했지만 특위 연장 여부를 의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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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조특위 연장에 반대하는 정당이 어디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공표할 수 없다면서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기사에서 검택하면 다 아는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2017년 1월 3일 오전 국조특위는 국회 본청 5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특위 활동 기한 연장 여부를 논의했다. 새누리당 의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들이 국조 특위 30일 연장할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의결하지 못했다. 특위 연장 여부는 4당 원내대표 간 협의 사항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오는 1월 9일 열리는 결산 청문회를 끝으로 국조 특위 활동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선, 김종덕, 정관주 등 블랙리스트 관련 위증혐의로 검찰 고발

국조 특위는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위증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문체부 차관 등 3명을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조윤선 장관 등은 지난해 11월 30일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블랙리스트는 없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는 내용의 거짓 증언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국회 측에 이들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의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블랙리스트 수사는 특검의 관할”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조윤선 장관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을 반대해 동료 의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유섭 의원은 “집권 여당이기에 어쩔 수 없이 스탠스(입장)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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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조특위에 임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태도에 대한 뉴스타파의 질문에 정유섭 의원은 ‘집권 여당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또 국조특위 위원들은 9일로 예정된 결산청문회에 증인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작성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신동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고, 개혁보수신당(가칭) 하태경 의원은 광고 갈취 의혹과 관련해 포스코와 KT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청했다. 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정농단 보도 축소 의혹과 관련해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을 증인을 불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석 요구서를 청문회 7일 전에 송달해야한다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대통령 미용사 자매 등 5명 추가 증인 채택

이로써 1월 9일 열리는 국조특위 결산청문회에는 모두 20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지금까지 불출석과 함께 동행명령도 거부한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과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 등 8명에게 출석을 다시 요구했고, 위증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장관 등 7명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추명호 국정원 국장, 대통령 미용사로 알려진 정송주, 정매주 자매, 구순성 대통령경호실 행정관 등 5명을 청문회 추가 증인으로 채택했다.


 

취재 박중석

촬영 김기철

편집 정지성

 

화, 2017/01/0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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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웅, 권성민, 박성제, 박성호, 이근행, 이상호, 이채훈, 정대균, 정영하, 최승호(이상 MBC),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이상 YTN), 조상운, 황일송(이상 국민일보), 이정호(부산일보), 정찬흥(인천일보), 이은용(전자신문).

이들은 이명박근혜 정부 기간동안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다 부당하게 해고된 언론인들이다. 일부는 지리한 법정 다툼 끝에 승소해 복직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많은 언론인들이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혁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정부의 언론 장악 과정과 이로 인해 붕괴된 저널리즘을 담았다. 특히 공영방송 MBC와 YTN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이 벌인 투쟁의 역사가 반영됐다.

지난 2012년 KBS·MBC·YTN·연합뉴스·국민일보의 연대파업은 그동안 권력과 자본 앞에 고개를 숙였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었다. 파업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고, 이명박근혜 정부 7년간 한국의 언론자유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해고자 21명을 포함해 정직, 감봉, 대기발령 등 모두 470여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6 언론자유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33점으로, 조사 대상 199개 국가 가운데 66위를 기록했다.

 4일 현재 해고 3013일째를 맞은 현덕수 기자는 지난 3일 서울 CGV 왕십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YTN의 파업 투쟁은 우리가 공정한 보도를 계속 할 수 없다는 부끄러움에서 시작됐다”며 “해고된 지 8년 3개월이 지나도록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제가 이 직업을 택한 업보라고 생각하고 파업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은 “요즘 MBC를 향한 국민들의 비난이 아주 거세다. 거셀수록 꼭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MBC와 YTN이 마봉춘, 윤택남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언론인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문했다.


 

취재 : 황일송, 김도희(연수생), 유승현(연수생)

촬영 : 정용훈

편집 : 박서영

 

수, 2017/01/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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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재판이 5일 시작됐다. 두 번의 준비기일을 거친 뒤 열린 첫 재판이다. 이날 재판에는 최순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 등 핵심 피의자 3명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변호인을 끼고 앉은 세 사람은 눈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들처럼, 세 사람이 입은 수의 색깔도 제각각이었다. 최 씨는 옥색, 안 전 수석은 풀색, 정 전 비서관은 하늘색.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첫 공판은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법정에 출두하는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왼쪽부터). 사진: 공동취재단

법정에 출두하는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왼쪽부터). 사진: 공동취재단

앞서 진행된 두 번의 준비기일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쟁점은 정해진 상태였다. 첫 재판에서도 주요 쟁점에 대한 논박이 이어졌다. 세 명의 피고인은 모두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 씨는 대통령, 안 전 수석과의 공모 관계를 부인했고, 안 전 수석은 직권을 남용해 대기업에서 돈을 뜯었다는 혐의를 부정했다. 첫 준비기일 때 국가기밀 유출 혐의를 인정했던 정 전 비서관도 태도가 돌변했다. 마치 “(검찰이) 엮었다”던 대통령의 주장에 입을 맞춘 듯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주요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검찰이 입증해야” VS “증거 차고 넘친다”

최순실, 안종범 재판의 쟁점은 최순실→대통령→안종범으로 이어지는 공모관계에 맞춰져 있다. 대통령이 끼어 있어야 완성되는 구조다. 특히 최 씨에게 적용된 공소사실 대부분이 그렇다. 대기업을 협박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강제모금했다는 혐의, 최 씨 지인 회사에 현대차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 롯데그룹에서 70억 원을 받았다 돌려준 혐의, 최 씨 소유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현대차와 KT가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 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혐의 내용은 다르지만,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성사됐다는 점에서 같은 성격을 띤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공모관계, 혹은 최순실-대통령-안종범으로 이어지는 삼각관계 입증이 핵심 쟁점인 이유다. 최순실, 안종범 측은 검찰이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최 씨 변호인은 검찰이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검찰이 말하는 공모관계는 밑변(안종범-최순실)없는 삼각형이다. 최순실 씨 영장청구 때 검찰은 안종범-최순실이 사적 이익 도모해 재단 설립 추진했다고 했는데, 공소장에는 재단설립은 공익적 목적으로 추진하되 재단의 재원을 기업출연금으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서로 모순되는 입장을 검찰이 동시에 펴고 있다. 대통령과 최순실 씨 간의 구체적인 공모 사실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 최순실 변호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 최 씨도 “(공소내용에 대해)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대통령과의 공모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최순실 씨가 운영하는 더블루K, 플레이그라운드, 스포츠엠을 통해서 어떻게 돈을 빼먹으려 했는지 (공소장에) 자세히 나와 있다. 공소장을 쓰면서 나라의 격을 생각해 최소한의 사실만 기록했다.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공범관계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법정에서 모두 공개할 계획이다. 검찰

“대통령이 시키는대로…” VS “증거인멸도 지시”

안 전 수석 재판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쟁점은 그가 단순히 대통령의 심부름꾼에 불과했나 하는 점이다. 안 전 수석은 구속 이후 시종일관 “대통령이 시키는 일만 했고 강요한 사실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문화와 체육 활성화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재단 설립을 이해했다.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 대기업을 강요해 모금하려던 게 아니다. 안종범 변호인

그러나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보좌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을 만큼 조직적으로 범죄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16개 그룹 관계자는 최순실, 안종범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경영상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해…안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보좌관을 통해 K스포츠에 증거인멸을 지시하고…검찰

1월 5일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첫 재판. 사진: 공동취재단

1월 5일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첫 재판. 사진: 공동취재단

국가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비서관 관련 쟁점은 준비기일을 거치며 변화됐다. 대통령의 지시로 문서를 유출했는지는 뒷전으로 밀렸고, 대신 증거자료 중 하나인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정 전 비서관 측은 태블릿PC를 보도한 jtbc 기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의 입수절차가 적법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태블릿PC 안의 파일이 오염된 적 없느냐는 문제는 정 전 비서관의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된다. 감정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증인은 jtbc 기자 2명이면 될 것 같다. 정호성 변호인

정 전 비서관 측이 작전을 바꾸자, 기다렸다는 듯 최순실 씨측도 맞장구를 쳤다. 자기들도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유출된 국가기밀) 47건이 태블릿PC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경로를 통해) 서면으로 왔다는 것인지 공소장에 나와 있지 않다. 개별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검찰은 태블릿PC를 최 씨에게 보여준 적도 없다. 최순실 변호인

정 전 비서관 측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이 구치소를 압수수색 하는 바람에 중요 메모 내용이 사라져 방어권 행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였다.

최순실 집에서 정치인 연락처 쏟아져

첫 재판에서는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몇 가지 새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최순실 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주요 여권 정치인 연락처를 무더기로 확보한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명단에는 친박 정치인 등 10여명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이 검찰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도 재확인됐다.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 과정에서 여러번 이 수첩이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재단 설립 관련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적힌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확보.

최순실이 추진한 하남스포츠컴플렉스 사업에 롯데그룹이 75억 원 지원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안종범 수첩에 ‘또렷이’ 기록돼 있다.(*검찰 스스로 힘줘서 읽음)

최순실 등에 대한 재판은 앞으로 평균 주 2회씩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주(11일)까지 서증 조사(문서의 증거력 유무를 조사하는 절차)를 마친 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증인 심문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취재: 한상진, 오대양
사진: 공동취재단

목, 2017/01/0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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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측이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부정하면서 탄핵이 종북과 친노세력에 의해 추진됐다는 새로운 논리를 내세웠다.

1월 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공개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촛불집회를 종북세력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집회를 민주노총이 주도했고, 현장에서 불리는 노래 중 하나의 작곡가가 김일성을 찬양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대통령 측은 촛불은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든,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국회 소추위원단 박주민 의원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의미가 있는 색깔론이고 정치적인 공세”라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변론을 방청한 유윤식 씨(서울 대치동)는 “피청구인측 대리인이 종북 프레임을 가지고 이념 갈등을 유발했다”며 “이 얘기를 들으러 아침부터 추위에 고생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 측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 규명을 주도해온 언론도 종북세력으로 평가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남한 언론을 가리켜 정의와 진리의 대변자라고 칭찬하고 있다”며 북한 신문이 극찬하는 언론 보도를 증거로 채택한다면 중대한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은 앞으로 모든 언론 보도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재판부가 이미 증거로 채택한 언론보도도 철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측은 검찰과 특검수사에 대해서는 친노세력이 주도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본부장을 맡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 사정비서관이었던 경력을 문제 삼았다. 특검의 윤석열 수사팀장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검사로 특별 채용된 경력을 언급하며 수사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특검 수사는 친노세력이 주도한 편향된 수사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당초 2차 변론에서 채택된 증인은 이재만, 안봉근, 이영선, 윤전추 등 4명이지만, 이날 증인 신문은 윤전추 행정관 1명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은 사실상 잠적 상태로 증인출석요구서조차 송달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한 번 더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취재 김강민 최문호 최윤원 연다혜

촬영 정형민, 김수영, 김남범

편집 정지성

금, 2017/01/0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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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개인비서 역할을 한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을 통해 대통령이 본인의 의상비를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주장했지만, 뉴스타파가 박 대통령의 재산 증감 내역을 살펴본 결과 이 같은 주장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의상비 현금결제 주장이 거짓일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의상비 뇌물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윤전추 행정관은 지난 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상비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노란 서류 봉투를 의상실에 갖다 주라 하셨다. 내용물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현금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윤 행정관은 대통령의 의상비를 대신 지급하면서도 영수증을 챙기지 않았고 정확한 총액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 2017년 1월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3차 변론기일 윤전추 행정관 증인 신문 발언 중

박 대통령의 옷 구매량은 그동안의 언론 보도를 근거로 추산하면 한 해 90여 벌 정도이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 벌당 가격은 대략 100에서 200만 원대로 추정된다. 최소 백만 원으로 잡아도 한 해 9천만 원이 옷값으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 연봉은 약 2억 원으로 윤 행정관의 주장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최소한으로 잡아도 연봉의 절반 정도를 옷값으로 사용한 셈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와대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정장뿐만 아니라 구두, 가방 등에 드는 모든 비용을 개인 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출처: 하승수 전 녹색당 운영위원장 페이스북(박근혜 의상비 관련 정보공개소송에서 청와대가 제출한 준비서면자료 중 일부)

▲출처: 하승수 전 녹색당 운영위원장 페이스북(박근혜 의상비 관련 정보공개소송에서 청와대가 제출한 준비서면자료 중 일부)

그러나 지난달 7일 국회 국정조사특위에 출석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박 대통령의 옷과 가방 등 비용 모두를 최순실 씨가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 2016년 12월 7일 국회 국조특위

박근혜 대통령의 재산은 대통령 취임 이후 2012년 21억 8,104만 5,000원에서 2016년 35억 1,924만 4,000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의상대금 대납 논란이 제기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재산은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335,920,000원 증가했고, 다음 해 2016년까지 349,739,000원으로 매년 3억 원 이상 증가했다. 서울 삼성동 사저를 제외하고 예금만 살펴보더라도 2014년 533,585,000원이 2015년 809,505,000원으로 2016년에는 989,244,000원으로 계속 증가해왔다. 옷과 가방, 구두 등을 합쳤을 때 최소 1억 원 이상인데 이런 돈이 지급된 흔적이 없는 것이다.

 

 

▲ 출처: 고위공직자 재산정보공개 – 박근혜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 2014년 신고내역(링크)
※ 박근혜 대통령 2015년 신고내역(링크)
※ 박근혜 대통령 2016년 신고내역(링크)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비용을 최순실이 대납했다면 박 대통령에게는 또 다른 뇌물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대통령의 의상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영수증이나 총액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윤 행정관의 진술에 위증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 행정관의 위증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윤 행정관은 ‘고영태를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증언했지만,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검찰에서 “윤 행정관으로부터 박 대통령의 신체 사이즈를 전해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고영태와 윤전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2017년 1월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3차 변론기일 윤전추 행정관 증인 신문 발언 중

윤 행정관은 또 “최순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의상실에 간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오히려 최순실이 자신이 의상 업무를 일부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상실의 위치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 2017년 1월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3차 변론기일 윤전추 행정관 증인 신문 발언 중

▲ 2017년 1월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3차 변론기일 윤전추 행정관 증인 신문 발언 중


취재 : 연다혜 최문호 임보영
편집 : 박서영

월, 2017/01/0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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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0일째인 1월 9월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7차 청문회가 열렸다. 국조특위의 활동 기한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마지막 청문회였다. 이날 청문회는 정의당 윤소하 위원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위원의 제안에 따라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출석 요구 증인 20명 가운데 2명 출석, 안봉근, 이재만 등 끝내 안 나와

이날 증인석은 텅 비어있었다.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 20명 가운데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남궁곤 이화여대 전 입학처장 2명 만이 나왔다. 또 참고인 4명 중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1명만 출석했다. 국정농단의 핵심 증인으로 분류되는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윤전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마지막 청문회에마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같은 무더기 불출석에 특위위원들은 국회를 모욕했다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오전에 출석하지 않았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구순성 청와대 경호실 행정관은 동행명령장을 받고서야 오후 속개된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동행명령장 발부받고 조윤선 장관 오후에 청문회 출석해

오후 청문회에서는 질의가 조윤선 장관에게 집중됐다. 최근 관련자들이 잇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 조윤선 장관의 개입이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특위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조윤선 장관은 특검에 위증죄로 고발된 상태여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조윤선,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 시인

그러나 국민의당 이용주 위원의 질의에 조윤선 장관은 “예술인의 지원을 배제할 명단이 있었던 것으로 여러 가지 사실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는 것 같다”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시인했다. 그러나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언제 블랙리스트에 관한 보고를 받았냐는 위원들의 질의에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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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들의 질의가 계속되자 조 장관은 올해 초인 1월 2일 우상일 예술국장으로부터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바른정당 장제원 위원이 우상일 국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자 ‘‘구두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박영수 특검은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상률 전 교문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 4명에 대해 직권 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 4명은 모두 조윤선 장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뉴스타파는 청문회 정회 시간에 조윤선 장관에게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는지 재차 물었지만, 조 장관은 답변을 회피했다.

조윤선 장관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바른정당 이혜훈 위원은 ‘특검이 현재 조 장관에게 주목하는 것은 작성을 지시했다, 파기를 지시했다, 집행을 지시했다’ 라는 부분이라며 ‘소위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는 인정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위원도 조 장관의 답변이 ‘질문의 핵심을 비껴가며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 있다’며 ‘모르쇠로 일관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는 다른 방식으로 청문회를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조특위, 지난해 최순실 등 3명에 이어, 우병우 등 32명도 불출석죄 검찰에 고발

국조특위는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우병우 전 수석,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 등 32명을 불출석죄와 국회 모욕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 3명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26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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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는 또 최경희 전 이대총장과 김경숙 전 학장, 남궁곤 전 입학 처장, 3명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특위위원, 30일 활동 연장 의결, 그러나 연장 결정은 국회본회의에서

이날 국조특위 위원들은 오는 1월 15일로 종료되는 특위 활동 기간을 30일 더 연장하자고 의결했다. 그러나 특위 활동의 연장 여부는 원내 4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통해 국회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특위 연장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 박중석, 송원근, 이유정
영상 : 김기철, 김수영
편집 : 정지성

화, 2017/01/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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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차은택 등에 대한 첫 번째 공판. 이날 법정에는 차은택과 송성각 등 피고인 5명이 출석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포스코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검찰은 증거조사 과정에서 포스코 관련 증거들을 차례로 공개하며 ‘재계 6위’, ‘보유자산 80조 원’의 포스코 그룹과 박근혜 정권의 유착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계열사 사장 등 포스코 인사에 개입하고, 다시 이들을 이용해 포스코 내 이권을 나눠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검찰이 법정에서 공개한 주요 증거들을 바탕으로 이른바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강탈 (미수)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했다.

2013년 : 포스코 장악 계획의 시작

최씨 일가의 포스코 장악과 이권탈취 계획의 전말을 알기 위해선 2012년 대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포레카 강탈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가 최순실 씨와 처음 알게 된 때다. 이들의 중간다리 역할을 한 최순실의 조카 이 모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 씨가 캠프에서 일할 홍보전문가를 알아보라고 하더라. 광고 이력이 있는 김영수에게 이력서를 받아서 최 씨에게 전달했지만, 김영수가 거절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최순실 조카 이 모 씨 검찰 진술조서의 요약, 발췌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엇갈리는 듯했던 두 사람의 인연은 2013년 말 최 씨가 홍보전문가를 다시 수소문하면서 이어졌다.

2013년 말에 최 씨가 또 홍보 전문가를 수소문하더라. 다시 김영수의 이력서를 가져갔더니 얼마 뒤 김영수가 포레카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프리마 호텔에서 김영수와 함께 최순실을 만난 일이 있다. 최순실이 포레카 입찰 과정과 인수 계획을 김영수와 상의했다.

최순실 조카 이 모 씨 검찰 진술조서의 요약, 발췌

그렇게 김 씨는 ‘최순실의 사람’이 됐다. 최순실에게 건네진 이력서는 곧 ‘포레카’의 사장직이 되어 돌아왔다. 최 씨의 조카 이 씨는 “김영수 씨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최 씨의 독일 도피생활을 도왔던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0월, 최순실에게 연락이 와서 옷가지와 약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묻더라. 김영수에게 말했더니 본인이 가겠다고 했다. 10월 22일 독일로 출국해 12,000유로(한화 1,500여 만 원)를 전달했다.

최순실 조카 이 모 씨 검찰 진술조서의 요약, 발췌

2014년 : 권오준 “김영수는 청와대에서 심은 사람”

김영수 씨는 최순실 씨에게 이력서를 전달한 이듬해인 2014년 3월 포레카 사장에 취임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취임식과 같은 날이었다.

당시는 권 회장의 회장 취임을 두고 권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할 때였다. 국회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위원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보자의 증언을 빌어 권 회장의 취임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깜’도 안 되고 자격도 안 되는 권오준을 포스코 회장으로 세운 외부 비선실세는 누구인가, 김기춘 비서실장과 최순실이라는 구체적이고 확신에 찬 제보가 있습니다. (중략) 조원동 경제수석은 ‘알아보니까 회장감이 아닙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니까 (김 비서실장이) 지시하는 대로 따르라고 윽박지릅니다.

2016년 12월 5일, 국조 청문회(청와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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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과 포스코 계열사의 광고를 독점하는 포레카의 사장이 각각 김기춘, 최순실 두 실세의 입김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소환조사에서 “김영수 씨는 안종범(청와대)이 챙기는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김영수를 추천하며 연락처를 알려줬다. 조 수석이 얘기한 사람이라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 조 수석의 전화 자체가 압력이다. 안종범 전 수석이 계속 챙기는 상황이었고 김영수가 청와대에서 심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검찰 진술조서 요약, 발췌

권 회장은 포레카 강탈 시도가 미수에 그친 것은 청와대의 외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검찰 : 외압에도 진술인이 뜻을 굽히지 않고 포레카를 정상 매각했다는 것인가?

– 권오준 회장 : 그렇다.

– 검찰 : (2015년 7월, 안 전 수석과 권 회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여기에 ‘인사 관련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은 혜량해달라’고 돼 있는데 무슨 뜻인가?

– 권오준 회장 :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검찰 진술조서 요약, 발췌

권 회장 임기 중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가 포스코의 요직을 차지한 것은 김 씨 사례만이 아니었다. 10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조 모 씨도 포스코 마케팅실 전무로 채용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검찰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조 씨를 권 회장에게 추천했다고 진술했다.

2015년 : “중국 간 대통령, 전화로 ‘포레카 매각 문제있다’고 강하게 질타”

최순실과 그의 측근들이 본격적으로 포스코의 이권을 노리기 시작한 것은, 최 씨 등이  모스코스(‘유라이크커뮤니케이션즈’로 상호 변경)라는 회사를 설립한 2015년 2월부터였다. 김영수 씨를 비롯한 최 씨의 측근들은 그해 3월 초 포레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광고회사 컴투게더의 대표 한 모 씨를 만나 ‘포스코 최고위층과 청와대 어르신의 지시사항’이라며 지분 80%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이 포레카 관련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5년 2월 안 전 수석에게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권오준 회장과 김영수 대표에게 매각 절차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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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게더 대표인 한 씨가 청와대의 제안을 거절하자, 최순실 측은 강요와 협박을 시작했다. 2015년 6월, 최 씨는 차은택 씨에게 컴투게더에 대한 ‘세무조사’를 언급했고, 이 내용은 한 씨와 30년 지기였던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을 거쳐 한 씨에게 전해졌다. 한 씨는 최 씨의 말이 단순한 시늉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곧 확인할 수 있었다. 2015년 말 컴투게더가 제작한 1억 원대 금융개혁 광고가 시사회를 마치고도 최종단계에서 없던 일이 되는 일도 벌어졌다.

청와대에 파견된 금감위 직원이 안종범 수석에게 서면 보고를 했더니 ‘컴투게더와는 하지 말라’고 했다더라. 이때까지 어디와 하라는 얘기는 들었어도 한군데를 찍어서 하지 말라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만이 없지 않았나 보더라.

2015년 11월,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 한 모 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 중

컴투게더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력은 문건으로도 확인된다. 검찰이 입수한 청와대 경제수석실 명의  ‘특별지시사항 관련 이행상황 보고서'(2015년 10월 12일 자) 문건에는 이같은 움직임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문건 최상단에 기입된 포레카 관련 내용에 따르면, 인사(김영수의 포레카 사장 취임) 관련 문제는 완료됐고, 포레카 매각에 대한 ‘원상 복구’를 추진 중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문건 하단에는 ‘강하게 압박하고 동시에 광고 물량 제한 조치’라는 수기가 기록돼 있다. 컴투게더에 대한 압력이 대통령의 ‘특별지시사항’으로 다뤄졌고, 컴투게더를 고사시키기 위한 광고 물량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16-2017 : 드러나는 거짓말

2015년 8월 말 포레카 매각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된 뒤에도 대통령과 청와대는 한결같이 포레카의 ‘원상 복구’ 혹은 ‘정상화’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이 내린 첫 지시는 ‘포스코가 어려워서 내놓은 계열사가 또 다른 대기업인 롯데에 매각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롯데 계열사(‘엠허브’)가 매각 입찰을 포기한 것은 이미 3개월 전의 일. 명분 없는 기업 강탈시도가 ‘원상 복구’라는 미명 아래 계속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을 통해서 확인됐다.

2015년 9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이 중국에서 전화를 해왔다. 포레카 매각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으니 권오준 회장과 협의해 해결방법을 강구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 내용을 권 회장에게 전달하고 ‘원상 복구’ 시키려고 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검찰 진술조서 요약, 발췌

대통령과 청와대가 말하는 ‘원상 복구’는 결국 포스코의 이권이 최씨와 그 측근들에 돌아가도록 하라는 지시에 불과했던 셈이다. 검찰이 재판과정에서 공개한, 김경태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대표와 차은택 등과의 대화 음성파일(2015년 5월 31일 녹음)도 이를 뒷받침한다. 음성파일을 분석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화의 주요 내용은 포레카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들은 당초 ’20:80’이었던 컴투게더와 모스코스의 지분을 ’40:60’으로 조정하는 안을 상의하며 최종적으로 자신들의 지분을 이렇게 나눴다.

재단(최순실 실소유) 36 : 차은택 22 : 김경태 1 : 김홍탁 1
(김경태는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대표, 김홍탁은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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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차은택 씨 등은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포레카에 들어간 돈을 빼내는 문제(이른바 ‘페이백’)까지 상의하는 한편,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회계사 등에게 도움을 받기로 한 것으로 나타난다. 서로 입단속을 한 정황도 있었다.

그러나 10일 포레카 지분 탈취 미수 혐의로 재판정에 선 5명의 피고인(차은택, 김홍탁, 송성각, 김영수, 김경태)들은 하나같이 검찰의 공소 내용을 부인했다. 강요나 협박을 한 사실이 없고, 포레카 관련 협상을 정상 매각 절차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끼리 공모한 일도 없으며, 배후에 최순실 같은 비선실세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취재 : 오대양
사진 : 공동기자단

화, 2017/01/1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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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심판 3차 공개변론이 열린 10일, 박근혜 대통령 측이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행적에 대해 신빙성이 의심되는 허점투성이 답변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재판부 석명 사항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세월호 침몰 당일 행적에 대한 내용 대부분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을 재정리한 수준에 불과했고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서 그동안 홈페이지에 공개해온 대통령 행적에 대한 해명을 고수했다.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으로부터 8차례, 국가안보실에서 3차례에 걸쳐 서면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전화로 보고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대통령 측은 국가안보실에서 보고한 세 건의 보고서만 첨부자료로 제시했다. 정무수석실에서 받았다는 8건의 보고서는 단 하나도 제출되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이었던 권영빈 변호사는 “국가안보실 보고서는 제출했는데, (사회안전비서관 보고서는) 왜 제출을 안 했냐”며 “행적 정리가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작성된 보고서를 대통령이 직접 전달받아 검토했는지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서 서면 보고가 이메일, 팩스, 인편으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른바 ‘관저 집무실’에 있을 때 수행비서 역할을 한 윤전추 행정관에 따르면 오전에 인편으로 전달된 보고는 한 건이다. 윤 행정관은 앞선 2차 공개변론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에는 서류가 한 번만 왔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관저 집무실에 들어간 사람은 안봉근 전 비서관 한 명이었다고 증언했다. 즉, 이날 오전 보고된 것으로 제시된 9건 중 8건의 보고서는 이메일이나 팩스로 보고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떤 과정으로 대통령에게 전달되는지 구체적인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메일로 전달됐다면 메일을 열람한 시간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대통령에게 언제 전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간 서면 보고 내용
9:53 – 외교안보수석 서면보고 수령하여 검토
– 국방 관련 사항(세월호와 무관한 내용)
10:00 –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상황 및 조치 현황 보고서(1보)받아서 검토
– 사고 상황 개요 정리
– 해경 조치 현황 : 상선 3척, 해경함 1척, 항공기 2대가 현장 도착해 구조 중, 해군함 5척, 해경함 4척, 항공기 5대 현장 이동
10:36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사고 상황 보고서(1보)받아 검토
– 471명 탑승, 09:50현재70명 구조 완료
10:40 – 국가안보실 보고서(2보)받아 검토
– 10:40현재106명 구조,왼쪽으로60도 기운 상태,해군3척,해경2척,항공기7대 및 민간선박11척 현장 도착 구조 중
-합참 탐색구조본부(09:39),중대본(09:45)가동
10:57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2보)받아 검토
– 총476명 탑승, 10:40현재133명 구조 완료
11:20 – 국가안보실 구조 상황 보고서(3보)받아 검토
– 11:00현재161명 구조, 10:49선체 전복(침몰 선체 사진 첨부)
11:28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3보)받아 검토
– 탑승자 현황 및 구조 상황
11:34 – 외교안보수석실 보고서 받아 검토
– 000대통령 방한 시기 재조정 검토
11:43 – 교육문화수석실 보고서 받아 검토
– 자율형 사립고 관련 문제점

▲ 답변서에 정리된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서면 보고 내역

대통령 측은 세월호 당일 대통령의 전화 지시 중 단 1건에 대해서만 통화내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세월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는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과의 통화내역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과의 통화내역 등 대통령의 다른 통화기록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3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던 최순실, 정호성, 안종범은 입을 맞춘듯 나란히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그 결과 1월 셋째 주에만 16일, 17일, 그리고 19일까지 세 차례의 공개변론이 열리게 됐다.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장은 “피청구인들이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증인들의 출석을 조종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박한철 소장이 퇴임하는 1월 말까지 탄핵 여부가 결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초까지도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취재: 김강민 최문호 최윤원 이보람 연다혜 임보영
촬영: 김남범 신영철
편집: 윤석민

수, 2017/01/1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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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 확정못해 공공기관 초유 사태
이사회, 13일 이사장 해임 여부 의결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이석우) 직원들이 1월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2017년 예산을 제대로 짜지 않은 채 새해를 맞아 시청자 권익 증진은커녕 아예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새해 예산을 정하지 못한 채 새로운 회계연도에 들어간 건 매우 드문 일. “대한민국 공공기관 역사상 처음일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재단은 예산 없이 기관 운영을 시작한 탓에 1월 1일부터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을 어긴 셈이다. 이석우 이사장은 재단 사정이 이런데도 새해 들어 부서 업무카드를 여러 차례 써 ‘도덕적 해이’라는 입길에 올랐다.

무능이 부른 희극…‘예산서’조차 없어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재단으로부터 받아 낸 지난 12월 30일 자 ‘2016년도 시청자미디어재단 제8차 이사회 속기록’을 보면, 새누리당 출신인 박 아무개 재단 기획정책부장이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예산서’를 만들지 않아 2017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이 부결됐다.

박 부장은 281억8300만 원어치 예산 세목을 짠 ‘예산서’를 만든 뒤 정책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해야 했으나 그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류재영 방통위 지역미디어정책과장이 2016년 9월부터 4개월여에 걸쳐 ‘예산서’를 꾸준히 요구했음에도 재단 이사회가 열린 2016년 12월 30일까지 응하지 않았다는 것. 특히 2016년 치 ‘예산서’조차 없어 올 2월 감사원에 낼 결산서를 마련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지적됐다.

▲방송통신위원회 류재영 지역미디어정책과장이 시청자미디어재단 제8차 이사회에서 한 말. 그는 재단에서 ‘예산서’를 만들지 않은 걸 이해하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류재영 지역미디어정책과장이 시청자미디어재단 제8차 이사회에서 한 말. 그는 재단에서 ‘예산서’를 만들지 않은 걸 이해하지 못했다.

부실한 경영공시 논란에 ‘노조 운영 개입’ 정황까지

박 아무개 재단 기획정책부장은 지난달 마무리한 공공기관 경영공시 관련 업무가 부실하다며 그 책임을 7급 직원인 한 아무개 씨에게 물었다. 그는 담당 부장인 자신이 결재한 일이긴 했지만, 관련 업무 지시에 따르지 않은 한 씨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아무개 씨는 그러나 박 부장의 업무 지시에 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도 부서별 공시 자료를 한데 모아 정리하는 데 그쳤다고 반박했다. 특히 박 부장이 지난 12월 27일 자신에게 경영공시 업무에서 ‘손을 떼’라고 했고, 그 무렵 폭언과 고성이 잦았다며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했다.

▲박 아무개 기획정책부장이 7급 직원 한 아무개 씨에게 보낸 메시지와 문책 정황이 담긴 문건. 한 씨가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내기 위해 쓴 내용이다.

▲박 아무개 기획정책부장이 7급 직원 한 아무개 씨에게 보낸 메시지와 문책 정황이 담긴 문건. 한 씨가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내기 위해 쓴 내용이다.

이석우 이사장은 경영공시 업무를 두고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일자 한 씨를 따로 불러 ‘노동조합이나 외부 기관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회유, 노동조합 운영에 지배, 개입한 뜻이 엿보여 물의를 빚었다. 그는 특히 ‘예산안 등의 문제로 재단이 위법 상태에 처했다’는 핑계를 들어 국민권익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에 진정하려는 한 씨를 막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석우 이사장이 한 아무개 씨를 회유하고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 한 씨가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내기 위해 쓴 내용이다.

▲이석우 이사장이 한 아무개 씨를 회유하고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 한 씨가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내기 위해 쓴 내용이다.

채용 비위, 모두 사실…이사장 ‘해임’ 여부 눈길

재단의 여러 채용 비위는 방통위 종합 감사에서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특히 이석우 이사장이 비위 꼭짓점에 서 있던 것으로 드러나 재단 이사진이 1월 13일 ‘징계를 위한 특별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이사장은 정직이나 감봉 같은 단계별 징계 절차가 없어 해임을 두고 의결하게 된다.

방통위의 재단 종합 감사에 따른 처분요구서를 보면, 이 이사장은 2015년 6월 신입 직원 공모에 지원할 자격이 없던 유 아무개 씨의 서류를 받아들이도록 ‘부당히 지시’한 뒤 최종 합격시켰다. 2016년 3월 자신의 고교 동창 딸인 엄 아무개 씨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 보내고,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탁을 받아 신 아무개 씨를 서울센터에 파견할 때에도 공모 절차 없이 두 사람이 뽑히도록 ‘부당하게 간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때 국회 베테랑 보좌관인 윤 아무개의 조카 백 아무개 씨를 광주센터에 파견할 때에도 공모 절차 없이 박 아무개 재단 기획정책부장이 백 씨를 추천해 ‘부적정하게 채용’했다.

이런 인사 비위는 모두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것으로 이석우 이사장과 관계자에 대한 문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15년 6월 이석우 이사장이 자격 미달인 유 아무개의 지원서를 받아들이게 부당히 지시하고 최종 합격시켰음을 보여 주는 방통위 감사 결과

▲2015년 6월 이석우 이사장이 자격 미달인 유 아무개의 지원서를 받아들이게 부당히 지시하고 최종 합격시켰음을 보여 주는 방통위 감사 결과

인재선발시험위원회 구성도 이사장 마음대로

방통위 감사팀은 이석우 이사장 대학 동문의 아들인 유 아무개 씨가 입사한 2015년 6월의 인재선발시험위원회 짜임새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봤다. 심사위원 7명을 위촉하면서 외부 위원 5명을 모두 이석우 이사장이 지명한 사람들로 짜 “채용 과정 전반이 불투명했고,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부 위원 가운데 경력, 신입직 심사에 참여한 배 아무개 영남대 교수는 이석우 이사장의 고교 동창. 배 교수는 2015년 6월 유 아무개 씨가 재단에 뽑힐 때 함께 합격한 영남대 출신 지원자인 우 아무개 씨에게 면접 점수를 ‘97점’이나 줬다. 심사위원 7명이 우 씨에게 준 면접 평균 점수는 ‘75.15점’에 지나지 않았다. 배 교수는 2016년 10월 직원 공개 채용 때에도 인재선발시험위원이었다.

김 아무개 연세대 신방과 교수도 면접 평균 점수가 78.91점이던 학교 제자 송 아무개와 양 아무개 씨에게 각각 89점, 96점을 줬다. 김 교수는 “이석우 이사장은 저희 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출신이기도 해서 그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이 이사장으로부터 “(재단에서 심사위원 위촉) 연락이 오면 거부하지 마시고 일정을 맞춰 꼭 심사해 주십사 하는 전화”가 왔었다고 말했다. 이석우 이사장이 자신의 입김이 미칠 만한 사람들로 인재선발시험위원회를 짠 정황이 드러났던 것.

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석우 이사장이 (2015년 6월 인재 선발) 심사위원들에게 자랑삼아 한 사람씩 뽑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해 공정하지 못한 채용 심사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2016년 6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재선발시험위원회 외부 위원이 속한 대학교 출신 최종 합격자 면접 점수

▲2016년 6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재선발시험위원회 외부 위원이 속한 대학교 출신 최종 합격자 면접 점수

처분 요구 뒤 1개월 내 이사장 ‘해임’ 여부 결정

방통위가 공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회에 넘겼다. 이석우 이사장이 2015년 6월 유 아무개에게 채용 특혜를 줄 때 대학 동문인 유 씨 아버지로부터 청탁을 받았는지를 확인하지 못해 방통위 직권으로 징계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를 두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지도 정하지 못했다.

재단 이사회는 이석우 이사장 징계 처분 요구서를 받은 1월 3일로부터 1개월 안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김상근 재단 선임이사는 1월 13일 ‘특별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 해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석우 이사장 전 평화방송 보도국장
김상근 선임 이사 전 KBS PD
정진우 이사 전 한국전파진흥원장
최경진 이사 가천대 법학과 교수
신용헌 이사 전 부산MBC 보도위원
김연화 이사 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
김영관 당연직 이사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진

시민사회단체 성명도 이어졌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월 5일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시청자 주권을 실현하는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독립성과 전문성, 도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석우 이사장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1월 6일 성명을 내어 “이석우의 해임 사유는 차고 넘친다”며 “임면권자인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당장 이석우를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 2017/01/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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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SK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 결정을 정부의 공식 발표 전에 SK 측에 통보하도록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를 접한 SK 측은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산업보국에 앞장서겠다”는 답신을 안종범 수석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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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SK 이노베이션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5년 7월 13일 서울 프라자호텔 5층 비즈니스센터에서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을 만나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SK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부탁했다. 그러자 안 수석은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 투자 확대, 청년 실업 해소 등과 관련해 SK가 할 수 있는 일은 한다고 대통령 간담회 때나 면담 때 발표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창근 회장은 일주일 뒤인 7월 20일 안 수석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낸다.

경제수석님. 지난 번 말씀주신 내용에 대해 뵙고 논의드리고 싶습니다. 일간 뵐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대해 말씀주시면 챙기겠습니다.

안 수석이 제안했던 ‘SK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때는 24일과 25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 간의 개별 면담을 앞둔 시점이었다. 김 회장의 문자를 받은 안 수석은 김 회장과 7월 20일에 만나 24일에 열릴 SK 김창근 회장과 대통령의 면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그리고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수감 중인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김창근 회장을 청와대 부근 안가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SK와 면담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8월 8일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전화해 “8.15특사와 관련해 현재 재계 총수 중 사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은 SK다. 다만, 국민감정이 좋지 않으니 만약 사면이 된다면 SK 사면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 줄 만한 것이 뭐가 있는지 SK로부터 받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SK 김 회장의 면담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면이 사실상 결정됐음을 보여준다. 안 수석은 곧바로 김창근 회장에게 대통령의 뜻을 전하며 자료를 준비하라고 일러줬고 다음날(9일) 오전 11시쯤 김창근 회장이 안 수석에게 문자를 보냈다.

수석님. 어제 말씀주신 부분에 대한 자료 준비로 늦게까지 있다가 늦게 일어나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오후 5~6시경 자료 준비가 완료될 듯 하답니다.

이후 SK 측의 특별사면 정당성 확보 자료를 받은 청와대는 특별사면을 결정한다. 문자 도착 하루 뒤인 8월 10일에 이뤄진 김영태 SK 부회장의 최태원 회장 교도소 면회 때 나눈 대화도 검찰이 확인한 대통령과 SK측의 사면 거래와 정확히 일치한다.

특검에 따르면 2015년 8월 10일 김영태 SK 부회장은 영등포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최태원 회장을 만나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을, ‘숙제’는 사면에 따라 SK가 치러야 할 대가로 보고 있다.

그리고 8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의 특별 사면 사실을 공식 발표 전에 미리 SK 측에 알려주라고 안종범 수석에게 지시했다. 청와대가 정부 공식 발표 전에 개별 사면대상자에게 사면 결정을 별도로 직접 알려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13일 오전 11시 법무부의 공식발표 전에 안 수석으로부터 특사 결정 통보를 받은 김창근 회장은 안 수석에게 사면에 대한 감사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안종범 경제수석님! SK 김창근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산업보국에 앞장서 나라 경제살리기를 주도할 것이고, 수석님의 은혜 또한 개인적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 우선 최태원과 모든 SK식구들을 대신하여 감사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창근 드림

SK 최태원 회장은 광복절 특사로 복역 2년 7개월 만인 8월 14일 0시 출소했다. 당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재벌 총수는 최 회장이 유일했다. SK는 최태원 회장 출소 이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모두 111억 원을 출연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의 SK 최태원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과정에 부정한 청탁과 대가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목, 2017/01/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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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월 12일) 열린 박근혜 탄핵심판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최순실 씨를 청와대에 태우고 들어간 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위증 논란을 빚은 가운데 뉴스타파는 이영선 행정관의 휴대폰 문자 내역 일부를 입수해 공개한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이 행정관의 문자 세부 내역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 그가 최순실 씨와 안봉근 당시 제2 부속비서관 등에게 보낸 것이다.

2017011203_01

오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공개변론에 출석한 이영선 행정관은 3대의 휴대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자 내역은 이 가운데 한 대(010-6480-91**)에서 검찰이 복원한 것이다.

발신 선생님 010640891**
010736378**
2013/05/03
09:28:08
한실방, 부속사무실, 카니발차량 모두 찾아봤는데 전화기가 없습니다.
발신 선생님 010640891**
010736378**
2013/05/03
20:59:47
벽지 샘플 basic t 302-4
발신 S1 010640891**
010523767**
2013/05/12
21:02:48
아주머니 이상없이 모셨고 대장님도 지금들어가셨습니다
발신 S1 010640891**
010523767**
2013/05/14
17:24:12
홍부장님 도착해서 대장님 옷 보고 계십니다
발신 S1 010640891**
010523767**
2013/05/16
00:12:55
기치료 아주머니 이상없이 마치고 모셨습니다. 쉬십시오. 내일뵈겠습니다
발신 S1 010640891**
010523767**
2013/05/22
20:33:59
홍부장님 바래다 드리고 주사아주머니는 도착해서 준비되는대로 인터폰하겠습니다
발신 S1 010640891**
010523767**
2013/05/30
22:45:50
지금 모셔다드렸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채혈한 것 내일 잘 챙기겠습니다
발신 S1 010640891**
010523767**
2013/06/02
21:03:06
아주머니 도착해서 대장님 지금들어가셨습니다

▲ 이영선 행정관 핸드폰 문자 복원 내역

이영선 행정관의 문자에서 ‘선생님’으로 지칭된 수신자는 최순실을, ‘S1’은 안봉근 비서관을 의미한다. 2013년 5월 3일 아침 9시 28분, 이영선은 최순실에게 “한실방, 부속사무실, 카니발차량 모두 찾아봤는데 전화기가 없습니다”는 문자를 보냈다. 여기서 ‘한실방’은 대통령 관저에서 침대가 놓여 있지 않은 온돌방이며, ‘부속사무실’은 관저 부속실을 의미한다. ‘카니발차량’은 이영선 행정관이 이른바 ‘보안손님’을 비밀리에 청와대로 출입시킬 때 이용했던 차량이다. 문자 내용으로 보면 최순실이 전날 대통령 관저를 비밀리에 방문했고 한방실에서 머물다 카니발차량을 타고 귀가한 뒤 휴대폰이 없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핸드폰을 찾아볼 것을 지시한 것에 대해 이영선이 최순실에게 보낸 답장으로 보인다.

정권 초기 최순실은 수시로 대통령 관저를 드나들었다. 오늘 공개변론에서 이영선이 2013년 4월부터 7월까지 모두 13번에 걸쳐 매주 주말 “최선생님 들어가십니다”는 문자를 정호성 비서관에게 보낸 사실이 공개됐다. 당시 이용됐던 카니발 차량은 뒷좌석에 커튼이 설치되어 있어 커튼을 닫을 경우 탑승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최순실의 구체적인 출입 내역을 공개하라는 헌법재판관들의 거듭된 촉구에도 이영선 행정관은 “업무 특성상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영선 행정관은 2013년 5월 3일 저녁 9시쯤에는 ‘벽지 샘플 basic t 302-4’라는 문자를 역시 최순실에게 보냈다. 최순실이 청와대 관저의 벽지 종류와 색깔까지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영선이 안봉근에게 보낸 문자에는 ‘대장님’, 즉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아주머니’, ‘기치료 아주머니’, ‘주사 아주머니’들이 등장한다. 정호성 비서관은 검찰조사에서 “‘기치료 아주머니’는 지압을 하는 사람”이지만 “나머지 둘은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아주머니’들은 3일에서 8일 간격으로 밤 9시를 전후에 청와대 관저에 도착했고 당일 저녁 청와대를 빠져 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2013년 5월 30일 문자에는 ‘채혈한 것 내일 잘 챙기겠습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공식 의료진이 아닌 비선진료를 받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이영선 행정관의 문자를 받았고 ‘아주머니’들의 정체를 잘 알고 있을 안봉근 전 비서관은 헌재의 출석요구를 피해 잠적해 있는 상태다.

2014년 연말 터진 ‘정윤회 문건파동’ 이후 이영선 행정관의 역할에는 다소 변화가 생긴다. 정호성 비서관은 검찰조사에서 “정윤회 문건파동 이후 2015년 1월 경부터는 대포폰을 이용하여 최순실과 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았고, 이영선 행정관을 통해 문서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취재 최윤원 김강민 임보영
촬영 신영철

목, 2017/01/1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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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 원장의 리프팅 실 사업을 도와주라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김 원장은 최순실 씨의 단골 의사이자 박 대통령 ‘비선시술’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동안 김영재 원장 일가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 존제이콥스의 중동 진출을 돕기 위해 청와대 직원들이 움직였다는 정황은 드러났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김 원장을 도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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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최순실로부터 ‘김영재 지원’ 지시받아 대통령에 보고

검찰 수사자료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초 최순실의 전화를 받고 김영재 원장을 처음 알게 됐다. 최순실이 “김영재라는 의사가 운영하는 존제이콥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얼굴 주름을 잡아주는 리프팅 실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짝퉁 제품을 만들어서 수출하는 사람 때문에 피해가 크다고 한다. 자료를 보내줄 테니 대통령님께 말씀드려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통화 뒤 정 전 비서관은 존제이콥스의 의료용 실 소개 자료, 일본 납품처에 관한 자료, 짝퉁 의료용 실로 시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에 대한 일본 신문기사 등을 최순실로부터 전달받았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에게서 이 자료를 받아 자신에게 전달한 사람은 이영선 행정관이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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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비서관은 자료만으로는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최순실에게 업체 관계자의 연락처를 받아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 씨였다. 박 씨는 정 전 비서관에게 “남편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의료용 실을 일본에 수출하는 에이전트가 있는데, 그 사람이 짝퉁 제품을 만들어서 일본에 수출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고 우리 회사의 공신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 사람이 우리 회사 제품의 짝퉁을 불법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구체적으로 “짝퉁 제품이 항공편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관세청 통관 과정에서 이를 걸러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박근혜 “김영재 의원 도와드려라” 직접 지시

정 전 비서관은 이 같은 내용을 즉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특허권이 제대로 보호받아야 한다. 이렇게 짝퉁을 만들어서 피해를 입히면 안 된다. 확인해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도와드려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은 즉각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 등에게 말해서 김 원장의 아내 박 씨가 원하는 대로 관세청이 수출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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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김영재 원장과 관련해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존제이콥스의 화장품이 중동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2014년 9월 보건복지부의 UAE 의료사절단에 동행시켜 달라는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이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이 과정에 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소통 통로 역할을 해온 정 전 비서관의 개입이 있었던 만큼 김 원장 일가에 대한 특혜에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였지만, 실제로 박 대통령이 김영재 원장을 도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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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영재 원장 특혜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특별히 어떤 데를 도와주라, 그 회사에 어떤 이득을 줘라 그런 것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던 바 있으나, 정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에 따라 이 말은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박근혜 탄핵 심판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의 권한 남용에 대한 판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 2017/01/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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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독일 출국 전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8개나 쓰고 거주지도 6곳이나 이용하는 등 정보기관 비밀요원을 방불케 하는 생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휴대전화만 8개… 실제 명의자 중 2명은 중학생 “아무 관계 없는데…”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최 씨가 실제로 사용했거나 각종 문서에 자신의 것이라고 기재했던 휴대전화 번호 8개를 확인했다.

우선 최순실 본인 명의로 개설해 실제로 가장 많이 사용한 번호는 010-5918-37XX였다. 그러나 최 씨는 지난해 10월 3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는 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거 인멸을 위해 숨기거나 없애버린 것으로 보인다.

최 씨가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다음으로 자주 사용한 번호는 010-7363-78XX와 010-2114-36XX였다. 이 2대의 휴대전화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청와대 내부 문건들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연락하기 위해 사용됐다. 2대 모두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된 이른바 ‘대포폰’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속에서 최순실과 주고받은 문자 대화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 2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했다.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문건을 메일로 보낸 뒤 “보냈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면 최순실이 “네”라도 응답한 뒤, 문건 수정을 마치고서 “보세요”라고 다시 문자를 보내면 정 전 비서관이 “예,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

최순실이 직접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 가운데는 010-3800-62XX도 있다. 최 씨가 영국에서 귀국하기 직전 더블루케이 조성민 대표와 통화했던 번호다. 이 휴대전화의 명의자는 여성 윤 모 씨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역시 현재는 꺼져 있는 상태다.

최 씨는 은행계좌를 개설하면서는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 2개를 사용했다. 하나는 010-2058-56XX로 검찰 확인 결과 명의자는 현재 가출자로 등록돼 있는 심 모 씨였다. 현재는 착신 금지 상태다. 또 다른 은행계좌 개설에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는 010-2113-56XX였는데, 명의자는 2002년생 김 모 군으로 확인 결과 제주도에 거주하는 중학생이었다. 김 군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제주도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으며, 본인은 물론 부모님도 최순실 씨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은신처 가운데 한 곳이었던 홍천 소노빌리지 콘도를 예약할 때는 010-5067-79XX를 사용했다. 이 휴대전화의 명의자는 2003년생 김 모 군이었다. 취재진 확인 결과, 김 군은 대구에 사는 중학생으로 아버지는 공장 노동자, 어머니는 병원 간호사였다. 본인은 물론 부모님 모두 최순실 씨를 알지도 못하며 어떤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는 독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던 서울 청담동의 주상복합 피엔폴루스의 관리사무소에는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인 010-5428-34XX를 등록했다. 이 번호는 최 씨의 운전기사 방 모 씨의 것이었는데, 현재는 해지된 번호로 확인됐다.

국내 거주지 6곳… 삼성동 고급 주상복합은 장시호 명의로 임차

▲ 최순실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신사동 미승빌딩

▲ 최순실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신사동 미승빌딩

최순실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전후로 국내에서 무려 6개 장소를 돌며 거주하거나 은신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신사동의 미승빌딩 내 6~7층 복층 외에도 5곳의 장소를 이용했던 것이다.

▲ 최순실이 독일 출국 전 머물던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 최순실이 독일 출국 전 머물던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최순실이 독일로 출국하기 직전 머물던 곳은 서울 청담동의 고급 주상복합 피엔폴루스 10층이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기자들이 나를 따라다니는 등 원래 집에서 거주하기 힘들어 6개월 정도 이 곳에서 거주했다”고 밝혔다. 이곳의 월세 900만 원은 매달 현금으로 납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 최순실이 조카 장시호 명의로 빌려 거주했던 서울 삼성동 브라운스톤레전드

▲ 최순실이 조카 장시호 명의로 빌려 거주했던 서울 삼성동 브라운스톤레전드

최 씨의 실제 거주지 중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곳은 서울 삼성동의 고급 주상복합 브라운스톤레전드 6층이다. 이곳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임차인으로 서명과 날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의 빌라에서 거주하는 장 씨가 어째서 이곳의 임차인으로 되어 있느냐고 추궁했지만, 최순실은 “한동안 장시호와 연락을 하지 못해 자초지종은 잘 모르겠다”고만 대답했다. 최 씨가 이곳에 얼마 동안 머물렀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750만 원의 월세가 역시 매달 현금으로 납부된 사실은 확인됐다. 검찰은 피엔폴루스와 브라운스톤레전드의 월세로 납부된 현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추궁했지만, 최순실은 “잘 모르겠는데, 확인해 보겠다”고만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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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최순실은 강원도 홍천의 소노빌리지 콘도 지하층, 서울 논현동의 카페 테스타로싸 건물 3층, 서울 신사동의 로이빌딩 5층 등에서도 일정 기간씩 머물렀던 것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토, 2017/01/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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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압수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내용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수시로 전화해 각종 지시를 내리면 그 내용을 암호처럼 줄여서 수첩에 받아 적었다.

우선 메모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나 집요하게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해 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안종범 수첩(2015.10.21.일자)

안종범 수첩(2015.10.21.일자)

미르재단이 설립(2015년 10월 27일) 되기 일주일 전인 21일자 메모에는 재단과 관련한 대통령의 지시가 적혀있다. 재단 이름은 ‘미르’며 ‘용의 순 우리말’로 ‘신비롭고 영향력 있는’ 뜻이고, ‘이사장은 김형수’로 하라는 지시였다. 이어 이사진 명단을 불러주면서 ‘사무총장은 이성한’으로 하고 ‘조직표와 정관’을 사람을 통해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은 곧바로 인편으로 이들의 이력서와, 조직표, 그리고 정관을 보내주었고 김형수의 이력서에는 ‘이사장’이라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는 것이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이다.

그는 또 대통령이 이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운영진으로 내정됐다는 것을 통보할 것을 지시하며 “다 검증된 사람이다”인 만큼 검증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까지 있었다고 진술했다.

안종범 피의자 신문조서 중

당시에도 대통령께서 여러 민원이나 단체를 통해서 그런 정보를 얻어 제게 지시를 하시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르재단의 경우에서처럼 대통령께서 미르재단 이사진 명단을 주시면서 ‘다 검증된 사람이다’라고 하셔서 저로서는 대통령께서 검증 절차까지 다 마친 일이라고 생각하고 지시를 따랐을 뿐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제 불찰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지시가 있던 날은 청와대와 전경련이 재단 설립을 위한 실무회의를 막 시작한 날이었다. 청와대와 전경련은 21일부터 4일동안 연속으로 회의를 열어 재단 설립 작업을 마무리 지었는데 실무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대통령은 이사진은 물론 조직표와 정관까지 갖고 있었던 것이다.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개입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안종범 수첩’에는 케이스포츠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지시가 모두 10번이 등장한다. 이 중 재단이 설립되기 전 메모는 모두 5번인데 4번이 재단 이사진 인사를 지시하는 내용이었고, 내용에는 사람들의 지위와 인적사항은 물론 전화번호까지 포함돼 있었다. 포스코와 관련해서는 30억 원이 적혀 있는데 포스코가 케이스포츠에 30억원을 출연하도록 하라는 취지로 보여진다.

안종범 수첩 (2015.12.11. 일자)

안종범 수첩 (2015.12.11.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0.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0.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5. 일자)

안종범 수첩(2015.12.25. 일자)

안종범 수첩(2016.01.03. 일자)

안종범 수첩(2016.01.03. 일자)

안종범 수첩(2016.1.10.일자)

안종범 수첩(2016.1.10.일자)

재단이 설립된 이후 대통령의 지시는 이른바 체육인재 육성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지시로 바뀐다. 예를 들어 ‘케이스포츠와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을 연결시켜라’, ‘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데 케이스포츠의 마케팅회사인 더블루케이를 소개해 주라’는 식이었고 업체 대표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불러줬다. 더블루케이가 한국 내 영업권을 갖고 있는 스위스 건설회사인 누슬리의 국내 활동을 적극 지원하라는 지시는 반복됐다. 심지어 재단 이사장의 월급을 현실화하라거나 특정 건물을 지목하며 재단 사무실로 임대가 가능한지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안종범 수첩(2016.1.23.일자)

안종범 수첩(2016.1.23.일자)

안종범 수첩(2016.3.6.일자)

안종범 수첩(2016.3.6.일자)

안종범 수첩(2016.3.14.일자)

안종범 수첩(2016.3.14.일자)

안종범 수첩(2016.2.26.일자)

안종범 수첩(2016.2.26.일자)

안종범 수첩(2016.3.28.일자)

안종범 수첩(2016.3.28.일자)

최순실 씨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이 두 재단의 운영에 관여한 것은 대통령의 지시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최순실 피의자 신문조서 중

미르재단과 마찬가지로 대통령님이 우수한 체육인재 양성 및 지원을 위해서 스포츠 관련 재단을 만드시려는 생각이 강하셨고, 이에 전경련에 속해 있는 기업체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재단을 만들려는 의지가 있으셨습니다. 이에 관하여도 대통령님이 저에게 의견을 물으셨고, 저에게 운영체계 등이 잘 돌아가는지 체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한 내용은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전달한 내용이었다.

최순실 피의자 신문조서 중

초반에는 재단법인 미르나 케이스포츠 같은 경우 그 내용은 공감하고 있었고 초반에 재단이 틀이 잡혀져야 운영이 제대로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이사장 등 임원 명단 중 일부, 재단 이름, 사업 추진 방향 등에 대하여 정호성을 통하여 대통령께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있습니다.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그리고 뒤이어 벌어진 기업 사냥과 각종 이권 개입에는 박근혜-최순실 기획, 안종범 실행의 구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권한 남용이 있었다.@@@


취재 최문호
편집 윤석민

월, 2017/01/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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