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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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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익명 (미확인) | 월, 2015/07/20- 12:30

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기사단이 ‘여왕님’을 구해내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그저 방어적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제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의 존엄에 해가 되는 표현물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여왕의 한마디 

이 모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에서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9월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검찰. 불과 발언 이틀 뒤였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사범 엄정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서울 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구성한다. 하지만 카톡 검열 소문이 확산하고, 텔레그램 ‘망명 사태’가 일어나는 등 여론의 역풍이 일자 물러섰다.

당시 관련 기사의 한 대목을 보자.

“검찰이 서울 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구성하고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은 실시간으로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카오톡 실시간 모니터링은 사실 무근이라며 밝혔습니다.

카카오톡을 오가는 하루 수십 억의 메시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검찰의 강경 대처 방침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더기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 신설, 카톡 검열 루머 확산 (황승환), 2014년 9월 22일.

검찰, 포털 핫라인 연결 방침

포털 서비스와 검찰의 핫라인 연결 방침은 이미 공공연하게 진행되는 사안으로 보인다.

 

누가 여왕님에게 감히! 

이들은 보수시민단체에 의하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렇듯 보수 단체나 개인이 대통령과 국가기관을 대신하여 명예훼손죄로 고발장을 내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형사법상 명예훼손은 제3자의 고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심위가 인터넷 명예훼손 게시물 심의 개시를 위해 제3자의 신청도 받겠다는 것과 형법상 명예훼손의 제3자 고발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방심위 심의규정은 다음과 같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

왜 형법상 명예훼손과는 달리 당사자(혹은 대리인)의 신청을 받도록 한 걸까. 두 가지 이유다.

첫째, 방심위는 조사권이나 기소권을 가진 검찰과 같은 준사법기관이 아니다. 즉, 그 실질은 행정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상 독립된 ‘심의’ 기구일 뿐이다. 즉, 심의 의견만을 낼 수 있는 곳이지 무슨 검찰이나 법원 행세를 해선 안 되는 거다.

둘째, 현실적으로 방심위 인력으로 명예훼손에 관계된, 그런데 정작 그 게시물이 명예훼손인지 아니면 표현의 자유에 속한 풍자와 정치적 논평인지 헷갈리는 그 무수한 게시물을 현실적으로 살펴볼 여력도 안 된다.

쉽게 말하자. 방심위는 권한도 없고, 능력도 없다.

여왕 폐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방심위 기사단

여왕 폐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방심위 기사단

 

방심위,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방심위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박 대통령을 보우하사, 검찰의 “선제적 대응론”을 실질적으로 ‘밑바닥’에서 실천하겠다는 것.

어떻게?

방법은 간단하다. 규정에서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라는 부분을 삭제하자는 것.

현재 심의규정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

방심위가 원하는 개정안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신고가 있든 없든 방심위 맘대로) 심의를 개시한다.

 

누가 누가 좋을까 

방심위 규정이 개정되면 누가 웃을까. 우선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다. 여기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개정안은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힘 센 정치인, 인기 많은 연예인, 돈 많은 기업인이 그 혜택(?)을 볼 것으로 넉넉하게 추정해볼 수 있다.

당신은? 나는? 우리는?

힘없고, 빽 없고, 돈 없고, 게다가 인기도 별로 없는 우리를 위해 방심위가 직권으로 명예훼손 가능성 있는 게시물을 내려줄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누군가에 의해 명예가 훼손되고 싶어도 그럴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로에 가깝다. 누군가 나에 대해 당신에 대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떠들어야 명예훼손의 가능성도 생길 텐데 그럴 일이 아예 별로 아니 거의 없는 거지. (ㅜ.ㅜ)

방심위 개정안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애쓰는 손지원 변호사에게 이 개정안의 문제점을 물었다. 개정안 문제점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간단히 되짚어 보자.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일문일답)

– 가장 큰 문제점는 뭔가. 

이 개정안은 제3자 신고나 방심위 직권으로 명예훼손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건 대통령, 정치인과 같은 대표적인 공인이거나 종교지도나 돈 많은 기업인이나 인기 있는 연예인 정도다.

명예훼손은 앞서 예시한 힘 있고, 돈 있는 사람과 관련해 문제 되는 비중이 99%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평범한 국민에게 이번 심의 규정 개정안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로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을 더 특권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심의 개정의 의도가 읽힌다. 이 점이 가장 큰 문제다.

– 이제 자기 손에 피 묻히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 지금까지는 직접 권리침해 주장자가 신청해야 했지만, 방심위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 가만히 있어도 ‘아랫사람’이 대신 신고해주고, 심지어 방심위가 직권으로 심의해서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해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누구를 위한 개정안인가?

– 정치적 의사표시와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가 우려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을 넘어서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에 관한 비판적 여론이 일개 심의기구에 의해 차단되는 실질적인 여론 차단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 형사법상 명예훼손은 제3자가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방심위의 개정 논리가 형사법 체계와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심위 심의 규정을 굳이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소추 조건과 동일하게 맞출 필요는 전혀 없다. 형사법이 심의규정의 상위법도 아니다. 특히 방심위는 수사권도 없고,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불법성을 확정할 권한도 없다.

– 현재 규정(“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의 취지는?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제3자의 신고나 고발로 오히려 명예훼손 피해가 확대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방지한 것이고, 심의 업무 과중을 우려한 현실적인 취지로 그렇게 규정한 것이다.

형사법상 명예훼손이 ‘반의사불벌죄’(피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 없는 죄)인 점에서 당사자의 신청만으로 심의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현재 심의규정은 오히려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취지에도 맞다.

– 현재 규정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 

당연히 현재 규정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정안은 ‘극소수 권력자와 정치인과 연예인과 기업인 등’을 제외하고는 실효가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번 개정안으로 일반 국민의 피해 구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즉, 한마디로 개정할 필요성가 없다.

– 그럼에도 현실적인 개정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 사안에 대해 국민이 무관심하다면 통과되지 않을까 싶다. 시민들께 알리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활발하게 대책을 논의 중이고, 토론회 개최를 계획 중이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

방심위의 정치 심의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심의규정 개정으로 권력자의 비호 수단으로 통신심의가 남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심을 촉구한다.

 

끝으로 여왕 폐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노래나 하나 함께 들어보자.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
그 파시스트 정권을 (구하소서)
그들은 널 바보로
잠재적 수소폭탄으로 만들었지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
그녀는 사람이 아니야
영국의 꿈속에 미래는 없어

닥쳐,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닥쳐, 네가 필요한 게 뭔지
미래는 없어, 미래는 없어
널 위한 미래는 없어

God save the queen
The fascist regime
They made you a moron
Potential H-bomb

God save the queen
She ain’t no human being
There is no future
In England’s dreaming

Don’t be told what you want
Don’t be told what you need
There’s no future, no future,
No future for you

(후략)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2015. 07.15.)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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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보안관은 사라졌지만 감시는 계속된다

 

글 | 오픈넷

 

방통위가 청소년들을 유해정보에서 구해내겠다며 청소년들의 스마트폰에 배포한 스마트보안관이라는 모바일 앱이 있다. 방통위는 2013년부터 무려 이 앱을 위해 약 30억 원의 예산을 들였고 이통3사와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이하 MOIBA)가 함께 개발을 했다.

스마트보안관을 실행시키면 이 앱이 계속 스마트폰에 상주해있으면서 이용자, 즉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통해 하는 모든 행동이 모두 모니터링 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주요 기능은 아래와 같다.

  •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 부모에게 청소년 자녀의 스마트폰 일평균 이용시간, 주 이용시간대, 주 이용정보 카테고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통제한다. (시간별, 앱별 등)
  • 스마트폰에 설치된 스마트보안관을 청소년이 임의로 삭제할 수 없게 한다.

스마트보안관 안내 배너

주요 기능만 봐도 애정이 과한 부모 세대가 청소년 세대를 스토킹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생활 침해를 하는 느낌이 든다. 놀랍게도 방통위가 2015년 4월 16일부터 시행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에 의하면 청소년에 판매하는 스마트폰에는 유해매체물을 차단할 수 있는 앱을 반드시 설치해야 했다. 이 법률상 의무를 충족할 수 있는 여러 앱이 있지만 방통위는 자신들이 개발한 스마트보안관 설치를 은근히 장려했고 이에 따라 아래와 같이 수십만명의 청소년의 스마트폰에 깔리게 되었다.

참고로 2015년 7월 이통사별 스마트보안관을 설치한 수는 다음과 같다.

  • SK텔레콤 – 57,217건
  • KT – 202,041건
  • LG유플러스 – 120,709건

 

심각한 보안 문제, 7개월 만에 서비스 중단

결론부터 말하면 2015년 11월 1일 방통위는 스마트보안관 앱·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스마트보안관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됐다. 방통위가 스마트보안관 서비스를 중단한 건 의무 사용을 강요한 이 서비스에 심각한 보안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스마트보안관의 심각한 보안 결함을 발견한 것은 토론토 대학교 뭉크스쿨 글로벌상황연구소 산하 시티즌랩이다. 시티즌랩은 2015년 9월 20일 “우리의 아이들은 안전한가? 청소년들을 디지털 위험에 노출시키는 한국의 스마트보안관 앱”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참고: 관련 오픈넷 보도자료)

"우리의 아이들은 안전한가? 청소년들을 디지털 위험에 노출시키는 한국의 스마트보안관 앱" 보고서

이 보고서에는 스마트보안관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도 및 보안성에 대한 독립적인 두 건의 감사 결과가 담겨있다. 감사는 보안감사 전문 회사인 큐어53(Cure53)과 함께 진행이 됐는데, 연구진은 스마트보안관[1]을 이용하는 청소년과 부모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위헙하는 26건의 취약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안 취약점들을 이용하면 스마트보안관 계정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데이터 변조, 개인정보 절도 등 다양한 공격에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밝힌 문제점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인증 문제: 정상적인 확인절차나 암호 없이도 계정의 등록과 관리가 가능한 문제점 존재
  • 인프라 문제: 서버는 구식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고, 보안조치와 암호화가 업계 표준으로 구현되지 않음. 무작위 대입 공격에 대한 대책 없음
  • 법적·정책적 함의: 스마트보안관의 설계 수준이 취약해서 MOIBA의 스마트보안관 약관과 개인정보정책에 맞지 않음. 또한 스마트보안관의 기능은 전기통신사업법령의 내용을 넘어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함

시티즌랩은 9월 20일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 MOIBA에 이 내용을 공유하고 문제를 수정하도록 45일을 기다렸고 일부 취약점을 보완했다고 답변을 했으나 전체 취약점을 해결했는지 답변이 없어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한다.

시티즌랩은 그후 MOIBA가 관련 개선을 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5년 11월 1일 2차 감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참고: 관련 오픈넷 보도자료) 2차 감사는 1차 감사 때보다 보완이 됐다고 주장하는 최신 버전을 대상으로 했는데[2] 일부 수정·보완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아래와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이 남아있다고 했다.

  • 공격자가 청소년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다면 청소년의 생년월일, 휴대폰에 설치된 모든 앱의 목록, 모든 차단 규칙을 취득할 수 있다.
  • 공격자는 여전히 청소년의 휴대폰의 차단 규칙이나 설정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잠글 수 있다.
  • 공격자는 여전히 스마트보안관 부모용의 비밀번호와 청소년의 계정과 연계된 부모의 휴대폰 번호를 찾아낼 수 있다.

이에 시티즌랩은 스마트보안관을 앱스토어에서 즉시 내리고, 이용자들은 사용을 즉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즉, 방통위는 시티즌랩이 중단 권고를 한 당일 바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조선닷컴 기사에 따르면 방통위는 스마트보안관 중단 조치에 관해 “지난달 모든 이통사가 음란물 차단 앱을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했을 뿐”이라며 “문제와 관계없이 예정된 일정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이통사의 차단 앱이란 SK텔레콤의 “T청소년유해차단”, KT의 “올레 자녀폰 안심”, LG유플러스의 “U+ 자녀폰지킴이” 등을 말하는데, 이것들은 여전히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실행할 수 있다.

 

계속되는 프라이버시 무시·자녀 감시들

따라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가 아니더라도 이통사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이 유사한 기능의 앱을 계속해서 배포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이런 위험한 앱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일명 “청소년 스마트폰 감시법”이 이런 앱들의 설치를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이통사가 청소년과 계약을 할 경우 청소년 유해매체물과 음란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 있고, 세부 방법·절차는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37조의8 제2항

제1항에 따라 차단수단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절차에 따른다.

1. 계약 체결 시

  • 가. 청소년 및 법정대리인에 대한 차단수단의 종류와 내용 등의 고지
  • 나. 차단수단의 설치 여부 확인

2. 계약 체결 후: 차단수단이 삭제되거나 차단수단이 15일 이상 작동하지 아니할 경우 매월 법정대리인에 대한 그 사실의 통지

(참고로 여기서 차단수단은 청소년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로서 시행령은 정부 배포 “스마트보안관” 등 앱의 형태로 되어 있는 수단을 전제하고 있다)

법에 이렇게 명시되어 있는 경우 정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반드시 청소년에게 유해정보를 차단하기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이를 위해서는 많은 정보에 접근을 하고 모든 정보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청소년은 부모와 협상할 기회도 없이 부모의 상시감시 아래 놓이게 되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하는 것은 자명하다.

또 법은 차단서비스만 제공하라고 했지만 차단서비스가 상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기기 전체에 대한 상시감시가 필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보안관처럼 수십 억의 돈을 들여도 이용자들을 오히려 각종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또한 이 시행령은 이통사가 유해정보 차단 앱이 설치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통사를 통해 구입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직접 구매하는 이용자나 외국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경우는 확인조차 할 수 없는 한계점도 명확하다.

심지어 성인인 부모조차 이러한 발상과 서비스를 거부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앱의 품질이 나빠 이용을 거부하거나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설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시행령은 부모가 당연히 동의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이 앱은 부모가 원치 않아도 자녀의 폰에 설치되어 부모와 자녀를 감시자와 피감시자의 관계로 몰아넣어 스마트폰 이용에 관해 교육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감시와 통제로 교육? 발상 자체가 문제

정부는 프라이버시를 포함한 기본권을 침범할 소지가 높더라도 청소년의 모든 스마트폰 이용 내역을 감시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보안성이 매우 떨어지는 앱을 직접 개발해 배포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금은 직접 앱을 배포하는 것은 포기했지만, “청소년 스마트폰 감시법” 때문에 여전히 이런 강제 모니터링 앱을 설치해야 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존재한다.

정부는 여전히 청소년의 문자메시지, 채팅 메시지, 검색어 등을 감시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정부는 여전히 청소년의 문자메시지, 채팅 메시지, 검색어 등을 감시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참고로 지금도 서비스 중인 스마트안심드림은 예를 들어, “찍힐”, “주글”, “셔틀”, “찐따”, “빠굴” 등등 비속어 및 변종 그리고 “본드” “죽었”, “스트레스” “쌍커플”, “외모”, “월경”, “성범죄” 등의 주의어 등의 수천개의 단어들 목록에 포함된 단어가 이용되면 부모에게 곧바로 통지가 된다. 이용실적이 2015년 3월 현재 수천명 정도로 높지는 않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이미 통지가 수십만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며 이들은 고도의 감시상태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정부는 통제와 감시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시민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해야 할 영역을 국가가 법으로 학교·부모의 감시를 강제하거나 이를 위해 개인용 통신기기에 특정 소프트웨어의 장착을 요구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다.

————————————————–

[1] 안드로이드용 스마트보안관 최신버전(1.7.5 이하)

[2] 안드로이드용 스마트보안관 1.7.7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1. 16.)

월, 2015/11/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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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SNS에서의 비공개 대화에 모욕죄, 명예훼손죄 인정은

통신비밀의 자유 침해

 

최근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이루어진 대화에 대해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부과하려는 법적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와 같은 법적 시도들은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적용범위를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적용해 비밀스럽게 상호 소통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며 유관기관들의 자제를 촉구한다.

인터넷은 자신의 주장을 세계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원하는 상대방을 한정하여 그들만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공개된 대화와 은밀한 대화를 모두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인터넷이 인류에게 준 선물 중의 하나이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의 비공개 그룹을 이용하는 것은 은밀한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그 말이 화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출된 경우를 불특정다수가 듣도록 공개적으로 말을 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화자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12년 인터넷실명제 위헌결정(2010헌마47)에서, 온라인 글을 쓰려는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제출하도록 강제한 정보통신망법에 대해서 사생활의 비밀(헌재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용어를 썼다)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판시와 함께 위헌판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 결정에서처럼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정보도 나의 사생활의 비밀이지만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나의 사생활의 비밀이다. 헌법은 사적 영역에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통신의 비밀로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제18조). 따라서 비공개 대화의 상대방이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카카오톡방이나 비공개 그룹 참여자 외의 사람들에게 밝혔다거나 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나”를 불특정 다수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사람과 동등하게 다루는 것은 “나”의 사생활의 비밀을 훼손하는 것이다.

물론 비밀스러운 대화라 할지라도 그 대화가 범죄를 구성한다거나 범죄의 증거가 된다면, 수사기관은 그 대화를 취득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서 공개할 수 있다. 또한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불법행위나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비밀스러운 대화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러한 내부 고발, 공익 제보는 장려되어야 한다. 이상호 기자 등이 삼성그룹 로비 대상으로 언급된 정치인 및 검찰 고위관계자 실명을 공개한 안기부 X파일 사건에서,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이거나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도 있다고 대법원이 판시한 것(2006도8839)과 마찬가지이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에는 예외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고려대 여성혐오 단톡방의 경우도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이나 혐오표현규제가 없기 때문에 단톡방 내의 대화가 범죄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이를 제보한 사람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규범의 위반일 것이라는 선한 믿음을 가지고 제보를 하였으므로 비슷한 이유로 정당한 행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적인 통신을 공적인 통신인 것처럼 처벌하는 것은 명백히 사생활의 비밀 침해이다. 카톡방이나 페이스북에서 비공개로 말을 한 경우 대화참여자들 간에 암묵적인 비밀유지약속만 있다면 그 언사 자체만으로는 공연성이 인정될 수 없으며, 모욕이나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없다. 명예훼손의 보호법익은 언사의 대상이 된 사람에 대해 불특정 다수가 가지고 있는 ”평판”인데, 그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지 않을 의도로 한 말이 그 평판을 훼손할 수는 없다. 또한 모욕죄의 보호법익을 명예감정으로 본다면 언사의 대상에게 전달되지 않을 의도로 한 말이 그 명예감을 훼손할 수 없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소위 전파가능성 이론을 이용해 공연성을 널리 인정해왔으나, 그렇다고 해서 화자가 발설한 말을 듣는 이가 함부로 전파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관계의 대화에까지 전파가능성 이론을 적용하지는 않았다. 상호 은밀성이 약속된 비공개 대화에 쉽게 공연성을 인정하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은밀한 대화를 하려는 사람들의 통신 비밀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다. 지금은 메신저나 SNS 문제이지만, 앞으로 이메일에도 모욕죄, 명예훼손죄를 적용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오픈넷은 인터넷을 이용한 비공개 대화에 공연성을 인정하고자 하는 시도에 반대한다.

 

2016년 8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목, 2016/08/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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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가짜 뉴스’를 빌미로 한 사이버 검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19대 대선과 관련하여 사이버상의 공직선거법(이하 ‘선거법’) 위반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선관위는 가짜 뉴스 배포 등 사이버상의 비방 및 흑색선전 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난 1월 초부터 비방․흑색선전 전담 TF팀을 꾸리고 중점 모니터링 및 단속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의 이러한 단속 행위는 선거법상 독소조항들을 근거로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검열 행위일 따름이다.

 

대다수의 정치적 표현물이 단속과 처벌 대상으로 전락

선관위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이다. 그러나 ‘가짜 뉴스’의 개념은 아직 명확하지 않아 ① 언론사가 아닌 일반인이 허위의 사실을 뉴스 보도인 것처럼 꾸며 전달하는 경우와 ② 언론사가 허위의 사실을 확인된 것과 같이 전달하는 경우를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표현 주체가 누구든 공통적으로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를 근거로 단속·처벌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조항으로 인하여 정치인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는 모든 글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허위사실공표’로 간주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험성은 2007년 대선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자의 최태민-최순실 유착 문제를 제기했다가 처벌된 김해호 목사 사례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허위’와 ‘진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개념이기에, 현재 명백히 증명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처벌하고 차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반적 표현의 자유 규제보다 선거법상 표현 규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선거 후보자라는 공인에 대한 정치적 표현을 직접적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도 문제가 많지만, 특히 공인에 대한 의혹 제기의 경우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시’에 해당하여 합법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선거법상으로는 표현물이 후보자를 직접적으로 향할수록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다는 이유로 위법성도 높게 인정된다. 뿐만 아니라, 후보자나 가족에 대한 진실을 적시하며 욕설을 하거나 풍자만 해도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단속·처벌될 수 있다. 즉, 선거법상 표현물 규제 자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을 향한 표현물 대다수가 선거법상 ‘위법’으로 분류되어 처벌·단속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독소조항들을 근거로 가짜 뉴스가 아닌 일반인의 가벼운 표현물까지도 선관위의 검열대 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의 표현물 검열, 선관위가 나설 일인가

더 심각한 점은, 현행 선거법 제82조의4 제3항에 의하여 선관위가 형사처벌 등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도 온라인 게시글에 대하여 직접 ‘삭제’ 명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에 따라 2016년의 20대 총선에서만 17,000건이 넘는 글들이 삭제되었다. 여기에는 나경원 의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하는 글, 유승민 의원의 얼굴을 내시에 합성한 이미지 등이 포함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가기관이 나서서 무엇이 ‘가짜(허위)’이고 ‘진짜(진실)’인지를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표현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헌법이 경계하고자 하는 ‘검열’이다. 선관위가 인터넷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엄히 단속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곧 이러한 헌법 정신에 위배하여 검열의 칼날을 휘두르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근본적으로 선관위는 행정부가 주도하는 선거 관리가 불공정할 것을 우려하여 이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헌법상의 독립기관으로 창설된 기관이다. 이를 고려하면 선관위의 관리감독 권한은 선거사무의 집행기관, 혹은 후보자 등 권력자의 불공정한 행위를 대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선거법으로 인하여 선관위는 국민의 행위와 표현을 규제하고 검열하는 기관으로 변질되었다.

문제되는 온라인 게시글을 삭제·차단할 수 있는 제도는 이미 많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 등이 있으며, 언론 보도의 경우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중재절차로 후보자에 대한 악의적 허위 정보들은 충분히 조치할 수 있다. 굳이 선관위까지 나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대선 후보자 등록은커녕 대통령의 탄핵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관위와 선거법이 대선을 이유로 단속에 나서는 것이 정당한지도 의문이다. 얼마 전 선관위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퇴주잔 논란을 담은 짧은 글을 올린 네티즌을 허위사실공표 등 위반 혐의로 조사하여 논란을 빚었으나, 곧 반기문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근본적인 해결책, 공직선거법 개정 시급

이는 관련 선거법 조항들의 적용 범위가 선거기간으로 한정되지 않고, 또 ‘후보자가 되려는 자’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선거법의 적용 범위를 한정하고, ‘허위사실공표’, ‘후보자비방’과 같이 정치인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을 가로막는 독소조항과 더불어 선관위에게 과도한 표현물 검열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일체의 공직선거법 규정의 개정이 시급하다.

현재 국회에는 유승희 의원의 대표발의로 △후보자비방죄를 폐지하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허위사실을 공표한 자에 한하여 허위사실공표죄를 적용하도록 하며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일반적 표현보다 더욱 강한 보호를 받는다. 정치인에 대한 의혹 제기가 폭넓게 허용되어야 활발한 토론과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는 선거 국면일수록 더욱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관위는 과도한 표현물 검열권 행사를 중단하고, 국회는 위 선거법 개정안을 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2017년 2월 1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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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2/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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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의 ’낯익은 위험’

연 1천만 건 이번엔 통신의 내용까지?

사업자들은 ”강제적 요구”와 ”합법적 요구” 구분해야

 

테러방지법(이철우 의원 대표발의 및 주호영 의원 수정안)은 “UN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조직원 또는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이하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처벌과 원활한 조사를 위한 법이다. 한편 이 법에 따르면 “테러”는 ’정부, 지자체, 외국정부, 국제기구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강요하거나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한 (1) 인명 상해, 체포, 감금, 약취, 유인 또는 (2) 항공기, 선박, 대중용 차량, 핵시설에의 위해, (3) 차량부대시설, 공중이용시설, 수도전기가스시설, 공중건조물 폭파 및 그 시도로 정의된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의 정당한 입법 의도에도 불구하고, 사단법인 오픈넷은 법원의 영장 없이 감청, 감시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하는 독소조항에 대해 우려하며 이 조항에 대한 개정을 요구한다. 또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사업자들도 법조문이 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수사기관의 요청에 무차별적으로 응하는 관행을 종식시켜 고객들을 이런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것을 요청한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은 재판을 통해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보호를 받되, 범죄연루의 개연성을 수사진행에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은 공직자, 즉 판사가 서면으로 확인한 경우(영장)에만 감청, 압수수색 등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 하에서는 판사의 영장을 통하지 않고 그런 조사를 받을 위험이 존재한다.

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민감정보’ 포함…)와 위치정보를…‘개인정보처리자’와…‘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영장 등 아무런 절차적 제한이 없다. 특히 여기서 개인정보나 위치정보의 범위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통신의 내용, 비밀리에 보관된 정보도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에게. . .요구할 수 있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 사업자들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지 않아 일견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방만하게 조문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99조제2항(“. . .요구할 수 있다”)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3항(“. . .제공할 수 있다”)도 제9조제3항과 비슷하게 조문화되어 있지만, 관련 정보처리자들은 수사기관이 요구한 정보를 거의 100% 제공하고 있어 강제적인 조항이 있는 것과 결과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동통신사들이 의무조항이 아닌데도 매년 1천만 건 이상의 통신자료를 수사기관 등에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최원식 의원 2015년 8월27일 보도자료, “2012~2014년 한해 평균 1천14만568건) 국정원의 요청 역시 기계적으로 모두 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때 범죄와 무관한 사람들의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수사기관에 넘겨지게 될 것이다.

위 현상의 문제점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오픈넷은 정청래 의원과 함께 공공기관이 임의로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경우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통신자료제공에 대해서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와 함께 ’이통사에게 물어보기 캠페인‘을 진행해서 수천 건의 통신자료제공 사례를 밝혀낸 바 있으며, 작년 11월 UN인권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에 대해서는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특히 이용자 식별정보에만 한정된 통신자료제공과 달리 테러방지법 제9조제3항은 통신의 내용도 포함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물론 같은 법 제9조 제1항이 ”. . .정보의 수집에 있어서는 「출입국관리법」, 「관세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의 절차에 따른다”고 되어 있지만 이는 강제적인 수집을 할 때에 적용되는 것이고 제9조 제3항은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정보를 수집하는 제2의 통로를 뚫은 것으로 봐야 한다.

또 동 조항의 제4항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이 “대테러 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대테러 조사 및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 역시 “추적”의 의미가 매우 불분명하며 기간, 장소,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해킹팀 RCS까지 포함할 것인지 궁금할 정도이다. 제3항과 제4항 모두 그 흔한 대통령령으로의 위임도 없어 구체적으로 절차나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도 없다.

물론, 외국의 테러방지법들도 ’테러’라는 범죄에 대해서 일부 영장주의를 완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국정원은 다른 해외정보기관들과 달리 사이버심리전 수행 권한과 정부 전체의 정보보안사무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2012년 대선 댓글 개입 및 2015년 밝혀진 해킹팀 RCS 이용도 가능하였다. 또 통신내용의 취득이 영장 없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든데 바로 그런 위험이 있는 것이다. 스노우든이 폭로한 프리즘 수사도 미국법원의 영장에 의해 집행되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후견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합법적인 요구”와 ”강제적인 요구”가 잘 구분이 되지 않고 있으며, 관의 ”합법적인 요구”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오해가 지배적이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국정원이 제9조제3항을 언급하며 요구하는 정보제공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합법적인 요구”는 반드시 따를 의무가 없으니 사업자들은 정보제공이 필요한지에 대해 스스로 면밀히 판단하여 고객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영장주의라는 민주사회의 프라이버시 보호체제를 무시하는,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개인정보제공 요구 시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제공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6년 3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첨부. 테러방지법 수정안(주호영의원안)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6/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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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사용자 처벌은 과도한 정보인권 침해!

이원욱 의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2016년 12월 22일 더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대포폰을 제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제공받은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게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대포폰 제공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처벌하여 휴대폰 실명제를 강화하는 것은 익명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정보인권의 침해를 야기하므로 이원욱 의원안에 반대한다.

 

위헌적인 휴대폰 실명제의 존재

우리나라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에서 휴대폰 타인제공을 금지하고 있고, 제32조의4에서 가입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는 휴대폰 실명제 실시 국가이다. 통신수단 타인제공을 처벌하도록 한 과거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이 있었으나(헌재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이후 개정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는 매우 제한적인 예외규정을 두고 있을 뿐 여전히 대부분의 대포폰(차명폰) 제공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

헌법재판소는 이미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헌재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252(병합))에서 인터넷상에서 의사표현을 실명으로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익명 표현의 자유 침해로서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 결정의 취지에 따르면 통신은 상호 동의 하에 이루어지는 사적인 의사표현이므로 공개적인 의사표현에 비하여 더욱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 명예훼손적 표현의 급속한 확산과 같은 피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익명 통신의 자유는 통신의 비밀을 보호하는 헌법 제18조에 의해 보장되므로, 타인 명의로 통신을 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이다.

 

개인정보 집적으로 유출 위험성 증대

휴대폰 타인명의 제공 및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휴대폰 실명제를 전제한다. 결국 이통사는 가입 단계에서부터 본인 확인을 위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의 과도한 집적으로 해킹 등을 통한 유출 위험성이 높아진다. 헌법재판소도 실명제 하에서 ‘개인정보의 집적 및 유출 위험성’이 점증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2010헌마47).

또한 범죄 수사에 있어 휴대폰의 명의자 보다는 실제로 통신을 한 당사자, 통신 시각 등 통화기록, 통신 내용이 중요하고 이는 모두 영장주의가 적용되어 영장을 받아야만 조회할 수 있는 정보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명의자의 개인정보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 통해 영장 없이 받아가고 있어 인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범죄 예방 효과 없고 선량한 시민만 피해

물론 타인명의 휴대폰은 최순실과 장시호가 보여준 바와 같이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자는 어떤 수법을 동원해서라도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할 것이고, 휴대폰 실명제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멕시코에서는 SIM 카드 구매 시 의무적으로 본인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는 정책, 즉 SIM카드 등록제를 도입했다가 3년 만에 폐지했으며,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체코공화국, 루마니아 등의 국가는 유사한 제도의 도입을 고려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2012년 EU 집행위원회(EC)는 SIM카드 등록제가 범죄수사 등에 특별한 편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범죄 예방 효과는 없으면서 선량한 대다수의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 중 하나도 소수의 악플러를 잡기 위해 모든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실명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수사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2010헌마47). 게다가 특정 행위만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아닌 원칙적으로 다 금지하되 예외를 두는 포지티브 규제여서 이용자가 예외에 해당해 결백함을 입증해야 하므로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 이원욱 의원안은 가족 명의 휴대폰 사용을 제외하고 있지만, 범위가 너무 좁아 유명무실한 규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타인명의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휴대폰 실명제를 강화하여 이용자들의 정보인권을 침해한다. 이러한 법은 그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훨씬 큰 것이 명백할 때만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타인명의 휴대폰 사용 처벌법의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다.

 

2017년 2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7/02/0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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