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프다고?” 대통령 와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는 순간, 불경하게도 생뚱맞았다. 재임 중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 없었다. 우산을 직접 드시던데, 무거웠나? 누리꾼들은 신속하게 국가원수가 아픈 것은 ‘국가 기밀’에 해당한다고 알려줬다. 누리꾼들은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보도자료를 왜 내는지 의심스럽다 선동했다. 나쁜 사람들! 아프다잖아! 위경련과 인두염.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이미지=한겨레21)
‘아픈 사람이 있다’ 소리쳤지만
비슷한 때, 엄마 한 명도 병원으로 실려갔다. 네 개의 갈비뼈에 금이 갔지. 그녀 아이가 지난해 이맘때 바다에 빠진 날이었지. 엄마가 한 일은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남미 순방 같은 어마어마한 일은커녕, 밤늦은 서울 종로 거리에서 광화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지. 이 길도 막고 저 길도 막고. 가는 길목마다 알뜰히도 서 있던 경찰들의 촘촘한 경비구역을 뺑뺑 돌고 있었지. 어느 곳에서 경찰과 밀고 밀리다 넘어진 거야. 말에 따르면 경찰이 엄마를 손으로 확 밀쳤다고. 엄마는 화단 모서리에 옆구리를 부딪치며 넘어졌고. 그때 이미 골절이 시작되었는지 고통을 호소하며 울었지. 다른 이가 엄마를 안고 유리문에 기대서 119에 전화했겠지. 누워서 울고 있는 엄마를 분명히 보고도 경찰은 방패로 밀어붙였다지. ‘아픈 사람이 있다’ 소리쳤지만 아랑곳없이 밀어붙였다지. 밑에 깔린 엄마는 소리조차 내지 못했고. 화난 사람들이 울부짖자 지휘관은 이렇게 말했다지. “입 닥치고 그 안에 가만히 있으라.”
누가 그런 말을 하더군. “대통령은 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그는 대통령일 때 국가의 얼굴이다. 국가가 아프고 국가가 울기도 하는가, 기묘한 일이지….”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지만, 국민이 그걸 보게 해. 몰라도 되는 사실을 자꾸 알게 한다는 거지. 정말 알고 싶은 건 알 수가 없는데. 죽은 자의 유서에 등장한 정부 전·현직 각료들이 돈 봉투를 받았다는데, 그게 대통령과 무관한지 알고 싶거든. 살아 있던 목숨들이 눈앞에서 서서히 사라졌는데, 그 순간 국가는 무얼 했는지, 긴박했던 7시간 동안 당신은 도대체 어디 계셨는지. 사실 국민이 알아야 할 것들은 그런 것이거든. 그런데 그건 알면 안 된다는 거지. 알고 싶어서 만들어낸 특별법은 대통령 시행령으로 짓뭉개버리고 있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1주기 날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충고를 하고 허겁지겁 공항을 빠져나가는 그토록 인간적인 모습 말고.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책임지는 국가의 모습인데, 그건 영 보여주지도 알려주지도 않아.
철옹성 같은 차벽에 산산이 깨진 마음
아프시다니까, 사람들은 어김없이 여당에 투표하잖아. 존재감으로 치자면 부끄럽기 한량없는 어느 야당은 말도 말자고. 선거라는 게 웃기기 그지없어서 민심의 반영으로 읽히지. 그러니 그걸 믿고 밀어붙인다고 해. 그렇게 되면 다음은 이른바 ‘공안 정국’ 같은 거 아니겠어. 아픈 대통령 모함하고 최고 존엄에 항거한 자들에 대한 구속과 손해배상 청구 같은 것이지. 아, 그렇긴 해… 아프다는데, 병문안 못 갈망정 그러면 안 되지. 한데 지난 1년간 당신들 철옹성 같은 차벽에 산산이 깨진 마음은 어떻게 배상해주려나. 비통함을 계산기로 두드릴 수 있다면, 나는 저 청와대 뒤 인왕산을 청구하겠어. 그 산에 살고 죽어, 민심을 못 살피는 통치자의 꿈에 밤마다 시뻘건 피 흘리며 찾아가려고. 국가로부터 구조 못 받고 죽은 자식 기일 날, 또한 국가에 의해 뼈가 부러진 엄마의 고통이 바로 진짜 인간의 얼굴이라는 걸 누군가는 알려줘야 하지 않겠어?
검찰이 오늘(3/27)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근혜 씨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지 6일만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박근혜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법과 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정이다. 전직 대통령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국가 지도자의 위치에서 파면을 당할 정도로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위를 한 것이라면 무관용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법원은 법이 만 인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지체 없이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한다.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다. 검찰이 밝힌 대로, 박근혜 씨는 일괄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청와대는 여전히 증거확보를 위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비협조적이다. 박근혜 씨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뇌물수수죄, 직권남용죄, 공무상비밀누설죄 등 박근혜 씨에게 적용된 13가지 범죄혐의 모두 중대한 범죄이다. 더욱이 최순실, 정호성, 안종범, 김기춘, 이재용 등 공범들이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주범인 박근혜 씨 구속은 당연하다. 법원은 박근혜 씨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무너진 법치주의가 바로서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져버려서는 안 된다.
제19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이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법 개혁을 일순위 정치개혁 과제로 꼽았다.
올해 1월에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발족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정치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을 방해하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선거제도를 꼽았다. 공동행동은 △18세 투표권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선거기간에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 지난 3월 1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선거법 개혁 국민선언대회.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번째 정치개혁 과제로 선거법 개혁을 꼽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했던 지난 2월, 일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촛불집회 주최측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촛불집회에서 ‘특정 입후보예정자를 지지·반대하는 현수막이나 인쇄물을 배부해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가 제19대 대통령선거 유세장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직선거법상 위법 소지가 될 만한 행동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까지 시민들이 광장에서 자유롭게 얘기했던 것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는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공직선거법 제90조와 제93조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동만으로도 위법이 된다.
공직선거법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1항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권선거 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공직선거법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1항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때문에 선거가 끝날 때마다 선거법 위반 범법자가 양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최대 이슈는 친환경 무상급식과 4대강이었다. 당시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던 배옥병 씨는 후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 수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배 위원장은 5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4대강 반대 운동을 해왔던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활동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 지난 2010년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선거기간 동안 4대강 반대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선관위에 반발해 ‘4대강’으로 개명 신청까지 했다. (사진=환경정의 제공)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총선시민네트워크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대표 22명은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총선넷이 낙선 후보 대상을 선정하는 온라인 앙케이트를 한 것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신고 없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낙선 후보 사무실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선관위는 지난해 총선 하루 전날인 4월 12일 총선넷 관계자 2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경의 수사 과정에서 22명으로 기소 인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기자회견, 퍼포먼스를 한 것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 시민유권자운동본부라는 단체는 ‘좋은 후보’를 선정해 해당 후보자 선거운동 현장이나 선거 사무실에서 후보자의 이름이 게재된 현수막을 게시하고 인증서 전달식을 열었다. 총선넷은 선거법 위반을 피해가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면서 피켓이나 현수막에 후보자의 성명이나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지만 기소됐고, 시민유권자운동본부가 진행한 인증서 전달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한 (사)월드피스자유연합,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는 낙선 대상 후보자 이름과 지역구, 정당 등을 명시한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 역시 문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관위는 “시민유권자운동본부의 좋은후보 인증서 전달식은 대부분 실내 또는 공개장소에서 별도의 시설물 없이 이뤄졌고,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의 기자회견은 통상적인 기자회견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 서울시선관위는 구멍 뚫린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한 총선넷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오른쪽 사진), 4대개혁추진국민운동본부 등이 현수막에 낙선 후보자 명단을 적시하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 (왼쪽 사진)
이런 형평성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되는 법을 아예 뜯어 고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현행 공직선거법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법 개정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8월 국회에 정치관계법(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의견을 제출했다. 선관위는 △말과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상시 허용 △일반 유권자도 선거운동기간 중에 소품이나 표시물을 입거나 지니고 선거운동 보장 △공직선거법 90조, 93조 폐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 법개정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행위의 자유한국당 간사실에서는 선관위가 선거법 개정의견을 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회 정치발전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이 난항을 겪는 이유를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현행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이해 관계, 정당의 유불리에 얽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 기존 국회의원들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법 개정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세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그 중심에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주역은 촛불 시민이었다. 그런데 유권자인 촛불 시민들에게 선거기간에는 오히려 가만히 있으라고 종용하는 공직선거법은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적폐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29일, 문화체육부 감사담당관이었던 공무원 백승필 씨는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소환됐다. 창성동 별관에는 우병우의 ‘친위대’라고 불리는 민정수석 직속 특별감찰반 사무실이 있었다. 특별감찰반 사무실에서 그는 3명의 조사관들에게 둘러싸여 조사를 받았다.
앉자마자 폭언과 욕설로 시작한 특별감찰반 조사관들은 그의 몸을 샅샅이 수색하는가 하면 신발과 양말을 벗으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개인정보이용동의서’에 서명을 하게 하고 이를 근거로 휴대전화를 빼앗아 즉석에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했다. 그가 몇 년전 지웠던 기록까지 고스란히 복원해낸 뒤 하나하나 캐물었다. 정년을 4년 남긴 27년차 공무원인 그에게 13시간 동안 이어진 강압적 조사는 견디기 힘든 모멸감을 주었다. 백승필 감사관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사흘 전인 1월 26일에는 그의 사무실에 우병우 민정수석 직속 특별감찰반 조사원들이 들이닥쳐 임의로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다. 조사 닷새 뒤에는 부하직원과 함께 좌천성 인사를 당했고, 좌천된 뒤에도 똑같은 건으로 총리실에 불려가 또 조사를 받았다.
그가 이런 수모를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병우 ‘문체부 공무원 반드시 징계하라’.. 동아일보 기자 청탁?
그는 문체부의 감사담당관이었다. 2015년 10월 민정수석실은 그에게 어딘가로부터 온 민원 서류를 건네주며 문체부 공무원 2명을 감사하라고 지시했다.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우병우 민정 수석은 문제의 공무원들을 ‘무조건 징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대체 어떤 사안이기에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실세 우병우가 무조건 징계하라고 지시한 것일까?
뉴스타파가 확보한 특검 수사기록을 보면, 그 배경에는 동아일보 기자의 청탁이 있었다.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이 무조건 징계하라고 지목한 두 공무원, 서 모 사무관과 이 모 주무관은 정부의 정책홍보잡지인 ‘위클리 공감’ 발행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이었다. ‘위클리 공감’은 문체부가 입찰을 통해 외주를 맡겨 발행하는데, 이명박 정부 이후 이른바 조중동이 외주 계약을 번갈아가면서 따냈다. 2015년에는 동아일보가 12억 상당의 외주 계약을 따내 위클리 공감을 대행 제작하고 있었다.
특검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 위클리 공감의 발행업무를 맡았던 동아일보 기자, 당시 주간동아 편집장 김 모 씨의 민원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수사기록을 보면, 김 편집장은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2015년부터 대행 제작 업체가 동아일보로 바뀌었는데도 (그 전까지는 중앙뉴스프레스) 전부터 일하던 프리랜서 기자와 온라인 홍보 업체의 계약을 승계하라고 서 사무관과 이 주무관이 압박을 가했다”는 민원을 넣었다. 우 수석은 이를 받아 특별감찰반에게 전달하고 특별감찰반은 문체부 감사담당관이었던 백승필 씨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백승필 감사담당관이 사실 관계를 조사해보니 별다른 징계 사유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백 감사관은 이들의 행동이 통상적인 업무 조정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고 판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을’이었던 동아일보가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서 모 사무관에게는 ‘경고’ , 이 모 주무관에게는 ‘업무 배제’라는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그런데 이같은 보고가 올라가자 청와대로부터 다시 조사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백 감사관은 다시 조사했지만 결론을 바꿀 수가 없어 그대로 보고했다. 그러나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특검 수사기록에 따르면 감사 결과를 전해들은 주간동아 김 편집장은 우병우 수석에게 ‘문체부의 감찰조사는 제 식구 감싸기’라고 다시 불만을 제기했다. 우 수석은 이를 받아 특별 감찰반에게 ‘문체부의 온정적인 감찰조사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이때부터는 백 감사관에 대한 일련의 보복성 조치들이 취해진다. 앞에서 언급한 사무실 압수수색과 창성동 별관에서의 강압적인 조사, 좌천과 징계가 그것들이다. 조사 과정에서 특별감찰반 조사관들은 “누구의 지시를 받고 봐주기 감사를 했느냐”라고 추궁했다고 한다. 창성동 별관에서 강압적 조사를 받은 지 닷새 뒤 당한 좌천성 인사에도 우병우 수석이 개입했다고 백승필 감사관은 주장했다.
동아일보 기자 “우병우 알지도 못하고 청탁한 적도 없다”
특검수사에서 문제의 발단으로 지목된 주간동아 김 모 편집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특검의 수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우병우 민정수석과 일면식도 없으며 따라서 당연히 청탁을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특검이 자신에게 연락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백승필 감사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주자 백승필 감사관 역시 “소설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 서 사무관과 이 주무관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백승필 감사관의 요청으로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여러 언론이 백승필 감사관의 억울한 사연을 기사로 썼다. 국회에서는 여러 국회의원이 문체부를 상대로 관련된 질의를 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어떤 언론이나 국회의원도 우병우 수석의 권력남용이 한 언론사의 사적 청탁에서 비롯되었다는 특검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최측근인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이 박영수 특검 구성에 개입하려 했다는 주장이 특검 내부에서 제기됐다. 현직검사 명단을 박영수 특검에게 전달하며 파견검사로 받으라고 요구했고, 박영수 특검이 이를 거부하자 문자 등으로 항의했다는 것이다. 특검의 한 핵심관계자는 “최 차장이 박 특검에게 욕설에 가까운 내용을 문자로 보냈다. 당시 이 문제로 박영수 특검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할 특검에 박영수 변호사가 임명됐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박영수 특검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특검 임명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5일 뒤 윤석열 수사팀장을 포함, 특검 파견 검사 10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부장검사인 한동훈, 신자용, 양석조 등 대부분 기업수사에 능통한 특수통 검사들이 포함됐다.
그런데 특검이 수사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이 특검 구성에 관여하려 했다는 증언이 특검 내부에서 나왔다. 박영수 특검에게 현직검사 명단을 전달하며 특검 파견검사로 받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특검 관계자의 설명.
최윤수 차장이 (현직) 검사 명단을 박영수 특검에게 보내 파견검사로 받으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박영수 특검은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수사내용이 (우병우 전 수석과 국정원측에) 유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특검 관계자
특검 관계자는 박영수 특검이 최 차장의 요청을 거부한 뒤, 최 차장으로부터 항의성 문자도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 특검이 요구를 거부하자, 최 차장은 전화와 문자로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욕설에 가까운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박 특검이 평소 아끼던 후배인 최 차장의 항의를 받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검 관계자
우 전 수석의 대학 동기인 최 차장은 우 전 수석과 가장 가까운 검찰 인사로 분류된다. 검사장급인 부산고검 차장에 오른 지 석 달만인 지난해 2월, 우 전 수석의 추천으로 국정원 2차장에 임명됐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영수 특검과 최윤수 차장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박영수 특검이 최 차장을 양아들로 불렀다는 얘기가 법조계와 정치권 주변에서 나올 정도. 하지만 현직 국정원 차장이 권한도 없는 특검 구성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뉴스타파는 지난 4일 최 차장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최 차장은 “와전된 측면이 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다음은 최 차장과의 일문일답.
-박영수 특검에게 현직 검사들 명단을 넘기고 이들을 파견검사로 받으라고 요구한 사실이 있나. 그런 사실 없다. – 박 특검과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은 있나. 아는 분과 전화와 문자를 할 수는 있는 것 아닌가. (의혹은) 와전된 것이다. – 박 특검이 요청을 거부하자 전화와 문자로 항의했다고 하는데. (전화와 문자로) 박영수 고검장님께 내가 항의하고 그럴 사이가 못 된다. 사실이 아니다.
한편 뉴스타파 취재요청에 특검의 한 핵심관계자는 박영수 특검이 최 차장으로부터 파견검사 요청을 받거나 항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다.
우병우 전 수석이 본인과 관련된 의혹은 물론, 국정농단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은 이미 여러번 제기된 바 있다. 검찰 수사대상이 된 지난해 7월 이후 우 전 수석이 김수남 검찰총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수시로 통화한 사실도 이미 드러난 상태. 우 전 수석이 본인과 관련된 수사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과 수시로 통화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우 전 수석은 특검 수사 중 측근인 최윤수 국정원 2차장과도 여러차례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우 전 수석이 최 차장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수사상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개입하고자 했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 양 강 구도가 형성됐다. 1987년 대선에서 양 김 구도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물론 이번은 30년 전과 아주 다르다. 노태우, 김종필은 피라미가 되고 양 김이 압도적 선두를 이루고 있는 모양새다.
놀랍게도 12월 9일 국회 대통령탄핵의결, 3월 10일 헌재 대통령탄핵선고, 3월 31일 전(前) 대통령 구속수감에 이르기까지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던 촛불민의의 거대한 힘이 만든 결과다.
(사진출처: YTN)
87년 대선에 비해 훨씬 행복한 상황임에 분명하다. 자, 이렇게 되었으니 이제 누가 되든 느긋이 관전하고 있으면 될까?
아니다. 기억을, 지난 30년의 역사를 다시금 들추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금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감추어져 있다.
87년 이후 30년의 교훈
87년 양 김 분열의 폐해는 그 해의 대선 패배에 그치지 않았다. 대선 이후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졌다.
노태우 정부 시절 한소, 한중, 남북유엔가입 등 해빙기류가 급격히 흐르는 역사적 상황에서 양 김은 서로 상처주기에 바빴다. 어느 쪽도 대국적으로 세계사적 상황변화를 이끌지 못했다.
급기야 이 구도에서 상대적 열세에 몰렸다고 판단한 YS는 노태우, 김종필과 삼당합당을 감행했다. 이후 YS는 92년 대선에서 전대미문의 ‘대통령 훈령조작’ 사건을 일으켜 노태우의 남북화해 정책에 펑크를 내기에까지 이른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남북화해 정책이 그해 겨울의 대선에서 그의 경쟁자인 DJ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난 199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남한측 대변인이었던 이동복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대한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지침이 없었는데도, 엉뚱한 훈령을 정원식 대표에게 보고하는 ‘훈령조작사건’을 일으켰다. 사진은 당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악수를 나누는 정원식 남한대표와 연형묵 북한대표의 모습. (사진출처: 한겨레신문)
물 건너 간 구 민주화 세력, 구 야당 세력이 이제 철 지난 냉전체제의 주공격수가 되어 민주화 세력을 앞장 서 저격하는 판도가 여기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분열의 상처, 패배의 앙갚음을 엉뚱한 데 해대었던 셈이다.
그 결과 세계의 냉전은 해체되었는데, 한반도의 냉전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괴이한 상황이 이어졌다.
민주화세력의 절반이 냉전세력으로 넘어갔으니, 판은 냉전세력(구세력) 대 탈냉전세력(신세력)이 2대1로 되었다. 훗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했던 구조적 상황의 기원은 바로 여기다.
그 아래 우연과 행운으로 간신히 집권할 수 있었던 두 차례의 ‘민주정부’는 이 판 자체를 결코 바꾸어놓을 수 없었다. 거꾸로 이 시기 충격을 받은 구체제 세력, 냉전세력은 오히려 더 강고하게 결집했다. 그 결과 2대1의 상황,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욱 굳어졌다. 그 결과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였다.
이제 간신히 그 2대1의 상황을 뒤집어 놓았다. 순전히 촛불혁명의 놀랍고 위대한 힘으로 이룬 기적과 같은 일이다.
실은 87년에 이미 이루었어야 할, ‘탈냉전시대의 정상상태(normal state)’이기도 하다. 탈냉전 세력이 안정적 다수, 헌정적 다수파가 되는 상태다.
지금 대선 상황에서는 이 비율이 거의 2대2대1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냉전시대의 정상상태가 4대1의 안정적 우세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촛불혁명이 낳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풍경이 되어야 한다.
이 순간 초점은 물론 87년과 같은 민주진영 양 후보의 단일화가 아니다. 훨씬 크고 넓게 보아야 할 일이다. 2대1, 더 나아가 4대1의 구도를 헌정적 토대로 확고히 굳혀야 한다.
냉전, 독재, 독점의 시대를 이윽고 마감하고, 평화, 민주, 공생의 시대로 나아가는 헌법적 질서를 굳건하게 세워야 한다.
안철수, 문재인 양 후보는 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협력해야 마땅하다. 물론 선거 역학상 표 다툼을 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어쩔 수 없는 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품격과 정책, 원대한 비전으로 경쟁해주기 바란다. 지금 오가는 양 후보 쌍방의 ‘네거티브’ 공세에는 진실이 별로 없다. 양 후보 모두 충분한 자격과 경륜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전제한 위에서 페어플레이를 해주기 바란다.
지지자들 역시 자중해야 한다. 87년 대선 시 양자, 양 진영의 상호 상처주기와 배척심리가 이후 역사의 크나큰 걸림돌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남에게 가한 상처는 반드시 자신을 해치는 상처로 되돌아온다. 그것이 87이후 30년의 복기(復碁)가 가르쳐 주는 뼈아픈 진실이다.
촛불혁명을 촛불헌법으로
문재인, 안철수 양 후보가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압도적으로 촛불혁명의 힘이다. 양 씨, 양당 모두 촛불혁명에 충심을 가지고 한 편에 섰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둘 중 한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대선 이후 대한민국2.0을 만드는 역사적 과업은 그렇듯 당선된 새 대통령과 그의 소속 정당의 일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우선 박빙의 1,2위가 될 양 후보와 정당의 대국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2.0이란 ‘탈냉전시대의 정상상태’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헌정 체제로 안정되는 것을 말한다. 이 일은 결국 촛불혁명이 촛불헌법으로 완성됨으로써 이루어진다.
세계가 경탄했던 대한민국 촛불혁명의 장전(章典)이 될 촛불헌법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개헌’으로 불릴 일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새로운 헌법 만들기,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헌정사적 Year One’을 여는 역사적 사건이 되어야 마땅하다.
촛불광장에서 ‘우리는 대통령 하나 바꾸려고 촛불을 든 것이 아니라’고 외쳤던 목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촛불혁명은 마침내 박근혜를 구속시키는데 성공했다. 시민의 힘으로 법을 위반한 통치자를 몰아냈다는 점에서 촛불혁명은 시민혁명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혁명 이후 구질서로의 회귀를 막고, 새로운 질서를 공고히하기 위해서는 촛불혁명이 촛불개헌으로 이어져야 한다.
87 민주화를 결국 박근혜 신유신 독재가 회수하고, ‘서울의 봄’을 5·18이 회수하며, 4·19를 5·16이 회수하고 말았던, ‘독재가 민주를 회수하는’, 그 지긋지긋했던 60년의 ‘마(魔)의 순환고리’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끊어야 한다.
동서냉전이 종식된 마당에 전쟁의 공포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오늘의 기막힌 상황에 분명히 마침표를 찍는 헌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 심화되기만 해왔던 양극화를 확실히 역진·감쇄시킬 장치를 헌법 안에 내장해야 한다.
이 무거운 책무가 누구보다 우선 이번 대선에서 선출될 새 대통령의 어깨 위에 놓여있다. 현재 양 후보 역시 심중에 촛불혁명을 촛불헌법으로 완성시키고자 할 나름의 복안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작년 촛불이 시작된 직후부터 그 가장 확실하고 실현가능하며 또한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헌법 개정 시민의회’를 소집하는 길을 대선후보와 국회 각 정당에 제안해왔다.
그러나 국회와 정당들은 지금까지 이 제안을 수용하고 실현하는 데 시종 무기력·무관심했다. 자신들의 정략적 이해를 넘어설 국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반대로 일부 정당과 국회의원들은 촛불혁명의 대의와 거꾸로 가는 자기들만의 기득권 강화 밀실졸속개헌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그동안 확인한 것은 이렇듯 서로 이해가 크게 갈리는 5개의 정당이 촛불민의가 제대로 반영된 개헌안을 만들어 2/3 이상의 합의에 이룰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렇듯 이해가 갈린 국회가 자신의 이해를 내려놓고 시민의회를 소집할 가능성 역시 (현재의 국회구성으로는) 극히 희박하다. 이러한 상황은 대선 이후라고 하여 전혀 달라질 바 없다. 결국 촛불개헌은 없는 것으로 된다.
다시 한 번 혁명은 유산되고 마는 것인가. 대통령 하나 바꿔놓고 끝나는 것인가.
촛불헌법을 위한 시민의회 소집
그러나 여전히 ‘촛불헌법 제정을 위한 시민의회’의 소집, 그리고 이를 통한 촛불혁명의 완성은 가능하다. ‘여전히’가 아니라, 실은 가장 확실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가 하나 남아 있다.
오는 대선에서 당선된 새 대통령이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를 직접 소집하는 길이다. 이 길은 오로지 새 대통령의 결단만으로 가능하다.
새 대통령이 개헌 문제에 관해 ‘이제 대통령으로 선출된 제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겸허하게 내려놓고, 국민이 주인이 되어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논의하여 합의해 준 개헌안을 대통령인 저의 것으로 받아 대통령의 개헌 발의안으로 국회에 제출할 것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러한 결단은 신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믿음을 한층 더 넓히고, 새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갈 정치적 주도권과 권능 역시 크게 높일 것이다.
새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위한 시민의회를 소집할 헌법상의 권한과 근거는 명확하다. 현행 헌법상 헌법 개정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은 국회와 대통령에게만 있다(헌법 제128조).
촛불혁명을 촛불헌법으로 완성해야 함에도 국회가 그 역할을 완수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임무를 대통령이 지는 것은 너무나 마땅하다.
지난 3월 3일, 국회도서관에서 (사)다른백년과 국민참여개헌절차법을 발의한 김종민의원이 공동 주최한 시민의회 토론회가 열렸다. 또한 (사)다른백년은 최근 시민의회를 주제로 한 백년포럼 시즌1을 3차례 개최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헌법 개정 발의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이다. 지금껏 9차례의 개헌에서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모두 대통령 독재권의 강화, 대통령의 임기연장을 위한 것이었다. 이렇듯 대통령 자신이 밀실에서 준비해 내놓는 개헌안이라면 국민들이 환영할 리가 없다. 오히려 큰 반발에 부딪칠 것이다.
시민의회를 통한 개헌 합의안 도출은 이러한 방식과 정반대다. 철저히 민주적·개방적이다.
그 동안 나왔던 각 정당과 시민사회의 주요 개헌안들을 시민의회에서 공정하게 심의하여 합의에 이르는 방식이다(시민의회 소집과 진행 방법에 관해서는 필자의 이전 칼럼들 참조).
이렇듯 도출된 합의안을 대통령 자신의 개헌 발의안으로 받겠다고 신임 대통령이 선언하는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해 대승적으로 내려놓겠다고, 국민 앞에 자신을 겸허히 비우겠다고 하는 대통령의 선언은 진실의 결단일 수밖에 없다.
현재 개헌 문제는 새 대통령의 임기와도 연관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문제를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고 할 때, 국민들은 감동하고 뜨겁게 지지할 것이다.
새 대통령의 이러한 뜻을 구현하기 위한 ‘헌법 개정 시민의회’를 헌법 제75조에 의거하여 대통령령으로 소집하면 된다. 회기는 1년이 적절하다. 양 후보 모두 내년 6월의 지방의회 선거일에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이야기해왔다. 꼭 1년의 시간이 주어진다.
시민의회 수용한 심상정에게 경의를
개헌 문제에 대한 새 대통령의 이렇듯 대국적이고 자기희생적인 결단은, 대선 이후 정치국면에서 경쟁 후보들, 야당들, 그리고 시민사회와의 활발한 협력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여야 각 정당들은 시민의회에 제안할 개헌안의 지지를 넓히기 위해 활발하게 접촉하고 협력하게 된다. 이러한 논의틀은 동시에 여러 개혁 입법안에 대한 정당 간 협의 통로로도 기능하게 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개헌은 국민이 주도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성별·세대별·지역별·계층별로 국민이 골고루 참여하는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 개혁입법과 촛불개헌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내왔던 시민사회단체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선 시민의회의 심의과정에 제안자로서 적극 참여함으로써 촛불헌법 제정의 주체로 나서는 기회를 충분히 얻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새 대통령, 새 정부의 결단에 대해 시민사회가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한다.
시민사회가 ‘새로운 권력’인 대통령과 여당의 ‘친위부대’, ‘2중대’로 나섰다는 야당과 국민의 사시와 의혹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추기> 4월 10일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성별, 세대별, 지역별, 계층별로 국민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헌법개정을 위한 시민의회’를 구성해 대한민국의 새헌법을 함께 논의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지난 4월 7일 (사)다른백년을 포함한 주권자 전국회의 등 23개 시민단체가 국회 정론관에서 각 당 대표와 대선후보에 대해 ‘시민의회 소집을 통한 촛불개헌’을 요구했던 데 대한 첫 번째 반응이었다.
심상정 후보의 혜안과 결단에 큰 갈채를 보낸다. 심 후보가 촛불혁명의 완성으로 가는 큰 길의 첫걸음을 떼어주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15일 발언이다. 홍 후보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기획탄핵설’이라는 말도 꺼내는가 하면 헌재 판결이 “자유민주주의의 법치를 지키지 않은 부끄러운 재판”이라며 탄핵불복론자들이 하는 것과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4월 15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보수대통합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당론은 기본적으로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한 겸허한 수용이다. 지난 3월10일 헌재의 탄핵 인용 이후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을 살펴보자.
자유한국당은 헌재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하고 인용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자유한국당은 탄핵 인용이라는 헌재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2017.03.10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기자회견
자유한국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또한 당론에 입각한 대선후보 활동을 요청드린다. 모든 언행과 공약은 당론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당내 화합을 저해하거나 당론에 위배되는 언행을 할 경우, 당 지도부는 단호한 조치를 할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2017.03.13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자’고 당론을 여러분들이 정해주셨다. 이와 아울러 앞으로 여러 가지 행보에 대해 좀 더 자중하고 겸허하게 행동을 취하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2017.03.13 정우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그렇다면 홍준표 후보의 탄핵에 대한 입장은 당론과 배치되는 것일까?
처음에 헌재가 탄핵을 결정했을 때 홍 후보의 입장은 당론과 같았다. “유감이지만 받아들인다”였다.
3월 1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김진태 의원 같은 당내 친박 경선 주자들과 선긋기를 하며 박근혜 대통령과도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유감스럽지만 헌재 결정은 받아들입니다. 이제는 대란대치를 해야 할 때입니다.
2017.03.10 홍준표 개인 페이스북
탄핵은 끝났고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때입니다.
2017.03.14 홍준표 개인 페이스북
사법적으로는 불복할 길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탄핵을 주제로 우리가 대선을 치를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넘어서야 되겠죠. 이제는 탄핵을 넘어서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야 되겠죠. 만들려면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성이 있는 우파 정부를 만드는 것이 더 좋지 않습니까?
2017.03.24 자유한국당 방송 4사 정책토론회 주도권토론 중 김진태 의원에게 질의
보수의 대표로 뽑았던 분이 사실상 대통령을 하면서 국민 앞에 부끄러운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압도적 다수가 탄핵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보수 전체가 우리가 뽑았던 대표가 부끄럽게 되어 버렸죠.
2017.03.26 자유한국당 경선 KBS 토론회 중 사회자의 “보수가 위기인가”에 대한 답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춘향이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어서 국민이 분노한 것. 양박(양아치 친박)과 허접한 여자와 국정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니 제대로 될 수 있겠냐. / 잘못된 재판이지만 재심을 할 길도 없고 정치 재판이다. 승복 안 할 방법이 없다. 현 민주주의 제도 하에선 그건 받아들여야 한다.
2017.03.29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
그러나 홍 후보의 태도는 3월 31일을 기점으로 확연히 바뀐다. 바로 홍 후보가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시점이다.
탄핵 심판하는 것의 결정문을 한번 보십시오. 거기에 확정된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재판 중인 사항이죠. 재판 중인 사항을 갖다가 탄핵의 원인으로 삼았다는 겁니다.
2017.04.04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생방송 전화인터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보니 ‘저런 사람들이 재판관을 맡아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2017.04.05 한경 밀레니엄 포럼
정치권에서는 어느 야당중진의원의 3년에 걸친 기획탄핵설이 회자되고 있어 과연 박근혜 탄핵의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집권해야 이러한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2017.04.13 홍준표 개인 페이스북
탄핵 당시 경남도지사를 하고 있어서 (태극기 집회)에 나갈 수 없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동조할 수 없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서운하게 한 제 말에 대해서는 이해를 해주길 바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진실 여부는 우리가 이기면 바뀔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도 촛불시위가 영향을 줬다. 이 재판은 인민재판으로 자유민주주의의 법치를 지키지 않은 부끄러운 재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 투쟁에서 진 것.
2017.04.15 보수대통합결의대회
특히 15일 부산에서 열린 보수대통합결의대회에서의 홍 후보 발언은 헌재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당론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부끄러운 대통령이라고 했던 기존 홍 후보의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박근혜 정부와 차별성 있는 정부를 만들자던 입장에서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히자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한 대선 체제가 들어선 이후 자유한국당의 당론이 ‘탄핵 불복’으로 바뀐 것일까?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뉴스타파의 질문에 “헌법재판소의 인용결정을 수용하고 우리당의 책임을 다한다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당시의 당론은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홍준표 후보의 입장이 당론과 다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라 법리적 논쟁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법조인으로서 개인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진실이 바뀔 수 있다’는 발언 역시 법률 해석과 증거 채택 등 사법적 영역에 대한 차후 해석을 언급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홍 후보의 발언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 후보의 발언은 오히려 ‘사기탄핵’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탈당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출마한 조원진 의원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새누리당은 18일 “대선에서 이겨야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는 홍 후보 발언에 대해 논평을 내고 “홍준표 후보가 탄핵의 진실을 밝히려면 먼저 사기 탄핵에 앞장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공동선거 대책위원장의 자백부터 받아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더 네이션> ‘미국 언론 한반도 전쟁보도 선정적’ -팀 쇼락 기자 ‘미국 언론 부끄러워, 남북문제 보도 아주 나빠’ -미국 보도 역사적 맥락 고려지 않고 한국인 목소리 배제 미국의 좌파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즐겨 보는 미국의 진보 주간지 <더 네이션>이 17일 ‘In South Korea, War Hysteria Is Seen as an American Problem-전쟁 히스테리는 미국의 문제?’라는 제목의 팀쇼락 기자의 ...
참여연대, <박근혜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발간
2013.2~2017.3 검찰 주요 사건 81개와 청와대-검찰 관계 등 담아
공수처,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개혁 절실
<더 많은 사진이 보고싶다면 상단 사진을 클릭!>
오늘(4/3),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 빼앗긴 정의, 침몰한 검찰>(이하 <검찰보고서 종합판>)(총 428쪽)을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에는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3년 2월부터 박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3월까지 박근혜정부 4년간의 검찰의 실태가 기록되어 있다. 참여연대는 보고서에 지난 4년 동안 검찰이 다룬 주요 사건 81건을 수사책임자와 담당 검사들 명단과 함께 기록하고, 특히 그 중 15건은 검찰권을 오남용한 최악의 수사 사례로도 뽑았다. 청와대와 법무부·검찰과의 관계, 검찰 윤리와 검사 징계 현황 등도 기록하였다.
검찰보고서 종합판 발간을 맞아 오늘(4/3) 저녁 7시에는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 조국 서울대 교수, 김경진 국회의원(국민의당), 한겨레21 정환봉 기자가 출연하는 토크콘서트도 개최된다.
<박근혜 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은 모두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박근혜정부 4년, 검찰을 말하다]에서는 지난 4년의 검찰을 평가하는 주요 특징들을 담았다.
<종합평가 : 청와대만 바라보았던 박근혜정부의 검찰>편에서는 부패한 대통령과 탄핵사태의 배경에는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대통령과 청와대만 바라보는 정치검찰이 있었고 검찰은 권력 핵심층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는커녕 면죄부를 주는 역할에 충실했다고 진단했다.
참여연대는 박근혜정부 4년간의 검찰을 다음과 같이 6가지 방식으로 평가하였다. ▷권력에 굴종함으로써 권력부패의 공범이 된 검찰, ▷청와대에 완전히 장악된 검찰, ▷제 식구 감싸기에는 탁월함을 보여주었던 검찰, ▷박근혜정부 4년 동안 개혁된 게 없는 검찰, ▷그 와중에 법과 양심을 지킨 소신 있는 검사들도 있었던 검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했던 검찰로 평가하였다.
<박근혜 게이트와 검찰수사>편에서는 특검 출범 전 박근혜 게이트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남은 검찰 수사 과제를 짚어보았다.
<청와대와 법무부․검찰과의 관계>편에서는 청와대가 검찰을 장악하기 위해 검찰 출신들을 기용한 실태도 담았다. ▷김기춘, 우병우로 대표되는 ‘박근혜정부 역대 대통령비서실장 – 민정수석-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현황’, ▷18명 중 15명이 청와대 근무 후 검찰로 복귀한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 현황’을 담았다.
그리고 법무부의 탈검찰화 필요성을 보여주는 실태도 담았다. ▷검찰이 장악한 법무부 현황을 보여주는 ‘박근혜정부 기간 검사들이 맡은 법무부 보직 현황’이 수록되어 있다.
<검찰 윤리와 검사 징계 현황>편에서는 징계처분을 받은 검사 42명 현황과 징계하지 않고 사표 수리로 봐주기한 사건들을 기록하였다. 또한 박근혜정부 후반기에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온 검찰비리에서 제 식구 비리 감싸기 행태와 셀프개혁의 한계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검찰게이트 - 제 식구 봐주기와 셀프개혁의 한계, 전관비리 대책>편도 수록되었다.
[2부 검찰 주요 인사]에서는 2013년 2월부터 2017년 3월 사이의 ▷16개 검찰·법무 핵심 직책 인사, ▷검사장급 이상 검찰·법무 지휘부, ▷법무부, 대검, 서울, 인천, 수원지검 중간 간부급 인사내역을 기록하였다. 박근혜정부 출범부터 검찰과 법무부의 핵심 직책 인사와 검사장급 이상 지휘부, 주요 지검의 중간 간부급의 보직이동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주요한 사건을 맡았던 이들이 어떤 직책으로 이동하는지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3부 박근혜정부 검찰 주요 수사]에서는 2013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검찰이 수사하여 처분하였거나 아직 수사 중인 사건 중에서, 사회적 관심이 컸거나 수사 과정 및 결과에서 문제가 된 사건들 81건(2013년 29건, 2014년 19건, 2015년 23건, 2016년 20건, 중복 사건 10건)을 소개하고 있다. 각 사건에 대한 소개에 이어 수사 결과, 재판 결과를 담았으며, 특히 각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평가하고 수사를 맡은 검찰청 지휘부와 담당 검사 명단도 수록되어 있다.
참여연대는 검찰이 수사한 81건의 사건들을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는데, ▷집권세력 및 정부의 부패와 불법에 대한 부실 또는 면죄부 수사 사건 28건, ▷검찰 및 법조계 비리에 대한 부실 수사 사건 7건, ▷집권세력 및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수사 사건 26건, ▷기업비리 및 부당노동행위, 산업안전 관련 수사 사건 16건,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소신 있게 처리한 사건 1건, ▷ 기타 사건 3건으로 나누어 소개했다.
참여연대는 총 81건의 사건 중 검찰권을 오남용한 수준이 가장 심각한 최악의 사례 15건도 선정하였다. 이 사건들은 국민이 검찰에 부여한 권한을 국민의 뜻에 반하여 썼으며 그 결과 검찰의 존재의미를 부정한 검찰권 오남용의 대표사례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검찰의 권한 오남용 최악의 사례 15건은 다음과 같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박근혜 게이트 수사, ▷정윤회 국정개입의혹 문건 수사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 ▷청와대 관제시위 및 어버이연합 불법자금지원 수사 ▷경찰 물대포 직사로 인한 고(故) 백남기 사망사건 수사 ▷세월호참사 구조활동 민간잠수사 사망사건 수사 ▷김무성 등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및 무단공개 수사 ▷최경환 부총리 취업부정청탁 수사 ▷산케이 가토 지국장 세월호7시간 칼럼 수사 ▷세월호참사 부실구조활동 비판한 홍가혜씨에 대한 수사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자 및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수사 ▷2016총선넷 유권자운동에 대한 수사 ▷이석수 특별감찰관 찍어내기 수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초안관련 참여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김하영씨 ‘셀프감금’ 야당의원 수사이다.
참여연대는 구체적인 기록을 토대로 정치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바로 세우는데 기여하기 위해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수사권, 기소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형집행권 등 사법절차와 관련하여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검찰을 개혁하고 검찰권을 재조정하지 않는 한 제2의, 제3의 박근혜 게이트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 법무부 탈검찰화는 당장 실현되어야 하며, 지방검찰청장(검사장) 주민직선제도 시행되어야 함을 참여연대는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9번째로, 참여연대는 2009년 3월에 <이명박 정부 1년 검찰보고서>를 발행한 후 매년 검찰보고서를 발간해왔다. 과거 발간한 검찰보고서는 참여연대 홈페이지 <자료실-발간자료>에서 내려받기 할 수 있다. 검찰보고서에서 다룬 사건들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2013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그 사건 그 검사 DB> 웹페이지에도 수록된다.
이번에 발간하는 <박근혜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은 자성과 혁신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의 검사 2000여명에게 각 1권씩 보내고 국공립도서관이나 25개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도서관 등에도 보낸다. 참여연대는 작년 11월부터 보고서 3천권 인쇄와 발송비를 마련하기 위해 소셜펀딩 온라인플랫폼 ‘같이가치 with Kakao’에서 모금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모금캠페인에는 5,905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시민들이 후원한 6,825,000원은 보고서 인쇄 및 발송비로 사용된다.
<박근혜 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 빼앗긴 정의, 침몰한 검찰> 목차
일러두기
1부 : 박근혜 정부 4년, 검찰을 말하다
1. [종합평가] 청와대만 바라보았던 박근혜정부의 검찰
2. [정치검찰①] 청와대와 법무부·검찰과의 관계
3. [정치검찰②] 박근혜 정부 최악의 검찰권 오남용 사건 15선
4. [정치검찰③] 박근혜 게이트와 검찰수사
5. [검찰비리①] 검찰 윤리와 검사 징계 현황
6. [검찰비리②] 검찰게이트 - 제 식구 봐주기와 셀프개혁의 한계, 전관비리 대책
2부 : 검찰 주요 인사 (2013.2.∼2017. 3.)
1. 16개 검찰·법무 핵심 직책 인사
2. 검사장급 이상 검찰·법무 지휘부
3. 검찰 중간 간부
3부 : 박근혜 정부 검찰 주요 수사 (2013. 2 ∼ 2017. 3)
<집권세력 및 정부의 부패와 불법에 대한 부실 또는 면죄부 수사>
1.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박근혜 게이트 수사
2. 정윤회 국정개입의혹 문건 수사
3. 우병우 민정수석의 개인비리 및 박근혜 게이트 관련 의혹 수사
4. 청와대 관제시위 및 어버이연합 불법 자금 지원 의혹 수사
5.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한 국민연금공단 배임 혐의 수사
6. 금품 수수 의혹 여권 실세 8인 ‘성완종 리스트’수사
7. 경찰의 물대포 직사로 인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수사
8. 4.16 세월호 참사 책임규명 수사
9. 세월호 참사 구조활동 중 민간잠수사의 사망 사건 수사
10.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세월호 참사 보도통제 의혹 수사
11. 김무성·서상기·권영세 의원 등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과 무단공개 수사
12.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중소기업진흥공단 취업 부정청탁 의혹 수사
13. 김무성 의원의 자녀 교수 채용 특혜 의혹 수사
14. ‘친박실세’ 윤상현·최경환·현기환의 국회의원 공천개입 수사
15. 청와대, 서별관회의 통한 대우조선해양 자금 지원 강요 사건 수사
16. 김진태 의원의 허위사실유포 선거법 위반 수사
17. 박원순 제압, 반값등록금 차단 등 국정원의 정치공작 문건 수사
18. 국정원 및 검찰의 서울시 공무원 유모씨 간첩조작사건 수사
19.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을 통한 국민사찰 의혹 수사
20 ‘좌익효수’ 등 국정원 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 수사
21.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등의 국정원 대선개입혐의 은폐에 대한 수사
22.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 위한 청와대, 국정원의 개인정보 불법조회 수사
23. 이명박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비리수사
24.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일가 배임혐의 수사
25. 이명박 전 대통령 등 4대강 사업 책임자 수사
26. 교통용 CCTV로 집회 감시촬영한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
27. 금융감독원의 경남기업 워크아웃 특혜 의혹 수사
28. 김재철 MBC 사장 배임 혐의 수사
<검찰 및 법조계 비리에 대한 부실 수사>
29. 홍만표 전 검사장의 전관비리 의혹 수사
30. 정운호 원정도박 사건 관련 법조비리 수사
31. 100억 원 대 주식 뇌물수수 등 진경준 검사장 비리 사건 수사
32. 김형준 부장검사 뇌물성 자금 수수 및 사건 청탁 의혹 수사
33.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혐의 수사
34. 이진한 검사의 여기자 성추행 혐의 수사
35.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횡령 혐의 수사
<집권세력 및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수사>
36. ‘세월호 7시간’ 칼럼 산케이신문 가토 지국장에 대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수사
37. 안도현 시인의 박근혜 대선 후보 의혹제기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38. 박근혜 대선후보 관련 의혹제기‘나꼼수’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39. 박근혜 대통령 비판한 시민에 대한 명예훼손 및 집시법 위반 혐의 수사
40. 2015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자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수사
41.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추모 집회 주최자에 대한 수사
42.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의 부실한 구조활동 비판한 시민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수사
43. 태극기 불태운 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자에 대한 국기모독죄 혐의 적용 수사
44. 2016총선넷 유권자운동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45. 청년유니온의 최경환 의원 공천반대 1인시위 수사
46. 용산참사 유가족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 낙선운동 수사
47. 시민의 투표독려 글 관련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48.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비판 트윗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49. 인터넷게시판 게시물을 빌미삼은 전교조와 전공노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
50.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 감찰하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정보누설혐의 수사
51.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초안에 대한 대통령기록물법 적용 수사 (2013)
52. 민변 소속 변호사 공무집행방해 기소 및 징계 요구 사건
53 과거사 사건 수임 민변 변호사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54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혐의 적용 수사
55 북한 관련 토크콘서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 수사
56 대선불법행위 국정원 직원 ‘셀프감금’관련 야당 의원에 감금죄 적용 수사
57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방해 폭로한 권은희에 대한 모해위증혐의 수사
58. 국정원 대선개입 폭로한 퇴직 국정원 직원에 대한 국정원직원법 위반혐의수사
59. 국정원 대선개입 비판한 현수막 게재 등 공무원 노조 간부에 대한 수사
60. 다음카카오 대표에 대한 음란물 차단 미조치 혐의 적용 수사
61.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 집시법 위반 관련 카카오톡 개인정보 과잉 수사
<기업비리 및 부당노동행위, 산업안전 관련 수사>
62.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수사
63. 삼성 노조 와해 전략 문건 수사
64.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수사
65.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직원 사찰 및 노조활동방해 혐의 수사
66.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 수사
67.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
68.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
69.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인 효성그룹 총수일가의 탈세 수사
70. CJ 이재현 회장 탈세 및 전군표 전 국세청장 뇌물수수 수사
71. 동양그룹 부실 기업어음(CP) 발행 사건 수사
72. 쌍용자동차 회계조작 의혹 수사
73. 4대강 사업 관련 건설사 담합행위 수사
74. 납품비리, 시험성적서 위조 등 원전 비리 수사
75. KT 이석채 회장 배임혐의 수사
76.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 차명계좌 비리 등 수사
77.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 업무상 배임 수사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소신 있게 처리한 사건>
78. 국정원 18대 대통령선거 불법개입 수사
<기타>
79. 수원대 이인수 총장 교비 횡령 등 비리 수사
80.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 관련 수사
81. 남양유업의 대리점 부당 밀어내기 수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규제프리존특별법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대선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규제프리존특별법은 대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박근혜가 서른여섯 차례나 통과를 주문한 법안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규제프리존법의 취지는 비수도권 지역이 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지역마다 제한적으로 규제가 완화되기 때문에 의료 공공성 훼손이 우려될 수 있는 부분을 삭제하면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 하고, 기획재정부는 “시·도지사와 지자체 공무원이 실질적으로 추진단을 형성하게 될 것이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배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프리존이 대기업 위주로 운영될 것이란 지적은 과도한 추측”이라고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부정적 측면을 무마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나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의료 공공성 훼손 부분만 삭제하면 괜찮고, 대기업 위주로 운영될 것이라는 지적은 과도하다는 주장은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문제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용어조차 생소해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내용을 잘 알기 어려운 국민들을 호도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의 성격이 무엇이며 또 어떠한 문제점을 지닌 법안인지 논의하는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대한민국 5년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문득 4년 전 겨울이 떠올랐습니다. 2012년 박근혜 후보 역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수많은 공약을 내놨습니다. 어떤 정치인 보다 신뢰와 약속의 정치를 강조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찬조연설에 나선 이들도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 박근혜 씨가 자신들의 삶을 바꿔줄 것이라며 그가 제시한 공약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죠. 4년 전 스스로 한 찬조 연설의 내용을 어떻게 회상할까요? 또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진은 박근혜 후보의 찬조연설을 했던 이들을 만났습니다.
40년 넘게 의류업체를 경영해 온 박근규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라디오 찬조연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박근혜 후보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문제 등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가 했던 라디오 찬조연설의 일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동대문에서 의류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박근규입니다.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구호만이 아닌 실체적 실천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박근혜 후보입니다. 무엇보다도 박근혜 후보는 어린 나이 때부터 하면 된다는 신념을 심어주고 그 열매를 보여줬던 박정희 대통령 옆에서 배우고 몸으로 익혔기 때문입니다.
2012년 당시 박근규 씨의 박근혜 후보 지지 찬조연설 中
그를 장안동 의류업체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 박 씨의 회사 운영은 더 팍팍해졌다고 합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진 이후 매출은 해마다 20%씩 감소했다고 말합니다. 창고에는 팔다 남은 재고들이 2년 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박 씨는 2012년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찬조연설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찬조연설을) 괜히 했다 싶죠 내가 우리 조합원들한테도 자랑해놓고 그게 조금 반영이 됐으면 내가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있는데) 나는 뭐 변명할 여지가 없더라고요 . 공약을 하고 또 우리한테 약속도 했는데 대통령되고 나니까 이게 어디로 갔는지 우리도 만나 뵙기도 어렵고…
박근규 한국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 박근규 씨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직후 당시 박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지금 박근규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진열대가 아닌 서랍 안에 넣어두고 있었다.
경북 안동시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농민 고태령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를 고사하는 그를 수차례 설득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32세의 젊은 농민으로 박근혜 후보의 라디오 찬조연설을 했습니다. 박근혜 캠프 측 작가와 찾아와 찬조연설을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꽁꽁 얼어붙어 있는 우리 농어민들의 마음을 녹여주고시급한 농어촌 문제를 해결할 지도자가 박근혜 후보라는 것을 말씀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약속을 지키는 박근혜 후보가 우리 농어촌의 희망을 되찾아 줄 것을 믿습니다.
2012년 당시 고태령 씨의 박근혜 후보 지지 찬조연설 中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라디오 찬조연설을 한 고태령 씨
당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봤던 고 씨는 시급한 농어촌 문제를 해결할 적합한 후보라고 판단해 용기를 내 찬조연설에 나섰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농가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재 농산물 가격의 수익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지금 주변사람들로부터 돌아오는 건 ‘너 때문에 나라가 망하겠다’라는 차가운 반응도 있다고 합니다. 탄핵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실제로 달라진 게 없는 지난 4년, 공약과 약속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농부에게 정치는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구를 뽑아서 그걸(공약을) 다 지켜주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때의 상황도 있고 하다보니까 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이해를 하는데 아쉬움이 너무 많죠.
고태령 / 농민,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찬조연설
국민들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택할까요? 지난 4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국민들은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보다는 인물됨과 능력 등을 먼저 보고 후보 선택에 필요한 정보의 절반 가까이를 텔레비전을 통해 얻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각 대선 캠프는 후보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매체를 적극 활용해 유권자의 표심을 잡으려 합니다. 이른바 이미지 선거입니다. 박근혜는 이미지 정치를 잘 활용한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취재팀은 정치 광고의 ‘달인’ 변추석 교수도 만났습니다. 변교수는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에서 핵심 직책인 홍보본부장을 지냈습니다. 텔레비전, 지면 광고, 로고까지 박근혜 후보의 홍보이미지를 총괄했습니다. 변 교수는 자신이 기획했던 박근혜 정치 광고를 다시 보면서 조금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정치광고, 변 교수는 “상처”편 광고를 최고의 정치광고로 꼽았다. 커터칼 사건을 활용한 광고는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러한 홍보 전략은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체화 시켰다.
대통령 후보는 나라를 이끌어갈 비전과 방향을 공약집을 통해 국민에게 알립니다. 조기대선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집 공개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다음 선거에서 이 정치 세력을 재고용할 것인지 해고할 것인지의 가장 중심이 약속입니다 . 선거에서 공약이 얼마나 외국 서구 선진국에서는 중요시 다뤄지냐면요. 영국 같은 경우에는 총리의 공약집이 나오면 다음 날 주가가 출렁거립니다 .그만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아직 우리 한국의 선거는 ‘선거 때는 무슨 말을 못 하겠느냐’라고 하는 게 현직 대통령의 발언이기도 했습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
각 후보들은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어 갈 진짜 대통령은 자신이라고 주장합니다. 단순한 이미지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찬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 많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조기대선을 이룬 우리는 또 한번의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공약은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과의 약속이 될 수 있을까요?
2016년 10월 29일 광화문. 5만여 명의 시민들이 처음으로 촛불을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주말 촛불집회는 100만을 넘어서 230만명까지 늘어났고, 4월 29일 23차 집회까지 연인원 천 7백만 여명이 참가했다.
이 많은 국민들이 광장에 모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떨어진 국격,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상처입은 자존감 때문이었다. 촛불의 염원과 국민적 분노는 박근혜 탄핵과 구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 그리고 5월 9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이끌어냈다. 특권과 반칙으로 대표되는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라는 임무가 정치권에 부여됐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는 시대착오적인 이념논쟁과 편가르기, 색깔론으로 오염되고 말았다. 지상파 방송 등 주요 언론들도 정치 세력의 확성기 노릇을 하며 이번 대선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주권자는 국민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번 대선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 다시금 광장에서 외쳤던 염원과 새로운 국가 건설의 희망을 되살리는 것, 그것은 바로 투표다. 이제 투표가 곧 촛불이다.
2일, 중앙선관위 주최 마지막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저는 향후 10년 이내에 OECD 평균 수준의 삶의 질, OECD 평균 수준의 복지를 이뤄내겠다”면서 “문 후보는 복지국가의 비전과 목표가 어떻게 되냐”고 질문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해 “심 후보의 공약처럼 급격하게 연간 70조원이나 증세해서 우리가 늘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마련할 수 있는 재원 범위 내에서 그렇게 접근해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로 내세운 것이 ‘이명박근혜 복지 후퇴론’이다.
문재인: 복지가 시작된 게 김대중 정부부터였다. 그 다음에 노무현 정부 때 더 늘렸고. 그런데 그런 속도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유지됐으면 심 후보 말처럼 향후 10년 내에 OECD 평균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복지가 오히려 거꾸로 가 버리지 않았나. 욕심은 굴뚝같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약할 수밖에 없다.
각 정부의 복지지출 규모를 측정하는 단위로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복지지출(SOCX, social expenditure)’이 있다. 이 수치는 국내총생산이 100이라면 사회복지 분야에 쓰는 돈이 얼마인지를 나타낸 것이다. 사회복지지출은 사회적 위험에 직면한 개인을 위한 사회적 급여(현금, 재화, 서비스)나 재정적 지원을 말하는 것으로 공공복지지출과 민간복지지출로 구분된다.
사회복지지출 꾸준히 늘었지만…OECD 국가 최저 수준
보건복지부가 2014년에 낸 ‘한국의 사회복지지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 복지지출 비율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5.7%에서 꾸준히 늘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8.25%에서 박근혜 정부의 2014년 10.51%로 증가했다.
특히 GDP대비 공공부문 지출의 경우에도 2000년 28.8조원(GDP 대비 4.53%)에서 꾸준히 우상향해 2014년 144.0조원(GDP 대비 9.69%)으로 늘어났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을 비롯한 사회보장제도의 도입이 늘면서 국민복지 수준의 향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은 OECD에서 조사대상국 28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평균(21.6%)의 절반에 그친다. 심상정 후보는 OECD 평균 수준인 10년 후에는 20%로 늘리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총 170조원을 사회복지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전체 예산 중 복지 예산도 꾸준히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복지 예산(보건·고용·복지 분야)은 2014년에 100조 원을 넘어섰고, 2017년에는 130조 원에 이른다. 박근혜 정부는 영·유아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문재인 후보의 말처럼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복지가 거꾸로 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박근혜 정부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복지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은 있다. 국가 재정 전문연구소인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10년간 사회복지예산 부문별 변화 분석’을 보면 2017년 복지 예산에서 기초생활급여·의료급여·영·유아 보육료·가정양육수당 등의 주요 사회복지예산은 36조 원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이 45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는 10년간 사회복지예산 증가율이 2014년 15.1%에서 2015년 12.0%, 2016년 4.7%, 올해 3.6% 등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주요사회복지예산이 줄어들면서 소득 하위계층 등에서 사각지대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드디어 대통령 선거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촛불이 만들어낸 대선이었는데, 과연 촛불을 든 시민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이번 선거기간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 이후에도 유권자의 정치적 자유를 제약하는 선거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개정요구의 목소리는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보통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형사재판과 헌법소원이 뒤이어 제기됩니다. 선거법의 해석, 적용과 위헌성 판단은 선거법 그 자체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우리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과연 이전에 국민들의 선거권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결정을 내려왔을까요? <선거와 정치적 자유>를 주제로 한 판결비평칼럼을 통해 확인해봅니다.
<선거법 특집 ①> 군대 가고 공무원도 하는 18세, 투표는 왜 안 되지?
<선거법 특집 ②> 후보와 정당을 말하지 않고 '정책'선거가 가능할까
<선거법 특집 ③> 언론인과 사회복무요원은 국민이 아닌가
<선거법 특집 ④> 온라인 선거운동 규제의 전환점, 한정위헌결정 <선거법 특집 ⑤> 후보자 검증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선거에서 후보자의 공직적격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자질, 도덕성 등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런데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는 공직선거법상 낙선을 목적으로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허위사실공표죄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를 “비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후보자비방죄로 처벌될 수 있다(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제251조).
이 두 규정, 즉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에 대한 중요한 판결로 시인이자 대학교수인 안도현에 대한 판결을 살펴보자.
2.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가 무죄를 받기까지
안 시인은 2011. 10. 30.경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에서 ‘문화재청 관리기록상 청와대가 소유자로 되어 있는 안중근의사의 유묵이 현재 청와대에 있지 않고 소재를 알 수 없다’는 내용의 방송을 보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한 결과, 박근혜 18대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 사후 청와대를 나오면서 당시 청와대에 있던 유묵을 가지고 나와 소장하여 왔던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안 시인은 ‘박 후보가 직접 유묵의 행방에 관하여 책임 있게 해명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박 후보가 도둑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차례 게시하였다.
검사는 안 시인이 ‘박 후보가 안중근 이사의 유묵을 훔쳐서 소장하고 있거나 유묵 도난에 관여하였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후보자를 비방하였다는 이유로 안 시인을 기소하였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제1심에서 배심원은 전원일치로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 모두 무죄로 평결했지만, 법원은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서는 무죄, 후보자비방죄는 유죄라고 판단하면서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다. 후보자비방죄에 대해서는 배심원 평결과 달리 유죄라고 판단하면서도 선고를 유예한 이유로 ⅰ) 대선 후보 자격 검증이라는 공익목적은 명목상 동기에 불과하고 낙선시킬 목적으로 박 후보를 비방한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 ⅱ) 이 사건은 법리적 쟁점이 많아 법률전문가가 아닌 배심원들이 판단하기 어렵고, 사안의 성격상 정치적 입장, 지역의 법감정, 정서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 배심원 평결이 법관의 법적 평가를 기속할 수 없다, ⅲ) 따라서 배심원 평결은 양형에 한해서만 사실상 기속력을 가지므로 절충적으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항소심은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서는 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무죄라고 판단하였고, 후보자비방죄에 대해서는 해당 표현이 ‘비방’에는 해당하나 피고인으로서는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과 피고인의 의혹제기가 박 후보의 공무담임 적격성을 검증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다시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무죄가 확정되었다.
해당 사건에서의 쟁점은 여러 가지이나 글의 성격과 지면의 제약상 아래에서는 허위사실공표죄 및 후보자비방죄에 위헌성은 없는지, 합헌이라고 하더라도 해석·적용상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및 그러한 기준에 의할 때 1심 및 항소심 판결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에 관해 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3. 허위사실공표죄의 위헌성 및 적용상 한계
허위사실공표죄는 선거와 관련하여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행위를 규제하므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유권자의 알 권리를 직접적으로 제약한다. 그런데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헌법적 보호의 필요성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위사실과 진실인 사실은 서로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그 구별이 언제나 간단한 것은 아니며 역사상 허위라고 여겨진 사실이 사후에 진실로 밝혀지거나 그 반대인 경우도 많이 있다. 그리고 제기된 의혹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된 일반 유권자에게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차단하는 위축효과를 초래한다. 우리 헌재도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허위사실공표를 형사처벌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공인에 대하여 “실제적 악의”(actual malice), 즉 그것이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knowingly), 또는 중요한 사실에 대한 비상식적인 무시(reckless disregard of material facts) 속에서 허위의 진술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를 받는다는 판례가 확립되어 있다. 더 나아가 선거에서 설령 허위진술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법원이 나서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며 선거와 정치적 자유를 근본적으로 제약할 수 있으므로 그에 대한 규제는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정립해 가고 있다.
반면 우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단순히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처벌하고 있는바 법조문의 표현 자체가 매우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위헌의 소지가 매우 크다. 따라서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대법원은 후보자에게 위법이나 부도덕함을 위심케 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 그에 관한 공적 판단이 있기 전이라도 의혹제기가 쉽게 봉쇄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의혹사실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가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하고, 소명자료에 의하여 제기한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유죄의 입증책임을 검사가 진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무너져 버리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허위성에 대한 피고인의 소명부담은 검사의 입증책임보다 그 양과 질에 있어서 반드시 가벼워야 한다. 피고인이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제출한 자료가 구체성이 없는 막연한 내용에 불과한 경우에만 소명의무를 다 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허위사실임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유권자를 기망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을 공표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1심은 ‘박근혜후보가 안중근의사의 유묵 도난에 관여하였다거나 도난된 유묵을 소장하였다’는 사실은 진위불명의 사실로서 의혹을 제기하는 피고인이 해당 사실이 진실하다는 점을 소명하여야 하는데 피고인이 이를 소명하지 못하였으므로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허위에 대한 인식이 없어 결과적으로는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의혹을 제기하는 자의 의혹사실의 존재에 대한 소명의 부담을 검사의 유죄입증책임과 동일한 수준으로 본 것이다. 반면 항소심은 의혹을 제기하는 자가 그 의혹사실의 존재에 대한 소명책임을 진다는 대법원 판례를 따르면서도 피고인이 의혹을 제기하게 된 경위와 동기, 피고인의 소명 및 검사의 수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위성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라고 하였다. 무죄라는 결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지만 1심은 검사의 입증책임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무시하고 피고인에게 과도한 소명부담을 지운 반면 항소심은 그 오류를 시정한 것이다.
4. 후보자비방죄의 위헌성 및 적용상 한계
후보자비방죄는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 등을 비방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그런데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외국의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법원은 ‘비방’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헐뜯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석하더라도 ‘비방’의 의미가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비판행위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후보자의 정책에 대한 평가나 의혹제기, 진실로 밝혀진 것들에 대한 공표조차 봉쇄당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후보자비방죄에 대해서도 엄격하고도 제한적인 해석과 적용이 요구된다.
특히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ⅰ) 적시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하고, ⅱ)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ⅲ)행위자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다는 동기에서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처벌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1심은 배심원의 전원일치 무죄평결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면서 피고인이 제기한 의혹이 진실인지, 진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고, 별다른 논증 없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통령 후보 자격 검증이라는 공익목적은 명목상 동기에 불과하다고 단정하였다. 그러면서 배심원이 법리적 사안에 대한 판단을 잘 하지 못할 것이라거나 편향된 판단을 할 것이라는 법관의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 시민의 건전한 상식과 토론에 기초하여 유무죄를 판단하자는 국민참여재판의 입법취지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5. 결론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와 비판을 봉쇄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고, 후보자의 공직적격에 대한 검증을 방해하여 자격없는 대표자가 선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는 폐지 내지 개정하여야 하고 존속할 경우 항소심처럼 엄격하고도 제한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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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희, ‘국민참여재판법 개정안의 개선방안 - 배심원 평결의 기속력을 중심으로 -’,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3호, 201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규제프리존특별법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대선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규제프리존특별법은 대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박근혜가 서른여섯 차례나 통과를 주문한 법안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규제프리존법의 취지는 비수도권 지역이 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지역마다 제한적으로 규제가 완화되기 때문에 의료 공공성 훼손이 우려될 수 있는 부분을 삭제하면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 하고, 기획재정부는 “시·도지사와 지자체 공무원이 실질적으로 추진단을 형성하게 될 것이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배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프리존이 대기업 위주로 운영될 것이란 지적은 과도한 추측”이라고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부정적 측면을 무마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나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의료 공공성 훼손 부분만 삭제하면 괜찮고, 대기업 위주로 운영될 것이라는 지적은 과도하다는 주장은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문제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용어조차 생소해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내용을 잘 알기 어려운 국민들을 호도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의 성격이 무엇이며 또 어떠한 문제점을 지닌 법안인지 논의하는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UN. 한일 양 정부에 ‘위안부 합의’ 개정 권고 – 배상 포함 같은 일 재발되지 않을 권리 보장되어야 – 문대통령, 기존 합의 정서적 수용 어렵다 입장 밝혀 – 일본, 강제력 없다는 이유로 권고안 거부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일본과 한국이 2015년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 합의는 “세계대전 중 성노예로 끌려갔던 현재 생존해있는 피해자들에게, 재정적 보상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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