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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들을 은밀하게 숨겨주는 모색 폰세카의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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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들을 은밀하게 숨겨주는 모색 폰세카의 속임수

익명 (미확인) | 수, 2016/04/06- 07:00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는 CIA 정보원이나 첩보 세계 관련자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작성 : 윌 피츠기번(Will Fitzgibbon)

재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1996년 8월의 어느 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캔자스 시티에 위치한 웨스틴 크라운 센터 호텔의 한 연회장을 찾았다. 선거 자금 25만 달러가 달린 행사 때문이었다. 그날의 주인공은 클린턴의 든든한 후원자 파하드 아지마(Farhad Azima). 아지마를 향해 서 있던 클린턴을 시작으로 참석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이란 출신의 미국 전세 항공사 대표인 파하드 아지마는 미 행정부의 오랜 후원자다. 1995년 10월부터 1996년 12월 사이 백악관을 총 10회 방문했고, 대통령과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1999년 12월 힐러리 클린턴이 상원 의원직에 출마하자 후원 행사를 열어 40명의 참석자들로부터 2,500 달러의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아지마의 민주당 기금모금 활동 덕분에 후일 그의 이력에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기에 이르렀다.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스캔들 ‘이란-콘드라(Iran-Contra)’사건으로 아지마 역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다.

1980년대 중반, 레이건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인 인질 7명의 석방을 돕기 위해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고 그 이익으로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을 지원했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1985년에 아지마의 회사의 보잉 707기가 23톤에 달하는 군사 장비를 이란으로 운반했다. 그는 해당 비행기는 물론이고 그러한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ICI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란-콘트라 사건과 무관하다”고 답했다. 또한, “미국 내 모든 관련 기관에서 이미 조사를 받았고, ‘관련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사법 당국이나 규제 당국은 헛수고를 했고, 낚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enutsche Zeitung, SZ), 언론 파트너가 함께 입수한 문건에는 미국에서 가장 화려한 정치 후원자 중 한 명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이란-콘트라 사건 관련자이기도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아드난 카쇼기(Adnan Khashoggi)의 역외 거래 관련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1997년부터 2015년 말 사이 작성된 1,100만이 넘는 문건에는 파나마 국적의 기업 Mossack Fonseca(MF)의 내부 활동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MF는 기업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합법적인 기업 활동과 은밀한 첩보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데 전문성을 자랑하는 파나마 법률 회사다.

스파이들의 역외 거래 활동

이번 문건은 전직 CIA 요원과 무기 거래상들이 개인적, 사적 이익을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하는지에 대해 수백 건의 세부 사항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또한, 첩보 국장, 비밀 요원, 정보원 등 CIA와 다른 정보 기관에서 활동하던 기간이나 그 이후에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했던 수 많은 인물들의 활동 상황도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

조지아대 로흐 K. 존슨 교수는 페이퍼 컴퍼니의 위장과 관련해 “자신이 스파이임을 밝히고 활동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때 미국 정부정보활동조사특별위원회(속칭 ‘처치위원회 (Church Committee)’)의 자문을 역임했던 존슨 교수는 수십 년간 CIA의 위장 기업(front company)을 연구했다.

이번 문건에 포함된 MF의 고객 가운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1대 정보 국장 셰이크 카말 아드함(Sheikh Kamal Adham)과 콜롬비아의 퇴역 육군 소장 리카르도 루비아노그루트(Ricardo Rubianogroot), 그리고 의사에서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의 정보 국장으로 변신한 엠마누엘 느다히로(Emmanuel Ndahiro) 준장(Brig. Gen.)도 포함되어 있다. 셰이크 카말 아드함은 미국 상원위원회에서 “1960년대 중반부터 1979년까지 CIA의 중동 지역 주요 소식통”으로 언급된 인물로 후일 미국의 은행 스캔들에 연루된 여러 페이퍼 컴퍼니를 소유했었고, 전직 콜롬비아 항공정보국장이기도 한 엠마누엘 느다히로는 항공 물류 기업의 주주였다.

아드함은 1999년 사망했고, 느다히로는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루비아노그루트는 항공 전자기기 회사(미국) 매입을 위해 설립된 West Tech Panama의 소주주였음을 자신이 ICIJ 파트너와 콜롬비아 탐사 보도 기관 Consejo de Redaccion에 확인시켜 주었다. 현재 이 회사는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다.

MF는 “우리는, 신규•예비 의뢰인에 대해 우리 업계가 준수해야 하는 현 규정과 기준보다 훨씬 철저한 실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의뢰인 상당수는 주요 중개 은행(correspondent banks)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로펌, 금융기관을 통해 확보하고 있으며…따라서 신분이나 자금 출처에 대한 증빙서류 제공을 꺼리거나 그러한 서류 제공이 불가한 개인, 기관 등의 의뢰인과는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한편, 스파이 세계를 모방한 사례도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위장 기업을 설립하려는 의뢰인을 대신해 한 금융 관계자가 MF에 보낸 2010년도 서신에는 “회사 이름을 ‘글로벌보험서비스(World Insurance Services Limited)’나 007영화에 등장한 ‘유니버셜무역회사(Universal Exports)’로 했으면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유니버셜무역회사는 이언 플레밍의 소설 “제임스 본드”에 등장하는 영국 첩보국의 위장 기업이다.

문건에 따르면, MF는 007 시리즈 제목과 악당의 이름을 따서 ‘Goldfinger,’ ‘SkyFall,’ ‘GoldenEye,’ ‘Moonraker,’ ‘Specgre,’ ‘Golfeld’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고, 심지어는 ‘Octopussy’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해 달라는 요청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뢰인 중에는 실명이 오스틴 파워(Austin Powers), 잭 바우어(Jack Bauer, 유명 미국 드라마 ‘24시’ 주인공)인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후자의 경우 그 이름은 의뢰인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했던 직원이 우연히 해당 의뢰인을 술집에서 만나서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첩보 활동과 MF의 연계는 허구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항공업계

문건에 따르면, 당시 60개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한 전세 항공사를 운영하던 파하드 아지마는 2000년에 MF와 함께 지사 형태의 첫 페이퍼 컴퍼니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했다. 회사명은 ‘ALG (Asia & Pacific) Limited’ 였다.

한편, MF는 2013년이 되어서야 아지마와 CIA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당시 의례적인 신설 기업 주주에 대한 배경 조사 과정에서 아지마의 CIA 연루설 관련 기사를 발견한 것이다. MF 직원들이 찾아낸 온라인 기사에는 그가 리비아로 무기를 밀매한 전직 CIA 요원에게 “항공•물류 서비스를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그와 관련해서 CIA로부터 아지마를 “건들이지 말라(off limits)”는 경고를 받았다는 FBI 요원의 증언이 담긴 기사도 있었다.

MF가 아지마의 대리인에게 신원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지마는 이후에도 MF의 의뢰인으로 남았고, 그와 관련해 놀라운 일들은 계속됐다.

MF가 호셍 호사인푸아(Hosshang 호사인푸아)와 CIA 간의 유착 관계에 대한 온라인 문서를 발견한지 1년 뒤, 미 재무부가 그를 수천만 달러가 경제 재제를 받던 이란의 국내 기업으로 흘러가는 것을 도운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문건에 따르면, 2011년에 조지아(옛 그루지아)의 한 호텔을 매입하려 했던 기업의 내부문서에도 아지마와 호사인푸아의 이름이 등장했다. 같은 해 재무부 관계자들이 호사인푸아가 플라이조지아(FlyGeorgia)라는 민간 항공사를 공동으로 설립한 뒤, 또 다른 두 명과 함께 이란으로 수백만 달러를 빼돌리기 시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와 관련해서 3년 뒤에 처벌을 받았다.

호사인푸아는 2011년 11월부터 시작해 잠깐 동안만 유라시아 호텔 홀딩스(Eurasia Hotel Holdings Limited)의 주식을 보유했다. 그런데, 행정팀에서는 MF측에 호사인푸아는 회사와 관련이 없으며 그가 보유한 주식은 ‘행정 착오(administrative error)’로 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상호를 ‘유라시아 항공 홀딩스(Eurasia Aviation Holdings)’로 변경한 뒤, 회사 전용기(Hawer Beechcraft 400XP)를 162만 5천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밝혀 졌다.

아지마는 그 회사는 단지 전용기 구입을 위한 이용된 것일 뿐, 호사인푸아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ICJI에 해명했다.

또한, 당시 구입한 전용기의 사용지가 미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국에 등록할 필요가 없었고, 회사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것은 세금 문제 때문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나는 세금이란 세금은 모두 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호사인푸아에게서는 아무런 언급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13년 법적 처벌을 받기 전 이루어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란과의 관계를 적극 부인하면서 “법적 조치를 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MF의 내부 문건에서 발견된 CIA와의 커넥션과 관련해 눈에 띄는 인물로 로프튀르 요한슨(Loftur Johannesson)도 있다. 올해 85세인 그는 아이슬랜드의 수도 레이캬비크(Rekyavik) 출신이다. 70년대와 80년대 CIA와 함께 일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반공 무장 단체에 무기를 공급한 인물로 책이나 신문에서 흔히 등장하고 있다. CIA를 위해 활동한 대가로 받은 돈으로 바베이도스에서는 저택을 프랑스에서는 포도 농장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 졌다.

요한슨이 MF의 내부 문서에 등장한 것은 2002년도로 첩보원 활동에서 은퇴한 지 한참이 지난 뒤였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파나마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 최소 4곳과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런던의 웨스터민스터 사원 뒤쪽 지역과 바베이도스 수변 단지 등에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 지역의 주택의 매매가는 한 채에 3,500만 달러에 이른다. 2015년 1월에는 MF서비스 대가로 수천 달러를 지불했다.

“요한슨씨는 항공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적인 사업가다. 그가 정보 기관을 위해 일을 했었을 것이라는 ICJI의 주장을 단호히 일축했다”고 대변이 ICJI에 전했다.

요원 ‘로코 & 008’ = 페이퍼 컴퍼니 설립 면허?

이란-콘트라 스캔들과 연루된 또 다른 인물로 아드난 캬쇼기(Adnan Khashoggi)를 들 수 있다. 아드닌 캬쇼기는 한 때 세계 최고의 ‘사치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우디의 억만장자다. 1992년도 상원 보고서(공동 작성자- 존 케리 상원의원)에 따르면, 국제적인 무기 중개상이었던 그는 1970년대 미국과 사우디간에 있었던 수백만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 협상을 이끌었고 이란과의 무기(총) 거래가 “미국 정부에 유리하도록 이끈 핵심 인물”이었다.

카쇼기의 이름이 MF 문건에 처음 등장한 것은 그가 ISIS Overseas S.A라는 파나마 회사의 대표로 취임했던 1978년이다. MF와의 비즈니스는 대부분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이루어졌고, 적어도 4개 이상의 회사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MF의 문건에는 카쇼기가 소유한 회사들의 설립 목적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중 두 곳 (Propicterrain S.A.와 Beachview Inc.)은 스페인과 카나리아 제도(the Grand Canaries islands)의 주택 담보대출 (mortgages for homes)과 관련이 있었다.

카쇼기가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대통령이 수백만 달러를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도운 혐의로 기소되어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던 그 해, MF는 아다난 캬쇼기 그룹(Adanan Khashoggi Group)이 지급한 돈을 처리하고 있었다. 비록 이후에 무혐의 처리가 되기는 했으나 당시 MF가 그의 과거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자료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MF의 문건에는 MF가 2003년에 캬쇼기와의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나와 있다.

MF는 냉전 시대 적이라 해도 크게 차이를 두지 않았다.

‘요원 로코(Agent Rocco)’라는 가명으로 동독 비밀경찰의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되었던 그리스의 부호 소크라티스 코칼리스(Sokratis Kokkalis, 76세)도 명단에 있었다. 독일 의회 조사 결과, 코칼리스는 1960년대 초반에 독일과 러시아에서 거주하면서 주변 인물과 연락책에 대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동독 비밀경찰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 졌다. 그는 2010까지 그리스 축구단인 올림피아코스(Olympiakos)의 구단주였으며 현재 그리스 최대 통신사 (OTE)를 소유하고 있다.

MF는 2015년 2월 코칼리스 소유의 기업(Upton International Group)에 대한 의례적인 조사 과정에서 그가 첩보 활동에 관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MF 직원이 인터넷 검색 이후 작성한 기록을 보면 코칼리스는 “60년대 초에 간첩, 사기, 자금 세탁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동독 당국에 의해 기소되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혀 있다. MF 문건에 따르면 코칼리스의 대리인은 코칼리스 본인과 그가 소유한 회사, 회사 설립 목적에 대한 MF의 요청 사항에 응하지 않았다.

코칼리스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의견도 들을 수 없었다. 이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그도 한때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유명 정치인들과 언론(신문사)이 자신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2005년, MF 직원들이 기겁할 만한 일이 발생했다. MF의 회계장부에 스페인의 악명 높은 비밀 요원 프란시스코 파에사 산체스 (FRanscisco Paesa Sanchez)로 추정되는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산체스 관련 자료를 처음 찾아낸 한 직원이 “내용이 정말 오싹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MF은 ‘프란시스코 P. 산체스 (Francisco P. Sanche z)’라는 인물이 이사로 있는 회사 7개를 설립했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전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파에사는 부패 경찰서장, 분리주의자 등을 색출하면서 부를 축적했고 수백만 달러를 가지고 스페인에서 도피했다. 1998년, 파에사는 자신이 사망한 것으로 위장하고 그의 가족들은 파에사가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는 사망 진단서 발급받았다. 하지만, 수사 당국이 룩셈부르크에 있던 그를 추적해 찾아냈다. 파에사는 자신의 사망 보도에 ‘착오(misunderstanding)’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2005년 12월, 한 스페인 잡지에 모로코 호텔, 카지노, 골프장을 건설하고 소유하고 있는 파에사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관련 기사가 실렸다. 해당 기사에는 MF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회사 7곳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

2005년 10월, MF는 P. 산체스(파에사)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들과 관계를 끊기로 결정을 내렸다. MF는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스캔들이 당사의 이미지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어 이 같은 결정을 내기게 된 것”이라고 관련자에게 서면으로 거래 중단 사유를 밝혔다.

MF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의뢰인이 MF와의 거래와 관련된 사실 자료 특히 자신의 신원과 배경에 솔직하지 않은 경우, 이는 거래 관계 종료 사유로 충분하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파에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지는 없어도 이름은 두 개

2015년 3월,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클라우스 몰너(Claus Mollner)’라는 인물이 거의 30년 동안 MF의 고객이었던 것이다. 관련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페이스북(Facebook), 가계도, 언어적 검수(linguistic review) 자료 가운데 뜻밖의 자료를 찾아내면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자료들은 델라웨어 대학교에 있었다.

이 자료들에는 “클라우스 몰러(베르너 마우스(Werner Mauss)가 이용한 이름)”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008 요원(Agent 008)’ 또는 ‘검지 없는 남자(The Man of Nine Fingers)’로 알려 진 몰너, 즉 마우스는 ‘독일 최초의 비밀요원’으로 일컬어 지고 있다. 지금은 은퇴한 마우스의 웹사이트에는 ‘100개의 범죄 조직을 소탕(smashing 100 criminal groups)’ 작업에서의 그의 역할이 무용담처럼 설명되어 있다.

1966년에 콜롬비아 당국이 게릴라와 공모하여 여성을 납치하고 몸값의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마우스를 기소했다. 마우스는 납치를 주도한 것이 자들이 반군 세력이 아니었으며 자신은 당시 몸값을 절대 빼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모든 작전은 독일 정부 기관과 관련 당국의 협조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마우스의 실명이 MF의 내부 문건에 언급된 적은 없지만, 수 많은 자료들을 통해 파나마에 있는 그의 기업 네트워크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적어도 두 개 회사가 독일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우스의 변호사는 이번 탐사보도팀(ICJI, Sz, DNR, 등)에게 마우스는 사적인 이유로 역외 회사를 소유한 것이 아니라면서, 그와 관련된 모든 관련 기업과 재단의 설립 목적은 “마우스가(家)의 재정적 이익(financial interests)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과 재단은 모두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고 그에 따른 세금도 모두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MF의 내무 문건에 등장한 일부 기업은 평화적인 “인도적 지원 활동” 및 “병원, 수술 장비, 대규모 항생제 등 구호 물품 전달”을 위한 인질 협상 시에 이용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에 따르면, 2015년 3월 MF 직원이 구글 검색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몰너와 마우스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그러나, MF가 마우스의 실제 정체를 파악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기업은 2015년도 까지 MF의 장부에 기록되어 있었다.

MF는 몰너든 마우스든 이름에 상관없이 자사의 고객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1988년 몰너를 인터뷰했던 기자로서 “베르너 마우스의 신분 은폐 능력은 그가 지닌 비밀 병기(capital)”였다고 생각한다.

※ 기사 원문 보기(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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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6/11/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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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박근혜-최순실 체제에 조직적으로 부역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창립총회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해당 서류는 재단 설립 허가에 필요 없는 서류였다며 두 재단을 끝까지 두둔했습니다. 이후 다른 주요 서류마저 빠진 것이 연속해서 확인되자, 허가 당시 견습직원이었던 주무관의 실수로 책임을 돌리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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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연다혜
편집 박서영
촬영 김수영
CG 정동우

토, 2016/11/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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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인 4%를 기록한 박근혜 대통령의 ‘버티기’에 시민들이 사상 최대규모의 촛불집회로 응수했다. 11월 26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제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는 서울 150만 명 등 전국적으로 190만 명이 참가했다. 이는 3주 연속으로 전국 백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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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처음으로 법원이 청와대 앞 200m 청운동 주민센터 앞까지 집회와 행진이 허가해 시민들이 청와대를 둘러싸 포위하는 ‘인간띠잇기’가 성사돼 청와대를 압박했다.

오후 6시에 본 행사가 시작되면서 광화문 광장부터 시청앞 서울광장까지는 거대한 촛불의 바다가 완성됐다. 저녁 8시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촛불을 일제히 끄는 1분 소등 이벤트를 벌여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청와대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고 공소장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드러난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촛불집회에는 싸늘해진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촛불민심을 외면하고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에 실망해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5차례에 걸친 대규모 촛불집회는 한 달 동안 최대 100만명을 기록했던 1987년 6월 항쟁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의 국민적 항쟁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다.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커져만 가는 촛불의 규모는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 움직임과 검찰의 수사, 특검의 출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특검’을 앞두고 있고 탄핵정국이 본격화 될 예정인 가운데 범국민행동 주최 측은 다음주 토요일에도 대규모 전국 촛불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취재/김새봄
촬영/정형민, 김기철, 김남범, 김수영
편집/박서영

일, 2016/11/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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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근현대사를 전공한 현직 역사교수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사 부분을 담당한 집필진은 현대사 전공자 없이 대부분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전공자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교과서 발표

교육부가 공개한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진은 현직 대학교수 12명과 중고등학교 교사 6명을 포함해 모두 31명으로 구성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논란이 됐던 근현대사 집필진에 현직 역사교수의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근대 3명 현대 6명의 집필진 가운데 역사를 전공한 현직 역사교수는 한상도 건대 사학과 교수(근대) 1명 뿐이었다.

한상도 건대 교수는 일제 치하 독립운동을 주로 연구한 근대사 전공자로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도 하다. 한 교수는 지난해 11월 뉴스타파가 근현대사 전공 현직교수 7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당시 국정화 반대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3명 가운데 1명이었다.(관련기사: 국정화 반대하지 않는 근현대사 전공 교수는 3명뿐)

특히 현대사 집필진 6명의 경우는 법학 전공 1명, 정치학 전공 2명, 경제학 전공 2명, 전쟁사 전공 1명 등 엄밀한 의미에서의 현대사 전공자는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의 권위자가 참여했다는 교육부의 설명과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가 대거 집필진에 포함됐다.

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 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로 구성된 현대사학회 회원이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현대)는 지난해 11월 ‘근현대사는 역사학자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문화일보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면서 5.16군사쿠데타를 ‘군사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경희 영산대 교수(세계사)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끼는 등 편향됐다고 주장했던 인물이고,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조선)은 대표적인 교학사 역사교과서 필진으로 강원대 사학과 교수 6명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교과서 반대 선언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현대)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민주평통자문위 수석부의장의 신분으로 최순실게이트가 터지고 난 지난 10월 26일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집필진 가운데 최성락,손승철, 한상도,유호열, 정경희 등 5명은 현 18대 국사편찬위원이다.

국사편찬위는 지난 3월 기존 위원 16명 가운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던 편찬위원 9명을 배제하고 찬성 인사들을 새로 편찬위원으로 위촉했는데 한상도, 유호열, 정경희 등 3명이 이때 새로 합류한 인사들이다.

분야 성명 전공 현직 직함
선사/고대 신형식 사학 이대 명예교수
선사/고대 최성락 고고학 목포대 고고학과 교수
선사/고대 서영수 동양사 단국대 명예교수
선사/고대 윤명철 사학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고려 박용운 사학 고대 명예교수
고려 이재범 사학 전 경기대사학과 교수
고려 고혜령 사학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조선 손승철 사학 강원대 사학과 교수
조선 이상태 사학 국제문화대학원 대학 석좌교수
조선 신명호 사학 부경대 사학과 교수
근대 한상도 사학 건국대 사학과 교수
근대 이민원 한국학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근대 김권정 사학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현대 최대권 법학 서울대 명예교수
현대 유호열 정치학 고대 북한학과 교수
현대 김승욱 경제학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현대 김낙년 경제학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현대 김명섭 정치학 연대 정외과 교수
현대 나종남 사학 육사 군사사학과 교수
세계사 이주영 사회학 건대 명예교수
세계사 허승일 서양사학 서울대 명예교수
세계사 정경희 동양문화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세계사 윤영인 일본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세계사 연민수 사학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현장교원(선사/고대) 우장문 사학 경기 대지중 수석교사
현장교원(고려) 김주석 사학 대구 청구고 교사
현장교원(고려) 유경래 역사교육 경기 대평고 교사
현장교원(근대) 정일화 역사교육 전 강원 평창고 수석교사
현장교원(근대) 최인섭 역사교육 충남 부성중 교장
현장교원(근대/현대) 황정현 역사교육 충남 온양한올중 교사
현장교원(세계사) 황진상 역사교육 서울 광운전자고 교사
월, 2016/11/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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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에 뛰어들기 전인 1989년 이미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5.16이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믿는다며 “그동안 매도당하고 있던 유신, 5.16 거기에 대해서…뭐가 잘못됐느냐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역사,즉 5.16이나 유신이 매도당하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역사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5.16이 군사정변도 아니고, 또 유신도 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2013년, 대통령이 된 이후…

2012년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에는 5.16 군사정변이 쿠데타인지 혁명인지 물어보는 언론의 질문에 역사적 평가를 유보하며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된 뒤, 본격적으로 ‘역사전쟁’을 시작한다.
박근혜의 ‘역사전쟁’을 가장 강력히 지원한 집단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었다. 2013년 5월 교학사의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계기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근현대사 연구교실’이라는 의원모임을 만들어 “역사교실에서 역사를 바로잡을 방안을 잘 모색해 종북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또 2013년 9월에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건전한 사고를 가진, 잘 해보겠다는 국민, 기업(교학사)을 보호해주지 않으면 누가 해주겠습까”라는 말로 그들만의 역사관을 우리 사회에 관철시키려 했다.

역사전쟁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움직임에 화답이라도 하듯 2014년 2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사실에 근거한 균형잡힌 역사교과서 개발 등 제도개선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이 말은 사실상 국정교과서 추진 지시였고, 큰 저항을 불러왔다. 2014년 8월 한국역사연구회 등 한국사 관련 7개 학회는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국론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반대했고, 같은해 10월 전국역사교사모임 소속 역사교사 1,034명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역사교과서 박근혜
그럼에도 2015년 1월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는 “교실에서 역사를 한가지로 권위있게 가르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변하며 국정교과서 추진을 밀어부쳤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위한 비밀 TF팀까지 구성해 은밀히 활동하다 야당과 언론에 들통나기도 했다. 2015년 10월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정부의 시책을 충실히 뒷받침하려 했으며, 같은 달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90%가 좌파들이 점령하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현 새누리당 대표인 이정현 의원도 이 무렵 국회에서 기존의 교육은 좌편향 교육이라며 “왜 이렇게 좌편향 교육을 기어코 시키려고 우기느냐…북한체제로 적화통일이 되고나면 그들의 세상이 됐을 때 남한 내에서 우리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리 그런 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도”라는 황당한 공안몰이식 발언으로 국정역사교과서 만들기에 가세했다.

“국정화 말고 국정이나 잘하라”

“국정화 말고 국정이나 잘하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촛불집회가 계속됐지만 다음 달인 2015년 11월, 정부는 황교안 총리까지 나서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발표한다. 그리고 1년 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대통령의 불법혐의가 짙어지면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전국을 뒤덮고 있지만 정부는 오늘(11월 28일)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강행했다.

누구를 위한 국정역사교과서인가?

박근혜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과연 누구를 위해 국정역사교과서 추진을 강행한 것일까? 이 논란의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 1989년 당시 38세였던 박근혜는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이렇게 확고히 말했다.

38살 박근혜

저는 5.16이 말하자면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믿고 있는데. 아버지 3주기 땐가 한 재미작가 아버지를 추모하면서 신문에 기고한 글이 있어요. 그 글 중에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아버지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한반도가 아버지를 만들어간 방법과 아버지가 한반도를 만들어간 방법, 이 두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만 평가가 된다. 저는 이 이야기야 말로 정말 아버지를 평가하는데 정곡을 찌른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약에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는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 지금. 그 동안 매도당하고 있던 유신, 5·16 거기에 대해서 나는 이런 이런 소신을 가지고 참여했었다, 그런데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딱딱!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이라면 그것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어떤 비난을 당장은 받는다 하더라도. 그래서 그것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고 설득시킬 수 있어야 되고, 그런게 정치죠!

월, 2016/11/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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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 속에 추진돼온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공개됐다. 정부는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집필진 31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평가는 참혹했다. 그간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우려 사항이 전혀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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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엔 면죄부, 박정희 치부는 은폐, 정경유착은 미화

정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이른바 ‘건국절 논란’과 관련된 1948년 정부 수립 관련 표현이다.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부는 과거 검정 교과서들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을 혼용해서 사용해 왔다면서 큰 문제가 없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이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 구성과 이후 여러 독립운동을 통해 1948년에 대한민국을 ‘완성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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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사학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시정부에서 시작되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는 점, 그리고 만약 1948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이 시작된 것이라면 일제 치하에서 숱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지키고자 했던 그 대한민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냐는 점때문이다.

나아가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할 경우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친일 반민족행위를 하다가 1945년 광복 이후부터 미군정에 붙어서 정부 수립에 참여한 인사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만약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런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니라 건국 유공자로 신분이 세탁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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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내용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기존 검정교과서 6종 가운데 5종에 공히 실려 있던 5.16 쿠데타 당시 군복과 썬글라스 차림의 박정희 사진은 국정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박정희의 사진은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나란히 있는 한 장 뿐이다. 군사쿠데타의 주역보다는 경제발전을 주도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기를 압축해서 표현한 대목도 박정희 정권에 유리하게 교묘히 포장되어 있다.

“5.16 군사정변 이후 등장한 박정희 정부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고도성장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1972년 유신 체제가 등장하며 국민의 자유는 억압되었고, 시민과 학생들은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반유신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문장을 보면 박정희 정권이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을 성과로 규정하면서도 장기 군사 독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선언한 점은 누락시켜,마치 고도성장을 대가로 국민의 자유가 불가피하게 억압된 듯한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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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박정희 정권기의 새마을운동은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농촌사회 안정에 기여했다는 찬사 일색으로 서술됐다.또 이 시기에 관한 서술 중 뜬금없이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을 소개하면서 이병철과 정주영을 부각시켰다. 물론 이들이 박정희 정권의 독점적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그동안 검정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묘사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재계의 주장이 반영돼 이들 기업인들을 미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학자 1명… 고대·중세사 늘리고 근현대사 대폭 축소

국정교과서의 이런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집필진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꼭꼭 숨겨오다 드디어 공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 31명 가운데 근현대사 집필자는 12명이었다. 그 중 현직 역사학 교수는 일제하 독립운동사를 주로 연구했던 한상도 교수 한 명 뿐이었다. 현대사 집필자 6명으로만 좁혀보면 역사학자는 아예 아무도 없고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군사학 전공자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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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교육부 설명과는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7명이나 집필진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중심인 현대사학회 회원이다.현대사를 집필한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한 신문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표현한 바 있다. 또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주장했던 인사이고,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필진이었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 직후인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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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국정교과서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들과 달리 근현대사 부분의 비중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6종의 기존 검정교과서들은 근현대사 비중이 70% 전후였던 것에 반해 국정교과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44%에 그쳤다.이와 관련해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 교육은 현재와 더 가까운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는 굳이 전근대를 길게, 근현대는 짧게 구성하도록 했다. 이 역시 근현대사를 이루는 주요 내용인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축소 서술하려는 의도와 직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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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교육청 협조 거부, 국민적 저항 고조…교육현장 적용 가능할까?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여론을 오는 12월 23일까지 수렴한 뒤 이를 최종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당초 일정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중고등학교 현장에 배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학계와 일선 교사들은 국정교과서 폐기가 마땅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도 국정교과서를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일 만큼 국민적 저항도 거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부는 내년에 국정교과서를 전면 도입하는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면서 청와대 및 새누리당과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학교들이 국정과 검정 가운데 선택하게 하는 방안, 내년 한 해 동안은 시범학교에서만 도입하는 방안, 아예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이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사실상 국정화 폐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결국 최근의 촛불집회 국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국정교과서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김성수, 홍여진

영상취재 : 김수영, 김남범

영상편집 : 정지성

화, 2016/11/2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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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대국민 3차 담화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대통령은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서도 당장 국정을 정상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에 국정수습의 부담을 떠넘긴 셈이다.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애초 계획했던 대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가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헌법학자인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임지봉 교수와 서강대학교 정치연구소 서복경 연구교수에게 박대통령이 이번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취재 송원근, 이유정
촬영 최형석, 김남범, 김수영
편집 윤석민

수, 2016/11/30-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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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서울중앙지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김아련 씨(고 최다민 양의 엄마)가 가습기살균제 가해자들에 대한 1심 결심공판에서 증언석에 섰다.

앞서 피해자의 증언이 세 차례 있었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피고와 변호인들은 여전히 우리를 기만하고 있기에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용서를 구하지 않은 자를 용서해야 하는가. 이 사건을 그저 나의 불운으로 돌리고 잊어야 하는 일입니까?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의 ‘최후진술’이었다. 피고인들은 고개를 떨구었고 방청석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검찰은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20년, 존 리 현 구글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신현우 피고인에 대해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물질을 변경한 의사 책임자이자 인체 안전성 실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도 생략했고, 라벨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무해한 성분이라고 허위광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신현우 피고인이 말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며 모든 책임을 회피한 점 등에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신현우 피고인은 검찰 구형 후 이뤄진 최후진술에서 기도문을 올렸다.

하느님 아버지,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았다.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다. 죄인 신현우가 구할 것은 재판정의 지혜로운 판결 뿐이다. 피해자들에게 깊은 사죄의 심정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검찰은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에게 징역 15년을, 현 연구소장 조모씨에게는 징역 12년을, 선임 연구원 최모씨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옥시 레킷벤키저 법인에게는 벌금 1억 5천만원을 구형했다.

법정에서 진술할 수 없었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재판부의 선고를 앞두고 마지막 ‘최후진술’을 뉴스타파 카메라 앞에서 진행했다.

재판부의 선고는 해를 넘겨 내년 1월 6일로 예정돼있다.


제작/김새봄
촬영/김기철
편집/윤석민

수, 2016/11/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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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그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각종 불법적 행위들이 발생했던 시점과 대부분 일치한다. 그러나 김기춘 비서실장은 최근까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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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실장, 증언과 의혹 부인하며 “무능하다 해도 몰랐다”, 스스로 무능론 펼쳐

지난 27일 구속기소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변호인 김종민 변호사는 차 전 단장이 2014년 6월께 최순실 씨의 지시에 의해 김기춘 전 실장의 공관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가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이런 소개와 만남이 공관에서 벌어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또 이보다 앞선 18일에도,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김종 전 차관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나가라고 한 자리에 최순실 씨가 있었다”는 진술을 한 바 있다. 게다가 김 전 차관은 김기춘 전 실장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를 잘 돌봐주라고 했다”는 말까지 검찰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즉, 차은택 전 단장도 최순실 씨의 소개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공관에서 김종 전 차관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고, 김종 전 차관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나가라고 한 자리에 최순실 씨가 있었다고 말했으며, 게다가 김기춘 전 실장에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를 잘 돌봐주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증언들 모두 최순실 씨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서로 매우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 언론 보도에 대해 김기춘 전 실장은 “김종 전 차관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반발하면서 계속 자신과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의) 국정개입 사실 까맣게 몰라 자괴감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무능해 바보 취급을 받았는지 몰라도 나는 몰랐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며 스스로 무능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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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제정에 공헌,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3선 의원 등 꾸준히 권력 누려

김기춘 전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유신헌법 제정에 실무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공안검사 출신이다. 유신체제 이후 그는 법무부 과장급으로 고속 승진했고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기춘 전 실장이 중정 대공수사국장 시절 담당했던 대표적인 사건이 1975년 ‘학원침투 북괴 간첩단’사건이다. 최근 뉴스타파가 제작한 영화 <자백>에서도 다뤄졌던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지난 5월 대법원 재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당시 간첩조작사건에 대해서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강변했다. 김 전 실장은 88년 노태우 정부 때 검찰총장 자리에 올라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는 데 앞장섰고, 91년에는 법무부 장관이 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지휘했다. 유신정권과 군부독재 치하에서 입신양명해 꾸준히 권력을 누려온 것이다.

▲ 1972년 12월 27일, 서울 중앙청 중앙홀에서 열린 유신헌법공포식

▲ 1972년 12월 27일, 서울 중앙청 중앙홀에서 열린 유신헌법공포식

김기춘 전 실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핵심 자문그룹인 ‘7인회’ 중 한 명이었다. 또, 청와대 비서실장이 되기 전인 2013년 7월에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박정희, 박근혜 두 대통령 부녀와 40여 년에 걸친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김기춘 전 실장이 지난 40여 년 간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남달랐던 최순실 씨를 몰랐다는 것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김기춘, 이제는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때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 당시 ‘왕실장’, ‘기춘 대원군’ 등으로 불리며 박근혜 정권의 2인자로서 국정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그는 여전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관한 모든 의혹과 증언들을 부인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거짓말로 일관하며 어떻게든 법적 책임은 회피하려는 비겁한 권력의 전형이다.


취재 : 이보람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수, 2016/11/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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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30일 첫 기관보고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주요 증인이 불출석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데다, 친박계 의원들이 물타기 발언에 나서고 있어 국조특위의 진상규명 활동에 난항을 예고했다.

검찰총장 불출석…본회의 통과한 국조특위 계획서 조항 무력화

이날 특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대검찰청,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5개 기관의 보고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검찰 증인인 김수남 검찰총장과 차장, 반부패부장 3명은 모두 불참했다. 이들은 국회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사관계자가 출석하게 되면 국정조사가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수사와 재판에 관여하게 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국회출석 선례를 남기지 않았던 전통”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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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등 검찰 증인 불출석에 야당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여당 의원들도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증인석에 자리조차 마련하지 않아 기관보고에 검찰이 빠진 빈 자리를 안 보이게 한 데 대한 항의도 나왔다.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김성태 특위위원장이 증인 선서를 받는 등 회의 진행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손혜원 의원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공정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오늘 이 자리에서 검찰총장이 수사 내용을 밝힌다면 어떻게 공정한 수사가 되겠나”라며 검찰을 두둔했다. 오히려 본회의를 통과한 국조특위의 계획서를 문제삼으며 계획서에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모든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법률 위반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같은 당 장제원 의원마저 “국조특위가 어렵게 수사나 재판 등의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그 계획서가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대검찰청에서 이를 무시하고 안 나왔다. 이건 국회에 대해서 무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관례들이 계속될 경우에 국조특위가 과연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나”며 반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성태 위원장은 국정조사 시작 40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가 이후 재개했다. 회의는 재개됐지만 논란은 또 터져 나왔다.

법무부 기관보고에 ‘박근혜 대통령’ 한번도 언급 안돼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의 직무 대행 자격으로 이날 출석한 이창재 법무부 차관이 최순실 등 관련 의혹 수사현황에 대한 기관보고를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했다는 내용이 누락됐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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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법무부-대검찰청 국정조사 기관보고 자료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몇몇 위원들이 정호성 녹음파일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내용에 대해 묻자 이 차관은 “그러한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 걸로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주요 증인, ‘모르쇠’ 일관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과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등 주요 증인들은 최순실과 연관된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장관은 최순실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등의 인물을 아느냐는 질문에 “모른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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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조 장관이 정무수석 시절 최순실, 김장자와 함께 정동춘이 운영하는 마사지샵을 간 것이 적발돼 특별감찰관 조사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이 역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문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도와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삼성 합병 찬성 국민연금 투자위원, 증거 인멸 의혹”

황당한 장면도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삼성관련 합병 찬성 결정을 내린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이 검찰 압수수색 전에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신승엽 국민연금 리스크관리 팀장은 “휴대전화가 고장나서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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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의원이 “원래 쓰던 휴대전화는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신 팀장은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 같은 대답에 박 의원은 “상식적으로 고장난 휴대전화라지만 쓰던 휴대전화를 보통사람들이 쓰레기통에 버리느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친박의 물타기 발언 논란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역대 정권이 기업 등으로부터 사업 추진을 위해 자금을 모은 사례를 열거하면서 미르, K스포츠재단의 불법 자금 모금 및 박근혜 대통령을 감싸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 세력이 정말 잘못했다고 해서 과연 그 반대쪽 세력이 완전히 정의로운 세력인가 오히려 정의로운 세력으로 둔갑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우리 사회 가치체계까지 전도되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보고 있다”면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건 5년 단임제 시행한 노태우부터 역대 대통령 정권마다 빠짐없이 이와 유사한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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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이 의원의 발언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지금!”이라며 즉각 호통을 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이 의원이 전체질의 시간 7분 중 4분 30초를 국정조사와 상관 없는 과거 정부와 관련된 내용을 말했다며 비판했다.

국조특위는 12월 5일 대통령 비서실 등의 2차 기관보고에 이어 6-7일부터는 청문회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작 : 송원근
취재 : 이유정
영상 : 김기철, 김남범
편집 : 박서영

목, 2016/12/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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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의 자진 사임이 불가능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국회법 134조)고 규정돼 있어 대통령의 자진 퇴진은 불가능해지며 오직 헌법재판소의 결정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의 시기와 방법을 국회에 떠넘긴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회의 결정이 효력도 없는 만큼 국가의 안정을 위해서는 대통령 스스로 국민 앞에서 조속히 퇴진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서는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것으로 내다 봤다. 탄핵은 피소추자 행위의 위헌이나 위법 여부와 탄핵의 필요성이 조건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직권남용이나 뇌물 등은 탄핵 사유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탄핵을 찬성하는 만큼 재판관들도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국회가 탄핵소추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면 헌재의 증거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는 만큼 탄핵소추안에는 탄핵 사유로 확실한 내용들을 선별해서 포함시켜야 헌재의 결정이 빨리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목, 2016/12/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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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최 씨 관련 회사 내부 문서 700여 쪽을 입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 몇 가지를 발견했다.

문서를 분석한 결과, 최순실 일가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사업에 손을 댔고, 최 씨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 등이 만든 여러 업체들이 사실상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서들은 주로 최순실 씨 소유 회사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와 최 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에서 나온 것이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광고 수주를 챙겼고, 영재센터는 삼성의 후원금 16억 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곳. 모두 검찰의 중요한 수사대상인 최순실 관련 법인이다.

최순실 소유기업서 문서 700여쪽 입수

문서더미에는 최 씨 소유 회사 직원들의 명단이 적힌 내부서류부터 각종 구매 물품 영수증, 영재센터와 플레이그라운드가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작성한 계약서와 사업계획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대통령이 참석해 화제가 됐던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의 주최측 내부 문서도 있었고, 제53회 대한민국 체육상 시상식 관련 문서더미에선 행사계획서 뿐 아니라 예산, 행사의 주요 동선까지 표시된 내부 자료까지 발견됐다. 프레지던트컵의 경우는 그 동안 최 씨와의 관련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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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더미에선 이상한 점도 발견됐다. 영재센터와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나온 자료들인데도, 이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문서들도 많았던 것. 장시호 씨 소유 영재센터의 서류에서 최 씨 소유 카페의 내부 자료가 나왔고, 최씨 소유의 플레이그라운드에선 영재센터, 더스포츠엠 등 장 씨 소유 기업의 내부 서류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겉으론 모두 다른 회사처럼 포장돼 있지만, 사실은 이들 기업이 한 몸처럼 운영됐음을 보여준다. 문서더미 입수에 도움을 준 최순실 씨 소유 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영재센터와 플레이그라운드, 누림기획, 더스포츠엠은 모두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였습니다. 같은 사람이 임대, 운영을 담당했고 사무실도 서로 바꿔가며 썼습니다.최순실씨 소유 기업 관계자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 소유 회사들은 물주 역할을 한 K스포츠 재단 주변에 모두 모여 있다. 반경 100m 이내에 5~6개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형태. 최씨 일가가 대통령과 공모해,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이권을 따내기 위해 계획적으로 여러 회사를 설립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취재 : 한상진, 김강민
영상 : 정형민, 김수영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6/12/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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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입수한 최순실 씨 소유 회사 자료에서 공영방송 EBS 사장의 이력서가 발견됐다. 이력서가 최 씨측에 전달된 시점은 사장 선임 18일 전. 최 씨가 EBS 사장 후보의 이력서를 임명 전에 받아본 것은 아닌지, 혹시 사장 인선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 씨와 최 씨 측근들은 이미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진다.

사장 결정 보름 전 최순실 측에 이력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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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범 EBS 사장의 이력서가 나온 곳은 최순실 씨 소유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이력서에는 우 사장의 전화번호, 주민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는 물론 EBS 사장 선임 전 경력까지 빼곡히 기재돼 있다. 본인이 아니고서는 작성하기 힘든 이력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력서가 최 씨 사무실에서 생성 혹은 출력된 시점. 확인결과 우 사장의 이력서는 2015년 11월 9일 최 씨 사무실에서 출력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EBS 사장 공모를 위한 원서접수가 한창 진행되던 때였다. 우 사장이 사장에 선임된 날짜는 그로부터 18일 후인 같은 달 27일이었다.

그럼 우 사장의 이력서는 왜 최 씨측에 전달된 걸까.

뉴스타파는 입장을 듣기 위해 우 사장을 찾아갔다. 그러나 우 사장은 대면 인터뷰는 거부한 채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직접 이력서를 작성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르고, 만난 적도 없습니다. (이력서가 왜 최씨 회사에서 나왔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게 (인사 개입) 있었으면 검찰 조사 받지 않았겠어요? 저한테 전혀 그런 연락도 없었습니다. 우종범 EBS 사장

일사천리 후원과 홍보성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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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사장 취임 이후 EBS가 최순실 씨 일가와 모종의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도 취재결과 확인됐다. EBS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소유,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가 주최한 행사에 후원자로 나선 사실이 확인된 것. 당시는 영재센터가 설립된 지 채 3개월이 안 된 시점으로, 별다른 실적도 없는 때였다.

게다가 EBS의 영재센터 후원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후원 요청과 승인이 같은 날 이뤄졌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영재센터의 요청서와 EBS의 승인 공문에 따르면, 요청과 승인이 이뤄진 날짜는 모두 2015년 12월 22일이었다. 후원 승인 6일 뒤엔 EBS가 영재센터 주최의 빙상캠프를 홍보하는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듯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EBS측은 “후원도, 방송도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일이라는 게 ‘공문 보냈으니 바로 이렇게 해줘’가 아니라 실무 담당자들이 먼저 문의를 하잖아요. ‘이런 이런 행사가 있습니다’, ‘후원 가능합니까’ 이야기들이 사전에 있었고, 그리고 나서 센터쪽에서 공문을 보냈고 EBS가 승인을 한 거죠. 저희 주 시청층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사였고, 스포츠 관련 내용이어서 내용을 봤을 때 괜찮다고해서 명칭 승인을 한 것이죠. 리포트는 후원과 별개로 진행된 거고요. 저희 뉴스부에서 스포츠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내용들을 다뤄왔어요. EBS 홍보팀 관계자


취재 : 강민수, 김강민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금, 2016/12/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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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새벽 4시 10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 171명이 서명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됐다. 표결은 다음주 금요일(9일) 진행될 예정이다. 탄핵안 의결 정족수는 국회의원 300명 중 3분의 2,최소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탄핵안에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새누리당 비주류의 선택이 가결의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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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발의를 앞두고 뉴스타파 취재진이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만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대통령의 퇴진 일정을 놓고 여야가 일단 협의를 해야 된다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비주류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아무런 협상도 하지 않은 채 탄핵으로만 올리겠다고 하면 국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채 어느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이라고 본다”며 “하는 데까지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탄핵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도 “촛불 민심에 드러난 국민적 분노를 생각하면 즉각 탄핵이 맞는 것이지만 국가의 미래나 안정적인 국정 이양 수순을 밟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가장 실효성 있는 건 대통령의 자진 사퇴”라고 밝혔다.

매 주말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촛불 민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여당의 탄핵안 동참을 어떻게 이끌거냐는 질문에 “탄핵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박근혜-최순실 의혹에 동조, 방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도덕적 호소와 국민적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원내대표인 노회찬 의원은 “국민만 믿고 간다”며 시민들의 뜨거운 요청이 여당을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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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표결을 6일 앞둔 시점에 열린 오늘(3일) ‘박근혜 즉각 퇴진 범국민 행동 6차 촛불 집회’는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시작됐다.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함께 새누리당의 해체를 촉구하면서 탄핵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안은 발의됐다. 9일 표결에서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박근혜 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는 정지된다.


제작: 박중석
취재: 이유정, 송원근
촬영: 정형민, 최형석, 김기철
편집: 윤석민

토, 2016/12/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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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 지난 대선에서 80.1%의 표가 박 대통령에게 몰릴 정도로 시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내줬던 지역이다. 이 득표율은 당시 박 대통령이 전국 광역시 단위에서 얻은 지지율 중 최고치였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난 후, 대구·경북 지역의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전국 평균(4%)보다도 낮은 3%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11월 25일 한국갤럽)가 나오기도 했다. 그 사이에 대구 시민들의 마음은 왜, 어떻게 변화한 걸까? 뉴스타파 취재진은 대구역, 서문시장, 동성로,그리고 촛불집회 현장등에서 대구시민들의 민심을 직접 들어봤다.

국정을 사유화했다.

계속 거짓말 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진정한 보수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부패한 대통령일 뿐이었다.

대구 시민들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이유들은 다양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혼란스러운 정국의 해법으로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다.

지난 달 30일 큰 불이 나 점포 679개가 잿더미로 변한 서문시장 4구역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더욱 뚜렷했다. 서문시장은 대통령 방문때마다 열광적인 환영인파가 몰렸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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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7.대구 서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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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만난 한 상인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 10분 살펴보고 가는 걸 보니 가식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고, 다른 상인도 “경기도 안 좋은데 불까지 나서 정말 살기 힘들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위에서 저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절망적”이라고 분노를 토로했다. 상인들은 대부분 대구 경북 출신의 50~60대였다.박 대통령의 가장 견고한 지지층으로 꼽혀온 이들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전국에서 다시 한번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펼쳐진 3일 저녁,대구에서는 주최측 추산 4만명의 시민들이 동성로에서 촛불을 들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새누리당의 탄핵 불가 움직임에 항의하며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 앞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18년 정치 역정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대구의 변화는, 이제 민심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선명히 보여준다.


취재 : 정재원
촬영 : 김남범
편집 : 정지성

일, 2016/12/0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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