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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 잠금 해제 거부는 프로그래머 윤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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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 잠금 해제 거부는 프로그래머 윤리 선언

익명 (미확인) | 월, 2016/03/14- 18:17

애플의 아이폰 잠금 해제 거부는 프로그래머 윤리 선언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애플과 미국 수사기관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수사 기관이 수사를 위해 용의자가 가진 아이폰을 잠금 해제해달라고 명령하고 애플은 이에 반박하고 있다. 이 공방과 관련해 알려진 사례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용의자의 아이폰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동부지원의 셰리 핌 판사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015년 12월 미국 샌버나디노 장애인시설 총기 난사 용의자의 아이폰[1]에 담긴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애플이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애플은 명령 반대 메시지를 담아 고객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공개하며 반대하고 있다. 2016년 2월 25일 결정 취소 청구를 했으며 3월 22일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애플은 청구 취소 절차 외에도 항소장까지 제출했다.

뉴욕 마약거래상의 아이폰

FBI와 마약단속국(DEA)은 마약 거래상의 아이폰[2]을 압수했지만 잠금 해제를 풀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애플에 잠금 해제를 우회하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2016년 2월 29일 뉴욕의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오렌스틴 행정판사는 FBI와 DEA의 협조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항소 의사를 밝혔다.

 

‘표현의 자유’로서의 애플의 거부

많은 사람이 이를 두고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국가안보가 부딪히는 사례라고 파악한다. 하지만 이건 프라이버시보다 표현의 자유 문제로 볼 수도 있다. 코딩(프로그래밍)은 물리적 행위가 아니라 지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애플에 아이폰 1대를 위한 운영체제를 새로 만들어달라는 요구는 금고회사에 금고를 여는 키를 만들어달라는 것과는 다르다. 운영체제 개발은 물리적 행위가 아니다. 금고의 열쇠를 새로 제작하도록 강제하는 것과 알리바바에게 “열려라 참깨”라고 말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다르다.

표현의 자유

피카소에게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를 찬양하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이 경우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소프트웨어 제작이니 더욱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증언 거부로 감옥에 가는 사람들도 있다. 법원이라는 ‘공론의 장에서의 진실추구’라는 공익이 ‘증인의 말하지 않을 자유’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 증인(expert witness)에게 사건을 분석하고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코딩이 연설, 작곡, 조각, 회화 또는 저술과 같은 행위인가 아니면 닫힌 금고를 열어주거나 법정에서 자신이 이미 아는 사실을 말하는 정도의 행위인가?

만약, 전자라면[3] 절대로 애플에 강제되어서는 안될 문제이다. 정부의 공익이 아무리 지대해도 그 공권력의 행사를 수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뿐 코딩이나 운영체제 개발과 같은 창조적 행위를 강제할 수는 없다.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같은 걸 만들어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프로그래머들은 윤리적인 이유로 언제라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애플에 ‘부탁’해야지 애플에 ‘강제’해서는 안 된다. 애플의 거부는 일종의 ‘프로그래머 윤리 선언’으로 칭찬받아야 한다.

 

FBI가 애플에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표현의 자유 측면을 보지 않고 프라이버시 측면만 본다면 애플의 입장을 수긍하기 어렵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른 사람이기 때문에 보통 범죄수사에 있어서 프라이버시 보호기능을 하는 영장주의의 요건을 훨씬 충족하고 남는다. 여기에 ‘미래의 테러방지’라는 중요한 공익도 있다.

아이폰 1대 운영체제를 바꾼다고 해서 그 코드가 유출되거나 기억될 수 있다는 논리도 애플이 이미 그럴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생각하면 설득력에 한계가 있다. 즉, 지금도 애플은 지금도 백도어를 만들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만들지 않고 있을 뿐이다.

테러범이 이용한 아이폰(5C)의 운영체제에는 암호를 여러 번 틀리면 점점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다시 입력할 수 있는 기능과 사용자 설정에 따라 더 많은 횟수를 틀리면 아이폰 내의 정보가 몽땅 삭제되도록 하는 기능이 들어있다.

아이폰 1분간 잠금 예시

FBI는 애플에 이와 같은 기능이 없는 운영체제(iOS 10)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 ‘두 가지 기능이 빠진 iOS’로 아이폰을 업데이트한 후 무차별 공격(brute force)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잠금 해제 암호를 직접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때 iOS 업데이트를 하려면 애플의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 애플이 업데이트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여기서 재미있는 질문은 이렇다:

‘애초에 왜 애플이 잠금 해제 없이도 iOS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해놓았는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FBI의 요청에 대해 애플은 그냥 ‘불가능하다’고 답하면 그만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는 만약 애플이 iOS 업데이트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암호보호 소프트웨어를 내장시켰다면 어땠을까?

실제로 이후 버전의 아이폰에는 보안 엔클레이브(Security Enclave)라는 프로세서[4]가 있어서 어떤 종류의 iOS가 업데이트되더라도 암호를 풀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즉 새 버전의 아이폰은 이용자가 암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그 정보는 영원히 폰 안에 잠기게 되어 지금과 같은 공방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프로그래머에게 코딩을 강요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애플이 실제로 고객 프라이버시만을 생각했다면 왜 예전 버전에서는 이용자 동의 없이 애플이 iOS 업데이트를 할 수 있게 설계했을까? 고객이 암호를 잃어버렸을 때 그 안의 중요한 정보를 빼주기 위해서? 그런 목적이었을 리는 없다. 애플은 이미 용의자의 클라우드 계정에 있는 정보를 FBI에게 넘겨줬다.

만약 고객의 중요 정보를 빼낼 목적이었다면 FBI가 요청한 업데이트도 안 해줄 명분이 없다. 애플이 클라우드 정보는 제공하면서 아이폰 내의 정보 취득을 돕지 않는 이유는 고객의 프라이버시 때문만이 아니라 바로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각 기기의 보안기준은 사회규범을 통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각자 프로그래머들이 자유롭게 정하는 것이고 전 세계 시민단체 중에 누구도 애플에 왜 보안 엔클레이브를 미리 설치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한 적이 없고 비난해서도 안 된다. 그럴 수 있다면 모든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애플 스토어

즉, 아이폰을 완전히 침투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침투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는 자유를 이미 애플의 프로그래머들이 향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iOS 10 하나만 만들어도 그 코드가 확산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협조를 거부하기에 충분한 반론이 아니다.

결국, 더 강한 반론은 프로그래머들에게 코딩을 강요할 수 있다는 논거가 더해질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특히 ‘나쁜 선례를 만든다’는 주장도 그 선례가 이용자 협조 없이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해주는 선례일 뿐 아니라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달라는 정부 요구를 수용하는 선례임을 이해할 때 의미를 얻는다. 혹자는 프로그래밍(코딩)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와 동일시하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규제를 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한다. 나도 원칙적으로 이런 견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애플의 정체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FBI가 마약범죄 수사에서 애플에 백도어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기각된 건을 살펴보자. 이 건에서의 핵심 논리는 “수사대상 범죄에 관여하지도 않은 사기업에 그 수사를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달라는 부담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판사는 특히 애플의 부담을 논하면서“애플이 이용자들에게 약속한 보안이 지켜지는가는 애플의 매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 어떤 회사가 되려고 열망하는가에도 영향을 준다”[5]고 논하는 대목에서는 코드에 영혼을 담는 프로그래머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참고로 이 결정을 내린 제임스 오렌스틴 판사는 오랫동안 친(親)프라이버시 결정을 내려온 판사다. 임기제 판사[6]라서 연방판사[7]보다 영향력은 떨어지지만, 압수수색, 감청, 통신사실확인과 관련해서는 임기제 판사들이 결정을 많이 내리기 때문에 다른 임기제 판사들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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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폰 5C

[2] 아이폰 5

[3] 참고로 나는 비개발자다.

[4] 보안 엔클레이브는 애플 A7 이상 버전의 A 시리즈 프로세서에 내장된 보조 프로세서. 애플 문서를 따르면 응용 프로그램 프로세서와는 별개인 자체 보안 부팅과 개인화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사용한다. 또한, 데이터 보호 키 관리를 위한 모든 암호화 작업을 제공하며 커널이 손상된 경우에도 데이터 보호의 무결성을 유지한다.

[5] It is entirely appropriate to take into account the extent to which the compromise of privacy and data security that Apple promises its customers affects not only its financial bottom line, but also its decisions about the kind of corporation it aspires to be.

[6] magistrate

[7] district judge. 종신제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6.03.14.)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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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명예훼손 정보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화 법안

(김세연 의원 대표발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1. 10.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명예훼손 등 권리 침해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세연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17852)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이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켜 공인에 대한 의혹제기, 소비자불만글 등 비판적 표현물에 대한 과잉 검열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합니다.

– 첨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세연의원안)에 대한 오픈넷 의견서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타인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권리 침해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안 제44조 제2항, 제3항 신설),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 불이행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안 제76조의 제1항 제6호 신설)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본 개정안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임.

○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의 정보를 가리는 것은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임. ‘허위사실’의 판단부터 ‘비방의 목적’,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시’ 등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및 위법성 조각사유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자의 주관과 자의적 해석에 따라 죄의 성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 사례에서도 심급별로 다른 판단이 다수 나오는 등 법 전문가들조차 명확하고 일의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운 영역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이러한 판단을 하여 정보를 검열하고 삭제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임.

○ 또한 우리나라는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고,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경멸적인 감정이나 의견을 표명한 경우에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음. 이러한 광범위하고 과도한 명예훼손 법제하에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언사가 조금이라도 있는 게시물이라면 모두 명예훼손 등이 성립되는 불법정보로 분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이러한 추상적인 기준과 광범위한 법제 하에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담하고 불이행시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는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보라면 모두 일단 삭제 대상으로 삼을 위험이 크고, 이는 결국 정보에 대한 과차단, 과검열로 이어짐. 결과적으로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물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도록 하여 일반 이용자, 즉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함.

○ 한편,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물은 공적 인물,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제기, 사회 부조리 고발, 소비자불만글 등 공익적 기능을 하는 표현물들이 많음에도 이러한 정보들이 검열, 삭제의 직접적인 대상 정보가 된다는 면에서 개정안이 불러일으킬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의 기본권 침해 및 사회적 해악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음.

○ 명예훼손 정보의 유통을 저지한다는 목적은 현재 권리 침해 주장자의 신고와 소명으로 게시글을 차단시키고 있는 임시조치 제도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함. 현행 임시조치 제도 역시 명예훼손성 정보 판단의 곤란성으로 인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신고가 들어오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차단을 시행하고 있어 과검열을 부추기는 제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한 헌법소원이 진행중임. 그런데 본 개정안은 심지어 권리 침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내의 정보들을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명예훼손성 정보임을 판단하여 삭제할 의무를 부과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성이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음.

○ 인터넷은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가 무궁무진한 양과 형식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유통시키는 공간으로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서비스내의 정보들에 대해 모니터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부당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들의 표현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도록 하는 사적 검열을 부추김으로써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 환경을 위축시킴.

 

3. 결론

○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키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함.

 

 

목, 2019/01/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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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 무력화하는 규제샌드박스 반대한다

개인정보 보호  통째로 배제하는 광범위한 특례도입 위험해

개인정보 보호법제 일원화, 개인정보 감독기구 권한 강화해야

더불어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규제혁신 5법(행정규제기본법 개정, 금융혁신지원법 제정, 산업융합촉진법 개정, 정보통신융합법 개정, 지역특구법 개정)의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에 양보할 기미도 보인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규제 개선은 여전히 지지부진한데, 최근 문재인 정부가 규제 완화만이 경제 발전의 메시아인 것처럼 외쳐대는 상황이, 우리가 다시 박근혜 정부로 회귀한 것은 아닌지 착각할 정도이다.

 

시민사회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이의가 없다. 모든 규제는 나름의 공공적 목적을 위해 도입됐다. 그것이 시대에 뒤처져 불필요해지거나 공공의 이익을 저해한다면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밑도 끝도 없는 묻지 마 규제 완화는 사회적 갈등과 공공성 파괴라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에 이어 묻지 마 규제 완화의 늪에 빠진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규제혁신 5법은 개별법에서 정한 기준과 원칙을 특례법 형태로 무력화시킴으로써 법의 원칙과 법제 간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산업융합촉진법 개정안」,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개정안」 등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요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함으로써 다른 정보와 결합하여도 더 이상 특정 개인 또는 개인의 위치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한 경우’에는 관련 개인정보 보호법제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지정 검증기관으로부터 해당 조치의 적정성을 검증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익명 조치인지 가명 조치인지 모호한데, 어느 정도의 조치인가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지정 검증기관의 검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검증기관이 해당 조치가 적정하다고 결정하면 해당 업체는 법적 책임을 면제받는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사실상 폐기처분 된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이는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하고 데이터 결합까지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법제화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특히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안」은 개인정보보호법 자체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이 개정안은 혁신금융사업자에게 특례를 인정하는 금융관련법령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금융관련법령에 개인정보보호법도 포함된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을 심사할 때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 및 처리 등 금융소비자 보호 및 위험 관리’를 언급하고 있지만,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 및 처리를 위한 법이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점에서 이 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의 적용을 배제하는 광범위한 특례법 도입은 개인정보보호를 근본부터 흔드는 입법이다. 규제 샌드박스법에서 특례를 인정하겠다는 사업이나 서비스들은 그 개념이나 범주가 매우 모호하다. 임시허가나 규제특례를 부여하는 위원회도 결국 소관부처가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립된 심사위원회로 기능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이런 법들이 통과될 경우, 기업들이 대부분의 신규사업이나 서비스를 규제샌드박스 5법에 산재된 각종 임시허가나 규제특례를 통해 수행하려 할 것이고 일반적인 개인정보규제는 무력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정보 개념과 활용 범위와 조건, 법령 정비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법률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 예외를 조급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개인정보 관련법령의 개정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우회하는 각종 특별법을 양산하면, 안 그래도 비효율적인 개인정보법제와 감독체계는 더욱 혼선을 빚게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법령공백, 법령불합리, 법령불허 등의 경우’ 임시허가나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적용하겠다고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법령의 공백이나 불합리는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속한 개인정보 보호법제 정비를 통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며, 개인정보보호법이 불허하는 것은 신기술이나 신산업에도 허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규제혁신 5법의 제정 필요성으로 내세우고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은 모두 개인정보의 활용과 밀접히 연관된 산업부문이며,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활성화될 수 없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의 실효성있는 집행을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제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는 몇 개월이 지나도록 이에 대한 정책 방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일원화를 오히려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말로는 신산업 활성화를 외치지만, 자기 부처의 밥그릇 지키기에 매몰되고 있다. 빅데이터 활성화에 앞장서온 방송통신위원회와 개인 신용정보의 유통 활성화에만 골몰하는 금융위원회를 어떻게 믿을 것인가. 이런 기관들이 감독기구의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법제의 정비와 감독기구 일원화는 뒷전인 상황에서, 규제혁신 5법에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하여 국민은 현재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권력기관 개혁, 사법 개혁은 지지부진한 채, 규제 완화를 외치며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정책 기조를 따라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문재인 정부가 촛불 민심의 염원을 담아 탄생한 정부인지 의심스럽다.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규제혁신 5법과 같은 꼼수가 아니라 정도를 밟아가기 바란다.

 

2018년 8월 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YMCA,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한국소비자연맹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8/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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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지금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구에게 더 많은 백지위임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정보기구들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수단을 마련하여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일하게 하는 일, 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투자하는 일, 우리나라를 내적으로는 보다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사회로, 대외적으로는 보다 정의로운 나라로 만드는 일이다.

 

발표일자: 
2015/11/30

나머지 보기

월, 2015/11/3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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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17. 사단법인 오픈넷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고, 이를 발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를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민경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017867)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에게 과도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과하여 사적 검열에 의한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며, 불가능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하여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또한 이 개정안과 같이 실효성 없이 불필요한 특별형법을 입법하는 것은 과잉 입법으로 지양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주요내용

○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고, 이를 발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를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되, 웹하드 업체가 모니터링 업체 또는 삭제 업체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디지털 성범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안 제22조의3제3항 신설 등)

2. 반대의견

가.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 침해

○ 현행법에 의하면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음란정보에 대해서만 기술적 조치를 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음란물 DB에 기반한 필터링 가능하기 때문임. 그러나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물에 대한 공식적 DB는 존재하지 않음. 따라서 사업자가 피해자, 수사기관 등의 요청 없이 선제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모니터링해서 삭제하려면 모든 정보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불법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거의 불가능함

○ 그리고 모니터링 및 삭제 등 유통방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등록 취소 및 폐지와 함께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데,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또는 제2항 위반죄의 형량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유통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인 사업자가 범죄자보다 더 중하게 처벌되는 것이어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며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함

나.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

○ 불법 촬영물 모니터링 의무는 한-EU FTA 제10.66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일반적 감시의무의 부과에 해당함. 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며, 한-EU FTA의 기반이 된 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지침(Directive 2000/31/EC)은 모든 불법정보(저작권 침해 정보, 음란 정보, 아동 포르노물)에 대한 일반적 감시의무를 금지하고 있음. 오픈넷이 성안과정에 참여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도 정보매개자에게 적극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가 금지되는 이유는 사적 검열에 의한 온라인 표현의 자유 침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정보게시자가 아닌 제3자인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 비례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임

○ 게다가 저작권법 제104조 제2항에 의해 특수유형 OSP의 범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고시에 의해 정해짐. 앞으로 행정기관의 판단에 의해 특수유형 OSP의 범위가 유튜브, 앱마켓, 클라우드 서비스 등 모든 정보공유 플랫폼으로 무한히 확장될 가능성이 있음

다. 실효성 없고 불필요한 과잉 입법

○ 본 개정안은 디지털 성범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웹하드 업체와 모니터링 업체나 디지털 장의사 업체의 소유 관계를 분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결국 양진호 처벌 및 방지법이라고 할 수 있음. 하지만 유통방지 조치는 결국 관련 업체에 위탁하는 것인데, 관련 업체가 유통방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사업자가 면책되는 것인지 아니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불분명함. 전자의 경우는 위탁만 하면 되는 것이어서 입법 목적 달성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후자의 경우는 자기책임 원칙 위반이라 할 것임. 그리고 웹하드 업체가 불법 촬영물을 직접 반포 등을 했거나 방조 내지 교사를 한 점이 밝혀진다면 성폭력처벌법의 적용이 가능함(만약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한 주식이나 지분의 소유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은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음. 이렇게 실효성 없고 불필요한 특별형법을 입법하는 것은 과잉 입법으로 지양되어야 함

3. 결론

○ 민경욱 의원 대표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며, 실효성 없고 불필요한 과잉 입법이므로 이상과 같이 반대함

금, 2019/01/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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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세미나 후기]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와 위기

글 | 김복희(고려대학교)

 

– 세미나 자료집(PDF): [자료집]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_20181105

지난 11월 5일 사단법인 오픈넷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디어오늘의 주최로, “가짜뉴스” 라는 현상을 빌미로 허위조작 정보에 정부가 대처하는 방식을 재고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사회를 맡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영욱 교수는, 토론 시작에 앞서 가짜뉴스가 혐오, 증오를 증식시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하고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상을 진단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발언하며 토론의 의의를 시사했다.

 

[발제 1] 이준웅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준웅 교수는 가짜뉴스 규제(허위조작 정보 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점을 들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하나는 정부의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에 모순이 많다는 점, 또 하나는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이 헌법적 가치를 위반한다는 점이다. 정부의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은 2018년 10월 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에 대한 엄단 의사를 밝힌 이후로 명확한 정책의 전모를 제시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상태로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하려다 취소한 ‘범정부 종합대책’에는 임시조치 대상 및 통신심의상 불법정보에 허위조작 정보 추가, 통신심의 강화, 자율구제 추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등이 담긴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가짜뉴스’를 ‘허위조작 정보’로 그 정책 대상의 개념을 바꾸었다.)

이준웅 교수가 지적한 정부 대처에 대한 모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행위를 특별 단속해서 엄단하겠다는 정책적 태도와 사업자 자율규제 기반조성과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와 같은 시민교육 정책 추구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태도를 양립시키겠다는 데에서 모순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둘째, 허위조작 정보의 제작과 유포자를 엄단하겠다는 주장과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현행법에 대한 서로 상반되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현행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범죄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행법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현행법이 미비하므로 강력한 새 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므로 현행법에 대한 판단이 충돌한다.

섯째, 정부의 현실인식과 정책적 대응 간 무리한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짜뉴스가 국가를 분열시킬 만큼 위중한 사안이라면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국가분열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위중한 사안이 아니라면 정부가 내놓으려 했던 대응 방식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준웅 교수는 민주주의를 여는 진정한 힘은 공론장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발언의 행사, 수많은 논쟁을 가능하게 한 자유로운 의혹제기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표현의 자유만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피해자의 고소고발 없이도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 허위조작 정보 유포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민주주의의 복권 혹은 민주주의의 발전은 오히려 저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가짜뉴스에 대해 정부가 새로이 내린 ‘허위조작 정보’라는 네이밍에 대해서도 규제 대상의 모호함을 가중시켰기 때문에 정부가 제한을 걸 만한 대상이 광범위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허위조작 정보 규제와 관련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내용의 사실관련성, 사실주장의 허위성, 그리고 허위사실 조작의 악의성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 하는 판단 주체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제시했다. 사실과 의견의 구별은 그 누가 하더라도 어렵다. 이 어려운 일을 행정권력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그 어떤 허위성도 사법심사 없이 가능하지 않고, 설령 사실과 의견을 구별할 수 있다고 쳐도, 허위성이 쟁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실 주장이건 간에 시간의존성이 있기에, 어떤 사건에 대한 설은 언제나 사후적으로 변화하며, 자명하지 않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했듯이 허위정보 규제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위법 가능성을 내포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몇 차례(헌법재판소는 2002년 6월 27일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이 규정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통신을 금하는 법률조항과 같은 법 제53조 제3항정보통신부장관이 사업자에게 위와 같은 통신의 취급을 정지 또는 제한 할 수 있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법률조항을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또한 2010년 12월 28일 전기통신기본법 제27조 제1항을 위헌 판결했다.) 명확성 원칙의 위반을 이유로 허위통신죄에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모호한 법문으로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검열이란 모든 형태의 사전적 규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표현의 발표여부가 오직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있는 사전심사를 거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발언이 공표된 이후 행정권력이 그 효과를 검토해서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발언이 공표되기 전에 행정권력이 개입하여 사실상 해당 발언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은 기본권 침해와 관련하여 명백하게 다른 함의를 갖는다. 이준웅 교수는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말을 빌어 행정권력이 먼저 허위성, 풍속성, 저열함 등과 같은 내용상의 이유를 들어 발언의 공표를 처벌할 것을 위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발언의 공표에 대한 사전규제의 효과를 발휘하고, 이는 사실상 사전검열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웅 교수는 앞서 비판 받은 현행 정부의 대책보다 가짜뉴스에 대해 정석적인 대안을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야스차 뭉크의 의견을 근거로, 이준웅 교수는 가짜뉴스가 대두된 현상 밑에 가짜뉴스가 퍼질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주택공급을 늘리고, 유의미한 일자리를 공급하고, 복지제도를 재설계하는 등의 기초적인 제도 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적 분열주의에 기생하는 권위주의적 대중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포용적인 애국주의를 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파시즘, 공산주의, 독재자에 대한 시민적 교육을 강화하여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의 소통역량을 강화시키는 것, 민주적 시민의식의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도외시할 수 없는 해결 방안이라고 재차 언급하였다.

 

[발제 2] 이정환 대표(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도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의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점에서는 이준웅 교수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이정환 대표는 먼저 2008년 미네르바 사건의 무죄 판결문 중 “‘허위의 통신’행위, 즉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며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허위사실의 표현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라는 대목으로 화두를 열었다. 이어서 공론장은 시끄럽고 지저분한 곳인 게 당연하기에 거기서 나오는 온갖 의견은 서로 쟁투를 벌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대표는 가짜뉴스(허위조작 정보)를 1) 뉴스가 아닌데 뉴스인 것처럼 흉내 내는 가짜뉴스(fake news), 2) 거짓인 뉴스(오보 또는 왜곡 보도), 3)거짓된 정보(유언비어)로 구분했는데, 우리나라는 1),2),3)의 개념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제재의 범위와 그 대상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정환 대표는 사실상 특정한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 편중된 언론보도를 한다고 해도 규제할 수는 없고,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뉴스를 삭제할 수도 없는 상황에 모두 처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들 정보를 규제했을 때 벌어질 일에 비하면 정보가 난립하는 것이 더 옳은 상황이라고 보았다.

임시조치 제도, 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 1항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당해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현재 인터넷상의 게시물에 조치를 가하는 임시조치 제도는 일단 요청이 들어오면, 포털 사업자들이 차단을 하는 식으로 운행되어 온 제도이다. 임시조치 제도는 신고가 들어올 경우 30일 동안 임시조치 처리하고 30일 안에 이의신청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관행적으로 30일이 지나면 삭제 처리된다. 문제는 일단 차단하기는 쉬우나 해제가 어렵다는 점이고, 또 임시조치 요구를 하는 주체들이 주로 정치인, 기업들이며, 이러한 권력집단에 의해 임시조치가 남발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짜뉴스 규제 또한 임시조치 제도처럼 악용될 수 있음을 사례로 들었다.

언론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뉴스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뉴스에 나오지 않는 진짜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주목받는다고 진단하면서, 거짓정보를 이기는 것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외면받고 고립시켜 영향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 공론장의 힘이고 근본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대표는 정보나 주장을 두고 법적 제도에 의한 처벌을 내세우기보다 근본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은 차별금지법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이준웅 교수와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차원을 들여다 보되 좀 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차원의 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법 규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 민주주의의 분위기 속에서 언론사들이 자정에 힘써야 하며, 플랫폼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과 인터넷 기업들은 영리기업이지만 공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이들이 공정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도록 사회적 비판과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독자들 역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으로 확산되는 뉴스의 출처를 다시 보고 그 뉴스의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교 한상희 교수는 가짜뉴스의 본질을 먼저 봐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정부의 대응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지젝의 말처럼 어떤 정보든 간에 그것이 통용된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의 사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상희 교수는 즉, 그 뉴스를 유통하는 주체가 사실관계를 비틀거나 의미를 바꾸어 말함으로서 다른 뉴스처럼 만들어 내는 것이며, 이는 가짜뉴스가 100퍼센트의 거짓일 수는 없으며 일정 정도의 사실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먼저 밝혔다. 다시 말해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은 정부에 대해서 답변을 요구할 권리, 추궁할 권리가 있다. 이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상희 교수의 의견이었다. 어떤 허위사실로 보이는 가짜뉴스가 등장했다는 것은, 정부에 모종의 대답을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짜뉴스 자체를 퍼뜨리려는 목적이라기보다 뉴스라는 형식을 통해 정부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정부가 그에 대한 반응, 입장 혹은 진실을 규명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한상희 교수는 정부가 가짜뉴스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실에 근거한 뉴스로 보이지 않더라도 그러한 뉴스에 대응하여 정부의 입장을 밝힐,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어서 서울신문 논설위원실 문소영 실장은 정부가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사건들에 관해 행정력을 행사했을 때, 공론장뿐만 아니라 정치장마저 망가뜨릴 수 있는 사례들을 예로 들어 공권력이 도리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문소영 실장이 예로 든 사례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2015년부터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명칭 변경),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김해호 목사의 최순실과 박근혜 관계 폭로의 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이 있다. 해당 사건들은 모두 판결을 받은 후 다시 재심을 신청하여 무죄를 받은 사건들이다. 이 사례들은 모두 특정 소문 혹은 사건에 대해 공론장의 역할을 무시하고, 국가가 나서서 권력을 행사하였을 때 무고한 개인들이 긴 시간 고통을 받은 사건들이기도 하다.

문소영 실장은 마지막으로 정의는 늘 지연되는 것이 그 속성이기에, 우리 모두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적이지 않는가하고 말하며, 어떤 정의나 진리건 간에 손쉬운 규정과 진단은 불가능하며, 어떤 주체도 사회를 정화시키는 주체로 스스로를 자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이강혁 변호사는 앞서 이준웅 교수와 이정환 대표의 의견에 동조를 표하고 법무부 대책상 허위조작 정보(가짜뉴스) 판단 기준은 규제 대상을 명확히 지정할 수 없기에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됨을 먼저 언급하였다. 이강혁 변호사는 정부가 ‘언론중재법’상의 언론기관이 아님에도 언론보도를 가장하여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바에 대해 비언론기관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정법상 언론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규제받아야 한다면, 이는 평등권 침해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무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으려 한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 정보 등의 삭제요청권을 규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로만 정보 삭제 등 요청권 제도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대응 방식은 앞서 이정환 대표가 언급했던 ‘임시조치 제도’의 악용 사례를 보고도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는커녕, 시대적 추세에 명백히 역행하는 대응 방식이라는 것이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역시 앞선 발제자와 토론자들과 큰 맥락에서 입장의 궤를 함께 하되 가짜뉴스 규제에 관해 시민사회 입장에서 논변했다. 어떤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판단하는 것은 시간의존성이 있는 것이 확실하기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가지고 규제해서는 안 되며, 허위인지 진실인지보다 판단 주체가 누구인지가 더 따져봐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이 ‘진실’, ‘허위’ 여부를 판단하여 표현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의혹제기와 토론을 통한 진실 발견의 기회를 없애고 진실이 터져나올 수 있는 곳인 공론장을 위축시킨다. 현재 정부, 여당은 ‘사회통합 저해’, ‘국민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대통련과 관련한 ‘건강이상성’, ‘자녀 취업특혜설’, ‘남북정상회담 대가 지원설’, ‘북한 국민연금 요구설’과 같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반정부적 표현에 대해 엄정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표현물 규제는 주로 유력한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 이용되어 왔으므로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 등 표현물에 대한 규제는 함부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또한 가짜뉴스 규제 도입에 앞서 이미 한국은 표현물 규제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진실/허위 여부에 상관없이 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될 수 있으며, 경멸적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경우에도 모욕죄로 처벌된다. 임시조치 제도로 연간 약 45만 건의 온라인 게시글이 차단되며, 선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나 비방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로 처벌된다. 선관위는 매 선거마다 가짜뉴스 TF를 꾸려 온라인 게시글을 단속해 20대 총선에서 약 1만 7천 건, 19대 대선에서는 약 4만 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손지원 변호사는 더 이상의 법 제재는 과잉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표현물에 대한 제한이 더 완화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손지원 변호사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에 공감했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이 주요하게 문제삼고 있는 정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거나 국론 분열을 야기하는 정보이며, 설령 국론을 분열시킬 만한 정보라고 해도 이런 정보들이 다 없어져야 하는 정보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정보에 대해서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입장은 전파할 수 있는 권력과 자원을 막강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신뢰성 있고 정확한 대응으로 반박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보았다. 가짜뉴스 규제 입법례로 쓰이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은 정확히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혐오를 선동하는 표현물에 대한 것으로써 표현의 허위성을 이유로 규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하며, 이를 근거로 정부나 대통령을 공격하는 표현을 제한하는 데 쓰이면 안 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구본권 소장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신장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에 이에 반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민주주의를 역행하지 않으면서 현재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저널리즘에게 충분한 표현의 자유가, 개인에게도 발언의 자유가 주어진 상황이지만, 지금 민주주의가 계속 성숙하고 있나 돌이켜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범사회적인 합의가 없어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널리즘의 고전적인 논리로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기보다 최근 상황을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본권 소장은 시민들이 뉴스를 접했을 때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화두를 던졌다. 시민들이 가짜뉴스에 주목을 하지 않는, 비판적 수용능력을 갖게 되는 것만이 원론적인 해결방안인데 이는 법과 기술로만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은 아니기에 근본대책을 내놓기가 더욱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그래서 개인적 차원에서 시민 스스로도 노력하고, 제도적 차원에서 시민의 인지능력을 키우는 등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직된 시민단체라든지 시민의 운동 차원에서 도와야 하는 것이 있어야 개인의 노력도 지치지 않고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권 소장은 인지적 회의주의를 지양하고 법, 제도, 기술 및 인지능력의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어서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현재 정부가 내세운 제재의 형태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혐오와 차별을 선도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확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원론적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며,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표자들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표현물 자체를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게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금, 2018/11/0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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