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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감시, 검열의 현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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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감시, 검열의 현 주소

익명 (미확인) | 목, 2016/02/04- 10:33

한국 인터넷 감시, 검열의 현 주소

글 | 손지원(고려대 인터넷투명성보고팀 연구원, 변호사)

 

투명성보고서란 무엇인가 ?

국가는 범죄의 예방 또는 수사를 위하여 통신에 대한 감시, 검열 활동을 행할 수 있다. 모든 공권력 행사가 그렇듯 통신에 대한 감시, 검열 권한 역시 필요 최소한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이것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역감시할 수 있도록 국가는 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

스노든의 폭로 이후, 대중들 사이에서 통신 감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자 구글이 각국 정부의 통신 감시, 검열 요청과 제공 현황을 공개하는 투명성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현재는 전 세계 58개 사업자들이 투명성보고서 발간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이용자들의 신뢰도에 민감한 ‘사업자’들에게 투명성보고서가 보다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감시, 검열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는 국가이기 때문에, 역감시의 중점은 국가가 전체적으로 수행하는 감시, 검열에 맞춰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가 단위의 투명성보고서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구글(Google)이 지원하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상담소(CLEC)가 사단법인 오픈넷과 협력하여 수행하고 있는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 연구 사업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이루어진 정부의 인터넷상 감시(감청, 신원정보제공 등) 및 검열 (사이트 차단, 게시물 삭제 등)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2015)’를 발간하였다.

 

한국의 통신 감시와 검열, 얼마나 행해지고 있나?

그렇다면 본 보고서상 나타난 최근의 통신 감시, 검열의 주요 현황은 어떠할까?

전체 통신에 대한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 (송수신 번호, 시간, 위치 등 통신 내역·기록에 대한 확인)은 연평균 약 25만 건, 2천만 개 계정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다. 계정수 기준으로 보면 전 국민의 약 2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한편, 통신의 ‘내용’을 포함하여 상대방, 통신기록, 신원정보 모두를 포괄적으로 확인 가능한 통신사업자에 대한 압수·수색 현황은 현재 정부에서 공개하고 있지 않다. 국내 양대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2015년 초부터 공개하고 있는 자료가 유일하다. 이에 따르면 두 사업자에 대한 압수수색만 연 평균 약 9,000건, 약 45만 개의 계정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2014년만 기준으로 보면, 이들 사업자에 대한 통신제한조치, 통신사실확인, 통신자료제공 요청으로 조치된 계정 수를 다 합쳐도 약 1만 4천 개인데 압수수색으로는 양사 이용자 중 40만 명 이상의 정보가 제공되었다는 것은, 적어도 인터넷 감시에 있어서는 통신사 서버 압수수색이 가장 주력으로 쓰이는 수단임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압수·수색이 보통 통신의 ‘내용’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이루어짐을 감안할 때, ‘통신제한조치(감청)’ 현황 상의 양사의 비율을 고려하면 약 150만 개의 인터넷 이용자 계정, 약 5백만 명의 전체 통신 이용자 정보가 압수·수색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대략 추산된다. 이런 엄청난 양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을 이용한 통신감시 현황이 정부 차원에서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통신 검열 분야를 살펴보면, 방심위의 시정요구 건수는 해마다 약 1.3배씩 증가하여 2011년 5만 7,944건에서 2014년 13만 2,884건으로 4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SNS 심의는 2012년 뉴미디어 심의가 시작된 이후로 2012년 4,454건, 2013년 6,403건에서 2014년 17,591건으로 급상승하였다. 또한 2014년 시정요구를 받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및 게시판 관리 운영자들의 준수율(이행율)은 99.2%이며, 4년간 총 362,694건 의 시정요구에 대하여 시정요구 철회나 이의를 신청한 건수는 단 219건(0.06%)에 불과하다. 그밖에도 본 보고서에는 방심위 통신심의의 개별 문제 사례도 수록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인터넷 검열 현황을 더욱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다.

 

투명성보고, 국민 스스로의 관심이 있어야 진정한 의미

위에서 분석한 것과 같이 한국의 통신 감시, 검열의 규모는 매우 방대하다. 주로 어떠한 범죄의 수사를 위하여 위와 같은 감시가 행해지고 있는 것인지, 그것이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행해진 것인지 등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공개가 없는 이상 명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 국민의 20%에 상당하는 수치가 그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통신에 대한 감시가 상당히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가 범죄 예방이나 국민의 안전 등을 위해 수행하는 적절한 감시와 검열은 사회 보호를 위한 수단일 수 있지만, 이러한 활동은 한편 필연적으로 통신의 자유, 프라이버시,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국민의 권리침해를 동반한다.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공권력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본권 감수성이 없어질 때 국민들은 ‘당신을 위해 당신도 감시하고 검열해야 한다’는 권위주의적 국가의 모순적 표어 아래 자신의 권리를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가 국가의 감시, 검열이 적절하게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여야 한다. 만약 일반 국민이 이에 대해 무감각하면 국가나 사업자는 이러한 활동에 대하여 점점 책임감을 덜 느끼게 될 것이고, 과도한 감시나 검열 관행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또한 국민들이 자신의 정보와 표현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국민들이 더욱 투명성보고서에 관심을 가지고 국가에 대하여 더 높은 투명성을 끊임없이 요구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는 http://transparency.or.kr (영문: http://transparency.kr) 에서 열람 및 다운로드할 수 있다.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2.04.)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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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데이비드 케이(David Kaye) 유엔 의사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이 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를 맞아 <디지털시대 표현의 자유와 민간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단은 16일(현지시각) 케이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한 상호대화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한국진보연대

발표일자: 
2016/06/14

나머지 보기

화, 2016/06/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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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풍선 막는다고 혐오가 사라지진 않는다” – 오픈넷 손지원 인터뷰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는 영국인 기자 마틴 윌리엄스1가 운영하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다.

노스코리아테크 노스코리아테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노스코리아테크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를 링크하거나 소개하는 정보가 있다며 북한을 찬양, 미화할 목적으로 개설된 사이트라고 주장했고, 2016년 3월 24일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 오픈넷은 그해 5월 3일 이의 신청을 제기했지만, 방심위는 이마저도 기각해 재판에 이르렀다.

하지만 법원은 거듭해서 방심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올해 4월 1심 판결2에 이어 며칠 전 항소심 판결에서도 방심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3. 결국, 방심위는 멀쩡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게 막아왔던 셈이다.

 

방심위의 코미디? 

처분은 위법하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원론에서 그 처분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화면을 보시라. (캡처 시각: 2017년 10월 23일 오후 6: 20경)

(1) http://www.northkoreatech.org/ 로 접속하면? (궁금하신 분은 해보시라. 참고로 나는 LGU+ 통신망을 사용한다.)

노스코리아테크

(2) https://www.northkoreatech.org/로 접속하면?  아래 화면 처럼 멀쩡하게 잘 접속된다. 사정이 이렇다면, 처분 자체의 위법성 여부는 별론으로, 처분 자체의 실효성이 과연 존재하는 걸까?

노스코리아테크

 

현재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 연구를 진행 중인 손지원 오픈넷 자문 변호사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노스코리아테크’ 사건을 담당해왔다. 손 변호사가 생각하는 이번 판결의 의의가 궁금했다.

더불어 통신 규제와 표현의 자유, 그리고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된 폭력적인 동영상 등을 통한 혐오표현이 사회적인 현안으로 등장한 현재 상황에 관해 전문가로서 또 시민의 일원으로서 그의 견해를 물었다.

  • 2017년 10월 23일 
  • 인터뷰이: 손지원 | 인터뷰어: 민노씨 

1421326516117_compressed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 이번 판결의 의미를 간단히 정리하면. 

기본적으로 항소심 판결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법원은 법원은 웹 사이트 차단은 전체 사이트를 불법정보로 평가할 수 있는 불가피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방심위가 충분히 조사·검토하지 않고 (보안법 위반으로 볼 수 없는) 웹 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최소규제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 이번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으로 생각하나.

이번 항소심 판결은 특히, 외국인이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에 정보를 전달할 권리는 헌법과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라 국적을 불문하고 표현의 자유로 보장된다고 명시한 점에서 의미 있다.

즉, 대한민국 내에서 웹사이트를 차단당한 외국인이나 해외 사이트 운영자도 방심위를 상대로 표현의 자유의 침해에 대하여 사법적으로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방심위의 무분별한 해외 사이트 차단으로 인하여 침해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한 국민의 해외 정보에 대한 접근권과 알 권리도 더욱 보장받을 수 있다.

표현의 자유이번 판결은 외국인이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에 정보를 전달할 권리를 법원이 인정하고 명시한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출처: Looking Glass, CC BY SA)

– 방심위 조치에 대해선 변호사로서 어떻게 판단하나. 

판결과 별도로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노스코리아테크 차단 결정과 소송의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방심위의 관행과 태도다.

사실 방심위 쪽에서 노스코리아테크를 심의 안건으로 상정했을 때 제대로 된 일차적인 조사(번역 등)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국정원의 신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방심위도 조금만 찾아봤다면, 윌리엄스 기자가 북한을 찬양하거나 고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북한의 ICT 현황을 밝히기 위해 객관적으로 노력했음을 충분히 알았을 거다.

오픈넷이 방심위에 이의신청을 했을 때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했다면 충분히 잘못을 시정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미 내린 결론(차단 결정)을 고집해 재판까지 가고 무리한 항소를 하면서 차단을 풀지 않으려는 행태가 안타깝다. 더 근본적으로는 방심위가 이렇게 자의적이고 잘못된 판단으로 차단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한 통신심의 제도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해준 사건이다.

– 국정원이 방심위에 신고하나?

그렇다.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의 경우, 국정원과 경찰이 거의 100% 신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방심위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안에 대해선 이러한 국정원의 신고를 거의 100% 그대로 수용해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사건에서 증거자료로 제출된 국정원 신고자료를 보니 국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를 판단하는 수준이 매우 낮았다는 점이다. 노스코리아테크 웹페이지 화면에 구글 번역기를 돌린 것을 그대로 스크랩한 것으로 강하게 추정된다.

북한에 관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는 것만으로 지나친 경계심을 드러내고, ‘경기’를 일으키는 우리나라 정보 심의 기관의 적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출처: 국가정보원 http://www.nis.go.kr/svc/introduction.do?method=content&cmid=11267)“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출처: 국가정보원)

–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표현물에 대한 통신심의 자율규제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민단체에서 통신(인터넷)과 표현의 자유 문제를 전담하는 변호사로서 그런 변화의 분위기가 현장에서 느껴지나.

아직 새로운 방심위의 위원이 구성되지도 않은 형편이라서 그 변화가 체감되지는 않는다(참조: 미디어오늘).

– 방심위는 해체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국가기관에 의한 검열이라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고있다. 

국가기관이 국민의 표현물에 대해 내용을 검열, 규제한다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다. 그런 점에서 방심위를 민간기구화하는 것이 순리고, 민간기구가 될 수 없다면, 위원 구성이라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현재는 여권 측 인사 6인, 야권 측 인사 3인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되는 구조이다. 결과적으로 정권 친화적인 정치적 구성이 될 수밖에 없다.

– 지적한 것처럼 사실상 방심위는 여권의 입김이 반영되는 구조다.

그렇다. 그래서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의원 선정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다수 야당이니까 배정된 위원 추천 권한 여당 6: 야당 3이 아니라 여당 5: 야당 4로 바꿔 자신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에 자신이 다수당이었을 때는 없었던 주장이다.

자신에게 위원 추천권을 한 명 더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자신에게 위원 추천권을 한 명 더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 방심위원들의 전문성은 어떻게 판단하나. 

위원의 전문성에 관해서도 대부분은 전통 언론(신문, 방송) 경력자나 학자 출신으로, 기본적으로 언론, 방송의 수준에서 표현물을 보시다보니 보수적인 심의가 되는 것 같다.  거기에 평균 연령은 59세, 전원이 남성이다.

쉽게 말해 인터넷 세대가 아닌 분들이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젊은 세대의 문화를 대변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국가기관의 검열이라는 본질적인 문제 외에 불가피하게 현행 제도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면 위원 구성의 불합리성을 해결해야 한다.

인터넷도 모르는 통신에 관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남자로만 구성된 방심위.전문성 없이 나이 많은 남자로만 구성된 방심위.

–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판단하나.

판단하는 사람의 주관이나 자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심의기준이 많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특히 ‘유해’ 정보 심의가 그렇다. 지난 정권에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정보”라고 해서 사드가 유해하다는 게시물이 삭제됐고, 세월호 사건에 국정원 관련돼 있다는 게시물도 삭제한 적 있다. 남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직접 위협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이어야 하는데, 단순히 북한 매체를 인용한 것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다른 나라들처럼 아동 포르노, 마약 등과 같이 ‘명백한 불법정보’로 심의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

– 여론은 어떻다고 보나.

사회적으로 유해한 표현물에 대해 국가가 이를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은 것으로 안다. 과도한 주장이나 욕설이 나오면, 국가가 차단할 권한을 줘야 하지 않나는 생각을 가지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건전하다 불건전하다 이런 추상적인 가치에 대한 판단을 국가에 맡겨 버리면 국민 스스로 자신을 유아로 대해 달라는 것과 같다. 자신을 국가의 훈육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일이 된다. 일을 하면서 적잖은 시민들께서 국가의 권위에 의존하는 수동적 인식을 표할 때마다 힘들었다.

– 그런 시민의 입장을 이해되는 면이 있는 게, 최근 특히 인터넷 방송 가운데 금전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대단히 폐륜적이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령, 한 여성을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중계한다던가 하는 일이 있지 않나(김윤태 사건).

이런 환경에선 국가가 좀 더 엄격하게 검열이 됐든 뭐가 됐든 규제할 필요할 필요가 있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 같다. 김윤태 사건 경우, 경찰의 솜방망이 처벌에 분통이 터진다는 분들도 많다.

미디어나 인터넷 서비스의 잘못이 아니다. 어떤 사회적 문제가 어떤 미디어(가령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사회적 문제가 이들을 통해 유통될 때 해당 서비스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그 ‘행위자’의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게 필요하다.

규제 대상이 불법 행위자가 아니라 그 행위자가 사용한 수단(플랫폼)에 집중되는 게 문제다.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 행위(자)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가령, 김윤태 사건을 예를 들면, 그 행위자와 그런 행위를 부추기도록 돈을 준 사람, 즉, 구체적인 행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벤지 포르노도 마찬가지다. 행위자를 찾아서 엄격하게 처벌해야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사이트를 차단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살인 범죄 여자 여혐 증오 혐오

 

유튜버 살해 협박 생방송 사건 (일명 ‘김윤태 사건’ 혹은 ‘갓건배 사건’)

  1. 여성 유튜버 ‘갓건배’는 한국 남성을 혐오하는 표현이 주종을 이루는 게임 방송을 진행.
  2. 이에 일부 남성 유튜버(신태일, 김윤태 등)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갓건배를 공개 비난.
  3. 특히 ‘김윤태’는 갓건배를 살해하겠다며 찾아다니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방영(2017. 8. 10).
  4. 갓건배 살해 협박 생방송 보던 네티즌이 경찰에 신고.
  5. 경찰은 생방송을 끝낸 김윤태를 경기도 인근에서 연행함.
  6. 경찰은 김윤태에게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범칙금 5만 원 부과하고, 김윤태는 풀려남.

 

– 유튜버 살해 협박 생방송 사건을 예로 들면, 그런 불법적이고, 폐륜적인 행위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은 아주 큰데 비해서 이를 규제하는 규제(경찰의 과태료 5만 원)는 매우 약해서 이런 폐륜과 불법을 사회 시스템이 부추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모든 행위의 원인으로 제도를 탓하면 그 인과관계가 너무 넓어지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고민하는 문제지만, 결국은 답이 없는 문제다. 어떤 서비스 규제나 표현물 검열로 갈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피상적일지 모르지만, 시민의 의식을 고양하는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로 본다.

– 유튜버 살해 협박 생방송 사건에서 그 불법의 크기는 어느 정도로 판단하는가.

어떻게 보면 김윤태는 그저 상업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반인의 관음증을 이용해서 자극적인 동영상을 만들어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살인미수나 살인 예비음모까지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방송 내용이 피해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협박죄’로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 인간의 관음증은 사라질 수 없는 사회악 같은 속성인데… 결국은 ‘우리 안에 있는 악마’와의 영원한 싸움이 될 것 같다.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 가령, 중학생 조카가 이런 동영상을 보면서 돈을 내고 싶다고 했을 때 이모로서 어떻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결국, 가정이 해야 하는 문제다. 아이들은 유해한 환경에는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출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노출된 것을 발견했을 때, 이를 다행으로 생각해서 계속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모든 혐오표현에는 반드시 피해자가 있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다.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자정하고 공감능력을 키우고 판단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출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랑') http://lgbtpride.tistory.com/658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출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랑’)

– 이런 토론과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요즘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지는 것 같다. 별풍선 막는다고 해서 마음속에 있는 증오나 혐오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 드러난 사상과 표현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사회적 문제를 열린 토론의 장에서 비판하고, 대화해야 한다.

– 끝으로 한마디.

국민 스스로가 주체성을 가지고 어느 것이 유해한지 판단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국가가 그걸 1차적으로 재단하고 차단하고 금지해버리면, 그러한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결국, 국민은 국가가 보여줄 수 있도록 ‘허락된’ 정보만을 접하게 된다.

촛불혁명을 성취한 국민이다. 자주성을 가지고 사안마다 구체적으로 또 주체적으로 우리 스스로 먼저 판단할 수 있다면 좋겠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모습. (2016. 11. 19. 광화문, 사진 제공: 옥토)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모습. (2016. 11. 19. 광화문, 사진 제공: 옥토)


  1. Martyn Williams
  2. 2017. 4. 21. 선고 2016구합62993
  3. 서울고등법원 2017.10.18. 선고 2017누49388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된 글입니다. (2017.10.23.)

화, 2017/10/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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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12일 오전 홈플러스 형사 항소심 선고기일이 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동의도 제대로 받지 않고 보험회사 등에 판매한 홈플러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달라진 점은 없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적용하여 항소를 기각했다.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응하고 있는 우리 13개 시민·소비자단체는 개인정보에 대한 안일한 인식 속에서 소비자의 피해는 외면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행위만을 보장해준 항소심 재판부의 비상식적인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

소비자는 없고 오직 기업의 영업행위만을 고려한,

사법부의 비상식적인 판결을 규탄한다

 

발표일자: 
2016/08/12

나머지 보기

금, 2016/08/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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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익명 통신의 자유·프라이버시·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하는

휴대폰 실명제에 대해 헌법소원 청구

 

사단법인 오픈넷은 11월 1일 수요일, 청구인 두 명을 대리해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 4 제2항, 제3항, 제4항, 제32조의5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제 조항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역무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부정가입방지시스템 등을 이용하여 계약 상대방의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만 하는 일명 ‘휴대폰 실명제’를 규정하고 있다. 휴대폰 실명제는 이용자의 익명 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통신의 비밀보호를 그 핵심내용으로 하는 통신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수많은 표현행위와 정보 교환이 이메일, 카카오톡, 트위터 등 정보통신 수단에 의해 이루어짐을 고려할 때, 디지털 사회에서 통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 보장의 전제조건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미 헌법재판소는 익명표현의 자유가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252(병합) 2010. 2. 25. 2008헌마324 등). 이와 마찬가지로, 통신의 비밀보호 대상에는 통신의 내용뿐만 아니라 통신의 당사자(수신인과 발신인), 수신지와 발신지, 발신횟수 등 통신과 관련된 일체를 포괄하며, 이에는 상대방 및 제3자에게 신원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통신할 자유인 ‘익명 통신의 자유’를 당연히 포함한다. 그런데 휴대폰 실명제는 익명 통신을 전면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므로 익명 통신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오늘날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통신과 표현행위는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국가에 의한 감시와 추적이 매우 용이해졌다. 게다가 휴대폰 실명제는 모든 통신기기를 이용자의 실제 신원과 강제적으로 연계시킴으로써 비단 국가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인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을 훨씬 가중시킨다. 이렇게 선량한 대다수의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감시하는 실명제는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심대하게 제약한다. 헌법재판소도 인터넷 실명제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 중 하나로 “수사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휴대폰 실명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정보주체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본인확인정보를 조사하고 수집·보관하게 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데, 본인확인정보는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정보로서 개인정보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게 된다. 또한 개인정보의 과도한 집적으로 해킹 등을 통한 유출 위험성을 높이며, 실제로 1년이 멀다 하고 대규모의 정보 유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통사는 수차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근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실명제는 이통사의 개인정보 수집을 제한하기는커녕 더욱 광범위한 수집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청구인 중 한 명인 김승현씨는 “휴대폰 실명제는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제도”라며, “실제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수사방안을 갖추지 못한 수사당국의 한계로 인해 국민이 권리를 침해받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청구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 헌법소원을 통해 국민의 익명 통신의 자유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던 것처럼, 국민의 기본권을 더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침해하는 휴대폰 실명제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 첨부. 휴대폰실명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2017년 1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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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1/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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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디엔에이법의 목적은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임. 이에 반해 제정안의 목적은 신원불상변사자의 신원을 확인임. 이와 같이 서로 상이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을 위해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 신원불상변사자의 디엔이에이신원확인정보를 연계하여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모든 신원불상변사자를 잠재적인 범죄수사 대상자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제정안의 목적을 넘어는 것임

  

신원불상변사자 디엔에이데이터베이스의 구축 및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보호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 16932)에 관한 의견

발표일자: 
20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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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3/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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