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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유엔, 한국 인권에 대해 말하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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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유엔, 한국 인권에 대해 말하다 개최

익명 (미확인) | 화, 2015/11/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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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한국 인권에 대해 말하다

<한국 자유권 대응 시민사회 활동 보고대회> 개최

일시 및 장소 : 11월 25일(수) 오후 7시, 서울시 시민청 워크숍룸

 

참가신청

 

1. 취지와 목적

- 지난 10월 22일~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의 전반적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 실태를 점검하고 한국 정부에 권고를 내리는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 위원회(UN Human Rights committee, 이하 자유권 위원회)’심의가 열렸음.

- 자유권 위원회는 11월 5일 발표한 최종 견해(concluding observation)에서 통신자료 제공 제도 폐지, 진실 적시 명예훼손 형사처벌 금지,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철폐,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원 즉각 석방 및 사면, 평화로운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등 유례없이 강한 권고를 내림.

- 이번 권고를 받기까지 국내 8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사전 준비활동부터 제네바 현지 로비활동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펼침. 이번 보고대회에서는 이러한 활동들을 소개하고 유엔에서 내린 권고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제사회에서 바라본 한국 인권실태가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임.

 

2. 개요

○ 제목: 유엔, 한국 인권에 대해 말하다 – 한국 자유권 대응 시민사회 보고대회

○ 일시/장소: 2015년 11월 25일(수) 오후 7시, 서울시 시민청 워크숍룸

○ 주최: 유엔 자유권 심의 대응 한국 NGO 모임

○ 프로그램

- 사회: 김태석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인권특별위원회 위원

- 자유권 대응 시민사회 활동 전반 소개: 백가윤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 자유권 권고 분석

1. 차별금지와 성소수자의 권리: 류민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2. 이주민의 권리와 기업인권: 정신영 공익법센터 어필

3.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박경신 오픈넷, 참여연대, 고려대학교

4. 국가보안법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김기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 제네바 현지에서의 만남들: 홍승기 유엔인권정책센터

 

참가신청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02-723-5051,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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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이상 '징벌적 손해 배상'은 위헌? 500배도 가능해!

3배 아니라 12배로도 부족하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징벌적 손해 배상이 무엇인지는 이제 잘 알려져 있다. 기업들이 특정 영업 행위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알거나 우려하면서도 실제 발생하는 손해를 보전해 주기만 하면 그 영업 행위를 지속하는 것이 이윤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이때 기업의 자산 규모에 비추어 영업 행위를 중단시키기에 충분한 동기가 될 만한 배상액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는 논의를 보면 대부분 실손해의 몇 배수 정도면 충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박영선 의원안을 포함하는 3배수 안인데 이렇게 실손해의 몇 배수로 하는 것으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의 원래 목적인 재발 방지 효과를 구현할 수 없다.

 

간단히 유명한 예를 들어보자. 한 사람이 군중을 향해 총을 쐈는데 실제로 총을 맞은 사람은 없고 누군가의 10달러짜리 선글라스 하나만 부서졌다고 가정하자. 실손해는 10달러이지만 배심원은 그 사람이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교훈을 주기 위해서 수천 달러의 배상을 물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 사람이 부자라면 30달러나 120달러 정도의 징벌적 손배로는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위 우화를 언급한 사건에서 실손해의 500배에 가까운 징벌적 손해 배상 평결을 승인하였는데, "실손해의 몇 배인지는 고려 대상의 하나일 뿐 다른 사람에게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는 손해의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서는 TXO라는 대형 정유 업체가 법적 사실적 근거 없이 석유 및 가스 채굴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며 채굴권 소유주를 괴롭힌 것에 대해 실손해액, 즉, 위 채굴권 확인의 소 방어 비용인 1만9000달러 외에 가해자 측의 자산을 고려하여 1000만 달러의 징벌적 손배 판결이 내려졌는데 미 연방대법원은 이를 승인한 것이었다.) 즉 법으로 처음부터 실손해의 배수로 정해놓는 것은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조금 복잡한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 10만 대를 팔았는데 설계상 결함이 발견되었다고 하자. 이 결함이 실제 사고를 일으킬 확률은 1000대 중의 1대라고 가정하면 제조 업체가 리콜을 하지 않으면 100건의 사고가 예상된다. 사고 1건당 제조 업체가 지불할 배상액은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50억 원의 손해 배상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10만 대 모두를 리콜하는 경우 1대당 30만 원의 수리 비용이 든다면 모두 300억 원의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제조 업체 입장에서는 리콜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윤이 된다. 특히 그 이윤의 크기가 250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3배수의 징벌적 손해 배상, 즉 50억에 3을 곱한 결과인 150억 원을 부과하더라도 리콜을 할 동기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 있는 분야별 3배수 손배(treble damages)가 존재하지만 징벌 손배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참고로 3배수 손배는 실제 손배를 합쳐서 3배이므로 추가 액수만 보자면 2배수 손배다.) 징벌 손배는 원고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명백하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로 입증함은 물론 재발 방지 효과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건에 있어서만 피고의 자산 규모를 감안하여 책정된다. 그런데 3배수 손배는 이와 같이 엄격한 입증 책임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정해진 특정 분야들에 있어서 중과실 정도만 입증되면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분야별 3배수 손배는 임금 체불, 담합, 독점 행위, 주택 임대차 위반, 특허 상표 침해, 환경 훼손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위들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이들 분야 소송에서는 항상 징벌 손배와 배수 손배 두 가지 모두 가능하지만 양쪽을 다 받을 수는 없다. 각 사건에서 배수 손배 정도만을 명할지 징벌 손배를 명할지는 당사자들이 제시한 증거에 따라 판사나 배심원이 정하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징벌적 손해 배상에 배수 제한을 두려고 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25개 주에 징벌 손배 배수 제한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모양인데 이것은 심각한 오해다.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주와 같은 메이저들에 배수 제한이 없고 또 하나 메이저 주인 일리노이 주의 3배수 제한은 형사 처벌된 행위에는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배수 제한을 둔 주들도 매우 심한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비슷한 예외들을 통해 배수 제한을 면제한다. 미국에 오래 산 나 같은 사람도 어디 있는지 지도를 찾아봐야 되는 네브래스카 주 같은 곳 말고는 옥시 사건같이 형사 처벌이 확실시되는 사건에는 미국 전역에 징벌적 손해 배상 액수에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 배수 제한을 주장하는 분들이 전해 들었을지 모르는 말, "미국 연방대법원이 10배 이상 징벌 손배는 위헌이라고 판정했다"는 말은 "심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빼놓고 말하면 괴담 수준이 된다. 왜냐하면 이 단서 때문에 해당 사건인 BMW vs. Gore 사건 이후 실제로 미국의 평균 징벌 손배액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BMW 판결이 허용한 예외가 수월하게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BMW 사건 자체가 야외에 두었다가 산성비 맞은 새 차에 도색을 다시 입혀 팔았다는 이유로 하자담보 손배 청구가 된 거라서 결함 때문에 사람이 죽고 다치는 기존 징벌 손배 사건들과 거리가 있었다. 이때 실손해가 4000달러였고, BMW가 1000대를 그런 식으로 팔았다는 증거 때문에 이익 환수 차원에서 1000배 징벌 손배로 400만 달러를 내린 건데, 연방대법원에서 "페인트칠을 다시 했어도 BMW는 BMW 아니냐. 누가 죽고 다친 것도 아니고…" 하는 차원에서 깎으라고 한 것이었고 원심 주법원은 이에 따라 징벌 손배를 깎았다는 게 5만 달러로 깎은 거였다.

 

당해 사건 최고심이 '웬만하면 10배 이상 하지 말라'는데 구태여 12.5배를 내린 이유가 뭐겠는가. 저 판결을 가지고 우리 징벌 손배도 배수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자동차 재도색 사건이 한국에선 어떻게 다루어졌을지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10배수 초과 위헌론"은 상상 속에 있을 뿐이다.

 

실제로 징벌적 손해 배상이 재발 방지 효과를 내려면 배수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단, 노동, 공정 거래, 주거 등 특수 분야에 있어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을 보완하기 위한 배수 제한을 두는 것은 옳은 일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6/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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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F로 보기: 저작권법 개정에 대한 법조인, 법학자 의견서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법조인·법학자 의견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제안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제안일자: 2014. 4., 이하 “교문위 대안”이라 합니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 다 음 -

1. 교문위 대안의 내용과 취지

가. 교문위 대안의 내용

교문위 대안은 현행 저작권법 제136조(벌칙) 제1항과 제140조(고소)를 개정하여, 저작재산권 등의 침해 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안 제136조 제1항 제1호) 또는 저작권자에게 100만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안 제136조 제1항 제2호)로 형사 처벌 대상을 제한하는 한편, 비친고죄의 범위를 축소하는 것(안 제140조)을 내용으로 합니다.

나. 교문위 대안의 취지

교문위 대안의 제안 이유는 “경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고소·고발이 남용되고 고소 취하 대가로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여 “비영리 규모의 일정 규모 이하 저작권 침해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과도한 형사범죄자의 양산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2. 교문위 대안에 대한 평가

교문위 대안은 오랫동안 여러 저작권법 전공 법학자들과 연구기관, 단체에서 제기해왔던 저작권 침해 형사 처벌 제도의 문제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그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그 행위의 목적이나 어떠한 결과의 발생을 묻지 않고 모두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저작인격권 침해죄와는 요건을 다르게 정한 것입니다. 저작인격권 침해죄는 저작인격권의 침해 행위 외에 저작자의 명예 훼손이란 결과까지 있어야 성립합니다(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1)

이처럼 현행법은 저작재산권 침해죄를 복제, 배포 등의 행위가 있기만 하면 처벌되도록 하는 단순행위범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소위 ‘합의금 장사’가 제도적으로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작권 침해죄를 ‘단순행위범’에서 ‘피해금액 100만원’이란 결과의 발생을 요건을 하는 ‘결과범’으로 바꾸자는 교문위 대안은 저작권 합의금 장사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해법의 제시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교문위 대안은 결과의 발생만을 저작재산권 침해죄의 구성요건으로 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예상하여 주관적 요건인 영리 목적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즉, ‘피해금액 100만원’이란 상한선을 회피하는 수법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제도 악용을 방지하려는 것입니다.

이를 종합하면, 교문위 대안은 현행법에서 저작재산권 침해죄를 단순행위범 하나로 정한 것을, 결과범과 목적범을 혼합하여 ‘합의금 장사’ 방지와 저작권자 보호 양면을 도모한 입체적 입법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3. 저작권 형사 처벌 제도 개선의 필요성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한 고소 사건은 2000년대 후반부터 폭증하였습니다. 가장 심했던 2008년에는 9만건을 넘을 정도였습니다. 이는 전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으로 미국에서는 900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단 일 년만에 발생한 꼴입니다(미국에서 저작권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된 사건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 해 평균 약 100건입니다). 이처럼 저작권법 위반 고소 사건이 폭증한 이유는 우리 국민들의 저작권 침해 행위가 갑자기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저작권 형사 처벌 제도를 악용한 신종 비즈니스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고소 사건 대부분이 합의로 종결된다는 점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청소년 전과자가 양산된다는 문제는 검찰과 문화체육관광부도 오래 전부터 인식한 것이고, 국회도 여러 차례 해결책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 동안 약 10년 가까이 수십만 또는 수백만명의 청소년과 일반인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합의금 장사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유치원, 학교, 교회 등 상업적 규모의 저작권 침해를 했다고 볼 수 없는 곳도 처벌이 두려워 고액의 합의금을 내는 피해를 입어왔습니다(국제조약은 저작권 침해가 상업적 규모인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2014년 11월에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신고되었다는 문자가 스미싱에 악용되자 한국저작권위원회가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보도자료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저작권 형사 처벌 제도가 합의금 장사에 악용되자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오래 전부터 문제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형벌의 예방적 위화 효과는 없고 민사적으로 해결 가능한 경미한 침해 행위에 형사적 제재가 집중되어 법의 경시, 형벌의 위화력에 대한 불감증 초래 등의 문제점(형사정책연구원(탁희성), 2009), 수많은 청소년의 범죄화 우려, 일반공중의 심리적 반발 초래의 문제점(서울대 기술과법센터(정상조), 2009), 저작권법 위반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손해를 야기할 정도로 중한 범죄에 해당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현행 법으로는 합의금 장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한국저작권위원회(최혜민), 2014) 등이 대표적입니다.

 

4. 친고죄/비친고죄의 문제

저작권 합의금 장사의 문제는 비친고죄 대상을 축소하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합의금 장사가 가능하려면 저작권자가 형사 절차의 개시 여부를 좌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친고죄일 때 가능합니다. 고소의 취하 대가로 요구하는 것이 합의금이고, 합의를 하지 않으면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합의금도 고액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비친고죄의 대상을 축소하는 방안은 결국 친고죄의 대상을 확대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합의금 장사 문제의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합의금 장사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비친고죄 조항을 악용하여 저작권자의 위임도 없는 경고장을 보내고 합의금을 받아내는 일부 로펌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별도로 규제할 사안이지 이를 일반화하여 비친고죄 대상 축소를 합의금 장사의 해결책으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요컨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5. 입법재량권과 법체계의 문제

교문위 대안과 같이 저작권 침해죄를 현행 단순행위범에서 결과범으로 변경할 때, 어떠한 결과를 범죄 구성 요건을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교문위 대안은 저작물의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6개월 동안 100만원 이상의 피해금액이 발생한 경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 범죄의 성립 여부를 가리는 입법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국회의 입법재량을 벗어났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의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선택하는 문제는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기 때문입니다(헌재 2006. 6. 29. 2006헌가7, 2011. 11. 24. 2010헌바472). 따라서 국회는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 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저작권법 위반죄의 범위를 재량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편 “피해금액 100만원”과 같은 구체적인 기준 대신 추상적인 문구 가령 “중대한 침해가 발생한 경우”를 또 다른 해결책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금 장사를 방지하려면 ‘출구’ 보다는 ‘입구’에 예방책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추상적 문구보다는 구체적인 기준이 더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피해금액 100만원”과 같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면, 경미한 침해자를 상대로 경고장을 보내거나 고소장을 접수하는 일을 입구에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중대한 침해”와 같은 추상적인 문구를 두면 법원의 판결이나 검찰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경고장이나 고소장 남발로 인한 합의금 장사 문제의 해결은 미봉책에 그칠 수 있습니다.

 

6. 반대 의견에 대한 검토

교문위 대안에 대해 “법 체계상 이례적”이라는 형식 논리로 반대하는 의견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된 비율이 0.00879%에 불과한 점(2008년 기준),3)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합의금 장사, 이로 인한 다수 국민의 피해, 지재권 범죄 중 저작권법 위반이 특허법 위반의 256배, 상표법 위반의 14배, 디자인보호법 위반의 219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의 148배에 달하다는 점(2008년 기준) 등을 고려하면 교문위 대안은 이례적이라기 보다는 우리 현실에 적합한 처방이라 할 것입니다.

한편 일부 저작권자단체들은 교문위 대안으로 인해 문화산업이 붕괴되고, 불법음원 16만곡을 유통해야 비로소 처벌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경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 국가의 형벌권을 발동하지 않는다고 하여 관련 산업이 붕괴한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1,000 달러 미만은 처벌하지 않음)만 보더라도 저작권 산업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문위 대안은 “침해물의 가액”이 아니라 “피해금액”으로 정했기 때문에, 불법음원 한 곡만 유통하더라도 1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불법음원 16만곡 유통”이란 저작권자 단체들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교문위 대안은 영리 목적의 침해 해위는 피해 규모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저작권자들에게 부당한 피해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7. 국제조약 위반 문제

지적재산권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조약인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 Agreement)은 상업적 규모(commercial scale)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형사 처벌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한-EU FTA 제10.54조(형사집행의 범위)와 한미 FTA 제18.10조 제26항(형사절차와 구제) 역시 상업적 규모의 저작권 침해인 경우에만 형사 절차를 적용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업적 규모’란 침해 행위의 성격이 상업적일 것, 그리고 침해의 규모가 상업적일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WTO 분쟁 패널 보고서 DS362 China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따라서 교문위 대안에서 ‘피해규모 100만원’은 국제조약에서 의무화한 상업적 규모를 국내법에 규정하는 조약 당사국의 재량 범위에 있고, 더구나 ‘영리 목적’의 침해에 대해서는 피해규모에 상관없이 형사 처벌을 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조약 위반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8. 결 론

저작권 형사 처벌이 보충성 원칙과 비례성 원칙에 어긋나게 적용되고,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없는 합의금 장사 수단으로 변질되면 저작권 제도의 올바른 운영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창작을 장려하고 저작물의 사회적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를 향상·발전시키려는 저작권 제도의 목적은 달성될 수 없습니다. 10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저작권 형사 처벌 제도의 악용 문제를 이번 국회에서 바로잡는 입법적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2015년 10월 13일

 

학계(가나다순)

박경신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손승우 | 단국대학교

이상정 |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황성기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조인 (가나다순)

강두웅 | 법무법인 이공

김가연 | 법률사무소 가연

김경민 | 법무법인 위민

김남근 | 법무법인 위민

김묘희 | 법무법인 지향

김정우 | 종합법률사무소 센트로, 진보네트워크센터 운영위원

김종보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김차연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남희섭 | 지식연구소 공방

박정만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박지환 | 법률사무소 혜윰

성춘일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소삼영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손지원 | 법률사무소 이음

손준호 | 법률사무소 휴먼

송아람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신훈민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위원회

이동길 | 법무법인 나눔

이미영 | 법무법인 나눔

이민종 | 법무법인 덕수

이은우 | 법무법인 지향, 진보네트워크센터 운영위원

이헌욱 | 법무법인 정명

이형범 | 법무법인 이산

양홍석 | 법무법인 이공

최의석 | 법무법인 나눔

최재홍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한택근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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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작재산권 침해죄와 달리 저작인격권 침해죄를 결과범으로 규정한 것은 1957년 저작권법 당시의 대법원 판결(1969. 10. 28. 선고 69다1340호, “저작권법 제16조에 이른바 저작자의 명예와 성망을 해친 것이 되려면 저작물의 내용을 고의로 변경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변경의 내용이 잘못되어 그로 말미암아 저작자의 명예와 성망을 훼손시킨 때에 요건이 충족되는 것”)을 2006년 법 개정에서 입법적으로 반영한 결과였습니다.

2) – 2008년 변제일 의원안: 침해 금액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음.
- 2009년 최문순 의원안: “영리 목적의 업(業)으로” 침해한 경우에만 처벌.
- 2013년 김희정 의원안, 2014년 김태년 의원안, 이상민 의원안, 박기춘 의원안 (총 4건): 비친고죄 폐지 또는 축소.
- 2013년 박혜자 의원안: 피해 규모 50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처벌

3) 법사위의 검찰 파견 전문위원인 강남일 검사의 검토보고서와 검찰, 법무부 및 일부 저작권자단체들도 이런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수, 2015/11/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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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공안기구감시네트워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진보연대]는 지난 헌법소원 제기일로부터 딱 5년을 맞는 오는 29일, 또다시 패킷 감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도전합니다.

 

발표일자: 
2016/03/27
20160329패킷감청헌법소원.jpg

나머지 보기

일, 2016/03/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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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입법화하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강길부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환경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논의부터 시작되어야
  • 비식별화만 거치면 제한 없이 동의 의무를 면제하려는 시도나 비식별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비식별화 만능주의 프레임을 지양해야
  •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2016)은 폐기하고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이 아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함
  • 논의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조급증도 문제-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를 본격화해야

강길부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하 강길부 의원안: 첨부1)은 비식별화라는 개념을 추가하면서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를 이용자의 동의 없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픈넷은 지난 2017. 1. 14.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강길부 의원안 입법예고에 반대의견을 제출하였으며, 더불어 지난 2016년에 정부가 제정한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폐기 의견을 함께 제시한다.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환경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논의부터 시작되어야

EU 개인정보보호감독관의 빅데이터 의견서(첨부2)에서 타당하게 결론 내린 것처럼 빅데이터의 진정한 위험 요소와 도전 과제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투명성 부족”과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개인정보보호 핵심원칙”이 위협에 빠진다는 것이다. 즉 빅데이터 시대에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정보주체에 대한 충분한 고지나 동의 획득 없이 개인정보 처리가 대규모로 이루어진다면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정보는 더욱 불균형해질 것이며 이로 인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형해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별성이 가장 높은 주민등록번호가 여전히 이동통신사 등 사적 주체에 의해 행정 목적 외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법령상 상존하는 각종 본인확인 의무로 인하여 비식별화를 거치더라도 결합을 통해 개인이 재식별될 위험성은 매우 크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는 본인확인기관에 개인정보가 고도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재식별화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요컨대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한다.

 

비식별화만 거치면 제한 없이 동의 의무를 면제하려는 시도나 비식별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비식별화 만능주의 프레임을 지양해야

 

(1) 비식별화 만능주의 프레임 지양해야

강길부 의원안은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신, 비식별화 그 자체에만 천착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적 문제이다. 강길부 의원안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안 제28조의2 제2항, 이하 “평가단”)의 적정성 평가나 기술적 관리적 보호조치(안 제28조의5)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정하지 않았다. 막연히 추후에 제정될 대통령령에 의해 개인정보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질 것이고, 비식별화만 이루어지면 빅데이터 산업이 부흥할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2) 비식별화만 거치면 어떠한 제한도 없이 동의를 면제 – 재식별 위험이 매우 큰 정보라는 점을 간과

강길부 의원안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비식별화가 이루어지면 어떠한 제한도 없이 개인정보보호법의 기본 원칙인 “동의 요건”을 광범하게 면제해주고 있어 문제이다. 이는 김병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현행법과 같이 비식별화를 거친 정보라도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을 경우”에만 동의 요건을 면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첨부3: 김병기 의원안)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재식별 위험이 매우 큰 상황에서 비식별화한 정보에 어떠한 제한도 없이 이용 및 제3자 제공을 허용할 지 여부에는 매우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완벽한 비식별화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평가단의 검증을 거쳤다고 비식별화의 적정성이 담보되는 것도 아니다.

한편 EU의 GDPR에서 강길부 의원안이 비식별화 방법으로 예시한 가명화(pseudonymisation)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권장되는 수단이지 가명화한 정보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를 배제하려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recital 28 : The explicit introduction of ‘pseudonymisation’ in this Regulation is not intended to preclude any other measures of data protection.)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한 일본의 경우 GDPR과 달리 익명가공정보를 개인정보와 별개로 규정하여, 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려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을 공표 및 취지를 명시하도록 하는 등 개인정보와 준하는 취급을 하고 있다.

 

(3) 개인정보 정의조항의 변경 –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과의 괴리 발생

강길부 의원안은 개인정보의 정의 중 다른 정보와의 결합가능성 부분에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자”를 판단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어 이 같은 제한이 없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간극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개인정보보호법 정의 조항의 합헌적 해석상 결합가능성은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처리자의 입장에서 판단되어야 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정의 규정은 개인정보보호법제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정의조항은 그대로 둔 채 정보통신망법의 개정으로 손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과 강길부 의원안 비교표

 

(4) 투명성, 책임성 요건 결여 – 정보주체의 통제권한 상실, 개인정보 유통에 대한 정보불균형 심화

강길부 의원안에는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에 가장 핵심적인 투명성과 책임성 요건이 결여되어 있어 정보주체의 실질적 통제 권한이 상실되고 개인정보 유통에 대한 정보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우려가 크다. 강길부 의원안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본인의 어떤 개인정보가 어떻게 비식별화 처리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개인정보처리자의 선의 또는 평가단 적정성평가의 무결성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는 아래 일본의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을 공표하게 하는 등 최소한의 투명성과 책임성 요건을 갖춘 것과 비교해보아도 그러하다.

강길부 의원안과 일본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비교표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2016)은 폐기하고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이 아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함

한편 지난 2016년 정부 각 부처는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는데, 가이드라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비식별조치를 취하면 동의 요건을 아무런 제한 없이 면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증이 없는 한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추정하는 등 법 개정 없이 고지와 동의(notice and consent)라는 개인정보보호의 기본 원칙의 변경을 꾀한 것으로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더욱이 가이드라인은 법적 근거 없이 전문기관에 의해 비식별조치의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어 문제인데, 강길부 의원안은 비식별화 적정성 평가단을 입법화하면서 가이드라인의 전문기관에 법적 근거만 부여하려는 시도와 다름아니다.

강길부 의원안 제28조의2

그러나 평가단 신설로 생겨날 관치 보안”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수행해야 할 이른바 컨트롤타워 역할을 무력화하는 시도와 다름아니다.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컨트롤타워로서 익명가공에 요구되는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종합적으로 규율하도록 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논의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조급증도 문제 –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를 본격화해야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하기 위하여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2년에 걸친 광범한 논의를 거쳤다. 그러나 2016년 가이드라인의 경우 세부논의 내용과 초안을 비공개하는 등 폐쇄적인 방법으로 제정되었다. 정보주체를 대변하는 시민사회는 가이드라인의 초안이 대부분 결정된 뒤 단 1회 시행된 내부 간담회 외에는 논의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그대로 입법화하는 강길부 의원안은 정보주체를 대변하는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과 다름없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회를 중심으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중 익명가공정보 해당 부분 발췌 – 번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➈ 이 법률에서 “익명가공정보”라 함은 다음 각 호에 열거된 개인정보의 구분에 따라 당해 각 호에서 정하는 조치를 취하여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가공하여 얻어지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당해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한 것을 말한다.
1.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개인정보 – 당해 개인정보에 포함되는 記述 등의 일부를 삭제하는 것 (당해 일부의 記述 등을 복원할 수 있는 規則性을 갖지 않는 방법에 의해 다른 記述 등으로 치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2.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는 개인정보 – 당해 개인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식별부호의 전부를 삭제하는 것 (당해 개인식별부호를 복원할 수 있는 規則性을 갖지 않는 방법에 의해 다른 記述 등으로 치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➉ 이 법률에서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라 함은 익명가공정보를 포함하는 정보의 집합물이면서 특정의 익명가공정보를 전자계산기를 이용하여 검색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한 것으로서 政令으로 정하는 것(제36조 제1항에서 “익명가공정보데이터베이스 등”이라고 한다)을 사업용으로 이용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제5항 각 호에 열거된 자를 제외한다.

다. 제2절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 등의 의무 <신설>

제36조(익명가공정보의 작성 등) ①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익명가공정보데이터베이스 등을 구성하는 것에 한정한다. 이하 같다)를 작성하는 때에는, 특정의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그리고 그 작성에 사용되는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당해 개인정보를 가공하여야 한다.
➁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한 때에는, 그 작성에 사용된 개인정보로부터 삭제된 記述 등과 개인식별부호 및 전항의 규정에 의해 행해진 가공의 방법에 관한 정보의 누설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이들 정보의 안전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➂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한 때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을 공표하여야 한다.
➃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하여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때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미리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 및 그 제공의 방법에 대하여 공표함과 더불어, 당해 제3자에 대해 당해 제공과 관련된 정보가 익명가공정보라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한다.
➄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하여 스스로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취급함에 있어서는,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작성에 사용된 개인정보와 관계된 본인을 식별하기 위하여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다른 정보와 照合해서는 아니된다.
➅ 개인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작성한 때에는,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작성 및 그 밖의 취급에 관한 고충의 처리 및 그밖에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적정한 취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강구하고 또한 당해 조치의 내용을 공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제37조(익명가공정보의 제공)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스스로 개인정보를 가공하여 작성한 것을 제외한다. 이하 이 節에서 동일하다)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때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미리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익명가공정보에 포함되는 개인에 관한 정보의 항목 및 그 제공의 방법에 대하여 공표함과 더불어, 당해 제3자에 대해 당해 제공과 관련된 정보가 익명가공정보라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한다.

제38조(식별행위의 금지)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를 취급함에 있어서, 당해 익명가공정보의 작성에 사용된 개인정보와 관계된 본인을 식별하기 위하여, 당해 개인정보로부터 삭제된 記述 등 또는 개인식별부호 또는 제3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해 행하여진 가공의 방법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또는 당해 익명가공정보를 다른 정보와 照合하여서는 아니된다.

제39조(안전관리조치 등) 익명가공정보취급사업자는, 익명가공정보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 익명가공정보의 취급에 관한 고충의 처리 및 그밖에 익명가공정보의 적정한 취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강구하고 또한 당해 조치의 내용을 공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2017년 1월 1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7/01/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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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자료 제공과 관련된 대법원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야

 

오늘 대법원 민사4부는, 이동통신사나 포털 등과 같은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수사기관에게 이용자 신원정보를 제공해온 관행에 대하여, 전기통신사업자들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구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제3항) 상의 통신자료제공 요청을 받을 때 그 요청을 실질적으로 심사할 의무를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시하였다. 그 취지로는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대한 통제는 국가나 해당 수사기관에 대하여 직접 이루어져 하는 것이지 통신자료제공 요청의 적절성에 대한 판단의 부담을 사인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공인인 유인촌 당시 문화부 장관이 ‘연아 회피 동영상’ 게시물을 인터넷에 게시한 네티즌들을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였고, 사건 담당 경찰서장이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하여 이 게시물을 매개한 포털에게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 이용자에 관한 통신자료를 요청하였고 해당 포털이 수사기관에 통신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불거진 사건이다. 이후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당하고 또한 자신의 통신자료가 포털에 의해 수사기관에 제공된 이용자는 포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제2심을 담당한 서울고등법원은2012. 10. 18. 손해배상을 인정함으로써, 2012년 10월의 서울고등법원 판결 이전까지 전기통신사업자가 거의 모든 통신자료제공요청에 대하여 아무런 심사 없이 기계적으로 제공해온 관행에 경종을 울렸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포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 내지 통신비밀 보호와 관련되는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던지는 메시지를 곡해해서는 안 되고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우선, 대법원이 던진 메시지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받을 때 그 요청을 ‘실질적’으로 심사할 의무를 전기통신사업자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의 이면에는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해서 실질적 심사에 대한 물리적‧경제적 기대가능성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의 메시지를 실질적 심사의무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구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요건이나 절차 위반 등(예컨대 통신자료 제공요청권자, 통신자료 제공요청서 등의 법정요건과 절차 위반이 있는 경우, 통신자료 제공요청서 자체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경우 등)의 위법성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라든지 혹은 수사기관이 자신의 수사권한을 오‧남용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에는 여전히 전기통신사업자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요청을 거부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까지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면책을 부여한 것으로 곡해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대법원이 던진 메시지는 통신자료 제공제도를 둘러싼 문제점, 예컨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 우려, 통신비밀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위해 등의 문제를 법원이 개입해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입법적으로 해결하라는 취지이다. 그동안 전기통신사업법상의 통신자료 제공제도에 대해서는 헌법상의 기본권인 통신비밀보호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원칙에 반하는 잘못된 제도라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하여 국회는 전기통신사업법상의 통신자료 제공제도에 대해서 통신비밀보호법과 마찬가지의 수준으로 영장주의를 적용하고, 적법절차원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을 신속하게 개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신원정보의 제공은 프라이버시를 깊게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용자 신원정보는 특정 익명의 통신을 한 이용자의 신원정보이다. 통신자료제공은 익명의 통신의 내용을 특정인에게 연계시키기 때문에 특정인의 내밀한 통신의 내용을 취득하는 수사 즉 압수수색이나 감청과 효과 면에서 다를 것이 없음을 국회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기통신사업자들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잘못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이 이렇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를 경시하는 관행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그리고 계속된 법정에서 논란을 계속 낳을 수밖에 없다. 오픈넷은 이 판결과 관계없이 통신사업자들에게 통신자료제공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캠페인을 계속 벌일 것이며 통신자료제공이 확인 되는대로 그것이 올바른 제공이었는지 법정이나 여론 등 공론의 장으로 끌어오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특히 테러방지법 제9조제3항도 “국정원장이 개인정보처리자에게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어 임의수사처럼 되어 있는데, 오픈넷은 이 조항이 우리나라 사업자들이 관의 ‘합법적’ 요구는 무조건 들어주어 왔던 관행과 결합한다면 엄청난 프라이버시 침해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관련 논평: http://opennet.or.kr/11217) 테러방지법은 특히 통신의 내용에 대한 제공요청도 포함하고 국정원장이 요청건수를 공개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그 위험은 매우 크다. 이런 위험으로 번지지 않도록 아무런 검토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관행은 중단해야 한다.

 

2016년 3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6/03/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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