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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7. 인터넷 실명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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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7. 인터넷 실명제 사건

익명 (미확인) | 화, 2015/10/27- 15:08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일곱 번째 판례 : 인터넷 실명제 사건1) -*

 

글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甲은 인터넷 사이트인 ‘유튜브(kr.youtube.com)’, ‘오마이뉴스(ohmynews.com)’, ‘와이티엔(ytn.co.kr)’의 게시판에 익명으로 댓글 등을 게시하려고 하였으나, 위 게시판의 운영자가 게시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에 댓글 등을 게시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함으로써 댓글 등을 게시할 수 없었다. 이에 甲은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판 이용자가 본인임을 확인할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이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였다.

한편 乙은 인터넷 언론사인 ‘인터넷 ○○(www.○○.co.kr)’을 운영하여 왔는데,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 2. 2. 위 인터넷 언론사를 2010년도 본인확인조치의무 대상자로 공시함으로써 2010. 4. 1.부터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이에 乙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본인확인조치의무 부과 및 그 위반 시 제재를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제2항, 제76조 제1항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제30조 제1항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는 본인확인제의 입법목적과 관련하여, 인터넷게시판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정보를 게시하는 것을 억제하고 불법정보 게시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함으로써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본인확인제는 아래와 같이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첫째, 불법정보 게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 특정은 인터넷 주소 등의 추적 및 확인 등을 통하여, 피해자 구제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의한 당해 정보의 삭제․임시조치 등의 임시조치제도, 게시판 관리․운영자에 대한 불법정보 취급의 거부․정지 또는 제한명령제도 등으로 불법정보의 유통 및 확산을 차단하거나 사후적으로 손해배상 또는 형사처벌 등을 통하여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본인확인의 대상인 ‘게시판 이용자’는 ‘정보의 게시자’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를 할 가능성이 없는 ‘정보의 열람자’도 포함하고,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선정에 있어서 그 정확성과 기준이 불분명한 이용자수 산정 결과에 따라 적용대상의 범위가 정해지는 등 본인확인제는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그 적용범위를 광범위하게 정함으로써 법집행자에게 자의적인 집행의 여지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본인확인제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본인확인정보를 보관하여야 하는 기간은 정보의 게시가 종료된 후 6개월이 경과하는 날까지이므로, 정보를 삭제하여 그 게시를 종료하지 않는 한 본인확인정보는 무기한으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보관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서 본인확인제는 다음과 같이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첫째,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제한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여야 하는데,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에 명예훼손 등의 불법정보 게시가 의미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고,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해외 사이트로의 도피,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사이의 차별 내지 자의적 법집행의 시비로 인한 집행 곤란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당초 목적과 같은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본인확인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모바일 게시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새로운 의사소통수단의 등장으로 본인확인제는 그 공익을 인터넷 공간의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만 실현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본인확인제로 인하여 인터넷 이용자는 자신의 신원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하여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이나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재외국민은 인터넷게시판의 이용이 봉쇄되며, 새롭게 등장한 정보통신망상의 의사소통수단과 경쟁하여야 하는 게시판 운영자는 업무상 불리한 제한을 당하고, 본인확인정보 보관으로 인하여 게시판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부당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본인확인제를 규율하고 있는 이 사건 법령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인터넷 게시판 본인확인제, 즉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 위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이 사건에서 위헌결정이 내려진 본인확인제는 주로 인터넷 실명제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려 왔고,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인터넷 규제의 불합리성,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의 상징으로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사회적 레토릭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실 본인확인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입법목적과 수단간의 논리적 상관성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인터넷이라고 하는 매체의 특성과 사물의 본성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첫째, 본인확인제가 도입된 배경으로서 인터넷의 특성 중의 하나인 소위 ‘익명성’과 ‘명예훼손 등의 불법정보 게시’ 간에 논리적 상관성이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다. 이 문제제기는 익명성과 해악적인 의사표현간의 논리적 상관성에 관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익명성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다.”는 원칙을 감안한다면2), 익명성과 해악적인 의사표현간의 논리적 상관성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익명성에 대한 도덕적 가치판단을 전제로 해서 모든 인터넷상의 일탈행위 내지 역기능의 원인이 익명성에 있고, 그 익명성을 제거하면 이러한 역기능이 해소될 것이라는 본인확인제의 기본철학은 굉장히 단순한 발상이자 논리의 비약이라고 할 것이다.

둘째,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과연 익명성을 제거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이 문제제기는 본인확인과 익명성 제거간의 논리적 상관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본인인지 여부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익명성이 완전히 제거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헌법재판소가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에 명예훼손 등의 불법정보 게시가 의미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셋째, 본인확인제는 애초부터 그 설계시스템상 개인정보 보호정책 및 개인정보 보호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었다. 개인정보를 가장 잘 보호하는 방법은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을 가능한 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용자의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서는 그 근본구조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결국 본인확인제의 채택으로 인해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촉진되는 상황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그 근거로 내세운 게시판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논리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도출되는 것이다.

 

인터넷 실명제 사건에서의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 위헌선언을 하였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인터넷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국가간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매체인데, 그로 인하여 인터넷에 대한 개별 국가의 규제는 예컨대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해외 사이트로의 도피,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사이의 차별 내지 자의적 법집행의 시비로 인한 집행 곤란의 문제 등을 야기시킬 수밖에 없다. 바로 헌법재판소도 인터넷 실명제 사건에서 이러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익명표현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장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더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의사의 ‘자유로운’ 표명과 전파의 자유에는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 또는 가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도 포함되는데, 본인확인제는 게시판 이용자가 게시판에 정보를 게시함에 있어 본인 확인을 위하여 자신의 정보를 게시판 운영자에게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중 게시판 이용자가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파악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3) 사실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와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는 그 기본취지라든지 운영메커니즘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의 위헌논리가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면 왜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렸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추측컨대 선거의 공정성 내지 평온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과도한 집착이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결정을 계기로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의 폐지를 국회에 건의한 적이 있다.

한편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계기로 인터넷 실명제는 그 생명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정부가 강제하는 인터넷 실명제는 끝이 났다.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건전한 인터넷문화의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의 가능성이다.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후 그 대책의 일환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율적인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고려하였고, 또한 주요 포털들도 본인확인 없이 댓글 등을 쓸 수 있게 서비스를 개편함과 동시에,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체 모니터링 인력을 두 배로 늘리고 시스템도 개선하는 등 자체 검열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한 적이 있다. 따라서 기존의 인터넷 실명제의 대안으로 제시된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인터넷 실명제 혹은 모니터링’에 대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즉 쉽게 이야기하면 정부가 강제하는 인터넷 실명제는 위헌이지만,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인터넷 실명제 그리고 더 나아가서 모니터링은 과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가의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고려할 것은 ‘미국과학발전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가 1997년 11월 회의에서 향후 인터넷에 대한 규제시스템이나 규제정책들을 설계함에 있어서 온라인에서의 익명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기 위해 제시한 4가지 원칙들 중의 하나인 자율성원칙이다. 자율성원칙이란 온라인커뮤니티(OSP 포함)에 대해서 익명커뮤니케이션의 이용에 관한 자신만의 고유한 정책이나 조건을 설정할 수 있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Online Communities Should Be Allowed to Set Their Own Policies Regarding the Use of Anonymous Communication). 즉 개인이 실명으로 의사표현을 하든 익명으로 의사표현을 하든, 또한 게시판 등의 온라인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자가 실명제방식으로 그것을 운영하든 익명제방식으로 운영하든, 각 개별 주체에게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헌법재판소도 이 사건 위헌결정에서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이 본인확인제와 같은 적극적인 게시판 이용규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고,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에 대해서 업계 내지 민간 주도의 자율규제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위헌결정의 주요논거 중의 하나로 고려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이 익명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자율성원칙, 헌법재판소의 견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인터넷언론사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자율적으로 본인확인제나 실명확인제를 채택하는 경우는, 일단 강제력이 있는 법률 등과 같은 공권력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일응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율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체 검열을 하는 것도 자율규제의 일환으로서 일응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체 검열을 하는 경우, 어떠한 한계도 없이 무한정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이 따르는 이유는,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인 사업자의 언론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 간의 충돌 및 조화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업자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체 검열을 하는 경우에 사업자는 자신의 영업정책상 혹은 게시물관리정책상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그 근거를 자신의 언론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를 내세울 수 있다. 반면에 이용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표현의 자유가 사업자에 의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사적 검열의 헌법적 정당성’ 문제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사적 검열의 헌법적 정당성’ 문제는 여기서 지면을 빌어 다루기에는 매우 어려운 헌법이론적 문제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향후 자율적인 본인확인제 혹은 실명확인제를 적용하고자 경우에는, 그것이 자율적으로 시행된다고 해서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고, 인터넷 언론 내지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언론사 내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를 상호 조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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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헌재 2012. 8. 23. 2010헌마47등,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등 위헌확인.

2) ‘미국과학발전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가 1997년 11월 회의에서 향후 인터넷에 대한 규제시스템이나 규제정책들을 설계함에 있어서 온라인에서의 익명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기 위해 제시한 4가지 원칙들 중의 하나이다. “익명성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다.”라는 원칙은 익명성을 이용하여 야기될 수 있는 양면성, 즉 순기능적 측면과 역기능적 측면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고, 역기능적 측면이 순기능적 측면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근거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3) 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등,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 위헌확인,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 위헌소원. 그리고 2015년 7월 30일 한번 더 합헌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재 2015. 7. 30. 2012헌마734,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등 위헌확인. 그런데 2010년도의 합헌결정에서는 위헌의견을 제시한 헌법재판관이 2인이었으나, 2015년도의 합헌결정에서는 위헌의견을 제시한 헌법재판관이 4인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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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가짜 뉴스’를 빌미로 한 사이버 검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19대 대선과 관련하여 사이버상의 공직선거법(이하 ‘선거법’) 위반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선관위는 가짜 뉴스 배포 등 사이버상의 비방 및 흑색선전 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난 1월 초부터 비방․흑색선전 전담 TF팀을 꾸리고 중점 모니터링 및 단속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의 이러한 단속 행위는 선거법상 독소조항들을 근거로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검열 행위일 따름이다.

 

대다수의 정치적 표현물이 단속과 처벌 대상으로 전락

선관위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이다. 그러나 ‘가짜 뉴스’의 개념은 아직 명확하지 않아 ① 언론사가 아닌 일반인이 허위의 사실을 뉴스 보도인 것처럼 꾸며 전달하는 경우와 ② 언론사가 허위의 사실을 확인된 것과 같이 전달하는 경우를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표현 주체가 누구든 공통적으로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를 근거로 단속·처벌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조항으로 인하여 정치인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는 모든 글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허위사실공표’로 간주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험성은 2007년 대선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자의 최태민-최순실 유착 문제를 제기했다가 처벌된 김해호 목사 사례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허위’와 ‘진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개념이기에, 현재 명백히 증명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처벌하고 차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반적 표현의 자유 규제보다 선거법상 표현 규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선거 후보자라는 공인에 대한 정치적 표현을 직접적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도 문제가 많지만, 특히 공인에 대한 의혹 제기의 경우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시’에 해당하여 합법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선거법상으로는 표현물이 후보자를 직접적으로 향할수록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다는 이유로 위법성도 높게 인정된다. 뿐만 아니라, 후보자나 가족에 대한 진실을 적시하며 욕설을 하거나 풍자만 해도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단속·처벌될 수 있다. 즉, 선거법상 표현물 규제 자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을 향한 표현물 대다수가 선거법상 ‘위법’으로 분류되어 처벌·단속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독소조항들을 근거로 가짜 뉴스가 아닌 일반인의 가벼운 표현물까지도 선관위의 검열대 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의 표현물 검열, 선관위가 나설 일인가

더 심각한 점은, 현행 선거법 제82조의4 제3항에 의하여 선관위가 형사처벌 등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도 온라인 게시글에 대하여 직접 ‘삭제’ 명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에 따라 2016년의 20대 총선에서만 17,000건이 넘는 글들이 삭제되었다. 여기에는 나경원 의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하는 글, 유승민 의원의 얼굴을 내시에 합성한 이미지 등이 포함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가기관이 나서서 무엇이 ‘가짜(허위)’이고 ‘진짜(진실)’인지를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표현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헌법이 경계하고자 하는 ‘검열’이다. 선관위가 인터넷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엄히 단속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곧 이러한 헌법 정신에 위배하여 검열의 칼날을 휘두르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근본적으로 선관위는 행정부가 주도하는 선거 관리가 불공정할 것을 우려하여 이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헌법상의 독립기관으로 창설된 기관이다. 이를 고려하면 선관위의 관리감독 권한은 선거사무의 집행기관, 혹은 후보자 등 권력자의 불공정한 행위를 대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선거법으로 인하여 선관위는 국민의 행위와 표현을 규제하고 검열하는 기관으로 변질되었다.

문제되는 온라인 게시글을 삭제·차단할 수 있는 제도는 이미 많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 등이 있으며, 언론 보도의 경우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중재절차로 후보자에 대한 악의적 허위 정보들은 충분히 조치할 수 있다. 굳이 선관위까지 나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대선 후보자 등록은커녕 대통령의 탄핵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관위와 선거법이 대선을 이유로 단속에 나서는 것이 정당한지도 의문이다. 얼마 전 선관위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퇴주잔 논란을 담은 짧은 글을 올린 네티즌을 허위사실공표 등 위반 혐의로 조사하여 논란을 빚었으나, 곧 반기문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근본적인 해결책, 공직선거법 개정 시급

이는 관련 선거법 조항들의 적용 범위가 선거기간으로 한정되지 않고, 또 ‘후보자가 되려는 자’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선거법의 적용 범위를 한정하고, ‘허위사실공표’, ‘후보자비방’과 같이 정치인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을 가로막는 독소조항과 더불어 선관위에게 과도한 표현물 검열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일체의 공직선거법 규정의 개정이 시급하다.

현재 국회에는 유승희 의원의 대표발의로 △후보자비방죄를 폐지하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허위사실을 공표한 자에 한하여 허위사실공표죄를 적용하도록 하며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일반적 표현보다 더욱 강한 보호를 받는다. 정치인에 대한 의혹 제기가 폭넓게 허용되어야 활발한 토론과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는 선거 국면일수록 더욱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관위는 과도한 표현물 검열권 행사를 중단하고, 국회는 위 선거법 개정안을 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2017년 2월 1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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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천만 건 이번엔 통신의 내용까지?

사업자들은 ”강제적 요구”와 ”합법적 요구” 구분해야

 

테러방지법(이철우 의원 대표발의 및 주호영 의원 수정안)은 “UN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조직원 또는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이하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처벌과 원활한 조사를 위한 법이다. 한편 이 법에 따르면 “테러”는 ’정부, 지자체, 외국정부, 국제기구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강요하거나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한 (1) 인명 상해, 체포, 감금, 약취, 유인 또는 (2) 항공기, 선박, 대중용 차량, 핵시설에의 위해, (3) 차량부대시설, 공중이용시설, 수도전기가스시설, 공중건조물 폭파 및 그 시도로 정의된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의 정당한 입법 의도에도 불구하고, 사단법인 오픈넷은 법원의 영장 없이 감청, 감시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하는 독소조항에 대해 우려하며 이 조항에 대한 개정을 요구한다. 또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사업자들도 법조문이 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수사기관의 요청에 무차별적으로 응하는 관행을 종식시켜 고객들을 이런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것을 요청한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은 재판을 통해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보호를 받되, 범죄연루의 개연성을 수사진행에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은 공직자, 즉 판사가 서면으로 확인한 경우(영장)에만 감청, 압수수색 등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 하에서는 판사의 영장을 통하지 않고 그런 조사를 받을 위험이 존재한다.

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민감정보’ 포함…)와 위치정보를…‘개인정보처리자’와…‘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영장 등 아무런 절차적 제한이 없다. 특히 여기서 개인정보나 위치정보의 범위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통신의 내용, 비밀리에 보관된 정보도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에게. . .요구할 수 있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 사업자들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지 않아 일견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방만하게 조문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99조제2항(“. . .요구할 수 있다”)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3항(“. . .제공할 수 있다”)도 제9조제3항과 비슷하게 조문화되어 있지만, 관련 정보처리자들은 수사기관이 요구한 정보를 거의 100% 제공하고 있어 강제적인 조항이 있는 것과 결과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동통신사들이 의무조항이 아닌데도 매년 1천만 건 이상의 통신자료를 수사기관 등에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최원식 의원 2015년 8월27일 보도자료, “2012~2014년 한해 평균 1천14만568건) 국정원의 요청 역시 기계적으로 모두 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때 범죄와 무관한 사람들의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수사기관에 넘겨지게 될 것이다.

위 현상의 문제점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오픈넷은 정청래 의원과 함께 공공기관이 임의로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경우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통신자료제공에 대해서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와 함께 ’이통사에게 물어보기 캠페인‘을 진행해서 수천 건의 통신자료제공 사례를 밝혀낸 바 있으며, 작년 11월 UN인권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에 대해서는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특히 이용자 식별정보에만 한정된 통신자료제공과 달리 테러방지법 제9조제3항은 통신의 내용도 포함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물론 같은 법 제9조 제1항이 ”. . .정보의 수집에 있어서는 「출입국관리법」, 「관세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의 절차에 따른다”고 되어 있지만 이는 강제적인 수집을 할 때에 적용되는 것이고 제9조 제3항은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정보를 수집하는 제2의 통로를 뚫은 것으로 봐야 한다.

또 동 조항의 제4항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이 “대테러 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대테러 조사 및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 역시 “추적”의 의미가 매우 불분명하며 기간, 장소,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해킹팀 RCS까지 포함할 것인지 궁금할 정도이다. 제3항과 제4항 모두 그 흔한 대통령령으로의 위임도 없어 구체적으로 절차나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도 없다.

물론, 외국의 테러방지법들도 ’테러’라는 범죄에 대해서 일부 영장주의를 완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국정원은 다른 해외정보기관들과 달리 사이버심리전 수행 권한과 정부 전체의 정보보안사무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2012년 대선 댓글 개입 및 2015년 밝혀진 해킹팀 RCS 이용도 가능하였다. 또 통신내용의 취득이 영장 없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든데 바로 그런 위험이 있는 것이다. 스노우든이 폭로한 프리즘 수사도 미국법원의 영장에 의해 집행되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후견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합법적인 요구”와 ”강제적인 요구”가 잘 구분이 되지 않고 있으며, 관의 ”합법적인 요구”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오해가 지배적이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국정원이 제9조제3항을 언급하며 요구하는 정보제공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합법적인 요구”는 반드시 따를 의무가 없으니 사업자들은 정보제공이 필요한지에 대해 스스로 면밀히 판단하여 고객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영장주의라는 민주사회의 프라이버시 보호체제를 무시하는,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개인정보제공 요구 시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제공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6년 3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첨부. 테러방지법 수정안(주호영의원안)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6/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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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사용자 처벌은 과도한 정보인권 침해!

이원욱 의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2016년 12월 22일 더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대포폰을 제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제공받은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게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대포폰 제공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처벌하여 휴대폰 실명제를 강화하는 것은 익명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정보인권의 침해를 야기하므로 이원욱 의원안에 반대한다.

 

위헌적인 휴대폰 실명제의 존재

우리나라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에서 휴대폰 타인제공을 금지하고 있고, 제32조의4에서 가입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는 휴대폰 실명제 실시 국가이다. 통신수단 타인제공을 처벌하도록 한 과거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이 있었으나(헌재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이후 개정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는 매우 제한적인 예외규정을 두고 있을 뿐 여전히 대부분의 대포폰(차명폰) 제공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

헌법재판소는 이미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헌재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252(병합))에서 인터넷상에서 의사표현을 실명으로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익명 표현의 자유 침해로서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 결정의 취지에 따르면 통신은 상호 동의 하에 이루어지는 사적인 의사표현이므로 공개적인 의사표현에 비하여 더욱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 명예훼손적 표현의 급속한 확산과 같은 피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익명 통신의 자유는 통신의 비밀을 보호하는 헌법 제18조에 의해 보장되므로, 타인 명의로 통신을 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익명 통신의 자유 침해이다.

 

개인정보 집적으로 유출 위험성 증대

휴대폰 타인명의 제공 및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휴대폰 실명제를 전제한다. 결국 이통사는 가입 단계에서부터 본인 확인을 위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의 과도한 집적으로 해킹 등을 통한 유출 위험성이 높아진다. 헌법재판소도 실명제 하에서 ‘개인정보의 집적 및 유출 위험성’이 점증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2010헌마47).

또한 범죄 수사에 있어 휴대폰의 명의자 보다는 실제로 통신을 한 당사자, 통신 시각 등 통화기록, 통신 내용이 중요하고 이는 모두 영장주의가 적용되어 영장을 받아야만 조회할 수 있는 정보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명의자의 개인정보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를 통해 영장 없이 받아가고 있어 인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범죄 예방 효과 없고 선량한 시민만 피해

물론 타인명의 휴대폰은 최순실과 장시호가 보여준 바와 같이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자는 어떤 수법을 동원해서라도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할 것이고, 휴대폰 실명제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멕시코에서는 SIM 카드 구매 시 의무적으로 본인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는 정책, 즉 SIM카드 등록제를 도입했다가 3년 만에 폐지했으며,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체코공화국, 루마니아 등의 국가는 유사한 제도의 도입을 고려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2012년 EU 집행위원회(EC)는 SIM카드 등록제가 범죄수사 등에 특별한 편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범죄 예방 효과는 없으면서 선량한 대다수의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 중 하나도 소수의 악플러를 잡기 위해 모든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실명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수사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2010헌마47). 게다가 특정 행위만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아닌 원칙적으로 다 금지하되 예외를 두는 포지티브 규제여서 이용자가 예외에 해당해 결백함을 입증해야 하므로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 이원욱 의원안은 가족 명의 휴대폰 사용을 제외하고 있지만, 범위가 너무 좁아 유명무실한 규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타인명의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휴대폰 실명제를 강화하여 이용자들의 정보인권을 침해한다. 이러한 법은 그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훨씬 큰 것이 명백할 때만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타인명의 휴대폰 사용 처벌법의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다.

 

2017년 2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7/02/0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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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위법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해

국정원 등 수사기관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오픈넷은 6월 1일 시민들 22명을 대리하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로부터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영장 없이 제공받은 국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경찰청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는 지난 3월 대법원이 통신자료제공에 대하여 포털을 상대로 내려진 손해배상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따라 통신자료를 제공함에 있어서, 수사기관이 그 제공 요청권한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됨으로 인하여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기본권 등이 부당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책임을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한 바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일 및 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말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사기관 등이 “수사,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할 경우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해 그 동안 수사기관들은 영장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제공 건수도 매년 급증해 2011년에 5,848,991건(전화번호/ID 수기준)에서 2014년 12,967,456건으로 고작 3년 사이에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오픈넷은 2015년 1월부터 참여연대와 함께 이통사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알권리 찾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수많은 시민들이 캠페인에 참여해 관심을 보여줬으며, 오픈넷이 직영점 내방 요구 등 불편한 확인절차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을 넣으며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한 결과, 이통 3사는 온라인에서 통신자료 제공 확인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대폭 개선하였다. 지난 3월 테러방지법 통과와 함께 국가 감시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높아져 수많은 시민들이 통신자료 제공 확인 신청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개선된 절차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은 더 커졌다. 이용자가 자신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것을 확인해도 왜 제공이 되었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무런 이유가 통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기관이 국민의 신원정보를 취득한 것은 그 정당한 이유가 제시되기 전에는 불법적인 권한남용이라 할 것이다.

오픈넷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한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요청 권한을 남용한 수사기관의 책임을 묻고자 이번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그 동안 요청 권한을 남용해 온 수사기관의 관행에 제동이 걸리길 기대한다.

 

2016년 6월 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수, 2016/06/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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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열 번째 판례 : 한총련 웹사이트 폐쇄 사건1) -*

 

글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 원고인 甲은 ‘진보넷(http://jinbo.net)’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뒤 회원들에게 이메일 계정 및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는 웹호스팅 서버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이라 한다)은 甲으로부터 계정과 서버공간을 제공받아 이 사건 사이트를 개설한 뒤 게시판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북한정권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하여 왔다.

한편, 경찰청장은 2011. 3. 18. 한총련이 이 사건 사이트를 통해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고 북한정권의 정통성을 강변하는 한편, 주체사상에 입각한 자주․민주․통일과 반미자주화 투쟁, 북한식 조국통일투쟁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피고인 방송통신위원회에게 이 사건 사이트를 이용해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 3. 21. 및 같은 해 6. 2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사건 사이트에 관한 심의를 요청하였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1. 6. 29.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불법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이트의 이용해지를 내용으로 하는 시정요구를 하였다.2)

그러나 위 시정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이트에 관한 차단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 8. 18. 甲에게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른 취급거부로서 이 사건 사이트의 이용을 해지(사이트 폐쇄)할 것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에 甲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3)과 제2심4)에서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이트 폐쇄명령의 적법성을 인정하였고, 이에 甲이 상고를 제기하여 대법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2.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쟁점들 중 핵심인 두 가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이 정한 ‘정보의 취급 거부 등’에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 중단도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① 웹사이트(website)는 그 제작자 또는 운영자가 웹프로그래밍 등 전자적ㆍ기술적 방식을 기반으로 개설목적에 맞는 이용자들의 유인 등 특정한 제작 의도에 따라 다수 개별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유기적으로 통합시킨 것으로서 그 자체가 정보통신망법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정보통신망에서 ‘정보의 취급’이란 정보의 제공 또는 제공을 매개하기 위하여 전기통신설비와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ㆍ가공ㆍ저장ㆍ검색ㆍ송신 또는 수신하는 등의 행위를 뜻한다고 보이는 점, ③ 웹호스팅은 정보통신망에 웹사이트를 구축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하여, 자신의 서버를 임대하고 서버의 운영․관리 및 정보통신망 연결 등을 대행함으로써 고객이 독자적인 설비를 갖추지 않더라도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무이므로, 이러한 웹호스팅 서비스도 정보 제공의 매개를 목적으로 자신의 전기통신설비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ㆍ가공ㆍ저장ㆍ검색ㆍ송신 또는 수신하는 등의 ’정보의 취급‘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④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가 정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에는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정보는 물론,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의 직접적인 수단이거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이 정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 등 금지행위의 객체에 해당하는 경우 등도 포함된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특정 웹사이트가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하고,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이 정한 나머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피고는 ‘해당 정보에 대한 취급 거부’로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를 상대로 해당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둘째, 특정 웹사이트를 구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가 정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로 보아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명령을 하기 위한 요건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은, 특정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의 문언해석상 ‘해당 정보의 취급 거부’에 포섭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웹사이트를 인터넷상에서 폐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개별 정보의 삭제나 그 게시자에 대한 이용 정지 등을 명하는 것과 달리 해당 웹사이트에 존재하는 적법한 다른 정보의 유통까지 제한하고 위법한 정보를 게시한 이용자뿐 아니라 해당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다른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도 위축시킴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라 그 취급 거부 등을 명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제1항 제8호의 유통이 금지된 정보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나,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중 일부가 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에 위반하는 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을 명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한총련 웹사이트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폐쇄명령에 대해서 그 정당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다. 이 사건의 의의와 문제점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은 불법‘정보’이다. 그런데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가 문제된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불법정보에 대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에 불법적인 ‘개별 정보’ 이외에 ‘웹호스팅되는 웹사이트’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웹사이트를 ‘정보’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해당 정보의 취급 거부 등’에 해당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서비스 중단도 포함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정보에 대해서 내릴 수 있는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수범자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둘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가 정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로 보아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명령을 하기 위한 요건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라 그 취급 거부 등을 명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제1항 제8호의 유통이 금지된 정보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중 일부가 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8호에 위반하는 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웹호스팅 중단을 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이 채택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제도는, 그것이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에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할 때, ①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게 포괄적으로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제수단에 있어서도 과도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 ②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절차에는 대심적 심리구조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준사법적 절차’로서 갖추어야 할 본질적 요소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은 매우 신중하게 운영되어야 하고, 대상정보 및 제재수단의 범위는 가능한 좁게 해석되어야 하며, 개별적인 사안에 있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적헌성 내지 적법성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서 평가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불법정보에 대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에 불법적인 ‘개별 정보’ 이외에 ‘웹호스팅되는 웹사이트’도 포함될 수 있다고 봄으로서 그 대상의 범위를 확대시킨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첫 번째 사건인 불온통신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취지의 측면에서도,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 또한 존재한다. 왜냐하면 불온통신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정보통신부장관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사이트폐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용자가 당해 사이트를 통하여 다른 적법한 정보를 유통하는 것까지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많음을 지적하였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는 기본적으로 개별 정보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개별 정보들은 불법정보일 수도 있고, 불법정보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법정보와 불법이 아닌 정보가 섞여 있는 웹사이트에 대해서 국가가 불법성을 이유로 규제를 하고자 하는 경우 특정 불법정보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체 웹사이트에 대해서 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불온통신 사건에서 특정 불법정보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지, 만약 전체 웹사이트에 대해서 한다면, 그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판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가능한 것이다.

반면에 이 사안의 경우에는 웹호스팅되는 웹사이트만을 그 전제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대법원도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에 따라 그 취급 거부 등을 명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제1항 제8호의 유통이 금지된 정보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온통신 사건에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사이트폐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비록 웹호스팅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사이트폐쇄’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사법적으로 승인함으로써,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의 대상범위를 ‘개별 정보’에서 ‘웹사이트’로 확대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대법원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시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을 확대시키는 논거로서 활용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대법원이 제시한 예외적인 기준을 방송통신위원회가 단순히 웹호스팅의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컨대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에 위반하는 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폐쇄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폐쇄를 명할 수 있다.”로 해석하여, 명문의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불법성을 이유로 전체 웹사이트에 대한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확대해석될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 때문에, 이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시는 오직 웹호스팅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한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웹호스팅이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직접적으로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해당 사이트의 내용을 구성하는 정보들이 불법정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해당 사이트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폐쇄명령은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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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한국 인터넷 표현 자유의 현주소-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대법원 2015. 3. 26. 2012두26432, 취급거부명령처분취소.

2) 구체적인 사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사이트는 ‘한총련 소개’, ‘속보’, ‘자료실’, ‘문화국’, ‘게시판’ 등 5개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총련 소개’ 메뉴에는 한총련의 ‘강령과 규약’ 내용이 게시되어 있고, ‘속보’ 메뉴에는 총 70,458건(2011. 6. 24. 현재)의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으며, ‘자료실’ 메뉴에는 문서 자료 5,400여건과 선전자료 1,169건 등이 게재되어 있고, ‘문화국’ 메뉴에는 ‘문예자료’, ‘문예이론 토론방’, ‘동아리 운영’ 하위메뉴에 100여건의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으며, ‘게시판’ 메뉴에는 5,100여건의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음. 경찰청 요청자료에 따르면, 한총련은 대법원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적단체로 판결되고 있어 한총련의 행위 등은 사실상 모두 불법이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3항에 따른 삭제명령을 불이행함에 따라 고발 조치(5차)된 바 있고, 이 사건 사이트에는 노동신문, 구국전선,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체제 선전사이트에 게시된 수천 건에 이르는 이적표현 게시물을 그대로 게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 해당 정보는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미화․찬양하고, 선군정치 등 북한의 주의․주장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으로서, 경찰청의 요청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불법정보에 해당하여 이용해지의 시정요구로 의결함.”

3) 서울행정법원 2012. 4. 18. 2011구합39189, 취급거부명령처분취소.

4) 서울고등법원 2012. 11. 1. 2012누13582, 취급거부명령처분취소.

목, 2016/01/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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