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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강제적 지문날인 제도 합헌결정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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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강제적 지문날인 제도 합헌결정 유감

익명 (미확인) | 목, 2015/05/28- 17:15

 5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주민등록증 발급시 열손가락 지문날인을 강제하는 주민등록법 시행령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이에 참여연대와 함께 했던 다른 단체들 및 청구인들은 아래와 같이 공동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 김아무개씨 등 3인은 주민등록증 지문날인은 위헌이라고 생각하고 주민등록증 발급연령에 도달한 만17세에 지문날인을 거부하고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았습니다청구인들은 이 때문에 일상생활의 신분 증명에서 갖은 불이익을 받다가 지난 2011년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습니다.

 이 소송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유현석공익소송기금(아래 기금’)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기금은 평생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의로운 인권변호사로서약자들의 벗으로서의 한결같은 삶을 살다 2004년 선종하신 유현석 변호사님의 유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고자 출연한 기부금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천주교인권위는 유족의 뜻을 받아 2009년 5월 유현석 변호사님의 5주기에 맞춰 기금을 출범시키고공익소송사건을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지문날인 제도 합헌결정에 대한 공동 논평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국가의 지문날인 강제가 위헌이라고 믿는다


오늘(5/28) 헌재는 지문날인 헌법소원 사건(2011헌마731 주민등록법 시행령별지 제30호 서식위헌확인)에 대해 6:3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지난 2005년 지문날인 사건에 대한 6:3 합헌결정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헌재가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국가의 침해행위를 정당화해준 것이다. 우리는 헌재의 오늘 결정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규탄하는 바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11년 11월 21일 지문날인과 주민등록증 발급을 거부한 청소년들이 주민등록증발급신청서에 좌우 열 손가락의 지문을 찍어 주민등록증 발급신청을 하도록 한 주민등록법시행령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었다.

 

1962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제정된 주민등록법과 주민등록제도는 50여년 간 견고하게 존재해 왔다. 특히 만17세에 도달한 전 국민에 의무적으로 국가신분증을 발급하면서 강제적으로 지문을 날인하도록 한 주민등록증 제도는 끊임없는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 왔다. 청구인들은 “주민등록증 지문날인은 위헌이다”라고 믿고 주민등록증 발급연령에 도달한 만17세부터 현재까지 지문날인을 거부해 왔으나, 일상 생활의 신분증명에 있어 많은 불이익을 받아 왔다.

 

특히 디지털 시대 개인에게 고유한 생체정보의 보호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는 때, 오늘 헌재의 결정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지난 2005년 구체적인 법적 근거 없이 전국민의 지문 정보를 경찰청장이 수집·보관·이용하는 것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이후 역시 구체적인 법적 근거 없이 국가가 전국민의 열손가락 지문날인을 강제하는 제도 그 자체에 대해서도 헌재가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국가의 지문날인 강제가 위헌이라고 믿는다. 이와 같은 사실은 3인 재판관의 반대의견으로도 확인되었다. 법률에 뚜렷한 근거를 두지도 않고 수사편의를 위해 만17세 이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가 지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과잉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수사편의를 위해 국민의 정보인권 침해를 외면한 헌재의 오늘 결정을 규탄한다. 국가의 전국민 지문날인 강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에 도저히 승복할 수가 없다. 오늘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으로도 국가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지문날인 제도가 마침내 사라질 때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5년 5월 28일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함께하는시민행동
지문날인 헌법소원 청구인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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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행안부의  ᒥ개인영상정보보호법ᒧ제정안 반대의견 제출


영상정보만 별도 입법 필요성 미비, 현행보다 개인정보보호 수준 후퇴, 위헌·불법 논란있는 통합관제시스템 합법화 등 이유로 반대 

 

 

취지와 목적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오늘(10/13)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에게  <개인영상정보보호법제정안(행정안전부공고 2017-77호)>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함
이번 행정안전부의 「개인영상정보 보호법」 제정안 입법예고 수정안(이하, ‘제정안’)은 2016년 12월 16일 입법예고한 「개인영상정보호호법 제정안」(행정자치부 2016-370호)(이하, ‘원안’)을 수정하여 재입법예고한 것임.
이에 참여연대는 검토 의견을 행안부에 제출함.


개 요


이번 제정안은 이전 원안과 크게 달라진 바 없이 재입법예고된 것임. 제정안의 다수의 조항이 여전히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정과 유사하거나 중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조항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보호수준보다 후퇴한 내용을 담고 있음. 
즉, 제정안은 첫째, 영상정보에  대해 특별히 별도 입법을 하여 다른  개인정보와 차등을 둘 합리적 이유가 없으며, 둘째,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영상기기에 대한 규범 미비는 현행 기준이 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가능하고, 셋째 , 위헌 위법 논란이 있을 뿐 아니라 그 목적실현이 검증된 바 없는 통합관제시스템 설치의 법률적 근거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임
이에 제정안이 제정이유에서 밝힌 개인영상정보보호 원칙과 기준을 규정하려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미비한 개인영상정보 규정은 적어도 현재의 보호 수준보다 높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며, 따라서 현행보다도 후퇴한 이번 제정안은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기하여야 할 것임.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의 개인정보보호 수준보다 후퇴한 내용은 아래와 같음


사전 동의 예외 확대
목적 외 이용 및 제3자 제공 요건 확대
위헌 및 법적 논란이 있는 통합관제시스템 허용하고 있음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한을 신설하여 현행 개인정보호법에 따라 설치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된 감독 권한을 축소하고 있음.영상정보 주체의 권리 후퇴
개인정보보호의 일관성, 효율성 침해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의견서 원문 [보기/다운로드]

금, 2017/10/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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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한국정부 “국민의 반대와 비난에도 불구 국정교과서 강행처리”– 전국민 절반 이상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 국정화 강행– 박근혜, “조국의 자긍심을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심어주는 것”– 황교안, “성숙한 우리 사회가 역사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 일본의 역사 수정을 비판했던 박근혜의 위선을 보여주는 행위 맹비난한국 국민의 절반이상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강행처리된 국정화 교과서 논쟁에 대해 ...
목, 2015/11/0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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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통과한 개인영상정보보호법제정안 우려스럽다

 

위헌적인 통합관제시스템 운영의 “양성화” 로 목적 외 이용금지 원칙 훼손 등

 

지난 12월 19일 <개인영상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개인영상정보보호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행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영상정보 촬영과 유통 등에 대한 관리기준이 강화되었다며, 이번 법률안은  개인영상정보 침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관리를 위한 각종 필수조치 사항을 법제화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우려스럽다. 이미 지난 10월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행안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전면재검토 또는 폐기를 요구한 바 있다.  그 주요 이유는  영상정보만 특별히 별도 입법을 하여 다른 개인정보와 차등을 둘 합리적 이유가 없으며,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영상기기에 대한 규범 미비는 현행 기준이 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가능하고, 위헌 위법 논란이 있을 뿐 아니라 그 목적실현이 검증된 바 없는 통합관제시스템 설치를 합법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이며, 무엇보다개인정보보호의 일관성, 효율성을 침해한다는 것 등이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으로 ▶사전 동의 예외 확대, ▶영상정보주체의 권리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보다 후퇴한 점, ▶목적 외 이용 및 제3자 제공 요건 확대, ▶위헌 및 법적 논란이 있는 통합관제시스템 허용,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한을 신설하여 현행 개인정보호법에 따라 설치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된 감독 권한을 축소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입법예고 원안보다는 다소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이와 같은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법률안은 개인정보보호법과 다수의 조항이 유사하거나 중복되고 있어 여전히 일반규범인 개인정보보호법과 별도 법률제정을 통해 그동안 영상정보기기의 오남용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할 만큼의 입법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영상정보는 다른 개인정보보호보다 더 엄격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수집, 이용되지 않는다면 오남용 되었을 경우 기본권 침해 정도가 더 크고 지속될 수 있다. 이에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영상정보기기 설치 허용 예외 조항은 오히려 더욱 명확하게 적법절차 원리에 따라 강화되어야 한다는 요청이 컸음에도 법률안은 이를 아무런 개선없이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새롭게 규정된 이동형영상정보기기의 경우 촬영의 사전 동의 예외사항으로 정보주체가 아닌 정보처리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가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라고 단서를 달기는 하였으나 “정보주체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고”라고 포괄적 규정함으로써 목적 외 수집금지 원칙을 완화하고 있다. 놀랍게도 가장 입법필요성을 강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발전으로 규범력이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그밖의 영상처리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리 감독 기준이 없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 중 하나는, 개인정보보호의 기본원칙인 목적 외 수집금지를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통합관제 시스템 설치를 아무런 통제장치 없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기만 하면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를  정보주체가 감시 또는 통제할 방법이 전무하다. 법률안이 현재의 불법적 상황을 ‘양성화’하는 역할 외에 시민적 통제가 없고 자기정보결정권을 무력화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또한 영상정보주체의 권리 측면에서도 법률안은 우려스럽다. 열람권 행사를 정보주체 외에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로 확대하는 등 정보주체의 동의나 법률적 근거 없이 수사기관이나 민간보험회사 등이 무분별하게 열람할 수 있는 근거를 두었다. 정부가 오늘 통과된 법률안을 국회에 곧 제출하겠다고 밝힌 만큼 참여연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국회 입법과정에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필요한 활동을 할 것이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12/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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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세금 저주'에서 벗어날 때 왔다

총부담률 목표치 제시하는 증세 운동 절실

 

장흥배 노동당 정책실장
 


이미 달아오른 조기 대선에서 복지 정책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상 부양의무제 기준의 폐지(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이재명) 또는 부분적 폐지(안철수, 안희정)는 대세가 되었고, 연 130만 원 기본소득(이재명), 담뱃세 재원으로 건강 복지 대폭 강화(심상정) 등이 눈에 띈다. 앞으로 본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더 많은 복지 정책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러나 복지와 증세는 동전의 양면임에도 어느 주요 대선 주자의 정책 중에서도 체계적인 조세 정책을 발견할 수 없다. 깨알 같은 복지 공약이 쏟아진 지난 2016년 총선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야당조차도 선별적인 복지 공약에 각종 감면 철폐 등 '부자 감세' 철회를 연동하는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이는 이번 주요 대선 주자들의 발언만 보더라도 예단할 수 있다. 큰 정당들이 조세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증세 정치를 이슈화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권자 다수가 복지 확대를 지지하지만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까지 얘기하는 정직한 정치가 득표에서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판단이 크다.

 

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증세에 우호적인 진보적 시민 단체조차도 증세를 복지의 재정적 기초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해왔다는 점이다. 한국 정치와 선거에서 증세 정치가 맥을 못 추는 것은 증세를 경제 모델의 전환이라는 관점으로 확장하지 못한 이유도 크다. 한국 신자유주의의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낙수효과 경제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깨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기업이 투자를 늘려서 일자리가 늘고 소득이 늘어나는 것 이외에 다른 경제 모델을 알지 못하기에 현재의 경제 모델과 조세 체제를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수출 주도 산업화 전략에 따라 골격이 잡힌 저부담 간접세 위주 조세 정책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에서 소득 주도 성장론은 한국 조세 체제의 전환을 위한 정책적, 담론적 계기가 되어야 했음에도 고부담 누진세 중심의 조세 제도 개편은 강조점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소득 주도 성장론뿐만 아니라 경제모델 전환에 관한 몇 가지 이론적 모색에서 조세 체제 전환이 중심적 의제가 되지 못한 이유는 매우 긴 시기 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현행 조세 체제의 역사성과 관련된다. 즉 한국에는 복지국가의 경험을 가진 서구 유럽처럼 저부담 간접세 중심의 현행 조세 체제 이전에 고부담 누진소득세 중심의 조세 체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훨씬 더 저부담인 간접세 중심의 수출 주도 성장형 조세 체제가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세 체제와 경제 모델의 전환을 사고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조세 제도의 골격이 완성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64년부터 박정희 정부는 집권 초기의 내포적 발전 전략을 폐기하고 수출지향 산업화 노선으로 전환한다. 산업화 자금의 대부분은 외자 도입에 의존했지만 세수 증대를 통해 필요 재원을 조달하는 것도 산업화 초기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는 성공적인 세수 증대가 이루어졌는데, 1965년에 8.6%에 지나지 않던 총조세부담률은 1971년 15%로 6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한다.

 

하지만 박정희는 1971년 소득 과세 중심의 증세 전략을 버리고 고도 성장기 일본이 취했던 자본 축적 지원 세제로 전환한다. 1971년 세제 개편은 감세 정책을 공식화한 것이었다. 근로소득과 사업 소득에 대한 기초공제액을 올리고, 상속증여세 면세점을 올렸고, 법인세율의 대폭 인하, 시설 투자를 위한 기업 적립 유보금에 대한 비과세 확대 등이 이뤄졌다. 전체적으로 소득세 비중을 줄이고 기업을 위한 조세 감면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1970년대 내내 지속되었다. 1977년에는 부가치세를 도입해 국가 재정이 직접세가 아니라 주로 소비세를 통해 조달되는 구조가 완성되었다. 그리하여 직접세 비중은 1971년을 최고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반면 간접세 비중은 1970년 약 50%에서 꾸준히 증가해 1979년에는 61.7%로 늘어났다.

 

1970년대를 통해 그 골격이 완성된 한국 조세 체제의 특수성은 오직 수출 주도형 경제개발 모델과 깊숙이 관련될 뿐이다. 이 모델은 케인스주의적 복지 국가와 달리 재정 투입을 통해 내수 확장을 꾀할 필요가 없다. 내수 위축으로 재정 투입이 요구되는 불경기에도 문제 해결은 수출 확대를 통해 이뤄졌다.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기였던 1970년대에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지상 과제였고, 박정희는 기업의 조세 부담 경감과 임금 억제로 이를 뒷받침했다. 노동 비용의 상승을 동반하는 사회보험도 도입이 최대한 늦춰졌다. 1974년 긴급조치 3호에 의해 시행이 유보된 국민복지연금이 대표적이다. 근로소득에 대한 저과세는 저임금 구조 때문이라도 불가피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도입된 부가가치세도 수출 주도형 산업화 전략의 산물이었다. 부가가치세는 납세의무자가 재화를 공급받는 자이기 때문에 수출에는 과세되지 않고 수입에만 과세되어 수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었다. 사치성 품목에 대해 고율 과세하는 특별소비세 도입도 이러한 맥락이었다. 1978년과 1979년에는 특별소비세가 내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법인세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 될 정도였다.

 

박정희가 완성한 저부담 간접세 위주 조세 체제는 한 번도 시정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IMF 구조금융 이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감세 기조에 따라 강하되고 고착화되었다. 법인세, 소득세, 양도세, 소득세 등 직접세는 인하된 반면 담뱃세 같은 간접세는 인상 기조로 갔다. 이명박 정부에서 간접세 비중은 2007년 48.3%에서 2010년 53.1%로 높아졌다. 2014년 지표로 보면 한국의 총조세부담률은 24.6%로 OECD 평균인 34.4%보다 9.8%가, GDP 대비 사회복지 비용은 10.4%로 역시 OECD 평균 21.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세 체제의 전환 없이 경제사회 체제의 전환 없다

 

고부담 누진세 중심의 조세 체제로의 전환은 박정희 이래 현재까지 이어지는 수출 주도 성장형 경제 모델에 대한 폐기를 의미한다. 왜 폐기해야 하는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세계적 저성장 국면에서 대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조세 제도가 경제 위기의 극복을 위한 경제 정책으로서 효용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의 경제 상황은 임금 수준을 하락시키고 불안정 노동을 확대해 고용률을 높여보려는 '노동 개악'보다 더한 극단의 처방으로도 대기업 중심 수출 주도 경제를 유지하기 어렵다. 둘째, 역사적으로 조세 제도가 특정한 경제모델과 결합돼 있기 때문에 현형 조세 체제로는 복지국가와 같은 경제 모델의 전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965년 미국의 총조세부담률은 24.7%로 당시에도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에 비하여 5%p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프랑스와 북유럽의 총조세부담률은 이후 40∼50% 수준으로 올라섰고 독일도 30% 후반을 유지했지만 미국의 총조세부담률은 2010년에도 24.8%에 머물고 있다. 이와 같이 조세 체제는 경제 모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한 새로운 경제 모델에 관한 모색들은 1950∼1960년대의 케인스주의 복지국가로 복귀하는 것과 과거의 케인스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모색으로 거칠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정책이 경제 정책이자 복지 정책으로서 기본소득이다. 그 둘은 비록 구체적인 재정 정책의 방향에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조세 체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

 

이제 진보적 시민사회는 과감히 총조세부담률을 어느 수위로 끌어올릴 것인지 총량적 목표치를 주장하여야 한다. OECD 평균은 경제 모델의 전환에 부합하는 최저선이 될 것이다. 이 최저선은 납세자 국민에 대한 설득력까지 가지고 있다. 목표치가 설정되고 나면 이제 누가 어느 정도로 부담할 것인가 문제가 남는다. 한국의 조세 체제가 대기업 지원, 고소득·불로소득에 저과세로 특징지어진다면, 재벌, 고소득, 금융소득, 불로소득, 고소득에 대한 중과세가 조세 체제의 전환에 부합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박정희가 남긴 유산을 청산하기 위한 용어로 '적폐 청산'이 입에 닳듯 거론되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증세 정치는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박근혜 파면과 구속을 광장 민주주의가 주도했듯이, 증세 정치 역시 시민 사회의 압력으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7/04/0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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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개인정보에서 손 떼라

 

금융위원회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에 대한 시민사회 입장 

 

어제 (3월 1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이하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금융분야를 빅데이터의 테스트베드로서 우선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종합방안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강화를 양념처럼 끼워넣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융 개인정보의 공유와 활용을 확대하여 산업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금융 개인정보는 개인의 경제적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그 무엇보다도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금융위가 개인정보의 상업화를 앞장서 추진하겠다는 것은 금융분야 감독기구로서 할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종합방안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공유와 활용을 촉진시킬 것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현재 대통령 산하 4 산업혁명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된 해커톤을 통해 각 이해관계자들이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 방향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독단적으로 이러한 종합방안을 발표한 것은 유감이다.

가명정보 및 익명정보의 활용 조건과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일정하게 비식별 조치를 하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해커톤에서의 사회적 논의를 무시하고 추진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종합방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관 해커톤 회의 등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비식별 조치라는 개념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금융회사 등의 비식별 조치에 대하여 전문기관(금융보안원・신용정보원)을 통해 적정성 평가를 받도록 하는 등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등 그동안 비판을 받아왔던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의 방식으로의 개인정보 활용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비식별처리된 익명정보 등의 중개를 허용(개인정보는 제외)”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익명정보’가 어떤 의미인지, 기존 비식별조치를 적용한 사실상 가명정보의 수준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둘째, 결국 이 종합방안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신용정보보호법이 개정되어야 하며, 금융위원회도 올해 상반기에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는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으로 분산되어 수범자의 혼란과 중복규제를 야기하고 있어 관련 법제를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로 분산된 기능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통합하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명실상부하게 개인정보 감독기구로 역할할 수 있도록 그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금융 분야의 감독기관으로서 자신의 권한을 놓지 않으려하는 조직이기주의의 발로이다. 

 

셋째, 이미 금융분야의 개인정보 보호는 개인정보 보호원칙에서 벗어나 가장 완화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종합방안은 지주회사 그룹 내 통신, 전기ㆍ가스 등 관련 정보공유, 신용정보원을 통한 세금ㆍ사회보험료 납부실적 등 공공정보의 공유 확대, 신용정보원이 모든 차주의 개인사업자 여부를 일괄 확인하여 CB사ㆍ금융권에 공유 추진, CB사의 개인정보 이용 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신용평가 체계 고도화”라는 명목으로 금융 개인정보의 기관간 공유 및 활용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고 있다. 

 

넷째, 종합방안은 비금융 개인정보 활용을 통해 마치 저소득층 및 금융소외계층에 이익이 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강화될 수도 있다. 결국 빅데이터의 활용은 금융 개인정보 분석을 통해 금융 업체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 하에 움직일 것이며, 열악한 환경에 있을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은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종합방안은 데이터 중개ㆍ유통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개인정보의 상업적 거래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홈플러스의 개인정보의 상업적 판매, 약학정보원 등을 통한 개인 의료정보의 상업적 판매 등을 통해 개인정보의 동의없는 상업적 활용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마치 미국 등의 사례를 선진적인 사례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나, 미국에서도 데이터 브로커에 대한 비판이 높은 상황이다. 

 

오늘 청와대는 정부 헌법 개정안의 일부 내용을 발표했는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헌법에 명시적으로 포함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정부부처에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정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것은  자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종합방안은 금융위원회가 개인정보 감독기구로서 자격 미달임을 보여준다. 금융위원회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도 없이 발표한 종합방안을 철회해야하며, 개인정보 감독 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  

 

 

2018년 3월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시민모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화, 2018/03/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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