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사시 존폐 논란 종식하고 로스쿨 양성에 힘써야

지역

[논평] 사시 존폐 논란 종식하고 로스쿨 양성에 힘써야

익명 (미확인) | 금, 2016/09/30- 13:43

사시 존폐 논란 종식하고 로스쿨 양성에 힘써야

헌법재판소의 사법시험 폐지 합헌 결정에 대한 입장

 


어제(9/29) 헌법재판소는 사법시험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환영한다. 이제는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운용해 오면서 드러난 문제점과 한계를 보완해 로스쿨 제도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정착하도록 대책을 모색하는 일에 사회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찬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법률가가 되는 것이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 것, 신분을 상승시키고 권력을 잡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저변에 깔린 이러한 인식은 그들만의 리그, 그릇된 엘리트 의식을 야기하였고 그로 인해 정치검찰, 비리검사, 정치적 판결 등 한국사회가 치르고 있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시험을 통해 법률가 자격을 부여하고, 동일한 연수과정을 거쳐 국가 통치에 적합한 판사와 검사를 키워내는 ‘사법시험 - 연수원 체제' 자체가 문제였기 때문에 20여 년 전부터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양성제도의 논의가 출발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사시 존치 논쟁을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

 

이번 헌재 결정은 사시존치 논란의 종식과 동시에 정부와 로스쿨 당국에 많은 과제를 안겨준 판결이기도 하다. 정부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하고 로스쿨 양성에 힘써야 한다. 로스쿨 입학 정원제, 변호사시험 정원제를 조속히 폐지하고 로스쿨 인허가를 확대해야 한다. 이중, 삼중의 통제는 누구나 교육과 시험을 통해 변호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면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결정문에 지적된 바와 같이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로스쿨 입학 및 법조 진출 확대를 촉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법률가 양성이 국가적 과제인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도 학비 걱정 없이 로스쿨을 다닐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그들로 하여금 일정 기간 동안 공익 변호사로 활동하는 방안  도입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직장인을 위한 야간 로스쿨도 도입해야 한다.

 

로스쿨들 또한 이번 결정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요구를 더욱 깊이 새기고 고액의 등록금으로 인한 높은 진입 장벽, 불투명한 입학생 선발 과정 등 논란과 불신을 불식시키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요컨대, 원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입학해서 법률가가 될 수 있도록 로스쿨을 ‘로스쿨’답게 만드는데 사회적 논의와 역량이 집중되길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참여연대, 집시법 개정 촉구 위한 정책자료 발표

집시법 제11조, 제12조 현황과 문제점, 개정 필요성과 방향 제시해

정기국회 때 집시법 개정 논의 본격 착수 촉구할 예정 

170822_집시법개정-1200-630.jpg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8/21(월) 국회, 대통령관저 등 주요국가기관 100미터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1조, 주요도로에서 교통소통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할 수 있게 하는 집시법 제12조의 개정필요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자료 <집회는 보일 수 있고 들릴 수 있는 곳에서>를 발표했다. 이번 정책자료에서는 집시법 제11조와 제12조 각각에 대해 그 규정내용과 변천사, 각 조항에 따른 금지통고 현황, 주요 판결례, 해외입법례 등을 폭넓게 살펴본 뒤 법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논증하고 구체적인 개정방향을 제시하였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를 통해 첨예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도심 대규모 집회도 질서있게 비폭력적으로 개최할 시민들의 역량과 의식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청와대와 가까운 곳이나 주요도로이든 집회의 규모가 크든 작든 다양한 의사표현들이 공공질서와 조화를 이루며 행사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집회의 자유는 불편한 것이나 공공질서에 위협이 된다는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나 민주사회의 핵심적 기본권으로서 지위를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규제해온 집시법 제11조와 제12조가 보다 헌법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번 정책자료를 발표하게 되었다. 


집시법 제11조와 제12조에 따른 금지통고현황을 살펴볼 때 한국사회에서 집회의 자유 중 본질적 내용 중 하나인 집회장소선택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약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또한 집시법 제11조에 대해서는 2003년 외교기관 인근 집회금지에 대한 위헌결정 이후에도 끊임없이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이 계속되고 있고, 집시법 제12조의 금지통고 부분은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한 바 있으며, 작년 촛불집회 과정에서 법원에 의해 경찰 금지통고의 효력이 정지되는 등 지속적으로 그 조항의 정당성이나 남용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위 조항들은 주요 해외 입법례에 비추어볼 때에도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절대적 집회금지장소를 규정한 집시법 제11조에 대해서는 ▶ 정치적 의사결정기관인 국회를 시민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헌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 예외적 허용조차 없는 일률적 금지는 기본권의 최소침해원칙을 위반한 것이며 ▶ 집회의 자유와 국가기관 기능 보호 사이의 균형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개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개정의 방향으로   ▶ 국회나 각종 공관은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에서 배제하고   ▶ 집회금지구역의 거리를 축소하며,  ▶  휴일이나  소규모집회 등 해당 기관의 기능과 안녕을 해칠 명백한 위험이 없는 집회·시위는 개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을 제안하였다. 


집시법 제12조의 경우  ▶ 집회·시위는 교통불편을 본질적으로 수반하고 집회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함은 그러한 불편이 수인되어야 한다는 헌법적 결단이라는 점,  ▶ 교통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을 통해 교통질서와 집회의 자유를 조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후퇴시키는 것은 최소침해의 원칙과 법익균형성 원칙에 반한다는 점 등을 개정 이유로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집시법 제12조에서   ▶ 교통소통의 필요를 이유로 한 집회·시위 금지통고 근거를 삭제하고,   ▶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부과함에 있어서는 주최자와의 협의절차를 보장할 것을 개정방향으로 제안하였다.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경찰은 집회·시위 관리에 있어 과거보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법으로 명문화되지 않은 방침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으며, 기본권의 제한과 관련된 사항은 입법자가 제정한 법률로 하는 것이 원칙이기에 분명히 입법적으로 해결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 20대 국회는 참여연대가 2016년 11월 9일 입법청원한 집시법 개정안을 비롯한 집시법 개정논의에 본격 착수하고 있지 않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국회가 집시법 개정논의를 통해 집회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면서도 사회의 다른 법익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적절한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를 촉구하면서 이번 정책자료가 그 논의과정에 시사점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다가오는 정기국회에서 국회가 집시법 개정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집시법 제11조와 제12조와 관련된 형사소송, 행정소송, 헌법소원 등을 통해 해당 조항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정책자료 [원문보기 / 다운로드] 


 

수, 2017/08/23- 11:04
278
0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부결 참담하다

‘소수의견’이 더 많아지도록 헌재 구성 다양화되어야

 

국회가 정치적 상황과 당리당략에 따라 110여일 동안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가부를 저울질하던 끝에, 동의안이 끝내 부결된 것에 대해 참여연대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서의 소수의견을 개진했기 때문에 김이수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국민의당은 기독교계로부터 군대 내 동성애 처벌 조항에 대한 위헌의견을 개진했다는 이유로 반대해야 한다는 ‘문자폭탄’을 받았기 때문에 임명동의안 통과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반대는 헌재의 다양성을 침해하는 편협한 정파적 사고의 결과이다. 위헌정당해산의 법리는 국제적 기준이며, 군형법상의 항문성교, 추행 부분에 대한 판단은 명확성의 원리라고 하는 가장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헌법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이들이 문제시 여기는 김이수 후보자의 소수의견은 헌법적 논리에 충실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격 후보자를 두고 철지난 색깔론, 정치적 입장을 내세워 임명절차를 지연시키다가 결국 부결시킨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의 행태는 무책임한 발목잡기와 반헌법주의와 다름없다. 

 

김이수 후보자처럼 소수자의 인권을 보듬고 국가권력보다 주권자 국민의 기본권과 권익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진 이유이다. 오히려 이러한 소신이 ‘소수의견’이었다는 점에서 헌법재판관들의 구성이 더 다양화되어야 하며, 김이수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췄음을 반증한다. 장기간의 헌재 소장 공석 사태를 초래함으로써 타 헌법기관 존중의 의무를 저버린 국회의 이번 임명동의안 부결로 인해, 혹여 헌법재판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소수자의 인권을 보듬고, 국가권력의 남용을 견제하며, 주권자 국민의 기본권과 권익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헌법재판소의 장에 적합한 인물이 조속히 임명되어야 할 것이다. 

 

성명 원문 [보러가기/다운로드]


 

화, 2017/09/12- 14:18
199
0

휴대폰 실명제라는 ‘잘못된 상식’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오픈넷이 휴대폰 실명제에 헌법소원 제기한 이유


대한민국 휴대폰은 실명이다. 이는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자명한 ‘상식’이다. 하지만 상식은 흔히 특정한 이익을 가진 세력이 자신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눈속임’인 경우가 많았다. 노예제도 상식이었고, 성인 남성만의 투표권도 상식이었다.

휴대폰을 사용하기 위해 통신사와 계약(전기통신역무 제공 계약)하려면 왜 반드시 법적인 이름이 필요한 걸까? 그건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휴대폰 신분증

‘휴대폰 실명제’가 상식이라고? 

어떤 물건 혹은 서비스(용역)를 구입할 때 판매자가 소비자의 실명을 요구하는 일은 오히려 적다. 우리가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상인들은 우리에게 법적인 이름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얼마든지 실명을 알리지 않고도 우리가 원하는 물건 (담배나 주류와 같은 특정한 물건을 제외한) 대부분을 살 수 있다.

즉, 분명한 목적과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물건과 서비스의 거래는 자유로워야 하고, 그 당연한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목적과 적합한 수단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니까 다시 질문해보자.

왜 휴대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본인확인이 필요한가?
왜 익명으로 휴대폰을 쓰면 안 되나?
왜 휴대폰 실명제가 필요한가? 

최근 오픈넷은 헌법재판소를 향해 그 질문을 던졌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휴대폰 실명제’가 국민의 통신의 자유(헌법 18조)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헌법 17조) 그리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면서, ‘휴대폰 실명제'(전기통신사업법의 일부 조항)가 청구인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은 추상적인 국민의 열망과 의지를 반영한다. 헌법은 그 자체로는 미완이다. 공동체는 헌법 구체화 법률들을 통해 헌법정신을 실현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헌법은 그 자체로는 미완이다. 공동체는 헌법 구체화 법률들을 통해 헌법정신을 실현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2항

전기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역무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 본인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 본인이 아니거나 본인 여부 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계약의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5 ‘부정 가입 방지 시스템 구축’ 제1항~제3항 

  • 과기부장관의 ‘부정가입방지시스템’ 구축 및 운영 의무 규정 (제1항)
  • 과기부장관의 요청에 따른 국가기관·공공기관의 협력의무 (제2항)
  • ‘부정가입방지시스템’의 위탁(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관한 규정 (제3항)

 

휴대폰 실명제, 왜 문제인가

청구인(추미선, 오픈넷 간사)은 ‘익명’으로 휴대폰 사용 계약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실명을 요구하는 ‘휴대폰 실명제’로 인해 계약 체결을 거절당했다. “외국에서는 본인확인 없이 SIM카드만 구입하면 자유롭게 휴대폰을 쓸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꼭 본인확인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휴대폰 실명제에 의문을 품게 됐다는 추미선 청구인은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휴대폰 실명제가 폐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구인을 대리하는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헌법소원청구서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휴대폰 실명제의 문제를 지적한다.

 

1. ‘대포폰’ 금지해서 범죄를 예방한다고?

일명 ‘대포폰'(타인 명의 휴대폰)을 이용한 사기 등 범죄는 날로 증가한다. 이런 맥락에서 휴대폰 부정 이용을 방지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휴대폰 실명제의 목적은, 그 목적만 보면 타당하다. 그렇다면, 휴대폰 실명제가 그 목적에 부합하는 적합한 수단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휴대폰 실명제가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범죄를 목적한 자가 휴대폰 실명제가 무서워서 범죄를 포기할까? 언감생심이다. 많은 범죄자가 손쉽게 타인 명의 핸드폰, 일명 ‘대포폰’을 사용하는 마당에 오히려 휴대폰 명의자를 용의자로 가정하고 수사하는 방식은 수사에 장애가 될 뿐이다.

범죄자가 될까봐 아이들 입을 다물게 하는 영문법 교육?
범죄 예방 효과? 휴대폰 실명제가 무서워서 범죄를 포기하는 범죄자? 소가 웃을 일이다.

다른 나라들 사정은 어떨까?  멕시코는 SIM카드 등록제를 도입했다가 3년만에 폐지했고,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체코공화국, 루마니아 등은 유사한 제도의 도입을 고려했다고 취소했다. EU집행위원회(EC)의 세실리아 말스트롬(Cecilia Malstrom) 집행위원은 SIM카드 등록제가 범죄수사에 별다른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1)

범죄자가 ‘대포폰’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범죄자를 바로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통상 대다수 범죄에서도 행해지는 ‘신원 은폐’ 행위에 불과하고, 휴대폰의 실사용자를 검거하는 수사기법은 현재 충분히 발전해 굳이 모든 국민을 ‘예비 범죄자’로 만들 필요는 전혀 없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 중 하나도 소수의 악플러를 잡기 위해 모든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실명 확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수사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2)

 

2. 연례행사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업자에 개인정보를 수집·보관하게 하는 ‘휴대폰 실명제’와 같은 본인확인제도는 범죄예방이나 범죄수사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대신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토대’를 제공해왔다. 지난 5년간(’12년~’16년)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된 개인정보 유출 누적 인원수만 해도 약 7,200만 명에 달한다(참조: 뉴스1, 2017. 9. 27.)

끊임없이 터져나온 개인정보유출 사건 (출처: SBS, MBC, 연합뉴스)
끊임없이 터져나온 개인정보유출 사건 (출처: SBS, MBC, 연합뉴스)

 

3. ‘익명 통신’ ‘익명 표현’은 예외가 아니라 원칙이다 

헌법 제18조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통신의 자유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고, 통신의 비밀보호를 그 핵심 내용으로 하며, 여기에는 통신 내용뿐 아니라 수신인과 발신인, 수신지와 발신지, 정보 형태, 발신 횟수 등 통신과 관련된 일체가 포함된다.

기본권인 통신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영장이나 허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통신의 자유는 상대방 및 제3자에게 신원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통신할 자유 ‘익명 통신의 자유’를 당연히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 또는 가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도 그 보호영역에 포함된다”
-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252(병합), 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등

그렇다면 오픈넷이 문제 삼는 전기통신사업법의 규정은 어떤가. 휴대폰 실명제(본인확인 의무 조항)는 익명으로 통신할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차단한다.

휴대폰 실명제는 '익명 통신'의 가능성을 원천봉쇄한다.
휴대폰 실명제는 ‘익명 통신’의 가능성을 원천봉쇄한다.

 

4. 사생활의 종말 

사적으로 소통할 권리는 사생활의 자유에 속하는 기본권이고 이는 공적인 행위보다 더 두텁게 ‘사생활의 비밀’에 의해 보장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 위헌 사건3)에서 통신은 상호 동의로 이뤄지는 사적인 의사표현이므로 공개적인 의사표현보다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를 표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같이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가입률이 높은 나라에서 사생활의 비밀은 제대로 보장하기 어렵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모든 통신과 표현행위는 기록을 남기고, 그래서 쉽게 감시할 수 있다. 이는 프라이버시에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특히 휴대폰 실명제는 모든 휴대폰을 이용자의 실제 신원과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위협을 더욱 가중한다.

 

누구를 위한 휴대폰 실명제인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휴대폰 실명제가 제한하는 기본권은 명확하다. 반면에 휴대폰 실명제를 통해 예상할 수 있는 공적 이익은 불투명하거나 증명된 바 없다. 그나마 명백한 휴대폰 실명제의 공익은 ‘수사상 편의’라고 할 수 있다. 즉, 휴대폰 이용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 수사기관이 신속하게 그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그것뿐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 극소수 범죄자에 대한 수사 편의를 위해 대다수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은 정당하지 않고, 2) 대다수 범죄자는 통상 다양한 ‘신원 은폐’ 행위를 하기 때문에 휴대폰 실명제만으로는 ‘수사상 편의’를 누리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3) 현재 발달한 수사기법으로 (굳이 실효성도 없는 휴대폰 실명제가 아니라더라도) 범죄자를 특정하는 일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휴대폰 실명제의 ‘유일한 장점’도 점점 더 인정하기 어렵다. 

타인이 만든 질문에 끌려다니 않고, 스스로 문제를 창조할 수 있기를.
곰곰히 따져볼수록 휴대폰 실명제에 관한 의문은 커진다.

한국은 ICT 규제에 관한 한 최선진국이다. 지금은 위헌 판결을 받고 사라진 인터넷 실명제도 한국에서 처음 태동했다.4)

영문 위키의 인터넷 실명제 항목에는 딱 두 나라, 한국과 중국만 나온다. 중국은 그나마 실명제 시행 주체가 기업이지만, 한국은 국가다. 한국처럼 선불제인지 후불제 상관없이 전면적인 휴대폰 실명제를 법으로 강제한 나라는 소수다.5) 실명제 시행 국가 중에서도 한국은 다른 나라에 없는 주민등록번호가 있어, 그 위험이 더 크다.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 많은 지역에서 누구나 돈만 내면 기계(전화기)와 번호(심카드)를 살 수 있다. 물건을 사는데 누가 사는지 등록하도록 강제하는 나라는 없다. 그런 강제 등록을 활용해 개인을 특정하고 이를테면 검열이나 수사 같은 데 활용하는 나라도 없다. 한국의 상식은 한국만의 상식이다.

싱가포르의 한 길거리 상점에서 각종 심카드를 늘어놓고 팔고 있다. (사진: 허광준)
싱가포르의 한 길거리 상점에서 각종 심카드를 늘어놓고 팔고 있다. (사진: 허광준)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휴대폰 실명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여기에 제대로 답할 수 없다면, 휴대폰 실명제는 사라져야 한다. 헌재의 현명한 답을 기다려본다.


1) GSMA, The Mandatory Registration of Prepaid SIM Card Users, November 2013, 10면.

2) 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252(병합)

3) 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252(병합)

4) 우리가 흔히 ‘인터넷 실명제’로 불러왔던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선거법상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는 여전히 존속한다. 참고: 슬로우뉴스-인터넷 실명제 폐지를 보는 네 개의 시선(’12. 8. 7.) (편집자)

5) 참고로, 2013년 기준 전 세계 SIM의 77%가 선불제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한 글입니다. (2017.11.28.)

화, 2017/11/28- 14:24
290
0

국회앞 절대적 집회금지, 내일 헌재 선고예정   

2013년 9월 참여연대 이태호 전 사무처장 청구 후 5년만의 결정

최근 무죄판결과 위헌제청 반영하여 헌재 위헌결정 내리길 기대

헌법재판소가 내일(5/31) 국회의사당 경계 100미터 이내 옥외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11조 제1호의 위헌여부에 대해 결정을 선고한다. 이번 선고는 국회앞 행진에 참여하였다가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기소된 이태호 전 사무처장을 청구인으로 하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거의 5년 만이다. 

 

청구인인 이태호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은 2011년 11월 국회의사당 경계지점 30~40미터 거리에 있는 한강 고수부지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에 반대하는 행진에 참가하였다는 이유로 집시법 제11조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해당 재판에서 청구인은 집시법 제11조 제1호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어 2013년 9월 26일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2013헌바322). 심판이 청구된 지 5년이 가까워지도록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리지 않는 동안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개최하였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였다. 그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건의 헌법소원도 위 청구에 병합되어 이번에 선고를 받게 되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통해서 국회 앞 평화적 집회를 통한 의사표현은 집회에 참여하는 개인의 인격 발현일 뿐 아니라,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을 보완하고 소수자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적극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국회 인근 집회가 국회의 기능과 안전을 침해할 실질적이거나 구체적인 위험성이 없는데도 추상적 위험성을 이유로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형해화시키는 것이며, 집회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그 어떤 예외조차 없는 것은 침해최소성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국회의사당 인근이라 하여 어떤 예외도 없이 절대적으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입법례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하였다.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2009년 12월 국회앞 절대적 집회금지조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4인의 재판관은 집회를 통해 국회에 의사전달을 하거나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어야 하므로 국회 앞 집회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입법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며 강력한 위헌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 집시법 제11조의 위헌성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2월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집시법 제11조 제1호가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물리적 압력이나 위해가능성이 있는 집회시위에만 적용된다고 제한해석하여 국회 앞 집회 참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도 있고, 2018년 4월에는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의 의심이 있다며 직접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한 사례도 있다.

 

참여연대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집시법 상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조항에 대한 위헌주장과 한층 높아진 시민들의 민주주의 의식과 요구 등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헌법재판소가 그 위헌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5/30- 18:38
117
0

이제 우리 국회 앞에서 만나

국회 100미터 집회금지 헌법불합치 결정 환영

국회 앞 자유로운 의사 표현 가능하도록 집시법 개정에 나서야

 

오늘(5/31) 헌법재판소는 국회 100미터 이내 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11조 제1호에 대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국회앞 행진에 참여하였다가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기소된 이태호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거의 5년 만이다. 소송을 기획하고 진행한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비록 많이 지체되었지만 이제라도 그 위헌성을 적극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하며, 한국사회의 집회의 자유가 보다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회는 보다 가까이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할 것이다.

 
오늘 헌법재판소 결정은 9명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그동안 집시법이 국회가 수행하는 헌법적 기능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는 정당한 집회·시위까지 필요이상으로 금지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음을 명백히 선언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 동안 누구보다 국민의 목소리, 특히 소외되기 쉬운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어야 할 국회는 집시법 규정을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국회 100미터 밖으로 밀어내기 일쑤였다. 국회가 빈번하게 국민의 의견과 괴리된 결정을 내리거나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도 국민이 국회의원들에게 제대로 의견을 표현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집회·시위의 자유는 기본적으로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소통과 연대의 권리이다.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갖추지 못한 평범한 시민이나 사회적 약자들이 집단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때로는 생존을 위한 절실한 수단이기도 하다. 평범한 이들의 목소리가 국회 앞에서 충분히 표현될 수 있어야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고 그 정당성도 확보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19. 12. 31.까지 국회가 집시법 제11조를 개정할 것을 명령함에 따라 국회는 그 취지에 맞게 집시법을 개정할 책임을 부여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오늘 결정에서 국회의 기능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는 집회의 경우를 몇 가지 예시하였으나, 이는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사례를 예를 든 것이지 오로지 그 경우에만 집회·시위가 가능한 것으로 헌재 결정의 의미를 협소하게 해석하여서는 안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국회 앞이라 하여 단순히 소규모, 휴회기나 휴일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 집회라면 원칙적으로 그 규모나 시간에 불문하고 매우 넓게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국회의 보호라는 것이 국회의원에 대한 물리적 압력이나 위해를 가할 가능성 및 국회의사당 등 국회 시설에의 출입이나 안전에 위협을 가할 위험성으로부터의 보호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드러난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회는 본연의 헌법적 기능과 국회의사당 인근 집회는 양립이 가능하며, 오히려 ‘민의의 수렴’이라는 국회의 기능을 고려할 때 국회 인근 집회 보장을 통해 보다 충실하게 헌법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관련하여 참여연대가 절대적 집회금지장소 조항에 대해 2016년 11월 개정안을 청원한지 1년 반이 넘도록 국회는 심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만큼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부합하게 국회 앞에서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이제라도 자신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목, 2018/05/31- 16:33
111
0

양심적 병역거부 헌재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명령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

‘군대가 아니면 감옥인 사회’를 바꿀 평화의 문을 연 결정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오늘(6/28)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를 「병역법」  제5조 제1항 소정 병역의 종류로 정하지 아니했기 때문에, 위 조항은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하며, 다만 2019년 12월 31일까지 잠정적용하는 것으로 한다는 잠정적용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는 입법 부작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인데, 헌법상 요구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의미다. 헌법재판소는 오늘 결정을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서 인정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대체복무제가 주어져야 함에도 이를 보장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위 결정은 다양한 양심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결정이며, ‘군대가 아니면 감옥인 사회’를 바꿀 평화의 문을 연 결정이다.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던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오늘의 결정을 환영한다. 더불어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너무 오랜 기다림이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전과자가 되어야 했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다양한 양심과 평화적 신념을 인정하지 않고 처벌으로 일관해왔다.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는 「병역법」 앞에서 좌절되었다. 최초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기록이 확인되는 한국전쟁 이후 현재까지 양심(또는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처벌을 받은 사람은 1만 9천 8백여 명에 달한다. 이들의 수감 기간만 합쳐도 3만 6천 년이 넘는다. 누구의 것을 뺏은 적도, 누구를 해친 적도 없는 사람들의 헤아릴 수도 없는 기다림이었다. 비록 늦었지만, 오늘의 결정은 우리 사회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오늘의 결정이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선언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진정한 의미에서 한 발짝 앞당겼다고 평가한다.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8월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예정하고 있는 대법원은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여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한다. 국방부 역시 헌법재판소 결정 직후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정책 결정 과정 및 입법 과정을 거쳐 최단시간 내에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국회는 상임위에 잠자고 있는 「병역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하루속히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12월 31일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관련 입법이 2018년 하반기 정기 국회에서 신속하게 논의되어 2019년부터는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다른 국가기관을 기속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과 처벌을 중단해야 한다. 병무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위법한 신상 공개를 즉각 취소해야 하고, 법무부는 수감생활을 마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복권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따를 때,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200여 명의 병역거부자는 헌법상 권리를 실현한 이유로 처벌을 받고 감옥에 갇힌 것이다. 수감된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법무부의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04년, 2011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위헌 여부를 심사했던,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자를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는 처벌조항인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관해서는 합헌을 법정 의견으로 선고했다.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적 인정과 대체복무 제도의 입법이 강제된 것은 사실이지만, 처벌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난 것은 매우 아쉽다. 이로 인해 현재 재판 중이거나 수감된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권리 구제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사법부와 법무부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전체적인 취지를 적극 고려하여 이에 부합하는 무죄 판결과 관련 후속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찍이 의견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시민사회의 제안」을 발표하며 합리적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대체복무제는 군 복무 면제나 특혜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현역 복무와 형평성이 맞는 복무를 부과하여 공동체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국제사회가 확립해 온 원칙을 바탕으로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기준’을 제안했다. 그것은 ▷대체복무 관련 심사와 운용은 군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점 ▷현역 군 복무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긴 대체복무제는 또 다른 징벌이 된다는 점 ▷현역 또는 예비군 복무 중이라도 대체복무제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또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 병역거부자 당사자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것도 강조했다. 이제는 소모적인 찬⋅반 대립을 넘어 ‘어떤 대체복무제인가’를 논의할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한국 사회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함께 애써주신 모든 법률가, 언론인, 활동가, 그리고 성역에 맞서 온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양심이 이겼다. 평화가 이겼다. 평화를 석방하라.

 

2018년 6월 28일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6/28- 20:51
121
0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어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서 인정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대체복무제가 주어져야 함에도 이를 보장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다양한 양심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결정이며, ‘군대가 아니면 감옥인 사회’를 바꿀 평화의 문을 연 결정입니다.

이제는 소모적인 찬⋅반 대립을 넘어 ‘어떤 대체복무제인가’를 논의할 시간입니다.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한국 사회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함께 애써주신 모든 법률가, 언론인, 활동가, 그리고 성역에 맞서 온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보기 : http://www.peoplepower21.org/Peace/1571611

금, 2018/06/29- 18:58
106
0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발표 기자간담회

일시 장소 : 2018.07.19 (목) 오전 11:00,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취지와 목적

  •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2019. 12. 31.까지 대체복무제 입법을 명령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구체적인 대체복무 제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현역 복무의 2배 이상 복무기간 등 ‘징벌적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기본권 행사로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주장입니다.
  • 이에 오랜 시간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노력해온 시민사회단체(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내일(7/19) 오전 11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체복무제에 대한 시민사회 안을 발표할 정입니다. 국방부 등 국가기구까지 포함하여 헌재 결정 이후 구체적인 대체복무제 안에 대한 입장 발표는 이번이 최초입니다. 
  • 내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헌재 결정 취지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 대체복무제’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발표 이후에는 질의응답이 진행됩니다.

 

개요

  • 제목: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발표 기자간담회
  • 일시 장소 : 2018. 07. 19. 목 11:00 /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 주최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 순서
    • 사회 :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 발표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국제법상 권리_히로카 쇼지(Hiroka Shoji,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_임재성 변호사(민변) 
  • 질의 응답

 

많은 관심과 취재를 요청합니다.

 

보도협조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7/18- 19:05
68
0

 

골목상권 보호와 상생경제,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 법에 대해 유통업계는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해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기업의 자유권과 재산권,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공익적 효과의 중대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일관되며,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도 다시한번 확인되었습니다. 경제민주화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시한번 입증한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법제연구원의 최유경 박사가 분석하였습니다. 

 

상생과 협력을 통한 경제민주화의 길 -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통찰과 혜안

[광장에 나온 판결]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항 합헌 판결(헌법재판소 2016헌바77, 78, 79 병합)

341cfe71b5927e17abe93b3ed7ee752e.jpg

최유경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제2항, 제3항에 대해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2015.11.19. 선고 2015두295)의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를 통해서도 대형마트 규제 관련 정당성이 경제민주화적 견지에서 명료하게 정리된 점에 큰 의의가 있는 판결이라 하겠다.

 

도시계획적 입지규제의 실패가 부른 불가피한 선택

 

'유통산업발전법'은 해외 유통산업이 공격적인 진출을 시도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유통산업의 발전 기반을 확충하고자 1997년 제정되었다. 이 법으로 말미암아 대규모점포 개설 원칙은 허가주의에서 등록제로의 파격적인 전환기를 맞게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8년경까지 전국적으로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Super Supermarket)가 우후죽순 개설됐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서 독일이나 미국, 스페인 등과 달리 도시계획적 입지규제 정책을 수립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이들 국가는 대규모 점포 등의 입지 단계에서 교통, 환경, 노동과 같은 다면적 요소를 사전적으로 고려한다. 무엇보다 매출영향 평가를 통해 기존 상권에 10% 이상 영향을 미치는 대형 쇼핑몰의 입점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하고 일관된 도시 계획적 시그널을 통해 시장구조의 왜곡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나마 독일과 스페인 등지의 대형 쇼핑몰의 경우, 일요일은 여전히 문을 닫는다. 

 

현행법상 논란의 중심에 놓여 왔던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이미 난립한 대규모점포의 영업수행을 일부 제한하는 것으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중소상인과의 상생 및 업종 전환을 위한 연착륙을 보장하는 심폐소생술 정책이었던 셈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눈으로 읽은 경제민주화

 

헌법재판소가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 관한 적극적인 해석을 내리지 않은 점은 일견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헌법상 경제질서가 사회정의, 공정한 경쟁질서, 경제민주화 등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규제와 조정을 허용하는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전제 하에 다양한 경제 주체의 공존을 전제로 하는 경제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한 시장기능의 정상적 작동이 가능하다는 해석은 보다 명백해졌다. 

 

특히 강력한 자본력과 시장지배력을 가진 소수 대형유통업체는 이미 우리 유통시장의 거래질서를 상당히 왜곡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통시장과 중소유통업자들의 상권은 소멸했거나 현저히 위축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제한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이나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헌법 해석상으로도 자연스럽다.

 

공개변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

 

2018년 3월 8일 이루어진 공개변론에서 헌법재판관들은 "헌법 제119조 제1항이 존중하는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는 비단 대형유통업체만이 아니라 중소유통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고, "그간 영업제한으로 인해 골목상권과 같이 몰락의 위기에 놓인 대형 유통업체는 없다"는 점을 예리하게 짚어 내려갔다. 그밖에도 근로조건의 협상에 있어 취약한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일부 유통업체에 의한 독과점으로 다채로운 상권이나 유통경로가 무너진 이후의 소비자 후생까지도 깊이 고민한 흔적까지 돋보였다. 

 

또한 재판관들은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건강권을 보장받는 방법으로서 대체 가능한 수단이 없다고 시사했다. 화려한 소비로 치환되는 현대인의 욕망이 최종적으로 분출되는 소비 공간에서 근로 관련 법령이나 근로계약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조건에 놓인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깊은 공감이 베어있는 대목이다.

 

규제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대한 일갈

 

일부 유통업체와 그를 대변하는 경제학자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경제적 효과가 전통시장 등의 매출증대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며, 규제로 인한 불편함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매출증대의 실제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조사방법, 조사에 사용된 통계자료, 지역사정 등에 따라 서로 상반된 조사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하여, 사회적·경제적 효과가 법률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는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실제로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한국법제연구원, 2017)'에 따르면, 의무휴업일 지정제도로 인해 적어도 '대형마트영향을 받는 전통시장'에서는 매출액 증가의 효과가 나타났는가 하면, 소비자의 약 66.7%는 현행 대형마트의 규제에 대해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향후의 규제 전망과 방향성

 

최근 유통산업의 지형(地形)은 초대형 백화점과 가구전문점,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에 이르기까지 진화하고 있다. 인근 상권에 미치는 파급력은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성공적인 도시계획적 입지규제는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사회·경제적 효과에 관한 분석 결과도 저마다 상이하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정치권을 중심으로 최소한 '복합쇼핑몰'에 대해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동일한 메커니즘의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후의 논의들이 헌법재판소가 말하는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에 부합하는 공익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상인, 근로자 및 소비자에 이르는 "다양한 경제주체들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모색"하는 건강한 경제 민주화 실천의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 2018/07/19- 13:56
96
0

20180719_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발표 기자간담회

2018. 7. 19.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발표 기자간담회 (사진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발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구체적인 대체복무제안 최초로 발표

‘징벌적 대체복무제’가 아닌 헌재 결정 취지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대체복무제 제안

 

2018.07.19 (목) 오전 11:00,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오늘(7/19) 오전 11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5개 시민사회단체는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국방부 등 국가 기관까지 포함해 구체적인 대체복무제안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1년 전인 2017년 7월 7일, 문재인 정부에 ‘합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기준’을 제안한 바 있으며 오늘 시민사회안은 위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여 제시한 것이다. 

 

단체들은 먼저 헌재 결정 이후 구체적인 대체복무제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거론되고 있는 현역 복무의 2배(42개월) 이상의 기간 등 ‘징벌적’ 성격의 대체복무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서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다시 차별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언을 맡은 히로카 쇼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양심적 병역거부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제 18조에 명시된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을 환영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비차별적이며 비징벌적인 기간의 순수 민간 성격인 대체복무제도를 제공할 때”라고 밝히며, 이는 ▷군의 통제 아래 운영되지 않는 실질적으로 완전히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 ▷비징벌적인 기간, 즉 대체복무 기간이 군복무 기간과 비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미 처벌 받았거나 현재 감옥에 있는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 결과에 관계없이 모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언을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시민사회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짚었다. ▷사회 공공성 향상, 시민 안전 영역의 대체복무 (치매노인 돌봄 영역, 장애인 활동지원 영역, 의무소방 영역 등)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을 담당할 대체복무위원회(가)는 군으로부터 독립되어 설치(국무총리실 산하 또는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산하)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 육군 복무기간의 최대 1.5배 이내 ▷제도 시행 초기 대체복무 신청 가능 인원의 상한(연 1천 명 수준)을 두어 사회적 우려 불식 ▷현역 복무 중 병역거부, 예비군 병역거부 인정 등 다섯 가지가 그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체복무제는 결코 면제나 특혜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현역 복무와 형평성이 맞는 복무를 부과하여 공동체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오랜 시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침해 문제로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아온 만큼 대체복무제가 국제사회의 원칙에 충실히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 발표된 안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 밝히며, 시민사회단체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대체복무제안을 참고하여 헌재 결정 취지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 간담회 순서

  • 사회 :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 발표1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국제법상 권리_히로카 쇼지 (Hiroka Shoji,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 발표2 :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_임재성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 질의 응답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요약

 

1. 복무 분야 (사회 공공성 향상, 시민 안전 영역)

  • 치매노인 돌봄 영역, 장애인 활동지원 영역, 의무소방 영역

 

2. 대체복무위원회 독립성 확보

  • 국무총리실 산하 또는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산하에 대체복무위원회 설치
  • 병역법 제25조 전환복무 조항 개정을 통해 현행 병력관리 제도와 조화

 

3. 대체복무 기간은 최대 현역 복무의 1.5배 이내

  •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 복무 기준 1.5배 이상은 또 다른 처벌이며, 국제사회의 일관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음. 한국의 복무 기간 자체가 징병제 시행 국가 중 최상위권이기 때문에 1.5배 이상의 기간으로 대체복무제를 설계한다면 매우 심각한 차별 발생
  • 전문가 및 일반 시민들 역시 1.5배를 가장 적절한 대체복무 기간으로 인식하고 있음

 

4. 제도 시행 초기 대체복무 신청 가능 인원의 상한을 두어 사회적 우려 불식

  • 병역기피 수단으로 대체복무가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복무 기간이나 내용을 징벌적으로 설계하기 보다는, 제도 시행 초기 연 1,000명(1년 수감자 500~600명 기준)을 대체복무 신청가능 인원으로 정할 수 있음

 

5. 복무 중 병역거부, 예비군 병역거부 모두 인정되어야 함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시민사회안 전문 [원문보기/다운로드]

 

히로카 쇼지 발표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국제법상 권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송인호씨는 “’아주 오래 전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에 갔었던 때가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오기를 바라요”라고 제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그의 바람이 마침내 이루어질 것처럼 보입니다. 정부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위해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입법자들은 2019년 12월 까지 법을 개정할 의무가 있다고 헌법재판소가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매년, 대부분이 20대 초반인 수백 명의 남성들이 그들의 신념에 따라 군복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보내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대안도 주어지지 않아왔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양심에 반한 채 군복무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했습니다. 이들은 감옥에서 나온 이후에도 범죄기록을 떠안은 채로 경제적, 사회적 불이익에 직면합니다. 이것은 통상 18개월의 수감 기간을 훨씬 뛰어 넘는 사회적 낙인입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제공할 수 있고, 반드시 제공해야만 하는 대안들이 있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범죄가 아닙니다. 국제법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그 어떤 법적 혹은 기타의 처벌도 받아서는 안됩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한국이 당사국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제 18조에 명시된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군 복무를 강제로 하지 않을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수감되어 있는 모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즉각 석방을 유엔 자유권 규약 위원회가 정부에 촉구했던 2015년을 포함해, 유엔은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복해서 비판해왔습니다. 

 

이제 국제법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정부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비차별적이며 비징벌적인 기간의 순수 민간 성격인 대체복무제도를 제공할 때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빠르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순수 민간 성격은 대체복무제도가 군의 통제 아래에서 운영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복무제도는 업무 성격이 실질적으로 완전히 민간 성격이어야 하며 민간 행정 아래에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군대 내에서의 비전투 영역 복무나 행정업무는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비징벌적인 기간은 대체복무 기간이 군복무 기간과 비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군대 내의 더 과중한 업무 시간과 차후의 예비군 복무에 관련되는 요구 사항, 또는 기타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요건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체 복무가 더 길어야 한다는 입장을 당국이 취하는 경우, 대체 복무제에 추가되는 시일은 이런 근거로 정당화돼야 합니다.

 

알고 계시듯이, 헌법재판소의 최근 판결은 상반되는 내용을 포함해 복합적입니다. 정부는 이제 군복무를 거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반드시 제공해야 하지만, 이미 처벌 받았거나 현재 감옥에 있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현재 대법원 소송을 통해 구금에 이의를 제기 중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정부가 답해야 할 다른 질문들도 남아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누가, 어떤 절차를 통해 대체복무의 자격을 심사할 것인가, 대체복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들입니다.

 

다가오는 대법원 판결 결과에 관계없이, 정부에게는 오직 하나의 길만 주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국제의무에 따라 지체 없이 순수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고, 불필요하게 삶이 파괴된 모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석방하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7/19- 18:58
48
0

20180725_낙태죄의견서헌재제출(2)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 '낙태죄'에 대한 의견서 헌법재판소에 제출

 

오늘(7/25) 오후 참여연대는 <'낙태죄'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통하여 이러한 차별체제를 상당부분 극복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호주제와 동성동본금혼제도에 대한 위헌판단을 하고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하여 그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한 결정을 한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럼에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의견서는 현행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임신중절”의 범죄화가 왜 여성차별의 핵심에 놓여 있으며, 그것이 현행 헌법의 틀에서 어떻게 위헌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인지를 다루었습니다. 또한 태아의 생명권과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충돌관계로 정리한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례가 폐기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 의견서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7/25- 17:03
91
0

법원 100미터 집회금지 헌법불합치 결정 환영

검찰청 대상 집회, 사법행정 관련 집회 등 법관 독립 위협하거나 재판 영향 미칠 염려 없는 집회·시위 허용해야

오늘(7/26) 헌법재판소는 각급 법원 100미터 이내 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11조 제1호 ‘각급 법원’ 부분과 그 처벌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국회 100미터 집회금지와 국무총리공관 100미터 집회금지에 이어 법원 100미터 집회금지까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은 것이다. 소송을 기획하고 진행한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을 환영하며, 국회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오늘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된 헌법소원사건은 2015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기소된 활동가가 청구한 사건이다. 해당 활동가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배포한 것이 명예훼손죄 혐의로 압수·수색 등 수사를 받게 되자, 대검찰청의 과도한 수사를 비판하기 위해 시민 10여 명과 함께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20분 가량 개최했다. 법원을 대상으로 한 집회가 아니었음에도 대법원 담장에서 100미터 이내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집시법 제11조 제1호 위반으로 기소되고 유죄까지 선고받자 청구인은 집시법 제11조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검찰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은 법관의 독립이나 재판의 공정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음에도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였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법원 인근일지라도 법관 독립을 위협하거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없는 집회는 개최 가능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법원을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않은 집회, 법원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사법행정과 관련된 의사표시 전달을 목적으로 한 집회 등을 그 예로 제시하였다. 또 집시법이 집회·시위의 성격과 양상에 따라 법원의 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수단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집회·시위가 가능한 예외를 두더라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다.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나 위협을 통해 법관의 독립을 해하려는 시도는 금지되어야 한다. 법관이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 하여 재판과 관련된 집단적 의견표명 자체가 절대적으로 금지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국가권한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사법권한 역시 직·간접적으로 국민의 의사에 정당성의 기초를 두고 행사되어야 하고, 재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오히려 사법작용의 공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국회는 법원 인근이라 하더라도 집회·시위가 가능한 방식을 충분히 다양하고 넓게 상정하여 국민의 집회·시위의 자유와 재판의 공정성이 조화롭게 달성될 수 있도록 법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7/26- 17:00
154
0

20180903_국회 개혁과제 제안 기자회견

 

“국회는 규제완화 말고 민생개혁입법에 나서라”

참여연대,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제안

29개 과제 중 평화인권과 외교안보권력의 민주화를 위한 입법⋅정책과제

 

과제1. 국방개혁 2.0 수정

과제2.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과제3.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개정

과제4.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정 엄격한 심사

과제5. 위헌적 파병 철군 및 해외파병 규제완화 법안 제정 반대

과제6. ODA로 건설한 라오스 댐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과제3.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개정

 

1) 현황과 문제점

  •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잠정 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 더불어 “입법자(국회)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 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선고했음. 국회는 하루빨리 「병역법」등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여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함. 
  •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국방부는 최단 시간 내에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대체복무제 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 복무 기간의 2배 이상으로 하자는 ‘징벌적 대체복무제’ 주장이나 군의 업무인 ‘지뢰 제거’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음. 
  • 헌법재판소 결정의 핵심 취지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이기 때문에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임. 그러나 징벌적 대체복무제 주장은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다시 처벌하고 차별하겠다는 것으로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맞지 않는 것임. 대체복무제가 징벌적인 형태로 도입될 경우, 한국은 또 다시 국제인권기구의 비판 대상이 되고 그 법률은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위헌 판단을 받을 수 있음.  
  • 대체복무제는 면제나 특혜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현역 복무와 형평성이 맞는 복무를 부과하여 공동체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임. 이에 국제사회는 대체복무제가 또 다른 처벌이나 차별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일련의 원칙을 확립해왔음. 오랜 시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침해 문제로 국내·외의 비판을 받아 온 한국 정부는 이러한 원칙에 충실히 부합하는 대체복무제를 만들어야 함.   

 

2) 입법 경과

  • 2017.05.31 [2003582]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전해철의원 등 11인), [2007106]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철희의원 등 12인), [2007107]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박주민의원 등 21인), [2014835]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김중로의원 등 10인)
  • [2014893]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종명의원 등 25인), [2014932]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용주의원 등 11인), [2014951] 대체복무역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김학용의원 등 11인) 등 총 11건 국방위 계류 중. 9월 정부안 제출 예정.
  • 각 법안은 심사기구 관할, 복무기간, 복무 분야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음. 

 

3) 입법 과제

① ‘합리적이고 인권적인’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등 관련 법률 제‧개정

  • 대체복무 영역은 치매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지원, 의무소방 등 사회공공성 향상과 시민 안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야로 해야 함.

  •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을 담당할 위원회는 군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하며, 국무총리실 또는 복무 영역에 맞춰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해야 함. 

  • 국제사회는 대체복무의 기간이 현역 복무의 1.5배 이상이면 또 다른 인권침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최대 1.5배라는 명확한 조건을 제시한 바 있음. 또한 한국의 군 복무기간은 징병제 주요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할 만큼 이미 길기 때문에, 1.5배를 넘는 대체복무 기간은 향후 인생을 준비해야 할 20대에 가혹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임.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 복무기간의 1.5배 즉, 27개월을 넘지 않아야 함. 

  •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현역 입영 대상자들이 대거 대체복무를 신청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 이는 제도 도입 초기 연 1천 명 수준(2010년 이후 병역거부 수감자 500~600명 정도 발생)으로 신청인원 제한을 두어 해결할 수 있음. 

  • 종교적 신앙이나 개인적 신념은 어느 때든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현역 또는 예비군 복무 중이라도 대체복무제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함. 

 

②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차별과 처벌 중단 요구

  • 병무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즉각 취소하도록 요구해야 함.
  • 법무부가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144명의 병역거부자를 즉각 석방하고, 수감생활을 마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복권을 논의하도록 요구해야 함. 

 

3) 소관 상임위 및 관련부처 : 국방위원회, 국방부

4) 참여연대 담당부서 :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 전체 보기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bit.ly/2018국회가할일

월, 2018/09/03- 17:43
61
0

지난 9월 19일, 이진성·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등 5명의 헌법재판관이 임기(2012~2018)가 만료되었습니다. 이로써 막을 내린 헌법재판소 5기 재판부는 헌법재판으로 분류되어 있는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 신청사건 및 특별사건 등 여섯가지 종류의 재판을 모두 다루었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5기 재판부가 내린 결정 가운데 시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흥했거나 또는 기대에 못 미쳤던 판결을 골라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을 진행합니다. 5기 재판부에 대한 판결비평을 통해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재판부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특집 두 번째로 헌법재판소가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결정에 대해 의미를 짚어보는 비평을 이종수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집필하였습니다. 특히 재판관 전원 일치의 탄핵인용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추사유들에 대한 법 위반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평가와 함께 현 사법농단 사태에 주는 교훈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①] ‘정치적 인간’들을 위한 정당법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②] 광장의 성난 민심이 스스로 민주공화국의 시민임을 확인하다  

 

광장의 성난 민심이 스스로 민주공화국의 시민임을 확인하다

대통령 탄핵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016헌나1

재판장 이정미(소장대행) 재판관 강일원(주심)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서기석 조용호

 

이종수(연세대 로스쿨 교수).PNG

이종수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최종 선고가 예정된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말 그대로 폭풍전야의 팽팽한 긴장감이 헌법재판소와 그 주위를 가득 에워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각에 온 국민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아졌다.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서 석 달여가 흘렀다. 그새 헌법재판소에서는 세 차례의 변론 준비 기일과 열일곱 차례의 변론 기일을 통해 변론과 증거조사가 진행되었다. 최근에 뒤늦게 알려졌듯이 그 시간에 청와대와 군(軍) 일각에서는 만일 탄핵이 기각되는 경우에 위수령 발동과 심지어 계엄 선포를 준비했다하니 실로 전운(戰雲)이 감돌았다고 해도 그리 과언이 아닐 터이다. 어쨌든 숨 가쁘게 진행되어온 탄핵정국은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으로 막을 내렸다. 이것이 해피 앤딩인지 새드 앤딩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에 직에서 쫓겨나는 것이 유감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필자 또한 한 시민으로서 짐작과는 다르게 대통령직을 잘 수행해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많은 이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주기를 진정 바랬다. 그런데 실망은 기대의 좌절이라고들 한다. 애당초 기대한 바가 적었으니 크게 낙담할 일도 아닌 셈이다. 스모킹 건이 된 문제의 태블릿 PC를 탓할 일이 아니다. 마지막 한 짐이 지친 낙타를 쓰러트린 게 아닌 것처럼.

 

여느 시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결정 선고가 있기까지 필자를 포함해서 대다수 법학자들은 드러난 비리사실로 판단할 때에 이번 탄핵심판에서 인용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헌법재판관 전원이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이 결정이 있고서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재판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헌법재판이 본질적으로 정치적 사법작용이기에 일부는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의적인 재판은 결코 아니다. 지난 2004년에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의 기각결정이 이를 방증한다.

 

국회가 제기한 여러 탄핵소추사유를 두고서 헌법재판소는 ①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로 국민주권과 법치국가 원칙 등 위배, ② 대통령의 권한 남용, ③ 언론의 자유 침해, ④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과 직책 성실 수행 의무 위반 등 4가지 유형으로 소추사유를 다시 정리하였다. 구두변론과정에서 대통령측 소송대리인들은 탄핵심판의 적법요건과 관련하여 소추사유의 불특정성, 탄핵소추안의 국회 의결절차상 위법성 그리고 8인 재판관에 의한 탄핵심판 결정의 부당성을 문제 삼았으나 헌법재판소는 조목조목 이 주장들을 모두 배척하고서 탄핵소추가 적법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은 국민이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 박탈하는 것으로서 국정 공백과 정치적 혼란 등 국가적으로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해악이 중대하여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커야 한다. 즉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란 대통령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는 때를 말한다.” 이 부분에 관한 판단 법리는 지난 2004년에 있었던 노무현대통령 탄핵심판사건(2004헌나1)에서 이미 정리된 바가 있기에 헌법재판소는 이를 거듭 재확인한 셈이다.

 

혼군방벌(昏君放伐), 즉 “어리석은 임금을 내치다.”

 

관건은 대통령이 범한 법 위배 행위의 ‘중대성’ 여부에 있다. 헌법재판소는 최순실 등의 사익 추구를 위해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에서 정하는 공익실현의무 위반, 사익 추구의 목적으로 기업들에게 거액의 기금 출연 등을 강요하여 헌법상 보장되는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 및 중요한 국가기밀이 포함된 다수 문건의 유출에 따른 국가공무원법상의 비밀 엄수 의무 위배를 확인하였다. 그간 검찰 및 특검 조사에 대한 불응 등 대통령의 헌법수호의지 박약을 탓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인정된 여러 소추사유들이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임을 밝혔다. 이어서 이 같은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게 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이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확인하고서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하였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 대응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위반을 밝히는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의 보충의견 그리고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가 지니는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관련 헌법 개정을 촉구하는 안창호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덧붙여졌다.

 

재판관 전원 일치의 탄핵인용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추사유들에 대한 법 위반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헌법 제84조에서 정하고 있는 이른바 ‘형사불소추특권’으로 인해 피청구인인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가 어렵고,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도 불응하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증거조사에 나름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 한편 수긍하지만,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에서 거듭 확인하듯이 탄핵심판의 본질과 성격이 형사재판과는 다름을 전제한다면 이 부분은 보다 적극적으로 달리 판단할 수 있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헌법재판소로서는 중대한 법 위반으로 인정되는 여러 소추사유들로도 피청구인의 파면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확보되었지만, 만일 기각결정이 내려졌다면 헌법재판소가 인정하지 않은 일부 소추사유들이 두고두고 내내 시비꺼리가 되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결정이 있고서 관련 여러 사건들에 대한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와 기소에 따라서 법원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대통령에 대한 최초 보고시간과 당일 동선 등이 조작·은폐되었음이 드러났고, 아직 최종심급은 아니지만 문체부 고위 공무원 사직 강요행위 등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유죄가 선고되었다.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은 일부 소추사유들의 정당성이 뒤늦게 확인된 셈이다. 이로써 김이수, 이진성 두 재판관이 덧붙인 보충의견에 못내 아쉬운 눈길이 쏠리고, 한편 다행스럽기도 하다.

 

어쨌든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이 있고서 수많은 촛불은 들불로 번지지 않은 채 조용히 사그라졌고, 광장은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떠들썩하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서 그간 북핵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긴박한 위기상태에 놓여있던 한반도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한 정상들 간의 대화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흔히들 재판이 분쟁의 평화적 해결수단이라고 말하는데, 헌법재판소의 이번 탄핵인용결정은 정치공동체에 다시 평화를 가져오고, 또한 민주헌법국가에서 헌법적 질서에 반하는 그 어떤 무소불위의 권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값진 교훈을 남겼다. 최근 불거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에 즈음해서 관련 법관들에 대한 탄핵 역시 더 이상 금기가 아니게 된 셈이다. 이번 결정과 함께 남겨진 교훈은 이렇듯 그 힘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 굳게 믿으면서 글을 맺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금, 2018/10/05- 10:40
56
0

 

지난 9월 19일, 이진성·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등 5명의 헌법재판관이 임기(2012~2018)가 만료되었습니다. 이로써 막을 내린 헌법재판소 5기 재판부는 헌법재판으로 분류되어 있는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 신청사건 및 특별사건 등 여섯가지 종류의 재판을 모두 다루었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5기 재판부가 내린 결정 가운데 시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흥했거나 또는 기대에 못 미쳤던 판결을 골라 <판결비평 헌재5기특집>을 진행합니다. 5기 재판부에 대한 판결비평을 통해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재판부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특집 세 번째로 헌법재판소가 2018년 8월 30일 일부 위헌으로 결정한 'DNA 감식시료채취 영장 발부 위헌확인 등'에 대한 의미를 짚어보는 비평을 조지훈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장)가 집필하였습니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DNA법의 위헌성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일정 부분을 수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지만 삭제조항의 문제, 절차에서의 투명성, 용도제한성의 통제장치 부족 등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점이 있어 이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국가의 DNA 채취행위, 첫 제동이 걸리다

DNA감식시료채취 영장 발부 위헌확인 등

(별칭 : DNA감식시료채취 영장 발부 절차 사건) 2016헌마344, 2017헌바630(병합) 결정

재판장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조지훈(민변_디지털정보위원장).jpg

조지훈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장

 

 

강력범죄수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작된 국가의 DNA 채취, 그리고 헌재의 합헌 결정

 

국회는 2010. 1. 25. 강력범죄에 대한 신속한 범인 특정·검거, 무고한 용의자 조기 배제, 재범방지 효과 등을 입법목적으로 하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디엔에이법)을 제정하였다. 이에 관하여, 국가가 시민들의 DNA 정보를 체계적·조직적으로 축적하여 관리·운영하는 것 자체가 개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조두순 아동 성폭행 사건(2008년)과 강호순 여성 연쇄살인사건(2009년) 등의 강력범죄로 인한 영향으로 결국 입법으로까지 이어졌다.

 

디엔에이법 시행 이후 이 법률 자체의 내용과 이 법에 근거한 DNA 채취행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내용으로 여러 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⑴ 디엔에이법 제8조 제1항의 DNA 채취영장조항은 헌법상 영장주의를 구체화한 조항이 뿐이고, ⑵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대상범죄는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록·관리할 필요성이 높고 제한되는 신체의 자유의 정도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도의 미약한 것으로 과도하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⑶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형인등이 사망할 때까지 관리하여 범죄 수사 및 예방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디엔에이법 제13조 3항의 삭제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고, ⑷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범죄수사에 이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의 중요성에 비하여 청구인의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려워 위 삭제조항이 과도하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며, ⑸ 법률시행당시 이미 형이 확정되어 수용 중인 사람에 대한 DNA 채취도 법률의 소급적용으로 인한 공익적 목적이 당사자의 손실보다 더 크므로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위헌여부가 문제된 쟁점 전부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4. 8. 28. 2011헌마28·106·141·156·326, 2013헌마215·360(병합) 결정].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중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대상범죄는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는 헌법재판소의 평가는 유독 눈에 띈다. 디엔에이법 제5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DNA 채취 대상 범죄는 18개 항목 80개가 넘는 범죄를 망라하고 있는데, 이 모든 범죄는 그 범죄유형 자체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국가가 DNA를 채취·축적·관리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재범위 위험성’은 범죄행위의 유형이 아닌 개별 범죄자의 구체적 요인들을 근거로 판단한다는 형사법의 기본개념하고도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강력범죄수사를 위한 DNA 채취 대상?

 

2014년 합헙결정에도 불구하고 디엔에이법은 DNA 채취의 대상이 된 시민들이 직접 현장에서 겪는 인권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기에 이에 대한 헌법소원이 계속 제기되었다. 특히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원들이 공장점거 등을 하는 경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주거침입)죄가 적용될 수 있는데, 디엔이법 제5조 1항 6호는 이에 대해서도 DNA 채취 대상범죄로 정하고 있다.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을 매우 협소하게 인정하기에 합법적인 파업을 하기가 어려운 제도적인 환경 속에서, 파업행위의 전형적인 행위인 공장점거나 사업장출입행위가 폭처법위반이라는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는 것도 모자라, 국가가 DNA를 채취하여 관리할 수 있는 ‘강력범죄’로 정해놓은 것이다.

 

노조원들이 DNA 채취 대상이라고 통지받고 이에 동의하지 않자 검사는 영장을 발부받아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DNA감식시료를 강제채취하였다. 노조원들은 이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최근 판결에서 디엔이법 제8조(DNA 채취영장 조항)가 아무런 불복절차 등을 규정하지 않고 있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침해의 최소성 원칙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2019. 12. 13. 시한 잠정적용)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8. 8. 30. 2016헌마344, 2017헌바630(병합) 결정]. 즉 ‘디엔에이감식시료의 채취대상자가 영장 발부 과정에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절차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고,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이 집행되기 전에 그 영장 발부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집행된 이후에 채취행위의 위법성 확인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구제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엔이법의 위헌성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일정 부분을 수용한 것이다.

 

디엔이법에 대한 계속적인 기본권 침해 문제 제기 필요

 

현행 디엔이법은 DNA 채취 대상범죄가 포괄적으로 망라되어 있는 점, 국가가 채취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DNA신원확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는 점(이른바 삭제조항의 문제),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명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DNA신원확인정보의 관리·운영·조회 등의 절차에서의 투명성과 용도제한성의 통제장치가 부족하다는 점 등에 있어서 여전히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후 진행될 디엔에이법 개정 과정에 제도보완과 인권보장을 위한 충분한 의견수렴, 그리고 시민들의 DNA 정보를 강력범죄수사라는 명목으로 대규모로 집적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월, 2018/10/08- 14:03
8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