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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도청 의혹, 고대영 그리고 200만 원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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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도청 의혹, 고대영 그리고 200만 원 저널리즘

익명 (미확인) | 토, 2017/10/28- 17:46

2011년 6월 24일, 이른바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이 일어났다. 전날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내부 회의를 누군가 몰래 녹취해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선교 의원은 도청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KBS 기자가 비공개 회의를 도청해 한선교 의원에게 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KBS는 자사 기자가 도청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KBS 장 모 기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한선교 의원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고 서면조사로 마무리됐다. 또 경찰이 조사할 당시 장 모 기자는 이미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바꾼 뒤였다. 장 기자는 6월 23일 사용했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수사는 종결됐다.

▲ 도청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영전을 거듭했다.

▲ 도청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영전을 거듭했다.

야당의 비공개 회의록을 입수해 여당에 갖다 준 의혹은 KBS 기자들의 취재윤리에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KBS 간부들의 반성은 없었다.

진짜 문제 되는 건 그런 거죠 일단 회사의 민원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자가 동원됐다는 것도 잘못됐지만 부정확한 방법으로, 정확하지 않은 방법으로 뭐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는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민주당의) 정보를 취득했고 그리고 그것을 상대 당에게 넘겼잖아요. 이건 당사자가 된 거고 일종의 공작을 한 거죠. 정치공작을 그 행위자가 된 거잖아요. 기자가 기자는 관찰자잖아요.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취재하고 보도하는 사람이지 정치 공작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 역할도 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저널리즘에 심대한 위기가, 윤리위반이 된 거죠.

김현석 기자 / 2012년 KBS 새노조 위원장

도청 의혹 사건이 일어난 지 6년이 흘렀다.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문건이 공개됐다. 민주당 도청 의혹사건으로 KBS 김인규 사장과 고대영 본부장이 궁지에 몰렸던 2011년 9월 27일 작성된 문건이다. ‘도청 의혹사건은 경찰의 무혐의 처리 수사발표를 통해 부담 경감’ 이라고 적혀있다. 실제 문건이 나온 지 석 달 뒤 2011년 12월, 검찰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KBS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요직을 독점해 온 한 무리의 기자들이 있다. 이들이 등장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당시 KBS 사내 게시판에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 김인규 씨를 사장으로 옹립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부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수별 모임을 갖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명칭은 2012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건에 자세히 나온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건 중 라는 문건이다. 이 문건을 보면 김인규 사장을 지지하기 위해 결성된 이 모임을 ‘수요회’라고 적시하고 있다. 수요회 회장은 이정봉 씨, 수요회를 이끄는 인물은 고대영 보도총괄팀장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고대영 씨는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KBS 자회사 사장을 거쳐 현재 KBS사장까지 올랐다.

▲ KBS 고대영 사장

▲ KBS 고대영 사장

고대영 사장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KBS 뉴스의 공신력은 땅에 떨어졌다. 고대영 씨는 보도본부장 시절 사원투표에서 2/3의 불신임을 받기도 했다. 고대영 보도국장 시절 대표적인 편파방송 사례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보도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국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개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고대영 사장,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200만 원 받았다는 진술 나와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TF가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KBS담당 국정원 직원은 고대영 보도국장에게 국정원장의 수사개입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데 협조하는 조건으로 현금 200만 원을 집행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KBS는 국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에 개입한 사실을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 국정원 적폐청산TF 보도자료

▲ 국정원 적폐청산TF 보도자료

고대영 사장은 자신을 임명해 준 박근혜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시 이병기 비서실장의 지시사항을 기록한 문건이 공개됐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주요 국정 현안에 관한 언론대응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고대영 사장 체제의 KBS는 청와대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뉴스를 보도했다.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의 나팔수로 전락한 것이다.

▲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지시 사항 문건

▲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지시 사항 문건

지난 10월 26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고대영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의 200만 원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수많은 기자와 KBS 노조원들이 해명을 요구했지만 그는 부인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 국회 앞에서 KBS 노조원들의 해명요청에 침묵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 국회 앞에서 KBS 노조원들의 해명요청에 침묵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고대영 사장은 지난 9월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규명에 앞장 서 온 정필모, 이영섭, 박종훈 기자를 상대로 각각 9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자신과 KBS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도청 의혹 사건의 주역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KBS.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길이 아직 멀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권오정
취재 연출 이우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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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1월 12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100만 개의 촛불이 광화문 광장을 뒤덮었다.

▲ 2016년 11월 12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100만 개의 촛불이 광화문 광장을 뒤덮었다.

100만 명이었다. 손에 든 촛불은 장관을 이뤘다. 젊은 부부, 아이의 손을 잡고 온 할아버지, 피켓을 든 교복 입은 중 고등 학생들, 혼자 참석한 이른바 ‘혼참러’까지 다양했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하야하라”

서울뿐 아니라 부산, 거제,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적으로 거리행진을 하며 촛불을 켰다. 대구에서도 촛불이 켜졌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는 최미란 씨는 대구 촛불집회에 참여했는데, “대통령이 하야해야죠. 이게 정말 나라냐. 정말 제대로 된 나라를 우리 국민이 다 같이 한 번 만들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런던과 파리 등 전세계 10개국, 30여개 도시에서도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크고작은 집회가 열렸다. (촬영 이지용 PD)

▲ 런던과 파리 등 전세계 10개국, 30여개 도시에서도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크고작은 집회가 열렸다. (촬영 이지용 PD)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한 이후, 10월 29일부터 11월 12일까지 보름동안 촛불 민심의 분노와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몸짓을 뉴스타파 목격자들 카메라에 담았다.


취재작가 곽이랑
해외 취재 장정훈, 이지용
글 구성 김정연
취재 연출 권오정

화, 2016/11/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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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 시절인 2009년부터 2010년 까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대기업들로부터 291억원의 기부금을 걷는 과정에서 전경련이 동원되고 기업 규모별로 할당액이 정해지는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드러난 미르 재단과 K 스포츠의 강제 모금 수법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였고,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이사였다.

또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에 청와대가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고, 실제 박 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 공무원 2명이 파견나와 지원 근무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 서울 마포구에 있는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이곳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인 2013년 6월까지 재단의 등기이사로 있었다.

▲ 서울 마포구에 있는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이곳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인 2013년 6월까지 재단의 등기이사로 있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국세청 공시자료를 확인했다. 2015년말 기준 재단의 금융 자산은 510억 원이었다. 그런데, 2009년 12월부터 2010년 5월까지 기부금이 크게 늘어났다. 불과 6개월 동안 들어온 기부금은 모두 291억원이었다. 모두 무기명 기부였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전경련 통한 모금방식, 미르재단 K스포츠와 판박이

291원을 낸 곳은 어디였을까? 재계 순위 20위내의 재벌 기업들로, 포스코 30억 원, 한전 10억 원 등 대기업이었다. 그런데 이 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전경련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련은 기업 규모에 따라 모금액을 할당해 기업들에 모금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즉 재단의 요청으로 전경련이 모금을 독려하는 공문을 기업들에 보냈고, 기업은 재단에 직접 출연금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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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전경련을 통한 할당식 모금 방식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안종범 수석을 통해 모금을 강요하고 전경련이 산하 대기업에 할당량을 보내 800억 원 가까운 돈을 모금했다. 전경련을 통한 모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내 유력한 대선 후보였고,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박정희 100주년기념사업, 청와대와 관여한 정황, “BH 협의중” 문건 발견

청와대가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관여한 정황도 새롭게 드러났다. 목격자들 취재진은 올해 6월 작성된 경상북도 내부문건을 입수했다. 이 문건에는 기념재단이 “BH 등 관계기관 협의중”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BH는 BLUE HOUSE, 청와대를 의미한다. 국가기관은 재단의 사업에 관여할 그 어떤 법적근거도 없다.

▲ 올해 6월 작성된 경상북도 내부문건에는 박정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BH 즉 청와대와 협의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재단에 공무원을 파견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있다.

▲ 올해 6월 작성된 경상북도 내부문건에는 박정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BH 즉 청와대와 협의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재단에 공무원을 파견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있다.

목격자들 취재팀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에 청와대와 어떤 협의를 했는지 물었지만, “잘 모른다”고 답했다. 또 문건을 작성한 경상북도 측은 문건 작성시 담당 공무원이 실수한 것이라며, “BH는 단순 오탈자”라고 해명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경북도청 등 공무원 2명 파견나와 지원 근무 중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 대한 인적 지원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 경북도청 5급 공무원과 구미시 6급 공무원 등 2명이 공무원이 파견돼, 재단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의 파견 기간은 1년이었다.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등 다른 전직 대통령기념재단의 경우 공무원이 파견돼 지원하는 일은 거의 없다. 김영삼민주센터 관계자는 “공무원을 파견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고, 노무현재단 측은 “공무원 파견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박정희 기념사업과 관련한 각종 예산도 급증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기념사업 예산은 3,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명박 정부시절 840여 억원이었던 수준에서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 3,400억 원, MB때보다 4배 늘어

구미시는 현재 87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새마을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200억원을 들여 박정희 관련 역사자료관도 건립할 예정이다. 이밖에 철원의 박정희장군 전역기념공원, 청도의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문경의 박정희 하숙집 청운각, 구미의 박정희 생가, 울릉도의 박정희가 1박한 군수 관사, 서울 신당동 박정희 가옥 등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진행됐거나 진행중인 박정희 기념사업이다.

박정희 우상화가 의심되는 행사도 많다. 박정희 생가의 ‘박정희 감나무 곶감 만들기 행사’, 박정희 탄생 98돌을 맞아 벌인 박정희 소나무에 막걸리 98리터 주기, 박정희가 먹었다는 박정희 테마밥상, 박정희가 초등학교를 다닌 박정희 등굣길 조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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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사를 하며 3년 동안 묵었다는 문경에 있는 하숙집 청운각(위), 앞마당의 오동나무 이름은 ‘박근혜 오동나무’(아래)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사를 하며 3년 동안 묵었다는 문경에 있는 하숙집 청운각(위), 앞마당의 오동나무 이름은 ‘박근혜 오동나무’(아래)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미화한 곳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문경에서 교사를 하며 3년동안 묵었다는 하숙집 청운각, 이 곳의 앞마당 우물벽에서 오동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 오동나무의 이름은 ‘박근혜 오동나무”로 명명됐다. 안내판 문구에는 “오동나무는 봉황이 앉는 상서로운 나무”이고, “박근혜 대통령과 연관지어 국가 최고 권위자인 대통령을 상징”해 ‘박근혜 오동나무’로 부르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박정희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박정희는 곧 박근혜”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박정희 기념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정희 탄생 99년을 맞은 지난 12일, 구미시장을 포함한 유력인사들이 박정희 영정 아래 머리를 조아렸고, 밖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하며, ‘하야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박정희를 찬양하고 미화하는 이들에게 박정희는 곧 박근혜였다.

지난 2일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여론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에는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46명의 고문과 고영주, 남유진, 류석춘, 문창극 등 124명의 추진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추진 위원장은 정홍원 전 총리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취재 연출 남태제

금, 2016/11/2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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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간 광화문 촛불 집회에는 유달리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많았다. 6차 촛불집회가 있었던 12월 3일, 광화문 광장에 청소년들이 모였다. 청소년들은 연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광화문까지 촛불을 들고 나와 분노를 표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12월 3일, 청소년 단체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학생들이 레미제라블 OST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해 집회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12월 3일, 청소년 단체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학생들이 레미제라블 OST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해 집회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6년 12월 5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정유라에 대한 ‘최순실 교육농단 특정감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그리고 정유라의 고교졸업을 취소했다. 또 청담고 전현직 교직원 7명, 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에서 3명과 최순실 모녀를 금품 수수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11월 22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는 정유라의 고교학사 특혜와 관련된 청담고 전현직 교직원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전 청담고 박모 교장은 정유라의 출결, 성적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단순 행정착오라며 특혜를 부인했다.

▲11월 22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는 정유라의 고교학사 특혜와 관련된 청담고 전현직 교직원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전 청담고 박모 교장은 정유라의 출결, 성적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단순 행정착오라며 특혜를 부인했다.

감사결과, 정유라는 청담고에서 출결, 성적 등 온갖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2012년 당시 고1 때 출석일수는 수업일수 194일 중 122일, 고2 때는 195일 중 137일, 고3 때는 193일 중 17일로 확인됐다. 고1 때 출석일 수 122일은 학년 과정 수료에 필요한 수업일수의 2/3인 129일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또 무단 해외출국으로 인한 무단 결석이 출석으로 둔갑되거나 대회출전을 허위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출석 인정 결석 처리가 이뤄 지기도 했다. 정유라의 담임교사들은 단순한 행정 사고라고 해명하고 대한승마협회의 공문에 의해 학교장이 최종 판단하는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정유라의 고1 담임교사는 2012년 12월 20일에 받은 정유라의 골절 진단서(측 상완골 경부의 분쇄골절)를 12월 21일 최초 질병결석처리에 사용후 같은 진단서로 12월 21일~12월 24일, 2013년 2월 1일에서 2월 8일의 질병결석처리에 재사용했다.

▲정유라의 고1 담임교사는 2012년 12월 20일에 받은 정유라의 골절 진단서(측 상완골 경부의 분쇄골절)를 12월 21일 최초 질병결석처리에 사용후 같은 진단서로 12월 21일~12월 24일, 2013년 2월 1일에서 2월 8일의 질병결석처리에 재사용했다.

정유라의 고1 담임교사는 2012년 12월 20일에 받은 정유라의 골절진단서를 2012년 12월 24일에서 28일, 2013년 2월 1일에서 2월 8일 동안 질병결석처리에 중복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3학년 때는 대한승마협회에서 보낸 ‘마장마술 국가대표 합동훈련(3월24일~6월30일)’과 43일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합동훈련(7월1일~9월24일)’ 협조 공문으로 거의 한 학기를 공결처리를 받았다. 그러나 확인결과 실제 훈련은 없었다.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행정사무감사에 참여한 오경환 서울시의원은 문서 하나로 3개월 이상 학교를 안 나오는 것은 전례에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 1, 2, 3학년 담임교사 모두 정유라가 조퇴를 허용하면서 기록에는 출석으로 기재하는 등 정유라의 출결 관리가 매우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체육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학습권 보장을 위해 체육특기생의 대회 참가일수는 연 3-4회로 제한하고 있다. 정유라 2학년 체육담당 교사는 최순실에게 대회출전 연 4회 제한 규정을 고려해 대회출전을 조정해달라고 전화를 했다가 수업중 학생들 앞에서 최순실로부터 폭언을 들어야 했다.

폭언 이후 체육교사는 결국 자진교체됐다. 체육교사 교체 이후 정유라의 체육 성적은 우수등급으로 올랐다. 2학년 2학기, 3학년 2학기에는 체육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육교과우수상을 받았다.

▲정유라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2학년 때 체육교사가 교체된 이후 1학년 때 ‘보통’이었던 체육교과 성취도가 ‘우수’로 올랐다.

▲정유라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2학년 때 체육교사가 교체된 이후 1학년 때 ‘보통’이었던 체육교과 성취도가 ‘우수’로 올랐다.

정유라의 2학년 담임이었던 황 모 국어교사는 정유라의 국어수행평가 태도점수에 만점을 주기도 했다. 출석도 하지 않은 정유라가 국어수행평가 태도점수에서 만점을 받게 되자 같은 반 학생들은 담임교사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청담고 교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정유라에 학사특혜를 준 것에 대해 당시 청담고 교사들이 최순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모 체육부장과 박 모 전교장이 최순실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김 체육부장은 30만 원을 받았지만, 이후 돌려줬다고 금품 수수 혐의를 부인했다.

정유라의 고교졸업은 취소되었지만 대학 입시, 학사관리 특혜뿐만이 아니라 고등학생 때마저도 특혜를 받아 쉽게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에 청소년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취재 연출 박정대

목, 2016/12/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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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인원 892만 명.

지난 10월 29일 첫 집회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9차례 전국적으로 열린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촛불집회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민심을 하나로 묶여내는 거대한 용광로였다.

2016년 촛불 집회에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정유라의 이대 특혜 입학 비리에 분노한 중, 고등학생이 눈에 띄었고,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가족 단위 참여자들도 적지 않았다.

▲ 주부 김영경 씨는 "언제까지나가 아니라 해결될 때까지 힘닿는 데까지 아마 다른 분들도 다 저와 똑같은 심정일 거예요. 아기 엄마들도 나오는데 애들 다 키운 우리 같은 사람이 당연히 나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며 광화문 광장에 나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 주부 김영경 씨는 “언제까지나가 아니라 해결될 때까지 힘닿는 데까지 아마 다른 분들도 다 저와 똑같은 심정일 거예요. 아기 엄마들도 나오는데 애들 다 키운 우리 같은 사람이 당연히 나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며 광화문 광장에 나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만난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손현주 씨 가족도 그렇다. 세 자녀를 둔 손 씨는 12월 3일 6차 촛불집회에서 아들 이한 군과 과 함께 자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학생인 이한 군은 “거의 온 국민이 같은 뜻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직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아직 빛이 남았다라는 점을 느끼게 됐다”고 촛불집회 참여의 의미를 말했다.

▲손현주 씨 가족도 촛불집회에 참여한 평범한 시민이다.

▲손현주 씨 가족도 촛불집회에 참여한 평범한 시민이다.

촛불집회 자유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속고 아줌마’ 김경덕 씨(60살/부산 가덕도 거주)는 새누리당 열성 지지자였다. 지난 10년 간 꼬박꼬박 당비를 낸 진성 당원이었고, 박정희 대통령 덕에 우리사회가 잘 살게 됐다고 굳게 믿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변함이 없었다.

▲ 가덕도에 사는 김경덕 씨, 촛불집회에서 ‘화끈한 대국민 사과’발언을 했다.

▲ 가덕도에 사는 김경덕 씨, 촛불집회에서 ‘화끈한 대국민 사과’발언을 했다.

그런데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김 씨는 지난 두달 동안 밤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와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다. 그의 참여 동기는 이렇다. 어린 손자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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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사회를 말할 때 촛불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892만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자 나왔는지 취재했다. 촛불의 목소리를 정리하는 것이 곧 2016년 한해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취재작가 곽이랑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성진, 이우리

금, 2016/12/3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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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0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9명의 미수습자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양한다던 세월호는 바다속에서 점점 훼손되고 있습니다. 7시간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있습니다.

▲ 경기도 안산교육청에 마련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의 故 한고운 양 책상, 고운 양이 사용하던 노트와 교과서가 놓여 있다.

▲ 경기도 안산교육청에 마련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의 故 한고운 양 책상, 고운 양이 사용하던 노트와 교과서가 놓여 있다.

▲ 故 박수현 군 아버지 박종대 씨는 지난해 이사했지만, 예전처럼 아들방을 그대로 꾸며놓았다. 박 씨는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스무 살이 되었을 아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지금도 사들고 온다고 한다.

▲ 故 박수현 군 아버지 박종대 씨는 지난해 이사했지만, 예전처럼 아들방을 그대로 꾸며놓았다. 박 씨는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스무 살이 되었을 아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지금도 사들고 온다고 한다.

무엇보다 1,000일 동안 유가족들의 시간을 멈추게 한 데는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 큽니다. 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보면,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방해해왔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지난 1월 7일, 새해 첫 주말집회에는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함께  했다. 이날 집회의 주제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진상 규명 요구였다.  

▲ 지난 1월 7일, 새해 첫 주말집회에는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함께  했다. 이날 집회의 주제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진상 규명 요구였다.

지난 2015년 1월 1일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특조위 활동은 7개월이 지나서야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수사권과 기소권도 없었습니다. 정부의 비협조로 자료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의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조사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특조위는 지난해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강제로 끝내야 했습니다. 특조위는 세월호 조사를 30%도 진행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현재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실에는 특조위 민간 조사관들이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며 상근하고 있다. 개인 책상도 월급도 없다.

▲ 현재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실에는 특조위 민간 조사관들이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며 상근하고 있다. 개인 책상도 월급도 없다.

지난 7일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2기가 꾸려질 때까지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이어가자는 취지입니다. 새로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안이 현재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여러 누리꾼들도 세월호 진실 추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진실규명 작업은 2017년에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취재작가 김진주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한구

토, 2017/01/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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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0만 명의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1차례 걸쳐 1,699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이송해 보관해오고 있다. 고리원전, 울진원전, 영광원전 등으로부터 운반해 온 것이다. 핵연료봉 운반과 관리실태는 어떨까?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 결과, 핵연료봉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는 제대로 된 안전 시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운반용기가 1개 밖에 없어 안전 시험할 경우 원형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다.

또 43톤에 이르는 핵연료봉 운반 차량이 설계 최대 하중 32.4톤인 교량을 제재 없이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부고속도로에만 설계 하중 32.4톤의 교량이 62개였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런 기초적인 사실도 모르고 수십년 동안 핵연료봉 운반을 해온 것이다.

운반용기 KSC-1 안전 시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원자력연구원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이송할 때 쓰는 운반용기는 1986년 현대중공업에서 제작된 KSC-1이다. 2008년 당시 과학기술부 ‘방사성물질 등의 포장과 운반에 관한 규정’을 보면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는 각종 사고에 대비한 안전 시험을 하도록 돼 있다. 수직 9미터 낙하 시험과 바닥에 쇠봉을 세우고 떨어뜨리는 충격시험, 섭씨 800도의 고온에서 30분 동안 버티는 열시험, 물속에 8시간 동안 넣어두는 침수 시험 등이다.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결과, 2013년까지 사용해 온 KSC-1 운반용기는 정부가 규정한 사고조건시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낙하시험, 충격시험, , 열시험 등은 실제 시험이 아닌 컴퓨터 코드 계산으로 대체했다. 실제 시험은 침수시험이 유일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가지고 있는 KSC-1 운반용기가 한 개 밖에 없기 때문에 원형을 변형시킬 수 있는 사고조건시험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사용후핵연료가 담긴 운반용기 KSC-1의 모습. 사용후핵연료는 핵발전소에서 농축우라늄 연료를 연소하고 남은 것으로 우라늄과 세슘, 플루토늄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 사용후핵연료가 담긴 운반용기 KSC-1의 모습. 사용후핵연료는 핵발전소에서 농축우라늄 연료를 연소하고 남은 것으로 우라늄과 세슘, 플루토늄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사고조건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운반용기에 담은 사용후 핵연료봉은 주로 고리와 울진, 영광 등 핵발전소에서 국도와 고속도로를 통해 이송됐다. 고리 핵발전소에서 가져온 것이 전체 절반이 넘는 11차례다. 주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사용핵연료봉 운반차량은 운반용기와 차량을 합해 무게가 43톤에 이른다.

40톤에 이르는 운반차량, 설계 하중 32.4톤 교량 수시로 지나

그런데, 2014년 기준 전국 고속도로 교량 가운데 115개의 설계하중이 고속도로 과적차량 제한기준인 40톤에도 미달하는 32.4톤이다. 그보다 무거운 차량이 지나가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 핵연료봉 운반차량, 운반 용기와 차량의 무게를 합하면 40톤에 이른다.

▲ 핵연료봉 운반차량, 운반 용기와 차량의 무게를 합하면 40톤에 이른다.

이런 교량 115개 중 절반이 넘는 62개가 경부고속도로에 집중돼 있고, 더구나 40여개 교량은 경부고속도로 중 경상남북권에 분포돼 있다. 즉 고리원전에서 대전을 오가는 고속도로 구간에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원자력연구원 측은 경부 고속도로 내 62개 교량의 설계 하중이 핵 연료봉 운반 차량의 무게보다 10톤 이상 미달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원구원은 연구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은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을까? 원자력연구원의 한 간이 건물에는 지난 수십 년동안 발생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들이 쌓여 있다.

그러나 방사성폐기물을 쌓아놓은 중저준위폐기물 저장고의 경우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연구원 건물의 60%가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다. 지진이 올 경우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9월 기준, 원자력연구원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19,704 드럼을 보관하고 있다.

▲ 2016년 9월 기준 19,704 드럼이 보관되어 있는 중저준위폐기물저장고, 원자력연구원 내 건물 60%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

▲ 2016년 9월 기준 19,704 드럼이 보관되어 있는 중저준위폐기물저장고, 원자력연구원 내 건물 60%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

원자력연구원 방사성 물질 배출, 핵발전소보다 많았던 시기도 있어

지난해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세슘 20만 베크렐을 방출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부지별 기체유출물 배출 총방사능’ 보고서를 보면 분기별로 핵발전소의 총 방사능 배출량을 보여주고 있는데, 원자력연구원이 다른 원자력발전소 수준의 방사능을 배출해온 것으로 나타난다.

※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 홈페이지(링크)

특히 영광원전과 울산원전보다 총방사능 배출량이 더 많았던 기간도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1분기와 2분기, 2014년 1분기와 3분기의 경우 울진이나 영광핵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배출량보다 많았다. 대전 시민들이 핵발전소 주민들 못지 않게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어 온 것이다.

이에 대해 원자력연구원 측은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해가 없는 미량이며 배출 관리기준의 1-2백만 분의 1 수준이라며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올해 7월부터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 실험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이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초우라늄 등 핵물질을 분리, 회수하는 기술이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경우, 고준위핵폐기물의 처분면적을 100분의 1로 독성이 사라지는 반감기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간 실험량인 3kg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경우 기준치의 1.5배의 세슘이 방출이 예상된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이러한 세슘을 100% 포집하여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쉽게 불안을 떨칠 수 없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취재연출 남태제

금, 2017/01/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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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새벽 4시 5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영장 전담 판사는 뇌물공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댔다.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도 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변호사들과 법학교수들은 법원 앞에서 노숙 농성을 들어갔다.

삼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공범이라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왜 법은 유독 삼성 앞에만 서면 힘을 잃는 것일까?

 ▲ 1월 12일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1월 12일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카린 밀수와 부정축재를 벌였던 1대 이병철 회장도, 수백억 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수조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조세 포탈 혐의를 받은 2대 이건희 회장도 감옥에 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조세 포탈, 비자금 조성, 뇌물 공여 등 삼성 총수들의 각종 범법 행위가 드러날 때 마다 법의 칼날은 삼성 앞에서는 무뎌지기만 했다.

삼성을 건드렸다가 의원직을 잃게 된 경우도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그 경우다. 그는 지난 2007년에 삼성의 ‘떡값’ 전달 대상으로 거론됐던 전, 현직 검사 7명의 명단과 액수를 공개했다가 의원직을 상실했다.

제가 2004년에 처음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국회에 들어와서 처음 제가 들었던 충고 저를 좀 아끼는 3선 의원이 저한테 한 얘기가 기억납니다. 정치인으로서 긴 수명을 누리려면 미국하고 삼성은 건드리지 마라. 언터쳐블.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였다는 거죠. 그리고 건드리면 그만큼 본인이 위험해진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노회찬 / 정의당 원내대표

“언터처블 삼성 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는 언론의 역할도 크다. 삼성의 위기는 한국 경제의 위기라며 이른바 “삼성 위기론”을 부추긴다.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영장 심사를 앞두고,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은 삼성이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회사가 아니다. 미국 해외부패방지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 총수 개인의 위기가 곧 한국 경제의 위기로 직결될 근거가 빈약하거나 거의 없다는 지적도 많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 비자금 수사 기간 동안 삼성전자 실적을 분석한 결과, 통계학적으로 총수에 대한 사법 처리와 삼성의 경제적 이익은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 1월 20일부터 25일까지 법학교수와 변호사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을 규탄하는 노숙 농성을 했다.

▲ 1월 20일부터 25일까지 법학교수와 변호사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을 규탄하는 노숙 농성을 했다.

삼성이 법 위에 군림해 온 70여 년. 하지만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광장으로 나온 촛불 민심은 점차 재벌권력에 대한 심판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취재작가 김진주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박정남, 이우리

목, 2017/01/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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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겨울의 거리는 촛불의 열기로 뜨거웠다. 주말마다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힘은 결국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로 끌어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수많은 시민들은 2017년 지금도 광장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던 승리의 경험. 광장에서 외쳤던 주권자의 명령. 이 모든 기억을 잊지 말고 더 큰 명령을 준비할 때입니다. 새로운 2017년이, 완전히 달라질 이후 30년이 우리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김벼리 / 평택 현화고등학교

그러나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버티고 있고, 공범자들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백만이 모였던 광장의 촛불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할까?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막강한 자금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를 이용해 온 재벌들과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 혐오에 가까웠다. 지금껏 국가, 재벌, 정치권, 언론은 삶과 정치의 연결을 끊임없이 방해했고, 제도정치에 대한 깊은 실망감은 시민들을 정치에서 고개를 돌리게 했다.

말로만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가 정말 정치에서 진지하게 다뤄지고 정치가 그런 것을 풀어내는, 우리의 생활의 문제를 풀어내는 그런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우리가 광장에 모인 건 비롯 개인이지만 개인이 집단이 돼서 비롯 그 날 그 순간 뿐이지만 행동했기 때문에 힘이 있었던 거예요. 그럼 왜 그 순간만 집단이 되어야 하냐는 말이예요. 매일 집단이 되어 있으면 좋죠.

강상구 / 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다가올 수록 정치권은 대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 <이것은 명령이다>는 다양한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2016년의 촛불을 돌아보고, 2017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열심히 시위를 했던 프랑스 학생 중에 한 명이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자기가 정말 이상했던 것. 청년 실업이 8%쯤 되면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우리같으면 청년 실업률이 8%면 다들 나와서 시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않고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혜진 / 4.16연대 상임운영위원/퇴진행동본부 언론팀

이번 프로그램의 연출은 태준식 독립영화 감독이 맡았다. 그는 <당신과 나의 전쟁> <어머니> <슬기로운 해법> <교실> <촌구석> 등을 연출했다. 또 내레이션은 촛불집회를 참여하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김벼리 양이 맡았다.


글 연출 태준식

금, 2017/02/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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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반대 집회, 탄핵 반대 집회…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등은 대단했다.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한해 평균 1,000회 이상 집회신고를 냈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가까워지자 친정부단체들의 탄핵반대 집회가 더욱 늘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몸에 두른 이들은 무엇을 위해 거리에 나오는 것일까?

▲ 친정부단체가 주관하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영상이다. 왼쪽 실제 CNN 뉴스에는 김정은의 남한 공격 군사훈련을 했다고 돼 있지만, 자막을 왜곡해 “김정은 촛불시위 이용해 도발하려 한다”고 해놨다.

▲ 친정부단체가 주관하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영상이다. 왼쪽 실제 CNN 뉴스에는 김정은의 남한 공격 군사훈련을 했다고 돼 있지만, 자막을 왜곡해 “김정은 촛불시위 이용해 도발하려 한다”고 해놨다.

이들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공유하는 ‘단톡방’엔 하루 수십 건의 뉴스가 공유된다. 그 속엔 ‘가짜 뉴스’도 섞여 있다. 하지만 어르신들 믿음은 맹신에 가까웠다.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진이 탄핵반대 집회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취재작가 김지음,김진주
글 구성 김근라
연출 박정대

금, 2017/02/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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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월 국회의 관심사 중 하나가 만 18세 선거권 참여였다. 그러나 선거연령의 하향 조정은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2월 2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8세 선거권 관련 법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대략 60만 명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또다시 미뤄졌다.

▲ 지난 2월 4일, <중고생혁명> 학생들이 18세 선거권을 요구하며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있다.

▲ 지난 2월 4일, <중고생혁명> 학생들이 18세 선거권을 요구하며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있다.

선거 연령 확대의 역사는 곧 민주주의의 역사였다. 대한민국은 1948년 첫 선거 당시 선거연령은 만 21세 이상이었다. 12년 후 1960년 20살까지 확대됐다. 그리고 45년이 지나고서야 현행 19살로 확대됐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선거연령이 만 18세 이상이라는 점이다. 1940년 시행된 대한민국 임시약헌에는 선거연령은 만 18세 이상, 피선거권은 23살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 1940년 10월 9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약헌, 제6조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만 18세에 달하고 공민권이 있는 자는 피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 1940년 10월 9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약헌, 제6조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만 18세에 달하고 공민권이 있는 자는 피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만18세 선거 연령 하향 조정을 반대하는 논리중 흔히 거론되는 것은 18세는 아직 정치적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선거인만큼, 애들에게 투표권은 주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또 고등학교 3년 학생 일부 투표에 참여할 경우, 학교가 이른바 ‘정치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도 선거연령은 낮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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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OECD 34개국 가운데 19세 선거연령을 고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우리나라에서 18세는 근로, 입대, 운전면허 취득, 혼인이 가능한 나이지만, 아직 선거권은 없다.

▲ 선거연령을 19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목록이다. (출처 중앙선관위)

▲ 선거연령을 19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목록이다. (출처 중앙선관위)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18세 선거권이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선거권을 만18세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18세 선거권을 요구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이를 둘러싼 입장을 취재했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연출 권오정

금, 2017/02/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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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삼성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일하던 김기철 씨가 백혈병으로 숨졌습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230여 명 중 79번 째 희생자입니다. 황유미 씨의 죽음으로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알려진 것은 2007년이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삼성 노동자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삼성 본관 앞에서 500일 넘도록 농성을 사과를 요구해왔지만, 삼성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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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기철 씨의 묘소를 찾은 김씨의 부모. 고 김기철 씨는 지난 1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79번째 희생자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이병철 회장의 리더십이 탁월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이건희 회장 덕일까요? 기업 총수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노동자들의 땀과 희생이 없었으면 삼성의 성장은 불가능했습니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 노동자들은 그동안 수차례 노조설립을 추진했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미행, 도청, 인권침해 등 사측의 ‘노조탄압’ 이었습니다. 해고당한 노동자도 많습니다. 이병철 창업주로부터 이어온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기본권을 뺏어온 것입니다.

 

지난달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죄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79년 삼성 역사에서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일류 기업 삼성의 그늘은 걷힐 수 있을까요?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연출 김성진,이우리

금, 2017/03/0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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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대통령 박근혜가 탄핵됐습니다. 8 대 0, 전원일치 결정입니다.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입니다. 2013년 2월 25일,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지 1,484일만입니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까요?

대통령직 취임부터 탄핵까지 지난 4년 동안 대통령 박근혜의 헌정질서 문란과 국정농단, 법치주의 위반의 행적을 소리꾼 이덕인과 신새봄의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연출 박정남
소리 이덕인, 신새봄

금, 2017/03/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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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정의가 이겼어!” “이제 봄이에요. 봄”.

이틀 전만 해도 서울에 눈이 내렸는데,
이날은 영상 10도를 조금 넘게 가리키고 있었다.

에피소드 1. 25년차 50대 식당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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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순주입니다.
홍대에서 25년 동안 음식장사를 하고 있는 가게 사장님이자
두 아이의 엄마죠.

저 자신도 몰랐습니다. 오직 장사와 애들만 생각했던,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평범한 아줌마가
대통령 탄핵이란 민심에 하나의 촛불이 될 줄은요.

이렇게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주말 장사를 포기했다.

알게 뭐야. 나라가 먼저지.
장사 죽어라 열심히 하면 뭐하냐
나라가 엉망이면 다 소용 없어.

3월 10일에도 헌재 앞을 찾았다.
그리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국회의원들 너무나 답답했죠 답답했는데
그때마다 국민이 엉덩이 밀어서 이거는 다 국민 몫이니까
국민이 기뻐해도 돼요.

에피소드 2. 23살 대학교 4년 은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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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면 다들 촛불집회 간다지만,
그럴 형편이 못됩니다.
주말에는 알바를 해야 하거든요.
제 이름은 장은경. 대학교 4학년입니다.

촛불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가장 속상하다.
주말에도 오전에는 편의점,
오후에는 동네마트에서 알바를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은 한 달에 50만 원.

은경 씨가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 생각했던 삶과 꿈은
어느 새 달라져 있었다.

수능 보기 전에는 되게 하고 싶은 거 많고
‘대학생 되면 어떨까?’
그런 생각 많이 했는데 막상 대학 오니까
뭐 큰 꿈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공부 다 하고 졸업도 할 나이가 됐는데
그 사람들을 받아줄 곳이 없는 거잖아요.
사실 안정적인 일자리 가지고 생활을 하는 게
평범하고 소박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은경 씨에게는
이 소박한 꿈조차 사라지고 있었다.

어차피 혼자 살 거면 알바만 해도
그렇게 큰 지장 없겠다.
이런 사회에서 결혼하는 데 돈도 엄청 많이 들고
아이들 키우는 데도 제대로 된 보호도 안 되고…

에피소드 3. 28년차 50대 역무원 나상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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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57살살의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28년차 종각역에 근무하는 역무원으로 일합니다.
두 딸이 두고 있습니다.

그 역시, 거의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주말이 끝나고 다시 업무로 돌아온 상필 씨.

첫차가 다니기전 30분 전에 규정상 영업개시를
준비하게끔 되어 있어요.
새벽을 여는 곳이잖아요.
생계를 유지하는데
교통이 시민의 발이 된다는게 자긍심이 있죠.

이렇게 자긍심을 갖고 28년을 일해왔다.
생활은 여전히 빠듯하다.

겨우 변두리에 경기도 쪽에
아파트 하나 겨우 장만해 놓고 있고
빚은 몇천만 원 있어요. 애들 학자금 때문에요.

63세부터 국민연금을 받는데
60세에 퇴직하면 3년 동안 소득절벽이기 때문에
먹고 살길이 갑갑하고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한 100만 원 정도 받기 때문에
‘그걸로 노후생활을 어떻게 영위할까’ 이런 고민…

에피소드 4. 40대 샐러리맨 최황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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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황순. 작년 10월부터
아내 몰래 토요일마다
촛불집회를 나오느라 좀 힘들었던 아이 둘의 아빠입니다.
대한민국 평범한 샐러리 맨입니다.
수화는 대학교 때 재미로 시작한 지
벌써 25년째가 되어 가네요.

갈 수록 무섭게 올라가는 전셋값,
황순 씨는 걱정이 크다.

그러던 그가 에너지를 얻는 곳이 있다.
광화문 촛불 집회.
그 곳에서 황순 씨는 특별하다.
무대 위 한 켠에서 열심히 수화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시민이고
광장에 참여하는 시민이고 하나의 국민 입장인데,
많은 분들이 보는 방향을 저는 거꾸로 보고 있어요.

저는 옆에서 무대 올라오시는 분들
발산하는 에너지,
아래에 광장에 계시는 분들이 보내는
에너지를 같이 보고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감동적인 것도 많고요.

텅 빈 광장을 가득 메웠던 촛불집회.
광장을 나온 국민이 1,650만 명에 이른다.

이제 촛불은 끝난 것일까?
은경 씨는 아니라고 말한다.

마지막은 아닌 거 같아요.
세월호 진상규명이 아직 안 됐으니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100회를 맞이했다.
<목격자들>은 지난 2년 동안
한국 사회 아픔과 부조리의 현장을 찾아 방송했다.

<목격자들> 100회 특집은 촛불 시민 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취재작가 박은현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성진, 이우리

금, 2017/03/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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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7년부터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해 파이로프로세싱 1단계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의 일종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고방사능 물질인 세슘과 스트론튬을 분리하여 별도 보관하고, 플루토늄 등의 초우라늄 물질(TRU)을 분리해 고속로에서 태워 없애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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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프로세싱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3,282억 원의 국가 예산이 들어갔고, 2017년에도 고속로 연구 예산을 포함해 939억 원이 투입된다. 올해 원자력 분야의 연구개발 사업 전체 예산의 70%에 가까운 규모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파이로프로세싱을 이용할 경우,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의 면적을 1/100 이하로 줄일 수 있고, 핵폐기물의 독성도 1/1,000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파이로프로세싱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환경단체와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은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파이로프로세싱을 둘러싼 진실은 뭘까?

<목격자들> 지난 석달동안 원자력연구원 연구보고서 18종 입수, 관계자 인터뷰, 국회 제출자료 등 공개자료 비교분석해 파이로프로세싱 진실 찾아나서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석달 동안 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프로세싱 관련 연구 보고서 18종을 입수해 분석했다. 이 내부 보고서와 함께 원자력연구원과 미래창조과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그동안 원자력연구원이 대외적으로 공개한 보도자료, 홈페이지 게시자료, 주민설명회 발표자료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리고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그 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사실들과 파이로프로세싱의 실제 상황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일부 사실을 감춰왔거나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핵폐기장 면적을 1/100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법의 근거가 “미국 에너지부 자료’라는 원자력연구원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파이로프로세싱을 이용할 경우 고준위핵폐기물처분장의 면적을 1/100 이하로 줄일 수 있다면서 그 근거로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나온 계산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원자력연구원 파이로프로세싱 총괄책임자의 인터뷰와 국회에 제출한 답변자료에 일관되게 나타난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 계산법의 근거를 추적해보니 그 출처가 미국 에너지부가 아니라 ‘Nuclear Technology’라는 미국 원자력학회의 학회지에 실린 논문으로 밝혀졌다. 미국 원자력학회 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미국 정부의 공식 자료로 둔갑시킨 것이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이 논문이 미국 정부에서 연구비를 받아서 작성됐다는 답변을 했고, 결국 출처가 잘못됐음을 인정했다. 원자력연구원이 자신들의 주장에 근거가 되는 이론의 출처를 왜곡함으로써, 주장의 신뢰도를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 ‘죽음의 재’ 세슘과 스트론튬을 300년간 별도로 보관해야 한다

파이로프로세싱 과정에서 세슘과 스트론튬이 발생하는 데 ‘죽음의 재’로 불리는 고방사능 물질로 각종 암과 백혈병 발병의 원인이 된다. 세슘은 공기 중에서 수용성 화합물이 되어 물에 녹아들기 쉽고, 스트론튬은 사람의 뼈에 고착되는 성질이 있다.

일부 핵 전문가들은 그동안 파이로프로세싱에서 세슘과 스트론튬을 분리해서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은 그동안 세슘과 스트론튬을 안전하게 보관하여 최종처분장으로 보낸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을 뿐, 보관 기간과 보관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뉴스타파 <목격자들>과의 인터뷰에서 300년간 보관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인했고, 보관장소 역시 지하 250미터 깊이에 저장시설을 만들겠다는 내부 계획을 공개했다.

또한 지하 보관의 경우 지하수로 인한 침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자력연구원의 계획은, 세슘과 스트론튬을 유리 상태로 만들어 금속용기에 담아 보관한다는 것인데, 예기치 않은 충격이나 부식으로 금속용기에 균열이 발생하면 세슘과 스트론튬이 지하수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매년 세슘과 스트론튬 총 보관량의 10만 분의 1 정도가 지하수에 녹아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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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슘과 스트론튬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파이로프로세싱 과정에서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성 기체가 대기 중으로 배출될 위험성에 이어 추가적인 위험으로 지적될 수 있는 사항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침묵하거나 말하지 않고 있었다.

3. 수십년간 난항을 겪은 해외의 고속로 개발. 아직도 고속로는 연구개발 단계.

파이로프로세싱으로 분리해낸 플루토늄과 마이너악티나이드 등 독성이 높고 반감기가 긴 TRU(초우라늄 물질)를 태워 없애기 위해서는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라는 원자로가 별도로 필요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소듐냉각고속로를 세계 각국이 힘을 쏟고 있는 미래 기술인 것처럼 홍보해왔다. 그러나, 2009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연구보고서 ‘후행핵연료주기 정책방안을 위한 기초연구’에 나타난, 해외 각국의 소듐냉각고속로(이하 고속로) 연구의 실상은 이와 크게 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1940년대부터 고속로 연구를 시작했다가 1994년에 핵비확산 정책으로 인해 최종 중지했다. 영국 역시 경제성을 이유로 1993년에 정부 재정 지원을 중단했다. 프랑스, 일본, 러시아 정도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속로를 계속 연구해오고 있는데, 이들 나라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프랑스는 실험용 고속로 ‘슈퍼피닉스’를 폐쇄했고, 일본 역시 2016년 실험용 고속로 ‘몬쥬’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만이 2010년대에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여 800메가와트급 고속로 1기를 건설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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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로의 냉각재인 소듐은 공기와 닿으면 불이 나고, 수분과 닿으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고속로를 개발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화재와 폭발 등 크고 작은 사고를 겪었다. 일본의 몬쥬 고속로는 1995년 화재사고 이후 가동 중단 상태로 있었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은, 60여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해외의 고속로 개발 과정과 화재와 폭발 사고 등 고속로의 불안정성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4. 파이로프로세싱은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만을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의 핵발전소는 경수로와 중수로 두 종류가 있다. 사용후핵연료가 누적된 양은 2016년 12월 기준으로, 경수로가 약 7천 1백톤, 중수로가 약 8천 톤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만을 처리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는 처리할 수 없는 기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시설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시설

그러나,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미래창조과학부는 외부에 공개하는 자료에서 경수로와 중수로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기술이라고만 소개해왔다. 이는 경수로와 중수로의 사용후핵연료 모두를 처리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의 효과를 실제보다 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기존 주장과 확인된 사실 비교

▲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기존 주장과 확인된 사실 비교

 

지금이라도 투명한 정보공개와 진실된 소통을

뉴스타파 목격자들의 이번 취재 과정에서 파이로프로세싱과 관련하여 각종 정보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공개해왔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숨겨왔고, 때로는 자료 출처를 왜곡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원자력연구원이 침묵했거나 감춰왔던 파이로프로세싱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이제부터라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들과 진실되게 소통해야 한다.


글 취재 연출 남태제

월, 2017/03/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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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8일 반올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이종란 노무사가 새로운 직업병 제보자를 만났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2011년부터 14년까지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 협력체 직원으로 일했다고 했다. 그리고 퇴사 이듬해 악성 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협력업체 직원이던 그는 설비 세척, 소모품 교체, 재조립 업무를 담당했다. 그 과정에는 여러 가지 화학약품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당시 처리했던 화학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는 잘 알지 못했다. 회사에서 제대로 알려주는 이는 없었다.

3월 29일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가 229번째 삼성 직업병을 호소하는 제보자를 만나고 있다. 그는 약 3년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다가, 최근 악성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 3월 29일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가 229번째 삼성 직업병을 호소하는 제보자를 만나고 있다.
그는 약 3년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다가, 최근 악성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삼성 반도체와 LCD 관련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호소한 이는 229명에 이른다. 이 중 2007년 삼성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반도체 원판(웨이퍼) 세정업무를 담당했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는 등 모두 79명이 사망했다.

故 황유미 씨의 생전 모습

▲ 故 황유미 씨의 생전 모습

삼성 측은 최근 시설 현대화로 더욱 안전해졌다고 말한다. 또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업무와는 관계는 없는 일’이라며 직업병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와 LCD 작업장의 안전보건진단 보고서도 대부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반올림 측은 노동자의 안전 관련 사안을 ‘영업 비밀’을 명분으로 비공개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삼성이 10년 동안 풀지 않고 있는 직업병 문제. 반올림과 일부 직업병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오늘도 삼성전자 사옥 인근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500일이 넘고 있다. 이들의 바람은 삼성이 직업병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더 이상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연출 김한구

금, 2017/03/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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