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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적폐 ‘임시조치’에 드디어 철퇴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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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적폐 ‘임시조치’에 드디어 철퇴 내릴까

익명 (미확인) | 금, 2017/05/12- 14:03

인터넷 적폐 ‘임시조치’에 드디어 철퇴 내릴까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블로그를 시작한 지 14년 가까이 됐다. 온라인도 자아가 움직이는 또 하나의 세상이라, 그동안 희로애락이 없지 않았다. 그중 가장 열 받았던 때를 들라면 주저 없이 꼽을 수 있는 순간이 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쓴 글이 ‘임시조치’를 당하여 블라인드 처리되었을 때다. 그 순간에 비하면, 팬덤이나 ‘국뽕’으로 무장한 군중이 게거품을 물고 몰려드는 일 따위는 차라리 행복했다. 적어도 말은 계속할 수 있었으니까.

임시조치는 인터넷에 쓴 글에 대해 누군가가 문제를 제기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노출을 막아버리는 제도다. 삭제와 다른 점은 30일 한정으로 그런 규제를 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임시’다.

하지만 실질적인 차이는 없다. 신속한 공론화와 토론이 생명인 인터넷에서 30일을 가려버리는 것은 영구 삭제나 다름없다. 임시로 채워진 족쇄를 푸는 일도 만만치 않다. 자기 글이 문제가 없다고 구질구질하게 소명해야 한다. 양식을 갖춰 소명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랬다 하더라도 30일이 지나야 족쇄가 풀릴 수 있다. 글이 풀릴 때쯤이면 ‘떡밥’은 이미 다 상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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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글은 네 번 임시조치나 삭제 처리되었다. 그중 세 번은 ‘권리 침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측이 똑같았다.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다. 인터넷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기독교에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글들을 찾아내어 무차별적으로 권리 침해 신고를 하여 삭제시키는 악명높은 단체다. 나머지 하나는 ‘대구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였다. (이것은 적용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기회에 살펴봐용.)

첫 번째 임시조치는 2012년 9월에 가해졌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라는 글이 대상이었다. 이 글은 한 신부가 내놓은 발언을 계기로 하여, 인간이 상상하여 그리는 천국과 지옥의 양상을 잠깐 살펴본 것이다. 글의 끝부분에 김홍도 목사의 주장을 사례로 인용했다. 이게 빌미가 됐다. ‘권리 침해를 당했다’며 임시조치를 한 신고자는 인터넷선교네트워크, 위임자는 김홍도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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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의지와 상식을 반영하여 쓴 글을 놓고 새삼스레 문제가 없다고 남에게 소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였고, 그럴 시간도 없었다. 억지로 신고질을 하는 목적은 1) 담론을 제거하고 2) 필자들을 귀찮게 만들어 비슷한 논의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함에 있음이 뻔했다.

이런 악의적인 의도를 고려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대응이 있었다. 같은 글을 다시 올리는 것이다. 두 번, 세 번 더 올리는 것이다. 두 곳, 세 곳에 더 올리는 것이다. 억지 신고하는 자에게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더 늘어난 게시물로 미어터지리라!

임시조치 통보를 받은 즉시 나는 같은 글을 재게시했다. 이 게시 글은 넉 달 뒤 같은 신고자, 위임자에 의해 다시 임시조치됐다. 나는 같은 글을 즉시 재재게시했다.

귀찮아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데 먹잇감이 더 많아서였는지, 세 번째 올린 이 글은 신고를 받지 않았고 여전히 남아 있다.

또 다른 임시조치 대상 글은 2010년 7월에 쓴 ‘고 심성민 씨의 가족은 피해자다’라는 글이다. 아프가니스탄에 선교하러 갔다가 납치되어 목숨을 잃은 사람의 가족이 낸 피해보상 소송을 계기로 하여 해당 사건의 교훈을 살펴본 글이다.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는 이 글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4년이나 지난 2014년 6월에 용케 찾아내어 얼토당토않은 권리 침해 신고를 하여 임시조치시켰다. 위임자는 샘물교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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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홍도 때와는 달리 이번엔 신고 사유가 자못 거창하다. 김홍도 때는 무성의하게 ‘명예훼손’ 딱 넉 자를 사유로 들었다. 이번엔 무려 128자나 된다. 모욕, 명예훼손, 왜곡, 욕설 따위를 열거해 놓았다.

그런데 내 글은 여기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신고 사유에 ‘해당 게시물들은’ ‘일부 게시물은’이라고 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것은 게시물 하나를 신고할 때 쓰는 말이 아니다. 말하자면 이 신고 사유는 내 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삭제하고 싶은 인터넷 게시물 모두에 관해 쓰는 ‘디폴트’ 신고 사유, 혹은 ‘복붙’ 신고 사유인 것이다.

전과 같이 웬 개가 짖나 하며 다시 긁어 올려도 되지만, 모욕~욕설 따위 헛소리를 늘어놓은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아마 시간도 넉넉히 있었을 게다. 나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의 신청을 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문서를 이글루스(내 블로그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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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 신청은 6월 25일에 보냈다. 보내자마자 접수받았다는 이메일이 왔다. 그런데 내가 이의 신청을 하더라도, 이를 전달받은 신고자가 어떻게 할지를 30일 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무슨 수를 써도 30일간 삭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개명 천지 민주 국가에 이런 호박엿 같은 일이 다 있다니.

이글루스로부터는 한 달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날짜를 꼽고 있던 나는 무려 2~3일이나 여유를 준 뒤, 7월 27일에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날렸다.

권리침해를 빙자하여 신고되어 임시조처된 게시물(http://deulpul.egloos.com/3382699)과 관련하여, 신고, 소명, 소명의사 전달이 각각 이루어지고 30일이 지났으니, 신고자가 명예훼손 입증 등 다른 명백하고 법적인 사후조처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게시물 임시조처를 해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문의&답변 내용을 첨부합니다.

다음날, 이글루스는 갑자기 깨달았다는 듯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내왔다.

회원님의 소명 의사를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측에 전달해 드렸고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측에서 한국방송통신위원회에 심의 신청을 하지 않으시어 해당 게시글에 대한 임시조치를 철회해드렸습니다.

신고자는 나의 이의 신청에 대해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30일을 보냈다. 무슨 일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명예훼손 따위를 입증할 길은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의 삿된 목표는 거의 달성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인터넷을 짓누르고 있는 많은 규제와 유사 검열 중에서 최악은 바로 이 임시조치일 것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명시된 이 규정은 나쁜 짓을 하고도 남에게 비판을 받기 싫은 놈들이 마음껏 악용할 수 있는 극강의 독소조항이다. 얼마나 위험하고 위헌적인 규제인지, 2012년에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로서 서로 펀치를 주고받던 박근혜와 문재인이 목소리를 합쳐 개선을 약속했을 정도다.

하늘에서와같이땅에서도9박근혜 공약 (18대 대선)

하늘에서와같이땅에서도8문재인 공약 (18대 대선)

안철수는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겠다는 포괄적인 공약을 던졌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는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 음습한 악법 임시조치 규정에 드디어 햇볕이 들게 될 듯하다. 새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가 임시조치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같은 관행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고 글쓴이가 임시조치에 이의 의사만 밝히면 심의 등 절차 없이 글의 블라인드 처리가 풀리도록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판 당사자가 피해 호소만 하면 사실상 바로 콘텐츠 차단이 되는 만큼, 글쓴이도 같은 수준의 ‘방어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의 관계자는 “종전에는 정치인이나 유명인 등이 명예 훼손 등 피해만 주장하면 포털 등 사업자가 기계적으로 임시조치를 해 정당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문제가 컸다”며 “임시 조치의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인터넷 검열 논란’ 포털 블라인드처리 손본다,  2017. 5. 11 중에서 

나로서는 이 같은 방안이 성에 차지 않는다. 이미 한국에는 사실을 말해도 처벌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족쇄, 명예훼손죄가 있다. 인터넷 게시물로 인해 진정 명예가 훼손되었다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법정에서 다투면 된다. 그런 노력조차 들이지 않고, 명예훼손이 아닌 비판 게시물까지 싸잡아 광범위하고도 손쉽게 재갈을 물릴 수 있는 게 임시조치다.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개정조차 오랜 숙원이었고, 규정의 허점을 악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이 시퍼렇게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마당에, 게시자의 반론권/재게시권을 보장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를 향한 진일보한 조치라 여겨진다. 현실이 워낙 바닥이라, 아무것이나 해도 진전이다. 국회에서는 이미 유승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이번에야말로 이 독소조항이 반드시 개정되어, 욕먹을 놈들은 욕먹고 비판받을 놈들은 비판받는 사회, 그래서 욕먹을 짓, 비판받을 짓은 미리 삼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싶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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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까지 부른 저작권 합의금 장사는 언제 멈출까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사례 1. 청소년 A는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사진 1장당 33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음

사례 2. 청소년 B는 웹하드에서 소설묶음을 다운로드했다가 고소를 당하고 합의금 총 250만원을 요구받음

사례 3. 군인 C는 입대 2년 전 소설을 인터넷 카페에 업로드한 일로 고소를 당했으며, D의 어머니는 연락이 닿지 않는 아들 대신 저작권자로부터 합의금 300만원을 요구받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

사례 4. 미성년자 D는 한 웹하드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은 만화를 3곳의 웹하드 사이트에 업로드했다가 고소를 당하고 합의금으로 550만원을 요구받았으며, 합의를 안할 경우 1,700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을 당함

사례 5. 일반인 E는 미성년자였을 때 토렌트에서 소설을 다운로드한 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약 3년뒤 손해배상으로 5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당했으며, 일반인 F는 P2P 사이트에 소설을 업로드한 행위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음에도 민사소송으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음

 

지난 2007년 11월 15일 전남 담양의 한 고등학생이 저작권 침해로 인해 형사고소를 당하고 저작권자의 합의금 요구에 고민하다가 목을 매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저작권법이 침해 정도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점을 악용한 일부 로펌들의 합의금 장사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로펌들은 아르바이트생을 대거 고용해 조금이라도 침해의 의심이 있는 이용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이메일을 발송한 뒤, 정해진 가격에 합의를 요구하고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전과자로 만들겠다며 협박을 가하여 폭리를 취해왔다. 당시 알려진 합의금 가격표는 청소년 50 ~ 80만원, 대학생80만원, 성인 100만원 정도였다.

저작권법 위반 고소 폭주는 수사기관의 업무에도 지장을 가져왔으며, 자살 사건 이후 저작권자의 권리 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정부는 경미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하루 동안 저작권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를 하지 않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제도”와 청소년이 우발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1회에 한하여 조사 없이 각하 처분을 하는”청소년 저작권침해 고소 사건 각하제도”를 ’09년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부 저작권자들과 로펌의 합의금 장사 행태는 여전하다. ‘저작권 자살’이 발생할 정도로 심각했던 6∼7년 전에는 형사소송을 통해 합의금을 받아 냈지만, 기소유예, 각하제도 등이 도입된 이후에는 민사소송이라는 새로운 카드가 주로 활용되고 있다. 고소고발 건수는 줄었지만, 위 사례와 같이 합의금 요구액은 오히려 올라가는 형국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형사절차를 거친 대상자들에게 민사소송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사단법인 오픈넷은 경미한 저작권 침해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지 1년 이상이 지난 후 2차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당하고 소취하를 요건으로 저작권자로부터 합의를 종용받은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법률지원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대규모 고액 저작권 합의금 장사의 특징은 형사 절차의 맹점을 십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기소유예’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인정되지만 초범이거나 침해 정도가 경미하여 기소를 유예하는 처분이다. 저작권 침해가 확실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수사기관이 종용하는 대로 자백을 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순순히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 기소유예 처분은 죄가 인정된다는 선언임은 물론 그 자체로 기록에 남아 관리될뿐더러, 2)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확실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게다가 3) 저작권자들은 수사기관을 통해 법원의 ‘영장’ 없이도 IP주소에 연결되어 있는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확보하여 민사소송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수사기관을 이용해 합의금 장사를 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현행 저작권법상 저작권 침해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침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미국의 경우 중범죄는 침해금액이 180일 이내 2,500달러, 경범죄는 1,000달러 이상인 경우에만 형사처벌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작권 침해죄 악용 실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국회와 오픈넷은 경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과도한 고소, 고발 남발 관행을 개선하고자 저작권법 개정안(이하 합의금장사 방지법)을 마련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저작권 침해의 재산적 피해가 100만원이 넘지 않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제외 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넘어갔다. 그러나 소위 ‘권리자 단체’들이 문화 산업 붕괴를 이유로 들며 반대를 표명하면서 법제사법위원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저작물을 제값에 향유할 경로가 다양해져야 하고 창작자가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 우선이지, 정부와 수사기관이 일부 로펌과 저작권자들의 합의금 장사에 이용되는 현실을 방치하는 것이 답이 아니다. 또한 형사처벌이 아니더라도 민사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침해에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저작권 침해 아니거나 피해가 매우 경미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청소년과 일반인들이 전과자로 낙인찍히고 송사에 휘말려 이중, 삼중으로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더 큰 희생이 있기 전에 합의금 장사 방지법이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에도 동시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open-net/story_b_7582392.html

화, 2015/06/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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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해외 홍보 1등 공신’은 박근혜 대통령

12월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에는 기상천외한 복면들이 총 출동했다. 각시탈, 하회탈, 각종 슈퍼히어로와 닭복면까지, 노동법 개악 반대와 국정교과서 반대를 요구하는 5만여 명의 시민들 중 상당수는 저마다 준비한 복면을 착용했다.

 

▲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등장한 갖가지 복면들.

▲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등장한 갖가지 복면들.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었다. 복면을 쓴 집회 참여자를 테러집단 IS와 비교한 박근혜 대통령의 11월 24일 국무회의 발언이 시민들을 자극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특파원은 “한국 대통령이 복면 쓴 시위대를 IS에 비교했다. 정말(Really)”이라는 트윗을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이 놀랍다는 것인지, 아니면 비웃는 것인지 모를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특파원 알라스테어 게일 기자의 트윗

▲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특파원 알라스테어 게일 기자의 트윗

 

외신 보도도 쏱아져 나왔다. BBC,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를 자세히 보도하면서 가면을 쓴 한국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그리고 자국 시위대를 테러집단과 비교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도 빠뜨리지 않고 소개했다.

구글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개가 넘는 외신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기사 가치도 있었겠지만 1차 총궐기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게 외신들이 2차 총궐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른바 ‘그림이 되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민중총궐기를 해외에 홍보한 1등 공신이 된 셈이다.

 

▲ 구글에서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여 건이 나온다. 대부분 복면을 쓴 시위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 구글에서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여 건이 나온다. 대부분 복면을 쓴 시위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박근혜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외신 통해 국제 망신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집회 소식을 전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들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한 가게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는 이유로 경찰들이 대거 출동해 과잉 대응한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포스터에는 박근혜 대통령 그림과 ‘독재자의 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가게 주인 황 씨와 같이 분노한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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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한국의 교과서 국정화 강행 방침에 대한 심층 보도를 했다. BBC 한국 특파원 스티브 에반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배경에는 아버지 박정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는 업적만 있을 뿐 과오는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으며, 그게 박근혜 대통령이 원하는 역사 교과서의 모습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BBC의 스티브 에반스 기자는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소개한 뒤 결론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얼마나 튼튼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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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외신들의 한국 비판…한국정부는 부적절한 대응

BBC가 보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뉴욕타임즈의 사설과 맥을 같이 한다. 뉴욕타임즈는 11월 19일 사설을 통해 “한국의 민주적 자유를 후퇴시키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가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SNS와 인터넷 상의 반대와 비판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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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즈가 독재국가나, 미국과 전쟁 상태에 있는 국가, 민주주의가 완전히 말살된 국가가 아닌 특정 국가에 대해서 비판적 사설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고 있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12월 1일 일 미국 시사주간지 더네이션도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에서 독재자의 딸이 노동자를 억압하고 있다“는 제목이다. 그러자 뉴욕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더네이션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에 대해 항의했고, 기사를 쓴 팀 셔록 기자는 이 사실을 페이스북에 폭로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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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셔록은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도를 넘어선 (over the top) 일”, “선을 넘어선 (cross the line) 일”을 벌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기사의 사실 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한국) 정부는 그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전화는) 일종의 위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 2015/12/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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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이 박근혜 대통령를 비판·풍자하는 행위에 대해 잇달아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대통령이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법적 논란이 있는데도 검경이 앞장서서 대통령을 풍자한 시민들을 체포하거나 기소하고 있는 것이다.

‘독재자의 딸’ 포스터 붙이자 경찰 7명 우르르…목공소 주인 황연주

서울 마포구 구수동에서 목공소를 운영하는 황연주 씨는 지난 1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쇄물을 가게 유리창에 붙였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 인쇄물은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A4 크기 포스터로,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자는 내용이다.

 

경찰이 황 씨의 가게에 나타난 것은 11월 28일. 인쇄물 내용을 탐탁지 않게 여긴 인근 주민의 신고 직후 순찰차 2대와 형사 승합차 1대가 차례로 도착했다. 신수지구대와 마포경찰서에서 최소 7명의 경찰관이 출동했다고 한다.

황 씨에 따르면, 경찰은 영장 제시 없이 목공소 안으로 들어와 창문에 붙은 인쇄물을 임의로 떼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의 소지가 높다는 이유였다. 황 씨가 해당 인쇄물이 왜 명예훼손이 되느냐며 항의하자 경찰은 황 씨에게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시 현장을 촬영한 뉴스타파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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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지구대 측은 7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출동한 이유를 묻자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또 경찰관이 사유지에 들어와 임의로 인쇄물을 떼어낸 행위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 지구대 관할 지역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이 뿌려진 일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을 했다.직원들이 그런 맥락으로 (이번 신고를)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 측은 취재진에게 “대통령 비판 전단지 배포가 있은 이후 경찰청과 지방청에서 내려온 지침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침에 따르면 황 씨와 같이 인쇄물을 길거리나 유리창에 붙인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게 마포서의 해석이다. 당시 마포서 형사까지 현장에 출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VIP(대통령) 관련 사안은 본청과 서울청에 보고되는 중요 사안”이며 “지구대에 접수된 중요 사안을 형사가 다시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황 씨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개사료’ 풍자극에 7개월 간 구속 중 – 환경운동가 박성수 씨

지난 10년 간 강정·밀양·진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이른바 ‘둥글이’ 박성수 씨. 약자를 대변하고 권력을 풍자하는 그의 영상은 누리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박 씨는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현재 7개월째 대구구치소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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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박 씨가 만들어 배포한 한 전단지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 전단지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비롯해 △18대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 △청와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 △정윤회 씨의 딸 국가대표 선발 특혜 의혹 등이 담겼다.

지난 2월 대구에 사는 박 씨의 지인 변홍철 씨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 앞에서 이 전단지를 뿌리고 ‘인증샷’을 찍는 전단지 배포 행위극을 펼쳤다. 전단지의 내용을 본 인근 주민이 현장에서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그 정도 행위극은 얼마든지 용인될 것이라고 믿었던 변 씨의 생각과는 달리 경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박 씨와 변 씨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탐문 수사와 계좌 추적도 강도 높게 진행했다. 변 씨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변 씨가 활동했던 지역 연대단체(청도 345kV 송전탑반대대책위)의 계좌 내역까지 조회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의 후원금 1만원을 추적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변호인 측은 “제주·군산·광주 등 각지에서 벌어진 비슷한 행위극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고소가 없었음에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은 기존 수사 관행에 비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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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씨는 이 같은 경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해 미리 준비한 개사료를 경찰서와 검찰청에 뿌리는 개사료 행위극을 이어가다가 결국 지난 4월 대검찰청 앞에서 현장 체포됐다. 검찰은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와 SNS 상에 올린 글을 근거로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박 씨의 법률 대리인인 류제모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박 씨에게 불리한 이례적인 조치들이 연이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류 변호사는 박 씨가 흉악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검경을 풍자한 것 뿐인데도 재판부가 재판 기일을 지나치게 길게 잡아 박 씨의 구치소 수감 기간도 필요 이상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형사 소송법상 판결 전 구속 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한정돼 있지만, 박 씨의 경우 2건의 집시법 위반 혐의가 재판 과정에 추가되면서 구속 기간이 7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검찰은 지난 11월 24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씨에게 징역 3년(집시법 위반 2건 포함)을 구형했다. 이 역시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구형량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래서 검찰의 구형량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부장판사 김태규)은 12월 22일 박 씨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목, 2015/12/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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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합의금 장사 주의보

강용석 변호사의 모욕죄 고소 남발에 대한 오픈넷의 입장

 

오픈넷은 강용석 변호사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네티즌에게 법률지원을 해왔으며, 작년 12월 29일 검찰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냈다. 이 네티즌은 강용석 불륜 스캔들에 대한 2015. 8. 18. 자 디스패치의 기사에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저런사람이 정치를 한다는 게 정말 소름끼치게 무섭다. 자기는 아니라며 뻔뻔하고 아주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실소를 날리는 사람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혹여 저딴인물이 한나라의 대통령이 된다? 헐~~~ 그 나라는 바로 고우 투 더 헬임!”

이에 대해 검찰은 “이는 뉴스에 대한 독자로서의 일반적 의견표명 내지는 감정적 비판의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서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매우 당연하고 타당한 결정이다. 위 댓글의 작성자는 홍콩 출입국기록이 없다는 강용석 측의 최초 해명과 달리 위 기사를 통해 홍콩 출입국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어 정치인의 자질에 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입에 담기도 힘든 모욕성 댓글 작성자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고소했다는 강용석의 주장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판례에 의하면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2015도2229), 모욕적 언사를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2003도3972). 기사에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욕설이라고 명백히 보기 어려운 언어로 자신의 감정 내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법적인 의미의 모욕이 아니며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 표현이다.

법률전문가인 강용석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하지만 알면서도 일부러 형사고소를 한 정황이 드러난다. 해당 네티즌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용석 사무실에 전화를 하자, 사무실 직원은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이 따로 진행될 것이고, 죄가 인정되면 범죄자가 되고 벌금도 물어야 한다. 민사소송으로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대한 손해배상을 300만원 청구할 것이다. 이런 기간이 1년 정도 될 것이며 그 사이에 6~7번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고 하면서 법률용어를 들먹이며 합의를 종용했다.

합의금을 목적으로 형사고소라는 수단을 악용하는 작태는 오픈넷이 오랜 시간 싸워온 저작권 합의금 장사꾼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 건 외에도 강용석은 네티즌 수백 명을 상대로 모욕죄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얼마나 모욕죄가 인정될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법률 지식을 악용하여 합의금을 목적으로 법률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행위는 그 자체로 공갈죄나 협박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고, 위법성 조각사유가 있어 죄가 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고소를 한 경우라면 무고죄에 해당한다(97도2956). 강용석은 선량한 네티즌들을 협박하여 합의금을 갈취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강용석은 선거출마 의사를 밝히며 자신의 불륜을 언급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선거법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가 법률실무상 일종의 후보자모욕죄로 기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용석 자신에 대한 네티즌들의 견해나 감정 표명을 막는 억압적인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후보자비방죄는 모욕죄 보다 형량도 높고 허위의 기소나 입증이 없는 상황에서도 유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에, 강용석이 모욕죄 합의금 장사와 비슷한 태도로 선거법 고소를 남발한다면 강용석에 대한 모든 부정적 표현이 형사수사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 심지어 자신의 불륜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사소통을 입막음 하기 위해 출마를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이와 함께 강용석의 행태가 가능한 것은 모욕죄와 후보자비방죄가 존재하는 한 타인에 대한 견해나 감정 표명에 대한 고소만으로도 검찰 경찰의 수사가 이루어지고 그 수사의 압박 때문에 합법적인 견해나 감정 표명을 한 사람들도 부당한 합의에 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2011년 UN인권위원회(자유권규약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명제(견해나 감정 표명 – 편집자 해설)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해야 한다”고 모든 UN자유권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정부와 국회는 UN자유권규약을 준수하기 위해 모욕죄와 후보자비방죄의 폐지나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16년 1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수, 2016/01/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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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향배를 좌우할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됐다. 최순실 일당이 사실상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사적 이권을 챙기려 했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청와대가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예술인들을 리스트 형태로 관리하면서 정부 예산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의 탄압을 자행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이를 토대로 한 고위직 공무원들의 직권남용은 문화예술인들을 검열하고 궁극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반헌법적 국정농단이었다.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9천473명.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9천473명.

2016년 10월, 소문만 무성하던 ‘블랙리스트’ 실체 드러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소문은 이미 2015년 여름부터 무성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일보의 보도로 블랙리스트 표지가 최초 공개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JTBC가 최순실 태블릿 PC를 보도하기 전이었다.

이 기사에 게재된 블랙리스트의 표지에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 594인, 세월호 시국 선언 문학인 754인,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 6,517인, 박원순 후보지지 선언 문화예술인 1,608인이라는 블랙리스트 대상과 인원수가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작성과 지시, 관리의 핵심 주체라는 의혹에 휩싸인 두 사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보다 못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사람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통해 문체부 공무원들에게 하달돼 운영됐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청와대 개입 정황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도 청와대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2014년 9월 김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이상호’라는 단어가 수 차례 등장한다. 지난 20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2014년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문체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2014년 10월 2일자 김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長(장)’이라는 표시 옆에 “문화예술계의 좌파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이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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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등 고위공직자 5명 구속…문화예술인들 “박근혜 탄핵까지 농성 계속”

결국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5명의 전현직 고위공직자가 구속됐다. 1월 12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3명이 구속된 데 이어 같은달 21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줄줄이 구속됐다. 조윤선 전 장관은 구속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위증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직 장관은 물론 정부 부처의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들이 일거에 4명이나 구속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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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은 지난해 11월 4일 시국선언 이후 최근까지 80일 넘게 광화문광장에 텐트를 치고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인들은 블랙텐트를 지어 블랙리스트 검열로 인해 공공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던 연극 등을 중심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이해성 연극 연출가는 “2015년 여름부터 블랙리스트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체감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술이라는 게 특정한 잣대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이 사회와 이 국가가 놓치고 있는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국가라는 집단이 갖고 있는 아픔이나 상처를 계속 돌봐야 하는 게 예술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송수근 문체부 장관 대행이 어제(24일) (사과) 발표를 했는데요. 저희들은 그 사과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고요. 전원 다 사퇴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예술행정가들이 상층부에서 부당한 명령이 내려왔을 때 거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성 연극연출가

▲ 연극인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블랙텐트 앞에 서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조형물

▲ 연극인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블랙텐트 앞에 서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조형물

이들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등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의 진짜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탄핵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2016년 10월 한국일보 보도에 나온 블랙리스트 표지에 언급된 문예술인 9,473명 중 자료가 삭제돼 명단을 확인할 수 없는 부산지역 문화예술인 423명을 제외한 9,050명, 그리고 2017년 1월 SBS가 보도한 또 다른 버전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던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의 이름을 모두 묶어 정리했다. 중복된 명단을 제외하면 개인은 8,490명, 기관 및 단체는 46곳에 달한다.

▲ 현재까지 공개된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명단 (개인 8,490명, 기관·단체 46곳)(새 창에서 보기)


취재 : 김성수 조현미 이유정
데이터 : 이보람
영상 : 신영철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수, 2017/01/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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