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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 개정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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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 개정의 문제점

익명 (미확인) | 수, 2015/12/09- 10:24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 개정의 문제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인터넷 명예훼손 글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신고 혹은 직권으로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심의 규정 개정안을 곧 통과시킬 태세다.


명예훼손의 당사자도, 대리인도 될 수 없는 제3자가 어떠한 글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음을 위원회에 소명하고 신고하는 경우는 주로 일부 공인을 지지ㆍ비호하는 기관이 그 공인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차단하려할 때가 많다.

 

실제로 ‘만만회가 국정을 농단한다’고 주장한 박지원 의원, 대통령의 풍자 그림을 그린 작가 등은 모두 제3자인 보수시민단체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에도 방심위는 경찰청으로부터 정부, 대통령, 경찰청장 비난 게시물에 대한 심의 요청을 다수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박효종 방심위원장은 ‘공인의 명예훼손성 게시글에 대해서는 법원의 유죄 판단 전에는 제3자의 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예고된 개정안에는 이런 언급이 없다. 설사 명문화되더라도 ‘공인’의 기준이 무엇인지, ‘유죄 판결을 받은 표현’의 범위가 무엇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실효성 없는 공수표에 불과하긴 하다.

 

예를 들면 고위공직자의 보좌진이나 가족에 대한 글은 공인에 대한 글일까? 또한 ‘세월호 참사 당일 박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거론한 산케이신문 기자 명예훼손 재판의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이나 ‘정윤회’를 거론한 인터넷상 모든 글들이 삭제 대상이 되는 건가?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뀌었을 때는 또 어떻게 되는가? 불분명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는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에만 정당성이 부여되어, 관련 게시물이 대량으로 신고될 것이고, 신고된 게시물들이 문제된 표현을 담고 있기만 하면 더 이상의 소명도 심의도 필요 없이 무차별 삭제될 수 있다. 방심위의 직권 심의도 가능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특정 기관이나 단체가 방심위에 문제된 표현이 담긴 인터넷글들을 포괄적으로 심의해달라고 신청하면 방심위가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 표현을 찾아내 심의할 수도 있다.

 

방심위는 행정기관이고 위원들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9인 중 6인은 여당 추천인사다. 행정기관은 정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방심위의 통신심의를 우려한다. 사법기관도 아닌 방심위의 명예훼손 심의는 위헌의 소지도 있다. 더욱이 당사자와 무관한 제3자나 방심위 직권으로 심의 개시가 가능해져 비판적 표현을 차단하는 도구로 활용된다면 표현의 자유는 설 곳이 없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의 질의로 시작된 심의 규정 개정안 논의는 당시 내부에서 개정 필요가 없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가 올해 갑자기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검찰이 사이버명예훼손전담반을 두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실상 없던 일로 한 뒤의 일이다. 그러니 그 배경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1,000명이 넘는 네티즌, 시민사회단체, 200인이 넘는 법률가, 방심위 내부 직원까지 모두 개정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에 반대하고 있다. 입안 예고 기간 동안 일반 국민 625명도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런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기존 규정의 문제점이나 개정 필요성에 대한 소명 없이 단 하나의 조항에 대해서만 무리하게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 개정 규정이 시행되는 경우 구체적인 운용 기준과 폐단에 대한 방지책, 추가로 예정된 의견수렴 절차 등에 대해 방심위에 공식 질의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이런 문제제기를 전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방심위가 인터넷마저, 댓글마저 통제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손지원 변호사ㆍ고려대 인터넷투명성위원회 연구원

 

* 이 글은 12월 9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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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조롱하는 문재인 정부의 인권정책기본계획

남희섭(법학박사, 오픈넷 이사)

 

법무부가 4월 20일 발표한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초안에는 인권과 거리가 먼 것들이 많다. 정부 부처들이 그 동안 인권과 무관하게 해 오던 업무들을 짜깁기 해 인권정책기본계획이란 이름으로 포장만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인권의 기본개념도 없이 그럴싸한 포장만 하다 보니 인권에 반하는 것까지 들어 있다.

“불법복제 단속 및 저작권 보호 강화”가 대표적이다(NAP 초안 179쪽). 이를 위해 새로운 저작권 침해 유형에 대한 기획수사를 벌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해외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강화하며 불법 복제물 단속 및 폐기에 나서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인권정책이란다.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했음을 강조하면서 이전 정부의 인권 경시 태도와 결별하고 기본적 인권이 실현되는 국정운영을 도모하겠다는 문제인 정부가 향후 5년간 펼칠 기본적인 인권정책이 이런 거라고?

2000년부터 지재권과 인권에 관한 유엔 인권기구의 활동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좀 더 가깝게는 2014년 유엔 문화권특별보고관이 내놓은 저작권 정책과 인권에 관한 보고서(A/HRC/28/57)만 읽어보았다면, 불법복제 단속이 인권에 왜 반하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인권의 틀로 보자면, 저작권 보호를 빌미로 문화예술 및 과학의 진보를 향유할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권정책의 기본방향이다. 저작권의 보호와 저작물의 이용간의 균형도 빠질 수 없는 인권정책의 뼈대다.

하지만 NAP 초안에는 이런 기본과 뼈대가 빠져 있다. 빠진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인권 침해를 조장한다. 저작권 보호를 명분으로 한 해외 사이트 차단 정책은 2011년 미국에서 SOPA, PIPA란 이름의 법안으로 시도된 적이 있다. 이 법안들은 위키피디아의 블랙아웃이란 초유의 사태를 낳았고, 일반 시민들과 정보인권단체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결국 인터넷의 자유와 개방을 저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인권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검열이란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 의회는 입법시도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런 反인권 정책을 국가인권정책으로, 그것도 인권 기본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도대체 인권에 대한 무지가 어느 수준이기에 이런 걸 인권정책기본계획으로 명시하는 걸까?

 

국제인권기준 조롱하는 수준의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지재권이 인권으로 취급받을 수 있는 근거는 국제인권조약(사회권 규약 제15조, 세계인권선언 제27조)에서 인정하는 저자의 인격적, 물질적 이익의 보호이다. 만약 법무부의 NAP 초안이 저자의 물질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복제 단속을 인권정책으로 삼을 수 있다는 발상이라면, 이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준이다. 국제인권법에서 보장하는 저자의 물질적 이익의 보호는 배타적 성격의 현행 저작권보다 적절한 생활수준에 대한 권리에 더 가깝다는 것이 유엔 인권기구의 공식입장이다. 그리고 현행 저작권 제도에서 인정되는 저작권과 국제인권기준에서 인정되는 저자의 물질적 이익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유엔 인권기구는 10년 넘게 경고를 해 왔다. 그 동안 법무부의 제3차 NAP 수립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왔던 국내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유엔 인권기구의 경고를 자세히 소개하고, 국제인권규범에 비추어 국내인권정책기본계획에 포함되어야 할 지재권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서면을 제출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복제 단속을 NAP 초안에 포함시키고 국제인권기준들을 무시한 것은 법무부가 인권을 조롱하고, 인권단체들을 희롱하려는 생각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행태다.

이번 NAP 초안에 포함된 나머지 저작권 관련 정책들(저작권 교육, 저작권 전문인력 양성, 생활속 저작권 홍보 등)도 인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이 외에도 지재권과 관련하여 특허청이 인권정책으로 내세운 것(사회적 약자의 지재권 보호 지원)도 마찬가지다. 특허는 인권이 아니라는 유엔 문화권 특별보고관의 2015년 보고서(A/70/279)를 보면, 특허 관련 인권정책으로 무엇을 계획해야 하는지 세부 내용까지 잘 나와 있다. 이 역시 국내인권단체들이 의견서를 통해 법무부에 전달했지만 NAP 초안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 동안 특허청은 공공정책은 뒷전이고 특허청의 조직강화를 위해 특허 제도를 악용하는 이른바 ‘특허장사’에 골몰해왔다. 이런 부처의 일방적인 정책을 국가인권정책기본정책으로 그대로 수용한다면, 법무부가 과연 국제인권법에 관한 기초적인 이해는 하고 있는지(NAP는 국제인권법에 규정된 기준을 국내법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인권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가 아닌 국가인권위원회가 NAP를 주도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법무부가 주도하는 NAP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도하도록 바꿔야 한다. 현재 NAP는 근거 법률도 없이 대통령 훈령(국가인권정책협의회 규정)만 두어 법무부가 주도하도록 만들었다. 이 훈령에서 NAP 수립 권한을 부여한 국가인권정책협의회는 법무부장관이 의장을 맡고 각부 차관이 위원이 된다. 여기에 국가인권위원회는 끼지도 못하고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부르면 참석할 수 있을 뿐이다. NAP 사전 연구와 검토를 위한 실무협의회도 법무부 차관을 의장으로, 각 부 실국장을 위원으로 꾸린다. 여기에는 국가인권회가 참석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아예 없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법무부는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만든 행정조직이다.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을 법무부가 담당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말이다.

헌법이 보장하거나 국제인권조약에서 인정하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한 업무 수행을 위해 특별법을 만들어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둔 나라에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을 엉뚱한 법무부에서 담당하도록 한 대통령 훈령은 없애야 한다. 대신 국가인권위원회법을 개정하여 인권위 주도의 NAP 수립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각 부처의 업무들을 짜깁기한, 그래서 인권을 대놓고 조롱하는 민망한 수준의 NAP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정부 부처의 인권 침해 파수꾼이자 인권견인차 역할을 국가인권위원회에 하기를 기대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NAP 초안을 보면, 청와대가 국가인권위원회를 강조하는 시늉만 할뿐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NAP 수립 과정의 민주화와 인권화를 통해 무너진 인권을 바로 잡고, 시늉뿐인 국가인권위의 위상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때다.

 

* 위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된 글입니다. (2018.05.25.)

월, 2018/05/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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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발자는 잠재적인 범죄자가 되어야 하는 사회

‘사회정의를 검찰에 맡기자’는 논리에는 허구가 있다

글 |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많은 분들이 사실적시명예훼손죄를 옹호하며 ”피해를 당했으면 검찰에 조용히 고발을 해야지 왜 여러 사람에게 알리느냐”고 하는데 서지현 검사 사례를 보면 사회정의를 몽땅 검찰에 맡기자는 논리의 허구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자신이 한 말이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타인의 평판을 저하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례들입니다. 제가 아는 것만 이렇고 발설한다고 처벌하니 이런 사건의 존재 자체가 알려지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사건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 노인회 회원이 노인회 간부가 다른 회원들에게 공개 석상에서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공유했다가 명예훼손 유죄판결을 받음. 심지어 이 노인회 간부의 동행자는 폭행죄로 유죄판결까지 받은 상황이었음. [대법원 2013.3.28, 선고 2012도11914]
  • 제약도매상이 제약회사들의 불공정한 거래 행위 소위 “갑질”에 대해 진실되게 비난한 글을 관련 단체 및 언론 등에 팩스로 보낸 것에 대해서도 공익의 항변을 인정하지 않고 유죄판결 [대법원 2004.5.28, 선고 2004도1497]
  • 임금체불을 당한 노동자가 임금체불 사실을 피켓에 적어 행인들에게 알렸다고 해서 유죄판결 [대법원 2004.10.15, 선고 2004도3912]
  • 노조위원장이 회사의 노조담당자가 다른 사업장에서 노조파괴활동을 하던 사람임을 인터넷에 알린 것에 대해 유죄판결. 대법원 상고 진행 없이 확정 [서울중앙지법 2011.9.8, 선고 2011노2137 (형사8부)]
  • 2012년 지방도시 산업단지에 일하는 사장이 여성경리직원에게 언어학대를 일삼다 해고하자 경리직원이 학대사실을 A4용지에 적어 직원들이 점심 먹으러 가던 식당 등에 돌린 것에 대해서 사장이 명예훼손 고소를 하여 사실적시명예훼손 유죄판결 (공익변론을 하고자 하였으나 당사자의 고사로 포기함.)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진실되게 타인을 비판하더라도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엄격한 위법성조각사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입니다. 즉 모든 내부고발자는 항시 범죄자가 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실적시명예훼손 처벌법은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전 청해진해운 직원의 과적에 대한 고발도 제대로 전파되지 못하게 억제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20대 국회에서 유승희 의원과 금태섭 의원이 각각 사실적시명예훼손법(형법 307조1항)을 폐지하는 법안을 2016년 8~9월에 발의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사실적시명예훼손(특히 형법 307조1항)으로 기소된 사건이 있다면 위 조항에 대한 위헌소송을 할 수 있도록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보통신망법 70조1항에 따른 사실적시명예훼손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2016년에 ‘인터넷은 매우 위험한 공간이라서 진실도 억제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합헌결정(2016.2.25 선고 2013헌바 105 병합)을 내린 바 있어서 인터넷이 아닌 매체를 이용한 발언(위 사건들과 같이 피켓, 팩스, 인터넷)에 대해 기소된 사건들에 대해 헌법소송을 해볼 생각입니다.

더 자세한 정보가 담긴 관련 논문은 여기에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제보: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 위 글은 허프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8.02.20.)

수, 2018/02/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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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방송’으로 규제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지난 8월 24일,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방송법 전부개정안(이하 ‘통합방송법’) 초안을 공개하고 발의 전 공청회를 열었다. 이 초안에는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 일명 OTT 서비스 사업자와 이들에게 콘텐츠를 제작하여 공급, 판매하는 자들을 방송사업자로 편입시켜 일정한 진입규제, 소유규제, 내용규제의 대상으로 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지난 9월 3일 변재일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송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OTT 사업자를 방송사업자로 신고 또는 등록하도록 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분담하도록 하며,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방송’의 범주에 포함시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은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위축시켜 이용자의 권익을 해할 뿐만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전송하는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다.

 

매체 특성이 다른 ‘인터넷’에 ‘방송’ 규제 적용은 부당

–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를 생각해야

‘방송’을 다른 콘텐츠와 달리 ‘공공성’, ‘공적 책임’을 강조하여 강하게 규제할 수 있는 이유는 1. 방송 사업은 희소한 전파나 망 자원을 이용하여 콘텐츠를 유통시킬 권리를 국가로부터 허가나 승인을 통해 분배 받은 소수의 사업자가 어느 정도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점, 2. 방송 매체는 이러한 지위에 있는 방송 사업자가 채널 편성권을 가지고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콘텐츠를 공중에 침투시키는 매체 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즉, 한정된 소수가 누릴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적당히 통제할 필요가 있기에, 이를 부여한 국가가 스스로 방송 사업자에 대해 일정한 진입규제, 소유규제, 내용규제를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OTT,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매체가 아니다.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보장되지 않는 지위임은 물론, 인터넷의 양방향적 특성으로 인해 이용자들은 콘텐츠에의 접근과 이용 방식에 대해 자유로운 선택권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편성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IPTV처럼 특정 망과 단말기, 수신계약을 통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선택이나 방식을 크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된다. 이렇듯 방송 매체와는 구조적 특성이 다른 매체에 대해 단순히 현상적인 영향력이 커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방송 범주에 포섭하여 규제 강화를 꾀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기존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의 경우, 방송 사업자와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므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기존 방송사업자와의 ‘규제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대로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는 콘텐츠 자체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송 매체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유통 매체가 다르다면 동일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이유만으로 ‘동일서비스’로는 볼 수 없고, OTT 사업자에게 방송 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원칙도 적용될 수 없다.

 

지나치게 광범위한 ‘방송’의 정의 규정 

– 일반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위 개정안들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적용 대상인 ‘방송’의 정의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변재일 의원안은 ‘인터넷 동영상 방송’을 ‘이용자에게 실시간 또는 비실시간으로 방송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데이터, 영상, 음성, 음향 및 전자상거래 등의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송’으로 정의하고 있다. 통합방송법은 ‘방송콘텐츠’를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시청자에게 송신되는 영상, 음향, 데이터 등과 이들로 조합된 방송내용물’로 정의하고, ‘정보통신망에서 방송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판매, 제공하는 자’를 ‘부가유료방송사업자‘로, 부가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 판매하는 자’를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위 개정안들이 규정한 기준에 의하면 사실상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송되는 모든 시청각 콘텐츠가 ‘방송콘텐츠’가 되고, 소규모 MCN이나 크리에이터들을 비롯해 아프리카 TV의 BJ, 유튜버, 나아가 SNS에 실시간 동영상을 올리는 일반인들까지도 방송사업자로 정의될 수 있다. 통합방송법 초안의 경우 이러한 콘텐츠도 공익성, 공정성 등 일정한 공적 책임을 부담하고 엄격한 내용규제 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국가를 통해 영향력의 독점권을 부여받은 방송사업자들이 아닌 일반인이 제작한 표현물에 공익성을 강요하고 국가가 엄격한 내용규제를 하는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생리를 고려하지 않은 실효성 없는 법안은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는 곧 인터넷 이용자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것

통합방송법은 동영상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 판매하는 플랫폼이라면 ’’부가유료방송사업자’가 되어 과기부의 ‘승인’ 및 주기적인 재승인 심사 대상이 되고, 외국인 등의 진입 및 일정 지분 이상의 소유가 금지되는 등의 규제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은 부가유료방송사업과 인터넷방송콘텐츠사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은 인터넷 서비스가 국경을 초월하여 이루어진다는 면을 간과한 실효성 없는 규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포털과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다수의 인터넷 서비스들이 동영상 유통 플랫폼 기능을 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모두 방송사업자로 포섭하여 강한 규제의 영역으로 끌어오게 되면 결국 국내 사업자만 성장 동력을 잃고 말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방발기금이나 각종 방송사업자의 의무를 부담시키는 법안도 마찬가지이다. 방송사업자와 달리 존립이 보장되지 않는 무한 경쟁 시장에서 어렵게 성공하더라도 공적 지위가 되어 각종 책임과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결국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강화는 국내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는 곧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

최근 각종 인터넷 서비스 규제 법안들이 제안이유로 내세우는 사업자간 규제 비대칭성 혹은 역차별의 해소는 정당한 입법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존의 규제 자체가 적정한 것인지, 적정하다면 기존의 규제를 새로운 매체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만한 동일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그간 방송 매체가 강력한 규제를 받아왔던 것은 한정된 소수의 사업자만이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인데, 통신기술의 발달로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어 그 영향력이 분산되고 있다면, 오히려 기존의 불필요한 방송 규제를 완화하여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도 모색해볼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형식의 매체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 국회는 기존의 매체와 성격이 다른 새로운 매체를 기존의 개념에 무리하게 포섭하여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2018년 9월 1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9/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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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에 고소당한 류영준 교수 사건, 공익제보자 보호 측면에서 심리해야"

황우석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ㆍ기소된 류영준 교수 사건 재판부에 참여연대 의견서 제출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 박흥식 중앙대학교 교수)는 오늘(9/18) 황우석 씨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등을 제보했던 류영준 씨가 지난 2016년 CBS 라디오와 한 인터뷰 등에 대해 황우석 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에 공익제보자 보호 측면에서 심리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황우석 씨는 류영준 씨가 CBS 라디오, 머니투데이 인터뷰, 그리고 <박근혜 - 최순실을 둘러싼 의료게이트> 토론회를 통해 '황우석이 청와대 주재 회의에 참석해 차병원의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고, 줄기세포 규제 완화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윤회 등 비선실세들과 연관성이 있다'고 제기한 의혹 등이 허위사실이며, 황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의견서를 통해 "류영준 씨의 인터뷰 내용은 이미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거나, 이에 기초한 합리적 수준의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황우석 씨를 비난함으로써 류영준 씨가 개인적으로 취할 이득이 없다는 점에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오히려 지난 2005년 류영준 씨의 공익제보로 황우석 씨가 2006년 4월에 교수직에서 파면되고,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논문 조작, 연구비 횡령, 생명윤리 위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면서 황 씨의 비윤리적인 연구와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 고소는 류영준 씨의 지난 공익제보에 대해 남아있는 감정의 앙금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류영준 씨의 의혹 제기는 황우석 개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공익적 목적과 윤리적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으로 "만약 이러한 합리적 의혹 제기마저 가로막는다면, 권력 남용에 대한 문제제기나 제보라는 공익적 활동은 축소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건 1심 재판부(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3단독)에 보낸 의견서

의 견 서

 

사   건 : 2017고단3879 명예훼손 등  

피고인 :  류영준

 

 

  1. 이 사건의 피고인 류영준 씨는 2005년 황우석 씨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과 비윤리적 난자 사용 문제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입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박흥식 중앙대 교수)는 황우석 씨가 류영준 씨의 2016년 11월 라디오와 신문 인터뷰, 토론회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등으로 류 씨를 고소한 이 사건은 과거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성으로 여전히 공익제보자를 괴롭히고, 박근혜 정부의 줄기세포 규제 완화와 관련한 합리적 의혹 제기를 막으려는 의도로 판단합니다. 이에 귀 재판부에서 공익제보자 보호 측면에서 이 사건을 심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 황우석 씨는 류영준 씨의 CBS 라디오 인터뷰(2016.11.21.)와 머니투데이 인터뷰(2016.11.), <박근혜 - 최순실을 둘러싼 의료게이트> 토론회(2016.12.7.) 발언 내용 1) 황우석이 청와대가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것, 2) 차병원의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 3) (황우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발언한 것, 4) 황우석이 청와대 핵심 권력층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줄기세포 규제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 제기 등이 비방의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적시해, 황우석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그러나 류영준 씨의 인터뷰 내용은 황우석 씨가 강연회 등에서 발언한 내용으로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거나 이에 기초한 합리적 수준의 의혹 제기입니다. 황우석 씨가 청와대 주재 회의에 참석해 차병원의 줄기세포 연구승인을 요청한 사실은 류영준 씨의 CBS 라디오 인터뷰 이전에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입니다. 줄기세포 규제 완화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윤회 등 비선실세들과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 제기 또한 황우석 씨가 차병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청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비동결 난자 사용 허가’를 언급하고, 이에 반대한 보건복지부 주무부서 담당과장이 전보 배치된 후 차병원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진 점과 홍익참 주식회사(생명공학회사)를 중심으로 한 황우석-이세민-정윤회의 사업적 이해관계에 대한 언론 보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수준의 의혹 제기입니다. 더욱이 황우석 씨를 비난함으로써 류영준 씨가 개인적으로 취할 이득이 없다는 점에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4. 오히려 지난 2005년 류영준 씨의 공익제보로 황우석 씨가 2006년 4월에 교수직에서 파면되고,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논문 조작, 연구비 횡령, 생명윤리 위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면서 황 씨의 비윤리적인 연구와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고소는 류영준 씨의 지난 공익제보에 대해 남아있는 감정의 앙금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5. 류영준 씨는 2005년 제보 뒤 줄곧 생명윤리학자로서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주임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연구윤리, 의료윤리 등을 가르치고 있고, 한국생명윤리학회,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류영준 씨는 생명윤리학자로서 비동결 난자를 연구 실험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엄격한 기준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류영준 씨가 당시 상황에서 의료기업인이라 할 수 있는 황우석 씨가 정권과 손 잡고 줄기세포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은 당연합니다. 류영준 씨의 의혹 제기는 황우석 개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공익적 목적과 윤리적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합리적 의혹 제기마저 가로막는다면, 권력 남용에 대한 문제제기나 제보 등의 공익적 활동은 축소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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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9/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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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검찰 명예훼손 남용” – ‘둥글이’ 박성수 사례 상세 소개 – 모호한 법조항, 공익에 대한 제한적 인정 등 한계 지적 한국 법체계에서 명예훼손은 모호하고, 공익에 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지만 법은 그 공익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8개월간 구치소에 구금됐던 ‘둥글이’ 박성수 씨 사례를 통해 명예훼손 법령의 남용실태를 고발한다. NYT는 박 씨의 ...
월, 2016/03/0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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