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재벌·언론개혁 동시에 일깨운 NYT 보도

11일 새누리당이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의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국회의장의 법안 직권 상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새누리당은 현행 국회법이 ‘민폐법’,’야당독재법’, ‘국회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식물국회로 만드는 법’이라면서 “20대 국회에서는 더이상 짐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총선 패배를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이며, 당시 총선 공약으로 내걸 정도였다는 사실은 일단 제쳐 놓겠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국회선진화법때문에 국회가 일을 제대로 못했다면 재고해봐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국회가 하는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입법활동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일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평가기준도 일반적으로 법안발의 건수를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습니다. 법안은 국회의원이 제출할 수도 있고 정부가 제출할 수도 있지만 건수로 보면 의원입법안이 훨씬 많습니다. 정부제출 법안은 19대 국회에선 1088건이었습니다.
16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의원이 발의한 법안 건수를 비교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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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발의 법안 건수 |
국회 본회의 통과 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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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 |
1,912 |
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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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
6,387 |
2,8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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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
12,220 |
4,8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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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
16,500 |
6,005 |

▲의원발의 법안 건수 비교(출처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의원 발의 법안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19대 국회는 대한민국 역사상 그 어느 국회보다 많은 법안을 제출했고 통과시켰습니다. 국회 통과 건수로 보면 19대 국회(6005건)는 16대 국회(1027건)에 비해 무려 6배가 많습니다.
19대 국회에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비율(가결률)은 현재까지 36.3%입니다. 이전 국회와 비교해보니 가결률이 역대 최저인 것은 맞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내리며 이것이 마치 국회선진화법 때문인 것처럼 매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안 가결률은 국회선진화법 이전부터 계속 떨어지는 추세였습니다.

▲의원 발의 법안 국회 통과 비율(단위 % / 출처 : 국회의안정보시스템)
17대 국회(45.3%)는 16대(53.7%) 보다 낮았고 19대(36.3%)는 18대(40.0%)보다 낮았습니다. 법안 통과율만을 기준으로 국회를 평가한다면 아마도 20대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폐기되더라도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왜냐면 국회선진화법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법안 발의는 늘어났지만 가결률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였기 때문입니다.
법안 통과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는 발의되는 법안 건수가 워낙 많은데 비해 처음부터 부실한 법안이 만들어지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사무처 법제실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실적을 남기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법안을 발의하는 것도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현 19대 국회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법안 처리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지금도 국회 사무처 의안과에는 매일 새로운 법안이 십여 건씩 접수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법안들로 인해 19대 국회의 법안 가결률은 현재의 36.3%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발의된 법안과 본회의를 통과된 법안을 놓고 볼 때 19대 국회는 그 어느 국회보다 많은 일을 했습니다. 19대 국회가 비판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른바 ‘노동개혁 법안’(노동계에서는 이른바 ‘노동악법’이라고 부르는)과 테러방지법(시민사회단체가 국정원의 개혁이 먼저라면서 반대하고 있는) 등 정부 여당이 원하는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19대 국회가 ‘민폐국회’,’식물국회’로 매도당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근거가 빈약해 보입니다.
한국노총이 11일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이 지난해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의결한 지 4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한 이유와 향후 노동 법안,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지 Q&A 형식으로 짚어봤다.
Q. 한국노총은 왜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했나.
A. 한국노총은 11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장시간 논의를 거친 후 “정부가 노사정 합의 내용과 다른 노동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2개 지침을 발표했다”며 “노사정 합의가 심각하게 훼손돼 파탄 났음을 공식 확인하고 책임은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기’가 아닌 ‘파탄’이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한 이유는 책임이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9·15 노사정 합의는 민주노총이 빠진 반쪽짜리 합의였지만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법에 의해 노사정위에서 의결된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법에 따르면 정부·노동단체·사용자단체는 위원회 의결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고 성실히 이행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노사정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노동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정부안이 아니라 검토 자료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사실상 초안을 공개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노사정 합의 정신을 어겼다는 지적은 이미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 직후 불거졌다. 노사정 합의 의결 다음 날인 9월 16일 새누리당이 노사정위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노동 5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발의 법안이 정부와 협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Q.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무엇이 문제인가?
A. 고용노동부는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 가이드북 및 취업규칙 지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가이드라인의 명칭에서부터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가 참고하는 가이드북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가이드라인 제정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법률과 판례에 기초하여 근로계약 해지 시 법적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소개함으로써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운영의 예측가능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함.
– 고용노동부 자료집 3페이지
결국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인사평가 제도와 해고 기준, 절차 등을 미리 마련해 놓으면 해고 후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일반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가이드라인에서 법원 판례에 따라 ‘일반해고’라는 표현 대신 ‘통상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23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없는가는 결국 법정에서 판단하게 되는데 법정에서 다투는 해고는 징계해고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 즉 통상해고로 나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해고를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근로자의 부상·질병 그 밖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한 해고 △유죄판결 등을 이유로 한 노무제공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해고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징계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 기업 질서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조치 중의 하나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후 △업무명령 위반으로 인한 해고 △근태불량으로 인한 해고 △기업업무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이유로 인한 해고 △회사의 명예나 신용 훼손으로 인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규정한 것이다.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지난 6일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강좌에서 “법원 판례는 고용노동부처럼 업무능력 결여 등을 통상해고 사유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징계의 사유, 절차에 의하지 않는 해고를 통상해고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지침에서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을 통상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일반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들을 통상해고로 언급하고 있는 것인데, 고용노동부는 마치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을 이유로 한 해고=통상해고’인 것처럼 일반화해버렸다는 것이다.
통상해고는 법원 판례도 많이 축적돼 있지 않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북에 소개된 판례의 상당수는 징계해고에 관한 내용이다.
김기덕 변호사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이 곧바로 해고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노동자의 책임이 있는 사유로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근로기준법상 해고로 정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현장에 미칠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Q.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발표를 강행할까?
A. 고용노동부는 빠르면 이달 말쯤 2대 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1월 27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열어 지침 수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한국노총 중집이 끝난 후 “노사정 대타협은 특정 합의주체 일방이 임의로 파기, 파탄 선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5대 입법, 2대 지침, 현장실천 조치 등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후속 개혁 사항들을 흔들림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노사정 주체가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2대 지침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월 4일 기자간담회, 7일 언론사 사회·경제부장 간담회를 열어 지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2일에는 언론사 논설위원을 만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노동 등 4대 부문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의 법안 처리 결과가 신통치 않기 때문에 2대 지침이라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Q. 노동 5법은 어떻게 처리될까?
A. 지난해 12월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도 노동 쟁점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정규직의 사용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기간제법과 파견업종과 대상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야당 소속이고 한국노총 출신 노동계 인사라는 점도 한몫했다. 민중총궐기 대회와 민주노총 총파업 등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말 우려했던 노동법 날치기 통과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을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5분의 3(180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까지 요구했지만, 국회의장은 거부했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직권상정은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조항에 막혀 직권상정도 어렵게 되자 새누리당은 아예 국회법 개정에 나섰다. 권성동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1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1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노동 법안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12일 현재 새누리당 의석수는 156석으로 과반이 넘는다. 법이 개정될 경우 새누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직권상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 5법 처리 여부는 1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의 입장만 변하지 않는다면 법안 처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Q. 한국노총, 노사정 탈퇴할까?
A. 한국노총은 정부가 2대 지침에 대해 시한을 정하지 않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동법안 철회를 공개적으로 천명하지 않으면 오는 19일 향후 투쟁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중집 위원들은 노사정 탈퇴 여부와 조직적 투쟁, 정치투쟁, 법적 대응투쟁에 대한 전권을 김동만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당초 이날 중집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반노동자정당 심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노사정 합의 파기 여부에 대한 격론이 이어지면서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현재 한국노총 지도부의 정치 성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치투쟁 방침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한국노총의 요구 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노사정위원회 탈퇴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단호한 결정을 내리길 바랐으나 이에 미치지 못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지침 발표를 저지하기 위해 23일 총파업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갈등을 넘어 공화국 대한민국으로 .3] 산재 공화국 대한민국 (영남일보)
노동개혁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로 우리나라가 OECD 최고의 산업재해 국가라는 사실이다.
특히 산업재해 문제와 관련, 노상철 단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발표한 ‘전염병 발생 소통 지침(Outbreak communication guidelines)’을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이 지침의 원칙은 첫째, 대중과 먼저 신뢰(trust)를 쌓고 둘째, 질병발생에 대해선 가능한 한 조기에 공표(announcing early)를 하고 셋째, 투명성(transparency)을 확보하며 넷째, 대중(the public)의 생각과 말을 이해하며 다섯째, 전염병 발생 소통 계획(planning)을 수립해 놓을 것 등이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6012…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세종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양대 지침’으로 불리는 일반해고(통상해고)와 취업규칙 지침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지침이라는 표현 대신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관은 당초 이날 울산에서 양대 지침 관련 노사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한 지 3일 만에 고용노동부가 예상보다 빨리 지침 발표를 강행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변 동료에게 부담되면 ‘엄격한 절차’에 따라 해고하라?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정인사 지침’에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고용노동부는 해고의 유형을 징계해고, 정리해고, 통상해고로 나눈 후 “대다수 성실한 근로자는 통상해고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각 사업장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 근무성적이 부진해 주변 동료 근로자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 통상해고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에도 해고가 정당하려면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통상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봤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단순히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해고할 수 없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여부는 법원에서 사건 별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강문대 변호사는 “현재 법원은 ‘저성과자 해고’를 일관되게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있지도 않고, 이런 유형의 해고를 명시적으로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있지도 않다”며 “저성과가 다른 징계 사유와 함께 제기됐거나 저성과에 이른 과정(불성실, 태만)과 함께 제기됐을 때 저성과도 해고 사유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 판례상으로도 저성과자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저성과자 해고를 통상해고의 하나로 유형화해버린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이 이뤄지면 기업이 정규직 인력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반대로 “비정규직을 확산하고 정규직에 대해 사전적,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부가 생각하기에 꼭 필요한 내용이면 입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공정인사 지침’과 함께 발표된 취업규칙 지침은 기존의 취업규칙 지침을 개정한 것이다.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는 노동자 집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동의를 구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효력이 인정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임금체계를 변경해 임금 및 근로조건이 저하될 경우에도 근로자 과반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 일방시행이 가능한 방안을 안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연공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고, 당장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계 반대 속 서두른 배경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에서 양대 지침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날 지침 발표를 강행한 것은 국회에서 노동 5법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속해서 ‘노동개혁’을 강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고용노동부 등 4개 부처로부터 합동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동개혁’ 관련 “지금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시간을 끌고 가기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어렵다”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1일 서울 중구 (주)한화를 방문해 “노동계가 주장하고 있는 쉬운 해고, 일방적 임금삭감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전체 근로자의 10%에 불과한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특정노조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양대 지침과 관련해 한국노총에 논의를 시작하자고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사정이 합의하지도 않은 내용을 새누리당과 함께 입법 발의한 것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지침 관련 논의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기권 장관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한국노총이 대타협을 파기한 지 3일 만에 지침을 발표했는데 지침 내에 노동계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평가하느냐”고 질문하자 “19일(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기 당일) 이후 금속, 화학, 공공, 정보통신 등 개별 기업에서 노사 간담회를 했는데 어느 기업에 가서 얘기를 해도 현장 근로자들이나 기업에는 정확한 지침의 내용이 안 알려져 있었다”며 “더 많은 얘기를 듣는 것도 주요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내용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교육하고 홍보하는 게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사가 지침의 내용을 모르고 있으니 얼른 발표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 지난해 12월 1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경찰이 막아선 토론회장으로 출입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청회 한 번 안 열고 밀실 간담회
이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노사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도 보도자료에서 2대 지침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 5회, 전문가 TF 운영, 토론회 및 간담회 등을 총 45회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해고 지침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처음 초안이 공개됐을 뿐이고, 간담회에는 기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역시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노동부 관계자가 기자들의 신분증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출입을 시켰을 정도였다.
1월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주최측이 고용노동부에 2대 지침 관련 발제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고용노동부에서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발제자 없이 토론자들의 토론만 이뤄졌다.
이날 고용노동부의 갑작스런 지침 발표에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두 가지 지침은 정부가 법률적 근거도 없이 기업주들에게 해고 면허증을 쥐어주고 임금 근로조건을 개악할 수 있는 자격증을 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25일 회원조합대표자회의 등을 열어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2대 지침 폐기와 노동시장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단위노조 대표자 및 상근간부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도 입장을 내고 “정부의 노동개악 행정지침 발표는 일방적 행정독재”라며 “총파업 등 즉각적인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3일 ‘노동개악 법안 저지, 정부지침 분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로 하고 이기권 장관에 대해서는 고발과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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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여러 분야에서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한 다양한 공약
국민의당: 문제의 핵심을 빗겨나, 지나친 차별화와 지향의 부재가 드러남
정의당: ‘노동개악’에 반대의사 분명하고 새로운 정책대안 다양하게 제시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오늘(4/5), 이슈리포트 <20대 총선 4개 정당 노동·일자리 공약 평가>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다가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공약한 노동·일자리 정책을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일자리 ▶최저임금 ▶사회안전망 ▶노동권 ▶일·가정 양립 등의 6가지 평가지점으로 꼽아 비교·검토했다.
참여연대는 새누리당의 공약 전반에 대해 재벌의 민원을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호도하며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공약을 연발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기본권, 일자리에 대한 공약 자체가 전무한 가운데 고용유연화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우려된다는 점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노동·일자리 공약에 대해서는 일자리, 해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실업급여, 노동권,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국민의당에 대해 공약수립과정에서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약을 제시했으나 정책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의 핵심을 겨냥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나친 차별화와 타협은 당이 내세울 정책지향이 부재함을 드러낸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 참여연대는 정부·여당의 노동개악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일자리, 해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실업급여, 노동권 등 기존 사회적 논의결과를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공약함과 동시에 기회균형채용제도, 초·중·고등학생 대상 노동인권교육,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 다수 등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차별화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19대 국회 임기 말, 새누리당이 당론발의하고 정부와 함께 밀어붙인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해고, 취업규칙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가 올해 초 발표한 ‘양대 지침’이 가져올 비정규직의 전면적 확산과 사회안전망 후퇴, 노동기본권 훼손 및 극단적 고용유연화에 대해 4개 정당의 입장과 관련 공약을 평가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고용유연화를 극단적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로 파악되며 노동·시민사회계의 요구와 입장을 정반대로 외면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해당 개정안의 폐기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양대 지침을 명시적으로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노동현안과 관련한 최우선 과제를 비정규직 확대와 쉬운 해고의 해결로 꼽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경우, ‘현재 노동현안과 쟁점에 대해서 양비론적 입장을 취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적인 내용은 빗겨나는 공약들을 제시한 것을 볼 때 당의 정책지향이 부족한 상황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의 경우,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양대 지침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야기될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 대안을 구체적이고 보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각 정당의 공약을 비교·평가하면서 참여연대는 ‘쉽게 늘어나지 않고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 세대에 걸친 실업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하며, 4개 정당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공약을 평가했다. ▶새누리당이 ‘U턴기업에 대한 특혜,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것을 들어 ‘비현실·비상식적인 공약이고 재벌의 민원을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제시했으며 “그간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공약”으로 평가했으며 ▶국민의당은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등 외 별다른 일자리 창출 공약은 확인하고 어려우며,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등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고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대안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실노동시간 단축 등은 물론, 기회균형채용제도 도입 등 기존 제도의 보완책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큰 관심과 대폭인상의 요구를 받고 있는 ‘최저임금’에 대해 참여연대는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와 어떻게 최저임금 준수를 잘 이행시키는 법·제도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공약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최저임금을 중산층(가계소득순위 25~75%) 하위권 소득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라는 공약에 대해서는 ‘평균임금 50%나 최저임금 1만원과 같은 사회적 요구를 수용한 듯 공약했지만, 사실상 유리한 통계를 취사선택하고 모호하고 불투명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 논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저임금법 위반과 임금체불에 대한 제재 조치에 대한 공약은 실효성이 없거나 현행 법·제도보다 후퇴한 내용인 점을 들어 재고 또는 폐기’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 대해서, 양당이 모두 ‘시급 1만원 최저임금을 위해 단계적인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그 달성기간이 다르고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위원회 개선,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를 위한 제재 수단에 대한 별다른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 않고, 정의당은 적용제외와 감액규정 삭제, 최저임금 위반 기업 공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근로감독 강화 등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고 비교했다. ▶국민의당은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를 위한 특별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노동자의 실업에 대한 첫 번째 안전망으로서의 실업급여와 저임금·불완전노동을 전전하거나 실업상태에 놓여 사회보험제도로부터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제도에서 애시 당초 배제되는 청년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지원금 등의 지원 정책을 공약하고 있는지’여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 대해 ‘실업급여 수급의 피보험단위기간을 오히려 연장하고, 최저임금 90%수준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하향조정하겠다’라는 공약을 봤을 때, ‘다른 보완적인 장치 없이 실업급여 적용대상을 축소하고 수준을 후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험단위기간 연장, 지급기간 연장, 지급수준 인상, 적용대상 확대, 사회보험지원사업 확대 등 기존에 논의되던 실업급여 제도개선안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실업부조를 도입하는 등 실업급여 제도 밖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경우는 ‘실업급여와 관련한 공약도 없으며, 사회적으로 논의된 요구와 제도개선의 필요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하여 복잡해지는 고용구조와 악화되는 고용불안 등으로 인해 노동기본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확장하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 검토했다. 참여연대는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양대 지침을 통해 노동유연성과 불안정노동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경우는 ‘노동기본권과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활동 등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개정하고,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며, 간접고용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승계 등 노동권과 노동조합과 관련한 기존의 정책 대안과 현안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적절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기성 노동조합을 불신하고 있는 우려되는 가운데, 사용자가 힘의 우위에 있는 노사관계의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일 경력이 결혼과 출산, 육아휴직 이후 단절되거나 재취업에 성공해도 비정규직으로서 불안정 고용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법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하여 각 정당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체계들을 다양하게 제도화하고 있는지 실효성 여부’를 확인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외면 받은 현 정부의 시간제일자리등을 공약으로 재탕하고 돌봄·육아휴직 등에 대한 지원 공약은 확인하기 어려워, 당면한 현실문제의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시간제일자리 등에 대한 법․제도 정비와 육아휴직급여 인상, 남성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등 사회적으로 요구를 적절히 반영했다’고 평가했고 ▶국민의당은 ‘출산휴가 연장, 육아휴직급여 인상 등을 공약했는데, 실현가능성을 중점에 둔 공약으로 평가’했으며 ▶정의당은 ‘출산휴가 연장 등 기존 정책의 개선과 함께 임신초기 사용, 남성육아휴직 3개월 의무 등 적극적이고 대안적인 공약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사라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권 차원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의 지속이 집권여당의 사실상 유일한 노동정책인 점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4개 정당이 제시한 공약이 20대 국회에서 어떻게 혹은 얼마나 이행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정부·여당의 5대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사회 노동문제와 일자리 창출 등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슈리포트 「20대 총선 참여연대 분야별 공약 평가 2 – 노동·일자리 공약 평가」 발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노동․일자리 공약 비교·평가
새누리당, 노동개악 공헌,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다양한 사회적 요구 수용
새누리당: ‘노동개악’ 폐기되어야, 여론 호도하는 일자리·최저임금 공약
더불어민주당: 여러 분야에서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한 다양한 공약
국민의당: 문제의 핵심을 빗겨나, 지나친 차별화와 지향의 부재가 드러남
정의당: ‘노동개악’에 반대의사 분명하고 새로운 정책대안 다양하게 제시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오늘(4/5), 이슈리포트 <20대 총선 4개 정당 노동·일자리 공약 평가>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다가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공약한 노동·일자리 정책을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일자리 ▶최저임금 ▶사회안전망 ▶노동권 ▶일·가정 양립 등의 6가지 평가지점으로 꼽아 비교·검토했다.
참여연대는 새누리당의 공약 전반에 대해 재벌의 민원을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호도하며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공약을 연발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기본권, 일자리에 대한 공약 자체가 전무한 가운데 고용유연화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우려된다는 점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노동·일자리 공약에 대해서는 일자리, 해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실업급여, 노동권,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국민의당에 대해 공약수립과정에서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약을 제시했으나 정책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의 핵심을 겨냥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나친 차별화와 타협은 당이 내세울 정책지향이 부재함을 드러낸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의 공약에 대해 참여연대는 정부·여당의 노동개악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일자리, 해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실업급여, 노동권 등 기존 사회적 논의결과를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공약함과 동시에 기회균형채용제도, 초·중·고등학생 대상 노동인권교육,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 다수 등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차별화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19대 국회 임기 말, 새누리당이 당론발의하고 정부와 함께 밀어붙인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해고, 취업규칙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가 올해 초 발표한 ‘양대 지침’이 가져올 비정규직의 전면적 확산과 사회안전망 후퇴, 노동기본권 훼손 및 극단적 고용유연화에 대해 4개 정당의 입장과 관련 공약을 평가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고용유연화를 극단적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로 파악되며 노동·시민사회계의 요구와 입장을 정반대로 외면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해당 개정안의 폐기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양대 지침을 명시적으로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노동현안과 관련한 최우선 과제를 비정규직 확대와 쉬운 해고의 해결로 꼽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경우, ‘현재 노동현안과 쟁점에 대해서 양비론적 입장을 취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적인 내용은 빗겨나는 공약들을 제시한 것을 볼 때 당의 정책지향이 부족한 상황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의 경우,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양대 지침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야기될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 대안을 구체적이고 보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각 정당의 공약을 비교·평가하면서 참여연대는 ‘쉽게 늘어나지 않고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 세대에 걸친 실업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하며, 4개 정당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공약을 평가했다. ▶새누리당이 ‘U턴기업에 대한 특혜,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것을 들어 ‘비현실·비상식적인 공약이고 재벌의 민원을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제시했으며 “그간의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공약”으로 평가했으며 ▶국민의당은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등 외 별다른 일자리 창출 공약은 확인하고 어려우며,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등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고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대안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청년고용의무할당제 확대, 실노동시간 단축 등은 물론, 기회균형채용제도 도입 등 기존 제도의 보완책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큰 관심과 대폭인상의 요구를 받고 있는 ‘최저임금’에 대해 참여연대는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와 어떻게 최저임금 준수를 잘 이행시키는 법·제도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공약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최저임금을 중산층(가계소득순위 25~75%) 하위권 소득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라는 공약에 대해서는 ‘평균임금 50%나 최저임금 1만원과 같은 사회적 요구를 수용한 듯 공약했지만, 사실상 유리한 통계를 취사선택하고 모호하고 불투명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 논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저임금법 위반과 임금체불에 대한 제재 조치에 대한 공약은 실효성이 없거나 현행 법·제도보다 후퇴한 내용인 점을 들어 재고 또는 폐기’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 대해서, 양당이 모두 ‘시급 1만원 최저임금을 위해 단계적인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그 달성기간이 다르고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위원회 개선,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를 위한 제재 수단에 대한 별다른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 않고, 정의당은 적용제외와 감액규정 삭제, 최저임금 위반 기업 공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근로감독 강화 등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고 비교했다. ▶국민의당은 ‘최저임금 수준의 현실화를 위한 특별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노동자의 실업에 대한 첫 번째 안전망으로서의 실업급여와 저임금·불완전노동을 전전하거나 실업상태에 놓여 사회보험제도로부터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제도에서 애시 당초 배제되는 청년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지원금 등의 지원 정책을 공약하고 있는지’여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 대해 ‘실업급여 수급의 피보험단위기간을 오히려 연장하고, 최저임금 90%수준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하향조정하겠다’라는 공약을 봤을 때, ‘다른 보완적인 장치 없이 실업급여 적용대상을 축소하고 수준을 후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험단위기간 연장, 지급기간 연장, 지급수준 인상, 적용대상 확대, 사회보험지원사업 확대 등 기존에 논의되던 실업급여 제도개선안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실업부조를 도입하는 등 실업급여 제도 밖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의 경우는 ‘실업급여와 관련한 공약도 없으며, 사회적으로 논의된 요구와 제도개선의 필요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하여 복잡해지는 고용구조와 악화되는 고용불안 등으로 인해 노동기본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확장하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 검토했다. 참여연대는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해 ‘5대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양대 지침을 통해 노동유연성과 불안정노동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경우는 ‘노동기본권과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활동 등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개정하고,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며, 간접고용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승계 등 노동권과 노동조합과 관련한 기존의 정책 대안과 현안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적절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기성 노동조합을 불신하고 있는 우려되는 가운데, 사용자가 힘의 우위에 있는 노사관계의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일 경력이 결혼과 출산, 육아휴직 이후 단절되거나 재취업에 성공해도 비정규직으로서 불안정 고용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법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하여 각 정당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체계들을 다양하게 제도화하고 있는지 실효성 여부’를 확인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외면 받은 현 정부의 시간제일자리등을 공약으로 재탕하고 돌봄·육아휴직 등에 대한 지원 공약은 확인하기 어려워, 당면한 현실문제의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시간제일자리 등에 대한 법․제도 정비와 육아휴직급여 인상, 남성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등 사회적으로 요구를 적절히 반영했다’고 평가했고 ▶국민의당은 ‘출산휴가 연장, 육아휴직급여 인상 등을 공약했는데, 실현가능성을 중점에 둔 공약으로 평가’했으며 ▶정의당은 ‘출산휴가 연장 등 기존 정책의 개선과 함께 임신초기 사용, 남성육아휴직 3개월 의무 등 적극적이고 대안적인 공약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사라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권 차원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의 지속이 집권여당의 사실상 유일한 노동정책인 점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4개 정당이 제시한 공약이 20대 국회에서 어떻게 혹은 얼마나 이행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정부·여당의 5대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사회 노동문제와 일자리 창출 등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슈리포트] 20대 총선 참여연대 분야별 공약 평가 2 – 노동·일자리 공약 평가](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642/379/001/faaee6879c0aa28c3af63ac7a14c3799.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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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잇달아 희생된 비극은 모두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구조에서 비롯된 불합리한 노동 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당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법을 내놓고, 야당은 일부 직종에 대해서만 직접 고용을 의무화 하도록 하는 법을 내놨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노동 4법,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 문제 해결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구의역 사고가 서울메트로와 서울시의 관리 부실에 있다며 강하게 책임을 물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에 열린 원내대표 회의에서 “19살 비정규직 젊은이의 비극 뒤에는 철밥통처럼 단단한 정규직 보호가 숨어있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부추겼다.
새누리당은 구의역 참사에 대해 근본적 개선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혁신적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는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만 놓고 보면 오히려 퇴행적이라고 비판한다. 구의역 사고의 해결책이라며 이완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노동4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으로 노동계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 이 법안에는 일부 직종에 대해서는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있지만, 그마저도 이번에 사고를 당한 김 모 군과 같은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새누리당의 ‘노동4법’은 “노동자를 살리기 위한 법이 아니라 기업, 그것도 대기업을 살리기 위한 법안”이라며 기업의 인건비 절감 혜택만 있을 뿐,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또 지난 2014년, 새누리당과 정부가 밀어붙인 이른바 ‘노동개혁’안만 아니었다면 이번 구의역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생명과 관련된 직종 직접 고용 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직종의 종사자들은 사업주가 직접 고용을 해야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김 군이 했던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도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당시 정부여당이 ‘노동개혁’안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이 법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구의역 사고 이후 현장을 찾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고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에 대해서는 충실히 답변했지만, 과거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근본적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 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7개안은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철도안전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이다.
그러나 이 법의 적용 범위를 공공영역이나 유해위험 물질을 다루는 일부 직종에만 한정했기 때문에 산업 현장 곳곳에서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규직에 비해 적은 임금과 고용 불안 등 각종 차별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일반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노광표 소장도 “위험 안전의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는 있지만,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외면되는 것이 또 다른 현실의 과제”라며, “우리 사회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야말로 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개선해나가는 경제민주화 조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의 공식통계로만 봐도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32%(2016.3월 기준)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20대 국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취재 신동윤
촬영 김기철, 김수영, 최형석
편집 박서영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 통한 2대지침 홍보 중단하라
현행 「근로기준법」무력화하고 「헌법」에 반하는 2대지침 폐기해야
2대지침 홍보의 실제 집행내역 등 이행결과 낱낱이 공개해야
고용노동부가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해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관련한 소위, ‘2대지침’을 사업체에 홍보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은 고용노동부가 민간의 인사·노무전문가 등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이 위탁사업자가 사업체의 노동관계법령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사항에 대해 사용자 스스로 시정하도록 지원하는 행정인데,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의 점검과 관련한 위탁계약을 맺은 민간에게 ‘2대지침을 홍보할 경우, 건 당 2만 원’을 지급하는 세부계획을 마련한 정황이 확인되었다(http://goo.gl/q2lFxW). 참여연대는 취업규칙 변경, 해고의 제한 등과 관련한 현행 「근로기준법」를 무력화하는 2대지침의 ‘폐기’입장을 재차 분명히 밝히며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한 2대지침 홍보를 당장 중단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요구한다.
2대지침은 고용노동부가 2016년 1월 발표한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과 <공정인사 지침>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16년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사업주 설명회>의 자료에서 2대지침을 “기업의 인력운영을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관계의 예측가능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마련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실제는 사용자가 사측 일방으로 노동자를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아무런 제한없이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취업규칙을 변경함에 있어 사용자가 준수해야 하는 현행 「근로기준법」 위반을 합리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을 뿐이다. 고용노동부가 이번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해 홍보하려 한 2대지침은 현행 「근로기준법」를 무력화시키고 있으며 행정부의 지침이 법률 위에서 노동조건을 규율하려 하고 있어 노동조건을 법률로써 규율하도록 한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해고와 관련하여 지침은 희망퇴직, 권고사직 등 현재도 무분별하게 사측 일방에 의해 진행되는 각종 불·편법적 해고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하다.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운영기관 모집 공고>(2016..05.23., 고용노동부 공고 제 2016 – 184호, http://goo.gl/q2lFxW)를 확인한 결과, 지원사업장 1개소 당 위탁사업비 지급기준에 “2대지침설명”이란 항목에 “홍보물 배포·설명”이라는 세부내용과 함께, 20,000원의 단가가 책정되어 있다. 2015년, 고용노동부는 스스로 ‘노동개혁’이라고 명명한 5개의 노동관계법령을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 2016년 초, 2대지침 발표 이후에도, 고용노동부의 일방적인 정책홍보는 계속되었고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2대지침과 관련 홍보의 내용은 물론, 관련 예산 사용 등 그 과정 상의 부적절함과 문제점 등이 노동·시민사회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되었다. 수많은 비판과 정당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가 강행한 일방적인 정책홍보도 모자라서 하물며, “사업장 스스로 법정 근로조건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사항을 개선하도록 노동관계 전문가의 서비스를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해, 현행 「근로기준법」과 「헌법」에 반하는 2대지침을 홍보하는 고용노동부의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노동관계법령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여 노동조건을 개선함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해 현행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는 지침을 일방적으로 홍보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참여연대는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의 올해 사업과 관련하여, 점검내용과 결과, 2대지침의 홍보 비용과 위탁사업비 등을 중심으로 한 예산집행내역, 한국공인노무사회와 더불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및 그 지방조직 등 사용자단체가 참가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위탁사업자 참가 현황, 2대지침 홍보의 실제 집행 여부와 결과 등에 대해 낱낱이 밝혀 공개하겠다.
▣ 별첨자료
1.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운영기관 모집 공고(2016년 5월 23일, 고용노동부 공고 제 2016 - 184호) 중 지원 사업장 1개소당 위탁사업비 지급기준
2.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안내 관련 홈페이지 캡쳐본(http://goo.gl/bjGEjE)
소위 ‘노동개혁’, 탄핵 당한 정권의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
가산수당 중복할증 막는 정부·새누리당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사용자에게 비용 부담 주어 장시간노동 막는 근로기준법 취지에 역행
1월 임시국회, 저임금장시간노동, 임금체불 해소할 법 개정에 나서야
재벌의 소원수리로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소위, ‘노동개혁’은 사회적으로 이미 폐기되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이하 황교안 국무총리)와 고용노동부는 또다시 일자리, 특히 청년 일자리를 내세우며, 정부와 새누리당의 ‘노동개혁4법’ 중 근로기준법 개정안만이라도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 정권의 노동정책과 관련 법안이 소수 재벌과 박근혜 대통령 간의 거래였다는 정황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서 드러난 지금,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사과와 사퇴일 뿐이다. 국회로부터 탄핵 당한 정권의 정책을 반복해서 거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1.9. 황교안 국무총리는 고용노동부 등 6개 부처로부터 ‘일자리 및 민생안정’을 주제로 하여 2017년의 업무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노동개혁 지속과 관련 입법 조속 처리 위해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같은 날,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2017년 업무계획> 자료에도 ‘청년 고용여력 확대를 위한 노동개혁 입법을 지속 추진’하고 ‘특히 근로기준법 등 시급한 입법은 1~2월에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의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노동시간 축소를 통한 일자리 확대이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1주일 당 최대 68시간의 노동시간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고용노동부가 해왔던 잘못된 행정해석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잘못된 행정해석이 문제라면 이를 바로잡는 방향으로 주말을 포함한 노동시간의 상한이 1주 52시간임을 확인하는 개정이 필요한 것이지, 잘못된 행정해석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 이는 고등법원까지 여러 차례 확인된 당연한 법리이다.
새누리당이 발의하고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가 그 처리를 주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결국 사용자의 가산수당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일 뿐인데, 실제 노동현장에서 가산수당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실례로, 2016년 국정감사에서 이정미 의원(정의당)의 지적 이후 밝혀진 이랜드의 임금체불 행태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랜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는 소위 ‘꺽기’로 임금을 도둑질 하였고 정규직 노동자에게는 한 달에 100~200시간의 초과근로를 시키면서도 월 20시간에 해당하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급하는 포괄임금형태의 근로계약을 맺고 노동자가 받았어야 할 임금을 가로챘다.
사용자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가하여 장시간노동을 지양하게 하는 가산수당을 줄인다면 장시간노동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 사라지게 된다. 사용자의 금전적인 부담만을 우려하며 가산수당의 중복할증을 없애려는 고용노동부의 행태는 노동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 반하고 있음은 물론 고용노동부가 과연 노동자를 위해 존재하는 국가의 중앙행정기관인지에 대한 회의를 들게 한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의 개정을 통해, 장시간노동을 해소하고자 한다면, 노동시간과 관련한 적용 예외를 축소하고 노동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조항을 4인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마땅하게 지불해야 할 임금을 주지 않고 장시간노동을 강제하는 반노동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해야 할 일은 장시간노동에 대한 적극적인 근로감독이고 임금체불, 최저임금 위반과 관련한 신속한 피해구제와 위반사업주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지 법에 따라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노동의 대가를 사업상의 부담으로 여겨 사용자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위시한 정부는 ‘노동개혁4법’의 통과를 위해 세대 간 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불사하고 맹목적으로 추진했던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법안을 포기해야 한다. 시민과 국회로부터 탄핵 당한 정권의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도 좌고우면 할 것이 없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제출한 ‘노동개혁4법’에 대한 논의는 불필요하다. 국회는 이미 민심이 떠난 정책을 논의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저임금장시간노동, 임금체불을 해소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에 나서라. 끝.
참여연대는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합니다!
회원님들께 2015년에 대한 평가와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해 물었습니다
글. 이재근 정책기획팀장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회원모니터단 정기 설문조사는 10월 1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진행됐습니다. 2015년 참여연대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노동개혁’ 등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한 의견, 그리고 2016년 참여연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물었습니다. 설문조사에는 활동 중인 회원모니터단 493명 중 375명(응답률 76%)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회원모니터단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설문개요
ㅇ조사 목적
참여연대의 2015년 활동 평가, 주요 정책 이슈와 회원 가입 권유 관련 설문, 2016년 총선시기 주력할 활동에 대한 설문을 통해 2016년 사업 실행의 참고자료로 활용
ㅇ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E-mail/스마트폰 링크 활용 조사
ㅇ조사 대상과 시기
참여연대 회원모니터단 493명, 2015년 10월 14일~10월 23일(90일간)
ㅇ설문 응답
총 375명(총 493명 중 76% 응답)
전체 375명 중 여성 131명(35%), 남성 244명(63%)
연령구분 : 30대 이하 25.6%, 40대 48.3%, 50대 이상 26.2%
2015년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 의견을 물었습니다. 설문결과 2015년 참여연대 활동 전반에 대해 『긍정』 평가 응답이 77.9%로 『부정』 평가응답 6.4%에 비해 훨씬 높았습니다. 『보통』 평가응답은 15.7% 였습니다. 7점 척도로 환산한 점수는 5.38점으로 약간 만족과 대체로 만족 사이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매스컴 노출 빈도가 줄었다’, ‘노동개혁, 교과서 국정화 등 주요 이슈 대응 미흡’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2013년 이후 매년 활동 만족도를 조사(7점 척도)한 결과와 비교해 보면 2015년 하반기 조사는 5.38점으로 2014년(5.38) 및 2013년(5.35)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2015년 상반기 5.52점에 비해서는 약간 하락한 수치였습니다.
2015년 참여연대의 활동이 양적으로 활발했다고 보는가에 대해 ‘활발했다’는 응답(72%)이 ‘저조했다’는 응답(21%)에 비해 훨씬 높았습니다. 그러나 상반기 설문결과(78.6%)에 비해서는 약간 줄었습니다.
2015년 참여연대의 활동이 사회 여론과 여론 변화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 질문한 결과,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되었다’는 응답이 50.1%였고, ‘확대되었다’는 응답이 36.4%로 나타났습니다. 참여연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답보 상태이거나 줄어들고 있다는 회원님들의 의견을 새겨듣고, 악화되는 매체환경 속에서 참여연대의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며, 나아가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준비하겠습니다.
회원 확대를 위해 참여연대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회원가입 권유 캠페인을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회원모니터단의 의견을 묻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먼저 주변 분들에게 참여연대 회원 가입을 권유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66.4%의 회원들께서 ‘한두 번 권유한 적은 있지만 적극적이지 않다’고 응답해 주셨고, 25.6%는 ‘없다’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8%의 회원만 ‘적극적으로 권유한다’고 답해 주셨습니다.
회원가입 권유에 소극적이라고 답한 92%의 회원모니터단 분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빠서 권유를 못했다’는 의견(52.7%)이 많았지만, 참여연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들(18.5%)과 회원여부를 밝히고 싶지 않아서(5.6%)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기타 의견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내 생각을 남들에게 강요하기 싫어서’라는 응답이 꽤 많았습니다.
최근 정부여당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9월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통해 ‘저성과자 일반해고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회원모니터단은 ‘저성과자 일반해고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88.8%로 찬성의견(6.1%)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비정규직(기간제) 사용기간을 최대 4년으로 연장하고, 비정규직(파견) 사용가능 업종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정책에 대한 의견도 물었습니다. 앞서 일반해고 반대 의견보다 많은 93.3%가 반대 의견을 주셨습니다. 참여연대 회원들께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매우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월세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대책이 무엇일지 두 가지를 고르는 질문(전체 200%)을 드렸습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대폭 확대라는 응답이 68.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도 도입은 45.9%였으며, 임대소득 과세(26.1%)와 월세세액공제확대(18.9%), 표준임대료 산출 및 고시(15.5%)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2016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물었습니다. 대내외 여건 악화나 가계부채 등으로 경제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93.9%로 압도적이었습니다. 3~5년 이내에 침체를 벗어나 성장 국면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은 2.4%에 그쳤습니다. 저성장시대에 시민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습니다.
‘노동개혁’과 연관된 세 번째 질문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서는 85.8%가 동의하지 않았지만, 11.3%는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총선시기 참여연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물었습니다. 두 가지를 선택(전체 200%)하도록 했는데, 후보자의 의정활동과 자질·경력 등에 대한 정보공개 운동이 60%로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다음으로, 정당 및 후보자의 공약에 대한 평가·검증 캠페인이 41.3%였습니다. 후보자의 자질을 기준으로 한 후보자 지지·반대 운동 27.7%, 투표시간 보장 촉구 활동 및 투표 참여 유권자 캠페인 27.7%,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 정당 지지·반대 운동 21.1%, 정책(공약) 제안 및 후보자 및 정당과의 약속운동(정책협약) 16.8%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시민단체의 기본역할인 정보공개운동과 공약에 대한 평가와 검증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9월부터 2015정치개혁시민연대를 구성해 불공정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요구사항으로 정당득표율에 따른 국회의석 배분, 비례대표 100석으로 확대와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의 입장 중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 등 일부 대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회원들의 88.7%가 참여연대의 정치개혁 방안에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30년 전인 1987년 7월, 전국의 거리는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이 전국을 뒤덮었다. 당시 많은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저임금과 인권탄압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 사항엔 놀랍게도 두발자유화와 사내 폭행 금지도 있었다. 석달간 이어진, 노동자대투쟁은 한국노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대투쟁 30년 후, 2017년 한국의 노동 조건과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두발 단속 같은 인권침해는 거의 사라졌지만 노동자를 1회용 소모품 취급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비정규직은 한국의 노동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자본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용역, 파견, 위탁, 사내하청 등 각종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신자유주의 정부와 정경유착 구조의 국회는 이를 묵인, 방조했다.
비정규직은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힘든 일, 위험한 일, 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몫이 됐다.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으로 생긴 과실은 고스란히 자본가와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의 존엄과 노동기본권을 오히려 후퇴시키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촛불 혁명은 고용불안 없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일한 만큼 대우받는 세상이 올 때 완수 되는 게 아닐까?
뉴스타파는 노동개혁 시리즈, 첫번째 순서로 2017년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실태를 살피기 위해 1987년 대투쟁의 진원지였던 울산과 다단계 하청 공단인 전남 대불공단, 그리고 최대 비정규직 공단, 안산을 찾았다.
취재·연출: 강민수
편집: 이선영 박서영
촬영: 김기철 최형석 신영철
CG: 정동우
조기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 4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개인 정보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휴대전화에 회사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거부한 KT 노동자에게 내린 사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그것입니다.
소송을 낸 이는 KT 노동자 이영주 씨입니다. 그는 1995년 통신기술직으로 입사했다가 2014년 명예퇴직을 거부한 이후 CFT(현 업무지원단)에 배치됐습니다. 이 씨는 무선품질 측정 업무를 맡게 됐는데 회사 측은 이 씨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KT 업무지원단 운영 실태에 대한 내용은 “해고가 쉬워지는 나라, 당신의 의자는 안전할까” 방송을 확인하세요).

그런데 이 앱을 설치할 경우 사측 관리자가 이 씨의 휴대전화에 있는 개인 연락처와 문자 메시지 정보는 물론 현재 위치, 달력일정, 계정과 사진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회사가 맘만 먹는다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씨는 앱 설치를 거부했고 사측은 성실의무 위반과 조직내 질서존중 위반 등의 사유로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씨는 징계 무효 소송을 냈습니다.
회사의 업무지시보다 노동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
소송을 낸 지 1년 7개월만에 나온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과학기술이 진보하면서 기업의 노동감시 활동이 전자장비와 결합해 확대됨에 따라 노동자의 인격권·사생활 침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서비스 제공자(사용자)가 단말기 정보를 얼마나 수집하고 어디까지 활용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업무 지시보다 노동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씨가 회사측과 불편한 관계를 감내하면서까지 앱 설치를 거부했던 이유는 뭘까요? 힘없는 노동자도 보호받아야 할 프라이버시가 있고 존중받아야 할 인권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저는 일단은 사람이 사는데 인권은 공기와 같다고 생각해요. 공기가 없으면 숨을 쉬지 못하잖아요. 노동자의 인권을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뿐이지, 자기 스스로 인권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그런데 ‘너희들은 내가 안 보면 일을 안 할 거야‘ 그런 식으로 사람답지 못하게 감시당하고 통제당하고…
이영주 / KT 업무지원단
최근 들어 노동 현장에서 감시 논란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갈수록 첨단화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를 하는 노동자는 많지 않습니다. 동의 절차도 없이 사무실 출입구에 CCTV를 달아놔도, 업무용 차량에 위치를 추적하는 GPS 장치를 설치해도 사측에 항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측과 불편한 관계가 될 게 뻔한데다 인사 불이익은 물론 자칫 해고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작진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협력업체에 일하는 A/S 노동자들의 노동 현실도 취재했습니다. A/S 노동자들은 월별로 평가받은 점수가 미달할 경우 경고장을 받고 이것이 누적되면 반성문 같은 대책서를 써 제출하도록 요구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적 평가 항목에는 A/S 기사들의 능력밖의 항목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가령 삼성전자 제품 자체의 하자로 인한 고객 불만이나 표준 단가가 이미 정해져 있어 A/S 기사들에게 재량권이 없는 수리비 청구에 대한 불만 사항도 A/S 기사의 책임으로 물리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언제든 저성과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평가가 좋지 않을 경우 해고될 수도 있다는 각서까지 쓰게 한다고 합니다. 올해 5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협력업체 팀장과 A/S기사 사이에 오간 대화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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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기사 : 이 이상 더 쓸 게 없습니다.
팀장 : 그럼 뭐 개긴다는 거야? 나는 너랑 같이 일 못한다고 분명히 얘기했어, 그치?
A/S기사 : (고객 불만) 또 뜨면 그만 두겠습니다 이런 거 적어야 돼요? 그렇게 못 해요.
팀장 : 그럼 계속 (고객 불만을) 띄운다는 거 아냐.
A/S기사 : CMI(고객만족) 하나 잘 못하면 내가 그만 둬야 됩니까? 내가 왜 그런 것을(각서) 적습니까?
팀장 : 왜 안 적는데?
A/S기사 : 그렇게 못 적습니다.
팀장 : 노동부에다 신고 할 거 아냐? 그럼 내가 뭘 가지고 가야 될 거 아냐. 부당 노동으로 해고했다고 갖고 오라고 할 거 아냐. 가지고 가야 될 거 아냐?
직장동료 앞에서 자기반성과 복명복창 등 ‘공개적인 망신주기’
실적이 저조한 A/S 기사들은 직장 동료를 앞에서 ‘복명복창’을 해야 합니다.
누적점수를 한 번 봐 볼까요, 이 세 분들, 000씨가 88점 잘 한 건가? 고객이 고장 원인 내역설명을 잘 못 들었다는 얘기야 고객이. 시작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협력업체 팀장
팀장의 ‘시작’과 함께 지적을 받은 서비스 기사 3명은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3번 외쳐야 합니다.
고장 원인 및 수리내역 설명을 잘 합시다.
고장 원인 및 수리내역 설명을 잘 합시다.
고장 원인 및 수리내역 설명을 잘 합시다.

또 실적 평가가 낮은 이들은 직장 동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기 반성을 발표해야 합니다. .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해서 (고객이) 깎아달라고 했는데, ‘저희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게(고객 불만) 5번이 떴거든요. 불만이 떠서 정말 죄송하고요. 앞으로 (불만) 뜨지 않게 신경 써서 잘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협력업체 A/S 기사
제작진은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센터 2곳에서 각각 지난해 1월과 올해 7월 A/S 기사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인 자기반성과 복명복창 행위가 이뤄졌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공개적인 자기반성을 요구하는 행위는 당사자에게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게 됩니다. 인권 단체나 노동 단체는 전형적인 ‘공개적인 망신주기’ 행태라며 노동자의 존엄성을 무시한 비인간적 처사라고 말합니다.
노동자로서 존엄 혹은 인권에 대한 존중을 느끼면서 일하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굴욕감을 줘서 망신을 당하신 분들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자기는 저렇게 망신을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그런 것까지 낳게 되거든요.
명숙 /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이름으로 노동현장에서 전자 감시와 공개적인 망신주기 등 인권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가 급한 노동자들은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아 뚜렷한 개선책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노동법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촬영 심재엽
글 구성 이조훈
취재 연출 김유리
조기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 4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개인 정보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휴대전화에 회사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거부한 KT 노동자에게 내린 사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그것입니다.
소송을 낸 이는 KT 노동자 이영주 씨입니다. 그는 1995년 통신기술직으로 입사했다가 2014년 명예퇴직을 거부한 이후 CFT(현 업무지원단)에 배치됐습니다. 이 씨는 무선품질 측정 업무를 맡게 됐는데 회사 측은 이 씨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KT 업무지원단 운영 실태에 대한 내용은 “해고가 쉬워지는 나라, 당신의 의자는 안전할까” 방송을 확인하세요).

그런데 이 앱을 설치할 경우 사측 관리자가 이 씨의 휴대전화에 있는 개인 연락처와 문자 메시지 정보는 물론 현재 위치, 달력일정, 계정과 사진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회사가 맘만 먹는다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씨는 앱 설치를 거부했고 사측은 성실의무 위반과 조직내 질서존중 위반 등의 사유로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씨는 징계 무효 소송을 냈습니다.
회사의 업무지시보다 노동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
소송을 낸 지 1년 7개월만에 나온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과학기술이 진보하면서 기업의 노동감시 활동이 전자장비와 결합해 확대됨에 따라 노동자의 인격권·사생활 침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서비스 제공자(사용자)가 단말기 정보를 얼마나 수집하고 어디까지 활용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업무 지시보다 노동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씨가 회사측과 불편한 관계를 감내하면서까지 앱 설치를 거부했던 이유는 뭘까요? 힘없는 노동자도 보호받아야 할 프라이버시가 있고 존중받아야 할 인권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저는 일단은 사람이 사는데 인권은 공기와 같다고 생각해요. 공기가 없으면 숨을 쉬지 못하잖아요. 노동자의 인권을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뿐이지, 자기 스스로 인권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그런데 ‘너희들은 내가 안 보면 일을 안 할 거야‘ 그런 식으로 사람답지 못하게 감시당하고 통제당하고…
이영주 / KT 업무지원단
최근 들어 노동 현장에서 감시 논란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갈수록 첨단화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를 하는 노동자는 많지 않습니다. 동의 절차도 없이 사무실 출입구에 CCTV를 달아놔도, 업무용 차량에 위치를 추적하는 GPS 장치를 설치해도 사측에 항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측과 불편한 관계가 될 게 뻔한데다 인사 불이익은 물론 자칫 해고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작진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협력업체에 일하는 A/S 노동자들의 노동 현실도 취재했습니다. A/S 노동자들은 월별로 평가받은 점수가 미달할 경우 경고장을 받고 이것이 누적되면 반성문 같은 대책서를 써 제출하도록 요구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적 평가 항목에는 A/S 기사들의 능력밖의 항목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가령 삼성전자 제품 자체의 하자로 인한 고객 불만이나 표준 단가가 이미 정해져 있어 A/S 기사들에게 재량권이 없는 수리비 청구에 대한 불만 사항도 A/S 기사의 책임으로 물리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언제든 저성과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평가가 좋지 않을 경우 해고될 수도 있다는 각서까지 쓰게 한다고 합니다. 올해 5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협력업체 팀장과 A/S기사 사이에 오간 대화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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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기사 : 이 이상 더 쓸 게 없습니다.
팀장 : 그럼 뭐 개긴다는 거야? 나는 너랑 같이 일 못한다고 분명히 얘기했어, 그치?
A/S기사 : (고객 불만) 또 뜨면 그만 두겠습니다 이런 거 적어야 돼요? 그렇게 못 해요.
팀장 : 그럼 계속 (고객 불만을) 띄운다는 거 아냐.
A/S기사 : CMI(고객만족) 하나 잘 못하면 내가 그만 둬야 됩니까? 내가 왜 그런 것을(각서) 적습니까?
팀장 : 왜 안 적는데?
A/S기사 : 그렇게 못 적습니다.
팀장 : 노동부에다 신고 할 거 아냐? 그럼 내가 뭘 가지고 가야 될 거 아냐. 부당 노동으로 해고했다고 갖고 오라고 할 거 아냐. 가지고 가야 될 거 아냐?
직장동료 앞에서 자기반성과 복명복창 등 ‘공개적인 망신주기’
실적이 저조한 A/S 기사들은 직장 동료를 앞에서 ‘복명복창’을 해야 합니다.
누적점수를 한 번 봐 볼까요, 이 세 분들, 000씨가 88점 잘 한 건가? 고객이 고장 원인 내역설명을 잘 못 들었다는 얘기야 고객이. 시작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협력업체 팀장
팀장의 ‘시작’과 함께 지적을 받은 서비스 기사 3명은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3번 외쳐야 합니다.
고장 원인 및 수리내역 설명을 잘 합시다.
고장 원인 및 수리내역 설명을 잘 합시다.
고장 원인 및 수리내역 설명을 잘 합시다.

또 실적 평가가 낮은 이들은 직장 동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기 반성을 발표해야 합니다. .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해서 (고객이) 깎아달라고 했는데, ‘저희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게(고객 불만) 5번이 떴거든요. 불만이 떠서 정말 죄송하고요. 앞으로 (불만) 뜨지 않게 신경 써서 잘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협력업체 A/S 기사
제작진은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센터 2곳에서 각각 지난해 1월과 올해 7월 A/S 기사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인 자기반성과 복명복창 행위가 이뤄졌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공개적인 자기반성을 요구하는 행위는 당사자에게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게 됩니다. 인권 단체나 노동 단체는 전형적인 ‘공개적인 망신주기’ 행태라며 노동자의 존엄성을 무시한 비인간적 처사라고 말합니다.
노동자로서 존엄 혹은 인권에 대한 존중을 느끼면서 일하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굴욕감을 줘서 망신을 당하신 분들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자기는 저렇게 망신을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그런 것까지 낳게 되거든요.
명숙 /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이름으로 노동현장에서 전자 감시와 공개적인 망신주기 등 인권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가 급한 노동자들은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아 뚜렷한 개선책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노동법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촬영 심재엽
글 구성 이조훈
취재 연출 김유리
30년 전인 1987년 7월, 전국의 거리는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이 전국을 뒤덮었다. 당시 많은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저임금과 인권탄압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 사항엔 놀랍게도 두발자유화와 사내 폭행 금지도 있었다. 석달간 이어진, 노동자대투쟁은 한국노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대투쟁 30년 후, 2017년 한국의 노동 조건과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두발 단속 같은 인권침해는 거의 사라졌지만 노동자를 1회용 소모품 취급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비정규직은 한국의 노동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자본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용역, 파견, 위탁, 사내하청 등 각종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신자유주의 정부와 정경유착 구조의 국회는 이를 묵인, 방조했다.
비정규직은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힘든 일, 위험한 일, 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몫이 됐다.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으로 생긴 과실은 고스란히 자본가와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의 존엄과 노동기본권을 오히려 후퇴시키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촛불 혁명은 고용불안 없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일한 만큼 대우받는 세상이 올 때 완수 되는 게 아닐까?
뉴스타파는 노동개혁 시리즈, 첫번째 순서로 2017년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실태를 살피기 위해 1987년 대투쟁의 진원지였던 울산과 다단계 하청 공단인 전남 대불공단, 그리고 최대 비정규직 공단, 안산을 찾았다.
취재·연출: 강민수
편집: 이선영 박서영
촬영: 김기철 최형석 신영철
CG: 정동우
①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해결
②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 공장’ 많다
③ 공공 비정규직 1/3 이상이 교육부문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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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간접고용 비정규직부터 살핍니다. 2편에선 기간제와 시간제, 무기계약직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⅓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부문 비정규직을 다룹니다. |
학교 비정규직 80개 직종에 40만명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약 40만 명의 학교 비정규직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전국 2만여 초,중,고등학교엔 모두 92만 6천 명이 일하는데 정규직(54만8천명)과 비정규직(37만8천명)은 6 : 4로 나뉜다. 교사(49만 명)와 교육공무원(5만8천 명) 등 정규직은 약 55만 명이다. 비정규직은 약 80여 개 직종으로 나뉘어 40만 명 가량이 일한다.
학교엔 기간제 교원(4만6천 명)과 방과후학교 강사,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강사직군(16만 4천 명)까지 합쳐 교육활동에만 21만 명이 있다. 급식, 사서, 교무, 특수교육, 전산 등 학교회계직은 약 14만 명이 있고, 여기에 야간당직 등 간접고용 노동자도 3만여 명에 달한다.

정부는 2014년 10만7783명, 2015년 11만2309명, 2016년 11만6226명 등 최근 3년간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기간제 학교회계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상당수 무기계약직 전환에도 학교 안에는 여전히 많은 기간제나 간접고용 노동자가 있고, 일부는 특수고용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교문 앞에서 멈춘 민주주의
학교비정규직은 90년대까진 학교장이 채용하는 직접고용 비정규직(기간제)이었다가 법과 판례에 따라 지자체(교육감)가 사용자로 굳어졌다. 지자체는 조례로 학교장에게 인사(채용)와 지휘통제권을 위임한다. 결국 학교비정규직과 교육감, 학교장이 삼각 고용관계다. ‘삼각고용’이 사용자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노동부와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용비율 목표관리제’를 추진해 정원의 5% 미만으로 기간제를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학교회계직 중 기간제는 17.7%(2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이들 중 8,588명은 교육부가 분류한 상시지속 업무(무기계약 전환대상)인데도 여전히 기간제다. 상시지속 업무라도 예산이나 사업축소로 무기계약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는 직종과 인원수가 상당하다.
학교비정규직은 급식조리종사자 등 학교회계직을 중심으로 최근 10만 명 가량 노조로 조직돼 장기근무 가산금 인상, 명절상여금, 정기상여금, 급식비 등의 수당을 신설했으나 차별은 여전하다.
다단계 하청에 특수고용 전락한 방과후강사
학교회계직은 기간제와 무기계약 전환, 차별해소 같은 처우개선의 통로를 확보했지만, 기간제교사(4만6천 명)나 강사직군(16만4천 명)은 무기계약직 전환도 불가능한데 최근엔 급속히 특수고용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12만 6,800명에 달하는 방과후학교 강사다.
방과후학교는 1995년 김영삼 정부가 발표한 ‘5·31 교육개혁방안’에 방과후교육활동으로 첫 도입돼, 2006년 노무현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 중 핵심 정책으로 본격 추진했다. 교육부가 펴낸 2017년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에 ‘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요구와 선택을 반영해, 수익자 부담 또는 재정 지원으로 이뤄지는 정규수업 외 교육과 돌봄활동으로, 학교계획에 따라 일정기간 지속해서 운영하는 학교 교육활동”이라고 돼 있다.
현재 방과후학교는 99.7%의 학교에서 시행중이고, 참여학생도 2006년 첫해 42.7%에서 꾸준히 늘어 전체 학생의 2/3 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교과와 특기적성이 반반쯤 섞여 있다. 학생들은 월 평균 3만8천 원으로 다양한 강좌를 저렴한 비용으로 듣는다.
사교육 줄인다는 방과후학교, 사교육에 개방
방과후강사는 최근 고용관계에서 계약관계로 급속히 재편돼 특수고용직 신분으로 떨어지고 있다. 명칭도 강사에서 ‘프로그램 위탁자’로 바뀌었다. 시도 교육청은 방과후학교 질 개선을 위해 해마다 실시해온 강사 집합교육과 우수강사제도도 폐지하고, 이들을 특수고용직으로 만들어 노동자성을 배제하고 있다.
학교가 개별 강사를 위촉하지 않고 민간업체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째로 위탁하는 경우도 생겼다. 민간위탁한 학교에서 강사들은 업체에 종속돼 수수료를 이중착취 당하는 사례도 늘어 노무현 정부가 사교육 줄이자고 추진한 방과후학교에 사교육업체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민간위탁 장점만 넣어 학부모 의견조사
초기 방과후학교는 학부모 의견을 받아 해마다 프로그램을 정하고 학교가 자체 공고하고 심사를 거쳐 강사를 뽑아 진행했다. 수업 만족도도 85% 가까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학교가 직접 운영하려면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 위탁업체에 맡기는 학교가 늘고 있다. 지난해 위탁 비율은 전국 평균 28.9%였다. 그러나 교육감 의지에 따라 지역별 위탁비율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는 위탁비율이 높아 업체 난립에 따른 폐해가 크다. 서울 초등학교 위탁비율은 70%에 육박한다. 그러나 경기도는 18%, 광주는 0%다.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 가정통신문에서 ‘방과후학교 위탁운영에 대한 학부모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지엔 일방적으로 업체위탁의 장점만 나열했다. 학교가 직영 운영했을 때 생기는 장점은 빼고 단점만 나열했다. 이런 식의 주요조사는 지난해 연말 서울 성북구 A초등, 광진구 B초등, 서초구 C초등, 강서구 D초등학교도 마찬가지였다.
방과후학교 위탁운영 학부모 수요조사
(2016.12 서울 00 초등학교,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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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전체 업체위탁 |
학교 직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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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
-수요에 맞는 강사가 다양한 최신교육 -우수 수업을 수준별로 지속 운영 |
-강사 따라 수준 차이 있음 -강사 개인사정으로 변동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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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결/안전 |
-관리 전담인력 상주 |
-강사의 개별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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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
-예산 절감분을 학생교육에 사용 -학부모 의견을 신속하게 수용 -강사를 위탁업체가 채용해 관리 |
-담당교사 업무과중으로 수업에 지장 -50여개 강좌 개별 채용할 여력 없음 -사무인력 증가 필요(수강료 인상) |
최저가 낙찰제로 비리 양산
대구교육청은 지난 3월 7개 학교의 방과후학교 위탁에 입찰에 참여한 4개 업체를 감사해 ‘담합’으로 결론 내리고 경찰에 고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감사결과 이들은 적절한 입찰금액에 응찰하지 않고 업체가 모두 근소한 입찰금액을 써내는 방법으로 입찰경쟁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대구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도입된 방과후학교가 사교육업체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전락해 비리 복마전이 됐다”고 주장했다. 대구교육청은 방과후학교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동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지역 각급 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입찰에선 최저가 낙찰로 보기 힘든 95% 이상의 높은 낙찰율을 보인 곳도 많아 업체간 담합의혹도 나온다. 올 들어 서울지역엔 제시된 기초금액의 98.311%라는 높은 가격으로 낙찰 받은 업체도 있다.
서울 ‘가’ 초등학교에 A, B업체가 경쟁해 A업체가 97.823%로 낙찰받고, ‘나’ 초등학교에선 같은 두 업체가 경쟁에 B업체가 96.949%로 낙찰받기도 했다. 서울의 한 방과후학교 운영업체 대표는 “업체들이 담합해 학교별로 나눠먹기 하지 않고서는 이런 비정상적인 낙찰율을 내긴 어렵다”고 했다.

(사진설명) 지난 2월 서울 ‘가’ ‘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입찰에 참가한 A, B 두 업체. 두 업체는 두 학교에서 1,2 순위를 다퉜는데 입찰결과 한 업체가 1개 학교씩 96~97%대의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았다. (출처 : 나라장터)
반대로 부산에선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낙찰받아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들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업체에 위탁한 부산교육청 산하 4개 학교 중 한 곳은 제시된 기초금액의 48%로 낙찰 받았다. 업체 관계자는 “85% 이하로 받으면 업체 수익은 제로”라고 말했다. 이 경우엔 업체가 강사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떼거나 업체가 만든 교재와 교구를 강매해 이윤을 챙길 수밖에 없다.
최근 언론사와 대학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식의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성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양산하는 장점이 있지만, 최저가 낙찰제를 고치지 않는 한 비리 구조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공공운수노조 방과후강사지부 이진욱 지부장은 “대학이 만든 사회적기업이란 업체도 강사에게 30%의 수수료를 떼 가면서도 교육관리도 제대로 안 해 일반 민간업체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지난 2월엔 경남 창원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방과후학교 강사에게 금품을 받아 해임되기도 했다.
위탁 실태부터 파악하고 대응 나서야
자체 교육프로그램 없이 단순히 ‘강사 송출’만 하는 업체와 계약을 금지해온 교육부는 2015년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 개정 때 ‘강사 송출업체와 계약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이는 방과후학교에 대한 교육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낙찰 받은 업체가 다른 업체에 재하청하거나 기존 개별강사들을 흡수시켜 운영하는 중간착취를 낳는다. 경남 마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개인 강사들에게 문자나 전화로 업체로 들어가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공공부문 청소업무 등의 용역입찰 때 활용하는 낙찰하한율(87.995%)을 방과후학교 입찰에도 적용해야 한다. 낙찰하한율은 공공부문에서 입찰 가격 이외 다른 심사항목 점수가 만점이란 가정하에 적격심사 통과점수를 만족시키는 최저투찰률을 말한다. 최저가 낙찰제는 공사나 용역이 부실해질 가능성을 없애고 업체간 담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최저투찰률은 공사규모별로 차이가 나지만 부산지역 방과후학교처럼 40% 투찰은 막을 수 있다.
지난 1월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선 개인 강사들이 업체의 전화를 받고서야 학교가 방과후학교를 업체로 전환한 걸 알았다. 해당 강사는 “강사 개인정보를 업체에 건네 준 학교의 태도에 황당했지만, 일자리를 잃는 게 두려워 크게 항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들의 폐해가 늘고 있는데도 교육당국은 관련 법 규정이 미비해 감독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지만 대구나 경남 창원 사례처럼 시도 교육청의 의지만 있으면 대응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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