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에 대한 원청 형사처벌 강화 방침 발표한 대검 공안부, 그 이행 과정 지켜볼 것 

최소한의 책임도 묻지 않고 하청업체의 과실로 축소하는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태도가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의 무책임 야기해  

단순 ‘변사’ 처리된 ‘2013년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10-3 승강장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사건’, 사용자 책임 없는지 재수사해야 

 

 

검찰은 “향후 산업재해 사고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원청업체 책임자 등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를 통해 일반예방적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http://goo.gl/M7uaEE).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6/7(화) 산업재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안대책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너무 늦은 이번 방침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다. 부실한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이 대부분이었던 지난 산업재해 처리에서 무엇이 얼마나 변화되는지 검찰과 고용노동부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이 방침의 시작은 단순 ‘변사’처리된 ‘2013년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10-3 승강장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이어야 함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대검찰청 공안부가 공안대책실무협의회를 개최한 6/7(화)자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http://goo.gl/IS3QFU,http://goo.gl/sWQFwX),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서울성동경찰서는 2013년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중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원청인 서울메트로와 실제 스크린도어를 유지·관리하는 용역업체인 은성PSD의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서 정식 수사를 하지 않고 내사를 끝으로 단순 ‘변사’처리했다고 한다. 이 기사는 서울메트로와 은성PSD는 사망한 노동자가 안전조치도 없이 자의적으로 선로 쪽에서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사건과 관련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동부지청이 은성PSD에 30만 원의 과태료를 지불했는데 이 과태료 30만 원이 노동자의 생명을 빼앗은 사고에 대해 사용자가 지불한 책임의 전부라고 전했다. 

 

그러나 성수역 사고 이후, 강남역과 구의역 등에서 반복되고 있는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의 사망사고는 공공행정에서 만연해 있는 외주화와 외주화에서 야기되고 있는 부실한 관리·감독과 인력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회적으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검찰도 협의회의 취지와 관련하여 “최근에도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자 사망 사건(5.28.), 남양주지하철 공사 현장 가스폭발 사건(6.1.) 등 구조적으로 산재에 취약한 하청업체 직원이나 외주업체 비정규직 직원이 작업 도중 사망하는 산업재해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한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원·하청 사용자인 서울메트로와 은성PSD의 책임은 아무 것도 없는지, 바쁜 일정과 과도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일했던 노동자가 생명을 잃은 이유가 과연, ‘시키지도 않은 일을 안전조치도 없이 자의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다시 조사해야 한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사건도 아직 수사 중이고 최종 결론을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장기화되고 있는 수사의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검찰은 이번 방침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근로자 보호 및 산업재해 감소를 위해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산재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구속수사하는 등 엄정하게 처벌하여 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의 자화자찬과는 다르게 조선소과 대공장에서, 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해 오른 전봇대와 지붕에서, 굴지의 재벌대기업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핸드폰의 부품을 만드는 3차 하청업체에서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산업재해는 반복되고 있으며 산업재해의 반복은 검찰과 경찰 그리고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를 영세하청업체의 과실로 축소하고 주로는 재벌대기업인 ‘원청’의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벌이 산업재해를 방지하는 대책의 모든 것은 아니겠으나 산업재해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 특히 원청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조차 묻지 않는 현실과 열악한 노동조건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노동환경이 강제된 상황에서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을 수행했었어야만 하는 이유를 외면하는 검찰과 경찰 그리고 고용노동부의 태도가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자의 생명과 이를 위협하는 산업재해에 대해 안이하게 인식하게끔 한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엄중하고 무거운 처벌을 통해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용자의 행태에 경종을 울려야 할 시점이다.

 

참여연대는 대검찰청 공안부의 이번 방침이 어떻게 이행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또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재해에 대한 사용자와 관리자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고,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법·제도 개선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