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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적 ‘역사왜곡방지법’ 발의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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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적 ‘역사왜곡방지법’ 발의를 철회하라

admin | 월, 2021/05/31- 23:50

지난 2021년 5월 13일, 일명 ‘역사왜곡방지법안’(김용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0105, 이하 ‘본 법안’)이 발의되었다. 본 법안은 3.1운동, 4.19민주화운동, 일본제국주의의 우리나라에 대한 폭력적·자의적 지배 또는 그 지배 하에서 범해진 폭력, 학살, 인권유린 및 이에 저항한 독립운동에 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 외국인 또는 외국의 국가·단체가 역사왜곡 또는 일제찬양을 하는 것에 동조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는 행위, 공연히 일본제국주의를 찬양·고무·선전할 목적으로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 또는 조형물을 사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위반시 처벌하는 내용,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 여부 등을 전문적으로 심리하기 위하여 ‘진실한역사를위한심리위원회’를 설치하여 역사왜곡행위, 일제찬양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등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악의적 역사왜곡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헌법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으로 조속히 철회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의 사상 통제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전제인 사상의 다원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2. 6. 27. 결정, 99헌마480 참조). 국가가 역사에 대해 일정한 방향의 ‘국론’이나 ‘진실’을 결정하고 이에 반하는 사상을 표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방식의 규제는 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또한 ‘진실한역사를위한심리위원회’라는 법정기구를 설치하고, 역사왜곡행위, 일제찬양행위에 대해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 역시 표현물에 대한 국가의 강제적 검열권을 부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 ‘동조’, ‘찬양, 고무, 선전’ 등의 구성요건 개념은 추상적·주관적이고 불명확하여 판단자의 자의에 따라 남용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 및 형사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표현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해악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이유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즉, 표현이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사회윤리 등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규제할 수 없고(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참조), 표현으로 인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할 때에만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 제한의 대원칙이다.  특히,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써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도 고려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반국가단체에 대한 찬양, 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되는 선에서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는데, 그럼에도 이 역시 여전히 위헌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표현행위로 발생하는 ‘결과’나 ‘해악’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지도 않고, 표현행위 자체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역사적 행위에 ‘동조’,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 또는 조형물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즉, 특정한 내용의 표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지 및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안 제안이유에서는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로 국민적 공분이 점차 커져가고 있음을 배경으로 설명하며,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존엄을 유지하고 국민의 역사인식 고양에 기여함을 규제의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민적 공분’과 같이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해악은 표현물을 규제할 만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해악으로 볼 수 없으며, 국가 존엄 유지와 역사 인식 고양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에 기인하는 것으로써 정당한 규제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역사왜곡 행위가 불러올 수 있는 해악은 ‘역사적 사건의 관련자와 유족의 인격권 침해 등의 피해’ 및 ‘장래에 유사 사건의 재발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 관련자들의 현저한 인격권 침해에 대해서는 현행 명예훼손·모욕 법제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 또한 사회통념상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본제국주의에 대하여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제국주의의 피해 당사국에서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는 오히려 공격과 비판의 대상이 될 뿐 다수 국민들의 사상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관련자 등이 사회에서 차별, 배제된다거나 유사 사건이 재발될 위험 등의 해악을 발생시킨다고 볼 수 없다.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죄 역시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소수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남용되어 왔다. 반일 정서 등 국민 다수의 사상, 여론을 이용하여 구체적인 해악이 없는 표현을 규제, 처벌하는 내용의 포퓰리즘적 법안의 추진은 소수자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탄압하고, 다양한 사상적 표출만을 억제하여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자유로운 토론의 장에서 성숙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갈 뿐이다. 김용민 의원 등은 위헌적인 역사왜곡방지법안 발의를 조속히 철회하고, 국회가 더 이상 이러한 포퓰리즘적 표현물 규제 입법을 추진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21년 5월 3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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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금지법은 국가보안법 제7조와 다를 바 없는 과잉입법으로 위헌! (2021.02.23.)
‘5·18 왜곡 처벌법’의 시행을 우려한다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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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노동자의 죽음으로 달리는 서울의 도시철도를 애도한다

2013년 1월 19일, 2014년 4월 22일, 2015년 8월 29일, 2016년 5월 28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관리하는 위탁업체 노동자들의 죽음이다. 2013년 1월, 2013년 10월, 2014년 9월, 2016년 4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도입된 지하철 1인 운전 탓에 고통을 받다 죽은 지하철 노동자들의 죽음이다. 서울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지하철의 '안전'에 높은 평가를 한다며 말해왔다. 하지만 이 안전이란 것이 사실은 '노동자의 위험'과 바꾼 것임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서울시는 수많은 외주화가 계속 적자에 시달리는 도시철도 공사들 탓에 불가피한 것으로 강변해왔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노동자의 생명이, 존엄이 '비용'이 되어버린 이 웃긴 '합리성'과 '효율성'을 보여줄 뿐이다.  

<서울시 내부자료>​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노선은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노선이고, 사고사한 노동자는 서울메트로가 위탁계약한 외주업체에 속한 이였다. 서울메트로는 서울도시철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업무를 위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함께 서울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에 비해서도 7개 업무를 더 위탁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사고가 일어나는 스크린도어의 경우에는, 서울도시철도는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동일 업무를 상이한 고용형태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이 노동자의 죽음은 사고사가 아니라 '언제든 죽을 수도 있는 제도적 타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2명의 차장이 탑승해 지하철을 운행하지만 서울도시철도는 1명의 차장만 탑승한다. 2013년부터 4명의 기관사가 자살한 곳은 바로 서울도시철도였다. 같은 기간 스크린도어를 보수하다 사망한 4명의 노동자 중 3명은 서울메트로에서 발생했다. 바로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사람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비인간적인 운영 구조가 곧 노동자들의 생존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과의 몫은 기관운영을 담당하는 서울메트로의 것이었다. 서울메트로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고인의 장례 절차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에게 '경영효율화'와 '부채감축' 등 경영 혁신을 요구해왔던 서울시의 목소리는 빠졌다. 실제로, 서울시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된 '서울시' 명의의 공식입장을 찾을 수 없다. 아쉬움을 넘어 화가 나는 부분이다. 세월호 참사, 강남역 참사 등 사회적으로 관심을 끈, 그러나 서울시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죽음에 대해선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던 서울시는 유독 서울시의 책임이 분명한 죽음에 대해서는 추모의 인사 조차 하지 않는다. 

혹자는 대중교통요금을 올려주면 위탁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니다.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이유는 절대적으로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유사하게 요금을 높여봤자 그것은 늘 부족할 테고, 민간위탁을 중단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손사레를 칠 것이다. 당장 서울메트로가 8월부터 자회사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영화가 아니라 위탁의 방식을 변경했을 뿐이다. 서울시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서울메트로가 외주화하고 있는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역 운영, 신호설비 전원장치 유지보수, 보건관리 등 필수업무를 담당하는 21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영화하는데 드는 비용은 86억원이다. 이 중 스크린도어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는 125명으로 이들만 전환한다면 5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정도 비용은 27조의 서울시 예산에 견주어 보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인력충원과 고용형태의 변화 없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시 내부자료>


또 혹자는 이 문제가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한다.  분명 이 두 전임 시장은 도시철도 노동자들을 줄였다. 대표적으로 승강장과 역을 관리하는 노동자를 '비용'으로 보고, 이들을 줄이면 돈을 더 벌 수 있겠다고 여겼다. 차량 안전을 책임지는 정비 인력들은 줄줄이 외부화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박원순 시장의 책임이며, 2013년부터 사망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노동자 3인과 기관사 4인이 이를 보여준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제까지 노동자의 죽음으로 지하철이 운영되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말 뿐인 대책이 아니라 구체적인 서울시의 재정계획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한 본질적인 대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또다른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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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3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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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위법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해

국정원 등 수사기관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오픈넷은 6월 1일 시민들 22명을 대리하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로부터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영장 없이 제공받은 국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경찰청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는 지난 3월 대법원이 통신자료제공에 대하여 포털을 상대로 내려진 손해배상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따라 통신자료를 제공함에 있어서, 수사기관이 그 제공 요청권한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됨으로 인하여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기본권 등이 부당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책임을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한 바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일 및 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말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사기관 등이 “수사,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할 경우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해 그 동안 수사기관들은 영장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제공 건수도 매년 급증해 2011년에 5,848,991건(전화번호/ID 수기준)에서 2014년 12,967,456건으로 고작 3년 사이에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오픈넷은 2015년 1월부터 참여연대와 함께 이통사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알권리 찾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수많은 시민들이 캠페인에 참여해 관심을 보여줬으며, 오픈넷이 직영점 내방 요구 등 불편한 확인절차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을 넣으며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한 결과, 이통 3사는 온라인에서 통신자료 제공 확인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대폭 개선하였다. 지난 3월 테러방지법 통과와 함께 국가 감시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높아져 수많은 시민들이 통신자료 제공 확인 신청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개선된 절차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은 더 커졌다. 이용자가 자신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것을 확인해도 왜 제공이 되었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무런 이유가 통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기관이 국민의 신원정보를 취득한 것은 그 정당한 이유가 제시되기 전에는 불법적인 권한남용이라 할 것이다.

오픈넷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한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요청 권한을 남용한 수사기관의 책임을 묻고자 이번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그 동안 요청 권한을 남용해 온 수사기관의 관행에 제동이 걸리길 기대한다.

 

2016년 6월 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수, 2016/06/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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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공유한 웹주소를 검색에 노출시킨 카카오,

프라이버시에 대한 이용자의 기대를 저버려

 

최근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의 대화방에서 이용자가 대화 내용에 포함시킨 웹문서가 자사의 검색 서비스인 다음에 검색결과로 노출되어 논란이 벌어졌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카카오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본다.

카카오는 검색결과의 품질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2016년 1월부터 카카오톡 ‘URL 미리보기’를 위해 수집된 웹페이지 주소(URL) 중 검색이 허용된 웹주소들을 다음 웹검색에 연동해”왔다고 한다. 즉 검색 연동 효과는 검색이 허용된 URL에 대해서만 나타난다. 다음 검색 자체가 robot.txt로 막혀 있는 문서를 검색결과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차피 검색이 가능한 웹문서를 다음 검색결과에서 조금 더 빨리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때 검색 알고리즘에 반영되는 URL은 누가 카톡 대화 내에서 공유했는지 알 수 없도록 완전히 익명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희박하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대라는 것이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 대부분은 자신만 아는 URL을 카톡방에서 언급하는 행위가 그 URL을 다음에서 빨리 검색되게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웹문서를 만든 지 1시간만에 검색결과 첫 화면에 뜨는 것과 며칠이 지난 후에야 검색결과에 포함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즉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카톡으로 URL을 주고 받을 때 적어도 상당 기간 동안은 대화상대방만 그 URL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기대 때문에 다수 이용자들은 이번 사태를 카카오가 비공개된 사적인 대화를 노출시켰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이 이용자가 공개 또는 비공개로 작성한 콘텐츠를 수집하여 자사의 서비스에 활용하는 일은 드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허용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예컨대 “카카오가 이용자에게 링크의 미리보기 정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미리보기 정보를 데이터 서버에 저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다만 수집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이용약관이나 팝업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분명히 알려, 이용자가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정보에 기반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검색이 허용된 웹문서는 프라이버시로 보호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웹문서의 URL을 이용자가 언급했다는 사실은 프라이버시로 보호된다. 이용자를 특정하여 그 이용자가 특정 URL을 언급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아니므로 대화내용의 감청에 준하는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언급의 기록을 이용자에게 고지하지 않고 이용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기대를 거스른다. 특히 그 이용자가 당분간 검색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을 자신의 웹문서를 대중에게 그렇게 빨리 검색에 노출시키는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URL은 다른 대화내용과는 달리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URL에 게시된 매우 민감할 수도 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다시금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화, 2016/06/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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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미래창조과학부, 제로레이팅 일괄 면죄부로

인터넷의 미래를 망치지 말기를

 

아시아경제의 2016년 5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31일 제로레이팅 요금에 대해서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규제 체계가 확립돼 있지 않고 국내에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사업자가 원한다면 막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 관련 기사: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53113451816801

그러나 이 같은 미래부의 내부 방침은 여전히 논쟁적인 제로레이팅에 일괄 면죄부를 부여하는 매우 위험한 태도이다.

제로레이팅에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우선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형태로 망 사업자가 자신 또는 자신의 자회사가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그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망 사용료를 과금하지 않는 형태를 들 수 있다. 망 사업자가 자신의 시장에서의 과점적 지분을 지렛대로 다른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에 남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재 SKT는 계열사인 11번가 이용에서 발생하는 SKT 이용자의 모바일 데이터에 대해 과금하지 않는 이른바 제로레이팅 요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앱 사용자수에 있어서 11번가가 쿠팡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 관련 기사: http://m.news.dreamwiz.com/?uid=/article/view/economy/20160519/AKR20160518167300030

위 사례에서 이동통신시장 50%를 점유하고 있는 망 사업자가 이 같은 지위를 이용해 자회사에 제로레이팅 요금제를 제공하여 해당 회사를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도 업계 수위의 위치에 서도록 부당하게 지원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있는가? 그 정도는 다르지만 LGU+와 KT도 제로레이팅이 더 파괴적일 수 있는 VOD 서비스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른바 자기 서비스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아래 표 참고).

인터넷 업계의 생명은 콘텐츠의 역동성과 혁신이며 여기에는 망 위에서의 공정한 경쟁이 핵심적이다. 종량제로 운영되는 모바일 데이터를 과금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용자의 입장에서 콘텐츠와 플랫폼 선택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동통신사의 자기 식구 밀어주기 요금제 운영은 이용자들에게 부당한 동기를 부여하고 망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음을 미래부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로레이팅에는 망 사업자가 제3의 사업자와 제휴관계를 맺고 해당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해주는 형태도 있는데, 이 역시 망 사업자가 주도하여 진행하면서 모바일 데이터 망 시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콘텐츠 업체에게 그런 관계를 강요하는 방식이라면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 또한 미래부의 이 같은 내부 방침은 다음 카카오팩 요금제에 대하여 이루어진 행정지도 사례에서 미래부 스스로 망 사업자가 주도하는 제로레이팅은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 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에 관한 기준(이하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한 기존 입장과도 배치된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왜 바뀌었는지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다.

- 관련 기사: http://slownews.kr/48097

게다가 세계적으로 아직도 데이터의 물리적 차별 외에 데이터의 재정적 차별도 망중립성 위반인지에 대한 논란은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망중립성 원리는 수도, 전기와 같은 공공서비스는 그 용도가 무엇이든지 간에 이용자들이 이를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인터넷으로 확장된 것이며 그 구체적 정책 방향 역시 발전과정에 있다. 그렇다면 용도에 따라 과금을 달리 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처음부터 무시되지 말고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미래부의 이 같은 내부 방침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농후한 과점적 망 사업자의 이른바 자기 서비스 밀어주기 행위에 면죄부를 준 것은 물론 해당 망 사업자의 제3자 콘텐츠 제휴서비스의 공정거래법 또는 전기통신사업법(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가능성 및 망중립성이 재정적 차별까지 포함할 가능성을 모두 무시한 것이 된다.

인터넷의 미래를 위해 미래부가 제로레이팅에 대해 내린 면죄부를 철회하고 망중립성과 제로레이팅 정책에 대해 좀더 세심한 고민을 할 것을 요구한다.

이통3사 제로레이팅 요금제

목, 2016/06/0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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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터넷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 발표

 

사단법인 오픈넷은 6월 15일 오후 1시(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법과민주주의센터(CLD, 캐나다), 인권정보를 위한 아랍네트워크(ANHRI, 이집트), 인터넷과사회센터(CIS, 인도), 표현의자유와정보접근권연구센터(CELE, 아르헨티나), 그리고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와 토론토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난 1년간 진행한 인터넷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Stand Up for Digital Rights: Recommendations for Responsible Tech)”를 공개하고, 동시에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정책권고를 발표했다.

연구보고서는 인터넷접근권, 망중립성, 이용자게시물 관리, 프라이버시 보호, 투명성보고, 국가검열 대응의 6가지 분야로 나뉘어져 있으며, 권고들 중에서 한국 인터넷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된 권고들은 다음과 같다.

  • 망사업자들은 명백한 법적 명령이 없는 한 특정 이용자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서는 아니된다.
  • 이용자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차단할 때는 이용자에게 반박할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
  • 정보매개자들은 이용자 정보의 수집 및 처리에 대한 정책과 관행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 정보매개자들은 실명제를 최대한 적용을 하지 않아야 하며 실명제를 이행할 경우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잊혀질 권리는 최대한 적용을 하지 않아야 하며 법에 의해 이행이 강제된다면 검색에서 배제된 게시물의 게시자에게 반박할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
  • 정부의 검열요청을 접한 정보매개자는 법이 금지하지 않는 한 최대한 이용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인도 벵갈루루에서도 공개행사가 열렸으며, 오픈넷은 6월말 한국에서 공개행사를 개최 예정이다. 전체 보고서, 정책권고 및 요약본은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 웹사이트(www.Responsible-Tech.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16/06/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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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중지명령권 갖게 된 공정위, 전자상거래 분야의 방심위 꿈꾸나

 

9월 30일부터 시행예정인 개정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게 임시중지명령권을 부여했다. 임시중지명령은 전자상거래 또는 통신판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 중지시키는 명령으로, 구체적으로는 공정위가 게시물 삭제 내지 웹사이트 임시폐쇄 등을 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권한이 온라인 정보에 대해 광범위한 심의권을 행사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시정요구와 매우 닮아 있다.

전자상거래법 제32조의2 제1항은 공정위가 전자상거래 사업자 또는 통신판매업자에 대해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또는 통신판매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철회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고 다수의 소비자에게 손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 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이다. 그리고 제2항에 따르면 공정위는 호스팅서비스 제공자, 통신판매중개자,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 등 제3자에게도 임시중지를 위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고 이들 업자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또한 제3항에서는 소비자단체 등이 공정위에 임시중지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일견 보기에는 매우 엄격한 조건 하에서만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 내지 “기만적 방법”, “소비자를 유인” 또는 “청약철회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등 곳곳에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게다가 임시중지 기간이 얼마인지도 사업자는 예측할 수가 없다. 또한 공정위의 제재권한도 막강해, 명령을 위반한 자는 무려 1억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고, 심지어 협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거래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닌 호스팅서비스 제공자 등도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부당한 임시중지명령이라도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리 위반이다. 국가가 특정 국민에게 불이익을 가할 때는 사전에 국민에게 통지하고 반박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정 전자상거래법은 그런 기회도 없이 공정위가 일방적으로 특정 판매자의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웹사이트를 차단하도록 포털 사업자, 호스팅서비스 제공자 등 기타 통신사업자에게 강제할 수 있게 하였다. 이는 방심위도 가지지 못한 권한이다. 백 보 양보해서 공정위의 성격상 거래 자체를 임시로 중지시키는 권한은 행사할 수 있다 하더라도 더 나아가 거래의 전 단계에서 일방적으로 판매정보를 차단시키는 권한을 부여한 것은 적법절차의 원리를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령을 받은 자는 7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바로 서울고등법원의 재판절차로 넘어가게 되어 있는 부분도 문제이다. 재판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명령에 따르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니면 명령에 우선 따른 뒤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또한 이의를 제기하기만 하면 강제로 재판절차에 회부되는 것은 사업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가 사기거래 웹사이트 등에 신속히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임시중지명령권을 부여한 취지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현 개정법의 내용대로라면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분야의 방심위, 그것도 훨씬 강력한 검열기구로 기능할 것이 명백해 우려스럽다. 공정위는 네티즌들이 상업적 정보를 주고 받을 자유, 즉 상업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 숙고해보아야 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상거래 행위 자체에 대해 공정위가 긴급히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행위가 아닌 단순한 정보제공마저 공정위가 긴급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정보차단을 해서는 안 된다.

 

2016년 6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6/06/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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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실명제 부활시키는 개정 전자상거래법

영세 게시판 운영자에게도 무거운 이용자 감시의무 지워

 

지난 3월 29일 통과되어 9월 30일부터 시행예정인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의 제9조의2는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정보매개자에게 애매모호한 책임을 지워 인터넷을 망가뜨리는 법이다. 즉,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아동음란물 필터링 의무(제17조 제1항)처럼, 정보유통을 매개할 뿐인 OSP 내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용자의 정보유통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워 결과적으로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을 검열하고 감시하게 만드는 제도이다.

전자상거래법 제9조의2를 보면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는 게시판 이용자들 중 통신판매업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대해 준법권고를 하고, 이들과 소비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의 피해구제신청을 대행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제공자에게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태료 최대 1천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들은 통신판매를 하는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해서 신원정보를 수집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에서 요청하면 신원정보를 제공할 의무도 있다.

제19대 국회에서 김용태 의원에 의해 발의된 동 법안의 입법취지를 보면, 카페·블로그 등을 통한 통신판매 증가에 따라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누리고 있는 포털 사이트 등에게 위법한 전자상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일정한 책임을 부여하고자 함에 있다고 한다. 취지 자체는 그럴듯하나, 그 내용은 통신판매로부터 직접적 이익을 얻는 오픈마켓이나 쇼핑몰 사업자가 아닌 포털 사업자나 게시판 운영자들이 그런 공간을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위법한 상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는 사업자를 위축시켜 해당 산업과 온라인에서의 자유로운 정보공유를 저해할 뿐 아니라,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익명표현의 자유도 침해한다.

첫째, “준법권고”나 “신청대행 장치 마련”은 마치 아청법, 전기통신사업법, 저작권법에 명시된 ”기술적 조치”처럼 무엇을 해야 제재를 피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준법권고”라 함은 단지 ”법을 잘 지켜달라”고 하면 되는 것인지 법적 검토를 거쳐 권고를 해야 하는 것인지, “신청대행”이라 함은 소비자들을 법적으로 대리를 하라는 것인지 신청만 전달하면 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그 밖에 소비자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라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고 막연하다. 결국 사업자가 부담하는 의무의 세부사항은 공정위의 재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예측불가능성과 비용은 인터넷에 장터를 열려는 정보매개자들을 위축시키거나, 정보매개자들이 법률위반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게시판을 감시·검열하게 만들 것이다.

둘째, 이러한 의무를 단지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거대 포털뿐만 아니라 모든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에게 부과한 것은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이 게시판 이용자간의 거래로부터 얻는 이익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간과했다. 영세한 웹사이트들은 이러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게시판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카메라 동호인들이 모여 만든 웹사이트에서 중고 카메라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웹사이트 운영자는 바로 준법권고를 하고 분쟁대행절차를 마련해놓아야 하는데, 이러한 거래로부터 아무런 직접적 이익도 얻지 못하는 운영자는 거래를 아예 못하게 하거나 나아가 게시판을 막아버리는 쪽을 택해야 하고, 최후에는 웹사이트를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동 법은 전자게시판 서비스 산업을 위축시키고, 이용자들이 게시판을 이용해 판매정보를 공유할 자유를 제약할 위험이 매우 크다.

셋째, 서비스 제공자에게 성명, 주소, 전화번호 등의 신원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분쟁이 생길 경우 신원정보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한 것은 2012년 위헌으로 결정난 인터넷실명제의 부활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프로슈머’의 시대에 어떤 이용자가 통신판매업자 내지 통신판매중개업자인지 알기 어려워 모든 이용자를 상대로 신원확인 조치를 취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신판매업자란 “통신판매를 업으로 하는 자 또는 그와의 약정에 따라 통신판매업무를 수행하는 자”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으며, 통신판매중개업자도 범위가 넓기는 마찬가지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수집한 신원정보를 소비자피해분쟁조정기구나 공정위 등이 사법기관의 검토나 영장 없이 제공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통신자료 제공과 같이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와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프로슈머’의 시대를 불러왔다. 개인이 소비자이기도 하고 판매자이기도 한 사회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돈을 벌고, 포털 카페를 통해 공동구매를 하거나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등 정보기술을 통해 종래 없었던 소득창출수단이 계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슈머들이 정보를 주고 받는 수단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에게 이런 저런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결국 해당 산업을 저해하고 모든 이용자의 권익과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 특정 플랫폼을 불법적으로 이용한 자를 찾아내 수사하고 처벌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지 사업자의 역할이 아니다. 공정위에게 전자상거래법 제9조의2를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

 

2016년 6월 1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금, 2016/06/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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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2016 소논문 및 영상 공모전 개최

 

오픈넷이 인터넷 정책을 주제로 한 소논문 및 영상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용자 중심의 자유로운 인터넷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NGO이며, <2016 오픈넷 소논문 및 영상 공모전>은 인터넷 정책에 대한 논의를 다각화하고, 관련 이슈에 대중이 보다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본 공모전의 접수 기간은 2016년 6월 8일부터 9월 30일까지이며, 인터넷 정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인원 제한 없이 응모할 수 있습니다. 응모 주제는 오픈넷이 대중에게 홍보 및 교육하고자 하는 주제들로 △온라인 표현의 자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보매개자 책임, 임시조치제도 △프라이버시 및 개인정보보호, △지적재산권, △열린정부와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용, △망중립성, △공유경제, △ 전자서명법, 공인인증서, Active X 등이며, 오픈넷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오픈넷 홈페이지(opennet.or.kr)를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응모작은 자유양식으로 작성하되, 소논문은 A4 10~20매 이내, 영상은 5분 이내의 작품을 제출해주시기 바랍니다. 접수는 온라인(이메일)으로만 가능하며, 제출은 [email protected] 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공모전에서는 오픈넷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당선된 분들에게 총 1,8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소논문은 대상(1명) 300만원, 우수상(2명) 각 200만원, 장려상(5명) 각 100만원,△영상은 대상(1명) 200만원, 우수상(2명) 각 100만원, 장려상(4명) 각 50만원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또한 시상식은 11월중 발표대회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수상작에 대해서는 향후 오픈넷이 비독점적, 비영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오픈넷 홈페이지(http://opennet.or.kr/12003)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유롭고 안전한 인터넷 환경 만들기를 고민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금, 2016/06/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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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결국 구의역 참사 대책도 시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가?
-윤준병 본부장의 '요금인상 검토' 발언에 대해

지난 달 말 구의역에서 일어난 참사의 후속조치 계획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서 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기존 외부방식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메피아 등 불법적인 관행을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시민토론회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이 제시되었고, 민관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구의역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기존 도시교통본부장의 후임으로 다시 도시교통본부장으로 취임한 윤준병 씨의 언급이 눈에 띈다. 

그는 12일 시민토론회에서 '안전분야의 지속 투자를 위해 요금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사하게 박원순 시장 역시 추가 재정투자를 위해 요금을 올려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된다. 작년 6월 27일부터 지하철 최소 200원, 버스 최소 150원이 인상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2015년 서울시는 원가보다 낮은 요금수준으로 적자 증가 시민 안전위한 노후시설  재투자 필요 무임수송 적자 가중 환승할인에 따른 운송기관 부담 심화 
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으로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서 4,495억원을 확보해 노후 차량의 교체 등 안전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인상 요금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알기 어렵다.

최근 정보공개 등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5년에 서울시가 버스업체의 운송적자를 보존한 금액은 2,511억원에 달해 2014년 버스지원금 2,538억원과 불과 27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재정지원금이 축소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대중교통의 적자 요인으로 삼고 있는 노인 무임승차나, 환승할인 제도는 요금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손실액도 순증하게 되어 실질적인 적자규모가 줄어들기 힘든 구조다. 

문제는 시민들에게 요금인상으로 부담을 전가하면서 함께 약속했던 서울시의 재정투자 확대라는 약속이 어떻게 지켜졌는지를 알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구의역 참사 이후 '요금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물타기고 책임 회피다. 윤준병 본부장이나 박원순 시장의 논리에 따르면, 구의역 참사와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서울시민들이 '값싸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인 셈이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이런 도시교통본부와 서울시장의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 기존에 칸막이를 쳐 놓은 경전철/지하철 건설 재원, 주차장 건설 재원, 도로 건설 재원은 그대로 두고 오로지 요금인상 만으로 대중교통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작년 요금인상 국면에서 서울시민 서명 6천여명을 바탕으로 시민청구 공청회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런 시민의 요구에서 서울시는 6월 27일 요금인상을 강행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있자, <대중교통요금 및 경영혁신 TF>를 구성해 교통거버넌스의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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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3월 민간위원들이 제출한 개별 서면 의견을 바탕으로 마련된 TF 보고서가 차일피일 미뤄서 사실상 사문화되었고, TF 역시 흐지부지 무력화되었다. 서울시장이 약속한 거버넌스가 이렇게 파탄이 났는데도 또 다시 무슨 명분으로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알다시피 이번 스크린도어 관리 노동자의 사망사건은 2013년 성수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현재 교체된 신임 윤준병 본부장이다.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당시 윤준병 본부장은 경질 대상이다. 그리고 2007년 교통기획관 시절 당연직 서울메트로 감사를 지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메피아 문제를 몰랐을리 없다. 무리한 위탁계약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과연 스스로 귀책이 있는 인사가 이를 도려낼 수 있을까?

노동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에서 내놓고 있는 요금인상 검토가 마치,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회피하기 위한 논점 흐리기로 본다. 핵심은 서울메트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울시정에 뿌리내리고 있는 외주화 관행이고, 서울시 교통기관을 사실상 총괄하는 도시교통본부의 폐쇄적인 행정체계다. 이 부분을 우회하는 구의역 참사 이후의 대책은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 

시민을 대표해 <대중교통요금 및 경영혁신 TF>의 위원으로 참여했던 노동당서울시당 위원장은 오늘 부로 해당 위원직을 사퇴한다. 그리고 테이블의 협치가 아니라 광장의 민주주의를 통해서, 박원순 시장이 멈추려는 변화의 지점을 좀 더 밀어붙이고자 한다. 요금 인상을 말하려면, 당장 작년부터 걷어들인 요금 인상분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말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구의역 참사를 시민들에게 전가하려는 어떤 시도도 반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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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6/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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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로 가버린 방송통신위원회

- 인터넷의 생명을 앗아가는 음란물 모니터링 의무 도입 예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6월 10일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음란물이 유통되는 사정을 명백히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정보를 삭제·차단하도록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아청법, 저작권법, 전기통신사업법상의 ‘기술적 조치’ 조항들에 이어 세계 각국의 인터넷법제의 흐름에 반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국내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갈라파고스 규제이다. 즉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용자게시물에 대해 사적검열을 시행하도록 하여 인터넷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하고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경쟁할 수 있는 싹을 잘라 이번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도 완전히 반하는 독소조항이다. 특히 이통사 등 망사업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모든 인터넷사업자가 해당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적용한 것은 근거 없는 차별로서 평등권 위반이다.

<기존 규제와의 비교>

기존규제와의 비교

 

개정안 제32조의5는 ‘음란물임을 명백히 인식한 게시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별로 해악이 되지 않을 것처럼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조항은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 조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 감시의무란 정보매개자들에게 이용자들이 올린 게시물의 불법성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인데, 이러한 일반적 감시의무는 인터넷의 생명에 독배와 같은 것이어서 금지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가 있다. 인터넷의 생명은 힘없는 이용자들이 누군가의 허락을 받지 않고 기업이나 정부와 마찬가지로 전세계에 한꺼번에 정보전달을 하고 또 전세계의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어 그런 자유와 평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정보매개자들이 이용자들이 올린 게시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면 인터넷에는 모두 정보매개자의 ‘허락’을 받은 정보들만 남게 되고 그런 정보에의 접근만이 가능한 공간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해외에는 ‘불법성을 알지 못하면 책임이 없다’라는 면책조항들을 두어 게시물을 감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불법성을 알면 책임을 진다’라는 조항을 만든 것이다.

위 조항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인식한 경우”에만 의무가 발생하니 우선적으로는 아예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온 이용자게시물의 관리를 기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경우 법리상 사업자들이 일부러 인식을 기피했다는 이유로 과태료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사업자들은 그런 가능성 때문에 게시물 감시를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업자는 자신은 음란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시물이 음란물로 판정날 경우에 처벌받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음란물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공간에 대해서도 감시를 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모든 게시물을 일반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규제들은 ‘기술적 조치’만을 요구하여 ‘기술적 조치’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 조항은 기술적 조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수동으로 찾아낼 의무를 발생시키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훨씬 더 억압적이다.

게다가 국경이 없는 인터넷에서 이러한 갈라파고스 규제는 결국 국내 사업자들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 위 조항은 국내에서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자들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내 사업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결국 이용자들도 사업자가 게시물을 전부 모니터링하고 사적검열을 하는 국내 서비스 보다는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해외 서비스를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질식시키는 진입장벽의 추가에 다름 아니다. 이미 성인인증제, 게임본인인증제 등은 스타트업들이 카카오, 네이버,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기존 사업자들과 달리 이와 같은 규제를 충족시킬 비용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진입장벽의 탑을 쌓는 것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음란물 유통방지 의무를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는 평등권 위반이다. 망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 모두 정보매개자이며, 어차피 부가통신사업자도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비공개통신의 내용을 볼 수는 없으니 결국 공개된 통신에 대해서만 위 개정안의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공개통신을 단속할 수 있는 현실적 능력은 망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가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의무를 부과하는 이유를 전혀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동 의무는 과태료 부과뿐만 아니라 시정명령의 대상이어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미래부 장관이 사업의 등록취소 또는 정지까지 할 수 있어 사업을 아예 접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방통위는 “최근 인터넷방송ㆍ채팅앱 등에서 불법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관리책임을 지우는 것이라고 한다. 아주 일부 플랫폼에서 극소수의 이용자들이 불법정보를 유통한다는 이유로 모든 인터넷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한다면 그 끝에는 인터넷의 죽음이 기다릴 뿐이다. 방통위는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을 불태워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6년 6월 2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6/06/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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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이용자 이익와 공정 경쟁으로 풀어보는 제로 레이팅”

주제로 포럼 개최

 

다시 제로레이팅(zero rating) 문제가 뜨겁습니다. 이른바 스폰서드 데이터(sponsored data)라고도 불리는 제로레이팅은 페이스북의 저개발국 대상 internet.org 서비스를 발단으로 망중립성 위반 여부에 대한 전세계적 논의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제로레이팅 정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016. 4. 17. 미래창조과학부는 제11차 ICT 정책해우소를 열어 제로레이팅에 관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제로레이팅 논의는 다분히 논쟁적입니다.

모바일 데이터 소비자인 이용자 입장에서도 제로레이팅이 통신비 절감을 위한 혁신적인 수단인지 망 사업자에 의한 부당한 차별인지 주장이 엇갈립니다. 또한 제로레이팅이 우리나라의 통신규제 및 경쟁규제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이로 인해 과거 WIPI 시절처럼 망사업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화하는 것은 아닌지, 시장 경쟁이 제한되어 인터넷을 통한 혁신적 서비스 출연에도 부정적일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합니다.

오픈넷 6월 정기포럼에서는 통신규제 중 이용자의 이익 측면, 그리고 사업자간 경쟁질서 측면에서 제로레이팅을 다각도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본 포럼은 무료로 진행되며,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꼭 참가신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가신청은 오픈넷 홈페이지(http://opennet.or.kr/12187)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행사 안내>

일시: 6월 27일 (월)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구글 코리아 집현전 회의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52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1층 /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 바로 앞)

 

※ 별도 발제 없이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사회: 박지환 | 오픈넷 변호사

패널:

김미정 |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문형철 | 블로거 bruce

박경신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오병일 |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화, 2016/06/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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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오는 하반기부터 시행하고자 했던 청년수당 사업이 중앙정부의 몽니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11월 5일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 실시에 대한 입장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해당 사업은 협의 대상이므로 "공식적으로 협의절차를 이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3월 7일 협의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하였고, 보건복지부는 5월 26일 '부동의' 의견을 통보했다. 

보건복지부가 부동의한 내용은 크게 (1) 사업 타당성: 대상자 선정에 객관성이 부족하여, 저소득자 중심의 지원으로 전환 필요 (2) 기존 제도와의 관계: 중앙정부는 기본적으로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인데 개인활동이나 사회참여활동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 (3) 운영방안: 급여지출에 대한 모니터링 방안을 강구할 것 (4) 기타권고: 민간위탁기관을 객관적으로 선정할 것 등 4가지다. 이상의 보건복지부 '부동의' 의견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보건복지부는 그냥 서울시가 하는 사업이 마음에 안든다>라는 점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사회보장을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으로 한정하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전근대적인 생각일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작년 12월 서울시에 협의를 요청하면서 실시한 법률 자문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의 개념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회보장기본법 상의 사회보장제도를 '협의의 복지제도'로 축소하여 이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관련보도자료: http://goo.gl/Gv8Ogj)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서울시 청년수당이 저소득층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한다면, 스스로 말했던 '광의의 사회보장'은 어떻게 되는가?

또 중앙정부가 구직활동을 중심으로 청년 지원을 하니, 서울시가 기타 사회참여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은 어떤가. 구직자의 사회참여는 최근에 중요해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이력으로 포함된 지 오래다. 오히려 왜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3년 12월 청년맞춤형 일자리대책부터 총 6번에 달하는 청년 일자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청년실업률이 1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지난 3년간 청년일자리 대책에만 쓴 돈이 4조원에 달한다. 만약 중앙정부 방식의 청년일자리 사업이 별무 소용이 없었다면, 오히려 지방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사회서비스 및 사회보장정책의 효과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보건복지부가 보이는 태도는 자신들의 망해버린 정책을 서울시에게 하라고 강짜놓는 것에 불과한 것 아닌가?

더구나 민간위탁기관 선정에 까지 말을 보태는 것에 이르러서는 박근혜 정부 하에 지방자치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결국 이런 근거도 희박하고 떼쓰는 것에 불과한 보건복지부의 태도는 서울시가 제기한 '뒷배경'에 대한 의혹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도록 한다. 실제로 작년 박근혜정부는 서울시와 성남시를 타겟으로 하는 <사회보장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협의'를 '합의'로 만들었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2항은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신설 또는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 등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2013년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쇄할 때에 보건복지부는 지방정부의 일이라 중앙정부가 할 일이 없다고 손을 땠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11월 보도자료를 통해서 '청년활동지원사업은 근로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협의대상인 복지사업이 아니다'라는 서울시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에 의하면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 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관련보도자료: http://goo.gl/bWlc3h)며, 설사 근로활동지원이라고 해도 사회보장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강변했다. 이에 따르면 당연히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쇄는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에 대한 사항으로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특히 노동당서울시당이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연혁을 살펴본 결과, 애초 없었던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가 들어간 배경에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가 2011년에 제출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에 따른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안 취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보장전달 인력이나 조직,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중앙정부의 무분별한 복지정책의 시행이나 변경을 막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상호 협력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설명된다(국회 보건복지위 검토보고서). 즉 애초 입법 취지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혹시라도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새누리당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발 복지정책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로 만든 것이다. 이 법안엔 새누리당 국회의원 123명이 서명했다. 

그런데 이제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던 이가 대통령이 되어, 역으로 지방정부의 복지정책을 막기위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보건복지부의 서울시 청년활동지원 사업에 대한 부동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청와대를 의식한 자충수에 불과하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미 지난 논평을 통해 밝혔듯이,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에 대해 조심스러운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가 실패한 청년지원정책을 서울시 차원에서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노동당으로서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의 '구두합의'를 바탕으로 7월부터 청년수당 등의 사업을 시행하기로 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중앙정부의 말도 안되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몽니에 대해 맞서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분명한 지지의 뜻을 밝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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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6/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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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서울시 대중교통, 특히 버스의 경우에는 관리와 감독이 이원화되어 있다. 이를 테면, 일반 시내버스의 경우에는 버스운송조합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수입금을 관리하고 개별 노무관계는 개별 회사가, 노선 관리와 보조금 지급은 서울시다 담당한다. 반면 마을버스에 경우에는 서울시로부터 적자분에 대한 재정지원을 받지만 업체의 등록이나 관리는 자치구의 업무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똑같이 보조금이 지급되더라도 일반 시내버스의 노동문제는 쉽게 서울시의 개입을 통해서 실태확인이 되고 개선될 수 있지만, 마을버스의 경우에는 기껏 적자보존을 해줌에도 서울시의 행정지도나 관리가 어렵다. 사실상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마을버스 업자들이 지역의 유력한 토호세력인 경우가 많고 일선 자치구청장 역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염두에 둘 때 더욱 그렇다. 

그래서일까. 마을버스 노동자들의 처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열악하다. 비상식도 이런 비상식이 없다. 일례로 최근 밥 먹을 시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가 해고통보를 받은 한남상운이라는 회사를 보자. 금천구에 위치한 이 회사는 금천구 마을버스 6, 7번을 운행한다. 그런데 원래 이 회사는 현재 금천구 마을버스 5번을 운행하는 경성운수와 하나의 회사였다가, 각각 2015년, 2016년 노선을 분리해 두 개의 회사가 된다. 당연히 각 회사의 대표자는 같은 이다. 이 배경에는 현행 적자보존 체계의 문제점이 놓여 있는데, 일단 이를 논외로 하자. 

등록되어있는 차량대수와 고용되어 있는 운전직 노동자 수가 정해져 있다면 이들이 적정한 노동시간 동안 운행할 수 있는 시간의 총량은 정해져 있을 수 밖에 없다. 또 점심시간 등 관련 법률에 의해 노동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휴게시간을 고려하면 각 노선별 운행횟수는 고정적이다. 이를 금천구청이 인가한다. 즉, 사업자가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없다. 

하지만 한남상운은 이를 어기고 인가 운행횟수를 훨씬 넘도록 운전을 시켰다. 그래서 점심 시간이 고작 14분에서 17분에 불과하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증언이다. 게다가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휴게공간(특히 화장실)은 엉망이고, 제공되는 간식류는 급기야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제공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통해서 정당한 휴게시간 보장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6월 30일자로 해고한다는 통지다. 전체 30여명의 노동자 중 절반에 달하는 13명에게 해고통지를 했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는 금천구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간담회를 요청했다. 

금천구청이 정한 운행횟수를 넘어서 무리하게 운행을 강요하는 한남상운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해당 공무원의 답은 "버스가 더 자주 다니면 시민들이 편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운전직 노동자들이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혹사를 당하고 있다면 당연히 마을버스 운행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여겨야 한다. 지난 달에 구의역에서 벌어진 참사는, 실제로 이런 관리감독 기관의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되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만약 금천구청이 의지가 있다면, 차량대수를 늘리라고 요구하든 아니면 운전직 노동자를 늘려서 운행횟수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아니라면 스스로 정한 운행횟수를 어기고 있는 사업체에 대해 제재해야 한다. 그런데도 시민편의라는 엉뚱한 핑계 뒤에 숨어서 규정 위반을 용인하고 있는 것이 현재 마을버스의 현실이다. 

이에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각 마을버스 업체의 적자지원금에 대한 실태분석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서울시에는 지원금을 주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의 행정력을 동원해 마을버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한다. 그리고 무사안일한 행정에 빠져 있는 금천구청에 대해서는 주민감사청구를 검토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노동자가 불행한 공공서비스가 시민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결국 구의역 이후 여전히 서울의 공공부문은 노동자에게 지옥이다. 단지 잘 드러나는가, 드러나지 않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런 현실이 참담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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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6/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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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지 4달째 접어 들고 있는 가운데, 곳곳의 장기 정체 사업지나 사업성이 낮아 주민들간의 갈등이 높았던 지역의 직권해제 검토 소식이 들린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8월 쯤에 종로구 3곳(옥인1, 사직2, 충신1), 성북구 1곳(성북1)이 시장 직권으로 해제될 전망이다. 또 동 조례 제4조의3(직권해제 등)3항4호에 의해 "당해 구역의 토지등 소유자 3분의 1 이상이 해제 요청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성북 장위 뉴타운 8구역과 11구역 등이 검토 중이라고 한다. 또한 관악구의 경우에는 이전 실태조사의 결과에서 사업추진 찬반조사가 진행된 결과를 바탕으로 반대가 30% 이상이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직권해제 여부를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법률 상에 서울시장의 인허가권은 규정되어 있음에도 해제 권한이 없었던 미비점이 많은 주민들의 뉴타운재개발 직권해제 운동을 통해서 개선된 덕분이다. 실제로 작년 상위 법인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상에 직권해제에 대한 구체적인 위임이 명시된 것은 이런 주민운동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렇게 신청된 곳 중, 여전히 해당 법률의 개정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주민들의 직권해제 신청을 방해하는 곳이 있다. 이는 노동당서울시당이 작년 11월 해당 조례의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제출을 통해서(http://seoul.laborparty.kr/869) 주민들의 직권해제 신청을 받은 구청이 의지가 없을 경우에는 애써 도입한 직권해제 조항이 무력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 부분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행 조례에서 구청장이 주민이 신청한 직권해제 신청서에 따라 서울시에 직권해제 요청을 하지 않으면 관련 절차가 이행되기 어렵다. 

이런 곳이 바로 오랫동안 주민갈등은 물론이고, 행정관청의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갈등이 벌어졌던 양천구 신정 2-1구역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미 5월 30일 해당구역 토지등소유자 1/3에 달하는 수의 서명을 받아 양천구청에 직권해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는 현재까지 양천구청은 신청인의 적격 여부를 검토한다는 이유로 여전히 서울시에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직권해제를 신청한 주민들에게 '다시한번 직권해제 동의 여부를 확인함'으로서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한편 직권해제 동의 철회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와 같이 양천구청이 직접 확인한 제외 명단을 보면, 각각의 사유가 직접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확인이 불가능한 정보들로 제외된 것을 알 수 있다. 조합설립 동의서 등 통상적인 절차에서도 공람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제외하고 이처럼 개별 명의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확인하는 전례는 없으며, 특히 2번째 사유처럼 '고민 끝에 신분증 미제출함'이라는 표현처럼 직접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는 없다. 신정2-1 뉴타운재개발 반대 주민들은 양천구청이 동의자의 정보를 조합 관계자에게 알려줘 조합 측이 직접 직권해제 신청자를 회유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어렵게 법이 바뀌고, 조례가 바뀌어도 자치구청에서의 의지 문제와 이상한 직권남용이 벌어진다면 어떤 시민들이 행정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특히 성북구청이나 관악구청, 서대문구청과 같이 오히려 구청이 직권해제를 통해서 매몰비용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10여년동안 노후화된 지역의 주거환경개선을 추진하기로 한 것과 비교한다면 양천구의 주민들은 엉뚱한 차별을 겪고 있는 셈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에 대한 직권해제 조항의 적용 실태에 대한 정보공개를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개정 이후를 평가하는 자리를 뉴타운재개발반대 주민들과 마련하기로 하였다. 특히 양천구청과 같이 근거에도 없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법적 권리를 제약하는 사례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행정심판 등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직권해제의 주체인 서울시가 소극적으로 자치구에서 넘어올 때까지 방관하지 말고, 양천구와 같이 주민들이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끌면서 직권해제 신청을 하지 않는 자치구가 또 있는지 전수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뉴타운 출구전략과 마찬가지로 이번 직권해제 조치도 진짜 문제가 되는 곳은 내버려 두는 '생색내기 용'으로 그칠 개연성이 매우 크다. 서울시는 주민신청 1달도 넘게 후속조치를 하지 않는 양천구청에 대해 즉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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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6/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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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민원 때문에 쫒겨나는 '40년 된 아현포차', 지키기 위한 공동행동 진행한다

*2016년 6월 30일, (1) 기자회견: 오전 11시, 서울시청사 앞
                              (2) 소식지 배포, 서명운동, 12시, 아현역 포차 주변

지난 40년 동안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 했던 아현포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개요는 이렇다. 아현포차 인근에 아현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서 푸르지오/래미안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이들 입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주거환경의 개선이고, 인근한 초등학교의 위생/안전에 대한 이유이지만 결국엔 '아파트 집값 올리기'라고 볼 수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1월 집단민원을 제기했고, 마포구청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진철거 계고장을 상인들에게 전달했다. 그 기한이 바로 6월 30일이다. 40여년 동안 지역의 명물로 자리를 지켜왔던 곳이 하루 아침에 철거 대상이 된 것이다. 마포구청은 어차피 도로의 불법 지장물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나, 이들 상인들은 그 오랜 기간 동안 도로점용에 따른 과태료를 임대료 삼아 내고 장사를 해왔던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생계가 달린 포장마차를 하루 아침에 민원을 핑계로 철거하겠다는 것은 법 이전에 상식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노동당서울시당은 상인들과 상의 끝에 자진철거 기한인 6월 30일, 공동행동을 나서기로 했다. 우선은 이와 같은 철거방침이 오랜 기간 생계를 이어왔던 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무엇보다 철거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한 고려가 없는 점에 문제제기를 한다. 이를 위해 노동당서울시당이 해당 상인들의 동의를 거쳐 서울시 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을 하기로 했다. 마포구청의 편의적 행정에 의해 아현포차 상인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한 인권적 차원의 판단을 요청하는 것이다.

또한 자진철거 기간이 끝나는 30일 12시, 아현포차 인근에서 상인들과 함께 제작한 소직지와 아현포차를 아끼고 지지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기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무쪼록 언론의 관심 만이 아현포차를 지킬 수 있고, 두 아파트의 집단적 이기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사회적 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3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과 12시 아현포차 인근의 퍼포먼스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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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6/2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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