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 국정교과서 폐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세월호 참사로 숨진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4대강과 문건 사건 재조사, 파격과 개혁이 어우러진 인사 … 불과 열흘 남짓 새 정부가 보여준 소탈한 소통 행보와 개혁적 조치들은 시민들에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에 대한 희망과 주권자로서의 자존감을 돌려주었다. 바야흐로 역사에 다시 봄이 왔다.
새 정부를 출범케 한 바람은 광장에서 불어왔다. 지난 겨울 시민들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에 대한 분노와 저항으로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촛불은 만연한 사회적 불평등과 불안한 삶에 내몰린 시민들의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 개혁의 염원, 연대의 촛불로 옮아 들불이 되고 마침내 촛불시민혁명을 이뤄냈다. 그리고 촛불시민혁명은 반민주세력의 집권을 허용한 4.19 혁명, 6.10 항쟁의 비극적 역사를 딛고 민주개혁세력이 집권하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분권·자치·협치, 적폐 청산, 경제민주화, 복지국가건설과 양극화 해소로 대표되는 촛불시민혁명의 정신과 요구를 담아내고 실천하는 것은 새 정부의 사명이고 시대정신이다.
87년 6.10 항쟁의 성과로 개정된 현행 헌법은 형식적 민주주의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의 심화와 승자 독식의 왜곡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지배구조를 공고화하는 결과를 막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물꼬를 트면서, 개헌은 내년 6월 당면한 일정이 되었다. 국회를 중심으로 일부 개헌 논의가 있어왔으나, 개헌은 주권자인 국민들의 폭넓은 참여와 국민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촛불시민혁명의 시대정신을 헌법에 구현해 내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복지동향 6월호는, 개헌 논의를 주권자인 국민의 장으로 넓히는 첫걸음으로 “실질적 평등과 생존권을 보장하는 헌법개정”을 기획주제로 다루었다. 이찬진 변호사는 사회복지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의 관점에서 헌법 개정 시 반영되어야 할 사회권 조항과 그 기초가 되는 평등권 조항에 대해 포괄적으로 일별하고 시안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시안을 보면, 먼저 헌법전문에는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녹여냈다. 평등권의 강화·실질화를 위해 차별금지사유로 인종, 언어, 장애, 고용형태 등을 추가하고, 차별 피해자의 구제청구권 및 국가의 차별시정 노력의무와 적극적 조치의무를 신설하였으며, 특히 평등에 있어 사회적 약자인 아동, 장애인, 여성은 결과적 불평등의 시정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 조항에서 UN협약 수준의 권리를 명시하고 차별시정 및 적극적 조치의무를 보장하였다. 사회권의 영역에서는 헌법상 ‘근로’의 용어를 ‘노동’으로 변경하고 노동권을 대폭 강화하였으며, 노동의 소득분배율을 제고하기 위해5차 개정헌법 이후 삭제된 사기업의 노동자 이익분배균점권 조항의 명문화를 제안하고, 주거권을 신설, 확대한 내용이 주목을 끈다. 이숙진 한국여성재단 상임이사는 국제사회의 사회권 규약과 쟁점을 소개하면서, 국제사회의 사회적 규약이 국내적 규범력을 강화하고 사법적 심사가능성을 높여가는 추세임에 반해 우리 사법기관은 사회권의 규범적 효력 인정에 소극적인 현실을 지적하였다. 황필규 변호사는 이주민의 사회권의 개헌 및 법령 정비 방향을 정리하였는데, 특히 현행 헌법 제6조 제2항을 이주민에 대한 상호주의를 규정한 것으로 보는 종래 일반적 해석을 비판하고, 이를 헌법상 이주민의 기본권 전반에 걸친 일반적 기본권 구체화적 법률유보로 보아 차별금지와 내외국인 평등주의, 취약한 집단의 특별한 보호의 관점에서 이주민의 기본권은 재구성되고 재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는 경청할 만하다. 신영전 한양의대·보건대학원교수는 건강권을 중심으로 개헌방향을 정리해주셨다. 국내체류 이주민의건강권 보장과 보건의료 정책 수립·시행 과정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국민의견수렴의무를 명시한 것이 눈에 띄는데, 후자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진주의료원폐쇄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달,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 공사 중단 여부를 ‘공론조사’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주권자인 국민에게 국가 정책의 결정 권한을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촛불 항쟁의 결과로 탄생한 정권다운 일이다.
대체로 공론조사는 일반 시민 200~300명을 무작위 추첨으로 뽑아 시민 패널을 구성한다. 이어 사전 교육·전문가 패널의 프리젠테이션·질의응답을 통해 해당 분야 전문가와 일반 시민이 소통을 이룬다.
원전처럼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맞붙은 정책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공론화위원회는 ‘정책과정에서 시민 참여’와 ‘숙고에 의한 정책결정’이라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하는 실험이라는 의미가 있다.
실험 중인 합의모델, 공론화위원회
이후 시민 패널을 10~15명 정도로 나눠 원탁 토론을 진행하고 다시 전체 회의를 여는 등 검토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퍼실레이터(facilitator, 토론 촉진자)가 함께해 민주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약 3개월 동안 숙의 과정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다루는 사안에 대해 시민 패널의 의견을 수렴한다.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공론조사를 여론조사 정도로 오해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잠시 살펴보았듯이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공론조사란 국정 논의에 국민이 참여해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이다. 이것은 성찰적 합의를 이뤄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유용한 방식이며, 공공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합의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더 깊이 살펴보면, 여기에는 근대 민주주의의 한계와 딜레마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기도 하다.
기존 대의제 정치로는 갈등만 부추길 뿐 문제를 해결하지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도 못했던 우리사회에 이 합의 모델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공론조사에 대해 “앞으로도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신간 ‘추첨 시민의회’…왜 추첨인가?
만약 공론조사의 방식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여 더욱 확대한다면 어떨까?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된 수백 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심의 기구가 국가의 중요 기관이나 지자체마다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소모적인 대결과 갈등의 정치를 넘어서 공공선을 추구하는 정치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기서 <추첨 시민의회>라는 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대의제의 한계를 넘어서 참여 민주주의와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론조사, 시민 배심, 합의회의, 기획배심 등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추첨 시민의회다.
우선,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자. <추첨 시민의회>는 크게 둘로 얘기한다.
이 책은 시민의회의 다양한 사례와 한국에서 실현가능한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첫째, 다양한 일반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토론이 가능한 규모로 인원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른바 ‘미니 공중’(mini public, 국민의 축소판)이다.
미니 공중은 “작지만 깊이 있는 심의가 가능하여 진정으로 민주적 대표성을 보유하는 심의 포럼”이며, “기존의 이익집단이나 계급처럼 당파적이고 동질적인 이익에 기반을 둔 주체가 아니라 비당파적이고 공적인 관점을 지닌 주체”다.(34쪽)
이 개념의 선구자는 현대 정치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로버트 달(Robert Dahl)이다. 그는 폴리아키(polyarchy, 다두 정치)가 ‘인민에 의한 지배’로 다가갈 수 있는 제도적 개혁으로 무작위로 선출한 수백 명의 시민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 자문위원회가 다두 정치 체제의 선출자인 시장, 장관, 의원, 대통령 등을 보조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데모스(demos, 다중)에서 무작위로 선출한 미니 공중의 의견은 데모스 자신의 의견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니 공중의 판단의 권위는 민주주의의 정통성으로부터 도출된다고 말한다.
둘째, 추첨(제비뽑기)이다.
만약 미니 공중이 자원자에 의해 구성되면, 정확한 국민의 축소판이 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편향성이 생기게 된다. 민주적 대표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추첨이라는 무작위 선택이 필요하다.
추첨은 대의제를 핵심으로 하는 근대 민주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잊혀진 공직 선출 방식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에서 공직 선출 방식으로 선거보다 추첨이 더욱 일반적이었다.
고대 아테네의 시민평의회, 시민법정, 행정관을 모두 추첨으로 뽑았다. 매우 소수의 행정관만 선거로 뽑았을 뿐이다.
“추첨을 통한 공직 배정이 아테네 직접 민주주의의 핵심”(36쪽)이었으며, 이것이 근대 민주주의와 본질적 차이를 낳았다. 근대 민주주의에서 추첨 민주주의는 사법 배심제로 남아 있는 형편이다.
추첨의 장점은 다양하다. 추첨은 선거가 만드는 대표성의 왜곡을 낳지 않고 대표자와 피치자의 유사성의 원리를 실현하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다스리고 다스림 받는 것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민주정의 기본 원칙과도 부합한다. 그리고 번갈아 가면서 하는 통치와 복종을 통해 시민 덕성을 키울 수 있다.
추첨을 통한 미니 공중 구성의 요청은 그 배경에 정치 참여에 배제되는 이가 없어야 하고 누구나 시민 덕성을 발휘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공화주의 사상이 깔려 있다. 이 새로운 모델이 공화주의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의회의 실제 사례들
시민의회가 실제로 운영된 사례는 어떠했을까?
우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시민의회를 운영한 사례가 유명하다. 이어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시민의회를 운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정치인들의 개리멘더링을 막기 위해 시민선거구획정위원회를 운영했다.
아일랜드는 헌법 개정을 위해 시민의회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지금도 시민의회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민의회의 모습.
아이슬란드는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시민들이 냄비를 들고 나와 두드리는 이른바 ‘냄비 혁명’이 일어났고, 그 힘으로 헌법 개정을 위한 시민의회가 구성되었다. 아이슬란드의 개헌 시민의회는 집단 지성의 힘을 적극 활용하는 ‘크라우드 소싱’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시민의회가 기존 정치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선거법 개정과 헌법 개정 논의에 활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이는 대의제로 대표되는 근대 민주주의를 넘어서 민주주의를 새롭게 만드는 노력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이들의 도입 배경, 구성 절차, 진행 과정, 운영 규칙, 성과와 한계 등에 대해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시민의회를 통한 개헌, 선거법 개정
이 책에서 더욱 주목할 내용은 시민의회 도입을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다. 선거제도 개혁 시민의회, 헌법 개정 시민의회, 주민 자치 실현과 균형 잡힌 양원제를 위한 시민의회 도입 등이다.
선거구나 정치자금법, 의원 정수, 선거 제도 등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사안을 지금처럼 국회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걸 누구나 동의한다. 간단히 말해, 중이 제 머리 깎을 수 없으니 다른 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책은 이를 공정하게 다룰 수 있도록 ‘선거제도 개혁 시민의회’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무작위 추첨으로 1년 임기의 시민 위원을 300명 가량 선출해 심의하고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2008년 아이슬란드는 개헌을 위해 시민의회를 구성, 운영했었다.
또한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의회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소가 선거구 획정 문제다. 그러니 더 나아가서 의회 내 상임위원회의 하나로 둬서 의회 불신과 정치 불신을 막고 시민의 일상적인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것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민주 정치의 고전적 딜레마를 풀고자 한 스나이더(snider)가 시민 선거 배심으로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30년 만에 국회 내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그렇지만 최고의 사회계약인 헌법 개정안을 개헌특위 36명 국회의원이 논의해서 마련하는 것은 부족함이 크다. 국민이 단순히 국민투표에서 찬성과 반대만 표시할 수 있어 국민 주권주의에 충실하지 못하다.
이 책은 이미 아일랜드와 아이슬랜드에서 경험으로 입증된 ‘헌법 개정 시민의회’를 법으로 뒷받침해 소집할 것을 제안한다. 국민이 정치 체제의 근본적 원칙을 수립하는 주체가 되어야 헌법 1조 국민 주권주의가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시민의회+국회…양원제 제안
특히 이 책은 한국 사회에 맞춤한 더 큰 제안을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재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위촉이나 추천으로 구성되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를 추첨으로 선발해 다양한 일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권한을 부여해 읍면동 민회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 자치 실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읍면동 민회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 민회를 구성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 민회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민회를 구성하며, 결국 국가 민회를 구성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읍면동 민회를 기반으로 해서 국가 민회까지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특정 파벌이나 힘센 이익집단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민회로 기존 의회를 대체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기존 의회의 한계를 보완하는 양원제를 제안한다.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제도이지만, 실제 국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자신의 주장과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기를 주장한다. 그러나 기존 의회와 함께 이런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시민의회를 구성하는 양원제를 운영하면 어떨까?
기존 의회는 선거로 선출된 대표들로 구성하고, 새로운 민회는 추첨으로 선출된 일반 시민들로 구성한다. 기존 의회는 여전히 입법권을 지니지만, 새로운 민회에 의안 발의권·거부권 등을 부여한다.
이런 방식의 양원제로 입법 권력을 나누어 놓으면 양 원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 현 의회의 많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어 유용하다. 이는 계층 혼합이라는 공화주의 가치와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에너지와 역동성은 예측 불가한 점이 있다. 시민은 2016년~2017년 촛불 항쟁으로 헌정을 유린한 대통령을 끌어 내렸다. 이 민주적 자산은 분명 시민의회 도입의 핵심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차례의 촛불 시위로 알 수 있듯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은 직접적인 행동을 동반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추첨 시민의회는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를 제도적으로 결집시키고, 정책 결정 권한을 부여받은 공론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201쪽)
대의제의 보완재로서 시민의회
시민의회를 제도화하려는 제안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은 이를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다른 제안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기 바란다.
오늘날 대의제로 대표되는 근대 민주주의에 수많은 의문과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치는 관객 민주주의로 전락해 한편에서는 조롱거리로 희화화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인 개인에 대한 호감도 문제로 변질되었다. 특정 정치인을 무조건 옹호하는 이른바 ‘빠’ 정치 현상도 벌어진다.
이런 현실에서 시민의회는 시민의 직접 참여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와 관객 민주주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좋은 대안이다. 또한 촛불 정부로 불리는 문재인 정권이 새롭게 추구하는 합의 모델로도 유용할 수 있다.
헌법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어서 내년 개헌과정에 시민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사)다른백년은 지난 3월, 시민의회를 주제로 한 2017년 백년포럼 시즌1에서 시민의회를 통한 개헌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물론 시민의회가 결코 만능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는 근대 민주주의의 한계와 딜레마를 풀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대안이라는 점, 일반 시민의 참여를 제도화해서 국민 주권주의라는 이상을 현실로 만든다는 점 등에서 강력하다.
민주주의는 고정된 형태가 아니다. 끊임없이 변하고 적응한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극복하며 새롭게 태어난다. <추첨 시민의회> 책을 통해 한국에서도 시민의회 논의가 단지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안들이 논의될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하나의 주제를 정해 모의 시민의회를 가동해 본다면 어떨까? 그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며 논의를 더욱 진전시켜 보는 것도 좋을 테다.
지난 29일 다양한 시민 사회단체와 학술 연구단체들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촛불 시민의 요구를 새로운 헌법으로 이어내기 위한 장대한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국민주도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국민개헌넷)'라는 준비 조직을 구성하고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헌법 개정의 논의에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대체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조직은 '주권과 기본인권 및 성평등을 강화하는 개헌', '자치와 분권에 입각한 개헌', '직접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개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를 위한 개헌의 절차와 과정은 의연히 '국민이 주도하는 국민참여형 개헌'이어야 하며, '정치 개혁이 전제되는 개헌'이어야 함을 요구했다.
"이것이 나라냐"라는 촛불 시민들의 질타는 필연적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국가 개조의 작업이 국민에 의한 국민의 것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망쳐버린 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국민개헌넷의 출범은 우리 헌정사에서 그리고 향후의 헌법 정치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그 주권은 우리 국민에 있음을 입 모아 외쳤다. '누가 나를 대표하려 하는가, 나는 내가 대표한다'며 우리가 정치의 주체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의 아이러니는 촛불 시민들의 이런 외침을 온전히 무시한다. 그동안 국회의 개헌 작업은 철저하게 우리 시민들을 배제해 왔다. 국회가 새 나라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설치한 국회헌법개정특위는 자신들만의 헌법을 궁리할 뿐 시민들이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응답도 없다. 심지어 그들이 설치한 헌법개정자문위원회의 의견조차도 제대로 고민하지 않는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전국 순회 개헌 토론회나 국회 앞마당에서 한다는 대규모 토론회같은 것들은 누가 봐도 요식행위이자 '땜방'식 가식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들의 헌법의지를 받아들일 그 어떠한 방법론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행사를 위한 행사이며 보여주기만을 위한 눈가림 조치일 따름이다.
실제 헌법 개정은 가장 본래적 의미에서의 주권적 행위이다. 그것은 주권자의 것이며 주권자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국회는 이런 당위를 송두리째 거부한다. 헌법은 정치에 관한 최고의 법이다. 그러기에 그 헌법을 개정하는 작업은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의 정치활동이다. 그럼에도 바로 그 최고의 정치 과정으로부터 주권자인 우리 시민들은 하냥 배제돼 왔다. 마치 권위주의 정권이 그러했듯이, 그리고 적폐가 지나쳐 신종 쿠데타라는 비판까지 받아야 했던 지난 정권의 불통 정치가 그러했듯 지금의 국회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아랑곳 않고 자신들을 위한 자신들만의 헌법을 만들고자 여념이 없다.
시민 사회단체들이 국민개헌넷을 만들어 개헌 정국을 우리 시민이 주도하는 것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는 것은 이런 불통의 국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 10개의 헌법을 가져 보았지만 그 어느 것도 우리의 의사에 터잡아 만들어지거나 개정된 것은 없었다. 해방 직후의 제헌헌법에서부터 시작된 권력싸움은 거의 모든 헌법 개정 작업을 지배했다. 헌법 개정은 장기집권 혹은 영구집권의 수단에 머물렀고 그 언저리에서는 적산기업의 불하나 기업의 자유와 같은 정경유착의 틀이 구성됐을 뿐이다. 이런 흐름에서 4.19 민주혁명과 6월민주항쟁의 성과조차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자의 경우 민주당 신구파의 싸움으로 후자의 경우 신군부와 기성정치인들의 타협으로 그 민주사회를 향한 국민의 의지는 헌법전에서 온전히 배제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적폐로 둘러싸인 제왕적 대통령제였고 또 이에 항거하는 시민들의 성난 외침이었다.
지금의 국면은 그래서 가장 정치적인 것이 된다. 여야로 대변되는 그들끼리의 권력투쟁이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가 정치의 주체로 나서야 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이라는 말이다. 나는 내가 대표한다던 촛불 시민들의 일갈은 이 점에서 무척이나 유의미하다. 지금까지 그들에게 독점돼 있던 정치의 장을 이제 우리들의 생활 공간으로 끌어당겨 생활상의 요구들을 하나하나 정치화하기를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헌법 개정논의에 발맞추어 여성, 농민, 장애인, 청소년 등 사회 각 부분에서 자신들에 특유한 상황들을 사회적 의제로 또 올리면서 이를 헌법의 한 부분으로 규범화하기를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신의 생활상의 이익이나 요구사항들을 국회의원이나 관료와 같은 대표자가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 헌법의 틀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들은 과거의 민주항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정치현상이다. 이전에는 누구나 동의하는 공통의 지향점이 있었고 그것이 하나의 운동을 만들고 또 항쟁의 동력을 이루었다. 하지만, 지금의 촛불집회나 이 헌법 개정의 국면에는 그런 공통된 가치나 이념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다양하게 분기하는 이런 저런 요구들만 있을 뿐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다른 이해관계들 속에서 새 헌법을 만들어 그 헌법 속에 자신들이 원하는 자신들만의 거점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들이 가지는 유일한 공통분모는 그런 헌법-다양한 이해관계들을 담아내는 헌법-을 만들어내어야 한다는 당위뿐이다. 차이를 해소하는 연대가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연대, 그래서 모두의 삶이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게끔 하는 '차이의 연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현재의 헌법 개정 국면에서 기성의 정치세력들이 오도하고 있듯이 내각제니 대통령제니 하는 권력 구조의 문제만을 떠 올리는 것은 결코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 한다. 오히려 논의의 가장 중심에 들어서야 하는 것은 이 헌법 개정의 과정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보나 많은 의제로써 참여하게끔 하는, 절차와 과정의 정치학이다. 생활상의 차이와 삶의 다양성이 그대로 헌법의 틀 안으로 섞여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모멘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국면에서는 나는 내가 대표한다고 외쳤던 우리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나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게 된다.
이러한 참여는 단순히 '대표'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헌법 개정 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헌법이라는 틀에 맞추어 재구성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또 그 결과를 제대로 헌법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목소리도 드높여야 하겠지만 동시에 다른 시민,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며 그 힘을 키워야 한다. 투쟁하지 않으면 권리도 없는 이 치열한 세상은 이번의 헌법 개정 과정에서도 의연히 위력을 발한다. 그래서 지금의 국면은 헌법을 개정하는 차원보다는, 시민들의 스스로의 정치적 역량을 강화하고 연대를 확보하는 최적의 기회가 마련된 국면이 돼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열릴 때 비로소 촛불 시민들이 갈구했던 직접민주주의의 틀이 우리 정치의 핵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민참여형의 헌법 개정 모델로 흔히 제시되는 것은 아이슬란드나 아일랜드와 같은 크라우스 소싱의 방식이다. IMF사태 → 시민혁명 → 헌법 개정이라는 여정을 공유하는 이들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다중의 지혜를 모아 헌법정치를 구성했다. 추첨에 의한 시민의회를 구성하거나 혹은 시민들의 요구를 헌법조문화하기 위한 헌법회의를 선거의 방식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됐던 것은 문자 그대로 크라우드 소싱이었다. 전국적인 토론과 변론의 장을 마련하고 언제 어디서나 주요의제에 대한 정보와 논의내용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누구든지 자신의 안-헌법 개정안이든 이런저런 정책안이든-을 헌법 개정의 과정에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는 시민의회 혹은 헌법회의 등이 공식조직이 안건이나 정책의제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물어보며 그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헌법 개정의 작업이 의회와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가정의 식탁이나 술집의 맥주잔 위에서 혹은 출퇴근길의 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다.
이번의 국민개헌넷의 출범은 이렇게 긴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그것은 헌법 개정의 과정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체이기도 하지면, 동시에 아직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헌법화하지 못했거나 혹은 그것을 정치의 장에 내어놓을 준비가 되지 못한 이 사회 각 부분에 대한 길잡이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이 기구는 지금 현재 전국에 나와있는 수많은 헌법안을 모으고 그것을 헌법 개정 과정에 투입하기 위해 정치력을 모으는 것을 중요한 역할로 삼았지만, 동시에 보다 많은 단체나 모임들이 자신의 헌법안을 만들고 이를 헌법 개정이라는 시장에 내어 놓을 수 있도록 부추기고 도우며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 않는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헌법 개정의 논의가 밀실을 떠나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촉진자이자 확산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의 헌법은 이미 생활규범으로 자리잡았다. 그것은 정치꾼들의 권력싸움에 관한 법을 넘어 우리의 삶이 어떻게 조직되고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규정한다. 그것은 이라크 파병의 정당성을 따질 뿐 아니라 의료보험금의 지급에서부터 퇴직연금, 육아휴직, 대마초 흡연 등의 문제는 물론 당구장 출입, 과외 공부, 대학입시까지도 그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이 된다. 그래서 헌법 개정의 과정은 치열한 정치싸움의 장이 된다. 혹은 그동안 정치로부터 배제돼 왔던 우리의 시민들이 스스로 정치화해 헌법 투쟁의 길로 나서게 되는 중요한 전기가 된다. 특히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생활정치의 문제는 우리의 헌정사 내내 한 번도 제대로 된 헌법적 관심대상이 됐던 적이 없었던 만큼, 더욱 더 가열찬 정치화의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어쩌면 헌법이 어떻게 개정되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헌법적으로 각성하고 스스로 능동적 시민, 모범적 헌법시민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주체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헌법전에 적혀 있는 글자들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고 운용하는 헌법 실천이며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헌법 실천의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촛불집회를 통해 대통령을 탄핵했다. 외형상으로는 헌법재판소의 8명의 재판관들이 만장일치의 결정으로 대통령을 파면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실질에 있어서는 길거리를 가득 메운 우리 시민들의 힘이 이 재판관들을 그렇게 추동해 내었다. 헌법의 탄핵조항을 현실적인 힘으로 만들어낸 것은 재판관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시민들이었던 것이다.
현재의 헌법 개정 과정에 시민들이 주축을 이루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헌법 개정을 하건 않건 간에 우리 시민들이 능동적 헌법시민으로 거듭나는 순간 헌법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 된다. 평등권을 규정한 미국의 수정헌법 제5조는 지난 200년간 바뀐 적이 없지만 누가 그 해석의 주체가 되는가에 따라 미국의 흑인들은 인간이 아닌 노예의 지위에서 백인과는 다르지만 어쨌든 인간이라는 지위로, 그리고 인종 통합의 한 주역으로 그 위상이 달라졌다. 헌법의 힘은 그 자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 해석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헌법이 대통령의 것, 헌법재판관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으로 만들 때, 그래서 우리가 모범적인 헌법시민으로서의 힘을 가질 때 비로소 그것은 주권자인 우리들을 위한 우리들의 헌법이 될 수 있다.
작금의 헌법 개정 과정은 그래서 의미있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펼쳤던 우리의 향연을 다시금 우리의 자리로 가져오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삶의 우울이 광장에서의 함성으로 이어졌던 지난 겨울의 경험은 이제 광장에서의 조증이 일상의 울증을 몰아내는 동력으로 작동하게끔 만들 때가 된 셈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이 헌법 개정의 국면을 맞이해 헌법을 우리의 것으로 쟁취하며 헌법의 해석과 운용을 우리 모두가 전유하기 위한 장엄한 정치투쟁의 장이 열렸음을 선언할 때가 됐다. 베네수엘라의 혁명은 길거리에 나선 시민들이 자그마한 헌법전을 손에 들고 흔들면서 이루어졌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의 촛불로써 130개의 조문으로 이루어진 저 조그만 헌법전을 비추어내어야 한다. 주저할 일이 아니다. 이제는 나설 때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촛불은 계속된다.' 촛불 1주년 기념 집회의 주제다. 오는 10월 28일 광화문에 24번째 촛불이 다시 켜진다. 지난겨울 광장에 나왔던 수천만의 촛불 시민이 요구했던 수많은 적폐 청산 개혁 과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되었고, '적폐 세력'들의 저항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되살린 1700만 촛불의 역사적 항쟁을 축하하고 기념도 해야 하겠지만, 다시 촛불을 드는 이유는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여전히 적폐 청산을 정치보복으로 낙인찍고 정권 차원에서 자행된 불법을 눈앞에 두고도 국민대통합을 위해 덮어야 한다는 정치세력과 언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법치국가적 법정 절차에 따라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사면을 얘기하는 염치없는 자들도 있다. 보수 대결집을 위해 정략적으로 이합집산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있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기득권 세력에 환기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자는 것이다.
헌법을 파괴하고 국정을 농단했던, 부패하고도 무능했던 정치세력을 끌어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새로운 정권을 창출한 것만으로도 가히 혁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촛불 혁명을 완성할 수단을 얻은 것일 뿐 아직 '촛불 시민 혁명'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의결과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파면 결정에 이르기까지 촛불 광장의 시민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역사를 새로 썼다. 민주주의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한 촛불이었다. 무소불위의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준 촛불 시민이었다. 그러나 침식되고 허물어진 민주주의와 법치국가를 복원할 길은 아직도 멀다. 그래서 1주년을 맞은 촛불 시민혁명은 여전히 미완이고 진행형이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평화로운 집회시위가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임을 세계 시민에게 각인시킨 대한민국 촛불 시민이었다. 미국에서 세계시민상을 수상한 문재인 대통령도 촛불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국의 촛불 시민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힌 바 있다. 독일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은 박근혜정권퇴진 촛불집회에 나선 대한민국 국민들을 '2017년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렇게 촛불 시민은 세계 시민이 축하하고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표상이 되고 있다. 퇴임을 앞두고 지난 1월 고별 연설을 했던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도 아마 우리의 촛불 시민을 떠올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는 헌법은 놀랄 만큼 아름다운 선물이지만 양피지에 불과 뿐 스스로 힘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참여와 선택, 단결에 의해서 힘이 부여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직분은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촛불 시민은 헌법전에 쓰여 있는 주권자인 국민을 불러 일으켜 나라의 주인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고정된 활자에 불과한 헌법을 살아있게 만드는 자는 정치인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다. 바로 권력의 원천인 국민이다.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그 권력을 다시 국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그저 몇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 때만 표를 던지는 수동적 주체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투표 참여로 주권재민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과 유리된 정치로부터 국민이 함께 하는 정치로 바꾸어야 한다. 국가의 백년대계에 속하는 정책결정을 국민참여형 공론화 과정을 거친 숙의민주주의가 바로 그 예다. '권력은 나누고 시민은 참여하자'라는 촛불 시민의 요구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미완성인 촛불 시민 혁명이 완성되는 가까운 미래에 노벨평화상도 받았으면 좋겠다. 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되고 마무리되는 것이 우리 헌법 개정의 역사와 세계사적 경험이다. 국민이 능동적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헌법이 바뀌어야 한다. 촛불 시민혁명은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주인인 헌법이어야 한다. 1987년 민주화항쟁이후 그랬던 것처럼 정치권, 헌법 학자와 법률가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기성 정치세력은 항상 국민의 대표임을 말하며 국민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살지만 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권력을 움켜쥘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 정치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주도하는 개헌논의에서는 기본권보다 정부 형태와 권력 구조가 더 관심 대상이다. 그들은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해 보고 정략적 이해에 따라 적당히 타협해 헌법을 뜯어 고칠 뿐이다.
절차적으로는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내용적으로는 국민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개헌이어야 한다. 그래야 정당성도 확보된다. 촛불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헌법이 새로 쓰여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 사회단체와 학술 연구단체들이 참여한'국민주도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가 출범했다.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헌법 개정의 논의에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대체다. 시민이 촛불을 들었던 그 광장에서 개헌을 논의해야 개헌의 추진력도 생긴다. 개헌의 절차와 과정은 당연히 국민이 주도하는 국민참여형 개헌이어야 한다. 내용적으로는 '생명권과 환경권, 사회권 등 기본권을 강화하고 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개헌', '자치와 분권에 입각한 개헌',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 및 정당제도의 개혁을 담은 개헌','국민발안, 국민투표, 국민소환 등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원리가 오롯이 스며든 헌법,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이어야 촛불 시민혁명은 완성된다. 민주주의 헌법 아래 문민독재가 가능했고, 행정도 입법도 사법도 소수에 의해서 지배되었던 사이비 민주주의로부터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국 방방곡곡의 광장에서 시작했으므로 개헌은 광장에서 논의되고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촛불 시민혁명 1주년 기념식에도 광장의 촛불은 계속 타올라야 한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라는 저항이었으므로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촛불 시민은 깨어 있어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동물, 생명존중, 에너지,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미래세대.... 이들은 대한민국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생명체의 존중과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 보호가 국제 규범이자 인류의 보편가치로 정착되었음에도, 우리의 헌법은 인간, 현세대, 성장, 한반도에 갇혀 있는 탓입니다. 세상을 살리는 방향으로 헌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환경진영의 고민과 합의가 있어야 할 때입니다. 바쁜 계절이지만 걸음해서 지혜와 경험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 일시 : 11월 16일(목) 오전 10시 ~ 12시 □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 9간담회실□ 프로그램
지난 11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UP 2017 정치페스티벌>에 한살림이 참가했습니다. 촛불 1주년을 앞두고, 정치 개혁을 바라는 운동들이 모여 지역, 부문, 계층을 망라한 다양한 정치 개혁 요구를 담은 이번 행사에는 한살림을 포함하여 농민헌법운동본부, 온국민기본소득운동본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녹색연합 등 약 50여 개 단체들이 참여해 풍성한 공론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한살림은 ‘먹거리 기본권과 정치개혁’이라는 주제로 시민대상 캠페인을 벌이고, 행사 당일이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한살림 가래떡을 구워 많은 시민들과 함께 나눠먹었습니다.
먹거리 기본권은 대한국민 국민이라면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도록 하여, 먹거리 양극화를 해소하고 삶의 질을 고르게 향상시키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식량자급률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먹거리의 3/4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우리농민이 농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비단 국가 차원의 지원뿐 아니라 소비자가 공동생산자로서 지속가능한 생산을 보장하는 친환경 유기농 지역 먹거리를 확대하는데 적극 동참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겪으면서도, 국민들은 평화롭고 지혜롭게 행동하여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했습니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제도개혁 작업으로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안착시키기 위한 필수과정입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여야 정당과 후보자들은 정파적 이익이나 유불리를 뛰어넘어 오는 6.13지방선거일에 국민과 함께 마련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공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국회는 개헌안과 선거제도 개혁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새해 들어서도 논의는 공전되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의 시민사회•노동•지방자치단체가 보수와 진보, 지역과 활동역역, 세대와 성별 등의 차이를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여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일까지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국민 참여 속에 준비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국회와 정부에 촉구하는 우리의 입장과 활동계획을 밝힐 예정입니다.
국민주도헌법개정전국네트워크(약칭 국민개헌넷), 정치개혁공동행동이 공동주관하고 전국자치분권개헌추진본부,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헌법개정국민주권회의, 주권자전국회의, 헌법개정여성연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농민권리와먹거리기본권실현을위한헌법개정운동본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과 그 소속단체 등 전국 1000여개 단체가 공동 주최합니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겪으면서도, 국민들은 평화롭고 지혜롭게 행동해서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했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87년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운영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그래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2017년 국회에서 운영된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위는 성과없이 종결되었다. 이는 정치권의 심각한 직무유기이고 책임윤리의 실종이다. 연말에 국회는 두 특위를 합쳐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나,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의문이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특정 정파나 특정 시기의 선거에서 유리하냐 불리하냐의 문제를 뛰어넘는 일이다. 후진적인 대한민국의 정치를 개혁하고, 시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한 정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들이 개헌조차 색깔논쟁이나 정파적 대립으로 몰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개헌에 대해서는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합리적 토론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부터 그렇게 하려고 한다.
이에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바라는 범 시민사회가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 등의 차이를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여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6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담아내는 개헌을 이뤄내야 한다. 이것은 지난 대선에서 주요정당과 후보자들이 약속한 것이기도 하다.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둘째, 개헌의 전제라고 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선거제도를 개혁하여 표심이 그대로 국회의석으로 반영되게 만드는 것은 정치개혁의 출발점이다.
셋째, 개헌의 방향과 내용은 시대적인 요구를 담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그동안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기본권 강화, 직접민주주의 확대, 국정농단같은 사태를 예방하는 민주적인 권력구조, 분권과 자치의 실질화,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이런 시대적인 요구를 담아내는 개헌이 될 수 있도록 국회와 대통령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권력구조 문제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국회와 대통령이 책임있게 논의하고, 공개적인 토론과정을 거쳐서 합의점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치권과 언론에 요구한다.
첫째, 국회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국민투표가 가능하도록 빠른 시일 내에 개헌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각 정당들은 책임있게 당론을 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국민들의 70% 이상이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원하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고 협상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둘째, 대통령은 지난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국회와는 별도로 국민참여개헌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이 준비할 개헌안은 야당도 포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은 논의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여ㆍ야당과 협의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셋째, 언론들은 개헌의 내용과 쟁점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합리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방송사들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토론프로그램을 만들고, 집중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보수-진보를 넘어선 문제이다.
이런 중요한 과제를 정치권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기에 오늘 모인 단체들은 시민사회 내에서부터 토론을 진전시켜나가고, 정치권에 주권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아래와 같은 공동의 실천을 시작할 것이다.
첫째, 시민사회 내에서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국가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에 보수-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치권에서 합의가 안되는 쟁점들에 대해서 시민사회가 선도적으로 토론을 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갈 것이다.
둘째, 오늘부터 2월중순까지 한 달 동안 시민들이 참여하는 토론모임들을 전국적으로 조직해 나갈 것이다.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토론자료들을 만들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시민토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토론결과들을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모아 나가며 정치권에 주권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다.
셋째, 끝내 정치권에서의 논의가 여전히 지지부진할 경우에는 대중집회를 통해 주권자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대한 준엄한 명령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런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오늘 기자회견 후에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할 것이다. 당리당략을 뛰어넘은 논의를 촉구하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요구할 것이다.
국민들께도 부탁드린다. 1960년 개헌은 4.19 혁명의 결과로 가능했고, 1987년 개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주권자인 국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어려운 상황이다. 1987년 이후 31년만에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이뤄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지금 우리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보다 나은 국가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함께 관심갖고 함께 토론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참여연대 21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2018년 1월 8일(월)부터 2월 14일(수)까지 6주 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27명의 청년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청년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배우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직접행동도 직접 기획하고 실천합니다. 이번 후기는 김현진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
* 청년공익활동가학교란?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그 동안 방중마다 실시되었던 참여연대 인턴프로그램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청년들의 공익활동을 위한 시민교육과 청년문제 해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공부하는 배움 공동체 학교입니다. >> 청년참여연대 더 알아보기(클릭)
<헌법은 무엇이어야하나?>라는 주제의 한상희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다. 일단 소감을 말하자면 헌법이 우리를 위해 있는 것이구나 를 알게 되었다. 법학도인 나도 생활속에서 법을 생각하면 멀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헌법이라고 하면 더 그렇다. 요새야 탄핵정국일 때 헌법을 논하는사람들이 많아지고 또 쓰이고 해서 알게 되었지만 불과 2-3년전만하더라도 헌법이 뭐지? 어디다 쓰는거지?하고 생각했다. 그냥 아예 생각도 없었던 것 같기도하다.
탄핵 정국때, 정확히말하자면 지난 2016년 겨울, 촛불을 들고 우리는 일어났고 우리의 바램을 위해 헌법이 이용되었다(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선고한 일). 이쯤에서 우리는 다시 헌법이 무엇인가, 또 무엇이어야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헌법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들어본다면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사항들을 정한 최고의 법’이다. 헌법에 있어서 기본적인 특징을 들어보자면 첫째, 국가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고 둘째, 국가기관의 설치를 확립하고 셋째,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하는 지에 대해 나와있다.
다시 사전적정의를 짚어보자. 여기서 허위의식을 찾아볼 수 있는데 헌법이 국가를 전제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아니라 ‘나’가 되고 ‘국민’으로 바뀐다면 어떨까 .헌법의 전제가 ‘나’이고 ‘국민’이 된다면 말이다. 일반적으로 과거에는 법이란 통치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반면 현재는 국가의 권력제한을 위한 것으로 많이 바뀌었다. 박근혜씨가 탄핵된 것만 봐도 그렇다. 생활정치에서도 국가의 권력을 제한하는 헌법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청소년의 당구장 출입이 청소년법에의해 금지되었다. 이에 어떤 청소년이 항의를 해서 소송까지 간 상태라고 하셨다 (사실확인은 안해봤지만). 이 모습에서 우리는 국가에 의해 제한당한 우리의 행복을 누릴 권리, 당구를 치며 행복을 누릴 권리를 헌법을 이용해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헌법은 이렇듯 사람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준다. 헌법이 ‘나’또는 ‘국민’이 전제로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헌법과 관련해서 현재 이슈가 하나있는데 다들 아실 바로 ‘개헌’ 이다. 개헌은 왜필요할까? 헌법 전문도 고쳐야되고 제66조에 다 주어가 대통령이라서 문제가 있다고도 한다. 크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더나은 생활을 위해서일 것이다. 또 이것과는 별개로 개헌의 주체에 대해 말이 많은데 헌법 제 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만 봐도 주체는 국민이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개헌특위나 개헌을 실제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회의원, 정치인들이다. 이원집정부제니 내각제니 대통령제니 하면서 말이많은데 이것은 그들의 권력분배일뿐이지 국민에게 무엇이 돌아간다? 그런 것은 안보인다. 정말로 국민들을 위한다면 정치인들은 얼른 국민의 의해 개헌이 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 더불어민주당이 개헌의총을 거쳐 개헌안에 대한 당론을 밝혔다. 집권여당이 개헌안의 주요 내용을 확정하여 밝힌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뺀 '민주적 기본질서'로 헌법 4조를 수정한다고 했다가 4시간만에 브리핑 실수였다며 '자유'를 유지한다고 번복한 원칙없는 오락가락은 황당하다. 헌재의 결정문에도 등장하는 ‘민주적 기본질서’가 왜 문제인가 납득하기 어렵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보다 넓은 의미인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하는 개헌 의견은 국회가 2016년 구성했던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기본권 총강분과 보고서(2017.10.20)에서도 개정안으로 제안되었던 내용이다. 헌법재는소는 “헌법 제8조 4항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이 현행 헌법상 주요한 요소라고 볼수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보다 넓은 의미이고, 현행 헌법에도 명시된 조항으로 통일의 원칙으로 제시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한 당론을 실수라며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민주당의 가벼운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편 이 사안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홍준표 대표의 발언 역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홍준표 대표는 오늘 민주당 개헌안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변경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연초 일부 언론에서 해당 조항을 문제삼자 개헌 자체의 발목을 잡기위해 구시대의 색깔론을 또 다시 꺼내든 것이다. 개헌 논의는 자유로운 의견제시가 기본이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방의 개헌안을 “사회주의 개헌” 운운하면 토론은 불가능하다. 차라리 개헌하지 말자고 말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당의 대표의 당당한 입장일 것이다.
기본권 강화, 자치와 분권, 대통령 권한 축소, 직접민주주의 제도화, 사회연대 가치구현 등 개헌 5대 방향 제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소개로 입법청원 진행
일시 장소 : 2018년 2월 27일(화) 09:40, 국회 정론관
취지와 목적
내일(2/27) 국회 정론관에서 참여연대(공동대표 법인·정강자·하태훈) 헌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개로 청원하는 이번 헌법개정안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참여연대 정책위원회 산하 <분권∙자치∙기본권 연구모임>에서 34차례의 회의와 3차례의 공개토론회를 통해 참여연대 내외부의 의견을 모아 마련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개헌이 촛불시민혁명을 완수하는 개헌이 되기 위해서는 1)국민주권, 기본권, 성평등 강화 2)자치와 분권 강화 3)대통령 권한 축소와 통제 강화 4)직접민주주의 제도화 5)사회연대의 원리와 상생의 가치 구현 등 5대 핵심 방향이 헌법개정안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참여연대는 현재 국회와 정부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는 개헌 논의과정에서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참여연대도 개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임을 밝힐 예정입니다.
<국민개헌넷>과 <정치개혁공동행동>, 주권 강화와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 개헌안 입법청원
– △직접민주제 (재)도입, △민심그대로 선거제도, △자치분권 보장, △민주적인 권력구조 등 4대 핵심방향 및 과제 제시
1. 오늘(2/26), 국민주도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활동해온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이하 국민개헌넷)>와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주권 강화와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 개헌안’ 입법청원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해당 청원안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 소개로 제출되었다.
2. <국민개헌넷>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주권강화와 정치개혁을 위한 개헌안 4대 핵심방향 및 과제를 제시하였다. 먼저, △직접민주제 (재)도입을 위해 국민발안과 국민투표, 국민소환제도를 시민의 정치적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특히 헌법개정 국민발안제도는 구체적인 절차를 헌법에 명시할 것을 제시하였다.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 방향 하에서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율이 일치되는 비례성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참정권 확대를 위한 국가 책무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자치분권 보장을 위해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하고 지역주민의 자치권을 보장함을 명시하고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 자치재 정권, 자치조직권을 헌법적으로 보장할 것을 제시하였다. △민주적인 권력구조 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거제도 개혁 없는 권력구조 개편은 사상누각이라고 강조하고, 대통령은 직선제를 유지하되 국가원수로서의 지위 등을 삭제하고 행정부의 수반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국무총리 임명절차와 관련해서는 현행 유지하는 방안과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안, 국무 총리제를 폐지하고 부통령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여 국회와 정부, 시민 사회, 시민들과 논의하며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3. <국민개헌넷>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0년 국회의원 선거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로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오늘 발표한 4대 핵심방향과 과제가 개헌 논의 과정에 충실하게 반영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제 단체는 공론화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회견 개요
<국민주권 강화와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 개헌안 입법청원>
◦ 일시 및 장소 : 2018년 2월 26일(월) 오후 3시, 국회 정론관
◦ 주최 :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 정치개혁공동행동
◦ 참석자 : 참여연대 정강자 공동대표·이선미 간사·오유진 간사, 경실련 윤순철 사무총장,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쥬리 공동위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준우 사무차장·장길완 간사
참여∙자치∙분권∙연대의 정신에 기반하여 활동하는 전국 20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오늘(3/6) 자치와 분권에 대한 헌법 개정 의견서를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공동으로 제출한 이번 헌법 개정 의견서는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토론과 협의를 통해 마련한 것입니다.
의견서에서 단체들은 민주주의와 주권 실현의 바탕인 자치를 보장하고 실질화 하기 위해 1) 지방분권형 국가임을 명시하거나 자치권을 보장하고, 2)지방자치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 부르고, 3)지방정부에 조세권과 입법권을 부여하며, 4) 지방정부를 지역주민이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개헌 논의과정에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소속 단체들 역시 개헌 논의과정에 자치와 분권의 가치가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끝.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공동집행위원장 :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는 1997년에 결성되어 참여‧자치‧분권‧연대의 정신에 기반하여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 20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형식에 그치거나 외형을 갖추었다 해도 조직권이나 재정권, 입법권 부분에서 별달리 독자적인 권력을 확보하지 못해서 결국 중앙정부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권력의 중앙집권화가 심하고 실질적인 주민자치의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그만큼 이번 개헌은 모든 민주주의와 주권 실현의 바탕인 자치를 보장하고 국회를 포함하여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이 되어야 합니다.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분권의 원리와 보충성의 원리를 기본으로 하여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중앙집권화된 권력의 지역적 분산뿐만 아니라 그 주인인 주민의 자치권을 강화하고 실질화하는 개헌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분권을 지향하는 국가임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주민의 자치권을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함을 명시하여, 주민의 자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률 등 하위 법령이 뒤따라오도록 헌법에 근거규정을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각 지방을 구성하는 주민들과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재정(조세)권과 입법권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여야 합니다.
이에 우리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다음 사항이 헌법 개정안 및 개헌 과정에 포함되기를 기대합니다.
가. ‘대한민국은 지방분권형 국가를 지향한다' 또는 ‘국가는 주민의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포함하도록 함.
나. 헌법 제8장 등에 명기된 지방자치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 수정함
다. 지방자치의 주체(지방정부)에 조세권 및 입법권을 부여함
라. 위와 같은 내용의 개헌이 추진되는 것과 동시에, 권한이 더 늘어나는 지방정부에 대한 지역주민의 통제 또는 견제를 위한 제도를 실질화하는 법령 제개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2018년 3월 6일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경기북부참여연대/대구참여연대/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부산참여연대/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여수시민협/울산시민연대/익산참여자치연대/인천평화복지연대/제주참여환경연대/참여연대/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참여자치21(광주)/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상 20개 단체)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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