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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04] 성완종 리스트, 어느 새 유야무야인가? : 또 다시 의심스러운 검찰 독립성

[시평 304] 성완종 리스트, 어느 새 유야무야인가? : 또 다시 의심스러운 검찰 독립성

익명 (미확인) | 수, 2015/05/06- 16:02

 

[시민정치시평 304] 

 

성완종 리스트, 어느 새 유야무야인가?

: 또 다시 의심스러운 검찰 독립성

 

박주민 변호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성완종 리스트'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세상에 큰 파문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순간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었다. 정치적 파문을 불러올 수 있는 사건이 유야무야로 끝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았었고, 이번 성완종 리스트 역시 그럴 운명으로 보였던 것이다.

 

리스트가 겨냥하고 있던 정권은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로 쓸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많다. 그 중 검찰 리스트가 담고 있는 내용의 폭발력은 크지만 그것을 입증할 만한 자료는 여전히 묻혀 있는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만 통제하면 얼마든지 실제 내용과 다르게 작은 폭발로 그치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안 좋은 예상이 실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고 있다. 우선 성완종 전 회장이 금품을 전달했다고 밝힌 사람들 중에 개인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수사가 시늉을 내고 있고, 대선 자금이나 총선 자금과 연결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시늉조차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성완종 전 회장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홍문종 의원에 2억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성완종 전 회장만의 주장이 아니다. 다른 보충 증거들이 있다. 경남기업의 재무 담당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역시 박 후보 대선 캠프에 2억 원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검찰에 밝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 부대변인을 맡았던 김모 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검찰은 돈을 받아 전달했다는 김모 씨도, 이를 받았다는 홍문종 의원도 조사 대상에 올리지 않고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 대한 수사와는 너무 차원이 다르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홍준표 지사에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4차례나 불러 조사한 것과 확연히 구분된다.

 

이런 수사의 형평성도 문제가 되지만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대선 자금과 관련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수사가 제자리를 맴도는 동안 혐의자들끼리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 뇌물이나 불법 정치 자금의 수수는 워낙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련 의혹들은 관련자들의 진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아주 작은 증거라도 찾아야 진행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대선 자금과 관련된 지지부진한 수사는 곧 무죄 방면을 의미할 수도 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은 지속적으로 의심받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특검이 쉽게 이야기되는 것이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대선 당시 어느 캠프에서건 검찰 개혁을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삼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선거가 끝나 검찰이라는 무기를 손에 든 쪽은 어느 쪽이든 항상 다시 검찰을 그 상태 그대로 두기는 하지만.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검찰이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하여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참고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자 정치권의 진면목을 하나 볼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상설특검법이 아닌 별개의 특검법을 이야기한 것이다. 아시다시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주장하자 상설특검법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했던 이들이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이 모순적 태도를 어떻게 해명할지 너무 궁금하다. 그들은 바보인가. 아니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두려웠던 것인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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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현웅 법무부장관 후보 검증을 위한
5가지 정책질의 인사청문위원들에게 전달

법무부 등 검사 파견 제한, 과거사 재심 무죄 구형 검사, 
국정원 대선 불법개입 사건 수사팀장 등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질의

 


1. 취지와 목적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7일 김현웅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인사청문위원들(국회 법제사법위원들)에게 검찰 인사를 중심으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정책 질의서를 전달함. 

 

 

2. 김현웅 법무부장관 후보자 검증을 위한 5가지 정책질의 주요 내용
- 법무부 및 외부기관 검사 파견 제한에 대한 입장  
- 현직 검사의 사실상 청와대 파견 근무에 대한 입장
- 과거사 재심사건 관련 임은정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사건 수사 관련 전임 장관의 수사 방해와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관련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김현웅 법무부장관 후보자 검증을 위한 5가지 정책질의


1. 안녕하십니까?

 

2. 김현웅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후보자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서 어떠한 정책적 입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장관으로서 책임지고 있는 검찰 인사를 중심으로 아래와 같이 인사청문위원들께 5가지 질의사항을 전달하오니, 청문회에서 후보자를 검증할 때 적극 반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아  래 - 

 

1. 법무부 및 외부기관 검사 파견 제한에 대한 입장   

 

박근혜정부의 5대 국정목표와 140개 국정과제에는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중립성과 독립성이 충실히 보장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제도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법무부 및 외부기관 파견 검사의 단계적·순차적 감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법무부의 핵심 국실장과 과장직을 검사가 독점하고 있고, 검사가 아닌 자도 맡을 수 있는 자리도 실제로는 검사가 다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 참여연대가 법무부 및 외부기관의 검사 파견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을 때도, 법무부 검사 파견은 파견이 아니라 ‘출장’이라며, 정보공개 회신 내용에서 누락하기도 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이유는 정치적 사건수사에 대한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확보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법무부는 법무행정 전문, 정책 기능, 법률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검찰은 수사 및 기소 기관으로서의 기능에 집중하여 양자가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 이어, 검찰 고위 출신의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이 된다면 과연, 검찰개혁의 주요 과제인 ‘법무부의 탈 검찰화’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구심이 듭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법무부 및 외부기관 파견 검사의 단계적·순차적 감축 과제의 추진 상황은 어떠한지? 
○ 법무부와 검찰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법무부 주요 보직에 검사의 임명을 제한하고, 실질적인 법무부의 업무 영역(법무정책․인권옹호․국가송무․교정․보호․출입국관리․외국인정책 등)에는 개방형 공모 또는 법무부 소속 일반 공무원의 승진으로 임용하는 방안이 제안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에 대해 질의해 주십시오. 

 

 

2. 현직 검사의 사실상 청와대 파견 근무에 대한 입장  

 

검찰청법 44조의 2(검사의 파견 금지 등)는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한 수사를 담보하기 위해 검사의 대통령 비서실 파견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청와대와 검찰의 고리를 끊기 위한 법의 취지를 거스르고 ‘검사 사직-청와대 근무-검찰복귀(신규임용)’라는 편법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올해 초까지 벌써 14명의 검사들이 청와대 근무를 위해 검찰에 사표를 냈으며, 이 중 청와대 근무 종료가 확인된 6명 중 5명이 곧바로 검찰에 복귀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검찰이 청와대의 부속기관이냐는 비난도 있습니다. 

 

○ 이러한 논란에 대해, 지난 2월 25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검사였다는 신분 때문에 특정 직역 취업 불가라는 건 헌법이 정한 직업 선택의 자유에 어긋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후보자는 동의하는지? 

○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검찰에 대한 신뢰 확보 차원에서, 검사 사직 직후 일정 기간 청와대 근무 금지, 또는 청와대 근무 직후 2~3년 기간 내에 검사 임용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법무부장관이 된다면, 청와대 근무를 마친 직후 검사 재임용 신청을 한 자의 임용을 허용할 것인지? 에 대해 질의해 주십시오. 

 

 

3. 과거사 재심사건 관련 임은정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지난 5월 14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 불리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에 대해 법원이 24년 만에 재심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 외에도 최근 무죄확정 판결을 받은 1차 인민혁명당 사건, 울릉도 간첩단 사건 등 여타 과거사 재심 무죄 사건들에 대해, 검찰은 과거 검찰 폭력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사과는커녕, 오히려 무차별적으로 대법원에 상고를 하여 당사자들을 더욱 고통 받게 하였고, 이는 검찰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지난 2012년 12월,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에 근무하던 임은정 검사는 1962년 반공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 받은 윤길중 씨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하여, 이후 법무부로부터 ‘품위손상’을 이유로 정직 4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검찰의 애초 공소제기가 잘못이었고 재심에서 무죄 선고가 사법정의에 부합하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임은정 검사의 징계는 올바른 검찰권 행사를 좌절시킨 대표적 사례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2013년 5월, 임은정 검사가 징계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 이어 2014년 11월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의 의무에 따라 무죄의견을 진술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며,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후보자는 법무부가 임은정 검사에게 내린 중징계 처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법원에서도 임 검사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제라도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징계처분취소소송에 대한 상고를 취하할 생각은 없는지? 에 대해 질의해 주십시오. 

 

 

4.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사건 수사 관련 전임 장관의 수사 방해와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지난 2월 9일, 서울고등법원은 18대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의 부정선거개입을 진두지휘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유죄 판결을 내리고 법정 구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애초 검찰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려는 것을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한사코 반대하고 수사진척을 가로막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 후보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제지한 전임 장관의 행동이 옳았다고 보는지? 
○ 당시 소신 있게 수사하던 윤석열 팀장을 직무배제하여 사실상 특별수사팀을 해체하고, 윤석열 전 팀장과 박형철 전 부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시를 위반해 보고와 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고, 집행하여 검사로서 직무상 의무 위반하였다며, 각각 정직 1개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하는 등 일선 수사검사들의 의기를 꺾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의해 주십시오. 

 

 

5.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관련 검사 징계에 대한 입장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변호인들의 노력으로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 사건의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유 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문서 3건이 조작되었다는 것인데,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 대공수사처장 주도하에 이뤄진 일이고, 증거조작문서 공판 제출자인 이시원, 이문성 검사 등은 인지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하였습니다. 
다만, 법원에 증거로 제출함에 있어 검증절차를 소홀히 하여 검사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이시원, 이문성 검사는 각각 정직 1월의 징계를 받았고, 최성남 소속 부장검사가 증거 출처 확인 등에 대한 지휘, 감독 의무 소홀로 감봉 1월을 받았습니다.

 

○ 대공수사의 일선현장에서 정보요원들의 수사를 지휘하는 공안검사들이 국정원 직원들의 증거조작을 몰랐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가 어렵지만, 사건의 핵심적인 증거자료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국정원의 직원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아 너무 가벼운 처분은 아닌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의해 주십시오. 

 

월, 2015/07/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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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30일 첫 기관보고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주요 증인이 불출석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데다, 친박계 의원들이 물타기 발언에 나서고 있어 국조특위의 진상규명 활동에 난항을 예고했다.

검찰총장 불출석…본회의 통과한 국조특위 계획서 조항 무력화

이날 특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대검찰청,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5개 기관의 보고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검찰 증인인 김수남 검찰총장과 차장, 반부패부장 3명은 모두 불참했다. 이들은 국회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사관계자가 출석하게 되면 국정조사가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수사와 재판에 관여하게 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국회출석 선례를 남기지 않았던 전통”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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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등 검찰 증인 불출석에 야당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여당 의원들도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증인석에 자리조차 마련하지 않아 기관보고에 검찰이 빠진 빈 자리를 안 보이게 한 데 대한 항의도 나왔다.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김성태 특위위원장이 증인 선서를 받는 등 회의 진행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손혜원 의원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공정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오늘 이 자리에서 검찰총장이 수사 내용을 밝힌다면 어떻게 공정한 수사가 되겠나”라며 검찰을 두둔했다. 오히려 본회의를 통과한 국조특위의 계획서를 문제삼으며 계획서에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모든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법률 위반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같은 당 장제원 의원마저 “국조특위가 어렵게 수사나 재판 등의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그 계획서가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대검찰청에서 이를 무시하고 안 나왔다. 이건 국회에 대해서 무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관례들이 계속될 경우에 국조특위가 과연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나”며 반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성태 위원장은 국정조사 시작 40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가 이후 재개했다. 회의는 재개됐지만 논란은 또 터져 나왔다.

법무부 기관보고에 ‘박근혜 대통령’ 한번도 언급 안돼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의 직무 대행 자격으로 이날 출석한 이창재 법무부 차관이 최순실 등 관련 의혹 수사현황에 대한 기관보고를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했다는 내용이 누락됐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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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법무부-대검찰청 국정조사 기관보고 자료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몇몇 위원들이 정호성 녹음파일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내용에 대해 묻자 이 차관은 “그러한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 걸로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주요 증인, ‘모르쇠’ 일관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과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등 주요 증인들은 최순실과 연관된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장관은 최순실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등의 인물을 아느냐는 질문에 “모른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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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조 장관이 정무수석 시절 최순실, 김장자와 함께 정동춘이 운영하는 마사지샵을 간 것이 적발돼 특별감찰관 조사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이 역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문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도와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삼성 합병 찬성 국민연금 투자위원, 증거 인멸 의혹”

황당한 장면도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삼성관련 합병 찬성 결정을 내린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이 검찰 압수수색 전에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신승엽 국민연금 리스크관리 팀장은 “휴대전화가 고장나서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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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의원이 “원래 쓰던 휴대전화는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신 팀장은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 같은 대답에 박 의원은 “상식적으로 고장난 휴대전화라지만 쓰던 휴대전화를 보통사람들이 쓰레기통에 버리느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친박의 물타기 발언 논란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역대 정권이 기업 등으로부터 사업 추진을 위해 자금을 모은 사례를 열거하면서 미르, K스포츠재단의 불법 자금 모금 및 박근혜 대통령을 감싸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 세력이 정말 잘못했다고 해서 과연 그 반대쪽 세력이 완전히 정의로운 세력인가 오히려 정의로운 세력으로 둔갑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우리 사회 가치체계까지 전도되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보고 있다”면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건 5년 단임제 시행한 노태우부터 역대 대통령 정권마다 빠짐없이 이와 유사한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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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이 의원의 발언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지금!”이라며 즉각 호통을 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이 의원이 전체질의 시간 7분 중 4분 30초를 국정조사와 상관 없는 과거 정부와 관련된 내용을 말했다며 비판했다.

국조특위는 12월 5일 대통령 비서실 등의 2차 기관보고에 이어 6-7일부터는 청문회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작 : 송원근
취재 : 이유정
영상 : 김기철, 김남범
편집 : 박서영

목, 2016/12/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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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출국 금지 조치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1월 초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했지만,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특검이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입주한 당일(13일), 이 부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향후 삼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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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당초 검찰 공소장에 포함되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적용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참고인 신분이었던 대기업 총수들 역시 피의자로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뇌물죄 적용의 핵심은 미르재단, K스포츠 두 재단에 기업들이 ‘대가성’ 출연을 했는지 여부다. 특검 측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녹음파일 등 검찰로 인계받은 수사 자료를 근거로 뇌물죄 적용을 자신하고 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재벌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 원을 출연한 삼성그룹은 박영수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삼성은 재단 출연금 외에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독일 훈련을 위해 코레스포츠에 37억 원을, 정유라 씨의 말 구입비로 43억 원을 지원했다. 또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가 소유한 한국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는 16억 원을 후원하는 등 총 300억 원 상당의 돈을 최씨 일가에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도종환 의원실이 공개한 계약서에 따르면 당초 삼성이 코레스포츠에 지원하기로 계약한 액수는 총 220억 원으로 최순실 사태가 없었다면 최 씨 일가에 대한 삼성의 지원 규모는 140억 원 이상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최씨 일가에 대한 삼성의 지원은 그룹사 승계 과정에서 나온 여러 문제를 정부가 묵인해 준 대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국민연금의 찬성 입장이 박근혜 정부와 삼성 간 모종의 협의 하에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는 과대평가하는 반면,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를 과소평가 함으로써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일가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관련 기사 : 국민연금, 삼성물산 ‘적정 합병 비율 1:0.46′ 도 엉터리)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은 외부 전문가로 이루어진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게 의결권 행사를 일임해왔던 관행을 깨고 내부 임직원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을 의결했다. 투자위원회 위원들 가운데 3명을 회의 직전 자기 사람으로 교체했고, 회의 3일 전에는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찾아가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관련기사 : 국민연금, 이재용 세습 이렇게 도왔다) 이같은 이례적 결정의 절대적 수혜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전자 지분 4%를 포함,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된 이 부회장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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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열린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 씨 일가에 돈을 지원하게 된 과정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모두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취재 : 오대양

금, 2016/12/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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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이 옳고, 이정현이 틀렸다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의 위법성과 정당성 논란에 대해

 

좌세준 변호사
 
박근혜 대통령이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 수용을 거부했다. 역대 여섯 건의 장관 해임 건의 중 다섯 번은 대통령이 국회의 해임 건의를 어떠한 형태로든 받아들였는데,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초유'의 거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문제는 청와대만이 아니라 새누리당도 국회의장 형사 고발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인데, 새누리당에 그 많다는 율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정세균 의장은 과연 국회법을 위반하여 가면서까지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일까?

 

아마 새누리당은 알면서도 짐짓 '포커페이스'로 "국회법 위반"이라 밀어붙여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번 해임 건의안 의결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국회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1학년 정도면 배우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새누리당 의원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모르지는 않겠지만, 확인 차원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겠다.

 

23일 밤 국회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 과정을 지켜봤다. 23일 자정 직전까지 진행되던 제8차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정세균 의장은 본회의 차수 변경 및 의사 일정 변경을 통해 24일 0시가 넘은 시점-국회사무처 보도 자료에 따르면 24일 0시 18분경-에 제9차 본회의 개의를 선언한 다음, 해임 건의안 표결에 들어갔고 투표 결과 가결을 선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석 앞까지 나와 강력히 문제 제기한 부분은 정세균 의장이 국회법 제77조에서 정한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 차수를 변경하고 의사 일정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해임 건의안 통과 후 국회사무처가 낸 보도 자료에 따르면 "차수 변경을 위해 회기 전체 의사 일정 변경(안) 및 당일 의사 일정(안)을 작성하여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 : 9.23(금) 23시 40분경"이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응이 "종이 한 장 보내 통보한 것은 협의가 아니다"인 것을 보면, 새누리당은 "산회를 선포하고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온 새누리당 측의 '국회법 위반' 관련 주장은 사실상 이것이 전부다.

 

그렇다면, 국회법 제77조가 규정하고 있는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협의" 절차에 대해 우리 헌법재판소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국회법상 '협의'의 개념은 의견을 교환하고 수렴하는 절차라는 성질상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종국적으로 국회의장에게 맡겨져 있다."

 

위 헌재 결정은 17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원기 국회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청구 사건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2005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 마지막 날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가결되는 과정에서 김원기 국회의장이 "야당인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아니한 채 본래의 의사 일정상 다섯 번째로 예정되어 있던 사립학교법 개정안 심의를 첫 번째로 일방적으로 변경하였는데, 이는 협의를 거쳐 의사 일정을 변경하도록 규정한 국회법 제77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었고, 위 개정안 통과 직후 엄동설한에 이듬해 1월까지 '장외 투쟁'까지 돌입했던 터라 가히 '잊지 못할' 사건이었을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8년 4월 24일 위와 같이 결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고 있다.

 

"피청구인 국회의장은 장내 소란으로 국회법에 따른 정상적인 의사 진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하여 의사 일정 제5항이던 사립학교법 중 개정법률안을 제일 먼저 상정하여 심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점, 사립학교법 중 개정법률안의 상정 자체에 반대하던 한나라당 대표의원과의 협의는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던 점, 당시 회의록에 의하면 한나라당 의원들을 포함하여 274명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의사 일정을 변경하더라도 그 자체로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에 지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피청구인이 한나라당 대표의원과 직접 협의 없이 의사 일정 순서를 변경하였다고 하여 국회법 제77조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8년 전에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이번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상황과 비교하여 보면 정세균 의장을 '직권 남용'으로 형사고발한다는 새누리당의 카드가 무리수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23일 자정 직전까지 이루어진 헌정 사상 '초유'의 장관 답변 필리버스터를 통해 해임 건의안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새누리당의 의사가 명백히 확인되는 상황이었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협의하는 것은 실질적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던 점, 정세균 의장은 새누리당 의원들도 본회의장에 출석하고 있는 가운데 차수 변경과 의안 심의 순서 변경을 직접 고지하였던 점 등이 모두 위 2005년 12월 본회의 당시의 상황과 일치한다. 차이가 있다면 의안 상정 순서 변경 외에 본회의 차수 변경이 있었다는 것인데, 국회법 제76조 제2항, 제78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차수 변경 절차의 위법을 주장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이번 해임 건의안 처리 과정의 '위법성' 논란에 대한 결론이다. 그렇다면 위법성 논란을 넘어, 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과 가결, 해임 건의안 수용을 거부한 박 대통령의 결정을 정치적 '정당성'의 잣대로 재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25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청와대가 해임 건의안 수용을 거부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 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이 24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했다는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해임 건의안 통과는 유감"이라는 발언도 같은 맥락의 입장 표명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와 같은 입장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의 요건이나 제도적 취지를 완전히 오해한 데서 나온 것이다.

 

우리 헌법 제63조 제1항은 "국회는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해임 건의를 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헌법 제65조 제1항이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의 경우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는 것과 명백히 구별된다. 한 마디로 우리 헌법은 "직무 능력과 무관한 사유"로도 국회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의결할 수 있도록 예정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가. 우리 헌법은 국회의 국무위원 해임건의의 권한을 대통령이 갖는 국무위원 임명권에 대한 국회의 통제장치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은 장관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법적인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인 반면, 해임 건의는 대통령의 장관 임명권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위한 제도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장관 해임 건의안 의결을 두고 "직무 능력과 무관한 해임 건의"라거나 "형식적 요건"을 거론하는 것은 난센스이자 허튼소리에 불과하다.

 

청와대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헌법상 규정이 없다"는 이유, 이른바 '기속력'을 이유로 해임 건의안 수용을 거부하는 것 또한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무위원 해임 건의 규정의 정치적 기능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오랜만에 펼쳐본 헌법 교과서를 보면 국무위원 해임건의 부분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해임 건의가 갖는 기속력의 강약은 해석론이나 헌법 이론의 문제가 아니고 해임 건의가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정치 상황의 여러 변수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할 것이다. 바로 이곳에 우리 각료 해임 건의권의 개방성과 정치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한 결정은 '합법성'의 영역을 떠나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인가, '그른' 선택인가를 판단하는 '정치적 정당성'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가 이루어진 최근의 정치 상황의 여러 변수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청와대 참모진들의 정치적 감각이 발휘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국회법 위반이나 국회의장에 대한 형사고발로 접근하는 새누리당의 선택이나, 청와대가 해임 건의안 수용을 거부하겠다고 한 결정은 한 마디로 '법'과 '정치' 모두를 무덤으로 가지고 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카드를 꺼내 든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보다 나은 카드를 선택할 시간과 기회는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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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9/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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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시평 308]

 

무능한 정치는 나쁜 정치만큼 위험하다

제7공화국'을 위한 연대 ②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경기도교육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민주주의의 외관을 한 21세기형 신권위주의 체제로 갈 것인가. 아니면 민주주의의 인간적 이상을 실현할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을 발전시킬 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는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한국의 민주 진보 세력은 지금 극심한 혼란과 분열과 무능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올 기미가 없다. '87년 체제'가 강요하는 구조적 제약에 허덕이는 데다 주체의 공부와 준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혹시라도 이 체제의 틀 안에서 다시 기적적으로 민주 진보 세력이 집권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회의 진보를 이끌기는커녕 외려 시민들 사이에 민주주의와 민주 진보 세력에 대한 영원한 불신만을 남기지 않을까 걱정일 정도다. (☞관련 시평 : "87년 체제, 민주주의 가로막는 반동의 원천")

 

무언가 결정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 지리멸렬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음을 증명한 우리의 민주 진보 세력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재·보선 이후 많은 정치 분석이 제시하는 식의 어떤 정치 공학적 계산이나 특정 지도자의 카리스마적 리더십 같은 것이 아니다. 또 지금은 수명을 다한 현존 체제 안에 갇혀 사실은 가능하지도 않을 승리에 대한 헛된 꿈으로 공천권 다툼이나 하고 있을 때도 아니다. 야권은 이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에 바탕한 담대한 기획으로 새롭게 자기 정립을 이루어 내야 한다.

 

나는 그 담대한 기획의 핵심에 말기적 병리를 드러내고 있는 현재의 87년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민주공화국 체제의 수립에 대한 전망을 두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러니까 민주주의적 정의의 원리에 부합하는 시민의 평등한 참여와 정치적 중심성이 실현되는 참된 인간적 민주공화국인 '제7공화국'을 만드는 전망 말이다. 바로 이런 전망을 매개로, 성숙한 호남 주민들의 민주의식을 기득권 안주와 무능의 알리바이로만 악용해 온 새정치민주연합이나 대기업 및 공공 부문 정규직 조직 노동자의 이해관계 보호를 진보 정치와 등치시켜 온 자칭 진보 정당들의 정치적 클리셰를 벗어 던지고, 민주 진보 세력의 정치적 중심을 새롭게 세워보자는 이야기다.

 

물론 우리 야권에 당장 시급한 일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여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확보하는 것이긴 하다. 시간도 부족하고 여러 정치 세력이 모두 지리멸렬해진 상황에서, 심지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분당의 위기마저 감도는 상황에서,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자는 거대 기획을 외치는 일은 얼핏 망상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총선 승리나 정권 교체라는 과제도 단지 그와 같은 '체제 교체' 또는 '국가 교체'에 대한 명확하고 담대한 비전과 그 체계적 실천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기존 체제의 틀 안에 머문 채 익숙한 정치 문법과 수사를 답습하면서 새정치연합이나 진보 정당들이 제대로 성찰하고 혁신하며 연대할 수 있을까? '정권 심판' 같은 상투적 구호와 뻔한 인물과 식상한 정치 구도를 내세워서 광범위한 시민적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까? 통진당의 강제 해산으로 이제 더 이상 반복할 수 없게 된 2012년식의 야권 연대의 모델에 대한 대안 없이, 새누리당과 선거에서 맞서 이길 수 있을까?

 

판 자체를 갈아엎겠다고 나서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체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해야 한다. '친노'니 '비노'니 하는 식의 계파 싸움은 그것이 단지 계파 싸움이어서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과거에 얽매인 퇴행적 싸움이라서 추악하다. NL이니 PD니 하는 다툼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설득해야 한다. 싸우더라도 더 나은 나라에 대한 더 나은 비전을 놓고 싸워야 한다. 새로운 정치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말이다.

 

숱한 시민들이 가난 때문에 자살을 하고 '갑질'에 시달려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정치를 끝내겠다고 해야 한다. 통일은 대박이라면서도 외려 남북 간의 긴장만 조성하고 툭하면 '종북 타령'이나 해대는 냉전 정치를 끝내고 굳건한 평화 위에서 번영하는 복지국가의 비전을 보여 주고 실현하겠다고 해야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바닷물 속으로 수장되고 있어도 부패하고 무능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국가, 또 그래 놓고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이제는 비정함까지 보이는 국가를 완전히 뜯어고치겠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새로운 나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상상력을 개방하여 많은 시민들의 열정을 동원하고 희망을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서 야권의 정치 세력들은 새로운 자기 정립에 나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각기 자신들의 정치철학과 이념이 무엇인지부터 분명히 하고, 어떤 나라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다듬어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서로 이전투구식 딱지 붙이기 경쟁이나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철학의 경쟁, 비전의 경쟁, 역량의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 제도나 구조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87년 체제를 끝내고 우리나라를 더 나은 민주공화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들이 있다. 가령 우리는 더 이상 대통령이 제왕처럼 굴지 못하게 권력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또 민주적으로 선출되지도 견제받지도 않은 헌법재판관들 따위가 우리 헌정 질서의 이념과 원칙에 대한 해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더 많이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고 더 많이 의제 설정을 주도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

 

특히 민주주의적 정의의 원칙에 본원적으로 어긋나는 지금의 소선거구제의 개선 문제는 빠져서는 안 된다. 사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많은 정치 세력에 의해 공유되고 있다. 심지어 선관위조차도 현행 제도를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실마리를 잘 살려 새로운 정치 체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지렛대로 다듬어 가야 할 것이다.

 

그런 개혁이 되면 우리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정치적 지형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 그렇게 되면 단순한 정권 심판론이나 교체론 또는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 구도를 넘어서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더 이상 지역주의의 덫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대기업 및 공공 부문 정규직 조직 노동자층의 이해관계에만 매달리지 않는 새로운 민주-진보 정치에 대한 비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그런 토대 위에서 고삐 풀린 시장을 길들이고 시민들의 사회적 기본권을 강화하며 오늘날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양극화도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이런 선거 제도 개혁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는 야권의 연합 정치를 위한 새로운 전망도 열어 줄 수 있다. 아마도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여러 계파를 포함하여 지금 야권의 정파들은 각자 더 이상 '묻지 마 연대'를 강요받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이념과 노선을 선명하게 추구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이 형성될 수 있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적 체제에서 그런 환경은 불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 같은 것을 매개로 새로운 정치 체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말하자면 '분열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정치환경을) 위한 연대'의 정치를 구상할 수 있다.

 

어쨌든 야권의 정치 세력들은 연대를 하되 그런 식의 선거 제도 개혁 등을 매개로 단순히 지금의 체제 안에서 국회의 의석 몇을 더하려는 따위의 계산이나 하는 연대가 아니라 제7공화국이라는 미래의 새로운 체제 속에서 더 큰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는 연대를 해야 할 것이다. 각 정치 세력은 이제 서로가 지닌 철학의 설득력과 비전의 성숙함을 두고 경쟁하되, 지금의 87년 체제 안에서 그 체제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열려는 점에서는 하나임을 보여주는 그런 연대를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이에 대해 '제7공화국을 위한 연대'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특히 알량한 기득권에 안주코자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선뜻 그런 혁신적 연대의 길에 자발적으로 나설지 매우 의심스럽다. 그래서 결국 이런 일조차 시민 사회가 먼저 나서 기성 정치권을 압박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민주적 정당 체제를 만들고 또 정당 정치를 강화하라고 말이다.

 

당연히 시민 정치로 정당 정치를 대신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는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사실 우리의 시민 정치는, 지금껏 이 사회의 민주화를 이끌어내고 민주주의를 위기로부터 구해내는 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그 열정적 에너지를 언제나 바람직한 방향으로 응축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특정 정치인에 대한 몰주체적-비이성적 동일시는 의도하지 않은 나쁜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에 대한 비전을 매개로 시민 정치의 새로운 모델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민 사회가 먼저 나서 올바른 정치의 비전을 세우라며 지리멸렬한 정치권을 압박하고 시민 정치와 정당 정치의 건설적 분업 관계를 확립함으로써 말이다. 바로 이런 '시민 주도성'이야말로 우리가 넘어서고자 하는 지금의 제6공화국 헌정 질서의 성립과 운영 과정에서 전적으로 빠졌던 것이었다. 제7공화국을 위한 연대는 기본적으로 시민들의 민주적 주체성이 중심에 서는 연대여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런 노력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06/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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