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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은 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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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은 무엇을 노리나?

익명 (미확인) | 목, 2016/03/03- 20:09

지난 2일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은 192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며 이 법안의 위험성을 알렸지만, 박근혜 대통령 발(發) 법안에 대한 여당의 강행 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테러방지법은 국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한 국정원의 접근 권한을 강화시켜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테러방지법 통과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이 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1. 총선 앞두고 보수 결집?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는 이른바 경제활성화 3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노동개혁법) 입법이었다. 여야는 이 법안을 두고 릴레이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해를 넘겼고, 박 대통령은 이를 두고 국회의 직무 유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지난 1월과 2월에 있었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와 국회 연설 등을 통해 국회가 반드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북한의 위협을 테러방지법 관철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은 각종 테러행위 예방을 위해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역량을 확충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고, 북한의 도발을 예방할 수 있는 조항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이른바 ‘기승전테러방지법’ 식의 논리로 일관했다.

그 과정에서 테러방지법 논란은 안보정국 효과로 이어졌다. 이른바 ‘살생부’ 논란으로 내홍을 겪던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맞서 테러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새누리당은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이 법을 통과시켰다. 정부와 보수 언론, 보수 시민단체들도 연일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비판하며 법안 통과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와 정부-여당, 보수단체까지 이어지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졌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테러방지법 논란이 본격화된 2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하향세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새누리당에 대한 정당 지지도 역시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테러방지법을 통한 안보정국이 보수층 결집을 가져왔고 현재의 추이로 봤을 때 다음 달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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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수 장기집권 플랜?

테러방지법이 국회에 처음 발의된 것은 9,11 테러가 있었던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다. 현재 법안과 같이 국정원 정보 수집 능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추진됐지만, 인권침해와 민간인 사찰 등에 대한 우려로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 폐기됐다. 당시 이 법안 폐기를 주도한 제1야당은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이었다.

이후 16대에서 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테러방지법이 발의됐지만, 국정원 비대화를 부르는 독소조항들이 문제가 돼 번번이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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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법률전문가들은 이번 테러방지법이 역대 테러방지법 가운데서도 권력자에 의한 악용 소지가 가장 높은 법안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법안들이 계획성과 목적성 등 테러행위 규정에 대한 구체적 요건을 제시한 반면, 현행법에서는 모호한 표현으로 이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국가기관이 이 모호한 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정적에 대한 일상적 감시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2월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이 통과될 수 있었던 데에는 시기적 특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연이은 북한 도발로 인해 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법안에 대한 야당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2월 국회는 지난해부터 지연돼 온 선거구 획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시작한 회기였다.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야당의 보이콧은 곧바로 선거 일정 차질로 나타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결국 야당은 ‘선거 책임론’을 제기한 여당과 보수언론의 압박에 필리버스터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국정원에 의한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정통성 논란을 겪었다. 이후에도 국정원은 간첩 조작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어느 때보다도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주도한 이번 테러방지법으로 인해 국정원은 오히려 한층 강화된 권한을 갖게 됐다. 박 대통령이 테러방지법을 추진한 배경에 보수진영의 장기 집권 포석이 있다는 의혹도 이 때문이다.

3. 심판론 사라진 총선?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임기 말 선거는 ‘정권심판용’ 선거로 불린다. 임기 동안의 정책적 성패가 고스란히 수치로 나타나고,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곧바로 표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은 경제,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테러방지법 정국 속에 정작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실종된 상태다.

현 정권의 경제 성적표는 ‘적신호’ 투성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국가 채무는 443조 원(2012.12.31 기준)에서 지난해 말 595조 원으로 급증했지만, GDP 성장률은 3년 동안 2%대를 벗어나기도 버거웠다. 가계부채도 큰 폭으로 상승해 2013년 963조 원이었던 부채액이 1,207조 원으로 증가해 25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수출도 하향세다. 박 대통령 임기 초 소폭 상승세를 보였던 수출은 올 2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전년동월대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의 재벌 집중과 빈부 격차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계속 노동법 개혁을 통해 쉬운 해고가 가능해야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필리버스터 토론자로 나선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경제 위기야말로 국가위기상황인데 이를 돌봐야 할 정부, 여당이 테러방지법 통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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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탐지’ 법적 근거 흐릿해 되레 ‘도청’ 논란
절차와 범위 두루뭉술… 시민 불안 부추겨
민간 업체 실태 점검도 허술

국가 전파 감시•감독 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 중앙전파관리소의 도청(불법감청) 탐지 절차와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35개 민간 불법감청설비탐지업 등록법인에 대한 실태 점검 체계도 허술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전파관리소 사법경찰관과 민간 불법감청설비탐지업자가 누구의 어떤 대화를 엿듣고 녹음 파일을 얼마나 만들어 어떻게 다뤘는지 낱낱이 확인할 수 없는 상태. 관련 자료 보존•폐기 여부도 오로지 도청 탐지 장비를 다루는 공무원과 민간 업자의 양심에 기댈 뿐이다.

특히 전파관리소가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의 영업 실태를 점검할 근거마저 없어 문제다. 전파관리소 관계자도 “(위법 행위) 예방 차원에서 1년에 한두 번 계도할 뿐 장비 현황이나 운영 실태, 영업 실적 따위를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확인했다.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가 도청 여부 탐지를 맡긴 시민의 개인 정보를 얼마나 가졌고, 어떻게 보호•관리하는지조차 제대로 살펴볼 수 없어 개선이 요구된다.

전파관리소도 “근거 애매하다” 시인

법이 애매한 경우도 많으니 (도청 탐지 근거를) 명확히 하자. 법이 명확하지 않으니 (전파관리소가 시민 대화를 엿듣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 않나 하는 취지로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3월 18일 전상하 중앙전파관리소 불법감청설비팀장의 말. 지난 2월 22일 광주전파관리소가 사기도박 몰래카메라 영상과 무선 통신 내용을 녹화•녹음한 뒤 경찰과 함께 혐의자들을 붙잡은 게 되레 국가기관의 도청 논란으로 번지며 불거진 전파관리소의 고민이 들어 있다. 전파관리소 쪽이 도청 탐지 행위의 법적 근거를 다 갖추지 못한 상태임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전파관리소가 도청 탐지 근거로 내세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를 보면 그 누구든지 전기통신을 엿듣거나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람 간 대화를 녹음•청취할 수 없지만 ‘혼신 제거 등을 위한 전파 감시’를 예외로 해 뒀다. 이 예외 조항에 기대어 ‘전파 감시 활동 중에 감청과 녹음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겼던 것.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의 예외 근거로 이어진 전파법 제49조와 51조는 허가받지 않았거나 혼신을 일으키는 전파를 찾아 바로잡기 위한 것이지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남의 대화를 듣거나 녹음하는 데 쓸 기준은 아니다. 해당 법률에 ‘도•감청’이나 ‘녹음’ 같은 낱말이 명시되지도 않았다. 이처럼 두루뭉술한 근거 때문에 늘 시빗거리가 될 수 있음에도 법률과 세칙 따위를 개선하지 않은 채 사기도박 증거로 감청•녹음을 내민 터라 전파관리소 스스로 감청 논란을 불러왔다.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 줄 가운데)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를 찾아가 오승곤 당시 전파보호과장(오른쪽 줄 아래)으로부터 불법감청 탐지 체계에 관해 들었다.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 줄 가운데)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를 찾아가 오승곤 당시 전파보호과장(오른쪽 줄 아래)으로부터 불법감청 탐지 체계에 관해 들었다.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앞)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이동형 전파측정장비를 살펴봤다. 장비를 설명하는 이는 민원기 당시 중앙전파관리소장.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최시중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앞)이 2008년 7월 10일 서울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이동형 전파측정장비를 살펴봤다. 장비를 설명하는 이는 민원기 당시 중앙전파관리소장.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 보도자료)

광주전파관리소는 실제로 “콜, 들어가라. 콜, 콜” 같은 대화를 담은 44초짜리 녹음과 몰래카메라 영상 녹화로 사기도박 혐의자를 잡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전파관리소의 이런 능력이 정치인은 물론이고 시민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으로 풀이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전파관리소의 시민 사찰 의혹과 걱정을 내놓은 까닭이다.

전파관리소의 자랑이었던 도청 탐지

그동안 전파관리소는 도청 탐지 활동으로 사기도박단을 잡아낸 걸 자랑할 일로 여겼다. 국가기관의 부지런한 전파 감시 덕에 사기도박 덫에 빠진 시민을 구해 낸 미담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중앙전파관리소가 2011년 5월 31일 보도자료를 내어 2010년 불법감청설비 적발 수가 25건이라고 널리 알렸을 정도. 이 가운데 하나인 2010년 1월 19일 대전전파관리소의 사기도박단 검거 사례도 올 2월 광주에서 일어난 일과 비슷했다. 무선 영상 몰래카메라와 생활 무전기를 갖춘 채 사기도박으로 생각된 ‘전파에 담긴 음성’을 추적해 잡아냈다.

이 사건이 더욱 눈길을 끈 건 “아산시 전파 관리를 위해 설치한 원격 지능형 전파측정시스템에 의해 사기도박으로 추정되는 ‘음성이 감지돼’ 전파 송신 위치를 추적했다”는 대전전파관리소 쪽 설명. ‘원격 지능형 전파측정시스템’은 서울•부산•광역시•도청소재지를 중심으로 설치한 붙박이 전파측정장비 70식(주변기기를 포함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결합 체계)과 준붙박이 장비 14식이다. 중앙전파관리소 쪽 설명으로는 “국내 거주 지역의 35%”를 덮는 규모. 이 체계에 이상한 전파가 감지되면 방향탐지장비 15식과 전파측정차량 23대를 이용해 송신 위치를 찾아간다. 아산시 사례는 전파관리소가 폭넓은 전파 속 음성 탐지와 위치 추적 체계를 갖췄음을 방증했다.

2009년 4월 17일 대전전파관리소가 대전지방검찰청에 송치한 사기도박단 사건도 전파 탐지와 위치 추적 형태가 비슷했고 보도자료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대전에 사는 100억 원대 자산가 김 아무개 씨가 사기도박 덫에 걸려들었다는 내용과 모자에 숨겼던 몰래카메라 사진까지 곁들여 흥미까지 불러일으켰다.

▲움직이며 전파를 측정하는 전파관리소 자동차(왼쪽)와 2009년 4월 대전전파관리소가 잡아낸 사기도박용 몰래카메라•무전기.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와 중앙전파관리소 보도자료)

▲움직이며 전파를 측정하는 전파관리소 자동차(왼쪽)와 2009년 4월 대전전파관리소가 잡아낸 사기도박용 몰래카메라•무전기. (사진: 옛 방송통신위원회와 중앙전파관리소 보도자료)

2008년 10월 30일 더 재미있는 보도자료도 나왔다. 중앙전파관리소가 그해 11월을 ‘불법감청(도청) 예방 및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지방 전파관리소별로 전국 일제 단속에 나선다는 것. 단속 기간에 도청 대응 심포지엄을 열어 무료로 탐지 서비스까지 해 주겠다고 곁들여 마치 잔치를 벌이는 듯했다.

오승곤 당시 중앙전파관리소 전파보호과장은 “소형 도청기를 이용한 사기도박, 개인비밀 도청, 관음적 촬영 등의 불법 행위가 발생하기 때문에 집중 단속이 불법감청으로 인한 국민의 사생활 보호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 불법감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 과장과 중앙전파관리소는 보도자료에 ‘불법도청 예방수칙’까지 곁들여 눈길을 모았다. 가정 무선 전화로는 중요한 대화를 하지 말라거나 복제될 수 있으니 휴대폰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지 말라는 내용을 넣은 ‘도청 예방 10계명’을 내놓은 것. 처음 보는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가 주변에 있다면 전원을 끈 상태로 서랍에 넣어두라는 ‘불법감청 육안 체크리스트’들도 담아내 전파관리소가 다각적이고 다면적인 도청 탐지 체계를 운영하고 있음을 엿보게 했다.

▲2008년 10월 30일 중앙전파관리소가 내놓은 도청 예방 10계명.

▲2008년 10월 30일 중앙전파관리소가 내놓은 도청 예방 10계명.

민간 도청탐지업 실태 관리에 구멍

통신비밀보호법에 실태 점검을 해라 그런 게 없어요. 법이 미비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저희한테 어떻게 하라는 규정이 없어요. 그분들(불법감청설비탐지업자)이 등록한 뒤 (위법 행위) 예방 차원에서 계도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3월 21일 이재택 중앙전파관리소 조사계장(방송통신기기•불법감청설비 총괄)의 말. 올 2월 기준으로 35개에 이른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의 영업 활동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나 위법 행위를 막을 만한 관리 체계가 없다는 뜻이다.

“예방 차원에서 계도한다”고는 하나 “그 업체에서 (사법경찰관이 사업장에) 오셔서 지도 점검할 근거가 있느냐고 되물으면 (대답할 게) 없다”는 게 전파관리소 관계자의 설명. 도청 전파를 찾아 녹음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자유롭게 영업하는 불법감청탐지업체의 위법 행위를 딱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른바 ‘계도’를 위한 업체 방문도 “웬만하면 1년에 한 번 이상 가려고 노력한다”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가 새로운 도청 탐지기를 사들였더라도 전파관리소에 ‘장비 변경 신고’를 할 의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 사업 등록을 할 때 유선(통신)선로분석기와 주파수스펙트럼분석기를 각각 1식만 갖춘 뒤로는 장비에 관한 감독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민간 업체가 일하며 알게 된 고객의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이 또한 사업 등록을 할 때 ‘이용자 보호 계획’을 낸 뒤로는 중앙전파관리소의 감독이 미치지 않는 상태다. 고객 정보 관리 실태를 들여다볼 법적 근거가 없음은 물론이다.

한 불법감청탐지업체 대표는 “(고객) 개인 정보를 다 파기한다”고 말했으되 일하다가 음성을 녹음한 건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에 “회사 보안상 말씀드릴 수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나중에 녹음한 것도 지우느냐는 질문에도 “보안상 모두 말씀드릴 수 없고, 개인 정보는 저희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전파관리소가 계도 차원에서 실태 조사 같은 걸 나왔을 때 고객 정보 관리 상황을 살펴봤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전파관리소는 벤츠급이고 우리는 그랜저나 소나타급”이라며 도청 탐지 장비의 기능상 차이가 없음을 내보인 또 다른 업체의 대표도 ‘녹음이 적법하냐’는 질문엔 입을 다물었다. 그는 기자의 질문이 법적 근거 여부로 이어지자 갑자기 “(도청 탐지 중에 들리는 음성은) 사람 목소리를 말하는 게 아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2013년 어느 날 서울 서초동 한강변 아파트를 지날 때 ‘탐색기에서 한 여성의 통화 내용이 들렸다’고 소개해 뒀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스펙트럼분석기와 전파방향탐지기를 들고 ‘음성이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고도 밝혔다. 고객이 도청 탐지를 의뢰하지 않았음에도 대화를 일부러 엿들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 시비에 휘말릴 개연성이 커 보였다.

이 업체가 서울 서초동에 사는 어느 여성의 통화 내용을 엿듣기만 했는지, 녹음까지 했는지를 전파관리소 쪽이 알거나 확인할 길이 없다. 통화 내용에 담겼던 개인 정보를 제3자에게 넘겼거나 달리 이용했는지도 깜깜하기로는 매한가지. 모두 도청 탐지 장비를 든 이의 양심에 맡겨야 할 따름이다.

▲한 불법감청탐지업체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한 도청 탐지 사례. 탐지 장비를 켠 채 돌아다니다가 도청 전파에 담긴 음성을 엿들은 것으로 보였다. 설거지 소리까지 들렸다는 내용도 있다.

▲한 불법감청탐지업체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한 도청 탐지 사례. 탐지 장비를 켠 채 돌아다니다가 도청 전파에 담긴 음성을 엿들은 것으로 보였다. 설거지 소리까지 들렸다는 내용도 있다.


▲불법감청탐지업체들이 인터넷에 소개한 여러 장비. 도청 탐지 전파에 담긴 음성을 녹음하는 기능이 있는 걸(오른쪽 위 빨간 점선 원) 확인할 수 있다.

▲불법감청탐지업체들이 인터넷에 소개한 여러 장비. 도청 탐지 전파에 담긴 음성을 녹음하는 기능이 있는 걸(오른쪽 위 빨간 점선 원) 확인할 수 있다.

전파관리소도 사법경찰관 양심에 기댈 뿐

전파관리소도 도청 탐지 장비를 쓰는 사법경찰관 20명의 양심에 기댈 뿐이다. 불법 전파를 감시하다가 만난 도청 내용(음성)을 얼마나 들어야 할지, 녹음할지 말지 따위의 기준과 절차로 미리 정해 둔 게 없기 때문. 엿들은 정보와 녹음을 사사로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넘기지 않는 것 또한 사법경찰관 제각각의 도덕에 맡겨야 한다.

이런 지경임에도 미래창조과학부와 전파관리소의 도청 탐지 사법경찰관에 대한 교육이나 활동 관리 체계마저 허술했다. 1년에 한두 차례 지방검찰청별로 수사 관련 교육을 할 뿐 도청 탐지 기술이나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사법경찰관의 개별 경험에 기대는 형편이다.

녹음과 개인 정보를 포함한 도청 탐지 수사 자료의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청 탐지 활동을 몇 년 동안 얼마나 벌여 몇 건을 잡아냈고, 어떤 내용을 녹음해 검경에 증거로 제공했는지 따위를 따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게 전파관리소 쪽 설명. 전파관리소 한 관계자는 “수사 자료 원본을 모두 검찰에 송치한다”며 기자의 정보 공개 청구가 있더라도 “(전파관리소 차원에서) 공식적인 자료를 파악하지 않는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로 헤아려 관리하는 자료가 없기 때문에 공개할 게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옛 정보통신부 출신 업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전파 쓰임새가 많아지다 보니 불법 이용에 대한 감시도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역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파 감시 장비를 다루는 공무원(사법경찰관)과 민간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점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때가 된 것 같다”고 보았다.

금, 2016/04/0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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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시행령(안)은 물론이거니와 테러방지법 폐지 요구할 것
요약문: 
국무조정실과 국가정보원은 오늘(4/15) 테러방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우려했던 바와 같이 테러대응을 명분으로 국정원의 권한은 엄청나게 강화된 반면, 이를 견제할 장치는 없으며, 법 제정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장치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

 국정원 통제와 인권침해방지책 없는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발표일자: 
2016/04/15

나머지 보기

금, 2016/04/1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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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5 기업책임지수 (Corporate Accountability Index) 연구 – RDR(Ranking Digital Rights) 프로젝트

 

주요 내용:

전 세계의 대표적인 인터넷 또는 통신 기업 16개사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보호 정도를 평가한 연구입니다. 오픈넷은 한국 인터넷 기업인 카카오에 대한 평가의 상호 검토(peer review) 단계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관련 글: 카카오가 페이스북보다 잘한 한 가지

 

일, 2016/04/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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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8월 25일 낮에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도로교통공사와 한국전력기술공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급작스럽게 사드 옹호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혁신도시에서 반대 시위는 더 커지고 있다.
일, 2016/08/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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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국무조정실과 국가정보원이 지난 4월 15일 입법예고한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은 국정원이 많은 국가기관을 쥐락펴락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한 반면 이를 통제할 장치는 마련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국정원의 전횡과 인권침해, 헌법침해 위험성을 확대하고 있는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합니다.

 국정원 전횡, 인권침해,

발표일자: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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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4/20- 16:50
85
0
요약문: 
김포경찰서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와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수집·사찰하고 활동보조인을 무작위로 소환하여 조사하던 사건은 장애인·인권·노동단체의 강력한 저항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로 송치되었습니다. 장애인언론사 비마이너의 취재에 의하면 30여 명의 활동보조인이 검찰에 기소된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활동보조인들은 자신의 기소여부와 기소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경찰은 전화를 회피하고 검찰은 기소내용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김포경찰서의 저인망 수사, 묻지마 기소 규탄 기자회견

활동보조인, “우리는 억울합니다”

발표일자: 
20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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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4/21- 20:24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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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테러방지법 논란 이후 통신자료 공동대응 캠페인에 지금까지 6백여 명의 시민·노동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3월 29일, 공동대응 단체들은 긴급좌담회를 개최하고 1차 집계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국회의원, 변호사, 언론인, 노동자, 활동가, 평범한 직장인까지 광범위한 피해가 드러났습니다. 우리 단체들은 통신자료에 대한 첫번째 법적 대응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로 결정하고, 청구인을 공개모집합니다.

 

 

통신자료 무단수집 헌법소원 청구인 공개모집

 

- 4월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청구인 모집, 5월 초 제기 예정

http://phone.jinbo.net

 

발표일자: 
2016/04/24
[안내문]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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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16/04/24- 16:0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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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생존권 투쟁에 나섰던 노동자들의 DNA를 채취할 필요성성과 상당성이 있는가? 이제 다시 헌법재판소에 되물을 수밖에 없다. 구미KEC지회에 이어 인천 한국지엠 사건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한다. 헌재는 합헌이라 했던 DNA법이 현실에서 어떻게 악용되며 노동자들이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똑똑히 보아야 한다.

 법원과 검찰의 노동자에 대한

발표일자: 
20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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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16/04/24- 21:01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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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30일, 전북지역의 kt노동자 원00씨가 회사의 각종 인사조치 불이익과 이와 관련된 소송이 원인이 된 정신건강 침해(적응장애)가 산업재해라고 판결했습니다. 당사자는 약 10여년에 걸쳐서 kt에서 관리자에 의한 감시와 차별을 받으며 수차례 업무촉구 및 경고장을 받았고, 비상식적인 인사하위 고과 및 부당전직과 부당전보발령, 불법해고 등을 겪었습니다.

 kt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유발된

발표일자: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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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4/2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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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지난 18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개인정보보호법제의 중복 적용 문제를 해결하고 ▲신용정보의 빅데이터 활용 등을 위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20일 입법예고를 시행했습니다. 경실련,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는 금융위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하고자 합니다. 기자회견 이후 우리 세 단체는 각각 금융위를 방문하여 직접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발표일자: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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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4/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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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시민사회단체는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던 박영선, 서영교, 신경민, 안민석, 오제세, 유승희, 이언주, 이학영, 진선미, 홍익표(이상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권은희, 주승용(이상 국민의당), 심상정(정의당)(제20대 당선자 중심으로) 등 14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5월 2일(월) 오전 10시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독소조항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발표일자: 
201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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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16/05/01- 14:38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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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지난 3월 24일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지역전략산업육성’이라는 명목으로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률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조항이 포함된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대표발의 했습니다. 경실련,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는 헌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기본권인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지역전략산업육성’이라는 명목 하에 제한하는 「규제프리존법 특별법」 제정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헌법의 가치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발표일자: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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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03- 10:38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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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오늘(5/3)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무상의료운동본부,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의원 13인 발의한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이하,‘규제프리존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발표하고, 소관위인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하였다.

 

발표일자: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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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03- 14:54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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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정부는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에 대해 5월 6일(금)까지 의견수렴을 거치고 국무회의 등 입법절차를 거쳐 6월 4일부터 법을 시행한다는 방침임. 이에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의 명의로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지난 4월 21일부터 온라인에서 시민서명을 받았으며, 현재(5/2) 약 3,800여명의 시민이 참여의사를 발힘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반대 3,800여명 시민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5월 4일(수),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 

 

 

1. 취지와 목적

발표일자: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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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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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어제(5/9),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원내 각당에 발송하였다.

 

발표일자: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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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10- 13:59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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