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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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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익명 (미확인) | 수, 2015/12/02- 16:20

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글 | 오픈넷

이 글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의 원고를 필자와 협의해서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한 글입니다. (편집자).

 

2015년 8월 5일 KT가 다음카카오(현 카카오)와 함께 유료 부가서비스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을 출시했다.[1] 이용 요금 3,300원으로 카카오톡,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다음, 다음 웹툰, 다음tv팟을 데이터용량 3GB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2]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은 KT의 다른 데이터 충전 부가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싸다. “LTE 데이터충전”으로 3GB 이용권을 구입하려면 34,100원으로 약 10배 정도는 더 비싸다. 물론 “LTE 데이터충전”으로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다음카카오팩”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팩

이쯤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망중립성”이다. 다음카카오팩은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어긴 것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이를 두고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크다’며 KT에 다음카카오팩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아예 위반한 것도 아니고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한 건 무슨 뜻일까. 심지어 서비스를 중단시키거나 중단을 권고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망중립성

망중립성이란 ‘모든 망사업자와 정부는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사용자나 내용, 전송방식 등에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며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갖는다.

한국의 방통위는 2011년 12월 26일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용자 권리를 명시적으로 선언:무해하고 적법한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트래픽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선언.
  • 투명성: 트래픽 관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를 망사업자에게 부과
  • 합리적 트래픽 관리: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되 합리적 트래픽 관리는 일정한 경우에 허용됨을 규정
  • 관리형 서비스 인정: 그러나 기본형 서비스의 품질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도에서 관리형 서비스가 허용됨을 명시

물론 방통위는 KT가 삼성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때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거나 지금껏 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 역시 허용하는 등 자신들이 세운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나쁘지 않다.

망중립성

 

사례1: 카카오택시 기업 회원의 데이터 무료 서비스

2015년 5월 13일 다음카카오(현 카카오)는 KT에 가입한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이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을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3] 이를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라고 칭하자.

특정 이용자에게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는 망중립성을 위반한 걸까? 방통위나 미래부는 이 서비스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먼저 기억할 것이 있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망사업자에 대한 규제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다. 카카오는 망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법규나 규정을 적용한다면 “공정거래법”이 적당할 것이다. (물론 망사업자도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카카오택시

콘텐츠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자신의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망사용료를 쿠폰으로 발행하는 것은 망중립성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법의 문제다. 즉,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시장지배력이나 진입장벽 등을 따져서 판단을 하면 된다.

따라서 미래부가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은 좋은 판단이라 여겨진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파악을 해야겠지만, 예측컨데 시장상황을 판단할 경우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례2: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별

반면 KT나 SK텔레콤 등의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대한다”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물리적으로 우대한다. (예: 속도를 조절한다. 접근을 차단·허용한다.)
  2. 가격으로 우대한다. (예: 자신의 서비스만 싸게 제공한다.)

일단 1번의 경우처럼 특정 콘텐츠의 접근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다른 콘텐츠의 접근을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은 100% 망중립성 위반이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용자가 자신이 계약해서 확보한 데이터로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용량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겪는 차별은 더 크다.

그렇다면 2번처럼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가격으로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망중립성이 반대하는 차별이 ‘물리적 차별’만을 뜻한다는 견해와 ‘가격적 차별’도 뜻한다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맞서고 있다. 물론 전자의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례3: KT 카카오팩과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 우대

그렇다면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가 아니라 (계열사가 아닌) 제휴사의 서비스를 견제적 계약을 통해 우대해주기 위해 망사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어떨까? KT의 다음카카오팩을 여기에 맞춰보기 전에 고려해야 할 지점이 있다.

질문 물음표
첫째, 만약 KT 다음카카오팩이 망사업자 주도의 서비스라고 본다면 이는 물리적 차별이 아니라 가격 차별이다. 다음카카오팩을 이용한다고 더 빠른 속도로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네이버나 구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 못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현재 논란과 토론이 진행 중인 부분이다.

둘째, 만약 다음카카오팩을 KT가 아니라 카카오가 주도하는 것이라면 망중립성 위반과는 관계 없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망사용료에 해당하는 쿠폰을 이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망중립성 원칙 vs. 서비스 촉진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렇다.

  • 미래부는 KT의 다음카카오팩 서비스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의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 하지만 미래부는 다음카카오팩 서비스를 중단시키지는 않았고, KT 우선 소명을 요구했다.
  • 미래부는 KT에 다음카카오팩 외에 네이버팩 등 다른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KT는 아직 응답이 없다.
  • 미래부는 다른 통신사에게 이와 비슷한 서비스의 출시를 보류하도록 했다.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망사업자와 함께 진행된다면 자칫 망중립성을 헤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통사가 다양한 업체들의 여러 프로모션을 최대한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신규 서비스나 작은 서비스들이 상대적인 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미래부는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기업과 제휴해 특정 콘텐츠·서비스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Rating)”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통신사가 주도하거나 혜택을 주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예: 멜론, 지니, 엠넷 등)

하지만 팀 버너스-리는 이 “제로 레이팅”이 망중립성의 위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유럽 연합 사이트에 올라온 팀 버너스-리의 글을 인용해 본다.

Sir_Tim_Berners-Lee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2014년 모습, 출처: Paul Clarke, CC SA)

물론 망중립성은 (특정 서비스를) 막거나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 업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특정 서비스를 지지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차별’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를 명시적으로 불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통신사와 온라인 서비스 오퍼레이터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자신의 사이트와 서비스, 플랫폼을 좋아하게 만들도록 하는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을 밀어내고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보기도 전에 파괴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들을 모으기도 전에 경쟁자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마치 뇌물 수수나 시장을 악용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망중립성과 멀어질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Of course, it is not just about blocking and throttling. It is also about stopping ‘positive discrimination’, such as when one internet operator favours one particular service over another. If we don’t explicitly outlaw this, we hand immense power to telcos and online service operators. In effect, they can become gatekeepers – able to handpick winners and the losers in the market and to favour their own sites, services and platforms over those of others.

This would crowd out competition and snuff out innovative new services before they even see the light of day. Imagine if a new start-up or service provider had to ask permission from or pay a fee to a competitor before they could attract customers? This sounds a lot like bribery or market abuse – but it is exactly the type of scenario we would see if we depart from net neutrality.

출처: 유럽 위원회 – Net neutrality is critical for Europe’s future

미래부의 이번 결정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단계로 보기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어느쪽으로 결정하든 망중립성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

[1] 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같은 혜택을 주는 상품이며 전자는 월정액, 후자는 일회성 상품이다.

[2] 보이스톡, 페이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은 제외

[3] 단, 지도 화면을 확대·축소하거나, 김기사 앱으로 길안내를 받는 경우 발생하는 데이터는 제외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2. 2.)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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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풍선 막는다고 혐오가 사라지진 않는다” – 오픈넷 손지원 인터뷰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는 영국인 기자 마틴 윌리엄스1가 운영하는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 관련 이슈 전문 웹사이트다.

노스코리아테크 노스코리아테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노스코리아테크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를 링크하거나 소개하는 정보가 있다며 북한을 찬양, 미화할 목적으로 개설된 사이트라고 주장했고, 2016년 3월 24일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 오픈넷은 그해 5월 3일 이의 신청을 제기했지만, 방심위는 이마저도 기각해 재판에 이르렀다.

하지만 법원은 거듭해서 방심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올해 4월 1심 판결2에 이어 며칠 전 항소심 판결에서도 방심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3. 결국, 방심위는 멀쩡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게 막아왔던 셈이다.

 

방심위의 코미디? 

처분은 위법하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원론에서 그 처분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화면을 보시라. (캡처 시각: 2017년 10월 23일 오후 6: 20경)

(1) http://www.northkoreatech.org/ 로 접속하면? (궁금하신 분은 해보시라. 참고로 나는 LGU+ 통신망을 사용한다.)

노스코리아테크

(2) https://www.northkoreatech.org/로 접속하면?  아래 화면 처럼 멀쩡하게 잘 접속된다. 사정이 이렇다면, 처분 자체의 위법성 여부는 별론으로, 처분 자체의 실효성이 과연 존재하는 걸까?

노스코리아테크

 

현재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 연구를 진행 중인 손지원 오픈넷 자문 변호사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노스코리아테크’ 사건을 담당해왔다. 손 변호사가 생각하는 이번 판결의 의의가 궁금했다.

더불어 통신 규제와 표현의 자유, 그리고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된 폭력적인 동영상 등을 통한 혐오표현이 사회적인 현안으로 등장한 현재 상황에 관해 전문가로서 또 시민의 일원으로서 그의 견해를 물었다.

  • 2017년 10월 23일 
  • 인터뷰이: 손지원 | 인터뷰어: 민노씨 

1421326516117_compressed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 이번 판결의 의미를 간단히 정리하면. 

기본적으로 항소심 판결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법원은 법원은 웹 사이트 차단은 전체 사이트를 불법정보로 평가할 수 있는 불가피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방심위가 충분히 조사·검토하지 않고 (보안법 위반으로 볼 수 없는) 웹 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최소규제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 이번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으로 생각하나.

이번 항소심 판결은 특히, 외국인이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에 정보를 전달할 권리는 헌법과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라 국적을 불문하고 표현의 자유로 보장된다고 명시한 점에서 의미 있다.

즉, 대한민국 내에서 웹사이트를 차단당한 외국인이나 해외 사이트 운영자도 방심위를 상대로 표현의 자유의 침해에 대하여 사법적으로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방심위의 무분별한 해외 사이트 차단으로 인하여 침해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한 국민의 해외 정보에 대한 접근권과 알 권리도 더욱 보장받을 수 있다.

표현의 자유이번 판결은 외국인이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에 정보를 전달할 권리를 법원이 인정하고 명시한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출처: Looking Glass, CC BY SA)

– 방심위 조치에 대해선 변호사로서 어떻게 판단하나. 

판결과 별도로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노스코리아테크 차단 결정과 소송의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방심위의 관행과 태도다.

사실 방심위 쪽에서 노스코리아테크를 심의 안건으로 상정했을 때 제대로 된 일차적인 조사(번역 등)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국정원의 신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방심위도 조금만 찾아봤다면, 윌리엄스 기자가 북한을 찬양하거나 고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북한의 ICT 현황을 밝히기 위해 객관적으로 노력했음을 충분히 알았을 거다.

오픈넷이 방심위에 이의신청을 했을 때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했다면 충분히 잘못을 시정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미 내린 결론(차단 결정)을 고집해 재판까지 가고 무리한 항소를 하면서 차단을 풀지 않으려는 행태가 안타깝다. 더 근본적으로는 방심위가 이렇게 자의적이고 잘못된 판단으로 차단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한 통신심의 제도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해준 사건이다.

– 국정원이 방심위에 신고하나?

그렇다.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의 경우, 국정원과 경찰이 거의 100% 신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방심위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안에 대해선 이러한 국정원의 신고를 거의 100% 그대로 수용해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사건에서 증거자료로 제출된 국정원 신고자료를 보니 국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를 판단하는 수준이 매우 낮았다는 점이다. 노스코리아테크 웹페이지 화면에 구글 번역기를 돌린 것을 그대로 스크랩한 것으로 강하게 추정된다.

북한에 관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는 것만으로 지나친 경계심을 드러내고, ‘경기’를 일으키는 우리나라 정보 심의 기관의 적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출처: 국가정보원 http://www.nis.go.kr/svc/introduction.do?method=content&cmid=11267)“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출처: 국가정보원)

–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표현물에 대한 통신심의 자율규제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민단체에서 통신(인터넷)과 표현의 자유 문제를 전담하는 변호사로서 그런 변화의 분위기가 현장에서 느껴지나.

아직 새로운 방심위의 위원이 구성되지도 않은 형편이라서 그 변화가 체감되지는 않는다(참조: 미디어오늘).

– 방심위는 해체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국가기관에 의한 검열이라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고있다. 

국가기관이 국민의 표현물에 대해 내용을 검열, 규제한다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다. 그런 점에서 방심위를 민간기구화하는 것이 순리고, 민간기구가 될 수 없다면, 위원 구성이라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현재는 여권 측 인사 6인, 야권 측 인사 3인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되는 구조이다. 결과적으로 정권 친화적인 정치적 구성이 될 수밖에 없다.

– 지적한 것처럼 사실상 방심위는 여권의 입김이 반영되는 구조다.

그렇다. 그래서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의원 선정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다수 야당이니까 배정된 위원 추천 권한 여당 6: 야당 3이 아니라 여당 5: 야당 4로 바꿔 자신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에 자신이 다수당이었을 때는 없었던 주장이다.

자신에게 위원 추천권을 한 명 더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자신에게 위원 추천권을 한 명 더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 방심위원들의 전문성은 어떻게 판단하나. 

위원의 전문성에 관해서도 대부분은 전통 언론(신문, 방송) 경력자나 학자 출신으로, 기본적으로 언론, 방송의 수준에서 표현물을 보시다보니 보수적인 심의가 되는 것 같다.  거기에 평균 연령은 59세, 전원이 남성이다.

쉽게 말해 인터넷 세대가 아닌 분들이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젊은 세대의 문화를 대변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국가기관의 검열이라는 본질적인 문제 외에 불가피하게 현행 제도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면 위원 구성의 불합리성을 해결해야 한다.

인터넷도 모르는 통신에 관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남자로만 구성된 방심위.전문성 없이 나이 많은 남자로만 구성된 방심위.

–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판단하나.

판단하는 사람의 주관이나 자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심의기준이 많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특히 ‘유해’ 정보 심의가 그렇다. 지난 정권에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정보”라고 해서 사드가 유해하다는 게시물이 삭제됐고, 세월호 사건에 국정원 관련돼 있다는 게시물도 삭제한 적 있다. 남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직접 위협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이어야 하는데, 단순히 북한 매체를 인용한 것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다른 나라들처럼 아동 포르노, 마약 등과 같이 ‘명백한 불법정보’로 심의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

– 여론은 어떻다고 보나.

사회적으로 유해한 표현물에 대해 국가가 이를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은 것으로 안다. 과도한 주장이나 욕설이 나오면, 국가가 차단할 권한을 줘야 하지 않나는 생각을 가지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건전하다 불건전하다 이런 추상적인 가치에 대한 판단을 국가에 맡겨 버리면 국민 스스로 자신을 유아로 대해 달라는 것과 같다. 자신을 국가의 훈육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일이 된다. 일을 하면서 적잖은 시민들께서 국가의 권위에 의존하는 수동적 인식을 표할 때마다 힘들었다.

– 그런 시민의 입장을 이해되는 면이 있는 게, 최근 특히 인터넷 방송 가운데 금전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대단히 폐륜적이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령, 한 여성을 죽이겠다고 쫓아다니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중계한다던가 하는 일이 있지 않나(김윤태 사건).

이런 환경에선 국가가 좀 더 엄격하게 검열이 됐든 뭐가 됐든 규제할 필요할 필요가 있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 같다. 김윤태 사건 경우, 경찰의 솜방망이 처벌에 분통이 터진다는 분들도 많다.

미디어나 인터넷 서비스의 잘못이 아니다. 어떤 사회적 문제가 어떤 미디어(가령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사회적 문제가 이들을 통해 유통될 때 해당 서비스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그 ‘행위자’의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게 필요하다.

규제 대상이 불법 행위자가 아니라 그 행위자가 사용한 수단(플랫폼)에 집중되는 게 문제다.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 행위(자)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가령, 김윤태 사건을 예를 들면, 그 행위자와 그런 행위를 부추기도록 돈을 준 사람, 즉, 구체적인 행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벤지 포르노도 마찬가지다. 행위자를 찾아서 엄격하게 처벌해야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사이트를 차단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살인 범죄 여자 여혐 증오 혐오

 

유튜버 살해 협박 생방송 사건 (일명 ‘김윤태 사건’ 혹은 ‘갓건배 사건’)

  1. 여성 유튜버 ‘갓건배’는 한국 남성을 혐오하는 표현이 주종을 이루는 게임 방송을 진행.
  2. 이에 일부 남성 유튜버(신태일, 김윤태 등)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갓건배를 공개 비난.
  3. 특히 ‘김윤태’는 갓건배를 살해하겠다며 찾아다니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방영(2017. 8. 10).
  4. 갓건배 살해 협박 생방송 보던 네티즌이 경찰에 신고.
  5. 경찰은 생방송을 끝낸 김윤태를 경기도 인근에서 연행함.
  6. 경찰은 김윤태에게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범칙금 5만 원 부과하고, 김윤태는 풀려남.

 

– 유튜버 살해 협박 생방송 사건을 예로 들면, 그런 불법적이고, 폐륜적인 행위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은 아주 큰데 비해서 이를 규제하는 규제(경찰의 과태료 5만 원)는 매우 약해서 이런 폐륜과 불법을 사회 시스템이 부추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모든 행위의 원인으로 제도를 탓하면 그 인과관계가 너무 넓어지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고민하는 문제지만, 결국은 답이 없는 문제다. 어떤 서비스 규제나 표현물 검열로 갈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피상적일지 모르지만, 시민의 의식을 고양하는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로 본다.

– 유튜버 살해 협박 생방송 사건에서 그 불법의 크기는 어느 정도로 판단하는가.

어떻게 보면 김윤태는 그저 상업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반인의 관음증을 이용해서 자극적인 동영상을 만들어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살인미수나 살인 예비음모까지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방송 내용이 피해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협박죄’로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 인간의 관음증은 사라질 수 없는 사회악 같은 속성인데… 결국은 ‘우리 안에 있는 악마’와의 영원한 싸움이 될 것 같다.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 가령, 중학생 조카가 이런 동영상을 보면서 돈을 내고 싶다고 했을 때 이모로서 어떻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결국, 가정이 해야 하는 문제다. 아이들은 유해한 환경에는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출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노출된 것을 발견했을 때, 이를 다행으로 생각해서 계속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모든 혐오표현에는 반드시 피해자가 있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다.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자정하고 공감능력을 키우고 판단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출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랑') http://lgbtpride.tistory.com/658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출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랑’)

– 이런 토론과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요즘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지는 것 같다. 별풍선 막는다고 해서 마음속에 있는 증오나 혐오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 드러난 사상과 표현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사회적 문제를 열린 토론의 장에서 비판하고, 대화해야 한다.

– 끝으로 한마디.

국민 스스로가 주체성을 가지고 어느 것이 유해한지 판단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국가가 그걸 1차적으로 재단하고 차단하고 금지해버리면, 그러한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결국, 국민은 국가가 보여줄 수 있도록 ‘허락된’ 정보만을 접하게 된다.

촛불혁명을 성취한 국민이다. 자주성을 가지고 사안마다 구체적으로 또 주체적으로 우리 스스로 먼저 판단할 수 있다면 좋겠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모습. (2016. 11. 19. 광화문, 사진 제공: 옥토)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모습. (2016. 11. 19. 광화문, 사진 제공: 옥토)


  1. Martyn Williams
  2. 2017. 4. 21. 선고 2016구합62993
  3. 서울고등법원 2017.10.18. 선고 2017누49388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된 글입니다. (2017.10.23.)

화, 2017/10/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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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줄 모르는 한국소비자원,소비자피해 2년7개월 방치하고도 책임회피 급급해- 분쟁조정과 소...
금, 2017/02/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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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공개를 허하라

법원의 판결문 공개 상황은 처참하다. 전체 판결문의 0.5%만이 임의어 검색을 통해 판결문 전체를 읽을 수 있다. 법원 도서관에서 판결문을 볼 수 있는 컴퓨터는 단 4대뿐이다.

글 | 박경신 (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과는 무엇인가? 사과의 정체성은 다른 것과의 차이에서 현출된다. 사과 혼자 존재할 수 없고 ‘사과성’이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를 둘러싼 관계와 관계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도 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내가 교수로 강의하는 것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를 교수로 보고 들어주는 학생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내가 변호사로 활동하려면 내가 대리할 의뢰인이 필요하다. 내가 한국인이 된 것은 한국인이라는 어떤 특질이 내 안에 있어서가 아니다.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집단을 형성해 한국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해서 그리된 것이다.

여기서 관계란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내가 특정 관계에 있다는 것은 내 개인정보이지만 그 관계에 있는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이기도 하다. 우리는 정보를 그렇게 공유하는 것이 자연 상태다. 우리는 비밀리에 태어날 수도 비밀리에 살아갈 수도 없다. 내가 누군가를 때리면 폭행의 피해자가 생기고 피해자의 가족이 알게 되고 경찰이 알게 된다. ‘내가 상대를 폭행했다’는 정보를 숨기고 싶어도 상대는 그것을 알리고 싶을 수 있다. 프라이버시는 인격의 자연 상태가 아니라 정보 공유의 상태에서 자신을 숨길 자유를 말한다. 자신에 대한 정보를 차단할 자유이다. 그렇다면 정보 공유의 자유, 즉 모든 정보 공유는 정보의 전달로 이루어지고 정보의 전달은 표현이므로 프라이버시는 표현의 자유와 같은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정보 공유를 통한 해방과 정보 통제를 통한 존엄성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망각하고 프라이버시를 자연 상태로, 그 자연을 보호하는 게 프라이버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법원이다.

현재 법원의 판결문 공개 상황은 처참하다. 전체 판결문의 0.5%만이 임의어 검색을 통해 판결문 전체를 읽을 수 있게 공개된다. 물론 법원 도서관에 가면 판결문을 볼 수도 있다. 그런데 5000만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그 컴퓨터는 단 4대뿐이다. 각 법원 홈페이지를 통한 검색? 지면이 아까워 더 말하지 않겠지만 전국 법원 85개를 일일이 따로 검색해야 한다거나 검색 결과 1개를 열어볼 때마다 1000원씩 내야 한다는 점만 알려주겠다.

법원은 판결문을 더 공개할 마음이 없다. ‘판결문에는 성폭행 피해자가 어떻게 성폭행당했는지 자세한 묘사가 있다’ ‘판결문에는 회사의 내부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는 따위 이유를 대는데 이런 것들은 현행법상 영업비밀 또는 사생활의 비밀을 근거로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으면 된다. 이에 대해 법원은 ‘당사자나 관계자가 아니지만 당사자나 관계자의 삶 속에 있음으로 해서 자신의 생활이 드러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고 한다. 예를 들어 당사자가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칼을 ‘부산상회’에서 샀다고 판결문에 적시되어 있다고 하자. 부산상회 주인은 자신이 살인범에게 칼을 팔았다는 개인정보가 자신의 동의 없이 일반에 공개되는 상황에 처한다.


판결문이 공개되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개인정보가 그런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할까? 누구에게 칼을 파는 것이 은밀한 일도 아니고 명예를 훼손당할 일도 아니다. 물론 개인정보는 그런 위험까지 미리 예방하기 위해 정보 주체가 개인정보를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는 디폴트(default) 규칙을 만들자고 나온 개념이긴 하다. 그건 디폴트일 뿐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판결문이 공개되어야 할 정치·경제·인권적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잘못을 하고 용서를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재판도 그런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다. 누군가의 정보가 그 사람의 동의 없이 들어 있다고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지 못한다면 언론사는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관계를 통한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려는 모든 자유를 인정해주려는 것이야말로 가장 보수적인 형태의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이다.

 

* 위 글은 시사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8.03.06.)

수, 2018/03/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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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전화투표부정 공익제보자 해임처분, 2심 재판부도 보복성 징계 인정

서울고등법원, KT의 권익위 보호조치결정 취소소송 항소심 기각
KT는 법원의 결정 수용해 제보자 복직시켜야


2011년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당시 KT의 전화투표요금 부정청구 의혹을 제기한 이해관 전 KT노조위원장에 대한 해임처분의 부당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 전 위원장에 대한 KT의 해임처분을 불이익조치로 판단해 복직 결정을 내린 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KT의 청구를 지난 5월 14일 1심 법원이 기각한데 이어, 오늘(9/22) 2심 법원(서울고법 행정4부, 부장판사 지대운)도 KT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해관 전 위원장은 2012년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이며,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박흥식 중앙대 교수)는 그간 이 전 위원장에 대한 KT의 징계처분의 부당성을 알리고, 복직을 위해 지원활동을 해왔던 만큼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KT의 해임이 공익제보자에 대한 명백한 보복성 징계라는 것이 법원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 된 만큼, KT는 상고를 포기하고 이 전 위원장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

 

이해관 전 위원장은 2011년 KT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를 주관하여 진행하면서, 해외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전화망 안에서 신호처리를 종료하고도 소비자들에게는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한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2012.2)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2012.4)한 공익제보자다. 제보 이후 KT는 이 전 위원장에게 정직2월 처분(2012.3)과 무연고지인 가평 지사로 전보조치(2012.5)를 내렸고, 같은 해 12월에 이 전 위원장을 해임했다. 이 전 위원장은 권익위에 KT의 해임처분에 대해 보호조치를 신청했고, 권익위는 KT의 해임처분을 ‘보복조치’로 인정해  KT에 해임처분을 취소하라는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해 KT가 권익위를 상대로 보호조치결정취소소송을 제기해, 이번 판결에 이르게 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이해관 전 위원장이 신고한 내용이 신고 이후 소관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로 이첩되어 공정거래법상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신고 당시에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했고, 따라서 “누구든지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익신고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한 <공익신고자보호법>제6조에 따라 공익신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 전 위원장에게 내려진 해임처분이 신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이루어졌으므로 신고를 이유로 한 해임을 당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KT의 해임 처분이 ‘공익신고자인 참가인에게 가해진 보복성 조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하고, 이 전 위원장에 대한 ‘권익위의 보호조치 처분 또한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러한 1심의 판단을 2심 재판부도 인정한 것이다. 

 

해임처분 외에도 KT가 이 전 위원장에게 처분한 정직처분과 전보조치에 대해 지난 4월 23일 대법원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로써 이 전 위원장에 대한 KT의 징계 처분이 모두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로 확인된 셈이다. KT는 이번 2심 판결에 따라 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을 수용해 상고를 포기하고, 공익제보자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화, 2015/09/2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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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공익제보자 “보호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환영

2012년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 이해관 전 KT새노조 위원장 
KT는 보복징계 철회하고 이 전 위원장 당장 복직시켜야
사법부가 앞으로도 공익제보자 보호 위한 판결 내려주길 기대해


공익제보자 보호에 정당성을 부여한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어제(1/28) 2012년 KT의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전화투표 조작'을 제보했다가 해고된 이해관 전 KT새노조 위원장에게 내린 권익위의 복직명령(보호조치)이 정당하다는 원심의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KT가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청구한 “공익신고자보호조치결정취소” 소송을 기각한 것이다.
그간 KT의 부당한 징계를 지적하고, 이해관 전 위원장을 2012년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하는 등 공익제보자 지원활동을 이어온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을 매우 환영한다. 사법부가 앞으로도 공익제보자 보호에 의지를 갖고 상식에 맞는 판결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또 이번 판결로 KT의 해고가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이었음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만큼, KT는 공익제보자를 탄압했던 행태를 반성하고 이해관 전 위원장을 당장 복직시켜야 한다.

 

이해관 전 위원장은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를 주관한 KT가 해외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전화망 안에서 신호처리를 종료하고도 소비자들에게는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는 의혹을 2012년 언론과 국민권익위에 신고했다가 그해 12월 해임처분을 받았다. 권익위는 2013년 4월 해임처분이 공익제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에 해당하므로 처분을 취소하라는 '보호조치결정'을 내렸지만 KT는 이에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징계가 공익제보 행위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KT는 이 전 위원장의 제보 이후 지속적으로 불이익을 가해왔다. KT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직처분을 했고 무연고지인 가평으로 발령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대법원은 KT의 징계 및 전보가 부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해임처분의 정당성까지 사라진 지금, 제보 이후 이 전 위원장에 가해진 KT의 처분은 공익제보자를 탄압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이해관 전 위원장은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라는 권익위의 결정을 받았음에도 실제로는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번 판결로 보호조치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3년이 걸렸다. 해고 이후 취업을 하지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고 계속되는 소송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중되었다. 
이해관 전 위원장의 공익제보행위는 시민의 권익을 위한 것이었고 내부고발이 아니면 알 수 없었던 일이었다. 우리사회에서 공익제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면 시민들의 권익과 안전도 지켜낼 수 없다. 부정과 비리를 덮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탄압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금, 2016/01/2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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