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엔 인권위원회 권고를 이행하고, 국회는 사이버사찰금지법을 제정하라
[사이버사찰긴급행동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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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논평 보기-> 헌재가 국정원 무제한 감청 제동 걸어야 한다
6월 28일 장관 인사청문회를 마친 국방부장관 후보자 송영무 임명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3당의 반대로 여당의 29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도는 일단 무산됐다.
우파 정당들이 송영무가 군 퇴임 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자문료로 월 3천만 원씩 받은 것을 놓고 “도덕적 흠결”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박근혜 정부의 총리 황교안은 검찰을 나온 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17개월에 17억 원이나 받았다. 이 중에는 박근혜의 초대 법무부장관 지명 후 보너스로 받은 1억 원이 포함돼 있다. 자유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옛 새누리당 시절에 이 황교안을 청문회에서 얼마나 감싸고 돌았던가? 이명박 정부의 정권형 비리를 “4자방 비리”라고 부른다. 4대강, 자원 외교, 방위산업 비리를 줄여 부르는 약자다. 방산 비리 정권의 여당이었던 자들이 방산 브로커가 국방부 장관이 돼야 하겠냐는 건 또 얼마나 역겨운가?
그렇다고 해서 진보·좌파가 송영무의 임명에 찬성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송영무와 유관된 방산업체들이 이런저런 소송 과정에서 법무법인 율촌에 의뢰를 한 것이 수상한 것은 사실이다. 대형 법무법인이 자문료를 월 3천만 원씩 지급하면서 더 큰 수익을 대가로 바라지 않았을 리는 없다.
무엇보다 (설사 직접 연루된 비리가 없더라도) 방산업체의 고문으로 일한 것을 “방산업체의 수출에 도움을 준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짜 문제다. 무기 수출을 늘리는 것 자체가 전쟁을 부추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송영무는 28일 청문회에서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에 이렇게 답변했다. “[군사력이] 웬만큼 갖춰졌을 때 환수할 수 있다.” 핵심 취지는 한국군의 군비도 확충하겠다는 것에 있었다.
이 나라 인구의 5분의 4가 박근혜의 퇴진에 찬성했을 때에는 박근혜의 냉전적이고 호전적인 대결 정책과 친제국주의 정책에 대한 불만과 분노도 있었다. 그런데 새 정부에서 북한을 국가로도 안 본다며 호전적 언사를 거리낌없이 하고 국제 무기상 노릇을 한 것을 자화자찬하는 인물이 기용되는 것을 두고 봐야 하는가?
그 점에서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이 당론과도 달리 송영무의 장관 임명을 찬성하고 나선 것은 잘못됐다. 김종대 의원은 “도덕적으로 의심이 가지만 … [국방 개혁에] 이만한 인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군비를 늘리고 남북 대결을 부추기는 국방 ‘개혁’은 누굴 위한 것인가? 그가 육군 출신이 아닌 게 개혁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김종대 의원은 군 동성애 차별 금지 등에 송영무가 전향적이라는 이유도 들었다. 물론 군 동성애 차별은 당연히 금지돼야 한다. 그러나 그 사유 하나만으로 특권형 부패 의혹에, 호전적 대북 정책과 군비 확대를 추구하는 위험한 인물을 장관으로 지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동성혼을 지지했다고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벌이는 오바마를 지지하며 제국주의자들의 이미지 세탁에 도움을 주는 서구의 성소수자 운동 주류와 다를 바 없는 논리다.
문재인 정부는 송영무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2017년 6월 29일
노동자연대
6월 8일 유엔(UN) 의사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데이비드 케이(David Kaye)는 현재 진행중인 통신자료 제공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해, 이 제도가 국가기관이 영장 없이 이용자의 정보를 취득하게 함으로써 익명 표현 및 통신의 자유 침해한다는 내용의 제3자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데이비드 케이,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통신자료 제공 제도란 수사기관 등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이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통신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및 제4항을 말한다. 이 제도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지 않고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취득할 수 있게 하고 있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의 우회 수단으로 남용되어 왔다. 2016년 5월 18일 시민 500명은 해당 전기통신사업법 조항들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으며, 이에 대해 지난 4월 19일 국제적 인권단체인 아티클19(ARTICLE19)과 프라이버시인터내셔널(PRIVACY INTERNATIONAL)이 먼저 제3자 의견서를 제출했고, 이번에 유엔 특별보고관이 세 번째로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6년 3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라이츠콘(RightsCon)에서 케이 특별보고관을 초청하여 무영장 통신자료 제공의 문제점에 대한 패널토론 세션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오픈넷은 2017년 3월에 이루어진 아티클19의 세계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원칙의 발표에 자문단체로 참여하였다. 이 원칙은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가 상호 지지적인 관계임을 천명하고 있다. 오픈넷은 2015년초부터 프라이버시인터내셔널과 통신자료제공제도의 문제점에 관한 UN기관 제출 문서에 공동작업을 한 바 있다.
헌법소원에 제출된 세 의견서 모두 한국에서 통신 감시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에 우려를 표하면서, 통신자료 제공 제도가 명백한 국제인권법 위반이라는 점에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티클19의 의견서는 ‘통신자료 제공 관련 조항은 요청 이유에 대한 명확성이 결여되어 있고 영장이나 정보 주체에 대한 통지 등 아무런 절차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필요성과 비례성이 충족되지 않아 인권침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프라이버시인터내셔널의 의견서는 ‘익명성도 개인신상정보에 대한 일종의 프라이버시권이기 때문에 단 한 명에 대한 익명성 침해라도 다른 프라이버시권 침해과 마찬가지로 법원 등 독립적인 기관의 명령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데이비드 케이 특별보고관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 규약”)’ 제19조 제2항이 익명 표현 및 통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제19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자유권 규약의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국가기관이 이용자 정보를 취득할 때 익명 표현 및 통신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 결론적으로는 ‘국가기관이 영장 제시 없이 이용자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는 자유권 규약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의무와 국제적인 합의에 위반하여 익명 표현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 1인당 정보 요청 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현실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험을 악화시킨다’고 하면서,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우려를 신중하게 고려해 판단할 것을 촉구했다.
오픈넷은 2015년 1월부터 참여연대와 함께 이통사 통신자료 제공 알권리 찾기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2016년 6월에는 시민 22명을 대리하여 국정원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위법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해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시민사회의 노력의 결과로 통신자료 제공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6월 5일 미래부가 발표한 2016년 하반기 통신자료 등 현황자료를 보면 통신자료 제공은 전화번호수 기준으로 알 권리 찾기 캠페인이 시작된 2015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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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
201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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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
하반기 |
상반기 |
하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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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수 |
5,901,664 |
4,675,415 |
4,480,266 |
3,792,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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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수 |
560,027 |
564,847 |
574,769 |
534,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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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1건당 전화번호수 |
10.5 |
8.3 |
7.8 |
7.1 |
현재 국회에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 개선을 위한 다수의 통신비밀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오픈넷은 2014년 12월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과 함께 통신자료 제공 폐지를 포함한 사이버사찰방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쯤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입법이 이루어질지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연간 800여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개인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2016년 한 해 국민 6명당 1건의 통신자료 제공이 있었던 것인데, 의견서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유사한 제도가 있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위헌임이 명백한 제도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해법은 제도 자체의 폐기이다. 헌법재판소는 국제인권법과 헌법에 위배되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에 대해 과감하게 위헌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2017년 6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첨부. 미래부 보도자료-16년 하반기 통신자료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글 | 안상욱
○ 일시: 2018. 5. 15(화) 저녁 7:00 ~ 8:30
○ 장소: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 1층 001스테이지
○ 주최: 사단법인 코드, 오픈넷
○ 후원: 구글 코리아, 메디아티
5월15일 스승의 날 저녁 7시 서울시 혜화동 공공그라운드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1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001스테이지가 가득찼다. 사단법인 코드(CODE)와 오픈넷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두 거장을 한 자리에 초청했기 때문이다.
TCP-IP 프로토콜을 설계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Vint Cerf) 구글 부사장과 미국 다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인터넷을 연결한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박사가 10년 만에 한국에서 만났다. 인터넷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두 거장은 지금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신중하면서도 과감히 논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문수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교수도 함께 해 논의를 이끌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말이면 전 세계 인구 50%가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다”라며 “인터넷이 확산되며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담을 참관하는 이도 “사용자이자 콘텐츠를 생산∙유포∙전달하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인터넷을 구성하는 사람이기에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모든 해결책을 마련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도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토론을 마치길 바란다”라며 참관객을 독려했다.
첫 번째 의제는 지난해부터 한국 IT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블록체인(Blockchain)이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과 전길남 박사 모두 요즘 블록체인이 과도하게 주목받는다고 비판하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블록체인은 기술적 한계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블록체인이 대중이 생각하듯 대단한, 지금껏 존재하지 않던 마술 같은 기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분산 데이터베이스(DB)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분산 DB는 많습니다. 구글도 구글 문서도구에서 활용하죠. 그래서 데이터를 기화를 유지하면서도 여러 복제본을 만들어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같은 문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블록체인은 마케팅 쪽에서 나온 용어가 아닌가 싶어요. 블록체인 기술도 그것의 유용성도 정확히 이해 못하는 것 같아요.”
전길남 박사 역시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잠재력을 지녔다 정도로 얘기해야 할 것 같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전 박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세상에 처음 선 보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을 읽고 느낀 블록체인의 실용적 한계를 지적했다.
“제가 사토시 논문을 보고 이 사람은 이론 차원은 잘 하는데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블록체인 기술은 굉장히 안정적인데, 세상과 접촉(interface)하는 부분은 (보안이) 안 되는 겁니다. 지난 2~3년 사이 암호 화폐 관련 사고 보니 그래요. 실전 개발자라면 이런 쪽을 신경 쓸 텐데 사토시는 그 쪽 경험은 별로 없는 사람 같아요.”
인터넷이 제2의 인터넷 혹은 가치의 인터넷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이냐는 조산구 코자자 대표 질문에 전길남 박사는 블록체인과 인터넷은 층위가 잘못된 비교라고 답했다. 전 박사는 블록체인은 인터넷이 아니라 웹에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위에서 작동하는 인프라 스트럭쳐라는 얘기다. 전 박사는 5~10년 뒤에야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론을 미뤘다.
빈트 서브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를 안정적으로 기록하는 기술은 블록체인 말고도 여럿 있기에, 이 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이런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집중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우리가 지금 사업할 때 인터넷이 연결될 지, 전기가 들어올 지 걱정하지 않잖아요.”
두 번째 의제는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미국에서 망중립성이라는 이슈가 어떻게 대두됐는지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현재 논란이 불거진 이유를 설명했다. 전길남 박사는 국가 간 망사용료 분담 문제인 피어링 프랙티스(peering practice)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는 무선 통신이 유선을 능가하는 5G 시대를 맞이해 망중립성의 정의가 바뀔 수 있는지를 간략히 짚고 넘어갔다.
망중립성의 역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90년대 중반 미국에서 다이얼 모뎀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고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는 8000여 곳에 달했다. 거대 자본력이 필요한 광대역 서비스가 21세기 초반 상용화되며 인터넷 사용자의 선택 폭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도심이 아니면 1~2개 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할 지경이 됐다. 독과점 시장을 형성한 ISP가 타사 서비스에서 오는 트래픽을 의도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일도 생겼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런 세태가 미국 소비자가 선택할 자유를 침해하는 반경쟁 행위로 판단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같은 대역폭을 제공하라는 망중립성 규제를 마련했다.
여기에 갈등의 씨앗이 심겼다. ISP에는 통신사만 있는 게 아니다. 지역 케이블 방송을 제공하던 케이블 회사도 광대역 망을 활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FCC는 두 가지 회사가 모두 똑같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ISP로 보고 통신사와 방송사를 같은 미규제 부문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독과점 ISP가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하는 문제가 생기자 FCC는 케이블사와 통신사 양쪽에 똑같이 망중립성을 지키라는 의무를 부여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은 인터넷 서비스를 미규제 부문으로 설정했던 FCC가 이제 와서 ISP에 망중립성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판결했다. 그래서 오는 6월11일 FCC는 ISP에 다시 미규제 지위를 주려 한다. 인터넷 업계는 이를 망중립성 폐기로 보고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를 포기한다는 지적이다.
전길남 박사는 국경을 넘는 인터넷 트래픽 처리 비용을 어느 쪽이 부담하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전 박사는 미국과 한국 사이 인터넷 연결 비용이 1년에 100억 원에 달한다며 이를 모두 한국 ISP가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비용은 한국 회사가 100% 부담하는 반면, 국제 트래픽 70~80%는 유튜브 등 미국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전 박사는 꼬집었다.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는 미국이 한국과 미국 사이 심해 통신 케이블을 구축했으며, 구글이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캐시 서버 센터를 구축해 유튜브 등 서비스에서 자주 발생하는 트래픽을 처리해 국제망 트래픽을 억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길남 박사도 구글이 50여개국에 미러링 기술을 제공하고, 15~20개국에 국제 트래픽 비용을 기부한다며 “구글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의제는 차세대 무선통신 규격인 5G였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5G가 현존 인터넷 접속 도구를 대체하는 무선 통신으로서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평했다. 또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실험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지켜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망중립성 원칙은 5G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전길남 박사는 유선에서 무선으로 넘어가는 5G 시대를 계기로 국제 트래픽을 새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무선 인터넷이 기본값이 되는 5G 시대에 “국제 트래픽을 새로 정의하는 일이 국제적 기여가 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김기창 교수는 5G 시대에 국제 망사용료 문제가 역전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5G 기술은 한국이 주도해 개발하고 상용화했기에 네트워크 인프라를 투자한 한국 통신사가 해외 ISP에 추가 비용을 징수하는 일이 타당한지 새로 논의해야 한다는 논지였다. 하지만 구축한 무선망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 역시 한국 사용자이기에 누구에게 얼마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이런 의사 결정를 위해 ISP가 주장하는 통신 원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시 서버와 콘텐츠분산네트워크(CDS)가 많이 구축된 요즘은 국제 트래픽이 거의 균형을 이루기에 어느 쪽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부담시키는 일이 합당한 주장인지 따져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네 번째 의제는 사생활 보호와 독과점 등 인터넷의 부작용이었다. 김기창 교수는 누리꾼 대다수가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면서도 무엇에 동의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동의 매커니즘이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누리꾼 교육, 소비자 보호 규제, 사물인터넷(IoT) 등 세 가지로 나눠 사생활 보호 문제를 파악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C)이 5월25일부터 소비자 데이터 보호 규제 GDPR을 도입해 인터넷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가공해 어디에 활용∙제공하는지 더 명백하게 알려주듯 누리꾼을 교육하고, 자기 정보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물인터넷 시대에 각종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네트워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길남 박사는 한국 사회가 과도하게 기술친화적이라고 지적하며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근본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지 확인하고 견제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였다. 빈트 서프 부사장 역시 모든 SW에는 버그가 있기에, SW로 구성된 인터넷 역시 필연적으로 오류를 안고 있다며, 이를 끊임 없이 보완하려면 프로그래밍과 비즈니스 수업 시간에도 윤리 과정을 반드시 넣어 자체 생태계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이 소수 글로벌 업체에 종속돼 간다는 지적에 빈트 서프 부사장은 “지금 거대 기업이 내일까지 거대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라며 노파심이라고 일축했다.
전길남 박사는 인터넷을 처음 만들 당시에는 HW 원가가 너무 비싸 보안보다 성능을 중시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며, 인터넷의 유용성과 보안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5~2030년이면 사이버 범죄 시장이 5조 달러로 세계 경제 3~5%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시장의 힘이 비윤리적 이윤을 좇는 쪽으로 발현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fake news) 역시 최근 주목 받는 주제였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과 2017년 한국 대선 모두에 가짜뉴스를 생산해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기창 교수는 이런 경향이 발전하면 선거철이 “대선 후보가 아니라 심리 분석 기술(알고리즘)을 보유한 컨설팅 회사 사이 싸움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가짜뉴스나 AI 오남용 등 인터넷의 부작용을 낳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의 잠재력을 그릇된 방향으로 발현시키는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발전 자체에 역행할 수는 없으니, 사용자의 비판적 수용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콘텐츠를 볼 때 콘텐츠 작성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입증할 증거가 있는지 평가할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녀에게 비판적 사고를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노력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온라인에서 여러 정보를 접하는데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사용자가 나쁜 콘텐츠를 걸러낼 능력을 보유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능력을 발현할 도구를 제공하고, 활용하도록 독려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전길남 박사는 빈트 서프 부사장보다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술이 더 강해지는 반면 이에 대응할 사회는 빈약한 상태기 때문이다. 전 박사는 지난 1년 동안 AI의 사회적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연구하는 모임 AI & Society를 개설하려 했으나, 사람을 모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AI 영향력을 연구한 논문도 영국이나 미국 학계는 활발히 발표하나 한국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이 다소 과도하게 기술 친화적입니다. 기술을 너무 쉽게 포용합니다. 한중일이 세계적으로 경제 규모나 기술 규모도 큰데, 그 효과를 어떻게 통제할지는 연구가 빈약합니다. 우리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직 저는 AI & Society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오늘(8월 22일) 서울지방경찰청장 이상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 중 일부 평의원회 교수와 교직원들을 “감금”한 혐의로 학생 3명을 소환통보를 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고 오늘 오후 총학생회장 최은혜, 부총학생회장 이해지, 사범대 회장 허성실 학생에게 소환 통보 메시지가 왔다.
그러나 당시 학생과 평의원회 교수들 사이의 대치 상황은 학교 당국이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위한 학칙 개정을 평의원회에서 졸속으로 논의하려 했기 때문에 벌어졌다. 지난 2년간 최경희 총장이 추진한 여러 학사 행정과 마찬가지로, 평생교육 단과대학도 밀실 속에서 논의됐고 학생들은 아무런 손쓸 틈도 없이 이를 통보받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본관으로 몰려가 평의원회를 중단시킨 것이었다.
또한 지난 3월 프라임 사업 지원에 대한 항의 때 학생들은 보직 교수가 ‘수업 갔다 온다’며 뒤통수 치고 도망가는 일을 겪은 바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이번에도 교수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서 자기들끼리 결정할 수 있다고 여겨 평의원회 교수들에게 즉각 철회를 확답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치 당시 평의원회 교수들은 ‘학생들과는 대화할 필요를 못 느낀다’, ‘4년 뒤에 졸업하는 학생이 왜 학교의 주인이냐’며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 교수들의 태도에 학생들은 더욱더 분노했다.
감정적으로 매우 격해지고 상처받은 상황이었지만 본관 농성 학생들은 교수들에게 휴대전화 충전기도 제공했고, 구급차를 부른 교수와 교직원의 퇴거를 막지도 않았다.
사태의 근원적 책임은 일찍이 교육자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 주지 않은 학교 당국에 있다. 학생들의 항의가 정당했다는 것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백지화와 최경희 총장의 사과로 이미 입증됐다.
경찰의 학생 소환은 농성 중인 학생들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다. 7월 30일 학생을 대상으로 경찰병력 1천6백 명을 투입한 것에 대한 사회적인 지탄이 큰 상황에서, 경찰 자신의 잘못을 물타기 하기 위해 속죄양을 잡아야 한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또한 경찰은 소환된 학생들을 압박해서 본관 점거 주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캐내려 할 것이다. 소환된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을 씌운다고 협박해서 그가 자신이 주도자가 아니라고 하면 ‘그러면 누가 주도자냐?’며 어떻게든 유도신문으로 정보를 캐내려 할 것이다.
그렇기에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소환 대상 학생들은 부당한 소환에 최대한 불응하는 게 좋겠다.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찰은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학생들을 소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시도 자체에 응하지 않는 게 더 효과적이다.
나중에 불가피하게 소환에 응하더라도, 경찰이 자신들한테 유리하게 정보를 얻어 내지 못하도록 묵비하는 게 본관 점거 농성을 방어하는 일이다.
경찰의 소환 통지는 ‘총장과의 대화’ 천막을 본관 옆에 마련하는 등 농성 학생들과 소통하겠다는 학교 당국의 태도가 위선임도 보여 준다.
학교 당국은 오늘도 공문을 보내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경찰 조사에서 일부 평의원회 교수들은 학생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경희 총장은 자신은 경찰을 부른 적이 없다며 경찰에 학생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냈지만, 이는 최 총장 명의로 병력 요청 공문이 왔다는 서대문경찰서의 진술과 모순된다.
앞에선 대화하자면서 뒤에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를 학교 당국의 태도를 농성자들이 믿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경찰은 소환 조사를 즉각 중단하라!
2016년 8월 22일
노동자연대 이화여대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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