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박근혜 정부 11개 규제완화 문제점
박근혜 정부 11개 규제완화 문제점 보고서 발표
박근혜 정부는 시대 과제인 경제민주화와 시민의 존엄과 안전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규제완화 폐기해야


정의당과 민변, 참여연대, 전국‘을’살리기기국민운동본부, 김제남 의원(국회 산자위)은 8월 20일(목)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롯데사태를 통해 본 재벌개혁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최근 롯데그룹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두고 오너 일가의 볼썽사나운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제 간 극한대결을 펼치면서 그동안에도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어왔었던 재벌가의 치부가 다시 한 번 밝혀지고 폐쇄적 세습경영의 한계가 잘 드러났다 할 것입니다.
이번 토론회는 이른바 ‘롯데 사태’과 관련하여 △재벌의 부적절한 소유구조 △재벌 개혁의 구체적 방안 △재벌의 사회적 책임 실현 범위와 내용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고,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와 참여연대 이헌욱 민생희망본부장의 인사말을 필두로 하여 발표1, 발표2, 토론의 순서로 진행될 것입니다.
첫번째 발표자인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롯데 사태로 드러난 재벌 지배구조의 문제와 개혁과제’라는 주제로 현재의 재벌 지배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가할 예정입니다. 이어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성진 위원장은 ‘재벌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사회공동체를 위해 재벌이 필수적으로 수행할 책무를 설득력있게 제시할 예정입니다.
토론자는 총 4명인데 전국‘을’살리기비대위 신규철 집행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민주노총 이창근 정책실장, 정의당 이승민 정책연구위원 등이 차례로 나서 재벌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논점과 개혁 방향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 별첨 1 : 토론회 기획안 및 개요
※ 별첨 2 : 롯데그룹의 사회적 책임 촉구 및 롯데재벌 개혁을 위한 5대요구안
어제(10/8)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지난 2018.9.20. 국회를 통과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하 “기촉법”)을 의결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하 “인터넷은행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이하 “규제프리존법”)을 포함한 규제샌드박스 3법 등을 공포했다. 이들은 모두 ▲재벌에 대한 특혜, ▲관치금융 적폐의 연장, ▲행정부에 대한 입법권의 과도한 이양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적 반대가 만만치 않았던 법들이다. 참여연대 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들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고, 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날인 2018.9.21.에는 다른 노동·시민단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제 법안의 국회 통과를 처음 추진했던 것처럼 이들을 최종적으로 우리 사회의 제도로 만들었다. 이는 규제완화가 가져올 결과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낙관적 전망에만 기댄 무모한 선택이다.
이번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법들의 실상은 재벌에 대한 무분별한 특혜와 우리 경제의 대표적인 적폐인 관치금융의 연장일 뿐이다. 이런 특혜는 한 번 제도화 하면 커다란 경제위기와 같은 비극적 사태가 없는 한 돌이키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문재인 대통령에 보조를 맞춘다면서 이를 반대하는 의원들의 정무위 배제, 원칙 없는 밀실 야합, 의원총회 합의 도출 없는 당 강령 파기, 반대하는 시민들의 국회 출입 선별적 통제 등 박근혜 정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민주성과 폭력성을 보였다. 민간의 활력을 위한 규제혁신을 외치면서 역설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가차 없이 배제한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문제 법들에 대한 거부권 행사 요청을 외면하고, 결국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이들의 폐기와 또 다른 문제법안의 국회 통과 저지를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임을 분명히 한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공포가 의결된 인터넷은행법은 우리나라 금융감독의 오래된 원칙인 은산분리 규제를 형해화(形骸化)하면서 재벌에게 은행소유의 문호를 개방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ICT 기업에는 은행소유를 허용하되 재벌의 은행소유는 막겠다고 주장하지만 ICT 기업이 동시에 재벌이기도 한 현실에서 이런 구분은 그 자체가 어설픈 궤변일 뿐, 절대로 현실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없다. 대통령 스스로 대선 후보 시절,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현행 은행법 하에서 인가받은 은행법상의 은행이고, 특정 기업을 위해 섣불리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갈파한 뒤, 불과 1년 여 만에 이런 상식을 뒤집은 것이다. 사실상 재벌인 ICT기업에 은행 소유를 허용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재벌의 은행 소유를 봉쇄한 것 같은 모양새를 연출하기 위해 갖가지 꼼수를 부렸다. 그 대표적인 부분이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정책목표의 구체적 내용을 아무런 가이드라인 없이 시행령에 백지위임하고, 또 동시에 “부대의견”을 통해 ICT 기업이라면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인가 요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배제조항을 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부대의견이 법률을 압도하고, 그에 따라 법률에 배치되는 위법한 시행령을 통해 현실을 규율하는 금융감독의 무법상태를 연출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정책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관치금융의 상징인 기촉법이 규제혁신의 홍수 속에서 은근슬쩍 부활한 것 역시 크나큰 문제다. 관치금융은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지적했듯이 정부가 모피아를 동원해서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에 ‘감 놔라 대추 놔라’ 식으로 개입했던 지난 개발연대의 유물이다. 따라서 이 법은 관치금융이라는 금융분야 적폐청산을 위해서 폐지해야 할 대표적인 법안이었고, 올해 6월말을 계기로 일몰이 완료된 이후에는 ‘법원과 자본시장을 이용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선진적 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을 모색했어야 마땅하다. 만일 국가가 다른 정책적 목표를 위해 기업 구조조정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면, 부실기업이 회생절차에 편입되어 금융기관등 기존의 채권자가 응분의 부실책임을 모두 떠안은 이후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채권자의 부실책임 분담, ▲공적자금 투입규모 최소화 그리고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생목적 활용 등의 측면에서 훨씬 더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마치 모피아에 의존하지 않고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는 양, 기촉법을 부활시켰다. 그것도 2년 한시법이 아니라 슬그머니 5년으로 그 기한을 늘렸다. 이제 이번 정부는 무슨 논리로 대우조선해양에 막대한 규모의 공적자금 지원을 결정한 ‘서별관회의의 문제점’을 단죄할 것인가. 인터넷은행법 통과를 통해 케이뱅크 인허가의 문제점을 은폐한 것처럼, 기촉법의 부활을 통해 지난 정부가 서별관회의를 통해 주도한 대우조선해양 지원에 대해서도 그대로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한 번의 잘못으로 도입된 제도를 청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은행법과 기촉법 통과가 지난 박근혜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은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규제프리존법은 지난 박근혜 정부가 벌이려고 했던 미래의 정책 실패를 현실화 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법은 “관련 법령이 모호하고 불합리하거나, 제한규정 등으로 사업화가 어려운 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사업자가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신청하면 민관합동 심의위원회(위원장 : 관계부처 장관) 심의를 거쳐 특례(2년 이내, 1회 연장 가능)를 부여”하는 법이다.
이 법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그 법률의 취지를 이어받은 하위 규범을 행정부가 사실상 좌지우지하겠다는 점이다. 법률이 모호하거나 불합리하면 국회가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고, 반대로 법률은 명확하지만 시행령 등 하위 규범이 잘못되었다면 정부가 이를 사전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바로잡으면 된다. 그런데 이 법은 이들을 하나로 뭉뚱그린 후 사업자의 신청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장관이 특례를 부여하거나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명백하게 국회의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훼손하는 법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규제프리존법과 함께 공포안이 의결된 나머지 규제샌드박스 3법인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산업융합 촉진법」도 궤를 같이 하는 문제다.
두 번째 문제는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사업자의 목소리는 체계적으로 보장되는 반면, 기존 규제가 보호하고 있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장치는 없다는 점이다. 이 법에 따르면 규제특례가 일단 인정되는 경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자신의 의사나 선택과 관계없이 무조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기본권을 적용받는다. 개인정보보호라는 기본권을 예로 들면 규제특례가 허용된 지역의 거주민은 사용자가 일정한 비식별화 조치를 하기만 하면 다른 지역의 거주민과는 달리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문제는 비식별화 조치가 과연 개인정보인지 아닌지에 대하여 우리 사회의 합의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국가가 개인의 의사도 묻지 않고 개인에게 별도의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특정지역의 국민들에게 여타 지역의 국민들과는 차별적인 기본권 보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가이다. 환경개발과 같이 지금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미래세대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를 지방자치단체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행정편의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여 새로운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대신 박근혜 정부가 물려준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지난 2018.10.5.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TBS의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하여 “진보진영은 어째서 2002년 만들어진 현행 은행법 은산분리를 한 글자도 고치면 안 되는 금과옥조로 취급하는지 모르겠다”(https://bit.ly/2C1kjYA)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미국식 파산제도, 독일식 노사제도, 스웨덴식 복지제도 등이 진보진영 개혁의 골격”이라며 “하나하나는 바람직한 제도지만 이를 모두 묶었을 때 효과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지 고민할 때가 됐다”며 진보진영 내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금고화에 대한 기억을 쉽게 지울 수는 없겠지만 지난 30년간 산업자본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며 “금융감독당국의 금융그룹통합감독시스템 등 사금고화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이번 규제혁신을 바라보는 정부 고위직의 거의 유일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다른 부처의 업무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그 말 속에 담긴 오만함과 자기모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진보진영이 2002년에 만들어진 은산분리를 한 글자도 고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2002년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은행과 금융기관을 사금고로 활용하거나 지배구조에 동원하는 재벌의 관행이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이 변화가 없는데 변화하지 않는 현실의 방어막을 고수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제대로 된 비판이 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또한 진보진영의 정책대안이 이 나라 저 나라의 좋은 제도를 짜깁기 한 것일 뿐, 전체적으로 통일적인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본인이 주장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상당 부분 유럽식 규제철학에 근거하는 것으로 미국식 은행감독 원리를 반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은행법의 사각지대를 자동적으로 보충해줄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통과된 기촉법은 그저 관치금융의 유산일 뿐으로 미국 연방파산법의 골격을 상당 부분 수용한 우리나라의 현행 통합도산법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법이다. 게다가 규제프리존법이 채택한 “비식별화 조치만 취하면 개인정보 보호의 예외”라는 정책방향은 정작 유럽이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취지에는 기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요약하면, 규제혁신을 위한다면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법들이 우리나라의 현행 규제체제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제 관행과도 수미일관한 통일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작금의 입법파동을 거치면서 제대로 된 입법 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처럼 근거가 희박한 ‘진보진영 때리기’나 문 대통령처럼 ‘무조건적인 규제혁신 추구’ 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대통령이 원하니까 우리는 간다’는 정도의 즉물적인 입장 표명만이 있었을 뿐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야당과의 교섭에서 타협할 것과 지킬 것을 구분하는 정치력을 보이는 대신, 이를 반대하는 의원의 정무위 배제, 원칙 없는 밀실 야합, 의원총회 합의 도출 없는 당 강령 파기, 반대하는 시민들의 국회 출입 선별적 통제 등 박근혜 정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민주성과 폭력성을 보였다. 특히 2018.9.20.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아무런 정당한 사유도 없이 시민운동가들의 국회 진입을 선별적으로 금지했던 부분은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억압한 것으로, 과연 이 정부가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정부가 맞는지를 의심케 할 정도였다. 이번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허울 좋은 자기변명으로 일관하며 후일 돌이키기 어려운 정책을 비민주적으로 추진하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는 잘못된 제도의 폐지와 또 다른 잘못된 제도의 정착을 방지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을 분명히 한다. 끝.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6일 2018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5대 정책과제로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방지 △대ㆍ중소기업간 공정한 거래기반 조성 △혁신경쟁 촉진 △소비자 권익 보호 △법집행 체계 혁신을 제시했다. 아울러 세부추진과제도 함께 제시해 공정경제를 실현하고 혁신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에 제시한 5대 정책과제 및 세부과제에는 촛불혁명으로 대표되는 국민적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형식적 대책이라는 한계가 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적 권한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진정성있는 대책이 빠져있으며, 소위 ‘갑질’이라 불리는 불공정행위로 고통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 등의 약자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보호 방안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재벌개혁 역시 본질적인 구조개혁 등이 아닌 일감몰아주기 단속과 같은 일부 분야에 한정된 단편적인 수준의 대책에 머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제라도 독점적 권한의 해소, 불공정 행위 피해자의 권리보호, 본질적인 재벌개혁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고 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독점적 권한에 대한 반성과 쇄신의지 없는 정책과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표적인 독점권한이자 병폐로 지적받아온 ‘전속고발제’ 폐지는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제도 자체의 폐지’라는 대통령의 공약을 “공정위 소관 일부 법률에서 전속고발제 폐지”라고 축소시킨 뒤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촛불시민과 대통령의 약속을 후퇴시킨 것이다. 게다가 이번 정책과제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는 아예 빼고, 유통3법(가맹·유통·대리점) 등의 일부 특별법에서의 전속고발권을 일부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폐기하고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을 유지시키겠다는 사실상의 공개선언인 셈이다.
전속고발권 폐지와 함께 대표적인 권한내려놓기로 각 분야의 요구가 많던 타 기관과의 협력방안 역시 이번 대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늘 많은 사건과 민원에 시달려 제대로 된 업무처리가 어렵다는 변명을 늘어놓던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찰과의 협력조사 및 수사, 지방자치단체와의 조사권 분담, 중소벤처기업부와의 협력행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에는 이른바‘자동차 해상운송사 국제담합 사건’에서 공소시효를 불과 17일 남겨두고 검찰에 고발을 해 비판을 받았고, 지난 해 11월에 과징금 372억원을 부과한 ‘자동차 연료펌프’ 담합사건은 아예 공소시효를 도과해 고발조차 하지 못했다. 그 때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타 기관과의 협력에 소홀해 사건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여전히 공정거래법의 집행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자신들만이 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효율적인 법 집행을 하지도 못하면서 권한은 오직 우리들만이 갖겠다는 태도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고자 하는 조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지적된 사항들에 대한 보완책으로서 공정거래법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 검찰・지방자지단체・중소벤처기업부와 같은 타 기관들과의 협력시스템 마련 및 권한 공유 등을 통해 자신들이 독점해온 공정거래법 상의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공정거래법을 전면 개편해 보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하나의 기관이 조사와 심판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적 구조의 문제와 함께, 시장경쟁촉진과 불공정거래피해구제라는 상호 대립되는 역할을 하나의 기관이 맡는 모순적이고 비효율적인 문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공정거래위원회 스스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효율적인 대처를 하지도 못하면서 모든 권한은 독점하겠다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국민모두를 위한 기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공정한 경제와 혁신성장을 바라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대통령과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의 요구이다.
약자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보호 방안이 없는 형식적 대책
지난 오랜 시간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거래위원회’라는 오명이 생길만큼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같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권리보호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즉, 공정거래위원회는 스스로를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쟁’을 관리하는 ‘경쟁당국’이라고 인식해왔다. 때문에 불공정행위로 인해 피해를 받은 수많은 국민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는 ‘우리는 돈 받아주는 기관이 아니다’, ‘피해와 관련해서는 법원으로 가라’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 거대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비판을 인식한 듯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을의 눈물을 닦는 데 주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이러한 위원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들을 전혀 포함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라는 조직이 여전히 변화의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1년 넘게 조사를 하고도 법 위반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심의(심사)절차종료제도’의 폐지에 대한 내용은 정책과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다수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회적 폐해가 커 신속한 해결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3개월 안에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 트랙제도’의 도입 역시 빠져있다. 이른바 ‘미스터 피자’사건으로 상징되는 개별사건에 대한 무성의한 처리를 방지할 ‘일반 국민이 참여‧판단하는 조사심의 심사위원회 도입’이나 ‘무혐의 처분 등에 대한 행정소송 허용’등의 필수적 개선방안들 역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을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행정에서는 실질적 변화없이 전과 똑같이 무성의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사건을 처리하거나, 불투명하게 행정을 지속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적인 태도는 그 동안 온갖 ‘갑질’에 시달려온 국민들과 중소기업들을 두 번 울리는 행위인 만큼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는 재벌개혁 방안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병폐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집단이 바로 ‘재벌’이다.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규모가 큰 대기업이 아닌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온 집단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분명하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불법과 편법으로 부의 편중을 심화하고, 국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재벌의 기업체계를 개선하고,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경영시스템 전반을 손질해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경우에는 시장에서 퇴출될 정도의 강력한 제재를 통해 공정한 경제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책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책은 전혀 담겨지지 않은 채 일감몰아주기라는 극히 일부 영역에 국한되어 있다. 공익법인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나 앞서 지적된 문제들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미 국회에 개정안까지 발의되어 있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영업정지 부과방안’이나 ‘성과이익공유제’와 같은 재벌과 중소기업의 상생적인 협력방안을 위한 정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재벌개혁과 관련해 가장 필요한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인만큼 재벌관련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도 엄정한 사건처리는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이번 발표에서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국민들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재벌의 불법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들이 바라는 나라는 재벌에게 큰 소리 한 번 치고 뒤돌아서면 다시 과거의 악습이 반복되는 나라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발 맞춰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벌개혁 방안을 다시금 내놓고, 강한 의지로 해당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실질적인 정책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라
국민들은 촛불혁명을 기점으로 우리나라가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공정하고, 투명하고, 정의로운 나라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국민과 대통령의 의지를 가장 앞장서서 수행해야 할 기관인 만큼 형식적인 대책이 아닌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정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 해소, 불공정 행위 피해자의 권리보호, 실질적인 재벌개혁 대책은 더 이상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되는 우리 사회의 중대한 과제이다. 끝.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김원섭 l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민주화 이전 한국은 강한 국가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였다. 국가는 사회를 규제하고 통제할 뿐 아니라 어떤 점에서는 사회를 건설하였다. 1980년대 까지 한국의 국가는 사회에 군림하면서 사회를 소유하고 통제하였다. 국가는 대규모로 기업을 소유하였고 민간 기업 활동의 중요한 결정도 정부에서 내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국가의 규제는 사회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정되었다.
민주화 이후 정부의 소유와 규제는 비효율적이거나 부정부패의 부작용만 낳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기업이나 사회구성원이 국가의 규제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가장 효율적이고 행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후 보수주의적인 정권뿐 아니라 자유주의적 정부도 일관되게 정부 규제의 완화를 추진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한국은 노동, 의료, 금융, 기업 활동, 결혼생활 등 대부분의 중요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국가가 되었다. 규제의 완화는 개인들에게 많은 자유를 보장하였지만 동시에 부작용도 적지 않게 유발하였다. 기업 규제의 완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관계를 고착시켰다. 노동 규제의 완화는 비정규직의 확대와 임금구조의 양극화를 초래하였다. 의료부분에서의 규제 완화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국가의 보건체제의 부실을 초래하였다. 이모든 문제들이 지나친 규제 완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어떤 종류의 규제는 사회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런 종류의 규제가 올바른 방식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강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규제 완화의 흐름은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 의해서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규제를 “쳐부술 원수이자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라고 규정하고 이의 완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복지동향은 현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야별로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규제가 필요한지 이러한 규제가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어야 할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사실 규제 완화가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처럼 규제도 사회문제해결에 긍정적인 기여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문제의 원인에 대한 올바르고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규제는 사회의 예측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의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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