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박근혜 정부 11개 규제완화 문제점
박근혜 정부 11개 규제완화 문제점 보고서 발표
박근혜 정부는 시대 과제인 경제민주화와 시민의 존엄과 안전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규제완화 폐기해야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정부가 혁신성장 기조의 일환으로 '플랫폼' 경제 활성화에 조 단위의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재정 투입은 지금까지 모든 IT산업 육성 정책의 단골 메뉴였던 규제완화 흐름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경제와 같은 정보화 담론은 자본의 재구조화를 위한 비용을 노동과 사회의 희생으로 충당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이데올로기로 기능을 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용어가 실물적·경제적 실체를 반영하지 않는 허구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테일러리즘과 포디즘에 대한 분석 없이 전후 세계 경제의 전개와 자본의 운동을 설명할 수 없던 시기가 있었듯이, 이미 전개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전개될 자본 운동은 플랫폼 경제에 대한 분석 없이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지난 9일 "지난해말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플랫폼 기업"이라는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에서도 이것이 확인된다. 정부의 거액의 재정 투입 계획 발표로 국내에서도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경제 용어로 더 멀리 더 자주 사용되겠지만, 플랫폼 경제에 대한 분석은 아직 일천해 보인다.
더 많은 데이터가 경쟁력의 원천
플랫폼은 두 개 이상의 그룹이 참여해 경제적·사회적 교류를 하는 디지털 인프라로 정의할 수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 Platform Capitalism)>의 저자 닉 스르니체크(Nick Srnicek)는 지금까지 생긴 플랫폼의 유형을 5가지로 분류한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주도하는 광고 플랫폼 △서버, 저장장치, 소프트웨어 개발 툴, 운영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등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산업 사물 인터넷(IoT)으로도 불리며 제조업체들의 생산 최적화를 가능케 해주는 산업 플랫폼 △집, 자동차, 면도기, 제트기 엔진 등 유형의 상품을 임대 서비스하는 상품 플랫폼 △온라인에서 서비스 주문과 제공이 이뤄지는 린(lean) 플랫폼이 그것들이다.
플랫폼 유형에 따라 현재의 수익성 및 수익 잠재력은 엇갈린다. 예를 들어 공장용 앱 스토어를 운영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개발 툴, 애플리케이션을 제조업체들에게 임대하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산업 플랫폼 프리딕스(Predix)는 2020년에 수익이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버(택시), 에이비앤비(숙박), 미케니컬 터크(주문형 노동) 등이 주도하는 린 플랫폼은 수익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어떤 플랫폼이 살아남고 사라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하나의 플랫폼은 주된 비즈니스 모델을 겸하거나 옮겨갈 수 있다. 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 수집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은 모든 플랫폼이 공유한다. 광고 플랫폼은 사용자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해 이를 광고 영업에 활용한다. 플랫폼의 사용자 규모도 물론 광고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만 더 많은 데이터에 대해 이뤄지는 데이터 분석은 광고주의 타깃 마케팅을 가능케 함으로써 광고 수익 제고에 큰 도움을 준다.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롤스 로이스는 엔진을 판매하는 사업에서 임대하는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모든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엔진의 연료 효율 개선, 수명 연장, 고품질의 유지보수 시간표 산출 등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필수불가결하다. 데이터의 관점에서 플랫폼을 데이터 추출 기계로 정의할 수도 있다.
더 많은 데이터가 더 많은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효과는 플랫폼 고유의 성격이다. 더 많은 데이터는 결국 더 많은 플랫폼 참여자들의 행동에서 나오기 때문에 플랫폼은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사활을 건다.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를 목적의식적으로 추구하며, 네트워크 효과는 다시 플랫폼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을 한층 높인다. 네트워크 효과는 탄생과 경쟁, 성장에 이르는 전체 과정에서 플랫폼이 독점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과 소유의 관점에서 뚜렷한 자본 편향
일자리와 노동권의 관점에서 플랫폼은 재앙에 가깝다. 노동자 아웃소싱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린 플랫폼은 복지 및 초과근무 수당, 병가 등의 비용을 제로로 함으로서 인건비를 약 30% 절약한다. 노동의 수요·공급과 수행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크라우드 노동의 대표격인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AMT)에서는 업무의 90%가 시간당 2달러 이하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미국에서 전통적인 고용계약과 다른 형태의 계약직 일자리가 2005년 노동 인구의 10.1%에서 2015년 15.8%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는 910만 개 증가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기본적인 노동권이 작동하지 않는 취약한 일자리였다. 우버를 피고로 하는 한 집단소송에서 원고측은 우버가 계약한 운전자들이 노동자라면 우버는 이들에게 8억5,200만 달러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경제에서 일자리 감소 전망은 산업 플랫폼의 미래를 생각할 때 한층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산업 플랫폼은 처음부터 노동 비용의 20% 절감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었다. 더 많은 제조업체들이 들어올수록 수익도 커진다. 그런데 제조업체들이 이 플랫폼에 참여한다는 말은 이들이 자동화와 아웃소싱을 통해 고용 계약을 통한 노동자를 축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올해 3월 '로봇이 테슬라를 죽이고 있다'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요지는 전기차 조립 라인을 완전히 자동화하려는 테슬라의 전략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엄청난 비용의 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한 대당 시급 30달러 노동자 5명에 해당하는 비용 절감은 로봇을 프로그램하고 유지·보수하는 시급 100달러 숙련 기술자 1명의 필요에 의해 상쇄된다. 여기에서 완전 자동화의 경제적 효율성은 임금이 높을수록 떨어진다. 그런데 산업 플랫폼은 제조업체들이 주요 노동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말은 산업 플랫폼에 참여하는 제조업체는 자동화의 경제적 유인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처럼 플랫폼 경제가 노동에 의미하는 바는 임금 비용의 감소,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이다. 플랫폼 경제는 임금 소득의 증가,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중요한 요소로 하는 소득주도 성장과도 충돌한다.
플랫폼은 구매자에게 판매되는 물리적 상품을 서비스로 전환하는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는 기업들의 선언을 이끌어냈다. 사실 우버는 택시를,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을 소유하지 않는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가 소유의 종말로 이어질까? 스르니체크는 "이것은 소유의 종말이 아니라 소유의 집중에 가깝다"고 반박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플랫폼을 소유한다.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은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서 데이터를 장악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의 이익을 전유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로 플랫폼 경제 사유화 노리는 자본
플랫폼 경제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특별한 강조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이뤄진 것은 불길한 징조다. 삼성의 제약산업 진출과 플랫폼 산업의 연관을 드러낼 만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지만, 삼성은 의료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부상할 만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국내 최대 생명보험 가입자 확보, IT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이 그러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김동연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바이오 약값 자율화를 요구한 점에서 확인되듯,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플랫폼 경제가 규제완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를 화두로 기획재정부와 보수언론은 파격적이고 광범위한 규제완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이나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같은 일반적인 수준에서부터 은산분리 완화, 의료산업 영리화, 개인정보보호 완화, 전세버스 승차 공유서비스 허용 등 특정 분야의 규제완화 요구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소득주도 성장의 무게를 덜고 혁신경제로 돌아선 정부여당은 이들 규제완화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태세다.
규제 때문에 혁신 사업에 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재계의 주장은 사회 전체가 부담할 공익의 희생을 비용 삼아 지대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인터넷은행 투자를 명분 삼은 은산분리 완화 요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구적 수준의 자본주의 경쟁 동학 때문에 공익을 내세워 플랫폼 경제를, 플랫폼 경제 육성에 필요한 규제완화 일체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례로 독일과 미국의 국민경제간 경쟁으로까지 가고 있는 산업 플랫폼의 경우 선점 효과로 인해 후발 주자의 추격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가 규제완화와 만나 일으킬 경제사회적 효과가 노동권의 추가 위축, 독점의 심화, 감시 자본주의의 강화 등 반노동적, 반경제적, 반노동적 상황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시민의 플랫폼 지배와 통제가 대안
이 딜레마적 상황에 대한 대안은 결국 플랫폼 경제 일반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플랫폼 경제의 과실을 공유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공공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기본 관심이 비용의 절감이나 경제적 효율성에 맞춰져 있다. 정작 중요한 공공 플랫폼에 대한 시민 참여와 지배의 중요성은 거의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점에서 바로셀로나의 '기술 주권 이니셔티브'가 중요한 방향을 보여준다.
2015년 포데모스연합 정치세력이 집권한 바르셀로나는 2016년 디지털 어젠더를 발표했다. 플랫폼 경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행정과 공공서비스 제공을 통해 획득되는 주민의 데이터는 법적으로 체계화된 '도시 데이터 공유부'(City Data Commons)를 형성하여 집적해 사적 서비스 제공자나 플랫폼 기업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하고 △실생활 데이터 집적과 분석을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맡기며, △빅데이터의 산업정책적 활용이나 경제정책적 보호에서 시장 모델보다 공적 모델이 우선되도록 하고 중앙집중적 소유보다 협동조합적 소유가 우선하도록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아직 선언 수준에 있지만 바르셀로나 모델은 플랫폼 자본이 주도하는 스마트시티(Smart City) 모델에 대한 최초의 대항 프로젝트라고 평가할 만하다. 핵심은 플랫폼의 지배권을 플랫폼 자본이 아니라 시민이 장악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민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공공 플랫폼이 민간 영역의 플랫폼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노동권을 포함한 공익 규제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 강화하고, 획기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며, 플랫폼 자본이 공유부에 속하는 데이터에 대한 독점을 통해 그 과실까지 독점하지 못하도록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분배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국면에서 선차적인 과제는 의료, 교통, 교육, 에너지와 같은 공공의 영역이 플랫폼 자본의 데이터 인클로저의 장이 되지 않도록 시민이 지배하는 공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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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보호와 상생경제,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 법에 대해 유통업계는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해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기업의 자유권과 재산권,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공익적 효과의 중대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일관되며,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도 다시한번 확인되었습니다. 경제민주화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시한번 입증한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법제연구원의 최유경 박사가 분석하였습니다.

최유경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제2항, 제3항에 대해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2015.11.19. 선고 2015두295)의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를 통해서도 대형마트 규제 관련 정당성이 경제민주화적 견지에서 명료하게 정리된 점에 큰 의의가 있는 판결이라 하겠다.
도시계획적 입지규제의 실패가 부른 불가피한 선택
'유통산업발전법'은 해외 유통산업이 공격적인 진출을 시도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유통산업의 발전 기반을 확충하고자 1997년 제정되었다. 이 법으로 말미암아 대규모점포 개설 원칙은 허가주의에서 등록제로의 파격적인 전환기를 맞게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8년경까지 전국적으로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Super Supermarket)가 우후죽순 개설됐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서 독일이나 미국, 스페인 등과 달리 도시계획적 입지규제 정책을 수립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이들 국가는 대규모 점포 등의 입지 단계에서 교통, 환경, 노동과 같은 다면적 요소를 사전적으로 고려한다. 무엇보다 매출영향 평가를 통해 기존 상권에 10% 이상 영향을 미치는 대형 쇼핑몰의 입점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하고 일관된 도시 계획적 시그널을 통해 시장구조의 왜곡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나마 독일과 스페인 등지의 대형 쇼핑몰의 경우, 일요일은 여전히 문을 닫는다.
현행법상 논란의 중심에 놓여 왔던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이미 난립한 대규모점포의 영업수행을 일부 제한하는 것으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중소상인과의 상생 및 업종 전환을 위한 연착륙을 보장하는 심폐소생술 정책이었던 셈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눈으로 읽은 경제민주화
헌법재판소가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 관한 적극적인 해석을 내리지 않은 점은 일견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헌법상 경제질서가 사회정의, 공정한 경쟁질서, 경제민주화 등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규제와 조정을 허용하는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전제 하에 다양한 경제 주체의 공존을 전제로 하는 경제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한 시장기능의 정상적 작동이 가능하다는 해석은 보다 명백해졌다.
특히 강력한 자본력과 시장지배력을 가진 소수 대형유통업체는 이미 우리 유통시장의 거래질서를 상당히 왜곡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통시장과 중소유통업자들의 상권은 소멸했거나 현저히 위축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제한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이나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헌법 해석상으로도 자연스럽다.
공개변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
2018년 3월 8일 이루어진 공개변론에서 헌법재판관들은 "헌법 제119조 제1항이 존중하는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는 비단 대형유통업체만이 아니라 중소유통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고, "그간 영업제한으로 인해 골목상권과 같이 몰락의 위기에 놓인 대형 유통업체는 없다"는 점을 예리하게 짚어 내려갔다. 그밖에도 근로조건의 협상에 있어 취약한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일부 유통업체에 의한 독과점으로 다채로운 상권이나 유통경로가 무너진 이후의 소비자 후생까지도 깊이 고민한 흔적까지 돋보였다.
또한 재판관들은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건강권을 보장받는 방법으로서 대체 가능한 수단이 없다고 시사했다. 화려한 소비로 치환되는 현대인의 욕망이 최종적으로 분출되는 소비 공간에서 근로 관련 법령이나 근로계약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조건에 놓인 대형마트 근로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깊은 공감이 베어있는 대목이다.
규제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대한 일갈
일부 유통업체와 그를 대변하는 경제학자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경제적 효과가 전통시장 등의 매출증대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며, 규제로 인한 불편함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매출증대의 실제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조사방법, 조사에 사용된 통계자료, 지역사정 등에 따라 서로 상반된 조사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하여, 사회적·경제적 효과가 법률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는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실제로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한국법제연구원, 2017)'에 따르면, 의무휴업일 지정제도로 인해 적어도 '대형마트영향을 받는 전통시장'에서는 매출액 증가의 효과가 나타났는가 하면, 소비자의 약 66.7%는 현행 대형마트의 규제에 대해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향후의 규제 전망과 방향성
최근 유통산업의 지형(地形)은 초대형 백화점과 가구전문점,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에 이르기까지 진화하고 있다. 인근 상권에 미치는 파급력은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성공적인 도시계획적 입지규제는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사회·경제적 효과에 관한 분석 결과도 저마다 상이하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정치권을 중심으로 최소한 '복합쇼핑몰'에 대해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동일한 메커니즘의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후의 논의들이 헌법재판소가 말하는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에 부합하는 공익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상인, 근로자 및 소비자에 이르는 "다양한 경제주체들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모색"하는 건강한 경제 민주화 실천의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참여연대는 오늘(4/25) 오전 9시 4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을 논하다>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주요업무추진과제로 실체법과 절차 법규를 망라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경제민주화 실현과 급변하는 시대상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전면 개정 추진 시 현행 법률의 각 장별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련되었다.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는 전두환 정권이 표방한 경제정의 이념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1980.12.31. 제정되어 1981.4.1.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의 제정배경을 설명하고, 문재인 정부의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논의에서는 시대적 과제인 “재벌개혁”, “갑을(甲乙)개혁”, “공정행정개혁”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정거래법 개정에 포함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이황 교수(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이봉의 교수(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승룡 교수(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이동우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박재근 본부장(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 구상엽 부장검사(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 김재신 국장(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등이 토론자로 참석하여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참여연대는 학계 및 전문가로 구성된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방향에 대한 다양한 업계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업무추진과제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대해 경제민주화 실현과 급변하는 시대상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특히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변화된 사회 변화 및 국민적 요구 등을 고려하여 전면 개정 추진시 현행 법률의 각 장별로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 좌장 : 이황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발제 : 김남근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 토론
○ 수익사업 보고 누락으로 인한 법인세·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탈루혐의
○ 정부용역사업 수행 시 가공의 인건비 계상으로 인한 법인세 및 종합소득세 탈루혐의
2018. 8. 24.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https://bit.ly/2wcNbJK)을 발표하였다. 공정위는 2018. 1. 26. ‘공정경제 확립 및 혁신성장의 법·제도적 기반마련을 위해 21세기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을 추진’한다고 강조했지만, 개정안을 살펴본 결과 빈 수레가 요란한 인상을 준다. 실제로 재벌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차단을 위한 금융보험사·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및 지주회사 행위 규제, ‘갑질’을 막기 위한 시장지배력지위 남용 행위 개편 등의 분야에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 가 2018. 7. 마련한 공정거래법 개편안보다 후퇴하였다. 또한, 당초 대대적인 ‘전면’ 개정을 내세웠으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기는커녕 기존 논의된 ‘일부’ 개정안의 집합에 불과하다. 요컨대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재벌개혁과 갑질 근절 등 한국경제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근본 대책보다는,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 등 모호한 구호에 치중한 나머지 공정위 본연의 임무인 ‘공정경제’ 수호자로서의 기치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재벌개혁과 연관된 기업집단법제 개정안 중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과 관련, 금융보험사의 예외적 의결권 행사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예외가 원칙을 잠탈하고 있는 점이 가장 문제이나 공정위는 이에 대한 아무런 개혁도 시도하지 않았다. 심지어 특별위원회가 현행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 15% 한도에 더해 금융보험사의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5%로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예외적 의결권 행사 허용사유에서 계열사 간 합병, 영업양도를 제외하도록 권고했음에도 불구, 김상조 위원장은 ‘해당되는 사례가 딱 1개 사(삼성) 밖에 없다’며, “예외적 사례를 규율하기 위해서 일반법인 공정거래법에 너무 과도한 어떤 규제를 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초유의 질문을 던지며(https://bit.ly/2BV7Irg) 이를 기각했다. 그러나 김상조 위원장은 의결권 제한 강화에 해당되는 사례가 딱 1개 사라는 말은 의결권 행사 허용이라는 현행 제도의 수혜자 역시 딱 1개 사(삼성)이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과적으로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삼성에만 예외를 뒀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며, 그간 국민들이 공정위에 걸어온 재벌개혁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발언이다. 주지하다시피 금융위원회가 자기 소관인 보험업감독규정을 편법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사실상 보험업법을 위반하여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공정위는 그토록 강조해오던 38년 만의 법 개정에서조차 기형적인 삼성의 지배구조를 개혁할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의결권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상장 계열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지분 합산 15% 한도 내 허용방식으로 도입’하겠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예외를 허용하여 원칙을 훼손하는 금융보험사의 경우와 다를 것이 없다.
▲순환출자에 대해 공정위는 ‘법 시행 후 새롭게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되는 집단에만 한정하여 의결권 제한 방식의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순환출자 관련 문제시되는 기업은 모두 기존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되어 있다. 공정위는 순환출자의 ‘자발적 해소 추세’로 인해 규제를 미적용 한다고 밝혔으나, 2018. 3.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에서 드러난 분할합병비율 적정성 등의 문제처럼, 기존 순환출자의 공정한 자발적 해소는 요원하다.
▲지주회사 규제체계 개편의 경우, 공정위는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강화(상장회사 20%→30%, 비상장회사 40%→50%)하겠다면서도 이를 ‘신규 지주회사’에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마치 지난 박근혜 정권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며 ‘신규 순환출자’만 제한한 것을 연상시킨다. 지주회사는 경제력 집중 우려 때문에 본디 설립 자체가 금지되었으나, IMF 경제위기 당시 대기업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을 가능케 한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대한 대안이자 소유지배구조 단순·투명화라는 명분 아래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으로 지주회사 행위규제가 완화된 결과, 총수일가가 적은 자본으로 과도한 지배력을 확대하는 경제력 집중 현상이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 현 시점에서는 부채비율 규제 강화 등 지주회사의 행위규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급선무이나, 공정위는 이를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또한, 특별위원회가 제시한 공동손자회사 금지안에도 불구하고 손자회사․증손회사에 대한 개정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공정위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게한다.
한편,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비상장회사 20%로 일원화하고, 총수일가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포함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해외계열사의 경우에도 국내계열사 기준과 동일하게 상장·비상장 회사 20%로 사익편취 규제 지분율을 제한한 특별위원회 안을 ‘집행이 쉽지 않다’며 도입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경쟁법제 개정안 중 공정위는 위법성이 중대하고 소비자 피해가 큰 가격담합ㆍ입찰담합 등 이른바 ‘경성담합’에 대해 공정위 고발 없이도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도, 자진신고 위축 등을 우려하여 1순위 자진신고자 등에게 형벌을 면제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그러나 유한킴벌리 사건(https://bit.ly/2wsk9VJ)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담합을 주도하여 이미 시장질서를 왜곡한 사업자가 자진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행정․형사적 제재를 면하는 것은 보편적 정의에 반한다. 혹여 공정위가 앞으로도 리니언시(Leniency)에 의존하기 위해 이 같은 면책 조항을 만들었다면, 무책임한 태도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또한, 경쟁법 위반에 형벌로 규정된 공정거래법 위반은 엄연히 범죄임에도 검찰총장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한 사례는 그간 전무하다. 이처럼 법무부 및 검찰은 경쟁법 위반 관련 민․형사적 대응에 대해 깊은 고민이 부족했으며, 그 결과가 공정위가 일부 권한을 공유하고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인 이번 개정안이다. 이제라도 공정위와 검찰·법무부의 협력행정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및 일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형벌을 삭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 그간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은 전속고발제로 인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공정위는 피해사업자에게 민사해결을 권유하고, 법 위반 기업에게는 솜방망이 행정규제를 내렸다. 그럼에도 형사고발 건수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형벌을 폐지하는 것은 갑질 피해를 당해온 수많은 을(乙)의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민사적·행정적 규제수단이 충분치 않고, 관련한 공정위 대처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형벌폐지는 시기상조이다. 만약 일부 형벌을 폐지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행정적 대응 방안, 피해자의 민사적 회복 방안 및 법 위반 사업자의 민사책임 강화 방안이 함께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공정위의 종합적인 민사․행정․형사적 대응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공정위가 심도 있는 논의·연구가 필요하다며 ▲불공정거래 및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 남용행위 규제체계 개편 부문을 장기 입법과제로 추진한다고 밝힌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애초에 특별위원회가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 추정 요건(CR1) 완화 등의 의견을 제시하였음에도 이를 미룬 것은 공정위의 독과점 문제 관련 대응 의지를 의심케 한다.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 및 성장을 막는 근본 원인인 독과점 기업들의 권력 남용을 막고, 공정 경쟁을 유도해야 할 공정위가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 추정 요건마저 낮추지 않는다면 그 폐해를 막기란 요원하다.
▲사인의 금지청구제 및 법원의 자료제출명령제 도입의 경우 일견 환영할 일이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불공정거래행위에만 우선 도입하기로 했는데,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피해의 사전적․예방적 조치를 가능케 하는 제도의 적용을 굳이 불공정거래행위로 한정할 이유가 없다. 또한 자료제출명령제의 경우 담합과 불공정거래행위로 범위를 제한하고, 리니언시 자료를 제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자료제출명령제는 난이도가 높으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담합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는 것으로, 리니언시 사업자가 제외된다면 이들은 이번 개정안에 따라 행정․형사 면책을 득할 뿐 아니라, 민사소송에서도 면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외에 공정위는 ‘피심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영업비밀, 자진신고 자료 등을 제외하고는 ▲심의 제출 자료에 대한 열람복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로 인해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피심인에게 조사 자료가 공개될 시 보복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공정위가 증거자료 제출의 책임을 대부분 신고인에게 전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증거 수집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는 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잦은 무혐의처분을 내려온 공정위의 미온적 태도부터 개선함이 마땅하다.
공정위가 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한다며 내세운 개정안 중 ▲벤처지주회사 활성화 방안도 문제가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벤처지주회사 설립요건 및 행위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비계열사 주식 취득 제한을 폐지하여 자유로운 벤처기업 투자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기업의 자본으로 벤처산업을 활성화하고, 이를 인수한다는 발상은 역으로 생각하면 또 하나의 수직계열화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미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주식 취득 등을 통한 벤처기업에 대한 인수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은 대기업의 전체 시장잠식을 유도하는, 그야말로 혁신과는 거리가 먼 발상이다. 이는 대기업에 성장·투자·고용을 의존하는 철지난 구태를 답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개정안에 따르면 ▲‘정보교환행위’에 대한 담합 규율을 강화한다고 하나,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하도급대금 조정이나 성과공유제 협의 등을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교섭권 강화이다. 현재 국회에 관련 개정 법률안이 계류 중이지만, 이번 공정위 개정안에는 이와 관련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번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의지가 담기지 않은 ‘일부’ 개정안에 불과하다. 특히 재벌개혁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기존 순환출자 해소 추진,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강화, 계열공익법인 등을 통한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 차단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약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이처럼 재벌개혁과 독과점 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잃은 공정위가 최근 ‘혁신성장’을 논하는 것(https://bit.ly/2NjVslH)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공정위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다는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 되어야 혁신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금 당장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는 재벌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재벌의 편법 행위를 눈감아주며, 재벌에 기대어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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