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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좌측램프 파손 몰랐다?… 해수부의 거짓 혹은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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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좌측램프 파손 몰랐다?… 해수부의 거짓 혹은 무능

익명 (미확인) | 목, 2017/03/30- 19:41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절단한 좌측램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수 년 동안의 인양 공정 동안 램프 잠금장치가 파손됐던 사실을 어째서 알지 못했냐는 지적과 함께, 램프 절단에 따라 화물들이 대거 유실돼 참사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는 화물 과적에 대한 재조사가 어려워졌다는 비판, 그리고 램프가 완벽한 수밀 상태가 아니었던 탓에 급격한 침수가 진행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증이 불가능해졌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어디까지가 팩트일까?

인양 선체의 좌우측 램프 모습

▲ 인양 선체의 좌우측 램프 모습

인양 도중 절단한 좌측램프…사전에 알 수 없었을까

수면 위로 올려져 반잠수선에 실려 있는 세월호 선체에서는 현재 좌측 램프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2일 밤 세월호를 들어올리던 도중 좌측램프가 열려 선체 아랫쪽으로 매달려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급히 절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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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좌측램프 절단은 불가피했다는 해수부의 설명은 납득이 된다.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 13미터까지 끌어올린 뒤 반잠수선이 13미터를 잠수해 선체를 떠받쳐야 했는데, 다 펼쳐지면 길이가 10미터가 넘는 좌측램프를 그냥 둔 상태에서는 반잠수선에 올리는 작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좌측램프를 절단하지 않았다면 세월호 인양은 실패로 돌아갔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좌측램프의 잠금장치가 훼손된 사실을 선체를 들어올리기 전 거의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째서 파악하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선체가 해저면에 있던 상태에서는 좌측램프가 1미터 이상 진흙 속에 파묻혀 있어서 잠금장치 파손과 개폐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중 소나영상에 포착된 좌측 램프

▲ 수중 소나영상에 포착된 좌측 램프

2015년 수중 소나영상 속 좌측램프, 이미 파손 정황 뚜렷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보한 2015년 8월 세월호 선체에 대한 수중 소나영상 속 좌측램프의 모습을 보면 해수부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려워진다. 좌측램프를 열고 닫는 역할을 하는 상단의 크레인 장치가 이미 형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파손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램프는 상단의 크레인에 연결된 와이어를 감고 푸는 방식으로 개폐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크레인이 이 정도로 파손됐다면 와이어도 끊어져 있을 수밖에 없고, 선체를 그냥 들어올리면 바닥면을 향해 있던 좌측램프는 그대로 열려버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를 미리 파악했다면 다시 램프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선행한 이후에 인양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좌측램프 열린 곳으로 굴삭기와 승합차 끼어있는 모습

▲ 좌측램프 열린 곳으로 굴삭기와 승합차 끼어있는 모습

“램프 열렸지만 화물 유실은 없다”…해수부의 말도 안 되는 해명

해수부는 지난 22일 좌측램프를 긴급히 절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잠수사가 수중에서 확인한 바로는 램프가 열린 곳에 컨테이너들이 끼어 있어서 화물 유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선체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후 좌측램프가 열린 곳에는 컨테이너가 아닌 굴삭기와 승합차가 꽉 낀 상태로 매달려 있었다.

세월호 화물칸 내 좌우측 램프 사이 모습 담긴 CCTV

▲ 세월호 화물칸 내 좌우측 램프 사이 모습 담긴 CCTV

참사 전날 인천항에서 화물 선적을 끝낸 직후 세월호 선미 화물칸 내부가 촬영된 CCTV를 보면, 좌측 램프 부근에는 굴삭기 2대와 승합차 10여대가 실려 있던 것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램프에 끼어 있던 굴삭기와 승합차보다 좌측램프 쪽에 더 가깝게 놓여 있던 여러대의 차량들이었다. 최소한 이 차량들은 이미 밖으로 빠져버렸을 수밖에 없고, 세월호가 한 차례 뒤집어진 뒤 가라앉았던 점을 고려하면 다른 공간에 있던 화물들도 선미쪽으로 잔뜩 쏠려 내려온 뒤 좌측램프가 개방되면서 유실됐을 여지가 충분하다. 해수부의 해명에 신빙성을 찾기 힘든 이유다.

급속한 침수의 증거물 사라졌다는 주장은 사실관계 오류

좌측램프의 절단을 놓고 제기되고 있는 비판 가운데 하나는, 세월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침수된 결정적 요인을 제공한 좌측램프를 잘라냄으로써 진상규명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강원식 1등 항해사가 참사 직후 목포해양경찰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당시 강 씨는 “참사 전날 화물을 모두 실은 뒤 램프를 닫았는데, 아래 틈 사이로 불빛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즉, 램프의 수밀 상태가 완전치 않아 물이 차들어오게 된 것이 급속한 침몰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지 않은데서 빚어진 오류이다. 강 씨가 언급한 것은 좌측램프가 아니라 우측램프였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인천항과 제주항을 오가는 배였는데 두 곳 모두에서 언제나 선체 우측을 부두에 접안시킨 채 화물을 싣고 내렸다. 따라서 세월호 도입 이후 좌측램프는 거의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강 씨의 진술에 언급된 상황도 참사 전날 밤 인천항에서 우측램프를 통해 화물을 모두 싣고 나서 램프를 닫았을 때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절단된 좌측 램프가 세월호의 급격한 침수 원인을 밝힐 중요한 증거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정형민, 신영철
영상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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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메르스, 백남기. 지난 4년 동안 한국 사회는 수많은 죽음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늘 ‘창조’란 말을 반복했으나 오히려 ‘헬조선’을 탄생시켰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통합진보당 해산 등등, 박근혜 씨는 역사를 유신 시대로 되돌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현 직무정지)은 최순실 일당과 함께 대한민국을 “이게 나라냐”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습니다. 수백만 시민의 촛불이 이뤄낸 한국판 명예혁명입니다. 한국 사회는 이제 4년 만에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캄캄한 터널에서 가까스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4년 동안 박근혜 정권을 다룬 보도 영상을 통해 우리가 지나왔던 암흑의 세월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금, 2016/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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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의뢰인들

지난 5월 3일, 서울 응암동에 있는 민간 정보업체 ‘라이언폭스 컨설팅’ 사무실에 남자 두 명이 찾아왔다. ‘라이언 폭스 컨설팅’은 미국과 관련된 정보 조사를 대행해주는 업체로, 미국 현지의 민간 조사관, 즉 사설 탐정들을 통해 의뢰인이 요구하는 다양한 정보를 조사한다.

이 회사를 찾아온 사람들은 장 모 씨와 그의 상관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이들은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부회장을 지냈던 조중건씨와 그 부인 이영학 씨에 대한 정보 조사를 의뢰했다. 조중건 씨는 대한항공 창업주인 고 조중훈씨의 동생이다. 이들이 조사를 의뢰한 정보는 조중건, 이영학 부부의 미국 내 금융 자산 및 부동산 보유 내역과 세금 납부 내역, 그리고 이 부부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한 페이퍼 컴퍼니의 재무 제표 등이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재벌가에 대한 조사 의뢰가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있는 일이라 이 정보가 왜 필요한 것인지 묻자, 이들은 “우리도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며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돈은 충분하니 제대로 된 정보만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계약서 작성을 마치자마자 검은 가방에서 5만원 권 뭉치를 꺼내더니 현금 865만 원을 세어 곧바로 지급했다. 영수증을 발급하려하자 “필요없다”며 거절했다. 거액의 정보 자문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한다.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 다른 신분을 사칭한 국세청 직원과 ‘라이언폭스’ 측이 맺은 정보자문계약서

한 달 뒤인 6월 3일,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의뢰받은 내용 가운데 조사가 가능했던 항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의뢰인들에게 건네주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불법 정보 조사 종용

한 차례의 거래를 마치고 난 뒤, 이 의뢰인들은 또 다른 조사를 요구했다.이번의 조사 대상은 00그룹의 모 회장. 이번 의뢰는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그 회장이 갖고 있는 특정 금융회사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해 달라는 것.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정보 조회 화면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금융회사에서 직접 발급한 서류를 확보해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미국 현지법상 불법이라는 것이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에 따르면, 조중건 씨 부부에 대한 의뢰 건처럼 금융 계좌 전체의 잔액을 조사하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도 합법도 아닌 이른바 ‘회색 지대’의 영역에 있는 업무라서 조사관의 능력에 따라 가능한 일이지만, 특정 계좌의 잔액과 거래 내역을 조사하거나 촬영하는 것은 미국의 금융정보 보호법인 Fair Credit Reporting Act 와 개인정보 보호법인 Grann-Leach-Bliley Act 에 저촉되는 사항이라고 한다. ‘라이언폭스 컨설팅’ 은 의뢰 내용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한 뒤 의뢰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이들은 반복적으로 불법 조사를 종용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로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국세청 직원들..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 노출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이 수상한 의뢰인들의 신분이 드러났다. 스스로 ‘재일 교포 재력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했던 의뢰인들은 바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직원이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전화 번호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나름 애를 썼으나 어처구니없게도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뒤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라이언폭스 컨설팅’ 측에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노출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안 그래도 수상했던 차라 확보된 전화번호를 토대로 SNS 등을 조사해보니 의뢰인 가운데 한 명이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7급 직원 장 모씨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모 씨는 의뢰 당시 가명이 적힌 명함을 건넸으며 계약서에도 가명을 적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이에 대해 “신분을 숨긴 채 가명으로 정보 조사를 의뢰한 것은 사문서 위조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 기관인 국세청 직원들이 민간 업체에 반복적으로 불법 정보 조사를 종용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은 지난 8월 11일 장 모씨를 통해 국세청의 사과와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으나 국세청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 신분을 숨긴 국세청 직원 장 모씨가 소지하고 있던 정부 세종청사 출입증

국세청 담당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정보 활동을 하면서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문서 위조 혐의의 경우 국가기관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정보 활동의 개별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무능한.. 너무나 무능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은 역외 조세도피와의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조직이다. 지능적 조세 도피범들에 맞서 거대한 규모의 역외 탈세를 추적해 징수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적극적으로 재벌들의 해외 재산 규모를 파악하려고 했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국세청 역외탈세 담당관실의 수준과 윤리 의식은 우려를 자아낸다.

첫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미국 현지의 계좌 정보를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의뢰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해외 탈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10개국에 21명의 세정요원을 파견해 운용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세청은 해외 파견 세정 요원의 숫자를 2011년 9명에서 2012년 14명, 2013년 16명, 2014년 21명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에도 2명의 세정요원이 파견되어 있다. 이들의 현지 체류비와 정보 조사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세청은 왜 이들을 활용하지 않고 국내의 민간 정보 업체에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을까? 특히 신분까지 속여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업무임을 감안하면 더욱 의아하다.

지난 2014년 12월에 발표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감사원이 해외 세정요원 21명 가운데 16명의 토익 점수를 확인한 결과 평균 점수가 585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정도의 영어 실력으로 미국에서 원활한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은닉재산을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13년 1년 동안 해외 세정요원들이 수집한 역외탈세혐의 정보는 19건에 불과했고, 그나마 이 가운데 실제 세금추징에 활용된 양질의 정보는 5건 밖에 되지 않았다.

둘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민간 정보 업체에 불법 조사를 종용한 것에서 드러난 국세청의 무지다. 국세청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도 강요했다면 범죄 교사에 해당하는 행위다. 그게 아니라면, 국세청은 자신이 의뢰한 조사 활동이 미국에서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2011년에 설립돼 5년 동안 수백, 수천 건의 역외 탈세 조사를 수행해왔을 국세청이 미국에서의 금융 계좌 조사 가운데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정말 모르고 있었다면, 개탄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정보 활동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는 것은 당연하다” 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신분을 노출하고만 국세청 직원의 무능과 무사안일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색이 ‘정보활동 요원’이라는 사람이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리고, 그 가방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철저히 숨겨왔던 전화 번호를 노출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촌극에 가깝다. 더구나 정보원에게 ‘술을 마시자’고 먼저 요구한 것은 해당 직원이었다고 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를 지출하고 난 뒤 그 대가로 접대를 요구한 셈이다.

1시간 만에 기사 삭제한 <중앙일보>

지난 19일 오후 1시 49분, 중앙일보 온라인 판에 이번 사건을 다룬 기사가 나갔다. ‘라이언폭스 컨설팅’의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시간 뒤 기사가 사라졌다.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중앙일보 기자는 “기사가 나간 뒤 국세청 직원들이 회사를 찾아왔다”며 “기사 때문에 외교 마찰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정보 요원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 게재 1시간 만에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라이언폭스’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여러 언론사에 보냈다. 그러나 기사화된 것은 중앙일보 한 곳 뿐이었고, 그마저 한 시간 만에 삭제되었다. JTBC의 경우 ‘라이언폭스’ 측을 인터뷰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방송이 나가지는 않았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그 힘은 일반 기업들에게는 절대적인 두려움의 대상이고 경우에 따라 언론사들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 중앙일보의 기사 삭제나 다른 언론들의 침묵이 그 힘을 두려워한 결과는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화, 2016/08/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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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업체로 선정된 상하이샐비지의 현장조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양 입찰 평가에서 기술평가 최고점을 받았던 업체는 네덜란드 스미트와 국내 코리아샐비지 컨소시엄이었던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가 인양 비용을 낮추는 데만 몰두하다 최선의 인양 방식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술점수 최고점은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

뉴스타파는 해수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던 세월호 입찰 평가 결과 문건을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된 상하이샐비지-오션씨앤아이 콘소시엄은 기술평가(90점 만점)에서 78.920점을 얻고 제안가격 851억 원으로 가격평가(10점 만점)에서 9.3977점을 획득해 종합평점 88.3177점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 해수부가 작성한 세월호 인양 입찰 평가 결과

▲ 해수부가 작성한 세월호 인양 입찰 평가 결과

옌타이샐비지 콘소시엄은 86.6299점(기술 78.543, 가격 8.0799), 타이탄 콘소시엄은 85.5411점(기술 77.542, 가격 7.9991)을 얻어 각각 2, 3위 차선협상 대상자가 됐다. 리졸버마린 콘소시엄(기술 72.807, 가격 5.83)과 보해오션 콘소시엄(기술 59.217, 가격 8.353), 한국해외기술공사 콘소시엄(기술 54.069, 가격 10)은 기술점수 하한선인 76.5점을 얻지 못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종합평점 없이 ‘입찰무효’로 결정된 스미트 콘소시엄이다. 정부는 이 콘소시엄이 제안가격의 5%인 입찰보증금 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 탈락했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해수부 문건에는 스미트 콘소시엄에 대한 기술평가 점수는 기재되어 있었다. 80.908점으로 7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80점을 넘긴 최고 점수였다.

뉴스타파는 스미트 콘소시엄의 국내 파트너로 입찰에 참여했던 코리아샐비지(출자비율 65 : 35)를 통해 기술평가 최고점을 받은 세월호 인양 방식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확인했다. 우선 대형 바지선에 물을 채워 침몰시켜 세월호 선체 옆에 위치시킨 뒤, 선체를 크레인으로 들어 수중에서 바지선 위에 싣는다. 이후 크레인 줄을 바지선으로 옮겨 연결해 통째로 수면 부근까지 끌어올리고, 여기서 바지선에 공기를 주입해 부력으로 띄우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떠오른 바지선이 그대로 세월호를 싣고 최종 거치될 항구까지 이동한다는 점에서 동거차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켜 플로팅바지에 싣는 상하이샐비지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또 상하이샐비지 방식은 선체 내부에 부력재를 넣기 위한 세부 설계를 위해 사전 현장조사 과정에서 잠수사가 화물칸(C, D데크)에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반면 스미트 방식은 이 과정이 필요없다.

▲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이 제안한 인양 방식

▲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이 제안한 인양 방식

스미트-코리아샐비지 콘소시엄은 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입찰보증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일까. 스미트 콘소시엄은 자신들이 제안한 인양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비용으로 1천4백85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 4월 해수부의 인양기술검토TF가 세월호 인양비용으로 1천억~1천5백억 원이 소요되고 기상 상태 등에 따라 2천억 원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한 수위에 맞춰 준비된 것이었다. 이어 지난 5월 18일 유기준 해수부장관이 국회 농해수위에 출석해 세월호 인양 사업비로 1228억 원을 책정하기 위해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고 보고했을 때에도 자신들의 가격 수준을 유지해 입찰에 참여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나흘 뒤인 5월 22일 해수부의 입찰 공고에서 사업비가 1천억 원으로 제한되자 고민에 빠졌다. 격차가 너무 커서 탈락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단 기술제안서를 제출한 뒤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지 여부를 내부에서 논의했지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중간 단계인 입찰보증금 예치를 하지 않고 입찰을 포기한 것이다.

이같은 내용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세월호 인양비용을 과도하게 줄이려다 더 좋은 기술로 인양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장기욱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과장은 “당초 1천억~1천5백억 원에서 사업비를 확정하려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수 인양업체들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 결과 1천억 원으로 제한해도 충분히 좋은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이를 고려해 최종 사업비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사업비가 계속 축소됨에 따라 아예 입찰을 포기했던 업체들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얼마나 제대로 업계 의견을 모니터링했는지 의문이다. 천안함 인양에 참여하고 세월호 수색구조를 담당했던 88수중개발은 세계 4대 메이저 인양업체 중 하나인 네덜란드 마모에트와 콘소시엄을 꾸려 수중촬영 등 현지조사와 각종 자료조사 등을 통해 인양제안서를 모두 작성해 놓고도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은 “해수부 기술검토TF가 발표한 인양 비용 추정치에 따라 2천억 원을 조금 상회하는 비용으로 설계한 인양 방식을 제안하려다 정부가 1천억 원까지 사업비를 떨어뜨려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입찰을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 상하이샐비지 현장조사 장면

▲ 상하이샐비지 현장조사 장면

상하이샐비지 현장조사 난항…‘세월호 수색’ 국내 잠수사 활용 못해

세월호 인양 기술평가에서 최고점을 얻는 업체가 상하이샐비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현장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된다. 상하이샐비지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선체에 두 차례 접근한 뒤 23일부터 25일까지 태풍을 피해 정박했다가 26일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현장의 강한 조류에 잠수사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샐비지가 전 인양 과정에서 자국 잠수사들만으로 작업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는 있지만 지난해 세월호 수중수색에 참여했던 국내 잠수사들의 경험을 살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잠수사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중국 잠수사들만으로 작업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 수중수색 당시 잠수팀을 이끌었던 류기주 88수중개발 잠수팀장은 “세월호 수중수색에 참여했던 잠수사들은 조류에 대한 적응은 물론 유리창 모양만 봐도 몇 층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을 쌓았다”면서 “중국 잠수사들이 진도 해역의 강한 조류와 탁한 시야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경험자의 조언이 없다는 것이 안전 문제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 2015/08/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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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방심위, 통신심의 제도 개선에 스스로 앞장서야

– 3기 방심위 통신심의 최악의 사례에서 얻는 교훈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임기가 종료되었다. 그간 방심위의 방송심의도 많은 논란을 야기했지만, 오픈넷은 특히 방심위라는 행정기관이 일반 국민의 온라인상 표현물을 검열하는 ‘통신심의’제도의 문제점을 다수 지적해왔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발족한 표현의자유위원회에서 약속한대로 행정심의 폐지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다만 당장의 제도 폐지가 어렵다면 앞으로 출범될 4기 위원회는 다음의 3기 방심위의 통신심의 최악의 사례들에 비추어 통신심의 제도 및 관행 개선에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

 

추상적인 심의기준을 바탕으로 정치심의, 꼰대심의로 남용될 위험

방심위의 통신심의 기준은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이다. 즉, 심의 대상은 불법정보에 한정되지 않으며, 방심위 통신소위 위원들 5명 중 3명이 건전하지 않거나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표현물은 삭제, 차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상적이고 모호한 기준들을 이용하여 정치심의를 행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사례가 다수 있었다. 많은 진위 혹은 조작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토론이 오갔던 세월호의 실소유주 고 유병언 회장의 부패한 시신 사진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정보’로서 삭제되었고(2014년 제41차, 제45차 통신소위), 한 네티즌이 세월호 사건에서 당시 대통령 및 여당이었던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무능함과 후속조치를 비판한 글은 일부 욕설이 섞여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욕설, 저속한 언어 사용’을 이유로 삭제(2014년 제36차 통신소위)되었다.

무엇보다 문제되었던 것은 ‘사회적 혼란 야기’를 기준으로 한 심의였다.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고 사고 수습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신속히 하지 않아 많은 인원이 희생되었다고 주장한 글(2015년 제33차 통신소위), 메르스 유행 당시 다수의 정치적 이슈들(성완종 리스트, 황교안 관련 의혹, 탄저균 주한 미군 기지 배달 사건, 대선 선거 조작 의혹 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의 확산이 특정 세력들에 의해 조작,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글들도 ‘유언비어’ 혹은 ‘괴담’이라는 이유로 삭제되었다(2015년 제40차, 제42차, 제44차 통신소위). 2015년에 있었던 연천 포격이나 목함 지뢰 폭발 사건 등은 북한의 도발이 아니며 단순 사고거나 국정원 등이 북풍몰이를 위해 조작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게시글들(2015년 제61차, 62차, 제63차, 제64차 통신소위), 사드 전자파의 유해성을 언급한 게시글들도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삭제되었다(2016년 제56차 통신소위). 이들은 대체로 경찰청의 신고로 이루어졌다. 국가가 공표한 사실과 다른 내용의 의혹을 제기하면 ‘허위사실’, ‘괴담’으로 치부하고 ‘사회적 혼란’을 운운하며 검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방심위의 ‘유해정보’ 심의 권한이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치심의뿐 아니라 꼰대심의도 문제되었다. 일반인들의 B급 문화나 소통 방식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어 일부 욕설을 사용하며 게임 중계 등을 하는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해 ‘과도한 욕설, 저속한 언어 사용’을 이유로 규제한 사례도 다수 있으며, ‘대세는 백합’이라는 웹드라마에 동성(여성) 간 키스 장면은 딱히 위반 규정을 적시하지도 않은 채 청소년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정요구를 결정하기도 하였다(2016년 제21차 통신소위).

 

광범위한 심의 대상과 위원 구성의 비전문성… 마구잡이 심의, 무차별적 사이트 차단으로 이어져 

3기 방심위는 연 평균 약 15만건을 심의하였다. 보통 30분 내외에서 진행되는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평균 약 1,600여건, 일주일에 약 3,200여건이 심의되는 셈이다. 이렇게 많은 심의 대상의 정보 내용을 위원들이 하나하나 면밀히 검토하고 심의가 행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마구잡이식 심의와 무차별적 사이트 차단으로 이어진 사례도 많다. 대표적으로 드러난 폐단이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를 음란 사이트로 차단했다가 이용자들의 항의로 하루 만에 차단을 해제한 해프닝이다. 또 외국인 기자가 운영하는 북한의 IT 이슈 전문 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를 북한을 찬양, 미화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이트로 보아 차단하였다가 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심의 대상 자체가 광범위하니 신고가 들어오는 정보에 대하여 대강 메인 화면이 불건전한 것으로 ‘보이기만’ 하면 책임의식 없이 차단 대상으로 손쉽게 결정해버리는 것이다.

위원 구성의 비전문성과 높은 연령대도 문제이다. 3기 위원은 평균 나이 약 58세 전원 남성들로 언론학자, 언론인 출신, 윤리학 교수, 북한학 교수, 법조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인터넷 전문가가 아닌, 심지어 인터넷 세대도 아닌 이들은 인터넷 통신 메커니즘이나 서비스 형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모습을 보였으며, 젊은이들이 주로 소통하는 자유로운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었다. 또한 9인의 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들 중 6인은 여당 측 추천, 3인은 야당 측 추천으로 이루어지는 구성은 위원회가 정치적 결정을 할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졸속심의, 정치심의의 우려와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심의 기준을 ‘불법성이 명백한 정보’로 한정해야 한다. 현재 유승희 의원의 대표발의로 심의 근거 규정으로서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필요한 경우’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의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무엇보다 행정기관이 국민의 표현물을 검열하는 것은 위헌적이므로 통신심의 권한을 민간으로 이양해야 함을 UN 역시 우리나라에 권고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도 그와 같이 권고한 바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는 방심위에 의한 통신심의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분간 이러한 제도 개편이 이루어질 수 없다면, 적어도 현재처럼 위원 구성을 정치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 있고 다양한 위원 구성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4기 위원회는 추상적인 심의기준을 함부로 남용하지 말고 심의를 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고 책임을 다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수호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2017년 7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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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7/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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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천 서구을)가 직접 경작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논을 매입한 뒤 10년 가까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농지 취득 자격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자경하겠다는 본인의 신고 내용과 달리, 실제 경작을 하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다. 전 후보는 실 경작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농사지겠다더니 9년 방치 후 조카에게 증여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지난 2002년 7월, 경기도 남양주시 오납읍 양지리에 있는 2필지, 4,296㎡ 규모의 논을 매입했다. 현재 이 농지에는 철제 펜스가 둘러쳐져 있고 관상용으로 보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2002년 매입 당시 전 후보의 주소지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로, 해당 농지까지 약 70km 떨어져 있었다. 이 때 전 후보는 부천시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관할 읍사무소에서 전 후보가 제출한 농지취득증명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 전 후보는 ‘농지 취득 목적’에 ‘농업 경영’을, ‘노동력 확보 방안’에는 ‘자기 노동력’이라고 기재했다. 자경(自耕), 즉 직접 경작을 하겠다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고 농지 취득 자격을 인정받아 논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2002년 적용된 농지법은 물론 현행 농지법도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하지 못한다”며 자경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 후보는 자경하겠다는 신고와는 달리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후보도 이 같은사실을 인정했다. 전 후보는 3월 16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초 농사를 지으려고 농지를 구매한 게 아니라, 형의 물류창고를 짓기 위해 형과 돈을 모아 농지를 샀다”고 밝혔다.

이어 전 후보는 “이후 물류창고를 짓지 않게 됐고 농지를 방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농지를 매입 시점부터 농사를 지을 의도가 없었던 셈이다. 농사를 직접 짓겠다고 신고한 경위를 묻자 전 후보는 “형이 직접 땅 관리를 했고, 자신은 자주 가보지도 않아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이 농지를 매입 이후 9년이 지난 2011년 11월, 자신의 조카에게 증여했다. 전 후보는 “(2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며 땅의 지분만큼 형에게 돈을 빌렸고 그것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조카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여 받은) 조카는 4억 원 가량의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광역시 서구의회 의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수, 2016/03/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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