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보도자료]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에도 '최순실 게이트'가 연루됐다

지역

[보도자료]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에도 '최순실 게이트'가 연루됐다

익명 (미확인) | 수, 2016/11/02- 01:22


연일 소위 '최순실 게이트'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진행 중인 현대화사업에도 최순실 게이트의 그림자가 드러났다. 특히 해당 사업이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그리고 서울시가 관련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은 수협중앙회의 졸속적인 사업 추진으로 시장기능이 저조한 백화점식 건물에 시장을 옮기고, 기존 시장 부지에 대규모 리조트를 짓겠다는 사업으로 해양수산부가 2012년 기본방향을 밝힌 후, 수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사업이다.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인 이성한은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본인이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의 TF위원이었으며 자신이 차은택을 자문위원으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성한은 유통사업 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해서도 어떤 전문성이 있거나 건축 전문가도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오히려 광고기획자나 홍보업을 병행했던 전형적인 브로커로 봄직한 행적이 드러났다. 그런 점에서 이성한과 차은택이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에 참여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의 연장선에서, 현대화사업을 통한 이권에 깊숙히 개입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렇지 않다면, 안그래도 재정상태가 불량한 수협 측이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정권의 비선실제인 이성한과 차은택이라는 인물을 활용했을 수도 있다. 현행 <농안법>에 따르면 시장의 개선 사업은 시장개설자를 통해서 지원되어야 하나, 해양수산부는 법상 시장개설자인 서울시가 아니라 수협중앙회를 통해서 국고보조금을 지급했다. 그리고 2년 동안의 공사기간 동안 사업비가 400억원 가까이 증가했고, 작년 6월에는 카지노사업을 신청했던 정황에 비추어 수협 측이 능동적으로 비선실제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3일(목) 오후 1시 30분부터 송파구에 위치한 수협중앙회 앞에서 총연합회의 집회가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노동당서울시당은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비상대책총연합회와 함께, 수협중앙회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제출하고 추후 해양수산부와 서울시에 대해서도 현대화사업과 관련하여 최순실 게이트의 인지 여부에 대해 질의할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문의: 노동당서울시당 위원장 김상철 010-3911-9679

​[첨부]​
공 개 질 의 서


소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하여, 최순실이 실질적으로 관장해왔던 미르재단의 전 사무총장인 이성한이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공개한 사항으로 2016년 10월 25일자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라는 제하의 기사의 일부입니다.



-차씨와 당신과의 관계는?
“나와 차은택과는 수직적인 구조도 아니다. 내가 차은택을 노량진 현대화시장 프로젝트 자문위원으로 위촉했고, 차은택이 나한테 국가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데 내 역량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르재단으로) 간 것이다.”

 또 <한겨레>의 2016년 10월 26일자 ‘미르 전총장 “녹취파일 70여개...아직 10%도 얘기 안해”라는 제하의 기사 일부입니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미르재단에 합류하기 전까지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티에프(TF)에 있었다. 그의 직업은 ‘디벨로퍼’다. 부동산 개발을 기획하고 자금조달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총괄하는 일을 했다. 그 전엔 한 방송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앞서 캐나다에서 잠시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성한과 관련하여 <연합뉴스>는 2016년 10월 27일자 “‘최순실 폭로’ 이성한 전 미르사무총장 춘천서 재판받고 잠적”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성한이 지난 6월까지 ‘이벤트 기획회사’를 운영했다고 전하고 있으며, 그보다 앞선 2016년 10월 24일자 “미르재단 전 총장, 제약사 용역업무 후 수십억 요구”라는 기사에서 3년 전 마케팅용역을 맡아 수행했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1. ​
<한겨레>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인 이성한이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에 ‘개발업자’로 참여한 사실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경로로 관여하게 된 것이며 이성한이 한 역할은 무엇이었습니까?

​2. ​
<허핑턴포스트>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이성한의 추천으로 차은택이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하였습니까?

​3. ​
<연합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성한은 전문적인 개발업자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브로커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협중앙회는 이성한의 전문성에 대해 어떤 검증절차(추천절차)를 거쳤습니까? 또한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사업 과정에서 이성한의 직책은 무엇이었으며 그에게 지급된 비용은 얼마입니까?

​4. ​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차은택이 현대화사업 과정에서 어떤 자문을 했으며, 이와 같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다른 인사는 어떤 사람이 어떤 전문성으로 참여했습니까?

​5. ​
이성한이 미르재단으로 옮긴 시점이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건물의 완공 이후인 작년 10월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화건물 공사비가 400억원 가량 증액된 배경에 이성한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생기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공사비의 증액 사유를 공개할 수 있습니까?

​6. ​
만약 이성한, 차은택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 <한겨레>에 대해 언론중재위 등에 제소하여 사실을 바로잡는 것이 순리라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할 의향이 있습니까?

이상의 6가지 사항에 대해 공개질의 합니다.

아무쪼록 <수협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협의 공익성을 고려하여, 전국민적인 관심사인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해소하는데 수협중앙회가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주시길 당부합니다. [끝]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 속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특수한 관계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국정과 관련된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할 때마다 최 씨의 의견을 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박 대통령 본인의 말처럼 ‘컨펌’을 받아야 할 만큼 대통령은 최 씨에게 절대적인 의존성을 보였다.

정호성 “선생님, VIP께서 빨리 컨펌 받으라고 하십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이 2013년 사용했던 대포폰을 검찰이 압수해  그 속에서 발견한 문자 내용은 이랬다.

선생님, VIP께서 선생님 컨펌 받았는지 물어보셔서 아직 컨펌을 못받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빨리 컨펌받으라고 확인하십니다.

여기서 선생님은 최순실, VIP는 대통령이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은 이런 문자를 보낸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을 하시기에 앞서 최순실로부터 의견을 들었는지 여부를 저에게 확인하고 아직 의견을 못들었다고 하자 빨리 의견을 들어보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이 의사 결정을 앞두고 매번 최순실의 컨펌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을 때면 자신을 통해 최순실의 의견을 물었다”고 진술했다.

정호성 “최순실과 상의했다고 보고하면 대통령이 마음 편해 하셔”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신문조서 속에는 검찰이 최순실 씨의 위상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듯한 부분도 들어있다. 검찰은 “최순실이 수석비서관이나 장관 위에서 ‘국정의 한 축’이나 ‘결재라인’을 담당한 게 아니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국정의 축’이나 ‘결재라인’은 과도한 표현”이라면서도 “대통령이 큰 틀에서 최순실의 의견을 구했고 최순실이 의견을 제시하고 대통령께서 반영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했다”고 대답했다. 또 “대통령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번 이것 저것 체크를 하시는데 최순실 씨한테 한 번 더 상의를 했다고 보고를 드리면 ‘한 번 더 체크를 하였구나’라고 생각을 하셔서 마음 편해 하셨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최순실 “대통령은 아픈 개인사와 외로움 때문에 제게 의지했던 것”

이 같은 관계에 대한 최순실 씨의 진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 비서관이 의견을 많이 물어와 힘이 들었던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대체 얼마나 많이  박근혜 대통령이 의견을 구했어야 이런 진술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최순실 씨는 또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아픈 개인사와 외로움 때문에 저에게 많은 의지를 했던 것이 사실이고, 중요한 결정에 앞서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제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양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최 씨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존성은 일반인의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취재 : 현덕수, 최기훈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17- 09:23
100
0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해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기 위해 개인적으로 부탁했다고 해명해왔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요청에 따라 정부부처에 자료 작성을 지시하고, 최 씨는 이 자료를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 등과 관련된 자신의 사업에 활용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최순실 씨의 사업 진행방향을 박근혜 대통령이 꼼꼼히 챙기며 고비마다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씨의 요청을 받고 서승환 국토부장관과 통화했다. 주말에 가족 단위로 말도 타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도 있는 복합체육시설 부지를 알아보라는 내용이었다.

2017011707_01

그런데 대통령의 취지를 잘못 파악한 국토부에선 2013년 8월23일 ‘뚝섬 승마장 부지 관련 현황 보고’란 제목의 문서를 작성해 정호성 비서관에게 보낸다. 이를 받아본 최순실 씨는 “승마장 이전부지가 아니라 복합체육시설 부지를 알아보라는 뜻이었다”고 정 전 비서관에게 알려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서도 같은 지시를 받은 정 전 비서관은 정병윤 국토도시실장에게 전화해 정확한 취지를 다시 설명했고, 국토부는 약 한달 뒤 ‘복합체육시설 대상지 검토 결과’라는 문서를 보고한다.

2017011707_02

여기엔 서울 도봉구 창포원와 경기도 안산 등 4곳이 후보지로 올라와 있었는데 이 문서를 받아온 최순실 씨는 ‘다른 곳은 없냐’는 식으로 추가 검토를 정 전 비서관에게 요청한다.

일주일 뒤인 10월 2일에 국토부가 다시 보고한 추가대상지 검토안에는 1순위가 경기도 하남시 부지로 바뀌어 있었다. 추천 부지 수백미터 근처에 최순실 소유의 부동산이 있던 곳이다.

2017011707_03

박근혜 대통령, 교문수석실에 최순실 돕는 스포츠클럽 정책 마련 지시

2017011707_04

더 놀라운 것은 지난해 2월 대통령의 지시로 교육문화수석실이 작성한  ‘스포츠클럽 지원 사업 전면 개편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이다. 이 문건에는 K스포츠재단이 중앙지원센터를 맡고 최순실 소유업체인 더블루케이가 경영과 마케팅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이 문서 역시 최순실 씨에게 넘어갔다.

2017011707_05

그리고 한달 뒤인 지난해 3월 K스포츠재단은 정부 정책에 짜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하남을 거점으로 하는 체육시설 건립 방안을 마련한다. 2년 전 국토부에 검토를 요청해 1순위로 추천된 그 하남시가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체육시설 거점지로 떠오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롯데에 최순실의 체육시설 건립비용 70억 원 요청

이후 K스포츠재단은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 비용 70억 원을 롯데로부터 받아냈다. 롯데에 지원을 요청한 사람도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최순실 씨가 주물렀던 재단과 사기업을 위해 국토부와 대기업이 움직였고 이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꼼꼼한 지시가 있었던 것이다.


취재: 최기훈 홍여진
편집: 박서영
CG : 정동우

화, 2017/01/17- 09:23
410
0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국가 기밀자료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청와대의 보안규정을 지난 4년 동안 완전히 무력화시킨 사실이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대통령의 지시로 각종 문건을 건넨 정호성 전 비서관은 청와대 보안규정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3년 3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첫 현장방문으로 서울의 한 IT기업을 선택했다. 대통령 의전비서관실은 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창조경제 현장방문 계획안’을 작성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현장방문이었던 만큼 문서 좌측 상단에는 ‘대외주의: 복사 및 전송 절대 금지. 행사직후 즉시 파기’를 표기해 넣어 보안에 각별히 유의했던 문건이었다.

▲ 대통령 의전비서관실이 작성한 박근혜 대통령의 첫 현장방문 계획안

▲ 대통령 의전비서관실이 작성한 박근혜 대통령의 첫 현장방문 계획안

그런데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 문건을 행사 바로 전날 저녁 최순실 씨에게 보냈다. 청와대 보안규정 상 이메일이나 출력물을 외부로 보낼 때는 정보보안승인 신청서를 작성해 승인을 얻게 돼 있다.

▲ 검찰이 확보한 대통령 비서실 보안관리 개요

▲ 검찰이 확보한 대통령 비서실 보안관리 개요

그러나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런 구체적인 절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모든 문서를 통제하는 정 전 비서관이 보안규정조차 제대로 모른채 지난 4년 동안 업무를 해온 것이다.

보안규정을 위반한 광범위한 청와대 문건 유출 아니냐는 검찰의 지적에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말씀에 대해 사전에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노력했다”는 궁색한 답변만 내놓았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문서 유출은 국기문란 행위라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더한 국기문란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취재: 최기훈 황일송
편집: 박서영

화, 2017/01/17- 09:14
203
0

스위스 건설업체 누슬리(Nussli)가 최순실 씨의 차명 회사를 ‘한국 정부의 회사’로 알고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는 누슬리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뉴스타파는 이 업무 협약 전후 사정을 아는 누슬리 내부 임원급 관계자 A씨를 단독 인터뷰했다.

누슬리는 지난해 3월 8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최 씨의 차명회사 ‘더블루케이’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비공개 회의(closed meeting)로 진행된 당시 자리에는 누슬리 측 임원 3명, 더블루케이측 관계자 3명(조성민 대표, 최철 변호사, 고영태 이사), 그리고 K스포츠재단 관계자 2명(정현식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이 참석했다.

2017011801_01

김종 전 문체부 2차관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도 시차를 두고 이 회의장을 찾았다. A씨는 누슬리가 애당초 더블루케이를 ‘한국 정부의 회사’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 쪽 관계자(Government Officer)의 방문이 이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쪽 사람들이 나중에 회의장에 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더블루케이’가 한국 정부가 만든 회사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누슬리도 그렇게 알고 업무협약을 맺은 것입니다.누슬리 관계자 A씨

당시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는지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A씨는 이에 대해 ‘누슬리로선 잃을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누슬리’라는 이름만 빌려줄 뿐, 나머지 사항은 더블루케이가 일체 알아서 한다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이미 평창올림픽 관련 사업 수주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누슬리가 이 같은 더블루케이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누슬리는 이 업무협약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한 푼도 낼 필요가 없었던 데다 양쪽 어디나 원하면 업무 협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누슬리의 이름을 쓰기 전에 누슬리 본사의 허락을 받기로 돼 있었기 때문에 누슬리 입장에서는 리스크(risk)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누슬리 관계자 A씨

2017011801_02

더구나 더블루케이가 정부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누슬리의 관심을 끌었다. A씨는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대형 국제스포츠 행사에서 주최국 정부가 만든 가짜 회사가 사업 이권만 얻고 사라지는 일이 관행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 역시 이와 같은 경우로 여겼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관행적으로 월드컵, 올림픽 때면 이런 회사들이 나타나서 이름만 빌려 사업을 맡고 사라지곤 합니다. 누슬리는 국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각 나라의 사업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슬리 관계자 A씨

박헌영 “내가 누슬리 소개자…’막무가내’ 최순실 때문에 제대로 된 사업 없어”

이 거래의 다리를 놓은 사람은 K스포츠재단의 박헌영 과장과 누슬리 한국인 직원 이 모 씨였다. 박 과장은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 씨에게 누슬리를 소개시킨 당사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가 누슬리 측에 상식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면서 실제 제대로 진행된 사업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MOU를 통해) 수익의 5% 정도를 세일즈 피(fee)로 받기로 했어요. 저는 그것이 대단한 수확이라고 생각했는데, 최 씨는 만족하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최 씨가 김종 차관에게 들었는지 한국에 ‘누슬리 코리아’ 합작법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어요. (2016년) 4월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누슬리 CEO를 만났는데 최 씨가 막무가내로 ‘수익을 5:5로 나누지 않으면 같이 일하지 않겠다’고 우겼어요. 나중에 누슬리 CEO가 허탈해서 막 웃더라고요.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검찰은 최 씨가 누슬리와 계약을 맺고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의 이권을 노렸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또한 이 문제에 깊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안 전 수석의 수첩 사본에는 누슬리와 관련한 대통령의 지시가 수차례 기록돼 있다(관련기사 :  박근혜-최순실 기획, 안종범 실행…대통령 권한남용의 전모)

안종범 수첩(2016.3.6.일자)

안종범 수첩(2016.3.6.일자)

최 씨가 추진한 주요 이권 사업인 ‘5대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에도 누슬리의 이름은 곳곳에 등장한다. 최 씨는 부영과 롯데 같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체육시설을 건설하고, 이 시설의 운영을 자신이 실소유한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맡아 사업 이권을 취하도록 계획했다(관련기사 :  박근혜-최순실 기획, 안종범 실행…대통령 권한남용의 전모). 검찰이 법정에서 공개한 다수의 관련 문건들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 등에 조성되는 스포츠센터의 건설사업은 추후 누슬리가 맡도록 되어 있었다.

최순실 회사의 5억 원, 누슬리 자회사로 흘러가

최 씨가 최소한 지난해 6월까지 누슬리와의 관계를 지속했다는 정황도 뉴스타파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최 씨가 실소유한 또다른 차명회사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열린 K-day 한류문화 행사를 수주했다. 당시 플레이그라운드가 이 사업 예산으로 해외문화홍보원으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7억여 원. 이 가운데 약 5억여 원(41만4000유로)은 독일의 한 이벤트 시설 관련 회사로 지출됐다. 계약서에는 사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추가비용 역시 플레이그라운드 측이 부담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 독일회사의 이름은 ‘암브로시우스(Ambrosius)’, 누슬리 본사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다.

암브로시우스 계약서

암브로시우스 계약서

한 국제 전시행사 전문가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웰컴라운지’ 건축 비용으로 들어간 5억 여 원이 지나치게 큰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정확한 도면이 없어 구체적인 비용을 산출할 순 없지만, 행사의 규모 등을 놓고 따져봤을 때 상식에 벗어난 계약금이라는 것이다.

취재진이 접촉한 플레이그라운드의 한 내부 직원은 파리 행사 당시 플레이그라운드가 해외 행사 경험이 많은 다른 직원들의 인맥을 이용해 관련 부대 지출을 최대한 줄였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비는 최대한 줄였지만, 유독 암브로시우스에 대한 지출에는 아낌이 없었던 셈이다.

이 같은 지출은 우연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3일, 최 씨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공판에서 제시된 검찰의 증거물에서도 최 씨 일당이 프랑스 행사와 누슬리를 관련지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검찰은 더블루케이 직원 류 모 씨가 검찰에 임의제출한 문건 가운데 ‘프랑스 행사’, ‘누슬리’가 함께 기재된 문건이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취재 : 오대양, 조현미

수, 2017/01/18- 10:37
478
0

박근혜 게이트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16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탄핵심판 시작 후 헌법재판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최 씨는 이날 5시간에 걸친 신문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증언은 모두 허위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의 증언 중 주요 부분을 모아 영상으로 구성했다.

1) “세월호? 어제 일도 기억 못 해”

이날 최 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한상훈 전 청와대 조리장 등 다른 증인들의 진술이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며 답변을 피했다.

2) “다 고영태가 한 일이다”

최 씨는 ‘고영태의 진술은 완전 조작’이고, 오히려 고 씨가 2014년부터 자신에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3) 정 과장? 정 비서관?

최 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정 과장’이라고 불렀냐는 국회 대리인단의 질문에 ‘정 비서관’이라고 부른다고 했다가, 이후 다른 질문에 답변하다 무심코 ‘정 과장’이라고 호칭한 후 곧바로 ‘정 비서관’이라고 고쳐 말했다. 이후 정 씨가 언급된 질문에 대해서는 ‘그 얘기 이제 그만하고 싶다’, ‘아까 얘기했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4) “검찰 조서 도장 찍었지만 인정 못해”

최 씨는 “검찰 수사가 너무 강압적이라 거의 죽을 지경”이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압수사와 폭언, 인신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 당시에 피의자신문조서에 도장은 찍었지만 지금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5) “돈 해 먹을 생각 없었다”

최 씨는 “유도 신문에는 대답 안 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하거나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뭐라고 대답하냐”고 반문하는 등 국회 대리인단과 여러 차례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최 씨는 또 자신이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을 통해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6) “대통령, 국민 잘살게 하고 싶어 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국민들을 잘 살게 하고 싶어했다’며 대통령을 엄호했다.

최순실 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헌재 탄핵심판 공개변론 전체 과정은 헌재 홈페이지(헌법재판소 공개변론 동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검찰수사기록을 토대로 한 뉴스타파 보도와 비교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검찰수사기록 단독입수 – 탄핵사유 “차고 넘친다”
검찰수사기록 단독입수2 – 국기문란 증거 수두룩


취재 : 최문호 최윤원 임보영

수, 2017/01/18- 20:15
426
0

현직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 일가에 수백억 원 대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지만, 삼성그룹 후계자는 일단 구속 수사를 빠져 나갔다. 이로써 3대에 걸쳐 세습이 이뤄진 삼성그룹은 3대 총수 모두가 각종 비리와 정경유착, 뇌물 사건에 연루됐으나 단 한 명도 구속되지 않는 기록을 이번에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이 완전 마무리될 때까지 ‘법 위의 삼성’ 신화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용

서울지방법원 조의연(51·사법연수원 24기) 영장 전담 판사는 19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일가 등에 430억여 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잡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조 판사는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조 판사는 지난해 롯데 비자금 사건 당시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할 때도 비슷한 논리를 편 바 있다. 법원의 이번 판단은 삼성이 최 씨 일가에 막대한 돈을 준 행위가 단순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삼성 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이번 법원의 판단은 삼성그룹에 대한 ‘봐주기 기각’이란 지적을 낳는 등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논외로 치더라도, 삼성그룹이 최순실 씨 일가에 별도로 제공한 자금 230여억 원을 뇌물로 판단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별도 제공 금품은 대통령이 두 재단 설립의 정당성과 본인의 무죄를 주장하며 강조해 온 문화융성, 스포츠강국 따위의 주장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그저 대통령과 한 몸이나 마찬가지 역할을 해온 비선실세에 대한 ‘맞춤형 지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이미 검찰 및 특검수사와 언론의 취재를 통해 차고 넘칠 만큼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삼성 ‘봐주기 기각’ 논란 속에 일단 특검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특검은 오늘 오전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은 매우 유감이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흔들림 없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벌 수사와 2월 초로 예상됐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일정도 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 수사에 명운 걸어… 예상 깬 직접 뇌물죄 적용

박영수 특검은 출범 때부터 삼성 수사에 명운을 건 것으로 관측됐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가장 많은 돈을 출연했고,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 일가에 200억 원 넘는 별도 자금을 제공한 삼성을 처벌한 뒤 대통령을 정조준하지 못한다면, 반쪽 특검이 될 것이란 판단과 각오가 특검 내부에 팽배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삼성의 행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도 특검에게는 동력이자 짐이 됐다. 특검 최강화력인 윤석열 수사팀장,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했던 기업수사통 한동훈 부장검사를 삼성 수사에 투입한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동안 특검 주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거란 예상이 많았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들어간 자금은 뇌물죄 적용 대상에서 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특검은 예상을 깨고 강수를 뒀다. 특검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이 두 재단에 출연한 돈은 제3자 뇌물, 최 씨측에 별도로 준 돈은 직접 뇌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과 최순실이 수십 년간 이익을 공유해 온 경제공동체인 만큼, 최 씨 측에 직접 전달된 자금은 모두 대통령에게 제공된 뇌물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였다. 특검이 장충기 사장, 최지성 부회장 등 이번 사건에 관련된 여타 삼성 임원들은 불구속 수사하면서, 그룹의 정점에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대통령 비선실세에 맞춤형 지원과 청탁… 왜 뇌물 아닌가?

사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다소 쉬운 길도 있었다. 이미 위증 문제가 걸려 있는 이 부회장에게 최소한의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될 일이었다. 두 재단에 출연한 돈은 제외하고 최 씨 측에 직접 전달된 자금, 특히 최 씨의 딸 정유라에게 제공되거나 제공될 예정이었던 220억 원(약정 금액)만을 제3자 뇌물로 적시해 영장을 청구했다면 영장 발부 가능성은 높아질 게 분명했다. 삼성과 최 씨 측이 독일에서 약정을 맺었던 220억 원을 뇌물로 볼 사유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검은 쉬운 길을 버리고 대신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특검이 택한 길은 어찌보면 당연하고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일단 특검 수사에 따르면, 두 재단 출연 자금이나 최 씨 일가에 직접 건네진 자금은 같은 성격의 돈이다. 삼성의 지원금이 승마협회와 최순실 씨가 설립한 독일 유령회사 비덱 등을 거쳐 최 씨 주머니로 들어갔다면, 미르와 K스포츠 두 재단에 들어간 출연금은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같은 최 씨 소유 기업을 거쳐 최 씨 일가 주머니로 일부 들어갔거나 들어갈 예정이었다. 모두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계획적으로 자금을 빼내려 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같은 범죄 혐의라고 특검은 판단한 것이다.

삼성, 정유라, 최순실

또 재단이나 최순실 씨 일가에게 돈을 낸 기업들 모두 저마다의 민원을 대통령에게 청원했다는 점도 같다. 출연금과 지원금 규모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삼성이 계열사 합병을 부탁한 것과 여러 다른 기업들이 사면과 검찰 수사 및 세무조사 무마, 혹은 면세점 문제 해결 등을 청원한 것은 본질적으로 다를 수 없다. 법의 형평성이란 측면에서, 재단 출연금과 삼성의 최 씨 일가 지원금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돼야 마땅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일괄 뇌물죄 적용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특검 수사에 일정 부분 차질은 불가피하게,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될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또 깨지지 않은 ‘법 위의 삼성’ 신화

이번 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대기업 수사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만 출연한 재벌들은 일단 특검의 칼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순실 씨 측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거나 계획했던 롯데, SK 등에 대한 수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영장기각 이후 특검이 “흔들림없는 수사”를 강조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3대에 걸쳐 세습이 이뤄진 삼성그룹. 공교롭게 1, 2, 3대 총수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지만 한 번도 구속 수사를 받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멀게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시대인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 때부터 가깝게는 2대 이건희 회장 시절인 1995년 비자금, 정관계 로비 사건, 2008년 비자금, 불법 경영승계 사건까지 모두 마찬가지였다. 2005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 당시 이건희 회장은 아예 검찰에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사실상 3대 총수가 된 이재용 부회장도 이번에 특검의 구속 수사를 피해 가면서, 여러 비리와 정경유착에도 불구하고 3대째 이어져 온 삼성의 총수 불구속 기록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게 됐다. 하지만 구속 수사든, 불구속 수사든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인 삼성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이른바 ‘법 위의 삼성’ 신화가 이번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취재 강민수 한상진

목, 2017/01/19- 14:22
477
0

삼성이 정부부처 고위 관료들의 성향과 전력 등을 파악해 정리한 인맥 관리 리스트 등 대외비 문서를 뉴스타파가 최초로 입수했다. 이 문서는 삼성전자 대관업무팀이 정부 부처 등에 대한 로비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대관(對官) 업무란 정부나 국회 등을 상대로 한 기업의 대외협력업무, 즉 일종의 로비행위를 지칭한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삼성전자 내부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외기관 핵심인사 현황>이란 100여 쪽짜리 보고서다. 여기에는 대관업무팀의 운영목적이 “관계기관별 대외업무 단위별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 및 “주요현안 사전 정보센싱, 지지기반 확보, 당사 의견 건의 등”으로 기재돼 있다. 접촉 채널을 구축해 삼성전자의 이익에 맞게 주요 현안에 대처하는 게 대관 업무의 목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삼성전자 대관업무팀의 이 내부 문서엔 청와대와 특정 정부 부처가 “협력 채널”이라고 적시돼 있고, 정부기관과 청와대 비서실 등의 조직도가 함께 그려져 있다. 이는 삼성이 자신들의 사업 영역과 관련이 있는 정부 기관에 줄을 대기 위해 전사적으로 담당 정부 부처 등을 지정해서 관리해왔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이 내부 문서를 제보한 삼성의 전 대관업무 담당자는 해당 문서에 파란색 글씨로 표시된 정부 부처나 기관들은 자신이 소속된 대관업무팀이 담당한 곳이라고 증언했다.

2017011901_01

이렇게 부서 별로 담당할 정부 기관 등을 지정하고 정부부처와 청와대의 조직도를 그려넣은 뒤 삼성은 ‘대외기관 핵심인사’들을 한사람씩 파악해 경력과 성향 분석 리스트를 만들었다.

리스트에 오른 ‘핵심인사’들엔 ‘합리적 업무 스타일, 온화한 인품, 소탈한 성격’ 등의 인물평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이렇게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평가만 적혀 있는게 아니다.

‘강압적 업무 추진, 직설적, 참고자료 욕심이 많아 과장급들이 백자료를 많이 준비해야 한다, 부내에서 주류 국장급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인사, 보신주의 성향이다, 다소 권위적이며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기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적이며 언론플레이에 신경 쓴다, 후배직원들에게 모욕적 언사도 서슴치 않아 존경받지 못하는 인물, 사시 동기들 중 지검장 승진 대상 5순위 내 등 매우 구체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도 여럿 발견된다. 거의 사찰수준의 보고서인 것이다.

2017011901_02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주무국장, 가전/IT분야 주무 국장, 당사 UHDTV사업 연관성 큼, 당사 스마트TV사업 연관성 큼’ 등 삼성전자 제품이나 사업과 관련된 정부 부처의 부서들은 따로 명기해 놓기도 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국장에 대해서는 “4-5년전 친동생이 당사(삼성전자)의 홍보팀 경력이 있다”며 ‘핵심인사’ 주변의 특이 인물도 파악해 놨다.

공정거래위원회나 중소기업청의 최고위직 관료에 대해 ‘대기업 저승사자’라거나, ‘친중소기업 성향’이라고 평가한 부분도 눈에 띈다. 거대기업인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른바 ‘적군’을 따로 분류해 놓은 것이다. 정부고위 관료들이 골프를 치는지, 술이나 담배를 하는지, 종교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놓거나 친한 지인들이 누구인지 파악해놓은 이유도 유사 시 원활하게 정부 고위 관료들을 접촉하기 위한 인맥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런 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접근하기 편한 상대를 고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의 한 국장에 대해서는 “기업보다는 공정위의 입장을 중시하는 편임”이라고 적어놓거나 “대기업 저승사자로 조사가 철저하고 깐깐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다른 국장이나 과장에 대해서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 “기업에 대해 합리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묘사해 놨다. 뭔가 대화가 통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를 내부에서 공유한 것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일부 주요 보직 과장과 국장에 대해서는 “당사와도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 유지중”, 또는 “친 대기업 성향을 가졌음”이라고 명시했다. 삼성에 의해 이런 평가를 받은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의 핵심사업부문들과 직접 연관을 맺고 있는 부서의 과장과 국장 급들이었다.

2017011901_03

삼성이 “친대기업 성향을 가졌음”이라고 명시한 산업통상자원부의 과장은 취재진에게 자신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에게는 다 잘해준다”고 답변했다. 삼성 자료에 ”당사와도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 유지 중”이라고 묘사된 산업자원부의 국장급 고위 공무원은 자신은 특별히 삼성과 우호적 관계를 맺지 않았다며 삼성 문건에 기재된 내용을 부인했다.

삼성의 이 내부 자료를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제보한 삼성전자 전 대관업무 담당자는 10만여 명의 삼성전자 직원뿐만 아니라 수백 개에 이르는 삼성전자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인맥과 이 보고서의 공직자들을 매칭시킨다면 “삼성이 뚫지 못할 곳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삼성은 꾸준한 로비를 위해 관련 부처 과장 한 명만 바뀌어도 보고서를 ‘판갈이’하고 주요 내용은 모두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에 보고된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의 대관업무팀이 만든 이 내부 자료는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관세청, 동반성장위 등 9개 정부기관과 유관단체들의 과장, 국장, 실장, 장관등 고위직 125명의 현황이 파악돼 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의 대관업무팀 40여 명이 맡고 있는 정부 기관과 유관 단체들이 모두 9곳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내의 미래전략실이나 노출되지 않은 또 다른 조직, 그리고 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의 대관업무팀이 다른 정부 부처나 국회, 사법, 정보, 언론 기관 등을 이중 삼중으로 담당하면서 주요 인사들의 성향을 파악해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뉴스타파 취재진이 입수한 고위관료 성향 파악 리스트는 삼성그룹이 관리하는 전체 ‘대외기관 핵심인사’ 리스트 가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뉴스타파는 삼성전자가 왜 ‘대외기관 핵심인사” 리스트 등을 만들었는지 답변해주기를 요청했지만 삼성전자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취재:최경영
촬영:김기철,김수영
C.G:정동우,하난희
편집:윤석민

목, 2017/01/19- 17:52
432
0

지난해 11월 출범한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위가 지난 9일 7차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공식 활동을 종료하며 6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특위는 활동을 종료하며 10명의 증인을 위증혐의로 고발했고, 35명의 청문회 불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국회모욕죄로 고발했다. 뉴스타파는 이들 35명의 증인에 대한 불출석 사유서를 전수 입수해 증인들이 어떤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했는지를 분석했다.

사유서 제출하지 않은 무단 불출석 7명

청문회 불출석 증인 중 국조특위에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불출석한 증인은 7명이다. 정윤회 전 박근혜 의원 비서실장은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했다.  윤후정 전 이화여대 명예총장도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정유라 부정입학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 했다. 김영석 전 미르재단 이사,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도 같은 날 열린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을 명령 받았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12월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고 전 이사는 3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이 태블릿을 사용할 줄 모른다’는 증언으로 위증 논란이 있어 5차 청문회에 재차 증인으로 선정됐다.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각각 두 차례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했다.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국정농단의 핵심증거인 ‘최순실의 태블릿 피씨’의 실제 개통자로 알려진 인물로 12월 15일 4차 청문회와 1월 9일 7차 청문회에 증인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최순실의 금융계 인사개입 등의 이유로 12월 7일 2차 청문회와 12월 22일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암투병, 스트레스 등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17명

건강 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증인 16명으로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한일 전 서울경찰청 경위,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최순득 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원오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송주 대통령미용사, 정매주 대통령분장사,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최순실 씨였다.

이들 중 최순실 씨는 12월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 불출석하며 공황장애가 있고 건강이 좋지 않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12월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서도 최 씨는 구속 수감 등으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져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12월 26일 열린 구치소 청문회장에서 최순실 씨를 만난 국조특위 위원들은 최 씨의 상태가 청문회에 불출석할 만큼 심각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 씨는 자신의 재판에는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고 지난 1월 16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녹내장 수술 후유증 등 정신적 신체적인 건강 악화를 이유로 7차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전 총장은 진단서까지 첨부하며 정신과 치료 중이며, 한 달간 감기에 걸렸다는 점과 목의 통증으로 약에 의존하고 있고 우울증까지 걸렸다며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다고 사유를 밝혔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도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이유로 지난 9일 청문회에 불출석하며 진단서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특검은 지난 14일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전 학장의 죄질이 무겁고 수감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의 정유라 특혜 지원 지원의 중간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박원오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도 후두암 재수술을 이유로 모두 세차례, 1차, 5차, 7차 청문회에 불출석 했다. 특히, 박 전 감독은 출석이 예정된 1차 청문회 하루 전인 12월 5일, 후두암 재수술을 실시해야 하고 이후 2주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서까지 제출했다. 이에 특위는 박 전 감독에게 그로부터 2주 후인 12월 22일 5차 청문회에 재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 전 감독은 재차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와 수술 후유증으로 3개월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하며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위는 지난 1월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박 전 감독은 사유서를 통해 수술부위 염증이 재발했다며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받아 불출석 10명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출석해 증언할 수 없다는 사유를 든 증인은 모두 10명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증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안봉근 전 비서관,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번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들로 분류돼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 중에는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한일 전 서울경찰청 경위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청와대 문건 외부유출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극심한 고초를 겪은 인물들이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류철균 교수는 12월 15일 열린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자신에 대해 수사의뢰된 상황으로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후 류 전 교수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정유라에게 이화여대 학사특혜를 준 혐의로 지난 3일 새벽 구속됐다.

윤전추 행정관과 이영선 행정관은 증인으로 채택된 3차례 국회 청문회에는 특검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모두 불출석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에는 1월 5일과 12일 각각 출석해 증언한 바 있다. 특히 이들은 현직 청와대 행정관으로 12월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 불출석하며 제출한 사유서의 내용이 동일해 청문위원들로부터 청와대의 압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정호성 전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대통령 핵심 보좌 세력으로 알려져있지만,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어 출석할 수 없다고 사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안봉근 전 비서관은 이 외에도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딸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유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유치원 상담, 승마 레슨 때문에 출석 불가? 각양각색 불출석 사유

이들 외에도 베트남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순득 씨의 아들 장승호 씨는 12월 7일 2차 청문회에 출석해 베트남 대사 임명에 대해 비선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는지에 증언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운영 중인 베트남 유치원의 학부모 미팅이 잡혀있고 일정 변경이 어렵다며 출석하지 않았다. 12월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는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무단 불출석했다.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인 박재홍 씨는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예정된 승마 레슨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또 실제 거주지는 광주광역시라며 서울과 거리가 멀어 왕복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도 사유서에 덧붙였다.

한용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도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유서를 제출해 ‘출석해 발언할 경우 취재정보가 유출돼 언론 자유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고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가 고발됐다. K스포츠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정동구 전 이사장도 재단 설립과 자금 출연 배경에 대해 12월 15일 4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는 사유서를 통해 예정되어있던 아프리카 우간다 출장으로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특위는 정 전 이사장도 고발했다.

이 외 조여옥 전 대통령실 간호장교와 추명호 국가정보원 국장도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국조특위는 이들을 국회모욕죄로 고발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물론 억울한 증인들이 있을 수 있지만,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국회를 모욕한 사람은 고발을 하자는 취지로 고발을 의결한 것”이라며 “추후 청문회 제도 개선을 통해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더 큰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야 국회의 국정조사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국회 국조특위로부터 입수한 35명의 불출석 사유서를 모두 입수해 이들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와 불출석한 사유를 공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70120_banner


취재 : 송원근, 이유정, 박중석
영상 : 김기철, 김수영
개발 : 김슬
디자인 : 하난희

금, 2017/01/20- 15:37
607
0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가 마무리됐다. 2번의 기관보고와 7번의 청문회가 진행됐다. 국조특위는 증인 10명을 위증혐의로 고발했고 35명은 불출석 혐의와 국회모욕죄 혐의로 고발을 의결했다.

뉴스타파는 증인 10명이 어떤 위증을 했는지, 또 어떻게 위증이 드러났는지 증인별로 정리했다. 또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증인 35명의 불출석 이유가 합당한 것인지 이들이 국회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전수 입수해 공개한다.

2017011803_title

취재 송원근, 이유정
영상 김기철, 김수영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금, 2017/01/20- 15:27
355
0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구속 영장 실질 심사가 오늘(20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을 주기 위해 자신의 제자 강사에게 정 씨의 수업 과제물을 대신 작성하게 하고, 교육부 감사에 앞서 제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이인성 교수는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정유라 씨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 감사와 특검 수사를 통해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제자들과 교육부 감사를 앞두고 사전 모의했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뉴스타파 보도에 “특혜 없다”던 이인성 교수 구속영장

뉴스타파는 지난해 10월,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자신이 담당하는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연구’라는 2016년 여름 계절학기 수업에서 정유라 씨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2학점을 주고, 해외실습에서 다른 학생들(2인실)과 달리 1인실 숙소를 제공하는 등 귀빈 대접을 했다고 처음 보도했다.(관련기사 : 최순실 딸, 이화여대서 귀빈 대우…학점도 특혜 의혹)

이에 대해 이인성 교수는 물론 이화여대 측은 뉴스타파에 “정유라가 독일 경기 일정으로 전체 수업에 참여하지는 못 했으나, 2/3이상의 수업에 참여했으며 사후 교과목 이수를 위한 자료를 제출하고 정당하게 학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화여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학점특혜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 이인성 교수는 지난해 10월 뉴스타파의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서면으로 반박하면서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답변을 회피했다

이인성 교수가 20일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인성 교수가 20일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제자 강사에게 “정유라 과제물 대신 그려라”… 류철균 교수와 같은 수법

그러나 뉴스타파가 제기했던 학점 특혜 의혹은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이인성 교수가 학점 부여의 근거로 국회에 제출한 정유라 씨의 과제물이 조작된 것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교육부 감사를 실시했던 교육부 관계자는 “이인성 교수가 정유라가 제출한 과제물은 정유라가 기성복을 입고 있는 사진과 악세사리, 의상 일러스트 등이 있는데, 정 씨의 기성복 사진 말고는 모두 이인성 교수 본인이 대신 꾸며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제자 강사에게 시켜 대신 그리게 한 일러스트 과제물과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것을 대신 찍어 제출한 악세사리 과제물. (자료제공 :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제자 강사에게 시켜 대신 그리게 한 일러스트 과제물과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것을 대신 찍어 제출한 악세사리 과제물. (자료제공 :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인성 교수가 정 씨 대신 제출했다고 밝힌 과제물 가운데 의상 그림은 이 교수가 자신의 제자였던 강사들에게 지시해 그리도록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구속된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 교수가 자신의 조교를 시켜 정유라의 시험지 답안을 대신 작성하게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과제물을 조작한 것이다.

이화여대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의류산업학과 A겸임교수는 이인성 교수의 지시로 정 씨의 의상그림을 대신 그렸다. A교수는 자신이 담당하는 2016년 1학기와 계절학기 수업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기초의류학’ 수업에서 출석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정 씨에게 각각 3학점과 2학점 등 총 5학점을 부여해 학점 특혜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특검은 A교수가 이인성 교수의 지시로 정 씨에게 학점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화여대 한 관계자는 “학점 특혜 의혹에 연루된 A교수는 지도교수였던 이인성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지시에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 감사 앞두고 “정유라가 과제 했다고 해라” 사전 모의

이인성 교수가 지난해 11월, 교육부 특별감사를 앞두고 자신의 제자 강사들을 따로 소집해 거짓 답변을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 감사에서 학점특혜를 준 사실이 들통날 것에 대비해 “정유라가 직접 과제를 했다”는 식의 답변을 하라고 제자 강사들에게 지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부가 관련 질문을 하면, 정 씨의 과제물을 해외 택배를 통해 받았고 증거물은 버렸다는 식의 답변을 하라거나, 교육부 감사는 강제력이 없으므로 굳이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조언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탓인지 교육부 감사에서 실제 A교수는 교육부가 수 차례 조사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A교수에게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거듭 요구했으나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교수는 검찰 조사에는 출석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사실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성 교수는 이뿐만 아니라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대가로 교육부로부터 연구비 55억 원을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오늘 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은 정유라 씨에 대한 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를 구속 기소 했으며, 학점 특혜 주모자로 김경숙 학장을, 입학비리와 관련해서는 남궁곤 입학처장을 구속 수사 중이다. 특검은 이인성 교수에 이어 최경희 총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금, 2017/01/20- 18:05
497
0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7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10명의 증인이 특위로부터 위증으로 고발 조치를 당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출범한 특위는 지난 15일 활동을 종료하기까지 2달 동안 7번의 청문회와 2번의 현장조사, 2번의 기관보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골머리를 앓는가 하면 출석한 증인들마저도 시종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해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었다.

청문회장에서 딱 걸린 증인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17일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모두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증언을 번복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체부 국정감사와 11월 국조특위 1차 기관보고 때 줄곧 블랙리스트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계속 추궁하자 결국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김 전 실장도 지난해 12월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 씨를 모른다고 계속 부인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공개하자 돌연 말을 바꿨다. 영상에는 당시 박근혜 캠프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실장이 최 씨와 관련된 의혹이 언급되는 현장에 참석해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내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며 말을 바꿨다.

특검 칼날에 줄줄이 구속

지난해 11월 1차 기관보고 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전 장관은 이후 특검 조사에서 국민연금에 찬성을 종용한 사실을 자백했다. 특검은 지난 16일 문 전 장관을 구속기소 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2월 4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11월 1차 기관보고 때 출석한 정 전 차관도 마찬가지다.

청문회 때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에 관여한 적 없다고 부인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구속됐다. 정 씨의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도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구속됐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월 열린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과 정유라 그리고 삼성의 관계에 대해 “몰랐다,” “보고받지 못했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조특위가 고발 조치한 10명의 증인들이 청문회 당시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어떻게 탄로 났는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70120_link


취재: 이유정, 송원근, 박중석
영상: 김기철, 김수영
편집: 정지성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금, 2017/01/20- 15:56
483
0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됐다. 두 사람의 구속으로 블랙리스트 수사는 큰 고비를 넘게 됐다. 이제 특검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 관여 여부에 집중될 예정이다.

성창호(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새벽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두 사람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국회에서의 거짓 증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20170121_01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는 ‘대통령 뇌물죄’과 함께 박영수 특검 수사의 한 날개다. 특검은 대통령의 비선 실세 지원을 뇌물죄로, 블랙리스트 작성과 지시는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헌법위반 문제로 보고 있다. 특검의 이규철 특검보는 “고위공무원들의 문화계 지원 배제 시행 행위가 국민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명단 작성 및 시행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은 이 리스트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김 전 실장의 지시로 당시 조윤선 정무수석이 주도해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이어져 실행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동안 특검은 이 리스트 서류와 문체부 직원의 진술 등 여러 증거를 확보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한 바 있다.

두 사람의 구속 영장 발부로 특검의 ‘반헌법적 법치 농단’ 수사는 힘을 받게 됐다. 이미 특검은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을 확보해, 보수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을 그린 홍성담 화백을 고발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청와대의 세월호 침몰사고 수사 개입,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 집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박근혜 떠받쳐 온 중심축 붕괴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었다. 그는 검찰 등 사정 라인을 손아귀에 넣고 ‘종북 좌파 척결’이란 명분을 앞세워 국정을 쥐락펴락했다. ‘문화계 지원 배제 목록’은 그가 국정을 농단한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업무일지 첫페이지에는 김 전 실장이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지시사항이 들어 있다. 김 전 실장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념대결 속에서 生活(생활)-갈등 속에서 전사적 자세 지니도록. 헌법가치 수호, 선진국가 건설, 가치중립적 타협, 화합은 없다. 시장 vs. 사회 (중략)-회색지대 無(무). 강철 같은 의지로 대통령, 대한민국 보위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2014년 6월 14일

김기춘 박근혜

김 전 실장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전 실장은 고등고시에 합격한 뒤인 1963년,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꾼 ‘5·16장학회’ 장학금을 받았다. ‘박정희, 육영수’의 이름을 딴 재단의 돈이었다. 검사가 된 이후엔 유신헌법 기초작업에 참여했으며,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의 범인인 문세광에 대한 수사를 맡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어머니의 원수를 갚아준 사람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김 전 실장을 “드물게 보는, 사심 없는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장면마다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것이 1975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재직시 발표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유신시대를 대표하는 공안 사건으로 지난 2015년 진행된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25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도 김 전 실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만들어졌다.

간첩조작, 초원복국집, 블랙리스트…그리고 구속

법무부 장관 퇴임 후 두 달 뒤엔 일명 ‘초원복국집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1992년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김 전 실장은 부산시장, 부산경찰청장 등 기관장들을 부른 자리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쳐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이 사건으로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이 발언이 새어나간 경로를 추적해 사건을 도청 문제로 전환시켰고, 위헌소송을 이끌어내 결국 자신의 기소를 취하하게 만들었다. 법을 피해 다니는  ‘법꾸라지’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후 내리 세 번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기춘대원군’, ‘왕실장’ 등의 별명을 얻으며 권력 실세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과거의 일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이번 국정 농단 사건에서도 자신의 개입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순실 씨를 중심으로 한 수사만으로는 박근혜 정부 ‘적폐’의 한쪽 면밖에 볼 수 없다. 특검이 수사 초기부터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에 집중한 이유다. 블랙리스트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탄핵 소추위원단도 탄핵 사유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를 추가하는 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탄핵사유를 추가하려면 국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해 일단은 탄핵소추안 참고사항으로 기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토, 2017/01/21- 12:53
549
0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과제물을 대신 만들어 학점 특혜를 주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21일 구속된 가운데, 정 씨가 제출한 과제물이라고 했던 것 가운데 일부는 다른 학생이 제출했던 과제물을 이 교수가 그대로 도용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image02

의류산업학과 학생 과제물 도용해 정유라 과제물로 둔갑시켜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 A씨는 21일 “이인성 교수가 정유라 것이라며 제출한 액세서리 과제물은 나의 것을 그대로 도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기사를 보고 자신의 과제물이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취재진에게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이 교수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유라 씨의 과제물로 제출했던 액세서리 사진과 동일한 것이다.

※관련기사 : ‘정유라 과제 대리작성’ 감사 앞두고 은폐 ‘사전모의’

▲ 왼쪽은 이인성 교수의 계절학기 수업을 들었던 의류산업학과 A씨가 이 교수에게 사전 평가 과제물로 제출했던 액세서리 사진. 오른쪽은 이 교수가 국회에 제출한 정유라 씨의 과제물. 사진은 같은데 리포트 우측 상단의 학과와 학생이름이 다르다. 최 씨의 과제물을 복사해 그대로 정 씨의 과제물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 왼쪽은 이인성 교수의 계절학기 수업을 들었던 의류산업학과 A씨가 이 교수에게 사전 평가 과제물로 제출했던 액세서리 사진. 오른쪽은 이 교수가 국회에 제출한 정유라 씨의 과제물. 사진은 같은데 리포트 우측 상단의 학과와 학생이름이 다르다. 최 씨의 과제물을 복사해 그대로 정 씨의 과제물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정 씨 과제물이라고 나온 사진은 지난 여름 계절학기 수업에서 (패션쇼) 의상과 함께 착용할 액세서리 몇 가지를 사진으로 찍어 교수님께 컨펌을 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사전 평가 자료”라며 “사진에 나온 액세서리 모두 내가 소장하고 있는 것이고 과제를 위해 내가 직접 촬영한 것이다. 정유라 과제물을 급하게 만들면서 내가 제출한 사진을 그대로 복사한 것 같다.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대리 과제물 문제가 된 이인성 교수의 2016년 여름 계절학기 수업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연구’는 학생들이 졸업 작품 의상을 만들어 중국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이 핵심이다. 이 교수는 패션쇼에서 작품의상에 착용할 액세서리를 사전 과제물로 제출하라고 학생들에게 요구했다. 액세서리 사진은 이 수업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사전평가 과제물이었다.

국회에 거짓자료 제출, 교육부 감사서도 ‘거짓말’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교수는 교육부 감사에서 정유라 과제물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정 씨의 액세서리 사진에 대해 자신의 것을 촬영해서 대신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역시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계절학기 수업의 또 다른 과제물이었던 의상 일러스트는 이 교수가 제자 강사에게 지시해 대신 그리게 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이 교수는 즉, 정 씨의 학점특혜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학과 학생의 과제물을 도용하는가 하면, 제자 강사를 시켜 정 씨의 과제물을 대리 작성해 국회에 제출했던 것이다.

과제물 도용 사실을 전한 A씨는 “이인성 교수님은 취업때문에 인턴을 하는 와중에도 사전평가에 무조건 와야한다고 할 정도로 엄격했다. 때문에 교수님께 사정 사정해서 과제물로 대체하고 회사를 나간 친구도 있었고, 대부분 졸업의상 제작부터 중국 패션쇼 참여, 사후 레포트까지 제출하고 힘들게 학점을 이수했다”며 수강 당시의 기억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류산업학과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깐깐했던 교수님이 타과생인 정 씨에게는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학점을 주고, 심지어 과제물까지 나의 것을 도용해서 만들어줬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며 “주변의 친구들은 이 교수의 구속 소식에 ‘권선징악’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취재: 홍여진

토, 2017/01/21- 16:43
375
0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2년 전 42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숨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고 김혜선 과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영화평론가 이안(필명) 씨에게 남긴 말이다. 이 씨는 그가 손을 꼭 잡으며 “죄송하다”고 말한 뜻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 말의 의미는 김 과장의 사망 후, 한 문체부 고위 공무원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김 과장과 이안 평론가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7012503_01

“당신은 문체부와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사람”

이안 영화평론가는 9,473명의 이름이 적힌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세 차례에나 이름이 오른 문화예술인이다. 이 리스트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지지선언, 야당 정치인 지지선언 등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씨는 평소 사회문제를 영화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칼럼을 써 왔다. 당연히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위한 지지선언 등에도 서명을 했다. 그 결과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이다.

2017012503_02

만 명 가까운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이 적힌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드러난 건 지난해 10월 경. 하지만 이 씨는 이미 그 이전부터 문체부 내에 블랙리스트 형태의 문건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이었어요. ‘너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하는 사업이나 문체부에서 하는 사업은 지원해봤자 안 될거다’라는 이야기를 그때 이미 들었어요. 블랙리스트 문건이 나오기 훨씬 전이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이 최초 작성된 시점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6월 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에도 특정 문화예술인을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형태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같은 사실을 고 김혜선 과장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씨는 2014년 4월, 자신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정부 지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당시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 소속이었던 김혜선 과장을 처음 만났다. 이명박 정부 이후 줄어든 영화제 지원금을 다시 늘려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김 과장은 며칠 후 “영화제 지원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이 씨에게 “문체부 산하의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김 과장은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 씨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 뒤로 김 과장은 연락이 없었다.

“이력서를 보내고 잘 받았다는 연락까지 왔었는데, 그 뒤에 연락이 없더라고요. 아마 제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문체부 파트너로 일하기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나 생각했죠. 이명박 정부 때부터 사회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니까요.”

2017012503_03

그로부터 한 달쯤 연락이 끊겼던 김 과장은 이 씨가 참여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수척한 얼굴이었다. 김 과장은 이 씨의 손을 꼭 잡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다시 1년쯤 뒤, 이 씨는 김 과장이 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작스러운 부고에 마음이 아팠던 이 씨는 김 과장에 대한 추모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런데 그 글을 읽은 문체부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씨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이었다.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그 글을 보고 저한테 연락을 해왔어요. 김 과장이 생전에 저와 관련해 했던 말이 있다면서요. 김 과장이 제 이력서를 받고 같이 일을 해보려고 했다가 너무 놀라서 자기한테 와서 ‘이분은 도저히 우리가 하는 어떤 일에도 같이 할 수 없는 데에 이름이 올라있는 분이에요.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파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죠?’라며 미안해 했다는 거예요.

그 고위공무원은 이 씨에게 “무슨 글을 그렇게 써서 아무 일도 못하게 했느냐”는 핀잔을 덧붙였다. 그동안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영화 칼럼을 써온 것이 문체부와 일할 수 없는 이유가 됐던 것이다. 1년 전, 영화제 개막식에서 자신의 손을 잡고 “죄송하다”고 말했던 김 과장의 속 뜻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2017012503_04

그 때 알았어요. 김 과장은 이미 그때 모종의 서류를 봤던 거구나, 그래서 내 이력서를 받고는 연락을 못 했던 거구나.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던 거구나. 아, 그 안에서 얼마나 마음이 볶였을까… 그렇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건은 좀 더 철저하게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금 더 철저하게 따져봐야지만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겪었던 고초를 밝힐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돌아가신 분이 마음 아파했던 것도 풀리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조윤선 장관 등 책임자들이 전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몰랐다고 하는데, 그걸로 고통받은 공무원이 실제 있잖아요? 제가 인터뷰를 하는 이유도 제대로 책임자 처벌이 되서 가슴 아프게 돌아가신 분의 마음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기 때문이예요.

“실행하고 파기하라” 청와대 지시를 따라야만 했던 실무 공무원들.

김 과장과 같이 블랙리스트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공무원은 한두 명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를 최초로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실제로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체부 공무원 여러 명이 자신에게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공무원들) 다들 힘들어했고요. (위에서) 시키니까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거 알죠. 청와대에서 문체부에 문건 내려보낸 다음에 좀 있다가 ‘그거 파기하세요’ 라고 시키고, 그리고 흔적 남기지 말라고 시키고, 이렇게 일을 해왔단 말예요. 떳떳하지 못한 일인 걸 아니까 그렇게 시켰겠죠. 그런 일을 해야했던 공무원들은 괴로웠을 거고요. 내부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이 결국은 파기하라고 해도 어떤 때는 했다가 어떤 때는 갖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게 결국 특검에 간 거예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블랙리스트의 몸통으로 지목한 유진룡 전 장관도 지난 23일 특검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2017012503_05

“현직에서 공무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블랙리스트)를 담당하던 직원들이 심지어 저를 만나 울면서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호소한 적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건강 해치니까 빨리 요청을 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라 했더니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피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가 양심에 어긋나서 하기 싫은 일을 다른 누구한테 맡기겠느냐”라며 울더라고요. 그 후임자도 그렇고. 그런데 그렇게 소신을 억지로 어기게 시킨 사람들은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요. ‘생각하지 마라,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너희는 시키는 대로만 하라’라고 공공연하게 대놓고 했습니다.”

결국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그 명단에 들어있는 문화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 뿐만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했던 문체부 공무원들의 양심까지 옥죄어 왔다. 현재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덕 문체부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등이 구속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김종 전 차관 역시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승마계 비리 의혹을 조사한 문체부 공무원 2명의 옷을 벗기는데 일조한 만큼 넓은 의미로는 ‘체육계 블랙리스트’ 연루 혐의를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2017012503_06

이처럼 전현직 장차관급만 4명이 일거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문체부는 지난 24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결국 블랙리스트의 최고 책임자일 수밖에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을 시인하고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문화예술인들과 부당한 지시로 양심에 반한 행동을 해야 했던 수많은 공무원들의 상처는 쉽게 씻겨지지 않을 것이다.


취재 : 홍여진, 김성수, 송원근
촬영 : 김남범, 김기철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삽화 : 김용진

수, 2017/01/25- 21:18
497
0

대규모 사실조회와 증인신청, 그리고 자료 제출 지연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온 대통령 측이 마지막 수단으로 대리인단을 사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측, “재판 불공정… 중대결심”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임기가 1월 31일까지인 상황에서, 2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은 9명 재판부로 진행된 마지막 변론이었다. 이 날 박 소장은 “심판 절차가 지연될 경우 심판정족수를 가까스로 충족하는 7명으로 심리하는 상태가 발생한다”며 “헌법재판소 구성에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인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 임기만료일) 전까지는 최종 결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재판부의 방침에 대해 대통령 측은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대통령 측은 권성동 소추위원이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월 9일까지 결정이 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인터뷰 내용이 재판부의 방침과 같다며,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물밑 접촉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대통령 측은 그러면서 “법사위원장 자리가 헌법재판소를 관할하는 관계임을 감안하면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2017012504_01

물밑 접촉 의혹 제기에 대해 박한철 소장은 “용납할 수 없는 얘기”라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박 소장은 그동안 재판 진행 과정에서 “대통령 측이 무리하게 증인 신청하는 부분도 다 들어줘가며 배려”해 줬는데 “재판 절차가 공정성에서 벗어난 것처럼 가정한 발언은 법정에 대해 심히 유감스러운 발언”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대통령 측이 사과하며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대통령 측은 재판이 끝난 뒤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여전히 재판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갔다.

특히 “중대한 결심”이 무엇이냐를 두고 대통령 측은 대리인단 사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중대 결심이 대리인단 사퇴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 측은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중대결심이 뻔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권성동 소추위원과 박한철 소장의 발언이 유사한 것 외에 헌재와 국회가 내통한 증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얼버무렸다.

앞으로 대통령 측은 재판의 내용 보다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탄핵 심판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이 시작된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인 지난 23일 8차 변론에서 39명의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했지만 이날 재판부는 이 가운데 10명만 증인으로 채택했다. 대통령 측은 그러나 “나머지 29명에 대해서도 다시 증인 신청을 할 것”이며, 이 가운데 “최소 10명 정도는 증인으로 채택돼야 재판의 공정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재판부가 채택하지 않은 사람들을 증인으로 다시 신청하는 것에는 증인 채택이 거부될 경우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며 대리인단 사퇴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가 담긴 것으로 보여진다. 한 법원 고위 관계자는 “대리인단 사퇴를 통해 탄핵심판 최종 선고를 최대한 늦출 뿐만 아니라, 절차적으로 흠집을 냄으로써 재판부를 위축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유진룡, “블랙리스트 중단 건의에 박근혜 침묵”

이날 재판에 출석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14년 7월 장관 퇴임 직전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차별과 배제의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대통령이 묵묵부답으로 침묵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2014년 6월 A4용지 1~2장에 90명 정도가 포함된 블랙리스트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처음 작성돼 문화체육관광부로 전달됐다”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취임한 뒤로 청와대에서 이런 요구가 끊임없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가 돌아섰고 결국 문서화된 블랙리스트가 문체부로 내려왔다고 증언했다.

가장 역점을 두고 말씀드린 것은 문화예술계의 소위 블랙리스트라는 차별과 배제행위를 멈추셔야 한다고 고언을 드렸습니다. (중략) 특히 세월호 사건으로 국가갈등과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반대를 끌어 안고 그 사람들 힘을 포용하면서 점점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해결해야지, 그 사람들을 하나하나 내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한 줌도 안 되는 대통령 편만이 남을 겁니다. 그런 경우에 국가를 어떻게 통치하실 겁니까. 정말 위험한 겁니다. 지금이라도 반대했던 분들을 안아주십시오. 그렇게 부탁을 드렸고 대통령께서는 묵묵부답으로 답변을 안 하셨습니다.

청와대 인사권 남용 공개

블랙리스트에 반대했던 문체부 1급 공무원 3명이 청와대의 지시로 사표를 낸 자세한 경위도 공개됐다. 당초 1급 공무원 6명을 모두 퇴직시키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고, 김희범 당시 문체부 1차관이 6명의 일괄 사표를 요구하자 그 가운데 3명이 “선수끼리 왜 이러냐. 우리 3명만 내겠다고 해서 멋쩍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이 사표를 낸 배경도 증언으로 나왔다. 당시 유진룡 전 장관은 두 사람의 사직을 만류했지만 “문체부 공무원들이 수시로 두 사람을 찾아가 ‘우리가 견딜 수 없으니 사표를 내고 나가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이 후배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는 것이 유 전 장관의 설명이다.

유 전 장관은 코미디언 자니 윤 씨가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되는 것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이 자니 윤 씨를 만나 감사 임명을 못 하겠다고 하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시키는대로 하지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고 질책했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이 질책을 받은 후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에게 사직 의사를 밝히자 “다음 개각에서 빼겠으니 그리 알고 있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취재 최문호 김강민 임보영
촬영 신영철

수, 2017/01/25- 20:52
52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