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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성과주의 도입은 결국 비정규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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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성과주의 도입은 결국 비정규직 확대

익명 (미확인) | 목, 2016/10/06- 11:06

IMF 이후 급속히 늘어난 비정규직이 공공부문까지 확산되자 참여정부는 2004년 처음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놨다. 이후 정부는 10여 차례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지만 공공기관 간접고용(민간위탁 외주화) 비정규직은 2011년 5만 2,936명에서 지난해 말 6만 8,841명으로 오히려 30%나 늘었다.

수차례 대책에도 공공기관 간접고용 30% 늘어

12년 동안 정부는 겉으론 공공부문 비정규직 해소를 얘기하면서도 각종 지침으로 공기업들에게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확산을 부추겨 왔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가 모두 경영효율화를 내걸고 공공기관 간접고용 확대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다. 이들 정책은 정작 경영효율화도 챙기지 못했다.

외주화를 통한 간접고용 확산은 경영효율과 비용절감, 산업구조조정 세가지 목적을 내걸었다. 경영효율을 내건 철도, 지하철, 발전부문의 외주화는 결국 노동자와 국민 모두의 생명, 안전과 직결됐다. 2008년 서울지하철 경정비 업무 외주화는 결국 지난 5월 구의역 참사를 낳았다. 비용절감을 내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으로 출근하는 노동자 5만명 가운데 85%를 간접고용 노동자로 만들었다.

산업구조조정을 내세운 대한석탄공사 역시 퇴직한 정규직 자리를 하청노동자로 급속히 채워가고 있다. 월급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고 장비와 복지혜택 등 차별이 일상화된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은 시간이 멈춘 듯 했다.

▲태백시 곳곳엔 석탄공사의 낡은 사택이 즐비하다.

▲태백시 곳곳엔 석탄공사의 낡은 사택이 즐비하다.

하청노동자에겐 낡은 축전차 주로 배정

이 모(58년생) 씨는 2013년 6월 4일 남편이 갑반(오전 8시 작업시작)으로 출근하자 사흘 뒤 있을 큰 딸의 상견례 때문에 목욕탕에 갔다. 나와 보니 전화가 수십통 와 있었다. 아들과 통화하고 바로 병원으로 달렸다. 병실에 누운 남편은 이미 흰 가운을 머리 위까지 쓴 채 미동도 없었다.

이 씨는 무던히도 일만 하던 남편이 ‘딱 몇 년만 더 하겠다’며 2011년 다시 광산에 들어갈 때 말리지 못할 걸 못내 후회했다. 사고 나기 전에도 남편은 몸이 성치 않았다. 다리를 다쳐 1주일쯤 쉬기도 했고, 그 때마다 동료들이 데리러 와서 나가기도 했다. 하청노동자는 그날그날 캔 석탄량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3인1조’의 굴진 작업에서 1명만 빠져도 남은 두 사람은 공친다. 아내는 “한번은 다친 발을 질질 끌며 동료들 부축을 받아 일하러 나갔다”고 했다.

▲3년 전 남편을 광산사고로 잃은 이 모(58) 씨는 아직도 남편 이야기에 울먹였다.

▲3년 전 남편을 광산사고로 잃은 이 모(58) 씨는 아직도 남편 이야기에 울먹였다.

남편 함 모(57년생) 씨는 그날 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도에서 두 축전차를 체인으로 연결하려다 축전차 사이에 끼여 숨졌다. 함씨는 강원도 횡성군 감천면에서 제법 큰 농사꾼 아버지 밑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스무살 무렵 같은 횡성군에 살던 이 씨를 만나 딸 아들 둘씩 4남매를 낳았다. 30여 년전 탄광 일을 하는 친지 소개로 태백에 들어와 강원산업에 들어갔다. 이후 도계의 경동산업에도 오래 근무했다. 사고가 났던 장성광업소 하청 D사엔 1년 반쯤 다녔다. 아버지 사고 이후 사십이 넘은 큰 딸은 아직도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자꾸 아버지 생각이 나서다.

▲위쪽 핸들식 낡은 축전차는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 방식이고, 아래쪽 유압식 축전차는 스위치만 누르면 제동된다.

▲위쪽 핸들식 낡은 축전차는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 방식이고, 아래쪽 유압식 축전차는 스위치만 누르면 제동된다.

정규직/비정규직 목숨값이 서로 달라

공공운수노조 원정호 장성지부장은 “숨진 함씨는 함께 굴진작업을 하던 형님 같은 분이었는데, 사고 직후 하청회사와 석탄공사는 수천만 원의 터무니 위로금을 제시해 동료와 유족들의 반발로 장례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고 했다. 원 지부장은 “정규직이 숨졌을 땐 수억 원의 위로금을 받은데 비해 비정규직은 죽어서도 서럽다”고 했다. 2014년 8월 22일 인근 도계광업소에서 일어난 하청노동자 임모(58년생) 사망사고도 축전차 사고였다.

축전차는 갱내에서 자재와 석탄, 광부를 운반하는 중요장비다. 제동 방식에 따라 신형 유압식과 구형 핸들식이 있다. 유압식은 버튼만 누르면 단거리에 제동되지만, 핸들식은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데 20바퀴 이상 감아야 제동이 걸리기 시작해 긴급제동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핸들식에서 급제동할 땐 역추진(광산용어로 ‘각꾸’) 방식을 사용한다. 앞으로 가는 차에 후진 기어를 넣는 식이다. 이럴 땐 기어 마모와 함께 탈선사고도 잦다.

석탄공사 산하 장성, 도계, 화순 3개 광업소엔 1978년 구입해 40년 다 된 낡은 핸들식 축전차도 있다. 물론 이 차는 장성광업소 하청 준흥기업이 사용중이다. 석탄공사는 핸들식 축전차를 10년 전 마지막으로 구입하고 이후엔 유압식만 샀다. 탄광에서 주로 쓰는 축전차는 무게 8톤에 광차 20량(60톤)을 달고 이동하기에 낡은 핸들식은 잦은 사고의 원인이 된다.

사망사고도 하청노동자에게 몰려

축전차를 이용한 석탄과 자재 운반작업은 주로 하청이 하고, 원청은 각 작업장까지 단거리 이용에 주로 사용하기에 작업효율로 보면 하청이 유압식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장성광업소에 있는 21대의 신형 유압식 축전차 중 4대만 하청이 사용하고 17대를 원청이 사용한다.

공공운수노조 장성광업소지부는 “석탄공사가 우원식 의원이 국감자료로 요구한 ‘축전차 제동방식별 사용업체 자료’에 장성광업소 하청 미래기업과 정성산업이 각각 2대씩 낡은 핸들 축전차를 사용하는 걸 누락했고, 도계광업소 하청 광일기업(8대)과 흥일기업(2대)이 사용하는 낡은 핸들 축전차도 누락시켰다”고 설명했다.

석탄공사가 최근 5년간 공식집계한 117건의 산업재해 중 사망사고는 8건(장성 4, 도계 2, 화순 2)인데 이중 절반이 축전차 관련 사고였다. 또 사망사고 8건 중 5건은 하청, 3건은 정규직이 숨져 하청노동자의 위험한 작업환경을 반영한다.

1호 공기업의 열악한 간접고용 확대

석탄공사는 1950년 전국 9개 광업소로 출발한 대한민국 1호 공기업이다. 석탄산업은 1988년 552만톤으로 호황을 누린 뒤 석유, 가스 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석탄공사는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에 따라 1997년부터 감산과 감원 공백을 하청으로 메우고 있다. 현재 석탄공사엔 정규직 1,363명과 하청노동자 1,115명(남자 1,067명, 여자 48명) 등 모두 478명이 연간 102만톤의 석탄을 생산한다.

최근 석탄공사는 하청노동자 비율을 늘려왔다. 연도별 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비율은 2010년 65:35에서 2012년 60:40, 2016년 55:45로 비슷해졌다. 2010~2016년 정규직은 1,988명에서 1,363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같은 기간 하청은 1,092명에서 1,115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현재 장성광업소에만 18개의 하청회사가 입주해 있다.

석탄공사는 하청회사가 산재를 은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사실상 만들었다. 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도급계약 특수조건’엔 공정별 산재 발생 건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하청업체의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꼴이다. 원정호 지부장은 “장성광업소 하청 J사에서 올 들어 2월과 7월에 2건의 사고가 일어나 ‘도급계약 특수조건’대로 하면 계약해지가 당연한데 사고를 은폐해 지금까지 아무 제재 없이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하청회사 입장에선 산재를 은폐하면 계속 계약을 유지하고, 산재를 공개하면 계약해지 될 판이니 산재 은폐를 택할 수밖에 없다.

올해 석탄공사 정규직 평균임금은 연 6,142만원이지만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들은 그 절반도 받지 못한다. 정규직과 함께 갱내에서 더 힘든 일을 하는 굴진, 채탄, 보수작업 하청은 연봉 3,000만원, 사갱, 수갱, 송탄 등 주변업무를 하는 하청은 고작 연간 1,680만원을 받는다. 이에 대해 석탄공사 권태중 안전외주팀장은 “직영과 외주용역의 임금격차를 줄이려고 올 3월에 외주업체의 임금인상율을 직영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등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비닐봉지에 용변 보는 ‘나홀로 작업’

권양기(수동 엘리베이터)로 석탄과 사람을 이송하는 하청 작업자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늘 현장으로 출근할 때마다 비닐을 준비해 간다. 비닐에 용변을 보고 뒤처리하기 위해서다.

갱내와 바깥을 연결하는 전화교환원도 마찬가지다. 교환원은 낮에는 2인1조로 근무하지만, 밤엔 나홀로 근무한다. 여성 하청노동자인 교환원들은 야간엔 혼자 근무해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교환실에 놓인 소파 뒤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장성탄광에서 캐낸 탄을 분류하는 철암 선탄작업엔 여성 하청노동자들이 일한다. 선탄 작업자들은 2014년까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했다. 수차례 요청으로 화장실을 고쳤지만 겉만 수세식으로 하고 여전히 정화조를 설치하지 않아 배설한 용변이 석탄폐수로 흘러든다. 폐수처리도 자신들이 해야 하기에 여성노동자들은 주변건물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태백시가 ‘탄광역사촌’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철암 선탄작업장(하얀 건물) 안에선 오늘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무거운 석탄덩어리를 분류하고 있다.(아래 왼쪽) 이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아래 오른쪽)

▲태백시가 ‘탄광역사촌’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철암 선탄작업장(하얀 건물) 안에선 오늘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무거운 석탄덩어리를 분류하고 있다.(아래 왼쪽) 이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아래 오른쪽)

역시 2014년 노조 요구로 여성 휴게실을 설치했지만 선탄 11명과 분석 3명의 여성노동자가 사용하기엔 턱없이 비좁은 2평 남짓인데도 냉난방 시설도 없어 여름과 겨울철엔 사용할 수 없다.

하청노동자들은 광부의 상징인 안전등 지급에서도 차별받고 있다. 광부들이 핼멧 위에 쓰는 안전등(후레쉬)은 작업시 필수품이다. 안전등은 한번 충전에 6~8시간 사용하는데 전지 유효기간은 2년이다. 하청은 원청이 사용하다 유통기간이 다 된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안해서 예비로 2~3개씩 가지고 갱도로 들어간다.

석탄공사 권태중 안전외주팀장은 하청노동자들의 낡은 장비 지급에 대해 “그분들 생각은 그럴 수 있겠지만, 우리가 차별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도계광업소 하청 W사 이모 씨가 3개의 안전등을 갖고 들어가 작업 마치고 나오고 있다. 하청이 쓰는 아래 왼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2014년 3월 28일이고, 원청이 쓰는 오른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지난 7월 15일이다.

▲도계광업소 하청 W사 이모 씨가 3개의 안전등을 갖고 들어가 작업 마치고 나오고 있다. 하청이 쓰는 아래 왼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2014년 3월 28일이고, 원청이 쓰는 오른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지난 7월 15일이다.

간부들 속옷 손세탁도 하청노동자 몫

석탄공사 하청업체엔 정규직 사무를 보조하는 ‘사환(使喚)’이란 전근대적인 이름의 직책도 있다. 사환은 여성 하청노동자가 맡는데, 장성광업소 생산부 사환은 정규직 간부들 속옷과 양말도 손세탁해야 한다. 노조가 여러 차례 여성 차별이라며 폐지를 주장했지만, 원청 석탄공사로부터 “입찰공고(과업지시서)에 사환의 업무를 사무실내 업무 보조 및 방문객과 일부직원의 입갱에 따른 각종 의류, 안전화 등의 청결 유지와 목욕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규정대로 했을 뿐”이라는 답만 들었다.

장성광업소엔 의류 세탁만 전문으로 하는 하청회사가 따로 있어 대부분의 광부들 옷 세탁은 해당업체가 한다. 노조는 “실제 갱내에서 험한 일을 하는 광부들은 세탁업체에 옷을 맡기는데, 작업감독을 위해 입갱하는 3개 생산부와 안전감독부의 부장과 부부장만 속옷을 사환에게 맡긴다”고 했다.

반면, 같은 석탄공사 소속의 인근 도계광업소에선 이런 일이 없다. 공공운수노조 권영달 도계지부장은 “우리 도계광업소에선 부장과 부부장이 속옷을 사환에게 맡기진 않는다”고 했다.

정부 경영평가가 간접고용 확산 주범

기획재정부는 해마다 321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를 실시한다. 기재부가 올 1월에 발표한 ‘2016년 경영평가 편람’엔 ‘총인건비 인상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이 주요 지표다. 인건비는 낮을수록, 노동생산성은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매긴다.

노동생산성은 ‘부가가치/평균인원’으로 계산한다. 분자인 부가가치를 하루아침에 올리긴 어렵다. 결국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부가가치는 그대로 둔 채 분모인 ‘평균인원’을 줄여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착시를 만들어낸다. 정규직 업무를 뭉텅이로 떼 내 외주화하면 평균인원은 줄어든다. 이렇게 양산된 간접고용은 구의역 참사와 인천공항 밀입국 사고를 만들어냈다.

고용노동부도 세월호 참사로 국민생명과 안전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았던 2014년 12월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간접고용을 제한하는 생명안전 업무를 여객선 선장과 기관장, 철도.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로만 한정해 공항의 소방과 보안, 철도 승무원과 정비사를 간접고용으로 사용하도록 용인했다. 행정자치부도 ‘2016년 지방자치단체 조직관리 지침’에서 거의 모든 행정영역에서 민간위탁 외주화가 가능하도록 문을 열었다.

최근 공공부문 파업의 핵심쟁점인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정규직을 줄이는 대신 간접고용 비정규직 확산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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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노동자 재해에 대한 기업과 정부 책임자 처벌 최초 입법발의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재해의 예방이 가능하다!!

세월호에서 옥시참사까지... 시민재해의 책임자들을 무겁게 처벌할 수 있는 ‘첫’ 법안

안전 의무를 위반하거나 고의로 등한시한 기업과 경영책임자, 이를 방치한 공무원도 처벌

 

 

 

우리의 법체계는 사고를 유발한 조직과 경영책임자에게 엄벌을 내릴 수 있게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법제도가 물을 수 있는 책임의 한계가 너무 명확합니다.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고, 기업과 경영책임자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뿐이라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나 제2의 세월호참사, 매년 평균 2,400명의 산재사망을 막을 수 없습니다.

 

위험에 대한 비용이 노동자·시민 모두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생명과 안전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기업과 정부 관료는 반드시 처벌되어야 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시민・노동자 재해에 대한 기업과 정부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시민재해와 산업재해를 유발한 책임자를 모두 처벌할 수 있는 “첫”법안입니다. 이 법안에 대해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NO MORE 재해”를 외치며, 2017년 4월 12일 10시 정론관에서 입법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 일정, 장소 : 2017년 4월 12일(수)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

 • 공동주최 : 노회찬 국회의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민주노총

 • 기자회견 사회 : 강문대_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위원장

 

<기/자/회/견/문>

 

노동자․시민의 반복적인 죽음의 행렬을“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멈추자 !!

 

세월호가 출항한지 1081일 만에 뭍으로 올라왔고, 우리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았다. 모두에게 잊혀지지 못할, 이 큰 참사에서도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가 받은 형벌은 고작 징역 7년이었다. 기업 ‘청해진해운’은 과실로 선박기름을 유출한 점에 대하여 해양환경관리법위반으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것이 전부다. 해양수산부의 공무원들은 정직이나 감봉 등의 처분만을 받았을 뿐이며, 한국 해운조합의 경우는 감봉이나 경고에 그쳤다.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라고 불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어떠한가? 기업이 유해화학물질의 유독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면서 버젓이 제품을 생산・판매함으로써 수많은 시민의 생명을 희생시킨 사회적 재난임에도 불구하고, 참사의 책임자에게 주어진 형벌은 너무나도 가볍다. 주요 제조사의 전 대표들은 징역 7년에 그쳤으며,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었다. 옥시와 롯데, 홈플러스 기업에게도 1억 5천만원의 벌금을 선고하였다. 또한, 정부의 관련 각 부처의 책임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1천명의 목숨을 잃게 한 국민 대참사에 대한 형벌이 이 정도다.

 

산업재해의 경우에도 산재사망사고에 대하여 기업의 현장소장이나 안전관리책임자 정도가 처벌되는데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6명이 사망한 대림산업의 여수 산업단지 폭발 사고의 경우 기소된 사람들 중 가장 높은 직책을 가진 자는 여수공장의 공장장이었고, 징역 8월에 그쳤다. 대림산업(법인)의 벌금은 3,500만원이 전부다. 아르곤 가스누출로 5명이 사망한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경우 기소된 사람들 중 가장 높은 직책을 가진 사람은 생산본부장(부사장직급)이었고, 집행유예 3년(징역2년)에 그쳤다. 현대제철(법인)은 벌금 5,000만원을 받았다. 

 

우리의 법체계는 사고를 유발한 조직과 경영책임자에게 엄벌을 내릴 수 있게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법제도가 물을 수 있는 책임의 한계가 이 정도인 것이다.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고, 기업과 경영책임자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뿐이라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나 제2의 세월호참사, 매년 평균 2,400명의 산재사망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위험에 대한 비용이 노동자·시민 모두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생명과 안전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기업과 정부 관료는 반드시 처벌되어야 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재해의 예방이 가능하다.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은 시민재해와 산업재해를 유발한 책임자를 모두 처벌할 수 있는 “첫”법안이다. 이 법은 안전 의무를 위반하거나 고의로 등한시한 기업과 경영책임자, 이를 방치한 공무원도 처벌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늘 입법발의를 시작으로 우리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의 제정 운동을 시민과 노동자들의 탄식과 분노를 모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엄숙히 선언한다.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인 세상을 위해, 탐욕스런 기업들에 의한 구조적 살인을 막아내는 일에 힘을 모으자. 이 법은 올바르고 절박하기에 반드시 현실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2017. 4. 12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 (노회찬의원 대표발의) 주요 내용>

 

◎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안전조치의무 (안 제3조 제1항)

불특정다수인이 이용하는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을 소유・운영・관리하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법인의 대표이사 및 이사, 공공기관의 장 등 포함) 등은 법인이 소유·운영·관리하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에서 종사자,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생명·신체의 안전에 위해를 입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할 의무를 짐. 

 

◎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보건조치의무 (안 제3조 제3항)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은 사업장에서 취급하거나, 생산·제조·판매·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로 인해 사람이 생명·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상의 위해를 입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할 의무를 짐. 

 

◎ 원청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 (안 제4조)

사업주나 법인이 제3자에게 임대·용역·도급 등을 행한 경우, 그 사업주나 법인(원청사업주)과 제3자는 공동으로 제3조의 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함. 

 

◎ 재해에 대한 경영책임자 처벌 (안 제5조)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이 이 법에 따른 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를 위반 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사망의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 상해의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유기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 재해에 대한 기업 처벌 (안 제6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제5조의 죄를 저지르거나, 사용인 등이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거나, 경영책임자나 사용인이 원료를 취급하거나 결함이 있는 제조물을 제조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는 법인에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함. 이 경우, 기업의 경영책임자 등이 명시적·묵시적으로 위험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하도록 지시하였거나, 기업 내부에 위험방지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을 조장·용인·방치하는 조직문화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전년도 수입액의 1/10의 범위 내에서 벌금을 가중함. 

 

◎ 재해에 대한 정부 책임자 처벌 (안 제8조)

법령상 사업장이나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감독의무 또는 인·허가 권한을 가진 공무원이 직무를 의식적으로 유기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 징벌적 손해배상 (안 제10조)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의 경영책임자 등,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여 해당 법인 또는 기관이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 경우 그 손해액의 10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할 책임을 진다. 이 때 법원은 손해 발생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수, 2017/04/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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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노동자 안전을 위해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 발의를 환영한다


돌이킬 수 없는 참사의 반복은 합당한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
참사 예방할 의무 방기한 기업과 정부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 물어야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되었다. 산업재해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참사를 유발한 기업과 사업주, 정부 관료에게 그에 합당한 법적인 책임을 묻는 입법안이다. 참여연대는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의 최초 발의를 환영하며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엄중하게 요구하고자 한다.   

 

시민과 노동자의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참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참사를 야기한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해와 재난을 사전적으로 예방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기업과 사업주는 자신의 의무를 외면하고 그로 인해 얻은 이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의 벌금을 지불할 뿐이었다. 또한, 정부의 경우 이러한 기업에 대한 감독과 관리 업무를 방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자라고 보기 어려운 하급관료가 기소되는 수준에서 참사의 법적인 책임을 마무리하곤 했다. 
 
우리는 기업이 엄격한 통제와 규율 없이 이윤만을 추구하고자 할 때 그리고 정부가 기업의 무제한적인 이윤 추구를 방관하고 있을 때 공적 영역의 안전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수많은 사례를 통해 경험했다.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바란다. 끝. 

목, 2017/04/1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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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24시간 근무는 산재 아냐"…고시·법규 개정 목소리 높아져 (브릿지경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최민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고용부는 경비원 같은 감시·단속 업무의 업무 시간이 애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같은 고용부 판단이 산재를 인정하는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고시에 의하면 만성과로 기준은 1주에 60시간이다. 격일제 근무는 기준을 넘기에 충분하나 애매한 시간을 다 빼면 이에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최민 전문의는 “업무를 하면서 가만히 있는 시간이 많더라도 24시간 그 자체가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며 “정부가 산재를 더 폭넓게 인정하는 자세를 보이든가 고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70425010008744

월, 2017/05/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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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야식비 용처 놓고 싸우다 숨지면 산재" (세계일보)

직장인이 야식비 사용 문제를 놓고 후배와 몸싸움을 하다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개인 간 다툼이더라도 그 원인이 회사 업무와 관련한 것이라면 업무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gye.com/newsView/20170511003419 

월, 2017/05/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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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1층으로 떨어져서 다쳤습니다. 회사측에서는 산재 말고 공상처리를 하자고 합니다. 공상이 뭔지, 공상처리와 산재처리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 알고 싶습니다.

A.  공상이란 회사측과 치료비, 일실손해 등에 관해서 개별적으로 합의를 보는 것을 말합니다. 법적인 기준이나 절차가 규정되어 있진 않습니다.
산재의 경우 승인을 받게 되면, 치료비와 휴업급여(평균임금의 70%)등이 보장이 됩니다. 공상처리를 하게 되면 산재와 같은 별도의 신청절차가 필요없지만, 산재의 보상수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합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공상처리의 경우 추후에 후유증이나 장해가 발생한 경우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산재와 공상처리 중에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산재 승인여부가 불확실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상처리가 아니라 산재신청을 권합니다.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031-254-1979)로 전화주시면 상담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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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06/1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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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신(메탄올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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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부품 만들다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
- 아이 얼굴을 못 보게 된 딱한 엄마도 있어
- 보상은 커녕 제대로 사과조차 받지 못해
- UN에서 연설하며 피해자들 떠올려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보는 시간 A/S뉴스입니다. 지난해 1월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휴대폰 부품을 만들던 사람들이 줄줄이 실명을 하고 뇌손상을 입고 이런 일이 보도가 됐습니다. 알고 보니까 급성 메탄올 중독이 원인이었습니다. 그 후에 이 분들 보상 잘 받고 잘 해결이 된 줄로 알고 있었는데요. 지난 9일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인권이사회 회의장에 이 분들이 나타난 겁니다. 그 중 한 사람 김영신 씨의 목소리, UN 연설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연설장면> I lost my eyesight & got brain damage in making your cell phone... South Korean government should also take responsibility for this. Because Humans life, Our life are more important then business profit. (저는 여러분의 휴대폰을 만들다가 시력을 잃고 뇌손상을 입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인간의 삶, 우리의 삶은 기업의 이윤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목소리입니다. 삼성전자 3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다가 메탄올에 중독돼서 시력을 잃은 김영신 씨. 대체 그 사건 이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건지 왜 UN까지 가게 된 건지 A/S뉴스에서 만나보죠. 김영신 씨, 안녕하세요. 

◆ 김영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시력을 잃으신 게 2015년 1월이었는데 지금은 실례지만 눈 상태가 어떤 건가요? 

◆ 김영신> 다친 이후로 좋아진 것도 없고 그때랑 상태가 비슷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양쪽 눈 다 전혀 어떤 식별이 안 되는 그런 상태인가요? 

◆ 김영신> 아니요, 오른쪽 눈은 아예 실명인 상태고요. 왼쪽은 가운데는 안 보이고 옆에 사이드 쪽으로만 시력을 보는 그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그게 메틸알코올, 그러니까 메탄올 때문이라는 걸 전혀 모르셨던 겁니까? 

◆ 김영신> 네네. 다치고 1년 반 넘게까지도 원인을 몰랐어요. 

◇ 김현정> 원인을 몰랐어요? 대체 휴대폰의 어떤 부품을 만드는 라인에 계셨길래 메탄올에 그렇게 중독이 될 수가 있는 거죠? 

◆ 김영신> 제가 일했던 게 핸드폰 안에 들어가는 판을 만드는 부분도 했었고요. 겉에 케이스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메탄올이 거기에 어떻게 쓰입니까? 어떻게 접촉을 하신 거예요? 

◆ 김영신> 부품을 닦는 작업을 하는데요. 거기서 닦는 도중에 화재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잡아주기 위해서 알코올을 뿌리는 작업이 있는데 그때 메탄올을 쓰게 됐어요. 

◇ 김현정> 처음에는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던가요? 

◆ 김영신> 시력이... 다치기 3일 전부터 좀 감기기운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감기기운이? 

◆ 김영신> 눈이 좀 뻑뻑하고 피곤함이 있었고요. 몸은 몸살처럼 으슬으슬 춥고 그런 증상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으실으실하다가 그러다가. 

◆ 김영신> 3일째 되니까 갑자기 눈이 뿌옇게 보이면서 감기가 심하게 걸린 그런 증상이 왔었고 호흡도 안 되고. 

◇ 김현정> 호흡도 안 되고. 

◆ 김영신> 혼자서는 걷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런, 이런 피해자들. 김영신 씨 같은 피해자가 몇 분이나 더 계신 거죠? 

◆ 김영신>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저까지 한 6명 정도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분들 다 지금 어떻게 사세요? 전과 같은 생활이 불가능하실 것 같은데. 

◆ 김영신> 저는 그중에서도 제일 양호한 상태고요. 저랑 동갑인 여자분이 계시는데 딸이 있으신 아기 엄마입니다. 너무 가슴 아픈 얘기라서. 다치고 나서는 아기 얼굴을 잘 볼 수 없다는 것도 있었고. 결혼을 앞둔 분이 계셨는데. 

◇ 김현정> 결혼을 앞둔 분이 계셨어요? 

◆ 김영신> 네네, 아예 시력을 잃으셔서 안타까운 일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분 어떻게 결혼을 하기는 하셨습니까? 

◆ 김영신> 아직은 안 한 상태인 걸로 알고 있고요. 계획은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참 이게 한 분, 한 분 딱하지 않은 분이 없겠습니다. 이 상황들이 다 애절한데. 그래서 저는 이 기막힌 일이 터지고 나서 세상에 다 보도가 되고 나서는 바로 그래도 보상받으시고 해결이 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건가요? 

◆ 김영신> 하청업체에서 일을 했는데요. 삼성뿐만 아니라 제가 일을 했던 하청업체에서도 아무런 보상이나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요. 

◇ 김현정> 사과조차 받은 적이 없으시다고요? 

◆ 김영신> 네, 저는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사과 못 받았다는 얘기는 보상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는 얘기네요? 

◆ 김영신> 다른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바로바로 보상을 해 주거나 연락이 바로 와서 죄송합니다 이런 게 전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전혀. 아니, 왜 그쪽에서는 입장이 있지 않겠습니까? 보상도 안 하고 사과도 안 하는. 뭐라고 하면서 우리는 모른다 합니까? 

◆ 김영신> 그런 거죠. 몰랐다. 

◇ 김현정> 몰랐다? 

◆ 김영신> 알코올이 위험한 줄 몰랐다. 인정을 하더라도 위에서 시켜서 자기는 모르고 사용을 했다. 이런 식입니다. 또 삼성은 자기는 지시한 적이 없다. 그쪽에서 알아서 한 거다. 그러니까 저희는 오갈 데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삼성, LG 이런 대기업에서는 우리는 하청업체한테 하청 준 거지 우리는 모르는 일이오. 하청업체에서는 위험한지 몰랐소 이런 식. 그러면 벌금이나 처벌이나 어떻게 됐습니까? 

◆ 김영신> 제가 알기로는 처벌 금액도 세지 않고 한 몇 백만 원 받고 집행유예 1-2년 이렇게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람들 6명이 실명했는데 몇 백만 원 벌금으로 끝났어요, 이야기가. 

◆ 김영신> 다른 것도 아니고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고, 앞으로 미래가 창창했던 사람들의 시력을 빼앗아가놓고서는 몇백만 원 집행유예 몇 년 한다는 자체가 이해는 잘 안 가죠. 

◇ 김현정> 정부에다가 하소연을 해 보지 그러셨어요. 구제를 좀 해 달라, 이렇게 얘기할 곳이 없었습니까? 

◆ 김영신> 삼성이나 LG 그런 대기업한테 말한다는 자체도 너무 현실감이 없었어요. 그런 회사를 저희가 이길 수 있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 김현정> 대기업에다 얘기해 봤자 이길 수 있을까 싶었고? 

◆ 김영신> 그러니까 정부한테도 말을 해 봤자 달라질 게 있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해 봤었거든요. 

◇ 김현정> 지레 포기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그게 어떻게 UN 무대까지 가게 된 거죠, 이 문제를 갖고 가셨어요? 

◆ 김영신> UN에 가시는 분들께서 연락이 오셔서 피해자가 좀 말을 해 보는 게 어떻겠냐. 저한테 문의가 오셔서 저는 갈 때까지 그렇게 큰 자리인지 전혀 모르고 갔었거든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러셨어요. 그러니까 시민단체 또 좋은 뜻을 가진 변호사 이런 분들이 이거 UN으로 한번 우리 가지고 가보자 이렇게 권유를 해서 그러면 한번 가보지요 하고 가시게 된 거군요. 

◆ 김영신> 네네. 

◇ 김현정> 그래요. 조금 전에 저희가 UN 연설장면 들려드렸는데 또박또박 영어를 잘하시네요. 

◆ 김영신> 아니요, 저는 진짜 영어를 기초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하신 거예요, 그러면? 

◆ 김영신> 영문을 작성할 때, 제가 하고 싶은 말로 하고 주위 분들이 도와주셔서 한글을 작성한 걸 영문으로 작성했는데 제가 도저히 영어로는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영어 자체를. 제 아는 친구가 그걸 한글로 다시 써준 거거든요. 

◇ 김현정> 제가 지금 잠깐만요. 제가 이 사진 하나, 뉴스 사진을 보고 있는데 그러니까 '아이 엠' 이런 식으로 한글로 써서 그렇게 해서. 아니, 뜻만 통하면 되죠. 그거 발언 끝내고 안 우셨나 모르겠어요. 

◆ 김영신> 저는 하고 나서도 이게 뭐 어떻게 제가 말을 했고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저는 피부로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같이 가신 분들께서 우시고 너무 잘했다고 해 주셔서 그때 다는 아니지만 살짝 실감을 했습니다. 

◇ 김현정> 같이 간 분들 그 말씀을 듣고 울었어요.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습니다. 

◆ 김영신> 제가 만나봤던 피해자분들이 많이 생각났고요. 어린 아이, 너무나 예쁜 아기를 못 보시는 아기 엄마도 생각났고요. 

◇ 김현정> 아까 그 아기 엄마. 

◆ 김영신> 그리고 또 결혼을 얼마 안 남기고 다치신 남자분도 너무 생각났고. 전부 피해자분들 너무 다 생각이 나서 정말 떨리고 그 큰 무대에서도 용기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떨리는 무대였지만 그 피해자들 하나하나 떠올리니까 용기를 내서 읽을 수 있었다, 이런 말씀. 보람도 느끼셨겠어요. 이제는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뭔가 대책이 나와야 될 텐데 새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노동과 인권 문제 놓치지 않겠다, 이런 선언했는데 꼭 좀 당부하고 싶은 말씀, 호소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하시죠. 

◆ 김영신> 일단 1차적으로는 지금 나온 피해자분들이 진짜 보상과 정말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고요. 새 정부가 파견업체에 대한. 위험성이 너무 많거든요. 파견업체에 대해서 제도를 개선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저 같은 피해자분들이, 젊은 청년들이 안 나오게끔 열심히 좀 잘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발. 

◇ 김현정> 하청업체에 대한 관리 문제. 지금 너무나 허술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 안전 문제들 꼭 좀 제도적으로 뭔가 보완책 마련해달라, 이런 호소로 들리네요. 

◆ 김영신> 네네. 

◇ 김현정> 다음 A/S뉴스 시간에는 좋은 소식을 제가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영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난 9일 스위스 제네바의 UN인권이사회 총회에서 대기업 하청 문제를 고발한 분입니다. 메탄올 피해자 김영신 씨였습니다. 

목, 2017/06/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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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동건강연대 입니다. 


노동건강연대는 오마이뉴스 선대식 기자와 함께 2017년 4월 17일부터 6월 18일까지, 스토리펀딩 <누가 청년의 눈을 멀게 했나>를 연재 했습니다. 스토리펀딩을 통해 6명의 메탄올 급성중독 실명 피해자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그 이야기에 함께 마음 아파 해 주시던 분들이 모아주신 펀딩액은 목표금액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스토리펀딩 다시 읽기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4797 )


지금 저희는 스토리펀딩의 리워드 <토크콘서트> 를 준비 중입니다. 메탄올 급성중독 피해자들과의 만남 자리를 기획하다 보니, 더 많은 분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떨까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스토리펀딩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폭넓게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토크 콘서트> 장소를 아주 넓은 장소로 섭외를 하고, 멀리 사는 피해자들과 가족들도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십니다. 416 가족 합창단 에서도 흔쾌히 축하공연을 해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저희의 바람은, 리워드 금액과 상관 없이 스토리 펀딩에 참여를 못했던 분들까지도 많이 오셔서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초대권의 매수와 상관없이 원하시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보이던 세상은 어두워 졌지만, 앞으로 헤쳐나갈 미래가 반드시 힘겨운 것 만은 아니라는 용기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 주세요. 


토크콘서트는 2017년 7월 16일 오후 3시, 홍대입구역 카톨릭 청년회과 CY씨어터에서 개최됩니다. (병원에 계신 피해자 분이 일요일만 외출을 할 수 있어 시간을 이렇게 잡았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첨부한 포스터를 확인해 주세요! (조완웅님께서 포스터를 만들어주셨습니다. 토크콘서트 문의전화 02-469-3976) 


[email protected] 메일로, 토크 콘서트 참석 여부, 함께 오는 인원을 적어서 보내주세요. 


추신1  노동자 건강을 위한 가이드 책자는 막바지 편집에 들어갔습니다. 

토크콘서트 당일에 오시는 분들은 현장에서 직접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추신2  피해자 김영신씨와 노동건강연대 박혜영 활동가가 함께 UN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이 사건을 알리고 돌아왔습니다. 관련 기사와 칼럼을 확인해보세요! 


메탄올 실명 피해자의 UN인권이사회 참가기 - 브레이브맨이 보낸 희망 http://laborhealth.or.kr/43423

김현정의 뉴스쇼] UN 울린 메탄올 실명 "아기 못보게 된 엄마 심정으로" http://laborhealth.or.kr/43469


추신3. 2017.6.30. 메탄올 급성중독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의 형사선고가 있었습니다. 
관련 뉴스
청년 6명 눈 멀게 했지만, 아무도 감옥에 안갔다 http://v.media.daum.net/v/20170705171103412
목, 2017/07/0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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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그는 왜 스스로 몸을 던졌나

지난 6월 17일 새벽 2시경,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입구에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신문 배달원이 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작업복의 ‘삼성중공업’ 마크와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보고 신분을 확인했다. 그 남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이창헌 과장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파트 추락 자살’로 결론 내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 이창헌 과장은 사고 전날,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거제 일대를 배회했다. 평소 못 먹는 소주 1병을 마신 뒤,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 15층에 올라가 스스로 몸을 던졌다. 유언은 남기지 않았다.

2012년 삼성중공업 연구소에 입사한 이 과장은 2015년부터는 현장 관리부서에서 일을 해왔다. 지난해 12월 결혼했고, 올 4월에는 딸을 얻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이 과장은 왜 스스로 몸을 던졌을까.

희망퇴직 분위기 속…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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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 악화로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으로 1500명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에게는 급여 삭감이 단행됐다. 이 과장이 숨지고 한 달 뒤,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안을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와 일했던 동료는 직장 상사가 이 과장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증언했다. 업무 압박을 줘서 스스로 희망퇴직자가 되게 하는, 이른바 찍어내기라는 것이다.

사고 났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직장 상사가 죽였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 과장을 불러요. 이 과장을 앞에 앉혀놓고 10분이고 20분 초등학생 혼내듯이 엄청 뭐라고 해요. ‘오늘 퇴근하기 전까지 가져와’, ‘내일 아침까지 가져와 내 책상에’ 이런다고요. 전 직장 동료 /음성대역

고 이 과장의 아내 배 모 씨는 “지난 3월에 남편이 ‘오늘 상사가 나한테 짜증을 많이 내시는 것 같다’고 했다”며 “남편이 강하게 표현 안 하는 편이라, 상사에게 오늘 많이 깨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핸드폰 메모에도 직장 상사에 대한 긴장감이 드러나 있다. 상사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며 희망퇴직 대상자인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직장 상사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이 과장이 “희망퇴직설이 있어서 말씀드렸다”고 하자 상사는 “없다”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삼성중공업 측에 희망퇴직에 따른 찍어내기와 괴롭힘 여부를 물었다.

“괴롭힘을 주거나 하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자체 조사를 하신 건가요?
“팀장이나 부서장 쪽에서 이창헌 과장에게다 그런 내용의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삼성중공업 홍보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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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장은 대학 시절부터 우울증약을 먹어왔다. 그런데 숨지기 두 달 전부터는 집중적인 치료가 진행됐다. 지난 4월, 이 과장의 정신과 면담 기록지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증세와 불면증을 느끼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의 휴대폰에는 ‘사람 죽는 높이’를 검색했던 게 남아 있다. 지금 심적으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심하게 우울한 것은 1-2주 전부터 그렇다. (2017.6.14 정신과 면담기록지)

부인 배 씨는 이 과장의 죽음을 산재라고 주장했다. 희망 퇴직압박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해 그런 선택에 내몰린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동자의 자살은 산재로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같은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직장이나 업무상의 이유로 자살한 사람은 559명으로 하루 1.57명꼴에 이른다.

산재 입증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떠넘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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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산재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노동자 측에 산재 입증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족이 직접 고 이 과장의 스트레스 강도와 초과 근로 시간, 업무량 등에 관한 자료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입증 자료 확보를 위해 배 씨는 남편의 회사 사무실 출입을 요구해왔다. 이 과장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 직장 상사의 압박은 없었는지 등을 그의 사무실의 컴퓨터나 메모에서 확인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배 씨의 회사 출입을 거부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배 씨는 회사 사무실에서 남편의 유품을 챙겨오겠다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유품을 상자에 담아 집으로 보냈다. 숨진 지 두 달이 지나 더는 유품 보관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아한 것은 유품 상자에는 2015년 수첩은 있지만 최근인 2016년, 2017년 수첩은 보이지 않았다.

또 배 씨는 경찰에 남편과 관련된 수사 기록 일체의 공개를 요청했다. 2주 후, 경찰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고작 세 페이지였다. 사고 전날 휴가 신청 서류와 이 과장의 석달치 초과근무 신청 내역이 전부였다. 회사 동료들의 진술서, 출퇴근 기록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배 씨는 경찰에 정보 공개에 대한 이의 신청을 냈다.

국회 개정안 냈으나 폐기…인권위 권고에도 5년째 미이행

노동자의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한 분담이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실현은 흐지부지됐다. 지난 2011년 국회에 노동자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입증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이 올라왔으나 당시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국가와 사용자 측에게도 입증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권고안을 냈으나 5년째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입법 노력과는 반대로 2015년 헌법재판소는 산재 입증 책임이 노동자측에 있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보험재정 건전성 유지와 노동자의 입증이 용이하다는 이유였다. 다만 당시 안창호 재판관은 질병의 오랜 진행과정, 노동자측의 정보 부족으로 노동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충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해 노동자 측의 부담을 덜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 질환에 걸린 노동자의 산재 소송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관련 정보를 거부한 것을 두고 “입증 증명이 곤란해진 사정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 사실이 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는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면서 정보 제공을 거부한 회사의 소극적인 자세에 경고한 셈이다.

회사가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키를 쥐고 있지만 그 키를 안 풀어주는거 잖아요, 사실. 그로 인해서 가장 기본적인 걸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할 수 없고 회사가 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없는 거고. 유족들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없어요. 지금 입증 책임 전환에 대한 논의는 이미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그조차 흐지부지해왔던 것이고 좀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겠죠. 권동희 노무사

#2. 건강했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이유는?

금호고속 광주지사 소속 버스 기사였던 남편. 아내는 남편이 술과 담배도 멀리한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아내는 하루는 새벽에 운전을 마치고 온 남편이 힘들어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최 씨가)새벽 3시에 들어오면서 ‘나 너무 힘들어 나 죽으려나 봐’라고 해요. 또 ‘봐봐 (목이)안 돌아가, 안 돌아가’, 그래서 내가 ‘그러면 얼른 씻고 자야지’ 그랬죠. 힘들어서 그런 줄만 알았죠. 금호고속 버스기사 최 씨 아내

그날 저녁, 남편 최 씨는 광주의 한 공원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큰 수술을 받았으나 쓰러진 지 한 달도 안 돼 숨을 거뒀다. 사인은 모야모야병에 이은 뇌출혈과 뇌경색.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과로사 버스기사의 운행일지…쓰러지기 전날, 약 1000KM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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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운행일지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최 씨가 쓰러지기 전날인 지난해 9월 28일의 운행을 보면, 오전 9시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된 운행은 다음 날 새벽 2시 40분 광주에서 끝이 났다. 총 거리는 989km, 운행시간만 총 열네시간이다. 최 씨의 하루 평균 운행 거리인 630km보다 1.5배나 길었다. 9월 13일은 1002km, 9월 9일은 1095km, 9월 4일은 913km 등 운행일지 곳곳에서 900, 1000km 운행 거리가 눈에 띄었다.

또 수면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쓰러지기 일주일 전인 9월 22일 운행을 보면 최 씨는 다음날 새벽 1시에 경남 창원에 도착한 뒤, 아침 7시 40분에 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전날 13시간을 운행한 뒤 6시간가량을 쉬고 다시 11시간을 운행한 것이다.

이 같은 운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속버스 기사는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조항에 적용받기 때문. 이 조항에 따라 운수업, 영화제작업, 방송업 등 26개 업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만 있다면 무제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여야는 지난 7월 광역버스 사고 이후 노선 버스업 등 16개 업종을 특례업종에서 삭제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또 현재 국회에는 하루 최대 10시간 이상의 버스 운행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유럽연합은 9시간, 미국은 10시간으로 버스 기사의 하루 최대 운행 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최 씨가 숨지고 나서야 버스기사의 휴식시간 보장은 법으로 명문화됐다. 지난 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돼 버스의 경우 1일 운행 종료 후 연속 휴식시간 8시간을 보장하고, 1회 운행 후 15분 이상 휴게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잇따른 졸음운전 사고에도…과로사의 현장 조사는 생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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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 씨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했다. 이로써 최 씨의 사용자 측인 금호고속은 1명 이상이 업무로 사망한 중대재해 사업장이 됐다. 금호고속은 관할노동청의 현장조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관할 노동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근로감독관 직무 규정 때문. 규정에는 추락, 골절 등 안전 사고 같은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 아닌 재해는 현장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눈에 보이는 안전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노동청이 조사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문제는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 개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버스 승객과 도로 위 운전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고속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20대 여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7월에는 광역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50대 부부가 숨졌다.

노동청이 적극적으로 조사를 통해서 근무시간 변경이라든지 업무 형태 전환이라든지 이런 것을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게 회사에서는 강제로 할 수 없거든요. 본인들은 조그만 인력을 가지고 근로자를 많은 시간 일을 시켜서 수익창출을 하려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게 기업의 목표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배연직 노무사/최 씨 사건 대리인


취재: 강민수
촬영: 최형석 김기철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목, 2017/09/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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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그는 왜 스스로 몸을 던졌나

지난 6월 17일 새벽 2시경,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입구에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신문 배달원이 남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작업복의 ‘삼성중공업’ 마크와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보고 신분을 확인했다. 그 남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이창헌 과장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파트 추락 자살’로 결론 내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 이창헌 과장은 사고 전날,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거제 일대를 배회했다. 평소 못 먹는 소주 1병을 마신 뒤,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 15층에 올라가 스스로 몸을 던졌다. 유언은 남기지 않았다.

2012년 삼성중공업 연구소에 입사한 이 과장은 2015년부터는 현장 관리부서에서 일을 해왔다. 지난해 12월 결혼했고, 올 4월에는 딸을 얻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이 과장은 왜 스스로 몸을 던졌을까.

희망퇴직 분위기 속…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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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 악화로 2015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으로 1500명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에게는 급여 삭감이 단행됐다. 이 과장이 숨지고 한 달 뒤,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안을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와 일했던 동료는 직장 상사가 이 과장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증언했다. 업무 압박을 줘서 스스로 희망퇴직자가 되게 하는, 이른바 찍어내기라는 것이다.

사고 났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직장 상사가 죽였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 과장을 불러요. 이 과장을 앞에 앉혀놓고 10분이고 20분 초등학생 혼내듯이 엄청 뭐라고 해요. ‘오늘 퇴근하기 전까지 가져와’, ‘내일 아침까지 가져와 내 책상에’ 이런다고요. 전 직장 동료 /음성대역

고 이 과장의 아내 배 모 씨는 “지난 3월에 남편이 ‘오늘 상사가 나한테 짜증을 많이 내시는 것 같다’고 했다”며 “남편이 강하게 표현 안 하는 편이라, 상사에게 오늘 많이 깨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핸드폰 메모에도 직장 상사에 대한 긴장감이 드러나 있다. 상사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상사에게 “저 아웃입니까”라며 희망퇴직 대상자인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직장 상사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이 과장이 “희망퇴직설이 있어서 말씀드렸다”고 하자 상사는 “없다”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삼성중공업 측에 희망퇴직에 따른 찍어내기와 괴롭힘 여부를 물었다.

“괴롭힘을 주거나 하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자체 조사를 하신 건가요?
“팀장이나 부서장 쪽에서 이창헌 과장에게다 그런 내용의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삼성중공업 홍보팀 관계자

 이 과장은 대학 시절부터 우울증약을 먹어왔다. 그런데 숨지기 두 달 전부터는 집중적인 치료가 진행됐다. 지난 4월, 이 과장의 정신과 면담 기록지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증세와 불면증을 느끼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의 휴대폰에는 ‘사람 죽는 높이’를 검색했던 게 남아 있다. 지금 심적으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심하게 우울한 것은 1-2주 전부터 그렇다. (2017.6.14 정신과 면담기록지)

부인 배 씨는 이 과장의 죽음을 산재라고 주장했다. 희망 퇴직압박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해 그런 선택에 내몰린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동자의 자살은 산재로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같은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직장이나 업무상의 이유로 자살한 사람은 559명으로 하루 1.57명꼴에 이른다.

산재 입증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떠넘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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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산재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노동자 측에 산재 입증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족이 직접 고 이 과장의 스트레스 강도와 초과 근로 시간, 업무량 등에 관한 자료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입증 자료 확보를 위해 배 씨는 남편의 회사 사무실 출입을 요구해왔다. 이 과장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 직장 상사의 압박은 없었는지 등을 그의 사무실의 컴퓨터나 메모에서 확인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배 씨의 회사 출입을 거부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배 씨는 회사 사무실에서 남편의 유품을 챙겨오겠다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유품을 상자에 담아 집으로 보냈다. 숨진 지 두 달이 지나 더는 유품 보관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아한 것은 유품 상자에는 2015년 수첩은 있지만 최근인 2016년, 2017년 수첩은 보이지 않았다.

또 배 씨는 경찰에 남편과 관련된 수사 기록 일체의 공개를 요청했다. 2주 후, 경찰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고작 세 페이지였다. 사고 전날 휴가 신청 서류와 이 과장의 석달치 초과근무 신청 내역이 전부였다. 회사 동료들의 진술서, 출퇴근 기록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배 씨는 경찰에 정보 공개에 대한 이의 신청을 냈다.

국회 개정안 냈으나 폐기…인권위 권고에도 5년째 미이행

노동자의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한 분담이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실현은 흐지부지됐다. 지난 2011년 국회에 노동자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입증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이 올라왔으나 당시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국가와 사용자 측에게도 입증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권고안을 냈으나 5년째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입법 노력과는 반대로 2015년 헌법재판소는 산재 입증 책임이 노동자측에 있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보험재정 건전성 유지와 노동자의 입증이 용이하다는 이유였다. 다만 당시 안창호 재판관은 질병의 오랜 진행과정, 노동자측의 정보 부족으로 노동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충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산재 입증 책임에 대해 노동자 측의 부담을 덜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 질환에 걸린 노동자의 산재 소송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관련 정보를 거부한 것을 두고 “입증 증명이 곤란해진 사정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 사실이 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는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면서 정보 제공을 거부한 회사의 소극적인 자세에 경고한 셈이다.

회사가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키를 쥐고 있지만 그 키를 안 풀어주는거 잖아요, 사실. 그로 인해서 가장 기본적인 걸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할 수 없고 회사가 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없는 거고. 유족들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없어요. 지금 입증 책임 전환에 대한 논의는 이미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그조차 흐지부지해왔던 것이고 좀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겠죠. 권동희 노무사

#2. 건강했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이유는?

금호고속 광주지사 소속 버스 기사였던 남편. 아내는 남편이 술과 담배도 멀리한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아내는 하루는 새벽에 운전을 마치고 온 남편이 힘들어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최 씨가)새벽 3시에 들어오면서 ‘나 너무 힘들어 나 죽으려나 봐’라고 해요. 또 ‘봐봐 (목이)안 돌아가, 안 돌아가’, 그래서 내가 ‘그러면 얼른 씻고 자야지’ 그랬죠. 힘들어서 그런 줄만 알았죠. 금호고속 버스기사 최 씨 아내

그날 저녁, 남편 최 씨는 광주의 한 공원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큰 수술을 받았으나 쓰러진 지 한 달도 안 돼 숨을 거뒀다. 사인은 모야모야병에 이은 뇌출혈과 뇌경색.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과로사 버스기사의 운행일지…쓰러지기 전날, 약 1000KM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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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운행일지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최 씨가 쓰러지기 전날인 지난해 9월 28일의 운행을 보면, 오전 9시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된 운행은 다음 날 새벽 2시 40분 광주에서 끝이 났다. 총 거리는 989km, 운행시간만 총 열네시간이다. 최 씨의 하루 평균 운행 거리인 630km보다 1.5배나 길었다. 9월 13일은 1002km, 9월 9일은 1095km, 9월 4일은 913km 등 운행일지 곳곳에서 900, 1000km 운행 거리가 눈에 띄었다.

또 수면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쓰러지기 일주일 전인 9월 22일 운행을 보면 최 씨는 다음날 새벽 1시에 경남 창원에 도착한 뒤, 아침 7시 40분에 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전날 13시간을 운행한 뒤 6시간가량을 쉬고 다시 11시간을 운행한 것이다.

이 같은 운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속버스 기사는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조항에 적용받기 때문. 이 조항에 따라 운수업, 영화제작업, 방송업 등 26개 업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만 있다면 무제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여야는 지난 7월 광역버스 사고 이후 노선 버스업 등 16개 업종을 특례업종에서 삭제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또 현재 국회에는 하루 최대 10시간 이상의 버스 운행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유럽연합은 9시간, 미국은 10시간으로 버스 기사의 하루 최대 운행 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최 씨가 숨지고 나서야 버스기사의 휴식시간 보장은 법으로 명문화됐다. 지난 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돼 버스의 경우 1일 운행 종료 후 연속 휴식시간 8시간을 보장하고, 1회 운행 후 15분 이상 휴게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잇따른 졸음운전 사고에도…과로사의 현장 조사는 생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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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 씨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했다. 이로써 최 씨의 사용자 측인 금호고속은 1명 이상이 업무로 사망한 중대재해 사업장이 됐다. 금호고속은 관할노동청의 현장조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관할 노동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근로감독관 직무 규정 때문. 규정에는 추락, 골절 등 안전 사고 같은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 아닌 재해는 현장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눈에 보이는 안전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노동청이 조사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문제는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 개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버스 승객과 도로 위 운전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고속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20대 여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7월에는 광역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50대 부부가 숨졌다.

노동청이 적극적으로 조사를 통해서 근무시간 변경이라든지 업무 형태 전환이라든지 이런 것을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게 회사에서는 강제로 할 수 없거든요. 본인들은 조그만 인력을 가지고 근로자를 많은 시간 일을 시켜서 수익창출을 하려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게 기업의 목표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배연직 노무사/최 씨 사건 대리인


취재: 강민수
촬영: 최형석 김기철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목, 2017/09/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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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는 최근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산재노동자 요양신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직무를 유기했다며 공단 본부에 감사를 청구했다. 대책위는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산재 신청한 노동자의 작업장(현대차 울산공장)을 현장조사하면서 현대차 안전환경팀이 촬영한 작업동영상을 받아 산재 결정과정에 반영하거나 작업장(현대중공업) 출입사실을 안전모에 부착된 센서로도 간단히 파악할 수 있는데도 동료와 업주의 거짓 진술만을 반영해 산재 불승인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해자보다 20cm 큰 동료 촬영해 작업시 목 각도 왜곡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3년 5개월을 사내하청으로 일해온 이승룡 씨는 한 작업에만 고정근무했다.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의 트렁크 리프트를 장착하면서 늘 고개를 45도 정도 뒤로 젖힌 채 일했다.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 씨는 이번엔 반대로 차 안에 들어가 고개를 숙이고 비트는 작업을 하다가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 갔다. 이 씨는 경추부(목) 4-5번과 5-6번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고 업무상 재해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지난 5월 28일 불승인했다.

이 씨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현장조사 때 근로복지공단 담당자가 해야 할 작업 동영상 촬영을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의뢰해 그 영상으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자료로 제출했다. 이 씨와 대책위는 “공단이 스스로 정한 업무지침을 위반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키가 164cm인데 동영상으로 촬영된 동료는 183cm로 20cm 가량 더 크다. 대책위는 “동영상에 나오는 노동자는 키가 커 이씨처럼 고개를 뒤로 젖히는 각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도 공단은 해당 동영상을 질병판정위원회에 그대로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이 씨가 다친 곳이 목이라 작은 키 차이에도 목을 뒤로 젖히는 각도가 상당히 차이 나기 때문에 산재인정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동영상에 나온 큰 키의 작업자는 자기 눈높이 근처에서 리프트를 장착하지만, 다친 이씨는 “저는 키가 작아 팔을 완전히 뻗은 채 일했기에 목을 늘 45도 가량 뒤로 젖혀야 했다”고 했다.

▲ 출처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

공단 “배터리 떨어져 불가피… 키 차이 알았다”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 재활보상부 배성룡 과장은 “보통 현장조사 때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그 날 따라 배터리가 다 돼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촬영을 맡겼고, 이 씨와 촬영 대상자의 키 차이가 나는 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 과장은 “이 사실을 대책위와 면담 때도 알렸다”고 했다. 현미향 국장은 “배 과장이 현장조사했던 현대차 4건 모두 촬영을 현대차 보건환경팀이 했는데 그 때마다 배터리가 다 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키가 163cm인 이창우 씨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2년 동안 차 문짝 작업을 하면서 최고 180cm 높이에 있는 부품을 손바닥으로 누르며 작업하다가 오른 어깨 충돌증후군 등으로 지난 5월 산재신청을 했다. 이번에도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현장조사 때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촬영을 맡겼다. 촬영 대상자는 이 씨보다 13cm나 키가 컸다. 대책위는 “이 씨의 키가 163cm인데 176cm의 작업자를 촬영해 작업자세를 왜곡시켰다”고 말했다.

현대차 안전팀이 4건 모두 ‘작업장면 촬영’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으로 13년을 일한 이재식 씨도 한쪽 팔을 차 안에 집어넣어 커튼 에어백을 줄곧 달아오다가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돼 작업공정이 바뀌자 예전 작업 부위인 어깨에 통증을 느껴 산재를 신청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이재식 씨의 현장조사 때도 작업 동영상을 현대차 안전환경팀에게 맡겼다. 공단 울산지사는 현대차에서 34년째 일해온 권동화 씨의 현장조사 때도 현대차 안전환경팀이 작업 동영상을 촬영했다.

대책위는 “재해노동자 현장조사 참여를 배제하고 공단 직원이 해야 할 작업동영상 촬영을 사업주에게 맡기는 건 사업주의 산재를 은폐를 묵인하는 듯한 조치로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공단 울산지사 배성룡 과장은 “공단 담당자는 나가서 현장조사를 하고, 결정은 질병판정위원회가 여러 사안을 검토해 결정한다”고 했다.

사업주 허위진술 검토 않아 산재 불승인

산재 현장조사 때 사업주가 허위진술을 해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산재 불승인된 사례도 있었다.

1982년부터 35년째 조선소와 건설현장에서 블럭과 파이프 용접을 해온 장기철 씨는 지난해 4월 11일 울산 온산공단에 있는 초대형 조선기자재 생산업체 세진중공업의 사내하청 선진테크에서 무게 40kg 짜리 자재를 뒤집다가 허리를 삐끗해 병원에 갔다. 장씨는 3-4번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장 씨는 선진테크에서 4년 간 주로 무게 6~150kg짜리 철재부속물(너그)를 용접했다.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용접한 뒤 너그를 들어 올려 뒤집은 다음 다시 용접하는데 40kg 이하는 혼자 뒤집고, 더 무거운 건 동료와 같이 뒤집었다. 현장에 뒤집는 장비가 있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거의 사용하지 않고, 너그를 뒤집는 데 해당 장비를 이용하기도 어려워 거의 수작업으로 일했다.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 이정호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 이정호

장 씨는 진단 받은 병원과 부산대 양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모두 직업 관련성을 인정해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도 MRI상 상병을 확인해줬다.

장 씨는 공단의 산재 현장조사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산재신청 때문에 사직을 강요받고 퇴사한 뒤였다. 장 씨는 사업주의 반대로 현장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현장조사 때 사업주는 ‘장비를 이용해 너그를 뒤집는다’며 장 씨와 달리 말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장 씨와 사업주 말이 다른데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고, 사업주의 주장을 장 씨에게 알려주지도 않아 반박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 조사 등을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은 업무 관련성이 낮다며 산재 불승인 처리했다.

장 씨의 끈질긴 요구로 지난 7월 28일 진행된 현장 재조사에서야 사업주는 ‘장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재심결과를 기다리는 장 씨는 6개월째 직장도 잃고 제대로 된 치료도 못받아 고통받고 있다.

센서에 선박블럭 출입기록 다 있는데

우준하(59) 씨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사내하청업체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6월 16일 다른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졌을 때 현장에 들어가 구호 작업을 함께 했다. 우 씨는 다음날인 6월 17일 노동부의 사고조사 때 현장에 다시 갔다가 어지러움과 두통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우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로 산재신청을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불승인했다.

6월 17일 사고 현장에 우 씨가 들어가는 걸 못 봤다는 직원들의 진술서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우 씨는 안전모에 부착된 선박블럭 입출입 센서 기록 등을 제출하며 재심사를 요청했다. 공단은 재심사에서도 산재를 불승인했다. 공단은 숨진 노동자와 우 씨가 모르는 사이라서 외상후 스트레스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정동석 노동안전국장은 “용접 등에 열중한 작업자가 안전요원의 동선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데도, 기초적인 입출입 센서 기록도 확인 않고 진술서대로 산재 처리에 반영한 부실한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울산 산재 불승인 44%, 현대차 울산공장은 53%

울산지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한 달간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의 부당한 산재처리 사례를 24건이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 4월 11일, 7월 7일, 8월 21일 3차례 공단 울산지사를 방문해 전면적 재조사를 요구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대책위가 주장한 24건의 산재 부당처리 사례 가운데 산재불승인 2건 등 모두 7건에 대해선 조치를 취했다.

대책위는 “부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신청한 노동자 311명 중 175명만 산재를 승인해 불승인율이 44%인데, 특히 현대차의 경우 산재 불승인율이 53%로 더 높다”며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해 진정 하는 한편 이승룡, 장기철 씨 등 3명은 오는 11월 26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들의 사연을 설명한다.

목, 2017/10/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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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는 최근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산재노동자 요양신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직무를 유기했다며 공단 본부에 감사를 청구했다. 대책위는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산재 신청한 노동자의 작업장(현대차 울산공장)을 현장조사하면서 현대차 안전환경팀이 촬영한 작업동영상을 받아 산재 결정과정에 반영하거나 작업장(현대중공업) 출입사실을 안전모에 부착된 센서로도 간단히 파악할 수 있는데도 동료와 업주의 거짓 진술만을 반영해 산재 불승인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해자보다 20cm 큰 동료 촬영해 작업시 목 각도 왜곡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3년 5개월을 사내하청으로 일해온 이승룡 씨는 한 작업에만 고정근무했다.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의 트렁크 리프트를 장착하면서 늘 고개를 45도 정도 뒤로 젖힌 채 일했다.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 씨는 이번엔 반대로 차 안에 들어가 고개를 숙이고 비트는 작업을 하다가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 갔다. 이 씨는 경추부(목) 4-5번과 5-6번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고 업무상 재해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지난 5월 28일 불승인했다.

이 씨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현장조사 때 근로복지공단 담당자가 해야 할 작업 동영상 촬영을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의뢰해 그 영상으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자료로 제출했다. 이 씨와 대책위는 “공단이 스스로 정한 업무지침을 위반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키가 164cm인데 동영상으로 촬영된 동료는 183cm로 20cm 가량 더 크다. 대책위는 “동영상에 나오는 노동자는 키가 커 이씨처럼 고개를 뒤로 젖히는 각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도 공단은 해당 동영상을 질병판정위원회에 그대로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이 씨가 다친 곳이 목이라 작은 키 차이에도 목을 뒤로 젖히는 각도가 상당히 차이 나기 때문에 산재인정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동영상에 나온 큰 키의 작업자는 자기 눈높이 근처에서 리프트를 장착하지만, 다친 이씨는 “저는 키가 작아 팔을 완전히 뻗은 채 일했기에 목을 늘 45도 가량 뒤로 젖혀야 했다”고 했다.

▲ 출처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

공단 “배터리 떨어져 불가피… 키 차이 알았다”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 재활보상부 배성룡 과장은 “보통 현장조사 때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그 날 따라 배터리가 다 돼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촬영을 맡겼고, 이 씨와 촬영 대상자의 키 차이가 나는 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 과장은 “이 사실을 대책위와 면담 때도 알렸다”고 했다. 현미향 국장은 “배 과장이 현장조사했던 현대차 4건 모두 촬영을 현대차 보건환경팀이 했는데 그 때마다 배터리가 다 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키가 163cm인 이창우 씨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2년 동안 차 문짝 작업을 하면서 최고 180cm 높이에 있는 부품을 손바닥으로 누르며 작업하다가 오른 어깨 충돌증후군 등으로 지난 5월 산재신청을 했다. 이번에도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현장조사 때 현대차 안전환경팀에 촬영을 맡겼다. 촬영 대상자는 이 씨보다 13cm나 키가 컸다. 대책위는 “이 씨의 키가 163cm인데 176cm의 작업자를 촬영해 작업자세를 왜곡시켰다”고 말했다.

현대차 안전팀이 4건 모두 ‘작업장면 촬영’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으로 13년을 일한 이재식 씨도 한쪽 팔을 차 안에 집어넣어 커튼 에어백을 줄곧 달아오다가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돼 작업공정이 바뀌자 예전 작업 부위인 어깨에 통증을 느껴 산재를 신청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이재식 씨의 현장조사 때도 작업 동영상을 현대차 안전환경팀에게 맡겼다. 공단 울산지사는 현대차에서 34년째 일해온 권동화 씨의 현장조사 때도 현대차 안전환경팀이 작업 동영상을 촬영했다.

대책위는 “재해노동자 현장조사 참여를 배제하고 공단 직원이 해야 할 작업동영상 촬영을 사업주에게 맡기는 건 사업주의 산재를 은폐를 묵인하는 듯한 조치로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공단 울산지사 배성룡 과장은 “공단 담당자는 나가서 현장조사를 하고, 결정은 질병판정위원회가 여러 사안을 검토해 결정한다”고 했다.

사업주 허위진술 검토 않아 산재 불승인

산재 현장조사 때 사업주가 허위진술을 해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산재 불승인된 사례도 있었다.

1982년부터 35년째 조선소와 건설현장에서 블럭과 파이프 용접을 해온 장기철 씨는 지난해 4월 11일 울산 온산공단에 있는 초대형 조선기자재 생산업체 세진중공업의 사내하청 선진테크에서 무게 40kg 짜리 자재를 뒤집다가 허리를 삐끗해 병원에 갔다. 장씨는 3-4번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장 씨는 선진테크에서 4년 간 주로 무게 6~150kg짜리 철재부속물(너그)를 용접했다.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용접한 뒤 너그를 들어 올려 뒤집은 다음 다시 용접하는데 40kg 이하는 혼자 뒤집고, 더 무거운 건 동료와 같이 뒤집었다. 현장에 뒤집는 장비가 있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거의 사용하지 않고, 너그를 뒤집는 데 해당 장비를 이용하기도 어려워 거의 수작업으로 일했다.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 이정호

▲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 이정호

장 씨는 진단 받은 병원과 부산대 양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모두 직업 관련성을 인정해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도 MRI상 상병을 확인해줬다.

장 씨는 공단의 산재 현장조사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산재신청 때문에 사직을 강요받고 퇴사한 뒤였다. 장 씨는 사업주의 반대로 현장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현장조사 때 사업주는 ‘장비를 이용해 너그를 뒤집는다’며 장 씨와 달리 말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장 씨와 사업주 말이 다른데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고, 사업주의 주장을 장 씨에게 알려주지도 않아 반박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 조사 등을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은 업무 관련성이 낮다며 산재 불승인 처리했다.

장 씨의 끈질긴 요구로 지난 7월 28일 진행된 현장 재조사에서야 사업주는 ‘장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재심결과를 기다리는 장 씨는 6개월째 직장도 잃고 제대로 된 치료도 못받아 고통받고 있다.

센서에 선박블럭 출입기록 다 있는데

우준하(59) 씨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사내하청업체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6월 16일 다른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졌을 때 현장에 들어가 구호 작업을 함께 했다. 우 씨는 다음날인 6월 17일 노동부의 사고조사 때 현장에 다시 갔다가 어지러움과 두통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우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로 산재신청을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불승인했다.

6월 17일 사고 현장에 우 씨가 들어가는 걸 못 봤다는 직원들의 진술서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우 씨는 안전모에 부착된 선박블럭 입출입 센서 기록 등을 제출하며 재심사를 요청했다. 공단은 재심사에서도 산재를 불승인했다. 공단은 숨진 노동자와 우 씨가 모르는 사이라서 외상후 스트레스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정동석 노동안전국장은 “용접 등에 열중한 작업자가 안전요원의 동선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데도, 기초적인 입출입 센서 기록도 확인 않고 진술서대로 산재 처리에 반영한 부실한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울산 산재 불승인 44%, 현대차 울산공장은 53%

울산지역 노동자건강권 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한 달간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의 부당한 산재처리 사례를 24건이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 4월 11일, 7월 7일, 8월 21일 3차례 공단 울산지사를 방문해 전면적 재조사를 요구했다. 공단 울산지사는 대책위가 주장한 24건의 산재 부당처리 사례 가운데 산재불승인 2건 등 모두 7건에 대해선 조치를 취했다.

대책위는 “부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신청한 노동자 311명 중 175명만 산재를 승인해 불승인율이 44%인데, 특히 현대차의 경우 산재 불승인율이 53%로 더 높다”며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 현장노동청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처리 부당사례 24건에 대해 진정 하는 한편 이승룡, 장기철 씨 등 3명은 오는 10월 26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들의 사연을 설명한다.

목, 2017/10/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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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쌓여왔던 운동의 힘”

광장에 나온 판결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두1066 판결,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

손익찬 변호사

 

 

 

 

 

 

 

 

 

 

손익찬 변호사(변호사,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두 개의 거대한 산 : 첨단산업, 희귀질환

 

어떤 사람이 병에 걸린 경우를 생각해보자. 내가 걸린 병이 사업장 때문이라는 주장을 할 경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법률용어로는 ‘업무상 재해’)를 신청할 수 있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으면, 치료비를 받고,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연금도 받는다. 우리 법은 산재인정으로 노동자가 이득을 보므로 노동자에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책임을 지운다. 물론 법원은 자연과학에서 요구하는 엄밀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노동자는 사업장에서 질병의 원인으로 규명된 물질이 사용되는지, 그 노출 경로, 노출량과 노출 기간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서 주장할 책임은 있다.

 

그런데 희귀질환에 걸린 경우, 하나의 산을 더 넘어야 한다. 만약 폐질환과 같이 비교적 원인이 명확히 알려진 병에 걸린 경우, 사업장에서 석면따위를 사용하였는지, 그 노출경로, 노출량과 기간에 관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면 된다. 정부조사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런데 질병의 '원인'이 불명인 경우, 원인으로 '의심'되는 여러 물질들이 사업장에 있는지를 모두 찾아서 주장해봐야 한다. 그리고 '원인'물질, '의심'물질이나 단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어도 모두 찾아서 주장을 하고 설득해야 한다.

 

첨단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여기서 두 번째 산에 막힌다. 노동자가 사업장에 대해서 대개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정부조사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어떤 물질을 용의선상에 두고 조사할지에 대해서, 정부는 노동자의 의견에 구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반도체나 LCD 제조업 등 첨단산업은 발전속도가 빠르므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도 수시로 바뀌어서 과거의 근무환경과 조사당시의 환경이 상당히 바뀌어있다. 결정적으로 공장에서 사용하는 물질과 작업방식 등이 영업비밀로 보호된다. 그러므로 사업주는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조사에 있어서 자료제출을 거부한다. 심지어 정부기관조차도 조사를 하고나서 영업비밀보호를 이유로 노동자에게 조사보고서의 공개를 거부한다. 노동자가 증명의 책임을 지면서도, 증명에 필요한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없는 모순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전향적인 대법원 판결(선행판결)의 등장(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두1066 판결)

 

먼저, 대법원은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이른바 ‘희귀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질병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거나 사업장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두루 살펴서 산재인정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희귀질환의 평균 발병률이나 연령별 평균 발병률보다도, 특정 산업 종사자 군(群)이나 특정 사업장에서 그 질환의 발병률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률이 높은 등의 통계자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개별 노동자의 산재인정을 판단함에 있어서 통계자료가 유리한 경우 간과해선 안 됨을 밝힌 것이다.

 

또한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는 등의 사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사업주가 정부조사에서 조사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노동자에게 유리한 사정이라고 보았다. 즉 정부조사에서 원인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외의 원인들, 즉 발병 의심 물질이나, 질병과 관계없더라도 인체에 유해한 물질 등에 관하여 정부가 밝힐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경우, 그러한 불성실한 조사결과는 노동자에게 유리한 사정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위 정부조사를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그리고 질병의 원인으로 밝혀지지 않은 물질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인자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의 의미 : 근무종료와 발병사이에 상당한 기간이 있더라도 산재인정가능하다

 

위와 같은 선행판결의 법리위에 대상판결이 서있다. 망인은 1997년에 19세의 나이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하여 고온테스트 공정에서 6년간 근무했다. 2003년 7월 15일에 퇴사하여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고, 2010년 5월 5일에 뇌종양(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아 2012년 5월 7일에 사망하였다. 망인의 유족은 산재를 신청했다.

 

대법원은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측정된 발암물질의 수치가 노출기준 범위안에 있더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여러 유해인자에 복합 노출될 경우의 상승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4조3교대, 3조3교대 근무, 바쁠 경우 1일 12시간의 근무로 신체주기가 불규칙한 사정도 고려하였다.

 

아울러 정부 조사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에 대한 노출수준이 측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망인과 동료들이 고온테스트 공정 이후 ‘검댕’이 날렸고 ‘고무타는 냄새’가 났고 ‘유해한 연기와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다고 진술하였음에도, 정부가 이에 관하여 조사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어떤 물질에 노출되었는지를 규명할 수 없었다고 보았다. 또한 망인이 우리나라 평균 발병연령보다 이른 만 30세에 뇌종양이 발병하였다는 사정에도 주목하였다.

 

또한 망인이 걸린 교모세포종의 경우에 성장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이는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발병하는 시간이 짧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망인이 퇴사한 이후 7년이 경과하여 확진을 받았더라도 업무와의 관계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보았다.

 

“그동안 쌓여왔던 운동의 힘”

 

선행판결에 관하여 반올림의 임자운 변호사가 정리한 말이다. 2007년부터 사회각층의 노력이 모여 선행판결과 대상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 노동자와 유가족, 반올림은 탐정이 되어야 했고 수년간 법정다툼을 하였다. 회사인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보건공단, 지방노동청과 같은 정부기관과도 싸웠다. 그 와중에 시간이 흐르고, 사업장은 개선되지 않은 채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다.

 

사업주는 은폐했고 정부는 의도적으로 눈감았다. 법원은 이제 그런 방식은 안통한다고 선언했다. 이제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산재은폐로 인하여 무재해사업장으로 지정될 경우의 보험료 감면액을 뛰어넘는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필요하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사용되는지에 관한 정부의 조사권이 강화되어야한다. 정부조사단계에서 노동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어야한다. 재발방지야말로 노동자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수, 2017/12/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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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18. 1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는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추모조직위원회는 산업재해, 산재사망 문제를 사회에 알리고 제 3,4의 문송면, 원진노동자가 없는 사회, 시민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송면 님은  1988년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15세 소년 노동자입니다.)

 

참여연대도 함께 하고 있는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추모조직위원회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민 추모위원을 모시고자 5.28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01 11시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합동추모제_마석 모란공원

 

7/02(월) 11시 노동자 시민안전보건의 달 선포 기자회견_서울

 

7/07 16시 추모식 및 추모문화제_서울

 

7월 중 안전보건 사진전_서울

 

7월 두 번재 주 노동자 건강권 전국 순회 뮤지컬 공연

 

7월 세 번째 주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_서울

 

아래는 크라우드 펀딩의 상세 내용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크라우드 펀딩 바로 가기
 

프로젝트 커버 이미지
 

송면이의 친구 뱃지는

1988년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15세 소년 노동자 문송면을 기억합니다.
원진레이온에서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으로 사망한
(1988년~2018년 5월 현재 230명) 노동자들을 추모합니다. 
아직도 직업병 고통 속에 있는 원진레이온 노동자를 생각합니다.
1988년으로부터 30년이 흐른 2018년, 
지금까지도 줄지 않는 산업재해와 산재사망 문제에 경종을 울립니다.
일하다 다치거나 병들거나 죽지 않는 사회, 
그래서 시민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는 의지입니다.

#1 열다섯 소년 노동자 문송면

올림픽에 대한 기대로 전국이 떠들썩하던 1987년 말.

중학교 졸업을 앞둔 송면이는 집안 형편을 생각해 낮에 일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말에 끌려 압력계기와 온도계 제조업체 협성계공(서울 영등포구)에서 일하기 시작합니다. 1987년 12월 5일 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온몸이 아프더니, 급기야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습니다. 병명도 알지 못한 채 여러 병원을 전전했고, 굿까지 하였지만 낫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찾아간 서울대병원에서 “직업이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때서야 송면이는 최소한의 보호설비도 없었던 공장에서 일하다 수은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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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몸이 아팠지만, 회사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노동부와 회사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노동부는 “사업주 날인이 없다", "서울대 병원은 산재지정 병원이 아니다"라며 산재신청서 접수 자체를 거부했고 회사는 송면이가 시골에서 농약중독이 돼 아픈 것이라며 외면했습니다. 송면이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며 사회에서도 큰 파장이 일었고, 마침내 산업재해를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소년 노동자 송면이는 1988년 7월 2일, 겨우 열다섯의 나이로 ‘수은중독’이라는 직업병을 세상에 알린 채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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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황화탄소 중독 915명, 원진레이온 직업병

1966년 흥한화학섬유로 시작한 인조비단 제조업체 ‘원진레이온’은 실을 뽑는 과정에서 여러 유독한 화학약품을 사용했습니다. 그 중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독가스의 원료로 사용한 ‘이황화탄소’도 포함되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이런 사실을 몰랐고, 노동자들을 보호할 보호구나 안전설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되어 전신마비, 언어장해, 팔다리 마비 등의 병을 얻었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래”, “담배를 끊어야 해”라며 몸이 아픈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았습니다.

그러나 송면이의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도 혹시?”라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고 원진레이온 노동자들 또한 자신들의 병이 직업병임을 알게 됩니다. 한겨레신문 보도로 이들의 비참한 현실이 드러났고 노동자들은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업병 인정 투쟁을 시작합니다. 여기서도 노동부와 원진레이온은 직업병을 인정하고 피해를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보다는 사태를 축소하는데 급급했습니다.

1988년 여름 시작된 직업병 인정 투쟁은 1993년에야 일단락이 되었지만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915명 중 현재까지 230명 사망이라는 단일 직업병으로는 최대의 사건이라는 부끄러운 역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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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8년 현재, 우리들은 안전할까?

1988년 문송면과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직업병 인정 투쟁은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사회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제도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무엇보다 노동자 건강권 운동이 본격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88년으로부터 30년이 흘렀습니다. 2018년 현재,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어떨까요?

2015년 광주.
형광등 제조업체에서 철거작업을 하던 노동자 20여명이 수은에 노출, 중독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제는 사례조차 찾기 힘든 ‘수은중독’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났습니다.

2016년 삼성과 LG 핸드폰 부품을 만드는 공장.
6명의 청년노동자가 핸드폰에 들어갈 부품을 만들다 메탄올에 노출돼 실명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메탄올 중독 역시 국제 사회에서 자취를 감춘 직업병입니다. 당시 사업장의 보호구는 달랑 목장갑 하나뿐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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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해물질이 원인인 노동자들의 사망과 질병 문제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는 고 황유미 씨를 비롯해 희귀병 환자들이 속출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 반도체에서 발생한 직업병 피해자는 320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118명입니다. 산업재해임을 인정할 자료를 회사 측이 꽁꽁 묶어놓는 바람에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의 직업병 인정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4. 청년 노동자가 죽어간다

산업재해라는 어두운 그림자는 청년, 청소년 노동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2016년 19세 청년노동자 김군은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2017년, LG유플러스 콜센터에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학생은 회사의 극심한 실적 압박과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같은 해 제주에서는 특성화고 학생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중 기계에 끼어 숨졌습니다.

1988년 문송면은 더 다양한 산재사망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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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죽도록 일하다 정말 죽는 사회

과로사·과로자살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장 긴 노동시간(16년 기준 2069시간, OECD 평균 1764시간)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장시간 노동은 과로를 부르고 휴식 없는 장시간 노동과 업무스트레스가 과로자살로 이어집니다. 

2016년.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이한빛 PD가 자살했고, 구로의 등대라고 불릴 정도로 야근으로 유명한 넷마블에서는 한 해 3명이 과로로 사망 혹은 자살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유명한 인터넷 강의 제작업체 에스티유니타스에서 4명 분량의 업무를 하던 웹디자이너가 막대한 업무량과 끝나지 않는 야근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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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일하는 사람이 안전하면 시민들도 안전합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2천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합니다. 산재사망에서 늘 OECD 1위를 차지합니다. 3시간 마다 1명이 산재사망하고 5분마다 1명이 일하다 다칩니다.

산업재해가 만연한 사회는 안전하지 않은 사회입니다. 건강하지 않은 사회입니다. 
노동자가 일하는 일터가 안전하고 건강하면 그 사회가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의미입니다.

송면이의 친구 뱃지 프로젝트를 준비한 
문송면 · 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는 
이런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6월28일까지 추모위원 모집
- 7월1일(일) 11시 문송면 · 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합동추모제 (마석 모란공원)
- 7월2일(월) 일간신문에 광고 
- 7월2일(월) 11시 노동자 · 시민 안전보건의 달 선포 기자회견 (서울)
- 7월7일(토) 16시 추모식 및 추모문화제 (서울) 
  ★아낌없는 후원자에게 지정 좌석 제공★
- 7월 두 번째 주 노동자 건강권 전국 순회 뮤지컬 공연
- 7월 세 번째 주 노동안전보건과제 대토론회
- 7월 중 노동안전보건 사진전 (서울)
- 2019년 31주기까지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조형물 및 동판 건립
※추모조직위원회 활동은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펀딩 수익금은 7월 7일에 진행될 30주기 추모식 및 추모문화제를 준비하는 데 사용됩니다.

리워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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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면이의 친구 뱃지

보라색 리본입니다. 보라색 리본은
캐나다, 영국 등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할 때 달았습니다.
보라색 리본 안의 ‘이윤보다 건강과 삶을’ 문장은 기업의 이윤이 아니라 
건강한 노동자의 삶, 가족과의 삶, 이웃과의 삶이 중요한 사회를 지향함을 뜻합니다.

1988은 문송면과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있었던 해에서
2018, 30주기를 맞아 일하다 쓰러진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여전히 많은 산업재해, 산재사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4종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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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면이의 친구 뱃지, 뱃지 안의 문구를 디자인했습니다. 
-상단 오른쪽은 보라색 달(문송면, 원진을 표현)을 향해 가는 우리들 입니다. 
 1988년의 아픔을 넘어 노동자도 시민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뱃지와 스티커 실물은 제작이 완성되는 대로 관련 사진을 수정할 예정입니다. 

1단계
5,000원
송면이의 뱃지 의미에 동참하며 후원합니다.


2단계
10,000원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송면이의 친구 뱃지 1개


3단계
20,000원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송면이의 친구 뱃지 1개
이윤보다 건강과 삶을 4종 스티커 1세트
7월2일 일간신문 광고에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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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7월2일 신문광고 이미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준비한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한 일간지에 실은 광고의 일부 입니다. 
추모위원들의 이름 위로 일하는 사람이 안전한 사회, 그래서 시민이 안전한 사회를 
표현하는 문구가 들어갑니다.  

4단계
50,000원 
아낌없이 주는 후원입니다.
3단계 선물과 함께
추모문화제(7월 7일 토요일)에서 텀블벅 후원자 지정좌석을 드립니다.

 

 

월, 2018/06/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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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노동자는 다치고, 죽는다

산재 관련 전시성 행정대책 발표는 필요없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5월 28일은 최저임금법 개악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날이자,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던 19살 김 군이 유명을 달리한지 2년이 되는 날이었다. 외주하청 비정규 노동자로 당시 최저임금 126만 원에서 딱 4만 원이 많은 임금을 겨우 받던 청년 노동자 구의역 김 군은 외주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달리는 지하철에 치여 사망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조합원과 시민들은 구의역 뿐만 아니라 똑같은 죽음이 있었던 강남역, 성수역에 추모 공간을 만들었다. 2년 전 그날처럼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포스트잇이 붙여졌다. 구의역 참사 2년, 그리고 문재인 정부 1년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와 사회는 어디쯤 와 있는가.

 

문재인 정부 1년 동안 각종 산업안전 대책이 발표되었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안전보건강조주간 기념식에서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원청과 발주자의 책임강화와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의 외주화 근절,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안전의 대상으로,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은 모든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이 확보되었는지 현장 노동자 의견 듣고 확인, 대형 인명사고의 경우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 구성"의 4가지 주요 방향을 직접 발표했다. 이어서 작년 8월에는 범부처 합동 대책으로 '중대산업재해 합동 예방대책'이 발표되었고, 지난 1월에는 대통령 신년사에서 '산재사망, 건설교통사고, 자살' 3개 분야의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사망 절반 줄이기' 대책이 발표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11개 부처가 참여하고 98개 세부과제로 진행된다. 이어 지난 1월 17일에는 환경부에서 '환경미화원 안전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일터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대책은 2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 입법 예고로 집대성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8년 만의 전부 개정안으로 제출된 법 개정안은 상당히 많은 내용으로 몇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을 '일하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하고, 특수고용,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 등에 일부 적용을 확대한 것이다 둘째는 외주화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도급금지, 위험작업 재하도금 금지 및 적격 수급인 선정을 법제화 한 것이다. 원청의 책임 및 처벌강화 대책으로 하청 노동자 산재에 대한 원청 책임의 범위와 처벌을 확대했다. 아울러 셋째로는 건설업에 대한 별도의 구성을 하고, 발주처의 책임강화와 타워크레인 원청 책임강화 대책을 법제화 한 것이다. 넷째로는 산재사망에 대한 처벌 강화 대책으로 산재사망에 대한 형사 처벌의 하한선을 도입하고, 기업법인에 대한 벌금을 확대하고, 사업주에게 수강명령 등을 도입했다. 다섯째로는 화학물질, 발암물질 등에 대해 보고제도와 영업비밀 심사강화제도의 도입과 정보공개 강화이다. 여섯째는 위험작업에 대한 사업주, 노동자의 작업 중지 및 대피권과 노동부의 작업중지권이 법제화 되었다. 일일이 설명하기에는 양적으로도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온 지금 이제 이 법이 국회를 무사통과하기만 기다리면 되는 것인가.

 

개정 법안은 하청, 특수고용 등 한국사회의 고용구조의 변화에 착목한 안전대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하청 산재에 대한 법 개정은 있었으나 정부가 반대하거나 대책이 없었던 '도급금지, 특수고용, 프랜차이즈 가맹, 이륜차 배달' 등에 대한 대책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적용대상 범위는 극단적으로 협소하다. 도급금지 적용대상은 22개 업체에 852명에 불과하고, 특수고용 노동자도 현행 9개 직종만 대상이며 안전교육 등을 제외하고 달라지는 게 없다. 특히,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렸던 구의역 김 군의 업무였던 철도, 지하철의 정비 수리 업무는 도급금지 대상이 아니다. 위험한 업무의 외주화는 가속되고 있지만 근본대책인 도급 및 재하도급 금지는 언 발에 오줌 누기를 넘어서 전형적인 생색내기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개정법안과 별도로 환경부가 발표한 환경미화원 안전 대책도 야간근로 금지 등 의미 있는 정책방향이 담겨져 있으나, 세부적인 실행 계획은 전혀 없는 상태인데다가 사고다발의 근본원인은 외주 위탁의 문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외주화 분야만이 아니라 법안 주요 내용의 상당부분이 방향은 맞지만 적용대상이나 구체적인 내용이 협소하게 제출되어, 과연 이 법안으로 현장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지 회의적 시각이 많다.

 

개정 법안 외에도 정부 안전대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동자, 시민의 참여 확대 강화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현장이나 환경미화원등 지자체 노동자도 산업안전보건법이 당연 적용될 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명예산업안전감독관 등을 노동자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작년 2월의 노동부 해석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이를 거부해 왔고, 문재인 정부 들어 이제 법 적용대상으로 수긍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도 교육청에서는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도 변화가 전혀 없어서 민주노총 민주일반 노조에서 전국의 243개 지자체를 고발한 상태이다. 현장의 위험요소를 가장 잘 알고, 산재가 발생하면 피해 당사자로서 작업중지권을 비롯해서 노동자가 예방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노동자 참여에 대한 수많은 적용제외가 넘쳐나고 법 위반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은 전무하다.

 

오늘도, 내일도 산재사망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불과 며칠 전에도 한화 등에서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건설 노동자 사망은 계속 늘고 있다. 가끔은 누군가가 물어본다. "도급금지도 되고 처벌도 강화되었는데 왜 산재사망이 줄지 않는 건가요?"라고. 그럴 때 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각종 대책이 발표만 되었지, 실제로 법제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19대 국회나, 20대 국회나 법안이 심의조차 되지 않았고, 정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경총을 비롯한 사업주 단체의 반발과 경제부처 등의 반대로 아직 국회로 넘어가지도 못한 상태이다. 최근 몇 달은 삼성 반도체 직업병 노동자의 산재인정을 위한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와 같은 상식적인 내용도 영업 비밀, 국가 기밀로 둔갑해서 정보공개가 중단되고 있다. 삼성과 경총 그리고, 경제부처와 보수언론의 합작으로 최소한의 일보 전진도 좌초와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일선 현장의 산업안전 감독 행정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작업 중지 해제 시 안전이 확보되었는지 노동자의 의견을 듣고 해제 하겠다"는 발표는 지침과 매뉴얼에서 뒤틀리고, 일선 현장에서는 그나마도 지켜지지 않아서, 또 다시 전시행정으로 전락되어 버렸다.

 

'이제 1년' 인가 '벌써 1년'인가

 

지난 달 28일 여당의 주도하에 최저임금 삭감 개악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노동존중, 양극화 해소의 대표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 원이 만신창이가 되는 순간을 우리는 목도했다. 더불어"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 될 수 없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과연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문재인 정부 1년의 생명안전 대책에 대해 "고용구조에 착목한 안전대책 이라는 정책방향은 제시한 것이 아닌가?"라고만 보기에는 현실이 너무도 참혹하고, 답답하다.

 

'임기 내에 사망 절반 줄이기'와 같은 전시성 행정대책 발표와 사망재해 숫자 타령만 하고 있는 현실이 과연 지난 보수 정권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답을 찾기가 종종 어렵다. 지난 11년 동안 매년 370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했지만, 이에 대책은 아직도 연구용역 타령만 하고 있고, 담당부처가 어디 인지도 모를 지경이다. 그나마 수 년 동안 제기되었던 외주화 금지, 원청책임 및 처벌강화는 또 다시 대책 발표와 탁상공방 법리논쟁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노동자는 일터에서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 1년 노동자 생명안전의 현실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월, 2018/06/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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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염 속 잇따른 노동자 사망 - 7월 중 4명 사망

  기록적인 폭염으로 역대 최고수준의 사망자와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5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의 질병관리본부의 집계치를 살펴보면 2,2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였고 그 중 27명이 숨졌습니다.이는 2017년 동일기간동안 온열질환자가 660명 그리고 사망자가 5명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상황입니다.

 

관련하여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업종별 온열질환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보면 2014~2017년까지 일하던 도중 온열질환에 걸린 사람의 수는 35명으로이 가운데 4명이 사망하였습니다재해를 가장 많이 입는 업종은 건설업(65.7%)으로 사망자 모두 건설업 종사자들입니다최근 7월 한달 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4명으로 보도블록 작업을 하던 노동자태양광 설치작업을 하던 노동자건설노동자 2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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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회원동정 

- (EBS 공감시대 인터뷰) : 1525초부터 확인가능

  720"폭염 속 방치되는 건설 근로자들의 노동 실태(김철주 노동건강연대 정책위원)


2. 상반기 건설사 산재사망 1: 포스코 건설 

  문재인 정부는 올해 초 '국민생명 지키기 프로젝트'에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수를 절반 수준(500명 이하)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관리감독 강화와 관행개선을 하겠다고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에 밝혔으며 안전보건공단은 '6대 실행과제'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선정 된 과제 중 건설현장 작업 발판 집중개선 건설업 유해 위험방지계획서 확인현장은 건설업관련 과제로 작년 산재사망자의54%가 건설업인 것을 감안하여 재해율을 낮추는 것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상반기의 결과는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 35명이고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하였습니다이중 10대 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4.3%를 차지하며 상반기 10대 건설사 현장에서는19명이 사망했습니다(전년 대비 18.8% 증가). 10대 건설사 중 산재사망의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등 포스코건설 - 8명 사망  

공동 2등 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 건설 각 2명 사망 

공동 3등 현대엔지니어링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삼성물산, GS건설 각 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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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T노동자 최근 세달간 네 차례 사망사고 발생 

​ 작년 9월 6전남 순창에서 비를 맞으며 혼자 인터넷 망을 수리하던 KT자회사 소속 노동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이후 대책으로 KTS(KT 자회사)는 안전체험교육관을 개소하고 산업안전사고 zero화를 이루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그러나 계속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4~5월동안 감전 및 추락으로 3명이 사망하였고 7월 3일에 제주도에서 신설되는 전주에서 작업도중 감전되어 추락하였고 6일 날 사망하였습니다.

      

  계속되는 안전사고에 KT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즉시시행지침'을 내렸습니다그 내용을 아래의 기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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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의 사망사고



(74) 부산 금정구 자동차정비공장 지붕철거현장 서 추락 사망사고

(712) 안산 서 에어컨설치작업하던 40추락해 숨져

(713) 의왕백운밸리아파트 공사현장 서 근로자 추락사고

(716) 폭염 속에서 일하던 근로자 열사병 증세로 사망

(717) 전주아파트공사장에서 60대인부 추락해 숨져

(718) 군위 의흥면 서 농사용전기고압증설공사 50대 감전사

(718) 부산서 냉각수조에 떨어진 20대 외국인근로자 숨져

(719) 칠곡경호천도로 서 1t트럭 전도50대운전자 숨져

(719) 목재절단 작업하던 60대 톱날에 베어숨져

(721) 공사현장에서 잇단 추락사고2명사망·1명중상

(724) 창원 팔용동 서 지붕교체작업하던 인부 추락사

(724) 부산 조선기자재 업체 공장크레인리프팅 작업중 사망사고

(725) 양산고교 외벽작업 50대 추락사

(729) 아파트 13층 외벽 작업하던 50대 인부 추락해 숨져

(730) 기록적 폭염에 연이은 사망 사고···60대 건설근로자 현장서 사망

수, 2018/08/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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