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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성과주의 도입은 결국 비정규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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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성과주의 도입은 결국 비정규직 확대

익명 (미확인) | 목, 2016/10/06- 11:06

IMF 이후 급속히 늘어난 비정규직이 공공부문까지 확산되자 참여정부는 2004년 처음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놨다. 이후 정부는 10여 차례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지만 공공기관 간접고용(민간위탁 외주화) 비정규직은 2011년 5만 2,936명에서 지난해 말 6만 8,841명으로 오히려 30%나 늘었다.

수차례 대책에도 공공기관 간접고용 30% 늘어

12년 동안 정부는 겉으론 공공부문 비정규직 해소를 얘기하면서도 각종 지침으로 공기업들에게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확산을 부추겨 왔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가 모두 경영효율화를 내걸고 공공기관 간접고용 확대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다. 이들 정책은 정작 경영효율화도 챙기지 못했다.

외주화를 통한 간접고용 확산은 경영효율과 비용절감, 산업구조조정 세가지 목적을 내걸었다. 경영효율을 내건 철도, 지하철, 발전부문의 외주화는 결국 노동자와 국민 모두의 생명, 안전과 직결됐다. 2008년 서울지하철 경정비 업무 외주화는 결국 지난 5월 구의역 참사를 낳았다. 비용절감을 내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으로 출근하는 노동자 5만명 가운데 85%를 간접고용 노동자로 만들었다.

산업구조조정을 내세운 대한석탄공사 역시 퇴직한 정규직 자리를 하청노동자로 급속히 채워가고 있다. 월급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고 장비와 복지혜택 등 차별이 일상화된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은 시간이 멈춘 듯 했다.

▲태백시 곳곳엔 석탄공사의 낡은 사택이 즐비하다.

▲태백시 곳곳엔 석탄공사의 낡은 사택이 즐비하다.

하청노동자에겐 낡은 축전차 주로 배정

이 모(58년생) 씨는 2013년 6월 4일 남편이 갑반(오전 8시 작업시작)으로 출근하자 사흘 뒤 있을 큰 딸의 상견례 때문에 목욕탕에 갔다. 나와 보니 전화가 수십통 와 있었다. 아들과 통화하고 바로 병원으로 달렸다. 병실에 누운 남편은 이미 흰 가운을 머리 위까지 쓴 채 미동도 없었다.

이 씨는 무던히도 일만 하던 남편이 ‘딱 몇 년만 더 하겠다’며 2011년 다시 광산에 들어갈 때 말리지 못할 걸 못내 후회했다. 사고 나기 전에도 남편은 몸이 성치 않았다. 다리를 다쳐 1주일쯤 쉬기도 했고, 그 때마다 동료들이 데리러 와서 나가기도 했다. 하청노동자는 그날그날 캔 석탄량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3인1조’의 굴진 작업에서 1명만 빠져도 남은 두 사람은 공친다. 아내는 “한번은 다친 발을 질질 끌며 동료들 부축을 받아 일하러 나갔다”고 했다.

▲3년 전 남편을 광산사고로 잃은 이 모(58) 씨는 아직도 남편 이야기에 울먹였다.

▲3년 전 남편을 광산사고로 잃은 이 모(58) 씨는 아직도 남편 이야기에 울먹였다.

남편 함 모(57년생) 씨는 그날 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도에서 두 축전차를 체인으로 연결하려다 축전차 사이에 끼여 숨졌다. 함씨는 강원도 횡성군 감천면에서 제법 큰 농사꾼 아버지 밑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스무살 무렵 같은 횡성군에 살던 이 씨를 만나 딸 아들 둘씩 4남매를 낳았다. 30여 년전 탄광 일을 하는 친지 소개로 태백에 들어와 강원산업에 들어갔다. 이후 도계의 경동산업에도 오래 근무했다. 사고가 났던 장성광업소 하청 D사엔 1년 반쯤 다녔다. 아버지 사고 이후 사십이 넘은 큰 딸은 아직도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자꾸 아버지 생각이 나서다.

▲위쪽 핸들식 낡은 축전차는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 방식이고, 아래쪽 유압식 축전차는 스위치만 누르면 제동된다.

▲위쪽 핸들식 낡은 축전차는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 방식이고, 아래쪽 유압식 축전차는 스위치만 누르면 제동된다.

정규직/비정규직 목숨값이 서로 달라

공공운수노조 원정호 장성지부장은 “숨진 함씨는 함께 굴진작업을 하던 형님 같은 분이었는데, 사고 직후 하청회사와 석탄공사는 수천만 원의 터무니 위로금을 제시해 동료와 유족들의 반발로 장례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고 했다. 원 지부장은 “정규직이 숨졌을 땐 수억 원의 위로금을 받은데 비해 비정규직은 죽어서도 서럽다”고 했다. 2014년 8월 22일 인근 도계광업소에서 일어난 하청노동자 임모(58년생) 사망사고도 축전차 사고였다.

축전차는 갱내에서 자재와 석탄, 광부를 운반하는 중요장비다. 제동 방식에 따라 신형 유압식과 구형 핸들식이 있다. 유압식은 버튼만 누르면 단거리에 제동되지만, 핸들식은 핸들을 돌려 제동하는데 20바퀴 이상 감아야 제동이 걸리기 시작해 긴급제동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핸들식에서 급제동할 땐 역추진(광산용어로 ‘각꾸’) 방식을 사용한다. 앞으로 가는 차에 후진 기어를 넣는 식이다. 이럴 땐 기어 마모와 함께 탈선사고도 잦다.

석탄공사 산하 장성, 도계, 화순 3개 광업소엔 1978년 구입해 40년 다 된 낡은 핸들식 축전차도 있다. 물론 이 차는 장성광업소 하청 준흥기업이 사용중이다. 석탄공사는 핸들식 축전차를 10년 전 마지막으로 구입하고 이후엔 유압식만 샀다. 탄광에서 주로 쓰는 축전차는 무게 8톤에 광차 20량(60톤)을 달고 이동하기에 낡은 핸들식은 잦은 사고의 원인이 된다.

사망사고도 하청노동자에게 몰려

축전차를 이용한 석탄과 자재 운반작업은 주로 하청이 하고, 원청은 각 작업장까지 단거리 이용에 주로 사용하기에 작업효율로 보면 하청이 유압식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장성광업소에 있는 21대의 신형 유압식 축전차 중 4대만 하청이 사용하고 17대를 원청이 사용한다.

공공운수노조 장성광업소지부는 “석탄공사가 우원식 의원이 국감자료로 요구한 ‘축전차 제동방식별 사용업체 자료’에 장성광업소 하청 미래기업과 정성산업이 각각 2대씩 낡은 핸들 축전차를 사용하는 걸 누락했고, 도계광업소 하청 광일기업(8대)과 흥일기업(2대)이 사용하는 낡은 핸들 축전차도 누락시켰다”고 설명했다.

석탄공사가 최근 5년간 공식집계한 117건의 산업재해 중 사망사고는 8건(장성 4, 도계 2, 화순 2)인데 이중 절반이 축전차 관련 사고였다. 또 사망사고 8건 중 5건은 하청, 3건은 정규직이 숨져 하청노동자의 위험한 작업환경을 반영한다.

1호 공기업의 열악한 간접고용 확대

석탄공사는 1950년 전국 9개 광업소로 출발한 대한민국 1호 공기업이다. 석탄산업은 1988년 552만톤으로 호황을 누린 뒤 석유, 가스 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석탄공사는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에 따라 1997년부터 감산과 감원 공백을 하청으로 메우고 있다. 현재 석탄공사엔 정규직 1,363명과 하청노동자 1,115명(남자 1,067명, 여자 48명) 등 모두 478명이 연간 102만톤의 석탄을 생산한다.

최근 석탄공사는 하청노동자 비율을 늘려왔다. 연도별 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비율은 2010년 65:35에서 2012년 60:40, 2016년 55:45로 비슷해졌다. 2010~2016년 정규직은 1,988명에서 1,363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같은 기간 하청은 1,092명에서 1,115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현재 장성광업소에만 18개의 하청회사가 입주해 있다.

석탄공사는 하청회사가 산재를 은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사실상 만들었다. 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도급계약 특수조건’엔 공정별 산재 발생 건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하청업체의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꼴이다. 원정호 지부장은 “장성광업소 하청 J사에서 올 들어 2월과 7월에 2건의 사고가 일어나 ‘도급계약 특수조건’대로 하면 계약해지가 당연한데 사고를 은폐해 지금까지 아무 제재 없이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하청회사 입장에선 산재를 은폐하면 계속 계약을 유지하고, 산재를 공개하면 계약해지 될 판이니 산재 은폐를 택할 수밖에 없다.

올해 석탄공사 정규직 평균임금은 연 6,142만원이지만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들은 그 절반도 받지 못한다. 정규직과 함께 갱내에서 더 힘든 일을 하는 굴진, 채탄, 보수작업 하청은 연봉 3,000만원, 사갱, 수갱, 송탄 등 주변업무를 하는 하청은 고작 연간 1,680만원을 받는다. 이에 대해 석탄공사 권태중 안전외주팀장은 “직영과 외주용역의 임금격차를 줄이려고 올 3월에 외주업체의 임금인상율을 직영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등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비닐봉지에 용변 보는 ‘나홀로 작업’

권양기(수동 엘리베이터)로 석탄과 사람을 이송하는 하청 작업자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늘 현장으로 출근할 때마다 비닐을 준비해 간다. 비닐에 용변을 보고 뒤처리하기 위해서다.

갱내와 바깥을 연결하는 전화교환원도 마찬가지다. 교환원은 낮에는 2인1조로 근무하지만, 밤엔 나홀로 근무한다. 여성 하청노동자인 교환원들은 야간엔 혼자 근무해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교환실에 놓인 소파 뒤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장성탄광에서 캐낸 탄을 분류하는 철암 선탄작업엔 여성 하청노동자들이 일한다. 선탄 작업자들은 2014년까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했다. 수차례 요청으로 화장실을 고쳤지만 겉만 수세식으로 하고 여전히 정화조를 설치하지 않아 배설한 용변이 석탄폐수로 흘러든다. 폐수처리도 자신들이 해야 하기에 여성노동자들은 주변건물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태백시가 ‘탄광역사촌’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철암 선탄작업장(하얀 건물) 안에선 오늘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무거운 석탄덩어리를 분류하고 있다.(아래 왼쪽) 이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아래 오른쪽)

▲태백시가 ‘탄광역사촌’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철암 선탄작업장(하얀 건물) 안에선 오늘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무거운 석탄덩어리를 분류하고 있다.(아래 왼쪽) 이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아래 오른쪽)

역시 2014년 노조 요구로 여성 휴게실을 설치했지만 선탄 11명과 분석 3명의 여성노동자가 사용하기엔 턱없이 비좁은 2평 남짓인데도 냉난방 시설도 없어 여름과 겨울철엔 사용할 수 없다.

하청노동자들은 광부의 상징인 안전등 지급에서도 차별받고 있다. 광부들이 핼멧 위에 쓰는 안전등(후레쉬)은 작업시 필수품이다. 안전등은 한번 충전에 6~8시간 사용하는데 전지 유효기간은 2년이다. 하청은 원청이 사용하다 유통기간이 다 된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안해서 예비로 2~3개씩 가지고 갱도로 들어간다.

석탄공사 권태중 안전외주팀장은 하청노동자들의 낡은 장비 지급에 대해 “그분들 생각은 그럴 수 있겠지만, 우리가 차별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도계광업소 하청 W사 이모 씨가 3개의 안전등을 갖고 들어가 작업 마치고 나오고 있다. 하청이 쓰는 아래 왼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2014년 3월 28일이고, 원청이 쓰는 오른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지난 7월 15일이다.

▲도계광업소 하청 W사 이모 씨가 3개의 안전등을 갖고 들어가 작업 마치고 나오고 있다. 하청이 쓰는 아래 왼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2014년 3월 28일이고, 원청이 쓰는 오른쪽 안전등 구입일자는 지난 7월 15일이다.

간부들 속옷 손세탁도 하청노동자 몫

석탄공사 하청업체엔 정규직 사무를 보조하는 ‘사환(使喚)’이란 전근대적인 이름의 직책도 있다. 사환은 여성 하청노동자가 맡는데, 장성광업소 생산부 사환은 정규직 간부들 속옷과 양말도 손세탁해야 한다. 노조가 여러 차례 여성 차별이라며 폐지를 주장했지만, 원청 석탄공사로부터 “입찰공고(과업지시서)에 사환의 업무를 사무실내 업무 보조 및 방문객과 일부직원의 입갱에 따른 각종 의류, 안전화 등의 청결 유지와 목욕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규정대로 했을 뿐”이라는 답만 들었다.

장성광업소엔 의류 세탁만 전문으로 하는 하청회사가 따로 있어 대부분의 광부들 옷 세탁은 해당업체가 한다. 노조는 “실제 갱내에서 험한 일을 하는 광부들은 세탁업체에 옷을 맡기는데, 작업감독을 위해 입갱하는 3개 생산부와 안전감독부의 부장과 부부장만 속옷을 사환에게 맡긴다”고 했다.

반면, 같은 석탄공사 소속의 인근 도계광업소에선 이런 일이 없다. 공공운수노조 권영달 도계지부장은 “우리 도계광업소에선 부장과 부부장이 속옷을 사환에게 맡기진 않는다”고 했다.

정부 경영평가가 간접고용 확산 주범

기획재정부는 해마다 321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를 실시한다. 기재부가 올 1월에 발표한 ‘2016년 경영평가 편람’엔 ‘총인건비 인상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이 주요 지표다. 인건비는 낮을수록, 노동생산성은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매긴다.

노동생산성은 ‘부가가치/평균인원’으로 계산한다. 분자인 부가가치를 하루아침에 올리긴 어렵다. 결국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부가가치는 그대로 둔 채 분모인 ‘평균인원’을 줄여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착시를 만들어낸다. 정규직 업무를 뭉텅이로 떼 내 외주화하면 평균인원은 줄어든다. 이렇게 양산된 간접고용은 구의역 참사와 인천공항 밀입국 사고를 만들어냈다.

고용노동부도 세월호 참사로 국민생명과 안전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았던 2014년 12월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간접고용을 제한하는 생명안전 업무를 여객선 선장과 기관장, 철도.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로만 한정해 공항의 소방과 보안, 철도 승무원과 정비사를 간접고용으로 사용하도록 용인했다. 행정자치부도 ‘2016년 지방자치단체 조직관리 지침’에서 거의 모든 행정영역에서 민간위탁 외주화가 가능하도록 문을 열었다.

최근 공공부문 파업의 핵심쟁점인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정규직을 줄이는 대신 간접고용 비정규직 확산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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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노동자 죽음, 삼성을 규탄한다

 

2018.9.04. 기흥에 소재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2013~2015년에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누출, 황산 누출 등의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관련하여 위험이 외주화 되는 문제,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 문제에 대해 규탄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는 내용으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 일시 및 장소 : 2018년 9월 6일 목요일 오전 11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 발언/기자회견문 낭독
    • 위험을 외주화 하는 삼성 규탄 발언(김재근, 청년전태일 대표)
    •  진상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발언(이상수, 반올림 활동가)
    •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실질적 안전대책 마련 촉구 발언(이정현, 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
    • 반복되는 화학물질 사고의 문제점(정기용, 화성환경운동연합)
    • 반복되는 화학사고, 국가차원의 문제해결 촉구(현재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자회견문 낭독 (천 진, 민주노총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 의장)

 

기자회견문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노동자 죽음, 삼성을 규탄한다!

 

9월 4일 한 명의 청년 노동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지하 1층에서 소방시설 유지관리 작업 중 배관이 터지며 누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A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고, 함께 일하던 노동자 2명도 현재 의식불명의 상태이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삼성의 화학물질 누출 사고!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로 인한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의 사망을 포함한 4명의 노동자 사상사고, 2014년 3월 수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에서 발생한 소방 설비 오작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누출과 협력업체 노동자의 죽음, 2015년 11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황산 누출과 이로 인한 협력업체 노동자의 화상 사고 등.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연이은 사고의 재발은 삼성이 사실상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사고!

더 큰 문제는 앞서 열거한 모든 사고의 피해를 고스란히 협력업체 노동자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험의 외주화’ 의 민낯이 드러나는 단면이다. 이번 사고를 통해 다시 확인했듯이, 원료집약적인 화학 산업인 반도체 공장의 소방안전관리를 외주화 하고 있는 현실은, 생산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 인근 지역주민과 생태계의 삶과 생존을 사실상 비용절감을 위해 외주화 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생명·안전업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문제 발생 시 실질적 권한이 전혀 없는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있는 현실 앞에 우리는 참담할 뿐이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지역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사고의 재발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협력업체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 식의 진상조사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관행이 사고의 재발을 불러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흡한 사건대처와 부실한 안전대책의 피해는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을 위협하고, 인근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삼성의 사고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문제를 드러내야, 반복적인 화학물질 누출사고와 노동자 죽음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사고, 위험을 외주화 하는 삼성을 규탄한다.

- 지역주민의 생존 위협하는 삼성을 규탄한다.

- 삼성은 제대로 된 안전대책 마련하라.

-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실시하라.

 

2018년 9월 6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무순)

 

노동조합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에스원노동조합, 금속노조 삼성지회, 금속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 평택안성지부, 안산지부, 경기중부지부, 이천여주양평지부, 성남하남광주지부, 부천시흥김포지부, 경기북부지부, 고양파주지부, 건설노조 수도권남부본부,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금속노조 경기지부, 대학노조 경인강원본부, 민주일반연맹 경기본부,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전국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 서비스연맹 경기본부, 전교조 경기지부, 공무원노조 경기본부, 화섬연맹 수도권본부,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인권단체

 

다산인권센터,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난민인권센터,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장애여성공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구속노동자후원회, 손잡고, 인권운동사랑방, 국제민주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노동 인권 실현을위한 노무사모임, 인천인권영화제, 인권운동공간 활, 서울인권영화제,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광주인권지기 활짝,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민변노동위원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원불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경기지역단체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경실련경기도협의회, 경기환경운동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사)경기민예총, 경기시민사회포럼,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장애인차별철폐경기연대, 경기복지시민연대, 참교육학부모회경기지부, YMCA경기도협의회, YWCA경기도협의회,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6.15경기본부, 전교조경기지부) 경기환경운동연합(고양환경운동연합,성남환경운동연합,수원환경운동연합,시흥환경운동연합,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오산환경운동연합,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이천환경운동연합, 파주환경운동연합, 화성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교육네트워크(동네작은산을지키는시민모임, 동탄 수수꽃다리, 수원환경운동센터, 시화호생명지킴이, 시흥환경운동연합,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용인환경정의, 초암교육예술연구소, 칠보산도토리교실, 판교 금토산하늘2E, 평택자연생태보전모임, 해양환경교육센터, 행복한숲, 화성환경운동연합),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경기청년연대,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경기지부,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진보연대, 경기민권연대,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여성노동자회, 일하는2030, 수원여성회, 수원 여성의전화,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 수원 YWCA, 수원지역 목회자연대, 풍물굿패 삶터, 전교조 수원초등지회, 전교조 수원중등지회, 매탄마을신문,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용인청년회, 용인진보연대, 용인여성회, 용인환경정의, 바른정치용인시민모임, 금요일엔 나오렴, 사람과평화, 용인0416, 용인시민의눈, 한살림성남용인 용인시지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용인지회,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화성여성회, 아이쿱생협 화성지부, 한살림 경기서남부, 그물코카페, 모아미래도1단지더행복모아마을봉사회, 모아미래도1단지 숲속모아작은도서관, 화성공정무역협의회, 화성환경교육네트워크, 바른밥상문화원, 동탄수수꽃다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화성생태관광협동조합, 마을교육공동체 그물코, 그물코 평화연구소, 가온교회, 그물코협동조합, 화성식생활교육네트워크, 화성마을공동체이음, 화성큰나래협동조합, 수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당 

 

노동당 경기도당, 노동당 수원오산화성당협, 경기녹색당, 화성오산녹색당, 수원녹색당, 용인녹색당, 민중당 경기도당, 민중당 용인시위원회, 민중당 수원지역위원회, 청년민중당, 경기청년민중당, 정의당 경기도당, 정의당 수원시위원회, 정의당 화성시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건강한 일터안전한 성동 만들기 사업단, 건설산업연맹,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미래, 노원노동복지센터, 뉴스타파, 민주노총,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협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발암 물질 없는 사회만들기 국민행동, 사람과환경연구소,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 서울아이쿱, 수원화학물질알권리네트워크, 안산미세먼지⋅화학물질네트워크, 안전하고행복한양산만들기주민모임, 여성환경연대, 오창환경지킴이, 울산시민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일과건강, 작은것이아름답다, 전남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전북건강생명안전사회를위한모임(준), 청주시민정치네트워크, 파주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준), 평택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한 살림, 화학물질로부터안전한경남만들기추진위(준), 화학물질로부터안전한울산만들기사업본부(준), 화학물질알권리화성시민협의회, 화학물질인천감시네트워크, 화학섬유연맹,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노동안전보건단체

 

노동건강연대,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생명안전시민넷, 건강한노동세상, 거제고성통영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유해물질 사회적통제를 위한 충북노동자시민회의,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터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그 외 단체

 

청년전태일, 한국청년연대, 전국학생행진, 보건의료학생 매듭, 참여연대, 민중공동행동 재벌특위, 삼성노동인권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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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9/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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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반도체 백혈병 피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최종 중재안의 철저한 이행을 해야
– 삼성은 중재안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
– 정부는 산업재해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

10년 넘게 진행되어온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사건이, 지난 7월 조정위원회의 공개제안에 당사자들이 2차 조정안을 내용과 상관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합의가 이루어진 이 후, 어제(11.1) 조정위원회의 최종 중재안이 전달되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과가 발효되었다.

이번 중재안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 황유미씨의 사망이후 피해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함께 싸워온 ‘반올림’의 절실한 노력과 시민사회의 도움으로 일궈낸 열매이다. 중재안에 담긴 보상대상, 보상안, 삼성전자의 사과,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반드시 성실하고 철저하게 이행되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우리 사회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되면서 까지 묵묵히 일해왔던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음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경제력과 권력을 이용하여, 반도체 백혈병 피해사실을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고, 숨기며, 보상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려 애써왔다. 이제 삼성전자는 그간의 일을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지금도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해 은폐와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의 경우 여전히 입증도 쉽지가 않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산업재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지책을 만들어서 제도화 해야만 한다.
<끝>

금, 2018/11/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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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복지동향 제246호: 2019년 4월 발간</h1> <p> </p> <h2>편집인의 글</h2>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621210…; target="_blank" rel="nofollow">복지동향 제246호</a> |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p> <p> </p> <h2>기획주제: 노동자의 건강, 안전, 그리고 위험의 외주화</h2>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621217…; target="_blank" rel="nofollow">[기획1] 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무엇이 필요한가?</a> |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621230…; target="_blank" rel="nofollow">[기획2] 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a> |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과 의사</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target="_blank" rel="nofollow">[기획3]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으로서의 역할과 발전방향</a> | 김인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p> <p> </p> <h2>동향</h2>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target="_blank" rel="nofollow">[동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부터 시급히 추진해야</a> |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p> <p> </p> <h2>복지톡</h2>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target="_blank" rel="nofollow">[복지톡] 국민이 말하는 국민연금 개혁</a> | 김경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p> <p> </p> <h2>복지칼럼</h2>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target="_blank" rel="nofollow">[복지칼럼] 사회복지에서 “지방”이란 무엇인가?</a> | 윤찬영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p> <p> </p> <h2>생생복지</h2>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target="_blank" rel="nofollow">[생생복지1]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황클의 이야기</a> | 황클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target="_blank" rel="nofollow">[생생복지2] 사회복지시설운영의 공공성 강화 운동</a> | 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p></div>
금, 2019/04/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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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과 의사</h3> <p> </p> <h2 dir="ltr">들어가며</h2> <p dir="ltr">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에 993명의 노동자들이 업무상 질병으로 숨졌다고 한다. 진폐(439명), 암(96명), 각종 중독(34명) 등 대부분 일터에서 노출된 유해물질 때문에 목숨을 잃은 셈이다. 한국의 산업재해 통계가 직업병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1년에 최소 수백 명이 죽어가는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1년에 98만여 명이 일터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생긴 호흡기 질환(약 48만 명), 암(약 42만 명), 심혈관 질환(약 8만 명) 때문에 사망한다고 추정된다.<sup>1)</sup> 사망자 외에 병에 걸려 투병중인 경우를 따진다면, 유해물질로 인한 노동자의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p> <p> </p> <h2 dir="ltr">세 가지 힘</h2> <p dir="ltr">이런 죽음과 고통은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 예방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한다면, 노동자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여 질병에 이르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시키거나 노출을 예방하도록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매년 98만 명의 노동자들이 죽어갈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p> <p> </p> <p dir="ltr">왜 이렇게 어려운가. 그리고 어떻게 풀어야 하나. 유해물질에 의한 직업병 피해의 면면을 살펴보면 세 가지 힘에 그 열쇠가 있지 않나 싶다. 지식과 기술을 생산하는 힘, 그 지식과 기술을 반영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낼 힘,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실천에 옮겨지도록 강제할 힘이다. 유해물질과 노동자 건강의 역사 속에서 이 세 가지 힘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사례를 통해 함께 생각해보자.</p> <p> </p> <h2 dir="ltr">영국 노동자들과 석면 규제<sup>2)</sup></h2> <p dir="ltr">석면의 유해성이 학계에 최초로 공식 보고된 것은 1924년이다. 산업화가 가장 먼저 시작된 영국에서 윌리엄 쿡이라는 병리학자가 ‘브리티시 메디컬저널’에 석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폐 섬유화와 결핵 사례를 보고했다. 뒤이어 영국의 다른 학자들도 줄줄이 석면과 관련된 질병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에 글래스고 지역의 근로감독관이 보고된 질병들과 석면 산업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1928년의 일이다. 1929년 말에 끝난 이 조사의 결론은 석면 먼지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폐 섬유화로 인하여 영구적인 건강 손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으니 석면 공장의 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석면 기업들과 노동조합, 의회 등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거쳐 석면 공장의 먼지에 대한 최초의 규제를 만들었는데, 이 법이 시행된 것은 1933년으로 학술지를 통해 공식적인 피해 사례가 보고된 지 9년만의 일이었다.</p> <p> </p> <p dir="ltr">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933년부터 시행된 법 덕분에 석면 공장 노동자들의 건강이 잘 보호받을 것이라는 믿음은 30년 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석면의 유해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석면광산이나 석면제품을 만들며 엄청난 먼지를 마시던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석면을 함유한 단열재를 사용하느라 소량의 먼지에 가끔씩 노출된 노동자들이나 석면 공장 주변에 살던 주민들도 병에 걸린다는 점이 알려졌다. 1933년 법 시행 이후 30년이 흘렀는데도 석면 관련 질병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의문도 제기되었다.</p> <p> </p> <p dir="ltr">1964년, 당국은 석면 공장의 먼지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종전의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노, 사,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진 것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69년의 일이었다. 이번에는 석면 공장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 석면을 사용하는 곳에서라면 어디에서건 ‘최대 허용 농도’를 넘지 않도록 노출을 예방하도록 하였다. 이후 영국 정부는 석면에 대한 규제를 점점 강화하다가, 1999년에는 독성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청석면의 사용을 아예 금지하였다.</p> <p> </p> <p dir="ltr">영국의 석면 규제를 요약하면 이렇다. 몇 년에 걸쳐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이 여러 차례 보고된 후, 정부가 나서서 석면 산업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초의 석면 규제를 만드는데 9년이 걸렸다. 기존 규제의 한계를 인정하여 확대 강화하기까지 30년이 걸렸고, 아무리 강력한 규제로도 피해를 막을 수 없으니 아예 석면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다시 30년이 걸렸다. 석면의 유해성이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해야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온전한 지식을 확보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고, 새로운 지식이 확인된 뒤에도 이를 법과 제도로 만들어 실행하기까지도 몇 년씩 걸렸다.</p> <p> </p> <h2 dir="ltr">석면, 영국 바깥의 이야기</h2> <p dir="ltr">석면은 그 유해성이 천천히 나타난다. 노출을 멈춘 수십 년 뒤에도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영국은 석면 사용을 금지한 뒤에도 석면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이 꾸준히 늘어왔으며, 사용금지 20년이 지난 지금은 1년에 4천 8백여 명이 석면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sup>3)</sup> 영국 정부는 2020년 이후에는 석면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지만, 이미 그동안 누적된 피해자 규모를 생각하면 석면의 유해성을 좀 더 빨리 발견하고 좀 더 빨리 금지시키지 못했던 지식의 한계, 제도와 실행을 강제할 힘의 부족이 참으로 안타깝다.</p> <p> </p> <p dir="ltr">국제석면추방운동단체 IBAS(International Ban Asbestos Secretariat)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석면의 사용을 금지시키기 시작한 나라는 덴마크라 한다. 1972년 단열, 차음, 방수 등을 위한 건축 자재에 석면 사용을 금지시킨데 이어 1980년에는 지붕용 석면 시멘트 제품을 제외한 모든 석면 사용을 금지시켰고 1980년대 후반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던 분야들도 차츰 금지시켜갔다. 덴마크에 이어 스웨덴, 아일랜드,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이 약간의 예외 분야를 두기는 하였으나 석면 사용 자체를 금지시키는 법을 차례로 만들어 나갔다.</p> <p> </p> <p dir="ltr">이런 국가들이 석면 사용을 금지하면서 석면 기업들은 편하게(?) 석면을 쓸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갔다. 가령 1990년대 초반 독일과 일본이 차례로 석면 사용을 금지함에 따라 공장을 한국으로 옮기거나 설비를 매각한 기업들이 있었다. 이들은 2009년 한국이 석면 사용을 금지하자 다시 인도네시아 등 석면 규제가 취약한 곳으로 공장을 옮겨갔다. 석면 금지국은 서서히 늘어나서 2018년 현재 세계 66개국으로 확대되었지만 세계 석면 사용량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규제가 취약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갔을 뿐, 지상에서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p> <p> </p> <p dir="ltr">유해물질의 독성이나 예방법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실제 예방을 위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걸 만들거나 사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나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일부’ 노동자들의 삶을 희생시켜도 된다고 믿는 사람들의 힘이 예방으로 가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이런 힘들을 물리칠 수있는 다른 힘이 필요하다.</p> <p> </p> <h2 dir="ltr">벤젠 이야기</h2> <p dir="ltr">노동보건 분야에서 석면은 그 유해성이 상당히 잘 규명되어 있고 ‘금지만이 답’이라는 예방법이 국제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져 있는 아주 특수한 경우다. 사실 노동자들이 사용하거나 노출되는 물질들 중에는 그 유해성이 제대로 확인된 적 없거나, 확인하기 대단히 어려운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그 물질이 유해한가 아닌가, 어느 정도로 노출되어야 병을 일으키는가 (혹은 어느 정도의 노출까지는 안전한가) 따위의 ‘논란’에만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p> <p> </p> <p dir="ltr">1978년, 미국의 산업안전보건청 OSHA에서는 백혈병 등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장에서 벤젠 노출을 1ppm 미만으로 유지하라는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벤젠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석유화학산업체 등이 이 기준에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였고, 1980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벤젠의 노출기준은 10ppm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7년의 세월이 흐른 뒤, 10ppm으로는 벤젠의 유해성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명백해지자 (즉, 그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벤젠의 피해를 겪고 나자) 노출기준은 다시 1ppm으로 낮아졌다. 그 7년 사이에 10ppm은 넘지 않지만 1ppm은 넘는 벤젠에 노출되었던 노동자들은 약 9,600명이었고, 그 중 최소 30명에서 최대 490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고 추정된다.<sup>4)</sup>  기업들의 방해로 7년 동안 정부가 충분한 규제를 적용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기업들은 벤젠 노출 예방 대책에 써야할 ‘비용’을 아꼈고 노동자들은 수십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다.</p> <p> </p> <p dir="ltr">현재 한국을 비롯하여 소위 선진국들에서는 벤젠이나 벤젠을 함유한 혼합물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나 실험 등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허가를 받고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 사업장에서 노출기준 1ppm으로는 예방에 충분하지 않다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이다. 벤젠에 대한 규제가 이렇게 강화되기까지 관련 기업들의 저항은 얼마나 컸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그런 기업들의 저항을 물리칠만큼 ‘충분한’ 지식과 근거가 생겼다는 건, 결국 그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 등에 걸려 아파하고 죽어갔다는 말이기도 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석면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벤젠을 이용하여 돈을 벌던 기업들은 아직 벤젠을 엄격히 규제하지 않는 국가들로 옮겨가서 그곳 노동자들을 백혈병에 걸리도록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p> <p> </p> <h2 dir="ltr">다시, 세 가지 힘</h2> <p dir="ltr">앞머리에서 유해물질에 의한 직업병 피해를 막기 위해 세 가지 힘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석면이나 벤젠에 대한 규제의 역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지식이 결국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쌓여왔다는 사실, 그런 지식이 확인된 후에도 규제를 마련하고 실행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 그리고 어떤 국가들에서 이런 조치가 실행되더라도 지구 전체로 보면 유해물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힘이 불충분한 집단이나 지역으로 옮겨가고 집중되어 왔다는 사실이다.</p> <p> </p> <p dir="ltr">유해성에 대한 지식을 확보해온 방식을 거칠게 요약하면, 동물들에게 물질을 노출시켜 어떤 병에 얼마나 걸리는지를 관찰하거나, 세포 혹은 그 이하의 단계에서 물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하여 그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든다. 2017년 미국화학학회에 따르면 세계에서 1억 3천만 종의 화학물질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 중 널리 쓰이거나 존재하는 물질이 10만 종이고, 다시 이 중에 시급히 독성 평가가 필요한 물질은 1만 종인데, 실제로 다양한 분야의 독성 평가를 거친 물질은 많아야 3천 종이다. 한국만 하더라도 4만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나 기본적인 수준에서라도 독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15%에 불과하다. 기존의 유해성 확인 방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다.</p> <p> </p> <p dir="ltr">결국, 노동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물질에 어떤 독성이 있는지 모르는 채 그냥 쓰고 있다. 실제로 작업장에 비치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열어보면 발암성이나 생식독성 등에 대하여 ‘자료없음’이라고 적힌 물질들이 대부분이다. 해당 독성에 대해 뭐라고 평가할만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얼마나 해로운지 아무도 모르는 물질들에 노동자들이 노출되다가 이런 저런 병에 걸리고 그 숫자가 많아져서 학계에 보고가 되면 ‘인체독성이 확인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전 세계 공장들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화학물질 독성을 실험하는 거대한 실험실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p> <p> </p> <p dir="ltr">이런 ‘지식’의 생산 과정을 바꾸는 힘은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인체나 동물의 생명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유해성을 확인하는 방법들을 폭넓게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 화학물질의 구조나 특성을 검토하고 세포나 그보다 작은 수준에서 실험을 실시하여 그 유해성을 간접적으로 추정해내는 방법들이 이미 시도되어 왔다.</p> <p> </p> <p dir="ltr">철학적으로는 유해성을 확인한 뒤에 규제책을 마련하지 말고 일단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한 뒤에 유해성을 알아나가자는 방식, 즉 ‘유해하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규제하지 말자’는 논리 대신 ‘안전하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자’고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과 철학의 방향 전환에 소요되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일차적인 책임은 그 물질을 만들거나 이용해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져야하며, 그 책임은 한 국가를 넘어 국제사회에 두루 해당되어야 한다.</p> <p> </p> <p dir="ltr">유해물질에 관한 지식과 기술이 만들어지더라도 현실의 법과 제도에 적용되게 만드는 힘, 그리고 그것들이 실행되도록 하는 힘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 힘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노동자와 그 이웃들에서 나온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고 주장하며, 권리의 실현을 가로막는 힘을 밀어낼 만큼 조직된 정치적 힘을 가질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런 모든 힘들의 시작은 앎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내 일터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고, 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를 알고, 그렇지 않다면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p> <p> </p> <p dir="ltr">2018년 9월, 제39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표된 ‘유해화학물질과 폐기물에 대한 인권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15개 원칙이 제안되어 있다.<sup>5)</sup></p> <p> </p> <blockquote> <p dir="ltr">1. 국가는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하여 모든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p> <p dir="ltr">2. 기업은 업무상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할 책임이 있다.</p> <p dir="ltr">3. 업무상 노출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일이다.</p> <p dir="ltr">4. 노동자는 사전 고지 없이 독성물질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p> <p dir="ltr">5. 노동자의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할 의무와 책임은 국경을 넘어서도 존재한다.</p> <p dir="ltr">6. 국가는 제3자가 과학적 근거를 왜곡하거나 절차를 조작하여 노출을 존속시키지 못하게 해야 한다.</p> <p dir="ltr">7. 독성물질 노출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은 그들의 가족과 지역사회 및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다.</p> <p dir="ltr">8. 모든 노동자들은 알 권리를 갖고, 여기에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앎도 포함된다.</p> <p dir="ltr">9. 독성물질의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는 결코 기밀이 될 수 없다.</p> <p dir="ltr">10.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에 대한 권리는 단결의 자유, 조직할 권리, 단체협상할 권리들과 분리될 수 없다.</p> <p dir="ltr">11. 노동자, 노동자 대표, 내부고발자, 그리고 인권을 지키는 이들은 보복이나 보복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p> <p dir="ltr">12. 정부는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물질이나 유해하다고 알려져야 하는 물질에 노동자를 노출시키는 일을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법으로 금지해야 한다).</p> <p dir="ltr">13. 노동자, 그 가족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노출이 발생한 즉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어야 한다.</p> <p dir="ltr">14.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그들의 질병이나 효과적 구제를 받지 못한 원인을 입증할 부담을 져서는 안 된다.</p> <p dir="ltr">15. 국가는 직업적 노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 대하여 국경을 넘는 판정을 옹호(주장)해야 한다.</p> </blockquote> <p> </p> <p dir="ltr">나와 이웃의 일터,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이 사회를 들여다볼 때 그 15개 원칙들은 대부분 너무도 멀게 느껴진다. 이 사회도 결국은 유해물질로 일년에 백만 명씩 노동자들을 살해하지 않고서는 돌아가지 않는 전 지구적 시스템 속에 자리 잡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거리감일지 모른다. 먼 길이지만 가야 한다. 먼 길이니 더 늦기 전에 출발하자.</p> <hr /><p dir="ltr"><sup>1) Päivi Hämäläinen, Jukka Takala and Tan Boon Kiat, Global Estimates of Occupational Injuries and Work-related Illnesses 2017(Singapore, Workplace Safety and Health Institute).</sup></p> <p dir="ltr"><sup>2) 이 부분은 PWJ Bartrip이 쓴 History of Asbestos Related Disease(Postgrad Med J 2004;80:72-76)을 바탕삼아 정리하였음.</sup></p> <p dir="ltr"><sup>3) Health and Safety Executive, Work-related Ill Health and Occupational Disease in Great Britain(www.hse.gov.uk/statistics/causdis/index.htm).</sup></p> <p dir="ltr"><sup>4) 이 부분은 김승섭이 쓴 <작업장 유해물질 규제의 ‘정치적’ 성격>에 소개된 자료들을 가지고 와서 정리하였음(www.redian.org/archive/33793).</sup></p> <p> </p> <p dir="ltr"><sup>5)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implications for human rights of the environmentally sound management and disposal of hazardous substances and wastes, 2018년 9월, 제39차 유엔인권이사회.</sup></p></div>
금, 2019/04/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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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무엇이 필요한가?</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h3> <p> </p> <h2 dir="ltr">매년 2,365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는 나라, 한국</h2> <p dir="ltr">세계 경제규모 11위, 국민소득 3만 달러 그러나, 한국의 산재사망 만인율(만 명당 산재사망 비율)은 OECD 국가 중 1위다. 일본, 독일의 4배, 영국의 14배에 달한다. 산재사망은 교통사고에 대비해도 1.3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1,543,797명이다. 이중 산재사망 노동자는 40,217명이다. 지난 17년 동안 매년 2,365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사고로, 직업병으로 죽어나간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284조 7,479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19년 정부 총예산 470조 원의 60% 수준이다. 매년 2,365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직업병으로, 과로로 죽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끔찍한 통계도 현실을 다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화물운송, 택배, 퀵서비스 노동자는 훨씬 더 위험하지만 통계도 없다. 25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 노동자 이야기다. ILO 가입국 110개 국가 중 3분의 2가 도입했던 출퇴근 재해도 2018년에야 도입되어, 정부 통계에서는 빠져 있었다. 게다가 의사, 간호사, 그리고 공무원 연금이나 교사가 대상인 사학연금 적용 노동자도 통계에는 빠져 있다. 그런데 노동부는 착시효과만 노리고 있다. 통상 3월말이나 4월에 발표하는 수치로는 매년 1,900명 정도로 발표된다. 이는 2012년 통계기준을 바꾼 결과로, 그나마도 발표 자료에는 예방통계라고 작게 쓰여 있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1> 노동부 산재 통계 자료 취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통계 인용 분석)"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duXjTko5iIMzkN7eR2aJ5KnWbFC1TvUf7V6y_…; /></p> <p> </p> <h2 dir="ltr">1988년 15살 문송면과 2018년 김용균</h2> <p dir="ltr">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8년 15살이던 문송면은 야간에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서울로 올라와 공장에 다니다 몇 개월 만에 수은 중독으로 사망했다. 그해는 한 사업장에서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915명이 직업병 판정을 받고, 그로부터 30년 동안 231명이 직업병으로 사망한 원진레이온 노동자의 7년 투쟁이 시작된 해였다. 그럼에도 2015년에는 광주 남영전구에서 20명의 수은 중독이 발생했다. 4단계 하청으로 진행된 작업에서 말단에 있던 건설일용 노동자, 운반을 하던 덤프 운전 특수고용 노동자가 중독되었다. 2016년에는 삼성, LG의 3차 하청에서 불법 파견고용으로 일하던 20대, 30대 청년 노동자 7명이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에 이르렀다. 30년 전의 역사는 하청, 특수고용, 파견 노동자에게 이어지고 있다.</p> <p> </p> <p dir="ltr">지난 30년 동안 산재는 줄어들지 않았다. 2018년 개최된 ‘산재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과제 대 토론회’에서 백도명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인구(15~64세) 중 산재사망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동일하다. 오히려 일반인구 사망률이 산재사망률보다 2000년대 초반까지 훨씬 더 빠르게 감소했다. 즉, 그나마 줄어드는 것 같이 보이는 산재사망의 감소조차 일반인구 중 사고사망의 감소가 반영된 결과로 기업이나 정부의 예방사업이나 감독으로 감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p> <p> </p> <p dir="ltr">한국의 고용구조가 파편화되면서 산재사망이 하청 노동자, 파견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2011년 인천공항철도에서 심야 선로보수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5명이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열차가 운행된다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죽음이었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하청 노동자의 죽음은 끊이지 않았다. 당진 현대제철소의 아르곤 중독 사망사고, 조선하청 노동자 산재사망,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 수리기사 노동자 추락사망, 메탄올 중독 청년 노동자 7명 실명, 광주 남영전구 다단계 하청 노동자 20명 수은중독이 발생했다. 2016년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19살 김군과 2018년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하청, 파견 노동자의 사망, 중독, 실명이 줄줄이 드러났다. 한국 사고성 산재사망의 절반에 달하는 600명 내외의 노동자가 매년 사망하는 건설현장은 산재사망의 90%가 하청 노동자로 조사되고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현행의 산업안전보건법은 고용구조와 산업구조를 반영하지 못해 원청은 책임도 보상도 처벌도 빠져나갔다. 이러한 현실이 지난 10년 동안 태안화력의 9명의 노동자 죽음으로 이어졌고, 결국 2018년 12월에는 24살 김용균 하청 비정규 노동자의 죽음까지 이른 것이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그림 1-1> 연도별 일반인구 사고사망 중에서 산재사망이 차지하는 비율"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wYs32oBHNtfsilCAM3l9it5NtPgZHKDd4_U78…; /></p> <p> </p> <h2 dir="ltr">28년 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h2> <p dir="ltr">그동안 민주노총은 고용구조와 산업구조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 핵심 중의 하나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하청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책임 및 처벌 강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이었다. 다른 하나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반영하여 서비스, 사무직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강화로 감정노동, 정신건강의 문제였다. 이러한 내용을 지난 대선에서 공약화 투쟁을 전개했고, 그 결과 공약반영, 정부정책 발표가 있었다, 2018년 감정노동보호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었고, 28년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었다. 민주노총 차원의 국회농성, 집중집회 등이 있었으나 정치공방에 가로막혀 있다가,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으로 촉발된 유족과 전국적인 투쟁으로 국회심의 8일만에 통과되고, 2020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경총, 건설협회 등 사업주 단체와 산자부, 법무부 등의 반대로 핵심 조항들이 깎이고 깎여, 국회로 이송되었다. 그러나 정치공방으로 국회는 휴업상태였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은 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며 막아 나섰다. 故김용균 유족의 완강한 투쟁과 전국적으로 진행된 추모와 분노의 투쟁이 전개되어 심의 8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020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주요 내용만 9개 분야에 30여 개 항목이고, 개정 신설된 조항이 60여 개가 넘는다. 하나하나의 조항이 지난 수십 년간의 억울한 노동자의 죽음과 투쟁이 어리어있다. 커다란 방향 전환이 되었다는 의미는 충분하지만, 사업주 단체와 보수야당의 반발로 핵심적인 조항이 삭제되거나, 수정되어 그 법의 실효성은 상당부분 후퇴했다.</p> <p> </p> <h3 dir="ltr">첫째, 위험의 외주화 금지</h3> <p dir="ltr">“위험의 외주화”가 사회 의제화 되었으나, 실질적 법률 대안의 진척은 거의 없었다, 생명안전업무의 직접 고용에 관한 특별법 발의가 있었으나, 상징적이었을 뿐이다. 특히 도급의 금지는 “외국의 입법례가 없다, 과잉입법이다, 유해위험 업무의 기준을 정할 수가 없다” 등으로 가장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개정안은 “도급 금지”를 도입한 것 자체는 커다란 정책방향 선회를 했지만, 그 대상 업무가 도금, 수은 등 화학물질 중심으로 실질 대상은 22개</p> <p dir="ltr">사업장 1,000여 명에 불과해서 극단적으로 협소하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의 사회적 공분을 만들어 낸 구의역 김군도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도 조선 하청 등 수 많은 사고성 재해가 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시행령 위임도 없어 추가 확대하려면 계속 법 개정을 통해야 한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도급 금지의 적용제외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일시 간헐적 작업이나, 전문적 기술이 필요하고, 사업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경우는 도급 금지 대상이라도 도급이 가능하도록 되었다. 일시 간헐에 대한 기준도 없고, 기술적 이유라는 미명하에 도급 금지를 무력화 할 수 있는 조항이 추가된 것이다. 더욱이 하도급을 하려면 노동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도급 승인이 국회심의 과정에서 후퇴되어 중독성 등 화학물질 대상 작업으로 협소하게</p> <p dir="ltr">예시되었다. 도급 금지에서도 적용되지 못한 구의역 참사, 태안화력 참사 등이 도급 승인에서도 적용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도급 금지 대상을 확대하는 추가 입법 투쟁이 필요하고, 도급 금지의 적용제외 조건, 도급 승인 대상은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 사안으로 본격적인 투쟁이 시급히 필요한 사항이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2>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주요내용"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Wj9viUi_bZevF3Jh1rfe2FAF6WpNU6nW1oT64…; /></p> <p> </p> <h3 dir="ltr">둘째, 원청 책임의 확대</h3> <p dir="ltr">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그 태생이 건설, 조선, 제조업의 하청 산재에 대한 보호조치로 계속 추가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서비스업 등 여타 산업의 다양한 하청산재 문제를 포괄하지 못했고, 임대 위탁 등 다양한 계약형식으로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원청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병원, 지하철의 청소 노동자, 삼성전자 서비스 등 다양한 하청 산재 문제가 도급의 정의, 일부 도급, 형식상 임대 위탁인 경우 등을 빌미로 법령에 있는 원청의 의무는 실제 감독, 처벌 과정에서 번번이 누락되었다. 개정안은 도급의 정의를 확대하고, ‘관계 수급인’ 정의를 도입하여 다단계 하청까지도 원도급인 원청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건설, 조선업종 등의 다단계 하청에 대한 원청 책임을 명확히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종전에는 22개 위험장소로 원청 책임이 한정되던 것을 원청 사업장은 전면 적용, 원청이 지배관리 가능한 지정, 제공 장소도 원청의 책임을 포괄하도록 했다. 태안화력의 경우, 22개 위험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청인 서부발전이 직접 안전보건 조치 대상이 아니었고, 이는 위반 시나 사망 발생 시 원청인 서부발전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근거였다. 법 통과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동일 사업장에서는 생산 공정의 하나이던, 식당, 경비 등 서비스 분야이던 원청이 하청과 공동사용자로서 안전보건 조치의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동일 사업장이 아니라 사외작업장인 경우에도 원청이 지정, 제공하는 장소인 경우 원청에 책임을 부여하게 되고, 세부 대상과 내용은 하위법령에서 정하게 된다. 원청의 책임도 종전의 사업주간 협의체 구성, 원ㆍ하청 합동점검 등 외에도 안전교육의 확인의무를 추가하고, 작업환경 측정, 위험성 평가 조항에서 하청 노동자 공정까지 포괄하도록 하고, 노동자 대표가 원청의 하청 산재예방 조치를 요구하면 사업주가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과제로는 도급인이 지정, 제공하는 장소에 대한 하위법령에 대한 개입과 더불어, 원청 책임강화를 위한 실질적 제도개선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행 원청의 안전보건관리 체제로는 사업장 이행이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의 선임 인원 규모, 겸직허용, 위탁대행 허용 등과 같은 기업규제완화 특별법이 폐기되어야 한다. 현행과 같이 수천 명, 수만 명이 일을 하는 현장에서도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는 2명만 채용하면 법적 기준을 지키는 게 되고, 선임하지 않아도 과태료 300만 원만 내면 되고, 선임은 되어 있어도, 자격증만 가지고 겸직을 허용하는 구조로는 법의 실질 이행 담보는 불가능하다.</p> <p> </p> <h3 dir="ltr">셋째, 하한형 도입 삭제로 처벌강화 실질화 무산</h3> <p dir="ltr">개정안은 가중처벌 조항을 도입해서 5년 이내에 동일 범죄를 저지른 경우 1.5배 이내로 가중처벌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하청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처벌을 도입하고, 원청의 산안법 위반 처벌을 1년에서 3년 이하 징역형으로 강화하고, 법인 벌금을 분리하여 1억 원에서 10억 원 이하가 되었다. 게다가 기업의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산재예방계획을 보고하고 집행하게 하여 산재사망에 대한 기업의 최고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거 조항을 제출했다. (물론, 이 또한 재판을 통한 실질 처벌이행은 지난한 과정이겠지만) 아울러 경총과 사업주 단체에게 가장 민감한 제도인 수강명령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산재사망에 대한 1년 이상의 하한형 도입과 건설업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산재사망 시 원청에게 3년 이상 하한형 처벌은 경총과 건설협회, 보수 전문가들의 공세에 밀려 국회 이송 전에 삭제되었다. 사업장의 1%도 감독을 못하는 현재의 정부 감독 체제에서 법 개정이 되어도 밥 먹듯이 법을 위반하는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없다면, 개정법은 현장에서 또 다시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현행법이 이미 7년 이하의 징역으로 되어 있음에도 400만 원 내외의 벌금이나 집행유예, 무혐의가 남발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기에, 개정 법안의 처벌 조항 수준으로 사업주가 법을 지키고 산재예방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재사망에 대한 솜방망이 기업처벌에 대해 그동안 민주노총은 세 가지 문제를 제기해왔다. ① 산재사망에 대해 평균 500만 원 이내의 솜방망이 벌금과 형사 처벌 사례가 전무한 점, ② 하청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처벌이 안 되고 있는 점, ③ 기업 최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안 되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근본적 해결을 위해 입법발의 되었으나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싸워 나갈 것이다.</p> <p> </p> <h3 dir="ltr">넷째, 일하는 사람으로의 보호대상 확대</h3> <p dir="ltr">개정안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문 목적에 “노무 제공자”를 명시했다. 실제 내용에서는 사업주 정의에 특수고용, 배달노동 등의 중개사업주, 프랜차이즈 본부만 구체적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여하는 사업주를 명시했다. 개정안이 도입되면 안전교육, 안전보건 조치 등 각 대상에 따라 사업주의 의무가 부여된다. 이는 파편화되고 있는 고용구조에 현행의 노동관계법으로는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방향의 선회이다. 하지만 현재 개정안은 특수고용 노동자 정의가 ‘주로 하나의 사업’이라는 산재보험법 특수고용 정의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어 화물, 택배, 퀵 서비스 등 위험도가 높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적용되지 못한다. 중개 사업주의 경우에도 이륜자동차로 한정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본부의 경우에도 ‘소속근로자’로 한정하여 가맹점에 자회사 형태로 인력 공급이 되는 경우에 대한 보호조치가 누락된다. 협소하게 도입된 대상 범위를 하위법령 논의과정에서 확대하고 실질화하는 방안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p> <p> </p> <h2 dir="ltr">다섯째, 물질안전보건자료 정부 보고 제도와</h2> <p dir="ltr">영업비밀의 제한 화학물질 독성정보와 관련한 현장의 현실은 이렇다. MSDS(물질안전보건자료)가 있기는 한데 산안법에서 영업비밀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것도 영업비밀로 기재되어 있거나, 영업비밀 대상인 경우에도 아무런 절차나 기준 없이 기업 마음대로 영업비밀로 하고 있다. 화학물질 관리법에서는 기업의 영업비밀 남발에 대해 법에서 별도의 기구를 두어 심의를 하도록 2년 전에 이미 개정되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개정안은 두 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MSDS를 노동부에 보고하도록 하여 법에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 화학물질을 기업이 비공개 남발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이 화학물질 독성 정보를 영업비밀로 하려면 사전에 안전공단에 신청 심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고, 영업비밀로 한 화학물질 독성 정보에 대해 노동자 대표, 질병판정위원회, 의사, 대행기관등이 요청하면 정보공개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별 기업들의 반대가 가장 강력했던 법안 중의 하나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인터넷 공개 조항이 삭제되었다. 여전히 사업장내 노동자 권리가 제한적인 현실에서 인터넷 공개 조항 삭제로 알권리 보장은 상당히 제약받게 된다. 제도 자체는 크게 진전된 내용으로, 영업비밀로 신청할 수 있는 대상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개별 노동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현장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p> <p> </p> <h3 dir="ltr">여섯째, 작업중지권과 건설업 발주처 책임강화</h3> <p dir="ltr">개정안은 매년 600명이 산재 사망하는 건설업에 대한 조치 강화로 발주처의 책임을 도입하고, 건설기계에 대한 원청 책임을 부여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를 등록업으로 강화한다. 또한, 건설업을 별도의 특례로 만들어 독립시켜 안전보건 조치의 실질화를 도모한다. 건설업 중대사고의 원인 중의 하나는 안전이 반영되지 않는 설계, 적정공기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지난 20년간 주장되었던 발주처 책임강화가 이번에 도입되는 것이다. 다만, 공기, 위험공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발주자 등의 문제는 건설업만의 문제만은 아님에도 건설업 특례로 조정되면서, 조선업 등 다른 산업에의 적용을 위한 별도 조문이 시급히 개정될 필요가 있다. 특히, 원ㆍ하청 노사가 참여하는 안전보건협의체와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등은 현장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여타 업종에의 확대가 필요하다.</p> <p dir="ltr"> </p> <p dir="ltr">다른 하나로 급박한 위험, 중대재해 발생 등에 대해 노동자, 사업주의 작업중지권과 의무를 명확히 했다. 또한, 지침으로 운영되던 노동부 감독관의 작업 중지 명령을 법제화했다. 사업주 단체의 강력한 반발이 가장 집중되었던 조항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노동부 작업 중지 명령의 제한조건이 늘어났다. 특히, 막판 심의에서 사업주 단체의 요구에 밀려 “급박한 위험에 대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 처우에 대한 형사 처벌” 도입이 삭제된 것은 강력히 규탄 받아 마땅하다. 누락된 형사 처벌 조항을 신속히 추가 입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노동자의 작업 중지 권리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급박한 위험”에 대한 기준에 대한 준비가 신속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p> <p> </p> <h2 dir="ltr">해마다 370명이 과로사로 죽는 나라, 한국</h2> <p dir="ltr">세계에서 최장 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한국은 최근 11년간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재인정을 받은 사망 노동자가 매년 370명으로 산재사망의 주요 유형인 추락으로 인한 산재사망에 육박하고 있다. 추락사망이 95% 이상이 산재인정을 받는데 비해 과로사는 산재 승인률이 30% 내외여서 실제 발생은 추락사망보다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과로사, 또는 과로자살이 심각한 공무원, 교사, 의사, 간호사 등은 공무원 연금, 사학연금 등으로 보상체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통계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최근 문제가 드러난 집배 노동자는 고용형태가 복잡하고, 공무원연금, 산재보험 등 보상체계가 다르다. 이에 교통사고보다 훨씬 더 심각한 과로사, 과로자살의 문제가 공공운수 집배노조의 제기 이전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3> 추락사망, 과로사망 산재보상 통계 비교(노동부 산재통계 발췌)"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MX1fzJBv6E1wcJiwY_j-ohOURakZjnKtwzg9d…; /></p> <p> </p> <p dir="ltr">장시간 고강도 노동의 대표적인 직종인 화물운송, 택배, 건설기계, 퀵 서비스, 버스 등 운송업도 대부분이 특수고용 형태로 산재보험적용제외로 통계조차 없다. 한국의 실질 과로사 규모는 더욱 클 것이다.</p> <p> </p> <p dir="ltr">과로가 미치는 심각한 영향 중 하나가 우울증과 그로 인한 자살이라는 것은 이미 전문영역에서는 명확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산재보상을 위한 조사지침에도 노동시간은 중요한 조사 기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17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자살 중 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2000년 41%에 달했고, 현재도 계속 35%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자살에 이르는 동기별 분석에서도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로 분석된 인원이 559명에 달한다. 또한, 실질 규모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정신건강의 문제로 산재보상을 신청한 노동자의 28.6%는 “근로시간 및 업무량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노동 강도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중요한 원인인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노동을 강요하는 노동시간 특례 근기법 제59조는 지속적인 투쟁으로 대폭 줄기는 했지만 택시를 포함한 운송업, 병원 사업장을 그대로 특례유지로 남겨놓았다. 게다가 넷마블을 비롯한 게임 산업, 이 한빛 PD의 죽음이 있었던 영화 방송업 등이 하루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 있는데,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례폐지로 이제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던 영화 방송 현장에서는 ‘묻지마’ 탄력근로계약서가 횡행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사고를 유발한다. 하지만 매년 600명이 죽어나가는 건설 현장에도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절차도 없이 탄력근로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건설협회는 탄력근로제 기간을 1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괄임금제 폐지의 유력한 업종으로 건설업이 거론되어 이제 건설현장도 주 52시간 적용대상이 될 것 같으니,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훨씬 짧은 일본은 2014년 과로사 방지법이 제정되어 정기적으로 과로실태를 조사하고, 업종별 과로사 방지방안을 만들고 있다. 한국은 오히려 과로사 방지법은커녕 노동시간 개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 감독도 방치되어 있어서 과로사로 집배 노동자, 게임 산업 등에 대한 노동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진행되었지만 초과 노동에 대한 체불임금만 처리하고 끝났다. 일본이 2개 지점 이상의 과로사가 발생하면 기업의 본사 및 지점 전체에 대한 점검과 감독이 들어가고, 과로사 발생 기업과 법정 초과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업장은 기업 명단 공표를 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p> <p> </p> <h2 dir="ltr">서비스, 청소년, 여성 노동자의 건강권</h2> <h3 dir="ltr">첫째,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서비스업, 안전보건 대책은</h3> <p dir="ltr">한국의 산업구조 변화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었고, 서비스업 노동자는 이미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한국의 산업안전보건은 여전히 제조업, 건설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서비스업, 사무직 노동자는 사고성 재해 발생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각종 법에서 적용제외 대상이다. 안전교육도, 안전보건관리자도,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적용이 안 된다. 서비스, 사무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쟁으로 감정노동 보호법이 시행되고, 2019년 7월부터는 일터 괴롭힘 방지를 위한 근로기준법도 시행되지만, 사업장에서는 감정노동, 정신건강을 위한 교육, 예방사업을 하기 위한 체계는 없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 노동자들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앉을 권리, 휴게실, 화장실 등의 기본 인권적인 문제도 세부 기준이 없어 짧은 휴게시간에 수십 명이 화장실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건관리 분야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서비스업 중에서도 이동 노동자, 방문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전무하다. 택배, 퀵 서비스, 검침원을 비롯해 이동 노동을 하는 노동자에 대한 쉼터, 폭염이나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지자체가 알아서 하는 사업으로 되어 있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 수리를 비롯한 케이블 설치 수리, 가전제품 설치 수리, 요양보호사를 비롯해서 고객의 집을 방문해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전무하다.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이 고정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는 내용만 있기 때문이다.</p> <p> </p> <h3 dir="ltr">둘째, 여성 노동자, 현장 실습생 노동자</h3> <p dir="ltr">여성 노동자의 비중 또한 절반이지만 2016년 산재발생 분석에서 남성은 약 80%, 여성은 20%이다. 세부적으로 사고성 재해나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에도 80:20의 비율은 대체적으로 동일하다. 이는 현재의 산재보상은 건설, 제조업 중심, 사고성 재해 중심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직업병의 경우에도 여성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여성 노동자에게도 대표적인 직업병이지만, 가사노동과의 연관성 문제로 산재 불승인을 남발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p> <p> </p> <p dir="ltr">2009년 제주의료원의 유산, 선천성 태아 질환 산재인정 투쟁은 수차례의 역학조사, 산재신청 투쟁, 소송 등으로 전개되었다. 간호사 노동자의 교대근무, 약제 조제 과정에서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유산 산재인정이 되었지만 선천성 태아 질환은 1심 승소, 2심 패소로 대법원 계류 중이다. 2017년 여성가족부에서 실태조사 후 산재보상 적용을 권고했지만, 아직 법은 개정되지 않았다.</p> <p> </p> <h2 dir="ltr">마치며</h2> <p dir="ltr">노동자의 안전은 시민의 안전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구미의 사업장 불산 누출사고가 지역 전체의 재난지역 선포로 이어졌듯이 철도, 지하철, 공항, 마트, 원전 등 수많은 노동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라돈 침대를 만드는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안전이 지켜지고 노동자가 감시자로 나섰다면 라돈침대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만드는 기업과 공장에서 노동자가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알권리와 참여권이 보장되었다면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안전이 제대로 보장된다면 학교 석면에 대한 감시자가 되었을 것이다.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안전보건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자 참여 확대”가 보장되어야 한다. 수십 년만에 법이 개정되었어도 사업주에게는 종이 호랑이요, 노동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면 산재사망 1위 한국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작동하는 법 제도를 위해 노동자 참여를 어떻게 보장하고 확대할 것인가, 노동과 시민이 함께 연대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가이다.</p> <p> </p></div>
금, 2019/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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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평가와 과제 국회 토론회

20230203_중대재해처벌법 과연 위헌인가 토론회 웹자보

취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경과 했음에도 재판 진행은 2건에 불과합니다. 특히, 두성산업이 위헌법률심판 제정을 하여 2월 증인 심문 만료 이후 창원지법의 판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위헌심판 제청에 대한 창원지법의 판단은 기소된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현재도 장기화 되고 있는 수사 및 기소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논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에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운동본부와 국회가 공동주최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토론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논란에 대한 쟁점과 법 개정 방향에 대한 발제와 법률, 시민 사회, 노동계, 경영계, 노동부의 토론이 진행됩니다.

노동자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 중대재해 처벌법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0%- 77% 이고, 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48%- 54%이며,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17%-20% 입니다. 중대재해 처벌법에 대한 쟁점을 살펴보고 법을 보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발제

‘중대재해 처벌법은 과연 위헌인가? ’ : 성신여대 권오성 교수

  •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론적 정합성에 천착하여 위헌성을 주장하기 보다는 형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지 않으면서도 중대재해 발생의 예방이라는 입법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해석론을 모색하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함
  •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관리 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명확성 원칙
    • 중대재해처벌법의 수범자는 일반인이 아니라 개인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경영책임자 중 평균인을 기준으로 명확성의 원칙을 판단해야 함.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실질적’이라고 하는 것은 ‘형식적’ 이라는 말과 대응되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외견상 지배력이 있어 보여도 실질적으로 지배력이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이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볼 이유는 없음.
  •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의 먕확성의 원칙
    • 모든 구성요건에 정의규정을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통상의 해석 방법에 의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님. 중대재해처벌법의 규정이 모호하고 광범위 하여 불명확한 것이라기 보다는 개별사업 또는 사업장의 고유 위험이 다양하고, 그에 따라 개별화 되어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함. 법률의 적용에 관한 문제이지 각 규정 자체의 명확성 여부에 관한 문제는 아니며, 헌법 재판소는 법률의 적용의 문제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음.
  • 과잉금지 원칙 – 책임원칙
    • 중대재해 처벌법에서 정한 법정형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오히려 과한 측면이 있음. 벌금형의 선택이 가능 하도록 되어 있고, 징역형도 1년 이상으로 되어 있어 하한이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려움. 사망자 수에 관계없이 여러 명이 사망한 경우에도 1죄만이 성립하고 피해자의 수는 양형의 단계에서 고려된다고 봄이 타당함. 대 규모 사상자를 유발하는 중대산업재해의 발생 가능성에 비추어 징역형의 상한선을 두는 것이 오히려 적정하지 않음.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를 요구하는 책임 원칙에 위배한다고 보기 어려움
  • 평등원칙
    •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수범자, 구성요건, 부과하는 위무의 내용과 성격에서 차이가 있음. 이 법에 따른 사업주 처벌을 산업안전보건법과 동일한 구성요건 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듬.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정한 의무는 기업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보다 상위의 더 중요하고 더 기본이 되는 의무라고 평가할 수 있음. 경영책임자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사업내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리 주의 깊고 선량한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이나 근로자라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구체적 직접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움.
  • 기업범죄에 적절한 제도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법인이 아니라 경영책임자 등에게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형사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형사책임을 면책하자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함. 우리나라의 현행 형사법 체계 아래서 법인 기업에 의한 중대재해의 발생을 억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가깝다고 생각함.

중대재해처벌법, 선량한 문제제기 잘못된 설계 :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

  • 위헌론에 대한 언급이 확실히 줄어든 것으로 보임. 중대재해 처벌법 적용대상을 대폭 축소하거나, 수사를 일반 경찰이 수행할 필요가 있음. 형법 제 268조 업무상 과실, 중과실 치사상 죄를 개정하여 제 2항으로 ‘업무상의 중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과실, 중과실 처벌 규정을 도입하는 대신,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중대산업재해가 일정 기간 안에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와 법인 자체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는 방향으로 개정 제안
  • 고의범의 법정형을 입법이 아니라 해석을 통해 그대로 과실범에 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원칙 위반일뿐더러 동시에 책임원칙 위반이 되는 것임. 바람직 하기로는 산업안전보건법 자체에 별도 규정을 법인 사업주의 경우에 경영책임을 추궁했어야 함. 그랬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제 4조와 같은 책임근거 규정보다 더 구체적인 의무 부과가 가능했을 것임.
    ※ 중대재해 처벌법의 법리적 문제점 세부 내용은 자료집 참조

토론

민변 박다혜 박사

  •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이후 기소된 11건의 공소사실 분석
  • 2021년 이후 대법원은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사업 및 산업현장의 특성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필요한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음
  • 현재 제기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사건에서 명확성의 원칙 위반으로 다투고 있는 개념들은 대부분 산업안전보건법등 기존의 안전보건법령이 동일하게 담고 있는 개념들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은 법을 기꺼이 무시해 왔거나 위험을 방치해 왔다는 것이며, 그와같은 기업의 이윤추구까지 우리법과 사회가 보호하고 허용하는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함.

한국방송통신대 최정학 교수

  • 중대재해처벌법은 단순히 기업과 경영자에 대한 형법을 강화하는 것 만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음. 경영자에 대한 형사책임의 귀속, 즉 형사처벌을 쉽게 만들어야 하는 것임.
  • 한국은 법인의 범죄능력과 책임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완고한 독일식 법 체계를 고수하고 있어 법인 처벌에 대한 총체적 관점을 입법화 할 수 없고, 그에 따라 중대재해 처벌법이 제정됨. 산안법을 강화 한다고 해도 경영자 처벌의 독립모델을 도입하기는 어려움. 여전히 직접 행위자의 위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일뿐 경영자의 자기의무 위반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임.
  • 제정된 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으면서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탓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임. 더 근본적으로는 기업인과 법률가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함.

경총 산업안전보건본부 전승태 팀장

  •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법원 결정과 향후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면 될 문제라 생각됨.
  • 처벌의 수준에 비해 법률상 개념과 적용대상, 책임범위 등 많은 내용들이 불명확하여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음. 법 시행이 기업의 안전투자 확대 같은 일부 긍정적 기능도 있었으나, 형사처벌 불안감 증대, 서류작성 매몰 등 부정적 영향도 많이 있었음 중소규모 사업장 안전관리 공백, 노동청의 중대재해 수사의 장기화, 과도한 자료요구, 피의자 권리 침해사례도 발생함. 수사 및 처벌의 행정력 집중으로 예방정책 추진, 중소규모 사업장 지원대핵은 미흡
  •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나 처벌수준을 수정보완하여 산안법으로 단일화 하여 규율하는 것이 필요함. 당장 실현이 어렵다면 중대재해 처벌법의 처벌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책임자 형사처버 규정을 경제벌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함. 50인 미만 사업장도 법 적용 시기 추가유예를 검토해야 함. 산업안전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함.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산안법령 개편, 위험성 평가 제도 강제화 등이 동시에 연계 추진이 바람직함.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최명선

  • 당초 2월3일로 예정되어 있던 한국제강 선고가 합의부, 단독부 같은 단순행정문제로 연기되었음. 이는 법원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임. 법원에 위헌제청신청에 대한 판단을 그대로 맡겨 둘 수 없음. 위헌 논란이 과도한 형별에 대비한 의무의 모호성으로 주장되고 있고, 이는 중대재해법 개정 방향에도 지속 영향을 주고 있어, 위헌논란의 핵심 주장은 6월을 목표로 발족한 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TF 방향과도 연동되어 있음
  • 중대재해 처벌법의 위헌 주장은 형량이 무거우니, 그에 따라 위반의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동하여 제기되고 있음, 그러나, 외국의 유사입법에서 ‘합리적인 사람이 취했을 기대수준에 못미치는 경우’등과 비교하면 한국의 의무위반은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음.
  • 국내법 중에서도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등에서는 ‘연구활동 종사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3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을 규정하고 있음. 더 높은 형량에도 매우 포괄적인 의무 위반 기준을 두고 있는 것임. 사상에 이르게 하는 경우 무기 또는 5년이상 징역이 규정되어 있는 ‘시설물 안전관리 특별법’도 ‘안전점검을 성실하게 실시하지 않거나’‘필요한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등으로 규정되어 있음.
  • 형사 처벌 강화, 경영책임자의 처벌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개정 추진은 수년동안 수차례 추진되었으나 졸속법안으로 사회적 지탄만 받았음. 시민재해에 대한 형법 개정안도 법무부나 국회의 추진이 있었으나 결국 포기하고 법안발의 조차 하지 못했음. 2명이상의 중대재해만 대상으로 하면 3%만 적용되어 예방목적은 전혀 달성 할 수 없음.
  • 중대재해처벌법의 엄정하고 신속한 법 집행이 되어야 하고, 5인미만 적용 등 심의과정에서 식제된 법 조항을 복원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대한 공동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등이 되어야 함. 아울러 중대재해 처벌법에 따라 산안법 전면적용, 안전보건관리체 구축, 노동자 참여등의 조항을 시급히 개정하고, 현장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감독행정 강화등이 필요함.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 서강훈 선임차장

  • 중대재해 처벌법의 보호법익은 생명권으로 헌법 질서의 최고이념임. 힘들게 제정된 법률을 좌설시키기에 골몰하는 것이 아닐, 실효성 있게 적용되어 일터와 사회의 안전과 보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헌적 해석론을 전개해 주시길 바람.
  • 법률에 대해 요구되는 푀소한의 명확성,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일부가 위임입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헌법에 반할 정도로 불명확 하다고 보기 어려움. 산업재해에 대해 경영계는 과실범을 주장하나 이 법에서는 고의범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과실범에 대한 형벌로는 과하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음.
  • 강화 개정 방향으로 경영책임자 정의 명확화, 발주자 책임 명확화, 벌금 하한선 설정, 사실은폐 형사처벌 규정 신설, 적용제외 사업장 삭제, 양형절차 분리, 인과관계 추정 신설 등이 필요함.

노동부 중대재해 예방감독과 강검윤 과장

  • 정부는 제정된 법에 대한 위헌에 대한 입장이 아니라 법의 잘 집행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음. 노동부 감독관의 80%는 예방 감독을 하고 있음. 수사담당 감독의 업무 과중이 있으나 이로 인해 예방 감독이 줄고 있는 것은 아님. 중대산업재해 수사에서 노동부, 검찰, 경찰이 상호 정보공유를 하고 공조를 하고 있음. 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TF는 어떤 방향으로 개정해야 기업과 노동자의 인식개선을 할수 있는가 라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해 나갈 것임.

토론회 개요

  • 일시 : 2023년 2월 3일 (금) 오전 10시
  •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 주최 :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범계, 진성준, 박주민, 이수진(비), 이탄희, 최강욱·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 강은미, 류효정, 배진교, 이은주,장혜영
  • 프로그램
    • 좌장 :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발제
      •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
      • 이근우 가천대 산학협력단 교수
    • 토론
      • 박다혜 민주사회를위한번호사모임 변호사
      •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 전승태 경총 산업안전본부 팀장
      •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 서강훈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 선임차장
      • 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감독과 과장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토론회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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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3/02/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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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기업특혜·예산낭비·시민부담증가 시키는나쁜 『민자사업법』 개정안을 퇴출시켜라- 민자사업 ...
목, 2015/06/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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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석탄 그만

석탄 화력 발전 논평 수출입은행, 녹색기후기금의 파트너 되려면 석탄 사업 지원부터 중단하라 2015년 9월 16일 - 한국의 정책금융기관이 녹색기후기금의 이행기구 승인을 신청했지만,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석탄 사업에 막대한 재원을 지원하던 기존 정책부터 전면 중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2009년 G20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를 약화시키며,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방해하고, 기후변화 문제 해결 노력을 약화시키는’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한국도 합의에 동참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 화석연료에 대해 막대한 공적재원의 지원을 계속하는 주요 국가로 남아있다. 기후변화 해결에서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역할을 강조해왔음에도, 해외 석탄 사업에 대한 한국의 금융 지원 규모는 세계 2위다. 각국의 수출신용기관은 석탄 사업의 최대 투자자로서, 세계 석탄 관련 금융지원의 절반이 수출신용기관에서 조달됐다. 더 우려되는 문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의 부재하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수십 억 달러를 지원했던 한국의 정책금융기관이 새로운 국제적 기후금융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녹색기후기금의 이행기구 승인을 위해 신청을 마친 상태다. 녹색기후기금은 ‘저개발 국가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저탄소 발전과 기후 회복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에 따라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기후재원 운영기구로 출범했다. 녹색기후기금의 취지와 목적을 염두에 두면, 기후변화의 주범인 석탄 사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기관이 동시에 기후재원의 집행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명백한 정책의 모순이다. 올해 말 새로운 기후체제의 합의를 앞두고 OECD 국가들은 석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며, 이를 논의하는 수출신용작업반 회의가 17일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14일 열린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한국 정부의 관련 입장에 대한 질의가 있었지만, 최경환 장관과 기획재정부는 명확한 입장과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한국 정부의 입장이 주목되는 이유는 일본, 호주와 함께 지금까지 새로운 규제안 합의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책금융기관이 기존의 회색 투자기준을 고수하는 한 녹색기후기금의 이행기구로서 자격이 없다. 7월 열린 지난 10차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도이치은행과 세계은행을 이행기구로 승인한 것에 대해 국제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반발이 제기됐던 이유다.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 전력은 도이치은행과 세계은행의 녹색기후기금 참여를 환영 받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국제 시민사회는 동일한 근거로 한국의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해왔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 정부에게 석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의 지원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한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과 역량에 맞는 새로운 공적투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OECD 협상과 관련된 정부의 입장과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실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문의: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 02-735-7000 [email protected]
수, 2015/09/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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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9 개각 대상자 9인 재테크 분석
– 9명중 4명은 20억 부동산 부자
– 송언석 차관, 출생 전 토지 6필지 매입

지난 10월 19일 발표된 9명의 신임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1인당 1년에 평균 1억 원 씩 재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영 교육부차관은 재산 신고 내역이 없어 분석에서 제외했다). 또 9명 중 5명은 강남과 송파, 용산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20억 원 이상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인사는 9명 중 4명이고, 10억 원 이상은 5명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출생 전에 매입한 것으로 돼 있는 토지 6필지를 포함해 13필지를 출생전이나 미성년 시절 매입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대한민국 정부 관보에 공개된 공직자 재산 내역과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번에 발표된 장·차관급 인사 9명의 재산 증식 현황을 분석했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의 재산이 31억 원으로 가장 많고, 20억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공직자는 9명 중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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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차관은 모두 토지 14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천시 구성면 미평리 668번지’ 토지는 1963년 생인 송 차관이 태어나기 5년 전인 1958년에 송 차관이 매입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기록돼 있다. 이처럼 송 차관이 출생하기 전에 송 차관 이름으로 매입된 토지는 모두 6필지로 확인됐다. 또 나머지 8필지 가운데 확인이 가능한 7필지도 모두 송 차관이 만 14세가 되기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차관은 성인이 되기 전 현재 가치로 2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김천시 등기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토지 등기를 할 때 신원 확인 절차가 허술했고, 등기 접수를 할 때 계약서를 소급해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왜 출생 전에 매입이 됐다고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송언석 차관은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할아버지가 모은 재산을 물려준 사실상 증여였지만 매매로 잘 못 기록한 것 같다”며, “태어나기 전에 매매한 것으로 기록된 것은 단순한 오기이고, 증여세를 낸 증빙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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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상인 9명의 고위공직자 가운데 5명(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조태용 국가안보실1차장, 방문규 복지부차관, 송언석 기재부2차관)은 강남과 송파, 용산구에 아파트 등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20억 원 이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공직자는 9명 중 4명이고, 10억 원 이상은 5명이다. 9명 공직자의 재산 가운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의 비중은 72%가 넘었다. (부동산 관련 채무로 추정되는 금융 부채는 부동산 가액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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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1인당 1년 평균 1억 3백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의 경우 2014년 재산을 신고하면서 이태원의 자택을 토지와 건물로 분리 등기해 서류상으로 재산이 1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신고했다. 재산 증감 추이는 조태용 1차장을 제외한 8명의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계산했다.)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난 임성남 외교부1차관의 경우 재산이 1년 동안 2억 6천만 원 증가했다. 광진구 화양동의 건물이 1년 만에 9천 만 원 가량 올랐고, 임대료와 펀드 수익 등을 저축한 예금이 1억 원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는 1년에 평균 4천만 원 정도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유학 비용으로 빚이 늘었기 때문이다.

▼ [표] 10.19 개각 고위공직자 9명 재산 내역 (단위 : 백만 원)

이름 부동산 소유 부동산 재산
총액
송언석
기재부2차관
2,616 대치동 아파트
방배동 아파트 등
3,126
임성남
외교부1차관
2,274 화양동 건물
경기도 광주 임야 등
2,897
방문규
복지부차관
2,071 서빙고동 아파트
방배동 아파트 등
2,838
조태용
국가안보실1차장
2,458 이태원동 주택
삼성동 상가 등
2,050
강호인
국토부장관
후보자
567 과천시 아파트
대구시 아파트 등
1,513
황인무
국방부차관
115 대전시 아파트
(전세) 등
1,099
김규현
외교안보수석
1,044 고양시 아파트
인천 송도동 아파트 등
932
윤학배
해수부차관
544 위례신도시 아파트
세종시 아파트 등
577
김영석
해수부장관
후보자
775 도곡동 아파트
고양시 아파트 등
384
화, 2015/10/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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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장관(최경환) 업무상배임 및 직무유기 고발- 민간사업자 특혜 MRG재도입은 명백한 세금손실 ...
목, 2015/11/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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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논점 흐리는 물타기식 해명대신, 세금낭비・위험전가제도 도입 과정을 공개하라.&nbs...
월, 2015/11/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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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차량에 대한 조세정의 확립의 시작은사적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 업무용 소나타는 조건...
수, 2015/11/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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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던 대구•경기 시청자미디어센터 밀어붙여
정책 당국은 “내년 설립 현실성 없어” 관련 예산 반대

이석우 이사장, 업무추진비 주머닛돈처럼 써
실제 쓴 내용 증빙 못해 119만 원 환수 예정

시청자의 방송참여와 권익증진을 위해 설립된 시청자미디어재단이 무리한 지역 센터 건립 사업을 밀어붙이는가 하면, 이사장은 재단 법인카드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에는 지난 5월부터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부 여당 출신 인사 여럿이 낙하산을 타고 이사장 등 주요 자리에 내려 앉았다. 이들은 애초 계획에 없던 데다 실제로 이루기 어려워 정책 당국마저 반대한 대구•경기 시청자미디어센터를 내년에 세우겠다며 밀어붙이고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같은 정부 유관 기관 수장이 중앙행정기관의 반대를 뚫고 자기 뜻을 이루려 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낙하산 내려앉은 까닭

이석우 재단 이사장과 주변 몇몇의 움직임을 두고 “내년 4•13 총선에서 대구와 경기에 출마할 새누리당 후보를 도우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눈총이 쏠렸다. 지난달 9일 이 이사장은 <국회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에 대구광역시와 경기도에도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세우기 위해 올해 국회에 예산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내년에 대구•경기 센터를 세우겠다고 말했음을 전한 <국회뉴스> 인터뷰. 이 매체는 국회와 국회의원 소식을 인터넷으로 전한다. 국회가 발행하는 매체는 아니다.

▲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내년에 대구•경기 센터를 세우겠다고 말했음을 전한 <국회뉴스> 인터뷰. 이 매체는 국회와 국회의원 소식을 인터넷으로 전한다. 국회가 발행하는 매체는 아니다.

이석우 이사장 뜻과 달리 대구•경기 센터 설립 사업은 애초 ‘방통위 2016년 예산안’에 없었다. 재단이 예산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방통위도 뜻을 접었다. 올 7월 기공한 울산 센터가 내년 7월 문을 열기 때문에 관련 예산이 되레 줄어든 상황. 자연스레 9월 11일 국회에 제출된 ‘2016년 정부 예산안’에서 대구•경기 센터 구축 사업이 빠졌다.

▲ 방송통신위원회 2016년 예산안 가운데 시청자미디어센터 부분

▲ 방송통신위원회 2016년 예산안 가운데 시청자미디어센터 부분

이렇게 무산됐던 대구•경기 센터 설립 사업은 국회의원을 통해 되살아났다. 10월 29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서상기,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대구와 경기도에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예산 25억 원씩 모두 50억 원을 늘리는 안이 의결됐다.

두 의원이 대구•경기 센터 설립 사업을 되살린 건 “올해 국회에 예산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이석우 재단 이사장의 뜻에 맞닿은 결과였다. 실제로 이 이사장은 지난 9월 기재부와 방통위가 새 센터 설립 사업을 접기로 한 뒤에도 여러 국회의원을 계속 접촉하며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의원님들이 지역구 사업으로 넣은 것”이며 “서상기, 홍의락(새정치민주연합 대구북을지역위원장), 조원진, 김상훈 등 대구 지역구 의원 모두가 (대구 센터에)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경기 센터 설립 요구는 “김용남 의원이 했다”고 덧붙였다.

재단에는 이석우 이사장뿐만 아니라 최수영 경영기획실장, 박정호 미디어진흥부장, 홍성민 전문위원처럼 청와대와 새누리당 출신이 많다. 새누리당에서 인터넷 댓글 업무를 맡았던 A 씨도 입사를 앞둔 상태. 올 5월 18일 이 이사장이 취임한 뒤 6개월여 만에 정부 여당 경력자가 5명이나 채용됐는데 대구•경기 센터 설립 사업을 국회에 밀어 넣는 힘까지 선보였다.

내년 4•13 총선 겨냥한 ‘선심’ 사업?

문제는 예산을 밀어넣었다 하더라도 대구•경기 센터를 내년에 세우기 어렵다는 것. 국회에서 갑작스레 예산을 늘리다 보니 방통위는 물론 대구시와 경기도마저 준비된 게 없다.

대구시나 이런 데서는 내년에 바로 하는 걸 별로 원치 않더라고요. 시에서는 2016년에 기획해서 2017년에나 들어가려고 해요. 도심재생센터에서 하려고 하니까.

센터를 지으려면 장소하고 건물 이런 거, 지역도 예산을 매칭해 내야 되잖습니까. 지역 의회에서도 사업계획에 반영돼야 하잖아요. 그런 절차가 아직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센터 예산이) 만들어지면, 내년에 하면 시간이 늦어져 (2017년으로) 사고 이월될 가능성이 거의 100%예요.

–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예산이 배정되도 실제 집행이 어려워 내후년으로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기도도 사정은 마찬가지. 센터를 지을 곳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예산 관련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건 물론이다. 이런 정황에 비춰 대구•경기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내년 총선에 그 지역에 출마할 현역 의원의 ‘선심성 공약’ 꾸러미에 포함되는 용도로 끝날 개연성이 크다.

업무추진비를 주머닛돈처럼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예산 집행도 복마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석우 이사장은 올해 잘못 쓴 직책수행경비(업무추진비) 119만9500원을 새해 1월 2일까지 재단에 도로 내놓아야 한다. 공금을 주머닛돈처럼 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방통위는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2일까지 추석 연휴를 뺀 5일 간 재단이 올해 8월까지 예산 57억 원을 알맞게 썼는지 살펴봤다. 9월 10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이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쓰임새를 들여다보는 게 감사의 주요 목표였다.

반상권 방통위 운영지원과장은 “(문제가 됐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의 증빙 서류가 부족해 회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 과장은 재단에 실제 씀씀이를 “소명하지 못하면 환수할 테니 모든 자료를 가져오라고 요구했으나 제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이사장은 올 5월 18일 취임한 뒤 6월과 7월 두 달 간 월 150만 원으로 묶어 둔 업무추진비 기준을 훌쩍 넘겨 604만 원이나 쓴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 감사팀은 604만 원 가운데 119만9500원어치 소명이 부실해 모두 돌려받기로 했다.

▲ 방통위 감사 결과 통보

▲ 방통위 감사 결과 통보

이 이사장은 올 6월 4일과 12일 서울 종로와 마포 음식점에서 ‘교육 실적 점검 회의’를 하고 ‘인력 운영 계획 논의’를 위해 62만4000원을 결제했다고 기록했다. 더구나 같은 달 19일엔 자기 집에서 가까운 서울 일원동 호프집 ‘××쇼’에서 42만6000원을 쓰고는 ‘재단 비전 선포식 논의’라고 적었는데 실제로는 그리하지 않아 업무추진비를 사사로이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석우 이사장은 업무추진비를 그릇되게 쓴 것 같다는 지적이 일자 6월 4일 종로와 12일 마포 음식점 지출 내역을 ‘방송인 간담회’와 ‘학계 유관 단체 간담회’로 직접 바꿨다. 같은 달 19일 호프집 ‘××쇼’ 쓰임새는 ‘언론인 간담회’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재단 안팎 눈길이 다시 호프집 ‘××쇼’의 위치에 모였다. 이 호프집은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에 있는 재단에서 23.5킬로미터나 떨어졌지만 이 이사장의 성남시 복정동 집에서는 6.8킬로미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 인터넷 포털 ‘다음’ 지도로 살펴본 호프집과 재단 사이 거리

▲ 인터넷 포털 ‘다음’ 지도로 살펴본 호프집과 재단 사이 거리

▲ 인터넷 포털 ‘다음’ 지도로 살펴본 호프집과 이석우 이사장 집 사이 거리

▲ 인터넷 포털 ‘다음’ 지도로 살펴본 호프집과 이석우 이사장 집 사이 거리

‘××쇼’는 그야말로 동네 호프집. 4인용 탁자 7개가 놓인 술집이어서 ‘재단 비전 선포식 논의’나 ‘언론인 간담회’ 등을 할만한 장소로 보이지 않는다. 방통위 감사팀은 그래도 이곳에서의 지출이 정당한 것으로 확인되면 ‘××쇼’ 결제액을 환수 대상에서 뺄 계획이었다. 이 이사장은 그러나 방통위 감사팀의 ‘언론인 간담회’ 증빙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못했다.

▲ 이석우 이사장이 재단카드로 42만 6000원을 결제한 서울 일원동 호프집 ‘‘××쇼’

▲ 이석우 이사장이 재단카드로 42만 6000원을 결제한 서울 일원동 호프집 ‘‘××쇼’

재단에만 주의•시정 요구

하지만 방통위는 업무추진비 사용 지침을 만들어 집행을 잘하라고 재단에만 주문했다. 이석우 이사장이 쓰임새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119만9500원을 도로 거두어들이기로 했음에도 정작 당사자에겐 책임을 묻지 않아 상식에 동떨어진 것. 실속 없고 충분하지 못한 감사로 말미암아 이 이사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석우 이사장은 1일 취재진이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감사에 대해서는 방통위에서 말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경기 시청자미디어센터 설립 사업도 “재단에서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고 궁극적으로 방통위와 기재부와 지방자치단체,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며 “재단은 (센터) 필요성이 어느 정도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사업) 결정 주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시민의 미디어 읽고 쓰기 능력과 권익을 높이려는 방송법 제90조의 2(시청자미디어센터)에 따라 올해 5월 출범했다. 부산 광주 강원 대전 인천 서울에 이어 새해 7월 울산에 새 센터를 연다. 서울 본부에서 30여 명, 지역 센터에서 70명이 일한다. 방통위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새해 예산을 올해보다 3억700만 원 줄인 109억2800만 원으로 짰다.

화, 2015/12/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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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적립금 투자위탁은 국민들의 이해와 상충되는 것 어제(29일) 정부는 7대 사회보험 재...
목, 2016/03/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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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흑자 투자운용 방침 규탄 기자회견

일시 : 2016년 3월 31일(목) 오전 11시 / 장소 :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f)

 

SW20160331_기자회견_건보흑자투자방침규탄

 

[기자회견 개요]
- 사   회 : 김재헌(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 여는말 : 김경자(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   언 :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김애란(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사무처장)
             이판규(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
             김준현(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 장호종(노동자연대 활동가)

 

[기자회견문]

건강보험 흑자 17조 원으로 즉각 국민들의 의료비를 인하하라!

막대한 건강보험 흑자는 박근혜 정부 의료정책의 실패를 보여준다.

건강보험 투자운용을 거론하는 것은 국고지원 축소를 위한 꼼수다.

건강보험 흑자는 국민들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기재부는 건강보험에 대한 관여를 중단하라.

 

정부가 29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주재로 7대 사회보험(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기재부가 사회보장제도인 사회보험의 수장들을 모두 불러 모은 것 자체도 권한 남용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에 확정한 ‘7대 사회보험 재정 건전화 추진 방안’(이하 추진방안)에 있다.


특히 건강보험에 대해서 자산운용 결과를 설명하며, ‘단기간에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기관’으로 묘사하고, ‘해외, 대체 투자’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개념상 존재하지도 않는 건강보험의 투자 수익률 같은 개념을 밝히며, 여타 사회보험 중 가장 수익률이 낮다(2.2%)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의 기본 원리와 근간을 송두리째 포기하는 이 같은 계획에 우리는 분노하며 다음을 밝힌다.

 

건강보험 누적흑자 17조 원은 박근혜 정부 의료정책 실패의 산물이다. 4대중증질환 100% 보장 같은 자신의 공약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국민들이 낸 보험료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은 지금 심각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민들은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아파도 병원 이용을 자제해 흑자가 매년 수조 원씩 발생했다.


따라서 흑자에 대한 올바른 접근은 잘못된 의료정책을 교정하고, 국민들의 의료비를 인하하여,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 이용을 자제하는 상황을 막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잘못된 정책의 산물인 흑자로 금용상품 등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건강보험 누적흑자는 투자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실질적인 의료비 인하에 즉각 쓰여야 한다.

 

건강보험은 재정의 대부분을 가입자가 내는 사회보험이다. 2014년 기준으로도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비율은 87%이고, 정부는 국고에서 고작 13%만을 부담했다. 이것도 정부가 사후정산을 하지 않아 계속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건강보험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도 가입자, 공급자, 정부가 합의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같은 사회적 합의기구가 존재한다. 이런 사회적 합의기구에도 실제 가입자를 대표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아, 그 동안 흑자를 쌓아두고도 국민의료비 인하에 쓸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술 더 떠 아예 형식적으로도 가입자들과의 일체의 논의도 없고, 상의하려는 계획도 없는 단순한 정부의 일방적인 투자운용계획 초안만 발표했다. 이런 일방적인 계획발표 과정만 본다면, 건강보험재정이 거의 전적으로 국고지원으로 운영되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킬 정도다. 건강보험의 주인인 국민들을 객체화 시키고 기존의 형식적 절차조차 무시하는 행위는 건강보험에 대한 비민주적 폭거이다. 박근혜 정부는 건강보험의 실제 주인인 국민들을 존중하라.

 

건강보험은 1년 단기 재정운영을 하는 사회보험이다. 거기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의료서비스 제공만으로 이루어진 현물급여 중심이다. 가장 중요한 의료보장인 상병수당이 없어 수많은 국민들이 아파도 소득이 없어져서 일터에 나가거나 조기에 퇴원하는 나라로, 우리들은 그동안 일관되게 상병수당의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매번 이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연금처럼 미래에 특정 시기에 현금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아픈 사람들의 의료비용을 일부 전담하는 구조에서 투자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논리 모순이다. 때문에 현금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거의 없는 구조에서 보장성을 확대하지 않고 돈을 계속 적립한 이유가 국고지원 축소 시도였음을 우리는 계속 주장해 왔다.


이제 한술 더 떠 이를 투자해서 적립금을 더욱 늘리겠다는 것은 기존의 국고지원 축소계획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건강보험을 민간보험처럼 금융상품화 하려는 시도다. 자산운영을 해서 재정의 일정 부분을 감당하라는 식의 논리 자체가 천박하다. 정부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축소를 획책하지 말고, 국고지원을 확대하여 상병수당 도입과 전면 의료비상한제 도입 등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라.

 

건강보험 적립금의 전용은 법률로도 금지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 38조에 보면, 준비금(누적흑자)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에 충당하거나 지출할 현금이 부족할 때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앞서 밝혔듯이 막대한 흑자가 부끄러운 일이건만, 아예 법률까지 어겨가며 이를 투자운용 운운한 것이 황당할 따름이다.


이는 법률조차 확인하지 않는 무지의 산물이거나, 법률은 가볍게 어기겠다는 막가파 식 발상으로 보인다. 물론 박근혜 정부는 수많은 법률의 위임 범위조차 어겨가며, 하위법령인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등으로 각종 의료 영리화, 민영화 정책을 강행하였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도 법률을 어겨가며 투자계획을 강행한다면 스스로 반(反)헌법 정부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은 정부정책에 들러리나 설 게 아니라 가입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우리는 기재부 차관이 주재하는 협의체에서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이 앞서 밝힌 황당한 계획 제출요구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하다. 성상철 이사장은 건보공단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병원협회장 출신으로 공급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것이라는 반대 여론에 대해 스스로 가입자를 제대로 대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오만하고 비민주적이며 불법적인 기재부의 요구에 제대로 반대 입장을 조속히 밝히는 게 옳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체 가입자의 대변인으로서 건강보험 흑자를 조속히 의료비 인하에 쓰는 계획을 발표하고 기재부의 잘못된 요구에 저항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성상철 이사장은 스스로 건강보험을 금융자본에 팔아넘긴 이사장으로 기록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협의체를 보면서, 정부가 지금도 강행하려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목적을 재차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번 협의체는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 2 차관 주재로 7대 사회보험 이사장이 모두 모인 구조로, 기재부가 사회보장제도를 좌지우지하려는 월권 행위인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작은 예시로 보인다.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는 기재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한 장관들(교육부, 문화관광부 등)에게 ‘서비스산업발전기본계획’을 고지하는 구조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기재부 독재법”이라고 불리게 만든 핵심조항이다.


이번에 보인 행태를 볼 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된다면 보건의료정책이 어떤 취급을 받고, 의료 영리화와 민영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지는 명백해 보인다. 보건복지부도 아니고 기재부가 직접적으로 사회보험을 관리하는 모습은 가뜩이나 엉망인 복지제도를 완전히 망가뜨릴 것이란 우리 주장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씁쓸하다.


단적으로 이번에 보았듯이 기재부가 개입하는 사회보장제도와 보건의료정책은 모조리 돈벌이 수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부자들은 투자금을 확보해 기쁨의 비명을 지를 테지만, 서민들은 불필요한 비용 부담과 위험 부담을 안게 되고, 결국 사회보장제도가 민간보험 수준으로 전락하며 최종적으로는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피폐화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우리는 기재부발 건강보험 투자운영에 반대하며, 이를 정부가 강행할 시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건강보험 흑자로 돈벌이를 하거나 국고지원을 축소하려는 꼼수를 중단하고 즉각적으로 국민 의료비 인하를 시행해야 한다.

 

2016년 3월 31일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목, 2016/03/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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