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부적격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 강행 안 돼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 물어야
지난 8월 19일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3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철성(경찰청장),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 김재수(농림축산식품부) 후보는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준법정신과 윤리의식마저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조윤선, 김재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에 반대하며,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을 후보자로 임명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이철성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듯, 이들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도 강행한다면, 국민들은 이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저버릴 것이다. 스스로 법도 지키지 않은 장관이 과연 국민들에 준법질서를 이야기할 수 있을지, 국민들이 이들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준법정신과 공직윤리는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이철성 경찰청장은 23년 전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경찰관 신분을 숨겨 징계를 회피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가의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할 경찰청장으로서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아닐 수 없다. 조윤선 후보자의 경우도 제기된 의혹에 대란 논란을 뒤로 하더라도,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29건의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어 기초적인 준법정신마저 갖추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조 후보자는 수행원이 운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지나지 않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회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변호사인 배우자가 공정위 관련사건 26건을 수임한 것이 확인됐다.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를 위해 공직자 자신과 가족의 이익이 걸려있는 직무는 회피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책무인데, 이를 소홀히 한 것도 또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김재수 후보의 경우도 고위공직자로서 자질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2001년 시세보다 싼 금액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것과 2007년부터 7년간 전셋값 인상 없이 1억 7천만원으로 살았던 것이 직무를 이용한 특혜가 아닌지에 대해 여전히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2010년, 2011년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가 인사검증에 들어간 2016년 5월 17일에야 뒤늦게 납부한 것도 부적절한 처신이며, 노모가 지난 10년 동안 빈곤층으로 등록돼 의료비 혜택을 받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일반 시민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공직윤리가 요구되는 고위공직에 법을 어기고, 자질이 부족한 인사를 후보자로 내정되는 현실에 국민들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는 도대체 뭘 검증했는지 묻고 싶다. 이번 인사검증 실패에서 드러나듯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은 이미 정성적 업무가 불가능하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최소한의 자질도 갖추지 못한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을 강행해서는 안 될 것이다. 끝.
2년 전 42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숨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고 김혜선 과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영화평론가 이안(필명) 씨에게 남긴 말이다. 이 씨는 그가 손을 꼭 잡으며 “죄송하다”고 말한 뜻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 말의 의미는 김 과장의 사망 후, 한 문체부 고위 공무원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김 과장과 이안 평론가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신은 문체부와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사람”
이안 영화평론가는 9,473명의 이름이 적힌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세 차례에나 이름이 오른 문화예술인이다. 이 리스트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지지선언, 야당 정치인 지지선언 등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씨는 평소 사회문제를 영화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칼럼을 써 왔다. 당연히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위한 지지선언 등에도 서명을 했다. 그 결과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이다.
만 명 가까운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이 적힌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드러난 건 지난해 10월 경. 하지만 이 씨는 이미 그 이전부터 문체부 내에 블랙리스트 형태의 문건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이었어요. ‘너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하는 사업이나 문체부에서 하는 사업은 지원해봤자 안 될거다’라는 이야기를 그때 이미 들었어요. 블랙리스트 문건이 나오기 훨씬 전이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이 최초 작성된 시점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6월 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에도 특정 문화예술인을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형태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같은 사실을 고 김혜선 과장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씨는 2014년 4월, 자신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정부 지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당시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 소속이었던 김혜선 과장을 처음 만났다. 이명박 정부 이후 줄어든 영화제 지원금을 다시 늘려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김 과장은 며칠 후 “영화제 지원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이 씨에게 “문체부 산하의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김 과장은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 씨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 뒤로 김 과장은 연락이 없었다.
“이력서를 보내고 잘 받았다는 연락까지 왔었는데, 그 뒤에 연락이 없더라고요. 아마 제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문체부 파트너로 일하기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나 생각했죠. 이명박 정부 때부터 사회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니까요.”
그로부터 한 달쯤 연락이 끊겼던 김 과장은 이 씨가 참여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수척한 얼굴이었다. 김 과장은 이 씨의 손을 꼭 잡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다시 1년쯤 뒤, 이 씨는 김 과장이 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작스러운 부고에 마음이 아팠던 이 씨는 김 과장에 대한 추모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런데 그 글을 읽은 문체부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씨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이었다.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그 글을 보고 저한테 연락을 해왔어요. 김 과장이 생전에 저와 관련해 했던 말이 있다면서요. 김 과장이 제 이력서를 받고 같이 일을 해보려고 했다가 너무 놀라서 자기한테 와서 ‘이분은 도저히 우리가 하는 어떤 일에도 같이 할 수 없는 데에 이름이 올라있는 분이에요.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파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죠?’라며 미안해 했다는 거예요.
그 고위공무원은 이 씨에게 “무슨 글을 그렇게 써서 아무 일도 못하게 했느냐”는 핀잔을 덧붙였다. 그동안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영화 칼럼을 써온 것이 문체부와 일할 수 없는 이유가 됐던 것이다. 1년 전, 영화제 개막식에서 자신의 손을 잡고 “죄송하다”고 말했던 김 과장의 속 뜻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때 알았어요. 김 과장은 이미 그때 모종의 서류를 봤던 거구나, 그래서 내 이력서를 받고는 연락을 못 했던 거구나.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던 거구나. 아, 그 안에서 얼마나 마음이 볶였을까… 그렇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건은 좀 더 철저하게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금 더 철저하게 따져봐야지만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겪었던 고초를 밝힐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돌아가신 분이 마음 아파했던 것도 풀리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조윤선 장관 등 책임자들이 전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몰랐다고 하는데, 그걸로 고통받은 공무원이 실제 있잖아요? 제가 인터뷰를 하는 이유도 제대로 책임자 처벌이 되서 가슴 아프게 돌아가신 분의 마음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기 때문이예요.
“실행하고 파기하라” 청와대 지시를 따라야만 했던 실무 공무원들.
김 과장과 같이 블랙리스트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공무원은 한두 명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를 최초로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실제로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체부 공무원 여러 명이 자신에게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공무원들) 다들 힘들어했고요. (위에서) 시키니까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거 알죠. 청와대에서 문체부에 문건 내려보낸 다음에 좀 있다가 ‘그거 파기하세요’ 라고 시키고, 그리고 흔적 남기지 말라고 시키고, 이렇게 일을 해왔단 말예요. 떳떳하지 못한 일인 걸 아니까 그렇게 시켰겠죠. 그런 일을 해야했던 공무원들은 괴로웠을 거고요. 내부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이 결국은 파기하라고 해도 어떤 때는 했다가 어떤 때는 갖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게 결국 특검에 간 거예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블랙리스트의 몸통으로 지목한 유진룡 전 장관도 지난 23일 특검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현직에서 공무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블랙리스트)를 담당하던 직원들이 심지어 저를 만나 울면서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호소한 적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건강 해치니까 빨리 요청을 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라 했더니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피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가 양심에 어긋나서 하기 싫은 일을 다른 누구한테 맡기겠느냐”라며 울더라고요. 그 후임자도 그렇고. 그런데 그렇게 소신을 억지로 어기게 시킨 사람들은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요. ‘생각하지 마라,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너희는 시키는 대로만 하라’라고 공공연하게 대놓고 했습니다.”
결국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그 명단에 들어있는 문화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 뿐만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했던 문체부 공무원들의 양심까지 옥죄어 왔다. 현재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덕 문체부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등이 구속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김종 전 차관 역시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승마계 비리 의혹을 조사한 문체부 공무원 2명의 옷을 벗기는데 일조한 만큼 넓은 의미로는 ‘체육계 블랙리스트’ 연루 혐의를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현직 장차관급만 4명이 일거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문체부는 지난 24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결국 블랙리스트의 최고 책임자일 수밖에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을 시인하고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문화예술인들과 부당한 지시로 양심에 반한 행동을 해야 했던 수많은 공무원들의 상처는 쉽게 씻겨지지 않을 것이다.
취재 : 홍여진, 김성수, 송원근
촬영 : 김남범, 김기철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삽화 : 김용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7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10명의 증인이 특위로부터 위증으로 고발 조치를 당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출범한 특위는 지난 15일 활동을 종료하기까지 2달 동안 7번의 청문회와 2번의 현장조사, 2번의 기관보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골머리를 앓는가 하면 출석한 증인들마저도 시종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해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었다.
청문회장에서 딱 걸린 증인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17일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모두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증언을 번복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체부 국정감사와 11월 국조특위 1차 기관보고 때 줄곧 블랙리스트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계속 추궁하자 결국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김 전 실장도 지난해 12월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 씨를 모른다고 계속 부인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공개하자 돌연 말을 바꿨다. 영상에는 당시 박근혜 캠프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실장이 최 씨와 관련된 의혹이 언급되는 현장에 참석해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내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며 말을 바꿨다.
특검 칼날에 줄줄이 구속
지난해 11월 1차 기관보고 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전 장관은 이후 특검 조사에서 국민연금에 찬성을 종용한 사실을 자백했다. 특검은 지난 16일 문 전 장관을 구속기소 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2월 4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11월 1차 기관보고 때 출석한 정 전 차관도 마찬가지다.
청문회 때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에 관여한 적 없다고 부인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구속됐다. 정 씨의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도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구속됐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월 열린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과 정유라 그리고 삼성의 관계에 대해 “몰랐다,” “보고받지 못했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조특위가 고발 조치한 10명의 증인들이 청문회 당시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어떻게 탄로 났는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성명]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우리노조의 입장 (2015. 8. 24)
국민들의 인사청문회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원격의료 찬성하지만 의료민영화는 반대? 논란회피용 ‘꼼수’에 속을 국민은 없다. 정진엽 복지부장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대한 추진중단을 선언하라!
○ 오늘(24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
메르스 사태를 통해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이 다양하게 제기되었던 만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의 촛점은 메르스 사태 재발 방지와 왜곡된 한국 보건의료체계를 바로 세울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어야 했고 그런 의미에서 어느때보다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늘 개최된 인사청문회는 불행히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복지분야의 문외한일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의료체계를 바로 세울 인물이 아니며,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을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는 사실만을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다.
○ 우리 노조는 지난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정진엽 장관 내정자 발표가 하반기 의료민영화 강경 드라이브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특히 2012년부터 의료기기 상생포럼 총괄운영위원장을 지낼 만큼 첨단의료기기산업 관계자들과 상당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특히 원격의료에 대한 특허를 수개나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원격의료 찬성론자인 정진엽 내정자의 이력을 볼 때 하반기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 강행을 위한 ‘인선’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 그리고 이러한 의구심은 오늘 진행된 정진엽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확신으로 바뀌었다.
정진엽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료민영화를 선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정작 내정자 스스로 찬성하면서 추진하려는 ‘원격의료’와 ‘외국인환자 유치 및 의료관광, 해외진출 등으로 포장된 각종 정책’들은 바로 우리가 우려하고 국민들이 반대하는 명백한 의료민영화·영리화 정책들이다.
○ 이처럼 정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를 통해 “원격의료는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유용한 수단”이며, “의료 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찬성하고 나섰는가 하면, “나는 의료 영리화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국민건강보험 또는 민간의료보험 선택을 허용하는 등 의료민영화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오히려 이에 역행하는 “외국인환자 유치 및 의료기관 해외진출 등”의 의료상업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마치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대표적 의료민영화 정책들로 지목된 ‘영리자회사 설립허용’이나, ‘병원의 부대사업 확대’에 대해서 ‘의료민영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민영화, 영리화 논란을 피해가 보려는 꼼수를 되풀이 하는 모양새다.
○ 인사청문회와는 별개로 이미 언급한 것처럼 장관 내정자 발표를 둘러싼 과정도 박근혜 정부의 하반기 의료민영화 정책 강행의 의지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규명도, 재발방지 후속조치에 대한 그 어떤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진엽 장관후보를 내정하고, 그 이틀 뒤인 8월 6일, “경제재도약을 위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를 통해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의료, 관광, 콘텐츠, 금융, 교육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며 일관되게 규제완화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아울러 이 담화를 통해 의료민영화의 정책의도가 노골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법안들로 현재 국회 계류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의 처리를 강력히 주문했다.
○ 그리고 급기야 지난 8월 12일에는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통해 대통령 담화 후속조치로 ‘유망서비스산업 육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추진계획에는 보건의료분야의 육성계획으로 ▲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 의료글로벌화(국제의료사업지원법 제정), ▲ 의료신시장 창출(원격의료), ▲ 보건의료 빅데이터(환자정보 등) 활용 등 의료민영화․영리화 추진계획이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 계획에 언급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보건의료분야를 돈벌이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법안으로 각종 규제완화 등 조치들을 기재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의료민영화 법안이다. 또한 같이 언급된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역시 보험회사의 환자유치를 허용하는 우회 민영화 법안으로 문제가 심각한 법안이며, 원격의료 또한 그동안의 논쟁을 일축하고, 시범사업의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들어갈 태세이다.
한편, 보건의료분야 빅데이터 활용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보건의료데이터(환자정보 등)을 연계하여 새로운 정보를 생성, 공개하는 연계 개방형 플렛폼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으로, 역대 그 어떤 정부도 이렇게까지 환자정보 등을 돈벌이를 위해 본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을 한 바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 오늘의 인사청문회는 이러한 정진엽 장관내정자의 의료민영화 추진 입장과 한국의료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철학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하반기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지원법에 대한 입장도 확인하지 못했다. 도대체 환자정보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보건의료분야 빅데이터 활용계획에 대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가 6월 15일 제출된 우리나라 최초의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병원 사업계획의 승인을 검토 중에 있고, 장관 내정자가 임명이 되면 제주 영리병원 승인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함에도 영리병원 허용에 대한 장관의 명확한 입장도 확인하지 못했다.
○ 오늘 인사청문회가 이처럼 부실하게 진행됨으로써 의료민영화 추진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장관 내정자 스스로 의료민영화 추진을 반대한다고 한 만큼, 하반기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했다. 그리고 만약 이들 의료민영화 정책들에 찬성한다면 정진엽 내정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없을음, 스스로 밝힌 의료민영화 반대에 대한 선언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가벼운 인물임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 우리는 장관 내정자에 대해 인사청문회와는 별개로 다시 묻는다.
정진엽 장관 내정자는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가? 진정 반대한다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들, 즉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지원법,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 의료정보의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과 같은 사업들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하라! 그럴수 없다면 장관으로서 ‘자질없음’을 시인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내일(6/4) 목요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반대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후 임명 반대 의견서를 여야 원내대표와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참여연대는 6월 4일(목)~ 10일(수)일까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반대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황교안 후보자가 국무총리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카드뉴스]를 배포하고,‘황교안 임명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합니다. 이후 서명에 동참한 시민들의 명단과 의견을 취합해 청문회 이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대응계획-
1.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반대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2015년 6월 4일(목) 오후 2시, 국회 정론관
◦ 주최: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2. 황교안 임명반대 1인 시위
◦ 주최: 참여연대
◦ 일시 및 장소
- 6월 4일(목), 5일(금), 오후 12~ 1시, 국회 정문 앞
- 6월 6일(토), 7일(일), 오후 1시~2시, 광화문 광장 앞
- 6월 8일(월)~10일(수), 오후 12시~1시, 국회 정문 앞
3. "이런 사람이 국무총리 후보자라고요? : 황교안 후보자가 국무총리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카드뉴스] 온라인 배포 및 황교안 임명반대 서명운동 진행
◦ 주최: 참여연대
◦ 기간: 2015년 6월 4일(목)~10일(수)
◦ 방식: 참여연대 홈페이지 및 SNS 배포
◦ 서명에 참여한 시민명단 및 의견 취합해 6월 12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
“총리 내정자님이 직접 글 쓰시고 태그 다시는 거예요?” “소통은 직접 해야지요. 목욕을 직접 해야 하는 것처럼. 그것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지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전 전남지사(65)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가 남긴 댓글이다.
“혹시 총리 내정되시면 페북 닫으시는지요?”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직접 답한다.
지난 13일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을 찾아 휴대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며 “총리가 돼도 이 번호를 바꾸지 않을 테니 언제든지 전화 주시라”고 했다는 내용도 직접 페이스북에 올렸다.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KTX 열차 특실을 예매했으나 밀려드는 전화통화를 위해 객실 밖 보조좌석을 이용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무난한 인사청문회?
이낙연 후보자는 이미 총리 지명 발표 당시 KTX 보조의자에 앉아 상경하는 소탈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특실을 예약했지만 지명 발표 뒤 밀려드는 전화를 받느라 객실 밖 좁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이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된 것이다.
사진 속 이 후보자가 돋보기로 보이는 안경을 쓰고 눈을 내리깔며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은 1만5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인맥을 잘 관리하는 것으로 소문나 ‘엄지족’이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04년 전남지사 선거에서 찬조연설을 다니다가 목이 상해 성대결절 수술을 하면서 얻은 ‘훈장’이다. 목을 한 달간 쓰지 못해 문자메시지를 사용하면서부터 어느덧 ‘선수’가 됐다고 한다.
이런 모습들에서 기자로 21년, 정치인으로 17년을 살아온 내공이 엿보인다. 전 정권의 고위 공직자들이 보여준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워서일까. 오는 24~25일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한결 여유가 있다.
전남개발공사가 후보자 부인의 그림을 고가로 매입했다는 의혹, 아들의 증여세 탈루와 군면제 의혹 등이 제기되며 청문회 자료 늑장 제출까지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는 했지만 아직까지 후보 사퇴가 거론될 만한 결정적 흠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인수위 없이 곧바로 정부 출범을 맞이해야 하는 급박한 일정 때문에 국회 인준이 거의 무난한 인사를 선택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4번과 전남지사까지 5번의 선거에서 단 한 번도 고배를 마신 적이 없다.
“낡은 잎이 떨어진 뒤에 새싹이 나오는 게 아니다. 새싹이 나오는 힘에 밀려 낡은 잎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는 과거 기자 시절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촛불 혁명’으로 태어나 필연적으로 적폐 청산과 개혁을 어느 정부보다 요구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다. 국무총리에 정식 취임한다면 국정 2인자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까지도 견인해 낼 수 있을까.
성공한 정치인, 성공한 도지사
이낙연 후보자는 1952년 전남 영광의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10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났지만 6·25 전쟁 때 형 둘을 잃으면서 장남이 됐다.
학업 성적이 좋아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교사의 권유로 광주 유학을 선택한다. 어려운 살림살이 탓에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선생님이 적극 설득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채소 행상까지 나서며 뒷바라지를 했다. 이를 계기로 이 후보자는 광주일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다.
훗날 정치인이 된 뒤 광주 유학을 권했던 담임교사를 찾아 후원회장으로 모시기도 했을 정도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이 후보자는 정치부 기자 시절 ‘동교동계’를 담당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는다. 1989년부터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사양했다고 한다.
국제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친 뒤 2000년에 들어서야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에 출마해 당선됐다.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 때도 민주당에 남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 속에서도 17대 총선에서 당선되는 등 19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19대 의원 재임 중 주승용 의원과 당내 경선 끝에 전남지사에 출마, 당선을 거머쥔다.
이 후보자는 ‘5선 대변인’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대변인을 자주 맡았다. 명대변인으로도 꼽힌다. 초선 시절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두 번, 2002년 대선 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2007년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등 모두 5차례나 대변인을 지냈다.
기자 시절 도쿄특파원을 다녀왔고 국회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을 지내 정치권 내에서 일본 사정에 밝은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회의원 14년 동안 이 후보자는 203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농어민과 원전지역을 지원하는 등 지역구를 위한 법안도 많지만 장애인·노인·홈리스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법인세율 인상과 낙후지역을 지원하는 법안도 적지 않았다.
둘째와 셋째 아이에게 월 5만,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법안,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조건에서 부양의무자 부분을 빼는 법 개정안도 발의한 적이 있는데 이들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도 비슷하다. 의정활동 우수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34개의 각종 상을 받기도 했다.
전남 지사직 수행도 대체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100원 택시’ 정책도 호응을 받았다. 오지에 사는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을 받고 택시를 운행한 뒤 차액을 자치단체에서 지불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도청 비정규직은 취임 뒤 399명에서 236명으로 줄었다. 서민·복지 예산도 전임 도지사 때보다 늘었다.
2017년 1월, 이낙연 전남지사가 담양군 고서면 창평새벽이슬산지유통영농조합법인을 찾아 생산현장과 유통현황을 살피는 모습. (사진출처: 전라남도)
이 후보자의 좌우명은 근청원견(近聽遠見)이다. 가까이 듣고 멀리 본다는 뜻이다. 그는 직원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을 즐겼다.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지도부과 종종 도지사 공관에서 막걸리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총리가 되면) 막걸리 같이 먹을 상대가 늘어나서… 그래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저수지 몇 개 마셔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4대강 사업의 한 축인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예산 통과, 제주~목포간 해저터널 추진 등 토건개발 위주의 경제성장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꼼꼼하고 세심한 업무 스타일 탓에 전남도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 주사’로 불리기도 한다. 주로 실무를 맡는 6급 공무원 같다는 의미다. 보도자료 문구 하나하나도 직접 챙긴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의 장흥 사당 관리가 부실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각 시군의 역사문화 유적 관리가 엉망이라며 행정 최일선의 읍·면·동장을 직접 질책하기도 했다.
명대변인, 뛰어난 글솜씨 …성공한 국무총리될까?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길로 가라. 큰길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라.”
2002년 10월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는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의원들의 공세가 최고조에 달하자 당시 선대위 대변인이었던 이낙연 후보자가 남긴 논평이다.
이 논평은 세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취임사의 최종 정리를 맡았다.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준비된 취임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했던 노 전 대통령은 최종 정리된 연설문을 보고 극찬하며 토씨 하나 고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후보자를 아낀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 당시 여러 차례 사람을 보내 장관직까지 제안하며 신당 참여를 권유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만류로 신당행을 접은 일화는 유명하다.
언론인과 정치인의 삶을 반반씩 살아온 이 후보자에게 ‘말과 글’은 그의 생각과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이 후보자는 군더더기 없고 세련된 문장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낙연 선배는 머리카락이 들어 있는 청국장은 아무렇지 않게 먹어도 군더더기가 들어 있는 글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한 언론계 후배의 말이 회자될 정도다.
연설문도 주로 직접 작성한다고 한다. ‘42.195㎞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린 사나이가 이제 저희에게 한 걸음도 오시지 못합니다.’
2002년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이 작고하자 발표한 추도 성명은 다른 정당의 천편일률적인 내용과 달라 참신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동아일보 논설위원 시절 칼럼은 현재 상황과 맞물려 다시금 읽힌다. 당시 이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의 진행된 개혁이 추진력을 잃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이렇게 썼다.
“고르바초프의 경우도 되새길만하다. 그는 세계사적 개혁 업적을 남기고도 맥없이 무너졌다. 개혁에 따른 저항으로부터 권력을 지킬 역량이 약했기 때문이다. 대수술이 그렇듯이 개혁도 지탱하는 힘이 있어야 성공한다. 그런 힘이 최소한의 정치력이다. 지탱은 정치집단이 할 수 있다.”(국민회의 이대로는 안 된다)
“사람들의 관심은 이미 얻어진 성취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것이 신통치 않으면 좌절, 불만, 분노를 느낀다. 소수정부가 가장 의지해야 할 것은 국민의 감동이다. 감동을 주기는 어렵지만 잃기는 쉽다.”(내정에는 ‘감동’이 없는가)
“개혁은 필연적으로 보수세력과 급진세력의 협공을 받는다. 보수세력에는 개혁이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비친다. 급진세력에는 너무 미지근하게 보인다. 개혁가는 두 전선에서 동시에 싸워야 한다. 한 전선에서의 적을 다른 전선에서는 동지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개혁은 정교한 전략과 전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점진적 전략과 전격 전술의 결합을 제안했다. DJ 1년도 상당한 성과와는 별도로 전략과 전술의 결합에서는 깔끔하지 못했다.”(DJ가 듣기 싫어하는 말)
20년 전 상황이 꼭 오늘날 읽어도 손색없을 만큼 비슷하다. 더욱이 20년 가까이 정치인으로 생활하면서 이 후보자는 개혁이 쉽지 않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체감했을 것이다.
지난 1월,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전남 나주의 한국전력공사 본사를 방문했을 때,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그는 과거 칼럼에서 영화 <혁명아 자파타>의 주인공 자파타가 한 말을 인용한다.
“여러분은 결점이 없는 지도자를 찾는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그러면서 그는 “혁명도 성취되는 그 날부터 ‘권력의 함정’에 빠진다”고 경고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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