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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토론자료] 오픈넷 창립 3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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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토론자료] 오픈넷 창립 3주년 기념

익명 (미확인) | 화, 2016/06/14- 12:08

오픈넷 창립 3주년 기념

<자유, 공유, 개방의 인터넷 컨퍼런스>

2016. 05. 27 (금) 12-6시 / 벙커 1 (충정로)

 

[제1세션] IT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하여

 

임정욱 센터장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오픈넷 이사 (▶발제자료)

 

구태언 변호사 |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토론자료)

 

황승익 대표 | 한국 NFC (▶토론자료)

 

윤필구 대표 | 빅베이슨캐피탈 (▶토론자료)

 

강인규 교수 |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신문방송학과 – 해외이용자 사례

 

[제2세션]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정부 후견주의

 

손지원 변호사 |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팀

 

황성기 교수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오픈넷 이사 (▶토론자료)

 

장근영 박사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마틴 윌리엄스 | 기자, 노스코리아테크 운영자 – 방심위의 노스코리아테크 접속차단에 대하여

 

[제3세션] 한국 경제 위기, 디지털 출구 전략은?

 

강정수 박사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오픈넷 이사 (▶발제자료)

 

조산구 대표 | 코자자, 오픈넷 이사 (▶토론자료)

 

김건우 선임연구원 | LG경제연구원

 

* youtube 오픈넷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5iREOggFVsF0QnserXBwVg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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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참가후기]  

오픈넷, 트위터 Trust & Safety Council Summit 2018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오픈넷은 지난 7월 17~18일, 트위터의 Trust & Safety Council Summit 2018에 참가하였습니다. 트위터의 Trust & Safety Council은  트위터의 서비스, 정책, 프로그램에 대하여 의견을 제공하는 자문위원회로,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오픈넷은 본 위원회의 구성원으로써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본 회의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Trust & Safety Council Summit은 트위터가 더욱 안전하고 신뢰받는 소셜 미디어가 되기 위하여 어떠한 서비스와 정책을 개발할 것인지, 이 과정에서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혐오표현이나 사이버 폭력(cyberbullying) 등의 방지를 위한 콘텐츠 관리 정책, 그리고 어뷰징 계정에 대한 신원확인 정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콘텐츠 관리 정책에 대해서는, 오프라인상의 해악이나 폭력으로 연결될 위험이 높은 콘텐츠를 트위터가 검열할 필요는 있지만 유형별로 다양한 해결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여야 하고, 한편 콘텐츠에 대한 해석은 세계 각 지역이나 문화의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이용자들이 트위터의 커뮤니티 규정과 가치를 더 잘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콘텐츠 신고 절차를 더욱 명확하고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오픈넷은 콘텐츠 ‘신고’뿐만 아니라, 트위터의 잘못된 콘텐츠 삭제나 계정 조치에 대해서 이를 당한 이용자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절차도 더욱 명확하고 용이하게 개선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반복적으로 규정 위반 행위를 하는 계정이나 어뷰징 계정에 대하여 신원확인을 요구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트위터의 자유로운 계정 활동 환경, 익명성 원칙을 해치지 않기 위하여 더 명확한 요건 하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오프라인과 다른 온라인 세계의 특수성과 디지털 리터러시의 여러 층위를 고려하여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계정에 대한 조치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조치나 대응 역시 개별 기능의 제한이나 이용자 교육 등 다양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위원회와 회의의 장기적인 비전에 대하여, 참가자들은 더 많은 지역과 더 다양한 성격의 단체와 이용자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위원회의 구성과 논의 과정, 결과를 더 투명화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공유를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패널 토론에서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의 폭력과 어뷰징이 가지는 해악과 방지 필요성, 그리고 이를 표현의 자유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는 ‘트위터가 단순한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건강한 공론장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편 이를 위해 트위터의 사적 검열이나 서비스 제한 조치가 과도하게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으로서의 장점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준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균형을 맞출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참가자들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트위터가 관련 정책의 수립 및 콘텐츠, 계정 심의 등에 있어 각 지역별로 다른 정치, 역사, 사회, 문화적인 맥락 및 다양한 언어 환경 등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는 모든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여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8/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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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방송’으로 규제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지난 8월 24일,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방송법 전부개정안(이하 ‘통합방송법’) 초안을 공개하고 발의 전 공청회를 열었다. 이 초안에는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 일명 OTT 서비스 사업자와 이들에게 콘텐츠를 제작하여 공급, 판매하는 자들을 방송사업자로 편입시켜 일정한 진입규제, 소유규제, 내용규제의 대상으로 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지난 9월 3일 변재일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송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OTT 사업자를 방송사업자로 신고 또는 등록하도록 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분담하도록 하며,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방송’의 범주에 포함시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은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위축시켜 이용자의 권익을 해할 뿐만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전송하는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다.

 

매체 특성이 다른 ‘인터넷’에 ‘방송’ 규제 적용은 부당

–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를 생각해야

‘방송’을 다른 콘텐츠와 달리 ‘공공성’, ‘공적 책임’을 강조하여 강하게 규제할 수 있는 이유는 1. 방송 사업은 희소한 전파나 망 자원을 이용하여 콘텐츠를 유통시킬 권리를 국가로부터 허가나 승인을 통해 분배 받은 소수의 사업자가 어느 정도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점, 2. 방송 매체는 이러한 지위에 있는 방송 사업자가 채널 편성권을 가지고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콘텐츠를 공중에 침투시키는 매체 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즉, 한정된 소수가 누릴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적당히 통제할 필요가 있기에, 이를 부여한 국가가 스스로 방송 사업자에 대해 일정한 진입규제, 소유규제, 내용규제를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OTT,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매체가 아니다.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보장되지 않는 지위임은 물론, 인터넷의 양방향적 특성으로 인해 이용자들은 콘텐츠에의 접근과 이용 방식에 대해 자유로운 선택권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편성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IPTV처럼 특정 망과 단말기, 수신계약을 통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선택이나 방식을 크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된다. 이렇듯 방송 매체와는 구조적 특성이 다른 매체에 대해 단순히 현상적인 영향력이 커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방송 범주에 포섭하여 규제 강화를 꾀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기존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의 경우, 방송 사업자와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므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기존 방송사업자와의 ‘규제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대로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는 콘텐츠 자체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송 매체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유통 매체가 다르다면 동일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이유만으로 ‘동일서비스’로는 볼 수 없고, OTT 사업자에게 방송 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원칙도 적용될 수 없다.

 

지나치게 광범위한 ‘방송’의 정의 규정 

– 일반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위 개정안들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적용 대상인 ‘방송’의 정의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변재일 의원안은 ‘인터넷 동영상 방송’을 ‘이용자에게 실시간 또는 비실시간으로 방송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데이터, 영상, 음성, 음향 및 전자상거래 등의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송’으로 정의하고 있다. 통합방송법은 ‘방송콘텐츠’를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시청자에게 송신되는 영상, 음향, 데이터 등과 이들로 조합된 방송내용물’로 정의하고, ‘정보통신망에서 방송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판매, 제공하는 자’를 ‘부가유료방송사업자‘로, 부가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 판매하는 자’를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위 개정안들이 규정한 기준에 의하면 사실상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송되는 모든 시청각 콘텐츠가 ‘방송콘텐츠’가 되고, 소규모 MCN이나 크리에이터들을 비롯해 아프리카 TV의 BJ, 유튜버, 나아가 SNS에 실시간 동영상을 올리는 일반인들까지도 방송사업자로 정의될 수 있다. 통합방송법 초안의 경우 이러한 콘텐츠도 공익성, 공정성 등 일정한 공적 책임을 부담하고 엄격한 내용규제 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국가를 통해 영향력의 독점권을 부여받은 방송사업자들이 아닌 일반인이 제작한 표현물에 공익성을 강요하고 국가가 엄격한 내용규제를 하는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생리를 고려하지 않은 실효성 없는 법안은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는 곧 인터넷 이용자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것

통합방송법은 동영상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 판매하는 플랫폼이라면 ’’부가유료방송사업자’가 되어 과기부의 ‘승인’ 및 주기적인 재승인 심사 대상이 되고, 외국인 등의 진입 및 일정 지분 이상의 소유가 금지되는 등의 규제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은 부가유료방송사업과 인터넷방송콘텐츠사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은 인터넷 서비스가 국경을 초월하여 이루어진다는 면을 간과한 실효성 없는 규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포털과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다수의 인터넷 서비스들이 동영상 유통 플랫폼 기능을 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모두 방송사업자로 포섭하여 강한 규제의 영역으로 끌어오게 되면 결국 국내 사업자만 성장 동력을 잃고 말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방발기금이나 각종 방송사업자의 의무를 부담시키는 법안도 마찬가지이다. 방송사업자와 달리 존립이 보장되지 않는 무한 경쟁 시장에서 어렵게 성공하더라도 공적 지위가 되어 각종 책임과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결국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강화는 국내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는 곧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

최근 각종 인터넷 서비스 규제 법안들이 제안이유로 내세우는 사업자간 규제 비대칭성 혹은 역차별의 해소는 정당한 입법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존의 규제 자체가 적정한 것인지, 적정하다면 기존의 규제를 새로운 매체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만한 동일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그간 방송 매체가 강력한 규제를 받아왔던 것은 한정된 소수의 사업자만이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인데, 통신기술의 발달로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어 그 영향력이 분산되고 있다면, 오히려 기존의 불필요한 방송 규제를 완화하여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도 모색해볼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형식의 매체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 국회는 기존의 매체와 성격이 다른 새로운 매체를 기존의 개념에 무리하게 포섭하여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2018년 9월 1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8/09/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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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의 가짜뉴스와의 전쟁 선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쟁 선포

정부, 여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2일 이낙연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민감한 정책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나돈다”면서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으로서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하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이후 ‘북한 국민연금 요구설’, ‘정상회담 대가로 85조 지원’, ‘문재인 치매설’ 등을 포함한 ‘가짜뉴스’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이 밝혀졌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는 15일 구글 코리아를 방문해 이러한 내용이 담긴 100여 개의 유튜브 영상의 삭제를 요청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6일, 검찰에 ‘가짜뉴스’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지시하면서, 고소·고발 접수 전이라도 적극적 인지수사에 착수하고, 또한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삭제요청 권한 규정 및 언론보도를 가장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의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정부, 여당이 나서서 국민의 표현물을 검열하고 내용의 ‘허위성’을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민주적 행태이며, 이에 대한 깊은 실망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허위’, ‘진실’ 여부를 기준으로 한 표현물 규제와 처벌은 표현의 자유 침해

어떠한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끝내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기 어렵거나 조작, 은폐되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누구도 어떤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종국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기에 ‘허위성’을 이유로 함부로 표현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법원 판결에 반하는 주장은 명백히 허위이므로 규제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법원 역시 어떤 사안에 대하여 진실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떤 사실이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역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으나, 이들의 주장은 점차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실을 주장하는 자가 당시까지 그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처벌되거나 그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차단되어야 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일체의 의혹 제기와 토론을 통한 진실 발견의 기회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표현물 검열, 심각한 반민주적 행태

정부나 국가권력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허위 표현자는 색출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반민주적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국가의 표현물 검열은 반정부적 여론을 차단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된다. 현재 정부, 여당 역시 ‘사회 통합 저해’, ‘국민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대통령과 관련한 ‘건강이상설’, ‘자녀 취업특혜설’이나, ‘남북정상회담 대가 지원설’, ‘북한 국민연금 요구설’과 같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반정부적 표현을 주 표적으로 삼아 엄정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권력과 자원을 누구보다 막강하게 보유하고 있고, 근거 없는 공격에 대하여는 보다 신뢰성 있는 정확한 정보를 유통함으로써 반박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정치권력은 근거 없고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스스로 끊임없이 검증하며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존재다. 정권에 대한 부정적 표현물을 일방적으로 금지, 차단하고 반대자를 처벌하는 행태가 어디서 주로 벌어졌는지를 상기하여야 한다. 현재 정부, 여당의 행태는 박근혜가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고 선언한 뒤 박근혜의 사라진 7시간 행적에 대한 의혹제기에 대한 본격적 검열이 시작되고, 방심위가 ‘천안함 조작설’, ‘세월호 사건 국정원 개입설’, ‘사드 전자파 유해설’ 등을 주장한 인터넷 게시글을 ‘사회질서 혼란’을 이유로 삭제하도록 했던 전 정권과 다르지 않다.

 

이미 위헌으로 선언된 허위사실유포죄를 부활시키려는 정부, 여당

표현의 자유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한, 정확한 주장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표현 자체가 가지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과 해악이 분명하지 않다면, 근거 없고 무책임한 주장이라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정신이다. 이러한 표현이라 할지라도 특정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논쟁과 토론, 검증을 통해 진실이 보다 탄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사실유포’를 처벌하는 조항에 대하여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고 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임을 선언하였다.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의 가짜뉴스 대응 조치들은 이러한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정부의 역할은 ‘진짜뉴스’가 더 많이 흐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허위성’을 이유로 이를 정면으로 금지, 처벌하는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이 가짜뉴스 규제 입법례로 인용되나, 이는 모든 불법정보, 특히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를 선동하는 표현물에 대한 것이지, 내용의 ‘허위성’을 이유만으로 규제되지는 않으며, 더군다나 정부나 대통령을 공격하는 표현물은 그 대상이 아니다.

정부에 의한 정보의 일방적 차단은 오히려 정부의 민주성에 대한 불신과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2017년 3월 3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은 가짜뉴스 대응에 관한 공동 성명에서 정부의 가짜뉴스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을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은 보다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이 더욱 자유로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위협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

2018년 10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18/10/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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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활동을 하는 국제인권기구인 아티클 19(Article 19)은 지난 5월 10일, 대한민국에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비롯한 형사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티클 19은 본 성명에서 형사 명예훼손죄가 한국의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 정부가 국제법과 국제기준을 준수하여 모든 국민이 자유로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티클 19은 명예훼손의 형사범죄화는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음을 밝히며, 형사 명예훼손죄는 역사적으로 권력자들이 공개적 토론을 제한하고 비판을 억압하며 소수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데에 자주 이용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고 민사적 구제수단으로 해결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될 수 있는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했다. 진실한 사실을 밝힘으로 인해 훼손되는 명예는 한 사람이 처음부터 가질 수 없는 ‘허명’에 불과하므로, 이를 법적으로 보호하거나 방어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진실한 사실의 적시는 소송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안에 있어 사실들은 본질적으로 복잡미묘하고, “진실”이 항상 최종적으로 증명될 수는 없는 것이기에, 피고인에게 진실의 입증을 요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축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우리 사회의 발전적 감시와 고발을 마비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 폐지 법안(유승희 의원안금태섭 의원안)이 발의되어 있다. 지난 4월에는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촉구하는 법률가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폐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대표적 국제인권기구인 아티클 19의 이번 성명 발표는 큰 의미가 있다. 국회는 이러한 국제적 관심과 우려에 귀 기울여 현재 계류되어 있는 폐지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018년 11월 1일

사단법인 오픈넷

– 첨부(PDF).
아티클 19, 한국의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국문)
아티클 19, 한국의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영문)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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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형사 명예훼손죄는 표현의 자유를 위협한다

2018. 5. 10.
아티클 19

아티클 19은 대한민국에 진실한 사실을 유포한 경우에도 형사범죄화하고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비롯한 형사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한다. 이 조항들은 대한민국 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정부는 자국법이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하도록 보장하고, 또한 모든 국민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자유로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아티클 19의 집행이사 토마스 휴즈는, “대한민국의 형사 명예훼손죄는 공권력 남용을 밝히거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행위를 비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상시적인 위협이 된다.”고 하며, “특히 징역형과 같은 과중한 형사처벌의 위험은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위축효과를 가져온다. 정부는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우선 형사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고 민사적 구제수단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형법 제307조부터 제312조는 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모욕죄를 포함한 각종 “명예에 관한 죄”를 규정하고 있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최대 7년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최대 3년의 징역에 처해진다. 이 경우 진실의 항변은 피고인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시였음을 입증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또,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에도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아티클 19은 이러한 조항들이 정부 관료를 비판하는 자들을 형사고발하는 데에 자주 이용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행정부처에 의한 정치적 방해를 주장하거나, 유출된 정부 문건에 대하여 보도한 자들, 정부의 위기 대응을 비판하거나, 공무원의 사생활에 대한 언급을 한 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우도 있었다. 형사상 명예훼손 사건들은 피고인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판단되면서 무죄 판결로 종결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언론인, 사회운동가, 인권변호사 등에 대한 고발들은 언론 보도, 대중 담론 형성, 그 밖의 표현의 자유 행사에 위축 효과를 가져왔다.

한국의 다른 법들도 형법과 유사한 명예에 관한 죄를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형법의 사실 적시 구조와 동일한 방식의 온라인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선거법에는 정치적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옥죄는 데에 이용될 수 있는 ‘후보자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 형사처벌 조항이 있다.

아티클 19은 형사 명예훼손죄 조항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해왔다. 정부는 반드시 오로지 필요한 경우에만, 가장 덜 제약적인 수단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여야 한다. 그 내용을 불문하고 표현의 범죄화는 이러한 원칙에 위배된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들은 형사 명예훼손죄가 주로 권력자들이 공개적 토론을 제한하고, 비판을 억압하며, 소수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데에 자주 이용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신중히 입안된 민사상 명예훼손 규정들이 공개적 적시나 타인간 통신을 통해 이루어지는 명예훼손 문제를 구제하는 데에 적합하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 한 사람이 처음부터 가질 자격이 없는 명예는 법적으로 보호하거나 방어할 수가 없는 것이기에, 진실한 사실의 적시는 소송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실 적시의 경우를 소송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해도 이것이 곧 사생활 보호 등 다른 목적을 위한 소송 가능성을 배제시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경우에, 논란이 된 진술이 실질적으로 진실임이 판명되면 피고인은 모든 책임을 면제받아야 한다. 또한 공공의 관심사안에 대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원고나 고소인이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해당 사실의 적시가 허위임을 입증하여야 한다.

확실한 진실의 입증을 요구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안에 있어 사실들은 본질적으로 복잡미묘하며, “진실”이 항상 최종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진실이라는 기준은 표현의 자유에 있어 심대한 위축효과를 가져온다.

공공의 관심사안에 관한 사실의 적시가 허위로 판명된 경우에도, 피고인들은 합리적 공표의 항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항변은 피고인의 지위와 상황을 고려하여 그러한 방식과 형태로 자료를 공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 성립된다.

개별 사건에서 그 공표가 합리적이었는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법원은 대중의 공적 관심사안과 관련한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과, 대중이 그 문제에 관련한 정보를 적시에 수신할 권리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합리적 공표의 항변은 모든 매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대중에게 유통하는 일에 정기적,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모든 자연인과 법인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디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이와 동등한 책임 기준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최근 몇 년간 명예훼손의 비범죄화에 대한 합의는 날로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희의 일반논평 34호는 명예훼손의 비범죄화와 더불어 현행 형사조항은 “가장 심각한 사건”에만 적용되도록 하고 진실의 항변을 허용하며 징역형에 이르도록 하지 말 것을 각국에 촉구했다. 인권재판소, 국제 및 지역 인권기구들과 UN 인권 임무수임자(mandate-holders) 역시 형사상 명예훼손죄 조항의 폐지, 개정을 요구했다. UN 인권이사회, UN 인권위원회, 표현의 자유 보호 및 증진을 위한 UN 특별보고관 모두 한국의 명예훼손죄 기소 규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를 고려하고 현행 형사법 조항을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맞게 적용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휴즈는 “전세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형사상 명예훼손죄는 부자들과 권력자들이 그들의 비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자들을 침묵시키는 좋은 도구로 이용된다”며, “다행히도 이러한 법들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데에 전세계가 점점 더 합의를 이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 2018/11/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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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열린정부 파트너십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의 11월 5일 개막

– 오픈넷, 명예훼손·판결문공개·가짜뉴스 규제 등 논의

 

오늘 11 5(서울에서 “2018 열린정부 파트너십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의(2018 OGP Asia-Pacific Regional Meeting)”가 개막합니다이번 OGP 아태지역 회의는 11 5() ~ 6(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됩니다.

OGP(Open Government Partnership)는 세계 각국의 정부가 투명성을 증진하고시민들의 의사결정과정 참여를 촉진하며부패를 방지하고새로운 기술로 거버넌스를 증진하도록 하는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원제 국제기구입니다한국은 지난 2011 OGP에 가입했으며행정안전부 소관으로 2년에 한 번씩 ‘국가행동계획(National Action Plan, NAP)’을 수립제출하고 있습니다사단법인 오픈넷은 ‘대한민국OGP포럼’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행정안전부와 함께 지난 2년간 열린정부에 시민참여를 독려하고 판결문공개 제도에 대한 공약을 제출하는 등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국가실행계획을 도출하기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번 OGP 회의 때 다음과 같은 국제 워크숍에서 정부투명성 강화와 시민단체들의 정치참여를 북돋는 방법을 국내외 인사들과 논의하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워크숍 일정 안내]

11 5(오후 1:30 ~ (https://sched.co/IBCM)

“시민사회 참여를 제약하는 규제들에 대한 창의적인 대응(Creative Responses to Shrinking Civic Spaces)

–  시민단체들의 활동공간을 제약하는 다양한 법들 즉 가짜뉴스 규제, 명예훼손법, 정보매개자책임법,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규제에 대해 논의합니다.

 

11 6(오후 3:00 ~ (https://sched.co/HYhj)

“투명성이 시민사회 참여에 해를 주지 않도록 하기(Do No Harm : Promoting Civic Space While Pursuing Transparency)

–   투명성의 요구가 곡해되어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상황들에 대해 논의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금품관리법이 1천만원 금액 이상의 모금행위 자체를 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문제, 정치자금법이 과도하게 입법활동의 지지를 막는 문제 등을 논의합니다. 한국에서는 고려대학교 박경신 교수와 행정안전부 김용찬 사회혁신추진단 단장이 패널로 참여합니다.

 

11 6(오후 4:30 ~ (https://sched.co/HYhs)

“혁신에 집중하기(Spotlight on Innovations: New Frontiers of Open Government)

–  사법농단의 시대에 판결문공개가 법치주의 유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되돌아보고 고려대학교 박경신 교수가 남서울대학교 강장묵 교수(2017 인공지능 R&D 챌린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를 모시고 좌담을 통해 인공지능과 판결문공개가 사법감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 위 워크숍 참가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박경신 교수에게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email protected])

 

문의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월, 2018/11/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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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구형 유감

아동음란물의 제작자나 유포자가 아닌 정보매개자 처벌은 신중해야

 

2018년 12월 7일 검찰은 자사 서비스에서 아동음란물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에게 재차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2015년 11월 4일 이 전 대표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이하 ‘아청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기소 사유로 이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재직할 당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서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아 2014년 6월 14일부터 8월 12일까지 ‘카카오그룹’에서 7,115명에게 아동음란물이 배포됐다고 했다. 이후 2016년 5월 검찰은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으나, 선고를 앞둔 당시 재판부가 아청법 조항이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2015년 8월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해 재판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18년 6월 현행 아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하여, 2년만에 중단되었던 재판이 재개된 것이다.

아청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하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1] 아청법 시행령 제3조는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2호는 일반적으로 금칙어(키워드)나 해쉬값에 기반한 필터링을 의미한다.

2016년 11월 10일 발표한 검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1) 음란물을 신고하려면 설정 → 도움말 → 문의하기 → 그룹생성오류 → 유해게시물신고의 5단계나 거쳐야 하므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상시적 신고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으며, 다음으로 (2)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는 이용자 본인을 소개하는 프로필에 음란물을 상징하는 단어를 금지어로 등록했고, 카테고리를 등록할 때 사용하는 단어에도 금지어를 등록해놨지만, ‘카카오그룹’은 그런 기능이 없으므로 아청법 상의 “필터링”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시적 신고 기능은 법에 의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갖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므로, “5단계라서 접근성이 떨어져” 범죄가 된다는 검찰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금지어 필터링의 경우에는 검찰이 지적한 기술만으로는 아동음란물을 효과적으로 필터링하기가 어려워 그 기술의 도입 여부로 범죄성부가 결정될 수는 없다. 키워드를 조금이라도 바꾸면 무용지물이 되는 데다가 아동음란물에만 국한된 키워드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로리”라든지 “교복” 같은 키워드를 사용하는 콘텐츠가 반드시 아동음란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이렇게 부실한 필터링의 도입 여부가 범죄 성부를 결정한다는 해석이 올바른 법률의 해석인지 의문이다.

사실 카카오와 같은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음란물을 완벽하게 필터링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이용자가 공유하는 모든 이미지와 동영상의 내용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카카오그룹과 같은 폐쇄형 SNS에서는 이용자의 통신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침해일 뿐만 아니라 사인에 의한 “감청”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인데다가, 육안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하더라도 아동음란물은 법적인 개념이고 음란물인지 아닌지는 맥락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자의적으로 기술적 조치를 특정해서 ‘이 기능을 도입 안 했으니 범죄’라고 한다면 카카오가 모든 콘텐츠를 육안으로 모니터링했어야만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던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에 다름 아니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 즉 정보매개자에게 특정 불법정보를 찾아내서 삭제하라는 의무를 지운다면, 결국 그 사업자는 플랫폼 상의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사업자에 의한 사적 검열을 의무화 하는 것이고, 자유로운 정보유통과 공유라고 하는 인터넷의 기본 철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매개자도 기여 정도에 따라 제작자나 유포자, 또는 방조자로 처벌하면 되는데, 사전적인 필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정보매개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정보매개자를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범죄자와 동일시하여 과도한 형사책임을 지우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이 오픈넷은 검찰의 이석우 카카오 전 대표에 대한 아청법 위반 구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법원은 인터넷 생태계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이번 사건에 대해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1] 제17조(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
①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 또는 중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전송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키고자 하였으나 기술적으로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시행령 제3조(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발견을 위한 조치)
① 법 제17조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란 다음 각 호의 모든 조치를 말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서 정한 조치를 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

2019년 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수, 2019/01/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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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은 2018.12.26. 아래와 같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권미혁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PDF: 전기통신사업법_일부개정법률안_의견서_오픈넷

 

『전기통신사업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주요내용

○ 웹하드 사업자가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하는 정보의 대상을 모든 불법정보로 확대하고, 현행 시행령에 있는 기술적 조치에 관한 사항을 법률에 명시하여 건전하고 안전한 정보통신망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자 함(안 제22조의3제1항제2호)

 

2. 반대의견

가. 합법정보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 침해

○ 2호 나목과 같이 이용자의 검색 및 송·수신 제한 조치의 경우 제호가 정해진 저작물과 달리 불법정보에 국한되는 검색어를 특정할 수 없어 합법정보의 검색 및 송·수신마저 어려지게 됨. 또한 검색어(키워드) 제한 조치는 초성이나 특수문자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쉽게 우회가 가능함. 결국 불법정보 유통 방지에는 전혀 실효성이 없으면서, 합법정보의 공유는 크게 제한되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및 정보접근권을 침해하게 됨

나.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 침해

○ 현행법에 의하면 웹하드 사업자는 불법음란정보에 대해서만 기술적 조치를 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음란물 DB에 기반한 필터링이 가능하기 때문임. 그러나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의 모든 불법정보에 대한 DB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DB를 만드는 것도 시간·비용·기술적으로 불가능함

○ 또한 개정안의 기술적 조치들은 저작권법 제104조 특수유형 OSP가 취해야 할 조치들과 거의 동일한데, 합법정보인 저작물에 대해서는 권리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조치를 취하게 되어 있음. 그런데 사업자가 권리자, 피해자, 수사기관 등의 요청 없이 선제적으로 모든 불법정보를 인식하여 차단하려면 모든 정보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불법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 또한 불가능함

○ 현행 시행령 [별표 3]에 의하면 부가통신사업자 등록 단계에서 위 기술적 조치를 (1) 24시간 상시 적용하고, (2) 사업자의 모든 복제‧전송 관련 장비 및 서비스에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음. 게다가 기술적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뿐만 아니라 등록 취소까지 가능함. 결론적으로 불가능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하고 위반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어 웹하드와 P2P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함

다.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

○ 불법정보 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의 상시 적용은 한-EU FTA 제10.66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일반적 감시의무의 부과에 해당함. 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며, 한-EU FTA의 기반이 된 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지침(Directive 2000/31/EC)은 모든 불법정보(저작권 침해 정보, 음란 정보, 아동 포르노물)에 대한 일반적 감시의무를 금지하고 있음. 오픈넷이 성안과정에 참여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도 정보매개자에게 적극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가 금지되는 이유는 사적 검열에 의한 온라인 표현의 자유 침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정보게시자가 아닌 제3자인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 비례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임

○ 게다가 저작권법 제104조 제2항에 의해 특수유형 OSP의 범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고시에 의해 정해짐. 앞으로 행정기관의 판단에 의해 특수유형 OSP의 범위가 유튜브, 앱마켓, 클라우드 서비스 등 모든 정보공유 플랫폼으로 무한히 확장될 가능성이 있음

 

3. 결론

○ 권미혁 의원 대표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 그리고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며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이상과 같이 반대함

 

목, 2018/1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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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은 2018.12.26. 아래와 같이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권미혁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PDF: 정보통신망법_일부개정법률안_의견서_오픈넷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에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른 촬영물(이하 ‘불법촬영물’이라 함)이 유통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과태료 혹은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음. (* 개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에서는 ‘과태료를 부과’라고 하고 있고, 법률안 본문에는 ‘76조(과태료)’ 부분에 신설한다고 되어 있으나, 신구조문대비표에는 ‘73조(벌칙)’ 부분에 신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제안이유 부분에서는 ‘처벌 규정’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위반시 부과되는 것이 행정벌상 과태료인지, 형사처벌상 벌금인지가 불명확하고, 그 오류가 심대하여 폐기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2. 본 개정안의 입법목적은 현행 법제로도 달성 가능함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법촬영물에 대한 임시조치를 강제하여 불법촬영물의 유포, 확산을 방지하게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

그러나 불법촬영물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상의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로써 삭제 혹은 임시조치 대상정보이고, 이는 동조 제2항상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없이 삭제, 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정보에 해당하며 이는 의무규정으로 해석되고 있음.

즉, 현행 규정에 따르더라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불법촬영물에 대한 삭제요청을 받은 경우에는 이를 삭제 혹은 임시조치할 의무가 있음. 또한 판례에 따라 이러한 요청이나 신고가 있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불법정보가 유통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경우에는 일정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있음. (대법원 4. 16. 선고, 2008다53812, 판결 등)

 

3. ‘유통되는 경우에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규정임

‘정보통신서비스’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며,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무궁무진한 양의 정보를 시시각각 교환하는 플랫폼임. 이러한 정보통신서비스 내에 불법촬영물 등의 각종 불법정보는 필연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수밖에 없음. 따라서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서비스 내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정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법적으로 부당함. 따라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분담하여야 할 책임의 범위 또는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도 기본권 제한의 한계원칙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잉금지원칙 또는 비례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 즉, 적어도 특정한 불법촬영물 정보가 신고 또는 삭제요청이 되어 해당 불법정보의 존재와 위치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방치한 경우에 한정하여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여야 함.

그러나 본 개정안은 ‘불법촬영물이 특정되어 신고, 삭제요청된 경우’ 혹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특정 불법촬영물을 인식한 경우’를 넘어, ‘유통되는 경우’에 임시조치 의무를 발생시키고 위반시 책임을 부과하고 있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고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촬영물이 서비스 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위와 같은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규정임. 또한 현행 임시조치 규정에 따르면 적어도 삭제요청이 있는 경우 의무가 발생하는데, 개정안은 사실상 선제적으로 서비스 내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음. 그러나 이러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모든 이용자들이 교환하는 정보의 내용을 검열하도록 하고, 이는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할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위험이 큼.

 

4. 결론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키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및 이용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은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함.

 

목, 2018/12/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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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8년 10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논의와 대안에 관한 연구」(윤해성, 김재현) 보고서는 진실을 말하는 행위를 범죄화하고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존치와 폐지의 이론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본 보고서는 각종 국제기준과 국제기구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비범죄화를 촉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제34호 일반의견(General Comment No.34, 2011. 9. 12.)에서 우리나라도 비준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인권규약 (자유권협약) 제19조의 “의견형성과 표현의 자유” (Freedoms of expressions and expression) 부분을 해설하고 있다. 그 제47번째 문단에서, 형사범죄로서의 명예훼손죄의 실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a)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범죄로 처벌해서는 아니됨.

(b) 허위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에도 악의(내지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형벌로 처벌해서는 아니됨.

(c) 정부에 대한 비판 또는 의견 표명을 한 개인을 명예훼손범죄로 처벌해서는 아니됨.

(d) 사실적시 여부를 떠나 모든 형태의 명예훼손에 대한 범죄화는 바람직하지 못함.

(e) 범죄로서 명예훼손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처벌은 극히 중대한 사건으로만 제한되며 그러한 경우라도 구금은 적절한 처벌이 되어서는 아니됨.

이러한 인권규약의 해석에 따라, UN 총회 산하의 UN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및 여성차별철폐위원회(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를 포함하여 다수의 국제인권기구들은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에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철폐할 것을 권고해 왔다.

UN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한국의 형법상 명예훼손의 규정이 존재함에 따라 형사절차로 인한 체포에의 위협과 재판 전 구속의 위협, 높은 비용의 형사재판에의 부담, 과도한 벌금부과, 구금, 형사기록의 전과로 인한 위험과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절대 형사 범죄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징역과 같은 구금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되므로, 형법전에서 삭제, 즉 폐지하고 민사법에 해결할 것을 권고하였다. UN 인권이사회의 대한민국에 대한 UPR 워킹그룹 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의 내용을 볼 수 있다. 2018년에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따라 이행감시체제로 설립된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제2차 피해의 요인 내지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신고 및 법적 조치를 취하는데 한국의 명예훼손죄의 규정이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취지로 다루고 있다.

한편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점을 강조하여 2001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다. 이에 따라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은 형사법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였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유인즉,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형벌보다는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특히 명예훼손에 대해 징역형을 부과하는 형사법 규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교법적으로 검토하여도 명예훼손을 형법상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는 많지 않으며, 더욱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명예훼손죄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임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허위인 경우에 성립되므로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도 명예훼손 처벌규정이 있지만 적시된 사실이 진실임을 입증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2010년 1월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면서, 당시 영국의 법무장관은 “선동죄와 반정부 명예훼손죄,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을 오늘날처럼 표현의 자유가 권리가 아니었던 지나간 시대의 이해할 수 없는 범죄”라고 폐지 이유를 밝혔다. 또한 미국의 경우, 명예훼손은 대부분 민사적인 방법에 의하여 해결되고 있고 일부 주는 명예훼손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제 적용되는 예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에서도 허위의 사실에 대해서만 명예훼손책임이 인정되고 진실한 사실은 면책된다. 일본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 우리보다 비교적 높은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만 위법성조각사유에서 공공성이 있는 경우에 사실여부를 판단하여 진실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처벌하지 않고 있는 구조이다. 또한 일본은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규정하여 공소 제기 전에는 공공의 이해로 보아 범죄의 성립이 부정되나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 비로소 사실여부를 판단하여 진실이면 처벌을 하고 있지 않는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반의사불벌죄로규정하고 있어 이런 점에서 우리와 다르다.

또한 본 보고서는 형법이론 및 헌법적 관점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명예훼손죄는 헌법상의 기본권인 명예권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 발생하는 기본권 간의 충돌 문제이다. 개인의 인격권 또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이자 법익이지만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위 ‘허명’까지 보호하게 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즉, 허명을 포함한 명예와 진실한 표현 사이의 비중을 평가하면 진실한 표현을 보호할 필요가 더 크다고 할 것인데, 본조는 이러한  헌법상의 비례성의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여 헌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 및 최후수단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허명을 형벌로써 보호하는 것은 과도하며, 이렇듯 형벌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이익보다 형벌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이 현저하게 클 경우에는 비범죄화를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고 있다.

한편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행해진 경우에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규정이다. 본 조문을 반대로 해석하면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형사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는 헌법 유보조항 및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지, 공공의 이익에 관해서만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즉, 자유권이란 임의적 자유이고, 어떠한 목적 실현을 위한 자유가 아니다. 기본권적 자유가 국가목적이나 공익실현의 목적에 종속되어 그 결과 개인이 자신의 자유를 국가공동체에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행사해야 한다면 그것은 자유권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형법 제307조 제1항은 마치 표현의 자유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때에만 허용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헌법에 위배된다.

보고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론이 전 세계적인 주류이고 우리나라의 현행 형법상 사실적의 명예훼손죄가 헌법에 위배되고 법논리적 오류를 가지고 있는 이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존치시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부당하므로 장기적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물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존치시키고 위법성 조각사유의 확대해석 및 요건을 넓혀 비범죄화의 범위를 넓히거나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엄격한 해석을 통해 사생활을 침해하는 범위 내에서만 처벌할 수 있도록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집적된 판례의 논리를 짧은 시간 내에 변경시키기는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범죄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상 민주주의의 초석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부정할 수 없다. 나아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명예훼손죄를 비범죄화하거나 최소한 비구금형으로 하고 있음은 명예보호를 위해 형벌 이외에 다른 수단, 즉 손해배상이라는 민사적 제재가 보다 효과적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사생활을 보호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범죄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투를 비롯한 수많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을 위축시키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해악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형사정책연구원과 같은 국책 연구기관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법적 문제점 및 국제기준, 국제 동향을 자세히 분석하여 폐지가 보다 타당한 방향이라는 결론의 보고서를 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국회와 법무부는 형벌 만능주의와 현상유지적 태도를 벗어나 정책 연구기관과 국제사회의 명예훼손 비범죄화에 대한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 이 글은 슬로우뉴스에 기고했습니다. (2018.12.27.)

이 글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논의와 대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윤해성, 김재현)를 ‘공공누리'(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에 따라 요약, 소개한 것입니다. 보고서 원문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 2018/12/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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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의 가짜뉴스 삭제 요청 거부 결정을 환영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지난 금요일 (2018. 11. 30. 제76차 통신소위), 허위정보로 신고된 유튜브 영상 및 게시글을 심의하고 ‘해당없음’ 결정했다.이른바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삭제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오픈넷은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물을 일방적으로 삭제, 차단하는 가짜뉴스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치임을 강조해왔다. 방심위의 이번 결정은 정부, 여당의 과도한 가짜뉴스 대응에 제동을 걸고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의 근본적 의미를 숙고한 것으로써 환영할 만하다.

삭제 요청된 정보 21건의 내용은 ‘문재인 치매설’을 포함하여 대부분 대통령에 대한 비방이나 정부 대상 음모론이었으며, 이 중 14건은 경찰이 삭제를 요청한 것이었다.(관련기사). 이에 대하여 방심위 통신소위는 허위정보라 할지라도 ‘사회적 혼란 야기’와 같은 모호한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함부로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특히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 역시 “표현 내용의 타당성을 차치하고 국가기관이 ‘허위사실’이나 ‘사회질서 위반’을 판단하여 표현물을 심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모은 것은, 정치적 견해를 떠난 진정한 진보적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심의에 앞서 열린 통신특별위원회에서도 같은 취지에서 만장일치로 ‘해당없음’ 의견이 제시되었다.

전광삼 소위원장은 “설령 허위정보라고 하더라도 규제를 한다고 해서 걸러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반론과 재반론을 거쳐 자연스럽게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위원은 “가짜뉴스의 해법은 정보 차단으로 해결될 수 없다. 허위정보를 검증하려는 언론의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가짜뉴스 규제론이 횡행하는 가운데, 규제기관에서 이처럼 표현의 자유의 의미 및 규제의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한 것은 큰 의의가 있다. 이번 방심위의 결정이 앞으로 정부, 국회의 무분별한 가짜뉴스 규제론을 재고하는 선진적인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18년 12월 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화, 2018/12/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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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 2018년 겨울호 (Vol.149), 언론중재위원회

가짜뉴스 규제법의 헌법적 분석 및 해외 동향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1. 들어가며 범람하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

최근 정치권에서 ‘가짜뉴스’를 사회악으로 지목하고 엄정한 대응에 나서며 강력 규제론이 대두되고 있다. 허위정보의 유포는 역사적으로 늘 존재하여 왔으며 새로운 경향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로 올수록 기술의 발달로 합성과 같은 조작이 용이해지고, 또 인터넷을 이용하여 누구나 쉽게 정보의 생산자 역할, 즉, ‘미디어’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한 전파력 때문에 정보의 영향력이 커지자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적으로는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의제 선점과 정보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가짜뉴스와 관련하여 22개의 법안이 계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대표적인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 2012927)”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 2014625)”이다.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은 가짜정보를 ‘정부기관 등(언론중재위원회, 법원,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로 규정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짜정보의 내용을 공고하도록 하며, 가짜정보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생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가짜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지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유통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가짜뉴스 유통한 자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며, 역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모니터링, 임시조치,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른 가짜뉴스 관련 법안들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규제 대상 “가짜뉴스” 혹은 “허위정보”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한”, “거짓의 사실 또는 왜곡된 사실”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일부는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제재, 조치들도 대체로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다.[1]

이하에서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의 헌법적 분석 및 해외 규제 동향을 통해 가짜뉴스 규제론의 문제점을 진단하기로 한다.

 

2. 가짜뉴스 규제 법안의 헌법적 분석

. 규제 대상 정보 정의 규정의 불명확성

헌법상 명확성 원칙이란, 법률을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자에게는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집행자에게는 객관적인 판단지침을 제공하여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집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에서 특히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수반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하여 이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즉,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되어,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요구된다.[2]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체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대상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목적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한정적 개념이 될 수 없다.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는 수신자를 전제하고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목적성을 띠고,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은 대부분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며, 오히려 이를 목적하지 않은 표현을 분류해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가 ‘언론’이고 ‘보도’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불명확하다. ‘언론보도’가 법에 따라 등록한 언론사만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시민 누구나 팩트 전달, 자료 분석, 기사 퍼나르기 등 ‘언론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사실이 적시될 수도 있다. 개정안들에 따르면 타 언론사를 사칭함이 없이 일반 시민이 이러한 언론활동을 하는 것, 혹은 언론보도의 형식을 취하거나 기존 보도 이미지에 합성을 한 유머나 패러디까지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으로써 규제 대상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형사처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는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면서 ‘어떠한 표현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의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판단주체가 법전문가라 하여도 마찬가지이고,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현재의 다원적이고 가치상대적인 사회구조 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상황이 문제되었을 때에 문제되는 공익은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익간 형량의 결과가 언제나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도 아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범자인 국민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허위의 통신’ 가운데 어떤 목적의 통신이 금지되는 것인지 고지하여 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의 요청 및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3]

현재 가짜뉴스 규제법안들 역시, 규제 대상 정보가 무엇인지 표현주체인 국민에게도, 감시 및 차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도, 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판단하거나 유포자 등을 형사처벌하는 국가기관에게도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기준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에 의하여 남용될 위험도 높다. 결국 가짜뉴스 규제법안들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여 규제되지 말아야 할 표현물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도록 하는 위헌적 법안들이라 평가될 수 있다.

 

. 내용의 허위성을 기준으로 한 표현물 규제의 위헌성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개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어떠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종국적으로 판가름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 역시 위 전기통신기본법 위헌소원에서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는 보충의견을 낸 바 있다.

판단의 실질적 곤란함과 동시에 과연 누가 ‘판단자’가 될 것인가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박광온 의원안은 “정부기관 등(언론중재위원회,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를 규제 대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가기관이 명백하게 “허위”와 “진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이 결정에 따라 표현의 금지, 처벌 여부가 가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정·중재기관인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은 당사자간 합의에 기초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표현내용의 ‘허위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으로 삼기에 부적절하다. 법원의 판결 역시 어떤 사실에 대하여 당시까지 진실 증명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떠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는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또한 무엇보다 국가권력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허위 표현자를 색출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국가권력의 표현물 검열은 반정부적 여론을 차단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물을 규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높다. 따라서 표현물 규제가 가능하려면 이에 더하여 표현물을 규제할만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구체적인 해악으로 이어질 위험이 명백한 경우여야 한다.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허위사실 적시의 경우,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하다고 평가될 정도의 규제가 존재한다.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사실을 적시했다면, 그 사실이 허위인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형사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고, 경멸적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경우에는 ‘모욕죄’로 처벌된다. 이러한 명예훼손 법제에 기초해서 타인의 인격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임시조치 제도(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로 연간 약 45만 건의 글들이 차단되고 있다. 또한 선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나 비방의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와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처벌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선거법 위반 정보에 대하여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제82조의4), 이 제도로 20대 총선에서 약 1만 7천 건, 19대 대선에서 약 4만 건의 온라인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4] 만일 타 언론사를 사칭하여 허위의 기사를 작성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 도입이 논의되는 가짜뉴스 규제는 개인의 인격권 침해와는 연결되지 않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정보에 대한 규제다. 그런데 이러한 허위정보가 일방적으로 차단되고 표현자를 처벌해야 할만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표현물인지를 검토해보아야 한다.

위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사실유포’를 위헌으로 선언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객관적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의 표현임이 인정되는 때에도, 그와 같은 표현이 언제나 타인의 명예·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거나,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행위자의 인격의 발현이나, 행복추구, 국민주권의 실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단언하기도 어렵다.
(중략)
허위의 통신을 접한 국민은 그 표현내용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고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로서의 인터넷통신의 발달에 따라 정보수신자는 매우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특정한 표현에 대한 반론 내지 반박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통신’의 특수성, 즉 익명성과 무차별적 전파가능성 등에 의하여 위와 같은 가능성이 전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허위사실의 표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올바른 정보획득이 침해된다거나 범죄의 선동, 국가질서의 교란 등이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중략)
한편 허위사실의 표현으로 인한 논쟁이 발생하는 경우, 문제되는 사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참여를 촉진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공익을 해하거나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도 실제로 표현된 내용이 공익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적인 내용이거나 내용의 진실성 여부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닌 때, 내용의 허위성이 공지의 사실인 경우 등에는 그로 인한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기 어렵다.
(중략)
이와 같이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중략)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존의 확립된 사실 또는 관점에 반하는 사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이들과 같이,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 주체로 하여금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표현행위를 억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은 바,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하여 가벼운 사익의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표현이 억제된다면, 표현의 자유의 기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

즉, ‘공익을 해할 목적’의 불명확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허위사실의 유포로 발생하는 사회적 해악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이의 규제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본 것이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고 해도 진실 발견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명백히 왜곡되거나 조작된 허위 정보의 경우에도 대중의 적극적인 검증과 토론의 과정을 통해 진실이 보다 탄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그 공익적 기능이 있을 수 있다.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것은 올바르고 진실된 표현을 보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사상의 자유시장, 대중의 의사형성 과정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왜곡, 혹은 역사적으로 오랜 검증을 통해 일반적으로 ‘허위’라고 인식되고 있는 사실의 주장은 이미 대중들 사이에서 그 신뢰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일부 그 주장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그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허위의 표현’ 역시 일정한 보호가치가 있기 때문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차단하고 처벌해서는 안 된다.

 

. 제재의 과잉성

이렇듯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상 정보의 기준도, 규제를 정당화할만한 해악도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그에 대한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어 더욱 문제다.

개정안이 규정한 조치들은 ① 가짜뉴스를 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②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③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 추가하여 이용자들의 신고로 차단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논의한대로 ②와 같이 가짜뉴스를 행정기구의 판단에 따라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높고, 이에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규제 대상 정보인 ‘가짜뉴스’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③, ④와 같이 가짜뉴스를 일부 이용자들의 신고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유통을 차단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의 유통을 매개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유통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차단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 단위에는 무수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이 공존하며, 허위로 판정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시간짜리 동영상에 가짜뉴스를 다룬 내용이 5분 내외로 존재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동영상 전체를 삭제, 차단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문제없는 표현들마저 부당하게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3. 해외의 가짜뉴스 규제 동향

해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이를 정면으로 금지, 처벌하는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짜뉴스 규제 찬성론측에서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NetsDG)’을 가짜뉴스 규제법이라고 인용하고 있다. 이 법안은 독일법상 ‘불법’정보에 대하여 사법부의 판단 전에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가 신고를 받아 삭제·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법도 정보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불법’정보로 분류하는 규정은 없다. 독일 언론에서 문제삼는 ‘가짜뉴스’란 주로 독일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5]에 해당하는 정보, 즉,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정보를 의미한다. 따라서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은 이러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허위정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라 할 수 있고, 이는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사업자에게 일반적인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있지는 않고, ‘신고’가 되어 사업자가 구체적으로 인지한 특정 정보가 불법으로 판단되는 경우에야 비로소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마저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라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6]

말레이시아 의회는 지난 2018년 8월 16일,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작성한 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가짜뉴스 처벌법’을 폐지했다. 본 법안이 언론을 탄압하고 정권에 대한 비판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7]

최근(2018년 11월 20일) 프랑스 하원이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진 ‘정보조작대처법’(Les propositions de loi contre la manipulation de l’information)은 선거기간 동안 투표의 진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정보가 고의로, 그리고 대량으로 유포된 경우, 판사가 명령으로 이를 중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의사형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한다는 목적의 범위 내에서, 사법부의 판단으로 허위정보의 유포를 중지시키도록 하고 있는 것인데, 이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8]

한편 2018년 1월, EU 집행위원회는 HLEG(the High Level Expert Group)라는 전문가 자문기구를 발족하고,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에 따라 HLEG가 발행한 보고서[9]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공적, 사적 ‘검열’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 나가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표현 내용의 ‘허위성’을 기준으로 한 규제는 헌법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다. 전세계적으로도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적·강제적 규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위 EU 집행위원회의 HLEG 보고서는 ①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을 향상, ②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③ 이용자와 언론이 허위정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 마련, ④ 뉴스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 보장, ⑤ 허위정보의 영향력과 조치에 대한 지속적 연구 장려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양질의 정보가 보다 많이 흐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대응만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2017년 3월 3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은 가짜뉴스 대응에 관한 공동 성명에서 정부의 가짜뉴스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을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은 보다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이 더욱 자유로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10] 일방적인 정보 차단, 유포자 처벌과 같이 위헌의 소지가 높은 강제적, 억제적 규제보다는, ‘진짜뉴스’가 더욱 많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여야 할 것이다.

 


[1] 이하에서는 편의상 ‘가짜뉴스’로 통칭함.

[2] 헌재 1998. 4. 30 결정 95헌가16, 헌재 2002. 06. 27. 결정 99헌마480 등 참조

[3]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

[4]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현황(제19대 국선∼제19대 대선), 행정안전위원회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2018. 2.

[5] 독일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는 ‘공공의 평온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국적, 인종, 종교, 그 민족적 출신에 따라 특정되는 집단에 대하여…증오를 불러일으키거나 이에 대한 폭력적 또는 자의적 조치를 유발하는 자’를 처벌하는 내용이다. 국회입법조사처 현안보고서 제306호, “혐오표현 규제의 국제적 동향과 입법과제”(2017. 6. 12.), p. 19-21 참조

[6] 언론중재위원회, 해외언론법제연구보고서 제1권 제1호(2018. 8.), p. 68-69 참조

[7] “결국 폐지된 세계 최초의 ‘가짜뉴스 처벌법’ ”(국민일보, 2018. 8. 18.)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610391&code=61131311&cp=nv

[8] “프랑스 ‘정보조작대처법’, 결국 통과되다”(슬로우뉴스, 2018. 11. 21) http://slownews.kr/71699

[9] “A multi-dimensional approach to disinformation – Report of the independent High level Group on fake news and online disinformation”(European Commission, March 2018) https://ec.europa.eu/digital-single-market/en/news/final-report-high-level-expert-group-fake-news-and-online-disinformation

[10]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FAKE NEWS”, DISINFORMATION AND PROPAGANDA https://www.law-democracy.org/live/wp-content/uploads/2017/03/mandates.decl_.2017.fake-news.pdf

 

* 이 글은 『언론중재 (2018년 겨울호 (Vol.149))』에 기고한 글입니다.

월, 2019/01/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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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적인 ‘역외적용’론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국내 인터넷 사업자는 국내법상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준수해야 하지만 해외 사업자는 동일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이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업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이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나와 인기를 얻고 있다.

적반하장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들이다.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요청만 있으면 30일간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 임시조치제도,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삭제차단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 우리 국민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로서 자본금 1억원 이상이면 무조건 신고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가 그렇다. 또 불법물을 사전차단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당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의무조항들, 청소년유해물도 아닌 인터넷게임을 하려는 성인들도 실명 확인을 하라는 인터넷게임실명제, 이들 실명제를 위한 온라인상의 본인 확인 방식도 이동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고비용의 휴대폰 본인 확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강요하는 본인확인기관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PC방을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들의 전용회선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발신자부담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모든 온라인 결제와 행정민원 서명에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제도,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청소년은 잠을 자야 한다는 폭력적인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셧다운제, 진실이나 감정 표현도 불법물로 분류하는 명예훼손 법규가 국내 기업들을 괴롭혀 왔다.

이 법들이 공익적으로 좋은지 안 좋은지를 지금 다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들이 OECD 국가들 중 우리나라에만 존재하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역외적용론’은 마치 미국에서 1950년대에 법률로 유색인종들은 기차와 버스의 앞에 못 타게 했는데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백인들도 기차와 버스의 앞에 못 타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부르면서 외국기업에 부담을 돌리려 하는가? 갈라파고스제도로 사고를 쳐놓고 갈라파고스적인 해법을 내놓는 형국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에서 말한 법들 모두 애시당초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인터넷 기업에 적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어느 법도 그 적용이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2009년 구글이 유튜브의 한국세팅에서 게시기능을 떼어냈던 이유는 당시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실명제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당연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또 해외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망을 통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없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망사업자에 대한 권한을 통해 불법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불법영업을 하는 외국 웹사이트를 차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구글 본사가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안 한다고? 전기통신사업법상 징역 2년에 처해지는 범죄이고 유튜브 사이트는 이를 ‘교사 방조하는 정보’이므로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차단하면 된다.

법도 있고 집행력도 있는데 외국업체에 대해 집행하지 않는 이유는 규제당국 자체가 규제가 너무 갈라파고스적임을 알고 있어 집행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역차별’에 대한 해답은 자명하다.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 임시조치제도 등 갈라파고스적 제도들을 없애서 규제환경을 국제수준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관련 토론회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을 대표한 이상적인 발언이 나왔다. “규제가 규제를 낳고 있는 형국이다. 역차별 논의 반대한다.” 역차별론으로 더 이상 국민을 가두지 말라.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했습니다. (2019.01.03.)

월, 2019/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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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이용자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 침해하는 

개정안 2건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18. 12. 26. 사단법인 오픈넷은 권미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일부개정안 및 정보통신망법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웹하드 사업자가 금지어 필터링을 포함한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하는 정보의 대상을 모든 불법정보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불법정보 유통 방지에는 전혀 실효성이 없으면서 합법정보의 공유를 크게 제한하여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을 침해하고, 불가능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함으로써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며 모든 정보에 대해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반대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촬영물(‘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른 촬영물)이 유통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과태료 혹은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무궁무진한 양의 정보를 시시각각 교환하는 정보통신서비스 내에서 불법촬영물 등의 각종 불법정보는 필연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수밖에 없는데, ‘불법촬영물이 특정되어 신고, 삭제요청된 경우’ 혹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특정 불법촬영물을 인식한 경우’를 넘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고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촬영물이 서비스 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위 권미혁 의원안 2건에 대한 의견서 전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 오픈넷 의견서(전문) 링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9/01/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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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명예훼손 정보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화 법안

(김세연 의원 대표발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1. 10.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명예훼손 등 권리 침해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세연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17852)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이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켜 공인에 대한 의혹제기, 소비자불만글 등 비판적 표현물에 대한 과잉 검열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합니다.

– 첨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세연의원안)에 대한 오픈넷 의견서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타인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권리 침해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안 제44조 제2항, 제3항 신설),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 불이행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안 제76조의 제1항 제6호 신설)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본 개정안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임.

○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의 정보를 가리는 것은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임. ‘허위사실’의 판단부터 ‘비방의 목적’,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시’ 등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및 위법성 조각사유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자의 주관과 자의적 해석에 따라 죄의 성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 사례에서도 심급별로 다른 판단이 다수 나오는 등 법 전문가들조차 명확하고 일의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운 영역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이러한 판단을 하여 정보를 검열하고 삭제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임.

○ 또한 우리나라는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고,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경멸적인 감정이나 의견을 표명한 경우에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음. 이러한 광범위하고 과도한 명예훼손 법제하에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언사가 조금이라도 있는 게시물이라면 모두 명예훼손 등이 성립되는 불법정보로 분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이러한 추상적인 기준과 광범위한 법제 하에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담하고 불이행시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는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보라면 모두 일단 삭제 대상으로 삼을 위험이 크고, 이는 결국 정보에 대한 과차단, 과검열로 이어짐. 결과적으로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물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도록 하여 일반 이용자, 즉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함.

○ 한편,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물은 공적 인물,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제기, 사회 부조리 고발, 소비자불만글 등 공익적 기능을 하는 표현물들이 많음에도 이러한 정보들이 검열, 삭제의 직접적인 대상 정보가 된다는 면에서 개정안이 불러일으킬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의 기본권 침해 및 사회적 해악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음.

○ 명예훼손 정보의 유통을 저지한다는 목적은 현재 권리 침해 주장자의 신고와 소명으로 게시글을 차단시키고 있는 임시조치 제도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함. 현행 임시조치 제도 역시 명예훼손성 정보 판단의 곤란성으로 인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신고가 들어오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차단을 시행하고 있어 과검열을 부추기는 제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한 헌법소원이 진행중임. 그런데 본 개정안은 심지어 권리 침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내의 정보들을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명예훼손성 정보임을 판단하여 삭제할 의무를 부과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성이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음.

○ 인터넷은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가 무궁무진한 양과 형식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유통시키는 공간으로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서비스내의 정보들에 대해 모니터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부당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들의 표현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도록 하는 사적 검열을 부추김으로써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 환경을 위축시킴.

 

3. 결론

○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키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함.

 

 

목, 2019/01/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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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방송 심의: 또 하나의 갈라파고스 규제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방송을 인터넷으로 뿌리면 ‘방송’으로 규제하나 ‘인터넷’으로 규제하나 – 미네르바, 참여연대, 옥수수 등

방통심의위가 방송사들이 자신들의 웹사이트로 뿌리는 콘텐츠를 ‘유사방송’이라고 부르며 방송수준으로 심의하겠다고 나섰다. ‘스브스 뉴스’나 ‘EBSi’ 인터넷 강의 콘텐츠 같은 것을 방송사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불법이 아니라도 저속하거나 편향되기만 해도 규제한다는 것인데 제재의 수위만 다를 뿐 방송처럼 심의하겠다는 것에는 여야가 한목소리인 듯 하다.

스브스 뉴스나 EBSi 인터넷 강의는 국가특허를 받은 공공매체로 송출되는 콘텐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도 아닌 콘텐츠를 국가기관이 규제한다는 것은 헌법의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이다.

불법이 아닌 방송콘텐츠를 저속하거나 편향된다는 이유만으로 규제해도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지 않는 이유는, 방송은 공중파라는 공공재를 국가특허로 몇몇 사업자들에게 불하하는 대가로 이들 사업자들에게 특별한 공적 책무를 부과하면서 만들어진 매체이기 때문이다. ‘전파는 국민 모두의 것이고 그걸 당신들에게 맡겼으니 공공성 있게 써달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뿌리는 콘텐츠는 그럴 정당성이 없다.

“방송사가 국가특허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키웠으니 이들이 만든 콘텐츠는 인터넷으로 나가더라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답답한 노릇이다. 국가특허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키운 것이 방송사뿐인가? 국립대학교인 서울대학교는 어떤가? 원래 국영기업있던 KT는 어떤가? 이들이 내는 논평, 연구 결과, 인터넷 콘텐츠도 다 방송 수준으로 심의할 것인가?

물론 일반적으로 국가특허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키웠다면 국가특허를 받은 측면의 사업을 규제하면 된다. 망사업자들(KT, SKT, LGU+)이 ‘기간통신사업자’라며 또 다른 특별한 규제를 받는 것도 역시 주파수 및 도로 아래의 전선관 등 국가특허에 의한 공공재를 불하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특허를 받는 측면에 대해서만 특별규제를 하면 되는 것이지 그들이 하는 다른 사업에까지 규제를 확장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KT가 영화제작에 참여하면 그 영화도 기간통신사업으로 규제할 것인가? (참고로 이들이 만드는 <옥수수>나 방송사업자들과 합작하기로 한 <푹>까지 방송처럼 규제하는 것도 위헌이다.)

왜 방송사나 망사업자같은 ‘갑’들을 보호하려 하냐고? ‘신뢰도와 영향력이 있다면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명제의 피해자들 중에 바로 미네르바 같은 사람이 있다. 그가 20만 명의 팔로워가 있고 정권에 위협이 되니 전기통신기존법 조항을 유신정권 때의 유언비어유포죄와 같은 거라고 우겨서 그 죄로 잡아넣은 것이다.

‘누군가의 말을 사람들이 잘 따르면 그 사람을 더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사회는 평화로운 혁명이 불가능한 사회이다. 정부와 기업 돈 한 푼 받지 않고 순수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운영되는 참여연대 보고 “권력기관”이라고 부르는 궤변하고 비슷한 것이다.

‘표현이 인기 있거나 설득력 있다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명제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거대기업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진영논리는 정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에서도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갈 원리를 세워야 하는 것이지 우리 중에 누가 누구를 누르는 것이 경제개혁이 아니다. 다시 표현의 자유로 돌아가자면 우리나라가 인터넷을 OECD 유일의 갈라파고스 규제들로 겹겹이 둘러싸서 혁신이고 뭐고 다 마비시키고 있는 것도 결국 그놈의 영향력과 인기 아니겠는가.

(법령도 누가 자세히 살펴봤으면 좋겠다. 아래 법령을 종합해보면 ‘유사방송’ 규제라는 게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목적으로 “편성”을 통해 제공되는 것’에 적용되는 것인데 “편성”은 실시간 송출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스브스 뉴스나 인강을 편성시간을 기다려서 보지는 않지 않는가. 내 생각에 위 정의에 들어가는 것은 IPTV에서 VOD를 뺀 나머지 방송밖에 없고 이들은 이미 방송심의를 받고 있다. 이 규정으로 스브스 뉴스, EBSi 같은 걸 규제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방송법 제100조와 32조, 방송법 시행령 제21조 (출처: 미디어스)

* 이 글은 박경신 교수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2019.01.11.)

금, 2019/01/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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