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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초고’ 검토 강행…총선민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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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초고’ 검토 강행…총선민심 외면

익명 (미확인) | 토, 2016/04/30- 17:29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의 ‘초고’가 완성돼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진들이 대거 참여하는 사실상의 검수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대 총선 이후 야당이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공언한 가운데 강행되는 것이어서, 총선 민심을 외면하는 박근혜 정부의 불통이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오는 5월 2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 있는 국립국제교육원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초고를 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이번 국정교과서 검토 작업에는 근현대사 전공 연구자를 비롯해 국사편찬위원회의 편사 연구관과 편사 연구사 20여 명이 동원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사편찬위 연구진들은 이 기간 동안 해당 전공분야별로 1박 2일 간 두 차례씩 고등학교와 중학교 과정 한국사 국정교과서 초고를 각각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논란이 돼 왔던 근현대사 부분에 대해서는 적어도 8명 이상의 편사 연구관과 연구사들이 투입돼 검토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교과서는 초고본-원고본-개고본-현장 검토본-결재본의 순서로 개발이 이뤄진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5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7월쯤 원고본이 나오고, 11월에는 현장 검토본이 나올 것이라며 그 때 집필진과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초고본이 완성돼 검토가 곧 시작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교육부와 국사 편찬위 역사 교과서 편수실은 그동안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대한 편찬 준거와 집필 기준 뿐 아니라 집필진도 공개하지 않은 채 ‘밀실’ 편찬 작업을 벌여왔는데, 지난해 11월 대다수 역사 학자들의 불참 선언 속에 집필진이 꾸려진 뒤 불과 5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국정 교과서 ‘초고’가 나온 것이어서 졸속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검토 작업은 한국사 국정 교과서가 국사 편찬위 연구진들의 검토를 거친 것이라는 명분을 확보하려는 교육부의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검토 작업에 투입되는 국사편찬위 연구진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별로 불과 1박 2일 동안 검토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또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해 수정 의견을 낸다 하더라도 수용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국정교과서의 집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오는 5월 30일 20대 국회 개원일 전에 초고와 검토 작업을 마무리해 차기 여소야대 국회에서의 국정교과서 재검토 요구를 흐리게 할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대 총선 직후 한국사 국정교과서 폐지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서, 한국사 국정교과서 문제는 20대 국회가 열리면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 보도국장 초청 간담회에서 “지금 같은 교과서로 배우면 북한을 위한 북한에 의한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한국사 국정교과서 편찬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야권은 대다수 역사학자와 국민들이 국정 교과서에 반대했고, 그 민심이 이번 20대 총선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불통’을 꼬집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말 서울 동숭동에서 경기도 분당으로 이전한 국립국제교육원은 지상 10층 규모로 세미나실과 강의실은 물론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정교과서 비밀 테스크포스팀이 서울 동숭동 국제교육원에 임시 사무실을 두고 몰래 활동해온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진 등에 발각돼 논란의 중심이 된 적이 있다.

시민들의 의견

(사진: 뉴스타파)


정보공개센터는 지난해 11월 20일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위 '국정교과서'라 불리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등 역사교과서와 고등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진편찬심의위원들의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가 이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던 이유는 새로운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이 교육을 받게 될 교과서이며 그렇게 때문에 어떤 전문가들이 학생들이 볼 교과서를 집필하게 되는지는 국민들이 응당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집필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교과서에 국민들이 많은 반대와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런 갈등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의 공개 청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12월 3일 집필진 명단과 편찬심의위원 명단에 대해 비공개 결정통지를 해왔습니다. 이에 12월 24일에 정보공개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공동으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행정소송까지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약 9개월의 시간 동안 재판이 진행되었고 바로 오늘(9월 9일) 판결선고가 있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을 받은 정보공개센터의 심정은 참담합니다. 재판부는 "명단이 공개될 경우 해당 집필진과 심의위원에 대해 가정과 직장 등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가 집필진 명단 공개를 11월로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원고가 주장하는 알 권리는 수개월 내로 충족될 것으로 보이고, 그때 가서 집필진 구성이나 역사교과서 내용에 대해 공개 논의할 기회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교육부가 재판동안 주장해온 내용, 그저 정부가 먼저 집필진을 공개할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라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 한국사국정교과서반대청소년행동)


재판부는 11월에 집필진이 공개될 것이니 2달 후에는 국민들의 알 권리가 충족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재판부가 말하는 국정교과서에 대한 국민들의 알 권리는 정부에 의해 지난 1년간 묵살되고 짓밟혔습니다. 또한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선언하며 모든 정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단 한 번도 지켜지지 않은 채 모든 정보를 국민으로 부터 은폐하고 밀실 행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월에는 정부가 국정교과서 집필진을 공개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번 재판부의 판단으로 우리들은 아무것도 모른채로 내년 3월에 학생들의 손에 새로운 교과서를 쥐어 주어야 할 지 모릅니다.


올 해는 정보공개제도의 근간이 되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 2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이제 정보공개법은 성년이 되어 꽃을 피워야 하지만 정부의 반복되는 정보은폐로 국민들의 알 권리는 어둡기만 합니다. 비록 이번 소송은 패배 했지만 정보공개센터는 알려 줄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권위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할 것 입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숨김없이 공개되도록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보다 민주적인 세상, 투명한 정부, 국민의 알 권리가 환하게 빛날 때 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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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9/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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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에 뛰어들기 전인 1989년 이미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5.16이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믿는다며 “그동안 매도당하고 있던 유신, 5.16 거기에 대해서…뭐가 잘못됐느냐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역사,즉 5.16이나 유신이 매도당하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역사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5.16이 군사정변도 아니고, 또 유신도 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2013년, 대통령이 된 이후…

2012년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에는 5.16 군사정변이 쿠데타인지 혁명인지 물어보는 언론의 질문에 역사적 평가를 유보하며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된 뒤, 본격적으로 ‘역사전쟁’을 시작한다.
박근혜의 ‘역사전쟁’을 가장 강력히 지원한 집단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었다. 2013년 5월 교학사의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계기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근현대사 연구교실’이라는 의원모임을 만들어 “역사교실에서 역사를 바로잡을 방안을 잘 모색해 종북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또 2013년 9월에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건전한 사고를 가진, 잘 해보겠다는 국민, 기업(교학사)을 보호해주지 않으면 누가 해주겠습까”라는 말로 그들만의 역사관을 우리 사회에 관철시키려 했다.

역사전쟁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움직임에 화답이라도 하듯 2014년 2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사실에 근거한 균형잡힌 역사교과서 개발 등 제도개선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이 말은 사실상 국정교과서 추진 지시였고, 큰 저항을 불러왔다. 2014년 8월 한국역사연구회 등 한국사 관련 7개 학회는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국론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반대했고, 같은해 10월 전국역사교사모임 소속 역사교사 1,034명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역사교과서 박근혜
그럼에도 2015년 1월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는 “교실에서 역사를 한가지로 권위있게 가르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변하며 국정교과서 추진을 밀어부쳤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위한 비밀 TF팀까지 구성해 은밀히 활동하다 야당과 언론에 들통나기도 했다. 2015년 10월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정부의 시책을 충실히 뒷받침하려 했으며, 같은 달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90%가 좌파들이 점령하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현 새누리당 대표인 이정현 의원도 이 무렵 국회에서 기존의 교육은 좌편향 교육이라며 “왜 이렇게 좌편향 교육을 기어코 시키려고 우기느냐…북한체제로 적화통일이 되고나면 그들의 세상이 됐을 때 남한 내에서 우리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리 그런 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도”라는 황당한 공안몰이식 발언으로 국정역사교과서 만들기에 가세했다.

“국정화 말고 국정이나 잘하라”

“국정화 말고 국정이나 잘하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촛불집회가 계속됐지만 다음 달인 2015년 11월, 정부는 황교안 총리까지 나서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발표한다. 그리고 1년 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대통령의 불법혐의가 짙어지면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전국을 뒤덮고 있지만 정부는 오늘(11월 28일)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강행했다.

누구를 위한 국정역사교과서인가?

박근혜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과연 누구를 위해 국정역사교과서 추진을 강행한 것일까? 이 논란의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 1989년 당시 38세였던 박근혜는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이렇게 확고히 말했다.

38살 박근혜

저는 5.16이 말하자면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믿고 있는데. 아버지 3주기 땐가 한 재미작가 아버지를 추모하면서 신문에 기고한 글이 있어요. 그 글 중에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아버지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한반도가 아버지를 만들어간 방법과 아버지가 한반도를 만들어간 방법, 이 두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만 평가가 된다. 저는 이 이야기야 말로 정말 아버지를 평가하는데 정곡을 찌른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약에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는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 지금. 그 동안 매도당하고 있던 유신, 5·16 거기에 대해서 나는 이런 이런 소신을 가지고 참여했었다, 그런데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딱딱!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이라면 그것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어떤 비난을 당장은 받는다 하더라도. 그래서 그것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고 설득시킬 수 있어야 되고, 그런게 정치죠!

월, 2016/11/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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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메르스, 백남기. 지난 4년 동안 한국 사회는 수많은 죽음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늘 ‘창조’란 말을 반복했으나 오히려 ‘헬조선’을 탄생시켰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통합진보당 해산 등등, 박근혜 씨는 역사를 유신 시대로 되돌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현 직무정지)은 최순실 일당과 함께 대한민국을 “이게 나라냐”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습니다. 수백만 시민의 촛불이 이뤄낸 한국판 명예혁명입니다. 한국 사회는 이제 4년 만에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캄캄한 터널에서 가까스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4년 동안 박근혜 정권을 다룬 보도 영상을 통해 우리가 지나왔던 암흑의 세월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금, 2016/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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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수험생에게 국정 교과서는 재앙"

박근혜와 함께 탄핵된 국정 교과서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


지난 11월 28일 교육부는 국정 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였다. 이날 교육부는 '학계 권위자들로 집필진 구성'하여 '학생들에게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교육'할 수 있도록 교과서를 만들었으니, 의견 수렴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내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테니, 이제 논쟁은 끝내고 국정 교과서를 기정사실화해달라는 뜻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그런데 교육부가 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선보인 뒤, 오히려 논란은 더욱 확산되었다. 교육부가 "학계의 권위자로 집필진을 구성"하여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을 갖도록 집필하였다는 주장 자체가 잘못이기 때문이다.

 

학계의 권위자로 집필진을 구성했다는 말에 대다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한다. 전문성을 갖춘 중견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것도 아니고, 심지어 교과서 집필 경험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가장 논란이 많은 현대사 영역에서는 역사학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뉴라이트 관련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어 이념 편향도 심하기 때문이다.

 

내용도 문제다. 박근혜의 박정희 추모를 위한 교과서, 친일과 그 청산의 역사를 교묘하게 비틀어버린 친일 은폐 교과서,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과 재벌의 기여를 강조한 친기업 교과서, 유신 시절을 방불케 하는 반북 반공교과서라 부를만하기 때문이다.

교과서로서 책이 지녀야 할 품질도 수준 이하다. 수없이 많은 사실을 기계적으로 나열하여 교사들조차 읽기 어렵다. 풍부한 자료나 생각을 키우는 학생 활동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걸로 역사를 공부하고 내신과 수능을 준비해야 할 학생에게는 재앙이다. 비전문가들이 박근혜 정부 임기 안에 책을 서둘러 보급하려다 빚어진 문제다.

 

당연히 반발도 거세다. 역사 교사와 교육 단체, 역사학계와 시민 단체들은 국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지적하였다. 중‧고등학생들과 학부모 단체들은 이 책으로 배우지 않겠다고 나섰으며, 역사교사들도 국정 교과서 불복종운동을 천명하였다. 대다수 교육감들은 이 책이 현장에 보급되지 않도록 막겠다고 나섰다.

 

교육부가 끝내 국정 교과서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학교 현장에서 일어날 혼란은 예상하기 어렵다. 2017학년도도 문제지만, 이 책이 도입되면 2018학년도나 2019학년도에 일어날 일, 그 책으로 공부해야만 하는 학생들이 대입을 치러야 하는 그 이후 상황도 있다. 그래서 도대체 교육부가 올해 결정한 일의 파급력이 어디까지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물러설 기미가 없다. 편향되었다는 지적에는 그 책을 읽은 사람의 오해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부실한 교과서란 지적에는 오류를 수정 중이니 보급될 때는 문제 없을 것이란 말을 되풀이 한다. 반발하는 교육감들에게는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바로 이 지점, 치명적인 혼란이 예상되는 데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상황이 국정화 소동의 본질이다. 국정화 논란은 처음부터 역사 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전문가 심의란 형식이 아니라, 정치적 반대 세력을 싸잡아 종북좌파로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얻으려는 자들이 주도한 정치공학의 일부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반공이데올로기나 박정희 신화를 지지하는 이들이 대통령 지지율 4%보다는 많을 것이라 미련, 헌법 훼손·부패 무능 세력에 대한 심판을 중심으로 한 정치 지형을 진보-보수의 대립으로 변화시키는데 이 이슈가 유용할 것이라는 미련이 이 교착 상황의 본질이란 것이다.

 

교육부가 겉으로는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정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교육적으로 보면 '균형 있는 역사관'이란 말 자체가 모순일 수 있다. 균형을 잡는 이들이 결국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일 수밖에 없고, 역사 해석에 국가 권력이 개입했을 때 빚어진 타락은 역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된 일이다. 더욱이 국정화 정책이, 특정 정권이 '균형을 잡았다'고 주장하는 해석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행위를 전제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문제다.

 

역사 교육은 학생들이 다양한 가치를 접하고 이를 자신의 삶과 연계하여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본령이다. 그래서 유엔은 국정 교과서 제도를 반대하고, 역사 교육을 통해 '해석의 다양성과 비판적 사고'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바로 이 때문에 검인정제조차 완화하고, 나아가 자유발행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국정 교과서는 이미 국민들에게 탄핵당하였다. 역사교사와 역사학자 대부분이 국정 교과서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중 열에 두 사람만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고 있다. 그것은 국정 교과서가 노골적으로 독재를 미화하고 친일을 은폐하며, 비전문가들이 만든 수준 낮은 학습교재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권력이 만든 하나의 역사 교과서로 학생의 역사인식을 획일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전히 교육부는 남은 시간 동안 완성도 높은 교과서를 만들 테니, 이제 더 이상의 논란을 끝내자고 한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가 사용될 경우 생겨날 혼란은 지금껏 일어난 논란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그것을 뻔히 알고 있는 교육부가 권력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여 국정화를 철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스스로 청산되어야 할 부당한 권력과 한패임을 입증하는 것이며, 이는 곧 국민에 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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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6/12/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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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적인 대통합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를 반목·질시하고 적대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입장 차에 따른 극단적 대립이나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있는 현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어 큰 문제인 것처럼 말하는 황 권한대행의 발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마치 중요한 국가적 또는 사회적 현안을 놓고, 여러 상충하는 여러 의견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해 나라가 무척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처럼 들립니다.

과연 그런지 주요 이슈에 대한 국회 대통령 탄핵 이전과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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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물의를 빚은 여러 정책 가운데 대표적인 논쟁거리였던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와 한일간의 위안부 합의문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 후 “국정교과서 사용에 반대한다”는 여론과 “위안부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그 반대 의견보다 2배 이상 높아져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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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의 경우엔 아직도 찬반 여론이 팽팽합니다. 하지만 탄핵 전보다 탄핵 후에 사드 반대 의견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신년여론조사에서는 ‘사드 배치는 철회’(26.5%)’와 ‘다음 정부에서 논의(37.5%)’ 등 철회·재검토 여론이 6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가장 뜨거운 이슈인 탄핵에 대한 찬반여론도 가장 최근(2017.1.18)에 나온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탄핵 찬성의견이 10명 가운데 8명 꼴로 여전히 압도적으로 나옵니다. 탄핵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국론이 통일된 적이 있었던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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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권한대행이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대국민담화(2016.12.9)에서 했던 말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저는 최근 국민 여러분께서 평화적 집회 등으로 민주적 의사표시를 하시는 모습에서 성숙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최대한 국정에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았다던, 그래서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겠다던 촛불현장의 목소리가 지금은 황 권한대행에게는 국론분열과 사회 갈등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문화계 인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분열시키려 했던 정부의 총책임자로서 국민 앞에 진정한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래픽:하난희

화, 2017/01/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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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5월,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국내 최대 민간단체인 자유총연맹에 ‘좌파와의 전쟁’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우파세력을 어떻게 결집시킬 것인지, 좌파세력과 어떻게 싸울 것인지에 대한 계획안을 만들어 제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지시를 받은 뒤 자유총연맹은 A4 용지 7쪽 분량의 브리핑 자료를 만들었고, 청와대를 직접 찾아가 신동철(구속) 당시 국민소통비서관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당시 청와대 보고 문서를 작성했던 전 자유총연맹 핵심관계자 A씨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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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당시 보고가 사실상 새정부에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였다고 증언했다.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최OO 행정관이 처음 지시를 내렸다. 최 행정관은 비서관의 지시라며 ‘앞으로 자유총연맹이 박근혜 정부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정리해 보고하라’고 말했다. 문서를 만든 뒤 위민관(청와대 비서동)의 한 사무실에서 신동철 당시 국민소통비서관을 모시고 1시간 남짓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실상 새 정부에 충성맹세를 하는 자리였다.

전 자유총연맹 핵심관계자 A 씨

“청와대가 충성맹세 요구했다”

자유총연맹이 신 비서관에게 보고한 문건의 제목은 ‘통일을 위한 젊은 한국인(YKU / Youth for Korea Unification)’이다. “보수와 우파를 표방하는 대학생, 청년 조직 활동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거나 “편향된 자료와 교육으로 통일관과 국가관을 왜곡하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는 따위의 전형적인 보수 우파 논리가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런 표현들이 눈에 띈다.

“20대의 두뇌와 심장을 사로잡아 (좌파와의) 이념전쟁(the war of ideas)에서 승리하여 젊은 우파 세력화 달성”
“흥미있는 이념정보제공으로 (10~20대의) 정신능력 배양, 우파 핵심으로 활동 독려”

자유총연맹 청와대 보고 문서 / 2013년 5월

문건을 만들고 직접 보고했던 A 씨는 당시 청와대가 자유총연맹을 믿지 못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자유총연맹의 (반좌파) 전투력이 예전만 못하다. 좌파에 맞서 싸우기 위한 계획을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며 집요하게 활동계획서를 요구했다.

전 자유총연맹 핵심관계자 A 씨

A 씨는 보고를 받은 신 비서관이 “우파 결집, 좌파와의 전투를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를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는 민간단체인 자유총연맹을 사실상 정권의 하부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총연맹이 우파진영을 결집, 진보진영에 대항하는 허브기관이 되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뉴스타파는 2015년 10월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허현준 선임행정관이 자유총연맹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바 있다. 청와대가 자유총연맹에 국정교과서 찬성 관제데모를 지시하고, 세월호 유가족과 특조위를 흠집내기 위한 공작을 진행한 사실을 담고 있는 내용이었다. 허 행정관이 국정교과서 문제와 세월호 문제를 좌파와의 전투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공개돼 큰 논란을 불렀다.

검정교과서 집필진 문제점 및 좌파단체의 친북 반대한민국 행적 등 컨텐츠를 갖춘 2차 전투에도 대비하고, 반대진영의 대규모 시위에도 맞서는 준비를 미리 미리 구상하고 협의하여 함께 진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허현준 행정관/ 2015년 10월 30일

공직자(차관급)인 세월호특조위 박종운 위원이 홍씨의 대통령에 대한 극악 발언에 동조하며 박수치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허현준 행정관/2015년 11월 24일

자유총연맹 관제데모 지시에는 청와대 전체가 조직적으로 관여했다.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정관주(구속) 국민소통비서관 등이 직접 나섰다. 이 실장은 허준영 당시 자유총연맹 총재에게, 정관주 비서관은 A씨에게 전화와 문자로 관제데모를 지시, 압박했다. 허준영 당시 자유총연맹 총재, A 씨 모두 “청와대가 하는 일에 적극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자유총연맹 등 우파 진영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은 특검수사에서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경련을 움직여 보수단체들을 지원케 하면서, 청와대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최근 특검에 출석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0여 곳을 찍어 구체적으로 금액까지 못 박아서 지원을 요구했다.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는 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들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취재 : 한상진

목, 2017/01/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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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선고 이전, 이미 민심에 의해 탄핵된 대통령,박근혜. 뉴스타파는 그가 대통령 후보시절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10가지 주요 공약들과 지난 4년의 행적을 대비했다. 법적 탄핵선고가 나기 훨씬 이전부터 그는 이미 정치적, 윤리적으로 철저히 망가진 대통령이었다.


1. “부패와 비리에 어떤 누가 연루되어 있다고 해도,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와 제 주변부터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겠습니다. 문제가 생긴다면 상설특검을 통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겠습니다.”
-2012.8.20. 새누리당 전당대회, 대통령후보 수락연설

▷ 특검이 적용한 범죄혐의 13개, 특검조사 거부


2.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저부터 대화합에 앞장서겠습니다”
-2012.8.20. 새누리당 전당대회, 대통령후보 당선수락연설

▷ 영남-육법당-회전문 인사


3.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 18대 대통령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여러분께 말씀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12.9.23.기자회견

▷ 국정역사교과서 강행, 한일위안부 합의


4. “저는 민생경제, 특히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는데서 더 큰 위기를 느낍니다. 요즘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하는데, 왜 경제민주화를 하려고 하는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경제에는 지금 윗목이 너무 많습니다. 아랫목, 윗목 없이 온기가 골고루 퍼져야 합니다.”
-2012.10.29.골목상권 살리기 운동 전국대표자대회

▷ 자영업 체감경기 사상 최저,삼성등 재벌대기업과 독대이후 각종 지원


5. “예를 들어 비정규직 철폐, 차별 철폐 문제만 해도 저는 이것에 대해 100% 공감하는 일입니다.”
-2012.10.22 한국노총

▷ 비정규직 파견법 개정안등 노동법 개악 추진


6.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희생하고 헌신해 오신 분들이 바로 우리 농업인 여러분입니다. 저는 우리 농촌, 우리 농업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2012.9.11 전국농촌지도자대회

▷ 쌀값 폭락 항의차 집회 참가한 백남기 농민 경찰 물대포 맞고 사망


7. “지금, 전세를 살고 계신 분들은 급등하는 전세값 때문에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고, 민생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9.23.집 걱정 덜기 주거정책 발표

▷ 전세값 사상 최대 폭등


8. “약속합니다. 열정과 잠재력만으로 취업이 가능한 세상..”
-박근혜의 정책 약속-취업편(TV광고)

▷ 정유라 이대 특혜 입학,우병우 아들 경찰청 운전요원 선발,청년 실업률 사상 최대


9. “부산 가덕도가 최고의 입지가 된다면 당연히 가덕도가 그 입지가 될 것입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께서 바라고 계신 신공항, 제가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2012.11.29.부산 유세

▷ 영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 확장


10. “제가 이렇게 확고하게 약속을,제가 좀 약속을 잘 지킨다고 이야기를 듣지 않아요. 왜냐면, 함부로 약속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2012.8.2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국민을 위한 약속의 정치’를 내세웠던 박근혜씨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명확한 해명도 하지 못했고, 대통령 임기 5년도 다 채우지 못한 채,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이 됐다.


취재:최경영
C.G:정동우
편집:윤석민

금, 2017/03/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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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민단체가 4일 교육부에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 등 국정교과서 사태를 일으킨 관련자들을 고발할 것을 요구했다.
 
<관련 뉴스>
 
# 시사인천 : "황우여 전 장관 고발하라" http://www.isisa.net/news/articleView.html?idxno=110044
목, 2018/04/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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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교육의 자주성 확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교육부는 지난 12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 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2일까지 구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확정·고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의 기존 교과서에 대한 좌편향 지적을 등에 업고 일방적으로 역사교과서 수정명령을 내렸지만 이로부터 5년 후 대법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수정명령이 위법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2014년에 교학사 교과서를 통해 또다시 역사 왜곡을 시도하였으나 채택률 ‘0%’ 라는 초라한 기록만을 남긴 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국정교과서제도를 통하여 미래 세대에게 획일적인 역사 해석을 강요함으로서 자신들의 체제 유지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하려하고 있다. 그 집요함은 ‘호시탐탐 노린다’ 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이다.

국정교과서는 1974년 서슬퍼런 박정희 유신독제체제를 미화하고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역사관과 가치관을 주입하기 위한 도구로서 기능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탄생하였다. 이후 한국사회 전반에 진행되었던 민주화의 힘겨운 투쟁은, 2003년 교육과정 개편을 통하여 유신의 잔재를 청산하고 역사교과서 검인정제도라는 가치 있는 성과를 일구어 냈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제도는 이러한 귀중한 민주화의 성과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유신독제시대의 부활을 예고하는 반역사적인 발상의 결과물 그 자체이다. 이러한 발상은 ‘자학사관을 긍정적 역사관으로 전환하자’ 는 반민족적, 매국적 주장으로 이어지고, 이는 일본 아베총리를 위시한 극우세력의 발언과 결을 같이 하고 있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이것이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여과 없이 교육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게 되는 것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헌법의 부정이요 되돌리기 힘든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이다.

헌법재판소는 1992년 결정문에서 국정교과서제도가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규정과 모순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교과서 문제에 있어서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하여 획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이념과 모순되거나 역행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교육의 자주성은 교육내용과 교육기구가 교육자에 의하여 자주적으로 결정되고 행정권력에 의한 교육통제가 배제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그 핵심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교육의 독립이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바로 이러한 헌재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헌법이라는 기둥을 당위에서부터 뒤흔드는 것이다.

국정교과서제도는 전체주의가 극에 달했던 양차대전 시기에 전범국인 독일과 일본의 역사에서 볼 수 있었으며, 그 이후 양국의 역사에서 마저 사라져 버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국가는 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3곳뿐이다. 중국, 러시아, 베트남마저도 검인정제도로 전환 되거나 혹은 국정이 국민들의 반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OECD 또한 최소한의 기준만 마련된 자유발행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으며 이것이 세계적 추세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부에 내린 큰 지침은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는 것” 이라는 황우여 장관의 발언은, 교육계와 역사학계의 합의 도출이라는 과정 없이 오로지 대통령의 의중만으로 부처의 중요사항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도를 넘은 행정간섭이라 할 수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대하여 국민들도 공론에 가까운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의 독단적 강행은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라 아니할 수 없다.

심각한 역사왜곡과 교육의 획일화를 강요하는 국정교과서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일제에 의한 곡물의 ‘수탈’을 ‘수출’ 로, ‘적산’을 ‘민족자본’ 으로 둔갑시키는 왜곡은 애교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왜곡도 우리는 이미 교학사 교과서를 통하여 충분히 경험하였다.

국정교과서의 저작권은 국가에게 있으며 이는 다른 의견이 개입될 여지가 없음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집필진을 균형 있게 구성하여 편향의 가능성을 최소화 한다고 하나 교학사 교과서 사례에서 우리는 이미 1000곳 이상의 오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검인정을 통과하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였다.

이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초래하고, 교육의 자주성 확보라는 중대한 헌법적 가치를 담은 국민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면서까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정부는 무리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야말로 역사의 준엄함에 대한 심각한 도전임을 바로 알고 그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

2015년 10월 14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청년연합(KYC) 한국여성단체연합 함께하는시민행동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생태지평 여성환경연대 흥사단 녹색연합 환경정의 녹색교통운동 한국투명성기구

 

수, 2015/10/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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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사태에 즈음한 시민사회 시국선언[선언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민주주의 퇴...
월, 2015/10/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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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전쟁, 야권이 놓치고 있는 것은…

[시민정치시평]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합의'가 필요하다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정부와 여당이 뜬금없고 어처구니없는 '역사 전쟁'을 시작했다.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정치적 합리성도 기본적인 양식도 없다. 역사학계 전체를 좌파라고 매도하질 않나, 자신들이 검정한 교과서가 주체사상을 가르친다고 생떼를 쓰지 않나, 막가파도 이런 식의 막무가내 몽니는 부리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데 대해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다. 이건 그냥 최고 권력자의 정치적 신원(伸冤) 투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지극히 위험한 정치와 교육의 사사화(私事化)다. 나라 꼴이 이게 뭔가 모르겠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이 저항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어쩐지 길거리에 나온 어린 학생들만도 못한 인식으로 이 사태에 대처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뜸 '역사 왜곡'이 문제란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교과서가 역사 왜곡을 할 것이라서 반대한단다. 일단 논리적 허점부터 너무 분명해서, 당장 반박당하고 말았다. 그래도 계속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이 친일을 했던 사실을 덮자고 이 모든 사단이 났다는 둥 하면서 열을 올린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지만, 정치적으로는 결국 모종의 음모론 이상이 되기 힘들 텐데도 자꾸 집권세력의 이념전쟁 프레임에 갇히려고만 한다. 어찌 이리도 무능한지 모르겠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신원투쟁을 멈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교과서 국정화를 막을 마땅한 제도적-정치적 수단도 없는 것 같다. 야권은 '노동 개악' 같은 다른 중요한 의제들을 제쳐 놓고 마냥 이 문제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일 터인 데다 제대로 싸움을 이끌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우리 시민들이 나서 정부 여당이 국정화 방침을 철회하도록 계속 압력을 가하는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반대의 초점을 좀 더 예리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뜬금없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집권 세력이 이번 전쟁을 시작하면서 가지고 들어가는 강한 교육적 시각이 하나 있다. 바로 교과서를 통해 어린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근본 시각이다. 그 올바른 역사가 무엇이든, 이런 시각이 지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배우는 학생들의 존엄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학생들은 그저 교과서와 교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특정한 방식의 사고와 지식을 주입받는 철저하게 수동적인 존재로만 전제된다. 학생들이 아직 미숙하기는 해도 온전하게 존엄한 시민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점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 야권이나 시민사회의 일부처럼 계속 역사 왜곡이나 '친일 미화' 따위에만 반대의 초점을 설정한다면, 이는 사실 집권 세력과 동일한 근본 시각을 공유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린 학생들이 국정 교과서 따위를 통해 기성세대가 원하는 방향의 생각을 갖도록 하겠다는 그와 같은 '주입식 교화 교육'에 대한 발상은 사실 집권 세력이 가령 전교조가 현재의 검인정 교과서로 학생들을 좌경화시킨다고 비난할 때에도 바탕에 깔고 있는 교육관이다. 그러나 이것은 무엇보다도 민주공화국의 기본 이념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런 발상은 결국 교육을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근본에서 학생들을 저마다 불가침의 존엄성을 지닌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생각의 참된 주인이 되고, 그리하여 참된 시민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역사 전쟁의 격렬한 외양 뒤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서 진짜로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역사 왜곡이나 친일 미화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자라나는 학생들의 '민주적 시민성'을 왜곡할 것이라는 데 있다. 그것은 미래의 시민들을 저마다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유를 할 수 있는 당당한 시민으로서가 아니라 지배세력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내면화한 '신민(臣民)'으로 길러내겠다는 은폐된 정치적 욕망의 표현일 뿐이다. 이는 결국 우리 학생들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그 인간적, 시민적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때 수많은 어린 생명을 앗아갔던 그 '가만히 있으라' 교육을 더 강도를 높여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여기에 초점을 두고 싸워야 한다.

 

교육에서 어떤 사안에 대한 한 가지 시각만을 강요하고 대안적 관점들을 숨기는 것은 결국 피교육자를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유를 할 수 있는 인간적 주체로서가 아니라 조작 가능한 '사물' 같은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어리더라도 우리 학생들의 인간적, 시민적 존엄성을 인정한다면, 교육은 역사 문제든 다른 사회 문제든 다양한 시각과 논점을 제시하고 토론과 논쟁을 통해 그들이 스스로 세상과 삶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데에 그 기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소모적인 역사 전쟁이나 이념전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이라도 민주공화국에서는 역사 문제처럼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이견이 분분한 문제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구성원 모두가 신뢰할 만한 원칙을 찾아내는 일에 나서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결정적인 모범 사례가 있다. 통일 전의 분단국가 독일에서도 교육 문제를 두고 우리와 비슷한 사회적 갈등이 있었다. 좌우 진영은 서로에 대해 '의식화' 또는 '우민화' 교육을 그만두라며 날 선 이념전쟁을 치렀더랬다. 이 와중에 1976년 독일의 한 소도시 보이텔스바흐(Beutelsbach)에서 좌우 진영을 망라하는 정치가, 연구자, 교육자가 함께 모여 치열한 토론 끝에 우리나라에서는 '민주 시민 교육'이라고 부르는 '정치 교육'의 원칙을 합의해 내었다. 바로 '보이텔스바흐 합의(협약)'다.

 

이 합의에 따르면, 정치 교육은 △일방적인 주입식 교화 교육을 금지하며(강제 또는 교화의 금지), △학문과 정치에서 일어나는 논쟁을 교육에서도 그대로 재현하고(논쟁성에 대한 요청), △학생들이 정치적 상황과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정치적인 행위 능력을 기르게끔(분석능력 및 학생의 이해관계 중심) 해야 한다. 이 합의는 단지 독일에서만이 아니라 많은 다른 민주 국가들에서도 중요한 민주 시민 교육의 원칙을 제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가령 영국에서는 아예 교육법 안에 유사한 원칙들을 담았다.

 

이 합의는 그 핵심에서 학생들의 인간적, 시민적 존엄성에 대한 존중의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화교육을 지양하고,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쟁을 교실에서 재현하는 방식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학생 스스로가 판단하고 결정하며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끔 성장시키겠다는 정신의 표현이다. 정치보다 교육적 관점이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의 표현으로, 우리 헌법에 명기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도(흔히 정치적 사안에 대한 회피의 원칙으로 오해되지만) 바로 이 점을 지시한다고 해야 한다.

 

정치권, 특히 야권에 권고하고 싶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하되, 엉뚱한 역사 전쟁 프레임에 말려 허우적거리지 말고 올바른 프레임을 설정하여 시민사회 및 학계 등과 함께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합의 같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 초정파적 합의기구 같은 것을 만드는 데 앞장서라고 말이다. 핏대 서린 이념전쟁에 계속 휘말리기보다는 그런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야권이 우리의 소중한 미래 시민들과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진정성과 성숙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졌음을 입증하는 더 나은 길일 것이다. 솔로몬 재판에서 진짜 아기 엄마는 아기를 반 토막 내서 나누어 갖자는 제안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진짜임을 증명했다. 자칫 나라를 죽일 수도 있는 이 치졸한 역사 전쟁의 프레임은 따르지 않고 조용히 거부함으로써 진짜 '애국 세력'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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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10/2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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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뉴스1]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국민의 기억을 획일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국가권력에 맞서 싸울 것이다.

교육부가 이달 5일로 예정된 국정교과서 도입에 대한 확정고시를 이틀 앞당겨 오늘 오전 발표하였다. 당초 교육부는 2일 자정까지 의견수렴의 절차를 거친다고 하였으나 형식적 검토시간도 두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를 강행한 것이다. 지난 10월 12일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행정예고” 이후 우리 시민사회단체들과 각계 원로들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역사교육의 다양성이 훼손되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또한 지난 10월 31일 전국역사학대회 성명서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학계 구성원 대부분이 시대착오적인 국정교과서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정부의 획일적인 편파적 역사 교육으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당사자가 될 처지에 놓인 학생들이 거리에 나서는 등 각계, 각층의 반대 의견들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 국제교원단체연맹, 그리고 해외 언론 등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고시 발표를 강행한 것은 우선, 행정절차법의 기본 입법취지를 완전히 무시한 불법적 행위이다. 반대서명만 100만건이 넘었으며 교육부에 접수된 반대의견도 이미 40만건을 넘어선 상태다. 이렇게 압도적인 반대 속에서 행정절차법을 그 취지대로 이행하려면 고시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역사학계와 국민과의 의견조율을 시도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마치 강퍅한 폭군처럼 행동하고 있다. 심지어 조선시대에도 사관과 선비들이 상소를 올리면 국왕은 이를 편전의 공론에 부쳐 토론했다. 어떻게 이런 폭거가 민주사회에서 가능하단 말인가?


정부가 편협한 논리로 고시발표를 강행함으로써 우리사회는 더욱 심각한 갈등으로 치닫게 되었다. 국정교과서 파동 전체를 통해, 공론의 형성을 지원하고 공동 구성원의 통합에 기여하는 공적 주체로서의 정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는 정략적 목적으로 교과서 필자를 비롯한 사학계 전체를 종북주의자로 폄훼하는 등 비상식적인 이념공세를 취했다.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불순분자로 내몰았다. 더군다나 정부는 마치 군사작전처럼 진행해온 국정교과서 고시를 뒷받침하기 위해 ‘비밀 TF’를 운영하다 야당에 의해 발각되기도 했다. 이것이 전체주의가 아니고 무엇인가?


정부가 고시를 강행했다고 해서 이 문제로 시작된 시민저항의 불길이 사그라들 것으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이번 고시 강행을 통해 박근혜 정부 스스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어떤 사회적 합의도 어떤 공론의 뒷받침도 없음을 인정하고 말았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교과서 확정고시 발표를 통한 국론분열 상황 초래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훼손된 절차적 민주주의의 회복과 역사교육의 다양성 회복을 위해 발표된 고시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우리는 정부가 이 폭거를 철회할 때까지 우리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그리고 양식을 지닌 모든 국제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민주주의와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2015년 11월 3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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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11/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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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에 '세월호'는 어떻게 기록될까?

참사를 둘러싼 역사 전쟁

 

박주민 변호사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역사학자 E. H. 카의 명언이 회자되고 있는 요즘이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단순한 사실(a mere fact)이 아니라 이것에 현재의 가치를 부여하여 역사적 사실(a fact of history)로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역사가 이렇게 가치 부여가 수반되는 것이기에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역사 앞에 "하나의" 혹은 "올바른"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어렵고, 특히 국가가 그런 수식어를 붙인 '역사'를 만들어 국민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이렇게 원래 안 되는 것이지만 만약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의 사고를 호도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세력이 역사에 대해 단 하나의 가치관만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작업을 하려 한다면 그러한 시도는 더욱 더 좌절되어야 한다. 그들의 목표는 애초부터 '올바른 역사'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호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의 집권 세력이 자국민의 정치적 선호를 바꾸려 국정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를 동원해 자국민을 상대로 한 '심리전(戰)'을 전개하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시 정작 12명의 잠수부, 헬기 2대, 군함 2척, 특수보트 6대만이 동원되어 구조 작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500명의 잠수사와 121대의 헬기, 69척의 함정이 동원되어 대대적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온 국민이 믿게 했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현재의 집권 세력이 국민에게 진실을 드러내고, 국민의 비판을 수용하여 문제를 개선하는 민주주의적 선순환을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고 정치적 비판과 그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두려워해 진실을 숨기고 국민의 여론을 호도하는 악순환을 추구하는 자들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또 그들이 끊임없는 거짓으로 국민을 기만해왔다는 것은 앞으로도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자들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한다.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 사람이 소위 '올바른 역사'란 것을 입에 담을 수는 없다.

 

카의 위의 말에 따르면 진실과 동떨어진 것을 역사로 만들려는 것을 막는 싸움은 2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하나는 '특정한 사건에 대한 사실을 확정하는 것과 관련되어서'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관련되어서'이다.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후자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자에 속하는 싸움이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단순한 교통사고로 만들기 위해 아니 믿게 만들기 위해 참사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진상 규명 작업 자체를 방해하는 세력과의 싸움이다.

 

이 세력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여러 시도들을 벌여왔다. 우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충분한 권한이 부여된 조사 기구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특별법'의 제정을 방해했다. 이후 600만 명이 넘는 국민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지도 못한 채 풍찬노숙을 견뎌냈던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의 열망의 일부가 담긴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진상규명특별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시행령을 만들었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국회법을 개정하기까지 하였으나 이에 대해서도 거부권이라는 비상한 방법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또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가 요청한 조사 예산에 턱없이 부족한 예산만 집행하였고, 내년 예산도 세월호 특조위가 요청한 예산액 중 31%만 배정하려 하고 있다. 파견하기로 했던 공무원들도 제때 파견하지 않았다. 세월호특조위의 활동 시한을 연장하기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하였건만 이제는 말을 바꾸어 연장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사사건건 가로막고 있는 이러한 시도들은 대부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만한 사실관계 자체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가만히 둘 수는 없다. 1863년 영국에서 지하철이 개통된 이후 전 세계에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하철 사고는 단 3건인데 이 중 2건이 우리나라 그것도 대구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참사가 밥 먹듯이 아니 황당할 정도로 반복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참사 때마다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현장 실무 책임자만이 책임을 지는 소위 '꼬리 자르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과 그를 통한 참사의 재발 방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참사가 단순한 사고로만 역사적으로 기록되도록 만들어 왔던 것이 참사가 재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달리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제대로 규명되어야 하고, 세월호 참사의 의미가 제대로 기록되게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특조위의 활동시한 연장과 조사에 필요한 예산의 확보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세월호특조위는 애초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수사권과 기소권은 보장되어 있지 않지만 제한 없이 청문회를 할 수 있고, 특검도 2번이나 요청할 수 있다. 과거의 다른 위원회에 비하면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역사적 왜곡은 중단될 수 있을 것이고 참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바로 그 당시 해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그를 통해 진상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그 사건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진 역사를 통해 후대와 현세가 배울 수 있는 교훈 역시 달라질 것이다. 이미 지나간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느냐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현재 발생한 그리고 진행 중인 사건들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는 일도 역사를 둘러싼 전쟁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역사를 둘러싼 싸움이 한창인 이때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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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5/11/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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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연대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한국사 국정교과서 고시 헌법소원 제기 기자회견'을 2015년 1222(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졌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배부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작성기자회견 자료를
파일로 첨부합니다. (pdf)  
 
 
[국정화고시 위헌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현황]
 
□ 청구인 : 3374
 
(학생 59학부모 340교장 4중학교 역사교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교사 548,검정교과서 집필자 6행정예고 기간에 반대의견을 제출한 국민 1517명 포함)
 

□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송두환 외 47

 

□ 피청구인 교육부 장관

 

 

 

 

화, 2015/12/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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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타임스, 캘리포니아주, 역사 교육 지침 발표, “‘위안부’는 제도화된 성 노예에 대한 예로 20세기 가장 큰 인신매매 사례” – 유럽사 중심이던 미국 고등학교 세계사…점점 최근 이민자들의 역사로 확대 –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동아시아의 논쟁을 미국 고등학교에서 다루려는 최초의 제안으로 교과서들의 방향성에 광범위하게 영향 끼칠 것 – ‘위안부’ 문제, 학생들의 현대 인신매매 연구와 토론에 귀중한 ...
금, 2016/02/12-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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