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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스폰서 요금제) 10문 10답: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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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스폰서 요금제) 10문 10답: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익명 (미확인) | 금, 2017/08/25- 12:02

제로레이팅(스폰서 요금제) 10문 10답: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통신비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입니다. 통신비 인하에 관한 정부와 통신사의 줄다리기도 취임 이후 계속 중이죠. 그런데 최근(’17. 8. 10.)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이른바 ‘제로레이팅’과 관련한 고시 제정안을 의결하면서 제로레이팅이 통신비 인하 정책의 총아로 주목받으며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로레이팅의 정의에서 그 쟁점까지, 문답으로 정리합니다.

계산기 제로레이팅? 공짜? 무료? 정말인가요?

1. 제로레이팅이 뭔가요?

제로레이팅(Zero Rating)은 특히 스마트폰 요금에서 특정 서비스에 대한 테이터 비용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무료'(zero), ‘부과'(rating), 즉 비용 면제(또는 할인)죠. 그래서 제로레이팅이라고 하면 ‘공짜’나 ‘무료’ 이미지를 연상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2.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세요.

올해 SK텔레콤은 포켓몬고와 제휴하면서 한시적으로 제로 레이팅을 도입했습니다(참조: 연합뉴스). 즉, 올해 6월까지 포켓몬고를 이용하는 SK텔레콤 사용자는 포켓몬고를 플레이할 때 따로 데이터(트래픽, 통신비) 요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포켓몬 GO는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상당한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SKT 이용자는 포켓몬 GO가 공짜(였다)?

3. 특정 서비스 데이터 사용료를 공짜로 하면, 그 비용은 누가 내나요?

제로레이팅은 통신사(이통3사)가 특정한 서비스(위 예시에서는 포켓몬고)의 사용 요금(트래픽 = 데이터 요금)을 면제하거나 인하해주는 것입니다. 즉, 제로레이팅의 주체는 통신사인 셈이죠.

하지만 제로레이팅(으로 마이너스가 생기는) 비용을 반드시 통신사가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로레이팅 계약에 따라서는 플랫폼 사업자나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에 그 부담을 전가할 수도 있죠. 그래서 뒤에 살펴볼 독과점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계약’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생기는 겁니다.

통신3사

4. 어쨌든 공짜라니까 사용자에게 이익인 것 같은데요?

얼핏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사용자 대다수의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위 SKT-포켓몬고 사례를 통해 설명해보죠. SKT 사용자는 6월까지 공짜(!)로 포켓몬고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혜택’이라는 게 포켓몬고라는 특정 서비스 사용자에 한정됩니다. 즉, 포켓몬고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겐 전혀 이익이 없죠.

그리고 통신사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포켓몬고 공짜 사용자가 혜택을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포켓몬고를 아예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혹은 포켓몬고 사업자에게 그 손해(제로레이팅 비용)를 충당할 가능성이 높고, 또 장기적으로는 전체로서의 사용자 요금은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로레이팅은 마치 ‘조삼모사’와도 같은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제로레이팅'은 혹시 조삼모사인 건 아닐까요? ‘제로레이팅’은 혹시 조삼모사인 건 아닐까요?

그리고 다른 콘텐츠 사업자(가령 포켓몬고의 경쟁사들)에게는 정당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은 아래 문답에서 따로 설명할게요.

5. 제로레이팅을 ‘스폰서 요금제’라고도 한다면서요?

제로레이팅이 특정 서비스(콘텐츠)에 사용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제로레이팅이 적용되는 해당 서비스를 ‘스폰서’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겨서 이런 별칭이 생긴 것이죠. 제로레이팅보다는 좀 더 직관적인 명명인 것 같습니다.

스폰서는 우리말로는 ‘후원자’죠. 그런데 통신사가 A라는 서비스는 후원(제로레이팅)하고, A의 경쟁서비스인 B라는 서비스는 후원하지 않으면 어떨까요? 여러분이 B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는 이용자라면, 더 나아가 B서비스를 만드는 기업 종사자라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혹은 B서비스를 그만 쓰고, A서비스로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볼까요?

“통신사들은 그동안 제로레이팅을 일부 계열사 콘텐츠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왔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의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합뉴스. 2017. 3. 21)

위 기사대로라면 SKT 이용자가 11번가든 G마켓이든 쿠팡이든 옥션이든 자신의 취향과 판단으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11번가를 이용하는 게 이익이라면 G마켓이나 쿠팡보다는 11번가를 쓰게되지 않을까요? 그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일 테니까 말이죠.

SKT가 11번만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면? G마켓이나 쿠팡, 옥션 등에는 '반칙'이 되죠. SKT가 11번만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면? G마켓이나 쿠팡, 옥션 등에는 ‘반칙’이 되죠.

하지만 이렇게 선택을 이용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행위가 옳은지는 의문이죠.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끼워팔기’와 같은 부당경쟁행위처럼 자기(자회사)만 우대하고, 다른 서비스를 차별하는 셈이 되니까요. 그래서 제로레이팅은 결국 ‘망중립성’ 이슈와 만납니다.

6. 망중립성이요? 그게 뭔가요?

쉽게 말해서 인터넷망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터넷망 사업자(= 통신사)는 트래픽(= 데이터)을 그 서비스의 내용이나 유형 그리고 (사용자의) 단말기 차이에 따라 차별하면 안 되고,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거죠.

다시 위 사례로 간단히 설명하면요. SKT는 이용자가 11번가를 이용할 때만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혹은 11번가만 데이터 이용료를 공짜(제로레이팅)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11번가든 G마켓이든 쿠팡이든 모두 같은 속도로, 같은 요금으로 11번가 사업자도 G마켓 사업자도 무엇보다 (말단) 이용자(‘엔드 유저’라고 합니다)가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망중립성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망의 공적 성격 때문에 만들어진 원칙입니다. 오늘날 인터넷망은 어느 한 기업의 사유물이라기보다는 공적인 인프라로서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 공적 성격이 강한 자원을 사익을 위해서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필요와 합의가 망중립성 원칙을 만들어낸 동기인 셈이죠.

이 원칙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정부(미래부)도 견지하고 있는 원칙입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망중립성’에 비판적인 아지트 파이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수장이 되면서 망중립성 원칙이 후퇴할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고(참조: 이코노믹리뷰), 아지트 파이는 “오바마 정부가 만든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고 MWC 2017 기조연설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참조: 연합뉴스)

이야기가 좀 길어지고, 약간 복잡해졌는데, 다시 정리하면요. 제로레이팅은 ‘스폰서 요금제’라는 별칭이 가지는 차별적인 어감에서도 단박에 느껴지는 것처럼, 망중립성 원칙 위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7.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로레이팅’을 통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겠다고 했나요?

방통위가 직접 언급한 자료는 찾기 어렵습니다만, 몇몇 언론에서 ‘방통위’, ‘제로레이팅’, ‘통신비 인하’를 함께 제목으로 언급하고 있어서 마치 방통위가 직접 제로레이팅으로 통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겠다고 말한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이효성)는 지난 10일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이하 ‘고시’) 제정안을 의결했죠(참조: 디지털데일리).

이 고시를 다룬 기사들은 대체로 ‘부당하지 않은 차별’은 허용된다며 방통위가 이른바 제로레이팅의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통신사 편에서 서서) 이번 고시 의결을 통신비 인하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맥락에서 무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예: 시사저널e아시아경제키뉴스 등).

[정부 "통신비 절감 기대"]라는 표현을 제목에 썼지만, 아무리 기사를 훑어봐도 누가 직접 그런 말을 했는지 본문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정부 “통신비 절감 기대”]라는 표현을 제목에 썼지만, 아무리 기사를 훑어봐도 누가 직접 그런 말을 했는지 본문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제로레이팅을 다룬 기사는 대체로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고시 제정안 의결을 바라봅니다. 제로레이팅을 다룬 기사는 대체로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고시 제정안 의결을 바라봅니다.

8. 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긴 한가요?

오픈넷은 이번 방통위 고시에 관한 논평에서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통신비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하게 방통위 고시 제정안 의결을 비판합니다.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제로레이팅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특정 이용자’에게만 일시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착시효과’에 불과합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통신비 인하가 ‘특정 서비스 이용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면, 제로레이팅은 통신비 인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는 ‘보편성’을 말합니다.

“통신비 인하는 보편적 인터넷 접근권 확대라는 관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제로레이팅은 접근권 확대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통신비 인하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서비스의 사용료 면제는 보편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전혀 낼 수 없습니다.

9. 그밖에도 제로레이팅은 불공정 경쟁을 초래한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의 말을 좀 더 들어보죠.

“현재 시장의 제로레이팅 요금제는 SK의 11번가, KT의 지니 등 이동통신사가 계열사 등 특수관계가 있는 부가통신사업자들을 지원하는 것을 위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런 제로레이팅 계약은 부당지원 등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아주 높아요.”

박 변호사는 “현재 제로레이팅 요금제가 시장 경쟁상황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통신 정책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정부의 통신 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시민단체 오픈넷은 이번 방통위의 고시 제정안 의결을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10. 제로레이팅, 끝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제로레이팅은 ‘공짜’, ‘무료’라는 이미지 때문에 지금 당장은 소비자(이용자)에게 큰 혜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체로서의 이용자에게는 전혀 이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통신사가 자신의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신비 인하 정책을 마련함에 있어서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이용자 참여는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강조한 오픈넷 논평을 인용하는 것으로 맺음말을 갈음합니다.

“방통위는 고시 마련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연구반을 운영했고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어떤 전문가들이 어떤 논의를 거쳐 이번 고시를 제정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중략) 모든 논의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사회와 이용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 오픈넷, 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를 기대한다는 방통위가 우려된다 (2017. 8. 22.) 중에서

제로레이팅, 통신사의 흔한 홍보 문구처럼 '공짜', '무료' 이미지에 갇혀 이용자 스스로 눈을 가리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제로레이팅, 통신사의 흔한 홍보 문구처럼 ‘공짜’, ‘무료’ 이미지에 갇혀 이용자 스스로 눈을 가리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8.24.)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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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세미나 후기]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와 위기

글 | 김복희(고려대학교)

 

– 세미나 자료집(PDF): [자료집]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_20181105

지난 11월 5일 사단법인 오픈넷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디어오늘의 주최로, “가짜뉴스” 라는 현상을 빌미로 허위조작 정보에 정부가 대처하는 방식을 재고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사회를 맡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영욱 교수는, 토론 시작에 앞서 가짜뉴스가 혐오, 증오를 증식시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하고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상을 진단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발언하며 토론의 의의를 시사했다.

 

[발제 1] 이준웅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준웅 교수는 가짜뉴스 규제(허위조작 정보 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점을 들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하나는 정부의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에 모순이 많다는 점, 또 하나는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이 헌법적 가치를 위반한다는 점이다. 정부의 허위조작 정보 규제 정책은 2018년 10월 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에 대한 엄단 의사를 밝힌 이후로 명확한 정책의 전모를 제시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상태로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하려다 취소한 ‘범정부 종합대책’에는 임시조치 대상 및 통신심의상 불법정보에 허위조작 정보 추가, 통신심의 강화, 자율구제 추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등이 담긴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가짜뉴스’를 ‘허위조작 정보’로 그 정책 대상의 개념을 바꾸었다.)

이준웅 교수가 지적한 정부 대처에 대한 모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행위를 특별 단속해서 엄단하겠다는 정책적 태도와 사업자 자율규제 기반조성과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와 같은 시민교육 정책 추구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태도를 양립시키겠다는 데에서 모순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둘째, 허위조작 정보의 제작과 유포자를 엄단하겠다는 주장과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현행법에 대한 서로 상반되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현행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범죄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행법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현행법이 미비하므로 강력한 새 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므로 현행법에 대한 판단이 충돌한다.

섯째, 정부의 현실인식과 정책적 대응 간 무리한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짜뉴스가 국가를 분열시킬 만큼 위중한 사안이라면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국가분열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위중한 사안이 아니라면 정부가 내놓으려 했던 대응 방식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준웅 교수는 민주주의를 여는 진정한 힘은 공론장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발언의 행사, 수많은 논쟁을 가능하게 한 자유로운 의혹제기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표현의 자유만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피해자의 고소고발 없이도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 허위조작 정보 유포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민주주의의 복권 혹은 민주주의의 발전은 오히려 저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가짜뉴스에 대해 정부가 새로이 내린 ‘허위조작 정보’라는 네이밍에 대해서도 규제 대상의 모호함을 가중시켰기 때문에 정부가 제한을 걸 만한 대상이 광범위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허위조작 정보 규제와 관련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내용의 사실관련성, 사실주장의 허위성, 그리고 허위사실 조작의 악의성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 하는 판단 주체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제시했다. 사실과 의견의 구별은 그 누가 하더라도 어렵다. 이 어려운 일을 행정권력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그 어떤 허위성도 사법심사 없이 가능하지 않고, 설령 사실과 의견을 구별할 수 있다고 쳐도, 허위성이 쟁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실 주장이건 간에 시간의존성이 있기에, 어떤 사건에 대한 설은 언제나 사후적으로 변화하며, 자명하지 않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했듯이 허위정보 규제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위법 가능성을 내포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몇 차례(헌법재판소는 2002년 6월 27일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이 규정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통신을 금하는 법률조항과 같은 법 제53조 제3항정보통신부장관이 사업자에게 위와 같은 통신의 취급을 정지 또는 제한 할 수 있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법률조항을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또한 2010년 12월 28일 전기통신기본법 제27조 제1항을 위헌 판결했다.) 명확성 원칙의 위반을 이유로 허위통신죄에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모호한 법문으로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검열이란 모든 형태의 사전적 규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표현의 발표여부가 오직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있는 사전심사를 거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발언이 공표된 이후 행정권력이 그 효과를 검토해서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발언이 공표되기 전에 행정권력이 개입하여 사실상 해당 발언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은 기본권 침해와 관련하여 명백하게 다른 함의를 갖는다. 이준웅 교수는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말을 빌어 행정권력이 먼저 허위성, 풍속성, 저열함 등과 같은 내용상의 이유를 들어 발언의 공표를 처벌할 것을 위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발언의 공표에 대한 사전규제의 효과를 발휘하고, 이는 사실상 사전검열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웅 교수는 앞서 비판 받은 현행 정부의 대책보다 가짜뉴스에 대해 정석적인 대안을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야스차 뭉크의 의견을 근거로, 이준웅 교수는 가짜뉴스가 대두된 현상 밑에 가짜뉴스가 퍼질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주택공급을 늘리고, 유의미한 일자리를 공급하고, 복지제도를 재설계하는 등의 기초적인 제도 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적 분열주의에 기생하는 권위주의적 대중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포용적인 애국주의를 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파시즘, 공산주의, 독재자에 대한 시민적 교육을 강화하여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의 소통역량을 강화시키는 것, 민주적 시민의식의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도외시할 수 없는 해결 방안이라고 재차 언급하였다.

 

[발제 2] 이정환 대표(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도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의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점에서는 이준웅 교수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이정환 대표는 먼저 2008년 미네르바 사건의 무죄 판결문 중 “‘허위의 통신’행위, 즉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며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허위사실의 표현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라는 대목으로 화두를 열었다. 이어서 공론장은 시끄럽고 지저분한 곳인 게 당연하기에 거기서 나오는 온갖 의견은 서로 쟁투를 벌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대표는 가짜뉴스(허위조작 정보)를 1) 뉴스가 아닌데 뉴스인 것처럼 흉내 내는 가짜뉴스(fake news), 2) 거짓인 뉴스(오보 또는 왜곡 보도), 3)거짓된 정보(유언비어)로 구분했는데, 우리나라는 1),2),3)의 개념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제재의 범위와 그 대상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정환 대표는 사실상 특정한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 편중된 언론보도를 한다고 해도 규제할 수는 없고,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뉴스를 삭제할 수도 없는 상황에 모두 처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들 정보를 규제했을 때 벌어질 일에 비하면 정보가 난립하는 것이 더 옳은 상황이라고 보았다.

임시조치 제도, 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 1항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당해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현재 인터넷상의 게시물에 조치를 가하는 임시조치 제도는 일단 요청이 들어오면, 포털 사업자들이 차단을 하는 식으로 운행되어 온 제도이다. 임시조치 제도는 신고가 들어올 경우 30일 동안 임시조치 처리하고 30일 안에 이의신청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관행적으로 30일이 지나면 삭제 처리된다. 문제는 일단 차단하기는 쉬우나 해제가 어렵다는 점이고, 또 임시조치 요구를 하는 주체들이 주로 정치인, 기업들이며, 이러한 권력집단에 의해 임시조치가 남발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짜뉴스 규제 또한 임시조치 제도처럼 악용될 수 있음을 사례로 들었다.

언론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뉴스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뉴스에 나오지 않는 진짜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주목받는다고 진단하면서, 거짓정보를 이기는 것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외면받고 고립시켜 영향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 공론장의 힘이고 근본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대표는 정보나 주장을 두고 법적 제도에 의한 처벌을 내세우기보다 근본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은 차별금지법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이준웅 교수와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차원을 들여다 보되 좀 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차원의 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법 규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 민주주의의 분위기 속에서 언론사들이 자정에 힘써야 하며, 플랫폼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과 인터넷 기업들은 영리기업이지만 공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이들이 공정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도록 사회적 비판과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독자들 역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으로 확산되는 뉴스의 출처를 다시 보고 그 뉴스의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교 한상희 교수는 가짜뉴스의 본질을 먼저 봐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정부의 대응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지젝의 말처럼 어떤 정보든 간에 그것이 통용된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의 사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상희 교수는 즉, 그 뉴스를 유통하는 주체가 사실관계를 비틀거나 의미를 바꾸어 말함으로서 다른 뉴스처럼 만들어 내는 것이며, 이는 가짜뉴스가 100퍼센트의 거짓일 수는 없으며 일정 정도의 사실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먼저 밝혔다. 다시 말해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은 정부에 대해서 답변을 요구할 권리, 추궁할 권리가 있다. 이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상희 교수의 의견이었다. 어떤 허위사실로 보이는 가짜뉴스가 등장했다는 것은, 정부에 모종의 대답을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짜뉴스 자체를 퍼뜨리려는 목적이라기보다 뉴스라는 형식을 통해 정부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정부가 그에 대한 반응, 입장 혹은 진실을 규명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한상희 교수는 정부가 가짜뉴스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실에 근거한 뉴스로 보이지 않더라도 그러한 뉴스에 대응하여 정부의 입장을 밝힐,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어서 서울신문 논설위원실 문소영 실장은 정부가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사건들에 관해 행정력을 행사했을 때, 공론장뿐만 아니라 정치장마저 망가뜨릴 수 있는 사례들을 예로 들어 공권력이 도리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문소영 실장이 예로 든 사례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2015년부터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명칭 변경),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김해호 목사의 최순실과 박근혜 관계 폭로의 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이 있다. 해당 사건들은 모두 판결을 받은 후 다시 재심을 신청하여 무죄를 받은 사건들이다. 이 사례들은 모두 특정 소문 혹은 사건에 대해 공론장의 역할을 무시하고, 국가가 나서서 권력을 행사하였을 때 무고한 개인들이 긴 시간 고통을 받은 사건들이기도 하다.

문소영 실장은 마지막으로 정의는 늘 지연되는 것이 그 속성이기에, 우리 모두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적이지 않는가하고 말하며, 어떤 정의나 진리건 간에 손쉬운 규정과 진단은 불가능하며, 어떤 주체도 사회를 정화시키는 주체로 스스로를 자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이강혁 변호사는 앞서 이준웅 교수와 이정환 대표의 의견에 동조를 표하고 법무부 대책상 허위조작 정보(가짜뉴스) 판단 기준은 규제 대상을 명확히 지정할 수 없기에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됨을 먼저 언급하였다. 이강혁 변호사는 정부가 ‘언론중재법’상의 언론기관이 아님에도 언론보도를 가장하여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바에 대해 비언론기관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정법상 언론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규제받아야 한다면, 이는 평등권 침해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무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으려 한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 정보 등의 삭제요청권을 규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로만 정보 삭제 등 요청권 제도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대응 방식은 앞서 이정환 대표가 언급했던 ‘임시조치 제도’의 악용 사례를 보고도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는커녕, 시대적 추세에 명백히 역행하는 대응 방식이라는 것이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역시 앞선 발제자와 토론자들과 큰 맥락에서 입장의 궤를 함께 하되 가짜뉴스 규제에 관해 시민사회 입장에서 논변했다. 어떤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판단하는 것은 시간의존성이 있는 것이 확실하기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가지고 규제해서는 안 되며, 허위인지 진실인지보다 판단 주체가 누구인지가 더 따져봐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이 ‘진실’, ‘허위’ 여부를 판단하여 표현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의혹제기와 토론을 통한 진실 발견의 기회를 없애고 진실이 터져나올 수 있는 곳인 공론장을 위축시킨다. 현재 정부, 여당은 ‘사회통합 저해’, ‘국민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대통련과 관련한 ‘건강이상성’, ‘자녀 취업특혜설’, ‘남북정상회담 대가 지원설’, ‘북한 국민연금 요구설’과 같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반정부적 표현에 대해 엄정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표현물 규제는 주로 유력한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 이용되어 왔으므로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 등 표현물에 대한 규제는 함부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또한 가짜뉴스 규제 도입에 앞서 이미 한국은 표현물 규제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진실/허위 여부에 상관없이 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될 수 있으며, 경멸적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경우에도 모욕죄로 처벌된다. 임시조치 제도로 연간 약 45만 건의 온라인 게시글이 차단되며, 선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나 비방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로 처벌된다. 선관위는 매 선거마다 가짜뉴스 TF를 꾸려 온라인 게시글을 단속해 20대 총선에서 약 1만 7천 건, 19대 대선에서는 약 4만 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손지원 변호사는 더 이상의 법 제재는 과잉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표현물에 대한 제한이 더 완화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손지원 변호사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에 공감했다. 그러나 현재 정치권이 주요하게 문제삼고 있는 정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거나 국론 분열을 야기하는 정보이며, 설령 국론을 분열시킬 만한 정보라고 해도 이런 정보들이 다 없어져야 하는 정보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정보에 대해서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입장은 전파할 수 있는 권력과 자원을 막강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신뢰성 있고 정확한 대응으로 반박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보았다. 가짜뉴스 규제 입법례로 쓰이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은 정확히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혐오를 선동하는 표현물에 대한 것으로써 표현의 허위성을 이유로 규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하며, 이를 근거로 정부나 대통령을 공격하는 표현을 제한하는 데 쓰이면 안 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구본권 소장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신장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에 이에 반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민주주의를 역행하지 않으면서 현재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저널리즘에게 충분한 표현의 자유가, 개인에게도 발언의 자유가 주어진 상황이지만, 지금 민주주의가 계속 성숙하고 있나 돌이켜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범사회적인 합의가 없어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널리즘의 고전적인 논리로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기보다 최근 상황을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본권 소장은 시민들이 뉴스를 접했을 때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화두를 던졌다. 시민들이 가짜뉴스에 주목을 하지 않는, 비판적 수용능력을 갖게 되는 것만이 원론적인 해결방안인데 이는 법과 기술로만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은 아니기에 근본대책을 내놓기가 더욱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그래서 개인적 차원에서 시민 스스로도 노력하고, 제도적 차원에서 시민의 인지능력을 키우는 등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직된 시민단체라든지 시민의 운동 차원에서 도와야 하는 것이 있어야 개인의 노력도 지치지 않고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권 소장은 인지적 회의주의를 지양하고 법, 제도, 기술 및 인지능력의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어서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현재 정부가 내세운 제재의 형태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혐오와 차별을 선도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확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원론적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며,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표자들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표현물 자체를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게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금, 2018/11/0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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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8년 10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논의와 대안에 관한 연구」(윤해성, 김재현) 보고서는 진실을 말하는 행위를 범죄화하고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존치와 폐지의 이론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본 보고서는 각종 국제기준과 국제기구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비범죄화를 촉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제34호 일반의견(General Comment No.34, 2011. 9. 12.)에서 우리나라도 비준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인권규약 (자유권협약) 제19조의 “의견형성과 표현의 자유” (Freedoms of expressions and expression) 부분을 해설하고 있다. 그 제47번째 문단에서, 형사범죄로서의 명예훼손죄의 실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a)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범죄로 처벌해서는 아니됨.

(b) 허위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에도 악의(내지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형벌로 처벌해서는 아니됨.

(c) 정부에 대한 비판 또는 의견 표명을 한 개인을 명예훼손범죄로 처벌해서는 아니됨.

(d) 사실적시 여부를 떠나 모든 형태의 명예훼손에 대한 범죄화는 바람직하지 못함.

(e) 범죄로서 명예훼손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처벌은 극히 중대한 사건으로만 제한되며 그러한 경우라도 구금은 적절한 처벌이 되어서는 아니됨.

이러한 인권규약의 해석에 따라, UN 총회 산하의 UN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및 여성차별철폐위원회(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를 포함하여 다수의 국제인권기구들은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에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철폐할 것을 권고해 왔다.

UN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한국의 형법상 명예훼손의 규정이 존재함에 따라 형사절차로 인한 체포에의 위협과 재판 전 구속의 위협, 높은 비용의 형사재판에의 부담, 과도한 벌금부과, 구금, 형사기록의 전과로 인한 위험과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절대 형사 범죄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징역과 같은 구금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되므로, 형법전에서 삭제, 즉 폐지하고 민사법에 해결할 것을 권고하였다. UN 인권이사회의 대한민국에 대한 UPR 워킹그룹 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의 내용을 볼 수 있다. 2018년에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따라 이행감시체제로 설립된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제2차 피해의 요인 내지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신고 및 법적 조치를 취하는데 한국의 명예훼손죄의 규정이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취지로 다루고 있다.

한편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점을 강조하여 2001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다. 이에 따라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은 형사법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였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유인즉,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형벌보다는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특히 명예훼손에 대해 징역형을 부과하는 형사법 규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교법적으로 검토하여도 명예훼손을 형법상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는 많지 않으며, 더욱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명예훼손죄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임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허위인 경우에 성립되므로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도 명예훼손 처벌규정이 있지만 적시된 사실이 진실임을 입증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2010년 1월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면서, 당시 영국의 법무장관은 “선동죄와 반정부 명예훼손죄,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을 오늘날처럼 표현의 자유가 권리가 아니었던 지나간 시대의 이해할 수 없는 범죄”라고 폐지 이유를 밝혔다. 또한 미국의 경우, 명예훼손은 대부분 민사적인 방법에 의하여 해결되고 있고 일부 주는 명예훼손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제 적용되는 예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에서도 허위의 사실에 대해서만 명예훼손책임이 인정되고 진실한 사실은 면책된다. 일본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 우리보다 비교적 높은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만 위법성조각사유에서 공공성이 있는 경우에 사실여부를 판단하여 진실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처벌하지 않고 있는 구조이다. 또한 일본은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규정하여 공소 제기 전에는 공공의 이해로 보아 범죄의 성립이 부정되나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 비로소 사실여부를 판단하여 진실이면 처벌을 하고 있지 않는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반의사불벌죄로규정하고 있어 이런 점에서 우리와 다르다.

또한 본 보고서는 형법이론 및 헌법적 관점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명예훼손죄는 헌법상의 기본권인 명예권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 발생하는 기본권 간의 충돌 문제이다. 개인의 인격권 또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이자 법익이지만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위 ‘허명’까지 보호하게 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즉, 허명을 포함한 명예와 진실한 표현 사이의 비중을 평가하면 진실한 표현을 보호할 필요가 더 크다고 할 것인데, 본조는 이러한  헌법상의 비례성의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여 헌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 및 최후수단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허명을 형벌로써 보호하는 것은 과도하며, 이렇듯 형벌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이익보다 형벌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이 현저하게 클 경우에는 비범죄화를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고 있다.

한편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행해진 경우에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규정이다. 본 조문을 반대로 해석하면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형사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는 헌법 유보조항 및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지, 공공의 이익에 관해서만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즉, 자유권이란 임의적 자유이고, 어떠한 목적 실현을 위한 자유가 아니다. 기본권적 자유가 국가목적이나 공익실현의 목적에 종속되어 그 결과 개인이 자신의 자유를 국가공동체에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행사해야 한다면 그것은 자유권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형법 제307조 제1항은 마치 표현의 자유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때에만 허용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헌법에 위배된다.

보고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론이 전 세계적인 주류이고 우리나라의 현행 형법상 사실적의 명예훼손죄가 헌법에 위배되고 법논리적 오류를 가지고 있는 이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존치시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부당하므로 장기적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물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존치시키고 위법성 조각사유의 확대해석 및 요건을 넓혀 비범죄화의 범위를 넓히거나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엄격한 해석을 통해 사생활을 침해하는 범위 내에서만 처벌할 수 있도록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집적된 판례의 논리를 짧은 시간 내에 변경시키기는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범죄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상 민주주의의 초석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부정할 수 없다. 나아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명예훼손죄를 비범죄화하거나 최소한 비구금형으로 하고 있음은 명예보호를 위해 형벌 이외에 다른 수단, 즉 손해배상이라는 민사적 제재가 보다 효과적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사생활을 보호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범죄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투를 비롯한 수많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을 위축시키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해악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형사정책연구원과 같은 국책 연구기관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법적 문제점 및 국제기준, 국제 동향을 자세히 분석하여 폐지가 보다 타당한 방향이라는 결론의 보고서를 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국회와 법무부는 형벌 만능주의와 현상유지적 태도를 벗어나 정책 연구기관과 국제사회의 명예훼손 비범죄화에 대한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 이 글은 슬로우뉴스에 기고했습니다. (2018.12.27.)

이 글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논의와 대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윤해성, 김재현)를 ‘공공누리'(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에 따라 요약, 소개한 것입니다. 보고서 원문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 2018/12/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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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문(PDF):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제도 개선 방향_오픈넷 손지원

2018년 12월 11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장에서 ‘사이버 명예훼손 제도 개선’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이철희 의원실, 한국법제연구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공동개최한 이 토론회에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그 중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개정, 폐지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습니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고자 하는 각종 내부고발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임을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는 현재 법제 하에서는 폭로자를 보호할 수 없으며, 사회적 고발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손지원 변호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문제점을 여러 판례를 들어 설명하고, 특히 성폭력 고발인 미투운동과 관련하여 성폭력 가해자가 폭로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여 2차 가해를 더욱 손쉽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꼬집었습니다.

현재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조항에서 형법 조항과 같이 ‘공익성’을 요건으로 하는 위법성 조각사유를 추가하는 개정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개정이며, 근본적으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전면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과거 성이력과 같은 타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비방의 목적만 있는 악의적인 사생활 유포 행위를 막는 방안으로서 ‘오로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개인의 내밀한 사적 정보를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 자’로 구성요건을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화, 2018/12/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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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 2018년 겨울호 (Vol.149), 언론중재위원회

가짜뉴스 규제법의 헌법적 분석 및 해외 동향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1. 들어가며 범람하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

최근 정치권에서 ‘가짜뉴스’를 사회악으로 지목하고 엄정한 대응에 나서며 강력 규제론이 대두되고 있다. 허위정보의 유포는 역사적으로 늘 존재하여 왔으며 새로운 경향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로 올수록 기술의 발달로 합성과 같은 조작이 용이해지고, 또 인터넷을 이용하여 누구나 쉽게 정보의 생산자 역할, 즉, ‘미디어’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한 전파력 때문에 정보의 영향력이 커지자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적으로는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의제 선점과 정보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가짜뉴스와 관련하여 22개의 법안이 계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대표적인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 2012927)”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 2014625)”이다.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은 가짜정보를 ‘정부기관 등(언론중재위원회, 법원,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로 규정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짜정보의 내용을 공고하도록 하며, 가짜정보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생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가짜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지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유통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가짜뉴스 유통한 자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며, 역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모니터링, 임시조치,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른 가짜뉴스 관련 법안들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규제 대상 “가짜뉴스” 혹은 “허위정보”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한”, “거짓의 사실 또는 왜곡된 사실”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일부는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제재, 조치들도 대체로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다.[1]

이하에서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의 헌법적 분석 및 해외 규제 동향을 통해 가짜뉴스 규제론의 문제점을 진단하기로 한다.

 

2. 가짜뉴스 규제 법안의 헌법적 분석

. 규제 대상 정보 정의 규정의 불명확성

헌법상 명확성 원칙이란, 법률을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자에게는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집행자에게는 객관적인 판단지침을 제공하여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집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에서 특히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수반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하여 이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즉,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되어,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요구된다.[2]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체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대상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목적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한정적 개념이 될 수 없다.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는 수신자를 전제하고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목적성을 띠고,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은 대부분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며, 오히려 이를 목적하지 않은 표현을 분류해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가 ‘언론’이고 ‘보도’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불명확하다. ‘언론보도’가 법에 따라 등록한 언론사만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시민 누구나 팩트 전달, 자료 분석, 기사 퍼나르기 등 ‘언론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사실이 적시될 수도 있다. 개정안들에 따르면 타 언론사를 사칭함이 없이 일반 시민이 이러한 언론활동을 하는 것, 혹은 언론보도의 형식을 취하거나 기존 보도 이미지에 합성을 한 유머나 패러디까지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으로써 규제 대상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형사처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는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면서 ‘어떠한 표현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의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판단주체가 법전문가라 하여도 마찬가지이고,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현재의 다원적이고 가치상대적인 사회구조 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상황이 문제되었을 때에 문제되는 공익은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익간 형량의 결과가 언제나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도 아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범자인 국민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허위의 통신’ 가운데 어떤 목적의 통신이 금지되는 것인지 고지하여 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의 요청 및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3]

현재 가짜뉴스 규제법안들 역시, 규제 대상 정보가 무엇인지 표현주체인 국민에게도, 감시 및 차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도, 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판단하거나 유포자 등을 형사처벌하는 국가기관에게도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기준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에 의하여 남용될 위험도 높다. 결국 가짜뉴스 규제법안들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여 규제되지 말아야 할 표현물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도록 하는 위헌적 법안들이라 평가될 수 있다.

 

. 내용의 허위성을 기준으로 한 표현물 규제의 위헌성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개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어떠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종국적으로 판가름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 역시 위 전기통신기본법 위헌소원에서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는 보충의견을 낸 바 있다.

판단의 실질적 곤란함과 동시에 과연 누가 ‘판단자’가 될 것인가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박광온 의원안은 “정부기관 등(언론중재위원회,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를 규제 대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가기관이 명백하게 “허위”와 “진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이 결정에 따라 표현의 금지, 처벌 여부가 가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정·중재기관인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은 당사자간 합의에 기초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표현내용의 ‘허위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으로 삼기에 부적절하다. 법원의 판결 역시 어떤 사실에 대하여 당시까지 진실 증명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떠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는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또한 무엇보다 국가권력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허위 표현자를 색출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국가권력의 표현물 검열은 반정부적 여론을 차단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물을 규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높다. 따라서 표현물 규제가 가능하려면 이에 더하여 표현물을 규제할만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구체적인 해악으로 이어질 위험이 명백한 경우여야 한다.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허위사실 적시의 경우,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하다고 평가될 정도의 규제가 존재한다.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사실을 적시했다면, 그 사실이 허위인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형사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고, 경멸적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경우에는 ‘모욕죄’로 처벌된다. 이러한 명예훼손 법제에 기초해서 타인의 인격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임시조치 제도(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로 연간 약 45만 건의 글들이 차단되고 있다. 또한 선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나 비방의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와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처벌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선거법 위반 정보에 대하여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제82조의4), 이 제도로 20대 총선에서 약 1만 7천 건, 19대 대선에서 약 4만 건의 온라인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4] 만일 타 언론사를 사칭하여 허위의 기사를 작성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 도입이 논의되는 가짜뉴스 규제는 개인의 인격권 침해와는 연결되지 않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정보에 대한 규제다. 그런데 이러한 허위정보가 일방적으로 차단되고 표현자를 처벌해야 할만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표현물인지를 검토해보아야 한다.

위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사실유포’를 위헌으로 선언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객관적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의 표현임이 인정되는 때에도, 그와 같은 표현이 언제나 타인의 명예·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거나,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행위자의 인격의 발현이나, 행복추구, 국민주권의 실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단언하기도 어렵다.
(중략)
허위의 통신을 접한 국민은 그 표현내용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고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로서의 인터넷통신의 발달에 따라 정보수신자는 매우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특정한 표현에 대한 반론 내지 반박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통신’의 특수성, 즉 익명성과 무차별적 전파가능성 등에 의하여 위와 같은 가능성이 전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허위사실의 표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올바른 정보획득이 침해된다거나 범죄의 선동, 국가질서의 교란 등이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중략)
한편 허위사실의 표현으로 인한 논쟁이 발생하는 경우, 문제되는 사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참여를 촉진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공익을 해하거나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도 실제로 표현된 내용이 공익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적인 내용이거나 내용의 진실성 여부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닌 때, 내용의 허위성이 공지의 사실인 경우 등에는 그로 인한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기 어렵다.
(중략)
이와 같이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중략)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존의 확립된 사실 또는 관점에 반하는 사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이들과 같이,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 주체로 하여금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표현행위를 억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은 바,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하여 가벼운 사익의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표현이 억제된다면, 표현의 자유의 기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

즉, ‘공익을 해할 목적’의 불명확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허위사실의 유포로 발생하는 사회적 해악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이의 규제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본 것이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고 해도 진실 발견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명백히 왜곡되거나 조작된 허위 정보의 경우에도 대중의 적극적인 검증과 토론의 과정을 통해 진실이 보다 탄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그 공익적 기능이 있을 수 있다.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것은 올바르고 진실된 표현을 보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사상의 자유시장, 대중의 의사형성 과정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왜곡, 혹은 역사적으로 오랜 검증을 통해 일반적으로 ‘허위’라고 인식되고 있는 사실의 주장은 이미 대중들 사이에서 그 신뢰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일부 그 주장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그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허위의 표현’ 역시 일정한 보호가치가 있기 때문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차단하고 처벌해서는 안 된다.

 

. 제재의 과잉성

이렇듯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상 정보의 기준도, 규제를 정당화할만한 해악도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그에 대한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어 더욱 문제다.

개정안이 규정한 조치들은 ① 가짜뉴스를 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②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③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 추가하여 이용자들의 신고로 차단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논의한대로 ②와 같이 가짜뉴스를 행정기구의 판단에 따라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높고, 이에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규제 대상 정보인 ‘가짜뉴스’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③, ④와 같이 가짜뉴스를 일부 이용자들의 신고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유통을 차단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의 유통을 매개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유통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차단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 단위에는 무수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이 공존하며, 허위로 판정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시간짜리 동영상에 가짜뉴스를 다룬 내용이 5분 내외로 존재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동영상 전체를 삭제, 차단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문제없는 표현들마저 부당하게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3. 해외의 가짜뉴스 규제 동향

해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이를 정면으로 금지, 처벌하는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짜뉴스 규제 찬성론측에서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NetsDG)’을 가짜뉴스 규제법이라고 인용하고 있다. 이 법안은 독일법상 ‘불법’정보에 대하여 사법부의 판단 전에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가 신고를 받아 삭제·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법도 정보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불법’정보로 분류하는 규정은 없다. 독일 언론에서 문제삼는 ‘가짜뉴스’란 주로 독일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5]에 해당하는 정보, 즉,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정보를 의미한다. 따라서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은 이러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허위정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라 할 수 있고, 이는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사업자에게 일반적인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있지는 않고, ‘신고’가 되어 사업자가 구체적으로 인지한 특정 정보가 불법으로 판단되는 경우에야 비로소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마저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라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6]

말레이시아 의회는 지난 2018년 8월 16일,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작성한 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가짜뉴스 처벌법’을 폐지했다. 본 법안이 언론을 탄압하고 정권에 대한 비판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7]

최근(2018년 11월 20일) 프랑스 하원이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진 ‘정보조작대처법’(Les propositions de loi contre la manipulation de l’information)은 선거기간 동안 투표의 진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정보가 고의로, 그리고 대량으로 유포된 경우, 판사가 명령으로 이를 중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의사형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한다는 목적의 범위 내에서, 사법부의 판단으로 허위정보의 유포를 중지시키도록 하고 있는 것인데, 이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8]

한편 2018년 1월, EU 집행위원회는 HLEG(the High Level Expert Group)라는 전문가 자문기구를 발족하고,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에 따라 HLEG가 발행한 보고서[9]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공적, 사적 ‘검열’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 나가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표현 내용의 ‘허위성’을 기준으로 한 규제는 헌법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다. 전세계적으로도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적·강제적 규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위 EU 집행위원회의 HLEG 보고서는 ①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을 향상, ②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③ 이용자와 언론이 허위정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 마련, ④ 뉴스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 보장, ⑤ 허위정보의 영향력과 조치에 대한 지속적 연구 장려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양질의 정보가 보다 많이 흐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대응만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2017년 3월 3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은 가짜뉴스 대응에 관한 공동 성명에서 정부의 가짜뉴스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을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은 보다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이 더욱 자유로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10] 일방적인 정보 차단, 유포자 처벌과 같이 위헌의 소지가 높은 강제적, 억제적 규제보다는, ‘진짜뉴스’가 더욱 많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여야 할 것이다.

 


[1] 이하에서는 편의상 ‘가짜뉴스’로 통칭함.

[2] 헌재 1998. 4. 30 결정 95헌가16, 헌재 2002. 06. 27. 결정 99헌마480 등 참조

[3]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

[4]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현황(제19대 국선∼제19대 대선), 행정안전위원회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2018. 2.

[5] 독일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는 ‘공공의 평온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국적, 인종, 종교, 그 민족적 출신에 따라 특정되는 집단에 대하여…증오를 불러일으키거나 이에 대한 폭력적 또는 자의적 조치를 유발하는 자’를 처벌하는 내용이다. 국회입법조사처 현안보고서 제306호, “혐오표현 규제의 국제적 동향과 입법과제”(2017. 6. 12.), p. 19-21 참조

[6] 언론중재위원회, 해외언론법제연구보고서 제1권 제1호(2018. 8.), p. 68-69 참조

[7] “결국 폐지된 세계 최초의 ‘가짜뉴스 처벌법’ ”(국민일보, 2018. 8. 18.)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610391&code=61131311&cp=nv

[8] “프랑스 ‘정보조작대처법’, 결국 통과되다”(슬로우뉴스, 2018. 11. 21) http://slownews.kr/71699

[9] “A multi-dimensional approach to disinformation – Report of the independent High level Group on fake news and online disinformation”(European Commission, March 2018) https://ec.europa.eu/digital-single-market/en/news/final-report-high-level-expert-group-fake-news-and-online-disinformation

[10]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FAKE NEWS”, DISINFORMATION AND PROPAGANDA https://www.law-democracy.org/live/wp-content/uploads/2017/03/mandates.decl_.2017.fake-news.pdf

 

* 이 글은 『언론중재 (2018년 겨울호 (Vol.149))』에 기고한 글입니다.

월, 2019/01/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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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적인 ‘역외적용’론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국내 인터넷 사업자는 국내법상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준수해야 하지만 해외 사업자는 동일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이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업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이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나와 인기를 얻고 있다.

적반하장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들이다.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요청만 있으면 30일간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 임시조치제도,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삭제차단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 우리 국민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로서 자본금 1억원 이상이면 무조건 신고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가 그렇다. 또 불법물을 사전차단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당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의무조항들, 청소년유해물도 아닌 인터넷게임을 하려는 성인들도 실명 확인을 하라는 인터넷게임실명제, 이들 실명제를 위한 온라인상의 본인 확인 방식도 이동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고비용의 휴대폰 본인 확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강요하는 본인확인기관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PC방을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들의 전용회선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발신자부담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모든 온라인 결제와 행정민원 서명에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제도,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청소년은 잠을 자야 한다는 폭력적인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셧다운제, 진실이나 감정 표현도 불법물로 분류하는 명예훼손 법규가 국내 기업들을 괴롭혀 왔다.

이 법들이 공익적으로 좋은지 안 좋은지를 지금 다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들이 OECD 국가들 중 우리나라에만 존재하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역외적용론’은 마치 미국에서 1950년대에 법률로 유색인종들은 기차와 버스의 앞에 못 타게 했는데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백인들도 기차와 버스의 앞에 못 타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부르면서 외국기업에 부담을 돌리려 하는가? 갈라파고스제도로 사고를 쳐놓고 갈라파고스적인 해법을 내놓는 형국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에서 말한 법들 모두 애시당초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인터넷 기업에 적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어느 법도 그 적용이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2009년 구글이 유튜브의 한국세팅에서 게시기능을 떼어냈던 이유는 당시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실명제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당연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또 해외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망을 통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없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망사업자에 대한 권한을 통해 불법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불법영업을 하는 외국 웹사이트를 차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구글 본사가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안 한다고? 전기통신사업법상 징역 2년에 처해지는 범죄이고 유튜브 사이트는 이를 ‘교사 방조하는 정보’이므로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차단하면 된다.

법도 있고 집행력도 있는데 외국업체에 대해 집행하지 않는 이유는 규제당국 자체가 규제가 너무 갈라파고스적임을 알고 있어 집행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역차별’에 대한 해답은 자명하다.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 임시조치제도 등 갈라파고스적 제도들을 없애서 규제환경을 국제수준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관련 토론회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을 대표한 이상적인 발언이 나왔다. “규제가 규제를 낳고 있는 형국이다. 역차별 논의 반대한다.” 역차별론으로 더 이상 국민을 가두지 말라.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했습니다. (2019.01.03.)

월, 2019/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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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방송 심의: 또 하나의 갈라파고스 규제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방송을 인터넷으로 뿌리면 ‘방송’으로 규제하나 ‘인터넷’으로 규제하나 – 미네르바, 참여연대, 옥수수 등

방통심의위가 방송사들이 자신들의 웹사이트로 뿌리는 콘텐츠를 ‘유사방송’이라고 부르며 방송수준으로 심의하겠다고 나섰다. ‘스브스 뉴스’나 ‘EBSi’ 인터넷 강의 콘텐츠 같은 것을 방송사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불법이 아니라도 저속하거나 편향되기만 해도 규제한다는 것인데 제재의 수위만 다를 뿐 방송처럼 심의하겠다는 것에는 여야가 한목소리인 듯 하다.

스브스 뉴스나 EBSi 인터넷 강의는 국가특허를 받은 공공매체로 송출되는 콘텐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도 아닌 콘텐츠를 국가기관이 규제한다는 것은 헌법의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이다.

불법이 아닌 방송콘텐츠를 저속하거나 편향된다는 이유만으로 규제해도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지 않는 이유는, 방송은 공중파라는 공공재를 국가특허로 몇몇 사업자들에게 불하하는 대가로 이들 사업자들에게 특별한 공적 책무를 부과하면서 만들어진 매체이기 때문이다. ‘전파는 국민 모두의 것이고 그걸 당신들에게 맡겼으니 공공성 있게 써달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뿌리는 콘텐츠는 그럴 정당성이 없다.

“방송사가 국가특허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키웠으니 이들이 만든 콘텐츠는 인터넷으로 나가더라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답답한 노릇이다. 국가특허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키운 것이 방송사뿐인가? 국립대학교인 서울대학교는 어떤가? 원래 국영기업있던 KT는 어떤가? 이들이 내는 논평, 연구 결과, 인터넷 콘텐츠도 다 방송 수준으로 심의할 것인가?

물론 일반적으로 국가특허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키웠다면 국가특허를 받은 측면의 사업을 규제하면 된다. 망사업자들(KT, SKT, LGU+)이 ‘기간통신사업자’라며 또 다른 특별한 규제를 받는 것도 역시 주파수 및 도로 아래의 전선관 등 국가특허에 의한 공공재를 불하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특허를 받는 측면에 대해서만 특별규제를 하면 되는 것이지 그들이 하는 다른 사업에까지 규제를 확장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KT가 영화제작에 참여하면 그 영화도 기간통신사업으로 규제할 것인가? (참고로 이들이 만드는 <옥수수>나 방송사업자들과 합작하기로 한 <푹>까지 방송처럼 규제하는 것도 위헌이다.)

왜 방송사나 망사업자같은 ‘갑’들을 보호하려 하냐고? ‘신뢰도와 영향력이 있다면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명제의 피해자들 중에 바로 미네르바 같은 사람이 있다. 그가 20만 명의 팔로워가 있고 정권에 위협이 되니 전기통신기존법 조항을 유신정권 때의 유언비어유포죄와 같은 거라고 우겨서 그 죄로 잡아넣은 것이다.

‘누군가의 말을 사람들이 잘 따르면 그 사람을 더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사회는 평화로운 혁명이 불가능한 사회이다. 정부와 기업 돈 한 푼 받지 않고 순수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운영되는 참여연대 보고 “권력기관”이라고 부르는 궤변하고 비슷한 것이다.

‘표현이 인기 있거나 설득력 있다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명제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거대기업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진영논리는 정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에서도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갈 원리를 세워야 하는 것이지 우리 중에 누가 누구를 누르는 것이 경제개혁이 아니다. 다시 표현의 자유로 돌아가자면 우리나라가 인터넷을 OECD 유일의 갈라파고스 규제들로 겹겹이 둘러싸서 혁신이고 뭐고 다 마비시키고 있는 것도 결국 그놈의 영향력과 인기 아니겠는가.

(법령도 누가 자세히 살펴봤으면 좋겠다. 아래 법령을 종합해보면 ‘유사방송’ 규제라는 게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목적으로 “편성”을 통해 제공되는 것’에 적용되는 것인데 “편성”은 실시간 송출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스브스 뉴스나 인강을 편성시간을 기다려서 보지는 않지 않는가. 내 생각에 위 정의에 들어가는 것은 IPTV에서 VOD를 뺀 나머지 방송밖에 없고 이들은 이미 방송심의를 받고 있다. 이 규정으로 스브스 뉴스, EBSi 같은 걸 규제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방송법 제100조와 32조, 방송법 시행령 제21조 (출처: 미디어스)

* 이 글은 박경신 교수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2019.01.11.)

금, 2019/01/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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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16. 국회 언론공정성 실현모임, 국회입법조사처,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공동주최한 ‘방송법제 개편과 OTT 정책 세미나’에서는 방송법 체계에 OTT 사업자를 포함하는 내용을 포함한 김성수 의원 발의 방송법 전부개정안(일명 통합방송법)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는 이날 세미나에 참여하여 ‘방송은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다른 매체이기 때문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방송 서비스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를 방송법으로 포섭시켜 강력한 규제내로 편입시키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여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도 불이익하고 창작자들, 소규모 미디어, 개인 크리에이터, 1인 미디어 등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미디어 산업과 문화 전반의 발전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OTT에 대한 방송 규제, 필요한가

손지원(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

1. 방송이란 무엇인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를 방송으로 규제할 수 있는가.

(1)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

법과 정책에 있어 규제 대상을 확정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는 결국 법의 근본적인 목적과 연결된다. 방송법을 논의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결국 ‘방송’이란 것이 무엇인지, 방송을 다른 표현물과 달리 엄격하게 규제하는 이유를 되물어야 한다.

방송콘텐츠도 원래는 표현주체가 표현물의 내용을 결정하고 유통 방식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표현물이다. 다만 방송콘텐츠가 일반적인 표현물과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엄격한 각종 규제가 정당화되는 표현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콘텐츠를 일반 표현물과 다르게 만드는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이것은 곧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와 연결된다. 방송콘텐츠와 다른 표현물의 구분은 표현물 자체의 특성이 아니라 ‘표현물이 유통되는 경로, 즉, 전달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① 표현물이 공중에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침투시키는 구조의 매체를 통해 유통되었는가 (공중에 대한 일방향적 침투성) ②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유통할 권리가 제한적으로 부여되었는가 (채널의 제한성), ③ 이로 인하여 수신자인 일반 국민들의 선택권, 통제력이 제약되는가가 ‘방송’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는 그러한 특성의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침투하는 표현물의 영향력, 그러한 매체를 이용할 권리를 부여받은 한정된 소수들이 콘텐츠 시장 혹은 사상의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러한 무기를 쥐여준 국가가 방송사업자에게 공적 책임을 함께 부여하고 이들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쉽게 말해 TV나 라디오처럼 각 방송사들의 일방적 편성에 따라 프로그램이 송출되고 채널은 제한되어 있어 시청자들은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 소수의 메세지를 일방적으로 전해들을 수밖에 없는 매체라야 규제가 정당화되는 것이다.

(2) 동일서비스-동일규제, 규제 형평성? 인터넷은 방송과 동일한가.

통합방송법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즉, OTT가 방송 서비스와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이를 방송법 규제 내로 포섭시키는 내용이다. 동일서비스-동일규제, 규제 형평성, 수평적 규제를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동영상서비스와 방송서비스가 과연 같은 것인가.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양방향적 매체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셀 수 없이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채널이 존재하는 매체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보고, 또다른 수많은 콘텐츠, 채널, 나아가 다른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들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된다. 한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매체 사용권이나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부여, 보장받은 바도 없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인터넷 매체는 근본적으로 방송 매체와는 다르고, 동일한 콘텐츠라도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와 방송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경우는 ‘다른 서비스’로 보아야 한다. 기존 방송사업자와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일서비스’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은 방송과는 전혀 다른 매체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표현물을 ‘방송’과 같은 층위에서 규제할 수 없다.

물론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편성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IPTV처럼 특정 망과 단말기, 장기 수신계약을 통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선택이나 방식을 크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이용자들은 다른 수많은 채널,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그들의 편성에 구속된다고는 볼 수 없다. 이러한 매체에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가 의문이나, 만에 하나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기존의 ‘방송’ 층위가 아닌 다른 개념 단위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3) 해외의 사례

같은 이유에서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여 별도의 수직적 규제 체계하에 있으며, 방송은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 등만을 규제하고, 인터넷동영상서비스는 통신서비스로 규제되고 있다.[1]

콘텐츠를 기준으로 한 수평적 규제체계를 도입했다고 알려진 EU의 경우, OTT 서비스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로 분류되며, 실시간/비실시간을 기준으로 다른 규제를 받고 있다. 2010년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에 따르면, ‘텔레비전 방송’은 ‘편성 스케줄에 따라 일반 대중의 동시 시청을 위해 일방향으로 제공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를 의미한다. 즉, 이에 해당하는 경우만 방송 규제를 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텔레비전 방송’을 ‘유선이나 위성대역을 포함한 공중파를 통해 일반 대중의 수신을 목적으로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을 전송하는 것‘으로 정의함으로써 지상파나 위성, 케이블 TV와 같은 전통적인 텔레비전 서비스에 한정되도록 했던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의 ’텔레비전 방송‘ 개념을 확대한 것이다.[2] 이와 같은 EU의 결단이 옳은 방향인지, 이들에게 적용되는 규제 정도가 기존 방송 매체에 적용되었던 것과 동일한 수준인지는 더 연구해보아야 할 사항이지만, 최소한 ‘편성’, ‘실시간 송출’, ‘동시성’, ‘일방향성’ 등을 방송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법안상 방송정의 규정의 모호성과 문제점

통합방송법안상 ‘방송’의 정의는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방송’이란 ‘방송프로그램을 공중에게 송신하는 것’이고,[3] ‘방송프로그램’이란, ‘방송편성의 단위가 되는 방송콘텐츠’를 의미하고, ‘방송콘텐츠’는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시청자에게 송신되는 영상, 음성, 음향 데이터’를 의미한다. 문언만 가지고 보면 방송 매체의 특성이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일체의 모든 시청각 콘텐츠가 방송프로그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존 방송법상 ‘방송’ 정의 규정에서 ‘기획, 편성, 제작하여’라는 요건을 삭제하고, ‘방송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편성’ 개념도 ‘화면에서의 배치’를 추가시키는 등 ‘실시간성’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려는 듯이 보인다.

OTT 규제 부분을 보면 부가유료방송사업자는 ‘이용자와의 계약에 따라 정보통신망에서 방송프로그램을 이용자에게 판매‧제공하는 자’이고, 이 부가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프로그램 또는 개인창작영상물을 활용한 콘텐츠를 공급‧판매하는 자는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분류되어 ‘방송사업자’로서 진입규제, 광고규제, 내용규제 등의 방송 규제를 받게 된다.

위에서 이미 말했듯 법안상 ‘방송프로그램’ 개념이 불명확하여 일체의 모든 시청각 콘텐츠가 이에 해당할 수 있고, 시청각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플랫폼과 이 플랫폼에 자신의 시청각 콘텐츠를 판매하는 모든 자들을 방송사업자로 포섭하여 방송 규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표현물의 유통 방식, 영리성만을 이유로 규제가 정당화될 수는 없으며, 통합방송법 역시 이러한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입법의도를 최대한 선해하여 해석하면, ‘방송프로그램’은 현행 방송법상 기존 방송사업자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이하 ‘기존 방송프로그램’으로 부른다)을 의미하고, 이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인터넷상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자에게 방송사업자와 같은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부가유료방송사업자’ 개념을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그렇게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법안처럼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없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또 다른 서비스를 중복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은데, 이들에게 개인창작콘텐츠를 판매한 개인 크리에이터들 역시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방송사업자’가 되고, 이들이 만든 콘텐츠 역시 ‘방송프로그램’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유료로 제공하는 ‘부가유료방송사업자’ 플랫폼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경우, 그 콘텐츠도 내용규제, 심의 대상으로 해석될 수 있고, 그 다른 플랫폼도 방송사업자가 만든 방송프로그램을 유통하는 플랫폼으로써 ‘부가유료방송사업자’로 해석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3. ‘인터넷콘텐츠제공사업자에 대한 방송 규제는 과도

또한 어떠한 조건으로든 ‘인터넷콘텐츠제공사업자’를 ‘방송사업자’로 편입시키는 부분은 과도하다.

법안 설명자료에서는 개인방송은 원칙적으로 그 대상이 아니라고 하나, 아프리카TV와 같이 별풍선을 받는 것, 유튜브와 같이 광고 수익을 배분 받는 것 모두 추후 플랫폼에게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고 해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갑자기 부가유료방송서비스가 아니었던 OTT가 기존 방송프로그램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기로 결정하며 부가유료방송서비스사업자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OTT의 성격에 따라 여기에 콘텐츠를 판매하던 개인 크리에이터의 성격도 바뀌어야 한다는 부당한 결과도 생길 수 있다. 유통 매체가 방송사업자이기 때문에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우려되는 것이라면, 매체 운영자인 방송사업자를 통해 최종 배포 단계에서 규제하면 될 일이지, 콘텐츠공급자를 방송사업자로 규제할 필요와 근거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방송사업자가 만든 방송콘텐츠는 심의규정에 따른 심의, 즉, 내용규제를 받고, 위반시 방통위, 방심위의 행정제재의 대상이 되며, 행정제재 미이행시에는 벌금형까지 처할 수 있다. 자신의 표현물을 유력한 매체에 돈을 받고 판매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자신의 표현물을 널리 배포하면서 수익까지 내는 것은 모든 표현 주체의 욕망이다. 재미있는 동영상 콘텐츠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 혹시 정치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생활도 영위하고자 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이러한 공공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며 심의, 즉 내용검열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가. 이러한 규제는 크리에이터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경직시킨다. 사람들이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방송과 달리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규제는 미디어 시장과 문화 전반의 성장을 저해할 뿐이다.

4. 결론

통합방송법안의 OTT 규제 부분은, ‘영향력’있는 동영상 콘텐츠와 서비스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영향력, 유료 거래 여부만을 기준으로 방송의 범주로 포섭하여 무리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영향력’이란 객관적 산정이 불가능한 개념으로서 규제 기준으로 삼을 수 없고, 표현 형식이 동영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표현물을 돈을 주고 사고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대통령령 등을 통해 기존 방송과 규제 수준을 다르게 정비할 것이라는 유보는 적절하지 않다. 법률 단계에서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을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법안은 내용규제, 제재조치 등이 모든 ‘방송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하다.[4]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강화는 일반 이용자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해외 서비스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국내 콘텐츠를 유통시키지 않게 되면 이용자들은 국내 콘텐츠를 보기 위한 서비스에 별도로 가입하여 이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사업으로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서비스 다양성이 줄어들고 소수의 통신사, 방송사와 연계된 플랫폼들이 유통을 독점하게 될 경우의 폐해도 생길 수 있다.

최근 각종 인터넷 서비스 규제 법안들이 제안이유로 내세우는 ‘규제 형평성’은 정당한 입법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존의 규제 자체가 적정한 것인지, 적정하다면 기존의 규제를 새로운 매체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만한 동일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매체의 발달로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어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영향력도 분산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오히려 기존의 불필요한 방송 규제를 완화하여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을 모색하여야 한다. 다양한 형식의 매체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 국회는 기존의 매체와 성격이 다른 새로운 매체를 기존의 개념에 무리하게 포섭하여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1] 국회입법조사처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쟁점과 개선과제’ (NARS 현안보고서, 제287호, 2015)

[2] 이향선, ‘스마트미디어 환경에 따른 유사방송 콘텐츠 규제체계 정비 방안’, (스마트미디어 확산에 따른 유사방송 콘텐츠 규제 체계정비 방안 모색 토론회. 2016)

[3] ‘방송’의 정의규정에서 ‘방송’이란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어 명확히 정의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은 현행 방송법도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4] 법안 설명 보도자료에서는 결격사유 규정 등이 OTT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발의 법안 원문 제17조 제2항에서는 외국인이나 미성년자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유료방송사업자와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등, 구체적인 설명과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

목, 2019/01/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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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모든 표현물은 자유롭게 표현되고 흘러야 한다. 당연하게도 모든 사람은 누구에게 허락받거나 신고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스토리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과 경로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자는 정치적으로 공정할 필요도, 교양있고 올바르고 건전한 말만 해야할 이유도 없다. 자기의 표현물을 그냥 공개할 수도, 돈을 받고 팔 수도 있으며, 다른 사람의 표현물을 사서 대신 전달할 수도 있다.

이러한 표현의 자유의 당연한 원칙을 거스르는 법 중 하나가 방송법이다. 방송콘텐츠도 원래는 자유로워야 하는 표현물이다. 다만 방송콘텐츠가 일반적인 표현물과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엄격한 각종 규제가 정당화되는 표현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콘텐츠를 일반 표현물과 다르게 만드는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이것은 곧 방송 규제의 근본적 이유와 연결된다. 방송콘텐츠와 다른 표현물의 구분은 표현물 자체의 특성이 아니라 표현물이 유통되는 경로, 즉, 전달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표현물이 공중에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침투시키는 구조의 매체를 통해 유통되었는가,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유통할 권리가 제한적으로 부여되었는가, 이로 인하여 수신자인 일반 국민들의 선택권이 제약되는가가 ‘방송’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는 그러한 특성의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침투하는 표현물의 영향력, 그러한 매체를 이용할 권리를 부여받은 한정된 소수들이 콘텐츠 시장 혹은 사상의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러한 무기를 쥐여준 국가가 방송사업자에게 공적 책임을 함께 부여하고 이들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쉽게 말해 TV나 라디오처럼 각 방송사들의 일방적 편성에 따라 프로그램이 송출되고 채널은 제한되어 있어 시청자들은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 소수의 메세지를 일방적으로 전해들을 수밖에 없는 매체라야 규제가 정당화되는 것이다.

인터넷은 어떤가. 인터넷은 양방향적 매체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셀 수 없이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채널이 존재하는 매체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보고, 또다른 수많은 콘텐츠, 채널, 나아가 다른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들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된다. 한편 OTT,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이 국가로부터 어떠한 매체 사용권이나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부여, 보장받은 바도 없다. 즉, 인터넷은 방송과는 전혀 다른 매체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표현물을 방송법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최근 김성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통합방송법’)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도 방송법으로 규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상 ‘방송’의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통해 방송프로그램을 판매, 제공하는 사업자(넷플릭스, 아프리카 TV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 그리고 이 사업자에게 콘텐츠를 판매, 공급하는 자(MCN, 크리에이터, 1인미디어, 인터넷개인방송진행자 등)도 방송사업자로 규정하고, 일정한 등록, 신고 절차를 통한 진입규제 및 광고규제, 내용규제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법안은 방송 매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영향력이 있는 콘텐츠 사업자라면 규제가 필요하다라는 전제에서 시작하여 이를 무리하게 방송법의 범주로 포섭시키려 하고 있다.

방송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내용규제이며, 통합방송법안에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콘텐츠 제작자를 방송사업자로 규정하는 부분이다. 방송법상 방송은 그 내용이 공정성,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심의받으며, 기타 품위 유지, 건전성 등 엄격한 심의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위반 시 방송사업자는 방통위, 방심위로부터 제재나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으며, 제재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 과태료도 부과받을 수 있고, 등록취소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동영상 콘텐츠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 혹시 정치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생활도 영위하고자 하는 1인미디어들에게 이러한 공공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며 심의, 즉 내용검열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가. 이러한 규제는 크리에이터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경직시킨다. 사람들이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방송과 달리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철구가 품위있는 말을 해야 하고, 망치부인이 정치적 쟁점에 대해 공정하게 말해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법안은 단순하게 해석하면 돈 버는 표현물은 방송이고, 표현물로 돈을 벌려면 방송 규제를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돈을 받고 사고 팔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물을 방송으로 보고 규제하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으며, 이러한 규제는 미디어 시장과 문화 전반의 성장을 저해할 뿐이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강화는 일반 이용자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해외 서비스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국내 콘텐츠를 유통시키지 않게 되면 이용자들은 국내 콘텐츠를 보기 위한 서비스에 별도로 가입하여 이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사업으로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서비스 다양성이 줄어들고 소수의 통신사, 방송사와 연계된 플랫폼들이 유통을 독점하게 될 경우의 폐해도 생길 수 있다.

최근 각종 인터넷 서비스 규제 법안들이 제안이유로 내세우는 ‘규제 형평성’은 정당한 입법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존의 규제 자체가 적정한 것인지, 적정하다면 기존의 규제를 새로운 매체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만한 동일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매체의 발달로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어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영향력도 분산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오히려 기존의 불필요한 방송 규제를 완화하여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을 모색하여야 한다. 다양한 형식의 매체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 국회는 기존의 매체와 성격이 다른 새로운 매체를 기존의 개념에 무리하게 포섭하여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9.1.18.)

월, 2019/01/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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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31. 국제사이버법연구회가 개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특별세미나’에서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가 종합토론에 참여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현재까지 발의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김가연 변호사는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하여 개정안 중 어떤 안도 정보주체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개인정보 거버넌스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감독기구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고 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위원 구성을 다양화해야 함을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특별세미나 종합토론문

김가연 (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

1. 총평

제1세션과 제2세션 발제 모두 현재까지 발의된 개인정보의 활용 및 거버넌스에 관한 논의들을 개정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종합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 정보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로서 발제자들께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2. 개인정보 활용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

개정안들을 전반적으로 보면 GDPR의 가명정보와 익명정보의 개념을 도입하자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익명정보의 경우에는 非개인정보이며, 가명정보의 경우에는 개인정보이지만 가공된 개인정보로서 어느 정도 처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발제자의 의견에 개인적으로는 공감합니다.

다만 시민사회에서는 개인정보의 범위가 GDPR에 비해 협소해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우려가 있는데, 특히 “접근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인지를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명화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결합정보(추가정보)의 분리 보관을 소홀히 하거나 재식별 금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강력하게 사후제재를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여태껏 개인정보 침해 사건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법원의 입장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면 법에서 요구하는 기술적 조치가 정부가 제시하는 특정 “기술”을 의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어떤 안도 정보주체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와 제26조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요구할 수 있고 개인정보처리자는 지체없이 열람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열람 후 개인정보의 정정 및 삭제가 자유로워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종합적이라 할 수 있는 인재근 의원안에도 프로파일링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 개인정보 중심 설계 및 기본 설정(Privacy by Design, Privacy by Default), 개인정보 영향평가의 확대 등 정보주체의 권리 보호에 관한 내용들이 빠져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3. 개인정보 거버넌스에 대한 분석과 대안에 대한 의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기존의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을 이관하는 등 개인정보 감독기구를 위원회로 통합하고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치정보와 신용정보 등에 있어 방통위와 금융위와 공동으로 권한을 행사하게 되어 있는 것은 아쉽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완전한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발제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위원의 구성 관련해서는 현직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을 배제하고, 국회 추천을 통해 위원 구성을 다양화하는 게 합의제 위원회의 특성을 살리는 길이라고 보입니다. 이상입니다.

화, 2019/02/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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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다크웹 아동포르노에 대한 미국 수사에서 한국 이용자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기사의 후속으로 한겨레에서 ‘한국은 아동음란물 처벌에 관대하다’면서 ‘70%가 기소유예이고 대부분 벌금형으로 끝난다’는 취지의 기사가 떴는데, 맥락을 알고 읽어야 할 기사이다.

다크웹 아동포르노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기소는 실존 아동의 성행위 장면을 촬영한 것들 즉, 아동 성학대 촬영물이니 강력처벌하는 것이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4057.html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도에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성행위 묘사도 실제 아동의 성행위를 촬영한 것과 똑같이 아동성범죄로 처벌하는 식으로 법이 바뀌었다(법률에 이렇게 명시한 것은 한국 ‘아청법’이 세계유일하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 입건되는 아동음란물 대부분의 사건들이 만화나 애니메이션들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아동포르노죄는 실제 아동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주기 때문에 형량도 높고(제작 최저 5년, 배포 최고 7년까지) 아동성범죄자에게는 10년 채용제한, 20년 주소지보고 등등 엄벌에 처한다. 그러나 아청법 개정 후 엄밀히 말해 피해자가 없는 만화/애니메이션 같은 가상의 표현물까지 아청법 적용 대상에 집어넣으니 검경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2012년 아청법 개정 후 아동성범죄사범 입건 수는 100명에서 2,200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아동성범죄가 승진점수를 딸 수 있는 5대 범죄에 들어가니 만화/애니메이션 파일 다운로더들을 마구 잡아들였다. 이 중에는 여성도 많았고, 아청법이 보호하는 대상인 아동·청소년들도 많았다. 오죽하면 당시 토론회에서 ‘경찰은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진짜 아동성범죄자들을 잡으라. 아청법 때문에 아동들이 망가진다’는 얘기가 나왔을까.

결국 검찰은 만화/애니메이션 파일 다운로더들을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기소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한겨레 기사와 같이 “한국은 아동음란물 처벌에 관대해서 70% 기소유예, 대부분 벌금형”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 기사의 미덕은 한국에서 실존 아동촬영물에 대한 처벌을 더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데 있다.) 2013년부터 오픈넷이 가상 표현물에 대한 아청법 적용 반대 운동을 하고, 판사들이 위헌제청을 해서 만화/애니를 아동성범죄로 잡는 건수는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70% 기소유예, 대부분 벌금형”에만 집중하다가 경찰이 만화/애니메니션을 다시 마구 잡아들이기 시작하거나 검찰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기소하지 않고 더 엄벌하기 시작할까봐 겁난다.

  • 추가설명: 다크웹에 들어가보지도 않고 실존 아동촬영물인지 어떻게 아냐고? 미국도 우리나라 아청법처럼 법을 바꾼 적이 있었는데 시행되자마자 위헌판정이 났다(Ashcroft 판결). 그래서 오픈넷이 주장했던 것처럼 미국 의회는 만화, 애니메이션 같은 표현물은 별도 처벌을 하려고 조항을 따로 만들었다(18 USC §§ 1466A). 아래 기소장을 보면 조항들이 모두 2천번대인데 이것은 전부 다 실존 아동촬영물들이다.
수, 2019/10/23-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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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2019/7/19 공정경쟁과 데이터 세미나 토론문

공정경쟁을 위한 데이터현지화(data localization)가 화두이다. 그런데 데이터현지화 담론의 가장 큰 허점은 목적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목적으로 제시되는 이유는 (1) 규제상의 역차별” 완화 (2) “망이용료” 상의 역차별 완화 (3) 세법 상의 역차별 완화이다. 참고로 GDPR도 데이터현지화를 한정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자국민의 프라이버시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프라이버시가 개인정보보호수준이 낮은 나라로의 이전만을 규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논의는 반드시 우리나라 안에 데이터를 둬야 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전반적으로 인터넷이 문명에게 준 선물은 힘없는 개인들도 정부나 기업과 같은 홍보력과 정보력을 가지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 홍보력과 정보력에는 외국문물로부터의 정보를 수집할 자유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홍보할 자유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착신지의 다양성 뿐만 자신이 선택한 communication governance를 통해 통신할 자유도 포함하는 것인데 현재 데이터현지화의 대상이 되는 플랫폼업체들은 사실 자신의 데이터가 아니라 이용자들간의 소통을 mediate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를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알아보자. 

(1) “역외적용” 담론 마저도 일관되게 갈라파고스적

  “인터넷사업자는 국내법상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준수해야 하지만 해외사업자는 동일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이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업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여당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적반하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국내인터넷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에서만 유일무이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들이다.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요청만 있으면 30일 동안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 임시조치제도,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삭제차단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 우리 국민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로서 자본금 1억 이상이라면 무조건 신고를 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 불법물을 사전차단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당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의무조항들, 청소년의 합법적인 콘텐츠 접근을 막기 위해 실명제까지 하라는 청소년유해매체물실명제, 청소년유해물도 아닌 인터넷게임을 하려는 사람들도 실명확인을 하라는 인터넷게임실명제, 이들 실명제를 위한 온라인 상의 본인확인 방식도 이동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고비용의 휴대폰본인확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강요하는 본인확인기관제도, PC방을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들의 전용회선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발신자부담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모든 온라인결제와 행정민원 서명에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제도, 밤12시부터 새벽6시 사이에 청소년을 잠을 자야 한다는 폭력적인 전제에 만들어진 게임셧다운제, 진실이나 감정표현도 불법물로 분류하여 매년 1만건 넘는 기소가 이루어지는 명예훼손/모욕죄 법규 등 수많은 제도들이 국내기업들을 괴롭혀 왔다. 이 법들이 우리나라에 공익적으로 좋은지 안좋은지를 지금 다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들은 OECD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고 있으면 우리나라 인터넷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미국에서 50년대에 법률로 유색인종들인 기차 버스 앞에 못타게 하였는데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백인들도 기차 버스 앞에 못타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통 국가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만든 규제에 대해 기업들이 과도하다고 불만을 표시하면 공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개선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해외인터넷기업들에까지 그 제도를 적용해서 ‘평등한 규제환경’을 만들겠다는 특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부르면서 외국기업에 부담을 돌리려 하는가? 갈라파고스제도로 사고를 쳐놓고 갈라파고스적인 해법을 내놓는 형국이다. 

(2) “망이용료” 상의 역차별

  “망이용료”라는 말 자체가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말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외국업체들은 국내이용자와의 접속(하늘색 루트)만 구매하는 것이고 – 반드시 외국업체가 필요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망사업자가 외국업체의 정보를 중앙의 핑크색루트를 통해서 받을 경우 너무 많은 양의 접속(transit)용량을 상위 ISP로부터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망사업자의 필요에 의해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그러니 무료거래도 발생하는 것)이고 – 국내망사업자들은 전세계 단말들과의 접속루트(핑크색 루트 전체)를 구매하는 것이다. 한쪽은 캐시서버 접속료이고 한쪽은 전체 인터넷에 대한 접속료이다. 당연히 역차별을 논의할 수 없다. 외국단말과의 통행량이 적어도 (“2.6%”, 2019.11.10. 인터넷상생협 토론회 중 SK 윤세은 상무 발언)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작은 통행량이라도 그것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그 인터넷업체들을 회피할 것이다.

(3) 세법 상의 역차별 완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이 해외CP들이 국내에서 콘텐츠를 팔 경우 이에 대해 세금을 부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차가 미국에서 차가 팔린다고 해서 미국국세청이 중국제조업체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가?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무역은 디지털콘텐츠를 해외에 파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디지털콘텐츠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 이에 따라 유튜브 동영상, 페이스북 콘텐츠 등의 사본을 이용자들이 자신의 PC를 통해 받아보는 방식으로 디지털무역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 이용에 대한 대가를 내는 것은 아니며 이들이 콘텐츠를 주의(attention)을 제공하고 콘텐츠 업자는 이 주의를 이용자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생각하는 광고주들에게 팔아서 현금화함으로써 디지털무역이 완성된다.

  이에 대해서 소득세과세를 하고 싶다면 소득세의 기본원리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한 국제적 논의를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과 분리되어서 세법 상의 역차별을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수, 2019/11/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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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서강대학교에서 남덕우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한국언론, 길을 묻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계 학자·언론인들이 모여 ‘가짜뉴스, 규제해야 할까?’, ‘언론의 소유에 관한 질문’, ‘한국 언론의 당파성(정파성)’을 주제로 한 발제 및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 토론회에서 박경신 오픈넷 이사가 아래의 내용으로 가짜뉴스 규제에 대해 발표했다.

[발제문] 가짜뉴스 규제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표현의 자유 기본원리

  • 표현의 내재적 가치
  • 표현의 도구적 가치 : 민주주의, 진실
  • 표현은 interactive 하다. 즉 청자와 화자의 ‘합작품’이다.
  • 표현의 결과는 청자의 정보처리에 의해 mediate 된다.
  • 표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두 화자나 정보에게 지울 수 없다.
    •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의 원리(미국)
    • 민주사회에 필수불가결한 규제의 원리 (유럽)

허위주장에 대한 규제

▶ 위 기준에 비추어 허용되는 표현규제 (괄호 안은 해악)

  • 명예훼손 (제3자의 피해자 기피)
  • 사기 (청자의 재물 박탈)
  • 저작권 (저자의 잠재적 시장 박탈),
  • 폭탄헛소문법 (대중교통수단에서의 다수인들의 동시다발적 도피행위에 따른 부상, “verbal act(언사적 행위)”)
  • 위증 (재판에서의 사실확인 노력 오도)
  • 위조 (부당한 권리의 행사)
  • 아동포르노그래피 (아동성학대영상 즉 제작과정에서 아동에게 발생한 피해)
  • 혐오표현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cf. 지배층에 대한 혐오표현?)
  • 음란물 (예외? – 합법적인 행위를 묘사한 표현물이 유통이 끼치는 해악?)
  •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선거의 공정성 – 그러나 진실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 . )

▶ 허위사실유포죄? – 보통은 “공익”, “혼란” 등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해악이 적시되지 않음 → 위헌 및 인권침해로 받아들여짐

▶ 역사: 실제로 권위주의 정부에서 진실된 비판을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됨. 예) 유신정부의 긴급조치 1호의 첫번째 신설범죄 “유언비어유포죄”

사례: 미네르바

  • 인기 경제 블로거 – 2007년 미국수출 대기업들에 유리한 고환율정책에 대한 비판
  •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검 추궁 → 미네르바 구속
  • 블로그: “외환거래중단 공문 1호!” → 사실: 전화로 거래자제 요청
  • 블로그: “외환거래 중단” → 사실: 외환거래 “거의” 중단
  • 전기통신기본법 47조 “공익을 훼손하기 위해 허위의 통신을 한 죄”
  • 한 번도 집행되지 않은 법
  • 입법연혁 – 전파법 상 타인을 사칭한 통신을 금지한 규정
    • 결론: 피고인 무죄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이유” → 의도 부인)
    • 결론: 법 위헌 (“공익 훼손” 이유로 허위주장 처벌은 명확성 위반)
  • 허위의 해악 통제? 국가보위를 위한 사법권력의 동원?
    • 결과: 다음 아고라의 피폐화

국제인권기준

  • R v. Zundel (Canada, 1992): 유태인대학살 부인죄 위헌
  • Chavanduka & Choto (Zimbabwe, 2000): 군인 소요 가능성을 보도한 기자들에 대해 “대중을 동요하기 위해 허위주장 배포한 죄” 위헌
  • Minerva case (Korea, 2010): 한국정부의 외환관리 행태에 대한 블로거 논평에 대해 “공익을 훼손하기 위한 허위의 통신을 한 죄” 위헌
  • Andare (Kenya, 2017): 페북 댓글로 타인의 소녀 성착취 의혹을 날조하여 비난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심적 불안을 끼치기 위해 허위통신을 한 죄” 위헌

민주사회에서 부정확성의 가치 (Zundel)

  • 환경운동가가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에서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과학자들에 의해 허위로 밝혀질 것이 두려워 그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옳은가? 삼림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더라도 말이다.
  •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말을 과학에 의해 영향이 최소한임이 입증되는 것이 두려워 하지 못해야 하는가?
  • 의사가 뇌수막염이 유행이라는 말이 허위로 밝혀질까봐 그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옳을까?
  • 소수민족이 자신의 동료들의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두려워 해야 할까?”

▶ 공통점: 화자가 가진 선의에 의해 형성될 수도 있는 공익의 가치

의도적인 허위의 가치 (Zundel)

  • 의도적인 허위주장도 표현의 자유를 떠받치는 가치들과 관련되어 유용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동물학대 반대운동가가 통계를 조작하여 ‘동물학대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면 처벌되어야 하는가?
  • 의사가 유행바이러스 대응을 독촉하기 위해 유병율과 유병지점을 조작했다면 처벌되어야 할까?
  • 예술가가 특정 사회에서는 진실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주장을 한다면 (예: 살만 루시디 <악마의 시>) 처벌되어야 한는가?
  • “이 모든 주장들은 정치적 참여를 독려하는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

▶ 화자에게 있는 약간의 악의. 이것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다투어져야 할까? 형사처벌로 다루어져야 할까?

허위사실유포죄

  • 허위와 진실은 구분하기 어렵다.
  • 과학철학: 진실은 잠정적이다. 과학은 반증할 수 있는 허구(가설)을 제시하고 반증에 실패하면서 진실의 범위를 넓혀가는 학문
  • 처벌할 정도 명백한 허위? 그런 허위라면 어떤 해악을 끼칠까?
    • 예) 지구평평론, 백신무용론
  • 대부분의 문제가 되는 허위는 진실에 가깝기 때문에 해악이 있는 것. 그러나 그 해악 때문에 검찰이 칼날이 들어간다면? 목전의 진실을 밝힐 가능성은?
    • 2012: 정봉주의 이명박 BBK주가조작 의혹
    • 2019: “다스는 이명박 소유!” 
  • 진실은 항상 숨겨져 있다. 진실이 뚜벅뚜벅 걸어나오게 만드는 것은 오직 의혹제기뿐!

허위에 대한 사회의 대응

  • 깨어있는 시민
  • 언론의 각성
  • 더 많은 사실의 공개 – 진실명예훼손죄의 폐지 + 공공데이터 개방
    • (예: 판결문 공개)
  • Marcelo Mendoza 2010년 연구 – 칠레 지진 때 트위터를 통한 재난 관련 정보교환에서 충분한 자정작용 확인

새로운 주장: 가짜뉴스가 2016년 선거를 망쳤다!

  • 가짜뉴스란? = 가짜 언론사 뉴스 (fake media’s news)
  • 2012년말 버즈피드(Buzzfeed):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등의 가짜 언론사의 페이지가 가장 많이 페이스북에서 공유되었음.
  • 2012년말 이코노미스트/유거브(Yougov): “트럼프 투표자들의 40%가 민주당이 아동성매매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믿으며, 36%가 오바마가 케냐에서 태어났다고 믿는다.
  • 시간이 흐른 뒤. . .
    • 2018년 MIT연구 – “소셜미디어에서 허위주장이 진실보다 더 넓게 더 깊게 전파된다”

진짜 문제일까?

  1. 페이스북 공유는 공유된 가짜뉴스가 진실이라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2. 진짜 선거에 영향을 끼쳤던 뉴스는 오바마 케냐 출신설. 그러나 가짜뉴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 공화당원들이 대통령출생증명법안을 제출하고 트럼프가 계속된 인정거부하면서 발생함. → 정치인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3. 정녕 문언상의 허위가 문제일까? 예) Alien Endorses Trump, 문재인 치매설

German social network act (2017년 3월 시행)
– 게시자에 대한 형사처벌(x)
– 플랫폼업자에 대한 벌금(O)

– 허위사실 유포죄(X)
– 기존 형법에 불법으로 정해진 정보(O)

호주 (2019년4월 시행)

  1. Failure by a service provider to notify the Australian Federal Police, within a reasonable time, that abhorrent violent material relating to conduct which is occurring, or has occurred, in Australia is accessible on a service.
  2. Failure by a service provider to expeditiously remove, or cease to host, abhorrent violent material that is accessible within Australia.
  • The changes to the Criminal Code empower the eSafety Commissioner to issue a notice giving rise to a presumption that a service provider has been reckless as to whether its service can be used to access/host material which is violent abhorrent material at the time the notice was issued, unless the service provider can prove otherwise. The receipt of a notice will in effect impose strict liability for the offence, unless a service provider acts “expeditiously” to remove the relevant material.”

JTBC 태블릿 조작설은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킬까
아니면 불신하는 국민들이 믿는걸까?

나아갈 길: 진실의 재고를 키워라!

  • 진실명예훼손 폐지
  • 2015년 11월 UN 인권위원회 대한민국에 권고: "진실의 항변은 절대적이다. 공익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남은 문제: 러시안 여론 조작

  • 러시아에 의한 미국 내 여론조작
  • 북한에 의한 국내 여론조작?
    • 국정원의 역할?
    • 허위사실유포죄 부활?
    • 군사독재정권의 ‘유언비어유포죄’로의 귀환?
금, 2019/11/2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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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6.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19 한국인터넷윤리학회 추계학술대회 <뉴미디어와 인터넷 윤리>에서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가 “가짜뉴스 규제론의 위험성”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토론문] 가짜뉴스 규제론의 위험성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허위정보의 유포는 역사적으로 늘 존재하여 왔으며 새로운 경향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허위정보가 ‘가짜뉴스’라고 이름 붙여지며 그 폐해가 더 문제시되는 것은 사회적 양극화와 더불어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전파력,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고 이로써 빠른 의제 선점, ‘정보 전쟁’이 보다 치열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허위정보는 일정한 폐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허위정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사람들의 사상이 조작, 왜곡되고, 강자들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강제 규제일 필요는 없으며, 또한 모든 표현물 규제 원칙이 그러하듯,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규제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비례하여 설정된 더욱 엄격한 제한 원리, ‘명확성의 원칙’,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이 준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가짜뉴스 규제들이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는 것일까.

우선,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 규정이 불명확하다.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체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대상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목적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한정적 개념이 될 수 없다.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는 수신자를 전제하고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목적성을 띠고,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은 대부분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며, 오히려 이를 목적하지 않은 표현을 분류해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가 ‘언론’이고 ‘보도’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불명확하다. ‘언론보도’가 법에 따라 등록한 언론사만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시민 누구나 팩트 전달, 자료 분석, 기사 퍼나르기 등 ‘언론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사실이 적시될 수도 있다. 개정안들에 따르면 타 언론사를 사칭함이 없이 일반 시민이 이러한 언론활동을 하는 것, 혹은 언론보도의 형식을 취하거나 기존 보도 이미지에 합성을 한 유머나 패러디까지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으로써 규제 대상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형사처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한편, ‘허위정보’가 무엇인지, 누가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인지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내가 하면 진짜뉴스, 남이 하면 가짜뉴스’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모두가 서로의 반대 진영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가짜뉴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 세태가 되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허위’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어렵다. 대개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고,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법원의 판결 역시 어떤 사실에 대하여 당시까지 진실 증명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떠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도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한편, ‘허위정보’를 결정하는 주체가 방통위, 방심위, 선관위 등의 국가권력이 된다면 이는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즉, 누구도 ‘허위’와 ‘진실’을 종국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렇듯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상 정보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그에 대한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다. 개정안이 규정한 조치들은 ① 가짜뉴스를 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②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③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 추가하여 이용자들의 신고로 차단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논의한대로 ②와 같이 가짜뉴스를 행정기구의 판단에 따라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높고, 이에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③, ④와 같이 가짜뉴스를 일부 이용자들의 신고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유통을 차단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의 유통을 매개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유통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차단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 단위에는 무수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이 공존하며, 허위로 판정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시간 짜리 동영상에 허위정보가 5분 내외로 존재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동영상 전체를 삭제, 차단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문제없는 표현들마저 부당하게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최근 입법자들이 규제하고자 열을 올리는 ‘허위정보’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한 표현물 규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허위정보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규율되고 있다. 특정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로 개인의 인격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정보라면 명예훼손죄 법제와 임시조치 제도로 규율된다. 기존 언론의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 등의 제도가 있다. 선거의 영향을 미치는 허위정보 역시 공직선거법상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죄,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로 규제된다. 금융 피싱 등의 정보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2항으로 규율된다.

결국 현재 규제의 사각지대라고 말하는 ‘가짜뉴스’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거나 ‘공익을 해한다’는 추상적인 해악을 가진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정보인데, 이는 결국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1] 이유와 같은 취지 – 명확성 원칙 위반과 불명확성으로 인한 정치적 남용 위험 – 에서 위헌적이라고 평가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난 등의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 신체적 안전에 급박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허위정보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선동할 수 있는 허위정보는 규제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각각 특별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혹은 혐오표현 규제의 관점에서 논할 일이지, 일반적인 ‘허위정보’ 규제의 관점에서 논의될 것은 아니다.

2018년 1월, EU 집행위원회는 HLEG(the High Level Expert Group)라는 전문가 자문기구를 발족하고,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에 따라 HLEG가 발행한 보고서[2]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공적, 사적 ‘검열’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①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을 향상, ②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③ 이용자와 언론이 허위정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 마련, ④ 뉴스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 보장, ⑤ 허위정보의 영향력과 조치에 대한 지속적 연구 장려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즉, 진실이 꽃피우기 위해서는 허위정보가 존재는 필연적이다. 허위정보가 사람의 사상과 사상의 자유시장을 왜곡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방적인 정보 차단, 유포자 처벌과 같이 특정 사상을 탄압하고 사상의 자유에 직접 개입하는 강제적, 억제적 규제를 채택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정보의 바다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양질의 정보가 보다 많이 흐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진흥 정책 등의 장기적인 대응만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1]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 (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

[2] “A multi-dimensional approach to disinformation – Report of the independent High level Group on fake news and online disinformation” (European Commission, March 2018) https://ec.europa.eu/digital-single-market/en/news/final-report-high-level-expert-group-fake-news-and-online-disinformation

금, 2019/12/2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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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10.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HY 과학기술 윤리·법·정책 센터가 주최한 “AI 윤리 성찰 포럼”에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가 토론자로 참가해 인공지능과 젠더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토론문] 인공지능과 젠더 문제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

사단법인 오픈넷은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이라는 가치를 옹호하자는 취지 하에 2013년에 설립된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입니다.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오픈데이터, 망중립성 등 정보인권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발제를 맡은 이상욱 교수님께서 오픈넷의 이사로 계시기도 합니다.

오픈넷에서는 한 3년 전부터 인공지능과 윤리에 관한 논의를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여러 국내외 관련 세미나에 참석을 하고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하버드 대학교 버크맨 클레인 센터 등과 함께 인공지능과 윤리에 관한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 인공지능이 정보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아서, 미래를 대비한 연구나 예측을 하는 연구소나 학계와 달리 활동 중심의 시민사회단체로서는 관련 논의를 관망하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빅데이터의 활용에 수반되는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에 대해서는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얼굴인식기술 등이 국가감시 고도화에 악용될 가능성을 항상 경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러 원칙들을 비교해보면 큰 틀에서 몇 가지 공통되는 핵심 가치를 찾을 수 있고 이는 발제문에서 잘 정리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이 앞으로 유네스코에서 성안할 윤리 규범에 잘 반영되길 바랍니다. 또한 유네스코에서 기존의 시도와 달리 윤리 전문가 및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워킹 그룹을 꾸려 논의를 시작하고, 젠더나 아프리카 대륙 같이 논쟁적인 주제(mandate)를 다루기로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지난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용자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위한 원칙」을 발표했는데, 이를 논의하는 자문단에 기업과 학계만 참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논의에는 당연히 이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민단체가 참여했어야 하는데 오픈넷은 전혀 초대를 받지 못해 유감스럽습니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함께 추구하는 유네스코의 방식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의 AI는 우리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로서 우리가 가진 편견 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결국 AI와 윤리는 AI를 개발하고 관리·감독하는 인간을 감독하는 원칙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발제자께서 개발자나 이용자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하셨는데 매우 중요한 지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논의에서 AI와 젠더 문제는 간과되고 있는 면이 있어서 더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유네스코의 방향성은 매우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네스코에서 올해 발표한 디지털 기술 성 격차 관련 <I’d Blush If I Could> 보고서도 매우 좋은 자료인데요, 보고서에서 다룬 인공지능 음성비서의 성정체성 관련 논의를 통해 AI와 젠더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애플 시리, 삼성 갤럭시 빅스비, 네이버 클로바, 아마존 알렉사 등 인공지능 음성비서 또는 스피커는 현재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AI일 것입니다. 대부분 기본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세계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여성 비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이 인공지능과 대화할 때 진짜 인간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의 개성과 성장과정, 이력과 같은 세세한 ‘인간적인’ 면도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하는데, 이러한 정체성이 대부분 여성을 상정하고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성형 음성비서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에 대해 크게 세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여성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사람들은 여성의 목소리를 더 따뜻하게 느꼈다고 하고, 스탠포드 대학의 Clifford Nass 교수는 “인간의 뇌는 여성의 목소리를 좋아하도록 발달했다(“It’s a well-established phenomenon that the human brain is developed to like female voices.”)”라고 말한 바도 있습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조사에서 일반 유저들이 여성 목소리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여성형 인공지능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여성형 인공지능이 많은 이유가 대중문화에서 접한 남성형 인공지능의 위협적 성향 때문이라는 가설입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 SF 영화에서 남성형 인공지능은 살인을 저지르는 등 종종 매우 위협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Gender, Women & Sexuality 학과의 Michelle Habell-Pallan 교수는 다수의 엔지니어가 일반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위협적으로 느끼거나 거부감이 들게 하지 않도록 여성형의 인공지능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여성형 음성비서가 많은 이유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비서 역할에 자연스럽기 때문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IT 업계 핵심 직종의 종사자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것은 우리들에게 이미 익숙한 사실이며, 이를 고려한다면 음성비서가 여성으로 성별화되어 있다는 것이 IT 과학자들의 무의식 속 성편견의 반영물이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유네스코가 발표한 보고서는 ‘시리’를 비롯한 음성비서들이 대부분 ‘젊은 여성’ 목소리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답을 내놓게 돼있어, 여성 역할을 수동적·소극적이며 명령자에 복종하는 역할에 한정해 젠더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단순히 AI 개발이나 활용에 적용되는 윤리를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 같진 않습니다. 결국 다른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평등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AI 분야에서도 근본적으로 성격차를 줄이고 성평등을 이루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젠더 문제에 관한 별도의 윤리 규범을 논의하기로 한 유네스코의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논의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도 더욱 활발하게 의견을 내고 지지하도록 하겠습니다.

토, 2019/12/2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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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일시: 2019. 7. 31(수) – 8. 2.(금), 3일간

장소: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뭉크스쿨(Munk School of Global Affairs)

참석자: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CLSI 2019 Agenda 보기

Citizen Lab Summer Institute (CLSI)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뭉크스쿨 산하 시티즌랩 주관으로 2013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되고 있는 행사입니다. “인터넷 개방성과 권리 모니터링(Monitoring Internet Openness and Rights)”이라는 주제로 인터넷 보안 및 정보인권 관련 최신 이슈들에 대해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2~3일 동안 논의하는 연구의 장입니다. 오픈넷은 2015년 처음 시티즌랩의 초청을 받아 CLSI 2015에 참가한 이후 매년 참가하고 있습니다.

CLSI 2019에는 김가연 변호사가 참가했으며, 참가의 주된 목적은 오픈넷이 2016년 시티즌랩과 공동으로 진행한 AMI (Ask My Info) 연구 최종 보고서 마무리와 AMI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KT 상대 개인정보 공개 청구 소송 전략 모색이었습니다. AMI는 통신사들이 이용자에 대한 어떤 정보를, 얼마나, 어떤 목적에 의해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얼마나 공개하는지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로, 2014년 시티즌랩과 Open Effect의 주도로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픈넷은 2016년에 국내에서 AMI 연구를 수행했는데, SKT, KT 및 LGU+ 주요 이통 3사를 대상으로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첫날 진행된 오리엔테이션과 이후 이틀 간 5개의 세션/워크샵에 참석했습니다. 그 중 “정보주체의 정보접근권(Data Subjects’ Right to Access Information)”세션이 특히 유용했습니다. 세션 주최자인 Lights Institute의 Maristela Miranda는 필리핀의 개인정보보호법제와 정보주체의 권리에 관한 내용에 대해 발제를 했는데, 필리핀의 개인정보보호법상으로는 열람청구권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권리를 행사할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세션 참가자 대부분이 열람청구권 관련 소송을 해본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이어서 흥미로운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한국에서 AMI 연구를 진행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세션 참석과 별개로 시티즌랩의 AMI 연구팀과 만나 최종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KT 소송에 대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받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AMI 연구 관련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논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티즌랩, 오픈넷이 참여한 아시아 5개국 통신사 개인정보 열람청구권 보장 실태 연구 결과 발표

수, 2020/02/2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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