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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2]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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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2]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익명 (미확인) | 화, 2017/08/01- 11:35

복지동향 2017년 8월호

기획주제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기획주제2.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기획주제3.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안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배진수 |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1.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의 규모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의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정치가 존재한다. 거칠게는 우리나라 전체 빈곤율에서 수급자 비율을 제외한 나머지를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규모로 예측한다. 이와 관련한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대략 그 비율을 전체인구의 2.1%~4.27% 사이로 보고 있다.1) 2008년 보건복지부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사각지대 현황 조사’에서는 소득인정액 기준을 충족하고 있음에도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인구의 3.3%인 160만 명 정도라 보았다.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규모에 대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2010. 빈곤실태조사’에서 빈곤층의 규모를 추정한 수치인데, 이에 따르면 전국 약 66만 가구 117만 명이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수급자 선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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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득기준과 부양의무자 기준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수급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2007년의 연구(석재은, 유은주)에서는 수급신청 탈락사유를 다룬 연구결과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소득·재산기준이나 부양의무자 기준이 아닌 ‘기타사유’로 수급자가 되지 않는 비율, 즉 개인정보의 공개를 꺼리거나, 수급자가 된다는 낙인효과 때문에 수급을 거부하거나, 정보가 부족해 수급 신청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의 비중이 전체 비수급 빈곤층의 약 5%, 많게는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비수급 빈곤층 대부분이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탈락자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이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는 대략 100만 명 안팎일 것으로 본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개정된 2015년 이후에도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의 규모는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 간주부양비 부과로 인한 보이지 않는 ‘수급 빈곤층’의 존재

 

100만 명 규모의 수급 사각지대 외에,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빈곤층’의 존재도 묵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어떻게 수급 빈곤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부양의무자 기준 통과여부는 전적으로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능력이 있고 없음에 대한 판단에 달려있다.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에 대한 판단은 ‘부양능력 없음’, ‘부양능력 미약’, ‘부양능력 있음’의 세 층위로 나뉜다.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부양능력 있음’ 기준 아래면 모두 부양능력이 없다고 보아 수급자로 선정하는 것이 마땅해 보이나, 보건복지부 지침은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이 ‘부양능력 없음’ 이하일 경우에만 온전히 수급자로 선정하고, 그 소득이 ‘부양능력 없음’ 보다는 많으나 부양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소득구간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부양능력이 미약하다고 본다. 이 구간에서는 일단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으나 수급자가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비를 받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다시 말하면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비를 받든 받지 못하든, 보건복지부 지침이 설정한 일정 비율의 부양비를 수급자의 소득으로 산정한 후 수급자로 선정해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급자는 실제 부양비를 받지 못하더라도 생계급여 상한액인 495,879원(2017년 1인 가구 기준)을 온전히 받지 못하게 된다. 간주부양비가 20만원이라고 했을 때, 부양의무자로부터 실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수급자는 20만원이 삭감된 약 29만원만을 수급비로 받아 생활해야 된다는 것이다. 2008년 12월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실시한 “수급가구 및 비수급 빈곤가구의 피부양실태에 관한 심층조사”에 따르면 50개 수급가구 중 이와 같은 간주부양비가 책정되어 있는 가구는 36가구로, 해당가구에게 간주된 부양비는 평균 월 19.72만원이었으나 실제 부양비는 월 평균 4.56만원이었다. 실제 받고 있는 부양비가 간주되는 부양비의 약 1/4수준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또, 수급가구의 대부분인 94.4%가 책정된 부양비 보다 적은 금액의 부양료를 받고 있었다. 부양의무자에게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부양의무자 가구 역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라는 답이 47.1%로 가장 많았고, ‘연락이 되지 않거나 관계가 단절되어서’라는 답변도 27.8%나 되었다.

 

이처럼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단에 의해 책정되는 간주부양비는 무늬만 수급자인 사람들을 필연적으로 양산해내고 있다. 따라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를 추정할 때는 비수급 빈곤층 뿐 아니라, 수급자이면서도 간주부양비가 부과되어 최저생계수준 이하로 생활하는 수급 빈곤층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3. 개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수급 사각지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양산되는 광범위한 수급 사각지대와 수급자로 선정은 되었음에도 최저생계비 미만으로 살아가는 수급 빈곤층 문제의 해결은 이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사회적 의제가 되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 지난 2000년 이후 17년 간 부양의무제도의 폐지 또는 개선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어 왔고, 그동안 부양능력 판단 및 부양의무자 범위 기준 완화 등을 통해 수급 사각지대의 축소를 꾀하기도 했으나 단 한 번도 수급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개정되어 2015년 7월 시행된 개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고는 하나, 이 역시 수급 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답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 개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정기준 
2015년 7월 개정 시행된 기초법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개정 전과 가장 다른 점은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판단하는 소득기준이 대폭 상향되었다는 것이다.2) 2015년 7월 이전 수급자 1인 가구를 4인의 부양의무자 가구가 부양해야 할 경우, 부양능력 없는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은 부양의무자 가구 최저생계비의 130%(약 217만원)이었으나, 개편 후에는 부양의무자 중위소득(2017년 4,467,380원) 이하로 대폭 상향되었다. 그리고 ‘부양능력 있음’ 구간은 부양의무자가 수급자를 부양한 이후에도 중위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를 고려하여 수급자 중위소득의 40%에 부양의무자 중위소득을 더한 5,128,552원 이상으로 상향되었다. ‘부양능력 있음’과 ‘부양능력 없음’ 사이의 구간은 앞에서 살펴본 ‘부양능력 미약’ 구간이다. 

 

부양의무자 소득기준 완화를 통해 기존에 ‘부양능력 있음’으로 분류되었던 부양의무자 가구가 ‘부양능력이 없음’, 또는 ‘부양능력 미약’ 구간으로 일부 편입되었고, ‘부양능력 미약’ 구간의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 없음’으로 판단되었다. 그 결과 신규 수급자가 늘고 간주부양비 부과로 생계급여가 삭감되었던 가구의 급여액이 일정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개정 기초법 시행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해소 효과를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면, 생계급여 신규수급자가 2015년 6월 대비 2016년 5월에 9만 명가량 증가했는데3) 이는 부양의무자 완화로 인한 효과와 더불어 부양의무자 기준은 통과했지만 정보부족 등으로 인한 미신청자에 대한 발굴노력이 함께 이루어져 나온 결과이다. 보건복지부는 신규수급자의 약 62%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48% 가량은 복지소외계층 발굴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신규 생계급여 수급자 9만 명 중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를 통해 진입한 사람들은 9만 명의 62% 인 5.6만 명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더하여 부양의무자 소득기준 완화를 통해 간주부양비를 부과 받던 14만 가구의 평균급여액이 17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부양능력이 미약하지만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실제 지급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되어오던 간주부양비가 감소된 것으로, 처음부터 실제 지급받지 못하던 급여의 일부를 이제야 받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전체 수급자 대비 간주부양비를 부과 받는 수급자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을 상향하는 것만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이기는 미비하다.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 완화로 신규 진입한 생계급여 수급자 5.6만 명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발생하는 100만의 수급 사각지대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수치이다. 아래에서는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 상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급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금 더 들여다보기로 한다.

 

2)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정기준 중 소득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

「2017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이하 ‘보건복지부 지침’)에 나타난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정기준 중 소득기준은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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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 따르면 부양의무자 1인의 월 소득이 2,314,103원을 넘을 경우 수급자 1인을 부양할 부양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월 230만 원 정도를 받는 2~30대 1인 가구가 소득이 전혀 없고 주거비용도 지불해야 하는 부 또는 모를 온전히 부양해야 하는 의무를 지는 사례도 다수 나타날 것이다. 부양의무자인 자녀 1인이 부모를 2인을 모두 부양해야 할 경우라면 월소득 2,788,711원이면 부양능력이 있다고 본다. 2017년 기준 2인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은 281만원 정도이고, 2인 가구가 최저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금액이라고 보는 생계급여 기준인 기준 중위소득의 30%는 844,335원이다. 월 280만원을 버는 자녀는 부모의 생계를 위해 대략 85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보조하고, 주거비용을 지불하고, 만약 부모가 아플 경우라면 의료비도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부양의무를 짊어진 자녀는 과연 스스로의 노력으로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초법의 부양의무자 제도는 국가가 빈곤한 자의 자녀의 삶을 담보로 운영하는 제도이자 부모세대의 빈곤을 자녀세대에 대물림하는 결과를 묵과한 채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정 기초법에 따라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판단하는 소득기준이 대폭 상향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부양의무자 가구가 1인일 경우일 경우에는 개인이 지는 부양의무의 무게는 다인가구에 비해 더욱 크게 다가온다. 현실적으로 월소득 280만원으로는 부양의무자 1인이 부모를 부양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소득수준이다. 이러한 소득기준으로 인해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능력은 있지만 여전히 부양을 받지 못하는 수급 사각지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3)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정기준 중 재산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

개정 기초법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는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기준 완화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기초법 상 부양의무자 기준은 부양의무자 소득기준 뿐 아니라 재산기준까지 모두 충족해야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재산의 소득환산에서 제외되는 기본재산액은 대도시 기준 2억2천8백만 원4) 으로 개정 전후 동일하다. 따라서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이 완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주거용 주택 역시 소득으로 환산되는 재산에 포함하는 현재의 부양의무자 재산기준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통과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의 연구보고에 따르면5) 수급을 신청하였으나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으로 부양능력이 있다고 판정되어 수급에서 탈락한 비율은 57.29%였다. 부양의무자의 소득으로 보면 부양능력이 없으나 재산기준으로만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 가구도 22.01%에 달하였다. 더욱이 재산의 경우 소득에 비해 처분가능성이 낮고 대부분의 재산이 주거용 재산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은 실질적인 부양현실을 반영하기 어려운 판정기준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양의무자가 재산기준을 초과하기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한다면 이는 수급 사각지대의 발생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4) 부양의무자의 부양거부·기피로 인한 사각지대

개정 기초법은 그동안 가장 논란이 되어 왔던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부양을 거부·기피함이 인정되지 않아 발생하는 수급 탈락’의 경우, 즉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이 실질적인 부양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에 발생하는 수급 사각지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을 수 없다’고 인정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기초법 제8조의2 제2항에 규정하고 있다. 제1호에서 제6호까지는 구체적으로 부양의무자가 병역의무 중이거나 해외이주자인 경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경우 등을 부양 받을 수 없는 상태로 판단 할 수 있다고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반면, 제7호에서 부양받을 수 없는 경우로 들고 있는 ‘부양의무자가 부양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경우’는 법문 상 그 해석이 명확하지 않다. 보건복지부 지침이 법문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부양이 거부·기피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위해서 ‘가족 간 경제적·정서적 지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족관계가 해체되었음’을 증명하길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지침 역시 가족관계 해체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가족관계의 해체로 볼 수 있는 몇몇 사례만을 들고 있을 뿐이다.6) 보건복지부 지침의 내용을 살펴봐도 ‘가족관계 해체’의 정의는 무엇인지, ‘정상적인 가족기능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지가 불명확하다. 결국 각 사안마다 ‘부양의무자와 가족관계 해체상태’로 정상적인 가족기능을 상실하여 정서적・경제적 부양을 받을 수 없다는 사정’을 담당 공무원의 재량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 지침에서도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의 확인은 보장기관의 재량행위라고 본다.7) 지침의 ‘부양의무자에 대한 조사방법’에서 역시 부양의무자에 대한 조사가 미비할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사실관계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그 판단을 공무원 재량영역으로 넘기고 있다.8) 

 

이는 경직된 법 적용을 넘어서 보장기관이 수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수급자격을 주는 융통성을 발휘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러한 재량의 부과가 과연 수급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의문이다. 또 비슷한 요건을 가진 수급자들 사이에서도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보장기관에서는 재량을 발휘하기 보다는 지침의 틀 안에서 경직된 판단을 하기 쉽고, 실제 지침에서 열거된 몇몇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부양 거부·기피를 인정받기 힘들 수 있다. 이렇게 부양의무자로부터 실제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 그에 대한 입증책임조차 수급자에게 부과되는 현 상황에서 부양의무자의 소득이나 재산기준이 아무리 상향된다고 하더라도 수급자가 되기란 요원한 일이다. 

 

5.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국가는 국민에 대한 헌법적 의무를 이행해야

 

이상에서 살펴본 수급 사각지대가 특히 문제되는 것은 그로 인해 수많은 빈곤층이 그들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 제34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제34조 제2항에서 국가의 사회보장 및 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명시했다. 헌법 전문을 비롯하여 앞에서 열거한 헌법 제10조와 제34조는 사회적 기본권의 헌법적 근거로 일컬어져 왔다. 즉, 사회적 기본권은 헌법으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구체적인 권리로서 국가는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지며, 단순히 국가 사회·정책적 목표나 지향점으로 삼는데 그치면 되는 문제가 아니므로 국가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그 구체적인 권리성을 부인할 수 없다.9)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 이래 17년 간 부양의무자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틀 안에서 부양의무자의 범위나 부양능력 판정 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수급 사각지대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100만이 넘는 비수급 빈곤층과 수급 빈곤층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부양의무자 기준이 존재하는 한 수급 사각지대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2015년 개정 시행된 기초법 역시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을 대폭 완화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비수급 빈곤층과 수급 빈곤층은 그들의 사회적 기본권, 그 중에서도 핵심인 공공부조수급권을 지속적으로 침해받고 있다. 

 

이제는 과연 국가가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운영으로 국민에 대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이다.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약속한 바 있다. 조속히 그 약속을 이행하여 수급 사각지대의 가장 큰 원인인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헌법상 의무를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이승호, 구인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적절성 평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30(1), 2010.
여유진 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재산기준 개선방안 연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책보고서 2014-87」,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김지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부양의무자 기준의 위헌성”,「공법연구」제41집 제3호, 2013. 2.
박성민, “평등권 침해를 중심으로 본 부양의무자 기준의 위헌성”, 「사회보장법학」제5권 제1호, 한국사회보장법학회, 2016. 
배진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입법방안에 대한 소고”,「사회보장법연구」제6권 제1호, 서울대 사회보장법연구회, 2017
보건복지부(2017),「2017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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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사찰' 관련 법원 추가조사위원회 조사보고서 전문 공개

 

참여연대는 '법관사찰' 문건 관련하여 지난 1월 22일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부장판사)가 발표한 '조사보고서'와 '조사보고서 별지'를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하여 이하 전문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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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1/2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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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판 면세점 불법허가 사건’

금융위, K뱅크 인가시 불법적 특혜 정황 드러나

대주주 결격으로 탈락해야 할 K뱅크 합격시키고
결격 사유 지속되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법령까지 고쳐 

- K뱅크 최대주주인 우리은행, 예비인가 당시 재무건전성 요건 충족 못해 
- 명백한 예비인가 탈락사유 임에도 금융위원회, 유권해석 통해 합법으로 둔갑시켜 
- 본인가에서도 탈락 사유 해소 안되자,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조문 삭제 해 버려
- 최순실 게이트 적극 협조 대가로 법까지 바꿔 KT에 K뱅크 은행업 특혜 인가 가능성
- 김영주 의원 “‘금융판 면세점 불법허가’ 사건으로 검찰 수사 및 감사원 감사 필요”
- 참여연대 “금융이용자 보호조치 사전에 강구하고 은행업 인가 취소 여부도 판단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영등포갑, 정무위원회)이 금융당국 등으로 부터 제출받은 K뱅크 은행업 인가 관련 서류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함께 분석한 결과, 금융위원회가 K뱅크 은행업 인가 과정에서 전례 없는 특혜를 준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는 K뱅크 은행업 본인가에 걸림돌이 되는 은행법 시행령 일부 조문을 삭제하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신설될 은행 주식의 10%를 초과하여 보유하지는 않으나, 4%를 초과하여 보유한 최대주주(비금융주력자가 아닌자)는 은행법 시행령 <별표2>의 요건들을 충족하도록 되어 있다. 예비인가 당시 위의 조건에 해당한 K뱅크의 주주는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여기서 문제가 된 요건은 “해당 기관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으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고 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일 것”이다. 

 

이 요건은 은행업감독규정 등에 구체화 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분기말 위험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 8% 이상을 충족하고, 그 BIS비율이 업종 평균치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K뱅크 예비인가 심사 당시 우리은행의 최근 분기말(2015년 6월말) BIS비율은 14%로 8%는 넘었지만, 국내은행의 평균인 14.08%(그 당시 잠정치, 확정치는 14.09%)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2015년 9월 7일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심사 주요평가 항목 및 배점(안)에 관한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해당 요건은 배점의 대상이 아니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가를 받을 수 없는 평가 항목이다. 결국 K뱅크는 은행업 인가 요건 중 가장 기본적인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이 생겨 예비인가에서 탈락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우리은행은 공시된 BIS비율을 제출하지 못하고, 2014년 11월경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효과를 임의대로 배제한 별도 BIS비율을 금융감독원에 입증서류로 제출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입증서류의 문제를 소명할 것을 우리은행에 다시 요구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은 김앤장법률사무소의 법률 자문을 받아 금융위원회에 재무건전성 기준의 적용 기간을 최근 분기말이 아니라, 최근 3년간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BIS비율이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적용기간을 핑계로 법 조항을 우회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해당 논리를 그대로 수용했다. 우리은행의 최근 3년간의 BIS비율(14.98%)이 국내은행 3년 평균치(14.13%) 이상이니,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유권해석하여 회신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은 특혜를 주기위한 억지해석이다. 2002년 최초 해당 규정이 만들어질 때, 당시 조문은 “해당 기관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으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고 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동 기준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었다. 즉, 조문의 전단과 후단 모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이 조문은 여전히 현행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책서식 등에 같은 표현으로 남아 있으며, 2015년 7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업 인가 매뉴얼에도 똑같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재무건전성 요건을 판단하는 기간이 예비인가 신청 당시 최근 분기 말이라는 것은 K뱅크 예비인가 과정에서 같은 규정을 적용받은 K뱅크주주인 한화생명보험이 제출한 입증서류를 보면 더욱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화생명보험은 예비인가 전 최근 분기말인 2015년 6월말 지급여력비율(293.2%)이 업계 평균(291.9%) 이상임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했고, 금융감독원은 해당 자료를 토대로 심사를 했다. 한화생명보험과 금융감독원은 해당요건이 적용되는 기간이 최근 분기말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의 회신내용을 포함한 보완자료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관련법상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의 심사를 의뢰 받은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인가 주체인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이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하면 사실상 이론을 제기할 여지가 없다. 즉, 금융위원회가 K뱅크의 은행업 인가에 있어 명백한 탈락사유를 유권해석을 통해 합격으로 둔갑시켜 주고,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무력화 한 것이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K뱅크에 명백히 특혜를 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BIS비율이 예비인가 이후로도 계속 하락했던 것이다. 2015년 6월말 14%였던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2016년 3월말에 13.55%까지 하락한다. 최근 3년간 평균으로도 우리은행의 BIS비율이 국내은행 평균보다 0.85%밖에 높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본인가 과정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셈이다. 그러자 금융위원회는 총선 다음날인 2016년 4월 14일 조건부 자본증권 도입 등과 관련하여 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하고, 개정취지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시행령 <별표2>의 '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 으로 규정되어 있던 요건 자체를 삭제해 버렸다. 

 

그 결과 K뱅크가 2016년 12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과정에서 3개 후보(카카오뱅크, K뱅크, I-뱅크)가 경쟁 중인 상황에서 K뱅크의 탈락사유를 유권해석을 통해 합격으로 둔갑시키는 특혜를 준 것으로도 모자라, 본인가 당시에도 문제가 지속되자 오직 K뱅크 인가를 위해 몰래 해당 조항이 도입된 취지는 물론 당시 시행령 개정취지에도 맞지 않는 은행법 시행령 관련 규정 자체를 삭제해 버린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계속되는 특혜성 조치로 인해 탈락했어야 할 K뱅크가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반면, 경쟁상대였던 I-뱅크는 은행업 인가를 받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는 K뱅크를 위한 금융당국의 명백한 특혜일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선의의 제3자가 정당한 경쟁의 기회조차 박탈당한 불법인가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K뱅크는 인가 당시부터, 컨소시엄을 가장 늦게 구성하고도 예비인가를 당당하게 획득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혜의혹이 불거진바 있다. 실제로 K뱅크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이지만, 사실상 주인은 KT다. 김영주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사실상 최대 주주는 KT, 우리은행은 본의 아니게 최대주주”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K뱅크의 사실상 주인인 KT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적극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당시 차은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수 전 KT전무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공식발표(2015년 6월) 직전 입사(2015년 2월)시키고 조직 정기인사 이전임에도 K뱅크 예비인가 직전(2015년 11월) 단독승진시켰다. 뿐만 아니라, KT는 차은택의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2016년 2월에서 9월 사이 방송광고 24건 중 6건을 몰아주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적극 협조한 KT를 위해 K뱅크 은행업 인가과정에 박근혜 정부가 법령을 바꾸면서까지 특혜를 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 K뱅크 예비인가부터 시행령 개정까지 전반을 담당한 금융위원회 담당 과장은 K뱅크 예비인가를 하고, 시행령까지 개정(2016년 6월)된 직후인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되었으며, 당시 본인가를 책임진 담당 국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막 금융위원회로 돌아온 인물이었다. 

 

이에 김영주 의원은 “이번 사건은 사실상 ‘금융판 면세점 특혜 사건’에 견줄만 하다”며 “금융위원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물론, 검찰이 국정농단 세력이 K뱅크 인가과정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영주 의원은 오는 월요일(6/17) 열리는 최종구 금융위원회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를 상대로 K뱅크 인가 특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연루된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의지가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참여연대는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의 불법성이 드러난 만큼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위협받거나, 금융이용자의 권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사전에 강구하고, 케이뱅크에 대한 은행업 인가 취소 여부에 대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K뱅크 불법 인가 관련 주요 서류 
1. 2015.9.30. "재무건전성 입증자료 제출서", 우리은행
2. 2015.11.24. "법령해석 요청에 대한 회신", 금융위원회
3. 2015.11.24. "우리은행 재무건전성 보완제출 관련 소명", 우리은행
4. 2016. 시기 미상, "은행법 시행령 개정 관련 자료", 금융위원회
자료 출처 :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자료 문의 : 김영주 의원실 [자료 다운로드]

 

보도자료 : [원문보기/다운로드] 

일, 2017/07/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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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_비정규직 제로

여기 
‘사람이 있다


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우연히 살아남은 비정규직
이게 사는 것인가. 편의점에서 일하다 봉투값 20원 때문에 살해당하고, 케이블방송 신입 조연출로 노동착취가 일상화된 제작환경 아래 시달리다 자살하고, 꿈많은 고교생인데도 현장실습이란 명목으로 노동현장으로 떠밀려 감정노동에 혹사되다 스스로 저수지에 몸을 던지고만 청년노동자들. 메탄올이 치명적인 위험물질인지도 모른 채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청업체에서 작업하다 실명에 이른 지방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욕설과 괴롭힘을 동반한 아파트입주민의 상습 갑질에 그만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생을 버린 중고령 비정규 경비노동자. 


조선소에서, 건설현장에서, 위험·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제조업체에서, 석유화학단지에서, 지하철과 철도에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일 이윤에 눈먼 자본가들의 넋나간 돈놀음 속에서 산업재해의 말단 희생양이 되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한국 사회는 산재사망자 규모로만 3개월에 한 번씩 세월호 참사를 겪고 있다. 헬조선이란 청년들의 한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연히 살아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세상이 나아졌다지만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각박하고 참담한 현실은 이윤지상주의 자본왕국에서 여전히 공고하다.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 구속됐지만 일터에서 자본의 위세는 아직도 거칠 것 없다. 

 

작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동차에 치여 죽었다. 성수역, 강남역에 이어 세 번째였다. 커다란 사회적 반향이 일었다. 연이어 6월 23일 삼성전자서비스 가전 AS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을 하다 추락해 죽었다. 재작년 LG전자 AS 기사가 똑같은 사고로 죽었고, 3년 전에는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AS 기사가 전봇대에서 작업하다 떨어져 죽었다.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사회적 각성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연이어 희생된 노동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외주하청업체 비정규직이란 점이었다.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한 하청고용구조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주범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부르는 위험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지만 아직 변화는 더디다.

 

추락사한 삼성전자 서비스 진 모 기사의 차량엔 점심시간을 한참 지나고도 미처 먹지 못한 아내가 싸준 도시락이 유품으로 남았다. 구의역 김 군도 먹지 못한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겼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작 끼니도 건너뛴 채 취약한 작업환경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다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 한국 사회는 위험을 넘어 죽음을 외주화하는 비정한 정글이 됐다.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1997~1998년 IMF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양극화와 하향평준화로 치달았다. 민주개혁 정부 10년, 이명박근혜 정부 9년을 통틀어 친기업 노동정책의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지체된 채 한국 사회는 가장 나쁜 형태의 격차사회로 전락했다. 노동조합 조직율이 10% 내외로 고착된 조건 속에서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심화·확대는 가속화됐다.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도 무력화돼 정작 노조가 가장 필요한 취약계층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 대부분은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중앙정부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을 도외시한 국회, 정규직 중심 조직노동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비정규직 문제 개선과 해결을 둘러싼 주관적, 객관적 조건이 사면초가에 갇힌 형국은 오래도록 지속됐다.


가장 심각한 건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과반을 훨씬 넘긴 1,100여만 명에 이른다. 차별도 심각하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절반에도 못미치고,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불법을 감내하는 저임금 노동자가 2백만 명을 훌쩍 넘는다. 사회보험 가입률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1/2~1/3에 머무르고, 사내복지 격차는 더욱 심각해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1/3~1/4 수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고용형태 중 최악인 간접고용과 특수고용 비정규직도 급증하고 있어 비정규직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노동3권 보장의 유무 지표가 되는 노조 조직율도 심각하다. 전체 노조 조직율도 10% 내외로 낮지만 비정규직 노조 조직율은 2% 내외로 거의 헌법기본권이 무력화된 수준이다. 무노조 삼성이 위헌경영을 하고도 한국 사회 슈퍼갑으로 군림해온 이유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런 노동 현실이야말로 하루빨리 혁파해야 할 적폐다.

 

더욱 우려되는 건 이런 추세가 한 번도 반전된 적이 없이 꾸준하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역진불가逆進不可로 굳어져온 만큼 해결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가 신분의 격차처럼 벌어진 게 2017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호는 침몰이 불가피하다. 항로 변경을 해야 공멸을 막고 모두가 살 수 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돼 다행이지만 아직 장담하긴 이르다. 기대가 우려로 변하지 않도록 모두가 힘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암담한 일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 수준이 대한민국호의 평형수平衡水다.
첫 번째 시금석은 최저임금 1만 원 조기 달성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시급 1만 원 달성을 공약한만큼 꼭 지켜야 한다. 최저임금은 국민임금이라고 부를 정도로 저임금 대상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최저임금 차상위 적용 노동자까지 합치면 500여만 명에 이를 정도다. 노조로 조직된 전체 조합원 수의 2.5배가 넘는 규모다. 양질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함께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실현되면 한국 사회는 빠르게 정상화 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날 호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유령이 아니다. 숨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엄연한 국민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 제 몫을 하고 있음에도 홀대받고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건 선진국 그룹인 OECD 가입국으로서 낯뜨거운 일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만큼 한국 사회는 인간다운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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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비정규직 제로 2017_7-8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여기 사람이 있다
2. 비정규직 남용 실태와 대책
3. 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인가
4.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간
 

수, 2017/07/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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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공천반대 피켓 1인시위 항소심에서도 선거법 무죄 받아

공천반대 피켓 1인시위는 정당한 의사표현 확인
1인시위 피켓을 ‘게시’로 본 법원 해석은 유감

8/9(수)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재판장 김대웅)는 지난 해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과정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 반대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하 ‘김민수’)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공천반대 1인 시위가 무죄라고 판단하였고, 검찰이 항소하여 진행된 항소심 재판에서도 법원은 공천반대 1인 시위가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로써 김민수의 행위는 후보자 공천과정에서 보장되어야 하는 유권자의 정당한 의사표현이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검찰은 항소를 통해 김민수가 단순히 낙천만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낙선운동을 벌인 것이기 때문에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1인 시위 이후에 행해진 언론인터뷰나 청년유니온의  활동내용을 근거로, 앞서 행해진 1인 시위의 낙선 목적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작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판결)의 취지를 따른 것이다. 즉 문제되는 행위를 할 “당시의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낙선 목적을 실현하려는 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거나, “결과적으로” 단순히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또는 당선·낙선을 도모하는 데 필요하거나 유리하다고 하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거운동을 폭넓게 인정할 경우 대의민주주의에서 당연히 허용되어야 할 국민의 정치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법원이 선거운동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보다 엄격한 해석을 통해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을 보장하기를 기대한다.

 

다만 김민수가 피켓을 잠시 손으로 들고 있던 것이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광고물의 ‘게시’에 해당한다고 본 부분은 유감스럽다. 1심 재판부는 선거운동의 ‘제한’과 관련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게시”를 그 사전적 의미에 따라 일정한 장소에 ‘고정’되어 있을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보았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게시”가 반드시 고정되어 있는 경우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현출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고, 해당조항이 불특정 다수에게 의사를 표현하는 다양한 행위를 규제하려는 조항이기 때문에 손으로 들고 있는 행위도 ‘게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고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게시’하였다는 표현을 사용하는지 자체가 의문이다. 1심에서도 시민 배심원들의 다수는 김민수의 행위가 “게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또한 어딘가에 고정시켜 별도의 인력 투입 없이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과, 손으로 잡고 일시적으로 내보이는 것 사이에는 선거운동으로서의 영향력에 있어 분명 차이가 있고 규제의 필요성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양자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본 부분도 수긍하기 어렵다. 그저 누구나 볼 수 있게 손으로 잡고 일시적으로 내보이기만 해도 “게시”에 해당한다는 해석은 해당 조항의 규율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석함으로써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여 기본권인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 동안 선거관리위원회와 법원은 유권자들이 기자회견을 하며 잠시 현수막이나 피켓을 손으로 잡고 서 있는 행위에 대해서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또는 제93조 제1항의 “게시”에 해당한다며 단속하거나 처벌해왔다. 이 때문에 위 조항들은 유권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적이라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조항들이다. 김민수의 변호를 맡았던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이 사건 외에도 앞으로도 선거법 단속이나 재판과정에서 해당 조항의 엄격한 해석·적용을 요구하고 또 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활동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월, 2017/08/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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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보위는 최저생계비 인상,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논의해야 합니다

 

일시 장소: 2017년 07월 31일(월) 오후1시, 서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 앞

 

 

7월31일(월) 오후2시 2018년 기준 중위소득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별 최저보장수준을 논의할 제53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갑작스럽게 빈곤에 처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한국사회 마지막 안전망입니다. 하지만 그 보장수준이 너무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습니다. 실제 수급자들의 삶은 '빈곤의 감옥' 에 갇혀 죽지않을 정도의 급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빈곤의 책임을 가난한 사람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강제하는 부양의무자기준은 100만 명이 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수준의 현실화를 공약한바 있습니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역시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국정기획자문위를 통해 발표된 계획은 ‘완전폐지’가 아니었습니다. 2018년 11월 주거급여에서 폐지, 정작 빈곤층에게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욕구인 생겨급여와 의료급여에서는 폐지가 아닌 완화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2018년 최저보장수준의 현실적인 인상과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며, 제53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인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 우스 달개비 앞, 오후1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중생보위는 최저보장수준의 현실적 인상과 부양의무자기 준 완전폐지를 논의해야 합니다!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월, 2017/07/3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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