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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강행처리 중단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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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강행처리 중단촉구 기자회견

익명 (미확인) | 수, 2015/09/23- 15:50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강행처리 중단촉구 기자회견

공인비판 차단에 남용될 것이라는 반대여론 무시한 채 입안예고 예정

일시 및 장소 : 9월 24일(목), 오후 2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

 

1. 취지와 목적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내일(9/24) 전체회의를 열어 제3자의 신고나 직권에 의해 명예훼손 게시물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심의규정 개정안을 원안대로 입안예고할 예정이며, 심의위원 전원이 개정안 처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짐.

-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등 공인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남용될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반대 및 200명이 넘는 법률가들의 반대 선언이 이어졌음에도, 방심위는 이러한 사회적 여론을 반영하지 않은 채 심의규정 개정안을 그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심위의 개정안 강행처리 시도를 막기 위해 24일 방심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예훼손 제3자·직권심의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방심위 개정안에 반대하는 네티즌 1천명 서명’을 박효종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임.

 

2. 개요

○ 제목 :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안> 강행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5년 9월 23일(목) 오후 2시

○ 주최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 사회 : 김동찬 (언론연대 사무처장)

 

 

 문의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02-723-0666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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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철구형: 우리 시대의 ‘교무실’ 방심위

글|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박신서 방심위 상임위원은 “지상파 방송사처럼 사회적 책임감은 느끼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 동생이나 내 조카가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는가”라며 “BJ라는 말에 브로드캐스팅(방송)이 들어갔으니 상당한 책임감을 갖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TV 내 BJ등급 2위 ‘철구형’이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 직업정신을 갖고 조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직전 통신소위 모니터로 ‘철구형’의 욕설 방송 장면이 나온 직후였다. 자리에 앉은 방심위원들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박 위원은 “모니터링은 직접 하나, 본인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철구형은 “직원 수는 3명”이라며 “조금 창피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중략…)

30여분간의 의견진술 시간이 끝나고 아프리카TV 관계자들과 BJ들이 퇴장했다. 위원중 한 명이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라고 들리게 말했다. 굳었던 젊은 BJ들의 표정이 풀어졌다.

-이데일리, 아프리카TV 인기 BJ 6명 방심위 출두..사회적 책임↑ 실감 (김유성 기자, 2016년 2월 4일)

아프리카TV 인기 BJ 6명이 ‘교무실’에 끌려갔다. 무슨 일이냐고?

2016년 2월 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가 열였다. 의견 진술자로 아프리카TV 관계자 4명과 BJ 6명이 참석했다. 장낙인 소위원장이 “위원회 역사상 의견진술 하시는 분이 10명 오신 것은 처음인 것 같고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10명이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위에 인용한 기사를 작성한 김유성 이데일리 기자는 공개회의에 방청자로 참여해 그날의 회의 모습을 아주 정밀하게 묘사한다. 기사에는 심의위원의 표정(“이맛살을 찌푸렸다”)과 진술자의 말투(“철구형은……말끝을 흐렸다”)까지 묘사된다. 이 묘사도 기자 개인의 주관적인 관찰에 불과하지만, 표현이 정제된 공개 회의록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장의 느낌이 잘 살아 있다.

 

방심위가 뭐길래?  

우선, 방심위가 뭘 하는 곳인지 짚고 가자. 방심위는 말 그대로 방송과 통신(인터넷) 콘텐츠를 심의하는 기구다. 방심위는 법에서 금지한 ‘불법 정보’와 법으로 금지되지 않았더라도 사회 통념상 문제되는 ‘유해정보’를 심의해 이를 규제한다.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와 매우 긴밀한 관계지만, 방송광고정책, 편성평가정책, 방송채널정책과 방송용 주파수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구인 방통위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거칠게 구분하면, 방심위는 민간독립기구로서 방송과 통신을 심의하고, 방통위는 행정기구로서 해당 심의내용이 제대로 구현되도록 이를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 판례는 방심위의 법적 성격을 행정기관으로 본다. 따라서 방심위는 국가 심의기구, 좀 더 비판적으로 보면 국가 검열기구의 성격을 가진다. 판례는 방심위가 내리는 시정요구 결정도 행정처분으로 본다. 명시적으로 시정요구에 따를 의무는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사실상의 강제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는 일은 귀여운 마스코트의 모습과는 좀 딴판이다.

하는 일은 귀여운 마스코트의 모습과는 좀 딴판이다.

왜? 방심위 결정을 거부할 사업자는 대한민국에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방심위 의결을 사업자가 수용하는 비율은 100%에 가깝다(통계로는 97~99%). 이번 사례에 대입하면, 아프리카TV는 6명의 BJ들 계정을 “이용정지”하라는 의결을 현실적으로(사업하는 입장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BJ는 일주일 동안 아프리카 계정의 이용을 정지당했다.

 

고개 숙인 철구형, “창피합니다” 

나는 기사를 읽으면서 회의록에서 부족했던 퍼즐 조각 하나를 발견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방의 분위기.’ 위 기사에서 묘사한 방심위 회의실의 분위기는 죄인을 꾸짖거나 선생이 학생을 훈계하는 공간의 느낌이다.

그 ‘죄인’ 혹은 ‘교무실에 끌려간 아이’는 아프리카TV 인기 BJ다. 1인 미디어로 각광받으며 지금까지 그토록 거리낌 없이 농담과 욕설을 쏟아냈던 ‘악동들’이다.

그들 중 한 명은 스스로 만든 방송을 심의위원과 함께 본 뒤에 “창피합니다”라고 고백한다. 또 다른 한 명은 “저는 이제 욕을 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다짐한다.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그렇게 아프리카 BJ들의 방송은 ‘교화’되고, ‘순화’됐을까. 김유성 기자의 후속 기사를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비유하면, 학생(BJ)이 사고를 쳐서 학부모(아프리카TV)와 함께 교무실(방심위)에 끌려갔는데, 학생이 반성하는 척만 하고, 다시 비행(?)을 일삼으니 학부모와 선생이 모두 골치가 아프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궁금한 점. 과연 방심위원은 국민을 혼낼 수 있는 선생인가. 국민은, 심지어 성인이 된 자기 방송을 하는 BJ들은, 언제든 ‘꾸중 듣는 학생’이 되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해야 하는 존재인가.

Cliff, CC BY https://flic.kr/p/5nNg9d

Cliff, CC BY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

회의록에는 등장하지 않는 건 표정과 말투만은 아니다. 회의록에는 없지만, 김유성 기자의 기사에만 등장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방심위원의 발언은 따로 있다.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

한 방심위원이 의견진술자들이 퇴장한 직후에 했다는 말이다. 김유성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의견진술자들(BJ)이 들리도록 (크게) 말했고, 더 놀라운 건 그렇게 성 차별적 발언을 하자 “굳었던 젊은 BJ들의 표정이 풀어졌다”는 김 기자의 서술이다.

방심위원의 성 차별적 발언에 젊은 BJ들의 표정이 정말 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BJ들은 ‘썩소’를 날렸는데, 김유성 기자가 그걸 “표정이 풀어졌다”고 봤는지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알 바도 아니다. 중요한 건 방심위원이 의견진술자 중 여성을 대상으로 이런 비상식적인 성 차별 발언을 대놓고 했다는 점에 있다.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저 심의위원의 몰상식한 발언은 누가 심의해야할까?’ 정말 문제는 버젓이 저런 성 차별적 발언을 하는 이른바 ‘꼰대’가 방심위원이랍시고 자리를 차지하고[1], 국민을 불러다 공개된 자리에서 ‘성 차별 발언’을 날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어떤 문제 제기도 없이, 오히려 “굳었던 젊은 BJ의 표정이 풀어졌다”는 기사가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표현의 자유 검열

 

국민을 ‘유아’ 취급하는 국가

해법은 뭘까. 전 방심위원을 역임했던 박경신 교수와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에게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구했다.

박경신 교수(전 방심위원)

-사회적 영향력 차원에 통신(인터넷) 영역의 무게감이 방송과 비교해서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박경신방심위 존치나 폐지에 관한 논의는 별론으로, 현실적으로 방심위 문제를 보면, 인터넷(통신)도 방송처럼 엄격한 기준으로 심의할 것인가, 아니면 방송과는 전혀 다른 인터넷의 태생적 발전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자율성(소통의 쌍방향성)을 좀 더 두텁게 고려할 것인가를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터넷의 자율성을 더 두텁게 존중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경신 교수는 자신을 검열자로 칭하면서 국가기관의 심의에 비판적이었다.

실제로 방심위가 잘못하기도 했으니까. 심의위원 자신의 주관적인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기도 했으니까. 헌법상 검열금지 원칙의 핵심은 행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을 금지한다는 거다. 그런데 현재의 제도로는 그런 자의적인 심의가 이뤄질 수 있다. 인터넷에서 있어서 방송처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검열의 가능성이 커진다.

–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라는 방심위원의 발언. 어떻게 보나.

여성의 외모로 그 인격을 판단하겠다는 전제가 깔린 발언이다. 법적으로 성희롱 발언일지는 그 정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겠지만, 명백하게 성 차별적 발언이다. 이 발언은 ‘못생긴 여성은 욕을 잘한다’는 왜곡된 인식이 전제돼 있다. 즉, 여성의 외모를 인격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이다. 있을 수 없는 말이다.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심의가 검열이 되지 않도록, 심의위원의 자의적인 기준으로 심의하지 않도록 심의대상을 축소해야 한다. 즉, 그 폭이 넓은 유해정보가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44조의 7 제1항에 규정한 불법정보만을 심의할 수 있도록 그 대상을 축소해야 한다. 쉽게 말해 법이 정한 ‘불법정보’만을 대상으로 심의해야 한다.

-현재 방심위의 방향은 정반대로 보인다.

그렇다. 아프리카 BJ 사건을 예를 통해 보면, 인터넷 심의를 방송처럼 엄격하게 하고, 게다가 심의대상의 폭도 넓히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훨씬 더 심의가 검열화할 것이다.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아프리카TV 일부 BJ의 방송 내용(욕설, 소수자 비하, 혐오성 발언, 과도한 선정성)에 관해서는 공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어떻게 보나.

손지원 변호사이번 방심위의 결정은 ‘막말’, ‘욕설’ 방송을 한 BJ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대부분은 ‘과도한 욕설, 저속한 언어 사용’이라는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유해한 내용’으로 심의한 것이다.

국가기관이 ‘유해성’, ‘저속성’과 같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으로 국민 개인의 표현물을 심의하는 것은, 결국 국가가 국민의 ‘건전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강요하는 것이 된다. 흔히 유해정보 심의의 근거로 이용되는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은 청소년보호를 위한 유통관리로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일 뿐이다.

-손 변호사는 민간 영역의 자율성을 두텁게 보호하자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이른바 사상의 자유 시장 메커니즘으로 이른바 ‘혐오 표현’의 남용이나 상업적 의도로 양산하는 과도한 선정주의가 해소될 수 있을까.

민간의 자율성을 신뢰하지 않고, 국가의 간섭과 규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면, 그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으로 본다. 헌법재판소도 ‘불온통신’ 규제 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해악이 명백히 검증된 것이 아닌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과 같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 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 (헌재 1992 2 25 89헌가10 중에서)

-끝으로 한 마디.

국가가 국민을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어떤 게 유해한지 국가가 일일이 결정해주는 ‘유아적인 존재’로 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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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임 심의위원은 차관급, 위원장은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2016.03.11.)

월, 2016/03/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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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올린 페이스북 사진 공유, 범죄인가 표현의 자유인가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얼마 전(2015년 9월) 부평에서 일어난 커플 폭행 사건은 당시 폭행 현장을 찍은 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져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시민이 분노했습니다.

특히, 가해자 중 한 명은 끔찍한 폭행을 저지른 뒤에도 태연하게 공범들과 함께 찍은 술자리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가해자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이유로 가해자가 직접 올린 사진을 ‘방송 기사와 함께 공유’한 최초 유포자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집단폭행 가해자가 직접 올린 페이스북 사진을 공유한 행위. 이 행위는 가해자(피의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일까요? 아니면 정당한 공적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 표명으로, 사회적 고발 행위로,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하는 행위일까요?

이 문제에 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가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슬로우뉴스는 이 문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 개진과 기고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연합뉴스 - '묻지마 커플 폭행' 가해 여고생 신상털기…경찰 수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24/0200000000AKR20150924223400065.HTML?from=search

연합뉴스 – ‘묻지마 커플 폭행’ 가해 여고생 신상털기…경찰 수사

 

조건과 질문은 단순하다.

가해자가 스스로 찍어 올린 페이스북 사진을 누군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 이것은 비열한 ‘신상털기’인가?
  • 아니면 정당한 ‘사회적 참여’(사회적 고발, 표현의 자유)인가?

내 입장은 이렇다. 길거리 집단폭행은 불특정 다수가 관심을 가질만한 행위다. 그래서 관심을 보인 것도 죄인가? 더구나 이런 고발 행위를 국가가 나서서 수사하겠다니. 참담하다.

Amy Clarke, CC BY https://flic.kr/p/7gFVrj

Amy Clarke, CC BY

 

가해자 인권 보호? 진실은 국가가 독점? 

아직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으니 가해자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그건 국가가 범죄 혐의자를 형사처벌할지 말지에 적용하는 기준이다. 시민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터져 나오는 말을 막는 기준이 아니다. 국가는 가해자(피고)를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관심 표명을 막는 것이 그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은 전혀 아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그 가해자를 증오하게 될 뿐이다.

또 허위와 진실을 그렇게 국가기관이 독점하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2010년 미네르바사건 허위사실유포죄 위헌 결정의 교훈이다. 모든 사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절반의 사실이나마 공유하면서 표현하는 것이 진실에 다가가는 길이다. 진실은 마치 제사장 같은 국가기관에 의해 배타적으로 점지 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기관은 제사장이 아니다

국가기관은 제사장이 아니고, 진실은 점지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게시물 삭제 차단 요청했겠군. 두고 보겠다. 규정개정으로 제3자 심의나 직권심의가 허용되면 이들 폭행 가해자들이 ‘쫄아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도 경찰이나 방심위가 알아서 지워준다. 특히 가해자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민간인으로 보이니 제한도 없다. (참고로, 필자인 박경신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 편집자)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 

어떤 이는 우리가 모르는 사실들이 더해지면 혹시 평가가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길거리 폭행 가해자들이 사실 수년 동안 피해자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거나 권력적 억압을 당해왔었고, 이번 길거리 폭행이 그에 대한 보복이었다면?

그랬다면 가해자들에 대한 평가는 틀림없이 달라지겠지만, 그렇다고 그전까지 알려진 사실에 대해 잠정적인 견해를 공유할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롤러코스터식 반전을 통해 진짜 피해자들은 복잡하고 지루한 사실관계를 뚫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호소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의 관심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 사건의 진실은 롤러코스터식 반전을 맞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좀 더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한다.

사람들의 관심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 사건의 진실은 롤러코스터식 반전을 맞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진실의 실체에 접근한다.

 

가해자 사생활 침해? 

끝으로 가해자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판단해보자.

일반 시민들이 공적 사건(이 사안에선 집단폭행 사건)에 관심을 표명하는 방식의 하나가 게시물 공유 행위다. 그런 공유(게시)를 통해 지인과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사건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가해자가 페북에 올린 사진을 자신의 페북에 올렸다고 해서 사생활 침해가 문제 될 수 있을까?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를 둔 잊혀질 권리(프라이버시에 근거한 전통적 잊혀질 권리가 아니고) 신봉자들은 ‘홍보 목적으로 뿌린 정보는 비판 목적으로 쓰지마라.’는 입장에 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심을 끌 만한 (사회적으로도 공적인) 폭행 사건에 대한 관심 표명이 사생활 침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 사생활 표현의 자유

 

<부평 집단폭행 사건 개요>

2015년 9월 12일 오전 5시: 사건 발생

  • 부평 길거리에서 한 20대 커플(이하 ‘피해자 커플’)이 말다툼 함.
  • 여고생과 20대 초반 성인 남자친구 커플(이하 ‘가해자 남’, ‘가해자 여’)이 이를 보고 욕설. 피해자 남이 그냥 가라고 함.
  • 가해자 남녀가 가해자 남의 친구 둘과 함께(총 4명) 피해자 커플을 폭행.
  • 피해자 커플 각각 남자는 전치 5주, 여자는 3주 진단받음.

9월 23일: 구속영장 청구 및 경찰 조사

  • 전날인 22일, 자진 출석해서 경찰 조사받음.
  • 경찰은 가해자 여에게 구속영장 신청. 가해자 남은 불구속 입건.

9월 24일: 소위 ‘신상털이’ 최초 유포자 조사 천명

  • 부평경찰서는 가해자 4명의 얼굴이 나온 사진과 이름 등이 인터넷에 유포됐다며 최초 사진 유포자를 정통망법 (제70조 제1항은 명예훼손) 위반 혐의로 입건, 수사 착수 밝힘.
  • 부평경찰서, 최초 유포자가 페이스북에 사진과 뉴스 내용을 올린 후 급속도로 확산했다고 말함.
  • 경찰, “비록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지만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돼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 참고로 해당 사진은 사건 후 5일 뒤 가해자들 술자리에서 가해자 여가 직접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것.
  • 경찰은 가해자 남에게도 구속영장 신청.

9월 25일: 인천경찰청 “피해자 보도 자제 요청” 거짓 메시지

  • 인천경찰청은 ‘피해자 부모가 영상보도 자제를 요쳥했다’며 출입 기자들에게 방송 자제 요청 SMS 보냄.
  • 인천경찰청 홍보실은 ‘피해자 부모가 아니라 피의자 삼촌이 요청’며 말을 바꿈.
  • 확인 결과, 사건 관련자 누구도 보도 자제 요청 하지 않음.
  •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커져 인천이 범죄 도시처럼 비치는 것 같아서’ 방송사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시인. 거짓말을 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함.
  • 참고로 이날 폭행 사건 피의자 4명 전원 검거 완료.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0. 21.)
수, 2015/10/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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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법률가 200인 선언 기자회견 열려

 

공인에 대한 비판 차단용 악용 우려

행정기관인 방심위의 심의 권한 확대는 표현의 자유 위축 가져올 것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방심위’)의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법률가 200인 선언 기자회견>이 8월 24일(월) 오전 11시 서울 정동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2. 최근 방심위는 인터넷 명예훼손 글을 제3자 신고 혹은 직권으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많은 법률가들이 행정기관인 방심위가 게시물의 명예훼손 여부를 심의하는 것 자체도 위헌적일 수 있고 더 나아가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까지 심의신청을 허용한다면 공인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기 위해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전국 법학교수 및 변호사들이 방심위의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 반대를 선언하고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3. 법률가들은 선언문에서, 첫째, 방심위의 통신심의 제도에 반의사불벌죄, 친고죄 등의 형사소추 개념을 적용하여 상위법 충돌을 주장하는 것은 개정의 이유가 될 수 없고, 둘째,사법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인 방심위의 명예훼손 심의 권한을 넓히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심대한 침해를 가져오며, 셋째, 특히 이번 심의규정 개정은 공인에 대한 비판 여론을 차단하는 데에 남용될 위험이 높고, 피해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한 명예훼손 글 심의는 오히려 피해 당사자의 인격권 침해 문제를 야기하는 등의 심각한 폐단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4. 이번 기자회견은 박주민 변호사의 사회를 맡고 송기춘 교수(한국공법학회 회장,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양규응 변호사가 참석했다. 끝.

▣ 별첨

- 방심위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을 반대하는 전국 법률가 선언문

 

<선언문>

방심위의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에 반대하며,

개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 방심위 인터넷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을 반대하는 전국 법률가 선언 -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피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신청 또는 방심위의 직권에 의해서 인터넷상 명예훼손 게시물을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개정은 명예훼손 피해가 있는지 여부조차 불확실한 게시물들까지 심의대상이 되게 하고,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 및 정치적·경제적 권력층에 대한 인터넷상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남용될 위험이 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를 불러올 것이 명백하다.

방심위 측은 ‘명예훼손 등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는 현행 심의규정이, 형사법상 명예훼손죄 및 정보통신망법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 규정상 명예훼손 정보가 ‘반의사불벌’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과 충돌하고 있어 이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범죄와 형벌을 규율하는 형사법과 방심위의 통신심의를 규율하는 행정법은 그 목적, 주체, 효과가 전혀 다른 법체계로서, 형사절차상 소추조건인 ‘친고죄’, ‘반의사불벌죄’ 개념이 방심위의 통신심의 제도에 대입될 수 없으며, 법체계상 충돌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정보통신망법상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도 방심위의 통신심의 및 시정요구 제도와 전혀 다른 별개의 제도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독립된 별개의 기관이며, 방심위의 통신심의 및 시정요구 권한의 근거법률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3호, 제4호로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2항(방통위의 제재조치)이 방심위 통신심의 제도의 모법이라거나 상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방통위 제재조치 역시 행정행위이기 때문에 ‘해당 정보로 인하여 피해를 받은 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제재조치를 명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이 곧 반드시 형사절차상 ‘반의사불벌’ 개념과 같은 형식으로 운영하라는 것이거나 친고에 의한 심의 개시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고, 결과적으로 피해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제재조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현행 심의규정이 명예훼손 정보의 경우 당사자 측의 신청으로 심의를 개시하고 있도록 규정한 것은, 형사절차와 달리 행정행위로서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통신심의 절차상,해당 사실이 제3자의 신청 등으로 피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되는 때에는 피해 당사자에게 또 다른 사회적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정을 개정하여 당사자 의사와 무관히 제3자 신청 혹은 직권으로 명예훼손 글에 대한 심의를 개시하도록 한다면 오히려 개인의 인격권, 자기결정권 등을 더욱 심대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이유로 현행 형사법상의 명예훼손죄 역시 친고죄로 개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명예훼손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명예훼손과 같은 불명확하고 사적인 문제에 국가기관이 개입하여 처벌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제약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형사 비범죄화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명예훼손은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법적으로도 성부가 명확한 개념이 아님에도, 사법기관도 아니고 법률가로도 구성되지 않은 방심위가 명예훼손 정보를 심의하는 것 자체에도 위법적, 위헌적 소지는 다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아가 당사자도 아닌 제3자가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도 없이 심의 신청을 남발하게 되는 경우 수사권도 없는 방심위가 명예훼손 성부를 판단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방심위가 이러한 폐단을 고려하지 않고 추세에 역행하면서까지 무리한 법해석을 주장하며 본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순수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글을 제3자가 심의 신청하거나 직권으로 심의를 개시할 개연성은 매우 낮다. 결국 이번 개정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자발적이고 막강한 지지, 비호 세력을 가진 공인, 즉 대통령 등 정치인, 연예인, 종교지도자, 기업 대표 등이며, 이들에 대한 인터넷상의 비판 여론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수단으로 통신심의제도가 남용될 위험은 매우 크다. 이들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자유롭게 보장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임에도, 이러한 표현들에 대한 행정기관의 검열 가능성과 권한을 넓히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들을 엄청나게 퇴보시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심의규정 개정 시도는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협임을 선언하며, 이러한 개정 시도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앞으로 방심위의 통신심의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계속적인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끝>

 

2015년 8월 24일

 

강경선(방송통신대), 강미로(변호사), 강민정(변호사), 강성태(한양대), 강성헌(변호사), 강지은(변호사), 고영남(인제대), 고지운(변호사), 곽경란(변호사), 구관희(변호사), 길기관(변호사), 김가연(변호사), 김경진(변호사), 김광수(서강대), 김기식(변호사), 김기중(변호사), 김기진(경상대), 김남희(변호사), 김다섭(변호사), 김도균(서울대), 김도현(동국대), 김도희(변호사), 김동현(변호사), 김명연(상지대), 김민배(인하대), 김민정(한국외대), 김바올(변호사), 김보라미(변호사), 김상은(변호사), 김선광(원광대), 김선수(변호사), 김선휴(변호사), 김성경(변호사), 김성진(변호사), 김소리(변호사), 김수영(변호사), 김시은(서울대), 김양환(변호사), 김엘림(방송통신대), 김연주(변호사), 김예원(변호사), 김욱(서남대), 김은진(변호사), 김은진(원광대), 김인재(인하대), 김재완(방송통신대), 김재왕(변호사), 김정우(변호사), 김정윤(변호사), 김제완(고려대), 김종보(변호사), 김종서(배제대), 김종철(변호사), 김준현(변호사),김지미(변호사), 김지현(변호사), 김지현(변호사), 김차연(변호사), 김창록(경북대), 김택수(변호사), 김학웅(변호사), 김현승(변호사), 김혜림(변호사), 김희성(강원대), 남준석(변호사),남희섭(변리사), 노승휴(변호사), 류민희(변호사), 문병효(강원대), 문준영(부산대), 박경신(고려대), 박병도(건국대), 박병섭(상지대), 박상식(경상대), 박승룡(방송통신대), 박애란(변호사), 박인동(변호사), 박재승(변호사), 박주민(변호사), 박지현(인제대), 박지환(변호사), 박태현(강원대), 박홍규(영남대), 배영근(변호사), 백좌흠(경상대), 백주선(변호사), 서경석(인하대), 서보학(경희대), 서선영(변호사), 석인선(이화여대), 선정원(명지대), 성기택(변호사), 소삼영(변호사), 손준호(변호사), 손지원(변호사), 송강직(동아대), 송기춘(전북대), 송기호(변호사), 송두환(변호사), 송문호(전북대), 송병춘(변호사), 송석윤(서울대), 송아람(변호사), 송오식(전남대), 송은희(변호사), 신수경(변호사), 신옥주(전북대), 신윤경(변호사), 신평(경북대), 신훈민(변호사), 심재환(변호사), 안진(전남대), 양규응(변호사), 엄순영(경상대), 염형국(변호사),오길영(신경대), 오동석(아주대), 오병두(홍익대), 오상현(성균관대), 유정우(변호사), 윤애림(방송통신대), 윤영석(변호사), 윤영철(한남대), 이강혁(변호사), 이경주(인하대), 이계수(건국대), 이동승(상지대), 이민종(변호사), 이상명(순천향대), 이상영(방송통신대), 이상희(변호사), 이승우(성균관대), 이원희(아주대), 이유진(변호사), 이은수(변호사), 이은희(충북대), 이인람(변호사), 이장미(변호사), 이재승(건국대), 이재정(변호사), 이정민(변호사),이종희(변호사), 이종희(변호사), 이주언(변호사), 이주언(변호사), 이준형(한양대), 이지영(변호사), 이창수(변호사), 이헌욱(변호사), 이호중(서강대), 이흥용(건국대), 이희숙(변호사),임미원(한양대), 임성호(변호사), 임자운(변호사), 임재홍(방송통신대), 임현진(변호사), 장덕조(서강대), 장덕천(변호사), 장영석(변호사), 장유식(변호사), 장주영(변호사), 전윤구(경기대), 전종익(서울대), 정경수(숙명여대), 정남순(변호사), 정민영(변호사), 정병덕(변호사), 정소연(변호사), 정영선(전북대), 정응기(충남대), 정지욱(변호사), 정찬모(인하대), 정태욱(인하대), 정한중(한국외대), 조경배(순천향대), 조국(서울대), 조병규(변호사), 조상균(전남대), 조승현(방송통신대), 조영관(변호사), 조용만(건국대), 조우영(경상대), 조임영(영남대), 조혜인(변호사), 차상익(변호사), 차성민(한남대), 최관호(순천대), 최린아(변호사), 최영동(변호사), 최정학(방송통신대), 최종연(변호사), 최철영(대구대), 최홍엽(조선대), 하희봉(변호사),한가람(변호사), 한경수(변호사), 한상혁(변호사), 한상희(건국대), 한웅(변호사), 한택근(변호사), 허준석(변호사), 황성기(한양대), 황필규(변호사), 황희석(변호사) (이상 205명)

 

월, 2015/08/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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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의 통신심의를 통한 웹드라마 심의를 우려한다.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의 동성간 키스장면에 대한 시정요구 결정,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3월 22일 열린 통신소위(제21차, 2016. 3. 22.)에서, 네이버 tvcast에서 제공되고 있는 ‘대세는 백합’ 웹드라마에 방송된 동성(여성)간 키스 장면 등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그 밖의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자율규제 권고)’으로 시정요구 결정하였다.

그러나 방심위의 이러한 심의는 ‘선암여고 탐정단’ 심의 때와 같이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차별적 인식에 기초한 것이며, 위반 규정의 명확한 적시 없이 추상적인 시정요구 권한을 이용하여 사업자나 콘텐츠 제작자에게 일정한 규율을 압박하는 것으로서 문제가 있다.

이번 심의 건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동성간 키스 장면 등이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이 있음을 전제로 ‘그 밖에 필요한 결정’의 시정요구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이성간 키스 장면과 달리 동성간 키스 장면에 대하여 청소년 유해성 등의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조영기 위원은 ‘우리가 이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를 조장하고 인정해주는 형식이 되어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고려해서 개인적으로 강한 규제를 적용하였으면 좋겠다. (동성애는)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청소년에게 확산이 되었을 때 어떤 문제로 발전할 것인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하였다. ‘동성애’는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상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개별 심의기준으로 규정되어 있었으나 2003년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삭제된 바 있다. 방심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성적 지향’이 포함되어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한편 이번 심의는 최초로 방심위가 웹드라마 콘텐츠를 심의한 것이다. 방송 사업자가 아닌 포털이 서비스하고 있는 웹드라마의 경우 현행법상 방송심의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정보로서 ‘통신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송 심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다행스러우나, 딱히 위반되는 통신심의 규정이나 청소년유해물로서의 근거 규정을 명확히 적시하지 않은 채, 막연하게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심만으로 웹드라마 플랫폼 사업자에게 시정요구를 결정한 것은 결국 방송과 같은 기준과 시각에서 이를 규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방심위가 지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해 여고생 간 키스 장면 등을 방송한 이유로 ’경고’ 징계를 내린 것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또한 방심위가 시정요구 규정상 ‘그 밖에 필요한 결정’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이용하여 ‘자율규제 권고’ 등의 이름으로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내용 규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방심위는 자의적이고 인권 침해적인 기준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문화 콘텐츠들의 내용을 검열하여 사업자나 콘텐츠 제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번 시정요구 결정을 재고하여야 한다.

 

2016년 3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금, 2016/03/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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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인터넷: 위로부터의 억압, 아래로부터의 분출

글 | 오픈넷

 

지난 11월 프리덤하우스가 조사해 발표한 2016 세계 인터넷 자유 지수(Freedom on the Net)에서 한국은 또다시 ‘부분적 자유’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자유 지수가 계속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시작된 2013년에서 2016년에 이르는 동안 자유 지수는 매년 1~2점씩 꾸준히 추락했다. 국민에게는 자유를 향한 의지와 수단이 존재했으나, 정부가 이를 옭아매고 죄어왔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하고 공직자 비판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겠다는 협박을 일삼아 왔으니, 놀라운 결과도 아니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정보 흐름의 자유, 열린 정부와 혁신을 주창해 온 오픈넷은 지난 2016년 인터넷을 달구었던 주요 이슈들을 되돌아보았다. 2016년의 한국 인터넷을 짧게 간추린다면 ‘위로부터의 억압, 아래로부터의 분출’이라고 할 만하다.

정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넷에 개입하여 국민의 표현을 가로막고 기업의 혁신을 방해했다. 그 와중에도 국민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애썼다. 그러는 동안 다양한 이슈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중 굵직한 이슈를 정리해 본다. ICT 전반이나 기기 관련 이슈는 제외하고 인터넷에만 한정하여 살펴보았다.

 

0001

7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도입을 강행하던 정부는 국민은 물론 지역 주민과의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설치 지역을 발표하고 밀어붙였다. 사드는 지역 주민의 안전, 더 나아가 한반도 전체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도 국민을 납득시키거나 설득하는 일이 생략되었다. 사드의 안전성과 그 배치 따른 영향에 대한 논란이 인터넷에서 벌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드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인터넷 게시글들을 ‘사회 혼란 야기’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들어 삭제했다. 공적 사안에 대하여 정부 발표와 다른 의견을 제기하면 황당한 딱지를 붙여 억압하는 행태가 재현된 것이다.

이에 앞서 3월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북한의 기술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외국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를 접속 차단했다. 북한 관련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일은 늘 있는 것이지만, 이 웹사이트는 영국 언론인이 운영하는 객관적인 사이트라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에 비판적인 정보도 실리고 한국의 보수 언론도 자주 인용하는 사이트였던 것이다. 따라서 북한 관련 정보는 어떤 것이라도 정부만이 독점하고 정부가 공개하는 것만 듣고 보아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의지의 표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노스코리아테크 운영자 마틴 윌리엄스는 “북한이 외국으로부터 오는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폐쇄 국가여서 흥미를 느껴 웹사이트를 시작했는데, 그런 웹사이트가 명색 민주 국가라는 한국에 의해 차단당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인터넷 방송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주요 목표로 떠올랐다. 2월에는 아프리카TV의 BJ 6명에게 이용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6월에는 인터넷 방송 웹사이트인 ‘썸TV’를 폐쇄했다. 음란물의 유통은 규제돼야겠지만, 일부 UCC 콘텐츠가 음란하다고 하여 사이트 전체를 폐쇄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정부는 이후에도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이용자의 콘텐츠를 제대로 검열하고 감시하지 못할 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규제 강화를 모색했다. 이 같은 규제 일변도 정책은 인터넷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모호한 기준을 들이대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인터넷 산업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12월에 네티즌 ‘자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의혹을 오랫동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다큐멘터리 [세월X]로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했다. 세월호의 침몰 경위와 관련하여 정부 발표와 다른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동영상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해군은 ‘잠수함 승조원의 명예훼손을 묵과할 수 없으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글이 발표되는 현재까지 별다른 법적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0002

6월, 남학생들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톡방의 언어 성폭력 발언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고려대 교정에 나붙었다. 이를 계기로, 비슷한 일이 다양한 대학 공동체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아울러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의 대화방은 공개된 장소인지, 거기서 나온 발언을 처벌할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지에 대해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과는 별론으로, 이와 같은 언어 성폭력이 경계되어야 한다는 점에 사회적 공감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논란의 중요한 성과라 할 만하다.

비슷한 시기에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공유한 웹사이트 링크가 검색에 잡히는 일이 벌어져 쟁점이 되었다. 대화방에서 공유한 정보는 대중 공개되지 않으리라고 믿어온 이용자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메신저 망명’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기업이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데 좀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사건이었다.

 

0003

7월, 게임회사 나이언틱은 증강현실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를 출시하여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으나, 선풍의 내용이 좀 달랐다. 외국에서는 게임을 하는 게 화제였지만, 한국은 게임을 못 하는 게 화제였다. 이것은 게임 가능 지역에서 한국이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지도 정보가 부족하여 게임 서비스를 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게임사가 한국 출시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일로 정리되었다. 속초 등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플레이가 가능해, 때아닌 속초행 열풍이 일기도 했다.

6월에는 구글이 정부에 지도 반출을 신청하여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상세 지도를 국외 서버에 저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가 안보를 내세워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사실 정부의 안보 명분은 지도 반출 불허의 근거가 되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구글이 국민 세금으로 만든 지도를 공짜로 반출하면 적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하게 된다’는 주장이 나돌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게다가 구글의 서버 존치 문제, 세금 납부 문제까지 한꺼번에 떠올랐다. 찬반 여론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정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한 차례 연기한 끝에 11월에 반출을 허가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0004

5월, 서울 지하철 강남역 부근에서 한 여성이 이유도 없이 살해되었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단단하게 고착되어 있던 여성 혐오와 차별 문제를 일거에 드러내는 기폭제가 되었다. SNS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공간은 성 차별과 성폭행을 고발하는 광장이 되었다. 그동안 학계, 예술계, 문학계, 출판계 등에서 벌어져 온 성폭행이 ‘#OO_내_성폭행’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줄줄이 공개되고 공유되었다. 유명인들의 이름이 연달아 나왔다. 성 범죄가 일상화되어 있음을 드러냄과 동시에, 성 권력 관계 때문에 당하고도 침묵해야 했던 일이 인터넷을 통해 고발되고 사회적 각성이 촉구되었다는 점도 뜻깊은 일이었다.

SNS 서비스가 이러한 문제 제기를 잘 포용하는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이 페이스북에 의해 삭제되었다. 페이스북의 게시물 규정을 어긴 점이 없는데도, 신고를 받고 그 내용을 검토하거나 작성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페이스북은 신고에 따른 게시물 삭제와 관련하여 공정함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의 게시물 삭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그 밖에도 나라 안팎에서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0005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을 하나 내놨다. 홈플러스가 경품행사 등으로 수집한 고객의 개인정보 2,400만여 건을 보험사에 팔고 거액을 챙긴 데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깨알같이 적어 넣은 단서 조항을 들어 면죄부를 주었다. 8월에 나온 2심 판결도 같았다. 기업이 개인정보를 취득하여 활용하려면 그 목적 등을 명확한 방법으로 알리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고객과 시민단체들은 홈플러스의 경품 응모지가 이러한 조건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고객을 속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안은 주로 오프라인 경품 행사가 문제가 된 것이지만, 인터넷 활동이나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이용자 데이터를 얻어내기가 점점 쉬워지는 상황에서 경계심을 불러일으킨 판결이었다. 정부가 정한 ‘빅데이터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 등에서 비식별화를 빌미로 하여 데이터 수집에서 개인 동의를 생략하려는 움직임도 있어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0006

국정원, 경찰청, 검찰청 등 수사기관이 이동통신사를 통해서 국민의 개인정보인 휴대전화 통신자료를 영장도 없이 마구 퍼가고 있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그 수치가 전화번호 기준으로 한 해 1천만 건을 넘는다. 개인을 특정하는 중요한 정보는 이제 공공재가 되어버린 꼴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3월에는 이러한 통신자료 캐가기가 수사와 직접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까지 마구 적용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기자, 정당인, 활동가들처럼 타인과의 통신 내용이 매우 중요한 비밀이 될 수 있는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수사 편의만을 내세운 마구잡이식 개인정보 침해에 대해 언론과 사회단체들이 꾸준하고도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지만, 정부는 막무가내요 요지부동이다.

 

0007

한편 긍정적인 판결도 나왔다. 인터넷 매체의 등록 요건을 강화하려 한 데 대해 헌법재판소가 제동을 건 것이다. 11월에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신문의 직원을 5명 이상으로 한정하고 이들의 고용 증명을 제출해야만 등록이 가능하도록 한 신문법 개정안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러한 조건을 부과할 경우 소규모 인터넷신문이 언론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인터넷 매체들은 등록 요건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사이비 언론 추방보다는 인터넷 언론 규제에 있음을 의심해 왔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인터넷 매체 수천여 개가 문을 닫는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인터넷 자유 지수를 집계한 프리덤하우스는 홈페이지에 이렇게 쓰고 있다.

“인터넷은 대중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민주주의 지지자나 인권 활동가들이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개혁을 조직하고 추진하는 수단으로서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촉발하는 힘을 두려워하는 권위적인 정부들은, 명백하거나 숨겨진 방법을 동원하여 인터넷을 검열하고 감시하고 방해하며 인터넷의 개방성을 변질시킨다. 심지어 적지 않은 민주 국가들도 뉴 미디어로 인해 야기된 법적, 경제적, 보안적인 잠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약을 가하거나 그런 일을 고려하고 있다.”

자유롭고 혁신적인 세상을 지향하는 인터넷과 이를 규제하려는 정부 간의 길항 작용은 2017년에도 그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빅데이터나 제로레이팅 같은 까다로운 이슈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인터넷이 나아갈 길은 새해에도 쉽지 않다. 다만 인터넷과 기술 혁신, 그로 인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는 정부가 존재한다면 상황은 조금 더 편안해질 것이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사회적 논쟁거리가 만들어지고 논의되는 일도 계속될 것이다. 이것은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당장은 그 모양이 투박하거나 낯설더라도, 그러한 논란은 없는 편보다 있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런 논란 속에서 우리는 공동 학습할 기회를 얻고, 이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11월 8일 ‘혐오표현과 인터넷 공론장’을 주제로 하여 열린 ‘오픈넷 토크’에서 “인터넷은 여전히 청소년기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진단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만 덧붙인다면, 인터넷과 이용자들이 그렇게 학습하고 성장하도록 그냥 좀 내버려 뒀으면 하는 것이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했습니다. (2016.01.04.)

수, 2017/01/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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