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 남북한 긴장관계가 인터넷 검열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가?
참여연대, <‘온통 하지마’ 선거법 유권자 피해사례 보고서> 발표
규제일변도 선거법 하에서 유권자의 정치 참여 범법행위로 전락
국회는 6.13지방선거 전 선거법 93조 등 독소조항 폐지해야
오늘(4/16),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매 선거시기 마다 반복되는 유권자 피해사례를 유형별로 나누어 정리하고, 이를 통해 규제일변도의 선거법 문제점을 알리는 <‘온통 하지마’ 선거법 유권자 피해사례 보고서>를 발행하였습니다.
<‘온통 하지마’ 선거법 유권자 피해사례 보고서>는 2017년 제19대 대선, 2016년 제20대 총선,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등 지난 선거 시기마다 발생한 유권자들의 피해사례를 5가지 유형별로 분류하였습니다. 5가지 유형은 △투표 독려 행위로 단속 받은 사례(4건), △SNS에 후보에 대한 단순한 의견을 개진하여 단속 받은 사례(4건), △후보자의 입장 공개와 공약 비교평가로 단속 받은 사례(8건), △후보자에 대한 풍자, 의혹 제기로 처벌 받은 사례(5건), △후보자와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 낙천·낙선운동을 진행하여 처벌 받은 사례(12건)이며 각 사례마다 유권자가 진행한 활동과 선관위·검찰의 단속, 재판 결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유권자 피해사례, 수난의 역사를 양산하는 근본적 이유는 현행 선거법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는 무려 선거 6개월 전부터 후보와 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 표현을 제약하는 선거법 93조와 현수막이나 광고, 표찰 등을 금지하는 선거법 90조, ‘비방’이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사실상 비판과 평가를 금지하는 후보자비방죄(251조), 익명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인터넷 실명제(82조의6), 정책캠페인의 주요 수단을 규제하는 집회(103조), 행렬(105조), 서명(107조) 금지 조항, 언론과 단체의 후보자 정책평가 서열화 금지 조항(108조의3) 등이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20대 국회가 독소조항을 우선 개정하고 향후 일부 방식만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피해 신고센터(https://goo.gl/rJ5SKq)를 개설하여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옥죄는 선거법 때문에 피해받은 사례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선거법 피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들을 바탕으로 선거법의 문제점을 알리고 법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제7회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표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활발한 유권자의 정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할 시기에 유권자의 입을 막고 오로지 기표 행위만을 요구하는 현 상황은 반헌법적입니다. 그동안 부당하게 제약당하고 피해받았던 사례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20대 국회가 4월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선거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하며, <‘온통 하지마’ 선거법 유권자 피해사례 보고서>를 국회 헌정특위 위원들에게 배포할 예정입니다.
▣ 5가지 유형별 유권자 피해사례 목록
1. 투표 독려 행위로 단속 받은 사례
- ‘촛불이 만든 대선, 미래를 위해 투표합시다’투표 독려 현수막 게시
-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투표하러 가십시오’ 투표 독려 기사 게시
- ‘정당투표는 최선에 던지세요’투표 독려 현수막 게시
- 투표 인증샷에 선물 등 투표 독려 이벤트
2. SNS에 후보자에 대한 단순한 의견을 개진하여 단속 받은 사례
- 예비 후보자의 선거 게시물 SNS 좋아요 클릭
- 선거 관련 SNS 게시물 공유
- 정몽준 후보에 대한 비판 SNS 게시
- 후보자에 대한 비판 의견 SNS에 게시
3. 후보자의 입장 공개와 공약 비교평가로 단속 받은 사례
- 청소년 인권 정책에 대한 평가 유인물 배포
- 2016총선넷, 최악의 후보 10인 온라인 설문조사 이벤트
- 삼성직업병 문제와 노동자 안전 관련 공개질의 답변 게시
- 한양대 총학생회의 청년 정책에 관한 설문
- 온라인상 여론조사 단순인용 및 설문조사 게시물
- 경향신문-경실련 대선 공약 평가
- 참여연대 정당별 복지 정책 비교평가
- 국민일보의 교육 공약 비교 평가 보도
4. 후보자에 대한 풍자, 의혹 제기로 처벌 받은 사례
- 후보자 풍자 그림 포스터 부착
- ‘삼두노출’ 패러디 퍼포먼스
- 여수 상포지구 특혜 엄정수사 촉구 시민탄원서
- 안중근 의사의 유묵 관련 의혹 제기 SNS 게시
- 박근혜 후보 관련 의혹 폭로 기자회견
5. 후보자와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 낙천·낙선운동을 진행하여 처벌 받은 사례
- 사드(THAAD) 반대 포스터 부착
- 반노동자 정당 심판하자 현수막 게시
- 용산참사 유가족 후보자 반대 기자회견
-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반대 현수막 게시
- 2016총선넷 ‘기억, 약속, 심판’유권자 운동
- 세월호 조사 방해하는 정당 비판 1인 시위
- 채용비리 부적격 후보의 공천 반대 1인 시위
- 반(反)환경 후보 낙선 기자회견 ‘2NOㄹ OUT’현수막 게시
- 시인․소설가 137명의 정권교체 신문광고
- 재외국민의 정권 심판 광고
- 4대강 사업 반대 정책캠페인
- 무상급식 정책 공약화 캠페인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이슈리포트 [원문보기/다운로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지난 22일,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 차단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이를 차단하지 않기로(해당없음) 결정했다.
이와 같은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행정기관이 명예훼손성 정보와 같이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를 심의하고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통신심의 권한 행사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자 하는 방향의 발전으로서 환영할 만하다.
배드파더스 페이지 최상단에서는 우리나라가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제재조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양육비 미지급율이 매우 높으며, 아동의 생존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음을 강변하고 있다. 게재자는 본 명단이 법원의 판결문 등 사실관계의 확인을 거쳐 작성된 것이고, 양육비 지급사실이 확인되면 명단에서 삭제하고 있으며, 이로써 지금까지 80건 가량이 해결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심의에 앞서 사단법인 오픈넷은 배드파더스 차단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로 반대의견서를 제출하였다.
1. 배드파더스는 개인에 대한 비방 목적보다는 아동의 생존권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고, 양육비 미지급 문제 및 미흡한 제재조치에 대하여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는 공익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 정보이다. 이렇듯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함부로 차단하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2. 또한 ‘명예훼손’은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라는 개인간의 기본권 충돌 문제이며,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사법부조차 심급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추상적이고도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개념이다. 이에 대하여 사법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이 선제적으로 개입하여 판단하고 일방의 표현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차단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방통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이와 같은 의견을 숙려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이렇게 중요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회의 전체를 비공개 처리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며, 회의공개원칙과 투명성 차원에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방통심의위가 이와 같이 표현의 자유를 경시하지 않고 심의 권한 행사에 신중을 기하는 선진적인 결정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2019년 2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배드파더스(bad fathers)’ 심의에 대한 의견서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원을 공개하고 있는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양육비를 안 주는 아빠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하 ‘본 정보’)의 심의와 관련하여, 사단법인 오픈넷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본 정보에 대한 각하 또는 해당없음 결정을 바랍니다.
– 다 음 –
1.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의 신원을 공개하고 있는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양육비를 안 주는 아빠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하 ‘본 정보’)는 불법정보가 아니거나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임
가. 본 정보는 목록에 적시된 특정인들이 양육비를 미지급하였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있음. 본 정보의 게시자는 “ ‘법원의 판결문’, ‘합의서’ 등을 통한 사실관계의 확인을 거쳐 작성된 리스트입니다.”라고 밝히고 있어, 이는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실에 해당함. 이렇듯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적시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1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사실의 공표에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지않기 때문에 죄가 성립하지 않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로 볼 수 없음.
나. ‘공익 목적’의 의의에 대하여 우리 판례는 “비방할 목적”이 있는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는 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ㆍ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하는 한편,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됨이 상당하다“고 판시함.[1]
다. 본 정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공익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본 정보는 최상단에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무책임한 아빠들’의 변화를 촉구합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이혼한 싱글맘에게, 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을 지켜줄 생명줄입니다. …(중략)… 그리고 이렇게 무책임한 아빠들에게 미혼모와이혼한 싱글맘이,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있지만,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는 ‘bad father’에게, 현재의 법은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들이 있고 …(중략)… 특히, 양육비 지급이 중단될 때마다 매번 변호사를 통해 법적 조치를 하려면 비용감당이 안 되니 속수무책입니다. 북유럽의 선진국들, 그리고 영국이나 호주에서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아빠들에게, ‘운전면허취소’ 같은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제재조치가 전혀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음.
– 즉, 우리나라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의 강제조치가 미비하다는 사실, 이러한 제도의 미비로 인하여 양육권을 갖지 않은 부모 측이 쉽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관행이 있으며, 당장 생존권을 침해받는 아동들을 위해 미지급 부모의 신상정보를적시하여 개인을 압박하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음을 강변하고 있음. 이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 미혼모와 이혼 가정의 아동의 생존권 침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는 공익 목적을 인정할 수 있음. 또한 위 판례에따르면 부수적으로 개인이 양육비를 지급받도록 한다는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다고 해도 이러한 공익 목적은 인정됨. 또, 한 페이지에 160명이 넘는 명단이 있어, 이는 특정 개인만을 향한 표현이라거나 개인에 대한 비방의 목적보다는 양육비 미지급으로생존권을 위협받는 양육권자와 아동의 권리 확보를 위한 ‘집단적 행동’, ‘운동’의 측면이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음.
– 이러한 운동은 다소 논쟁적일 수는 있으나 그만큼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고,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하여 언론과 대중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함.[2] 최근 여성가족부는 양육비해결모임과의 협의를 통해 양육비 이행 강화를 위한 법안 발의를 약속하기도 하였으며, 이에는 신상공개 내용도 논의되고 있음.[3] 또한 실제로 양육비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5개월만에 76건에 이름.
– 이러한 형식의 운동은 미투운동과도 유사점이 있음. 미투운동 역시 한 사람을 특정하여 가해사실을 폭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그 1차적 효과는 특정된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의 저하지만, 이를 통해 사회 전체가 문제의식을 갖고 각성하도록 하는 계기를만든다는 점에서 공익 목적이 인정되고 있음. 본 정보 역시, 양육비 지급 책임을 이행하지 않아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신상이 공개되어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대중에게 각성시켜 양육비 미지급 관행을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음. 또한 미투운동 역시 그 대상이 ‘공인’인 경우나, 형사범죄를 구성하는 성폭력을 폭로한 경우에만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듯이, 본 정보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양육비 미지급이 비록 형사범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공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행위이므로, 공익 목적이 부정되지 않음.
– 결론적으로, 본 정보는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명백하게 불법정보로 분류되기 어려운 정보임.
2. 명예훼손성 정보 및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에 대한 행정심의는 부적절함
– 이처럼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명백히 불법이라고 판단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하여, 판례상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하고 일방적으로 금지시키는 차단의 시정요구를 내리는 것은 부적절함.
–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및 접속차단 제도가 대중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음. 음란,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등과 같이 추상적이고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불법’정보를 사법부가 아닌 행정기관이 판단하고 일방적으로 금지시키는것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하는 과도한 검열로 이어질 수 있음. 따라서 행정심의는 사회적 해악이 심대하고 불법성 판단이 명백한 정보에 한정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헌법합치적 해석임.
– 명예훼손성 정보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이며,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사법부조차 심급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불법성의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분야임. 또한 국민의 신체, 재산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위험을 가진 것이 아니라, 개인의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라는 사인간의 기본권 충돌 문제로서 원칙적으로는 사적 분쟁, 사적 구제로 해결하여야 할 영역임. 따라서 명예훼손성 정보 자체에 대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됨. 특히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관련하여서는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저하되는 사회적 평가는 처음부터 그 사람이 가질 자격이 없는 ‘허명’인 바,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일방의 표현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여서는 안 되고 민사적 방법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폐지론이 대두되고 있음.또한 특히 본 정보는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공익성을 인정받을 여지가 많아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불법성이 명백한 정보가 아님. 이러한 정보에 대하여 행정기관이 사법부의 판결을 받기도 전에 불법 여부를 단정짓고 일방의 편에 서서 다른 한쪽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차단 결정을 내리는 것은 과도함.
3. 신고인에 대한 표현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 본 정보에 대한 심의는 최소규제 원칙 위반
– 권리침해를 이유로 한 심의 및 시정요구는 개인의 인격권를 보호한다는 취지에 따라, 권리침해 당사자의 신고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이루어져야 함. 본 페이지 전체를 차단한다면 신고인에 대한 표현 외 다른 표현 부분도 모두 금지되는 결과를 낳음. 상기한 바와 같이 본 정보의 최상단에는 우리나라의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제재가 미비한 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등의 공익 목적의 표현이 요체로 자리잡고 있는 바, 이같이 중요한 표현들도 모두 차단되는 것임. 즉, 본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신고인의신고 및 권리침해 정보 심의의 취지를 넘어 최소심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는 처분이 될 것임.
[1]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8812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6036 판결.
[2] “아동 생존권 침해하는 학대”…첫 헌법소원 간 ‘양육비 미지급’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0671398
[3] “여성가족부, 양육비 이행 강화 법안 2월 발의 약속” http://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1796
언론중재, 2018년 겨울호 (Vol.149), 언론중재위원회
가짜뉴스 규제법의 헌법적 분석 및 해외 동향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1. 들어가며 – 범람하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
최근 정치권에서 ‘가짜뉴스’를 사회악으로 지목하고 엄정한 대응에 나서며 강력 규제론이 대두되고 있다. 허위정보의 유포는 역사적으로 늘 존재하여 왔으며 새로운 경향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로 올수록 기술의 발달로 합성과 같은 조작이 용이해지고, 또 인터넷을 이용하여 누구나 쉽게 정보의 생산자 역할, 즉, ‘미디어’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한 전파력 때문에 정보의 영향력이 커지자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적으로는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의제 선점과 정보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가짜뉴스와 관련하여 22개의 법안이 계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대표적인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 2012927)”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 2014625)”이다.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은 가짜정보를 ‘정부기관 등(언론중재위원회, 법원,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로 규정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짜정보의 내용을 공고하도록 하며, 가짜정보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생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가짜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지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유통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가짜뉴스 유통한 자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며, 역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모니터링, 임시조치,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른 가짜뉴스 관련 법안들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규제 대상 “가짜뉴스” 혹은 “허위정보”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한”, “거짓의 사실 또는 왜곡된 사실”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일부는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제재, 조치들도 대체로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다.[1]
이하에서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의 헌법적 분석 및 해외 규제 동향을 통해 가짜뉴스 규제론의 문제점을 진단하기로 한다.
2. 가짜뉴스 규제 법안의 헌법적 분석
가. 규제 대상 정보 정의 규정의 불명확성
헌법상 명확성 원칙이란, 법률을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자에게는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집행자에게는 객관적인 판단지침을 제공하여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집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에서 특히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수반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하여 이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즉,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되어,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요구된다.[2]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체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대상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목적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한정적 개념이 될 수 없다.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는 수신자를 전제하고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목적성을 띠고,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은 대부분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며, 오히려 이를 목적하지 않은 표현을 분류해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가 ‘언론’이고 ‘보도’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불명확하다. ‘언론보도’가 법에 따라 등록한 언론사만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시민 누구나 팩트 전달, 자료 분석, 기사 퍼나르기 등 ‘언론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사실이 적시될 수도 있다. 개정안들에 따르면 타 언론사를 사칭함이 없이 일반 시민이 이러한 언론활동을 하는 것, 혹은 언론보도의 형식을 취하거나 기존 보도 이미지에 합성을 한 유머나 패러디까지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으로써 규제 대상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형사처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는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면서 ‘어떠한 표현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의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판단주체가 법전문가라 하여도 마찬가지이고,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현재의 다원적이고 가치상대적인 사회구조 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상황이 문제되었을 때에 문제되는 공익은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익간 형량의 결과가 언제나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도 아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범자인 국민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허위의 통신’ 가운데 어떤 목적의 통신이 금지되는 것인지 고지하여 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의 요청 및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3]
현재 가짜뉴스 규제법안들 역시, 규제 대상 정보가 무엇인지 표현주체인 국민에게도, 감시 및 차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도, 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판단하거나 유포자 등을 형사처벌하는 국가기관에게도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기준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에 의하여 남용될 위험도 높다. 결국 가짜뉴스 규제법안들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여 규제되지 말아야 할 표현물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도록 하는 위헌적 법안들이라 평가될 수 있다.
나. 내용의 ‘허위성’을 기준으로 한 표현물 규제의 위헌성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개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어떠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종국적으로 판가름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 역시 위 전기통신기본법 위헌소원에서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는 보충의견을 낸 바 있다.
판단의 실질적 곤란함과 동시에 과연 누가 ‘판단자’가 될 것인가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박광온 의원안은 “정부기관 등(언론중재위원회,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를 규제 대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가기관이 명백하게 “허위”와 “진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이 결정에 따라 표현의 금지, 처벌 여부가 가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정·중재기관인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은 당사자간 합의에 기초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표현내용의 ‘허위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으로 삼기에 부적절하다. 법원의 판결 역시 어떤 사실에 대하여 당시까지 진실 증명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떠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는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또한 무엇보다 국가권력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허위 표현자를 색출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은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국가권력의 표현물 검열은 반정부적 여론을 차단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물을 규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높다. 따라서 표현물 규제가 가능하려면 이에 더하여 표현물을 규제할만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구체적인 해악으로 이어질 위험이 명백한 경우여야 한다.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허위사실 적시의 경우,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하다고 평가될 정도의 규제가 존재한다.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사실을 적시했다면, 그 사실이 허위인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형사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고, 경멸적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한 경우에는 ‘모욕죄’로 처벌된다. 이러한 명예훼손 법제에 기초해서 타인의 인격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임시조치 제도(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로 연간 약 45만 건의 글들이 차단되고 있다. 또한 선거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나 비방의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와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처벌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선거법 위반 정보에 대하여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제82조의4), 이 제도로 20대 총선에서 약 1만 7천 건, 19대 대선에서 약 4만 건의 온라인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4] 만일 타 언론사를 사칭하여 허위의 기사를 작성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 도입이 논의되는 가짜뉴스 규제는 개인의 인격권 침해와는 연결되지 않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정보에 대한 규제다. 그런데 이러한 허위정보가 일방적으로 차단되고 표현자를 처벌해야 할만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표현물인지를 검토해보아야 한다.
위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사실유포’를 위헌으로 선언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객관적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의 표현임이 인정되는 때에도, 그와 같은 표현이 언제나 타인의 명예·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거나,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행위자의 인격의 발현이나, 행복추구, 국민주권의 실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단언하기도 어렵다.
(중략)
허위의 통신을 접한 국민은 그 표현내용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고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로서의 인터넷통신의 발달에 따라 정보수신자는 매우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특정한 표현에 대한 반론 내지 반박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통신’의 특수성, 즉 익명성과 무차별적 전파가능성 등에 의하여 위와 같은 가능성이 전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허위사실의 표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올바른 정보획득이 침해된다거나 범죄의 선동, 국가질서의 교란 등이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중략)
한편 허위사실의 표현으로 인한 논쟁이 발생하는 경우, 문제되는 사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참여를 촉진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공익을 해하거나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도 실제로 표현된 내용이 공익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적인 내용이거나 내용의 진실성 여부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닌 때, 내용의 허위성이 공지의 사실인 경우 등에는 그로 인한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기 어렵다.
(중략)
이와 같이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중략)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존의 확립된 사실 또는 관점에 반하는 사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이들과 같이,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 주체로 하여금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표현행위를 억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은 바,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하여 가벼운 사익의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표현이 억제된다면, 표현의 자유의 기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
즉, ‘공익을 해할 목적’의 불명확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허위사실의 유포로 발생하는 사회적 해악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이의 규제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본 것이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고 해도 진실 발견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명백히 왜곡되거나 조작된 허위 정보의 경우에도 대중의 적극적인 검증과 토론의 과정을 통해 진실이 보다 탄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그 공익적 기능이 있을 수 있다.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것은 올바르고 진실된 표현을 보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사상의 자유시장, 대중의 의사형성 과정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왜곡, 혹은 역사적으로 오랜 검증을 통해 일반적으로 ‘허위’라고 인식되고 있는 사실의 주장은 이미 대중들 사이에서 그 신뢰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일부 그 주장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그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허위의 표현’ 역시 일정한 보호가치가 있기 때문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차단하고 처벌해서는 안 된다.
다. 제재의 과잉성
이렇듯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상 정보의 기준도, 규제를 정당화할만한 해악도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그에 대한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어 더욱 문제다.
개정안이 규정한 조치들은 ① 가짜뉴스를 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②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③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 추가하여 이용자들의 신고로 차단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논의한대로 ②와 같이 가짜뉴스를 행정기구의 판단에 따라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높고, 이에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규제 대상 정보인 ‘가짜뉴스’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③, ④와 같이 가짜뉴스를 일부 이용자들의 신고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유통을 차단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의 유통을 매개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유통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차단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 단위에는 무수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이 공존하며, 허위로 판정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시간짜리 동영상에 가짜뉴스를 다룬 내용이 5분 내외로 존재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동영상 전체를 삭제, 차단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문제없는 표현들마저 부당하게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3. 해외의 가짜뉴스 규제 동향
해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이를 정면으로 금지, 처벌하는 규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짜뉴스 규제 찬성론측에서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NetsDG)’을 가짜뉴스 규제법이라고 인용하고 있다. 이 법안은 독일법상 ‘불법’정보에 대하여 사법부의 판단 전에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가 신고를 받아 삭제·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법도 정보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불법’정보로 분류하는 규정은 없다. 독일 언론에서 문제삼는 ‘가짜뉴스’란 주로 독일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5]에 해당하는 정보, 즉,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정보를 의미한다. 따라서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은 이러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허위정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라 할 수 있고, 이는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사업자에게 일반적인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있지는 않고, ‘신고’가 되어 사업자가 구체적으로 인지한 특정 정보가 불법으로 판단되는 경우에야 비로소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마저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라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6]
말레이시아 의회는 지난 2018년 8월 16일,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작성한 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가짜뉴스 처벌법’을 폐지했다. 본 법안이 언론을 탄압하고 정권에 대한 비판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7]
최근(2018년 11월 20일) 프랑스 하원이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진 ‘정보조작대처법’(Les propositions de loi contre la manipulation de l’information)은 선거기간 동안 투표의 진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정보가 고의로, 그리고 대량으로 유포된 경우, 판사가 명령으로 이를 중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의사형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한다는 목적의 범위 내에서, 사법부의 판단으로 허위정보의 유포를 중지시키도록 하고 있는 것인데, 이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8]
한편 2018년 1월, EU 집행위원회는 HLEG(the High Level Expert Group)라는 전문가 자문기구를 발족하고,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에 따라 HLEG가 발행한 보고서[9]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공적, 사적 ‘검열’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 나가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표현 내용의 ‘허위성’을 기준으로 한 규제는 헌법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다. 전세계적으로도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적·강제적 규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위 EU 집행위원회의 HLEG 보고서는 ①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을 향상, ②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③ 이용자와 언론이 허위정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 마련, ④ 뉴스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 보장, ⑤ 허위정보의 영향력과 조치에 대한 지속적 연구 장려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양질의 정보가 보다 많이 흐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대응만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2017년 3월 3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은 가짜뉴스 대응에 관한 공동 성명에서 정부의 가짜뉴스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을 지적하며, 정부의 역할은 보다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이 더욱 자유로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10] 일방적인 정보 차단, 유포자 처벌과 같이 위헌의 소지가 높은 강제적, 억제적 규제보다는, ‘진짜뉴스’가 더욱 많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여야 할 것이다.
[1] 이하에서는 편의상 ‘가짜뉴스’로 통칭함.
[2] 헌재 1998. 4. 30 결정 95헌가16, 헌재 2002. 06. 27. 결정 99헌마480 등 참조
[3]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
[4]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현황(제19대 국선∼제19대 대선), 행정안전위원회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2018. 2.
[5] 독일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는 ‘공공의 평온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국적, 인종, 종교, 그 민족적 출신에 따라 특정되는 집단에 대하여…증오를 불러일으키거나 이에 대한 폭력적 또는 자의적 조치를 유발하는 자’를 처벌하는 내용이다. 국회입법조사처 현안보고서 제306호, “혐오표현 규제의 국제적 동향과 입법과제”(2017. 6. 12.), p. 19-21 참조
[6] 언론중재위원회, 해외언론법제연구보고서 제1권 제1호(2018. 8.), p. 68-69 참조
[7] “결국 폐지된 세계 최초의 ‘가짜뉴스 처벌법’ ”(국민일보, 2018. 8. 18.)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610391&code=61131311&cp=nv
[8] “프랑스 ‘정보조작대처법’, 결국 통과되다”(슬로우뉴스, 2018. 11. 21) http://slownews.kr/71699
[9] “A multi-dimensional approach to disinformation – Report of the independent High level Group on fake news and online disinformation”(European Commission, March 2018) https://ec.europa.eu/digital-single-market/en/news/final-report-high-level-expert-group-fake-news-and-online-disinformation
[10]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FAKE NEWS”, DISINFORMATION AND PROPAGANDA https://www.law-democracy.org/live/wp-content/uploads/2017/03/mandates.decl_.2017.fake-news.pdf
* 이 글은 『언론중재 (2018년 겨울호 (Vol.149))』에 기고한 글입니다.
오픈넷, 명예훼손 정보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화 법안
(김세연 의원 대표발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1. 10.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명예훼손 등 권리 침해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세연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17852)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이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켜 공인에 대한 의혹제기, 소비자불만글 등 비판적 표현물에 대한 과잉 검열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합니다.
– 첨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세연의원안)에 대한 오픈넷 의견서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타인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권리 침해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안 제44조 제2항, 제3항 신설),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 불이행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안 제76조의 제1항 제6호 신설)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본 개정안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임.
○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의 정보를 가리는 것은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임. ‘허위사실’의 판단부터 ‘비방의 목적’,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시’ 등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및 위법성 조각사유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자의 주관과 자의적 해석에 따라 죄의 성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 사례에서도 심급별로 다른 판단이 다수 나오는 등 법 전문가들조차 명확하고 일의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운 영역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이러한 판단을 하여 정보를 검열하고 삭제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임.
○ 또한 우리나라는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고,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경멸적인 감정이나 의견을 표명한 경우에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음. 이러한 광범위하고 과도한 명예훼손 법제하에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언사가 조금이라도 있는 게시물이라면 모두 명예훼손 등이 성립되는 불법정보로 분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이러한 추상적인 기준과 광범위한 법제 하에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담하고 불이행시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는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보라면 모두 일단 삭제 대상으로 삼을 위험이 크고, 이는 결국 정보에 대한 과차단, 과검열로 이어짐. 결과적으로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물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도록 하여 일반 이용자, 즉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함.
○ 한편,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물은 공적 인물,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제기, 사회 부조리 고발, 소비자불만글 등 공익적 기능을 하는 표현물들이 많음에도 이러한 정보들이 검열, 삭제의 직접적인 대상 정보가 된다는 면에서 개정안이 불러일으킬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의 기본권 침해 및 사회적 해악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음.
○ 명예훼손 정보의 유통을 저지한다는 목적은 현재 권리 침해 주장자의 신고와 소명으로 게시글을 차단시키고 있는 임시조치 제도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함. 현행 임시조치 제도 역시 명예훼손성 정보 판단의 곤란성으로 인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신고가 들어오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차단을 시행하고 있어 과검열을 부추기는 제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한 헌법소원이 진행중임. 그런데 본 개정안은 심지어 권리 침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내의 정보들을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명예훼손성 정보임을 판단하여 삭제할 의무를 부과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성이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음.
○ 인터넷은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가 무궁무진한 양과 형식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유통시키는 공간으로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서비스내의 정보들에 대해 모니터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부당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들의 표현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도록 하는 사적 검열을 부추김으로써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 환경을 위축시킴.
3. 결론
○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키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함.
2019. 1. 17. 사단법인 오픈넷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고, 이를 발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를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민경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017867)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에게 과도한 모니터링 및 삭제 의무를 부과하여 사적 검열에 의한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며, 불가능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하여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또한 이 개정안과 같이 실효성 없이 불필요한 특별형법을 입법하는 것은 과잉 입법으로 지양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주요내용
○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고, 이를 발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를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되, 웹하드 업체가 모니터링 업체 또는 삭제 업체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디지털 성범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안 제22조의3제3항 신설 등)
2. 반대의견
가.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 침해
○ 현행법에 의하면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음란정보에 대해서만 기술적 조치를 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음란물 DB에 기반한 필터링 가능하기 때문임. 그러나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물에 대한 공식적 DB는 존재하지 않음. 따라서 사업자가 피해자, 수사기관 등의 요청 없이 선제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모니터링해서 삭제하려면 모든 정보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불법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거의 불가능함
○ 그리고 모니터링 및 삭제 등 유통방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등록 취소 및 폐지와 함께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데,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또는 제2항 위반죄의 형량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유통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인 사업자가 범죄자보다 더 중하게 처벌되는 것이어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며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함
나.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
○ 불법 촬영물 모니터링 의무는 한-EU FTA 제10.66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일반적 감시의무의 부과에 해당함. 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며, 한-EU FTA의 기반이 된 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지침(Directive 2000/31/EC)은 모든 불법정보(저작권 침해 정보, 음란 정보, 아동 포르노물)에 대한 일반적 감시의무를 금지하고 있음. 오픈넷이 성안과정에 참여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도 정보매개자에게 적극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가 금지되는 이유는 사적 검열에 의한 온라인 표현의 자유 침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정보게시자가 아닌 제3자인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 비례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임
○ 게다가 저작권법 제104조 제2항에 의해 특수유형 OSP의 범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고시에 의해 정해짐. 앞으로 행정기관의 판단에 의해 특수유형 OSP의 범위가 유튜브, 앱마켓, 클라우드 서비스 등 모든 정보공유 플랫폼으로 무한히 확장될 가능성이 있음
다. 실효성 없고 불필요한 과잉 입법
○ 본 개정안은 디지털 성범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웹하드 업체와 모니터링 업체나 디지털 장의사 업체의 소유 관계를 분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결국 양진호 처벌 및 방지법이라고 할 수 있음. 하지만 유통방지 조치는 결국 관련 업체에 위탁하는 것인데, 관련 업체가 유통방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사업자가 면책되는 것인지 아니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불분명함. 전자의 경우는 위탁만 하면 되는 것이어서 입법 목적 달성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후자의 경우는 자기책임 원칙 위반이라 할 것임. 그리고 웹하드 업체가 불법 촬영물을 직접 반포 등을 했거나 방조 내지 교사를 한 점이 밝혀진다면 성폭력처벌법의 적용이 가능함(만약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한 주식이나 지분의 소유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은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음. 이렇게 실효성 없고 불필요한 특별형법을 입법하는 것은 과잉 입법으로 지양되어야 함
3. 결론
○ 민경욱 의원 대표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며, 실효성 없고 불필요한 과잉 입법이므로 이상과 같이 반대함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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