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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결국 지록위마가 옳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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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결국 지록위마가 옳다는 것인지!

익명 (미확인) | 화, 2015/08/11- 11:01

 

지난 7월 16일, 국가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정치, 선거에 개입한 사상 유례 없는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 1심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을 무죄로, 2심은 유죄로 판단해 국민 모두가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 주목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쟁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름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 계정에서 압수한 '시큐리티' 파일과 '425지논'파일이 형사소송법이 인정하는 증거인가 여부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관 13명 전원은 일치된 견해로 유무죄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쟁점이 된 증거의 사실관계를 다시 확정하라는 취지의 판결 내리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회피함으로써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최후 보루서의 임무를 방기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제기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 서보학 사법감시센터 소장의 판결비평을 통해 1심부터 2심, 대법원 판결을 한 눈에 살펴보며 그간의 판결들 중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판결은 무엇이었는지, 판결을 판결해 봅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대법원 판결

결국 지록위마가 옳다는 것인지!

 


대법원 2015.7.16. 선고. 2015도2625 전원합의체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국가정보원법위반)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민일영(주심)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서보학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경희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보학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경희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상식에 반하는 ‘지록위마’ 1심 판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가정보원법위반 및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의 정치개입 및 선거개입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 흔든 국기문란행위에 대해 지난 2014년 9월, 1심은 지극히 상식에 반하는 판결을 내렸다.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라는 매우 난해한 결론을 국민 앞에 내 놓은 것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정권의 정통성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고심에서 나온 판결이었다. 그런데 국정원이 대선국면에서 정치에 관여하는 행위를 계속했다면 이러한 공작은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선거개입 행위로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에 부합한다. 이렇게 상식에 어긋나는 결론 때문에 1심 판결은 법원 내부에서도 이 땅의 법치주의를 죽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와 같은 판결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되살린 2심 판결

 

이에 반해 2심은 2015년 2월, 국정원의 공작행위가 정치개입과 선거개입 모두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2012년 1월 1일에서 12월 19일까지 사이의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트윗 27만 건을 분석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 20일 이후부터 심리전단 직원들의 선거 관련 글이 대폭 증가하는 것 등을 토대로 원세훈 전 원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를 인정했다. 이를 위해 2심 재판부는 시계열분석까지 동원하여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였는데, 2012년 상반기는 선거와 직접 관련 없이 이명박 정부를 홍보하는 등의 ‘정치관련 글’이 압도적(84~97%)으로 많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8월 이후에는 ‘선거관련 글’의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50~83%)는 객관적 통계를 확인함으로써 이런 결론에 이른 것이다. 

 

아울러 2심 재판부는 총 247쪽에 이르는 판결문 가운데 72쪽에 걸쳐 사실관계의 기초가 된 증거의 증거능력 문제를 꼼꼼히 검토하였다.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문제가 되었던 ‘시큐리티’ ‘425지논’이라는 제목의 두 텍스트파일의 증거능력 문제를 총 43쪽에 걸쳐 상세하게 검토한 뒤 두 텍스트파일이 형사소송법상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 문서의 내용에 기초하여 선거에 개입한 국정원 직원들의 행위를 사실로 인정하였다 

 

이 두 파일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269개의 트위터 계정과 이를 기초로 하는 트윗덱 연결계정 422개가 들어 있는데, 이를 통해 이루어진 16만 건의 트윗·리트윗글의 상당수가 2012년 대선에 임박한 선거 관련 글들이어서 선거개입의 목적성 및 계획성 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었다.

 

2심 판결은 ‘대선국면에서의 정치개입은 선거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을 확인하기 위하여 사실관계의 확인과 증거법적 논증에 많은 성의와 공을 들였다. 아울러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국가정보기관에 의한 민의의 왜곡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과 좌고우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 탁월한 판결이었다.

 

논리 없는 주장만 내세운 대법원 판결

 

그런데 최근 7월 16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판결을 통해 2심 판결을 파기환송 함으로써 사실상 2심의 결론을 뒤집었다. 선거개입 유무죄에 대한 최종판단을 다시 2심에 미루기는 했으나, 2심 재판부가 유죄판단의 결정적 기초로 삼았던 ‘시큐리티’ ‘425지논’ 두 텍스트파일의 증거능력을 부인함으로써 2심의 유죄판단이 유지될 수 있는 밑동을 제거해 버렸기 때문이다. 선거개입 여부에 대해 직접 유무죄를 선언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유죄의 핵심증거를 못쓰도록 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파기환송심의 결론을 제시해 준 뒤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해 버렸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권력의 눈치를 본 기회주의적이고 정치적이고 무책임한 판결’이라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2심의 유죄판단에 있어서 핵심증거였던 ‘시큐리티’ ‘425지논’ 두 개의 텍스트파일은 형사증거법상 소위 전문증거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하면 이 텍스트파일들이 유죄의 증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텍스트의 작성자가 법정에서 스스로 작성한 사실을 시인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되어야 한다. 1심은 이 텍스트파일을 쓴 국정원 직원이 법정에서 작성 사실을 부인했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2심은 총 43쪽에 걸쳐 국정원 직원이 스스로는 작성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이메일 계정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당해 직원의 진술, 직원의 이메일 계정에서 압수한 다른 파일과의 관련성, 위 두 파일에는 해당 직원만이 알 수 있는 정보 등이 기재되어 있는 등 제반 사정)을 세밀하게 판단할 때 해당 직원이 직접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또한 두 텍스트파일의 내용을 세밀히 검토할 때 국정원 직원이 업무상 필요에 의해 통상적으로 작성한 문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유죄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문제의 파일들이 형사소송법상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주된 이유는 문서 내용 중 상당 부분이 단편적이고 조악한 형태의 언론기사 등이고 기재된 트위터 계정은 그 정보의 근원, 기재 경위, 정황이 불분명하며 개인적인 신변잡기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었다. 2심 재판부가 43쪽에 걸쳐 세밀하고 신중하게 판단해 내린 결론을 대법원은 판결문 2쪽에 걸친 매우 추상적이고 단편적인 논리를 들어 간단히 뒤집은 것이다.

 

그런데 2심 재판부가 인정한 바와 같이 ‘시큐리티’ ‘425지논’ 두 텍스트파일의 내용을 검토해 보면 작성자인 국정원 직원이 업무수행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 계속 추가, 보충하고 활동내역과 실적을 반복적으로 기재해 온 것으로서 일종의 ‘업무일지의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우선 대법원은 기재된 트위터 계정은 그 정보의 근원, 기재 경위, 정황이 불분명하다는 반대논리를 제시하였다. 텍스트파일에 같은 심리전단 직원들이 현재 공유하여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 계정들, 즉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을 적어 놓았는데 거기에 무슨 정보의 근원과 기재 경위 등이 또 필요하다 말인가! 

 

또한 대법원은 파일의 내용 중 상당수가 단편적 형태의 언론기사를 나열한 것이어서 공무원의 작성문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또한 국정원이 인터넷과 트위터에 올린 글 대부분이 정치와 선거관련이고 그 내용이 언론보도를 기초로 했다는 점을 대법원이 애써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대법원은 기재 내용 중에 개인적인 신변잡기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대논거로 삼았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상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하기 위해서 일정한 정형화된 형식에 따른 공식문서의 형태를 띨 필요가 전혀 없다. 업무와 관련한 내용이 통상적 기계적 반복적으로 기재되기 때문에 그 내용의 신빙성을 신뢰할 수 있는 문서이면 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때문에 대법원은 “성매매업소에 고용된 여성들이 성매매를 업으로 하면서 영업에 참고하기 위하여 성매매 상대방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및 성매매방법 등을 메모지에 적어두었다가 직접 메모리카드에 입력하거나 업주가 고용한 다른 여직원이 그 내용을 입력한 사안에서, 위 메모리카드의 내용은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의 ‘영업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로서 당연히 증거능력 있는 문서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7.7.26. 선고 2007도3219 )고 하였고, 또한 “피고인이 선거운동원들을 모집,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원들이 실제로 선거운동을 하였는지 여부를 그때그때 일상적, 계속적, 기계적으로 확인하여 작성한 출결부는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의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된 통상문서’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3.06.13. 선고 2012도16001 ). 

 

성매매 상대방의 아이디, 전화번호, 성매매방법의 특징 등을 기재한 메모지. 선거운동원의 출석과 선거운동 참여여부를 때마다 기록한 출석부. 아무 정형화된 형식 없이 임의대로 기재한 사실상 메모에 가까운 이러한 문서들에 대해 업무상 통상적으로 작성되는 문서로서의 성격을 인정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대법원이 선거법 위반 사건에 와서는 갑자기 무슨 문서로서의 형식과 품위를 요구한단 말인가? 

성매매 상대방의 아이디, 전화번호, 성매매방법의 특징 등을 기재한 메모지에 혹 작성자의 신변잡기에 대한 내용이나 사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작성된 통상문서로의 성격을 잃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일기장에 낙서나 그림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일기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본 사건에서도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텍스트가 전체적으로 업무일지의 성격을 분명히 갖고 있다면 혹 내용 중에 신변잡기에 대한 내용이 섞여 있다하더라도 업무상 작성된 통상문서로의 성격을 인정하는 것이 옳다. 이러한 점에서 대법원의 판단은 상식적인 판단과 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선 스스로의 판결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문증거의 세밀한 기준을 세워주는 것은 상급심으로서 대법원의 당연한 임무이다. 또한 증거능력의 인정기준을 엄격하게 세움으로써 피고인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큰 틀에서 형사법의 기본원칙(in dubio pro reo!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2심이 상세하게 검토·논증한 핵심증거의 증거능력을 상세하게 다투기보다는 매우 추상적이고 단편적인 논리를 들어 간단하게 배척함으로써 논리 없는 주장만을 내세웠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한 상급심이자 법률심으로서 증거법의 세밀한 원칙을 제시하기 보다는 특정사건의 특정증거를 배척하기 위한 일회성 멘트를 날린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13대 0, 책임감도 용기도 없는 대법관들

 

나아가 이번 판결로 대법원은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최후 보루서의 임무도 방기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가정보원이 정치에 개입하고 특히 대선·총선에 즈음하여 선거에 개입하여 여론을 조작·왜곡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 흔드는 국기문란행위에 해당한다. 국가기관의 이러한 중대한 불법행위에 대해 준엄한 사법판단을 내리고 재발을 방지해야 할 최종 책임은 대법원에 주어져 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그 책임을 회피하였고 법률심이라는 변명을 내세우며 판단을 하급심에 미루었다. 그것도 13명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법관들은 모두가 한 줄에 서면 책임이 면책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런 중대한 사건에서 소수의견, 반대의견 하나 없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정말 책임감도 용기도 없는 대법관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대법원은 상고법원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정책법원을 지향하고 있음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정책법원으로서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하고 정의구현을 위한 바람직한 가치기준을 설정하는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대법원이 법이념·가치관·성별·출신 등에 있어서 다양한 대법관들로 구성되어 정의실현과 국민들의 삶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건들을 선별해 전원합의체를 통해 의미 있는 판결을 선고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원칙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좌고우면하는 대법원, 치열한 내부토론이 실종되어 소수의견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획일화된 대법원이 과연 정책법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대법관들의 자성과 아울러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정의를 실현하는 것만큼이나 사회구성원들이 정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23일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판결’에서 대법관들이 한 말이다. 정말 멋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원세훈에 대한 상고심판결을 보면서 정말 현재 대법원이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이 정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게 판결을 내리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법관들은 ‘지록위마가 옳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공은 다시 항소심으로 넘어 갔다. 포기하지 않는 한 정의가 실현될 희망은 아직 살아 있다고 믿고 싶다. 지난 2심 재판부가 보여준 책임감과 용기, 치열한 고민을 파기환송심의 재판부가 다시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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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이병호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국정원이 해킹한 사람들은 다 해외에서 활동중인 북한 공작원들이고 그 가운데는 북한의 무기 거래상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우리는 무기 중개상 ‘린다 김’을 통해서 이 바닥의 생활을 어느 정도는 안다. 세계적인 휴양지와 고급 호텔 그리고 밤마다 이어지는 디너 파티…. 하지만 북조선의 무기 거래 일꾼들은 그런 화려함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저 한없이 소박하기만 하다. 국정원이 이들의 전화기에 RCS를 심기 위해 미끼로 던진 링크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떡볶이 블로그나 금천구의 벚꽃축제 같은 것들이다. 몇백만달러 또는 몇천만달러 짜리 무기를 사고 팔려면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산해진미를 맛볼 터인데 떡볶이에 입맛을 다신다니 얼마나 토속적인가. 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는 것도 많을 텐데 하필 금천구 벚꽃 축제를 클릭한다니 조국 강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

목, 2015/07/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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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킹전문업체 판매 내역이 해킹되어 공개됐다. 고객명단에 대한민국 정부 5163부대가 있었다. 오고 간 영수증 주소는 국정원 공개 민원 창구 접수처와 같았다. 국정원은 프로그램 사용을 시인했다. 그러나 ‘대북·해외 정보전’ 차원이라고 변명했다. 국내 민간인 사찰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정원 직원이 자살했다.

이번 일의 기술 담당 직원이었다. 유서에는 “내국인에 대한 선거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쓰여 있었다. 새누리당은 야당과 일부 언론이 물고 늘어져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정치공세를 시작했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국정원이라고 하면 덮어놓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분노했다.

19일 야당은 ‘이탈리아 해킹팀이 시도한 국내 아이피 주소 중 KBS와 KT·다음카카오 등 방송·통신사 등이 두루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국정원 주장대로 ‘대북용’ 이나 ‘연구용’이든 아니든, 국내 아이피 주소들이 해킹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암약하는 간첩 신원을 확인했기 때문에 전방위적 사찰을 했다 한다면, 그것도 두려운 일이다. 도대체 간첩은 얼마나 있는 것이며 국정원은 그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지난 대선 국정원 직원 김아영이 여당 후보, 대통령을 도왔던 열정이면 나라가 이 꼴이 되었을까 말이다.

‘덮어 놓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향’은 누가 만들었는가. 국민들이 국가 안보에 여념 없는 정보기관 존재를 일년 내내 사찰 시비로 왜 만나야 하는가.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말이 되는가. 당신들이 결백하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는데, 국민에게 뒤집어 씌운다. 이런 것을 적반하장이라고 하지 않겠나. 도둑이 되레 매를 들고,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 말이다.

하긴 여당 대표 김무성씨는 “국가 안위를 위해 해킹 할 필요가 있으면 하는 것 아니냐”했다 하니, 그게 국내용이든 불법이든, 사적이든, 이미 논할 가치조차 없을지 모른다. 솔직한 말이었을지 모른다. 국가정보기관이 언제는 정부여당 것 아닌 적이 있었는가,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이다.

국정원 직원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자국의 정보기관을 나쁜 기관으로 매도하기 위해 매일 근거 없는 의혹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습니다.” 정보기관 직원 일동이라는 본적 없고 들은 적도 없는 성명도 어이없다. 조만간 부서 직책 연명도 불사할 기세다.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보기관 기본도 지키지 않는다.

무엇보다 근거 없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공했던 성찰은 단 한 줄도 없다. 중앙정보부, 안기부, 국정원으로 이어졌던 국내용 사찰과 고문의 역사를 국민이 잊었다고 하는 소린지 실소가 나온다. 이번 죽음조차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박근혜 정부 들어 증언자들은 결정적 순간에 죽었기 때문이다. 정적 제거를 위해 어떠한 수단도 마다하지 않던 박정희와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때를 우리는 독재시대라 부른다.

그 시대 망령을 불러온 것이 누군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국민이 문제인가, 당신들이 문제인가. 5163부대 명칭이 ‘516 쿠데타 때 박정희 소장이 새벽 3시에 한강철교를 넘었다’는 데서 따온 숫자라고 하던데… 말해 무엇하리요. 국정원의 거처를. 입만 아프지.

2015. 7. 21. 경기일보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경기시론] 5163부대와 그들의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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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7/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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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국민해킹 우려에 맞서는 “국민 백신 프로젝트” 발족

국민 누구나 참여·후원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및 소셜펀딩 방식으로 진행

베타 버전, 7월30일 목요일 오전10시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 예정

 

(사)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P2P재단코리아준비위원회는, 국정원이 이용한 해킹팀(Hacking Team)의 스파이웨어(RCS)에 불특정 다수의 우리 국민들까지 감염되었을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RCS 감염 여부를 포착하고 RCS에 의한 감염을 치유 및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국민 백신 프로젝트”를 발족한다. 베타버전은 오는 7월 30일 10시에 공개할 예정이다(국회토론회는 별도의 보도자료 배포).

RCS를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이미 배포되어 있지만, 윈도우 PC용으로 제한되어 있고, 성능 보장도 확실하지 않다. 가령 국제인권단체들이 배포한디텍터(Detekt)’[1], 외국 보안업체가 만든 레드삭스(Redsocks)‘MTD’ (Malware Threat Defender)[2], 루크 시큐리티(Rook Security)밀라노’(Milano)[3] 등은 모두 윈도우 PC용이고, 우리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모바일에는 적용할 수 없다. “국민 백신 프로젝트”로 개발될 프로그램 “오픈백신”(가칭)은 모바일을 포함한 모든 기기에 적용되도록 할 것이다.

오픈백신 프로그램 개발 방식

해킹팀의 스파이웨어를 국정원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지는 무려 1년 6개월이 지났다[4]. 하지만 국내 백신업체들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7월 6일에는 해킹팀의 내부 자료가 유례없이 방대한 규모로 공개되어, 국정원이 해당 스파이웨어를 구입하여 내국인을 상대로 사용했다고 믿을만한 정황들이 드러난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국내 백신업체들은 여전히 아무런 백신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해킹팀의 스파이웨어는 소스코드가 기트허브(GitHub)에 이미 공개되어 있어서 백신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 말이다(https://github.com/0xPoly/Hacking-Team-Sweeper).

오픈백신은 이처럼 공개된 소소코드드를 기초로,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윈도 PC용 백신 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한다. 초기 개발은 위 3개 단체가 지원하고(이미 RCS 소스 분석은 마쳤다), 이후에는 개방형 개발 방식으로 전환한다. 오픈백신 프로그램 역시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하여 기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명으로 재능기부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오픈백신을 모든 기기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방형 혁신이 백신업체 내부의 개발자들에 의한 폐쇄형 방식보다 성능이나 보안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점은 이미 밝혀졌다. 그리고 국민 감시에 악용되는 스파이웨어에 맞서는 데에는 국민참여형 대응이 가장 훌륭한 방식임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개발된 프로그램은 누가 독점하지도 않고 모두에게 개방될 것이다(이탈리아 해킹팀은 자신의 기술을 이미 국내에 특허출원까지 해 두었다(특허출원번호 제1020137005146호 “네트워크 트래픽을 처리하는 방법 및 장치”).

오픈백신 프로그램 배포 일정 및 운영

  • 안드로이드 모바일, 윈도우 PC용 백신 프로그램 개발 완료 후 베타버전 공개: 2015년 7월 30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 테스트 진행, 버그 및 수정 작업 후 정식버전 배포: 8월 6일 예정
  • 오픈소스 방식으로 전환하여 다른 기기용 백신 프로그램 개발 및 배포
  • 해킹팀의 스파이웨어 소스코드 분석 보고서 발표
  • 감염된 기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
  • 해킹팀 이외의 다른 스파이웨어에 대한 패턴 업데이트 진행

국민 누구나 참여하는 소셜펀딩

오픈백신 프로그램을 베타버전에서 완성단계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기기나 국내 통신환경에 맞게 개선하고 유지보수하는 데에는 상당한 자원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운영해온 소셜펀딩 플랫폼을 이용하여 국민들이 누구나 후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픈백신 프로그램과 국정원의 합법적인 해외 정보 수집

스파이웨어를 찾아내는 백신 프로그램이 배포되면 국정원의 정상적인 해외 정보 수집이 방해받는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해킹팀의 스파이웨어는 소스코드가 공개되어 어떻게 작동하는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태다. 따라서 오픈백신 프로그램 때문에 우리 정보기관의 합법적인 해외 정보 수집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령 북한은 이미 RCS를 통한 감시를 우회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을지도 모른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스파이웨어의  감염 시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우리는 실제로 감염되었을지 모를 해킹팀의 악성코드뿐 아니라 누군지 모르는 제3자의 해킹위험에 처해있을 국민들의 정보인권에 우선을 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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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텍터’는 클라우디오 과르니에르(Claudio Guarnieri)가 시티즌랩(Citizen Lab)의 기술 지원으로 국제 정보인권 단체들,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Privacy International), 디지탈레 게젤샤프트(Digitale Gesellschaft),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전자개척자재단(EFF)과 함께 해킹팀의 스파이웨어를 탐지하는 프로그램으로 2014년 11월 배포되었다. 사용법은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 우리말로 제공하고 있다. http://act.jinbo.net/drupal/node/8782

[2] http://redsocksmtd.blogspot.kr/2015/07/hacking-team-100-endgame.html

[3] https://www.rooksecurity.com/resources/downloads/

[4] 이탈리아 해킹팀이 RCS를 각국 정부에 팔았고, RCS가 모로코와 아랍에밀레이트 기자와 인권운동가를 감시하는 데에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 2012년이다. 그리고 시티즌랩(Citizen Lab)이 한국을 포함한 21개국 정부가 RCS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인다는 공식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2014년 2월 17일이다. https://citizenlab.org/2014/02/mapping-hacking-teams-untraceable-spyware/ 참조

 

2015년 7월 27일

 

(사)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P2P재단코리아준비위원회

 

월, 2015/07/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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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위법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해

국정원 등 수사기관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오픈넷은 6월 1일 시민들 22명을 대리하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로부터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영장 없이 제공받은 국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경찰청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는 지난 3월 대법원이 통신자료제공에 대하여 포털을 상대로 내려진 손해배상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따라 통신자료를 제공함에 있어서, 수사기관이 그 제공 요청권한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됨으로 인하여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기본권 등이 부당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책임을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한 바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

통신자료란 이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일 및 해지일 등의 개인정보를 말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사기관 등이 “수사,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할 경우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해 그 동안 수사기관들은 영장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제공 건수도 매년 급증해 2011년에 5,848,991건(전화번호/ID 수기준)에서 2014년 12,967,456건으로 고작 3년 사이에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오픈넷은 2015년 1월부터 참여연대와 함께 이통사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알권리 찾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수많은 시민들이 캠페인에 참여해 관심을 보여줬으며, 오픈넷이 직영점 내방 요구 등 불편한 확인절차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을 넣으며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한 결과, 이통 3사는 온라인에서 통신자료 제공 확인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대폭 개선하였다. 지난 3월 테러방지법 통과와 함께 국가 감시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높아져 수많은 시민들이 통신자료 제공 확인 신청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개선된 절차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은 더 커졌다. 이용자가 자신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것을 확인해도 왜 제공이 되었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무런 이유가 통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기관이 국민의 신원정보를 취득한 것은 그 정당한 이유가 제시되기 전에는 불법적인 권한남용이라 할 것이다.

오픈넷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한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요청 권한을 남용한 수사기관의 책임을 묻고자 이번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그 동안 요청 권한을 남용해 온 수사기관의 관행에 제동이 걸리길 기대한다.

 

2016년 6월 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수, 2016/06/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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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들어온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 중에 16세 미성년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통일위원회는 16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리선미라는 여성 종업원이 99년 5월 18일생이라고 밝혔다. 채희준 변호사는 ‘종업원의 여권에 기재된 생년월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뉴스타파는 민변 측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경욱 변호사는 “한국법에 의하면 19세가 성년이다.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국외에 와 있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유인이 될 수 있다. 범죄가 될 수 있다”면서 국정원이 확인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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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가 부모 버리고 남으로 왔다?

16세면 북한의 기준으로도 미성년이다. 북한이 미성년자를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 보내는데 어떤 법규를 적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성년인 것은 분명하다. 그 나이의 소녀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왔고 부모가 있는 북이 아닌 남을 선택하는 엄중한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는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지배인과 언니들을 그냥 따라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좀더 상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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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오는 것도 모른 채 따라왔을 수 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링보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들 중에는 북한으로 간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CNN에 출연해 ‘종업원들은 지배인이 동남아시아로 식당을 옮긴다고 해서 속아 따라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출연한 종업원은 ‘떠나기 직전 밖에서 차가 기다리는 상황에서 지배인이 한국으로 간다고 이야기해서 몇 명한테 밖에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7명의 종업원들은 북한으로 가고 지배인을 포함한 13명은 한국으로 왔다는 것이다.

북한 종업원, 항의 단식하다 사망했다?

북한 가족들은 CNN에 출연해 ‘딸이 자의로 남한으로 갔을 리 없다’고 했다. CNN과의 회견은 북한 당국이 주선한 것이고 선전의 의도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갑자기 딸을 잃은 부모가 눈물로 호소하는 것이 당국의 주문에 따라 연극을 하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인륜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CNN은 북한 가족들이 ‘딸들이 독방에서 단식투쟁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그렇게 알려줬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전해온 한 언론은 ‘종업원 중 한 명이 단식을 하다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통일부는 “탈북민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에 왔다. 건강은 좋고 단식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상황에서 종업원 중 한 명이 단식으로 사망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부인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정부가 철저히 격리된 종업원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의문스럽다.

그러나 사망은 모르되 단식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한국에 왔다는 김련희 씨는 2011년 합동신문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씨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을 했다고 한다. 김 씨의 이야기는 뉴스타파와 한겨레는 물론 뉴욕타임스, CNN 등을 통해 북한에도 알려졌다. 종업원들도 들어 알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자의에 반해 온 종업원들이 있다면 김련희 씨와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북한 가족, 민변에 인신 구제 청구 위임 가능

민변 통일위원회는 16일 단식 사망 등 의혹을 풀기 위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을 접견하고 싶다고 신청했다. 통일부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외부인의 접견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거부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법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상 변호인이 되고자 하는 자의 접견요청을 막을 수 있는 법 규정은 없다는 것이 민변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우성 씨의 동생 유가려 씨에 대한 접견 신청을 거부한 국정원은 변호인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만약 북의 가족들이 민변 변호사들에게 인신구제 청구를 위임한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새로운 국면이 될 수도 있다. 유가려 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유우성 씨는 변호인단에 동생에 대한 인신구제 청구를 해달라고 위임했다. 변호인단은 오빠를 대리해 인신구제청구를 했고 재판 당일 여동생은 풀려났다. 풀려난 여동생은 국정원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자백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만에 하나 국정원 등 정부가 자유의사에 반해 온 북한 종업원들을 격리함으로써 그들의 불안정한 상태를 안정화시키고 정부의 뜻에 따르도록 만들 셈이라면 그것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부가 종업원들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격리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6개월이다. 설사 그동안 성공적으로 그들을 격리시킨다 해도 그 뒤에는 세상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독방에서 6개월 동안 담금질 되며 허위자백을 체화한 가짜 간첩들도 민변 변호사들을 만나면 예외 없이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잠깐은 거짓말 할 수 있지만, 영원한 거짓말은 불가능하다. 거짓은 진실을 만나면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선거에 써먹으려다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애물 만들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소재라고 한다. 그것이 북한 조평통이 아니라 적십자사가 이 문제에 대해 대응을 하고 나선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 “선거에 써먹으려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눈앞에 지나가도 잡을 수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화, 2016/05/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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