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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새누리당 ‘비례대표 축소’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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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새누리당 ‘비례대표 축소’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개악

익명 (미확인) | 화, 2015/08/04- 14:09

새누리당 ‘비례대표 축소’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개악  

새누리당은 넘쳐나는 사표(死票)를 계속 외면할 것인가? 
민주정당이라면 비례대표 확대 찬성해야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하여 새누리당은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고, 지역구 의석을 늘이되 비례대표 의석을 축소하는 당론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의석 300석을 유지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축소해야 한다는 김무성 대표 발언을 비롯해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축소’ 입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비례대표를 줄이는 것은 개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책임 있는 민주적 정당이라면 매 선거 때마다 절반에 가까운 표가 버려지는 구조를 개선하고, 다양한 유권자의 선택이 의석 분포에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의 동의를 확대해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금껏 승자독식 현행 선거제도를 바꾸는 제도 논의는 방관한 채, 총선 8개월 앞둔 시점에 ‘무리한 선거제도 변경은 하지 말고 비례대표를 축소’하자는 입장이다. 정치와 국회를 불신하는 여론을 이용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밖에 없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은 유권자 표의 상당부분이 사표(死票)가 되는 것을 막고, 유권자의 선택이 국회의원 구성에 제대로 반영되는 방안으로 비례대표제 확대를 채택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의 표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민주적 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례대표를 축소하자는 새누리당과 달리, 시민사회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득표한 만큼 의석을 갖도록 비례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한다. 전국 174개 시민사회단체는 6월 30일, 선거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은 높은 비례성에 두어야 하며, 대표자의 수를 적정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의원 정수를 확대하고 늘어난 몫은 비례대표 의석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가 진행한 선거․정당 전공 정치학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11명 중 80명(72.1%)이 비례대표제를 확대 및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행 선거제도를 변경해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비례대표를 점차 확대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거슬러 이를 축소하는 것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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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근

이노근  

정당 지역구

새누리당, 서울노원갑  

후보 경력(선정 이유)

- 19대 반환경의원, 4대강 찬동, 총선시민네트워크,인권단체,청년 낙천대상  

후보자 온라인으로 만나기(항의방문, 항의 글을 남겨주세요)

http://blog.naver.com/lng5238 https://www.facebook.com/lng5238  

후보자의 문제성 발언

“지금이라도 4대강 주변뿐이 아니라 여러 강 주변에 수로라든지 또는 지천이라든지 이것을 해야 된다”며 4대강 후속 사업 주장. 국토생태분야에서 “정부에서는 억지로 우겨 가면서 어깃장을 놓으면서 그린벨트라고 하는데 법률상 그린벨트 지정해서 그런 것이지 그린벨트가 아닌데 왜 자꾸 그린벨트라고 그래요. 과감히 해제해 가지고 지금 여러가지 공장, 산업부지라든지 주택이라든지 이런 것 해주는 게 맞지”라며 규제 완화 주장. 원전분야에서 “이것을 아주 구속력 있는, 예를 들어서 ‘무슨 전시라든가 문제가 생길 때는 핵을 배치를 한다, 또는 투입을 한다’라는 구속력 있는 최소한의, 선언 수준이 아니라 (정부간의) 협정 수준이라도, 더 나아가서는 조약 수준에까지 이제 우리가 거론을 해야 될 때가 됐다고 봅니다.”라며 핵무장 요구.
금, 2016/04/0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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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과 성신여대가 나 의원 딸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뉴스타파의 거듭된 해명 요청을 거부해놓고도 보도가 나가자 뒤늦게 언론플레이에 나서고 있다.

뉴스타파가 17일 보도한 ‘공짜 점심은 없다’…나경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링크)에 대해 나경원 의원과 성신여대는 오늘(18일) 각각 반박문과 보도자료를 내고 부정입학 의혹을 부인했지만 여전히 취재를 피하며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뉴스타파 보도에 대한 반박]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뉴스타파 언론보도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딸이 “정상적인 입시절차를 거쳐 합격”했다면서 “이것을 특혜로 둔갑시킨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특혜’와 ‘배려’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반박문

▲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반박문

그러나 뉴스타파의 보도는 일반인과 함께 치른 입시전형이 아니라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서 나 의원의 딸이 받은 특혜에 초점을 맞췄다. 나 의원의 딸이 장애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별 전형에서 함께 지원한 다른 장애인 수험생과 공정한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도 실기면접 과정에서 어머니가 유명 정치인임을 밝히고, 편의를 제공받아 결국 최고점으로 합격한 사실을 보도한 것이다.

그리고 딸이 특별전형에서 합격하기 전 나경원 의원이 성신여대에서 초청강연을 한 점, 딸이 지원한 해에 특별전형이 새로 생긴 사실, 합격 이후에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 출신 인사가 총장 위촉 기구인 대학평의원회 의장으로 뽑힌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딸이 특혜를 받아 합격한 이후 나 의원이 성신여대 비리 사태로 곤경에 처한 심화진 총장을 지원해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반박문’을 통해 딸이 장애가 있는 수험생이었기 때문에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그 정도의 ‘배려’는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장애인 수험생과의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성신여대의 장애인 전형 방침과도 다른 것이다.

경기도 남양주의 모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고3 담임교사는 지난해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서 학교 측이 약속 시간 보다 늦게 도착한 학생들에게 면접 시험을 볼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알려왔다. 이 교사는 자신의 반 학생이 면접 약속시간에 늦어 “학생이 몸이 불편한 상태이고 교통 사정도 안 좋아 2번이나 전화해 상황 설명을 하고 양해를 부탁했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제자가 전형 기회를 박탈당해 무척 서운했었다면서 이번 “나 의원 자녀에 대한 성신여대의 상이한 잣대에 심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그동안 뉴스타파 취재진을 줄곧 피하기만 하다가 보도가 나가자 뉴스타파 보도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장애 자녀를 둔 부모’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마치 뉴스타파가 특정 정치인을 공격하기 위해 장애인 “자녀의 인생까지 짓밟”는다는 식의 엉뚱한 물타기로 대응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취재과정에서 나 의원 측에 여러 차례 취재 내용을 알려주며 해명을 듣고 반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접촉했으나 전화, 이메일로는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고, 직접 찾아가서도 지지자들에게 떠밀리며 “아무 대답도 안하겠다”는 한마디 답변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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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 이후 페이스북에 반박문을 올렸으나 뉴스타파 취재진이 다시 연락을 취하자 나 의원의 공보담당관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있고, 비서관 등 다른 직원들은 공보담당에게 물어보라는 식으로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 나 의원 측은 뉴스타파의 보도가 터무니없다면서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 나 의원 측은 뉴스타파의 보도가 터무니없다면서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성신여대도 마찬가지다. 성신여대도 취재진의 해명 요청에 10여일 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다가 결국 “답변을 안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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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도가 나가자 성신여대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뉴스타파 보도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며 명백한 허위·왜곡 보도”라고 주장했다. 성신여대는 “뉴스타파가 학내 일부 구성원의 엉터리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하면서 “뉴스타파를 상대로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민·형사상 소송을 비롯한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신여대가 배포한 보도자료는 뉴스타파가 제기했던 문제 가운데 무엇이 허위이고 왜곡인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작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에는 보도자료를 보내지 않았고, 뉴스타파 보도 내용이 일방적이라면서도 항의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성신여대 홍보팀은 나 의원 측과 마찬가지로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며 문자메시지에도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성신여대는 보도자료를 내놓은 이후에도 정작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고 있다.

▲ 성신여대는 보도자료를 내놓은 이후에도 정작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고 있다.

금, 2016/03/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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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헌법 절차, 즉 탄핵 수순에 들어갔다. 빠르면 다음주 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새누리당도 비박계를 중심으로 탄핵 찬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탄핵에 나설 것을 밝혔고,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은 ‘지금 탄핵을 못 하고 있는 이유는 새누리당 때문’이라며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과 찬성하는 의원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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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역시 ‘여당의원 입장에서 굉장히 마음이 힘들고 불편하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계속 유지된다면 국정혼란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혼란을 막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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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혜훈 의원도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이 헌법적 가치에 맞다’며 탄핵 발의, 표결에 국회의원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뜻은 대통령이 물러나라는 것인데,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거스른다면 국회의원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탄핵’이라며 ‘탄핵소추안이 상정되면 찬성표를 던질 의원이 새누리당 내에 최소 3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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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가 발의하고, 재적의원의 ⅔, 즉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 박근혜 체제를 만든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 중 최소 28명 이상이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표를 던져야만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다.

헌법학자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헌법의 가치를 얼마나 훼손했는지’ 여부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김종철 교수는 ‘비선실세에 국정수행을 의존하고, 국가과제가 결정, 집행되도록 한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재판소에서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의 송두환 변호사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대한민국 헌정의 역사, 국회의 역사, 헌법재판소의 역사를 구성할 것’이라며 재판관들의 엄중한 인식을 주문했다. 대한변협 법제이사 채명성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도 결국은 국민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헌재가 최종 결정을 할 당시의 여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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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탄핵 절차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3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치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지검의 한 현직 검사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수사하는 것이 법과 원칙”이라며 검찰의 강제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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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정국을 이끌어 온 건 정치권이 아닌 전국에서 행동으로 나선 촛불 민심이다.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 집회는 박근혜 퇴진을 향한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송원근
촬영 : 정형민, 김기철, 김수영, 김남범
편집 : 박서영

목, 2016/11/2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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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보를 ‘3.9% 감옥’에 가뒀나?

[김성희의 정치발전소] 양당체제의 못된 유산 ‘사표론’
어느 선거나 마찬가지겠지만, 한 밤중에 선거 캠프로 걸려오는 전화는 대개 두 종류이다. 하나는 반대자들의 전화, 대개 육두문자로 시작해서 육두문자로 끝난다. 다른 하나는 지지응원의 전화이다. 거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를 기분 좋게 한다. 반대자들과의 통화는 간혹 수화기를 사이에 두고 얼굴 붉히는 언쟁으로 끝을 맺기도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이골이 나도록 걸려오는 이런 종류의 전화쯤은 노련한 당직자들이라면 대개 멋지게 응대할 수 있다. 정작 응대하기 어려운 전화는 따로 있다. 지지자들로부터 걸려오는 “사랑하지만 떠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난감한 전화들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16대 대선 마지막 날이었던 2002년 12월 18일, 나는 민주노동당의 상근자로서 심야 당직을 서고 있었다. 그날은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연대가 파기되고, 이 일로 인해 노무현 후보 측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른 날이었다.
그날의 심야 당직은 여느 날과는 확연히 달랐다. 예상치 못했던 지지자들의 난감한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대개 내용은 이랬다. ‘본인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데, 이러다간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것 같으니 이번에는 노무현 후보를 찍어야겠다’는 것이거나 아예 좀 더 나아가서 ‘권영길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화를 건 이들이 모두 당원 또는 지지자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런 통화에 응대하는 것은 참으로 당혹스런 일이었다.
그날 받은 수많은 전화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전화가 있다. 동틀 무렵 걸려온 한 노조위원장의 전화이다. 그는 밤을 꼬박 샌 듯, 잠기고 갈라진 음성으로 천천히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혔다. 안면은 없지만 이름은 들어 본 적 있는 꽤 큰 노조의 위원장이었다. “이번에는 권영길 후보를 제가 찍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선거운동도 열심히 했고, 권영길 선배도 존경합니다. 그러나 이번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난감한 생각에 “노무현 후보는 그를 절실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킬 것이지만, 위원장 같은 분이 권영길 후보를 찍지 않으면 누가 민주노동당을 지킬 수 있습니까”라고 설득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미안하다, 사표를 만들 수는 없다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거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슬프고 아픈 통화였다.
16대 대선 결과 진보정당은 100만 표에 약간 못 미친 3.9%를 득표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권영길 후보 지지율이 6%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실제 득표는 그 절반 수준이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턱없이 얇은 월급봉투를 받아들고 허탈해 하면서도, 이것이 진보정당이 유권자로부터 받은 첫 월급이라는 데 나름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는 심정이었다.
그날 밤, 얼마나 많은 지지자들이 사표론의 무게에 눌려 증발해버렸을까? 사표를 만들 수 없다는 그 노조위원장의 마지막 목소리는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생생하게 전해진다.

▲ 정의당 심상정 후보 ⓒ심상정 후보 공식 사이트

사표(死票), 말 그대로 보면, 죽은 표 또는 의미 없는 표다. 사표의 정의는 당선된 후보를 찍지 않은 표, 주로는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에게 주는 표 정도로 풀이된다. “49%를 얻든, 5%를 얻든 당선되지 못하면 모두 사표가 된다”는 식의 주장은 흔히 접할 수 있다. 선거의 최대 목표는 당선이기 때문에 이런 주장은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2002년 대선 사례처럼 사표론의 수혜자와 피해자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큰 정당의 당선가능성 높은 후보는 늘 사표론으로 득을 보게 된다.
선거는 반복된다. 사표론 역시 그렇다. 선거 때마다 반복된 사표론의 정치적 결과는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믿어지는 극소수 정당의 정치 독점 강화로 이어졌다. 이것이 기득권 양당체제다. 이런 정치체제에서는 정치적 대안이 협소하거나 부재한 사람들, 즉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들, 약자들의 공동이익은 독립적으로 대표되지 못하거나 억압된다.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개별화된 투표는 사표론에 쓸려들어온 거대한 표 더미 속에서 의미 없이 희석된다.
이런 사표론이 선거 때마다 횡행하는 것은 선거 제도적인 문제도 있다. 대통령, 광역자치단체장을 뽑는 큰 규모의 선거에서 작은 정당은 당선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 받거나 ‘존재’자체가 분열이라는 이유로 종종 사퇴를 종용받는다. 각 정당이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충분히 펼쳐 보일 기회를 주는 결선투표제만 도입되어도 이런 종류의 사표론은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사표론의 덕을 보아온 독점적 정당들은 제도 개선에 소극적이다.
현대 민주주의는 다양한 시민의 자율적 결사에 기초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와 효능은 개인이 행사하는 평등한 투표권에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사회경제적 차이로 구분된 시민들이 공동이익을 중심으로 조직될 때, 민주주의는 시민의 삶을 보호하는 체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노동자가 개별 시민으로 투표하는 것과 정체성을 공유한 노동자로서 조직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그 정치적 결과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유권자를 각각의 사회경제적 처지나 정체성의 차이에 기초해 조직하는 가장 대표적이고 강력한 수단은 정당이다. 정당(party)은 사회를 부분(part)적으로 조직하고 대표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사회를 통합한다. 이를 통해 돈이나 권력의 크기에 따라 사회가 일방에게 유리하게 쏠리는 것을 막고, 정치적 균형을 잡는다. 그러나 당선가능성만을 기준으로 표를 던지게 하는 사표론은 이러한 정당, 정치의 기능을 궁극적으로 저해한다.
정당 중심의 현대민주주의라는 시각에서 볼 때, 사표론은 애초의 사전적 의미와는 전혀 다른 정치적 결과를 낳는다. 즉 사표를 만들지 않기 위한 선택이 오히려 자신들의 공동이익과 거리가 먼 죽은 표, 의미 없는 표가 되는 아이러니를 낳고 만다. 사표론이 곧 진짜 사표를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사표론을 민주적 기준에 따라 다시 정의해야 할 필요를 갖게 된다. 사표는 당선가능성 없는 후보나 정당에게 주는 표가 아니다. 시민들이 자신의 이익과 무관한 정당이나 후보에게 던지는 표가 바로 사표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정치적 주소를 잃은 표가 사표라고 할 수 있다.
보수정당이 집권했던 지난 10년 동안 사표론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제2당이었던 민주당이었고 최대 피해자는 대체로 제3정당의 지위를 유지했던 진보정당이었다. 변형된 사표론인 ‘야권분열 필패론’ 같은 담론들이 위력을 떨쳤다.
지난 총선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기존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대표되던 양당 체제가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아직은 불안정하지만 모처럼 여러 정당이 경쟁하는 새로운 정당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아쉽게도 진보정당이 사표론과 맞서 싸워 만들어낸 것, 즉 왼편으로부터의 도전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야권분열 필패라는 변형된 사표론을 홀로 돌파한 것은 국민의당이었고, 탄핵과정에서 새로운 보수를 만들겠다며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탄핵당한 집권당을 깨고 나온 것은 바른정당이었다. 오른편으로부터의 도전이 적대적으로 공존해 온 공고한 양당체제를 무너뜨렸다.
경로야 어찌되었건, 한국 정치는 모처럼 온건 다당제의 기회를 맞고 있다. 경쟁하는 정당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가 대표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처지에 있는 시민들 구석구석까지 무리지어 대표될 때, 사회는 그만큼 통합되고 좋아질 수 있다.
이제 19대 대통령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부디 이번 대선의 결과가 경쟁하는 정당의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않기를, 불모의 적대를 넘어 여러 정당이 경쟁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정당체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권을 바꾸는 것보다 체제를 바꾸는 것이 더 진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김성희 정치발전소 대표
화, 2017/04/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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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X참여연대]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참여연대와 슬로우뉴스는 2015년 11월 30일 부터 딱 한 달, 더 이상 미룰수 없는  노동개혁이라며 새누리당이 발의한 5개의 노동법 개정안을 대략 따져봤습니다. 아래 글은, 그 두번째 글로, 새누리당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100일이 넘게 건물 옥상 광고판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원문은 슬로우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아래를 클릭하세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하나,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1. 기간제법 – ‘무한상사 3년 인턴’ 현실로 
둘,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2. 파견법 – 노동의 뿌리까지 비정규직으로 
셋,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3. 근로기준법 – 노동부의 평행우주 ‘1주일 = 5일’ 
넷,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4. 고용보험법 – 실업급여가 재취업을 방해한다고? 
다섯,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5. 산재법 – 산재보험보다 사보험이 먼저? 

 

 

[슬로우뉴스X참여연대] 새누리당 5대 노동입법 해부: 2. 파견법 – 노동의 뿌리까지 비정규직으로 

 

서울시청 옆,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옥상 광고판에서 두 명이 농성을 진행 중이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최정명(45), 한규협(41) 씨. 이들의 요구는 법원에서 인정한 ‘정규직 전환’이다.

 

2015년 6월 11일에 고공농성을 시작했으니 벌써 6개월 가까이 됐다. 시작은 있는데 끝은 알 수 없다. 일 년이 넘게 정부는 소위 ‘노동개혁’을 주창하고 있는데, 정작 노동자는 인권위 광고판에 몸을 매달고 있다.

 

1. 현실: 사내하청과 불법파견 

 

많은 노동자는 근로계약을 맺은 회사에서, 그 회사를 위해 일한다. 나를 고용한 사장과 나를 사용하는 사장이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굳이 설명하기도 겸연쩍은 일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도 있고, 그런 상황은 점점 증가한다.

 

파견과 도급, 사내하청와 불법파견이란?

 

파견과 도급은 다음과 같이 구별하면 된다.

나를 고용한 사장과 사용하는 사장이 다른데,

나를 사용하는 사장이 나에게 업무를 지시하면 → 파견이고,

나를 사용하는 사장이 나에게 업무를 지시하지 않으면 → 도급이다.

 

사내하청은 말 그대로 회사 안에 있는 하청이라는 의미다. 용역, 위탁, 하청계약은 모두 도급계약이다. 이때 나를 사용하는 사장은 원청(현대차, 기아차 등), 나를 고용한 사장은 하청(OO인력)으로 이해하면 쉽다.

 

불법파견이란, 가령, 제조업체 사장이 자신이 고용하지 않은 노동자의 노동력을 사용하면서, 해당 노동자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경우다. 왜냐하면, 현행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서 파견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불법파견의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자동차다.

 

+ 현대자동차는 제조업체고,

+ 파견법에서는 제조업체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서 파견 형태의 고용을 금지하는데,
+ 현대차 공장 안에서 현대차가 자신이 고용하지 않은 노동자를 사용하면서 업무를 지시했으니 불법이다.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광고판 위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2015년 9월 기아차를 상대로 한 근로자 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일부 승소해 기아차에 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한국지엠 등 알만한 국내 자동차제조업체의 여러 공장은 여러 차례 불법파견으로 판정을 받은 바 있다.

 

2. 파견의 기준: 새누리당 개정안 vs. 대법원

 

2014년 9월 25일 서울중앙지법은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아차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불법파견을 확인하고, 기아차는 비정규직 노동자 46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다음과 기준으로 파견인지 도급인지를 판단한다.

 

+ 원청이 직·간접적으로 하청노동자의 업무수행에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하는지 여부

+ 공장에서 원청 노동자 즉, 정규직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 즉 비정규직 노동자가 같이 작업하는지 여부(예: 오른쪽 바퀴는 정규직, 왼쪽바퀴는 비정규직이 달면 불법파견)

+ 원청 사장이 하청 노동자, 즉 비정규직 노동자의 선발, 근태, 교육과 훈련 등에 대한 결정권한을 어떻게 얼마나 행사하는지

+ 하청업체가 기술력, 전문성이 있는지, 그 존재가 의미가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판결하고 있다.

 

이로부터 일 년이 지난 시점에 새누리당이 내놓은 파견법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다.

 

(1) 파견 기준 제시

(2) 고령자와 고소득 관리직, 전문직,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 허용

(3) 생명·안전 관련 비정규직 사용 금지

(4) 파견계약 시 파견대가

 

이왕에 대법원 판결이 있으니 새누리당 개정안의 파견 기준과 비교해 보자.

 

새누리당 파견법 개정안 – 도급 등과의 구별 

2조의2(도급 등과의 구별)

① 도급 또는 위임 등(이하 “도급 등”이라 한다)의 계약에 따라 일을 완성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한 것으로 보는 기준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도급 등을 한 자(이하 “도급인”이라 한다)가 도급 등의 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도급 등을 받은 자(이하 “수급인”이라 한다)가 고용한 근로자의 작업에 대한 배치 및 변경을 결정하는 경우

2.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상 지휘ㆍ명령을 하여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경우

3.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시간ㆍ휴가 등의 관리 및 징계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4.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경우

 

새누리당 개정안에서 제시한 도급과 파견의 기준은 말이 어렵다. 대법원 기준이나 개정안이나 거기서 거기로 보이지만, 쟁점은 이렇다.

 

+ 대법원: OO, ㅁㅁ, XX 등 기준 충족하면 파견

+ 새누리당: OO, ㅁㅁ, XX 등 조건 충족하지 않으면 모두 도급

 

간단히 비교하면, 새누리당 개정안 기준으로 해석하면 도급으로 해석할 여지가 커진다. 즉, 불법파견을 가려낼 가능성이 작아진다. 기준 자체도 판례보다 후퇴했지만, 새누리당 안으로 법이 바뀌면, ‘사장님들’은 법에 명시된 기준을 회피하는 기술을 ‘시전’하기 훨씬 쉬워진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개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 산업재해 예방, 직업능력개발 등을 위해 원청 지원을 일정한 조건 하에서 파견으로 보지 않겠다고 새누리당 개정안은 말한다.

 

새누리당 개정안 – 파견으로 보지 않는 예외 

2조의2(도급 등과의 구별)

② 도급 등이 근로자파견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제1항 각 호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조건 향상, 산업재해예방, 직업능력개발 등을 위한 지원을 실시하는 등 다음 각 호의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의 징표로 보지 아니한다.

 

1. 도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경우

2.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하여 수급인에게 훈련비용, 장소, 교재 등을 지원하는 경우

3.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의 고충처리를 위하여 지원하는 경우

4. 도급인이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금을 수급인을 통하여 수급인의 근로자에게 분배하는 경우

5. 그 밖에 제1호부터 제4호까지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하지만 가령,원청 사장님이 하청 노동자의 직업능력개발 비용이나 장소를 지원하는 것은 하청업체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작업지시’라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 산업재해예방도 예방과 관련한 교육이건 장비지원이건 하청업체가 수행해야 할 ‘작업에 대한 관여’, ‘원청으로서의 책임’ 등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이 부분은 현재 파견을 판단하는 기준과 관련한 큰 쟁점이다.

 

가령, 대기업 로고가 찍힌 A/S 노동자를 떠올려보자. 이들 대부분은 기업 로고가 찍힌 그 해당 대기업 소속 노동자가 아니다. 대부분 하청업체에 소속돼 대기업 일을 하는 비정규직이다. 그런데 그 대기업들은 자신이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를 통해 이윤을 쌓고, 이들을 교육한다. 어떻게 고객을 응대할지 등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는 방식을 가르친다.

 

노동자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교육하는 사람이 고용주가 아니라면 뭔가? 그렇게 작업을 지시하는 게 하청노동자의 작업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

 

새누리당 개정안은 불법적인 비정규직 사용을 조장하고,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한다. 즉,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불법·편법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한 것이다.

 

3. ‘뿌리산업’과 ‘전문직’ 등도 파견하자는 새누리당 

 

새누리당 개정안은 ‘고소득, 전문가, 고령자, 뿌리산업 기타 등등’도 파견이라는 형태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하자고 한다(파견법 제5조 제2항 개정안).

 

뿌리산업 파견 허용의 의미 = 현행 불법의 합법화 

 

‘뿌리산업’이란?

뿌리산업은 이번 개정안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새롭게 알려지게 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조(鑄造), 금형(金型), 소성가공(塑性加工), 용접(鎔接), 표면처리(表面處理), 열처리(熱處理)인데, 금속을 녹이고 갈고 깎고 다듬고 그런 것들이다. 즉, 제조업의 기초가 되는 작업들이다.

 

현행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영역에서 파견을 금지한다. 따라서 뿌리산업에 파견을 허용하자는 것은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는 영역에 파견을 전면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이고, 이미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으로 확정된 대공장의 사내하청을 합법화시켜 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전문가, 파견 허용하자 

국어사전스럽게 고소득, 전문가를 이해하면 단순한데, 개정안의 내용은 좀 다르다. 새누리당 개정안의 전문가란 한국표준직업분류의 총 9개 대분류 중 2개 대분류에 대해 파견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세부적인 업무 개수는 486개이고, 종사자 수는 약 400만 명~5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소득, 파견 허용하자 

여기서 고소득의 기준 역시 “한국표준직업분류 대분류 2 직업에 종사하는 자의 근로소득 상위 100분의 25에 해당하는 경우”인데, 고용노동부 공고 제2015–154호에 따르면, 연봉 기준으로 5천 600만 원이다.

 

소득이 많다고 해서 비정규직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많은 소득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고용불안이 주는 불이익을 상쇄하는 것이 맞다. 고소득, 전문가면 고용이 불안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으나 그다음은 파견을 허용하는 소득 기준의 완화, 다른 업종으로의 파견확대일 것이라는 점은 불문가지다.

 

고령자, 파견 허용하자 

그다음은 고령자에 대한 파견허용이다. 집을 나설 때 만나는 경비 노동자가 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만나는 어머니들도 그 마트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인지 확인해보자.

 

나를 고용한 사장과 사용하는 사장이 다르면, 두 사장 모두 사장으로서 책임으로부터 도망가기 좋다. 모든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자로 귀결한다. 정년은 늘어나고 수명도 늘어나는데, 개정안에 따르면 일정 나이가 지나가면 우리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고령인 노동자가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두 명의 사장님과의 삼각관계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까?

 

2015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183만 4천 명이고, 고령층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는 653만8천 명,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는 637만4천 명이다.

 

실업 이유는 ‘사업부진, 조업중단, 휴업‧폐업’을 제외하면, 남자는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가 18.4%로 가장 높았고, 여자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가 28.7%로 가장 높았다. 고령층 인구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인구는 722만4천 명인데, 일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57.0%)이 가장 많았고, 남녀에서 모두 가장 많은 이유다. 그런데 이들을 모두 비정규직으로 고용하자는 것이 새누리당 개정안이다.

 

일부 사장님들은 상시ㆍ지속적으로 필요한 인력인데 사업계획, 일정 등을 쪼개는 방식으로 상시ㆍ지속적 상황을 일시적ㆍ간헐적인 상황으로 보이게끔 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한다. 현장에서는 ‘일시적·간헐적 사유’ 없이 파견노동자를 상시적으로 사용한 사장님들이 지금 굉장히 많다. 고용노동부가 할 일은 이런 사장님들을 법과 원칙에 의해 준엄히 심판하는 일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 해야 할 일도 잘 안 하면서 파견 사용 범위를 계속해서 넓히려고 한다.

노동의 겨울이 온다 

 

노동의 겨울이 온다

 

사실 새누리당 개정안이 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관점 그 자체다. 개정안은 지극히 사장님 위주의 관점이다. 사장님의 인력난을 심하니까 더 쉽게 사람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그것이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더라도 상관없다는 관점 말이다.

 

새누리당 개정안은 현재의 불법파견에 대한 면죄부이자 파견의 전면적인 허용이다. 이 개정안을 관철하고자 정부와 새누리당은 온갖 논리를 동원한다. 사장님들이 왜곡해놓은 시장과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 이 모든 것은 모두 과연 우연일까.

 

새누리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권위 광고판에 올라간 노동자의 절박함은 더는 남의 일이 아닐지 모른다. ‘고공농성’ 노동자와 같은 상황은 더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더 많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의 제정을 추진하다 실패했다. 국가인권위는 이 법에 대해 대법원이 불법으로 인정한 고용형태를 합법화할 소지가 있다며 비판했다. 현재 개정안은 같은 맥락에 있는 두 번째 시도인 셈이다.

 

사장님은 법을 지키고, 법원 판결을 따르면 된다. 정부는 사장님이 법을 지키도록 감독하면 된다. 이 간단한 문제를 안 지켜서 노동자 아빠는 고공농성 중이다. 그리고 그 노동자 아빠는 반년째 가족 얼굴도 못 보고 있다.

 

월, 2016/01/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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