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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긴급특강 – 아청법 합헌 결정에 부쳐”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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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긴급특강 – 아청법 합헌 결정에 부쳐” 개최

익명 (미확인) | 월, 2015/07/06- 11:05

오픈넷, “긴급특강 – 아청법 합헌 결정에 부쳐” 개최

 

오픈넷이 벙커1과 함께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도 아청법상 처벌 대상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합헌 결정 관련 특강을 개최한다.

헌재는 지난 25일, “아동∙청소년을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이에 대해 사회적 경고를 하기 위해 가상의 아동∙청소년 음란물 배포 등에 대한 중한 형벌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관련 논평: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제2조 제5호 합헌 결정에 대한 오픈넷의 논평 http://opennet.or.kr/9234) 또한 이번 헌재의 합헌 결정에 이은 후속조치로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으로 ‘묘사된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행위를 하는 내용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음란물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아청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특강은 7월 9일(목) 저녁 7시 30분부터 벙커1의 지하벙커에서 진행된다. 오픈넷 이사인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이날 특강에서 문제적 조항의 해석부터 이번 헌재 결정이 가지는 의미, 아청법과 연관법들을 둘러싼 현황 등에 대해 강의를 할 예정이다. 강의 후 한국만화가협회 이동욱 작가와 오픈넷의 김가연 변호사가 대담자로 참여한다.

본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참석은 선착순으로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오픈넷 홈페이지(http://opennet.or.kr/9350)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픈넷은 지난 2013년부터 아청법대책회의와 함께 실존 아동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성인 교복물과 만화 및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아청법이 적용되어, 수많은 청소년과 성인들이 “아동성범죄자”의 낙인이 찍혀 10년 취업제한과 20년 거주지등록의 과도한 처벌의 위험에 처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또한 아청법 제2조 제5호의 적용 범위를 현재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하는 아청법 제2조 제5호 개정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참고. 벙커1 행사 공지: http://bunker1.ddanzi.com/bunkerNotice/19628968

 

<행사 안내>

[긴급소집] 철컹철컹 예방 특강 – 아청법 합헌 결정에 부쳐

- 강의: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담: 이동욱(한국만화가협회 작가),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 주최: 사단법인 오픈넷, 벙커1

- 일시: 2015년 7월 9일(목) 저녁 7시 30분

- 장소: 벙커1 지하벙커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99-17번지 지하1층 딴지일보/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 오시는 길: http://bunker1.ddanzi.com/bunkerContact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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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최근 집게손가락 표현을 ‘남성혐오’라 우기는 억지주장을 여과없이 수용해 유사 표현들을 자체검열하고 있는 대기업과 정부기관이 여성혐오에 동조하는 블랙리스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공적 가치를 생산하는 정부기관과, 그와 유사한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은 공적 가치 생산과 사회적 자원 배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들의 의견 표명은 사회 질서와 균형을 잡는 데에 큰 무게감을 가진다. 그렇기에 정부기관과 대기업은 사회에 대한 막중한 책무를 항시 인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책무를 잊은 채 집게손 블랙리스팅에 적극 가담하였다. 검증되지도 않은 논란에 앞장서서 사과하고 억지 근거로 지목한 이미지를 바쁘게 지우고 표현의 당사자를 징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였고, 우리 사회 내 반페미니즘 풍조에 힘을 실어주어 페미니스트들의 대항표현을 전반적으로 위축시켰다. 뿐만 아니라 일부 커뮤니티 내 남성들의 억지주장을 인정함으로써 그들이 그것을 기정사실로 오인하게 만들고 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데 다 함께 일조했다. 

무엇보다 공적 가치 생산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공공기관이라면 집게손가락 표현을 혐오표현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물론이고 남성혐오표현이 성립 가능한가부터 따져보았어야 마땅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혐오표현 실태와 규제방안 실태조사” 보고서는 혐오표현을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규정하고 있다. 혐오표현은 단순히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표현이 아닌 것이다. 특정 맥락에서 사용된 집게손가락 표현이 남성의 성기크기를 비하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그 표현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남성의 사회적 지위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니 집게손가락 표현은 혐오표현은 물론이거니와 남성혐오표현이라고도 규정할 수 없다. 또 특정 사회에서 다수이거나 그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개인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한 비판적 표현이나 희화화한 표현 역시 혐오표현으로 성립할 수 없다. 이와 같은 표현이 혐오표현으로 규정된다면 백인을 대상으로 한 소수 인종의 대항표현, 일제의 식민통치를 비판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비판적이고 대항적인 표현 역시 모두 혐오표현으로 제한받게 될 것이다. 더욱 허탈한 것은 지금까지 문제시된 포스터들이 명확하게 남성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포스터라는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정부기관과 기업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사과하고 삭제하는 데 급급하기 전에 이들 이미지가 명백하게 누군가를 경멸하려는 의도를 전달하고 있는가를 거듭 생각해봤어야 했다. 집게손 이미지는 물론이고 집게손가락 표현은 정치적 의미를 떠나 전인류적으로 보편화된 이미지이다. 정부기관과 기업의 고민없는 즉각적인 반응은 우리 일상에서 떼어낼 수 없는 보편적인 표현 하나를 없애버렸다. 집게손가락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더 이상 집게손가락 표현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를 향한 남성들의 비난이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후에서야 그 도를 넘은 비난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는지 우리 사회는 깨달아가고 있다. 부디 얼마 지나지 않아 꺼져버릴 불씨에 허둥지둥하다 진정 중요한 것을 놓치고 후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기업과 정부기관이 합리적이지 못한 주장에 휘둘리며 더 이상의 블랙리스트를 생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업과 정부기관의 중심잡힌 대처를 요청한다. 

현재까지 집게손가락 표현이 포함된 포스터에 대한 지적에 사과하고 포스터를 삭제한 정부기관과 기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정부(공공)기관>
행정안전부, 국방부, 서울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북 포항시, 경기 평택시, 전쟁기념관, 인천교통공사

<기업>
교촌치킨, 서울이랜드FC, 스타벅스RTD, 제네시스비비큐, 카카오뱅크, GS리테일

2021년 8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21/08/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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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아이렌 칸(Irene Khan)은 지난 금요일(2021. 8. 27) 대한민국 정부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통신문(communication)을 전달하였고, 오늘 오전 유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통신문이 공개되었다. 통신문은 임박하고 긴급한 인권침해에 UN 인권대표부가 개입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정부에게 해명을 요청하는 절차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8월 22일 한국 표현의 자유 상황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했던 데이비드 케이(David Kaye) 전 표현의 자유 특보를 통해 칸 표현의 자유 특보에게 긴급 통신문 발표를 요청했고,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다른 시민단체 역시 진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칸 특보는 언론, 표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과 고의, 중과실 추정 등을 명시하는 본 개정안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식 서한을 전달한 것이다. 

칸 표현의 자유 특보는 해당 통신문을 통해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게 규율 대상을 정의하여 자의적인 법 집행,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과 함께 넓게 고의, 중과실을 추정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언론의 자기검열과 부담을 심화시켜, 한국 정부가 준수할 의무가 있는 국제인권법인 UN 시민적, 정치적 권리 규약(ICCPR) 제19조에 위배하여 언론,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음을 명시하였다. 

특히 ‘정보와 사상을 전달할 권리는 정확하고 올바른 진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충격적이거나 불쾌하거나 불안함을 주는 정보와 사상 역시 보호한다(Human right to impart information and ideas is not limited to correct statements, and protects information and ideas that may shock, offend, and disturb.)’, ‘근거가 박약한(ill-founded) 의견이나 명제를 말할 권리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하며, 명제가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이러한 표현의 자유에 관한 국제인권규약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격권 침해나 정신적 고통”은 불명확한 요건으로 표현규제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국제인권법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존의 명예훼손 규제와 달리 ‘허위 또는 조작보도’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설하여 민사책임을 지우려한 것에 대해 분명히 반대를 한 것이다. 또한 고의, 중과실 추정 조항이 언론사들에게 취재원을 공개하도록 하는 부담을 지워 언론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 하였다. 또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등 정보매개자에게까지 책임을 지우는 것은 이들이 사적 검열을 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점도 지적하였다. 

오픈넷은 정부와 국회가 UN 표현의 자유 특보의 우려를 중대하게 고려하여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21/09/0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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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7월 15일 김영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하 ‘본 개정안’)에 대하여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며 해당 법안의 철회를 촉구한다.

본 개정안은 전 세계 인터넷 발전의 근간을 유지시키고 있는 망중립성의 원칙을 약화시키고 국내 망사업자의 이익만을 대변한다. 특히 이번 법안은 ‘인터넷접속역무에 대한 이용대가’라는 개념을 명시적으로 도입하였는데, 이는 유럽통신규제기구(BEREC, 2012)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2010 & 2015)가 명시적으로 금지했었음에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 망사업자들만이 주장하고 있는 ‘망이용대가’와 다름아니다. 이미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는 망사업자들 사이에 한해 발신측이 수신측에 데이터의 추후전송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여 이미 ‘망이용대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콘텐츠의 호스팅을 꺼려하면서 망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이 줄어들어 인터넷접속료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고, 일부 망사업자는 발신자종량제 정산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하여 이미 인터넷 전역에 ‘망이용대가’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어 2020년에는 ‘서비스안정화의무법’이 통과되면서 콘텐츠제공자에게 전송품질에 대한 의무를 부가하여 간접적으로 망사업자들이 망이용대가를 수령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고 법안도입취지에서 ‘망이용료’를 언급하여 그 의미를 확실히 하였다. 이번 김영식 의원 법안은 처음으로 법조문에 ‘망이용대가’를 규정하여 한국 인터넷 생태계를 망중립성 없는 지옥으로 밀어넣는 마지막 의식이 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만 세계 인터넷 생태계에서 고립시켜 콘텐츠 다양성을 저하시켜 이용자들의 온라인문화향유권을 옥죄일 것이다.  

더욱이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 중에서 3개 상위사업자들은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인터넷접속료를 받으면서도 국내에서의 과점적인 지위를 남용하여 지속적으로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에게 과도한 접속료 또는 이중과금 형태의 ‘망 이용대가’를 요구해왔는데, 본 개정안은 이러한 ISP의 요구를 정당화하고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는 셈이다. 과거에는 이미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있는 국내 CP들에게 그리고 심지어는 인터넷접속을 구매하지도 않던 국내 디바이스 업체에게도 ‘망이용대가’를 받겠다고 나섰다가(2011년 삼성스마트TV) 비난에 밀려서야 포기했던 전력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입법이다. 심지어 특정 CP들의 서비스가 자신들이 제공하는 음성전화 매출이나 IPTV 매출에 영향을 주자 이들 어플리케이션들의 트래픽만 지연 및 차단하기도 하였다(2013년 카카오톡 보이스). 앞으로도 이번 개정안을 무기로 부당한 ‘망이용대가’를 ‘정당한 이용대가’로 포장하여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구조상 기간통신사업자인 ISP가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전송해주지 않으면 부가통신사업자인 CP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관계로 이는 기본적으로 불균형적 관계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법으로 대가 지급 의무를 강제하면 ISP들은 더욱 공고해진 게이트 키퍼(gatekeeper) 지위를 통하여 우월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망중립성이 규범으로 자리잡은 이유도 이와 같은 ISP들의 게이트 키퍼 지위가 남용되는 것을 막아 인터넷이 원래 지향했던 모든 개인들간의 자유로운 탈중앙화된 소통방식을 유지하려는 이유였다. ISP가 금전적으로든 비금전적으로든 정보전달에 조건을 거는 것은 인터넷을 전화, 방송, 신문처럼 중앙화된 통신수단으로 만들어 인터넷이 인류에게 제공한 표현의 자유를 훼손시킨다.

ISP-CP의 불균형적인 관계를 무시하고 소수의 해외 CP를 규율하겠다는 목적으로 양 당사자가 약정하지도 않은 ‘인터넷접속역무’ 대가의 지급 거부를 금지행위로 규율하려는 시도는 ISP-CP 간의 불균형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특히 ISP가 ‘정당한 이용대가’라는 명목으로 CP와 스타트업들로부터 과도한 요금 또는 이중과금을 부과할 경우, 이는 콘텐츠제공서비스 운영비용 증가, 사업자간 경쟁 제한 등으로 이어질 것이며, 인터넷 생태계의 혁신성과 역동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이용자들의 추가 비용 부담, 선택폭 제한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자 후생을 저해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이득을 보는 건 오로지 국내 ISP뿐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본 개정안이 인터넷 및 스타트업 생태계와 이용자들의 표현 및 통신의 자유에 미칠 불가역적인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망사업자에 볼모잡힌 정보통신정책 추진의 중단과 해당 법안의 철회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1년 9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참고: 김영식 의원 법안>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의 서비스가 국내 인터넷 트래픽 발생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이들이 국내 인터넷망 이용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음. 그러나 이와 같은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들은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들이 구축한 망을 이용하며 자사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망 이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을 거부하고 있음.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들이 정당한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경우,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다른 일반 콘텐츠제공사업자 또는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함. 또한,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의 망 투자 및 확충 유인이 감소하고 정상적인 망 구축에 지장이 발생하여 전체적인 인터넷망 이용 환경이 황폐화될 우려가 있음.

이와 관련하여, 최근 법원의 판결(2020가합533643판결)을 통해 콘텐츠제공사업자들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들의 망을 이용하며 인터넷접속역무를 제공받고 있다는 점, 이러한 망 이용을 통해 제공받는 인터넷접속역무는 유상이라는 점이 확인된 바 있음.

이에 제22조의7에 따른 부가통신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의 망을 이용하여 인터넷접속역무를 제공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접속 역무의 제공에 필요한 망의 구성 및 트래픽 양에 비추어 정당한 이용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율함으로써 국내 망이용 환경의 정당한 질서를 바로잡고, 다른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이용자에게 비용이 부당하게 전가되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함(안 제50조제1항제6호 신설).

법안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전기통신사업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50조제1항제6호부터 제8호까지를 각각 제7호부터 제9호까지로 하고, 같은 항에 제6호를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6. 제22조의7에 따른 부가통신사업자가 인터넷접속역무의 제공에 이용되는 통신망의 구성, 트래픽 양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비추어 정당한 이용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인터넷접속역무를 제공 받거나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

부 칙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넷플릭스-SKB 판결 평석 (2021.06.29.)
[논평] 세계 유일의 ‘망이용료’ 법제화 시도는 소비자 피해만 키울 뿐 – 인터넷에 ‘전송료’ 부과한다는 환상, 망증축 투자 동기 꺾어 (2021.05.11.)
[논평]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국제기준 미치지 못해, 망 중립성 ‘법’이 필요 (2021.02.26.)
망중립성 법제화로 사회이동성 살려야 (경향신문 2021.08.30.)
미국 연방위원회 망중립성 명령에 등장하는 ‘망이용대가’ 금지 규정 (2021.06.27.)
‘망이용대가’론에 대한 팩트체크 (2021.06.26.)
인터넷에 전송료는 없다 (경향 2021.06.16.)
[1] 5G폰 지금 사지 마세요 – 다같이 빨라져야 합니다
[2] 인터넷은 무료다 – 해외여행에서 만나는 망중립성
[3] 페이스북이 느려지면 누구 책임인가?
[4] 인터넷도 전기, 수도처럼 “쓴 만큼 내는 게” 옳지 않을까?
[5] ‘망이용료’도 없고 ‘역차별’도 없다
[6] 우리나라 인터넷접속료가 파리의 8배, 뉴욕의 5배?
망중립성 영상 1편 - 인터넷은 어떤 원리로 운영되고 있는걸까?
망중립성 영상 2편 - 인터넷도 쓰는 만큼 돈을 내야 할까?
망중립성 영상 3편 - 망중립성은 왜 이슈가 되는걸까?
[망중립성 특별기획 웹툰①] 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망중립성 특별기획 웹툰②] 리턴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금, 2021/09/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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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8월3일 17개 국제인권단체들과 함께 태국정부가 코로나 관련 긴급사태에 대응하겠다며 공포한 규정29호(Regulation No. 29)가 “(대중에게) 공포를 주입하는” 정보를 규제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에 대해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미얀마,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연이어 “가짜뉴스”를 규제하겠다는 명목으로 인권에 반하는 법안들이 통과되고 제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태국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고 2020년3월25일 공포된 비상사태행정에 대한 긴급시행령 제9조3항(section 9(3) of the Emergency Decree on Public Administration in Emergency Situation B.E. 2548)의 하위법령인 규정29호는 “공포를 주입하거나” 또는 “정보를 왜곡하여 비상상황을 오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국가안보, 공공질서 또는 국민도덕에 영향을 주는 문건”의 배포를 최고 2년의 징역형 및 벌금에 처하며 이와 관련된 정부부처의 규제권한을 강화하였다. 우리나라의 언론중재법이 “허위 조작 보도”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내어 소위 언론의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배상책임을 창설하려고 했던 움직임에 견줄 수 있다.

형사처벌 외에도 망사업자들은 법원의 영장이 없더라도 통신규제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IP주소를 즉시 차단함은 물론 IP주소를 제출하여 경찰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되었으며 이 의무를 방기하는 망사업자들은 징계된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3항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영장 제시 없이도 가입자정보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한 것에 견줄 수 있다.

규정29호는 코로나 상황과 관련하여 태국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려는  여러 시도들의 정점에 와 있다 – 긴급조치, 규정 1호 및 27호, 컴퓨터관련형법 2017년 개정법, 국왕모독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등. 우리나라처럼 명예훼손죄, 모욕죄가 고위공직자들의 평판 보호에 이용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이들 법률들은 소위 “가짜뉴스” 규제를 위해 동원되어 정부의 방역조치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수사 및 처벌로 이어졌다. 이번 규정29호 역시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영문 원문은 여기 http://opennetkorea.org/en/wp/3367.

화, 2021/09/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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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 폐지 법안 발의를 환영한다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 폐지 법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최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연속으로 발의되고 있다. 박주민 의원 대표발의의 형법 개정안(의안번호: 2112050)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를 폐지하는 내용을, 김용민 의원 대표발의의 형법 개정안 (의안번호: 2111649)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다 이전에 발의되었던 최강욱 의원 대표발의의 형법 개정안들은 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사생활의 비밀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사실의 적시’로 축소하는 내용(의안번호: 2108530)모욕죄를 폐지하는 내용(의안번호: 2109360)이다. 지난 9월 9일에는 인터넷상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도 폐지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주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2491)도 발의되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국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폐지 법안 발의를 통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다 중시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환영하며, 이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미투 고발, 소비자 이용 후기, 상사나 권력자의 갑질 행태 폭로, 학교폭력 고발 등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키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응당 드러나고 비판되고 개선되어야 할 부조리한 진실들을 은폐시켜 사회의 발전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것인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하고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도 위배한다.

또한 단순히 개인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모욕’ 행위가 모욕의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 외부의 평가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모욕죄 역시 위헌성이 높다. 모욕죄는 공인들이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표현을 하는 대중을 상대로 고소를 남발하여 자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많이 남용되고 있기도 하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형사피의자,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과도한 법으로, 국민의 법감정에도 어긋난다. 2011년 UN 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사실이 진실한 경우에는 최소한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표현에 대한 형사처벌도 폐지할 것을 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이렇듯 헌법원칙과 국제인권기준, 국민의 법감정에도 어긋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폐지되어야 하며, 국회가 이들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길 바란다. 또한 이들 법안을 발의한 진정한 취지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장의 불필요한 위축을 방지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다 중시하기 위함이라면, 언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통과를 그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2021년 9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010-5109-6846, [email protected]

[관련 글]

[입법정책의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법률안(김용민, 2111649)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21.08.12.)

[입법정책의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개정안(최강욱, 2108530)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21.03.17.)

[입법정책의견] 형법상 모욕죄 폐지하는 형법 개정안(최강욱, 2109360)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21.04.21.)

[논평]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 결정 유감 (2021.02.25.)

[논평]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확인 헌법소원 청구 (2021.01.22.)

[논평] 헌법재판소의 모욕죄(형법 제311조) 합헌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2020.12.30.)

화, 2021/09/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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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언론에 이어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의 불법정보 유포에도 엄중 대응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유사하게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고 입증책임도 전환시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2291)이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소위에 회부되어 있다. 또한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일명 ‘인터넷 준실명제법’(의안번호: 2106387) 역시 과방위 법안소위를 통과하여 전체회의에 상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렇듯 표현행위에 대한 책임성 강화를 명분으로 일반 국민의 표현행위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내용의 법안들은 국민의 표현행위를 두렵게 만들고 자기검열을 심화시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위헌적 법안들로 폐기되어야 한다. 

윤영찬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① 정보통신망 이용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또는 불법정보를 생산·유통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위반행위자로 하여금 고의·중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하는 한편 (입증책임의 전환), ② 손해배상액은 그 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징벌적 손해배상). ‘1인 미디어’ 규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1인 미디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없기 때문에 모든 인터넷 이용자가 그 대상이며, 커뮤니티 게시글이나 댓글까지도 규제 대상이다. 또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정보뿐만 아니라, ‘모든 불법정보’ 유포의 경우에 적용되어 사실적시 명예훼손, 모욕, 저작권 침해 등의 정보까지 규제 대상이 되고, 이는 결국 모든 인터넷상의 표현행위를 둘러싼 민사 분쟁에 있어 입증책임의 전환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위헌성이 높지만, 본 개정안은 사회적, 보도 윤리적 책임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일반 대중에게도 높은 주의의무를 부담시키고,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의 위험과 더불어 입증책임까지 가중된 송사적 부담을 떠안게 하여 일반 국민의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전반적으로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위헌성이 훨씬 높다.

박대출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아이디 정보 및 IP 주소를 수집 및 공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본 개정안에서 공개 의무가 있는 ‘아이디’란 ‘정보통신망의 정당한 이용자임을 알아보기 위한 이용자 식별부호’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 이용자가 정당한 이용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신원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를 필연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설시했듯,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는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보복의 우려 등으로 자기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만들고, 이는 곧 인터넷이 형성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의 다양한 의견 교환을 억제하고 국민의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키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것으로써 위헌이다.

언론개혁을 명분으로 언론을 ‘징벌’의 대상으로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가 위험한 것은, 이렇듯 표현물을 거대 위험물로 취급하고 표현행위에 책임과 위험부담을 가중시키는 기조가 결국 모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규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회는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표현의 자유 보장 정신을 되새기고 민주주의 공론장을 위축시키는 언론중재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2021년 9월 1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글] 
[논평]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언론개혁 명분으로 한 언론 위축 정책의 강행 추진을 중단하라 (2021.07.13.)
[논평] 위헌적 인터넷 준실명제 법안 의결한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를 규탄한다 (2021.04.29.)
[논평] 여당은 언론개혁 명분으로 한 ‘공인 보호 위한 언론 자유 위축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021.02.09.)
[논평] 언론 타깃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철회되어야 하며 일반적 징벌적 손배의 대언론 적용도 신중해야 한다 (2020.11.19.)
[입법정책의견] ‘인터넷 준실명제’ 규정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대출, 2106387)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12.18.)
금, 2021/09/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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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사건으로 국가기관의 내국인 불법사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를 수사한다며 법원의 영장 없이 중국에 거주하는 내국인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장착해 감시활동을 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찰 지시로 공작원이 장기간 내국인 위치 추적

대공수사 협조자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이상철(가명) 씨는 지난 27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나 “지난 2013년 10월부터 두 달 간 인천해양경찰청 보안수사대 김모 경위의 의뢰를 받아 중국에 체류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의 차량에 중국인을 시켜 몰래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고 동선을 파악해 왔다”고 밝혔다.

범죄 혐의자라도 위치추적기를 사용해 감시하려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한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수사라면 해당 국가의 사법당국에 협조를 얻어 수사해야 한다. 경찰은 이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임의로 위치추적을 협조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GPS위치추적기는 통신사에 등록해 사용한다. 하지만 이번에 경찰이 공작원에게 제공한 위치추적기는 이런 등록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등록을 하지 않으면 발각되더라도 장치 구매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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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김 경위가 위치추적기 운용 주체를 절대로 들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 했다”며 “김 경위가 ‘만약 위치추적기가 걸릴 때를 대비해 도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놓고, 도주가 안 될 경우에는 끝까지 부인하고, 절대 운영 주체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 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위치추적기를 현지 중국인들을 시켜 감시 대상자의 차량 뒷범퍼 안 쪽에 부착했다. 보름에 한 번씩 장치를 떼내 대상자의 동선기록을 확보했다. 누적된 기록은 한국에 있는 김 모 경위에게 보냈다.

그렇게 두 달 간 감시를 벌였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 씨는 “감시 대상자가 북한에 넘어가는 것을 포착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두 달 동안 그런 정황은 확보하지 못 했다”며 “아무리 간첩을 잡기 위한 목적이라도 법을 어겨가면서 수사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은 수사협조에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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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 경위는 해경이 해체된 이후 인천 중부경찰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취재진은 왜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벌였는지 해명을 듣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김 경위는 만남을 피했다.

대신 기자와의 메신저 대화를 통해 “감시 대상자의 사무실이 허허벌판에 있어 추적이 어려워 위치추적기를 사용하게 됐다”며, “대상자의 동선 파악을 통해 채증을 하려고 했을 뿐 불법적으로 수집한 위치정보를 절대 증거로 이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사한 점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김 경위는 또 “당시 수사에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수사라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위치 추적을 하면 되는 것이고, 중국이라면 중국의 사법당국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으면 될 일”이라며 “이는 명백히 위치정보 보호법상 처벌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국가기관도 위치추적기 구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공작원에게 제공한 위치추적기를 판매한 업체 홈페이지에는 주요 거래처로 경찰청이 소개돼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홍보용으로 경찰청을 소개했을 뿐 실제로 납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도 “경찰에서 위치추적기와 같은 장치를 구매한 적도 없고 수사에 사용한 적도 없다”며 “휴대폰이나 CCTV 등이 아닌 위치추적기 등을 이용한 수사는 첩보영화에나 나오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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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치추적기를 취급하는 업체들의 홈페이지에는 주요 거래처에 주로 경찰이 적혀있고, 청와대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치추적기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만 관공서에 100대 이상의 위치추적기를 팔았다”며 “실제 경찰이 수사 목적으로 위치추적기를 구매해 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국가기관도 위치추적기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더 높은 국가기관이 정보기관이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대답을 피했다.

또 다른 위치추적기 업체 관계자는 “원래 위치추적기는 기업의 차량이나 영업관리용으로 나온 것인데, 간혹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관공서 등 많이 납품하고 있지만 그들이 사가는 목적을 분명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목적으로 쓰는 지 알 길도 없고 막을 길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수사기관이 GPS위치추적기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난 만큼, 또 다른 사례는 없는지, 국가기관이 위치추적기를 구매한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국정원 해킹사건처럼 국가기관이 안보를 앞세우면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행위를 정당화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아무리 필요에 의한 수사라도 현행법을 어겨가면서 하는 것은 법치를 내세우는 국가기관의 형용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목, 2015/07/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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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글 | 오픈넷

이 글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의 원고를 필자와 협의해서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한 글입니다. (편집자).

 

2015년 8월 5일 KT가 다음카카오(현 카카오)와 함께 유료 부가서비스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을 출시했다.[1] 이용 요금 3,300원으로 카카오톡,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다음, 다음 웹툰, 다음tv팟을 데이터용량 3GB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2]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은 KT의 다른 데이터 충전 부가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싸다. “LTE 데이터충전”으로 3GB 이용권을 구입하려면 34,100원으로 약 10배 정도는 더 비싸다. 물론 “LTE 데이터충전”으로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다음카카오팩”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팩

이쯤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망중립성”이다. 다음카카오팩은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어긴 것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이를 두고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크다’며 KT에 다음카카오팩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아예 위반한 것도 아니고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한 건 무슨 뜻일까. 심지어 서비스를 중단시키거나 중단을 권고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망중립성

망중립성이란 ‘모든 망사업자와 정부는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사용자나 내용, 전송방식 등에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며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갖는다.

한국의 방통위는 2011년 12월 26일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용자 권리를 명시적으로 선언:무해하고 적법한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트래픽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선언.
  • 투명성: 트래픽 관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를 망사업자에게 부과
  • 합리적 트래픽 관리: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되 합리적 트래픽 관리는 일정한 경우에 허용됨을 규정
  • 관리형 서비스 인정: 그러나 기본형 서비스의 품질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도에서 관리형 서비스가 허용됨을 명시

물론 방통위는 KT가 삼성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때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거나 지금껏 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 역시 허용하는 등 자신들이 세운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나쁘지 않다.

망중립성

 

사례1: 카카오택시 기업 회원의 데이터 무료 서비스

2015년 5월 13일 다음카카오(현 카카오)는 KT에 가입한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이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을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3] 이를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라고 칭하자.

특정 이용자에게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는 망중립성을 위반한 걸까? 방통위나 미래부는 이 서비스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먼저 기억할 것이 있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망사업자에 대한 규제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다. 카카오는 망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법규나 규정을 적용한다면 “공정거래법”이 적당할 것이다. (물론 망사업자도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카카오택시

콘텐츠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자신의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망사용료를 쿠폰으로 발행하는 것은 망중립성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법의 문제다. 즉,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시장지배력이나 진입장벽 등을 따져서 판단을 하면 된다.

따라서 미래부가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은 좋은 판단이라 여겨진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파악을 해야겠지만, 예측컨데 시장상황을 판단할 경우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례2: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별

반면 KT나 SK텔레콤 등의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대한다”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물리적으로 우대한다. (예: 속도를 조절한다. 접근을 차단·허용한다.)
  2. 가격으로 우대한다. (예: 자신의 서비스만 싸게 제공한다.)

일단 1번의 경우처럼 특정 콘텐츠의 접근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다른 콘텐츠의 접근을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은 100% 망중립성 위반이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용자가 자신이 계약해서 확보한 데이터로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용량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겪는 차별은 더 크다.

그렇다면 2번처럼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가격으로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망중립성이 반대하는 차별이 ‘물리적 차별’만을 뜻한다는 견해와 ‘가격적 차별’도 뜻한다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맞서고 있다. 물론 전자의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례3: KT 카카오팩과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 우대

그렇다면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가 아니라 (계열사가 아닌) 제휴사의 서비스를 견제적 계약을 통해 우대해주기 위해 망사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어떨까? KT의 다음카카오팩을 여기에 맞춰보기 전에 고려해야 할 지점이 있다.

질문 물음표
첫째, 만약 KT 다음카카오팩이 망사업자 주도의 서비스라고 본다면 이는 물리적 차별이 아니라 가격 차별이다. 다음카카오팩을 이용한다고 더 빠른 속도로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네이버나 구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 못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현재 논란과 토론이 진행 중인 부분이다.

둘째, 만약 다음카카오팩을 KT가 아니라 카카오가 주도하는 것이라면 망중립성 위반과는 관계 없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망사용료에 해당하는 쿠폰을 이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망중립성 원칙 vs. 서비스 촉진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렇다.

  • 미래부는 KT의 다음카카오팩 서비스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의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 하지만 미래부는 다음카카오팩 서비스를 중단시키지는 않았고, KT 우선 소명을 요구했다.
  • 미래부는 KT에 다음카카오팩 외에 네이버팩 등 다른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KT는 아직 응답이 없다.
  • 미래부는 다른 통신사에게 이와 비슷한 서비스의 출시를 보류하도록 했다.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망사업자와 함께 진행된다면 자칫 망중립성을 헤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통사가 다양한 업체들의 여러 프로모션을 최대한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신규 서비스나 작은 서비스들이 상대적인 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미래부는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기업과 제휴해 특정 콘텐츠·서비스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Rating)”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통신사가 주도하거나 혜택을 주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예: 멜론, 지니, 엠넷 등)

하지만 팀 버너스-리는 이 “제로 레이팅”이 망중립성의 위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유럽 연합 사이트에 올라온 팀 버너스-리의 글을 인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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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2014년 모습, 출처: Paul Clarke, CC SA)

물론 망중립성은 (특정 서비스를) 막거나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 업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특정 서비스를 지지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차별’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를 명시적으로 불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통신사와 온라인 서비스 오퍼레이터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자신의 사이트와 서비스, 플랫폼을 좋아하게 만들도록 하는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을 밀어내고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보기도 전에 파괴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들을 모으기도 전에 경쟁자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마치 뇌물 수수나 시장을 악용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망중립성과 멀어질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Of course, it is not just about blocking and throttling. It is also about stopping ‘positive discrimination’, such as when one internet operator favours one particular service over another. If we don’t explicitly outlaw this, we hand immense power to telcos and online service operators. In effect, they can become gatekeepers – able to handpick winners and the losers in the market and to favour their own sites, services and platforms over those of others.

This would crowd out competition and snuff out innovative new services before they even see the light of day. Imagine if a new start-up or service provider had to ask permission from or pay a fee to a competitor before they could attract customers? This sounds a lot like bribery or market abuse – but it is exactly the type of scenario we would see if we depart from net neutrality.

출처: 유럽 위원회 – Net neutrality is critical for Europe’s future

미래부의 이번 결정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단계로 보기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어느쪽으로 결정하든 망중립성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

[1] 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같은 혜택을 주는 상품이며 전자는 월정액, 후자는 일회성 상품이다.

[2] 보이스톡, 페이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은 제외

[3] 단, 지도 화면을 확대·축소하거나, 김기사 앱으로 길안내를 받는 경우 발생하는 데이터는 제외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2. 2.)

수, 2015/12/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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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글 | 오픈넷

이 글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의 원고를 필자와 협의해서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한 글입니다. (편집자).

 

2015년 8월 5일 KT가 다음카카오(현 카카오)와 함께 유료 부가서비스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을 출시했다.[1] 이용 요금 3,300원으로 카카오톡,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다음, 다음 웹툰, 다음tv팟을 데이터용량 3GB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2]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은 KT의 다른 데이터 충전 부가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싸다. “LTE 데이터충전”으로 3GB 이용권을 구입하려면 34,100원으로 약 10배 정도는 더 비싸다. 물론 “LTE 데이터충전”으로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다음카카오팩”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팩

이쯤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망중립성”이다. 다음카카오팩은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어긴 것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이를 두고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크다’며 KT에 다음카카오팩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아예 위반한 것도 아니고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한 건 무슨 뜻일까. 심지어 서비스를 중단시키거나 중단을 권고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망중립성

망중립성이란 ‘모든 망사업자와 정부는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사용자나 내용, 전송방식 등에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며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갖는다.

한국의 방통위는 2011년 12월 26일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용자 권리를 명시적으로 선언:무해하고 적법한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트래픽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선언.
  • 투명성: 트래픽 관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를 망사업자에게 부과
  • 합리적 트래픽 관리: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되 합리적 트래픽 관리는 일정한 경우에 허용됨을 규정
  • 관리형 서비스 인정: 그러나 기본형 서비스의 품질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도에서 관리형 서비스가 허용됨을 명시

물론 방통위는 KT가 삼성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때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거나 지금껏 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 역시 허용하는 등 자신들이 세운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나쁘지 않다.

망중립성

 

사례1: 카카오택시 기업 회원의 데이터 무료 서비스

2015년 5월 13일 다음카카오(현 카카오)는 KT에 가입한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이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을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3] 이를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라고 칭하자.

특정 이용자에게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는 망중립성을 위반한 걸까? 방통위나 미래부는 이 서비스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먼저 기억할 것이 있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망사업자에 대한 규제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다. 카카오는 망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법규나 규정을 적용한다면 “공정거래법”이 적당할 것이다. (물론 망사업자도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카카오택시

콘텐츠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자신의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망사용료를 쿠폰으로 발행하는 것은 망중립성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법의 문제다. 즉,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시장지배력이나 진입장벽 등을 따져서 판단을 하면 된다.

따라서 미래부가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은 좋은 판단이라 여겨진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파악을 해야겠지만, 예측컨데 시장상황을 판단할 경우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례2: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별

반면 KT나 SK텔레콤 등의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대한다”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물리적으로 우대한다. (예: 속도를 조절한다. 접근을 차단·허용한다.)
  2. 가격으로 우대한다. (예: 자신의 서비스만 싸게 제공한다.)

일단 1번의 경우처럼 특정 콘텐츠의 접근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다른 콘텐츠의 접근을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은 100% 망중립성 위반이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용자가 자신이 계약해서 확보한 데이터로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용량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겪는 차별은 더 크다.

그렇다면 2번처럼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가격으로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망중립성이 반대하는 차별이 ‘물리적 차별’만을 뜻한다는 견해와 ‘가격적 차별’도 뜻한다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맞서고 있다. 물론 전자의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례3: KT 카카오팩과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 우대

그렇다면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가 아니라 (계열사가 아닌) 제휴사의 서비스를 견제적 계약을 통해 우대해주기 위해 망사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어떨까? KT의 다음카카오팩을 여기에 맞춰보기 전에 고려해야 할 지점이 있다.

질문 물음표
첫째, 만약 KT 다음카카오팩이 망사업자 주도의 서비스라고 본다면 이는 물리적 차별이 아니라 가격 차별이다. 다음카카오팩을 이용한다고 더 빠른 속도로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네이버나 구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 못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현재 논란과 토론이 진행 중인 부분이다.

둘째, 만약 다음카카오팩을 KT가 아니라 카카오가 주도하는 것이라면 망중립성 위반과는 관계 없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망사용료에 해당하는 쿠폰을 이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망중립성 원칙 vs. 서비스 촉진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렇다.

  • 미래부는 KT의 다음카카오팩 서비스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의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 하지만 미래부는 다음카카오팩 서비스를 중단시키지는 않았고, KT 우선 소명을 요구했다.
  • 미래부는 KT에 다음카카오팩 외에 네이버팩 등 다른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KT는 아직 응답이 없다.
  • 미래부는 다른 통신사에게 이와 비슷한 서비스의 출시를 보류하도록 했다.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망사업자와 함께 진행된다면 자칫 망중립성을 헤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통사가 다양한 업체들의 여러 프로모션을 최대한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신규 서비스나 작은 서비스들이 상대적인 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미래부는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기업과 제휴해 특정 콘텐츠·서비스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Rating)”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통신사가 주도하거나 혜택을 주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예: 멜론, 지니, 엠넷 등)

하지만 팀 버너스-리는 이 “제로 레이팅”이 망중립성의 위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유럽 연합 사이트에 올라온 팀 버너스-리의 글을 인용해 본다.

Sir_Tim_Berners-Lee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2014년 모습, 출처: Paul Clarke, CC SA)

물론 망중립성은 (특정 서비스를) 막거나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 업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특정 서비스를 지지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차별’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를 명시적으로 불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통신사와 온라인 서비스 오퍼레이터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자신의 사이트와 서비스, 플랫폼을 좋아하게 만들도록 하는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을 밀어내고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보기도 전에 파괴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들을 모으기도 전에 경쟁자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마치 뇌물 수수나 시장을 악용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망중립성과 멀어질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Of course, it is not just about blocking and throttling. It is also about stopping ‘positive discrimination’, such as when one internet operator favours one particular service over another. If we don’t explicitly outlaw this, we hand immense power to telcos and online service operators. In effect, they can become gatekeepers – able to handpick winners and the losers in the market and to favour their own sites, services and platforms over those of others.

This would crowd out competition and snuff out innovative new services before they even see the light of day. Imagine if a new start-up or service provider had to ask permission from or pay a fee to a competitor before they could attract customers? This sounds a lot like bribery or market abuse – but it is exactly the type of scenario we would see if we depart from net neutrality.

출처: 유럽 위원회 – Net neutrality is critical for Europe’s future

미래부의 이번 결정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단계로 보기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어느쪽으로 결정하든 망중립성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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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같은 혜택을 주는 상품이며 전자는 월정액, 후자는 일회성 상품이다.

[2] 보이스톡, 페이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은 제외

[3] 단, 지도 화면을 확대·축소하거나, 김기사 앱으로 길안내를 받는 경우 발생하는 데이터는 제외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2. 2.)

수, 2015/12/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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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번만 반복하면 된다

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옥시 사태 등등 때문에 ‘내가 이런 저런 피해를 당하면 어느 정도 배상을 받는 것이 정당한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판결문 검색을 대법원 사이트에서 해보면 되긴 하는데… (참고로 일반인들이 자주 쓰는 http://www.law.go.kr/main.html에 나오는 판결문들은 전체 판결의 0.29%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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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일 이전 판결은 사건번호를 모르면 안된다. 즉 키워드 검색이 없다.

https://www.scourt.go.kr/portal/decide/DecideLis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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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를 넣어야 검색할 수 있다는 게 진정한 의미의 ‘검색(search)’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불러오기(retrieve)’아닌가? 이렇게 되면 특정한 사건의 존재를 알고 그것을 찾으려는 사람에게만 유의미할 뿐, 어떤 사건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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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일 이후에 나온 민사판결은 키워드 검색이 가능하긴 한데…

http://www.scourt.go.kr/portal/information/finalruling/peruse/peruse_status.jsp

각급 법원별로만 검색이 가능하다. 전국에 18개의 지방법원, 5개 가정법원, 1개 행정법원, 지원 54개, 고등법원들, 대법원까지 합쳐 85개 법원이 있으니, 예를 들어 가습기살균제 관련 판결문들을 찾고 싶으면 “가습기살균제”라는 검색어 입력을 85회 반복해야 한다.

2016-05-10-1462864602-944865-alstkrufrhk.png

게다가 검색결과가 나오면 판결문들의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1건당 1천원씩 내야 한다. 물론 1천원 결제를 위해서 대한민국 온라인 결제에서 필요한 모든 플러그인이 다 필요하다(공인인증서 등등).

여기서 더 큰 함정은 1천원을 쓸 가치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미리보기’ 같은 게 허용되지 않는다는 거다. 결국 100개 정도 검색결과가 나왔을 때 그걸 울며 겨자 먹기로 10만원 내고 다 봐야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중에서 건질 것은 2건 정도밖에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실질가격은 1건당 1천원이 아니라 5만원이 된다!

판결문 익명화하는 데 드는 비용? 나는 헌법적으로 공개재판의 원칙에 따라 판결문 익명화는 불필요하고 국민이 판결문에 접근할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익명화를 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판결문 생산 과정에서 공개용 익명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하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해결된다. 또 익명화가 판결문에 거론된 사람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라면 누구의 프라이버시가 얼만큼 보호되어야 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도 해당 사건의 판사일 것이다.

2016-05-10-1462864688-6726843-gudtktlscjd.png

여기까지는 민사고 형사는 더욱 답답하다. 최근 사건들도 어떤 사건을 달라고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해당 법원(위의 85개 중 하나, 제주지원 사건이면 제주지원)의 웹사이트에 찾아가 사건번호와 당사자 이름까지 정확히 입력하면 비로소 그 사건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검색”이 아니라 “불러오기”이니 판결문으로 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젬병이다.

게다가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해서 검색하는 사람의 실명이 확인되어야만 열람을 시작할 수 있다. 일종의 “판결문열람 실명제”를 하는 건데 이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익명으로 판결문으로 볼 자유를 제한하는 것인데 그것으로 어떤 공익을 지키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파악하기 어렵다. 판결문에 영업비밀이 있어서? 그럼 그런 사건은 아예 처음부터 비공개재판을 하고 그 판결문만 비공개로 처리하면 된다. 극소수의 판결문 때문에 어떤 판결문이든 국민이 명찰 달고서만 볼 수 있다는 건 2012년 위헌 결정을 받았던 게시판실명제의 논리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명령·과징금·고발 등 모든 행정조치와 관련한 의결서를 공개하고 있다. 공개 내용에는 피심인, 사실관계, 조치근거, 조치내용 등이 포함된다.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은 법원의 1심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서 공개 페이지 바로가기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5.10.)

화, 2016/05/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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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데이터 운동 | 민주주의의 산업화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지젝은 “자본주의의 바깥은 없다”는 말을 회자시킨 적이 있다. 세월호사태, 메르스사태, 옥시사태, 구의역 사고를 보면서 시민에 의한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강렬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감시자에 대한 감시 즉 역감시는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이다.

우리는 정보들을 축적, 가공, 공유, 공개하면서 권력과 자본을 감시할 수 있다. 그 효과는 위키리크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터넷을 통해 극대화될 수 있다. 영리서비스라고 해서 그 효과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며 도리어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때 자본주의 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은 항상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의 목적은 정보주체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이다. 프라이버시 법익이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정보들에 대해서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어 그 축적이나 공개가 어렵게 되면 민주주의가 위축된다. 이 정신은 1980년 OECD가이드라인, 이를 계승한 2004년 APEC프레임워크에 문서화되어 있다.

아래의 두 가지 영리서비스들에 대한 독일연방개인정보보호법 판례와 EU의 1995년 개인정보보호지침 판례는 이와 같이 프라이버시 법익이 없는 정보의 자유로운 이용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참고로 EU지침은 회원국들에게 특정한 내용의 입법을 할 것을 강제하는 구속력을 가진다.

2007년부터 독일에 spickmich.de라는 웹사이트가 개설되었는데 학생들이 교사들의 실력, 복색 등을 점수를 매겨 평가하고 학교의 기자재, 건물, 학풍 등을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사이트였다. 평가대상은 실명으로 거론되었지만 학생들은 익명으로 평가를 하였다. 2010년 3월에는 160만명 가입자를 모으고 있는 청소년대상 웹사이트 중 최대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이 사이트는 곧바로 영리사이트로 발전하였다.

교사 1명이 위 사이트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연방개인정보보호법 상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지방법원, 지방고등법원 그리고 연방대법원에서도 패소하였다(23 June 2009 – VI ZR 196/08; LG Köln – 28 O 319/07 – Judgment of 30 January 2008; OLG Cologne – 15 U 43/08 – judgment of 3 July 2008). 연방대법원은 독일연방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 즉 “개인정보의 상업적인 수집, 보존, 수정, 및 이용은 정보주체가 그와 같은 수집, 보전, 수정을 금지할 법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 합법적이라는 조항에 따라 위 사이트의 운영이 합법적이라고 판시하였다. 정보주체가 그러한 법익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연방대법원은 “사실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견해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서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교사의 평판정보는 아예 처음부터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가 은밀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애시당초 프라이버시 법익이 깃들지 않은 정보였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연방헌법재판소 상고허가는 기각되었다. 위 판결은 정보주체의 프라이버시 법익이 깃들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상업적 이용도 자유롭게 허용됨을 확인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1994년부터 핀란드의 유료잡지 Veropörssi는 매년 핀란드인들의 소득과 자산정보를 게재해왔고 2002년에는 전 인구의 3분의 1 즉 120만명의 과세정보가 게재되었다. 이 정보는 핀란드법 상 완전한 공개정보이다. 2003년부터 이 잡지사는 문자로 사람 이름을 보내주면 그 사람의 과세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이 문자서비스에 대해 핀란드 개인정보보호기구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주장하자, 2008년 12월 유럽사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와의 균형을 고려할 때 EU개인정보보호지침 95/46/EC가 법적용을 면제하고 있는 “언론행위(journalistic activities)”는 “반드시 신문, 방송 등의 전통적인 언론사에 의한 보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일반대중에게 공개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매체와 영리목적을 불문하고 그렇다고 명시하였다. (ECJ Case 73/07 Satakunnan Markkinapörssi and Satamedia (2008)) 그 이후 유럽인권재판소가 언론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지만 그 이유는 인구의 3분의 1에 대하는 엄청난 양을 과세정보에 대한 논평, 토론이 부재한 문자서비스의 형태로 게시했기 때문이며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의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

공공데이터는 운동이 되고 산업이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개인정보들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로 보호되어야 할 법익이 깃들지 않은 정보들을 신중히 가려내 더욱 창의적이고 조직적인 산업화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6.14.)

 

화, 2016/06/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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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이상 '징벌적 손해 배상'은 위헌? 500배도 가능해!

3배 아니라 12배로도 부족하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징벌적 손해 배상이 무엇인지는 이제 잘 알려져 있다. 기업들이 특정 영업 행위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알거나 우려하면서도 실제 발생하는 손해를 보전해 주기만 하면 그 영업 행위를 지속하는 것이 이윤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이때 기업의 자산 규모에 비추어 영업 행위를 중단시키기에 충분한 동기가 될 만한 배상액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는 논의를 보면 대부분 실손해의 몇 배수 정도면 충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박영선 의원안을 포함하는 3배수 안인데 이렇게 실손해의 몇 배수로 하는 것으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의 원래 목적인 재발 방지 효과를 구현할 수 없다.

 

간단히 유명한 예를 들어보자. 한 사람이 군중을 향해 총을 쐈는데 실제로 총을 맞은 사람은 없고 누군가의 10달러짜리 선글라스 하나만 부서졌다고 가정하자. 실손해는 10달러이지만 배심원은 그 사람이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교훈을 주기 위해서 수천 달러의 배상을 물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 사람이 부자라면 30달러나 120달러 정도의 징벌적 손배로는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위 우화를 언급한 사건에서 실손해의 500배에 가까운 징벌적 손해 배상 평결을 승인하였는데, "실손해의 몇 배인지는 고려 대상의 하나일 뿐 다른 사람에게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는 손해의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서는 TXO라는 대형 정유 업체가 법적 사실적 근거 없이 석유 및 가스 채굴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며 채굴권 소유주를 괴롭힌 것에 대해 실손해액, 즉, 위 채굴권 확인의 소 방어 비용인 1만9000달러 외에 가해자 측의 자산을 고려하여 1000만 달러의 징벌적 손배 판결이 내려졌는데 미 연방대법원은 이를 승인한 것이었다.) 즉 법으로 처음부터 실손해의 배수로 정해놓는 것은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조금 복잡한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 10만 대를 팔았는데 설계상 결함이 발견되었다고 하자. 이 결함이 실제 사고를 일으킬 확률은 1000대 중의 1대라고 가정하면 제조 업체가 리콜을 하지 않으면 100건의 사고가 예상된다. 사고 1건당 제조 업체가 지불할 배상액은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50억 원의 손해 배상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10만 대 모두를 리콜하는 경우 1대당 30만 원의 수리 비용이 든다면 모두 300억 원의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제조 업체 입장에서는 리콜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윤이 된다. 특히 그 이윤의 크기가 250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3배수의 징벌적 손해 배상, 즉 50억에 3을 곱한 결과인 150억 원을 부과하더라도 리콜을 할 동기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 있는 분야별 3배수 손배(treble damages)가 존재하지만 징벌 손배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참고로 3배수 손배는 실제 손배를 합쳐서 3배이므로 추가 액수만 보자면 2배수 손배다.) 징벌 손배는 원고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명백하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로 입증함은 물론 재발 방지 효과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건에 있어서만 피고의 자산 규모를 감안하여 책정된다. 그런데 3배수 손배는 이와 같이 엄격한 입증 책임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정해진 특정 분야들에 있어서 중과실 정도만 입증되면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분야별 3배수 손배는 임금 체불, 담합, 독점 행위, 주택 임대차 위반, 특허 상표 침해, 환경 훼손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위들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이들 분야 소송에서는 항상 징벌 손배와 배수 손배 두 가지 모두 가능하지만 양쪽을 다 받을 수는 없다. 각 사건에서 배수 손배 정도만을 명할지 징벌 손배를 명할지는 당사자들이 제시한 증거에 따라 판사나 배심원이 정하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징벌적 손해 배상에 배수 제한을 두려고 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25개 주에 징벌 손배 배수 제한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모양인데 이것은 심각한 오해다.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주와 같은 메이저들에 배수 제한이 없고 또 하나 메이저 주인 일리노이 주의 3배수 제한은 형사 처벌된 행위에는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배수 제한을 둔 주들도 매우 심한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비슷한 예외들을 통해 배수 제한을 면제한다. 미국에 오래 산 나 같은 사람도 어디 있는지 지도를 찾아봐야 되는 네브래스카 주 같은 곳 말고는 옥시 사건같이 형사 처벌이 확실시되는 사건에는 미국 전역에 징벌적 손해 배상 액수에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 배수 제한을 주장하는 분들이 전해 들었을지 모르는 말, "미국 연방대법원이 10배 이상 징벌 손배는 위헌이라고 판정했다"는 말은 "심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빼놓고 말하면 괴담 수준이 된다. 왜냐하면 이 단서 때문에 해당 사건인 BMW vs. Gore 사건 이후 실제로 미국의 평균 징벌 손배액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BMW 판결이 허용한 예외가 수월하게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BMW 사건 자체가 야외에 두었다가 산성비 맞은 새 차에 도색을 다시 입혀 팔았다는 이유로 하자담보 손배 청구가 된 거라서 결함 때문에 사람이 죽고 다치는 기존 징벌 손배 사건들과 거리가 있었다. 이때 실손해가 4000달러였고, BMW가 1000대를 그런 식으로 팔았다는 증거 때문에 이익 환수 차원에서 1000배 징벌 손배로 400만 달러를 내린 건데, 연방대법원에서 "페인트칠을 다시 했어도 BMW는 BMW 아니냐. 누가 죽고 다친 것도 아니고…" 하는 차원에서 깎으라고 한 것이었고 원심 주법원은 이에 따라 징벌 손배를 깎았다는 게 5만 달러로 깎은 거였다.

 

당해 사건 최고심이 '웬만하면 10배 이상 하지 말라'는데 구태여 12.5배를 내린 이유가 뭐겠는가. 저 판결을 가지고 우리 징벌 손배도 배수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자동차 재도색 사건이 한국에선 어떻게 다루어졌을지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10배수 초과 위헌론"은 상상 속에 있을 뿐이다.

 

실제로 징벌적 손해 배상이 재발 방지 효과를 내려면 배수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단, 노동, 공정 거래, 주거 등 특수 분야에 있어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을 보완하기 위한 배수 제한을 두는 것은 옳은 일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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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6/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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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중심에서 인터넷을 재학습하다

글|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이 글은 2016년 9월 태국에서 열린 2016 아시아태평양 인터넷 거버넌스 스쿨(APSIG)에 참가한 뒤 그 경험을 쓴 글입니다. (필자)

“그래, 누군가 그런 일을 해야 하긴 하겠지!”

내가 인터넷 거버넌스와 관련한 교육 행사에 갈 예정이라고 말을 했을 때, 지인 중에서 이런 반응을 보인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행사의 내용에 주목하지 않았다. 출장을 가는 시기나 장소만이 잠깐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이들 탓만은 아니다. ‘거버넌스’라는 낯선 말이 붙는 경우는 대개 다 그렇듯, 인터넷 거버넌스는 보통사람들에게는 도무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개념인 것이다.

 

인터넷 거버넌스? 

‘인터넷 거버넌스’는 쉽게 말하면 단일한 관리자가 없는 세계적 통신망인 인터넷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영역의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집단적’ 노력과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규칙’이 필요하다. 우선 IP 주소와 도메인 네임, 그리고 기술적 프로토콜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네트워크로서 인터넷이 작동하기 위한 기술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인터넷이 우리 삶과 사회의 일부가 되면서, 스팸, 보안, 저작권 등 인터넷으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의 안정적인 운영, 이용과 관련된 공공정책의 결정, 그리고 그러한 정책의 원칙들과 정책결정 과정 등을 ‘인터넷 거버넌스(Internet Governance)’라고 한다.” (진보넷, [정보인권의 이해] 중에서)

※ 참고 동영상(한국어 자막): Who runs the Internet’s address book?

9월 11~15일 태국 방콕의 AIT(Asia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열린 ‘2016 아시아태평양 인터넷 거버넌스 스쿨(APSIG)’은 그런 목적으로 개설되었다. 인터넷이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지에 관심이 큰 사람들이 모여 거버넌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집단으로 공부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주관하는 측은 ‘아시아태평양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APrIGF)’이다. ‘스쿨’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하루종일 강의 형태의 수업을 듣고 마지막에 조별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일정이 진행되었다.

 

아시아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박사 

행사 첫 순서인 11일 저녁 식사 자리는 이채로웠다. 참석자들이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였는데, 국가와 소속 기관이 다양함은 물론이고 그 연령대가 20대 초반에서 70대까지 아주 넓게 펼쳐져 있었다. 행사에서 강의를 맡은 강사들이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긴 했지만, 평균 연령을 확 끌어올린 것은 아시아 지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박사 때문이었다.

사실 이번 첫 APSIG가 성사된 것은 오로지 전 박사님과 그가 이끄는 스태프들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전 박사님은 행사 기획 및 준비는 물론이고 행사 기간 내내 일정을 주도하며 성공적인 교육이 되도록 보살폈다. 직접 강의를 맡기도 했다. 인터넷의 기술적 측면을 조망하는 강의였다. 아시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전 박사님에게 보이는 존경은 절대적인 것이었으며, 이번 행사는 나로서는 말로만 듣던 전 박사님의 지도력을 실제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APSIG에서 강의하는 전길남 박사

APSIG에서 강의하는 전길남 박사

행사가 열린 AIT는 방콕 외곽에 있는 대학과정 교육 기관이다. 기술, 공학, 경영학 중심 특성화 대학인데, 그곳의 컨퍼런스 센터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나흘 일정이 강도 높게 이어진 데다, AIT는 공항을 중심으로 방콕 시내와 반대 방향에 있어서, 나는 이번 여행에서 방콕 등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행사장인 AIT는 1959년에 설립되었다. 컨퍼런스에 딸린 숙박 시설도 연륜의 흔적을 보였으나, 학술 행사를 진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숙소에는 간소한 침대와 책상이 놓여 있었다. 수도원 같은 분위기다. 책상 서랍을 열어보았다. 서구 숙박시설의 경우 이곳에 성경 한 권이 놓여 있게 마련이다. 요즘은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위해 성경을 치우는 곳도 많다고 들었다. 그런데 AIT의 객실 서랍 속에는 자그마치 네 권이나 들어 있었다. 성경 두 권, 꾸란 한 권, 그리고 “The Great Teaching of Buddha”라는 영문판 불경 한 권이었다. 낯선 숙박시설에서 잠을 설치는 편이지만, 무려 세 종파의 성인이 보호하는 곳에서라면 아주 편안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자간 모델, 망중립성

강의는 월요일 아침, EFF(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제레미 말콤(사진) 하는 다자간(multi-stakeholder) 모델 수업으로 시작되었다. (인터넷 거버넌스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마구 쏟아져 나오는 각종 영어 약자와 친해져야 한다. 관련 단체나 개념이 모두 영어 약자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전길남 박사가 편찬한 영문서 [아시아 인터넷사(An Asian Internet History)]의 앞부분에는 ‘두문자어(Acronyms)’라는 표제 아래, 책에서 쓰인 인터넷 관련 영어 약자가 무려 8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정리돼 있다.)

물밀듯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 관련 두문자어들

물밀듯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 관련 두문자어들

다자간 모델은 인터넷을 관리하는 이상적인 방식으로 간주된다. 특정한 한 측이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정부)·시민사회·기업·학계 등 관심이 있는 모든 당사자가 동등한 지위로 참여하여 협의하며 관리해 나가는 방식이다.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 다른 접근이 존재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국가가 주도하여 성장한 기존 통신 인프라와는 달리, 인터넷은 자율적인 민간 기구가 주도하는 형태로 진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말콤은 △인터넷망에 개별 국가의 법령을 적용하기 어렵고 △국제 단위에서는 대표자를 뽑아 결정을 맡기는 민주 대의제를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그 대안으로 다자간 참여-협상 모델이 필요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였다.

다자간 참여-협상 모델(멀티 스테이크홀더리즘) 

“인터넷 거버넌스는 민주적인 다자간 협의·결정 과정에 기초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 사기업, 시민사회, 기술공동체, 학문공동체, 이용자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가 의미 있게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당사자 각각의 역할과 책임은 논의되는 이슈의 맥락 안에서 융통성 있게 해석되어야 한다.” (NETmundial Initiative, 2014)

두 번째 시간은 인도 ComFirst의 디렉터 마에시 우팔이 망중립성에 대해 강의했다. 이번 행사에는 인도에서 여러 사람이 강사와 학생으로 참석했다. 엄청난 인구와 급신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여 인터넷 사업에 매진하는 분위기가 잘 전달됐다.

첫날 오후에는 APNIC(Asia Pacific Network Information Center)의 파블로 히노호사(사진)가 특이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인터넷망을 통해 전달되는 패킷과 그 전달 규약을 설명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카드를 선보인 것이다. 그는 이 카드를 참석자에게 나눠주고, 그 속에 담긴 암호에 규정된 대로 패킷이 전달되는 양상을 시연하면서 인터넷의 구조를 이해시켰다. 게임을 하듯 진행하다 보니 정보 전달 흐름과 그 규약이 자연스럽게 이해되었다.

인터넷 거버넌스

 

“새로 10억 명 연결하기” 

매일의 마지막 시간은 분반 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각 스테이크홀더 영역별, 즉 정부·시민사회·사기업·기술-학계의 네 팀으로 나누어, 각자의 영역에서 주어진 주제를 토론했다. 공동 주제는 “새로 10억 명을 연결하기”였다.

오늘날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35억 명,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다. 그중 60%가 아시아인이다. 인구가 많으므로 이용자 숫자도 크지만, 인터넷 보급률로 따지면 세계 평균에 뒤처진다. 아시아 지역은 앞으로 급격한 양상으로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이렇게 새로 늘어날 이용자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개인과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인가가 새로운 숙제가 된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문제를 조망하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 내용은 마지막 날에 취합하여 발표되었다. 소속 위치에 따라 문제를 보는 시각이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다양한 측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거버넌스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둘째 날은 인터넷을 둘러싼 사회정치적 환경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었다.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의 애덤 피크가 인터넷 거버넌스의 원칙들에 대해 강의하였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짐 포스터가 인터넷을 둘러싼 정치 사상적 측면을, 그리고 고려대 교수이자 오픈넷 이사인 박경신 교수가 법률적인 측면을 강의하였다. 나중에 공개된 교육생 강의 평가에 따르면, 모두 흥미롭고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

인터넷의 법률적 측면에 대해 강의하는 박경신 교수

인터넷의 법률적 측면에 대해 강의하는 박경신 교수

인터넷의 다양한 특성과 그에서 촉발되는 법률적 이슈들

  • 소통 수단 → 표현 규제와 감시 규정들, 프라이버시
  • 대량 소통 → 저작권
  • 통제의 분산 → 단대단(end-to-end) 원칙 → 망중립성
  • 익명성 → 프라이버시
  • 사기업의 개입 → 정보매개자 책임
  • 사기업의 개입 → 반독점 법안
  • ICANN의 주소 할당 → 도메인 이름 논쟁
  • 세계 차원의 소통망 → 국가단위 규제 곤란 → 형사사법공조조약, 관할권 논란 (박경신 교수 발표자료 중에서)

셋째 날에는 전길남 박사가 기술적 측면에 대하여 직접 수업을 진행했고, 박경신 교수가 인권 관련 주제를 놓고 다시 한 강의를 맡았다. 마지막 수업은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평가와 토론이었는데, 개별적 강의에서부터 아시아 인터넷의 전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놓고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화기애애하고도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이었다.

분반 토론에서는 각 국가사회의 상황에 따라 구성원의 기대와 요구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컨대 한국처럼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많은 사람이 이미 연결된 곳에서는 어떻게 인터넷을 자유로운 소통망으로 유지해 나갈 것인가가 주요한 화두였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네팔 같은 곳에서는 우선 인터넷과 통신 인프라를 최대한 많이 구축하고 보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제로 레이팅 같은 주제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이슈였다. 어떤 곳에서 제로 레이팅은 인터넷 사업자 간 불공정 경쟁 관계를 초래하는 부정적 요소로 인식되었으나, 다른 곳에서는 이용자가 값싸게, 혹은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선물로 간주되었다. 지역적, 세계적 차원의 인터넷 관리 정책에 접근할 때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

제로 레이팅이란?

“통신사가 특정한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위한 데이터를 무료로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들에게 11번가 쇼핑몰을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를 가입자의 데이터 한도액에서 차감하지 않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 망중립성 옹호론자들은 특정한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에 기반하여 통신사가 이용자의 접근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망중립성 위반으로 보고 있다. … 그러나 제로 레이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는 기업의 가격 차별화의 한 형태일 뿐이며,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장의 작동이라고 주장한다.” (진보넷, [정보인권의 이해] 중에서)

 

다양한 참가자와 만든 추억들  

참가자 단체 사진. 구성원의 다양함이 세계 네티즌의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참가자 단체 사진. 구성원의 다양함이 세계 네티즌의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참가자 몇 사람과 특히 친해졌다. 그중 하나는 캄보디아에서 온 시티쿤 리였다. 그와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그 때마다 내 휴대폰에서는 찰칵, 찰칵 소리가 났다. 리는 한국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인위적인 셔터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의 중고 휴대폰이 캄보디아로 많이 흘러들어와서, 그 전화기를 쓰는 캄보디아 사람들 역시 똑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멀리 외국에서 타국인과 더불어 고국의 가부장적 정책을 비웃으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리 행복한 경험은 아니었다.

행사가 열린 태국에서 참가한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자신이 관여하는 운동이 ‘공주’가 조직하여 이끄는 것이라고 하여 나의 봉건적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국왕 푸미폰 아둔야뎃의 딸이 주도하는 사회 운동인 모양이었다. 권력 분산을 지향하는 인터넷과 정보사회 운동을 봉건적 권위체가 추진한다는 것은 특이한 모습이었지만, 국가가 주도하던 새마을 운동, ‘영애’가 주도하던 새마음 운동을 여전히 이상화하는 나라 출신으로서 딱히 낯설게 볼 이유는 없었다.

교육 마지막 날 저녁은 참가자 전원이 차 세 대에 나눠타고 강변의 식당으로 나와 함께 식사했다. 낯선 밤거리라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었는데, 구글 지도로 찾아보니 태국 남부의 젖줄 짜오프라야 강 중류에 있는 분위기 좋은 식당이었다. 해산물(강산물?)을 중심으로 한 음식도 괜찮았고, 밤의 강변 풍경도 좋았으며, 라이브 가수들이 튀지 않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는 흘러간 팝이 독특한 정취를 불러일으켰다.

지카 바이러스를 머금었을지 모르는 모기들이 달려드는 것이 옥에 티라면 티였다. 태국 여행자에게는 지카 바이러스 주의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 나는 급히 화장실로 가서 두꺼운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식사 뒤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느라 짐을 다 싸 들고 온 게 다행이었다.

시원한 강바람과 동남아풍 올드팝이 잘 어우러졌던 강변 식당 Baan Nhuer Nham

시원한 강바람과 동남아풍 올드팝이 잘 어우러졌던 강변 식당 Baan Nhuer Nham

 

아직 아시아 인터넷 보급률은 45%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구별 인터넷 보급률은 84.4%다. 10년 전에 이미 75% 선에 이르렀으니, 10년 동안 불과 10% 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91%다. 국민 대부분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보급될 만큼 다 보급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시아 전체로는 상황이 다르다. 아시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올해 기준으로 45.6%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APSIG 행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행사 전체에서 장년이나 노년의 원숙한 기운이 아니라 역동적인 청년의 활기 같은 것이 넘실거렸다.

새로운 상황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엄청난 수의 이용자를 새로 수용하면서 동시에 기존 인터넷 시스템에 존재하던 여러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일 것이다. 여기에는 통신망 인프라의 구축에서부터 법령 정비, 인터넷 비즈니스 육성,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 더 나아가 인터넷을 자유롭고 열린 정보 유통망으로 유지하기 위한 모든 일이 포함될 것이다.

협력 협동 사람 인간 장애 비장애인

 

인터넷 거버넌스의 주체는 바로 우리 

이러한 일은 국가사회의 한 측이 전담하여 수행할 수 없다. 인터넷과 관련한 모든 측이 서로 밀고 당기고 협력하며 이루어 나가야 한다. 인터넷 거버넌스 관련 국제회의에서는, 참석자 중 원하는 사람이 모두 발언 기회를 얻고 그런 방식을 통해 일정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흔히 벌어진다. 근본에서부터 민주적이고 분권적인 인터넷 거버넌스의 방식이다.

아시아에서 조만간 새로 합류하게 될 수많은 네티즌 역시 그런 거버넌스의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될 것이다. 인터넷 거버넌스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그 누군가란 다름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이해당사자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APSIG은 참석자들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 앞에 무한한 기회와 쉽지 않은 과제가 동시에 펼쳐져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시켜 주었다.

APSIG는 앞으로도 매년 같은 장소에서 계속 열릴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이용자가 아시아 인터넷 거버넌스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면 싶다. 아시아 다른 나라들에 앞서 인터넷의 축복을 맛보았고 통신 인프라 측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의 경험이 다른 나라에 중요할 수 있고, 거꾸로 한국 역시 이들로부터 배우는 바 많기 때문이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하였습니다. (2016.11.03.)

금, 2016/11/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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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기 때문에 위험한 아이폰X의 ‘안면인식’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우리는 일상적으로 안면인식을 한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을 식별하는 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일 뿐이 아니라 인류 진화의 한 단계였다. 우리가 자외선이 나 초미세먼지를 두려워하면서도 옷으로 몸은 가려도 얼굴은 내놓고 다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신분증에 사진을 붙이고 신분증을 통해 신원확인하는 것도 다 안면인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공공장소의 CCTV를 통해 범죄나 비리를 예방하거나 조사하는 것 역시 기초적인 수준의 안면인식을 필요로 한다.

2.

그러나 아이폰X를 통해 만든 안면인식정보 즉 한 사람이 몇 분 정도 시간을 들여 특수한 기계를 통해서 자신의 신체로부터 자발적으로 추출한 정보는 다르다. 이 정보는 내가 공공장소에 나갔을 때 CCTV에 찍혀서 생성되는 정보 즉 암묵적으로 타인이 취득할 것에 동의한 정보와는 완전히 다른데 정확도와 같은 양적 차이뿐 아니라 자신이 동의한 절차를 통해서만 생성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법적으로 다르다. 패스워드, DNA, 지문처럼 프라이버시로 완벽히 보호되어야 한다.

3.

단 지문인식기능과 특별히 다른 것처럼 호들갑을 떨 이유도 없다. 두 가지 다 신체의 일부를 본인확인 용도로 이용한다는 면에서 다를 바가 없다. 다르다면, 안면인식기능은 데이터포인트가 3차원적이고 훨씬 많기 때문에 지문인식기능보다 수십배 안전하다. (긴 패스워드가 짧은 패스워드보다 안전한 것도 한 자 더할 때마다 경우의 수가 수십 개씩 늘어나는 원리와 마찬가지이다.) 지문은 2차원적이라서 이용자가 책상이나 유리에 남긴 지문을 제3자가 채취해서 이용자의 아이폰을 몰래 열어볼 수 있지만 얼굴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Mission Impossible’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마스크를 만드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이폰은 반사광을 분석하여 인체피부와 같은 재질이 아닌 경우도 밝혀낸다고 한다.

4.

하지만 이렇게 안전하기 때문에 유출되었을 때의 위험은 더 크다. 해당 정보만 가지고 있으면 신원위조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 첫째 현재는 디바이스에만 저장이 되는데 절대로 서버에 저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폰 1대를 해킹하면 1명의 안면인식정보만 취하겠지만, 서버에 저장하다 보면 여러 사람의 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될 수 있다. 해커가 하나의 서버만 공격해도 수많은 사람의 안면인식정보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우리는 패스워드도 서버에 저장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리고 패스워드는 서버에 저장될 수밖에 없지만) 패스워드는 유출되면 바꿀 수 있는 반면 안면인식정보는 성형을 하지 않는 한 바꿀 수 없는 영구적으로 고유한 식별자이기 때문에 유출되었을 때의 위험이 다르다.

5.

둘째 “신뢰성의 패러독스”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즉 주민등록번호도 1960년대에 처음 나오자마자 국가에서 통제하는 것이니 안전하다는 이유로 각종 기업이나 기관에서 본인확인용으로 이용을 했고 결과적으로 매우 위험한 본인확인수단이 되어 버렸다. 예를 들어, 아이폰X의 안면인식정보를 금융기관이나 다른 기업도 직접 이용하는 일 등은 절대로 벌어져서는 안된다. (물론 위의 “디바이스 저장 원칙”만 지켜진다면 이 위험은 없다) 이용하고 싶다면 지금처럼 디바이스를 자신의 서비스에 등록시켜 그 디바이스에서 결제를 하려면 반드시 애플의 안면인식절차를 거치도록 하면 된다. 즉 애플 안면인식정보는 안면 소유자의 디바이스에만 저장되어야 할 뿐 아니라 디바이스를 언락하는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해야지 “기능확대(function creep)”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주민등록번호와 마찬가지다.

6.

노파심에 한마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타인의 안면이나 지문을 강제로 들이밀어 아이폰을 언락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 침해이자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사기관이 국민의 아이폰을 언락하고 싶다면 이용자에 대해서 압수수색영장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체포영장으로는 불충분하다. 압수수색영장은 특정 정보를 채취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하므로 이것이 필요하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긴급체포 즉 영장 없는 체포는 간혹 허용되지만 ‘긴급압수수색’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코리아에 기고했습니다. (2017.09.18.)

월, 2017/09/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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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intermediary responsibility

 

[오픈넷 포럼]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 기소와 정보매개자 책임

- 아청법상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아동음란물 필터링 의무의 타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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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4일,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기소 사유로 이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재직 당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로서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카카오그룹’에서 약 7,115명에게 아동음란물이 배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청법 제17조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거나 삭제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 위반 혐의로 인터넷 사업자가 기소된 것은 아청법이 제정된 이래 처음이자, 아동음란물의 제작자 또는 유포자가 아닌 단순한 정보매개자의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인정한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건입니다.

아동음란물은 절대적으로 금지되어야 하며, 아동음란물의 제작자나 유포자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동음란물이 유통되는 플랫폼을 제공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필터링 의무를 지우고 의무 위반시 형사처벌을 하는 법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번 오픈넷 포럼에서는 정보매개자의 필터링 의무와 관련된 국내외의 논의에 대해 알아보고, 필터링 의무 위반으로 처벌을 하는 것은 형사정책상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필터링 의무가 실제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이러한 의무의 존재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나아가 인터넷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참가비는 무료이며 링크를 통해 참가신청을 해주시면 행사준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주차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건물(현대타워) 주차장 이용 가능하며, 주차 영수증을 지참하시면 무료 주차권 발급이 가능합니다.

* 참석하신 분들께는 샌드위치가 제공됩니다.

 

<행사 안내>

[오픈넷 포럼]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 기소와 정보매개자 책임

- 아청법상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아동음란물 필터링 의무의 타당성

 

주최: 국회의원 이종걸, 국회의원 송호창, 사단법인 오픈넷

일시: 2015년 12월 14일 (월)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앤스페이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23, 현대타워 7층/선릉역 10번 출구에서 직진, 3분거리)

- 지도: http://startupall.kr/location/

 

발제 1: 김가연 변호사(오픈넷) – “아청법상 필터링 의무와 정보매개자 책임”

발제 2: 남희섭 이사(오픈넷) – “필터링 의무 해외 사례”

토론:

전현욱 박사(형사정책연구원)

류한욱 팀장(주식회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김태하 팀장(주식회사 뮤레카)

여성가족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협의중)

 

참가신청하기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5/12/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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