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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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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익명 (미확인) | 금, 2015/05/15- 11:10

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4월 30일, 제33차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을 담고 있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하여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삭제 의결하였다.

그러나 방심위와 같은 행정기관이, 국민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을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추상적이고도 국가 질서 위주로 해석될 수 있는 개념을 기준으로 함부로 규제하는 것은, 결국 국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고 여론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통신심의제도를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헌적이다.

 

국민의 공적 사안 및 국가기관에 대한 의혹 제기는 민주주의의 근간

해당 게시글 내용은 “세월호를 수입한 것이 국정원인 것은 증명이 끝났다. 사고 시 제일 먼저 연락받도록 되어 있었던 것도 국정원. 따라서 국정원이 세월호 침몰에 대해 맨 처음 연락을 받았고 6분이면 다 구할 수 있었는데 3시간 동안 어두운 선실에서 배가 뒤집어지며 몸이 의지할 곳이 없이 벽을 치며 손톱으로 긁고 비명을 지르며 304명이 학살당했다… ”는 것인데, 방심위는 이를 ‘세월호 사고 수습을 국정원이 고의로 지연시키고 방관하였다는 취지’로 해석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글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글은 국정원이 세월호 사고를 고의로 키웠다는 취지로 단정지어 해석될 수는 없으며,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고 그만큼 사고 수습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신속히 하지 않았음을 비판하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당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상 해양사고 보도 계통도에 국정원이 선박으로부터 바로 보고되어야 할 기관으로 명시가 되어 있었고, 국정원에 사고가 알려진 경위와 시간에 대하여 국정원과 청해진 해운 측 주장이 엇갈리고 진술도 번복되어, 현재까지 사고의 국정원 전달 경위가 불명확한 점, 세월호에서 건져 낸 노트북 안에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발견되고, 그 안에 선원 휴가 계획, 인테리어, 타일 교체 등을 포함한 100여가지의 사항이 담겨있었던 점 등 세월호 관리‧감독에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은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는 사실이다.

국민이 공적 관심사안이나 국가기관에 대한 의혹을 주장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통한 토론 형성, 이로 인한 정치 참여와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나 감시를 가능케 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표현들이 다소 단정적이거나 ‘학살’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되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는 명백한 근거가 있는 사실의 주장이나 정제된 표현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단어 선택이나 근거 유무는 독자들이 해당 글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뿐이다.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한 심의는 위헌적 –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

특히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심의기준은 명확하지 않은데다가, 국가가 정한 질서 위주의 사고방식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한 심의는 위헌이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그 보충의견에서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방심위는 어떠한 불법성도 없는 국가기관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본 심의규정에 따라 삭제‧차단하는 위헌적 심의를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2015년 5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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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가짜 뉴스 피해액 연간 30조 원?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제목과 첫 줄만 읽는 바쁜 독자들을 위해 우선 간단한 팩트체크 문답부터 확인하고 시작하자. 제발 서너 줄만 더 읽어주시라.

가짜뉴스 가짜 뉴스

Q. 한 경제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가짜 뉴스로 인한 연간 피해액이 무려 30조 원이나 된다고 하던데요? 가짜 뉴스 피해액 연간 30조 원, 사실인가요?
A. 아니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적어도 해당 수치는 현재로선 전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신뢰할 근거가 없습니다. 해당 수치는 “가짜 뉴스 건수가 만약 실제 기사의 1% 정도 유포된다고 가정”(보고서 해당 문구 직접 인용)하고 계산한 수치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보고서 작성 연구원과의 일문일답을 확인해 주세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2017. 3. 이하 ‘보고서’)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가짜 뉴스의 경제적 비용’이라는 항목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경제연구원

• 가짜 뉴스의 실제 건수를 추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렵기 때문에, 분석을 위해 가짜 뉴스 건수가 만약 실제 기사의 1% 정도 유포된다고 가정하고 경제적 비용 추정.

• 가짜 뉴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당사자 피해 금액 22조 7,700억 원과 사회적 피해 금액 7조 3,200억 원을 합한 연간 약 30조 900억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

• 연간 경제적 비용 30조 900억 원은 명목 GDP (2015년 1,559조 원)의 1.9%에 해당하는 수준.

– 현대경제연구원(정민 연구위원, 백다미 선임연구원),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 2017 중에서 (‘강조’는 필자)

그런데 좀 이상한 점 발견하지 못했나. 30조 원의 출발점은 “가짜 뉴스 건수가 만약 실제 기사의 1% 정도 유포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와이? 왜 때문이죠??? 

물음표

 

‘엉터리’ 보고서, 엉터리 ‘인용’ 

이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1. 우선 보고서 자체의 문제다. 문제의 “1%”에 대해서는 어떤 근거도 없다. 마치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는 격이랄까. 하지만 보고서는 성경이 아니다. 이런 알 수 없는 대전제에서 출발한 보고서를 우리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2. 두 번째 문제는 보고서 인용이다. 즉, 이 보고서는 다양한 이익집단에 의해 마치 대단히 합리적인 근거인 양 인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첫 번째 문제는 더 숙고할 가치가 없다. 점잖게 말해서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쉽게 말해서 엉터리다. 문제는 두 번째, 이 보고서를 마치 ‘과학적인 사실’이거나 ‘합리적 근거’처럼 인용하는 일이다. 그리고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오픈넷은 정치인이 가짜 뉴스 방지법에 관한 입법 시도를 비판하면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의 ‘블로그 홍보글’을 보고서의 잘못된 인용 사례로 지적한다.1

오픈넷

가짜뉴스의 피해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고 다만 그럴 것이라는 추정 및 예단만이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내며 함께 발표한 안 의원의 블로그 홍보글은 한 경제연구소의 추정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 오픈넷, ‘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가짜뉴스 방지법 입법 시도를 비판한다’, 2017년 7월 11일 중에서

 

가짜 정보 게임 

다시 사안을 정리해보자. 간단한 사안이다. 그리고 이렇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 가짜 뉴스를 때려잡자는 ‘정의감’에 불타는 집단이 있(었)다(그 진심마저 오해하진 않겠다). 그 집단은 박근혜 정부와 그 하수인들이었을 수도 있고, 현재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나 유력 야당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라. 돈 많은 기업 ‘오너’와 힘 있는 정치인은 예전부터 자신을 향한 세상의 목소리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 30년 넘는 전통을 가진 명망 있는 경제연구소는 ‘만약’이라는 전제로 ’30조 원’이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피해액 수치, 그러니까 ‘가짜 뉴스의 연간 경제적 비용’을 산출한다(이거 실화다).
  • 언론은 이를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 결과”인 것처럼 보도한다.

보고서를 '아무 생각 없이' 인용보도한 언론들. 언론 보도를 통해 보고서의 위험한 '만약'은 확고한 '사실'이 된다. 보고서를 ‘아무 생각 없이’ 인용보도한 언론들. 언론 보도를 통해 보고서의 위험한 ‘만약’은 확고한 ‘사실’이 된다.

  • 한 여당 의원은 자신의 ‘가짜 뉴스 방지법’을 알리는 글에서 위 보고서 수치를 근거로 인용한다.
  • 문제 의식을 가진 소수의 시민단체가 이 황망한 사태를 비판하지만, 논평은 소리소문없이 묻힌다. (여기까지가 현재) 
  • 어느날 보수 혹은 진보 논객 A는 ‘가짜 뉴스’를 소재로 하는 TV 토론쇼에 나와 트럼프 당선과 보고서 ‘수치’, 국회의 입법안 들을 적절히 인용하면서 가짜 뉴스의 사회적인 폐해에 관해 열변을 토한다.
  • 어떤 평범한 시민 B는 어느날, 어디에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어떤 근거가 있는 건지도 확인할 길 없지만, ‘가짜 뉴스의 연간 피해액 30조 원’라는 것만은 기억한다. 그리고 그 ‘지식’으로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가짜 뉴스, 참 심각해! 그렇지 않니?’ 썰을 푼다.

가짜 뉴스 논쟁의 정치적 본질은 정보 주체와 정보 객체의 ‘파워 게임’에 있다. 누구나 정보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객체다. 힘 있고, 돈 있는 세력은 기본적으로 말 많은 세상을 싫어한다. 힘 없고, 돈은 없지만 입은 가진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어떤 사회든 그 사회의 진실을 위한 마지막 보루로 역할해 왔다.

Raul Lieberwirth, "shouting in the storm", CC BY-NC-ND https://flic.kr/p/7Gn1FXRaul Lieberwirth, “shouting in the storm”, CC BY-NC-ND

 

일부 정치인의 가짜 뉴스 입법안은 1) 현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와 후보자비방죄가 현존하고, 2) 형법에는 명예훼손과 모욕죄가 상존하며, 3) 정보통신망법상 각종의 표현의 자유 규제 법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체하고, 가짜 뉴스의 “경제적 비용 연간 30조 원” 따위의 ‘가짜 정보’에 기대어 대중을 호도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을, 그러므로 우리를 ‘가짜 정보 게임’의 철저한 객체로 머물게 한다.

'안호영의원, 가짜뉴스방지법 대표발의' 중에서 http://blog.naver.com/lawanhoyoung/221019359740 가짜 뉴스를 막을 법이 없어서 가짜 뉴스가 창궐한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형법, 정보통신망법 등에서 이른바 ‘가짜 뉴스’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규제하고 있다. (출처: ‘안호영 의원, 가짜뉴스방지법 대표발의’ 중에서)

당신은 가짜 뉴스 논쟁에서 찬성 편에도, 반대 편에 설 수도 있다. 하지만 가짜 근거를 가져와 가짜 정보 게임을 하는 ‘음험하거나 바보스러운 편’에는 서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 일문일답]

현대경제연구원

 

– 가짜 뉴스 비중이 “1%”라는 게 어떤 근거가 있는 건가. 보고서를 보면 아무리 봐도 막연한 가정인데.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뉴스에서 1% 정도라고 가정을 한 것이다. 가짜 뉴스의 비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 논리의 기초 전제가 이렇게 막연한 가정이라면 보고서로서는 가치가 없는 게 아닐지.

보고서에서도 썼지만, 실질적으로 가짜 뉴스가 얼마나 되는지 현재로서는 측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1%라고 가정했을 때 그 경제적 비용을 추산한 것이다. (일종의 공식으로?) 나중에 실제로 가짜 뉴스의 비중을 산출할 수 있을 때 그 사회적인 비용, 경제적 비용을 추산할 수 있도록.

–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다는 오픈넷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 사례를 봐도,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가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니까 가짜 뉴스로 인해 대통령이 바뀌었다면, 그 비용을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 칼럼으로 그런 가정을 ‘의견’으로 발표하는 것과 경제연구소에서 ‘보고서’로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는 것은 그 의미나 무게감이 전혀 다른데.

현재 뉴스의 1%가 가짜 뉴스라고 단정한 게 아니라 현재 유통되는 뉴스의 1%가 가짜 뉴스였을 때 그 경제적 비용을 추정해 본 거다. 언론에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어서 “가정”이라고 보고서에도 썼다.

– 지금도 오해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의원실에서 실제로 그렇게 오해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보고서에서도 4페이지에도 ‘가정’이라고 쓰지 않았나.  가짜 뉴스가 1%라는 것은 가정이지만, 그 1%의 비용을 추산하는 방법은 객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 )2017. 3.) 중에서 현대경제연구원,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 )2017. 3.) 중에서

– 민주당의 안호영 의원은 가짜 뉴스 방지법 대표발의를 설명하는 글에서 보고서를 근거 자료로 삼고 있다. 보고서의 사회적 영향력에 관해선? 

가짜 뉴스로 인해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니, ‘사회적인 시그널’을 내려는 입장에서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 사회적인 시그널?

가짜 뉴스가 초래하는 사회적 신뢰의 저하 등을 고려해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보호하되 팩트체크 등의 방법으로 사전적으로 가짜 뉴스를 차단하고,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적인 시그널.

– “30조 원”이라는 수치가 개인적으로는 꽤나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실제로 가짜 뉴스의 비중은 0.1%일도 있고, 그 반대로 10%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 보고서를 인용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이익)에 따라 인용할 텐데. 

인용하시는 분이 어떻게 인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1%라면 경제적 비용이 얼마나 될 지를 ‘추정’한 것이지, 그 1%나 30조 원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아니다.

– 연구원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리고 해당 보고서 결과를 인용할 다양한 이해집단의 오남용에 관한 연구원 측의 예견 가능을 생각하면, 책임의 차원에서 이번 보고서는 아쉬움이 크다. 

가짜뉴스를 통해서 대통령이 바뀌었다면, 우리가 추정한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나.

구체적인 비용, 수치를 쓰는 것은 연구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비용을 추정하는 것도 내부에서 상당히 고려한다. 고려하기는 하지만, 우리도 가정을 통해서 추산을 하다보니까 그 중간(‘1%’)에서 고려했다.

 

[안호영 의원실 이수남 보좌관 일문일답]

–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하는 블로그 게시물을 보면,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30조 원’이라는 수치 근거가 “만약”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사실을 알고 있나. 이런 보고서를 법안의 (논리적) 근거로 여기는 건지. 

보고서를 ‘근거’로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에 대한 판단은, 맞다고 보는 분도 있고, 아니라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 나는 나름으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판단이 다를 수 있는 문제다.

법안은 그 ‘보고서’를 근거로 한 게 아니고, 법안 발의가 끝난 상태에서 이에 관한 보도자료를 준비하는 시기에 참고 자료가 뭐 없을까 하던 차에 발견한 보고서고, 독자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단순하게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

– 설명을 돕기 위한 단순한 인용에 불과하다?

그렇다. 안호영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당에서 법률위원장, 법률지원단장을 하셨고, 그 과정에서 경선 주자와 문 후보에 대한 가짜 뉴스가 사회 문제화했다. 가짜 뉴스가 이렇게 많이 생산되고, 미국 대선 등도 고려했을 때, 또 우리나라에선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했다. 그래서 입법조사처와 함께 논의했고, 단기 대응과 중장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거다.

입법발의 때까지 해당 ‘보고서’를 참고한 바는 없다.

(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해당 보고서를 살펴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용한 것이 ‘근거’로 삼는 것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는 알 길 없지만, 굳이 다시 질문하지는 않았다. – 필자)

– 기존 공직선거법에 허위사실유포죄나 후보자비방죄가 있고,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정보통신망법 등에 관련 규제가 이미 존재한다. 정의 실현이나 피해자 구제도 중요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다양한 헌법상 기본권도 중요하지 않나. 이들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이번 법안은 과잉입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아시다시피 현재는 뉴스의 확산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그래서 피해의 확산 속도도 빠르다. 기존법들로는 이 피해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련한 법이다.

 

1. 보도자료용으로 배포된 안호영 의원의 블로그 게시물은 위 보고서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인 양 인용한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7.11.)

수, 2017/07/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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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가짜뉴스 방지법 입법 시도를 비판한다

 

정치권에서 새로운 법을 도입하여 소위 “가짜뉴스”를 단죄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에 이어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이 4월 23일 가짜뉴스 유통을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5월 30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를 감시하는 책임을 지우는 정보통신망법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정보가 거짓이거나 부정확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지우거나 그 정보를 매개하는 포털 등에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모든 법안은 위헌이라고 보며 이와 같은 일련의 입법 시도에 반대한다.

 

가짜뉴스 처벌법은 위헌인 허위사실 유포죄의 부활에 다름 없어

주호영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의 사실 또는 왜곡된 사실을 포함하는 내용의 정보” 또는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정보를 유통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는 그 정보가 발생시키는 해악이 명확할 때만 규제될 수 있으며 그 정보가 허위란 이유만으로 금지대상이 될 수 없음은 이미 우리 헌법재판소가 명백히 천명한 바 있다. 허위 통신한 자를 처벌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의 위헌 결정이 그것이다(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 이 위헌 결정이 있기 전까지 허위사실 유포죄는 소위 “미네르바” 사건과 같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제기된 이견과 의혹을 단죄하는 칼로 사용되었다.

 

인터넷 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 지우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안호영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가짜뉴스를 즉시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사업자가 “가짜뉴스가 게재되어 있을 경우 지체없이 그 내용을 삭제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사업자에게 가짜뉴스를 찾아내 선제적으로 삭제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의무는 사업자에게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오는 모든 정보를 감시하도록 만드는 ‘일반적 감시의무(general monitoring obligation)’에 해당하며, 일반적 감시의무의 부과는 국제적 기준에 반한다. 모든 정보가 사업자의 사후적 허락을 받아 게시되는 결과가 되어버려 힘없는 개인도 자유롭게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존재의의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EU FTA의 기반이 된 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지침(Directive 2000/31/EC)은 모든 불법정보(저작권 침해 정보, 음란 정보, 아동 포르노물)에 대한 일반적 감시의무를 금지하고 있다. 오픈넷이 함께 참여하여 제정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도 정보매개자에게 적극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개정안은 오픈넷이 신랄하게 비판한 김관영 의원의 ‘가짜뉴스 청소법’보다도 훨씬 더 악법이다. 김관영 의원안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제도를 활용하여, 최소한 권리자의 삭제 요청이 전제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안호영 의원안은 권리자의 요청이나 사업자의 가짜뉴스 유통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삭제하라고 명령하고 있어 자기책임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도 반한다.

게다가 “가짜뉴스”를 “언론보도의 양식을 띤 정보 또는 사실 검증이라는 저널리즘의 기능이 배제된 가운데 검증된 사실로 포장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언론”, “검증”, “저널리즘” 등의 모호한 개념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또한 언론 전문 기관이 아닌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는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거액의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의심스러운 글은 무조건 삭제하게 될 수밖에 없다.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 검열권 부여하는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

안호영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만으로는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가짜뉴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라며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정보화를 추진할 때 “거짓 또는 왜곡된 정보의 유통 방지”와 관련한 시책을 만들 책무를 지우고 있다.

하지만 “거짓 또는 왜곡된 정보의 유통 방지”에 관한 시책 마련 의무는 필연적으로 국가기관이 정보화 추진 때 가짜뉴스 심의나 필터링 같은 검열 장치를 추가하도록 강제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와 같이 위헌적인 행정검열 제도의 신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 검열권을 부여하는 것은 이용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이용자를 우매한 대중으로 보고 국가가 걸러준 정보만을 보게 하려는 반민주적 행위이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의 사회적 피해

안호영 의원의 개정안들은 ‘제안이유’에서 “거짓 정보와 거짓 뉴스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 등으로 표현하며 그 위험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여기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가짜뉴스의 피해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고 다만 그럴 것이라는 추정 및 예단만이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내며 함께 발표한 안 의원의 블로그 홍보글은 한 경제연구소의 추정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짜뉴스 방지법은 인터넷을 고사시킬 것

온라인 정보 검열 도구가 이미 여럿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발의된 가짜뉴스 방지법들이 하나라도 입법된다면,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다양성 등을 기본으로 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한 매체(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 등)”인 인터넷은 그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입법을 동원한 가짜뉴스 규제에 한 목소리로 반대해왔다. 정치인들은 가짜뉴스 방지란 미명하에 인터넷을 고사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2017년 7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화, 2017/07/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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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권리와 잊힐 권리

현재 우리는 ‘정보 공유를 통한 해방’ 운동과 ‘정보 통제를 통한 존엄성 보호’ 운동이 여러 지점에서 충돌하는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

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정보는 누군가에게 해방의 도구로 인식된다. 누군가에게는 위협의 원인으로서 통제 대상으로도 인식된다. 정보의 공유나 검색은 그 자체가 표현의 자유에서 ‘표현’에 해당되는 행위이며 알권리의 행사이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시장경제를 영위한다. 정부, 기업, 일부 범죄자들에게 우리 삶이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이들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평등한 세상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내 의사에 반해 정부나 기업 또는 타인이 나에 대한 정보 등을 취득하거나 유통시킬 때 혹자들은 그것만으로도 사생활을 침해당한다고 느낀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통해 정부나 기업이 우리에 대해 정보를 축적하지 못하도록 막아서 사생활을 지키고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보장받으려 한다.

2017년 현재 우리는 ‘정보 공유를 통한 해방’ 운동과 ‘정보 통제를 통한 존엄성 보호’ 운동이 여러 지점에서 충돌하는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

잊힐 권리가 대표적이다. 유럽에서는 허위도 아니고 은밀하지도 않고 합법적으로 온·오프라인에 공개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검색에서 배제하자는 법제화 운동이 일고 있다. 정보 통제를 통한 존엄성 보호 운동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정보 공유를 억제하는 측면도 있다. 그래서 투명 사회를 통한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에 아직도 목말라 있는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인권운동가들은 유럽발 법제화 운동에 분노한다. 비식별화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인류와 사회에 대한 더욱 정확하고 심오한 통찰을 할 수 있게 한다. 자원 분배와 분쟁 해결을 더욱 정의롭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한다. 다른 한편 개인에 대한 은밀한 금융·보건 등의 정보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준다. 인권운동가들은 ‘디지털 팬옵티콘’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안티-빅데이터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국가 간 정보 이동과 정보 국지화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전 세계에 널리 펼쳐진 인터넷망에 각종 정보와 전산 자원을 보관하는 클라우드는 자국 정부의 검열과 감시를 피해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해방적 도구이다. 재스민 혁명을 떠올려도 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SNS 감시 검열 사례가 발견될 때마다 이루어지는 ‘사이버 망명’을 떠올려보라. 또 중국이 자국민에 대한 감시 검열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민이 이용하는 온라인 서비스는 모두 자국 내에 서버를 둘 것을 요구하는 광경을 보라. 그 정보에 거론된 사람들 처지에서는 자신에 대한 정보가 물리적으로 어디에 존재하는지, 법적으로 어느 국가의 지배력 아래 놓여 있는지 모른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패 가름할 척도

우리는 ‘정보 공유를 통한 해방’과 ‘정보 통제를 통한 존엄성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성패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패를 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여러 가지 실험을 거쳐왔고 인류 역사는 반드시 점진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는 사유재산을 통해 획득하게 되는 잉여 생산력이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해 개인들 사이의 착취로 귀결되는 과정을 차단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불평등이나 착취를 완화하려는 중용적인 시도를 포기하고 과감하게 사유재산 자체를 폐지했다. 결국 동료에 의한 착취를 막기 위해 국가에 의한 착취를 제도화하는 패착을 반복했다. 또 자본주의와의 체제 대결에 동반된 살육과 파괴를 거듭 감수한 끝에야 포기되었다.

정보를 둘러싼 논의도 중용의 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은밀한 정보를 마음대로 이용해도 좋다는 자세는 배격되어야 한다. “기업 좋은 일”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정보기술을 통해 민주주의와 정의를 일상화하고 산업화하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필자는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통해 우리가 보호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살펴봄으로써 중용의 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위 글은 시사IN(제528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7.11.03.)

월, 2017/11/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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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단속을 명분으로 한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권 침해를 우려한다.

 

지난 5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은 공동으로 ‘불법유통 해외사이트 집중 단속’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는 불법 해외사이트에 대한 집중 단속 및 처벌, 저작권 캠페인 실시 및 확산, 저작권법 개정, 불법 해외사이트의 접속차단 실효성 강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계획안은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감시를 강화하는 등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 이에 정부 계획안에 대한 시민사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표현의 자유 침해하는 해외 사이트 접속 차단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이트 접속 차단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없이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만으로 차단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 또한 불법복제물 링크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단속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에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대안으로 상임위를 통과하여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다. 그러나 이 대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많은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시민사회는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1]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교문위 대안은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휩싸여 결국 폐기된 SOPA(Stop Online Piracy Act), PIPA(Protect IP Act) 법안보다 더 강력한 것인데, 저작권 침해물뿐만 아니라 침해물과 관련된 정보까지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법적 판단도 없이 침해 관련 정보를 게시한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문체부 장관과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검열로서 이용자의 정보접근권과 표현의 자유 등 정보기본권을 중대하게 위협한다. 특히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원래 저작권자 단체들이 만든 사조직인 저작권보호센터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도록 2016년에 법정화한 것으로, 보호원에게 사이트 접속 차단 권한을 주면 저작물의 보호와 이용의 균형을 추구해야 하는 저작권 제도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

인터넷 상의 링크를 규제하겠다는 발상도 위험하다. 링크는 인터넷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능인데, 이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인터넷의 연결성, 역동성,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들이 다양한 맥락에서 링크를 할 수 있는 바 링크에 대한 규제는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위협한다.

 

저작권 단속을 명분으로 한 이용자 감시 우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외 사이트 접속 차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DNS 차단방식을 적용하고 SNI(Server Name Indication) 필드 차단방식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DNS 차단방식은 이미 문화체육관광부도 보도자료에서 인정한 것처럼 ‘과차단’의 위험이 있다. 불법 여부를 막론하고 특정 도메인 하의 모든 콘텐츠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제한적으로 시행’한다고 하지만, 합법적인 콘텐츠까지 차단될 위험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보안 프로토콜(https)을 사용하는 사이트 차단을 위한 SNI 필드 차단방식의 개발은 더욱 위험하다. 암호화되지 않은 SNI 필드는 일종의 보안 허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보안 허점을 정부 규제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보안 프로토콜은 저작권 침해 등 불법적 목적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외부의 감시나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도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보안허점을 해결하기 위한 패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효성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다. 보안 프로토콜이 일부 불법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이 된다고 하여 이용자의 보안 프로토콜 이용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것인가. 저작권 보호를 명분으로 이용자에 대한 감시 수단을 개발하고자 하는가. SNI 필드를 통한 차단을 위해서는 패킷의 콘텐츠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이는 불법 감청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개발된다면, 향후 언제라도 비단 불법 사이트 차단 목적으로만 활용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불법 저작물 단속이라는 명분이 모든 수단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민의 인권 보장을 표방하고 있는 정부라면, 저작권 단속 과정에서 또 다른 기본권 침해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1] 4차 산업혁명이라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내놓은 정부와 국회

 

2018년 5월 16일

사단법인 오픈넷, 정보공유연대 IPLeft, 진보네트워크센터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8/05/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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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소통 원천 봉쇄하는 김관영 의원 발의 ‘가짜 뉴스 청소법’

가짜 뉴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에 불지르자니

악법 임시조치 활용한 졸속 입법으로 표현의 자유 근본적 침해

 

가짜 뉴스를 빌미로 하여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4월 11일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가짜 뉴스를 인터넷에 유통시키지 못하게 하고 △일방적인 요청만으로 삭제나 임시조치를 가능케 하며 △인터넷사업자가 가짜 뉴스를 삭제하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얼마 전 가짜 뉴스에 대응하겠다며 장제원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준열히 비판한 바 있다. 위 개정안은 이보다 더 위험한 입법으로, 가짜 뉴스에 대한 몰이해를 반영하고 있으며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이용자가 정보통신망에서 유통시키지 않아야 할 정보(제44조 제1항)로 “명예훼손” 정보에 더하여 “거짓의 사실을 언론보도의 형식으로 제공해 이용자들이 오인하게 하는 정보”로 확장시켰다. 겉으로는 가짜 뉴스를 규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짜 뉴스가 아닌 많은 정보들이 함께 금지되게 된다. 예컨대 풍자나 비판을 목적으로 하여 제작되는 뉴스나 만우절에 흔히 볼 수 있는 흥미 위주의 기사들이 모두 금지된다. 정보는 그 정보가 발생시키는 해악이 명확할 때만 규제될 수 있으며 그 정보가 허위란 이유만으로 금지대상이 될 수 없음은 이미 우리 헌법재판소가 천명한 바 있다(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 가짜 뉴스가 문제로 떠오른 이래 많은 전문가들이 가짜 뉴스를 규제함에 있어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규정을 엄밀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그 같은 경고를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임시조치에 제재조항까지 신설해 표현 자유 원천 봉쇄

가짜 뉴스를 청소하겠다면서 그 방식을 악명 높은 임시조치에 기대고 있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문제의 개정안은 ‘거짓 정보로 권리를 침해받은 사람’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인터넷 사업자는 이러한 요청을 받으면 즉시 삭제하거나 임시조치해야 한다. 바로, 한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터넷 표현물을 없애주는 임시조치 규정(제44조의2)을 가짜 뉴스 대응책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조항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침해하는가는 새삼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대선 후보들이 모두 이 조항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폐지나 개선을 약속했을 정도다. 여전히 살아 남아서 국민의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이 조항을 활용하여 광범위하게 설정한 가짜 뉴스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인터넷 공간에 자의적으로 가두고 처벌하는 감옥을 하나 더 세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당 개정안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과태료 부과를 규정한 것은 또 다른 독소 조항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임시조치 제도에 대한 제재 조항은 없었다. 포털 등 사업자들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요청만 있으면 즉시 삭제나 임시조치를 취하여 왔지만, 적어도 법적으로는 나름의 판단을 적용하여 과도하거나 악의적인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개정안은 임시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자에게 제재를 가함으로써 국민의 정당한 의사 표현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길을 더욱 보장한 꼴이 되었다.

개정안이 현실화된다면 서비스 사업자들은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방적인 요청만 있으면 인터넷 표현물을 무조건 삭제할 것이다. 게다가 관련 판례들은 삭제된 게시물에 대해 사업자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거듭 판시하고 있어, 국민들은 부당하게 삭제를 당하더라도 다툴 수도 없다. 이제 국민은 부패한 정치인에 대한 비판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에 대한 비판도 정당하게 표현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일견 가짜 뉴스가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자는 것은 어리석은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선거용으로 만든 족쇄, 악영향은 영구적

가짜 뉴스와 관련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흔히 드는 사례가 독일의 새 법안이다. 독일에서는 가짜 뉴스 생산자를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하고 SNS 사업자를 비롯한 유통자에 5천만 유로(한화 약 61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독일의 상황과 해당 법안에 대해 무지한 데에서 나온 견강부회에 지나지 않는다. 독일의 입법안이 목표하는 것은 가짜 뉴스 처벌이 아니라 증오 발언과 명예훼손 발언이다. 가짜 뉴스는 흔히 증오, 혐오의 내용을 담게 되고 명예훼손을 유발하게 되므로 그러한 혐의를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증오 발언을 엄하게 처벌하는 독일의 전통 위에 있을 뿐,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게다가 해당 법안은 메르켈 총리의 내각에서 입안만 되었을 뿐, 아직 통과되지도 않았다.

김관영 의원의 개정안을 살펴보면 이와 같이 그 모든 내용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듯, 가짜 뉴스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고 또 그 폐해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도 없다. 가짜 뉴스가 실제로 해악을 발생시킨다면 새로 입법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존재하는 법으로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이미 충분히 억눌려 있다. 선거는 한번 하고 나면 끝이지만 국민의 자유권은 지속되는 문제다. 단지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문제를 과장하고 피해를 단정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려는 새로운 시도들은 중지되어야 마땅하다.

 

2017년 4월 2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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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4/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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