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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선관위의 인터넷게시물 삭제 내역 보고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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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선관위의 인터넷게시물 삭제 내역 보고서” 발표

익명 (미확인) | 화, 2016/10/04- 13:27

“선관위의 인터넷게시물 삭제 내역 보고서” 발표

20대 총선 앞두고 각급 선관위, 인터넷게시물 17,101개 단속
여론조사 언급 및 후보자 비판글 과도하게 삭제, 표현의 자유 침해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억압하는 선거법 개정 필요성 확인돼 

 

1. 취지와 목적

 

- 참여연대는 각급 선관위가 공개한 ‘20대 총선 선거관리위원회의 정보 삭제 요청’ 내역을 조사하였음. 선관위가 단속한 인터넷게시물 삭제 사유는 무엇인지, 실제 게시물의 내용이 선거법 위반에 이르는지, 선관위의 조치가 타당한지 등을 분석하였음. 

-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의 유권자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지, 선관위의 온라인 단속이 과도하지는 않은지 확인하고자 하였음. 

 

 

2. 개요

 

- 참여연대는 각급 선관위가 삭제 요청한 자료 17,101건 가운데 중앙선관위·서울시선관위·인천시선관위가 삭제 요청한 4,050건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삭제 사유는 △여론조사 결과공표 금지(45.20%), △허위사실 공표(27.04%), △후보자비방(17.63%), △선거운동기간 위반(5.46%) 등이었으며, 게시된 웹사이트 장소는 △포털사이트 다음이 992건으로 가장 많았고, △트위터(699건), △네이버(451건), △일간베스트(392건), △MLBPARK(263건), △페이스북(235건) 순이었음. 

- 단속 대상이 된 인터넷게시물은 주로 △여론조사 결과 단순 인용, △시민 참여형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후보자에 대한 풍자 및 비판적 내용 게시,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 △투개표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 등이었음.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만 해도 삭제하거나 후보자 자질검증, 비판적인 글을 포괄적으로 단속한 것은 유권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후보에 대한 정보 차단이라는 면에서도 문제임. 

- 선관위의 단속 사례를 살펴본 결과, 20대 총선 시기 선관위는 과도하고 광범위하게 선거법을 적용하고 단속했으며 이는 명백한 표현의 자유 제약이자 알 권리 침해임. 또한 특정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삭제된 것을 볼 때, 선관위는 후보자가 삭제 요청한 게시물에 대해서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단속한 것으로 보임. 후보자 자질 검증과 유권자의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삭제하고,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하는 선거법 전면개정 논의가 필요함
 

 

 

>> 이슈리포트 원문 보기

 

 

 

 

 

#1.

선거 시기 유권자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① 여론조사 기사를 스크랩한다.

② 후보자 풍자 만화를 올린다.

③ 댓글로 후보자 자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④ 트위터로 온라인 인기투표를 해본다.

 

#2. 

2012년부터 온라인 선거운동이 허용된 줄 알았는데? 

그러나, 선거기간 나도 모르게 조용히 삭제되는 게시물.

 

 

#3. 

20대 총선, 전국 선관위가 삭제한 인터넷게시물 무려 17,101건.

중앙·서울·인천선관위가 삭제한 4,050건을 살펴보니,  

여론조사 인용해서 삭제(46.20%), △허위사실 게시해 삭제(27.04%) , △후보자비방죄로 삭제(17.63%), △선거당일에 선거운동해 삭제(5.46%)순이었습니다.

 

#4.

선거 시기 유권자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
모두 "삭제" 되었습니다.

 

 

#5.

A후보 지지율이 더 높다던데? 언급만으로 삭제

A후보가 좋아, B후보가 좋아? 물어봐도 삭제

풍자 만화와 비판 댓글은 '비방'이라는 애매한 기준으로 삭제 

 

#6. 

온라인 표현의 자유, 이대로 괜찮을까요?

자유롭게 말하고 다양한 비판이 가능해야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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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박지를 땐 대통령이지만 욕먹을 땐 개인이란다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만일 내가 어떤 사람을 비판 혹은 비난하기 위해 인터넷에다 “개OO 같은 아무개 개XX의 만행”, “진짜 개OO 걸X 같은 년”이라는 글을 썼다고 치자.

한국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모욕죄란 이름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 글의 대상이 된 아무개 씨는 나를 모욕 혐의로 고소할 수 있고, 나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심평원을 욕한 의사

그런데 비슷한 내용을 쓴 한 의사는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슨 비결이 있었던 것일까? 의사라서 봐줬나?

개업의인 ㄱ씨는 2013년 1월의 어느 날, 자신의 블로그에다 위와 같이 누군가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글을 썼다. 그 ‘누군가’란 공공 업무를 수행하는 수많은 국가기관 중 하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었다.

심평원

이에 앞서 ㄱ씨는 급성기관지염으로 병원을 찾아온 환자에게 항생제 치료를 하였다. 이 치료비를 의료보험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평원은 금액을 삭감했다. 정당하게 치료한 치료비가 삭감되었다고 생각한 ㄱ씨는 심평원에 항의했다. 심평원으로부터는 조정평가위원회 결정에 따른 조처라는 무성의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이미 치료가 끝난 사안에 대해 보험 처리가 되지 않으면, 의사가 그 비용을 그대로 뒤집어써야 한다. 화가 난 ㄱ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위와 같은 단어를 써서 심평원을 비난했다.

 

욕설 의사가 무죄인 이유  

심평원은 ㄱ씨를 모욕죄로 고소했고, 이에 대해 2013년 11월 열린 1심 재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이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2014년 5월의 2심 재판에서도 ㄱ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 판결 재판 판사 법원

 

그런데 1심과 2심은 똑같이 ㄱ씨의 행위를 무죄로 보았지만, 그 이유에서는 미묘한 차이가 났다. 1심의 경우는 글이 쓰인 맥락을 고려하며 게재 동기나 전체적인 배경에서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피고인이 글을 게시하게 된 동기나 경위 및 배경 등에 비추어 보면 … 자신의 판단 및 의견을 제시하면서 그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고 그 비중이 크지 아니하며, 이러한 표현은 위 게시물의 게재 동기나 게시물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것으로 보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보이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2심은 1심과는 달리, 문제의 표현이 매우 저속하여 부적절하므로, 이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똑같이 무죄라는 결론에 이른 것은 또 다른 점 때문이었다. 즉, 모욕적 표현의 대상이 개인이 아니라 국가기관이라는 것이었다.

“피고인이 게시한 글은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에 관한 비판이 주목적인 것으로 보이고 특정 개인을 겨냥하고 있지는 않은데, 이와 같은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어서 국가기관 그 자체는 형법상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검찰은 다시 상고하였으나, 2016년 3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인정하고 상고를 기각하였고ㄱ씨는 무죄가 확정되었다.

 

“국가기관은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대법원의 심평원 판결은 공공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기관이 그 업무와 관련하여 모욕죄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천명한 것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사실 모욕죄와 비슷하면서 그보다 형량이 더 큰 명예훼손죄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법원 판결이 이미 내려져 있어, 이것은 똑같은 민주적 원칙을 다시금 천명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2011년 9월, 대법원은 광우병 논란을 다룬 PD수첩에 대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외교통상부 정책관이 낸 명예훼손 소송 판결에서,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국가기관은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2008년 4월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방송을 진행했던 송일준 PD ⓒ MBC

2008년 4월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방송을 진행했던 송일준 PD ⓒ MBC

“특히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이를 주요 임무로 하는 언론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으므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 또는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언론보도로 인하여 그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에 관여한 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더라도, 그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그 보도로 인하여 곧바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다.

국가기관은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조직 목적이다. 또 그들이 하는 일은 국민 전체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국가기관과 공직자를 국민이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국민 이외에는 ‘절대 존엄’이 존재하지 않는 민주 국가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 감시와 비판 과정에서 표현이 좀 과하거나 공직자 개인의 사회적 평가가 좀 떨어지게 되더라도 모욕이나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고, 그런 걸 빌미로 해서 언론, 더 나아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이자 대법원의 판단이다.

심평원 판결과 PD수첩 판결을 대법원의 말을 빌어 간추린다면, “국가기관 그 자체는 형법상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으며, 또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국민 상대로 질 싸움을 거는 정부와 공직자

국가기관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의 대상이 되든 말든, 국가기관과 공직자들은 국민을 상대로 하여 꾸준히 명예훼손과 모욕 소송을 걸어왔다. 죄가 없는 것으로 판정될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때로는 이들의 명예를 끔찍하게 염려해주는 어용 단체가 대역을 맡기도 했고, 때로는 역시 이들의 명예를 끔찍하게 염려해주는 수사기관이 달려들기도 했다.

악역을 누가 맡든, 결과는 비슷했다. 참여연대가 201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정부나 공직자가 제기한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 소송은 모두 30건이나 됐다. 청와대 홍보수석, 서울시장, 문화부장관, 경찰, 검찰, 국세청, 국가정보원 등 우리나라에서 힘깨나 쓴다고 하는 기관과 공직자들이 줄줄이 원고로 나섰다. 국정원은 민·형사를 통틀어 6번이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런데도 이들로부터 고소되고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국민 절대다수는 무혐의 처리되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실제로 죄가 있는 것으로 판정된 것은 한두 건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을 상대로 '너 고소' 남발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공직자

국민을 상대로 ‘너 고소’ 남발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공직자

질 것을 알면서도 싸우는 것은 바보다. 혹은 황산벌의 백제군처럼 장렬한 최후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질 때 지더라도 얻을 게 있다고 간교하게 계산하는 자들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을 상대로 하여 질 싸움을 거는 한국 정부와 공직자들이 이 셋 중 어디에 속하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러한 행위를 놓고 ‘국가권력의 명예훼손죄 기소 남용 방지와 제도 개선 방안’ 같은 토론회를 여는 사람들의 견해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 토론회에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러한 기소 및 소송 제기는) 국민의 공적 발언 자제나 여론 형성의 위축만을 초래할 뿐 아무런 법적 이익이 없다는 점에서 ‘국민 입막음 소송’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이 바보거나 장렬한 최후를 맞을 준비가 된 자들이 아니라면, 국민에게 겁을 주고 송사로 괴롭혀서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게 하고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는 간교한 술수를 벌이는 자들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소송 쇼쇼쇼

괘씸한 국민에게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를 덧씌우는 소송 쇼는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도 계속된다. 2015년 7월 참여연대가 정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작 이래 그때까지 국민이 정부나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했다는 이유로 민·형사 소송을 당한 경우는 22건에 달했다. 형사 소송이 18건, 민사 소송이 4건이었다. 형사 사건 중 4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였다. 실컷 조롱 대상이 됐던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에도 대통령 명예훼손 소송은 한 차례에 지나지 않았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공직자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공직자이다. 이들은 권력구조의 핵심을 구성하는 이들로서, 각 개인이 사실상 국가기관이나 마찬가지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국가기관이나 공직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한 비판은 비록 좀 과도하더라도 민주 사회에서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명예훼손이나 모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대법원 판례다. 그런데도 죽어라 명예를 지키겠다고 국민을 상대로 소송한다.

2014년 9월 16일 제40회 국무회의 모습 (출처: 청와대) http://www1.president.go.kr/news/media/photo.php?srh%5Bpage%5D=74&srh%5Bview_mode%5D=detail&srh%5Bseq%5D=7260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직접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발언한
2014년 9월 16일 제40회 국무회의 모습 (출처: 청와대)

어떤 대통령도 모든 국민을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 불만족한 국민은 비판도 하고 비난도 하고 욕도 하게 마련이다. 국민의 욕을 먹는 게 불명예라서 참기 어려운 생각이 든다면, 민주공화국이라는 국가 체제와 자신의 정체성이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욕먹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 소송으로 국민을 괴롭힐 게 아니라, 대통령을 안 하면 된다. 욕먹을 것 먹고 비판받을 것 받아가면서 당당하게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 쌔고 쌨을 것이다.

민주 국가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대통령의 명예훼손 소송 폭주는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더라도 소송을 제기한 쪽의 재갈 물리기는 톡톡히 효과를 거두는 셈인데, 심지어 어이없게도 일부 판사는 이전 판례를 무시하고 그런 폭주에 부채질을 해주고 있다.

 

법원의 창조적 발상: 공인 박근혜 vs. 사인 박근혜

1. 환경운동가 박성수 씨 사건

환경운동가 박성수 씨는 2015년 봄에,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페이스북에 그런 내용을 올렸다가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그해 12월 열린 1심 결심 재판에서 대구지방법원 재판부는 1) 대통령은 그 자체로 헌법기관이고 따라서 그 직무 수행에 대한 비판이 명예훼손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2) 대통령의 정체성을 헌법기관의 그것과 개인의 그것으로 구분하여, 박씨의 비판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공격이므로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는 기발한 판단을 하였다.

마치 박씨가 개인적으로 원한이 있어서 다른 박씨의 (공공 이슈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적 일을 물고 늘어져 명예훼손을 범한 것처럼 말이다. 박 씨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 중이다.

2. 부산 ㄴ씨 전단지 사건 

얼마 전인 6월 23일, 부산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배포하여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ㄴ씨에 대해 부산지방법원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유는 ㄴ씨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빙자하여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공직자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각종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 같지만, 문제가 된 것은 전단지 내용에 포함된 “청와대 비선 실세 + 염문설의 주인공 정 모 씨에 대한 의혹 감추기” 단 한 줄이었다. 이것이 대통령이 아니라 사인(私人) 박근혜의 명예를 침해하였다는 것이다.

3. 정신 장애인 ㄷ씨 사건 

또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비방 글을 인터넷에 올린’ ㄷ씨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ㄷ씨가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판결문에서 “정신감정 결과 최씨는 피해망상, 충동조절능력 저하 등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라고 한 것이다.

그럼에도 “심신미약 상태였다 할지라도 글을 올려 사회적 오해와 혼란을 빚은 점을 비춰볼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라고 주장했다. 심신미약 상태면 강도, 강간, 살인 같은 흉악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감형하는 게 법원의 태도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방하면 심신미약이든 아니든 정신 장애인조차 가차 없이 처벌하겠다는 셈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본 한국, “성질 잘 내는 대통령” 

국민이 비판하는 공직자의 모습에서 순수한 사인을 추출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함에도(국민이 왜 비판을 하고 비난을 하고 비방을 하겠는가), 그런 억지를 들이밀어 국민을 기소하고 처벌하는 나라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것은 자유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주권자로 살아가는 5천만 국민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는 꼴이 아닌가.

우리는 대통령 개인의 명예가 5천만 국민이 누려야 할 민주적 기본권보다 중요한 것인가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의 한 실마리는, 노무현 재임 때 31위까지 올라갔던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가 이명박 때 40위권으로 떨어지고 박근혜 시기에 들어와서 50  57 → 60 → 70위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양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펴낸 2016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리포트에서 한국 항목의 제목은“irascible presidency(성질 잘 내는 대통령)”이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 박근혜

‘국경 없는 기자회’ 한국 항목 제목은 “성질 잘 내는 대통령”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2016.06.30.)

목, 2016/06/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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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아홉 번째 판례 : 아동포르노 사건1) -*

 

글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이 아동포르노 사건은 형사사건으로서 피고인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 사이트에 회원가입하여 여학생이 교복을 입고 성교하는 행위의 동영상 파일 ‘△△ school girl.××’을 공유(업로드)하여 다른 회원들에게 전시‧배포하였다는 이유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이라 한다) 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을 금지하는 규정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그런데 제1심2)과 제2심3)에서는 피고인에 대해서 유죄선고를 내렸다. 이 사건의 경우 여학생이 교복을 입고 성교하는 행위의 동영상이 아청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지가 문제가 되었는데, 제1심과 제2심에서는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원래 2000. 2. 3. 법률 제6261호로 제정되고 2000. 7. 1.부터 시행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포르노(child pornography)에 해당하는 청소년이용음란물 규제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청소년이 등장하여 청소년과의 성교행위, 청소년과의 구강·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청소년의 수치심을 야기시키는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 등을 노골적으로 노출하여 음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한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밑줄 필자 강조)으로 정의내렸다(제2조 제3호). 따라서 이 당시의 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는 실사 영상물만을 의미하였다. 그리고 이 규정 및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을 형사처벌하고 있던 동 법 제8조 제1항에 대해서 헌법재판소는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4)

그리고 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개정되고 2012. 8. 5.부터 시행된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해 정의내리면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라는 부분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밑줄 필자 강조)라는 문구로 개정하게 된다. 이 아동포르노사건에 적용된 조항은 바로 이 법률규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다루고 있는 대법원의 아동포르노사건 이후인 2015년 6월 25일 이 법률규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죄형법정주의상의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합헌결정을 내렸다.5) 따라서 여기서 다루고 있는 대법원의 아동포르노사건에서의 쟁점은 바로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한편 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개정되고 2013. 6. 19.부터 시행된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해 정의내리면서,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라는 부분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밑줄 필자 강조)라는 문구로 개정하면서 ‘명백하게’라는 용어를 삽입하게 되고, 이러한 내용이 현재의 아청법에까지 그대로 계속 유지되게 된다.

이러한 개정과정을 거치면서 특히 논란이 된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사건에서처럼 성인이 여학생인 양 교복을 입고 성교하는 행위의 동영상이 과연 아청법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즉 아동포르노에 해당하는지 여부이고, 이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 하급심들에서는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판결들이 존재해 왔던 것이다.

 

2.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먼저 대법원은 아청법의 관련 규정 및 입법취지 등을 앞에서 본 형벌법규의 해석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아청법 제2조 제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아동․ 청소년’과 대등한 개념으로서 그와 동일한 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며, 따라서 해당 음란물의 내용과 함께 등장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 상태, 영상물의 출처 및 제작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할 때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 동영상의 파일명은 ‘△△ school girl.××’이고, 이 사건 동영상 중 일부를 캡처한 사진들에는 교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있는 모습 등이 나타나 있으나, 다른 한편 위 사진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등에 비추어 위 여성을 아청법에서 정한 아동ㆍ청소년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동영상에 명백하게 아동ㆍ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동영상을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아청법에서 정한 ‘아동ㆍ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에 관하여 앞서 본 법리와 다른 전제 아래, 이 사건 동영상이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고 지적함과 동시에,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아청법에서의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에 대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하여 다시 심리케 하였다.

 

3. 사건의 의의

현행 아청법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소위 ‘아동포르노’)에 관한 개념정의에 비추어 본다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는 아동이 실제로 출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성인이 학생인 양 교복을 입은 상태로 출연하는 실사 영상물이나 애니메이션 등도 포함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비록 구 아청법 규정에 대한 해석이기는 하지만, 현행 아청법이 금지하는 아동포르노의 여부 및 범위와 관련하여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행 아청법이 채택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즉 아동포르노 규제제도 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청법 제2조 제5호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관한 개념 정의이다. 즉 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개념정의를 내리면서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라는 문구를 사용함으로서, 소위 ‘가상아동포르노’ 혹은 ‘아동‧청소년연상음란물(아동이나 청소년으로 연상되는 사람이 출연하는 포르노)’도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마치 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과 같이 가상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표현물’이고, 나머지 하나는 ‘외양은 청소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인인 사람을 출연시켜서 이용자로 하여금 청소년으로 오인하게 만든 표현물’이다. 현행 아청법 제2조 제5호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들 표현물들이 과연 현행 아청법 제2조 제5호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대법원의 아동포르노사건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의의를 가지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동포르노를 의미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제작 자체도 금지되는 불법콘텐츠로서, 그에 대한 규제는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 왜냐하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학대 내지 성적 착취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법콘텐츠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일반음란물과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그 보호법익이 다르다. 즉 일반음란물죄의 보호법익이 ‘건전한 성풍속의 보호’에 있다고 한다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죄의 보호법익은 ‘성적 학대 내지 성적 착취로부터의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있다.

위와 같이 아동포르노 규제의 목적을 염두에 둔다면, 실제로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마치 아동이나 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실사 영상물 또는 아동이나 청소년이 성적 행위에 관여하는 것을 묘사하는 애니메이션 등의 표현물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포섭범위에 포함시켜, 일반 음란물죄의 경우보다 가중처벌하는 것이 타당한가의 문제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특히 ‘만화, 애니메이션 등과 같이 가상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표현물’ 및 ‘외양은 청소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인인 사람을 출연시켜서 이용자로 하여금 청소년으로 오인하게 만든 표현물’을 의미하는 가상아동포르노를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포섭범위에 포함시켜 규제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헌법적 쟁점을 안고 있다.

첫째, 가상아동포르노와 ‘성적 학대 내지 성적 착취로부터의 아동‧청소년보호’라는 보호법익은 상호간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가상아동포르노에는 아동 내지 청소년이 실제로 출연하거나 등장하지 않아서, 아동 내지 청소년에 대한 직접적인 성적 학대 내지 성적 착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아동포르노의 경우에는 출연한 아동 또는 출연하였다고 간주할 수 있는 아동이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실존아동과 관련없는 가상아동포르노의 경우에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상아동포르노 규제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가상아동포르노까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포함시킬 경우에는, ‘성적 학대 내지 성적 착취로부터의 아동‧청소년보호’라는 보호법익에 비추어 볼 때, 포섭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상의 아동 내지 청소년이 등장하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표현물의 경우에 표현의 자유의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에는 1996년에 제정된 「the Child Pornography Prevention Act」(일명 CPPA)가 기존의 아동포르노의 개념정의를 수정하면서, 아동포르노는 실제의(real) 청소년이 성행위에 관여하는 것을 실제로(actually) 묘사한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성행위에 관여하는 미성년자를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appears to be) 것 내지 성행위에 관여하는 미성년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conveys the impression) 것조차도 포함시켰다.6) 그런데 1997년 7월 성인물의 제작‧배포업을 행하는 사업자들의 이익단체인 ‘자유언론연합’(the Free Speech Coalition)이라는 단체가 CPPA상의 아동포르노 관련 조항들이 애매모호해서 위헌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북캘리포니아지방법원(Northern California District Court)에 위헌소송을 제기하였다. 북캘리포니아지방법원은 자유언론연합의 청구를 기각하였지만, 1999년 12월 17일 제9연방항소법원은 북캘리포니아지방법원의 판결을 파기하면서, 1996년에 제정된 CPPA의 위 조항들이 애매모호할 뿐만 아니라 그 적용범위가 광범위하여 위헌이라고 선고하였다.7) 더 나아가서 연방대법원도 2002년 4월 16일 이들 조항들이 그 적용범위의 광범성으로 인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선고하였다.8)

생각건대 표현의 자유의 관점에서 본다면, 입법론적으로는 가상아동포르노를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포섭범위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 즉 2000. 2. 3. 법률 제6261호로 제정되고 2000. 7. 1.부터 시행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경우처럼 아동 내지 청소년이 실제로 출연하거나 등장하여 당해 아동 내지 청소년이 성적 행위에 관여하는 것을 묘사하는 것만 포섭시키도록 범위를 줄일 필요가 있다. 물론 가상아동포르노를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포섭범위에서 제외시키는 경우, 아동포르노에 대한 ‘수요통제’의 취지를 살릴 수 없는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가상아동포르노에 음란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일반음란물죄로도 충분히 규율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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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한국 인터넷 표현 자유의 현주소-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대법원 2014. 9. 26. 2013도12607,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동일한 취지의 대법원 판결로는 대법원 2014. 9. 25. 2014도5750,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대법원 2014. 9. 24. 2013도4503,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이 있다.

2) 부산지방법원 2013. 6. 13. 2013고정590.

3) 부산지방법원 2013. 9. 27. 2013노2068,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4) 헌재 2002. 4. 25. 2001헌가27,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등 위헌제청.

5) 헌재 2015. 6. 25. 2013헌가17등(병합),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등 위헌제청.

6)원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8 U.S.C. §2256(8): “ ‘child pornography’ means any visual depiction, including any photograph, film, video, picture, or computer or computer-generated image or picture, whether made or produced by electronic, mechanical, or other means, of sexually explicit conduct, where -
(A) the production of such visual depiction involves the use of a minor engaging in sexually explicit conduct;
(B) such visual depiction is, or appears to be, of a minor engaging in sexually explicit conduct;
(C) such visual depiction has been created, adapted, or modified to appear that an identifiable minor is engaging in sexually explicit conduct; or
(D) such visual depiction is advertised, promoted, presented, described, or distributed in such a manner that conveys the impression that the material is or contains a visual depiction of a minor engaging in sexually explicit conduct”.

7) Free Speech v. Reno, No. 97-16536(1999).

8) Ashcroft v. Free Speech Coalition, 535 U.S. 234(2002).

목, 2015/12/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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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쉐어드(4shared) 차단 취소: 심판자는 누가 심판하는가 – 손지원 인터뷰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저작권 필드’에는 크게 세 명의 플레이어가 있다.

  • 생산자(저작권자)
  • 이용자(네티즌)
  • 유통자(플랫폼 사업자)

이들은 공생관계다. 생산자가 몰락하면 이용자는 이용할 컨텐츠가 없고, 유통자가 몰락하면 생산자와 이용자가 만날 공간이 사라진다. 이용자가 컨텐츠를 향유하지 못하고, 위축해도 이 생태계는 죽음에 이른다.

디지털 문명의 저변에는 ‘복제 기술’이 자리한다. ‘원본 없는 복제’는 디지털 시대의 깊은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그 어두운 공간에서 원작자는 무시당하고, 때로 ‘공유의 적’으로 매도된다. 이용자는 도덕적 해이에 빠진 ‘도둑놈’ 취급받으며, 유통자는 자신만의 욕심을 채우려 생산자와 이용자를 수단으로 전락시킨다고 비난받는다.

하지만 결국 생산과 이용, 유통은 서로 불가분이다. 이 세 명의 플레이어들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고, 규칙을 마련해 상생하지 않으면 모두 공멸한다.

그래서 여기 또 한 명이 등장한다. 바로 심판자다. 국가기관이나 법원이 그런 역할을 한다. 심판의 역할을 맡은 국가기관을 구체적으로 예시하면, 문화관광부(이하 ‘문화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다. 물론 제도의 최종 심급에선 법원이 그런 역할을 하고, 또 본질에서 궁극적으론 시민 사회, 공동체가 그 최종적인 판단자로서의 심판 역할을 수행한다.

포쉐어드(4shared)라는 유명한 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는 2014년 10월 16일 방심위 시정조치 요구(“서비스 차단”)에 의해 차단당했다. 그리고 오늘(2016년 1월 28일), 그 차단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했다. 즉, 서비스 차단은 취소됐다. 방심위라는 ‘심판자’의 역할을 판단한 이번 행정소송의 의미를 이번 소송을 지원한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에게 물었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일문일답 

손지원 변호사

 

– 자기소개 . 

오픈넷에서 ‘포쉐어드’ 사건을 담당한 손지원 변호사라고 한다.

– 사건 개요. 

2014년 10월 16일 방심위의 시정조치 요구로 웹하드와 스트리밍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포쉐어드 차단됐다. 일부 불법을 근거로 전체 서비스를 차단한 것이다. 방심위에 신고한 건 문화부였다.

이에 오픈넷은 차단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대리인: 김기중, 최귀일). 그리고 방심위의 처분은 부당하니 취소하라는 판결이 오늘 나온 거다(서울행정법원 2016. 1. 28. 선고 2015구합3461 판결).

– 판결의 쟁점은. 

일부 컨텐츠의 불법을 사이트 전체의 불법으로 볼 수 있는가.

– 판결을 평가하면. 

어떤 서비스 사이트든지 불법으로 이용하는 이용자는 있을 것인데, 전체 서비스 차단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판결이다. 이를 ‘재량권 남용’과 ‘비례원칙 위반’으로 봤다. 즉, 일부 불법물이 유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이트 운영 자체가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포쉐어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 포쉐어드 사이트는 언제 열리나? 

아직 1심판결만으로는 판결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항소 제기 기간도 남아 있어서. 판결이 확정되어야 그 효력이 생겨 취소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포쉐어드 메인 사이트

포쉐어드 메인 사이트는 아직 차단 중이다.

포쉐어드 검색 사이트(search.4shared) https://search.4shared.com/q/020

포쉐어드 검색 사이트(search.4shared.com)는 접속 가능한 상태.

– 방심위 차단 이후 폐업에 이른 그루브샤크와의 차이점은. 

그루브샤크도 같은 맥락에서 사이트 전체 차단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루브샤크가 소송에 참가하지 않아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 이번 소송은 행정소송이다. 방심위가 행정기관인가. 

방심위는 행정기관이고, 방심위의 접속차단 결정을 비롯한 시정요구 역시 행정처분이라는 것이 명확한 판례이다.

– 차단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 

차단당하는 주체(해외든 국내든)인 서비스 사업자에게 통지하거나 사전에 경고하는 조치하는 절차가 없이 심지어 사후통지도 없이 망사업자(이통3사 등)에게 직접 시정요구처분이 통지되고, 차단되는 점이 문제다.

– 이번 사건에서 문화부 역할은.

문화부는 평소 산하 기관인 저작권위원회 등을 통해 저작권 관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방통심의위에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안다.

– 이번 건은 방심위 회의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원래 이번 사건의 심의는 방심위의 통신소위원회(장낙인 위원장)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사안의 중요도를 고려해 전체회의로 회부됐다. 장낙인 위원은 차단을 반대했고, 함귀용 위원(심의위원 중 유일한 변호사)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함귀용 위원의 차단의견, 그 근거는.

포쉐어드를 검색하면 우리나라 컨텐츠가 많이 나오고, 침해가 심하다는 막연한 것이었다. 심지어 함귀용, ‘일단 차단하고, 소명자료를 받아보자’는 의견까지 냈다. 반면, 장낙인 의원은 컨텐츠 중 70%를 넘어야 전체 서비스를 차단해야 한다는 내규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방심위

– 불법이 70%를 넘어야 전체 서비스를 차단해야 한다는 내부 준칙?

일종의 방심위 내부 가이드다. 박경신 교수가 방심위원으로 있었을 당시에 너무 손쉽게 차단이 이뤄져서 적어도 이런 가이드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포쉐어드 차단은 이런 내부 가이드를 무시하고 이뤄진 일이다.

– 저작권자 측에게는 반갑지는 않은 판결일 것 같다. 

어쨌든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이뤄지는 사이트에 대한 이런 법원의 판결은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비교형량의 문제라고 본다. 이용자와 사업자 그리고 저작권자 상호가 서로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유튜브도 저작권으로 문제가 많았지만, 광고 수익 분배 시스템을 정착한 이후로 많은 문제가 해결됐는데.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면 유튜브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저작권 보호와 이용자의 이용권, 그리고 사업자의 사업권을 상호 고려해야 하는데, 포쉐어드는 원작자에게 ‘테이크다운’ 계정을 제공하는 등 저작권 침해 방지 노력을 해왔다.

– ‘테이크다운’ 계정?

포쉐어드 측에서 저작권자임을 인증하면, 직접 로그인해서 본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는 계정이다.

– 테이크다운, 실효성이 있나. 

기술적인 차원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테이크다운’ 계정뿐만 아니라 ‘저작권 침해 자동 방지’ 필터링 서비스도 병행해왔다고 한다. 이런 저작권 침해 노력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저작권위원회도 포쉐어드에 소명해서 ‘테이크다운’ 계정을 제공받아 이용자의 이용권과 저작권 보호를 접점을 마련해볼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사이트 전체를 차단이라는 의견에 도달한 점은 아쉽다.

– 생산자, 이용자, 유통자의 균형추인 심판자로서 국가기관(방심위나 문화부) 역할을 평가한다면.

우선 원저작자에게 제대로 수익이 돌아가지 않고, 대형 저작권단체나 사업자의 개입과 입김이 너무 크다고 본다. 더불어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국가기관이 자신의 막대한 권한을 너무 함부로 행사한다고 판단한다.

이용자의 이용권과 향유권, 그리고 생산자인 원작자의 권리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균형감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데,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알 권리와 향유권, 표현의 자유가 너무 손쉽게 침해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용자가 합법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하고, 또 그렇게 이용한 저작물을 통해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이 고민되어야 한다고 본다.

정의의 여신

– 이번 판결 결과는 유지될 것으로 보나.

방심위가 항소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무리한 차단이었기에 1심 판결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

– 끝으로 독자에게. 

“일부 불법을 근거로 전체 서비스를 차단하면, 인터넷을 닫아야 할 것이다.”

한 네티즌이 이렇게 말했다. 심판자로서 국가기관이 행사하는 ‘규제의 적정성’을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6.01.28.)
금, 2016/01/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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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저작권법은

미국 저작권법의 정보매개자면책조항을 온전히 도입하였는가?

-망법 임시조치제도 “개정안의 개정” 필요성

 

오픈넷은 지난 5월 28일에 방송통신위원회, 저작권위원회 후원으로 박주선 의원, 염동열 의원, 유승희 의원, 국회입법조사처, 언론법학회, 인터넷법학회, 하버드대학교 버크맨센터(Harvard University Berkman 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와 공동주최로 정보매개자책임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 세미나에서는, 제1세션의 나오코 미즈코시 변호사의 일본 정보매개자책임법에 대한 소개와 제3세션의 에릭 골드만 교수의 미국 저작권법(DMCA)의 대응조항들에 대한 소개, 그리고 동 세션에서의 박경신 교수, 최경수 저작권위원회 선임연구위원의 질의응답을 통해 다음 쟁점이 다루어졌다. 즉, 외국의 정보매개자규제들은 권리침해신고가 된 정보에 대해 정보매개자들에게 삭제차단의무를 지우는가?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어떠한가?이다. 우리는 한미FTA상의 의무에 따라 이루어진 2011년 법개정을 통해 저작권법 제102조/103조가 미국의 세이프하버제도를 온전히 도입한 것으로 인식해 왔었다.

우선 각국의 법조문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면책부여조항

의무부과조항

한국:저작권법 제102조와 103조 정보매개자가 침해신고를 알게 되었을 때나 침해신고를 받았을 때 즉시 삭제차단하면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침해신고가 있으면 즉시 삭제 차단을 하여야 하며(1032) 그와 같은 삭제차단을 하면 책임이 면제된다(동조 5).
유럽:전자상거래지침 제14조 정보매개자가 침해정황을 알게 되었을 때 신속하게 삭제차단하면 침해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미국:DMCA 제 512조 정보매개자가 침해정황을 알게 되었을 때나 침해신고를 받았을 때 신속하게 삭제차단하면 침해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일본:“프로바이더책임법” 제3조 정보매개자가 침해정황을 알거나 알 수 있었고 그 침해물을 삭제차단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면, 침해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1)2)3)4)

 

위의 표를 통해서 보면, 우리나라가 102조를 통해 다른 나라의 정보매개자면책조항을 온전하게 도입하려 했다는 것에는 의문이 없다.
문제는 103조1항과 2항의 존재이다. 위에서 보다시피 다른 나라의 법은 모두 1개의 조항 또는 문장으로 이루어진 반면 우리나라는 102조 외에도 103조가 존재한다. 103조 1항과 2항은 침해신고가 있으면 즉시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위의 표에서 보여지듯이 다른 어느 나라 법에도 이에 대응될 만한 내용을 가진 조항은 없다. 다른 나라의 법들은 102조처럼 모든 신고된 게시물에 대해 삭제차단을 하기만 하면 과거 침해물의 제공에 대한 책임을 면해줌으로써 그렇게 신고에 대응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법은 103조가 별도로 존재하면서 정보매개자에게 모든 신고된 게시물을 삭제차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의무”와 “동기”의 차이는 크다. “동기”만이 부여된 상태에서는 정보매개자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합법적인 게시물에 대해서는 삭제차단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정보매개자에게 침해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매개자가 원한다면” 게시물을 유지할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반해, “의무”가 부과된 상태에서는 정보매개자는 자신이 보기에 아무리 침해여지가 없는 게시물이라도 반드시 삭제차단해야 한다.
이러한 “요청부 삭제차단의무”가 발생시킬 위험은 명약관화하다. 저작권침해가 아닌 경우에도 누군가 침해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매개자들이 삭제차단을 해야 한다면 인터넷은 합법적인 콘텐츠도 누군가의 자의적인 개입에 따라 검열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를 아는 권리자들은 더욱더 적극적인 침해신고를 하게 될 터이고 정보매개자는 이를 충실히 이행할 수 밖에 없어 인터넷에서의 사적 검열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제103조 제5항의 책임면제 문구는 사실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미 103조1항과 2항에서 요청부 삭제차단의무를 부과한 이상 103조5항이 책임을 면제하든 하지 않든 정보매개자들은 103조1항/2항상의 요청부 삭제차단을 이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103조1항/2항 위반에 대한 벌칙조항이 존재하지 않는 한 요청부 삭제차단의무를 부과하였다고 해서 정보매개자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보매개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다. 정보매개자들은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할 강력한 동기를 가지고 있지만 침해신고에 맞서서 그 정보를 유지할 동기는 거의 없다. 103조1항/2항 만으로도 합법적인 콘텐츠를 충실히 삭제차단하도록 만들 것이다. 또 103조1항/2항 위반에 대한 민사책임 역시 같은 효과를 낼 것이다. 특히 아무리 합법적인 게시물이라고 할지라도 요청부 삭제차단을 하지 않은 정보매개자에 대해 103조1항/2항 위반에 대한 민사소송이 제기될 경우 법원에서는 게시물의 합법성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배상을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저작권법은 2011년 법개정을 통해 미국의 선진적인 세이프하버 조항을 온전히 도입하였다’는 오해 때문에 103조1항/2항의 요청부 삭제차단의무가 명예훼손, 사생활침해 등의 다른 법제에도 복제되었다는 것이다. 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5)인데 정보매개자에게 침해신고가 된 게시물은 합법이라 하더라도 임시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부과한다(헌법재판소 2012.5.31. 결정 2010헌마88). 이렇게 되면 인터넷공간은 저작권뿐만 아니라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를 빌미로 한 부당한 삭제차단 요청에 의해서도 검열된다. 특히 망법의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도의 근간인 제102조에 대응되는 면책조항도 없는 상태여서 더욱 심각하다.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우선 저작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이는 별로 어렵지 아니하다. 예를 들어, 제103조 제1항/2항이 의무부과조항이 아니라 제102조의 면책을 받기 위한 필요한 절차를 정한 조항이 되도록 다음과 같이 개정하는 것이다. 아마도 2011년 법개정을 할 때 제103조제1항/2항을 그대로 둔 이유도 이런 취지였을 것이다.

현행

오픈넷이 제안하는 개정안

②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복제·전송의 중단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즉시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을 중단시키고 권리주장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 다만, 제102조제1항제3호 및 제4호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자에게도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 ②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102조 제1항에 따라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즉시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을 중단시키고 권리주장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 다만, 제102조제1항제3호 및 제4호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자에게도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

 

둘째 망법도 역시 개정이 필요하다. 마침 국회에서 정부발의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입법취지가 ‘선진적인 세이프하버를 도입한 저작권법’처럼 복원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려고 한 것이었다면 우선 저작권법과 같이 “제대로 된” 책임제한 조항을 만들 필요가 있다. 즉 저작권법 102조와 유사한 책임제한 조항을 만들어 과거에 제공했던 컨텐츠에 대해서 권리침해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내리기만 한다면 면책된다는 조항을 두는 것이다. 이 역시 어렵지 아니하다. 예를 들자면, 아래 표에서 방통위 안에서 일부만 수정하면 된다.

현 행

방통위안

오픈넷 수정안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ㆍ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정보의 삭제를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하고, 지체 없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권리주장자 및 정보게재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중략>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하여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조치와 제7항에 따라 해당 정보를 삭제한 경우에는 이로 인한 책임을 면제받거나 감경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제1항에 따른 정보의 삭제를 요청받고 지체 없이 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하고, 지체 없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권리주장자 및 정보게재자에게 통지하면, 해당 정보로 인해 권리가 침해되더라도 그 침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방통위 안의 제9항은 삭제>

 

외국의 정보매개자규제를 정확히 벤치마킹하여 저작권법과 망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다른 이슈들이나 수정사안들이 있을 것이나 최소한 위와 같이 면책조항의 완성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5년 6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

1) 特定電気通信役務提供者損害賠償責任制限及発信者情報開示する法律

法令番号:平成十三年法律第百三十七号            改正:    辞書バージョン:2.0 翻訳日:平成21年4月1日

Act on the Limitation of Liability for Damages of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Service Providers and the Right to Demand Disclosure of Identification Information of the Senders

Law number:Act No. 137 of 2001       Amendment :        Dictionary Ver : 2.0              Translation date : April 1, 2009

 

(損害賠償責任の制限)

(Limitation of Liability for Damages)

第三条 特定電気通信による情報の流通により他人の権利が侵害されたときは、当該特定電気通信の用に供される特定電気通信設備を用いる特定電気通信役務提供者(以下この項において「関係役務提供者」という。)は、これによって生じた損害については、権利を侵害した情報の不特定の者に対する送信を防止する措置を講ずることが技術的に可能な場合であって、次の各号のいずれかに該当するときでなければ、賠償の責めに任じない。ただし、当該関係役務提供者が当該権利を侵害した情報の発信者である場合は、この限りでない。

Article 3 (1) When any right of others is infringed by information distribution via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the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service provider who uses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facilities for said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hereinafter in this paragraph referred to as a “relevant service provider”) shall not be liable for any loss incurred from such infringement, unless where it is technically possible to take measures for preventing such information from being transmitted to unspecified persons and such event of infringement falls under any of the following items. However, where said relevant service provider is the sender of said information infringing rights, this shall not apply.

一 当該関係役務提供者が当該特定電気通信による情報の流通によって他人の権利が侵害されていることを知っていたとき。

(i) In cases where said relevant service provider knew that the infringement of the rights of others was caused by information distribution via said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二 当該関係役務提供者が、当該特定電気通信による情報の流通を知っていた場合であって、当該特定電気通信による情報の流通によって他人の権利が侵害されていることを知ることができたと認めるに足りる相当の理由があるとき。

(ii) In cases where said relevant service provider had knowledge of information distribution by said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and where there is a reasonable ground to find that said relevant service provider could know the infringement of the rights of others was caused by the information distribution via said specified telecommunications.

2 特定電気通信役務提供者は、特定電気通信による情報の送信を防止する措置を講じた場合において、当該措置により送信を防止された情報の発信者に生じた損害については、当該措置が当該情報の不特定の者に対する送信を防止するために必要な限度において行われたものである場合であって、次の各号のいずれかに該当するときは、賠償の責めに任じない。

 

2) United States Code, Title 17

§ 512. Limitations on liability relating to material online

(c) Information Residing on Systems or Networks at Direction of Users.

(1) In general. — A service provider shall not be liable for monetary relief, or, except as provided in subsection (j), for injunctive or other equitable relief, for infringement of copyright by reason of the storage at the direction of a user of material that resides on a system or network controlled or operated by or for the service provider, if the service provider -

(A)(i) does not have actual knowledge that the material or an activity using the material on the system or network is infringing;

(ii) in the absence of such actual knowledge, is not aware of facts or circumstances from which infringing activity is apparent; or

(iii) upon obtaining such knowledge or awareness, acts expeditiously to remove, or disable access to, the material;

(B) does not receive a financial benefit directly attributable to the infringing activity, in a case in which the service provider has the right and ability to control such activity; and

(C) upon notification of claimed infringement as described in paragraph (3), responds expeditiously to remove, or disable access to, the material that is claimed to be infringing or to be the subject of infringing activity.

 

3) Directive 2000/31/EC on Certain Legal Aspects of Information Society Services, in particular Electronic Commerce, in the Internal Market

Article 14(1) Member States shall ensure that hosting providers are not liable for the information stored at the request of the recipient, on condition thaton condition that: (a) the provider does not have actual knowledge of illegal activity or information and, as regards claims for damages, is not aware of facts or circumstances from which the illegal activity or information is apparent; or (b) the provider, upon obtaining such knowledge or awareness, acts expeditiously to remove or to disable access to the information.

 

4) 102(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 제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다음 각 호의 행위와 관련하여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가 침해되더라도 그 호의 분류에 따라 각 목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그 침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개정 2011.6.30., 2011.12.2.>

[중략]

3. 복제·전송자의 요청에 따라 저작물등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행위

가. 제1호 각 목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나.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침해행위를 통제할 권한과 능력이 있을 때에는 그 침해행위로부터 직접적인 금전적 이익을 얻지 아니한 경우

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침해를 실제로 알게 되거나 제103조제1항에 따른 복제·전송의 중단요구 등을 통하여 침해가 명백하다는 사실 또는 정황을 알게 된 때에 즉시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을 중단시킨 경우

라. 제103조제4항에 따라 복제·전송의 중단요구 등을 받을 자를 지정하여 공지한 경우 [하략]

 

103(복제ㆍ전송의 중단) 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제102조제1항제1호의 경우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서비스를 이용한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에 따라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자신의 권리가 침해됨을 주장하는 자(이하 이 조에서 “권리주장자”라 한다)는 그 사실을 소명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을 중단시킬 것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 2011.6.30.>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복제·전송의 중단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즉시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을 중단시키고 권리주장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 다만, 제102조제1항제3호 및 제4호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자에게도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 <개정 2011.6.30.> [중략]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제4항에 따른 공지를 하고 제2항과 제3항에 따라 그 저작물등의 복제·전송을 중단시키거나 재개시킨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에 대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 및 복제·전송자에게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면제한다. 다만, 이 항의 규정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물 등의 복제·전송으로 인하여 그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가 침해된다는 사실을 안 때부터 제1항에 따른 중단을 요구받기 전까지 발생한 책임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개정 2011.6.30., 2011.12.2.>

 

5) 제44조의2(정보의 삭제요청 등) ①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③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42조에 따른 표시방법을 지키지 아니하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이 게재되어 있거나 제42조의2에 따른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내용이 전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내용을 삭제하여야 한다.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정보의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

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에 관한 내용·절차 등을 미리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⑥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하여 제2항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하면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전문개정 2008.6.13.]

 

수, 2015/06/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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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학자들, 조희연 교육감 무죄 촉구를 위한 공개 탄원

이진화

해외학자들이 공개 탄원서를 작성하고 한국 재판부에 조희연 교육감의 무죄를 촉구해 화제다. 해외학자들은 1심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조 교육감을 위해, 2심을 주관할 김상환 재판장에게 무죄 판결을 요구하는 공개 탄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탄원서에는 23일 오후 6시 (미 동부) 현재 7개국에서 44명이 서명했다.

해외학자들은 공개 탄원서에서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잠식되어 가는 것에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의견을 기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정당한 권리가 침탈당하는 명백한 사례라고 못 박으며 조 교육감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인한 당선무효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인권위원회가 명예훼손의 비 형사 범죄화와 더불어 형사법의 엄격한 적용을 권고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명예훼손을 비 형사범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 시기에 후보자에 대한 비판과 검증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한국의 사법부도 이런 세계적 추세와 원칙을 존중하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하여, 조희연 교육감은 결코 허위사실을 말하거나 지어내지도 않았을뿐더러, 그가 제기한 의혹은 이미 잘 알려진 언론인에 의해 불거졌으며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조 교육감이 상대편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이유는 유권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갖고 결정을 내리도록 돕기 위함이었다고 말하고, 이는 민주주의의 요체이자 핵심적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허위사실 공표로 단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외학자들은 프리덤하우스, 국경없는기자회, 국제앰네스티, 오픈넷이니셔티브, 유엔인권위원회, 표현의자유 유엔특별보고관 등 여러 국제기구가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점점 더 악화하여 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재판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부탁한다고 거듭 촉구했으며, 국적을 막론한 해외 지식인들에게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지난해 6월 교육감 선거 당시, 상대편 후보였던 고승덕 후보에게 그와 두 자녀의 미국영주권 소유 의혹을 해명할 것을 요구했으며, 한 보수 교육 단체의 고발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조 교육감은 재판 결과로 인해 선거에서 이뤄져야 할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며 항소했으며,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교육감직을 상실하게 된다.

다음은 해외학자들의 공개 탄원서 전문이다.

영문 탄원서 바로가기 ☞ http://goo.gl/forms/ZtLKvcHfFB

oversea_scholar_petition

조희연 교육감의 무죄를 위한 해외학자들의 공개 탄원서

대한민국 서울고등법원 제 6 형사부
김상환 재판장 귀하

존경하는 김상환 재판장님께.
저희들은 최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제 250조 2항 허위사실 공표죄 위반으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사건(2015노1385)이 이제 재판장님의 제 6 형사부에 배당이 되어 있어, 외람되지만 저희들의 간곡한 의견을 전하고자 하오니 참고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들은 해외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들로서, 특히 이 사건은 인간의 보편적인 표현의 자유와 인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자의 국적 여하와 상관없이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고 고려를 당부하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저희들은 지난 몇 년 사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조금씩 잠식되어 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명예훼손죄와 선거법의 남용, 북한과 관련한 논의를 막기 위한 국가보안법의 적용, 인터넷에 대한 정부통제 등 여러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내놓은 의견을 기소하는 발전된 산업국가에서는 극히 드문 현상을 보면서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심각한 문제로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조희연 교육감의 재판은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 들에게 표현의 자유라는 정당한 권리가 침탈 당하는 명백한 사례로 받아 들여 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는 대한민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명예훼손의 과도한 형사범죄화와 선거운동의 제한 경향에 대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명예훼손을 비(非)형사범죄화하거나 형사법의 적용은 매우 심대한 사안에 한해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가 명예훼손을 비(非)형사범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거시기 후보자에 대한 비판과 검증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국가가 후보자의 정견과 후보의 적격성을 제기하는 것을 막거나 유권자가 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막아서는 안되며, 후보자간 공방에 대해 진실과 허위에 관한 최종적인 판단은 원칙적으로 유권자의 몫이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추세이자 합의입니다. 한국의 사법부도 이런 세계적 추세와 원칙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가 알기로 조 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승덕씨가 미국 영주권자라고 말한 일이 없으며, 단지 미국 영주권자라는 의혹에 대해서 해명을 하라는 요구를 한 적이 있을 뿐입니다. 조희연 교육감은 결코 허위사실을 말한 바가 없고, 허위사실을 지어 내지도 않았습니다. 이 의혹은 잘 알려진 언론인이 제기하였고, 인터넷을 통하여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교육감 선거라는 상황을 고려할 때,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와 그 자녀들이 영주권자인지 여부에 대해 유권자에게 알리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의견의 표명이었습니다. 이를 허위사실 공표로 단죄하는 것은 옳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하여 확인 또는 부인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또 그렇게 해야 할 책임을 가진 사람은 조교육감이 아니라 고승덕 후보였습니다. 왜냐하면 고후보 만이 그 자신과 자녀들의 영주권 보유 여하에 대한 직접적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후보는 자신의 미국비자를 보여 줌으로써 영주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신속하고 설득력 있게 밝혔고, 두 후보간의 논쟁은 며칠 사이에 종식이 되었습니다.

또 조교육감이 “고승덕 후보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였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그러한 의혹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으므로 고후보가 진실을 밝혀 이 의혹을 잠재우기를 제안한 것에 불과함을 말해 두고자 합니다. 1심 재판에서 “고후보는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라는 진술과 “고후보가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는 진술 사이의 중대한 차이를 일축해 버렸지만, 이 두 진술은 실체적으로나 함의에 있어서나 중대한 차이가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조교육감이 고후보의 영주권 보유와 관련한 의혹의 존재를 제기한 이유는 유권자들의 잠재적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 후보의 영주권 보유 여부를 투표에 반영할 것인지 아닌지는 궁극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었습니다. 후보자들이 선거기간에 유권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갖고 결정을 내리도록 돕기 위하여 상대방에 대해 정보를 요구하는 진술을 하는 것은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요체이자 핵심적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한국법을 해석하는 일은 한국법원의 몫이지 저희 같은 국외자가 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법원은 한국의 민주주의의 동맹국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 사회가 한국의 표현의 자유의 현 상황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며, 공고화되어 가는 민주주의로 널리 인정을 받고 있고, 또 폭압적인 독재체제가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한반도에 중대한 희망의 등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프리덤하우스, 국경없는 기자회, 국제엠네스티, 오픈넷이니셔티브, 유엔인권위원회, 표현의자유 유엔특별보고관 등 여러 국제기구들이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자료를 내놓는 것을 보며 특히 더 가슴 아프게 느낍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한국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희연 후보가 고승덕 후보에게 영주권 관련 의혹의 해명을 요구한 것은 허위사실 유포라 볼 수도 없으며, 선거 결과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 사안도 아닙니다. 저희는 고등법원에서 이 사건의 전심 판결을 바로 잡아서, 조교육감이 선거를 통하여 부여 받은 책무를 잘 수행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월 일

Open Letter to the Appellate Court in Support of Seoul Education Superintendent Dr. Cho Hee-yeon
The Honorable Kim Sang-Hwan
Presiding judge, The 6th Criminal Division
Seoul High Court, Republic of Korea
Dear Presiding Judge Kim:

We are writing with respect to the case of Dr. Cho Hee-Yeon, Superintendent of Education for Seoul Special Metropolitan City (2015No1385), in which the lower court found Dr. Cho guilty of proclaiming false facts under Article 250-2 of Public Official Election Act. We understand this case is currently before your court, and with your permission we would like to comment on the merits of the case as we understand it.

We are scholars concerned about democracy and human rights in Korea. We believe that we can legitimately voice our concerns about this case regardless of our nationalities, because it is related to the universal human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For some time, we have been concerned about the subtle erosion of freedom of expression in South Korea. This development has manifested itself in several ways, including the abuse of criminal defamation and campaign laws, the use of the National Security Law to stifle debate on North Korea, and government control of the internet. Now, it appears that the prosecution of an opinion made during the election campaign—unusual among the advanced industrial states—is yet another reason for democracy advocates to be concerned about the freedom of expression in South Korea. Sadly, it appears to outsiders that the case of Dr. Cho is a high-profile example of a legitimate right to freedom of speech being curtailed.

We believe that the current South Korean court’s approach to excessive criminalization of defamation and restriction of election campaign should be changed. The UN Human Rights Committee recommends that all member states should consider decriminalizing defamation, emphasizing that the application of the criminal law should only be countenanced in the most serious of cases. In particular, it is a widely accepted norm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at free speech during election campaigns should be fully guaranteed. A state should not bar the candidates from freely presenting their views and qualifications, nor prevent the voters from learning and discussing them. The consensus is that not the state but the voters should decide the right and wrong of the political controversies between the candidates. We hope that South Korean courts will respect the standards of the international human rights community.

As we understand the case, Dr. Cho conducted a press conference during his campaign for the Superintendent of Education, requesting his opponent Mr. Ko Seung Duk to tell the truth and present evidence about the allegation that he and his two daughters have had permanent residency in the United States. We understand that Dr. Cho did not fabricate this allegation. The allegation had been already raised by a well-known journalist and had been widely disseminated on the internet. In the context of a campaign for the Superintendent of Education, it seems legitimate that voters have information on the permanent residency of the candidates and their children. The person with the ability (and indeed, the responsibility) to confirm or deny this allegation was Mr. Ko not Dr. Cho, as it was Mr. Ko who has direct and personal knowledge of the residency of himself and his children. Indeed, Mr. Ko quickly and convincingly showed that he had not had a green card while in the U. S. by presenting copies of his visas. Thus the controversy between the two candidates was resolved in a couple of days. Also, we understand the election was determined by other issues and this controversy about U.S. permanent residency did not make any significant difference to the election outcomes.

It is also worth noting that Dr. Cho did not say that “Ko Seung Duk had obtained permanent residency in the United States” but rightly stated there were allegations to this effect and asked him to tell the truth about it. While the lower court discounted the important difference between “Mr. Ko had had permanent residency” and “there are allegations that Mr. Ko had had permanent residency,” the two statements are significantly different in substance and connotation.

It is undisputed that there were allegations concerning Mr. Ko’s residency. The point of raising these allegations was to discover the truth with respect to an issue of potential interest to voters. It is ultimately up to voters to decide whether the issue of Mr. Ko’s permanent residency should influence their vote. Statements by candidates during election campaigns that seek information about opponents to assist voters in making informed decisions constitute core political speech that lies at the heart of a functioning democracy.

The interpretation of Korean law is a matter for Korean courts, not for outsiders. Nevertheless, the court should be aware of concerns that exist among Korea’s democratic alli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the United Nations, about the state of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country. Korea is the world’s 15th largest economy, widely recognized as a consolidated democracy, and an important beacon of hope on the Korean peninsula, where it faces a repressive dictatorship in the North. It is thus particularly saddening to see evidence provided by a range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s– Freedom House, Reporters without Borders, Amnesty International, OpenNet Initiative, 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mmittee, and UN Special Rapporteur on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that South Korea has experienced a subtle erosion of freedom of expression.

We would like to remind you of the fact that many people around the world, deeply concerned about the fate of human rights and the freedom of expression in Korea, are closely watching the court proceeding in this case. Dr. Cho’s request for a clarification of the allegations concerning Mr. Ko’s permanent residency should not be viewed as an act of proclaiming false facts. Furthermore, the debate had not influenced the result of the election. In this regard, we genuinely hope that Seoul High Court will correct the trial court’s wrongful decision and that Dr. Cho can continue to work as the Superintendant of Education for Seoul Special Metropolitan City as mandated by the electorate. Thank you!

Respectfu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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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6/2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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