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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포털 뉴스의 영향력에 관한 국내외 전문가 인식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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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포털 뉴스의 영향력에 관한 국내외 전문가 인식 조사

익명 (미확인) | 월, 2016/04/18- 14:57

- 제목 : 포털 뉴스의 영향력에 관한 국내외 전문가 인식 조사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연구용역)

- 주요내용 : 포털을 통한 뉴스 유통이 일반화된 디지털뉴스 시대에서 포털 뉴스의 기능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여론집중도지수 측정이나 규제에 있어 포털 뉴스를 기존 언론과 동일한 규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하여, 국내 전문가들에 대한 델파이 조사 및 해외 전문가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수집,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 연구참여자: 박경신, 손지원 (각각 개인자격)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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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철구형: 우리 시대의 ‘교무실’ 방심위

글|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박신서 방심위 상임위원은 “지상파 방송사처럼 사회적 책임감은 느끼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 동생이나 내 조카가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는가”라며 “BJ라는 말에 브로드캐스팅(방송)이 들어갔으니 상당한 책임감을 갖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TV 내 BJ등급 2위 ‘철구형’이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 직업정신을 갖고 조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직전 통신소위 모니터로 ‘철구형’의 욕설 방송 장면이 나온 직후였다. 자리에 앉은 방심위원들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박 위원은 “모니터링은 직접 하나, 본인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철구형은 “직원 수는 3명”이라며 “조금 창피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중략…)

30여분간의 의견진술 시간이 끝나고 아프리카TV 관계자들과 BJ들이 퇴장했다. 위원중 한 명이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라고 들리게 말했다. 굳었던 젊은 BJ들의 표정이 풀어졌다.

-이데일리, 아프리카TV 인기 BJ 6명 방심위 출두..사회적 책임↑ 실감 (김유성 기자, 2016년 2월 4일)

아프리카TV 인기 BJ 6명이 ‘교무실’에 끌려갔다. 무슨 일이냐고?

2016년 2월 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가 열였다. 의견 진술자로 아프리카TV 관계자 4명과 BJ 6명이 참석했다. 장낙인 소위원장이 “위원회 역사상 의견진술 하시는 분이 10명 오신 것은 처음인 것 같고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10명이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위에 인용한 기사를 작성한 김유성 이데일리 기자는 공개회의에 방청자로 참여해 그날의 회의 모습을 아주 정밀하게 묘사한다. 기사에는 심의위원의 표정(“이맛살을 찌푸렸다”)과 진술자의 말투(“철구형은……말끝을 흐렸다”)까지 묘사된다. 이 묘사도 기자 개인의 주관적인 관찰에 불과하지만, 표현이 정제된 공개 회의록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장의 느낌이 잘 살아 있다.

 

방심위가 뭐길래?  

우선, 방심위가 뭘 하는 곳인지 짚고 가자. 방심위는 말 그대로 방송과 통신(인터넷) 콘텐츠를 심의하는 기구다. 방심위는 법에서 금지한 ‘불법 정보’와 법으로 금지되지 않았더라도 사회 통념상 문제되는 ‘유해정보’를 심의해 이를 규제한다.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와 매우 긴밀한 관계지만, 방송광고정책, 편성평가정책, 방송채널정책과 방송용 주파수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구인 방통위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거칠게 구분하면, 방심위는 민간독립기구로서 방송과 통신을 심의하고, 방통위는 행정기구로서 해당 심의내용이 제대로 구현되도록 이를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 판례는 방심위의 법적 성격을 행정기관으로 본다. 따라서 방심위는 국가 심의기구, 좀 더 비판적으로 보면 국가 검열기구의 성격을 가진다. 판례는 방심위가 내리는 시정요구 결정도 행정처분으로 본다. 명시적으로 시정요구에 따를 의무는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사실상의 강제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는 일은 귀여운 마스코트의 모습과는 좀 딴판이다.

하는 일은 귀여운 마스코트의 모습과는 좀 딴판이다.

왜? 방심위 결정을 거부할 사업자는 대한민국에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방심위 의결을 사업자가 수용하는 비율은 100%에 가깝다(통계로는 97~99%). 이번 사례에 대입하면, 아프리카TV는 6명의 BJ들 계정을 “이용정지”하라는 의결을 현실적으로(사업하는 입장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BJ는 일주일 동안 아프리카 계정의 이용을 정지당했다.

 

고개 숙인 철구형, “창피합니다” 

나는 기사를 읽으면서 회의록에서 부족했던 퍼즐 조각 하나를 발견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방의 분위기.’ 위 기사에서 묘사한 방심위 회의실의 분위기는 죄인을 꾸짖거나 선생이 학생을 훈계하는 공간의 느낌이다.

그 ‘죄인’ 혹은 ‘교무실에 끌려간 아이’는 아프리카TV 인기 BJ다. 1인 미디어로 각광받으며 지금까지 그토록 거리낌 없이 농담과 욕설을 쏟아냈던 ‘악동들’이다.

그들 중 한 명은 스스로 만든 방송을 심의위원과 함께 본 뒤에 “창피합니다”라고 고백한다. 또 다른 한 명은 “저는 이제 욕을 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다짐한다.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제1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발언내용] 중에서

그렇게 아프리카 BJ들의 방송은 ‘교화’되고, ‘순화’됐을까. 김유성 기자의 후속 기사를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비유하면, 학생(BJ)이 사고를 쳐서 학부모(아프리카TV)와 함께 교무실(방심위)에 끌려갔는데, 학생이 반성하는 척만 하고, 다시 비행(?)을 일삼으니 학부모와 선생이 모두 골치가 아프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궁금한 점. 과연 방심위원은 국민을 혼낼 수 있는 선생인가. 국민은, 심지어 성인이 된 자기 방송을 하는 BJ들은, 언제든 ‘꾸중 듣는 학생’이 되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해야 하는 존재인가.

Cliff, CC BY https://flic.kr/p/5nNg9d

Cliff, CC BY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

회의록에는 등장하지 않는 건 표정과 말투만은 아니다. 회의록에는 없지만, 김유성 기자의 기사에만 등장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방심위원의 발언은 따로 있다.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

한 방심위원이 의견진술자들이 퇴장한 직후에 했다는 말이다. 김유성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의견진술자들(BJ)이 들리도록 (크게) 말했고, 더 놀라운 건 그렇게 성 차별적 발언을 하자 “굳었던 젊은 BJ들의 표정이 풀어졌다”는 김 기자의 서술이다.

방심위원의 성 차별적 발언에 젊은 BJ들의 표정이 정말 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BJ들은 ‘썩소’를 날렸는데, 김유성 기자가 그걸 “표정이 풀어졌다”고 봤는지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알 바도 아니다. 중요한 건 방심위원이 의견진술자 중 여성을 대상으로 이런 비상식적인 성 차별 발언을 대놓고 했다는 점에 있다.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저 심의위원의 몰상식한 발언은 누가 심의해야할까?’ 정말 문제는 버젓이 저런 성 차별적 발언을 하는 이른바 ‘꼰대’가 방심위원이랍시고 자리를 차지하고[1], 국민을 불러다 공개된 자리에서 ‘성 차별 발언’을 날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어떤 문제 제기도 없이, 오히려 “굳었던 젊은 BJ의 표정이 풀어졌다”는 기사가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표현의 자유 검열

 

국민을 ‘유아’ 취급하는 국가

해법은 뭘까. 전 방심위원을 역임했던 박경신 교수와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에게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구했다.

박경신 교수(전 방심위원)

-사회적 영향력 차원에 통신(인터넷) 영역의 무게감이 방송과 비교해서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박경신방심위 존치나 폐지에 관한 논의는 별론으로, 현실적으로 방심위 문제를 보면, 인터넷(통신)도 방송처럼 엄격한 기준으로 심의할 것인가, 아니면 방송과는 전혀 다른 인터넷의 태생적 발전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자율성(소통의 쌍방향성)을 좀 더 두텁게 고려할 것인가를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터넷의 자율성을 더 두텁게 존중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경신 교수는 자신을 검열자로 칭하면서 국가기관의 심의에 비판적이었다.

실제로 방심위가 잘못하기도 했으니까. 심의위원 자신의 주관적인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기도 했으니까. 헌법상 검열금지 원칙의 핵심은 행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을 금지한다는 거다. 그런데 현재의 제도로는 그런 자의적인 심의가 이뤄질 수 있다. 인터넷에서 있어서 방송처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검열의 가능성이 커진다.

– “저렇게 예쁜 아가씨가 왜 저렇게 욕을 해?”라는 방심위원의 발언. 어떻게 보나.

여성의 외모로 그 인격을 판단하겠다는 전제가 깔린 발언이다. 법적으로 성희롱 발언일지는 그 정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겠지만, 명백하게 성 차별적 발언이다. 이 발언은 ‘못생긴 여성은 욕을 잘한다’는 왜곡된 인식이 전제돼 있다. 즉, 여성의 외모를 인격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이다. 있을 수 없는 말이다.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심의가 검열이 되지 않도록, 심의위원의 자의적인 기준으로 심의하지 않도록 심의대상을 축소해야 한다. 즉, 그 폭이 넓은 유해정보가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44조의 7 제1항에 규정한 불법정보만을 심의할 수 있도록 그 대상을 축소해야 한다. 쉽게 말해 법이 정한 ‘불법정보’만을 대상으로 심의해야 한다.

-현재 방심위의 방향은 정반대로 보인다.

그렇다. 아프리카 BJ 사건을 예를 통해 보면, 인터넷 심의를 방송처럼 엄격하게 하고, 게다가 심의대상의 폭도 넓히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훨씬 더 심의가 검열화할 것이다.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아프리카TV 일부 BJ의 방송 내용(욕설, 소수자 비하, 혐오성 발언, 과도한 선정성)에 관해서는 공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어떻게 보나.

손지원 변호사이번 방심위의 결정은 ‘막말’, ‘욕설’ 방송을 한 BJ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대부분은 ‘과도한 욕설, 저속한 언어 사용’이라는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유해한 내용’으로 심의한 것이다.

국가기관이 ‘유해성’, ‘저속성’과 같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으로 국민 개인의 표현물을 심의하는 것은, 결국 국가가 국민의 ‘건전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강요하는 것이 된다. 흔히 유해정보 심의의 근거로 이용되는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은 청소년보호를 위한 유통관리로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일 뿐이다.

-손 변호사는 민간 영역의 자율성을 두텁게 보호하자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이른바 사상의 자유 시장 메커니즘으로 이른바 ‘혐오 표현’의 남용이나 상업적 의도로 양산하는 과도한 선정주의가 해소될 수 있을까.

민간의 자율성을 신뢰하지 않고, 국가의 간섭과 규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면, 그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으로 본다. 헌법재판소도 ‘불온통신’ 규제 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해악이 명백히 검증된 것이 아닌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과 같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 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 (헌재 1992 2 25 89헌가10 중에서)

-끝으로 한 마디.

국가가 국민을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어떤 게 유해한지 국가가 일일이 결정해주는 ‘유아적인 존재’로 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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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임 심의위원은 차관급, 위원장은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2016.03.11.)

월, 2016/03/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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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방심위의 포쉐어드 사이트 차단 처분 위법해.. 시정요구 취소하라

“본 판결로 일부 불법정보로 인한 사이트 전체 접속차단 관행 시정 기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포쉐어드(4shared.com) 사이트 차단 결정이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2016. 1. 28. 선고 2015구합3461 판결)

 

포쉐어드는 웹하드(저장서비스)와 스트리밍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사이트로서, 국내 이용자들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던 해외사이트이다. 그러나 2014년 10월,방심위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의 신고로 포쉐어드 내에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불법복제물이 다수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포쉐어드 사이트 전체에 대한 접속차단 결정을 내렸고,(2014년 제19차 전체회의, 2014. 10. 16.), 국내의 포쉐어드 사이트 이용자들의 성토가 이어졌었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5. 3. 포쉐어드가 적절한 저작권 침해 방지 조치를 취하고 있어 저작권법 위반의 사이트로 볼 수 없으며, 사이트 내 일부 불법정보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합법적 이용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음을 이유로, 방심위의 포쉐어드에 대한 접속차단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포쉐어드는 한국 내 사이트 접속을 정상화하고 한국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본 소송에 원고로 참여하였다.

(관련논평 : http://opennet.or.kr/8578)

 

재판부는 사이트 내에 일부 불법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사이트 전체를 불법정보로 판단하는 것은 엄격한 해석하에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포쉐어드의 경우 일부 불법물이 유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이트 운영 자체가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따라서 포쉐어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것은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판결은 방심위가 신중한 심의 없이 행정편의적 발상에서 사이트 내 일부 불법물이 있다는 이유로 사이트나 웹서비스 자체에 대하여 무분별한 차단 결정을 내리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포쉐어드의 국내 접속이 재개되겠지만, 방심위의 결정으로 지난 약 1년 3개월의 기간동안 국내의 포쉐어드 이용자들의 이용권은 침해되었고 한국 이용자들의 이탈로 인한 포쉐어드의 손해 역시 돌이킬 수 없다.

 

 

방심위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들 및 인터넷 이용자들의 권리를 고려한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심의 관행을 확립하길 기대한다. <끝>

목, 2016/01/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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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공조조약(MLAT) 우회 법개정을 반대하는 이유 | 한국 수사기관이 지메일까지 압수수색 할 수 있게 되나?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통신 감시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형사사법공조조약(MLAT, Mutual Legal Assistance Treaty) 절차를 우회하는 내용의 법개정 논의가 한창이다. 형사사법공조조약이란 형사 사건의 수사, 기소, 재판, 또는 형의 집행과 관련하여 증거 자료 수집 등에 있어 국가 간의 사법공조를 규정한 조약이다. MLAT 우회 개정 제안자들은 이러한 공조절차를 거칠 것 없이, 외국 정부가 일정 수준의 인권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면 미국의 정보매개자들이 그 국가의 수사기관에게 통신 내용을 직접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 기업이 외국 정부에 직접 넘길 수 있는 정보는 메타데이터나 이용자 신원정보뿐이며, 외국 수사기관이 미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통신 내용의 압수수색을 위해서는 MLAT에 따라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에 정보제공 공조요청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절차 자체도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요청이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어 적체된 요청 건수가 어마어마한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외국 수사기관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고, 이들 나라들 중 몇은 미국 기업들에게 서버를 자국 내에 둘 것을 강요하는 등 압력(소위 “데이터 국지화”)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 기업들 서버에 직접 압수수색이나 검열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에 MLAT을 우회할 수 있도록 미국형사소송법 및 관련 국제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MLAT 우회” 법개정의 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1. MLAT 공조요청의 처리가 얼마나 시급한가?

현재 적체된 공조요청 중 인권 기준을 준수한 요청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예컨대 해당 국가의 형사법에 미국의 ‘범죄 발생의 개연성(probable cause)’과 비슷한 기준이 있고 이에 따라 공조요청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요청 자체가 본질적으로 부당할 수 있다. 만약 공조요청이 국제 인권기준에 반하는 허위사실유포죄, 모욕죄, 신성모독죄, 집회시위법위반죄, 국가보안법위반죄와 같은 범죄와 관련된 것이라면 과연 정당한 것일까?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 전에, 적체된 공조요청의 일부를 무작위로 조사해 적체량을 정말로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요청을 적체시키기보다는 아예 거부하더라도 판단을 내려주는 편이 바람직하지만, 어찌되었든 정보제공 요청의 유형 및 본질에 비추어 볼 때 적체량을 줄이는 게 얼마나 시급한지를 판단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중대한 범죄 수사를 위해 매우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적법한 요청들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MLAT을 개정하기보다는 DOJ가 요청을 우선적으로 심사해서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2. 어떤 감시 체제에서 통신을 할지에 대한 이용자 선택권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가?

극도로 분산된 국경초월적 통신네트워크인 인터넷은 독재정권 하의 시민들이 정부의 감시와 검열을 피해 자유롭게 통신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왔다. 사실 독재정권뿐만 아니라 각 나라마다 고유한 감시 및 검열 체제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사람들은 서버의 위치 등을 고려해 어떤 체제 하에서 통신을 할지 선택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메일 압수수색을 덜 받고 싶은 사람은 지메일을 사용하는 식이다. 특히 미국은 통신 감시에 있어 매우 엄격한 ‘개연성’ 기준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서버가 선호되어 왔다. 그런데 만약 MLAT 절차가 없어져 외국 수사기관이 미국에 있는 서버의 정보를 쉽게 압수할 수 있다면, 미국 서버를 통신 매개체로 적극 이용하고 있는 취약한 개개인의 가장 중요한 선택권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사람들은 다양한 윤리적 거버넌스 환경 안에서 소통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지메일 등이 유일하게 안전한 통신수단이기 때문에 이용하고 있는 독재국가나 분쟁지역의 시민들이 있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참고로 MLAT 체제 개정이 현실화되면 상호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즉 미국정보매개자들이 외국 수사기관의 요청에 직접 응하게 될 뿐 아니라 네이버나 카카오도 미국 수사기관의 요청에 응하게 될 것이다.

 

3. 통신 감시에 관한 헌법적 대원칙에 비추어 적법한가?

경험칙상 국민의 프라이버시나 통신에 대한 국가적 침해는 해당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권한 당국에 의해 심사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법관들은 직간접적으로 감시 대상자와 일종의 상호책임성의 관계에 있을 때만 대상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허용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압수수색에 대해 유효한 영장을 발부하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관심과 배려를 가진 한국의 판사여야 하는 것이지 한국 사람들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아무런 관계가 없는 외국 판사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에 대한 감시·검열 요청은 한국 법원에서 심사해야 하며, 미국인에 대한 요청은 당연히 미국 법원에서 심사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 서버에 저장된 한국인 이용자의 정보에 대한 감시·검열은 이용자와 서버운영자의 프라이버시를 모두 침해하므로 양쪽 다 영장을 받는 것이 옳고 MLAT은 이러한 정보의 제공요청이 한국과 미국의 사법체계를 모두 거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다. 그런데 MLAT을 우회할 수 있게 되면, 한국 법원이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가 보관하고 있는 한국인 이용자의 정보를 한국 수사기관에게 제공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여기에는 다국적 정보매개자가 이용자를 국적에 의해 차별해도 되는지에 관련된 까다로운 의문점들이 산적해있다!). 이를 확대하면, 한국 법원이 애플에게 한국인 피의자가 미국 여행 중 분실한 아이폰의 잠금해제를 직접 명령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반대로는 미국 법원이 네이버가 보관하고 있는 미국인의 정보를 FBI에 넘기라고 직접 명령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자국 기업이 외국의 통신감시법을 직접 적용받도록 하는 게 적법하다고 볼 수 있을까?

 

4. 데이터 국지화 압력을 막을 수 있는가?

MLAT 개정의 가장 중요한 필요성은 외국 정부들의 미국 기업에 대한 데이터 국지화(data localization) 압력을 막는 데 있다고 한다. 하지만 데이터 국지화를 요구하는 국가들은 MLAT 공조요청의 적체현상에 대한 고려를 초월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공조요청이 신속하게 처리된다고 해서 데이터 국지화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지난 2월만 해도 중국은 모든 디지털 콘텐츠의 온라인 출판에 적용되는 네트워크출판서비스관리규정(网络出版服务管理规定)을 공포했다. 출판서비스의 서버 등을 반드시 중국 국내에 설치·운영할 것을 규정한 이 법안의 도입 취지는 명백하게 중국인들이 접하는 콘텐츠에 대한 검열과 감시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만약 미국이 공조요청을 빨리 처리해줬다면 중국이 이런 법을 제정하지 않았을 것인가?

이런 맥락에서, 데이터 국지화의 흐름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서의 MLAT 개정이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인권을 유린하는 정부라면 말 그대로 인권 기준 준수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적법절차에 따라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는 의식도 없을 것이다. 재판 받을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나라가 미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증거를 적법하고 신속하게 제공받기 위해 형사법체계를 개선할 리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MLAT 개정을 지지한다면 너무 순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5. MLAT 우회 개정에는 프라이버시 옹호자들을 위한 당근이 하나 있긴 하지만…

이 당근은 정보매개자들이 메타데이터를 외국 정부에 자유롭게 넘기지 못하도록 미국법 SCA 2702조를 개정하는 안이다(현재는 메타데이터를 자유롭게 넘기도록 되어 있지만 ‘MLAT 우회’개정이 이루어지면 정보매개자들은 해당 정부가 일정 수준의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거나 일정한 절차를 거친 요청의 경우에만 메타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의 메타데이터 관련 규제는 미국 정부에만 적용되고 외국 정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문제는 외국 정부와의 합의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국내에서 알아서 하면 될 일이다. 참고로 한국의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면 한국의 정보매개자는 통신의 내용이든 메타데이터(통신사실확인자료)든, 한국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제시가 없으면 외국 정부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제공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현재의 MLAT 제도가 가지고 있는 인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독재정권 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같은 이용자들에게 감시·검열 환경의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 또 인권 기준에 맞지 않는 요청 또는 범죄가 아닌 사안에 대한 요청을 사실상 저지하는 효과가 있는 점 등이다. 그리고 현재 MLAT이 가진 가치를 MLAT 우회 개정의 덕을 보기 위해 외국 정부가 자국의 실체적 또는 절차적 형사법을 개선할 가능성과 비교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따져본다면 MLAT 우회 개정은 잃을 것이 더 많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위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6.05.12.)

 

목, 2016/05/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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