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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기왓집 살인사건”: 페이스북과 대통령 모욕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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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기왓집 살인사건”: 페이스북과 대통령 모욕죄

익명 (미확인) | 목, 2016/03/31- 11:02

“파란 기왓집 살인사건”: 페이스북과 대통령 모욕죄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2014년 9월 16일 국무회의.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에 대한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틀 만에 사이버 명예훼손 대응 전담팀을 만들었다. 그해 10월, 11월 카카오톡(이하 ‘카톡’) 사찰 논란이 터졌고, 많은 이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했다.

2016년 3월 현재.

필리버스터는 좌절됐고, 테러방지법은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제 사이버 테러방지법이 바로 국회 문 앞에서 대기 중이다.

2014년 9월 16일 제40회 국무회의 모습 (출처: 청와대) http://www1.president.go.kr/news/media/photo.php?srh%5Bpage%5D=74&srh%5Bview_mode%5D=detail&srh%5Bseq%5D=7260

2014년 9월 16일 제40회 국무회의 모습 (출처: 청와대)

올해 초 페이스북(이하 ‘페북’)에서 일어난  “파란 기왓집 살인사건”[1]에 관해 한 번 살펴보자.

 

사건 타임라인  

  • 게시물 페북 게시 (2016년 1월 15일): 한 페북 이용자(20대 중반 남성)가 ‘청와대 공격’을 골자로 사제 총기 사진이 포함된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자는 3일 뒤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게시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박근혜 저까튼년 사지를 찢어 죽일 거다. 내일 파란 기왓집 살인사건 일어나면 접니다. 오늘 거사를 치를 준비가 되었읍니다.”(참고 기사)

청와대

  • 경찰, 협박죄로 혐의 변경 + 압수수색영장 (1월 25일): 경찰은 (검찰을 통해) 혐의를 ‘모욕죄’에서 ‘협박죄’로 변경하고,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참고 기사)
  • 페북, 게시자 IP 전달 (1월 25일~2월 16일 사이): 경찰은 협박죄 혐의로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페이스북 본사에 보내 협조를 요청했고, 페이스북 측은 경찰에 해당 게시물 게시자의 IP를 경찰에 전달했다.
  • 경찰, 게시자 긴급체포 (2월 16일): 페이스북으로부터 게시자 IP 전달받은 경찰은 청주로 수사팀을 급파, 해당 게시물을 올린 ‘ㄱ 씨’ 검거.
  • 경찰, 하루 만에 게시자 석방 (2월 17일): 경찰은 피의자가 1) 전과 없는 대학생이고, 2) 총기 사진은 인터넷에서 구한 것이라는 이유로 하루 만에 피의자를 석방했다. 1개월여에 걸친 ‘체포 작전’의 끝은 허무했다. 경향신문은 “청와대 공격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한때 새누리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참고 기사)

 

‘체포 작전’ 벌일 만큼 위험하고 급박했나 

1. 해당 페북 게시물에 관한 판단 

페이스북에 ‘청와대를 공격’하겠다는 글과 함께 ‘사제 총기’ 사진이 올라갔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있을 수 있는 가장 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이 게시물은 국가원수에 대한 테러 실행 모의인가? 그렇지 않다. 경찰이 직접 밝힌 것처럼 ‘사제 총기’ 사진은 가짜로 판명됐고, 경찰 스스로 테러 모의가 아닌 ‘모욕죄’ 입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테러가 실제로 발행할 가능성(현존 위험)은 없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밝히지 않는 한 이 사안은 ‘욕설’과 ‘가짜 총기’ 사진이 담긴 ‘모욕죄 가능성’ 있는 게시물이다.

2. 신원 파악 실패와 압수수색영장

우선 경찰(검찰)은 게시물을 올린 게시자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특별한 사실관계 변화는 없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을 통해 혐의 내용을 모욕죄에서 협박죄로 변경해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언론은 이런 일련의 상황 변화를 ‘게시자 검거를 위한 경찰의 무리수(과잉 충성)’라고 해석(추정)한다. 이 의심은 혐의 내용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다.

3. 페북 본사(미국)의 영장 집행 협조 

다시 확인하자. 이 사안은 테러의 실질적인 가능성이 없는 ‘모욕죄’ 사안이다. 이를 확인해 준 건 다름 아닌 경찰이다. 하지만 모욕죄의 용의자 신원을 확보하지도 못한 채,새로운 사실관계가 추가됨이 없이 혐의 사실은 모욕죄보다 그 죄질과 처벌 수위가 한 단계 높은 ‘협박죄’로 바뀌었고,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을 내줬다.

그리고 경찰은 페북 본사에 용의자 신원정보을 확인하기 위해 IP(인터넷주소)를 알려달라고 요청한다(왜냐하면 한국에는 페이스북 서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리고 페북은 이 요청에 협조했다. 페북 측에 문의한 결과,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이 사건 영장에 협조한 바 있는가”라고 페북 측에 묻자, 담당자는 “법률팀에서 사안을 검토해 협조할 만한 사인이라고 판단하면 협조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런 영장 협조는 한국이 최초이거나 특별한 것은 아니며, 각국의 영장 협조 사실에 관한 통계를 게시판을 통해 공개한다”고 말했다. 페북의 영장 협조에 관해 좀 더 살펴보자.

 

‘페북’만 수사기관에 협조하나? 아니다 

각설하고, 우선 페북 정부 요청 보고서를 보자.

페이스북, '정부 요청 보고서' 페이지 https://govtrequests.facebook.com/

페이스북, ‘정부 요청 보고서’ 페이지

페이스북의 정부 요청 보고서(2015년 상반기)

구체적으로 2015년 상반기(1월~6월) 한국 정부가 페이스북 측에 요청한 개인정보 처리 결과는 아래와 같다.

페이스북, 2015년 상반기 '대한민국'에 관한 정보 요청 보고서 https://govtrequests.facebook.com/country/South%20Korea/2015-H1/

페이스북, 2015년 상반기 ‘대한민국’에 관한 정보 요청 보고서

구글이나 애플은 어떨까? 결론을 미리 말하면, 그 절차와 처리 기준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구글과 애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즉, 구글과 애플도 한국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등 형사 절차 협조 요청에 사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협조하고 있다.

 

애플의 투명성 보고서(2015년 상반기)애플 투명성 보고서

 

구글의 투명성 보고서(2015 상반기) 

구글 투명성 보고서, 2015년 상반기 국가별 '개인정보 요청' 통계 중 일부 발췌 https://www.google.com/transparencyreport/userdatarequests/countries/

구글 투명성 보고서, 2015년 상반기 국가별 ‘개인정보 요청’ 통계 중 일부 발췌

 

페북 애플 구글의 ‘수사 협조 현황’ 

2015년 상반기 동안 페북, 애플, 구글에 대한민국 정부가 개인정보를 요청한 건 수와 각 기업이 이 요청에 협조한 비율은 다음과 같다.

  • 페북: 총요청 수 25, 사용자/계정 요청 수 24, 제공 비율 28%
  • 애플: 총요청 수 17, 사용자/계정 요청 수 57, 제공 비율 41%
  • 구글: 총요청 수 306, 사용자/계정 요청 수 3417, 제공 비율 36%

계정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정부가 구글에 요청한 개인정보(3,417건)가 압도적으로 높고, 각 기업이 정보를 제공 비율로 보면, 애플 > 구글 > 페북 순이다.

페북 애플 구글

주의할 점은 페북과 구글 그리고 애플은 그 서비스의 성질과 특성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어떤 기업이 더 한국 정부에 협조적이라거나 또는 그 반대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3사 모두 한국 정부의 수사 협조 요청에 각자의 기준으로 대응(협조)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대통령 죽이겠다는데 그럼 가만히 있나?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 보자.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는 일정한 조건에서 제한될 수 있다. 일률적으로 무조건 압수수색영장 협조를 거부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조건 협조하라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설득력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사건을 구체적이고, 다각도에서 해석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끌어내는 관점과 철학이다.

이 사건은 본질에서 (가장 대표적인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에 대한 테러나 살해 모의가 아니라 ‘모욕’이 문제된 사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는 경찰이 직접 확인해 준 바이며, 또 달리 판단할만한 새로운 사실도 없다.

오픈넷 성명서 중 일부를 인용해보자.

특히 페이스북은 최근 우리나라가 대통령의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이 제기한 여러 명예훼손 민형사소송 때문에 프리덤하우스의 연례조사에서 OECD국가들 중에서 드물게 ’부분적 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용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오픈넷, 페이스북의 “대통령 모욕죄” 영장 협조에 우려한다. 중에서

내 보기에 오픈넷 성명서에서 주목해야 하는 문구는 둘이다. 하나는 “대통령의 평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국가기관이 제기한”.

박 대통령 자신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고, 검찰은 그 ‘시그널’을 바로 접수했다. 둘의 ‘호흡’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는 국민도 있을 수 있다. ‘감히 어떻게 대통령에게’라고 생각하는 국민, 분명히 많을 거다. 그분들 생각, 나는 진심으로 존중한다. 다만, 그 국민 중에서 나는 빼주시라.

 

글로 만든 폭력과 몰상식의 해법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위험천만한 테러를 직접 실행하겠다는 글을 페북에 썼다. 이런 폭력적 행위와 몰상식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손쉽게 국가의 공권력에 기대어 이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국가는 공적 폭력(복수)을 독점하고, 대리한다. 그래서 그 공권력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한, 말과 글로 만들어진 ‘폭력’과 ‘몰상식’은 우선은 말과 글로 풀어야 마땅하다. 경찰이 긴급체포조를 투입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 체포조 투입이 상식이 되면 우리의 ‘아가리’도 봉인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욕을 해도 칭찬을 해도 우리가 한다. 대통령 욕하라고 권장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주권자인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욕 안 먹는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없는 곳에선 나라님도 욕한다’는 속담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괜히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할 수 있다”고 시민의 정치 참여를 독려한 게 아니다.

 

‘대통령 모욕죄’라는 퇴물 – 박경신 교수 일문일답  

박경신 고려대 교수(오픈넷 이사, 사진)에게 이번 사건의 의미를 물었다. 박 교수는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가 “역외 영장에까지 협조하면서 국제적 기준에서 문제가 많은 우리나라의 인권 침해적 법률 집행을 도와주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하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오픈넷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냈다. 이 사건에 주목한 이유는 뭔가. 

이 사건의 진행 과정은 놀랍다.

한국인이 외국 서버를 쓰는 서비스를 통해 저지르는 범죄를 수사할 때마다 경찰과 검찰은 국내접속자 IP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예를 들어, 소라넷의 성폭행 선동글에 대한 수사) 그런데 이 사건은 단 21일말에 뚝딱 해치웠다.

– 21일이 “뚝딱”이라고 할 만큼 짧은가? 

그렇다. 통상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려면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 제대로 된 절차라면 어떤 걸 말하는 건가. 

범죄수사를 위한 국민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그 수사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공직자 즉 판사가 발부한 영장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영장주의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판사가 아무 나라 판사라도 괜찮겠는가?

예를 들어, 다음카카오 서버에 있는 정보를 압수수색하는데 서인도제도의 생소한 나라 판사가 발부한 영장이면 충분한가? 아닐 것이다. 바로 이 원칙을 세우기 위해 만든 게 ‘믈랫’(MLAT; 형사사법공조조약)이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도 체결돼 있다. 즉, 국내 정보를 압수수색하려면 국내 영장이 있어야 하고, 외국 수사기관 요청이 있으면 국내 영장 발부를 위해 상호협조한다는 게 ‘믈랫’의 취지이다.

– 믈랫(MLAT)? 

페북, 구글, 애플에 영장을 집행하려면 ‘믈랫’ 절차를 밟아 미국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필요하다. 역으로 한국에 서버가 있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미국인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믈랫’ 절차가 미국 기준으로 영장을 발부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거부될 때도 잦다.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보통 검경이 해외 서버 수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파란 기왓집” 건은 통상 1년 걸렸을 절차가 ‘초고속으로’ 21일 만에 영장이 집행됐다.

– 왜 그랬을까?

페북이 ‘믈랫’ 절차를 통한 미국 법원의 영장을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 그럼 페북의 영장 협조는 위법한가. 

제공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미국 통신비밀보호법은 특이하게도 한국 통비법과는 다르게 IP주소나 통신자 신원 등 통신의 내용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사업자들이 외국 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반드시 제공할 의무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 사업자가 사안의 경중을 가려 제공하기도 하고 제공하지 않기도 한다. 

– 이번 사건의 “빠른 진행이 놀랍다”고 한 건 그런 맥락인가. 

그렇다. 성폭행 선동글 수사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IP 제공이 안 이루어지다가 이번에는 이렇게 빨리 이루어진 것이 눈에 밟힌다.

– 페북의 영장 협조를 비판했다. 하지만 애플이나 구글도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나. 

페북, 애플, 구글이 집행하는 여러 역외 영장 중 페북이 집행한 한 개에 관해 우연히 전후 사정이 밝혀져 이번에 의견을 낼 수 있었지만, 나머지 케이스에 관해서는 그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알 수 없어 전반적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잘하고 있고 본다.

MS 마이크로소프트

-MS는 잘하고 있다? 

MS는 현재 미국 정부와 소송 중이다. 미국 검찰이 아일랜드 서버에 있는 미국 이용자의 정보를 영장 들고 와서 달라고 하니까, MS 측은 이렇게 대응했다:

‘아일랜드에 가서 형사사법공조조약 절차를 밟아라.’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자세는 높게 평가할 하다. 하지만 역으로 미국 검찰이 자국민(미국인)을 수사하는데 아일랜드까지 가야 하나, 이런 반박도 있다.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런 논의가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그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이다. 더불어 현재 법 체계는 그렇게 돼 있다. 적어도 법 제도를 엄격하게, 특히 이용자의 권익을 고려해 적용한다는 점에서 MS의 대응은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표현의 자유나 프라이버시가 항상 우선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프라이버시는 물론 절대적이지 않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형사사법공조조약 절차를 따르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이 큰 테러나 현재 발생한 납치범 수사 등여러 긴급한 사안이 있을 때는 프라이버시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본다. 법원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일반 상식으로 개별 사안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재난구조를 위해서도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페북 게시물 사건은 긴급한 테러나 재난이 아니다. 우선 모욕죄 자체가, 페북이 스스로 따르겠다고 약속한 국제 인권 기준에 반하는, 폐지되어야 할 범죄 아닌가. 물론 협박죄로 죄목을 바꿨지만, 애초에 모욕죄 수사였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 언론에 밝힌 상태였다.

그런 사안에 대해 경찰이 영장 집행을 요구할 때는 욕설과 비난의 대상이 대표적 공인인 대통령이었다는 점도 고려했어야 할 것으로 본다. 대통령 ‘모욕죄’야말로 ‘국가원수모독죄’와 같이 퇴물 취급받아야 구시대의 유물 아닌가.

표현의 자유 검열

 

[1] 맞춤법상 표기는 ‘기왓집’이 아니라 ‘기와집’이 맞지만, 이 사건의 대상인 게시물의 표기를 따라 ‘기왓집’으로 표기한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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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선물을 걷어차버리나

서버 현지화와 클라우드 이용을 제한하자는 주장은 힘없는 개인들의 정보력·홍보력 확장을 억제하고, 감시와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길을 막자는 것이다.

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국민이 애용하는 해외 인터넷 서비스의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논의된다. 심지어 클라우드처럼 정보의 국외 이전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기술의 경우, 금융권에서는 아예 기술 전개 자체를 제한하자는 주장도 등장한다. 이유는 명시적인 것과 암묵적인 것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해외 인터넷 업체가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으니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불법 표현물을 방치해도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내에서 돈을 벌어가는 해외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국내·국제 세법에 따라 이들의 ‘사업장’인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현재 망 사업자들이 카카오나 네이버에서 엄청난 회선료를 받아가듯 해외 업체한테도 회선료를 ‘망 이용 대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러시아 수준의 ‘밀착 규제’ 원하는가 

하나씩 얘기해보자. 첫째, 해외 업체에 대한 규제 권한부터 살펴보면, 필자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진행한 공익 소송 대다수가 개인정보보호권에 근거했다. 그러나 정보의 국외 이전 자체를 금지하거나 기술의 전개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개인정보 보호의 ‘골드 스탠더드’가 되는 유럽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도 역외 이전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정보 보관지의 개인정보보호법제가 적정한지 평가하여 적정성 판단을 받은 국가에 대해서는 정보를 자유롭게 이전하도록 한다. 서버를 국내에만 둬야 한다는 주장과는 큰 거리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해외 기업에 대한 막강한 규제권을 이미 한국 정부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차단 권한이다. 이미 수많은 해외 서버가 불법 정보를 국내에 유입한다거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차단되었다. 이는 다른 산업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중국의 김치 업체가 위생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김치 공장을 국내에 둘 것을 의무화하는가? 그 중국 업체의 김치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면 그만 아닌가? 그 이상의 밀착된 규제를 하고자 하는 러시아나 중국은 서버의 국내 설치를 의무화한다. 우리가 이들 나라를 따라갈 것인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같은 초거대 기업들에게 시원하게 돈 좀 받아보자는 것을 말릴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하는 방식은 인터넷이 인류에게 준 선물, 즉 힘없는 개인들도 막강한 정부와 기업에 맞서 서로 정보를 모으고 나눌 수 있는 정보력과 홍보력, 그리고 감시와 검열을 피해 유통 경로를 정할 수 있는 특권을 걷어차버리는 것이다.

둘째, 해외 기업의 국내 소득 과세 문제를 따져보자. 기업은 전 세계에 재화와 용역을 수출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수출 기업은 외국에서 소득을 올린다. 그렇다고 해서 현지 정부에 소득세를 내지는 않는다. 소득세는 소득을 올리기 위한 행위가 어디에서 벌어지는가를 기준으로 과세한다. 이는 국제 세법의 상식이고 이중과세를 방지한다. 구글·페이스북의 국내 소득에 대해 과세하려면 현대, 기아 자동차의 미국 내 소득 과세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논의되는 ‘구글세’는 소득에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세다. 국경이 없는 인터넷의 성격을 전제로 하고 새로운 국제 세법을 만들려는 OECD의 논의가 마무리돼간다. 그 와중에 한국 혼자 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서버 위치를 붙들고 늘어졌을 때의 결과는 뻔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것이다.

셋째, ‘망 이용 대가’ 문제다. 망 사업자가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지도 않는 해외 업체에 전화 회사처럼 정보 배달료를 받겠다는 욕심이다. 이는 인터넷의 구동 방식에 완전히 반한다. 해외에는 ‘망 이용 대가’라는 말 자체가 없다. 오직 자신과 직접 접속하는 망 사업자와 받는 접속료가 있을 뿐이다.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유선 85%, 무선 100%를 과점하는 대기업 3사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높은 접속료를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게 받는다. 혹시 ‘망 이용 대가론’을 근거로 이렇게 받는다면 접속료부터 낮출 일이다.

 

* 위 글은 시사IN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8.12.14.)

월, 2018/12/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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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구형 유감

아동음란물의 제작자나 유포자가 아닌 정보매개자 처벌은 신중해야

 

2018년 12월 7일 검찰은 자사 서비스에서 아동음란물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에게 재차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2015년 11월 4일 이 전 대표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이하 ‘아청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기소 사유로 이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재직할 당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서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아 2014년 6월 14일부터 8월 12일까지 ‘카카오그룹’에서 7,115명에게 아동음란물이 배포됐다고 했다. 이후 2016년 5월 검찰은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으나, 선고를 앞둔 당시 재판부가 아청법 조항이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2015년 8월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해 재판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18년 6월 현행 아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하여, 2년만에 중단되었던 재판이 재개된 것이다.

아청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하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1] 아청법 시행령 제3조는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2호는 일반적으로 금칙어(키워드)나 해쉬값에 기반한 필터링을 의미한다.

2016년 11월 10일 발표한 검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1) 음란물을 신고하려면 설정 → 도움말 → 문의하기 → 그룹생성오류 → 유해게시물신고의 5단계나 거쳐야 하므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상시적 신고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으며, 다음으로 (2)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는 이용자 본인을 소개하는 프로필에 음란물을 상징하는 단어를 금지어로 등록했고, 카테고리를 등록할 때 사용하는 단어에도 금지어를 등록해놨지만, ‘카카오그룹’은 그런 기능이 없으므로 아청법 상의 “필터링”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시적 신고 기능은 법에 의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갖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므로, “5단계라서 접근성이 떨어져” 범죄가 된다는 검찰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금지어 필터링의 경우에는 검찰이 지적한 기술만으로는 아동음란물을 효과적으로 필터링하기가 어려워 그 기술의 도입 여부로 범죄성부가 결정될 수는 없다. 키워드를 조금이라도 바꾸면 무용지물이 되는 데다가 아동음란물에만 국한된 키워드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로리”라든지 “교복” 같은 키워드를 사용하는 콘텐츠가 반드시 아동음란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이렇게 부실한 필터링의 도입 여부가 범죄 성부를 결정한다는 해석이 올바른 법률의 해석인지 의문이다.

사실 카카오와 같은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음란물을 완벽하게 필터링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이용자가 공유하는 모든 이미지와 동영상의 내용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카카오그룹과 같은 폐쇄형 SNS에서는 이용자의 통신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침해일 뿐만 아니라 사인에 의한 “감청”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인데다가, 육안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하더라도 아동음란물은 법적인 개념이고 음란물인지 아닌지는 맥락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자의적으로 기술적 조치를 특정해서 ‘이 기능을 도입 안 했으니 범죄’라고 한다면 카카오가 모든 콘텐츠를 육안으로 모니터링했어야만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던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에 다름 아니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 즉 정보매개자에게 특정 불법정보를 찾아내서 삭제하라는 의무를 지운다면, 결국 그 사업자는 플랫폼 상의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사업자에 의한 사적 검열을 의무화 하는 것이고, 자유로운 정보유통과 공유라고 하는 인터넷의 기본 철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매개자도 기여 정도에 따라 제작자나 유포자, 또는 방조자로 처벌하면 되는데, 사전적인 필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정보매개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정보매개자를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범죄자와 동일시하여 과도한 형사책임을 지우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이 오픈넷은 검찰의 이석우 카카오 전 대표에 대한 아청법 위반 구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법원은 인터넷 생태계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이번 사건에 대해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1] 제17조(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
①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 또는 중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전송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키고자 하였으나 기술적으로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시행령 제3조(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발견을 위한 조치)
① 법 제17조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란 다음 각 호의 모든 조치를 말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서 정한 조치를 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

2019년 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수, 2019/01/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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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은 영장 없이 이동통신사들에 시민들의 신상정보를 요청하여 수집한 국가정보원, 서울지방경찰청, 인천지방경찰청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2016. 6. 1.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한 1심 패소 판결을 2018. 12. 13.에 받았습니다(2016가소5944347).

소장(공유용)

청구원인 요약: 통신자료 제공은 수사기관 등이 이용자의 통신자료, 즉 개인정보를 법원의 영장 없이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서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합니다. 또한 달리 정보주체에게 사전 또는 사후 통지하는 제도를 두고 있지 않아, 정보주체로서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되었는지 여부를 확인 신청하지 않는 한 전혀 알 수 없으며, 제공된 정보에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최근 통신자료 제공에 대하여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따라 통신자료를 제공함에 있어서, 수사기관이 그 제공 요청권한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됨으로 인하여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기본권 등이 부당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의해 통신자료가 제공되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기본권 등이 침해되었다면 그 책임은 이를 제공한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니라, 이를 요청하여 제공받은 국가나 해당 수사기관에 직접 추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 이 사건 수사기관 등은 원고들의 사건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소명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원고들의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함으로써 제공 요청권한을 남용하였으며, 이로 인해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은 수사기관 등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들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판결문(공유용)

판결이유: 원고들은 피고가 수사 대상 사건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소명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원고들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하여 제공 요청 권한을 남용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원고들이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위법행위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음

재판 결과에는 오픈넷이 수사기관이 법원에 관련 수사기록을 제출하도록 요청한 ‘문서제출명령신청’이 법원에 의해 최종적으로 기각되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수사기관들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행위의 불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프라이버시침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나 오픈넷이나 원고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 통신자료 제공이 이루어졌는지 알 길이 없으므로 피고인 수사기관들이 그 이유를 통신자료제공요청서 등 관련 문서의 제출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최종적으로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기각하면서 원고가 정보공개법 상의 정보공개 신청을 통해서 관련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정보공개 신청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정보공개법상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되어 정보공개가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발생합니다(아래 설명하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 원고들이 많습니다). 결국 이들 원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선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이유를 설명하지도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배상을 하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되는 것입니다.

법원은 통신자료제공 요청서 및 요청사유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인용문서도 아니고, 제344조 제2항의 공문서이기 때문에 정보공개법에 따라서 공개 여부가 판단되어야 할 문서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문서제출명령신청서 및 재판부의 결정(2016가소5944347)

고등법원의 즉시항고결정문(2017라52)

대법원에서의 재항고 기록 및 결정문(2018마마5311)

오픈넷은 우선은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소송의 피고가 자신의 행위의 정당성 또는 부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법원이 그 증거의 제출을 명하지 않고 재판과 무관한 법에 의해서 증거를 취득할 것을 주문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판단을 구해볼 계획입니다.

앞으로 이 포스트에 계속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월, 2019/01/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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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 토론회 개최

최근 정부, 여야를 불문하고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유통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규제론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2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 이후 각 정부 관계부처들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각종 엄정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학계,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렇듯 내용의 허위성을 이유로 한 정부 주도의 표현물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본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추혜선 국회의원, 오픈넷, 미디어오늘은 다음과 같이 토론회를 열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짜뉴스 규제론이 갖는 법적, 사회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의 효율적인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합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토론회 안내]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표현의 자유의 위기”

○ 일시 및 장소: 2018년 11월 5일 (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

○ 공동주최: 국회의원 추혜선, 오픈넷, 미디어오늘

○ 내용

<발제>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좌장> 
김영욱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토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소영 서울신문 논설위원실 실장
이강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변호사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8/10/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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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은 2018.12.26. 아래와 같이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권미혁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PDF: 정보통신망법_일부개정법률안_의견서_오픈넷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에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른 촬영물(이하 ‘불법촬영물’이라 함)이 유통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과태료 혹은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음. (* 개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에서는 ‘과태료를 부과’라고 하고 있고, 법률안 본문에는 ‘76조(과태료)’ 부분에 신설한다고 되어 있으나, 신구조문대비표에는 ‘73조(벌칙)’ 부분에 신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제안이유 부분에서는 ‘처벌 규정’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위반시 부과되는 것이 행정벌상 과태료인지, 형사처벌상 벌금인지가 불명확하고, 그 오류가 심대하여 폐기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2. 본 개정안의 입법목적은 현행 법제로도 달성 가능함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법촬영물에 대한 임시조치를 강제하여 불법촬영물의 유포, 확산을 방지하게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

그러나 불법촬영물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상의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로써 삭제 혹은 임시조치 대상정보이고, 이는 동조 제2항상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없이 삭제, 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정보에 해당하며 이는 의무규정으로 해석되고 있음.

즉, 현행 규정에 따르더라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불법촬영물에 대한 삭제요청을 받은 경우에는 이를 삭제 혹은 임시조치할 의무가 있음. 또한 판례에 따라 이러한 요청이나 신고가 있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불법정보가 유통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경우에는 일정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있음. (대법원 4. 16. 선고, 2008다53812, 판결 등)

 

3. ‘유통되는 경우에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규정임

‘정보통신서비스’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며,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무궁무진한 양의 정보를 시시각각 교환하는 플랫폼임. 이러한 정보통신서비스 내에 불법촬영물 등의 각종 불법정보는 필연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수밖에 없음. 따라서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서비스 내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정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법적으로 부당함. 따라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분담하여야 할 책임의 범위 또는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도 기본권 제한의 한계원칙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잉금지원칙 또는 비례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 즉, 적어도 특정한 불법촬영물 정보가 신고 또는 삭제요청이 되어 해당 불법정보의 존재와 위치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방치한 경우에 한정하여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여야 함.

그러나 본 개정안은 ‘불법촬영물이 특정되어 신고, 삭제요청된 경우’ 혹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특정 불법촬영물을 인식한 경우’를 넘어, ‘유통되는 경우’에 임시조치 의무를 발생시키고 위반시 책임을 부과하고 있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고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촬영물이 서비스 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위와 같은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규정임. 또한 현행 임시조치 규정에 따르면 적어도 삭제요청이 있는 경우 의무가 발생하는데, 개정안은 사실상 선제적으로 서비스 내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음. 그러나 이러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모든 이용자들이 교환하는 정보의 내용을 검열하도록 하고, 이는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할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위험이 큼.

 

4. 결론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키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및 이용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은 법안으로써 폐기되어야 함.

 

목, 2018/12/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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