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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시대?…소비자 놀리는 통신 상품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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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시대?…소비자 놀리는 통신 상품 ‘뻥튀기’

익명 (미확인) | 월, 2016/01/18- 10:10

데이터 전송속도 과장해 소비자 현혹
미 FCC처럼 ‘광고 대비 속도’ 평가해야

통신사업자들이 주요 상품의 정보(데이터) 전송속도를 크게 부풀려 파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별 1초당 데이터 전송속도(bps•bit per second)가 광고하거나 고지한 빠르기를 모두 밑돌았다.

지난 12월 30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한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초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전송속도 최대 300메가(Mega•백만)bps”라며 일제히 내놓은 ‘3밴드(band) 엘티이(LTE)-A(Advanced)’의 데이터 내려받기(다운로드) 평균 빠르기가 163.02메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광대역 LTE(Long Term Evolution)-A’와 ‘광대역 LTE’의 내려받기 평균도 108.39메가bps와 67.55메가bps에 그쳐 광고하거나 인터넷에 고지한 최대 속도인 225메가bps와 150메가bps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데이터 올리기(업로드) 평균은 LTE 종류에 상관없이 26.84메가bps에 그쳐 편차가 컸다. 이동통신 3사는 데이터를 내리고 올리는 속도를 나누어 광고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사진이나 동영상을 ‘300메가bps 빠르기로 올릴 수 있겠거니’ 하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이 속도라면 상영 시간이 2시간쯤 되는 1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 한 편을 28초 만에 인터넷에 올릴 수 있을 텐데 그런 이동통신 상품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 이동통신 3사 LTE 속도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 이동통신 3사 LTE 속도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 LTE 기술방식별 서비스 내용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 LTE 기술방식별 서비스 내용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소비자 체감 속도는 더 느려

사업자가 광고하거나 고지한 속도와 소비자 체감 빠르기 간 차이는 더 컸다. 기자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무선 인터넷 속도 측정기로 서울 시내 9곳에서 3회씩 LTE 빠르기를 쟀더니 사업자가 광고•고지한 속도는커녕 미래부가 내놓은 내려받기 평균(117.51메가bps)에도 크게 뒤졌다. 단 한 차례도 100메가bps를 넘지 않았다.

1월 7일 오후 3시 11분에 잰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이 88.73메가bps로 가장 빨랐을 뿐 27회 측정값 가운데 60메가bps를 밑돈 게 18회(66.6%)나 됐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삼성역 5번 출구 앞 내려받기 속도는 13.21메가bps에 지나지 않아 사업자가 주장하는 ‘4세대(G) 이동통신’에 걸맞은 빠르기인지를 되묻게 했다. 1월 11일 오후 3시 8분 김포공항역 4번 출구와 1월 6일 오후 6시 31분 광화문역 3번 출구 앞도 13.91메가bps와 27.17메가bps로 굼떴다.

그나마 데이터 올리기 속도는 미래부 측정 평균(26.84메가bps)을 웃돈 곳이 많았다. 1월 7일 오후 3시 29분 55초 삼성역 5번 출구와 1월 11일 오후 3시 8분 김포공항역 4번 출구 앞이 20.66메가bps와 25.05메가bps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평균보다 빨랐다.

데이터 올리기 속도를 끌어올리지 않은 채 내려받기 빠르기만 두드러지게 광고하거나 고지하는 것도 사업자 편의에 따른 것. 엄밀하게는 올리기 속도도 내려받기에 버금가야 할 것이나 그런 빠르기를 실현한 사업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 LTE 속도 측정값. 왼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광화문역 3번 출구 1월 6일 오후 6시 31분(내려받기가 27.17메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11분(내려받기가 88.73메가bps로 가장 빨랐다), 삼성역 5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30분(내려받기가 13.21메가bps로 가장 느렸다), 김포공항역 4번 출구 1월 11일 오후 3시 8분(내려받기 13.91메가bps, 올리기 25.05메가bps에 불과했다).

▲ LTE 속도 측정값. 왼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광화문역 3번 출구 1월 6일 오후 6시 31분(내려받기가 27.17메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11분(내려받기가 88.73메가bps로 가장 빨랐다), 삼성역 5번 출구 1월 7일 오후 3시 30분(내려받기가 13.21메가bps로 가장 느렸다), 김포공항역 4번 출구 1월 11일 오후 3시 8분(내려받기 13.91메가bps, 올리기 25.05메가bps에 불과했다).

▲ 지역별 LTE 속도 측정값. NIA 무선 인터넷 측정기로 휴대폰에 닿는 LTE 전파를 쟀다.

▲ 지역별 LTE 속도 측정값. NIA 무선 인터넷 측정기로 휴대폰에 닿는 LTE 전파를 쟀다.

1기가 유선 인터넷? 실제 보장 속도는 0.15기가

유선 인터넷도 부풀려지기로는 매한가지였다.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씨앤앰•CJ헬로비전이 “1기가(Giga•10억)bps급”라고 광고한 유선 인터넷의 평균 속도가 데이터를 내려받을 때 923.04메가bps, 올릴 때 949.48메가bps에 머물렀다. 1기가bps로부터 76.96메가bps와 50.52메가bps씩 모자랐다. 특히 1기가bps에 준한다는 뜻을 담은 접미사 ‘급’을 붙이거나 ‘최대’로 수식해 매우 빠른 상품인 양 꾸몄지만 실제로 보장하는 속도는 0.15기가bps에 지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는 월 3만8500원에 “최대 속도 1기가급 속도를 제공”한다고 ‘밴드 기가(band Giga)’ 인터넷을 광고했으되 서비스 수준 협약(SLA: Service Level Agreement)에 따른 보장 속도를 150메가bps로 해 뒀다. 기가로 환산하면 0.15기가bps. 데이터를 1초마다 1억5000만 비트(bit)씩 전송하는 빠르기를 보장할 뿐임에도 광고할 때엔 ‘10억 비트쯤(급) 되는 것’만 돋보이게 했다.

▲ SK브로드밴드 ‘밴드 기가’ 최고 속도와 SLA 보장 속도.

▲ SK브로드밴드 ‘밴드 기가’ 최고 속도와 SLA 보장 속도.

LG유플러스도 ‘광(光)기가 인터넷’을 “최대 1기가bps 속도”라고 광고했으되 최저 보장 속도를 ‘150메가bps’로 묶어 뒀다. 1기가bps로 광고한 상품을 팔았지만 “왜 그런 빠르기가 나오지 않느냐”는 소비자 불만이나 보상 요구에는 150메가bps만큼만 들어 주겠다는 뜻이다.

▲ LG유플러스 ‘광기가 인터넷’ 최저 보장 속도. 요금 관련 ‘유의 사항’으로 안내됐다.

▲ LG유플러스 ‘광기가 인터넷’ 최저 보장 속도. 요금 관련 ‘유의 사항’으로 안내됐다.

KT 또한 매한가지. 월 3만5000원짜리 ‘기가 인터넷’을 “10배 빠른 인터넷, 1기가bps 속도의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라고 광고했으나 ‘150메가bps’만 책임지겠다고 알렸다. 유선 인터넷 체감 속도가 흡족하지 않은 소비자는 사업자에게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1기가bps 이상 빠르기를 제대로 누릴 개연성은 낮다.

▲ ‘기가 인터넷’ 소비자 불만에 대한 KT의 대응. 기가 인터넷 속도가 “175메가bps밖에 안 나온다”는 지적에 “최저 보장 속도는 150메가bps”라고 안내했다.

▲ ‘기가 인터넷’ 소비자 불만에 대한 KT의 대응. 기가 인터넷 속도가 “175메가bps밖에 안 나온다”는 지적에 “최저 보장 속도는 150메가bps”라고 안내했다.

성급한 ‘기가시대’ 판촉에 소비자 어지러워

광고하거나 고지한 유•무선 인터넷 속도와 실제 빠르기 간 차이가 큼에도 KT는 새해 벽두부터 ‘바야흐로 기가시대’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 4일 보도 자료를 내어 2014년 10월 1기가 유선 인터넷을 전국에 상용화한 지 1년 2개월여 만에 “고객 100만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100만 명 가운데 “유•무선 (통신) 복합으로 무선에서 1기가‘급’ 속도를 제공하는 ‘기가 LTE’를 50만 명이 쓰고 있다”고 자랑했다.

KT의 유선 인터넷을 쓰는 소비자는 2015년 11월 기준으로 832만8170명. 이 가운데 100만 명이 이른바 ‘기가 인터넷’ 고객이라니 약 12%다. 물론 정확히는 미래부가 측정한 것처럼 데이터를 내려받을 때 923.04메가bps, 올릴 때 949.48메가bps인 1기가에 접근한 인터넷이다.

12%쯤이니 아직 대중화하지 못한 상태. ‘100만 명’을 ‘기가시대’ 기점으로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기가 LTE’까지 광고하는 건 소비자를 어지럽힐 개연성이 크다. KT가 주장하는 ‘기가 LTE’는 데이터 내려받기 속도가 최대 300메가bps라는 3밴드 LTE-A와 최대 867메가bps를 구현한다는 근거리 무선 통신망(와이파이)을 하나로 묶어 “LTE에서 기가급 속도를 제공한다”는 것. KT는 다만 “이론상 최대 속도이며 환경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고 상품 소개란에 알렸다. 늘 1기가bps를 넘어서는 빠르기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867메가bps짜리 와이파이(WiFi)가 없는 곳에서는 3밴드 LTE-A나 마찬가지여서 소비자 기대치를 밑도는 구조도 대강 보아 넘길 수 없다.

▲ KT ‘기가 LTE’ 고지. ‘기가급’이라고 초점을 흐렸고, “이론상 최대 속도”라고 자인했다.

▲ KT ‘기가 LTE’ 고지. ‘기가급’이라고 초점을 흐렸고, “이론상 최대 속도”라고 자인했다.

비싼 요금 역시 뭇사람의 ‘기가시대’로부터 동떨어졌다. KT ‘기가 LTE’를 쓰려면 매월 9만9900원, 6만9900원, 5만9900원을 내는 상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KT LTE 요금제 8종 가운데 비싸기가 세 손가락 안이다. 휴대폰도 ‘V10’을 비롯한 6종만 쓸 수 있다. 이처럼 제약이 많은 상품을 ‘기가시대’ 대표 주자로 꾸미는 것도 소비자 선택을 어지럽힌다.

▲ KT ‘기가 LTE’ 이용 조건.

▲ KT ‘기가 LTE’ 이용 조건.

▲ KT LTE 요금. 점선 안이 ‘기가 LTE’를 쓸 수 있는 요금제다.

▲ KT LTE 요금. 점선 안이 ‘기가 LTE’를 쓸 수 있는 요금제다.

‘광고 · 고지 대비 속도’ 평가해야

광고 · 고지된 속도를 충족하거나 넘어섰다(meet or exceed advertised speeds).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공개한 제5차 ‘광대역 아메리카 측정(Measuring Broadband America)’ 보고서의 핵심이다. 미국 내 유선 인터넷(fixed broadband Internet) 상품의 실제 빠르기(actual speeds)를 사업자가 광고하거나 고지한 속도와 비교해 내놓았다.

FCC의 유선 인터넷 품질평가는 ‘통신망 성능 투명도(transparency about network performance)’를 높여 ‘소비자가 더 많은 정보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게 돕는 것(to help consumers make more informed choices about broadband services)’이 목표. 소비자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광고에 속아 피해를 입지 않게 하려는 뜻이 담겼다.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결과.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결과.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하이라이트.

▲ FCC 제5차 브로드밴드 속도 측정 하이라이트.

한국 정부도 FCC처럼 광고•고지된 통신 상품 속도와 실제 빠르기 간 차이를 살피는 품질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기존 평가로는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거나 사업자의 자정 노력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측정한 LTE•유선 인터넷 속도와 시중 체감 빠르기 간 차이가 큰 것도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박민하 미래부 통신서비스기반팀장은 “속도와 전송성공률 같은 걸(평가지표) 일반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색깔로 표시한) 등급제 같은 걸 도입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게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밴드 LTE-A, 광대역 LTE-A, 광대역 LTE처럼 진화한 기술별로 세분화한 평가 대상을 ‘LTE’로 통합해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그러나 FCC의 사업자 광고 · 고지 대비 실제 속도 평가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이야기”인데 “앞으로 참고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노익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도 “허위, 과장 광고라면 얼마든지 조사해 제재할 수 있겠지만 (인터넷) 속도 때문에 규제한 적은 없다”며 “방통위는 사후 규제 쪽이어서 (광고•고지 대비 속도 관련) 민원이 많이 발생하거나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있기 전에는 (규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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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BS 이사 시절 정연주 사장 해임한 뒤 KISDI에 낙하
이명박 정부의 방송 정책 뒷받침하는 구실 만들어 줘
위법한 특별상여 잔치에 연구원 근태 관리도 부실

방석호 전 아리랑TV 사장의 부도덕은 한국 공공기관 낙하산의 민낯을 보여줬다. 권력을 좇은 덕에 낙하산을 얻어 내려앉은 기관장의 본디 모습과 한계를 잘 알아보게 했다.

방 사장은 2008년 5월 KBS 이사진의 일원으로 정연주 KBS 사장을 그만두게 한 뒤 4개월여 만인 그해 9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공공기관의 으뜸 책임자가 된 그는 ‘방송 소유 · 겸영 규제 완화’와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 허가’처럼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바라는 방향에 KISDI의 정책연구 목표를 맞추고 밀어붙였다.

이명박 정부를 위한 달음박질

방석호 제9대 KISDI 원장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2008년 9월 11일 취임식에서 “방송통신이 국가경제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해 8월 13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방송통신 분야가 국가경제의 핵심적인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한 것과 판박이였다.

▲2008년 9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KISDI 청사에서 방석호 제9대 원장 취임식. (사진: KISDI 보도자료)

▲2008년 9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KISDI 청사에서 방석호 제9대 원장 취임식. (사진: KISDI 보도자료)

‘공적 책임을 높여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고 민주적 여론 형성을 꾀해야 할(방송법 제1조)’ 방송을 경제발전 도구(신성장동력)로 쓰려 한 것. 방송과 정보통신 간 융합 현상을 핑계로 삼았다지만 통신 또한 ‘이용자 편의를 꾀해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게 목적(전기통신사업법 제1조)’인 터라 그의 취임사는 공공성을 깨뜨릴 개연성이 큰 기조로 지적됐다. 방송통신 융합을 핑계로 내걸어 산업과 시장의 논리를 방송에 옮겨 심으려는 뜻으로 읽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인터넷(IP)TV를 상용화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함께 이루겠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IPTV 가입자가 해마다 27%씩 늘어 33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같은 기간 생산유발효과 6조9000억 원, 고용유발효과 3만8000명처럼 이루기 힘든 미래상(ETRI 예측)도 곁들였다. 허풍선에 지나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의 ‘IPTV 도입에 따른 산업 전망’에는 방송을 산업으로 보려는 뜻이 분명했다. 방송도 산업이니 신문과 겸영할 수 있게 해 주고, 재벌에게도 문을 열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정책에 심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은 “세계는 지금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환경에 부합하기 위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생존 차원의 치열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을 통해 신성장동력의 하나인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는 방석호 제9대 KISDI 원장의 취임 일성에 내려앉았다.

취임 20일 만인 2008년 10월 1일 방 원장은 KISDI에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을 새로 만들어 맨 윗자리에 뒀다. 1985년부터 2008년까지 23년 동안 정보통신정책을 연구한 KISDI의 으뜸 과제를 ‘방송’으로 바꾼 것. 기관 이름을 아예 ‘방송통신정책연구원’으로 바꾸는 방안까지 따져 봤다. “KISDI도 기존 IT(정보기술) 정책에 국한한 연구를 벗어나 방송과 미디어를 아우르는 방송통신 종합연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는 방석호 원장의 뜻이 투영된 결과였다.

▲KISDI 조직 개편 흐름.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이 으뜸 연구실로 떠올랐다가 1년여 만에 ‘통신’ 아래로 가라앉았다. ‘기획조정실’을 아래로 내린 것도 방 원장뿐이었다. (표: KISDI 30년사에서 갈무리)

▲KISDI 조직 개편 흐름.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이 으뜸 연구실로 떠올랐다가 1년여 만에 ‘통신’ 아래로 가라앉았다. ‘기획조정실’을 아래로 내린 것도 방 원장뿐이었다. (표: KISDI 30년사에서 갈무리)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로 숨을 고른 방 원장은 다시 20일 만인 10월 21일 ‘방송의 경쟁력 강화와 공공성 구축 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벌였다. 그해 12월 9일까지 49일 동안 주제별 워크숍을 8차례 열어 KISDI 인터넷 홈페이지로 중계방송까지 했다.

워크숍은 재벌을 끌어들여 방송에 산업 논리를 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몇몇 보수 신문에 종편 채널을 내주려던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복심을 엿보게 했다. 첫 주제가 ‘방송 소유 · 겸영 규제 완화 추진방안’이었고 ‘신문방송 겸영이 미디어산업에 미치는 효과(11월 4일)’,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사업자 구도(11월 18일)’, ‘종합 편성 정책(12월 2일)’으로 이어졌다. KISDI 쪽은 이를 방송 경쟁력을 높일 주제라고 주장했다. 또 공공성 구축 방안이라며 ‘공 · 민영 이원체계 구조화방안 및 공영방송 범주 설정(10월 29일)’, ‘공영방송 규제기구 위상 및 역할(11월 11일)’, ‘공영방송 재원구조와 경영투명성 제고방안(11월 25일)’, ‘공영방송의 공익성 구현과 책무(12월 9일)’로 주제를 이었다. 이를 두고 최고 권력자의 KBS · MBC · SBS 지배를 위한 밑거름을 제공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각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융합으로 대변되는 경쟁 환경에서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에 도움이 될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KISDI 쪽 첨언도 이를 방증했다.

새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정부 여당의 뜻에 맞춰 조직을 바꾸고 예정에 없던 워크숍 중계방송까지 벌인 건 그 전까지 KISDI에 없던 일.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아 중점 연구 분야를 정해 둔 기관인 터라 한 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10월과 12월 사이에 새로운 과제를 띄우는 것 자체가 낯설었다.

(방송 소유 규제 완화와 종편 관련) 미디어법 때문에 그랬던가요. 그때 대외 영향력을 많이 확대해 보자는 (방석호 원장의) 뜻으로, 내부에서는 그런가 보다 했죠. (워크숍을) 갑자기 하려다 보니까 외부에서 강사들이 오고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연속적으로 했죠.

KISDI에서 오랫동안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이의 기억. 그는 KISDI에서 방석호 원장의 워크숍 밀어붙이기 같은 사례가 많았느냐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워크숍을 몰아붙인 게 그때 정부와 여당의 뜻에 너무 따라간 것 아니었느냐는 의견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KISDI 연구원이었던 또 다른 이도 “(워크숍의) 인터넷 공개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새 원장이 오자마자 (펼친 워크숍) 주제가 왜 그거(방송 소유 규제 완화)냐 하는 것엔 뭔가 (까닭이) 있었겠죠”라고 말해 워크숍이 정부 여당의 뜻을 품었음을 알게 했다.

조바심이 사고를 부르고

방송법 개정과 방송 규제 완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낙관적으로 예측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2조9000억 원, 취업유발효과가 2만1000명에 달할 것이다.

기어이 말썽이 났다. 2009년 1월 19일 KISDI 이슈리포트로 내놓은 ‘방송 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두고 통계 조작과 왜곡 시비가 일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생산 · 취업 유발 효과를 돋보이게 하려다 정도를 벗어나고 말았던 것.

KISDI 보고서는 그 무렵 “방송 소유 규제로 인한 추가 자본투입 부재와 기존 사업자의 투자유인 부족”으로 콘텐츠 매력도가 낮아 저성장 양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규제를 느슨하게 하면 “신규 사업자 진입과 추가 자본 유입으로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방송 콘텐츠 품질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를 통해 생산이 2조9000억 원쯤 늘고 2만1000명이 일자리를 구할 거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예측 근거로 제시된 국가 간 방송시장 비교용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그 밖의 숫자 합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국회 예산정책처는 KISDI의 보고서 발표 14일 만인 2009년 2월 2일 “방송 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 의미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KISDI는 그러나 같은 달 5일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방법론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반박했다.

KISDI는 그해 7월까지 통계 조작과 왜곡 의혹을 제기한 몇몇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마다하지 않을 듯했지만 결국 “송구하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같은 달 10일 보고서를 재검토했더니 “연구자의 숫자 합산 오류뿐만 아니라 국가 간 방송시장 규모 비교에 사용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자료의 한국 GDP 과대 추정, PWC 자료(2008)의 한국 방송시장 규모 과다 산정, 적용 환율 차이에 따른 오차 등 원 데이터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됐다”고 인정했다.

▲2009년 7월 10일 자 KISDI 알림.

▲2009년 7월 10일 자 KISDI 알림.

20여 일 뒤인 8월 초 보고서 작성 책임자(방송통신정책연구실장)가 KISDI를 떠났다. 이후 한 달여 만인 9월 1일에는 방석호 원장이 첫째가는 조직으로 만든 ‘방송통신정책연구실’도 ‘통신정책연구실’과 ‘방송전파연구정책연구실’로 나뉘었다. 방 원장 취임 1년여 만에 으뜸 과제가 ‘통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당파 이해를 짊어진 낙하산이 조직을 어찌 흔들고 어떤 부작용을 빚는지 잘 내보인 뒤였다.

그때 일을 지켜본 KISDI 출신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KISDI 태생 자체가 청와대나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보다 정책 브레인으로서 지원하는 것”이지만 “통계 오류에 조작까지,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하는 느낌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KISDI 관계자도 기자에게 “(통계 조작 의혹을 산) 보고서를 방석호 원장이 전하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 목표에 맞춘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종종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을 자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위법한 연구적립금 이자로 성과급 잔치

KISDI는 1985년부터 2001년까지 16년 동안 정부 출연 예산 이외에 ‘정보통신연구적립금’ 651억9000만 원을 따로 만들어 썼다. 한국전기통신공사(KT)와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이 KISDI에 출연한 470억 원을 종잣돈으로 삼아 이자수입을 더한 끝에 652억여 원에 닿았다. 이 돈은 옛 정보통신정책연구원법에 따라 모자라는 기관 운영 · 사업비를 채워 메우는 데 써야 하나, KISDI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생긴 이자수입 29억3300만 원 ~ 54억7200만 원쯤만 이듬해 예산에 넣었다. 대개 30억 원쯤이었다.

원금 651억9000만 원은 손대지 않은 채 이자 놀이를 한 셈. 특히 2005년 · 2007년 · 2008년 · 2013년 · 2014년에는 이자 수입이 애초 예상액(30억 원)을 넘어서자 기관 운영이나 사업과 상관없는 직원별 능률 성과급으로 지급해 버렸다. 2005년 이주헌 제7대 원장 때 10억4300만 원, 2007년 석호익 제8대 원장 시절 5억5500만 원, 2008년 방석호 제9대 원장 때 5억4600만 원, 2013년 김동욱 제10대 원장 시절 1억6100만 원, 2014년 김도환 제11대 원장 때 5억6700만 원을 썼다. 모두 28억7200만 원을 이듬해 KISDI 예산에 포함하지 않은 채 직원 성과급으로 다 써서 없애버린 것이다. 특히 방석호 원장은 2008년 9월 10일 취임한 뒤 3개월여 만에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뿐만 아니라 특별상여 차등 지급까지 해냈다.

직원들은 이를 ‘특상(특별상여)’이라 불렀다. 업무실적평가에 따른 정규 성과급과 달리 연말에 따로 줬기 때문이다. 모두 만족했던 건 아니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금액 차이가 컸고 “기관 경영평가에 따른 상여금처럼 정해진 비율대로 준 게 아니라 연말에 주는 특별상여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지급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는 KISDI 관계자의 뒷말도 들렸다.

최성재 KISDI 기획전략팀장은 이와 관련해 “(그해 연구적립금에서 생긴) 초과 이자 수입뿐만 아니라 외부 용역 수입 초과분을 더한 금액을 직원별 업무실적평가에 따라 5단계로 나눠 차등 지급했다”고 밝혔다.

KISDI는 1985년부터 1999년까지 생긴 결산 잉여금 45억7500만 원도 이듬해 예산으로 넘기거나 정보통신연구적립금에 보태지 않은 채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운영자금을 핑계로 삼아 마음대로 썼다. 이 돈을 인건비 · 경상비 · 사업비 따위로 쓰려면 국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그냥 쓴 것으로 2015년 감사원 특정감사에서 드러났다.

KISDI의 이런 행위는 모두 위법했다. 1999년 1월 옛 정보통신정책연구원법이 폐지돼 정보통신연구적립금을 따로 만들어 운용할 근거가 없기 때문. 결산 잉여금을 이사회 승인 절차도 밟지 않은 채 마음대로 쓴 것도 정부의 ‘예산 · 기금 운용계획 집행지침’과 ‘KISDI 예산 총칙’을 어긴 행위였다.

최성재 팀장은 “자체 기금을 가지고 있지 말고 쓰라는 (감사원 감사) 처분에 따라 2017년부터 매년 130억 원씩 연구개발적립금에서 정부 출연 예산을 대체한다”고 전했다.

부실한 직원 근태 관리

제보다 젯밥에 마음이 있는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했다.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과 2년 4개월쯤 겹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3년 동안 KISDI 직원의 대외 활동 3856회 가운데 89회만 미리 승낙된 것으로 밝혀졌다. KISDI 임직원 행동 강령과 대외 활동 요령에 따라 외부에서 대가를 받고 강의하거나 자문해 주려면 미리 원장에게 신고해 승인을 얻어야 함에도 3767회나 허락 없이 이루어졌던 것. 2010년 12월 기준 정규직 123명 가운데 75명이 한 차례 이상 신고하지 않은 채 대외 활동으로 사익을 누린 것으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 75명 가운데 21명은 2008년부터 3년 동안 신고나 허락 없이 외부 강의와 자문으로 각각 1000만 원 이상 벌었다. 21명은 대외 활동을 976회나 벌여 모두 5억3230만 원을 자기 주머니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치로는 대외 활동 46회에 2534만7000원씩 벌어들였다.

▲신고하지 않은 대외 활동으로 1000만 원 이상 소득 올린 KISDI 직원 현황. 빨간 네모 상자로 표시(19번)한 ㅎ씨는 32회 대외 활동으로 9973만 원을 벌었다. (자료: 감사원)

▲신고하지 않은 대외 활동으로 1000만 원 이상 소득 올린 KISDI 직원 현황. 빨간 네모 상자로 표시(19번)한 ㅎ씨는 32회 대외 활동으로 9973만 원을 벌었다. (자료: 감사원)

특히 ㅎ씨는 방석호 원장이 취임했을 무렵인 2008년 10월 KISDI에 합류해 방 원장이 퇴임한 2011년 9월까지 3년 동안 외부 자문 · 기고 · 토론 32회로 무려 9973만4000원을 벌었다. 그는 KISDI에서 맡은 일과 관련이 없는 금융 분야 자문을 해 주느라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KISDI 출입 체계에 흔적이 남지 않아 무단결근한 것으로 보이는 날도 32일에 달했다. 방석호 원장에게 미리 신고하거나 허락을 얻지 않은 채 벌어들인 9973만4000원 가운데 8282만7000원을 금융 관련 자문비로 받았다. 그의 정규 연봉은 6585만7000원(2010년)이었다.

그때 KISDI에서 일했던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2011년 10월 감사원 감사에서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미리 신고하지 않고 외부로 나간 것과 모 박사의 금액이 큰 게 문제가 됐다”며 “그 일이 있은 뒤엔 대외 활동 사전 신고와 승인은 물론이고 횟수까지 엄격히 살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KISDI 올해 예산은 246억2300만 원. 해마다 정부 출연금 100억 원쯤을 받아 정보통신기술(ICT)전략 · 통신전파 · 방송미디어 · ICT통계정보 · 국제협력 · 우정경영 정책을 연구하는 데 썼다. 나머지 예산도 인건비 · 일반사업비 · 경상운영비처럼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아 일군 수탁용역수입과 청사 보증금 · 매각 잔액(99억4800만 원) 따위에서 나왔다. 이처럼 정부가 세금을 모아 KISDI에 주는 것(출연)은 관련 분야에서 시민의 삶을 넉넉하고 윤택하게 할 길을 열어 달라는 뜻. 위법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지나친 대외 활동으로 개인 살림을 늘리라는 게 아니다.

‘방석호 KISDI’처럼 정파 이해를 타고 내려앉는 낙하산 인사로는 ‘공공기관’ 운영이 ‘공공의 이익’과 동떨어질 위험이 크다. KISDI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 인사 행정에서 여태 풀지 못한 숙제다. 영화 <살인의 추억>처럼.

화, 2016/02/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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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무상 고교교육 등 새누리당이 지난 19대 총선과 대선때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무상시리즈’ 공약들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뉴스타파가 2012년 새누리당이 발간한 총선, 대선 공약집에서 ‘무상’, ‘완전’, ‘100%’, ‘전액’, ‘모든사람들’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공약만 추려내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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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무상공약’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러한 공약들은 총 11개였고, 이 가운데 100% 이행됐다고 볼 수 있는 공약은 1개에 불과했다. 공약 ‘그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미이행 또는 축소로 간주했다. 전혀 지켜지지 않은 미이행 공약은 4건, 축소된 공약은 6건이었다.

<새누리당의 19대 총선과 대선때 내세운 11개 무상공약과 이행내역>

1

셋째 아이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현재) 전액지원에서 연간 450만 원으로 축소됐고, 대상자 중 소득 상위 20%는 제외됨.

축소

2

소득 1~2분위 대학생 등록금 전액 무상

현재) 전액지원에서 2016년 연간 520만 원으로 축소됐고, C학점 이상 직전학기 12학점을 이수해야한다는 조건이 붙음.

축소

3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현재) 누리과정은 예산을 두고 국비, 지방비 부담 논란을 겪으면서 파행을 빚고 있음. 누리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려면 교부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교육감들은 주장하고 있으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은 누리과정 시행 전인 2010년부터 20.27%로 변함없음.

미이행

4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

현재) 교육부는 지난해 “세수감소 등으로 무상교육 어렵다”고 밝혔으며 올해는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반영 안 됨.

미이행

5

방과 후 학교 무상지원, 돌봄교육 무상지원 예산 반영

현재) 방과 후 학교는 무상지원이 되지 않으며, 돌봄교실은 1~2학년에서 전학년으로 확돼됐으나 당초 급식비까지 무상으로 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음.

축소

6

비정규직근로자 고용보험, 국민연금 보험료 100% 정부 지원

현재) 월 소득 140만원 미만 근로자에 50%지원(2015년)으로 축소됐으며, 이 정책은 이명박정부 때부터 진행돼 왔던 것. 2016년 가입자부터는 60% 지원.

축소

7

모든 화물차에 대해 주간시간 통행료 25% 할인

현재) 전혀 지켜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올해 고속도로 통행료 4.7%인상돼 주간 통행료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

미이행

8

남성근로자의 30일 육아휴직 기간에 통상임금의 100%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

현재) 남성근로자가 아닌 부부 중 두번째 육아휴직자가 대상이며 최대 150만 원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축소.

축소

9

만12세 이하 아동 필수예방접종비 무상지원

현재) 2009년부터 일부 지자체에서 전액 지방비를 부담해 실시해 오던 정책이나, 2014년부터 국비, 지방비 50% 부담으로 바뀌었으며 전국적으로 전면 시행됨.

이행

10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 지급

현재)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소득별로 지급하며,  퇴직공무원 등 직영연금 수급자는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함.

축소

11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비급여포함)

현재) 중증질환 환자 병원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간병비,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은 여전히 건강보험 적용 안 됨.

미이행

모든 화물차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심야할인(밤9시~아침6시 사이 최대 50%할인)에 이어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주간에 25% 할인해 주겠다던 공약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대형 화물차 운전자들이 통행료를 아끼기 위해 주로 새벽 시간에 밤샘 운전을 하다 보니 화물차 운전자 교통사고 사망 건수가 일반 승용차의 39배에 이른다.

지난 2014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약 실현을 위해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자동 폐기됐다.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공약을 지키려면) 2,500억 원이 소요된다”며, “이게 다 국민 부담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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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 박원호 본부장은 “공약은 전혀 이행되지 않았고, 오히려 통행료 인상으로 부담이 더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대형화물차 운전자 장순일 씨는 “밤 10시 이후 휴게소에 오면 온통 자고 있는 화물차 운전자들”이라며 “통행료 할인을 위해 아무리 졸리고 위험해도 심야에 운전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늦게라도 공약이 이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상 고교교육와 관련해 정부는 스스로 지난해 세수감소 등으로 무상교육이 어렵다고 밝혔으며 올해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국가가 완전 책임지겠다던 무상보육, 즉 누리과정은 시도교육감들이 지난해 지방채를 발행해 운영했고 올해 들어선 더이상 빚지고 운영할 수 없다며 정부에 국고지원을 요청하며 1인 시위에 나선 상태다.

김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정부가 누리예산을 다 줬다고 말하는데,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려보내 준 것이지 누리예산을 준 것이 아니다”며 “2014년 12월에 교육부에서 누리과정 예산 어린이집 2조 1500억 원을 편성했다가 기재부에서 삭감했는데, 이는 교육부도 누리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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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중증질환 환자 진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겠다던 공약도 지켜지지 않았다. 여전히 3대 비급여 항목을 환자가 부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질환 환자의 건강보험 보장 항목을 2013년 25개에서 2016년 300개로 늘렸다는 입장이지만, 가장 큰 부담인 비급여 항목에 변화가 없으면서 환자가 체감하는 진료비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다.

취재 : 김경래, 홍여진
촬영 : 김남범, 김기철
편집 : 정지성

목, 2016/02/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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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을 유치하겠다”고 제시했던 시도별 공약이 거의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재원이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산되거나 방치되고 있었다.

전국 24개 유치 공약 중 21개 ‘미이행’

새누리당이 발간한 19대 총선 시도별 공약집에서 지역에 박물관 등을 유치하거나 설립해 주겠다고 구체적으로 약속한 이른바 ‘‘유치 공약’을 추려내 분석한 결과, 11개 지역 24건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 5건, 부산 4건, 경남과 인천이 각각 3건 등이었다. “~을 추진하겠다, ~을 지원하겠다” 는 등의 추상적인 공약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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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19대 총선 시도별 유치 관련 공약>

지역

소항목

실현여부

부산

중앙청산소(CCP) 부산 유치

X

부산

금융전문대학원 설립

X

부산

북태평양수산위원회 사무국 유치

X

부산

국제어업교육원 설립

X

대구

줄기세포재생의학 연구센터

X

대구

한국뇌질환센터

X

대구

SW융합기술센터 설립

O

대구

인류학박물관 조성

X

대구

중앙도서관 대구분관

X

인천

갯벌국립공원 조성

X

인천

영종 무비자지역 지정

X

인천

인천 장애인 평생교육관 건립

X

울산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유치

X

경기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조성

강원

오색 로프웨이 설치

강원

DMZ 전문대학원 설치

X

충남

유류피해 전시관 건립

O

전북

애그로 메디컬 연구센터 구축

X

전북

리틀스위스 축제 개최

X

경북

제2원자력 연구원 설립

X

경남

노인전문 종합건강검진센터 건립

X

경남

한산대첩교

X

경남

전지훈련스포츠파크 조성

O

대전

예술향 도시숲공원 조성

X

*착공 전 단계로 공약이 완전히 이행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로 표시했다. 강원도의 오색로프웨이는 지난해 8월 국립공원회의 심의를 통과하고 현재 문화재청 심의를 앞두고 있는데 문화재 훼손 등의 이유로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경기도 화성의 유니버셜스튜디오는 계약주체인 수자원공사가 지난해 말 국제테마파크조성사업자로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별다른 진척사항은 없다.

전체 24건의 공약 중 제대로 이행된 것은 3건에 불과했다. △SW기술융합센터 설립(대구/2015년7월 착공) △전지훈련스포츠파크조성(경남/2014년8월 준공) △서해 유류피해전시관 건립(충남) 등이다. (이미 착공에 들어가 완공이 확실한 것만 이행 공약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21개 공약은 아예 무산되거나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가장 많은 유치공약을 내세웠던 대구의 경우 5건 중 1건의 공약만 이행됐다. 새누리당이 국가 첨단의료의 허브를 구축하겠다며 내세운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센터’ 는 대구가 아닌 충북 오송에 유치됐고, ‘한국뇌질환센터’는 이제 예비타당성 조사를 준비하는 단계다. 대구시청 첨단의료산업과 관계자는 “뇌질환센터는 예타 조사를 거쳐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센터는 사실상 공약이 이행되지 않은 게 맞다”고 말했다.

안동으로 이전이 결정된 경상북도청(대구 북구 소재)의 부지를 개발해 ‘인류학박물관’과 ‘국립중앙도서관 대구 분관’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무산됐다. 대구시청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무산됐다. 현재 도청 이전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라 그 부지가 어떻게 개발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19대 총선에서 대구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각종 기관들. 대부분 무산됐다.

새누리당이 19대 총선에서 대구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각종 기관들. 대부분 무산됐다.

인천의 경우는 △인천 장애인평생교육관 건립 △영종도 무비자지역 지정 △강화~옹진 일대 갯벌국립공원 조성 등의 공약을 내세웠지만 지켜진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인천 장애인평생교육관 건립 공약은 새누리당의 19대 총선공약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공약은 건립비와 운영비를 국고로 할 지, 지방비로 할 지를 두고 인천시와 교육부간 책임 떠넘기기를 하다가 아무것도 진행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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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총선 당시 처음 이 공약을 제안했던 정의성 새누리당 장애인위원장(인천장애인평생교육관건립추진위원장)은 “19대 총선 때 1,300명 입당원서까지 받아줘가며 당에 성의를 보인 결과 채택된 공약이 바로 장애인평생교육관 건립이었다”며 “선거철에는 반드시 교육관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하더니 이제와서 정부도, 시도 돈이 없다고 한다. 이제는 두 번 다시 당을 돕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강화군 일대에 조성하기로 약속했던 갯벌국립공원 조성은 인천시에서 추진을 위한 사전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나 새누리당 공약에 따른 것은 아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그런 공약을 냈는지 몰랐고, 갯벌국립공원 조성 건으로 어떤 요청을 해온 것도 없다”며 “갯벌국립공원 조성과 관련해선 이제 막 사전조사를 준비하는 단계로 아직 아무것도 진척된 게 없다”고 말했다.

“공약은 실천할 수 있는 것만 내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유치 관련 공약이 대부분 이행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새누리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공약은 실천할 수 있는 것만 내는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에 대해 선언하는 역할도 있다”고 답했다. 또 대구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시민들이 1개 준다는 쪽보다 10개 준다는 쪽에 혹하기 때문에 정말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없더라도 일단 상대 후보보다 많은 공약을 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도 많은 걸 해준다는 후보보다 정말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이 무엇인지, 그 공약을 지킬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새누리당의 답변은 “새누리당의 정책은 국민 눈높이에 맞춘 실천 가능한 약속”이라고 공약집에 적어놓은 문구를 무색케 한다.

취재 : 홍여진, 김경래
촬영 : 김기철, 김남범
편집 : 정지성

목, 2016/02/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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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2월 18일 20대 총선 1차 일자리 공약을 공개하며 2020년까지 일자리 400만 개를 새로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 10%을 한국으로 U턴시켜 매년 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1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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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 핵심 공약으로 ‘청년 일자리 70만 개 창출’을 내세웠다. 공공 부문에서만 35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고, 민간 기업에도 청년고용할당제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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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덩어리” vs “공약이 아니라 사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월 11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민주당의 공약이 ‘포퓰리즘 덩어리’라며 “이러한 공약은 당장 달콤한 사탕으로 다가오지만 결국은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망치는 치명적인 독약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재관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2월 24일 논평에서 “전체 관광업 종사자 수가 약 23만 명인데 새누리당은 5년만에 현 관광산업 총 종사자수의 약 6배가 넘는 일자리를 신규로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뻥튀기가 가히 역대급이다. 선거 때 횡행하는 공약(空約)수준을 넘어 사기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의 ‘가정법 일자리 공약’, 어떻게 가능할까?

새누리당은 ‘해외 현지 법인의 10%가 국내로 돌아올 경우 매년 약 5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2020년까지 해외 관광객 2,300만 명 달성 시 일자리 150만 개가 늘어난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근거해 공약을 만들었기 때문에 일자리 400만 개 창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외 기업 10% U턴, 관광객 2,300만 명’이라는 공약의 전제 조건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김종석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앞으로 여러가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의 일자리 창출 방안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새누리당은 해외 기업 U턴 유도 방안으로 ‘U턴 안정화 기간’동안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근로 허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민생119본부장은 지난 18일 1차 일자리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해외 U턴 기업은 한 5년 동안 무노조로 한다든지 이런 파격적인 게 있어야 이 사람들이 들어오지 안 그러면 들어오겠느냐” 고 말하기도 했다.

더민주당 ‘공공부문 일자리’, 재원 마련 방안은 아직

더불어민주당은 70만 개 일자리 중 중 35만 개를 공공 부문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장은 “OECD 국가의 경우 전체 일자리의 약 21%를 공공부문에서 창출하는데 우리는 그 비율이 8%도 되지 않는다. 국민의 삶의 질과 관련한 안전, 환경 분야의 공공 부문 일자리를 늘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당은 또 청년고용할당제를 통해 300인 이상 민간 대기업에서도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정의당 역시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매년 정원의 5%이상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청년고용할당제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증세의 가능성이 따라붙을 수 밖에 없는 공공 부문에서의 고용 창출과 청년고용할당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종석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은 “공공부문은 국민의 세금을 받는 조직이기 때문에 인력을 늘릴 때에는 최소한의 필요한 수준에서만 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야당이 국민 세금을 더 걷어서 그냥 공공기관에다 (일자리 창출 의무를) 안기고 기업들한테 강제로 (고용을) 할당을 하고 이런 식의 일자리 정책은 미봉책이고 영합주의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장은 청년 일자리 70만 개 창출 공약의 현실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구체적 근거가 다 있다. 특히 이번에는 총선정책공약단 내에 재원조달팀을 만들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현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민주당의 재원조달팀은 아직 팀장만 있을 뿐 구성 중이고, 재원 조달 방안도 논의 중일 뿐이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기획단 재원조달팀장은 “만일 증세를 한다면 단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조정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각 당의 일자리 공약에 대해 “비정규직 등 일자리 질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일자리 몇 만 개라는 부풀린 숫자만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청년들의 일자리가 20대 국회에서도 두고두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가장 큰 부담, 숙제가 될 텐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분명한 대안과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 정당으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 2016/02/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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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취임 3주년을 하루 앞둔 2월 24일 밤. 청와대와 가장 가까우면서 동시에 집회가 가능한 가장 최북단,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유령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가로 10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홀로그램 스크린에 등장한 영상 속 집회 참여자 100여 명은 “평화 행진 보장하라”, “우리는 불법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가 시민들과 함께 준비한 것으로 실제가 아닌 가상, 즉 홀로그램을 이용한 유령 집회였다. 당초 유령시위를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금지 통보했다. 교통혼잡 우려로 인한 집회 금지를 통보한 것이다.

경찰은 특히 “홀로그램 시위도 정치적 구호 외치면 ‘집회’” 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유령을 자처한 시민들은 “이제는 진짜 사람들이 누리는 집회 시위의 자유를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안세영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는 “유령집회 때문에 교통혼잡 우려라니, 사실상 근거없는 금지이자 교통혼잡이 시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위헌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스페인에서 공공건물 주변에서 시위를 금지하는 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처음 시작된 이 홀로그램 집회는 가상 군중이 집회를 벌이는 모습이라 해서 이른바 유령집회라 불린다. 24일 밤 유령집회 때 상영된 홀로그램 영상은 약 2주간 동안 촬영과 편집을 거쳤다. 유령을 자처한 일반 시민들의 집회 장면은 행진부터 피켓팅까지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겼다.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모든 표현물, 집회, 언론이 모두 통제됨으로써 한국사회 표현의 자유는 끝없이 후퇴중이다

변정필 앰네스티 전략캠페인 팀장은 박근혜 정부 3년차 ‘자유’를 정리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실제 박근혜 정부들어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됐다. 유령집회가 열린 24일 국제앰네스티가 전세계 160개국 인권현황을 정리한 ‘2015/16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국의 인권상황은 “정부가 표현과 결사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 시위의 자유를 계속 제약했다” 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집회 신고제가 허가제처럼 운영되는 점을 큰 문제로 꼽는다. 현행 집시법은 집회의 정의 규정이 없고, 각종 제한 규정이 많다. 이 상태에서 경찰은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금지 규정을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뉴스타파가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기획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제시한 대선 공약 4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모두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 결과는 뉴스타파 공약 점검 특별 페이지 <2016 총선 기획, 공약 점검 프로젝트 약속>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취재, 편집/김새봄
촬영/신승진

목, 2016/02/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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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막바지, 여야가 정면대립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안.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강력히 추진하는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취재: 박경현
촬영: 김남범 김수영
편집: 정지성

금, 2016/02/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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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국정원 등 각국의 정보기관에 해킹프로그램, RCS를 대량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탈리아 해킹팀이 최근 활동을 재개했음을 보여주는 악성프로그램이 발견됐다.

미국의 보안업체 센티넬원(Sentinelone)의 페드로 빌라사 연구원은 최근 입수한 악성프로그램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 해킹팀이 사용하던 RCS, 즉 리모트 컨트롤 시스템과 같은 소스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혔다.

▲ 악성프로그램 소스코드 분석화면. 이탈리아 해킹팀과 같은 소스코드를 사용했다.

▲ 악성프로그램 소스코드 분석화면. 이탈리아 해킹팀과 같은 소스코드를 사용했다.

또 이 악성프로그램에 심어진 암호화 코드의 작성 날짜가 2015년 10월 16일로 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해킹팀이 지난 7월 사태 이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악성프로그램은 감염된 컴퓨터에 다른 프로그램이 설치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이번에 발견된 샘플은 애플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컴퓨터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감염될 경우 해킹팀의 RCS가 설치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스코드에서는 악성프로그램에 명령을 보내는 서버의 아이피주소도 발견됐는데 아이피 검색 결과 할당대역은 영국으로 돼 있지만 이미 차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사 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악성프로그램은 해킹팀의 내부 소스코드가 유출됐을 때 확인했던 마지막 버전인 2015년 3월 버전과 같은 형식을 띄고 있지만 백신프로그램에 검출이 어렵도록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있다면서 ‘새로운 코드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던 이탈리아 해킹팀이 그동안 큰 발전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보안업체 사이낵의 연구원 패트릭 워들은 이번 악성프로그램이 예전에 사용했던 형식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소스코드의 분석을 어렵게 하기 위해 애플의 암호화 구조를 사용하는 등 몇가지 발전된 기술이 사용됐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번에 발견된 악성프로그램은 두 가지 형태로 지난 2월 4일 구글이 운영하는 바이러스 검색사이트인 ‘바이러스토탈’에 처음 올라왔으며 당시에는 어떤 백신프로그램에도 검출이 되지 않았으나 지금(3월1일 현재)은 55개 백신프로그램 가운데 안랩의 V3 등 19개가 이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바이러스포탈 화면. 19개 백신프로그램에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 바이러스토탈 화면. 19개 백신프로그램에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탈리아 해킹팀은 지난해 7월 400 기가바이트 분량의 내부자료와 소스코드가 해킹으로 유출된 후에도 변함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대변인은 “지난해 7월 해킹팀의 RCS를 국정원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을 당시에 국정원은 RCS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면서도 현재도 중단 상태인지 여부에 대해선 일일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목, 2016/03/0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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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7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회 국정조사 기간에 한 대학교수의 이름으로 지역일간지에 실렸던 국정원 옹호 내용의 기고문이 사실은 국정원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은 지난 2013년 7월 현직 대학 교수에게 국정원 대북심리전 활동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이메일로 전달했고 이 기고문은 이틀 후 강원도의 한 일간지에 오피니언 기고문 형태로 그대로 실렸다. 뉴스타파는 최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수사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직원, 왜 기고문을 전달했나

검찰이 2013년 8월 압수수색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A 씨의 이메일을 보면 A 씨는 같은 해 7월 23일 신원 미상의 B 씨에게 ‘안부 문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낸다. 이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이메일에 나오는 주소는 당시 강원 지역의 한 일간지 편집국장 김 모 씨의 이메일 주소다. 김 씨는 현재 이 신문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 이메일에는 역시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한글 문서 파일이 첨부돼 있다.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을 받은 B 씨는 고려대 북한학과 조영기 교수로 확인됐다. 조영기 교수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한글 파일에는 ‘국정원 댓글사건과 개혁의 본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담겨 있다. 이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국가정보원이 국정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소위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불거진 정치개입 의혹 때문에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왜냐하면 ‘댓글사건’과 연관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여야 한다는 실체적 측면뿐만 아니라 국정원이 국정감사를 받는다는 초유의 사실 때문이다.

이 글은 ‘국정원의 댓글활동’이 종북활동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면서 정당성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당시 국정원이 내놓았던 공식입장과 판박이다.

해방공간으로 전락한 사이버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종북활동을 방치하자는 것이며, 대북심리활동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과 같다…국정원 댓글 활동은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정원 댓글활동’에 대한 정치공방이 가열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관심의 초점은 변질되는 것을 목도하였다. 즉 정쟁의 와중에 종북활동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는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면서 정치개입의혹으로 사건을 또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정치개입의혹만 불거지고 대북심리전의 정당성은 무시되고 있다.

이 글은 특히 “18대 대선 때 ‘국정원 댓글’ 때문에 표심을 바꾼 유권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의문스럽다”며 “‘국정원 댓글’이 매스컴에서 이슈로 등장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수백 개의 댓글로 정치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억지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국정원 직원이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

▲ 국정원 직원이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

국정원 직원이 조영기 교수에게 보낸 이 글은 2013년 7월 25일 자 강원도의 한 일간지에 조 교수의 이름으로 오피니언 기고면에 그대로 실렸다. 국정원 직원이 첨부한 문서의 내용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 2013년 7월 25일 강원도의 한 지역신문에 실린 기고.

▲ 2013년 7월 25일 강원도의 한 지역신문에 실린 기고.

조영기 교수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1월 조 교수가 위원으로 내정됐을 당시 일부 언론에서 이 기고문을 문제삼아 편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처음부터 기고문을 작성해 조 교수에게 전달해 신문사에 기고하게 한 것인지 아니면 조 교수가 먼저 작성해 국정원 직원의 수정과 확인을 거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정원 직원이 직접 작성한 것이라면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열리던 민감한 시기에 국정원 직원이 대학교수의 이름을 빌려 마치 전문가의 목소리인양 국민을 상대로 여론 조작을 한 셈이다.

또 조영기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라고 하더라도 언론 기고문을 사전에 국정원과 주고받았다는 것은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한 여론 대응에 있어 교수와 국정원이 협조관계에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어서 이 역시 국정원이 지역 일간지의 기고문 하나까지 간섭하고 관여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고문을 자신이 보낸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메일을 주고받은 “A(국정원 직원)라는 사람은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수업에 들어가야 하니 나중에 통화를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이메일 질의에도 답변이 없었다.

당시 기고문이 실렸던 지역일간지의 편집장이었던 김 씨는 “A라는 직원은 당시 강원 지역에서 언론을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으로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A 씨가 기고를 실어 달라는 부탁을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기억은 없다”며 “수년 전 일이기도 하고 일주일에도 여러 개의 기고가 왔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에게 국정원 옹호 기고문을 보냈던 국정원 직원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으로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작업을 담당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확인됐다. 이메일을 보낼 당시인 2013년 7월에는 심리전단이 사실상 해체된 상태에서 지역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만 밝혔다.

수, 2016/03/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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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식 새누리당 예비후보(대구 중구, 남구)의 배우자가 경북 상주시 ‘온천지구’에 있는 농지를 위장전입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 후보 본인도 땅 투기 열풍이 불었던 시기 안성에 임야를 매입, 30년 간 방치하고 있어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의혹이 제기된다.

배 후보 배우자 ‘위장전입’으로 경북 상주 온천지구에 농지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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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식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배우자 문 모 씨는 배 후보가 경제기획원 투자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1985년, 배 후보의 고등학교 동창의 배우자 김 모 씨와 함께 경북 상주시 운흥리 일대 농지를 매입했다. 총 1984㎡규모(약 600평)의 논이다.

1985년 당시 농지개혁법에 따르면, 외지인은 농지를 매입할 수 없다. 농지 매입은 농지로부터 4km 이내 거주하는 ‘농민’이 ‘직접 경작’을 할 경우에만 가능했다. 소작 형태의 위탁경영도 불가능했다. 당시 배 후보는 서울 강남 대치동에 거주하고 있었다. 부부가 같이 살았다면 농지 매입을 할 수 없었다.

▲ 배 후보 배우자가 보유한 농지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니, 문 씨와 공유자의 당시 거주지가 농지를 판 농민의 양조장 주소로 기재돼 있다.

▲ 배 후보 배우자가 보유한 농지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니, 문 씨와 공유자의 당시 거주지가 농지를 판 농민의 양조장 주소로 기재돼 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문 씨는 위장전입으로 농지를 매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가 소유한 농지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농지매입 당시 거주지가 ‘화북면 운흥리 00번지’로 돼 있었다. 문 씨는 물론 공유자인 김 씨도 같은 주소였다. 이 주소는 이들에게 농지를 팔았던 농민 서 모 씨의 양조장 주소다.

서 씨는 뉴스타파와의 전화통화에서 “문 씨가 당시 농지를 매입하며 실제 내려와 농사를 짓겠다고 말해서 주소지를 옮겨 놓도록 허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당시 배우자 문 씨가 살았다는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컨테이너 창고만 있을 뿐 사람이 거주할 만한 공간은 없었다. 집 주인 서 씨는 취재진에게 “문 씨가 실제로 거주하지는 않았고, 가끔 다녀갔다”고 말을 바꿨다. 사실상 문 씨는 농지매입을 위해 농지를 팔았던 농민의 주소지로 위장전입을 한 셈이다.

상주시의 농지 담당 공무원은 “공무원들은 실제로 농사 짓는지 여부를 이장을 통해서 알 수밖에 없는데, 이장과 농지 매수자가 입을 맞추면 공무원들이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농지를 판 농민 서 씨는 당시 이장이었다.

배우자 문 씨, 농지 매입 6개월 만에 다시 ‘서울 강남’ 주소로

하지만 문 씨와 김 씨는 농지 매입 6개월 만인 1985년 11월 9일 일제히 주소를 강남구 대치동과 강동구 가락동으로 변경했다. 주소지를 원주소로 다시 옮긴 것이다. 전형적인 위장전입 수법이다.

배우자 문 씨는 ‘직접 경작’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농지 매입 초기에는 농지를 팔았던 서 씨가 경작을 대신했고, 현재는 다른 농민이 농사를 짓고 있다. 이 농민은 “문 씨의 땅에서 쌀농사를 짓고 그 대가로 연간 쌀 한 가마니 정도를 보낸다”며 “여기는 대부분이 외지인들 땅이라 도지(대신 농사를 짓는 것)하는 농민이 많다”고 말했다.

▲ 상주시 화북면 일대에 흐르는 용화온천수

▲ 상주시 화북면 일대에 흐르는 용화온천수

문 씨가 위장전입까지 해가며 농지를 매입한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는 1985년 2월 ‘온천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관광지구로도 지정되면서 땅값이 폭등했다. 당시 운흥리 농지는 공시지가로는 1㎡ 당 4,800원(1990년)이었지만, 현지 주민들은 “당시 온천개발로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농지가 평 당 100만원, 절벽의 빈 땅도 평 당 30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개도 만 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현재는 온천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땅값은 90년 대에 비해 두 배(2015년 공시지가 8,930원) 가량 올랐다.

취재진은 위장전입과 농지투기 의혹에 대해 배 후보의 배우자 문 씨에 직접 확인을 요청했다. 문 씨는 “자신은 후보자의 부인일 뿐이므로 대답할 의무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배 후보, 부동산 붐 일던 시기 경기 안성에 임야 매입… ‘땅투기’ 의혹

문 씨가 온천지구에 위장전입을 하며 농지를 매입했던 1985년, 배 후보자는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죽리에 임야 983㎡를 매입했다. 당시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죽리는 부동산 열풍이 뜨거웠다. 1980년에 중앙대 안성캠퍼스가 들어섰고, 이에 따라 새로운 도시계획이 발표됐다. 원룸이 급증하고 인구가 늘면서 배 씨의 임야 인근에 이면 도로가 건설되는 계획이 세워졌다. 땅을 사려는 외지인들이 많이 몰렸고 땅값이 크게 치솟았다. 1990년 1㎡당 12000원이던 땅은 현재(2015년) 47000원으로 4배 가량 올랐다.

▲ 배영식 예비후보가 경제기획원 투자과장 시절 매입한 경기도 안성시 죽리 일대 임야. 죽리는 중앙대 안성캠퍼스가 설립됐던 1980년 이후 신도시로 각광받으며 부동산 투기 열풍이 일었던 곳이다.

▲ 배영식 예비후보가 경제기획원 투자과장 시절 매입한 경기도 안성시 죽리 일대 임야. 죽리는 중앙대 안성캠퍼스가 설립됐던 1980년 이후 신도시로 각광받으며 부동산 투기 열풍이 일었던 곳이다.

죽리 이장은 “당시 죽리는 부동산 업자들이 매매계약서에 땅 값의 칸을 공란으로 둘 정도로 부르는 게 값이던 곳이었다”며 1985년 상황을 설명했다. 배 후보도 땅 투기 열풍에 편승해 안성의 임야를 매입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배 후보 “불법은 전혀 없다”…위장전입 등 의혹엔 구체적 답변 거부

▲ 지난 3월 9일 대구 남구 대명동 동사무소에서 유세 중인 배영식 후보

▲ 지난 3월 9일 대구 남구 대명동 동사무소에서 유세 중인 배영식 후보

취재진은 배 후보에게 경북 상주의 농지와 경기도 안성의 임야를 매입한 경위를 듣기 위해 질의서를 보내고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후보자를 선거 유세 장소에서 직접 만나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배 후보는 “불법은 전혀 없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위장전입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의하자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배영식 후보는 1973년 행정 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등 경제 부처에서 고위 관료를 거친 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8대 국회 의원을 지냈다. 배 후보가 지난 2011년 신고한 재산은 42억 2,000만 원이다.

목, 2016/03/1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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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 새누리당 예비후보(청주 서원구)의 배우자가 1985년 한 후보가 공직자로 재직하던 시절 농촌에 위장 전입해 농지를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농지는 1985년 이후 적어도 10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한대수 예비후보는 배우자의 위장 전입을 인정했지만 관행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대수 후보 감사관 시절, 정부가 ‘투기 근절’ 외칠 때 배우자는 ‘농지 매입’

한대수 후보의 배우자 최 모 씨는 1985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영동리 구룡동 일대 8필지의 땅을 매입해 지금도 소유하고 있다. 면적은 모두 26,000m2 이고 지목은 논과 밭(전답)이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오랫동안 방치돼 농사를 지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1985년은 한대수 후보가 감사원 감사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이다. 당시 경기도 광주시는 땅값이 급등해 정부가 토지거래신고제를 발동한(1984년) 전국 26개 시군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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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 후보 배우자 최 씨가 매입한 8필지의 땅은 1990년 공시지가가 처음 발표될 때 1m2 당 1만 원이었는데 2015년 10만 원 가량으로 올랐다. 10배 가량 오른 셈이다. 최 씨가 매입한 땅에 인접한 다른 땅은 형질이 전답에서 대지로 변경돼 현재는 1m2 당 5-60만 원 이상을 호가한다고 영동리 주민은 말했다.

한 후보 배우자, 농지 매입 위해 ‘위장전입’

1985년 당시 농지 관련 규정에 따르면 외지인의 농지 매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었고, 통작 거리(농지에서 거주지까지의 거리)는 4km로 제한돼 있었다. 당시 한대수 후보는 서울에서 감사원 감사관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배우자도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배우자 최 씨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광주시 퇴촌면에 농지를 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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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부등본에는 한대수 후보자의 배우자 최 씨가 퇴촌면 농지를 매입할 당시 주소지로 ‘퇴촌면 영동리 000번지’가 기재돼 있다. 하지만 해당 주소지에 사는 실 거주자 이 모 할머니는 최 씨도, 한대수 후보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에 70년 이상 살아온 노인회장도 역시 최 씨를 모른다고 말했다. 마을 이장은 “주민들이 주민등록등본을 떼면 모르는 사람이 전입이 돼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일은 위장전입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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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 후보자, ‘위장 전입’은 인정…하지만 ‘관행’ 주장

한대수 후보는 이와 관련해 “노후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 매입했다”며 “실제로 농사를 잠시 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위장전입과 관련해서는 “당시에는 다들 그렇게 농지를 매입했다”며 배우자의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지만,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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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들’이 점령한 퇴촌면 영동리 구룡동 계곡 땅

뉴스타파는 한대수 후보의 배우자가 위장전입을 통해 매입한 전답 인근의 땅은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두 19필지의 토지 등기부등본을 분석했다.

19필지 중 2필지를 제외하고 17필지를 광주시 외부에 살고 있는 ‘외지인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8필지는 한대수 후보의 배우자 최 씨의 소유였고, 5필지는 모 지방언론사 사주의 소유였다. 역대 소유자 중에 지상파 방송사 기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나머지 땅도 모두 서울 강남구 등 외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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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3/1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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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새누리당 예비후보(청주 청원)가 분당 서현동 농지를 매입하며 농지 거래 관련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권 후보가 통작거리(농지와 거주지 사이의 직선거리) 규정을 위반하며 매입한 서현동 농지는 현재 1㎡ 당 수 백만 원을 호가하는 ‘금싸라기 땅’이 됐다. 권 후보는 실제 경작을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반찬 값 아끼려고 300평 분당 땅 구입?…땅값 10배 넘게 올라

권 후보자가 서현동 농지를 매입한 시기는 1987년, 법무부 법무실 검사로 재직하고 있던 시점이다. 동서 사이인 강 모 씨와 함께 도로변에 위치한 논(답) 880㎡를 사들였다. 당시는 농지와 농지 매입자의 거주지 사이 거리를 4Km 이내로 제한하는 통작거리 규정이 적용되던 시기이다. 자경농에게만 농지 거래를 허가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농지 거래 규제였다.

하지만 취재진이 이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매입 당시 권 후보의 거주지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이었다. 분당 서현동 농지로부터 직선 거리로 17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통작거리 제한 4Km를 크게 벗어난다. 농지 매입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신도시 개발 예정으로 투기 열풍이 불고 있었던 분당의 농지를 사들인 것이다.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분당 서현동 농지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분당 서현동 농지

권 후보가 보유한 농지 시세는 매입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보면 1990년에서 2015년 사이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0년 공시지가는 1㎡ 당 9만 원, 2015년에는 107만 원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실제 호가는 공시지가를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현재 권 후보의 농지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듯 곳곳에 각종 폐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지역 주민은 이 일대에서 땅 주인이 직접 농사를 짓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입 당시의 통작거리 제한은 20Km였다”며 관련법 위반 의혹을 부인했다. 이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관련 의혹을 소명했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 받았다는 것이 권 후보의 주장이다. 하지만 통작거리 제한이 20Km로 완화된 것은 1991년으로, 권 후보가 서현동 농지를 매입 시점으로부터 약 4년 뒤의 일이다.

▲ 1987년 농지 매입 당시 통작거리가 20Km까지 허용됐다는 권 후보의 해명과 달리, 통작거리 제한이 확대된 것은 1991년 이후다.

▲ 1987년 농지 매입 당시 통작거리가 20Km까지 허용됐다는 권 후보의 해명과 달리, 통작거리 제한이 확대된 것은 1991년 이후다.

또 권 후보는 “배우자가 채소 반찬 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배우자 상당 기간 직접 작물을 재배했었다”며 “현재는 상대적으로 손이 덜가는 나무를 심어놨지만 실제 경작을 했기 때문에 투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배우자 명의 가평 땅, 등기부엔 ‘매매’로 공직자 재산신고엔 ‘증여’로 기재

재산 형성 과정에서 선대의 편법 증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권 후보는 2002년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배우자 명의의 가평군 청평면 일대 임야 39,400여 ㎡를 신고하며 1981년 3월 배우자가 친정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토지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의 내용은 다르다. 재산 신고대로라면 권 후보의 장인 이름이 토지의 이전 소유자로 등기돼 있어야 하지만, 등기부 등본 기록에 그의 이름이 없다. 권 후보의 배우자 최 모 씨의 소유로 등기하면서 소유권 이전등기의 원인을 매매로 했다. 배우자 최 씨가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 모 씨로부터 1981년 3월 이 땅을 직접 사들인 것으로 기재돼 있다.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가평 청평면 임야

▲ 권태호 후보가 소유한 가평 청평면 임야

이에 대해 부동산 업자들은 전형적인 편법 증여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부유층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며 증여세, 양도세 등의 추징을 피하기 위해 매입자로 자녀의 이름을 등기한다는 것이다. 권 후보 배우자가 소유한 가평 땅은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3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권 후보는 편법 증여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장인으로부터 받은 토지에 대한 증여세를 모두 납부했다”며 “장인이 묘자리로 생각하고 배우자에게 물려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태호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대검 공안과장과 대전고검 차장검사를 거쳐 춘천 지검장을 역임하는 등 36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다 지난해 퇴임했다.

목, 2016/03/1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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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최근 뉴스타파가 강원 지역 일간지에 실렸던 기고가 사실은 국정원 작품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부인했다. 조 위원은 지난 10일 오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후 “왜 국정원 직원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인지 명확한 해명을 해 달라”는 질문에 “말하기 싫다”며 답변을 피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거듭되자 “기고는 내가 썼다”며 “내가 강원도 쪽에도 기고하고 싶은데 그 쪽 사람들을 잘 몰랐기 때문에 (국정원 직원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에게 검찰 수사 자료를 보여주며 기고가 첨부된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국정원 직원, 받은 사람은 조 위원으로 돼 있다고 질문하자 “내가 먼저 (이메일을) 보냈으니까 (국정원 직원이) 나에게 고맙다, 잘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을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이메일에는 국정원 직원이 잘 전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강원도 지역 일간지 편집국장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그곳으로 기고를 보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2013년 7월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 2013년 7월 국정원 직원이 고려대 조영기 북한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해당 주소는 강원도 지역일간지 편집국장의 주소다.

“기고를 왜 국정원 직원에게 보낸 것이냐”는 질문에는 “왜 보냈는지 추측 한번 해보시라”고 답했다. 기고를 직접 할 수도 있는데 왜 국정원 직원을 통해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알았다”고 대꾸했다. 조 위원은 해당 기고글에 대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썼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조 위원의 설명을 종합하더라도 왜 국정원 직원을 통해 강원도 쪽 언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지, 또 기고문을 왜 국정원 직원과 주고받았는지, 국정원 직원은 왜 일간지 편집국장의 이메일 주소를 보내줬으며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는지 명쾌하게 해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뉴스타파가 최근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검찰 수사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같은해 7월 국정원 직원은 조영기 교수에게 ‘안부문의’라는 제목의 파일을 보냈고 파일에 담긴 ‘국정원 댓글사건과 개혁의 본질’이라는 글은 이틀 후 강원도의 한 지역 일간지에 기고로 실렸다.

관련기사: 심리전단 활동 옹호 신문 기고, 알고보니 국정원 작품

금, 2016/03/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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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천 서구을)가 직접 경작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논을 매입한 뒤 10년 가까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농지 취득 자격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자경하겠다는 본인의 신고 내용과 달리, 실제 경작을 하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다. 전 후보는 실 경작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농사지겠다더니 9년 방치 후 조카에게 증여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720, 720-1 두 필지에는 관상용으로 쓰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지난 2002년 7월, 경기도 남양주시 오납읍 양지리에 있는 2필지, 4,296㎡ 규모의 논을 매입했다. 현재 이 농지에는 철제 펜스가 둘러쳐져 있고 관상용으로 보이는 주목이 심어져 있다. 2002년 매입 당시 전 후보의 주소지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로, 해당 농지까지 약 70km 떨어져 있었다. 이 때 전 후보는 부천시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관할 읍사무소에서 전 후보가 제출한 농지취득증명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 전 후보는 ‘농지 취득 목적’에 ‘농업 경영’을, ‘노동력 확보 방안’에는 ‘자기 노동력’이라고 기재했다. 자경(自耕), 즉 직접 경작을 하겠다고 관할 관청에 신고하고 농지 취득 자격을 인정받아 논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2002년 적용된 농지법은 물론 현행 농지법도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하지 못한다”며 자경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 후보는 자경하겠다는 신고와는 달리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후보도 이 같은사실을 인정했다. 전 후보는 3월 16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초 농사를 지으려고 농지를 구매한 게 아니라, 형의 물류창고를 짓기 위해 형과 돈을 모아 농지를 샀다”고 밝혔다.

이어 전 후보는 “이후 물류창고를 짓지 않게 됐고 농지를 방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농지를 매입 시점부터 농사를 지을 의도가 없었던 셈이다. 농사를 직접 짓겠다고 신고한 경위를 묻자 전 후보는 “형이 직접 땅 관리를 했고, 자신은 자주 가보지도 않아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 철제 펜스가 쳐진 논은 현재 나대지 형태로 주목이 심어져 있다.

전 후보는 이 농지를 매입 이후 9년이 지난 2011년 11월, 자신의 조카에게 증여했다. 전 후보는 “(2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며 땅의 지분만큼 형에게 돈을 빌렸고 그것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조카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여 받은) 조카는 4억 원 가량의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광역시 서구의회 의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수, 2016/03/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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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장군 주민들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3월 19~20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주민투표법에 의한 효력을 갖는 투표가 아니어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는 2013년 12월 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해 수돗물을 만드는 해수담수화 공장을 기장군에 완공한 뒤, 2014년 말 기장군민들을 대상으로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하려 했다. 하지만 해수담수화를 위해 바닷물을 끌어오는 취수장이 고리 원전에서 불과 11km 떨어진 곳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이후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기준치 이하 문제 없다” vs “장기적 축적 위험하다”

주민들의 우려로 수돗물 공급에 차질을 빚자 부산시는 여러 차례 수질 검사를 했다. 부산시는 미국 NSF(국제위생재단)와 한국원자력연구소 등을 통해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거나 기준치 이하로 나와 안전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한 실시간 방사선 검사장비를 설치해 위험 물질이 감지될 경우 바로 수돗물 공급을 차단하는 등의 안전 조치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시의 안전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장군민들의 반대 여론은 해소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미량의 방사성 물질도 장시간 인체에 축적될 경우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는 작년 7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수질 검사 장비에 불검출이라고 나오더라도, 그것이 해당 물질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기계의 검출 한계 이하를 뜻하는 것”이라면서 미량의 유해 물질이 수돗물에 섞여 있는지 아닌지는 해당 기계로 완벽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방사선 안전의 속임수(뉴스타파)

주민들의 우려는 해외 연구 자료들을 통해 일부 사실로 확인된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의 보고서 <저선량 방사선 노출이 건강에 주는 위험(Health Risks from Exposure to Low Levels of Ionizing Radiation)>에는 “작은 양의 방사선 노출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LNT 모델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LNT 모델은 아무리 작은 양의 방사선이라 하더라도 암 발생 위험성은 피폭 방사선량에 비례해 커진다는 이론이다. 미국 환경보호국 EPA, 세계보건기구 WHO 역시 LNT 모델을 지지하고 있다.

▲ 피폭 방사선량과 암 발생률이 비례한다는 LNT 이론

▲ 피폭 방사선량과 암 발생률이 비례한다는 LNT 이론

 

▲ 2011년 발간된  WHO  보고서 <Guidelines for Drinking-water Quailty(4th Edition)>

▲ 2011년 발간된 WHO 보고서 “Guidelines for Drinking-water Quailty(4th Edition)”

우리나라 법원도 미량의 방사성 물질에 장기 노출될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014년 부산지방법원은 고리 원전에서 나오는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물질이 인근 10km 안팎에서 살아온 기장군 주민 박모 씨의 갑상선암 발병에 영향을 줬으므로 원전 측이 박 씨에게 위자료 1500만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먹는 사람이 결정하자” vs “주민투표 법적 요건 안 돼”

해수담수화 수돗물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거듭 제기되면서, 주민들은 직접 그 수돗물을 먹을 주민들이 찬반투표를 통해 공급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해왔다. 부산시 상수도본부가 작년 12월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공급을 강행할 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반발해 주민투표 논의가 구체화됐고, 지난 달 22일 ‘기장해수담수 공급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주민투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기장군의회 의원들도 지난해 12월 18일 만장일치로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현행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의 경우 주민투표의 청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 상수도본부 측은 주민투표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투표법 제7조에는 “국가나 지자체의 사무에 속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의 제외대상”이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해수담수화 사업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된 사업이므로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산시 상수도본부 장태래 시설부장은 “이미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을 통해 주민투표의 법적 효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측은 주민투표법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한 요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다수 주민의 의견을 주민투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투표관리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동규 변호사는 “부산시가 주민들과 기장군 의회의 주민투표 요구를 거부했으므로 이미 주민투표법의 법령상의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실제로 물을 먹게 되는 주민들 다수의 여론이 어떤지 공개적으로 의견을 모아보는 절차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가 주민투표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투표관리위 공보담당자 강언주 씨는 “투표소가 설치될 장소로 결정됐던 초등학교들이 뒤늦게 투표소 사용허가를 취소했다”면서, 그 과정에 부산시나 기장군청 측이 개입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상수도본부 장태래 시설부장은 상수도본부 직원이 투표소로 예정되어 있던 초등학교에 연락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 직원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 행자부의 유권해석 결과를 얘기해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주민투표가 주민투표법상 투표 대상이 아니니까 학교라는 공공시설의 사용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 선관위한테 물어봐야 한다 정도의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국비 1248억 들어간 해수담수화 시설… “개점휴업”

작년까지 부산시 상수도본부에서 해수담수화 사업을 책임졌던 류재학 前 시설부장은 지난해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는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해수담수화 사업을) 선정해서 추진했고, 부산시는 낙동강이 90년대초 페놀사고처럼 대형 오염 사고가 날 것에 대비해서 비상 식수 개념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자원이 필요했던 부산시, 수출 실적을 높여줄 국책사업으로 해수담수화 기술을 선정한 정부, 수출에 앞서 대형 해수담수화 시설을 실제로 만들어 실험해 볼 필요가 있었던 두산중공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추진된 사업이 기장군 해수담수화 사업이었다.

문제는 정부, 지자체, 기업 등 3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어진 물을 식수로 사용하게 될 주민들의 동의는 누구도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2008년에 사업이 시작됐을 때 단순히 바닷물을 수돗물로 바꿔 공급하겠다는 아이디어의 실패를 의심했던 사람은 없었다. 논란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본격화됐다. ‘아무도 모르게’ 몸속에 스며들어 세포를 변형시키고 암을 일으키는 방사선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원전 근처에서 만들어진 해수담수화 수돗물에 관한 두려움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이미 시설을 지어놓았던 부산시는 무조건 “의심의 여지 없이 깨끗한 물”이라는 식의 주장으로 일관해 주민들과의 갈등을 키웠다.

‘기장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찬반투표’는 오는 19일(토), 20일(일) 양일간 기장군 일대 16개 투표소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 관련기사 : “99% 안전”의 비밀…산업용 실험에 동원된 주민 10만 명

수, 2016/03/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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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 박경미 교수(홍익대 수학교육과) 가 또 다른 제자의 논문을 거의 그대로 베껴 학술지에 발표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새롭게 드러났다.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베낀 논문을 학술지에 단독 저자로 게재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박 교수가 비례대표 1번에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경미 교수는 지난 2004년 6월, 대한수학교육학회가 발행하는 전문학술지 <학교수학>에 16쪽 분량의 논문을 발표했다. 제목은 ‘중국 수학교육 과정의 내용과 구성 방식의 특징’으로 중국의 수학교육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다루고 있다. 박 교수는 이 논문의 단독 저자로 명기돼 있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논문, 오늘쪽이 박 교수의 단독 논문이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논문, 오늘쪽이 박 교수의 단독 논문이다.

뉴스타파의 분석 결과 박 교수의 이 논문은 같은 해 6월 30일자로 홍익대에서 통과한 강 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 ‘중국의 수학교육과정 분석 및 연구’를 상당 부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의 2장 2절인 ‘중국의 교육과정의 개관’에서부터 3장 ‘중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학과정’, 그리고 5장에 해당하는 ‘제언’ 부분까지, 박 교수가 강 씨의 석사 논문을 인용이나 출처 없이 사실상 베낀 부분은 전체 16쪽 가운데 8쪽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박 교수는 강 씨의 석사 논문 지도교수였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 논문, 오른 쪽이 박 교수가 단독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주요 표와 본문의 상당 부분이 석사논문과에서 그대로 옮겨졌다. 그러나 인용이나 출처는 없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 논문, 오른 쪽이 박 교수가 단독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주요 표와 본문의 상당 부분이 석사논문과에서 그대로 옮겨졌다. 그러나 인용이나 출처는 없다.

박 교수는 강 씨의 석사 논문을 옮겨오면서 단어, 순서 등을 조금씩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 석사논문
 
박 교수 논문
“이러한 중국교육과정의 경향은” “중국교육과정의 이러한 경향은”
“반면” “이와 달리”
“대체적으로 중국의 학습 목표가 더 구체적으로 진술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일차함수에 대한 두 나라의 교육과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대체적으로 볼 때 중국 교육 과정의 목표가 보다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차 함수에 대한 양 국가의 교육과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교육 내용의 삭감과 난이도 하향화를 시도하여 교육과정 적정화를 이루는 것이” “교육 내용의 양을 줄이고 난이 수준을 낮추는 교육과정의 적정화가”

이처럼 박 교수는 제자인 강 모 씨의 석사 논문을 베껴 본인 논문의 절반 가량을 채웠으나 인용표기를 하지 않았고, 참고문헌에도 넣지 않아 연구윤리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04년 논문을 단독 발표하면서 제자인 강 씨의 동의를 얻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소명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2004년 11월 발간된 <한국수학교육학회지>에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 수학 용어 비교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는데, 이 논문 역시 같은 해 홍익대학교 제자 정 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 ‘한국·중국·일본의 학교수학 용어 비교·분석 연구’의 구성과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밝혀져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경미 교수는 지난 2000년부터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4.13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을 받은 것으로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월, 2016/03/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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