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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감청법”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 진정한 암호화 기술 구현을 가로막는 세계 유일의 SNS 감청설비의무화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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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감청법”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 진정한 암호화 기술 구현을 가로막는 세계 유일의 SNS 감청설비의무화법안

익명 (미확인) | 화, 2015/12/29- 14:35

“카카오톡 감청법”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 진정한 암호화 기술 구현을 가로막는 세계 유일의 SNS 감청설비의무화법안

글 | 오픈넷

 

2005년 신설된 통신비밀보호법 제15조의2는 전기통신사업자의 협조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그 협조의무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협조의무를 구체화하는 법안이 17대 국회부터 지속적으로 발의되어 왔는데, 협조의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논의는 전기통신사업자의 감청설비 구축 의무화 문제이다. 19대 국회에서는 2014년 1월 3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서상기 의원 대표발의안과(이하 ‘서상기의원안’), 2015년 6월 1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안(이하 ‘박민식의원안’) 두 건이 감청설비 의무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서상기 의원안 대 박민식 의원안 비교>

구분

서상기 의원안

박민식 의원안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통신사업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전화, 인터넷, SNS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통신 서비스 역무를 담당하는 전기통신사업자

의무의

내용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

감청협조설비(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 등을 갖추고 운용하는 설비 등)

설비비용 부담

국가가 부담

국가가 부담

의무 불이행시 

제재

이행강제금 1

20억원 이하

이행강제금1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 또는

20억원 이하

관리·감독기구

통신제한조치기술자문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통신제한조치 감시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대동소이하게 보이는 두 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청설비의무를 갖는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이다. 박민식의원안은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는 대상의 범위를 전화 서비스 사업자뿐만 아니라 “인터넷, SNS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미 서상기의원안이 작년 11월부터 소관 상임위에 상정되어 심사중인 상황에서, 올해 6월 거의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은 작년 10월부터 논란이 된 일련의 카카오톡 감청 사건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인다. 즉 카카오톡을 염두에 둔 “카카오톡 감청법”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서상기의원안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기통신사업자”라고 하여 박민식의원안 보다 범위가 넓다고 볼 여지는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망 사업자에 대한 감청설비 의무화의 타당성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중요한 것은 인터넷 업체들(법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게도 감청설비 의무를 지울 것인가의  문제이다. 인터넷의 구조 상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이용자들에 비해서 질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니다. 홈페이지에서 중고품을 사는 사람도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고 블로그에 배너광고를 파는 사람도 게시판을 통해 블로그방문자들이 상호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역무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학교나 동창회도 운영내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사업자 모두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우는 법은 이행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인권규범과 우리 헌법이 보호하는 프라이버시권과 익명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  그렇기에 SNS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우는 법안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미국에서도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 의무를 지우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엄청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감청설비 구축 의무를 지운다는 의미는, 이용자들이 통제하는 암호화 통신을 무력화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서비스 유형별로 구체적인 감청 방법은 다르지만, 감청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이용자들의 통신을 서버 등에 저장하거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통신을 암호화하지 않거나, 암호화하더라도 복호화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예컨대 카카오톡은 작년 12월부터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프라이버시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렇게 암호화된 통신의 경우 각 이용자의 단말기를 모두 취득하여 분석하지 않는 한 복호화가 불가능하다. 또한 P2P 기술을 사용해서 단말기 간에 직접 송수신되는 통신의 경우는 서비스 제공자가 암호화를 하지 않는 것 외에는 감청에 협조할 방법이 없다. P2P나 종단간 암호화가 아니더라도 서버상의 암호화도 결국 수사기관에게 복호화키를 주거나 사업자들이 복호화해서 내용을 넘겨주는 수 밖에 없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진정한 암호화를 통한 프라이버시 보호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이 “통신제한조치 집행에 필요한 장비·시설·기술 및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제대로 된 암호화 기술의 구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통신의 암호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다. 세계인권선언 제12조는 “어느 누구도 그의 …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며 이로부터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7조는 “어느 누구도 그의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년 7월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권”이라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통신 감청은 프라이버시권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에게 감청설비 의무를 지우는 법은 “싹슬이(sweeping) 감시 조치를 촉진하는 환경을 낳기 때문에” 특별히 우려된다고 한 바 있다. 또한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통신에서의 암호화와 익명성은 프라이버시권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특히 국내 법은 국민들이 통신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처럼 통신의 암호화는 오늘날 매우 중요한 인권인 프라이버시권과 표현의 자유의 수호자로서 쉽게 양보되어서는 안 된다.

범죄를 예방하고 진압하기 위해서는 “익명성이 제거되고 투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범죄자이기 때문에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감청의 90% 이상이 국정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통계는, 일반적인 범죄의 수사는 감청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증이다. 게다가 불과 몇 달 전 국정원이 해킹팀의 감청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를 구입해서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불법적 감청에 대한 제대로 된 통제수단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톡 감청법까지 입법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망 감청의 경우 미국, EU 등에서는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감청 기술 표준을 정해 보급하고 있다. 이런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무를 지우고 이행강제금까지 감수하게 하는 것은 사업자의 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게 된다. 또한 범죄의 수사라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부담을 사업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며, 사실상 사업자에게 잠재적 범죄자를 찾아내야 할 의무이자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한국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인 제도는 해외 사업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워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기술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하며 관련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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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법원도 청와대 앞 1인 시위 제지는 표현의 자유 침해, 국가배상 책임 인정

참여연대, 청와대 앞 1인 시위 제지 손해배상소송 항소심도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제10민사부재판장 박병태)는 지난 1월 24일, 참여연대 활동가 7인이 2016년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청와대 앞 1인 시위 제지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양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들에게 각 50만원에서 150만원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피켓의 문구를 문제 삼아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제지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이번 판결로 자의적인 기준으로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 막는 경찰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제동이 걸리길 기대한다.

 

참여연대 활동가들은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앞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려다가 청와대 담장 200미터 정도 거리(청운효자동주민센터 맞은 편)에서 경찰에 의해 통행을 제지당했다. 경찰은 피켓의 하야 문구를 문제 삼아 경호구역의 질서유지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 하야 1인 시위만을 선별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활동가 7인은 경찰의 1인 시위 제지 행위는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위법행위로 판단해 2016년 11월 29일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각 피켓과 표현물의 내용만으로는 원고들이 위 경찰관들의 경호대상에 대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었다거나 범죄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고 “1인 시위는 다수가 아닌 한 명이 국가기관인 대통령에 대한 특정한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이를 전파하려는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방법이므로 충분히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만큼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경찰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9/01/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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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NI 필드 차단 기술을 도입하여 https 보안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불법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했다.   

망사업자를 통한 접속차단 시스템이 이용자들의 통신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URL 차단, IP 차단, DNS 차단 기술을 이용한 접속차단 역시 이용자들의 통신 패킷을 읽고 워닝 페이지로 접속되도록 변조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술의 도입으로 국가기관의 요청에 따라 망사업자가 관리, 통제하여야 하는 이용자들의 통신 패킷 영역이 SNI 필드까지 확장되었다. SNI 필드는 암호화되진 않지만 본래 보안 접속을 위해 존재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보안 목적의 영역마저 규제에 이용하고자 관리, 통제 권한 아래에 두는 것은 부적절하며, 이번 차단 방식이 특히 우려스러운 이유다. 이렇듯 규제를 이유로 이용자의 보안접속을 무력화하는 시도를 지속하면 국가기관 스스로 국민의 인터넷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결과만 낳게 될 것이다.

물론 접속차단이 곧바로 개별 이용자들의 패킷이나 접속기록 내용을 직접 들여다보는 감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용자의 패킷을 읽고 ‘송·수신을 방해’하는 형식의 감청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다. 또한 불법감청은 아니라고 하여도, 이러한 접속차단 제도로 인해 이용자들의 통신 정보에 대한 국가기관과 망사업자의 통제권이 보다 강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신의 통신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쉽게 통제되거나 노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인터넷 이용자의 자유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재 대부분의 차단 대상 사이트가 성인사이트라는 점 때문에 음란물 규제 찬반 양상으로 논의가 흘러가는 듯이 보이나, 접속차단 대상은 비단 음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방통심의위는 모든 불법정보 및 불법에 이르지 않는 유해 정보에 대해서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저작권 침해 정보가 일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포쉐어드’와 같은 파일 공유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외국인 기자가 운영하며 북한의 정보통신기술 현황을 전달하는 ‘노스코리아테크’를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로 차단했다가 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명은 ‘과도한 욕설’ 사용을 이유로 접속차단 결정을 받았었다.

불법정보가 일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사이트 전체를 함부로 차단하는 경우도 많다. 사이트 차단은 그 안의 합법적인 정보까지 모두 차단되는 과검열, 과차단으로 이어지고 이는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침해한다. 레진코믹스를 음란 사이트로 보고 차단했다가 이용자들의 항의로 하루만에 번복한 해프닝도 있었다.

방통심의위의 접속차단 결정은 한해 평균 15만 건이 이루어지고 있다(출처: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인터넷 심의 제도로 인해 프리덤 하우스 보고서에서 한국은 인터넷 부분적 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접속차단 기술의 강화가 달갑지 않은 것은 이렇듯 과도한 심의 제도와 맞물려 인터넷 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을 침해할 위험도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터넷 이용자의 보안과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접속차단 시스템을 재고하고 광범위한 인터넷 심의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해나가길 바란다.

2019년 2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목, 2019/02/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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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서 ‘방송유사정보’에 대하여 방송법상 심의 및 법정제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방송법상 ‘방송유사정보’란 방송사업자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하는 콘텐츠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주로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나 ‘스브스뉴스’와 같은 온라인 전용 콘텐츠가 그 대상이다.

그러나 방송과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다른 매체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하여 방송 심의규정을 적용하고 관련자 징계 등 법정제재까지 내리는 것은 과도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방송콘텐츠와 일반 표현물의 구분은 표현물이 유통되는 경로, 즉, ‘전달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① 표현물이 공중에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침투시키는 구조의 매체를 통해 유통되었는가, ②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유통할 권리가 제한적으로 부여되었는가, ③ 이로 인하여 수신자인 일반 국민들의 선택권과 통제력이 현저히 제약되는가가 바로 ‘방송’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는 그러한 특성의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침투하는 표현물의 영향력이 다른 표현물에 비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양방향적 매체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셀 수 없이 다양한 콘텐츠, 채널, 서비스, 플랫폼이 존재하는 매체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선택해서 보고, 또다른 수많은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인터넷 매체는 방송 매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기존 방송콘텐츠와 동일한 콘텐츠나 방송사업자가 만든 콘텐츠라 할지라도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에는 콘텐츠의 영향력도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방송 규제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인터넷 세상에서 참신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접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미디어 산업과 문화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

만일 방송사 자체의 영향력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의 규율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송법 제32조에서는 방송유사정보에 대한 심의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시행령에서도 이러한 정신에 입각하여 방송유사정보가 심의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강제성 없는 행정지도인 시정권고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령으로 심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인 방통심의위가 법문언을 무리하게 확대해석하여 방송유사정보에 대해 방송 프로그램이 심의규정을 위반한 경우와 동일하게 법정제재까지 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장시키려는 것은 과도하며 부적절하다. 방통심의위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고 법령에서 정한 결단들을 존중하여, 방송유사정보에 대한 방송법상 법정제재 시도를 중단하고 엄격한 방송 심의를 자제해야 한다.

2019년 1월 2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유사방송심의, 또 하나의 갈라파고스 규제 (오픈블로그 2019.1.11.)

수, 2019/01/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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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문(PDF):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제도 개선 방향_오픈넷 손지원

2018년 12월 11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장에서 ‘사이버 명예훼손 제도 개선’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이철희 의원실, 한국법제연구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공동개최한 이 토론회에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그 중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개정, 폐지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습니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고자 하는 각종 내부고발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임을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는 현재 법제 하에서는 폭로자를 보호할 수 없으며, 사회적 고발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손지원 변호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문제점을 여러 판례를 들어 설명하고, 특히 성폭력 고발인 미투운동과 관련하여 성폭력 가해자가 폭로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여 2차 가해를 더욱 손쉽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꼬집었습니다.

현재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조항에서 형법 조항과 같이 ‘공익성’을 요건으로 하는 위법성 조각사유를 추가하는 개정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개정이며, 근본적으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전면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과거 성이력과 같은 타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비방의 목적만 있는 악의적인 사생활 유포 행위를 막는 방안으로서 ‘오로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개인의 내밀한 사적 정보를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 자’로 구성요건을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화, 2018/12/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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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위원회는 오늘(2019. 2. 11.) 오후 2시 공청회를 열고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했다.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해 과중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국제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써 철회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의견서

  •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 설정은 국제법 원칙 및 기준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서 철회되어야 함.
  • 이번 명예훼손죄 양형기준안은 다른 범죄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음. 기본 양형을 기준으로, 폭행죄(2월~10월), 협박죄(2월~1년), 유기·학대죄(2월~1년)보다도 높으며, 상해죄(4월~1년6월), 체포·감금죄(6월~1년)와 유사한 수준임. ‘명예훼손’이나 ‘모욕’과 같은 표현범죄는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행위의 결과가 ‘인격적, 정신적 피해’로써 그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함. 그럼에도 타인을 말로 비난하는 행위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 신체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와 죄질이 비슷하거나 더 큰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것은 과도함.
  • 한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설정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말한 사실이 진실임이 밝혀지지 않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는 비일비재함. 즉, 엄정한 양형기준이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진실임을 명백히 증명할 수 없는 사회의 각종 고발을 사전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큼. 시간이 많이 지나거나 은밀하게 행해져 성폭력 피해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미투 고발도, 공인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의혹를 제기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보도 활동도, 후에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하여 크게 위축될 것임.
  • 이러한 이유에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는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추세임.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점을 강조하여 2001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으며, 이에 따라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은 형사법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였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음.
  • UN 인권위원회는 UN 자유권규약에 관한 논평에서, 국가는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고려하여야 하며,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가장 심각한 사안들에만 적용되어야 하고, 징역형은 적정한 형이 될 수 없다고 선언하였음. 이 UN 자유권 규약은 우리나라도 1990년 4월 비준하여 1990년 7월부터 법률과 동일한 효력으로 국내에 적용되는 규약으로써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 2010년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 정부에 형사상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했음. 또한 위 논평과 특별보고관 보고서 모두 모욕죄와 같이 사실적 주장이 없는 의견 표명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음.
  •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내세운 새 양형기준안은 이러한 국제적 기준과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음. 양형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의 정신과 국제기준을 준수하여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을 철회하고 징역형의 선고를 지양하는 방향의 대안을 고려해야 할 것임.
[관련 글] 
[논평] 양형위원회는 명예훼손죄, 모욕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안을 철회하라 (2019.01.31.)
월, 2019/02/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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