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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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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익명 (미확인) | 월, 2019/02/11- 16:31

양형위원회는 오늘(2019. 2. 11.) 오후 2시 공청회를 열고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했다.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해 과중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국제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써 철회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의견서

  •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 설정은 국제법 원칙 및 기준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서 철회되어야 함.
  • 이번 명예훼손죄 양형기준안은 다른 범죄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음. 기본 양형을 기준으로, 폭행죄(2월~10월), 협박죄(2월~1년), 유기·학대죄(2월~1년)보다도 높으며, 상해죄(4월~1년6월), 체포·감금죄(6월~1년)와 유사한 수준임. ‘명예훼손’이나 ‘모욕’과 같은 표현범죄는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행위의 결과가 ‘인격적, 정신적 피해’로써 그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함. 그럼에도 타인을 말로 비난하는 행위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 신체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와 죄질이 비슷하거나 더 큰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것은 과도함.
  • 한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설정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말한 사실이 진실임이 밝혀지지 않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는 비일비재함. 즉, 엄정한 양형기준이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진실임을 명백히 증명할 수 없는 사회의 각종 고발을 사전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큼. 시간이 많이 지나거나 은밀하게 행해져 성폭력 피해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미투 고발도, 공인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의혹를 제기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보도 활동도, 후에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하여 크게 위축될 것임.
  • 이러한 이유에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는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추세임.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점을 강조하여 2001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으며, 이에 따라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은 형사법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였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음.
  • UN 인권위원회는 UN 자유권규약에 관한 논평에서, 국가는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고려하여야 하며,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가장 심각한 사안들에만 적용되어야 하고, 징역형은 적정한 형이 될 수 없다고 선언하였음. 이 UN 자유권 규약은 우리나라도 1990년 4월 비준하여 1990년 7월부터 법률과 동일한 효력으로 국내에 적용되는 규약으로써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 2010년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 정부에 형사상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했음. 또한 위 논평과 특별보고관 보고서 모두 모욕죄와 같이 사실적 주장이 없는 의견 표명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음.
  •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내세운 새 양형기준안은 이러한 국제적 기준과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음. 양형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의 정신과 국제기준을 준수하여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을 철회하고 징역형의 선고를 지양하는 방향의 대안을 고려해야 할 것임.
[관련 글] 
[논평] 양형위원회는 명예훼손죄, 모욕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안을 철회하라 (2019.01.31.)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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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은 지난 9월부터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네티즌들에게 법률상담 등의 법률지원 활동을 진행해왔다. 그 중 변호인으로 지원한 한 사건에 대해 지난 11월 21일 검찰로부터 죄가안됨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냈다. 해당 네티즌은 2018년 12월경, 나경원이 한국당 원내대표로 선출되었다는 내용의 기사에 “국X 등장”, “자유한국당의 삽질”의 표현이 포함된 댓글을 게시하였다는 이유로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오픈넷은 검찰에 ‘해당 네티즌은 나경원 의원의 기존의 친일 행보 및 막말 행태 등에 비판적이었고, 표현행위의 주된 의도가 단순히 나경원 개인을 모욕하거나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를 원내대표로 선출한 자유한국당의 선택이 자충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므로, 모욕으로 볼 수 없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도의 행위’라는 취지로 의견을 제출했으며,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모욕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오픈넷이 법률지원한 다른 유사한 사례 ─ 나경원의 한국당 원내대표 선출 기사에 “국X, XX녀가 원내대표라니ㅋㅋㅋㅋ, 자유당 폭망각”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게시한 사례 ─ 에서도, 검찰은 ‘다소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도, 이 표현들은 피해자(나경원)의 정치적 행태를 비판하는 용어로 상투적으로 쓰여왔던 표현’이고, ‘피의자가 정치, 사회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비판에 수반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 ‘피해자의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 것’, ‘피해자 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으로 결정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이나 정당에 대한 비판적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되어야 한다. 일반 국민이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지위에 있는 정치인을 정제되지 않은 다소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며 비난했다는 이유만으로 모욕죄 기소 및 형사처벌이 이루어진다면,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될 것이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본 사건의 이러한 헌법적, 사회적 의미를 고려한 올바른 판단이라 할 것이며, 진행 중인 다른 사건에서도 이같은 선진적인 판단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한편, 경찰이 유죄 의견으로 즉결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모욕죄 벌금 5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이 나왔다. 이는 가장 가벼운 유죄 판결 유형으로써 사실상 무죄 판결에 가깝지만, 평범한 국민이 정치인에 대해 “명불허전 국X, 1급 발암물질”이라는 수준의 댓글을 달았다가 형사수사를 받고 ‘죄인’이 되는 현실은 매우 불합리한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지난 10월에는 대검찰청이 나경원 모욕죄 고소 사건에 대한 처분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일선청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처리된 사건들이 벌금형부터 불구속기소에 이르기까지 처분 내역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처분결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하여 이를 재고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판단주체에 따라 같은 사례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상황은, 모욕죄가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법제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11년 UN 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표현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할 것’을 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모욕적, 비하적 표현이 비록 올바른 표현 행태는 아니지만, 견해나 감정표현만으로는 국가 형벌권이 개입할만한 중대한 해악이나 권리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 외에도 정치인과 공인들이 모욕죄 고소를 남발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키는 행태가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모욕죄의 폐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9년 12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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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2/1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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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5월 13일, 일명 ‘역사왜곡방지법안’(김용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0105, 이하 ‘본 법안’)이 발의되었다. 본 법안은 3.1운동, 4.19민주화운동, 일본제국주의의 우리나라에 대한 폭력적·자의적 지배 또는 그 지배 하에서 범해진 폭력, 학살, 인권유린 및 이에 저항한 독립운동에 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 외국인 또는 외국의 국가·단체가 역사왜곡 또는 일제찬양을 하는 것에 동조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는 행위, 공연히 일본제국주의를 찬양·고무·선전할 목적으로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 또는 조형물을 사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위반시 처벌하는 내용,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 여부 등을 전문적으로 심리하기 위하여 ‘진실한역사를위한심리위원회’를 설치하여 역사왜곡행위, 일제찬양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등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악의적 역사왜곡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헌법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으로 조속히 철회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의 사상 통제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전제인 사상의 다원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2. 6. 27. 결정, 99헌마480 참조). 국가가 역사에 대해 일정한 방향의 ‘국론’이나 ‘진실’을 결정하고 이에 반하는 사상을 표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방식의 규제는 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또한 ‘진실한역사를위한심리위원회’라는 법정기구를 설치하고, 역사왜곡행위, 일제찬양행위에 대해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 역시 표현물에 대한 국가의 강제적 검열권을 부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 ‘동조’, ‘찬양, 고무, 선전’ 등의 구성요건 개념은 추상적·주관적이고 불명확하여 판단자의 자의에 따라 남용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 및 형사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표현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해악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이유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즉, 표현이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사회윤리 등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규제할 수 없고(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참조), 표현으로 인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할 때에만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 제한의 대원칙이다.  특히,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써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도 고려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반국가단체에 대한 찬양, 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되는 선에서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는데, 그럼에도 이 역시 여전히 위헌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표현행위로 발생하는 ‘결과’나 ‘해악’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지도 않고, 표현행위 자체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역사적 행위에 ‘동조’,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 또는 조형물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즉, 특정한 내용의 표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지 및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안 제안이유에서는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로 국민적 공분이 점차 커져가고 있음을 배경으로 설명하며,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존엄을 유지하고 국민의 역사인식 고양에 기여함을 규제의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민적 공분’과 같이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해악은 표현물을 규제할 만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해악으로 볼 수 없으며, 국가 존엄 유지와 역사 인식 고양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에 기인하는 것으로써 정당한 규제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역사왜곡 행위가 불러올 수 있는 해악은 ‘역사적 사건의 관련자와 유족의 인격권 침해 등의 피해’ 및 ‘장래에 유사 사건의 재발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 관련자들의 현저한 인격권 침해에 대해서는 현행 명예훼손·모욕 법제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 또한 사회통념상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본제국주의에 대하여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제국주의의 피해 당사국에서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는 오히려 공격과 비판의 대상이 될 뿐 다수 국민들의 사상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관련자 등이 사회에서 차별, 배제된다거나 유사 사건이 재발될 위험 등의 해악을 발생시킨다고 볼 수 없다.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죄 역시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소수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남용되어 왔다. 반일 정서 등 국민 다수의 사상, 여론을 이용하여 구체적인 해악이 없는 표현을 규제, 처벌하는 내용의 포퓰리즘적 법안의 추진은 소수자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탄압하고, 다양한 사상적 표출만을 억제하여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자유로운 토론의 장에서 성숙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갈 뿐이다. 김용민 의원 등은 위헌적인 역사왜곡방지법안 발의를 조속히 철회하고, 국회가 더 이상 이러한 포퓰리즘적 표현물 규제 입법을 추진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21년 5월 3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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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5/3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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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이 공동변호인단으로 참여한 ‘배드파더스’ 관련자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무죄 평결 및 재판부의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2019고합425). 

이번 판결은 공인이 아닌 사인의 신상을 공개하며 비위사실을 알리는 행위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명시적인 선례이자, 이것이 국민의 법감정에도 부합함을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배드파더스’는 양육비 지급 판결문 등을 기초로 양육비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부모들의 이름, 주소, 사진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양육비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리스트에서 삭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다. 오픈넷은 작년 2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배드파더스 사이트 차단 여부가 심의되었을 때에도 의견서를 제출해 차단을 저지한 바 있다. 이후 이 사이트에 등재된 인물 중 일부가 배드파더스의 제보 창구 역할을 해온 구본창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고, 구씨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진실)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혐의로 이번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배드파더스 관련자인 피고인이 피해자(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면서 비하적, 모욕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크며, 피고인이 이와 같은 활동을 한 것은 다수의 부모 및 자녀들이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함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아가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 것으로 그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사적으로 양육비를 지급받게 하기 위한 목적이나 동기가 부수적으로 내포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사람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명예나 체면이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 이에 따라 개인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특정하여 사적 폭로를 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번 판결은 양육비 미지급과 같은 공인이 아닌 개인의 비위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행위도, 개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시정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나아가 사회의 문제의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선례라 할 수 있다. 이는 미투운동, 갑질 폭로와 같이 개인의 경험담을 기초로 한 사회 고발 운동에 널리 적용되어 표현의 자유를 한층 신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실’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훼손될 수 있는 명예는 진실을 은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평판, 즉, ‘허명’에 불과하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한 사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위헌의 소지가 높은 법제다. 이번 사건에서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린 까닭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한 부모들의 허위의 명예나 과장된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 사람, 나아가 양육비 정책 개선 활동에 동력을 제공하고 여러 아동의 생존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데에 기여한 사람을 형사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일반 국민의 법감정, 정의 관념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긴 무죄 탄원서에도 3천명이 넘는 국민이 연명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지난 20일 검찰이 항소하여 구씨는 당분간 계속 ‘형사피고인’으로서의 고초를 겪어야만 한다. 여러 심급을 거쳐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구씨가 오히려 가해자라 할 수 있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고소 이후 여러 차례 수사를 받고 피고인석에서 죄인인지를 심판받으며 경험해야 했던 고통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존재 자체로, 진실을 밝히며 당사자와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모든 고발자들은 구씨와 같은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는 사회의 각종 감시 및 고발 활동과 사회 전반의 표현의 자유, 알권리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도 여러 번 권고한 바와 같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폐지되어 부당한 현실이 근본적으로 시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검찰이 위와 같은 이번 국민참여재판의 의미를 무시하고 퇴색시키는 무리한 항소를 취하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1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양육비 미지급 부모 명단 공개 사이트 ‘배드파더스’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국민참여재판 진행 및 무죄 청원 서명운동 시작 (2019.12.3.)
[보도자료]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범위 좁히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병기 의원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19.03.12.)
[논평] ‘양육비 미지급 부모 명단 공개 사이트’ 차단하지 않기로 한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환영한다. (2019.02.26.)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논의와 대안에 관한 연구’ 요약) (슬로우뉴스 2018.12.26.)
[보도자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11.1.)
미투 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언론중재(2018년 여름호 147호), 2018.07.13.)
[보도자료]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04.06.)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2018년 3월호), 2018.04.04.)
[보도자료] 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8.02.11.)
[논평] 양형위원회는 명예훼손죄, 모욕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안을 철회하라 (2018.01.31.)
모든 고발자는 잠재적인 범죄자가 되어야 하는 사회 - ‘사회정의를 검찰에 맡기자’는 논리에는 허구가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18.02.20.)  
수, 2020/01/2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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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1. 6.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박광온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23828, 2023869)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들은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불법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징금의 부과를 예정하는 내용, ②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삭제하는 내용, ③ 불법정보로 손해를 입은 이용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손해를 입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무과실 입증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법안은 정보매개자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서비스 내 유통 정보에 대한 과검열을 부추기고, 헌법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행위에 대한 규제와 처벌 범위를 확장하고 과중한 책임을 부담시켜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으로 폐기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1.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박광온, 2023828)에 대한 의견

가. 주요 개정 내용 및 검토 의견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불법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징금의 부과를 예정하는 내용 및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법안은 정보매개자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서비스내 유통 정보에 대한 과검열을 부추기고, 표현물에 대한 규제와 처벌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하여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임. 이하에서는 법안의 가장 주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위헌성을 분석함.

나. 불법정보에 대한 임시차단(현 임시조치) 의무화 부분

본 개정안 제44조의2에 따르면, ① 불법정보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는 불법정보에 대하여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차단(현 임시조치)을 요청할 수 있고, ② 이를 요청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지체없이 임시차단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며, ③ 정보게재자의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삭제할 수 있고, ④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임시차단 등의 조치를 즉시 해제한 후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음. 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위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복원 또는 임시조치 등을 명령하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에 따라야 함. 또한 ⑥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위 절차에 따른 임시차단 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방송통신위원회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받음(안 제64조의3).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에 따른 ‘불법정보’는 동조 제9호가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정함으로써 현행 법질서에 위반하는 모든 정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불법성’ 여부는 사법기관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임. 특히 대표적인 불법정보인 ‘음란’, ‘국가보안법 위반’, ‘명예훼손’의 경우 사법부조차 심급마다 판단이 달라질 정도로 그 기준이 추상적이면서도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명확한 판단이 매우 곤란함. 그럼에도 본 개정안 조항은 사법부의 판단을 받기도 전에 일반 개인이 특정 정보를 불법정보로 분류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시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바, 후에 합법으로 판단될 정보마저 일단 모두 선제적으로 차단시키는 과검열로 이어져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일방적으로 침해할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임.

현재 명예훼손성 정보 등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해서는 이미 임시조치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 본 개정안은 개인의 권리 침해로 연결되지 않은 불법정보까지 임시조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 불법정보로 ‘피해를 입은 자’가 임시차단을 요청하도록 되어 있어 어떠한 내용의 불법정보가 이에 해당할 것인지 모호하고 입법목적도 불분명함. 현행 임시조치 제도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이 진행중인데, 이를 일반 불법정보까지 확장하는 본 개정안 조항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더욱 높음.

다.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관리적 조치의무 부과 부분

또한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프로그램이나 인공지능 등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이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 위임하며(안 제44조의7 제5항 제6항),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도 과징금 부과를 예정하고 있음.

그러나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며, 미이행시 과징금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임에도 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위헌성이 높음.

또한 불법정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특정한 기술이나 조치 도입의 의무화는 국가가 특정 서비스나 기술 도입을 강제하고 일원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평등권과 영업의 자유 침해 문제를 불러일으킴. 한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과도한 조치의무의 부과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의 진입장벽을 높여 인터넷 서비스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기존 대형 사업자의 독점을 공고히 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곧 일반 국민인 이용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짐.

라. 기타 조치의무 부과 부분

기타 본 개정안은 기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불법정보 유통방지 업무를 담당할 담당자를 두도록 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정보 유통방지를 위한 교육을 이수하여야 하며, 이를 미이행하는 경우 과징금 부과를 예정하는 규정 등을 두고 있음.

정보의 유통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이며, ‘불법정보 유통방지’는 정보의 내용을 판단하여 유통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에 대한 ‘검열’을 전제로 함. 국가기관에 의한 표현물 검열 관련 교육을 사기업에게 이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국가 주도의 표현물 검열을 금지한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임.

기타 본 개정안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과도한 의무 부과와 과징금 규정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배할 소지가 높음.

마.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 삭제 부분

본 개정안은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및 제70조(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조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

(본 조항들의 개정 목적은 제안 이유에는 나타나 있지 않아 개정 목적이 불분명함. 기존 대표발의 의원의 기조에 의하면 명예훼손성 정보가 아닌 일반적 허위정보, 속칭 가짜뉴스에 대한 처벌 및 규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나, ‘비방할 목적’은 본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표현물에 대하여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가중처벌’을 하는 근거로써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기능하는 것이고, 후단에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로 결과 발생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방할 목적’이 삭제되더라도 일반 허위정보에 대한 규제 근거는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가중된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명예훼손보다 비난가능성이 더 높은 가해자의 ‘비방할 목적’이 있었기 때문임. 이를 삭제하여 ‘비방할 목적’이 없는 표현행위까지 중한 처벌 대상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 과도한 명예훼손 법제는 공인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제기와 이로 인한 검증, 진실발견의 기회를 박탈하고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세계적으로도 비범죄화가 추세인 점 등에 비추어볼 때,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이나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의 개정은 바람직하지 않음.


2.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박광온, 2023869)에 대한 의견

가. 주요 개정 내용

본 개정안은,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다른 이용자의 행위로 손해를 입은 이용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손해를 입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아니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도록 무과실 입증책임을 부과하는 규정을 도입하고(안 제44조의11 제1항)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하는 것(안 44조의11 제2항)을 골자로 하고 있음.

나. 안 제44조의11 제1항(무과실 입증책임 부과 규정) 부분

민법상 청구권을 주장하는 자가 청구권 발생의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불법행위와 손해발생 사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민사법의 대원칙임. 다만 의료과오, 환경, 제조물 등 위험의 물리적 원인을 가해자 측이 소유하고 있거나 인과관계의 증명이 고도로 전문적·과학적인 분야로서 일반인인 피해자의 인과관계 입증이 매우 곤란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입증책임을 전환시키고 있음. 그러나 정보 유통으로 인한 개인의 권리 침해는 이러한 대원칙에 대한 예외로 입증책임을 전환시켜야 할만큼 입증이 곤란한 분야라 할 수 없음.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만한 정보가 인터넷에서 유통되었다는 사실 자체의 입증은 스크린 캡쳐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어렵지 않고 이 경우 개인의 인격권 침해 및 정신적 피해는 거의 추정되고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가 곤란한 영역이 아님.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이유로 한 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청구 건수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편임.

한편, 공익성이 있더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만한 표현행위라면 가혹한 손해배상과 입증책임 부담의 위험을 떠안게 되므로, 미투운동이나 소비자불만글, 공인에 대한 의혹제기 등 사회 고발 활동이 위축될 위험이 큼. 본 개정안은 충분한 논거없이 민사법의 대원칙의 예외를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높은 조항임.

다. 안 제44조의11 제2항(명예훼손 정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도입 규정) 부분

허위사실 적시의 명예훼손의 경우에도, 어떠한 주장 속에 ‘사실’이나 ‘의견’을 구분하기 어렵고, 나아가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처벌이나 책임을 함부로 강화시키는 것은 공인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제기와 진실발견의 기회가 박탈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가 심대하게 위축될 우려를 고려하여 지양되어야 함.

한편, 직접 불법정보를 제작하거나 업로드한 불법행위자가 아닌 정보매개자에 불과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해 불법행위에 대한 무과실 입증책임 및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특히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과중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며, 정보매개자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합법적인 정보도 명예훼손이라고 주장되는 경우 과검열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위헌적 조항임.

수, 2020/01/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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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1일 한겨레 신문의 취재기자와 보도에 관여한 성명불상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문제의 한겨레 신문 기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다는 윤씨의 진술이 나왔으나 추가 조사 없이 마무리되었다”는 요지였으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개인도 물론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직 검찰총장이 언론인에 대하여 명예훼손 고소를 통해 공권력을 발동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검사 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검찰 조직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 관계를 가지고 사무를 집행한다. 검찰총장이 직접 고소를 하고 그 부하 직원들이 수사를 진행할 경우 ‘하명수사’, ‘선택적 정의’, ‘이해 충돌’ 등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대검찰청은 “윤석열 총장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사건 보도를 일절 받지 않는 등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였지만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상황에서 서울서부지검은 해당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해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공인의 언론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는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언론은 증명된 진실만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취재원의 제보가 있는 경우 이를 알리며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어야 하며, 여러 정보원을 통해 진실을 차차 규명해나가는 활동을 펼칠 수 있다. 물론 한겨레의 이번 보도는 사실확인을 위한 충분한 노력 없이 일부 취재원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단언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한 기사로써 비판받을 만하지만, 이는 언론 윤리의 관점에서 지적될 문제이다. 피해의 구제나 잘못된 언론활동에 대한 제재는 정정보도청구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의 공권력 개입, 형사처벌의 위협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위와 같은 언론의 자유와 기능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국민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고위공직자의 행위를 감시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활동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공공의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이 함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제기준이다(UN 인권위원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 제38항). 또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에 대해 UN 자유권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인권기구들은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그 훼손의 단서가 된 발언을 한 사람을 인신구속까지 하는 것은 비례성(“not a proportional remedy”)이 없으며 민사손해배상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반대 권고를 계속 내려왔다.[1] 이러한 이유로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OECD 국가에서는 거의 사문화되었고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위헌결정[2] 또는 입법을 통해 폐지[3]되었다. 오픈넷도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의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고소를 비판하는 등 국내에서 공인의 평판 보호를 위한 형사처벌 움직임에 대해 계속 반대표명을 해왔다.[4] 그런데 이 사건은 검찰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검찰총장이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해 자신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미치는 검찰을 동원해 개인의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는 면에서 더욱 더 문제가 된다. 

막강한 지위에 있는 공인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불합리한 의혹을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과 힘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겨레가 보도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의혹 역시, 많은 다수의 증언과 다른 보도로 거의 곧바로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여 자신과 검찰의 지위와 언론의 자유의 의미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1] “General comment No. 34”, U.N. Human Rights Committee, 102nd session, published 12 September 2011;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Administration of Justice, Commercialisation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Criminal Defamation (2002), available at 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87&lID=1; Tenth Anniversary Joint Declaration: Ten Key Challenges to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Next Decade (2010), http://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784&lID=1;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cases, Cumpănă and Mazăre v. Romania, no. 33348/96 (2004), Affaire Belpietro c. Italie, no. 43612/10 (2013), Affaire Mika c. Grèce, no. 10347/10 (2013), Mariapori v. Finland, no. 37751/07 (2013)

[2] 2016.2.3. 짐바브웨, NEVANJI MADANHIRE, NQABA MATSHAZI V. ATTORNEY-GENERAL; 2016.2.21 도미니카 공화국 case of Miguel Franjul of Listín Diario, Oswaldo Santana of elCaribe and Rafael Molina of El Día – and the Foundation for Press and Law; 2017.2.6 케냐, Jacqueline Okuta & another v Attorney General & 2 others; 2018.5.18 레소토 BASILDON PETA v The Minister of Law Constitutional Affairs and Human rights, Attorney General, and the 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3] Armenia, Bosnia and Herzegovina, Cyprus, Estonia, Georgia, Ireland, Kyrgyzstan, Moldova, Montenegro, Norway, Romania, Tajikistan, the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 the United Kingdom and Ukraine는 최근 형사명예훼손을 폐지함.

[4] 2019.9.20 조국 법무부장관,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형사고소 즉각 재판 중단시켜야,  2019.5.17. 오픈넷, 사이버 모욕죄 가중처벌 법안(박완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3.12.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범위 좁히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병기 의원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19.2.11. 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8.12.26.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2018.11.1.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7.13. 미투 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2018.4.6.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4.18.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2019년 10월 2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조국 법무부장관,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형사고소 즉각 재판 중단시켜야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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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박지를 땐 대통령이지만 욕먹을 땐 개인이란다 (슬로우뉴스 2016.06.30.)
월, 2019/10/2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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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 대하여 2월 13일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칼럼이 공직선거법 제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 조항을 위반했다며 저자 임미리 연구교수와 위 글을 게재한 경향신문 관계자를 고발했다. 이에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사법고발 형태로 대응한 여당의 행위에 거센 비판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다음날인 2월 14일 검찰 고발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고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검찰 수사는 진행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측의 고발은 없던 것이 될 수 없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공직선거법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반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고발행위를 규탄한다. 또한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구성하는 정치세력이 야당 시절 자신들이 개혁하려던 제도를 이용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습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1. 이 사건 칼럼의 표현은 판례상 금지ㆍ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연구교수와 경향신문 관계자들이 위반하였다고 주장한 공직선거법상 투표참여 권유활동 금지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 누구든지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ㆍ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하는 경우

개정 전 공직선거법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ㆍ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투표참여 권유행위 자체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두지 않았다. 그러자 선거운동기간이 아님에도 정당 또는 후보자 명의가 표시된 현수막 등이 무분별하게 이용되어 오히려 사실상 선거운동의 탈법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현재의 공직선거법으로 개정하게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 신설 이후에도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ㆍ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투표참여를 권유한 경우 그러한 행위 자체가 형사처벌대상이 되지는 않았으며, 다만 그러한 행위가 다른 공직선거법 조항에서 금지ㆍ처벌하는 행위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해당 조항에 의하여 형사처벌되었다”고 하였다(헌재 2019. 7. 26. 2017헌가9).

법원도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제58조의2 단서 제3호를 신설한 입법 취지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ㆍ추천ㆍ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나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않는 투표참여 권유행위까지 금지ㆍ처벌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투표참여 권유행위를 빙자한 편법적인 선거운동을 보다 명시적으로 금지ㆍ처벌하려는 것”이라고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1.10. 선고 2016고합1007). 

따라서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않는 투표참여 권유행위는 금지ㆍ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참고로 헌법재판소는 선거운동을 “특정 후보자의 낙선에 필요한 모든 행위 중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 계획적 행위”라고 판시하였고(헌재 1994.7.29. 93헌가4등; 헌재 2001.8.30. 2000헌마121등) 대법원 역시 같은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4.26. 선고 96도138판결; 대법원 2007.3.15. 선고 2006도8869 판결 등).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이 사건 칼럼의 표현은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판례상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여당이 이를 몰랐다는 것도 문제고, 알면서도 고발을 했다면 국민의 정치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므로 더욱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위의 법해석은 우리나라의 선거규제가 선거과열을 예방하겠다는 명목으로 각종 시간 장소 방법의 제한으로 유권자들의 입을 막아왔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을 구성하는 정치세력도 야당 시절 이를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었다. 여당이 된 후 자신들이 개혁하고자 했던 제도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모습은 전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2.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여당의 부적절한 대응을 비판한다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언론·출판의 자유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다(헌재 1992.2.25. 선고 89헌가104).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정권과 정당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 또한 언론은 권력을 견제하고 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순기능을 제공하는 민주주의의 동반자이다. 여당은 국회를 통해 검찰의 운영 및 예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기관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 실현에 대하여 국가권력을 동원하는 고발의 형태로 이를 묵살하려 하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하여 “정당과 정치권력이 다시 (국민의) 상전”이 되었다고 지적하며 비판한 칼럼에 여당이 불쾌감을 느낄 수는 있으나, 응당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비판을 비료삼아 발전할 수 있는 뼈아픈 계기로 삼고, 검찰 고발로 국민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 대신 입장문을 내는 형태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 오픈넷은 집권여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에 큰 우려를 표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고발 취소 취지를 받아들여 검찰이 해당 칼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여당은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자유를 신장시키기 위해 사전선거운동금지 조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현행 선거 규제를 재검토하고 향후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0년 2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토, 2020/02/1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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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일명 ‘실검 조작 방지법’, ‘여론 조작 방지법’이란 이름으로 이용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해야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다.  

본 개정안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여론 조작’, 즉, 실시간 검색어 순위나 댓글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타인 계정을 이용하여 조작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함이 그 목적이다. 검색이나 글을 게시하는 행위에 매크로 등의 기술을 이용하거나 익명으로, 가명으로, 혹은 타인의 계정을 허락을 받고 이용하는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행사의 영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를 제한하는 법은 모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로서 엄격한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제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즉, 판단주체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표현행위의 제한 여부가 남용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과, 표현 행위가 단지 장래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추상적 해악의 발생 가능성만을 이유로 제한해서는 안 되고, 중대한 해악을 초래한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이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다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부당한 목적’이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용어로 사용될 수 없으며,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결국 위와 같은 개념을 사용하는 법안은 법률의 수범자인 일반 국민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나아가 법의 집행자에게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여 판단자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남용될 위험이 높다. 즉,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 위헌적 법안이다. 

한편 논의되고 있는 개정안은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형사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는 실검이나 댓글의 추천수, 조회수 등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서비스제공자가 기대하는 방식대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일부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프로그램 자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서비스 결과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위험은 크라우드 소싱을 본질로 하는 서비스 내에 이미 내포되어 있는 것이며, 서비스제공자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율적 선택에 따라 일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작 가능성을 포착하고 더 나은 서비스로 개선할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할지 여부도 서비스제공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해결하여야 할 문제다. 또한 만일 서비스제공자의 영업상 이익의 침해가 발생했다면 이용약관 위반의 책임을 물음으로써 민사적으로 해결하거나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면 되지, 국가의 형벌권이 개입하여 많은 인터넷 이용자를 함부로 형사 수사 및 처벌의 위험으로 몰아넣을 일이 아니다. 드루킹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대리게임 처벌법 통과를 묵인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로 구성된 인터넷기업협회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개정안이 보호하려는 법익이 미미함에도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위헌적 법안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또한 타인의 용인, 위임 하에 타인의 계정이나 정보를 이용하거나, 매크로와 같은 기술을 이용하는 등 각종 방법을 통해 ‘소수의 의견이 실제보다 다수의 의견처럼 보였다’는 것만으로, 이러한 행위를 법으로 규제할만큼 타인의 권리나 사회적 법익에 어떠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종  캠페인이나 집회, 시위 등 모든 형태의 표현행위는 실제보다 더 큰 위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기 마련이며, 정치활동의 본질이 바로 자신이 더 많은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음을 내세우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표현행위가 실질적으로 어떤 중대하고 명백한 해악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근거없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남용될 수 있는 불명확한 기준을 내세워 국민의 일반적인 표현 행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거나 형사처벌 등을 무분별하게 규정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및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매크로 사용이나 여론 조작을 금지하는 법이 다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

한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 관리적 조치’와 같이 추상적이고도 세세한 조치의무를 과도하게 부과하는 것 역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선택에 따라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서비스 이용 환경을 보장할 권리를 침해하고,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이용자들의 행태를 상시적으로 감시, 검열하게 함으로써 일반 국민인 이용자들의 인터넷상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허락없이 ‘도용’하거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정상적인 서비스 운영 자체에 중대하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는 현행 정보통신망법상의 침입죄, 형법상 업무방해죄, 개인정보보호법, 주민등록법 등에 의하여 규율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론 조작’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부당한 목적’의 ‘서비스 조작’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이용한 위헌적 법안을 남발하는 것은,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손쉽게 국민의 자유로운 공론장을 재단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는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과방위가 헌법을 위반하여 국민의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일명 ‘실검 등 여론 조작 방지법’ 통과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1월 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의견서] 오픈넷,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한 입장권 등의 구매를 형사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춘석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09.30.)
김경수, 드루킹, 그리고 운동의 규모화 (프레시안 2019.02.15.)
[논평] 드루킹 방지법 남발에 반대한다! 표현의 행사 방법 제한은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 (2018.05.31.)
드루킹 ‘댓글조작’ 형사처벌을 반대하며 (시사IN 2018.04.23.)
목, 2020/01/0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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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4일 유럽사법재판소는 프랑스 내의 인물이 요청하고 프랑스 개인정보보호기구가 검색엔진에 명령한 ‘잊힐 권리’ 보호를 위한 검색배제조치*가 유럽연합 외에서 이루어지는 검색결과에는 적용되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하였다(Case C-507/17 Google LLC, successor in law to Google INC. v Commission nationale de l’informatique et des libertés(CNIL)).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6년 위 소송에 이해관계자 의견서(amicus brief)를 아티클 19(Article 19),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전자개척자재단(Electronic Frontiers Foundation, EFF) 등 총 6개 단체의 명의로 제출한 바 있으며, 그 의견서의 취지가 유럽사법재판소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을 환영한다.

법원은 “세계화된 세상에서 유럽연합 내 … 사람에 대한 링크에 유럽연합 외부의 이용자들이 접근권을 가지면 유럽연합 내부에서 그 사람에 대한 즉각적이고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 상당하고, 따라서 세계적으로 검색배제를 하는 것이 완전한 방법이겠지만, 수많은 제3국가들은 검색배제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거나 다른 방법으로 이를 접근하고 있다”고 하면서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고, 사회에서의 기능과 관련하여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비례성 원칙에 따라 다른 기본권들과의 관계에서 균형잡혀야” 하며 “사생활에 대한 권리 및 개인정보 보호와 인터넷 사용자들의 정보자유권(freedom of information) 사이의 균형은 세계 여러 곳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법원은 “현재로서는 유럽연합법 아래 검색배제명령을 받은 … 검색엔진 운영자가 검색엔진의 모든 (국가) 버전에서(예를 들어, 프랑스 당국의 명령을 google.com에서 – 편집자) 이러한 검색배제를 수행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유럽연합법은 검색엔진 운영자가 모든 회원국의 검색엔진 각 버전에서 검색배제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 회원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유럽연합 외부의 검색엔진 버전을 통해 해당 링크에 대한 접근권을 단념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조치를 취하였는지에 대한 판단은 각 회원국의 법원에게 달려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법원은 “유럽연합법이 현재 검색배제가 검색엔진의 모든 버전에서 수행되는 것을 요구하지 않지만, 동시에 이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회원국의 관계자들은 국가적 기본권에 대한 자국의 기준에 따라 정보대상의 사생활에 대한 권리 및 개인정보보호와 정보자유권을 비교형량하여, 적절한 경우 검색엔진의 운영자에게 그 검색엔진의 모든 버전에서 검색배제할 것으로 강화할 권한이 있다”고도 하였다. 

개인정보보호권은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윤리적 평가를 어느 만큼 허용할 것인가라는 고도의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판단을 요하는 문제로서 다른 인권들과 달리 사회적 논의로 남겨지는 영역이 크다. 오픈넷은 캐나다법 하의 상표권 침해에 따른 검색배제조치가 캐나다 외에서 이루어지는 검색에도 적용되는가의 문제를 다룬 Google Inc. v. Equustek Solutions Inc. 2017 SCC 34 사건에도 아티클 19, 휴먼라이츠워치와 함께 이해관계자 의견서에 참여하였으나 여기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잊힐 권리와 상표권에 대한 보편타당성에 대해서는 국제법조계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정보자유권 즉 알 권리와 프라이버시 사이의 균형에 대해 우리나라 내에서의 논의가 활발해질 것을 기대한다. 


* “잊힐 권리” 보호를 위한 검색배제조치란 특정인의 이름이 들어간 검색결과에서 그 사람이 타인들의 기억으로부터 잊히기 원하는 사실들을 담은 웹페이지 링크들을 제외하는 조치를 말한다. 오픈넷은 “잊힐 권리” 보호조치가 명예를 훼손하지도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지도 않고 모든 면에서 합법적인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에 타인이 접근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써 사람들의 알 권리를 제약하며, 과거의 사소한 언행 때문에 부당하게 차별받기를 원치 않는 검색배제조치 신청인의 욕구 해소에도 도리어 해가 된다는 취지에서 반대해왔다(관련 논평 아래 [관련 글] 참조).

2019년 10월 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알권리와 잊힐 권리 (시사IN 2017.11.13.)
유럽이 틀렸다 | ‘잊힐 권리’ 법제정이 위험한 이유 (허프포스트코리아 2016.04.28.)
[논평] 방통위 ‘잊혀질 권리’ 제정에 반대하며 (2016.03.15.)
“잊혀질 권리”라는 이름의 사상통제 (경향신문 2014.06.09.)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과하면 독이 된다 (슬로우뉴스 2014.07.24.)
개인정보소유권 이야기하지 말고 프라이버시를 이야기하자 (경향신문 2014.07.15.)
수, 2019/10/0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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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회의에서 왼손으로 국민의례를 한 것처럼 조작된 이미지를 올린 게시글들을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삭제 의결했다. 12일에는 김정숙 여사가 일본산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허위정보를 같은 심의규정을 근거로 삭제 의결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행정기관인 방통심의위가 코로나19 비상상황을 빌미로 ‘사회적 혼란 야기’라는 위헌 소지가 높은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물을 검열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질서 위반’이라는 대제목 하에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본 심의규정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판단자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표현물이 부당하게 검열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헌의 소지가 높은 독소조항이며, 이를 근거로 한 심의는 최대한 지양하여야 한다. 특히 행정기관인 방통심의위가 이러한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국민의 표현물을 검열하는 것은 국가의 정책 기조에 반대하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표현물을 검열하는 데에 남용할 위험이 높아 더욱 위헌적인데, 이번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바로 이러한 위험을 현실화한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3월 초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비상상황에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정보에 강력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이번에 삭제 의결한 게시글들도 이 대응의 일환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감염병 비상상황에서 정보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이는 국민에게 감염병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의 신체‧안전에 대한 위험을 가중시키거나, 대응 업무에 혼선을 빚게 하여 관련자들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여력을 분산시키는 등 실질적인 해악을 가져오는 정보에 국한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관련 회의에서 국민의례를 왼손으로 한 것처럼 조작한 정보나 영부인이 일본산 마스크를 썼다는 허위 정보가 감염병 대응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어떤 중대한 혼란이나 위험을 야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방통심의위는 ‘사회질서 위반’, ‘사회적 혼란 야기’ 심의규정을 이용하여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를 심의한 것이며, 이것은 곧 이전 정부에서부터 시민사회가 일관되게 비판해왔던 행태를 이번 정부의 방통심의위도 끝내 자행한 것이다.

이번 심의 대상 정보들을 문재인 대통령이나 영부인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심의는 명예훼손 심의규정을 적용한 것도 아니고, 피해 당사자의 신고도 없었는데도, 방통심의위가 코로나19 관련 긴급안건으로 상정하여 ‘사회적 혼란 야기’ 심의규정을 적용하여 선제적, 적극적으로 심의한 것이다. 이는 결국 방통심의위가 전 정부때와 같이 대통령 심기 보호를 위해 무리한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부당한 허위정보에 대해 진실한 정보를 널리 알림으로써 대응할 수 있는 막강한 자원과 권력을 가진 기관이다. 행정기관의 검열을 통한 삭제, 차단이나 형사적 강경대응보다는 팩트의 제시를 통해 허위조작정보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 정보의 교정과 장기적인 국민의 정보 선택 능력 함양에 더욱 실효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방통심의위가 이제라도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에 대한 심의를 중단하여 불필요한 논란을 재생산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0년 3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방심위, 메르스 괴담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삭제 의결 (2015.06.17.)
[논평] 방심위,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 주장 글, ‘사회적 혼란 야기’ 이유로 삭제 의결 (2015.05.15.)
금, 2020/03/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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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택시기사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타다를 법으로 금지하려고 하고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정부가 진정으로 운수노동자들의 후생 또는 저소득층의 경제활동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이들의 노동자성을 보장해주는 법을 통과시키는 한편, 더 많은 서민층이 운수업에 참여하여 자력갱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타다금지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타다금지법의 논리적 근거였던 우버금지법, 카풀금지법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타다금지법’은 단순히 기존 법의 허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뿌리뽑는 조직적인 입법활동의 표적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타다는 스스로를 “새로운 이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일상 속 이동이 필요할 때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타다는 평소 택시 탑승이 어려웠던 단체 승객이나 거동이 불편한 승객에게 택시의 좋은 대체재로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타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 바의 예외규정을 활용하여 승차정원 11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여 운전자를 알선하는 형태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였다. 국토교통부마저 “불특정 다수를 태우고 1인당 운임을 정하는 등 사실상 운송사업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법령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영업을 시작한 지 1년이 경과하고 사용자가 130만 명에 달하자, 타다금지법이 발의되었고 며칠 후 검찰은 타다 운영을 불법으로 보아 대표를 기소했다. 

국회는 타다금지법 이전에도 플랫폼 산업을 주도적으로 말살해왔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혁신성장이 강조되어왔지만 달라진 것 없이 국회는 꾸준하게 이와 상반되는 입법을 계속 시도 중이다. 플랫폼운송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버가 2013년 8월 한국시장에 들어온 후 약 1년이 지났을 무렵 일명 ‘우버금지법’이 발의되었다. 개정입법 제안이유를 살펴보면 우버를 ‘불법’으로 미리 규정짓고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보아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다. 거대 자본을 가진 국제 기업이 국내 여객운수업 시장질서를 훼손시킨다는 명분과 함께 우버는 국내에서 ‘불법’인 사업으로 인식되었고, 2015년 한국에서 영업을 종료했다.  

‘거대 자본’을 수반한 ‘불법’적인 택시 운송이 아닌 ‘카풀’의 경우에는 다른 운명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2017년 12월 스마트폰 앱으로 카풀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들을 역시 ‘불법 유상운송 알선행위’로 보아 택시산업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개정입법이 제안되었고,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만 카풀이 가능하다는 개정법(실상 ‘카풀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풀러스, 럭시를 비롯해 우버셰어와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날개를 펴보기 전 실질적으로 영업종료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택시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플랫폼운송’, ‘공유 경제’, ‘휴대폰 앱’을 활용한 혁신적인 시도가 이루어질 때마다 이를 ‘불법’으로 규정짓고 금지하는 것이 국회의 뚜렷한 입법패턴이었다. 새로운 산업이 도약하면 기존 산업이 타격을 입는 것은 비단 운송업계만의 특징이 아님에도, 미래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통해 그저 기존 사회 질서를 현상유지하는 데 급급하다. 타다금지법 법안를 살펴보면 너무나도 낯익은 기분을 떨칠 수 없다. 

정부여당의 이와 같은 신산업 규제가 저소득층 보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고 했을 때, 플랫폼을 금지하는 것은 플랫폼이용자들 즉 운전자들의 시장진입 자체를 막는 것이며 나아가 인터넷이라는 통신수단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려는 훨씬 더 많은 서민들의 경제적 자유를 침해하여 장기적으로는 불평등을 고착시킨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또 기존 산업종사자 즉 택시운전사들의 후생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에도 맞지 않는다. 플랫폼들과 경합하는 택시운전사들은 그들대로 사납금제도의 질곡에서 신음하고 있다. 진정으로 택시운전자들의 후생이 걱정된다면 이들이 택시회사의 통제를 받는 노동자임에 착안하여, 노동계 전체의 오랜 숙원이었던 ‘노동자성’ 문제 즉 파견이나 하청을 통해 노동통제는 하면서 사용자 책임을 피해왔던 문제를 해결하고 사납금도 더 이상의 유예나 예외 없이 폐지해야 할 것이다. 

저소득층 보호도 아니고 택시운전자 후생도 아니고 단순히 여객운수면허제의 강고한 틀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일까? 그러나 여객운수면허제는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여객운수면허제는 여객운수시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시장실패를 예방하기 위해 시행되는 숫자제한, 요금제한, 품질관리, 기사안전보호 등의 제도의 근간이 된다. 여객운수면허제의 그러한 필요성은 플랫폼을 통해 상당히 완화된다. 예를 들어, 숫자제한은 택시들의 손님 확보 경쟁이 발생시키는 혼잡이나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고 요금제한은 길거리에 서서 당장 움직여야 하는 손님의 열악한 협상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 문제들은 새로운 정보기술을 통해 완화될 수 있으며 여객운수면허제의 필요성은 줄어들게 된다. 미국은 이들 플랫폼들을 법적으로 허용하면서도 AB5법이라는 노동자성보호법을 통해 한편으로 더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로 인정되도록 하는 한편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플랫폼 참여자들은 더 많은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누리도록 하는 일거양득의 정책효과를 내고 있다. 

기존 업계와 새로 도약하는 산업이 갈등을 빚을 때마다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법안 개정을 통해 신산업을 ‘불법’화하고 사회와 기술 변화를 막는 것이 지속가능한 해결 방안일까. 비단 운송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문제해결이 아닌 문제해소를 위한 이러한 접근법이 바람직한 것일까. 장기적으로 국민들을 위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일까.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에 귀기울이지 않고 그때 그때 화두가 되는 새로운 플랫폼 사업의 규모가 커질 때마다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손쉬운 회피 방안이 아닐까. 

산업종사자와 소비자의 권익보호에 충실하고, 새로 도약하는 산업의 혁신과 상생을 가능케 하는 근본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오픈넷은 타다금지법을 반대하며 국회가 이러한 물음에 숙고를 거쳐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2월 1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참고: 우버금지법, 카풀금지법, 타다금지법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관련 글]
[논평] 검찰은 타다 기소를 철회하라 - 차량공유 전면금지부터가 문제 (2019.11.18.)
우버 금지법을 금지하라 (슬로우뉴스 2015.04.29.)
[논평]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자체를 불법화하는 <우버 금지법>은 위헌적이며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2015.04.14.)
자원공유의 자유 (경향신문 2014.10.30.)
목, 2020/02/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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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처벌은 교육영역에 대한 위헌적인 국가개입이 될 수 있어

영화 ‘억압받는 다수’의 성폭력 철폐의도를 고려해야

광주의 중학교 도덕교사인 배이상헌 교사가 ‘성과 윤리’ 단원 수업 중 엘레노르 푸리아(Eleonore Pouriat) 감독이 제작한 <억압받는 다수>라는 단편영화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개입은 교권의 침해는 물론이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검찰이 교육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논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 처분을 할 것을 요구한다. 

아마도 해당 사건에 대한 죄목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로 추정되는데, 엘레노르 푸리아의 영상은 음란물도 아니고 배이교사의 상영행위를 성희롱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해당 영상은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과 성관계가 완벽하게 역전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재 우리의 현실을 미러링하고 패러디한다. 영상은 남성으로 태어났기에 남성이 살아가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위협과 굴욕, 멸시를 가상의 스토리로 대리체험해보라는 것과 이것이 여성이 매일 겪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을 짧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이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감독은 폭력 장면과 거친 언설을 여과 없이 재현하거나 오히려 과장한다. 영화의 직설적 화법은 영화의 의도 전달을 용이하게 해 수용층의 폭을 확장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미러링의 특성상 현실의 암담함과 참담함이 잔인하게 반복된다는 것과 문제의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뚜렷한 한계를 가진다. 즉 영상 자체, 감독이 현실의 문제를 재현하기 위해 채택한 재현의 방식과 이 방식으로 인해 영화에 담긴 내용에 거북함을 느꼈을 학생들이 있으리라는 가정은 쉽게 할 수 있다. 성인들 역시 미러링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성인들이나 학생들이 느끼는 거부감은 영상의 이와 같은 정치적 급진성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급진성이 감독이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성폭력 해소나 철폐와 같은 애초의 목적을 어떻게 그리고 왜 곡해하였는가와 같은 문제는 현재의 미투 국면에서 더 치열하게 논의하고 논쟁해야 할 사안이다. 

일부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꼈다고 해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에 보장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에 의해 보장되는 교사의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성과 윤리’라는 단원 수업을 위한 학습자료로 선택된 것이며, 자료의 선택은 교사의 재량이다. 교사가 음란물, 명예훼손물, 또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배포했다면 법적 개입이 필요하겠지만, 수업을 위해 합법적인 자료를 선택했다면 사회 상규에 어긋나거나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이라 해도 학교 내에서 교육전문가들을 포함하는 교육의 당사자들이 학습 자료 선택의 옳고 그름에 관해 자주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옳다. 수업을 위해 어떤 자료를 선택할 것인가는 교육철학과 교육윤리의 영역에 속한 것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논쟁하고 논의할 문제이지 경찰이나 검찰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비전문적인 판단으로 전문적이고 특수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자료로 활용된 영상이 어떤 수업의 어떤 목적과 목표를 위해 채택되었는지와 같은 지점들은 무시한 채 신체의 노출 정도, 폭력 재현의 수준과 방식 같은 1차원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에 근거해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법적 처벌을 시도하고 있어 영상자료가 비윤리적인지를 진지하게 다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형사처벌은 교육의 영역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인 개입이 되어 정권이 지향하는 이념과 취향에 좌우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법적 처벌이 현실화된다면 교사들이 수업을 위해 채택하는 자료의 범위는 현저하게 축소될 것이다. 법적 처벌은 교사들에게 위축 효과로 작용해 수업 내용 구성과 학습자료의 범위를 자발적으로 검열하고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의 두 당사자인 학생과 교사 사이의 갈등과 대립에 초점을 과도하게 맞추어 학생이 제기한 문제의 입장과 반대되거나 다른 의견표명을 그 학생에 대한 가해로 해석하고 있다. 학교의 수업은 강의자가 지식과 의견을 전달하고 학생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루어진다. 수업의 특성상 지식과 의견의 전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거나 학생들에게 쉽게 수업의 내용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제공하는 자료는 일정정도 일방적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민원의 내용 중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적 위력이나 위력을 행사해 수업을 강행했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을 스쿨미투 사건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학습교재로 인해 불거진 불쾌감을 권력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이 있는데, 이 역시 수업이나 강의와 같은 지식전달 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다. 또한 해당 사건을 성적 위계의 문제나 젠더폭력, 성폭력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러한 접근은 성폭력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 적용하므로 문제적이다. 성폭력의 범주를 이렇게 광범위하게 확장하게 되면 학생과 교사나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과 같이 지식이나 의견을 전달하거나 지시를 내려야하는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모두 성폭력으로 간주할 가능성을 높여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이 역시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오픈넷은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수사중단을 촉구하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사태해결을 위해 형사처벌에 의존해 배이상헌교사를 직위해제하였다면 이를 취소하고 교육당사자들 사이의 논의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2019년 10월 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9/10/0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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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부무 장관은 2018년 3월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때 자신에 대한 비난글을 블로그에 쓴 70대 노인 등을 직접 고소하였으며, 관련 재판에서 1심 유죄판결이 났다고 한다. 글의 내용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법고시 이력 및 국정원 재판과 관련된 민정수석 활동에 대한 것이었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에 대해 UN 자유권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인권기구들은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그 훼손의 단서가 된 발언을 한 사람을 인신구속까지 하는 것은 비례성(“not a proportional remedy”)이 없으며 민사손해배상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반대권고를 계속 내려왔다.1 사람의 평판은 그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을 인지하는 타인들의 정신 속에 있음을 고려하면 일리있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명예훼손 형사처벌제도는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한 당대의 권력의 평판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남용될 위험이 너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공인의 명예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OECD 국가에서는 거의 사문화되었고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위헌결정2 또는 입법을 통해 폐지되었다.3 오픈넷도 국내에서 공인의 평판 보호를 위한 형사처벌 움직임에 대해 계속 반대표명을 해왔다.4 그런데 위 사건은 검찰 및 경찰 정책에 있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위치에 있는 민정수석이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해 명예훼손 형사고소를 한 것으로서 인권의 차원에서 두 겹, 세 겹 문제가 되는데, 특히 자신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미치는 검찰 및 경찰을 동원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면에서 더욱더 문제가 된다. 

게다가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되었다. 물론 유무죄 판단은 중립적인 법원이 하지만, 그가 공소유지와 공판 업무를 수행하는 검찰에 더욱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표현의 자유, 특히 일반인이 현직 고위공무원을 비판할 자유를 조금이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불벌의사를 밝혀 더 이상 재판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픈넷은 조국 법무부장관이 인권보호의 수장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1. “General comment No. 34”, U.N. Human Rights Committee, 102nd session, published 12 September 2011, www.ohchr.org/english/bodies/hrc/docs/GC34.pdf ;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Administration of Justice, Commercialisation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Criminal Defamation (2002), available at 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87&lID=1; Tenth Anniversary Joint Declaration: Ten Key Challenges to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Next Decade (2010), http://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784&lID=1;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cases, Cumpănă and Mazăre v. Romania, no. 33348/96 (2004), Affaire Belpietro c. Italie, no. 43612/10 (2013), Affaire Mika c. Grèce, no. 10347/10 (2013), Mariapori v. Finland, no. 37751/07 (2013)
  2. 2016.2.3. 짐바브웨, NEVANJI MADANHIRE, NQABA MATSHAZI V. ATTORNEY-GENERAL; 2016.2.21 도미니카 공화국 case of Miguel Franjul of Listín Diario, Oswaldo Santana of elCaribe and Rafael Molina of El Día – and the Foundation for Press and Law; 2017.2.6 케냐, Jacqueline Okuta & another v Attorney General & 2 others; 2018.5.18 레소토 BASILDON PETA v The Minister of Law Constitutional Affairs and Human rights, Attorney General, and the 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3. Armenia, Bosnia and Herzegovina, Cyprus, Estonia, Georgia, Ireland, Kyrgyzstan, Moldova, Montenegro, Norway, Romania, Tajikistan, the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 the United Kingdom and Ukraine는 최근 형사명예훼손을 폐지함.
  4. 2019.5.17. 오픈넷, 사이버 모욕죄 가중처벌 법안(박완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3.12.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범위 좁히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병기 의원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19.2.11. 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8.12.26.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2018.11.1.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7.13. 미투 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2018.4.6.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4.18.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2019년 9월 2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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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문재인 대통령 살해 예고 게시물에 대한 국가원수모독죄 수사를 중단하라!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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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11.01.)
미투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언론중재, 2018년 여름호 147호)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국가인권위원회, 웹진 인권(2018년 3월호))
[보도자료]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04.06.)
[논평] 헌재 정보통신망법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 결정은 표현의 자유의 후퇴 -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아 (2016.03.04.) 
금, 2019/09/2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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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기성회비 징수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납득 어려워

대법원이 교육에서의 ‘법치’를 외면, 등록금 산정은 밀실의 영역인가

1.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0년에 제기한 기성회비 1차 소송에 대하여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 없이 징수한 것이라는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기성회비는 자율적 회비 성격인데, 국공립대학에서 기성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학기등록을 거절하는 사실상의 납부금으로 운영이 변질된 것에 항의하며 2010년 11월 제 1차 기성회비 소송을 시작으로 3차에 걸쳐 2만 5천 여명 21C한국대학생연합이 주도적으로 원고인단을 모집하여 공동 소송을 진행한 학생 숫자임. 각 학교 학생회가 개별적으로 기성회비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한 것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음.의 국공립대 학생들이 제기했다. 21c한국대학생연합·민변교육청소년위원회·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반값등록금국민본부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교육에서의 ‘법치’를 완전히 외면한 것으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2. 대법원은 기성회비가 고등교육법상의 기타 납부금에 포함되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정작 헌법과 법률은 어느 것도 고려하지 않았다. 헌법상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고등교육법,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서 명확하게 설립운영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의 종류와 성격을 정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명확하게 판시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면 국가가 기성회를 이용하여 법대로 받았고, 만약 기성회나 국가에 대하여 원고들이 납부한 기성회비의 반환을 명한다면, 원고들이 영조물인 국립대학을 상응하는 대가 없이 이용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한 재산적 가치의 이동을 조절하려는 부당이득제도의 본질인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반한다는 것이다. 정말 후안무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4. 국립대학교의 설립운영자는 국가이며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국립대학교의 등록금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고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납부하는 기성회비가 전체 등록금의 80% 이상을 차지해왔고, 대학과 정부는 기성회비를 올리면서 국립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을 견인했다.

 

5. 자신의 책무는 눈꼽만큼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비용부담을 강요해 놓고, 그 책무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는 커녕 대가 없이 이용하려고 했냐는 대법원의 태도는 학생과 학부모를 등록금 내는 존재로만 여길 뿐 교육의 주인으로 보지 않는 당국의 입장만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소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학교의 설립 경영자 말고 아무나 비용을 걷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이 고등교육법이 아니다. 

 

6. 그동안 대학 등록금은 비밀스럽기만 한 영역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 등록금이 어떻게 정해지는 지, 어디에 쓰는지, 등록금을 인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도저히 알지 못한 채 단지 학교가 고지하는대로 납부하기만 했다. 그러나 고등교육 역시 교육기본법이 정하는 바와 같이 공공성이 구현되어야 한다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수만명의 국립대학교 학생들이 소송에 나선 것이다. 

 

7. 대법원의 오늘 판결로 등록금은 다시 밀실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교육행정에서의 법치는 요원하게 되었다. 이제 아무나 비법인 사단을 만들어서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아 비용의 징수를 강제하면 되는 것인가. 

 

8. 그동안 설립운영자로서의 책무를 외면하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교를 경영해 온 국가는 실질적으로 이득을 얻었다. 그렇다면 국가는 지금이라도 설립운영자로서 교육재정을 확보하여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미래와 직결되는 대학교육이 헌법이 정한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에 충실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9. 교육에서의 ‘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학생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대법원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21c한국대학생연합·민변교육청소년위원회·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반값등록금국민본부

 

▣ 참고자료 : 기성회비 반환소송 일지 
- 1차 소송(2010.11 소제기, 원고 총 4086명) 

서울고등법원 승소(2013.11 판결, 2012나19910), 대법원 파기환송(2015.06.25.) /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부산대, 경상대, 공주대, 공주교대 학생 4,086명

- 2차 소송 (2012.5 소제기, 원고 총 9957명)

① 2012가합41965 / 경북대, 대구교대, 부산대, 부산교대, 부경대 학생 4,851명 소제기 
② 2012가합41972 (2014.11.11 승소) / 서울대, 서울과학기술대, 경인교대, 전남대, 전주교대, 광주교대, 강원대, 춘천교대, 충북대, 공주대, 한밭대, 한국교원대, 창원대 학생 4,591명 소제기
③ 2013가합513719 / 경상대 학생 515명 소제기

- 3차 소송 (2014.6 소제기, 원고 총 10771명)

① 2014가합545188 / 부경대, 부산교대, 전주교대, 공주대, 공주교대, 제주대, 경인교대, 서울과기대, 부경대, 부산교육대, 전주교육대, 국립공주대, 공주교육대, 제주대, 경인교육대, 서울과학기술대  학생 3547명
② 2014가합545249 / 전남대 학생 1915명
③ 2014가합560927 / 부산대학교 학생 5399명 

목, 2015/06/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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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시위 가중처벌 양형기준 반대 의견서 제출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수정안 철회해야
얼굴감춘 것만으로 공무집행방해 계획성 단정할 수 없어


취지와 목적

  • 지난 2016년 9월 5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양형기준 수정안을 확정하였음. 
  • 주요 내용은 공무집행방해범죄 양형 기준 중, 일반가중인자인 “계획적 범행”의 표지의 내용으로 ‘신원확인 회피 목적으로 신체일부를 가리고 범행한 경우(다만, 공무집행방해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경우 제외)’를 추가함.
  • 참여연대는 이번 수정안이 결과적으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그 참여자들이 가지는 인격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봄.
  • 이에 수정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철회를 요구함.

 

개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공무집행방해범죄군 양형기준 수정안의 요지

  • 공무집행방해범죄의 일반가중양형인자 중 “계획적 범행”의 정의를 수정하여 “신원확인 회피목적으로 신체일부를 가리고 범행한 경우(다만, 공무집행방해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경우 제외)”라는 요소를 신설 삽입함(이하 “수정안”).
  • 양형위원회의 ‘공무집행방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신원확인을 회피하기 위하여, 행위자의 동일성을 식별하기 어렵게 한 경우에는 계획적인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겠다는 것으로, 다만, 공무집행방해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경우와 같이 계획적 범행이 아닌 경우에는 제외함

 

수정안의 배경

  • 양형위원회는 수정의 이유나 근거에 대하여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애초 법무부의 수정안 제안이유에서 추정하여 볼 수 있음
  • 이에 의하면 수정안은 테러, 조직폭력, 집회·시위 과정에서 신원을 숨기거나 가장하여 범행을 은폐하고 처벌을 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복면 등을  착용하는 경우가 흔한다는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임.
  • 즉, 집회·시위 등에 참가한 사람들이 복면으로 얻어지는 익명성에 기대어 범행이 과격화하거나 폭력성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사전 억지할 정책적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됨.
  •  또한 외국의 경우에도 신원을 숨기기 위해 복면을 착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는 사례도 참작한 것으로 보임

 

참여연대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번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수정안이 타당성과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어 반대의견을 제시하며 철회를 요청함.
 

  1. 신체일부를 가리는 모든 행위를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성문화하여 양형기준요소의 판단지표로 특정하는 것은 지나친 과잉규제임
  2. 실질적으로 집회·시위 참석자들의 복면착용 등의 행위를 주된 규율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상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함.
  3. 검찰의 기소 재량 및 법관의 재량까지도 확장하여 양형기준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야기할 우려가 있음.
  4. 집회·시위와 가장 연관성이 크게 발생하는 공무집행방해범죄군에 대해서만 가중인자로 포함하는 것은 다른 범죄와의 형평, 체계정합성에도 어긋남
  5. 법률로 규정되어야 할 기본권 제한 사항을 양형기준으로 대체 규정하는 사실상의 대체입법임.
  6. 익명으로 생활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하여 인격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조항에 반하는 것임. 

 

▣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 

 

 

수, 2016/10/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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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집계 이주노동자 수만 62만 명 시대

지난 3월 현재, 취업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62만 명(법무부.2015.3), 등록되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수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들은 주로 영세한 농축산업 현장이나 중소기업에 고용된다. 한국인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이다.

사업주들은 한국 젊은층이 사라진 영세한 노동현장에서 이주노동자마저 없으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고용된 셈이다. 그렇다면 수십 만 이주 노동자의 현실은 어떨까?

병원비만 주면 끝? 우리가 노예인가요?

3년 전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온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디벅 씨는 지난 3월 일을 하던 중 오토바이로 이동하다가 1톤 트럭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그는 왼쪽 무릎이 심하게 골절돼 큰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와 입원비는 모두 390만 원. 디벅 씨에게 큰 돈이었다. 디벅 씨가 일하던 농장주는 산재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병원비를 지불했다.

그러나 퇴원 후에 후유증으로 받게 되는 진료비는 디벅 씨의 몫이 되었다. 산재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사고 후 3개월 동안 일하지 못하게 되자 급여를 받지 못했다.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현행법 상 사업주의 허락 없이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을 옮길 수 없다. 디벅 씨는 요즘 네팔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하다고 말한다.

▲ 3년 전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디벅 씨. 그는 지난 4월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도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 3년 전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디벅 씨. 그는 지난 4월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도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값싼 내 노동력이 필요해서 부른 거 아닌가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가델 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사업장에서 무거운 자재를 드는 일을 하던 중 허리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결국 지난 4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일을 못 하고 있다. 사업주로부터 어떤 병원치료 혜택도 제공받지 못했다. 가델 씨는 새로운 직장을 찾아보려 했지만, 사업주의 동의가 없어 전전긍긍 할 뿐이다. 해당 사업주는 취재진과 만나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기는 것이 벌점 사유에 해당된다며, 그럴 경우 다음번 이주 노동자 배정이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가델 씨.

▲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가델 씨.

▲ 가델 씨가 공장에서 나른 자재. 두명의 이주노동자가 100~140kg이 되는 자재들을 옮겼다고 한다.

▲ 가델 씨가 공장에서 나른 자재. 두명의 이주노동자가 100~140kg이 되는 자재들을 옮겼다고 한다.

악몽이 되어가는 ‘코리안 드림’

2004년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한 해 수만 명에 달하는 신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위한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커녕 임금 체불을 당해도,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 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근로 중 다쳐도 병원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았지만, 악몽을 경험했다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 자신들은 동물이나 노예가 아닌 사람이고, 노동자로 대우해달라고 말한다.

▲ 2015년 7월 14일 노동청 앞에서 이주노조 합법화 승소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이주노동조합원들

▲ 2015년 7월 14일 노동청 앞에서 이주노조 합법화 승소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이주노동조합원들

“이주노동자도 노동자다.”

지난 6월 25일 대법원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이 합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05년 서울지방노동청이 이주노동자들의 노조설립은 불가능하다는 행정처분을 내린지 10년 만에 나온 판결이었다. 나아가 대법원은 이주노동자들의 체류 자격이나 취업 자격 유무를 불문하고 일을 하고 임금을 받아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노동자로 봐야한다고 판결했다. 이주 노동자들도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과연 변할까? 그 변화의 몫은 이주노동자뿐 아니라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의 태도에도 달려 있을 것이다.


글. 구성 : 김근라
연출 : 권오정

월, 2015/07/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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