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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도 금지했는데…‘사람 장사’ 계속되는 중간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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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도 금지했는데…‘사람 장사’ 계속되는 중간착취

익명 (미확인) | 수, 2015/12/02- 17:09

2011년 겨울 서울역 구 역사를 개조해 만든 문화공간에선 1세대 사진작가 임응식 (1912~2001)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50년 작품을 한데 모은 ‘임응식’전이 열렸다. 전시회 표제사진은 그가 1953년에 찍은 <구직>이었다. <구직>은 사진을 예술로 끌어올린 ‘생활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이란 팻말을 매고 거리에 나선 남루한 실직청년.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고개 숙인 청년의 앙다문 입에선 자신의 처지에 대한 절망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 뒤에 양복 입고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신사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1953년 당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자리는 여전히 생사가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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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근로기준법은 임응식이 실업청년을 찍었던 1953년에 제정됐다. 현행 근로기준법 9조는 ‘중간착취의 배제’라는 제목으로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을 미끼로 한 ‘중간착취’를 금지한 것이다. 이 조문은 1953년 법 제정 때부터 들어 있었다.

박정희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1961년 경제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직업안정법’을 제정했다. 당시 제정된 직업안정법 9조(유료 직업소개사업의 금지)도 “누구든지 유료의 직업소개사업을 행하지 못한다”고 명시해 중간착취를 더 엄히 금지했다.

근로기준법과 직업안정법에 중간착취를 금지한 이유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1950년대까지 일자리를 미끼로 돈을 챙기는 ‘중간착취’가 널리 퍼져서다. 이승만 정부도, 박정희 정부도 경제부흥을 위해선 이런 중간착취부터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엄격히 금지됐던 중간착취는 1998년 2월 20일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허물어졌다. 파견법은 근로기준법의 중간착취 금지 취지에 맞게 간접고용을 규제해야 할 정부가 거꾸로 중간착취를 합법화한 것이다. 파견법 제정으로 1명의 노동자에게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라는 이름의 2명의 사장이 등장했다. 파견법으로 물꼬를 턴 간접고용은 이제 우리 사회의 일반적 고용형태로 자리 잡았다. 연세대학교에 출근해 청소하지만 용역회사 소속인 청소노동자, 대우조선에서 배를 만들지만 하청회사 소속인 조선노동자, 래미안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지만 다단계 하청회사 소속인 건설일용직, 현대아산병원에서 환자를 돌보지만 소개업체 소속인 간병인 등 오늘날 노동자 대부분이 간접고용으로 일자리를 구한다. 간접고용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

‘사라진 사장’…아무도 모르는 ‘간접고용’

그런데도 이들 간접고용 노동자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노동시장을 연구하는 학자들마다 추정치가 서로 다르다. 적게는 40만 명, 많게는 400만 명까지 다양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중에서도 기간제, 특수고용직, 파견직, 일용직 등의 숫자는 통계청이 해마다 3월과 8월 두 차례 발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근거로 한다.

올 8월 현재 근로형태별 노동자 구성은 아래 표와 같다. 임금 노동자 1,931만여 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627만여 명(32.5%)이다. 이들 비정규직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는 통계청 조사로는 파견직 21만 명(1.1%)과 용역직 65만여 명(3.4%)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 통계상 정규직 안에는 간접고용으로 차별받는 상당수의 비정규직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2014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만 봐도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확 늘어난다. 5천 명 이상 고용한 대기업이 자체 집계한 걸 발표했는데 2,942개 기업에 소속된 노동자 436만 4천 명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정부 용어론 ‘소속 외 근로자’)는 87만 8천 명으로 20.1%에 달했다. 대기업만 대상으로 한 수치인데도 통계청 조사 65만여 명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우조선해양으로 무려 69.9%였다.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해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이 70% 가량을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으로 채워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기업은 현대중공업이었다. 현대중공업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4만 767명이 존재했다.

5천 명 이상 고용한 대기업 가운데 정규직 비율이 97.6%로 가장 높은 회사는 미8군(USFK)이었다. 1만 2,210명이 일하는 이 미국계 회사엔 절대 다수인 1만 1,914명이 정규직이었고, 기간제 계약직만 296명이 있었다. 단순 비교하긴 힘들지만 한국 기업에서 간접고용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출처: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출처: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간접고용은 모든 산업으로 확대됐다. 서비스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3년에 모두 3만 6,561명을 고용한 가운데 정규직은 2만 5,656명, 계약직은 2,302명, 간접고용(소속 외 근로자)은 8,603명이라고 밝혔다.

▲ 이마트공동대책위원회가 11월 23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마트공동대책위원회가 11월 23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이마트의 정규직은 공통직(약 8천명)과 전문직(약 1만9천명)으로 나뉜다. 공통직만 순수한 정규직이고, 전문직은 공공부문의 무기계약직과 흡사하다. 전문직(무기계약직)은 고용이 정규직처럼 보장되지만 임금은 정규직보다 훨씬 적다. 이마트 노조 전수찬 위원장은 “전문직의 월급은 110만 원 가량에 불과해 임금으로 보면 사실상 비정규직”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노조와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서울고용노동청 등 전국 4곳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직 중심으로 노조 가입이 늘어나자 최근 회사가 노조를 음해하고 노조 탈퇴를 유도해 한 달여 사이에 60여 명이 노조를 탈퇴했다”며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 전국 11개 점포 36명의 관리자급 직원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 고발했다.

10년을 롯데백화점에 출근했지만 그녀는 ‘날품팔이’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 창립 36주년(창립일 11월 15일)을 맞아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에서 ‘이태리&프랑스 페어’를 진행했다. 부산 서면에 있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도 10월 중순부터 창사 기념행사를 알리는 광고판과 POP(구매시점광고)가 매장 곳곳에 나붙었다.

10월 22일 창립 기념행사를 알리는 광고판이 매장 곳곳에 나붙은 부산 서면의 롯데백화점 9층. 점심시간이 막 지난 낮 1시 20분께 9층 의류행사장에서 일하던 박유정 씨(40)가 행사장 옆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 최모 씨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유정 씨는 1시간만에 숨졌다. 사인은 심장마비.

▲ 롯데백화점에 간접고용돼 일하다 숨진 박유정 씨(40)

▲ 롯데백화점에 간접고용돼 일하다 숨진 박유정 씨(40)

유정 씨는 10년 넘게 롯데백화점에서 일했는데 원청 롯데 소속이 아니었다. 사건 초기 롯데백화점도 우리 직원이 아니라고 하고, 유정 씨를 고용한 입점업체도 나타나지 않아 ‘유령직원’이 됐다. 그러나 장례를 치르면서 롯데의 한 입점업체 소속으로 3일째 근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오빠 박창언 씨(43)가 수소문해 부산고용노동청에서 받은 고용보험 가입 내역엔 유정 씨가 3년 동안 56개 롯데백화점 입점업체에 길게는 23일, 짧게는 하루씩 근무한 것으로 나와 있다. 유정 씨는 지리산 자락 함양군 서상면에서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부산으로 와서 1994년부터 의류판매 일을 해왔다. 오빠는 “동생이 98년쯤부터 롯데백화점에서 일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부산에서 살았다”고 했다. 오빠 창언 씨는 “동생이 일하는 곳에서 숨졌기에 백화점과 입점업체를 통해 동생의 근무기록을 확인해 산업재해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박종석 안전관리담당 매니저는 “지난 주 유족들을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 고 박유정 씨의 3년치 근무내역. 박 씨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팔았지만 소속은 여러 입점업체를 오갔다.

▲ 고 박유정 씨의 3년치 근무내역. 박 씨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팔았지만 소속은 여러 입점업체를 오갔다.

3개월씩 계약하는 조선소 ‘물량팀’

경남 마산에 사는 고모 씨(55)는 매일 아침 6시 거제 대우조선으로 향하는 통근버스를 탄다. 고 씨는 대우조선에서 9년째 ‘배관’ 일만 해온 사내하청(협력업체) 소속 ‘물량팀’ 팀원이다.

조선소 물량팀은 파워 그라인더 같은 고숙련 업무에 초단기로 고용돼 일한다. 최근엔 물량팀이 배 만드는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쪽은 물량팀 의존도가 훨씬 높다.

원청인 대우조선이 1차 사내 하청회사에 작업물량을 주면, 고 씨의 물량팀은 1차 하청회사로부터 물량을 재도급 받는 2차 하청회사다. 1차 사내 하청회사엔 상용직(정규직)과 기간제 직원을 합쳐 300명쯤 일한다. 기간제는 다시 1년 이상 계약직과 3~11개월짜리 단기계약직으로 나뉜다. 이들 단기 계약직은 다시 일반 계약직과 좀 더 숙련도가 높아 단가가 센 직시급제로 나뉜다. 고 씨가 바로 물량팀 소속 직시급제 노동자다.

직시급제 노동자는 임금과 상여금, 연차휴가, 퇴직금을 모두 합친 시급을 받는다. 일당제 시급보단 좀 높다. 고 씨의 시급은 1만 6천 원이다. 여기서 팀장이 3~5%쯤 떼 간다. 직시급에 모든 게 포함돼 있으니, 4대보험을 요구해도 시급을 깎아 가입시킨다.

20년쯤 가구점을 하다가 실패한 고 씨는 40대 후반 뒤늦게 조선소에 들어와 3개월 단위로 계약을 반복했다. 아이들 학자금 때문에 단가가 높은 물량팀에 배치됐다. 한 물량팀장 밑에서 5년을 일하다 팀이 해체되자 지금의 팀장 밑에서 만 3년 넘게 일하고 있다. 고 씨는 “원청(대우조선)과 1차 하청이 어렵고 힘들어 꺼리는 일을 물량팀에 던져 버려, 우리는 제일 마지막 밑바닥에서 어쩔 수 없이 일을 쳐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1차 하청회사엔 한 반에 20여 명씩 15반까지 일한다. 1~11반까진 1차 하청회사의 상용직으로 4대보험도 된다. 고 씨가 속한 14반을 포함해 12~15반이 물량팀이다. 형식상 1차 하청사 소속 같지만, 팀장이 사실상 소사장이다. 1차 하청사 사장의 친구가 지금의 14반 물량팀장이다. 고 씨의 팀장은 그래도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정식으로 도급계약을 맺고 일한다. 옆반 15반은 그런 것도 없다가 올 들어 팀원 중에 한명이 사업자등록증을 냈다.

[표] 국내 대형 9개 조선소 직능별 고용변화

연도 기능직(정규직) 기능직(하청)
1990 34,701 7,360
2013 35,712 105,041

▲ 출처 : 한국조선협회

▲ 출처 : 한국조선협회

고 씨는 통근버스로 오전 7시20분쯤 대우조선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체조 뒤 인원점검을 받는다. 계약서엔 8시부터 작업 시작이지만 보통 7시45분엔 작업에 들어간다. 오전 10시에 10분 쉬고, 점심시간 1시간 쉬고, 오후 3시에 다시 10분 쉰다. 계약서엔 저녁 6시까지 작업하지만 1주일에 3번, 2시간 정도 잔업을 한다. 토요일 출근은 기본이고, 바쁠 땐 일요일에도 일한다.

원청 대우조선의 직장이 아침에 나와 한바퀴 돌면서 “오늘 용접 다 끝내야 하는데 근태가 요즘 왜 이러냐”며 협박조로 말하고 다닌다. 이런 행위는 명백히 불법이다. 얘기하려면 하청 사장에게 해야지 원청이 하청회사 소속 노동자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것 자체가 파견법 위반이다.

고 씨는 “물량팀은 ‘5분 대기조’다. 돈을 좀 더 받지만 조선소 1차 하청도 힘들고 위험하다고 걷어찬 일만 맡는다”고 했다.

고 씨의 한 달 노동시간은 270시간쯤 된다. 하루 평균 10시간씩, 한 달에 27일쯤 일한다. 많을 땐 300시간도 넘는다. 현재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월 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보다 50%나 더 많다. 이런 장시간 고무줄 노동은 우리 조선산업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때문이다. 물량팀은 다른 팀과 섞여서 작업할 수 없다. 따라서 내일 다른 팀이 들어오기로 돼 있는 작업공간을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한다.

물량팀은 주거 환경도 열악하다. 고 씨는 “하청회사가 기숙사를 주지만 잠만 자는 돼지우리”라고 했다. “한방에 4~5명씩 자니 땀 냄새나고 씻을 곳도 부족하다. 잔업 마치고 기숙사 오면 밤 10시가 넘어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려면 대충 씻고 쓰러져 잔다”고 했다. 그래서 고 씨는 지난 봄부터 기숙사를 나와 마산 집에서 출퇴근한다.

고용노동부 통계로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의 81%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동자 100명당 재해자 수를 나타내는 재해율은 0.66으로 조선업 평균 재해율 0.69보다 낮았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8월 산재보험료를 101억여 원이나 감액 받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재해율까지 포함하면 현대중공업의 재해율은 0.95로 높아진다. 결국 대기업이 위험마저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출처 : 고용노동부

▲출처 : 고용노동부

현대중공업 산재사망자는 2005년까진 원청 정규직 노동자가 많았지만 이후부턴 하청노동자가 훨씬 많아졌다. 이 통계는 산재 신청 이후 근로복지공단이 인정한 재해자만을 모은 거다. 하청회사의 비일비재한 산재사고 은폐는 모두 빠졌다. 고 씨는 “대부분 ‘공상’처리 한다. 요즘은 단속이 심해 다치거나 죽어도 구급차가 아니라 자재차량에 몰래 싣고 나간다”고 했다. 고 씨는 “지난해 여름에 다친 한 친구는 원청 안전관리과장까지 나와서 보고서를 썼는데 산재처리 못하고 공상처리해서 두 달쯤 임금의 70%쯤 주다가 이후 출근하라고 했어요. 그 친구가 아파서 출근 못하겠다고 하니 퇴사처리시켰죠”라며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산재은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했다.

이승만도, 박정희도 경제를 위해 중간착취를 엄격하게 금지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의 딸 박근혜 대통령은 파견제도를 전 업종으로 확대해 간접고용을 더욱 확산하고,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동법 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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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수만 명 시민들 반정부 집회에서 ‘박근혜 퇴진’ 외쳐 – 박 근혜 정부, 점점 커지는 국민들의 분노에 직면 – 시민들, 빈부격차 심화되고 있어 – 비평가들, 박 근혜 대통령, 독재자 아버지따라 강압적 방법에 점점 더 의존 알자지라는 5일 ‘한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수만 명의 군중 집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5일 열린 제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상세히 보도했다. 기사는 수만 ...
수, 2015/12/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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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 속에 추진돼온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공개됐다. 정부는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집필진 31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평가는 참혹했다. 그간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우려 사항이 전혀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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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엔 면죄부, 박정희 치부는 은폐, 정경유착은 미화

정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이른바 ‘건국절 논란’과 관련된 1948년 정부 수립 관련 표현이다.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부는 과거 검정 교과서들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을 혼용해서 사용해 왔다면서 큰 문제가 없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이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 구성과 이후 여러 독립운동을 통해 1948년에 대한민국을 ‘완성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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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사학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시정부에서 시작되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는 점, 그리고 만약 1948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이 시작된 것이라면 일제 치하에서 숱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지키고자 했던 그 대한민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냐는 점때문이다.

나아가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할 경우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친일 반민족행위를 하다가 1945년 광복 이후부터 미군정에 붙어서 정부 수립에 참여한 인사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만약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런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니라 건국 유공자로 신분이 세탁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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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내용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기존 검정교과서 6종 가운데 5종에 공히 실려 있던 5.16 쿠데타 당시 군복과 썬글라스 차림의 박정희 사진은 국정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박정희의 사진은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나란히 있는 한 장 뿐이다. 군사쿠데타의 주역보다는 경제발전을 주도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기를 압축해서 표현한 대목도 박정희 정권에 유리하게 교묘히 포장되어 있다.

“5.16 군사정변 이후 등장한 박정희 정부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고도성장 목표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1972년 유신 체제가 등장하며 국민의 자유는 억압되었고, 시민과 학생들은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반유신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문장을 보면 박정희 정권이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을 성과로 규정하면서도 장기 군사 독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선언한 점은 누락시켜,마치 고도성장을 대가로 국민의 자유가 불가피하게 억압된 듯한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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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박정희 정권기의 새마을운동은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농촌사회 안정에 기여했다는 찬사 일색으로 서술됐다.또 이 시기에 관한 서술 중 뜬금없이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을 소개하면서 이병철과 정주영을 부각시켰다. 물론 이들이 박정희 정권의 독점적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그동안 검정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묘사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재계의 주장이 반영돼 이들 기업인들을 미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학자 1명… 고대·중세사 늘리고 근현대사 대폭 축소

국정교과서의 이런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집필진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꼭꼭 숨겨오다 드디어 공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 31명 가운데 근현대사 집필자는 12명이었다. 그 중 현직 역사학 교수는 일제하 독립운동사를 주로 연구했던 한상도 교수 한 명 뿐이었다. 현대사 집필자 6명으로만 좁혀보면 역사학자는 아예 아무도 없고 법학과 정치학, 경제학, 군사학 전공자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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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교육부 설명과는 달리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7명이나 집필진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현대사 집필진 가운데 김명섭 교수와 나종남 교수,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중심인 현대사학회 회원이다.현대사를 집필한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한 신문 칼럼에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표현한 바 있다. 또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기존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고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주장했던 인사이고,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필진이었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 직후인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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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국정교과서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들과 달리 근현대사 부분의 비중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6종의 기존 검정교과서들은 근현대사 비중이 70% 전후였던 것에 반해 국정교과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44%에 그쳤다.이와 관련해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 교육은 현재와 더 가까운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는 굳이 전근대를 길게, 근현대는 짧게 구성하도록 했다. 이 역시 근현대사를 이루는 주요 내용인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축소 서술하려는 의도와 직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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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교육청 협조 거부, 국민적 저항 고조…교육현장 적용 가능할까?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여론을 오는 12월 23일까지 수렴한 뒤 이를 최종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당초 일정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중고등학교 현장에 배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학계와 일선 교사들은 국정교과서 폐기가 마땅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도 국정교과서를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의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일 만큼 국민적 저항도 거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부는 내년에 국정교과서를 전면 도입하는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면서 청와대 및 새누리당과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학교들이 국정과 검정 가운데 선택하게 하는 방안, 내년 한 해 동안은 시범학교에서만 도입하는 방안, 아예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이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사실상 국정화 폐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결국 최근의 촛불집회 국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국정교과서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김성수, 홍여진

영상취재 : 김수영, 김남범

영상편집 : 정지성

화, 2016/11/2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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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넷, 박근혜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 선관위 신고
‘빨간 옷’ 입고 여야 경합지역 돌면서, 국회와 야당 비난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공직선거법 위반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정식공표하지 않은 정책사항을 여당 후보에게만 알려줘 선거 유불리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신고 

 


전국 34개 의제‧지역별 연대기구와 1천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2016총선넷)는 오늘(4/10) 박근혜 대통령과 이기권 노동부장관을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신고)

 

박근혜 대통령은 4월 8일 청주와, 전북 등 여야 후보의 접전지역을 방문해 국회와 야당을 비난하는 발언을 반복하였습니다.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여 여당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1] 지난 4월8일 전북 전주시에 소재한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출처 : 청와대 누리집)

 

 

총선을 5일 앞둔 시점에서,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고, 여야의 접전지역인 청주에서 “이번에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기를 여러분과 같이 기원하겠다”고 밝혔는데, 누가 들어도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발언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법안들을 (국회에) 통과시켜달라고,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와 벤처창업 기업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안 해줬다”며 국회와 야당을 대놓고 비난했습니다.

 

2016총선넷은 이러한 대통령의 격전지 방문과 국회에 대한 비판 발언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에 해당 한다고 판단하여 선관위에 신고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3월에 이른바 영남권과 경기권의 소위 ‘진박’ 후보들의 지역구만 꼭 찍어서 방문한 것에 이은(지난 3.10일 대구, 3.16일 부산, 3.22일 성남 분당) 또 다른 선거개입행위로서, 선거에서 엄정 중립을 지키고 공명정대한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할 대통령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일 뿐만 아니라, 현행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행태로서 중앙선관위가 나서서 조사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에 나서야 할 사안입니다.

 

 

[사진2] 2016총선넷은 4월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신고했다(사진은 선관위 누리집에 신고한 내용 캡쳐)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와 중립 의무 위반은도 더욱 노골적입니다. 지난 3월 새누리당을 연상시키는 노골적인 홍보영상에 대해 2016총선넷이 선관위에 신고하자, 노동부는 빨간색이 ‘산타클로스’를 연상시키는 것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한 바 있습니다.

 
경남 거제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한표 후보는 4월 8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에 기쁜 소식이라며,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이 7일 전화를 걸어와 조선업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지원내역의 확대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기권 장관이 김한표 후보의 선거운동에 대놓고 도움을 준 행위입니다.(이기권 장관이 새누리당 김한표 후보에게 약속한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심의해 지정할 수 있음)

 

이기권 장관은 지역 표심에 영향을 주는 공적인 정보를 ‘고용정책심의회’에서 결정된 바도 없음에도 검토되고 있다고 특정 후보를 통해 공표하게 하여 선거운동을 도운 것입니다. 이기권 장관이 김한표 후보에게 전화를 해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면 이는 너무나 노골적인 선거개입 행위입니다. 


4월 6일, 지역의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조선업종은 특별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관련 이슈가 거제시의 이번 선거에서 최대 현안 중의 하나임을 감안한다면, 이기권 장관의 행태는 용납될 수 없는 선거 개입 행위이자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입니다. 

 

대통령과 장관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행위와 불법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앙선관위는 신속하게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2016총선넷은 선관위 신고 등 국가기관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한 활동을 지속 할 계획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및 이기권 장관에 대한 선관위 신고서와 신고서에 첨부한 언론보도 기사는 첨부파일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게시글 우측 하단 클립모양을 클릭하면 자료가 보입니다)

 

일, 2016/04/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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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훈장 수훈자 167명 친일 의심 행적 등 흠결 발견

뉴스타파가 지난 4개월 동안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일제 강점기 전 시기의 행적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두 167명에게서 부일 협력 행위 등으로 의심할만한 흠결이 발견됐다. 건국훈장 수훈자 전체 명단을 조선총독부 관보와 일제 강점기 면직원록, 각종 공적조서 등과 비교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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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조선임전보국단 등 친일 단체에 참여한 전력이 기록을 통해 확인된 사람이 23명으로 나타났다. 일제에 국방 헌금 등을 한 기록이 나온 이는 9명이다. 또 일제의 대례기념장과 국세조사기념장 등 각종 포상을 받은 사람도 9명이었다. 이밖에 1940년대 일제가 작성한 <지나사변 공로자 공적조서>에 중일전쟁 지원 공로자로 등장하는 사람 2명의 건국훈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 강점기 면장을 지낸 이는 10명, 면과 읍회 의원 경력자 110명, 면직원 16명도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행적을 곧바로 친일 행위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건국훈장 서훈 시에는 결격 사유가 된다. 일제 강점기 면장은 물론 지금의 이장에 해당하는 구장 이력만 있어도 건국훈장 수여를 유보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일제 강점기 전 기간의 행적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건국훈장을 수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승춘, 2012년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 23명 무더기 교체

지난 2012년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 23명을 교체했다. 전체 공적심사위원의 절반 규모를 전격 물갈이 한 것이다. 대거 교체는 박승춘 현 국가보훈처장이 주도했다. 그 정도 규모로 위원이 대거 교체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해촉된 위원 중에는 서중석 교수, 윤경로 교수 등 한국독립운동사 분야의 권위있는 학자들이 많이 포함됐다.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새롭게 위촉한 심사위원 명단은 비공개 상태로 지금까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뉴스타파, 비공개해오던 심사위원 명단 최초로 입수

뉴스타파는 이번 ‘훈장과 권력’ 취재 과정에서 박승춘 처장 취임 후 위촉된 공적심사위원 명단을 최초로 입수했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전직 공무원이 5명이나 들어 있었고, 이들은 독립운동과는 무관한 법학 전공자로 확인됐다. 정치사와 비교정치학 등을 전공해 독립운동사와는 무관한 학자도 7명으로 나타났다. 2012년 공적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한 서울대 교수는 “자신은 독립운동사 전공이 아니어서 심사 위원으로 적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건전한 시민적 양심을 갖고 독립유공자 공적심사를 했다”고 털어놨다.

▲ 뉴스타파가 입수한 2012년 위촉된 23명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 명단

▲ 뉴스타파가 입수한 2012년 위촉된 23명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 명단

새로 위촉된 23명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 중에는 ‘현대사학회’ 소속 인사가 8명이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의 34%다. 현대사학회는 뉴라이트 성향으로 알려진 단체다. 박승춘 처장 체제에서 건국훈장을 심사하는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에 비전공자와 특정 단체 소속 인사들이 대거 위촉된 것이다.

2013년 논란이 됐던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권희영 교수도 독립유공자 공적 심사위원에 위촉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공적심사위원에 위촉된 권희영 교수와 허동현 교수는 2013년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주도하겠다며 만들었던 역사교실에 초청 강사로 잇따라 참여하기도 했다.

목, 2016/08/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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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 KBS 핫라인, 실제로 있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에 개입하는 ‘핫라인’이 실제로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노골적으로 보도에 개입했다. 이정현 수석과 김시곤 국장 사이의 녹취는 오늘(6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 노조)에 의해 공개됐다.

두 사람 사이의 실제 통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로 김시곤 국장에게 KBS 기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으며 리포트를 빼달라든지 기사의 단어를 바꿔달라고 거침없이 요구했다. 김시곤 전 국장은 나름대로 저항을 하는 듯 했으나 결국에는 높은 곳으로부터 온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해경 잘못 뭐가 있나? 비판하지 말라.

세월호 참사 닷새 뒤인 2014년 4월 21일, 이정현 수석은 김시곤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게, 그게 맞습니까?

세월호 사건의 1차적 책임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 있으니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겁박한 것이다.

“배를 그렇게 오랫동안 몰았던 놈이면 그놈들한테 잘못이지 마이크로 뛰어내리지 못하게 한 그놈들이 잘못이지.”
(아니 1차적인 잘못은 그 선사하고 선원들한테 있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그러면요, 그러면 무엇 때문에 지금 해경이 저렇게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는 해경을 갖다가 지금 그런 식으로 말이요”

김시곤 보도국장은 결국 청와대 홍보수석의 협박과 읍소 앞에 결국 이렇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거 제가 참고로 하고요. 아니 이 선배,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있습니까, 솔직히.

그에 대한 이정현 수석의 화답.

아이 지금 이렇게 중요할 땐 극적으로 좀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이렇게 지금 어려울 때 말이요.

“대통령이 봤다.. 기사를 빼든지, 단어 바꿔서 다시 읽어라”

9일 뒤인 4월 30일, KBS 9시 뉴스에는 다시 해경을 비판하는 기사가 나간다. 사건 당일 해경이 언딘 잠수사들을 우선 투입하기 위해 해군 잠수사들의 진입을 막았다는 기사다. 이 기사는 KBS만의 특종 기사도 아니고 국방부가 낸 보도자료를 기사화한 것이다. .

“나 요거 하나만 살려주시오. 국방부. 그거. 그거 그거 하나 좀 살려주시오. 이게 국방부 이 사람들이.. “

“(국방부한테) 내가 그랬어. 야이 씨X놈들아. 너희 잠깐 벗어나려고 다른 부처를 이렇게..”

걸쭉한 욕과 함께 국방부를 탓하던 이정현 홍보 수석은 결국 이런 요구를 한다.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주던지 아니면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 번만 더 해주시오.

김시곤 국장의 대답.

여기 조직이라는 게 그렇게는 안됩니다. 그렇게는 안되고 제가 하여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게요 내가.

실제로 9시 뉴스에 방송됐던 해경 비판 리포트 8건 가운데 1건은 9시 뉴스 이후 방송된 그날 밤 11시 뉴스에서 빠졌다. 이 날 이정현 수석이 그렇게 집요하게 개입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박근혜 대통령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 한번만 도와주시오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대통령의 ‘심기 경호’ 때문이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조사를 왜 그렇게 집요하게 막으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월호 사건 전에도 이정현 홍보수석은 김시곤 국장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 김 전 국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2013년 10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안뜰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는 리포트를 왜 9시 뉴스 마지막에 배치했냐며 전화를 걸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시곤 국장은 “원래 마지막 꼭지가 주목도가 높아서 배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김시곤 국장에게만 전화했을까?

이정현 홍보수석 재임 시절, KBS는 윤창중 성추행 사건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축소 보도했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소식 등을 과잉 보도하는 등 일관되게 청와대에 유리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 김 전 국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이는 길환영 전 KBS 사장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한다.

길환영 사장은 이정현 수석의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지난 2014년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단은 길환영 사장에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통화 기록 공개를 요구했지만 길 사장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이런 일이 없을까? 정지환 현 KBS 보도국장에게 물어본 결과 그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지금, KBS의 보도 행태를 보면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월호 참사 관련 언론 보도는 이른바 ‘기레기’ 라는 말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당시 언론이, 특히 공영 방송이 왜 그렇게 보도할 수 밖에 없었는지 역시 세월호 특조위의 조사 대상이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길환영 전 KBS 사장은 현재 언론노조와 세월호 특조위에 의해 방송법 위반 등으로 각각 고발당한 상태다. 세월호 사건 당시 청와대 보도 개입의 전모를 밝혀내는 것, 이것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기한이 연장되어야만 하는 수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취재 : 김경래, 심인보
촬영 : 김기철

목, 2016/06/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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