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고]모욕 집행자, 국가

지역

[기고]모욕 집행자, 국가

익명 (미확인) | 목, 2015/11/26- 11:27

“우리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7) 할머니가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지급받던 생활지원금, 알량한 60만∼70만원이 없어진다 한다. 보건복지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복 지원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라 통보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무능으로 야만의 시간을 통과한 이들 앞에서 정부는 주판알만 열심히 튕기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우만


살아남는 것이 ‘죄’가 되는 나라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다. 피해자 지원과 추모를 위한 활동을 돕기 위해서다. 정부는 피해자를 지원하고 추모하는 데 기본이 없어, 접할수록 놀랍다.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 완전 황무지다. 전문가도 별로 없다. 그야말로 세월호 피해자들이 호구 조사하듯이 관공서와 관련 기관, 전문가들을 이 잡듯이 찾는다.


지난 세월호 인권 실태조사 과정에서 만난 나이 지긋한 생존자는 이런 말을 공무원에게서 들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살지 않았습니까?” 이후 그는 세월호와 관련된 말을 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것이 ‘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계 수단이 모두 바다에 빠져버린 화물기사들에게 돌아온 대답도 차가웠다.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만 지원 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희생자 주검을 직접 수습했던 민간 잠수사와 피해자들 곁에서 고통을 함께 나눈 자원봉사자들은 피해자 지원 특별법 대상도 되지 못했다. 실태조사 당시 25명의 민간 잠수사 중 7명은 각종 어려움으로 생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한 잠수사는 “만약 이런 일이 또 발생하게 되면 누가 나서서 돕겠느냐”고 물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곳곳에서 일하던 자원봉사자들도 범정부사고대책본부 해체 뒤 지원체계 없이 흩어졌다. 그들 중에 어떤 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떤 이는 중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구조와 주검 수습에 참여한 전남 진도 어민들의 생계도 참혹했다. 그러나 정부는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들 모두가 입은 정서적·신체적 상처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참사 이전, 당시, 그리고 이후에도 국가는 없었다. 오히려 피해자가 되는 순간 온갖 종류의 모욕에 2차, 3차 피해를 입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은 정부와 여당 주도의 혐오와 모욕을 줄기차게 당하고 있다. 기억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재난이고 참사다.


위안부 할머니, 징용 피해자, 고문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과거의 상처를 현재까지 오롯이 안고 산다.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게 없거나, 나쁜 쪽으로만 일하고 있어서다. 인권 피해는 어느 시대, 지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사후 대책을 통해 피해자를 위로하고 제대로 지원하고 기억할 때, 유사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피해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다. 운 나쁘게 피해자가 된다면, 뼈저리게 느낀다. 이건 국가가 아니다.


다른 사회를 준비하는 4·16 선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도, 세월호 피해자와 희생자 가족들에게도 희망이 있었다면 이름 없는 시민들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나눌 줄 아는 선하고 정의로운 이웃들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딛고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4·16 인권선언이 준비되고 있다. 풀뿌리 토론을 통해 집단적 지혜를 모으고 있다.


여기 우리가 버릴 나라가 있다면, 또한 우리를 버티게 하는 이웃들이 있다. 토론하고 모이고 꿈꾸고 연대할 자유를 버리지 않은 시민들이다. 당신 입장에서 ‘혼조차 비정상’이라 폄하됐지만 당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그들 말이다. 죽어도 이해할 수 없는 ‘혼’을 가진 사람들 말이다.


2015년 11월 18일 한겨레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 아래 '공감' 버튼, 페이스북 좋아요 한번씩 눌러주시면 

더 많은 분들께 이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비민주주의 체제는 ‘정부·시민’보다 ‘국가·국민’의 개념을 선호한다.

박상훈 정치학자 정치발전소 학교장

새 정부가 ‘정당 정부에 기초를 둔 책임정치 실현’을 약속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라 부르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아울러 국가와 정부라는 용어 사용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민주국가’보다는 ‘민주정부’가 잘 어울리듯, 민주주의는 정부라는 개념에 상응하는 정치체제다. 자주국가, 독립국가, 주권국가라 쓰듯 국가 역시 꼭 있어야 할 정치 용어지만 민주주의와 관련된 진술에서는 절제하는 게 옳다.

정부를 뜻하는 ‘government’는 ‘키를 잡고 배를 조종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쿠베르나오(kuberna´o)’의 라틴어 옮김 말인 구베르노(guberno)에서 유래했다. 공동체를 이끄는 정치 리더십 혹은 그런 리더십의 조직체라는 의미를 갖는다. 반면 국가를 뜻하는 ‘state’는 라틴어 ‘status’에서 유래한 말로 애초에는 ‘지위’나 ‘상태’를 뜻했으나 16세기로 들어서면서 ‘배타적인 영향력의 범위를 가리키는 통치의 단위’라는 의미가 덧붙여졌다.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에는 ‘영토, 국민, 주권’의 세 요소를 가진 국제법적 주체로 발전했고, 그에 따라 통치자도 애국과 충성의 맹세를 해야 하는 윤리적 실체로 격상되었다.

주권(sovereignty) 개념을 기준으로 봐도 다르다. 국가는 주권의 대외적 측면을, 정부는 주권의 대내적 측면에 가리킨다. 대외적으로 주권의 부재가 ‘무국가 상태’ 혹은 ‘식민지 종속국’을 뜻한다면, 대내적으로 주권의 부재는 ‘무정부 상태’를 의미한다. 국가와 짝을 이루는 주권자는 국민(nation)이라 하고 그들의 정체성은 법률적 근거를 가진 국적(nationality)이 기준이 된다. 국가는 국민에게 충성을 요구할 수 있고 간첩죄나 내란죄를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정부와 짝을 이루는 주권자는 시민(citizen)이라고 부르고, 그들이 가진 권리는 시민권(civil rights)이라 한다. 정부에 대해 시민은 자발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고 자유로이 비판하고 반대할 수도 있다. 정부가 자신에게 충성하는 시민에게만 자유와 권리를 허용한다면, 이를 반대하는 시민과의 내전(civil war)은 피할 수 없다. 시민권에는 (정부조차 침해할 수 없는 개인의 자유를 가리키는) ‘자유권’도 있고, (정부 선출에의 평등한 참정권을 가리키는) 정치권, 나아가 (정부에 사회경제적 분배 책임을 요구할 권리를 가리키는) 사회권 등이 있다.

비민주주주의 체제에서는 국가를 신성화하고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국민의 의무, 국민교육 등을 강조한다. 시민 주권을 부정하면서 그로 인한 정당성의 결핍을 늘 외부로부터의 안보 위협으로 채우려는 권위주의 체제일수록 더 그렇다.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민주화의 요구를 억압하려 한 것도 같은 이유로 이해할 수 있다. 민주화 이후에도 반공을 국시(國是)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정부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반공국가라는 의미를 담아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쓴다. 정부 행사라는 표현 대신 국가의 공식 행사라고 규정하길 좋아하거나,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조차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안 되고 꼭 애국가를 불러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도 국가에 대한 맹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태도일 때가 많다.

국가가 아닌 정부라는 말에 친화적인 사회가 되어야, 시민은 그야말로 ‘갑’이 되고 주권자가 될 수 있다. 민주주의에서라면 정부는 ‘시민에 의해’ 선출되고,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의무를 안게 된,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의해 우리가 국민이 아닌, ‘동료 시민 여러분(My fellow citizen)’으로 호명되는 일이 많아야 민주주의일 것이다.

대통령이란 명칭도 냉정하게 말하면 문제가 있다. 통령(統領)이란 의미도 대단한데, 이를 더 크고 위대하게 높여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을 담는 듯하다. 시민의 공동체를 주관하는 의장 내지 시민 가운데 으뜸 자리임을 뜻하는 좀 더 자연스러운 용어가 있었으면 한다.

박상훈 정치학자 정치발전소 학교장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523/84510160/1#csidx0a4c1c974309cf78c258b9435a72460

화, 2017/05/23- 14:39
436
0

해양수산부가 오는 7월까지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야 3당은 세월호 선체 정밀조사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가 맡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특조위에 배정된 예산은 올해 6월까지여서 특조위가 사고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선체를 조사해보기도 전에 활동이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스타파는 4·13 총선 전 원내정당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에 세월호 특조위 활동과 관련된 정책 질의서를 보냈다. 질문내용은 ▲특조위 활동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점 ▲세월호 특조위의 특검 의결 요청에 대한 입장 ▲세월호 인양 후 선체 조사 주체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에 대한 입장이었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이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세월호 특별법)’ 시행일인 2015년 1월 1일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위원회의 활동기간을 ‘구성을 마친 날부터 1년’으로 하되 이 기간 동안 활동을 완료하기 어려운 경우 6개월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 주장대로라면 특조위의 활동은 올해 6월에 끝난다. 실제 활동 예산도 6월까지만 배정돼 있다.

하지만 2015년 1월 1일은 특조위 설립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여서 정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특조위 예산이 처음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2015년 8월 4일, 정의당은 별정직 공무원이 처음 출근한 2015년 7월 27일을 활동 시작일로 본다고 답했다.

▲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시작일을 두고 정부와 특조위, 여야 간 입장이 분분한 상태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된 1월 1일, 세월호 특조위는 특조위 예산이 처음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2015년 8월 4일로 해석하고 있다.

▲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시작일을 두고 정부와 특조위, 여야 간 입장이 분분한 상태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된 1월 1일, 세월호 특조위는 특조위 예산이 처음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2015년 8월 4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특조위 활동개시 시점에 대한 의견이 내외적으로 분분하다”며 “여야 협의를 통해 예산확보와 세월호진상규명 대책을 20대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특조위가 올해 2월 참사 초기 구조구난 작업에 대한 특검을 국회에 의결해줄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수용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당은 “7월 말 완료되는 선체 인양에 맞춰 특검요청이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야 3당 “세월호 선체 정밀조사, 특조위가 해야”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동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특조위가 제 역할을 다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여야 간 협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인양 후 선체 조사 주체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모두 ‘세월호 특조위’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총선 전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총선 직후인 15일 주승용 원내대표가 “19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열어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 뉴스타파는 4·13 총선 직전인 지난 5일, 4개 원내정당에 세월호 특조위 활동과 관련된 정책 질의서를 보냈다.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 3당이 답변을 보내왔다.

▲ 뉴스타파는 4·13 총선 직전인 지난 5일, 4개 원내정당에 세월호 특조위 활동과 관련된 정책 질의서를 보냈다.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 3당이 답변을 보내왔다.

각 정당별 정책 질의 답변 보기 : 더불어민주당 | 국민의당 | 정의당

해수부 7월까지 인양 계획…선체 정밀 조사 계획은 없어

해수부는 지난 14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올해 7월까지 세월호를 인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연영진 해수부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장은 “미수습자를 어떻게 수습할 지는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용역을 발주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수부는 인양의 목적을 미수습자 수습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정밀 조사 계획은 잡아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특조위와 가족협의회는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선체를 정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재 : 조현미
촬영 : 김수영
편집 : 윤석민

금, 2016/04/15- 19:46
436
0

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한 남자가 있다. 선거사무실 벽면 전체를 덮는 큰 현수막에서 그 남자는 ‘일’로 보여주겠다며 한 손가락을 든 채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그 남자의 손가락이 국민을 향한 삿대질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왜 그 남자가 말하는 ‘일’이라는 게 우리 지역 사람들의 의견과 민심을 대변하는 것과는 무관한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걸까? 왜 그 남자의 말과 행동에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 걸까? 도대체 왜?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남자가 지난 1년 9개월 동안 국회에서 보여준 언행에서 잘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참 많은 말을 했다. 물론 그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권리는 있다. 문제는 그의 말에서 악취가 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국회의원이자 특정 당의 대변인이라는 이유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을 듣다보면 그 고약한 냄새 때문에 그가 대변인(代辯人)인지 대변인(大便人)인지 헷갈릴 정도다. 아마도 그 악취의 근원은 권력을 향한 썩어빠진 탐욕일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국민의 삶을 위하는 말이 아니라 윗선의 눈치를 보며 내뱉는 말, 좀 더 높은 자리와 더 큰 권력을 얻고 싶어 안달 난 마음에서 나온 말이 좋은 향기를 뿜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엉뚱하게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며 특조위의 주장이 일본 극우파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나온 시민들을 폭도에 비유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간 일흔 살 농민에 대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므로 지엽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그 농민은 135일이 넘도록 아직까지 의식조차 찾지 못하고 계신 상태다. 그는 국민의 삶을 통째로 감시하고 사찰하려는 소위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 10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동료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그런다고 공천 못 받는다는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처럼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또 있을까 싶다.


한 사람의 말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도 했다. 반대로 세 치 혀가 사람을 잡는다고도 했다. 이런 속담뿐만 아니라 옛날이야기나 역사 속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도 때도 없이 들어왔다. 또한 인간이라면 때와 장소에 따라 말을 가려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수 없이 들어왔다. 다시 말하지만 그 남자에게도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사람들 앞에서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그것은 공인(公人)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자질 중 하나다. 그러나 그 남자의 말들을 살펴보면 그는 그런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할 말, 못할 말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마구잡이로 말을 내뱉어내는 그 남자의 혀는 독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에서는 웃으면서 국민을 위해 ‘일’ 하겠다 말하지만 그 독사가 언제 어디서 우리의 발꿈치를 깨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그 남자의 행동은 어떠한가? 말이 그 모양인데 행동이라고 크게 다를까? 그렇다. 그 남자의 행동을 봐도 그가 개차반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선 그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 600만여 명의 서명과 염원이 담긴 특별법 제정을 대놓고 반대한 것이다. 그는 갑질 논란에도 휩싸였다. 자신의 의정활동을 돕는 보좌관을 폭행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임기 1년 중 보좌관이 7~8명 바뀌었다고 한다. 보통 국회의원들의 임기 동안 보좌진의 수가 평균 8명이라고 하니 그 남자가 평소에 자신의 보좌관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는지 쉽게 추측해볼 수 있다. 옆에서 자신의 일을 돕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갑질을 해대는데 또 다시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게 되었을 때 과연 그 갑질이 국민을 향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한 사실은 작년 초 우리 사회를 갑질 논쟁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 이후 그 남자가 대기업 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한 일명 ‘조현아 특별법’을 발의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 말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게 나무라는 격 아닌가?


1년 9개월 정도 국회에서 경험한 권력의 맛을 잊을 수가 없었는지 그 남자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가 되어 다시 한 번 더 자신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 남자가 국회의원이 되어 보여주겠다는 일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이렇게 막말과 막돼먹은 행동을 해도 다시 금배지를 달게 되었을 때 이 남자는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확실한 것은 그 남자의 행동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며, 과거의 행적으로 봤을 때 그는 국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서민들의 삶을 위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를 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과 자신이 속한 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말하고 행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플라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 속에서 시민들이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바로 선거에서 제대로 된 후보를 선택하는 일일 것이다. 특정 당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의 됨됨이나 정치에 대한 비전은 보지 않은 채 그 남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우리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기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보다 못한 그 남자는 우리의 삶을 지금보다 더 팍팍하고, 더 고단하게 만드는 ‘일’들로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 자, 이런대도 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겠는가?


2016.4.8 미디어스 '지금 인권'

아샤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그 남자를 국회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화, 2016/04/12- 10:21
434
0

“일본에 과거사 사과 요구는 창피한 노릇”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씨가 일본 영상매체 ‘니코니코’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사 관련 각종 망언을 쏟아냈다. ‘니코니코’는 지난 4일 밤 박근령 씨와 2시간 동안 대담한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니코니코는 지난달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영토문제 등 한일 관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연속으로 방영하고 있다.

2015080501_01

박근령 씨는 이 대담에서 일본에 과거사와 관련해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발언하고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지칭했다. 또 위안부나 신사참배 등 한일 간의 민감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령 씨는 대담에서 자신이 왜 일본에 왔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대통령이 다 보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령 씨의 부적절한 발언은 광복절을 앞두고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청와대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근령 씨의 주요 발언 요지는 아래와 같다.

– 위안부 문제는 한일협정 때 다 끝난 이야기다.
–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타박하는 뉴스만 나가서 죄송하다.
– 한일협정은 한국 경제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노무현 정부는 과거사 청산을 정쟁에 이용했고 국익에 피해를 줬다.
– 일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 한국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다.
– 한국에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수, 2015/08/05- 18:55
433
0

6월 12일 세월호 인양 작업의 시작인 선수들기 작업이 시작됐다. 이 작업은 크레인으로 세월호 갑판 부분 4곳에 와이어를 걸어 뱃머리를 5도 가량 들어 올린 후 바닥에 받침대를 설치하는 공정으로 인양 작업의 핵심이다.

그런데 작업 중 1,2번 와이어와 3,4번 와이어의 하중이 뒤바뀌면서 상당히 들어올렸던 뱃머리의 높이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갑판부에 손상이 발생했다. 3번 와이어에 의해 6.5m 정도가 파이고 4번 와이어에 의해 7.1m가 파였다. 선체 폭 22m 중 약 3분의 1정도가 선수를 들기도 전에 크게 손상된 것이다.

▲ 지난 14일 세월호 갑판부가 3번 와이어에 의해 6.5m, 4번 와이어에 의해 7.1m가 파였다.

▲ 지난 14일 세월호 갑판부가 3번 와이어에 의해 6.5m, 4번 와이어에 의해 7.1m가 파였다.

해수부는 선체 파손의 원인이 너울이라고 밝혔다. 너울은 바람에 의해 일어나는 파도다. 해수부는 너울은 예측하기 힘든 기상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수부의 주장과 달리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한 7, 8월에 침몰 해역에는 너울성 파도가 월 평균 5차례 이상 발생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심지어 상하이샐비지는 당시 호주의 민간 기상예보업체로부터 너울 예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2016년 6월 16일,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 부단장이 세월호 인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2016년 6월 16일,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 부단장이 세월호 인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너울의 높이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으면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하이샐비지 관계자는 제작진에게 통상적으로 너울이 1m를 넘으면 인양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기록에는 2미터가 넘는 너울이 밀어닥쳤는데도 세월호를 내려놓지 않고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세월호가 와이어에 의해 손상된 상태에서도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를 언제 인양할 것인지 정부는 확답을 피하고 있다. 인양하더라도 선체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충분한 조사기간과 수사권을 가진 특조위가 재출범하지 않는 한, 세월호의 진실은 영원히 수장될지 모를 위기를 맞았다.


취재작가 박은현
글구성 정재홍
연출 김한구

월, 2016/07/11- 08:00
43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