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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와 부인으로 난무한 청문회… 국조특위 10명 위증 혐의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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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와 부인으로 난무한 청문회… 국조특위 10명 위증 혐의로 고발

익명 (미확인) | 금, 2017/01/20- 15:56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7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10명의 증인이 특위로부터 위증으로 고발 조치를 당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출범한 특위는 지난 15일 활동을 종료하기까지 2달 동안 7번의 청문회와 2번의 현장조사, 2번의 기관보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골머리를 앓는가 하면 출석한 증인들마저도 시종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해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었다.

청문회장에서 딱 걸린 증인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17일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모두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증언을 번복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체부 국정감사와 11월 국조특위 1차 기관보고 때 줄곧 블랙리스트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계속 추궁하자 결국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김 전 실장도 지난해 12월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 씨를 모른다고 계속 부인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공개하자 돌연 말을 바꿨다. 영상에는 당시 박근혜 캠프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실장이 최 씨와 관련된 의혹이 언급되는 현장에 참석해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내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며 말을 바꿨다.

특검 칼날에 줄줄이 구속

지난해 11월 1차 기관보고 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전 장관은 이후 특검 조사에서 국민연금에 찬성을 종용한 사실을 자백했다. 특검은 지난 16일 문 전 장관을 구속기소 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2월 4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11월 1차 기관보고 때 출석한 정 전 차관도 마찬가지다.

청문회 때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에 관여한 적 없다고 부인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구속됐다. 정 씨의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도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구속됐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월 열린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과 정유라 그리고 삼성의 관계에 대해 “몰랐다,” “보고받지 못했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조특위가 고발 조치한 10명의 증인들이 청문회 당시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어떻게 탄로 났는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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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유정, 송원근, 박중석
영상: 김기철, 김수영
편집: 정지성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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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타임스, ‘자국민을 학살한 독재자를 용서하는 한국인들’ – 독재자 전두환 재조명 –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독재자가 평안한 말년을 보내는 상황 비판 – 한국사회 독재자를 용서한건지 무관심 한건지 한국인은 용서와 관용의 민족인가? 수백명의 자국민을 무참히 사살한 그래서 사형선고를 받은 독재자를 예전에는 정치적 사면으로 그리고 지금은 무관심이라는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인의 모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020년이 되면 ...
수, 2015/12/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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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눈에 보는 2017 국정감사

 

※ 경실련은 ‘2017년 국정감사’를 대상으로 모니터를 진행하였으며고, 그 중에서 ‘정책국감’에 나선 13개 상임위 20명의 우수의원을 선정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하단의 본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7 국정감사 우수의원 20인 선정

 

수, 2017/11/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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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여야 교섭단체 3당의 수석부대표들이 ‘최순실 등 국정농단 의혹사건 특검’ 법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된 지 두 달여만에 나온 첫 여야 합의다. 15개로 구성된 수사대상에는 최순실 씨와 문고리 3인방 관련 의혹부터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특혜 입학 의혹이 제기된 이화여대 문제까지 포함됐다.

이번 합의안은 겉으로만 보면 역대 최대 규모라는 말이 나올만 하다. 규모와 수사기간 모두 법률로 명시된 상설특검을 넘어선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과도 확연히 비교될 정도다.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이 총 120일간 수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언론브리핑도 수시로 할 수 있게 해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안의 초안을 만든 야당은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오늘 이 같은 합의에 이르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신 점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특별법안에는 모든 이번 게이트와 관련된 모든 의혹이 망라돼 있습니다…(새누리당) 김도읍 수석께서 전문가의 소양을 발휘하셔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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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평가와는 달리, 이번 법안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의 과정과 내용 모두 국민의 여망을 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지금 완전 착각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능특검법이라고. 특검으로 모든 의혹을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준 것이 여야가 합의한 발표내용입니다. 근데 아니라는 것이죠. 김도형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부회장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를 특검안에 명문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 수사가 자칫 특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스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을 참고인, 피의자로 소환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했어야 한다. 나중에 대통령이 수사를 안 받는다고 하면 특검이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되는데, 아쉽다. 김도형 민변 부회장

실제로 이런 걱정은 합의문이 발표되는 자리에서도 확인됐다. 야당 대표가 “대통령도 수사대상이라는 말씀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지만, 같은 질문을 받은 여당 대표 김도읍 의원은 “(대통령 직접 조사 여부는) 향후 임명될 특검이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특검 합의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빠른 합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민주당)는 주장도 나오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 11월 11일 제일 먼저 특검 법안을 제출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법안을 일반에 공개했던 것과도 비교돼 논란이 되고 있다.

여야 합의 과정에선 정의당은 물론이고 각계 전문가, 해당 상임위 위원들도 개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야당들이 국민의 뜻을 모아 충실한 법안을 만든 뒤 이것을 새누리당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생각한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민변도 합의과정을 전혀 몰랐다. 어떻게 진행돼 합의안이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일부 의원들이 수정안을 내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합의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김도형 민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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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대상자가 검사 임명…과연 적절한가?

야당이 추천한 두 명의 특검 후보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선택하기로 한 결정도 비판을 받고 있다. 수사대상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특검에 간여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의 대통령이 스스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도록 여야가 길을 터 준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이 2명을 모두 추천하도록 했지만, 결정은 대통령이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을 고를 거 아닌가. 수사 대상자가 수사 주체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자는 취지로 상설특검과는 다른 별도 특검을 주장한 것 아닌가. 김도형 민변 부회장

여야 3당의 합의내용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검후보를 15년 이상 판, 검사를 지낸 법조인으로 한정한 것, 청와대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명문화하지 못한 것, 수사기간 연장 여부를 사실상 피의자 신분인 대통령이 결정토록 한 것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허점 투성이 법안이 만들어진 이유는 협상에 나선 여야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두고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법안 초안을 만든 야당이 여당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상당부분 후퇴한 것이다. 협상과정을 잘 아는 한 야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진보적인 인사의 특검 임명을 막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했고 야당이 이를 수용했다. 15년 이상 판 검사를 지낸 사람으로 후보를 한정한 것, 세월호 7시간이 조사대상에서 빠진 것도 모두 여당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법안 합의에 참여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협상 과정에서 여야간에 주고받는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빠른 합의를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7시간의 경우 내가 만든 초안에는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측의 강력한 요구로 빠지게 됐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

그러나 이렇게 허점투성이인 여야 합의안마저 여당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16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여당 법사위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야당만 특검을 추천하게 해선 안 된다. 너무 나가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큰 사건에서 야당만 추천권한을 행사하면 정치적 중립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법원이나 변협에서 함께 추천할 수 있게 하면 그나마 중립성이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진태 법사위 여당 간사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특검법안임에도 여당의 반발에 막혀 상임위 통과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여야의 특겁 합의안이 성역없는 수사와 책임자 처벌이라는 특검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취재 : 한상진 조현미 오대양 강민수
촬영 : 정형민 김기철 김수영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수, 2016/11/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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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칼럼]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직무유기를 고발한다

 

김종철(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민주행동 공동대표)

당신들은 ‘대국민담화’ 발표의 방청객인가

대통령 박근혜가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지난 6일 오전은 기온이 30도를 웃돌 정도로 무더웠다. 텔레비전으로 25분 동안이나 그 장면을 지켜본 국민 가운데 ‘담화’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됐는지는 별개 문제로 보고, 담화가 끝난 뒤 도대체 청와대 출입기자들(카메라 기자 제외)은 왜 단 한 마디 질문도 하지 않았는지, 또는 왜 하지 못했는지를 엄중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그들이 명백히 ‘직무유기’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먼저 내리고, 그 이유를 제시하겠다.

신문, 방송, 지역 언론, 인터넷매체 등에서 청와대에 출입하는 기자들이 이번처럼 박근혜의 일방적 담화 발표를 지켜보고 나서 의례적인 질문조차 던지지 않은 것은 지난 2년 반 가까운 기간에 벌써 네 번째나 된다. 그때마다 “청와대 홍보 관련 공직자들이 기자단 집행부를 상대로 질문을 아예 안 하도록 ‘사전 협의’를 해왔다”는 것은 정설로 굳어졌다. 그 속사정은 나중에 짚어보기로 하고, 지난 6일 출입기자들이 보인 태도가 왜 언론인의 책임과 의무를 스스로 포기한 것인지를 따져보자.

무엇보다도 먼저, 박근혜가 생중계되는 텔레비전을 통해 담화를 발표한 장소는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이었다. 프롬프터를 보면서 담화문을 읽을 것이라면 차라리 집무실이나 대회의실에서 시청자들을 향해 그렇게 하지, 왜 공직자들과 기자들을 나란히 앉혀놓고 ‘훈시’나 ‘지시’를 하듯이 했을까? 화면에 비친 기자들은 노트북을 들고 있지 않았다. 그 장면을 보면서 진정한 ‘자유언론인’ 또는 ‘독립언론인’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은 자괴감을 넘어 모욕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창피스런 들러리 노릇을 하려면 무엇하러 청와대에 상주하면서 취재활동을 해야 하는가? ‘고급정보’를 다른 매체보다 빨리 입수하거나 보도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담화를 발표한 뒤 박근혜는 춘추관에서 70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출입기자들과 담소를 나누었다고 한다. 담화 발표에 쓴 시간보다 세 배 가까이나 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기자들이 담화 내용이나 국정 현안에 대해서 어떤 질문을 했는지에 관한 보도는 전혀 볼 수가 없었다.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사교의 시간’이었음이 분명하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정의 최고책임자이다. 특히 요즈음처럼 국정이 무궤도 질주를 하고, 국가가 파탄 상태에 빠질 정도로 대통령이 독선과 오만,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면서도 유체이탈 화법을 계속할 때 이성과 양심을 가진 기자들이라면 ‘질문을 안 하기로 사전에 담합’된 대국민담화 발표장에서라도 과감하게 손을 들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할 것 아닌가?

“국가정보원의 ‘국민 해킹 의혹’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대통령이 사전에 승인한 사실이 있습니까?”

“정부가 초동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메르스 사태로 36명이나 사망하고 국민경제가 10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보았다고 하는데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만 책임을 묻지 말고 대통령 자신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질 의사는 없습니까?”

“대통령이 공포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때문에 침몰 원인과 진상을 가릴 수 없다면서 참사를 당한 희생자들의 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지금도 시행령 바로잡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지요?”

“최근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 씨가 일본에서 한 인터넷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천황폐하’를 극찬하면서 과거사 문제에 관해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전혀 다른 망언을 쏟았는데 언니로서는 물론이고 대통령으로서 엄중히 질책할 뜻이 있는지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근자에 미국을 방문한 기간에 ‘중국보다 미국이 먼저’라고 공언하고 노골적으로 ‘큰절외교’를 했는데, 집권당 대표의 그런 언행에 대한 공식 평가를 해주시겠습니까?”

“오늘 담화문에는 ‘경제’라는 단어가 무려 37번이나 나왔는데 정치개혁, 사법부의 독립, 부패한 공직사회 혁신, 롯데그룹의 불법투성이 경영으로 불거진 재벌체제의 근본적 개혁에 대한 방책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최근 구속된 인권운동가 박래군 씨에 대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가 추가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발설했다는 것입니다. 법률전문가들은 국가기관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비민주적 행태 때문에 ‘민주’도 ‘공화’도 실종되고 말았다. 그것이 단적으로 드러난 경우가 박근혜의 신년기자회견과 대국민담화 발표이다. 두 차례의 신년기자회견에서는 기자들의 질문과 박근혜의 응답이 있었지만, 사전에 조정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대통령 재임 30개월 동안 두 차례의 기자회견과 네 차례의 대국민담화 발표라는 수치는 ‘민주공화국’을 자처하는 나라들 가운데서는 가장 적은 횟수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CBS 8월 7일 아침 방송(<노컷뉴스>의 ‘Why뉴스’에 보도)에서 선임기자 권영철과 앵커 박재홍이 나눈 대담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재임 12년 동안 881번의 기자회견을 했다. (···)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재임 3년이 채 안 되는 동안 65회를 해서 1년에 22.89회, 한 달에 1.91회 꼴이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193회, 조지 W. 부시 대통령(아들 부시)은 재임 8년 동안 210회였다.

그런데 이것도 부족하다고 미국 언론들이 비판한다. 미국의 대통령 기자회견은 철저하게 현장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사전에 질문자를 정하거나 질문지를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기자들의 질문도 신랄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기자들은 ‘르윈스키의 옷에 묻은 액체는 대통령 것입니까?’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게는 ‘이라크 전쟁의 진짜 이유는 뭡니까? 석유입니까? 이스라엘입니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미국의 모든 것이 민주적이지도 이상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청와대 출입기자들이여! 대통령 기자회견에 관한 미국의 이런 역사를 듣고도 당신들은 언제까지 직무유기를 계속할 것인가?

진정한 민주화는 진실을 보도하고 권력을 과감하게 비판하는 자유언론 실천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청와대 출입기자들뿐 아니라 현업 언론인들이 거듭 상기해야 할 명제이다.

월, 2015/08/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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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는 1월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장차관 인사자료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받은 적이 없다. 검찰에서도 여러 번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최 씨는 수많은 정부 고위직 인사 자료들을 공식 발표 전에 받아봤고, 인선발표문을 직접 수정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최 씨가 미리 받아 수정했던 인사 관련 자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를 검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최초 공개한다.

장차관급 인선 발표문 미리 받아 수정…장관 후보자는 수정 내용대로 기자회견

박근혜 정부가 출범은 했지만 국회의 정부조직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던 2013년 3월 2일. 청와대는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며,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봉연 국무총리실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우선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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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이 미리 받아 수정한 인선발표문

▲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이 미리 받아 수정한 인선발표문

그러나 이날 발표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인선안은 발표보다 하루 앞서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의 수정을 거친 것이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이메일 사용 내역을 분석해 이 자료가 공식 발표 하루 전인 3월 1일 오후 9시 36분에 최순실 씨에게 전달됐고, 45분 뒤인 오후 10시 21분에 정 전 비서관에게 수정된 형태로 회신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이 이 자료를 제시하자 정 전 비서관은 해당 문서를 최순실 씨가 수정해 줬다고 시인했다.

▲ ‘발표.hwp’ 문서의 이메일 수발신 내역 (‘narelo’는 정호선, ‘유연’은 최순실이 사용한 이메일 주소)

▲ ‘발표.hwp’ 문서의 이메일 수발신 내역 (‘narelo’는 정호선, ‘유연’은 최순실이 사용한 이메일 주소)

이 무렵 정국의 중심엔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있었다. 무기중개업체 고문으로 일하며 독일산 전차 부품 도입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함께 증여세 탈루,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한꺼번에 불거지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사퇴를 거부한다며 3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이 회견문도 하루 전 최순실이 수정해준 것이었다. 김 후보자의 기자회견 발언은 최순실 씨의 수정본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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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급부터 국정원 요직까지… 최순실 손에 넘겨진 온갖 인선안들

검찰 수사자료에 따르면 이 시기 청와대의 장차관급 인선안은 거의 빠짐없이 최순실에게 넘겨졌다. 3월 13일에는 총리실 차장 등 차관급 21명, 그리고 각종 위원회와 처·청장급 26명 인선안이 최순실 씨에게 미리 전달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일부가 최종 인선에서 탈락한 사실로 미뤄 최 씨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 전 비서관을 신문했지만 “인선 마지막 단계에서 최순실의 인견을 한 번 들어보려 한 것일 뿐”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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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전달했던 차관인선안(위)와 위원회·처·청 인선안(아래)

▲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전달했던 차관인선안(위)와 위원회·처·청 인선안(아래)

이어 4월 5일에는 국정원 요직에 대한 인사 관련 자료가 최순실 씨에게 넘어갔다. 국정원 2차장 후보 5명과 기조실장 후보 3명의 정보가 담겨 있는 문건이었다. 검찰은 초대 국정원 2차장은 후보자 5명 가운데 한 명인 서천호가 실제로 임명됐지만 기조실장은 후보자 3명에 들지 못한 인사가 임명된 점을 미뤄 최순실 씨의 인사 개입 여부를 의심했으나, 정 전 비서관은 “그렇지 않다”며 부인했다.

▲ 최순실이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았던 ‘2차장.hwp’ 문건

▲ 최순실이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았던 ‘2차장.hwp’ 문건

이 문건에서는 현 국면에서 볼 때 흥미로운 점도 발견된다. 당시 국정원 2차장과 기조실장 후보로 동시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은 유영하 변호사가 유일한데 결국 어느 쪽에도 임명되지 않았다. 검사 출신인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즉각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바 있다.


취재 : 김경래, 김성수
영상취재 : 정형민
영상편집 : 윤석민

화, 2017/01/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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