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프리존법 개인정보 관련 조항 반대 의견서 제출
특혜입학 비리 해명, 총장 사퇴를 외치며, 이화여대 창립 이래 첫 번째 교수 집회가 열렸다.
최경희 총장은 집회 30분 전, 사퇴를 발표하고 부랴부랴 학교를 빠져나갔다. 100명의 교수가 모여 성명서를 낭독하고, 본관에서 투쟁해온 학생들을 위로했다.
5,000명의 학생들이 “해방 이화, 비리척결”을 외치며 행진하는 교수들의 뒤를 따랐다.
-최순실 측근 관련 의혹 ‘미르-플레이그라운드’와 판박이
최순실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이하 ‘K스포츠재단’)가 법인 이사의 제자 명의로 설립된 신생 스포츠이벤트 업체에 대형 국제회의 용역을 맡긴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회사의 소유 구조는 베일에 싸여 있어 K스포츠재단 관련 이권을 따내기 위해 급조된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측근이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았던 미르재단의 협력사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이하 플레이그라운드)와 판박이다.
첫 국제학술행사에 신생 대행업체 선택한 K스포츠
이 스포츠이벤트 업체 이름은 ‘(주)더스포츠엠'(이하 ‘SPM’). 지난 6월 말 K스포츠재단이 주최한 ‘2016 국제 가이드러너 컨퍼런스’의 행사 대행 용역을 수주했다. 이 컨퍼런스는 재단이 설립 초기부터 준비한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K스포츠재단이 단독 주최하는 첫번째 국제 학술 행사로, 사실상 출범 총회의 성격을 지녔다.

▲ K스포츠재단이 주최한 ‘2016 국제 가이드러너 컨퍼런스’ (출처 :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SNS)
하지만 이 행사를 대행할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은 허술했다. SPM이 설립된 건 지난 3월 초, 컨퍼런스 용역을 수주하기 불과 3개월 전이다. 자본금은 1000만 원, 계약 당시 등기이사는 30대 중반인 한 모 씨 1명이었다. 행사 대행과 관련된 포트폴리오도 전무했다. 현재 SPM의 홈페이지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융성위원회,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이 이 회사의 파트너라고 되어 있지만, 취재진의 확인 결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SPM 홈페이지는 폐쇄됐다.
K스포츠재단, 행사 비용 부풀렸나?
변변한 실적이 없는 SPM은 어떻게 K스포츠재단의 첫 국제행사 용역을 따냈을까.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SPM의 전 대표 한 모 씨를 만났다. 그는 “단 2장의 견적서를 제출해 이 사업을 낙찰 받았다”고 말했다.
입찰 공고를 보고 스포츠 관련 행사이기에 견적서를 작성해 보냈습니다. 낙찰 받기 위해 한 것은 이 견적서 2장을 보낸 것이 전부였습니다. 일반적인 학회 수준의 행사라고 느꼈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SPM 전 대표 한모씨
한 씨에 따르면, 당초 SPM이 제출한 견적은 7000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5000만 원 정도로 삭감됐다. 당시 계약을 담당한 사람은 K스포츠재단 직원 박 모 씨였다. 그는 최순실, 정유라(정유연으로 개명) 모녀의 독일 생활을 적극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SPM은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턴키 방식으로 용역을 따냈다. 컨퍼런스 장소 섭외부터 해외 강연자의 항공료와 숙박비, 초대장과 행사 소책자 제작, 행사 진행인력 고용 등 컨퍼런스 관련 비용 일체를 책임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K스포츠재단의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이 이 컨퍼런스와 관련해 지출한 비용은 총 9000만 원이다. K스포츠재단이 SPM에 지급하고 남은 4000만 원 가량의 사업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급조, 의문의 소유주, 검증없는 파트너…’미르재단-플레이그라운드’와 판박이
신생 업체인데다 국제대회 용역 사업 실적이 전혀 없는 SPM이 어떻게 K스포츠재단의 대형 국제행사 용역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을까. SPM의 전 대표인 한 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 역시 지인의 소개를 통해 입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가운데 가장 연장자였기 때문에 대표를 맡았을 뿐, 회사의 설립 경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표인 자신조차 회사의 주주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심지어 그는 회사 재무 상태에 대해서도 정확히 모른다고 주장했다.
후배의 소개로 SPM에 가게 됐어요. 말이 대표지 그냥 나이 순으로 대표, 부장, 과장 이런 식으로 직급을 나눈 것이나 다름없어요. 따로 주주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업에 간여한 적도 없고, 누가 실소유주인지 궁금해 한 적도 없어요. SPM 대표 한모씨
겉으로 드러나기를 꺼려하는 그 누구인가가 K스포츠재단의 이권을 따내는 창구로 이 회사를 만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베일에 싸인 소유 구조는 미르재단의 사업 파트너였던 광고기획사 ‘플레이그라운드’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표면상 이 업체의 대표는 김홍탁 씨이지만 실제 이 회사의 소유주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회사 설립 직후 별다른 검증 절차도 없이 사업을 수주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설립 6개월만에 정부가 발주한 국제행사 용역을 연이어 따내 특혜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이 업체는 미르 재단과의 파트너십을 근거로 국가보조금를 신청했고, 정부는 이에 대한 검증없이 보조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배경에는 현 정부 핵심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차 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K스포츠재단 이사가 SPM 직원들의 지도교수
SPM과 K스포츠재단 사이에는 인적 연결고리도 발견된다. SPM의 임직원은 대표 한 씨를 포함해 3~4명 가량이었다. 그런데 취재 결과 SPM 직원 중 최소 2명은 K스포츠재단의 등기이사인 이철원 연세대 교수(레저스포츠학)의 제자로 확인됐다. SPM의 전 대표인 한 씨도 이 교수의 제자다.
취재진은 SPM 설립 과정에 간여했는지 등을 묻기 위해 이 교수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만날 수 없었다.

▲ SPM은 현재 사업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 간판을 철거한 삼성동 SPM 사무실
K스포츠재단의 사업 일정에 따라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SPM은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나오기 시작하자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SPM의 사무실은 이미 간판을 내린 상태였다. 운영 중이던 SPM의 홈페이지와 SNS 계정도 지난 일주일 사이 모두 폐쇄됐다.
컨퍼런스 이후 별다른 사업 방향을 찾지 못해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남은 직원들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분위기다.SPM 직원 A씨

이러고도 제대로 된 대통령인가?
모든 수단을 다해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
진실은폐와 꼬리자르기는 더 큰 화를 불러올 것
어제(10/24) JTBC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국무회의 등의 대통령 발언(말씀)자료를 사전에 받아본 것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공개되었다. 충격적이다. 이런 상황만으로도 제대로 된 청와대와 대통령이라고 할 수 없다.
대체 대통령이 어떻게 했길래 이런 일까지 있었다는 말인가? 어떠한 공식적인 직책, 권한도 없는 최 씨에게 대통령의 연설문이 어떻게 제공될 수 있었을까? 청와대의 누가, 그리고 왜 최 씨에게 연설문을 사전에 제공했는가? 대통령이 과연 몰랐다고 할 일인가? 그저 아는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미리 제공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나?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 씨가 중심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의혹 사건을 두고, 청와대의 강요도 없었고, 개인비리가 있으면 검찰이 잘 수사해보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나 이제 최순실게이트는 개인비리가 아니라 청와대, 특히 대통령과도 뗄 수 없는 사건이라고 확정되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보는 정도의 위세를 가진 최 씨라면 연설문에만 관여했을까? 청와대 비서진 교체를 비롯해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인사 교체에도 개입하지는 않았을까? 대통령의 순방계획 등 다른 일정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나? 미르와 K스포츠재단 사건도 최 씨가 관여한 비리사건의 극히 일부이지 않을까? 그리고 이 모든 것에도 대통령과 청와대가 다 함께 움직인 것 아닌가? 우병우 민정수석 같은 인물은 이런 상황을 조사해보려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내치는 역할만 한 것은 아닌가?
박 대통령이 진상규명을 거부하고 입을 닫아버리거나 꼬리자르기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 극소수 핵심과 비선 실세끼리 모여 진실을 감추려고 아등바등거리는 게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실을 있는 대로 밝히고, 언론과 국회에 의한 진상규명에 모든 것을 협조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도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되도록 신속히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이 사태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분노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다가는 더 큰 사태를 불러올 것이다. 끝.
1만여 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입학금 반환청구 소송 소장을 제출하고 왔습니다.
대학생 1만여 명 입학금 반환청구 소송 나선다
국내 최초로 15개 대학 약 1만여 명 재학생이 원고로 참가
단기간에 폭발적인 호응, 등록금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 높다는 뜻
교육부와 국회는 부당 과도한 입학금 폐지 개선안을 내놓아야
청년참여연대는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과 함께 10/25(화)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과다한 입학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대학생 9,782 명의 소장을 함께 제출했습니다. (공익소송담당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위원회 하주희, 김소리 변호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광철 변호사 등 11인)
학교별로 0원부터 103만원까지 천차만별인데다가 책정근거와 사용처 또한 불분명한 대학 입학금의 문제점은 이미 여러 차례 대학생·시민사회의 문제제기와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이번 입학금 반환청구 소송의 청구 원인은 ① 입학금이 수업료와 구별되는 것이 분명함에도 입학에 소요되는 비용 이외의 것을 근거도 없이 징수하고 있는 부당이득 ② 대학의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인한 불법행위이자 입학금의 현저한 부당 과잉징수로 인한 불법행위입니다. 원고는 15개 대학 9,782명의 대학생이며, 피고는 각 대학의 학교법인과 대한민국입니다.
대학생 운동본부와 각 대학 학생회 및 학생 단체들은 9월 중순부터 입학금 반환청구 소송 원고 모집을 시작하여 9782 명의 재학생을 신청을 받았습니다. 청년참여연대 대학분과 친구들도 각 학교별로 원고인단에 함께 했습니다. 이번 입학금 반환청구 소송은 입학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내 최초로 제기되는 것으로,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1만여 명에 달하는 대학생들이 소송인단에 참여한 것만 봐도 그동안 학생·학부모들이 과도한 입학금에 대해 얼마나 큰 분노를 느끼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입학금 반환청구 소송과 동시에 이미 국회에는 입학금 폐지 또는 개선을 위한 법안이 다수 제출되어 있습니다. 국회는 부당·과도한 입학금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번 반환소송에 나선 1만여 대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합니다. 아울러 조속한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과도한 고등교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고통을 덜고, 대학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부당한 비용을 전가하는 행태를 중단시켜야 할 것입니다. 청년참여연대는 입학금 반환소송에 참가한 1만여 대학생, 시민사회들과 함께 입학금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지켜보고 행동하겠습니다.
□ 입학금 반환소송 원고인단 참여자 소속 대학 (15개 대학, 가나다순)
- 건국대, 고려대, 동덕여대, 홍익대(서울), 홍익대(세종), 숭실대, 가톨릭대, 경기대(서울), 경희대(서울), 경희대(국제), 한신대, 단국대, 중앙대, 한양대, 항공대, 연세대 사회과학대, 서강대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도 각 학교별로 참가)
□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 소개
지난 9월 5일 발족을 선포하고 입학금 폐지 서명운동, 입학금 반환 청구 소송 및 10월 8일 입학금 폐지 대학생 행동의 날 등의 행사를 통해 입학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오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재 36개 대학 총학생회를 포함 총 46개 대학이 함께 참여중입니다.
● 참여 단위
경기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경희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고려대 안암캠퍼스 총학생회, 덕성여대 총학생회, 동덕여대 총학생회, 부산대 총학생회, 서강대 총학생회, 서울대 총학생회, 이화여대 총학생회, 한양대 총학생회, 홍익대(서울) 총학생회, 홍익대 조치원캠퍼스 총학생회,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전국국공립대학생연합회 [군산대 총학생회, 부산대 총학생회, 서울대 총학생회, 순천대 총학생회, 인천대 총학생회, 전남대 광주캠퍼스 총학생회, 전남대 여수캠퍼스 총학생회, 전북대 총학생회, 한국교통대 총학생회, 한국전통문화대 총학생회, 전국교육대학생연합(경인교대 총학생회, 공주교대 총학생회, 광주교대 총학생회, 대구교대 총학생회, 부산교대 총학생회, 서울교대 총학생회, 전주교대 총학생회, 진주교대 총학생회, 청주교대 총학생회, 춘천교대 총학생회, 한국교원대 총학생회,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회,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회)], 가톨릭대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 건국대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 [ku헌터], 경희대 국제캠퍼스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 단국대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 한신대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 숭실대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입학금 돌려주SSU], 항공대 입학금 폐지 운동본부, 청년하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건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개최
참여연대(공동대표 법인․정강자․하태훈)는 오늘(10/26) 오전 11시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개요
○ 제목 :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6.10.26.(수) 오전 11시, 청운동 주민센터 앞
○ 주최 : 참여연대
○ 참가자
- 사회 :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
- 김성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참여연대 활동가 등
▣ 붙임자료
박근혜 대통령-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참여연대 기자회견문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박 대통령-최순실게이트’를 보면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 미르-K스포츠 재단의 비정상적인 설립과 운영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해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한 사건으로 보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드러나고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인 최 씨의 사사로운 관계 때문에 정상적인 국정시스템이 붕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사과’도 국민을 기만한 것에 불과했다. 변명의 내용조차 거짓이었고,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하나도 없었다. 사과한다는 말만 있었지 후속 조치도 전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박 대통령의 어제까지의 거짓말과 은폐, 변명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고, 사태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청와대의 참모들은 모두 허수아비 같다는 데 있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임 수준은 사상 최악이다.
박 대통령-최순실게이트를 풀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까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첫째, 최 씨에게 건네진 청와대의 자료들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대통령은 겨우 연설문이나 홍보문구 검토를 기대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청와대 비서실 개편 내용이 담긴 국무회의 자료, 청와대 인수위 SNS본부 구성 자료 등도 미리 제공되었는데, 대체 최 씨가 받은 자료는 어디까지인지 하나도 남김없이 밝혀야 한다.
둘째, 최 씨가 한 일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였는가? 연설문을 미리 받아본 최 씨가 연설문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했던 것처럼, 청와대 비서진 교체를 포함한 국무회의 자료 등을 받기만 했을 리가 만무하다. 각종 인사개입 의혹,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 여러 정부정책 개입 의혹 등 최 씨가 한 일은 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밝혀야 한다.
박 대통령-최순실게이트의 전모를 밝히고, 박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관련자들에게 정치적 책임과 함께 사법적 책임도 분명히 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치들은 필수적이고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며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왔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 특검 수사 개시나 국정조사 이전에 비정상적인 국정운영 전반을 고백하고, 법적 책임에 앞서 거취표명을 비롯해 거국내각 구성 등 정치적 책임을 지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둘째, 국회는 여야 가리지 말고 청문회를 포함한 박 대통령-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가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진상규명과 수사의 대상이다.
셋째, 박 대통령은 언론과 국회 또는 수사기관의 진상규명 작업에 모든 것을 협조하는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최 씨를 비롯해 차은택 씨 등을 당장 귀국하도록 조치하고,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박 대통령의 보좌진들과 우병우 민정수석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은 그 구체적 조치의 최소치에 해당한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퇴진까지 언급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수준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를 무시하고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태도를 고수한다면, 대통령의 퇴진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임을 대통령이 깨달아야 한다.
2016.10.26.
참여연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10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 허태열·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이상 7명을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지난 10월 24일 언론보도를 통해 대표적인 대통령기록물인 대통령 연설문이 사전적으로 '일반 개인'인 최순실에게 유출된 사실이 모든 국민들에게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이튿날인 10월 25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스스로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를 인정하기까지 했습니다.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중 -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국정운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을 제정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한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에 대한 막중한 책임과 의무들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중 특히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람에게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엄중한 처벌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대통력기록물 유출에 대한 처벌이 이렇게 무거운 까닭은 대통령의 직무수행기관과 공직자들이 이 법에서 부과하고 있는 책임과 의무들을 등한시 하거나 가벼이 여길 때, 곧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또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과 국민의 대표자인 대통령, 그리고 그런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직자들이 이 무거운 책임을 등한시 할 때 필연적으로 국가 기강이 흔들리게 되며 행정 체계 전반은 혼란을 겪을 수 밖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피해는 오로지 무고한 국민들이 짊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통령기록물 유출 사건을 목도하고 있는 국민들은 현재 참담함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제 국민들은 하야와 탄핵까지 어떤 주저함과 망설임도 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노한 민심이 바로 정보공개센터가 실제로는 기소가 불가능한 현직 대통령을 고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사퇴를 하든, 탄핵을 당하든 임기가 종료되는 즉시 법의 심판대에 서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가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2017년도 보건의료 예산 규탄 기자회견
건강보험 국고지원 삭감, 공공의료 예산 삭감, 의료산업계 퍼주기 증액 중단하라!
민생파탄 부패비리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는 퇴진하라!
일시 : 2016년 10월 26일(수) 오전 10시30분 / 장소 : 국회 앞
[기자회견 개요]
- 사 회 : 김재헌(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 여는말 : 김경자(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 언 :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최규진(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국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김철호(건강보험노조 정책실장)
현정희(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비대위 위원장)
[기자회견문]
400.7조 원에 달하는 2017년 나라 살림에 대한 국회 심의가 24일 시작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였고, 그 결과 “총지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사상 처음’, ‘최대한 확장적’이라고 표현한 2017년 예산안은 올해 추경 예산보다 고작 2조 원, 0.6% 늘린 게 전부다. 예상 수입 증가분 10조 원에 비하면 늘어난 돈 중 5분의 1만 쓰겠다는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 예산을 ‘확장적 재정운용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찔끔 예산’에 불과하다는 말의 완곡한 표현이다.
예산 내용을 살펴 보면 ‘찔끔’의 정도가 더 심하다. 2017년도 지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의무지출이다. 정부가 정책 의지를 갖고 집행하는 재량지출은 오히려 올해 추경 대비 6.8조 원 감소했다. 민생이니 뭐니 제대로 할 생각이 없다는 의지 표명이다.
민생과 직결된 보건복지부 지출 예산은 57조 6,798억 원으로, 올해 추경 대비 1조 4,587억 원(2.6%) 증가했다. 하지만 사회복지 기금을 제외한 일반회계 예산은 33조 919억 원으로 올해 33조 713억 원(추경)에 비해 고작 199억, 비율로 따지면 0.1% 증가에 그쳤다. 2017년 복지 지출의 증가 대부분은 기금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인데,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등 사회복지 기금은 법에 따라 걷고 법에 따라 지급하는 탓에 정부의 정책의지가 반영될 여지가 거의 없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민생과 복지에 돈 쓸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보건의료 분야 예산은 더욱 심각하다. 2017년 보건의료 분야 예산은 한 마디로 ‘국민 건강 예산 삭감, 의료 영리화 예산 확대’로 요약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건강보험 국고지원 삭감이다. 현행 건강보험법은 건강보험 예상 수입의 20%(일반회계 14%+국민건강증진기금 6%)를 정부 부담 의무로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정부는 건강보험 예상 수입을 과소 추계하는 방식으로 14% 내외만을 지원해 왔고, 이런 방식으로 누적된 미납액이 약 13조 원에 달한다. 그런데 2017년 예산은 이마저 더 깎아 11% 수준으로 떨어트렸다. 이는 2016년 7조 975억 원보다 2,211억 원 더 적은 수준이다. 법이 정한 20%를 기준으로 하면 2조 원이 넘게 모자란 돈이다. 국민에게는 법 준수를 강요하면서 정작 정부는 법을 무시하고 어기고 있다.
공공보건정책 예산도 2016년 추경 대비 11.9%나 삭감됐다. 공공보건정책관리 54.2% 삭감,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사업 19.5% 삭감,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 12.7% 삭감이 대표적으로 삭감된 부분이다. 건강보험이나 공공보건에 대한 예산이 삭감된 것과 달리, 의료 영리화 예산은 꾸준히 증액되었다. 보건산업 기술이전 촉진 및 인큐베이팅 154.4% 증가, 해외환자 유치 지원 94% 증가, 의료시스템 수출 지원 29.9% 증가, 첨단의료 복합단지 조성 4.9% 증가,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 20억 원 신설 등이 대표적으로 증액되거나 신설된 의료 영리화 지원 예산이다. 글로벌 화장품 육성 인프라 구축 사업(32.7% 삭감)과 글로벌 화장품 신소재 신기술 연구개발 지원 사업(29.7% 삭감)은 예산이 삭감되었으나, 이들은 보건 정책과 전혀 상관없이 일부 민간화장품 회사 이윤 창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그 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정당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예산 배정이자 대표적 혈세 낭비 사업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의료 영리화 지원 사업을 통해 개발된 신의료기술이나 약재, 특허 등은 그 이익이 개별 영리기업에 귀속되는 경향이 강해 국민건강을 위한 공공재정 투입의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첨단의료 복합단지나 해외환자 유치 지원 등 의료관광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피부성형 또는 고가의 건강검진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국민의 건강 증진과는 거리가 먼 사업들이다. 원격의료 시범 사업이나 신약개발 임상실험에 대한 건강보험 기금 지원은 보험 가입자, 즉 국민의 돈으로 조성된 기금을 정부가 임의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의 경우 이미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치명적인 건강정보까지 유출 시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안전장치나 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되고 있다.
정작 필요한 국민 건강 예산은 삭감하고, 민간기업 이윤 창출을 위해 의료산업계 퍼주기 예산으로 점철된 박근혜 정부의 2017년 보건의료 예산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사회적 합의 없이 일부 기업, 관료 또는 개인과의 유착 관계 속에서 이뤄진 불투명하고 비합리적 의사 결정에 따라 국민 혈세가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 매우 분노스런 심정으로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예산안을 규탄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고, 그 동안 설마 했던 일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내놓을 자격이 있는지 심각한 회의가 든다.
박근혜 정부가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여 온 병원자본과 의료산업계 배를 불려 줄 의료 민영화 정책들이, 최순실과 전경련이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걷는 모습과 오버랩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민영 의료보험 활성화, 원격의료, 의료관광,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규제완화 등이 모두 재벌 대기업들의 이권과 연관된 것들이니 말이다.
마지막 예산안마저 이렇게 짜놓은 것은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겠다는 것이다. 법에 명시된 건강보험 국고지원도 무시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자신이 최순실에게 국정문서를 유출했다고 실토한 박근혜는 퇴진해야 한다. 검찰은 최순실을 구속 수사해야 하고, 청와대 관계자들을 모조리 출국금지해야 한다.
국회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소위원회에서 뒤집힌 2017년 보건의료 예산을 철저히 바로 잡아야 한다.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정상화시키고, 민간 기업 퍼주기, 의료 영리화가 아닌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예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국민건강보험을 지켜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16년 10월 26일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
'비선 실세', 유령이 아니었다
이양수 한양대학교 강사, 《시민과 세계》 편집위원
정국에 메가폰급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다. '비선 실세' 의혹이 단순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청와대 게이트 국면으로 부메랑이 되고 있다. 최순실의 개인 회사로 알려진 더 블루케이에 케이스포츠 재단 공금이 유입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면 전환을 주도했다. 청와대는 개헌 정국으로 수세를 공세로 전환하려 했지만, JTBC 특종으로 대통령 연설문 개입 의혹 정황과 증거들이 보도되면서 개헌 정국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여당 의원조차 '탈당', '특검'을 거론할 만큼 보수 정권은 최대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20일 수석비서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은 청와대가 재단 설립에 개입했음을 공식으로 확인시켜줬다. 25일 마침내 취임 후 처음으로 대통령은 최순실과의 친분 관계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과가 활화산처럼 솟아오르는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것 같지 않다. 2분의 짧은 사과로는 진실을 덮기 힘들다. 더욱이 구체적인 향후 일정조차 밝히지 않아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보겠다는 임시방편 변명에 불과했을 뿐이다.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에 쏟아진 각종 의혹 제기에 청와대는 비선 실세를 늘 유령 취급해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신속한 이번 반응은 의아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공황 상태에 빠진 청와대, 여당의 속내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연설문 개입 의혹은 우리의 헌정 체제를 위협할 만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 사안이다. 구체적인 증거가 속속 드러나는 마당에 이제 더 이상 발을 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청와대의 침묵과 함께 '비선 실세' 논란은 커졌다. 비선 실세가 없었다면 당당하게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면 그뿐이었다. 적어도 국민의 시각에서 그러길 원했다. 그러나 침묵을 지킨 청와대, 비호하기에 바쁜 정부 여당의 태도는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침묵은 물증은 없지만 사실임을 인정하는 것과 같았다. 금방 들통날 너무도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비선 실세'의 문제
'비선 실세' 의혹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비선 활동은 명목상으로는 국가를 위한 행위로 포장되지만, 겉껍질을 한 번 벗기면 개인 영달과 영욕의 민낯이 드러난다. 은밀한 뒷거래는 늘 개운치 못한 앙금을 남기기 마련이다. 이번 사태가 꼭 그렇다. 진정 순수한 의도에서 재단을 설립하고자 했다면 의당 국민에게 알리고 투명한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순수하지만 알리지 못할 상황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비선 라인에 대한 비판이 정당한 이유다. 비선 '실세'는 늘 그 이상의 문제를 낳는다. 보이지 않는 권력이 국가 대사를 주물럭거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감추어도 진실은 언제고 드러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양파껍질 벗기듯 드러나는 진실이 야속할 뿐이다.
이번 정부 들어 유독 비선 실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통령의 비민주적 통치 스타일이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분명 일리 있는 분석이다. 아집과 불통, 이벤트성 통치는 비민주적인 대통령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해석에는 여전히 명확히 해명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무원 조직과 여당, 대안 없는 야당, 비판 없는 언론, 그리고 침묵하는 시민이 설명되지 못한다. 분노와 저항조차 못 하는 현재 상황을 해명하지 못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한층 포괄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더욱 그렇다.
이번 비선 실세 의혹 논란에는 되짚어볼 만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주종(主從) 관계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이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강자와 약자의 대립으로 우리 사회를 설명하기 힘들다. 온갖 갑질은 무엇을 말하는가. 주인과 머슴의 관계가 우리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의 언어 생활은 그 단면이다. '금수저', '흙수저'는 지금까지 우리 현실의 좌표 구실을 했다. 하지만 '황태자', '공주'와 같은 낡은 단어들이 다시 등장하고 살아 있는 은유로 작동한다. 주종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은유들이 판을 친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관련된 온갖 의혹을 생각해보라. 총장 사퇴까지 불거진 이화여자대학교 사태는 대학마저 주종 관계가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먹이사슬로 얽힌 악이 구조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타락한 대학에 화가 치밀고 부끄럽다. 장자크 루소는 깊은 사회 불평등이 이런 변화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주종 관계로 변한다는 것이다. 가시적인 주종 관계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주종 관계를 요구한다. 우리 사회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이전과 전혀 다른 정신 상태와 싸워야 한다. 관습화된 주종 관계는 한 사람의 힘으로 떨쳐버리기 힘들다. 우리 삶의 구조를 다시 바꿔야만 한다.
게다가 주종 관계는 국가의 모든 공적 영역을 산산조각낸다. 주종 관계에서는 공적 영역이 작동할 수 없다. 건전한 공적 영역에 밑바탕을 두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와는 물과 기름의 사이다. 침범받지 않는 독자 영역의 확보가 민주주의 실현에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여주듯이, 주종 관계는 기가 막힐 정도로 일사불란한 행동을 요구한다. 이런 상태에서 공적 영역은 권력의 하수인이 된다.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해야 할 대학, 경제 단체, 문화 영역까지 비선 실세의 노름에 놀아났다. 문제를 확인하고 책임져야 할 청와대 사정라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비선 실세를 보호하기 급급한 정부, 여당의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두는 주종 관계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집단 현상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미래를 위해 맞닥뜨려야 할 현실이다. 우리는 이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 새로운 시작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선 실세에 놀아난 정부가 성공할리 만무다. 보이지 않는 권력은 사회를 위해 뛰지 않는다. 아마도 청와대, 정부, 여당은 개인 비리 혐의로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싶어 하겠지만, 파장은 결코 가라앉지 않는다. 생각해보라. 정국의 블랙홀이라 했던 개헌 논의는 최순실 게이트를 덮지 못했다.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진실규명에 맞춰 있다.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청와대는 개인 비리를 가리켜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해왔다. 비선 실세 논란은 전형적인 국기 문란, 국정 농단이다. 그리고 그 주체는 바로 대통령 자신이다. 심상정 의원의 말대로 "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다. 대통령 스스로 친분을 인정한 만큼 대통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많은 의혹의 중심에 최순실이 있다. 그의 행적과 흔적은 너무도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다. 시민의 공분이 이 사실에서 출발한다. 비선에 놀아난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시민의 선택을 능멸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은 진실규명이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권력에 단호하고 떳떳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통령 자신도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이마저 못한다면 이번 정부는 정말 무능한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사악보다 무능이 더 무섭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판단조차 못하는 무능이 더 끔직하다.
직시하자. 이번 사태는 정부 여당 자력으로 일어설 수 없는 상황이다. 무거운 돌은 더 깊은 심연으로 빠지게 마련이다. 일어서려고 발버둥칠수록 더욱 깊은 곳으로 빠질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의 분노를 삭여줄 또 다른 영웅이 그립다. 난세가 영웅을 낳은 법, 분노의 표출만큼 미래를 생각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정국의 비전을 제시할 진보정치가 일어설 때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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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직 수행을 중단하라
더할 수 없는 재앙이다. 지금 국민들이 목도하고 있는 이 총체적 난국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이나 일부 측근의 농단이 아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며 헌정 질서와 국정운영 체계를 무너뜨린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은 직책을 수행할 자격을 상실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대상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요구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 직 수행을 중단하라. 국민들의 분노는 국정 공백의 우려보다 크다. 이미 정치적으로 탄핵 당한 대통령이 직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가 중대사인 개헌을 들고 나왔던 대통령이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한에서는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금 박근혜가 해야 할 일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국민들에게 거짓 없는 사실 고백과 사죄이다. 거기에는 아직까지 숨기고 있는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도 포함된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에 대해서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였고 국정운영 체계를 와해시켰다. 최순실 등 특정 사인들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권력을 남용하고 비리를 저질렀다는 수많은 정황들과 의혹들이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토록 기형적인 국가운영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능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따라서 박근혜는 반드시 수사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며 모든 수사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
당연하게도 어제 여야는 특검에 합의했다. 분명한 것은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게 되어 있는 기존의 상설 특검법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독립적인 특검이 제대로 수사, 기소할 수 있도록 별도의 특검법을 마련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상설 특검을 고집하여 최대한 시간을 끌고 수사 범위와 내용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특검 준비와 동시에 청문회를 비롯한 국정조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헌법적 책임이 있다. 당장 국정운영의 공백을 막을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마땅하다. 대통령의 국정 농단은 지난 4년 내내 오로지 정권의 방패막이 역할만 충실히 했던 새누리당이 있기에 가능했다. 새누리당이 향후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절차에 적극 협조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경고한다. 국민들을 더 이상 기망하지 말라. 대통령이 특검을 포함한 진상규명 시도를 가로막거나 제대로 수사에 임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선택지는 하나 밖에 없다. 대한민국 권력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는 그 대열에 앞장 설 것이다.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공동사무처장 (참여연대)
- 고정출연 : 정태인 소장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이슈손님 : 김성진 변호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부소장, 민변)

참팟 59회 / 지금 당장, 박근혜 대통령 직무정지부터! 그다음엔...
지난 7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각종 비리 의혹을 시작으로 9월에는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의 개입 의혹, 그리고 이번 주에는 민간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권의 국정 수행 과정에서 '비선 실세'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참팟 59회는 헌정사상 최악의 국기 문란 사태인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다음은 출연진들의 마지막 코멘트입니다.
한상희 : “'국사범'입니다. 국가의 근간을 흔들어버리는, 국가 자체를 무시한 거죠. 그냥 그대로 넘겨버릴 사안이 아닙니다.”
김성진 : “결자해지입니다. 순리에 거스른 짓을 한 사람. 그것을 바로 잡는 것에 나서라.”
정태인 : “박근혜 대통령이 제발 '중요한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게 제 희망입니다... 직무정지를 빨리 시키는 게 제일 필요한 일입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BcKtcb
같이 보기
- [참여연대 성명] 박근혜는 대통령직 수행을 중단하라 (2015.10.27.)
- [참여연대 기자회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2015.10.26.)
- [참여연대 성명] ‘박 대통령-최순실게이트 특검’의 전제조건들 (2015.10.27.)
- [참여연대 논평] 알맹이 없이 거짓말로 넘어가려는 대통령 (10/25 기자회견에 관한 논평)
- [조선일보 사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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