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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 딸과 면접 본 수험생, “당시 실기시험 분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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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 딸과 면접 본 수험생, “당시 실기시험 분명 있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6/05/04- 15:37

뉴스타파가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을 보도한 이후, 성신여대는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현대실용음악학과의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면접에서 실기시험은 없으며, 당시 실기는 점수에 반영하지 않는 참고용이었기 때문에 나 의원의 딸이 실기에서 문제를 일으켰더라도 합격 여부와는 무관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당시 다른 수험생의 증언이 나왔다. 당시 나 의원의 딸과 함께 면접을 본 다른 지원자는 “실기시험으로 자유곡을 준비하라는 내용을 분명히 봤고, 면접장에 들어갔을 때도 먼저 연주부터했고 이어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자유곡’ 준비하라고 분명히 명시”…“실기 평가 없었다는 말 황당”

▲2012학년도 성신여대 현대실용음학학과에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지원해 면접을 봤던 문성원 씨. 문 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분명히 실기시험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성신여대에선 떨어졌으나 경북대 신문방송학과에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합격,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다.

▲2012학년도 성신여대 현대실용음학학과에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지원해 면접을 봤던 문성원 씨. 문 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분명히 실기시험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성신여대에선 떨어졌으나 경북대 신문방송학과에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합격,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뉴스타파는 수소문 끝에 2012학년도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에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지원했던 학생 4명 중 1명인 문성원 씨를 만나 당시 면접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문 씨는 선천적으로 팔이 잘 굽혀지지 않는 장애 때문에 일반전형이 아닌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을 택했던 학생이다. 팔이 불편하지만 어려서부터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 면접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문 씨는 취재진에게 “진짜 실기가 있었어요. 실기라고 칸이 되어 있지는 않았는데, 조건처럼 있었어요. 자유곡 하나, 그런 식으로. 아마 제 생각엔 (학교에)전화해서 곡을 물어봤던 거 같아요. 막연하게 자유곡이라고 돼 있으니까요”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직접 성신여대 입학처에 전화해 ‘정말 아무 자유곡이나 준비하면 되느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어 자유곡 1곡을 정해 한 달 넘게 연습했었다”며 “이제 와서 실기시험이 없었다는 성신여대의 주장은 황당한 소리”라고 말했다.

문 씨는 당시 면접장에 자신 말고도 실기연습을 하던 학생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씨는 “면접 대기 시간에 다른 학생들도 계속 악보를 외우고 있는 등 실기준비에 바쁜 모습이었다”며 실기시험이 없었다면 수험생들이 왜 그런 준비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수능 제쳐두고 한 달 넘게 피아노 연습…면접관들도 악기연주부터 시켜”

▲문성원 씨는 과거 팔이 불편한데도 피아노를 잘 쳐서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 소개되기도 했다.

▲문성원 씨는 과거 팔이 불편한데도 피아노를 잘 쳐서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 소개되기도 했다.

문 씨는 성신여대가 ‘현대실용음악학과 면접에서 악기연주는 필수가 아닌 희망자에 한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고, 점수에 반영하지 않는 참고용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문 씨는 “내가 알아서 피아노를 친 것이 아니고, 면접관이 시켜서 피아노를 쳤다”며 “실제 면접장에 들어갔을 때도 심사위원들이 가장 먼저 악기연주를 해보라고 했고, 이어서 질문을 던졌다. 실기연주를 해보라고 시킨 것 자체가 평가를 통해 점수에 반영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면접 질문도 ‘음악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그리고 그 이유는?”이런 식으로 답이 정해진 질문이 아니었다. 실기를 점수에 반영하지 않았다면 그런 질문만으로 어떻게 합격자를 가렸는지 의문”이라며 “성신여대 탈락 후 많이 아쉬웠지만 나보다 악기연주를 잘 한 학생이 합격한 줄 알았다. 타 학생에게 25분씩 면접시간을 기다려주는 일이 있었는 지도 몰랐다. 과연 내가 아무 재력이 없는 일반인의 딸이라고 밝혔다면, 그런 나를 면접관들이 기다려줬을까? 그랬더라도 기다린 시간을 감안하지 않고 나를 합격시켜줬을까”라며 박탈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 문성원 씨의 입시지도를 맡았던 고3 담임선생님 최인희 씨. 최 씨도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면접에서 실기평가가 분명히 있었고, 그 때문에 문성원 씨가 수능공부까지 제쳐두고 실기연습에 밤낮으로 매진했다고 말했다.

▲ 문성원 씨의 입시지도를 맡았던 고3 담임선생님 최인희 씨. 최 씨도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면접에서 실기평가가 분명히 있었고, 그 때문에 문성원 씨가 수능공부까지 제쳐두고 실기연습에 밤낮으로 매진했다고 말했다.

문 씨의 입시를 지도한 대안학교 선생님 최인희 씨 역시 성신여대 주장에 대해 “황당한 소리”라고 지적했다. 최 씨는 “성원이의 입시지도를 하면서 분명히 자유곡을 준비하라는 내용을 봤고, 이 때문에 학교에서도 피아노실을 따로 마련해 주는 등 성원이의 실기연습을 위해 배려했다”며 “성원이는 학생부 성적이 2등급 정도로 높아 실기준비만 잘하면 합격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수능시험 공부도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는데, 수능준비까지 제쳐두고 실기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성원이가 장시간 연습을 하면 팔에 마비가 오기 때문에 무리하면 안 되는데도, 성신여대에 입학하겠다는 의지로 밤낮없이 연습을 했다. 실기평가가 없었다면 그렇게 무리를 했겠느냐”며 “만약 성신여대가 실기평가를 점수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었다면 정확하게 수험생들에게 공지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문성원 씨는 성신여대 탈락 후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에 합격,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문 씨는 “성신여대는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대학 지원을 했던 곳 중 유일하게 음악관련 학과였고, 가장 가고 싶은 학교였다. 입학해서 계속 음악공부의 꿈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이제는 다른 진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의 거듭된 해명 요청…성신여대 측 “대응하지 않겠다”

당시 실기 시험을 분명히 봤다는 수험생과 지도 교사의 증언이 나옴에 따라 뉴스타파는 성신여대 측에 당시 실기평가가 없없다면서 학생들에게 자유곡은 왜 준비하라고 했는지, 실기평가를 점수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사실은 모든 수험생들에게 공지가 된 것인지 물었다. 하지만 성신여대 측은 이번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병우 교수에게 직접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으나 성신여대는 출입 자체를 막았다. 성신여대 측은 “뉴스타파 취재에는 대응을 하지 않겠다. 출입도 할 수 없다”며 반론을 거부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나 의원의 딸 김 모 씨가 2012학년도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의 현대실용음악학과 면접에서 드럼 연주에 필요한 MR(반주음악)을 틀 장치(MR카세트)가 없다는 이유로 드럼연주를 거부했고, 이 때문에 이병우 심사위원장(현대실용음악학과 학과장)이 교직원들을 동원해 카세트를 구하느라 면접 시간이 25분이나 지체됐는데도 최고점으로 합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촬영 : 김남범, 김기철, 김수영
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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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한 인상의 아버지가 운전을 한다. 옆 자리엔 성인이 된 딸이 앉아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대뜸, 딸이 말한다. “나도 아빠랑 같이 출근하고 싶다”. 말 없이 딸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딸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힘내, 우리 딸”

다시, 이번엔 인자한 모습의 어머니와 건장한 아들이 등장한다. 어머니가 마련한 소담한 밥상을 앞에 두고 대뜸, 아들이 말한다. “퇴근하고 먹는 밥맛은 어떨까” 반찬을 집던 젓가락질을 멈추고 어머니는 아들을 바라본다. “밥 맛은 다 똑같지 뭐. 힘내, 우리 아들”.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가 끝나면, 신뢰감 있는 목소리의 내레이션이 화룡점정을 장식한다. “노동개혁은 우리 딸과 우리 아들의 일자리입니다” .

정부의 이른바 ‘노동개혁’ 홍보광고 이야기다. 버전은 이외에도 서너개가 더 있다. 버전이 뭐든, 결론은 노동개혁이 청년 일자리를 창출 할 것이라고 반복한다. 정말 그럴까?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은 ‘헬조선’을 벗어나 ‘내 꿈이 이뤄지는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을까?

현실 속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

여기 광고가 아닌, 현실 속에 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정규직으로 29년째 근무한 이만우 씨(56)는 3년 뒤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에 이미 노사 합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는 대신 59세부터 임금을 줄이기로 했다.

이 씨에겐 건장한 아들이 있다. 아들 역시 현대중공업에서 일했다. 하지만 정규직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6년째 하청업체 소속 파견 노동자였다. 여러 번 정규직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리고 아들은 지난 9월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잃고 말았다.

작업장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다. 큰 수술을 몇 차례 했지만, 소생 가능성이 희박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육신을 보내는 대신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아들은 지난 10월 5일 5명의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정규직은 해마다 우리 중공업 같은 경우는 해마다 6, 7백명이 나가요. 보충되는 인력은 1/10 정도에 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말은 무늬만 일자리 창출로 임금피크제 시행한다고 해놓고, 일자리 창출이 정규직으로 창출해야 하는데, 비정규직만 양산시키는 이런 현실이 되거든요. 빛 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합니다.
– 이만우 / 고 이정욱 씨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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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잃은 이 씨는 정부의 정책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 후 청년일자리가 늘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오히려 청년일자리가 줄어들었거나, 질 좋은 정규직 보다 위험한 파견 일자리만 대거 늘린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2011년 이후 현대중공업의 기술교육원 수료생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교육원은 청년들이 현대중공업에서 일하기 전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또 현대중공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력 구성을 보면 파견 노동자는 2012년 이후 급증했지만, 정규직은 제자리 걸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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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양보해서 임금피크제가 일자리를 늘린다고 인정하더라도, 늘어난 일자리는 이 씨의 아들처럼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는 위험한 일자리다. 현대중공업에서는 2014년에만 파견 노동자 10명이 숨졌고, 올해도 이 씨의 아들을 포함해 3명이 숨졌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자가용을 타고 출근하더라도 아버지는 정규직으로 아들은 파견 노동자로 일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저성과자로 낙인 찍힌 아버지

또 다른 아버지와 딸 이야기도 있다. 박현중 씨(가명, 50)는 사무직으로 현대중공업에서 20년 넘게 근속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하나 있다. 한참 돈이 많이 필요할 때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박 씨를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희망퇴직 대상자로 통보했다. 박 씨와 같이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1,500여 명이다. 그중 1,300여 명이 나갔고, 박 씨를 포함한 일부는 부당한 해고라며 노조를 결성하고 맞섰다.

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진 희망퇴직 대란은 정부의 ‘노동개혁’으로 벌어지게 될 일반해고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조조정 대상자들에게 저성과자라는 딱지를 붙이고,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퇴직을 종용하는 것이다. 퇴직을 거부하면 역량 강화를 명목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그렇다. 하지만 역량 강화 교육은 실상 ‘나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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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교육을 받았냐면은 이직, 전직, 창업 그런 내용을 주로 교육을 받았어요. 이게 과연 전문직무향상교육인지 제가 묻고 싶고 그거는 결국은 나가라 다른 회사로 가라
– 박현중 / 현대중공업 사무직 (희망퇴직 거부자)

기업이 구조조정을 할 때 희망퇴직 또는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개별적으로 퇴직을 종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사실상의 부당 해고를 감추기 위함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해고 사유는 정당한 절차를 거친 징계해고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해고 뿐이다. 이외에도 해고가 정당성을 가질려면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명시돼야 한다. 그렇지 않은 해고는 부당한 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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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조치를 노동계가 완강히 거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회사가 취업규칙을 변경해 해고를 쉽게 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이 가져올 미래, 쉬워지는 해고

정우형 씨(48)는 지난 5월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서 제초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센터가 3번 이상 고객 클레임을 받으면 해고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하려 했기 때문이다. 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소속이 아닌 직원을 대상으로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 노조에는 통보만 했다.

취업규칙을 이렇게 바꿀거고 ½ 이상이 벌써 사인을 했기 때문에 이건 노조인 당신들 사인 안 한다고 해도 통과될 것이다. 강제적으로 통보를 하더라구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통과되면 바로 잘려나갈 사람들이 순위별로 이렇게 쭉…
– 정우형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정 씨 역시 고등학생 딸을 둔 아버지였다.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할 정도로 정 씨에겐 절박한 선택이었다. 다행히 일찍 발견돼 목숨은 건졌지만, 여전히 정 씨는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다. 이후 센터는 취업규칙 변경을 철회했지만, 정 씨는 정부의 노동개악이 가져올 미래를 벌써 염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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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회사 대표가 아닌 정부가 만든다고 그러면, 제가 싸움의 명분이 많이… 나라에서 하겠다는데 나라에서 하라고 하는데 뭔데 못하게 막냐, 이렇게 나오면 인제 지금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되겠죠.
– 정우형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정부는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장미빛으로 가득한 미래를 전망했다. 하지만 합의문이 글이 아니라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게 될 노동현장에는 이미 잿빛 미래가 서서히 도래하고 있다.

목, 2015/10/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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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론 난 게 없다’던 박근혜 정부의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겸 부총리가 국정감사장에서 국민들에게 이같이 공언한 것은  지난 10월 8일입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현직 교육부 직원들이 주축이 된 비밀 태스크포스팀이 한창 가동되던 시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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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만 무성하던 이 비밀 태스크포스(이하 TF)팀의 실체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비밀 TF팀의 사무실을 긴급방문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이 비밀 TF사무실이 위치한 곳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 1층이었습니다. 사실확인을 위해 국회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곳을 찾았지만 직원들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응대하지 않았습니다. 대치는 현재(26일 아침 8시)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관련기사 : 정부, 국정화 TF팀 비밀 운영… “청와대에 일일보고”

지난 9월말 이곳에 입주한 이 TF팀은 규모를 3개 팀, 21명으로 불려가며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업을 은밀히 진행해왔습니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수한 이 TF팀의 명단은 이들이 누구이고, 또 어떤 업무를 해왔는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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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을 맡고 있는 오석환 현 충북대 사무국장은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을 지낸 이른바 ‘TK(경북 상주)’ 출신입니다. 정식 파견 발령도 없이 이 TF팀의 단장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김연석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장은 교육부의 내부보고서인 ‘한국사 교과서 분석 보고서’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전달한 장본인으로 지목돼 온 인물입니다.

‘기획’, ‘상황관리’, ‘홍보’ 등 3개 팀으로 이뤄진 이 TF팀의 업무 내용도 통상적인 교육부 업무로 보기엔 이상한 대목이 많습니다. 반대 여론에 대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데 투입되는가 하면 언론은 물론 교직원과 학부모, 시민단체들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합니다. 또 일부 홍보팀 직원들은 신문에 기고하거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할 사람을 섭외하는 일까지 맡고 있습니다.

특히 BH, 즉 청와대의 일일 점검 회의를 지원한다는 내용은 이 비밀 TF팀이 청와대에 국정화 관련 업무 내용을 계속 보고해왔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뉴스타파가 현장 취재 도중 단독 촬영한 비밀 TF팀의 컴퓨터 화면에서도 ‘ BH’라는 이름의 폴더가 있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TF팀이 청와대 보고 내용이나 지사 사항 등을 따로 보관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어 놓은 폴더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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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기사 : 국정화 비밀 TF팀 컴퓨터에 ‘BH’ 글자 선명

야당 의원도 청와대가 이 TF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합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교육부 차관 등이 이 장소를 드나들며 보고 받았다고 한다. (세종시의) 청사를 놓아두고 왜 여기서 그랬는지 소상히 밝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이 비밀 TF팀을 통해 청와대가 직접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주도해 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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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9시 쯤 100여 명의 경찰이 TF팀이 입주한 건물을 에워싸 야당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은 오늘(26일) 오전 8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 야당 의원과 당직자가 TF팀 사무실을 방문하자 건물 안에 있는 TF팀 직원들은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불도 끈 상태로 야당 관계자의 내부 확인 요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건물 안에는 적어도 5명의 TF팀 직원이 있는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당하고 적법한 공무 수행이라면 왜 문 걸어 잠그고 교문위 위원들의 면담을 거부하는가”라며 “지금이라도 당장 나와서 당당하게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과 관련해 국회의 자료 요구와 언론 보도 증가로 업무가 증가함에 따라 현행 역사교육지원팀 인력을 보강해 10월 5일부터 한시적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여전히 의원들의 사실 확인 요구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월, 2015/10/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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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9 개각 대상자 9인 재테크 분석
– 9명중 4명은 20억 부동산 부자
– 송언석 차관, 출생 전 토지 6필지 매입

지난 10월 19일 발표된 9명의 신임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1인당 1년에 평균 1억 원 씩 재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영 교육부차관은 재산 신고 내역이 없어 분석에서 제외했다). 또 9명 중 5명은 강남과 송파, 용산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20억 원 이상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인사는 9명 중 4명이고, 10억 원 이상은 5명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출생 전에 매입한 것으로 돼 있는 토지 6필지를 포함해 13필지를 출생전이나 미성년 시절 매입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대한민국 정부 관보에 공개된 공직자 재산 내역과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번에 발표된 장·차관급 인사 9명의 재산 증식 현황을 분석했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의 재산이 31억 원으로 가장 많고, 20억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공직자는 9명 중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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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차관은 모두 토지 14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천시 구성면 미평리 668번지’ 토지는 1963년 생인 송 차관이 태어나기 5년 전인 1958년에 송 차관이 매입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에 기록돼 있다. 이처럼 송 차관이 출생하기 전에 송 차관 이름으로 매입된 토지는 모두 6필지로 확인됐다. 또 나머지 8필지 가운데 확인이 가능한 7필지도 모두 송 차관이 만 14세가 되기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차관은 성인이 되기 전 현재 가치로 2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김천시 등기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토지 등기를 할 때 신원 확인 절차가 허술했고, 등기 접수를 할 때 계약서를 소급해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왜 출생 전에 매입이 됐다고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송언석 차관은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할아버지가 모은 재산을 물려준 사실상 증여였지만 매매로 잘 못 기록한 것 같다”며, “태어나기 전에 매매한 것으로 기록된 것은 단순한 오기이고, 증여세를 낸 증빙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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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상인 9명의 고위공직자 가운데 5명(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조태용 국가안보실1차장, 방문규 복지부차관, 송언석 기재부2차관)은 강남과 송파, 용산구에 아파트 등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20억 원 이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공직자는 9명 중 4명이고, 10억 원 이상은 5명이다. 9명 공직자의 재산 가운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의 비중은 72%가 넘었다. (부동산 관련 채무로 추정되는 금융 부채는 부동산 가액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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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1인당 1년 평균 1억 3백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의 경우 2014년 재산을 신고하면서 이태원의 자택을 토지와 건물로 분리 등기해 서류상으로 재산이 1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신고했다. 재산 증감 추이는 조태용 1차장을 제외한 8명의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계산했다.)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난 임성남 외교부1차관의 경우 재산이 1년 동안 2억 6천만 원 증가했다. 광진구 화양동의 건물이 1년 만에 9천 만 원 가량 올랐고, 임대료와 펀드 수익 등을 저축한 예금이 1억 원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는 1년에 평균 4천만 원 정도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유학 비용으로 빚이 늘었기 때문이다.

▼ [표] 10.19 개각 고위공직자 9명 재산 내역 (단위 : 백만 원)

이름 부동산 소유 부동산 재산
총액
송언석
기재부2차관
2,616 대치동 아파트
방배동 아파트 등
3,126
임성남
외교부1차관
2,274 화양동 건물
경기도 광주 임야 등
2,897
방문규
복지부차관
2,071 서빙고동 아파트
방배동 아파트 등
2,838
조태용
국가안보실1차장
2,458 이태원동 주택
삼성동 상가 등
2,050
강호인
국토부장관
후보자
567 과천시 아파트
대구시 아파트 등
1,513
황인무
국방부차관
115 대전시 아파트
(전세) 등
1,099
김규현
외교안보수석
1,044 고양시 아파트
인천 송도동 아파트 등
932
윤학배
해수부차관
544 위례신도시 아파트
세종시 아파트 등
577
김영석
해수부장관
후보자
775 도곡동 아파트
고양시 아파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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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10/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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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대가 버니 샌더스를 따라잡은 것인가?.
-8.15, 허핑턴 포스트

대통령 선거를 일년여 남겨놓은 미국에 좌파 정치인 돌풍이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1981년 미국 북부 버몬트주 벌링턴시 시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무소속 연방 의원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여러분들이 일어서서, 맞서 싸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대선 경선에서, 정치 혁명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미국의 최고 부유층 만을 위해 작동하는 경제가 아닌,
미국의 모든 이들을 위해 작동하는 경제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10.24, 아이오와 유세

▲ 버니 샌더스의 아이오와 유세 현장

▲ 버니 샌더스의 아이오와 유세 현장

미국도 우리처럼 사회주의가 금기시 되는 상황이지만 사회주의자인 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무소속인 그가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세론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지난 14일에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도 그는 힐러리의 최대 약점인 이메일 사건을 덮어주며 네거티브 전략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펼치는 데는 단호했다.

민주적 사회주의란 것은 우리 사회 상위 1%가 하위 90%가 소유한 것을 합친 만큼의
부를 독점하는 것이 비도덕적이며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10.14,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

토론이 끝난 후 CNN이 자체 조사한 페이스북 여론 조사 결과 그는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 토론 시간 동안 트위터 팔로워 증가 수는 약 3만 5천 명을 넘어서며 힐러리의 세배를 기록했다. 미국 언론 대부분도 버니 샌더스가 SNS에서 힐러리를 이겼다고 평가했다.

미국대선토론위원회(CDP) 공동의장이자 전 백악관 대변인 마이크 맥커리는 샌더스의 이러한 돌풍에 대해 그의 진정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진실한 그의 발언들이 미국 유권자들에게 기성 양대 정당 소속의 다른 정치인들과는 차별화 돼 보이고, 새로운 방식의 소통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50년 가까이 일관되게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그의 행보도 미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지금 미국이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라면, 그리고 나의 노동생산성이 향상이 됐다면
왜 우리는 더 장시간의 노동을 하는데 더 적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5.2, 뉴햄프셔 유세

실제 그는 노동자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야 경기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주 40시간 이상을 일하는 노동자가 빈곤에 허덕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권리를 보호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늘날 미국에는 가처분 소득이 없는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월세를 내고, 식료품을 구매하고, 약을 사고 나면 이들에겐 아무 것도 남지 않습니다.
-9.12, 사우스 캐롤라이나대학교

우리는 경영자가 노동자를 마음대로 해고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10.6, 미 의회 의사당 앞

▲ 노만 토마스(좌)와 버니 샌더스(우)

▲ 노만 토마스(좌)와 버니 샌더스(우)

샌더스가 스스로를 사회주의자 지칭하며 대선에 도전하는 것은 1920년 대에 ‘노만 토마스’가 사회주의자 후보로 대선에 나선 이후 9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기성 정치권이 자신을 극단주의자라고 폄훼하자, 부자에게 세금 깍아주고 최저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극단주의자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그러나 주류 언론과 기성 정치권은 그가 힐러리의 벽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샌더스의 의지는 확고하다. 1981년부터 8년 간 벌링턴시 시장으로 재임하며 사회주의 정책으로 성공적인 시정을 경험한 것과 25년 무소속 연방 의원 경력을 기반으로 극심한 불평등과 차별에 신음하는 미국 사회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이목이 신자유주의의 중심부, 미국에 등장한 한 좌파 정치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화, 2015/10/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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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정에 들어선 유우성 씨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함께 싸워온 변호인들,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온 기자들, 그리고 얼마 전 백년 가약을 맺은 그의 아내가 곁에 섰다. 유 씨는 연이은 법정 싸움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상고를 기각한다

2013년 1월 10일 국정원 수사관들에게 체포된 이후 2년 9개월, 날짜로 따지면 1024일 만에 ‘간첩’의 누명을 완전히 벗어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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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을 벗어나 수많은 기자들 앞에선 유 씨는 담담히 지난 소회를 밝혔다. 자신을 믿고 입국했던 동생 유가려 씨가 합신센터에서 겪었던 고통에 대해 얘기할 때면 그의 목소리는 늘 가늘게 떨린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고통스러운 세월 속에 눈물을 훔치던 때가 많았지만 그는 분명 많이 성장했다. 그는 기자들 앞에 서서 이번 판결의 의미가 단지 자신 한 명의 누명이 벗겨지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간첩 조작 사건이 있었고, 자신의 고초는 과거 간첩 조작 역사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말했다. 그는 이번 무죄 판결로 더 이상 간첩조작의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간첩조작 가해자 처벌은 ‘최초’…봐주기 수사와 판결은 ‘과제’

같은 날 유 씨를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던 국정원 직원들의 유죄는 확정됐다. 여전히 국정원의 조직적인 범죄를 일개 과장의 범행으로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헌정 사상 최초로 간첩 조작의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은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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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이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현행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의 조사방식을 문제 삼은 것도 이번 선고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 씨의 동생 유가려 씨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중앙합동신문센터)의 조사를 받으며 △장기간의 구금 △변호인의 조력권 박탈 △수사관의 회유 등을 겪고 신뢰할 수 없는 진술을 했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결에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또 검찰 측이 주장한 국정원장의 재량권과 임의수사권에 대해 재판부의 오인은 없었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아직 풀지못한 과제들이 남았다는 말도 나온다. 국가기관에 의한 증거조작이라는 ‘국기문란’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대부분의 국정원 직원들이 벌금형 정도로 법의 심판을 피해간 것은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번 간첩조작사건의 증거조작을 배후에서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문성, 이시원 두 담당 검사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미진한 부분이다.

금, 2015/10/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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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우리나라는 왜 26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최대 우방이라는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게 됐을까? 전투기 개발 사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공군 예비역 장성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KF-X 사업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들은 처음부터 KF-X나 기술이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철학이 없었어요. 미국이 요구하는 록히드 마틴사의 F-35를 사야 한다, 거기에 다 매몰된 겁니다. KF-X 사업에 관심을 가질 정신이 없었죠. 미국이 나중에 다 해 주겠지, 그런 생각만 한 겁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한마디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라는 국익보다 미국의 입장이 우선 고려됐다는 말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KF-X 사업은 총 7번 타당성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건 딱 한번. 그것도 사업 주체인 공군이 한 대학에 의뢰한 ‘셀프 조사’ 뿐이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국책연구기관들은 모두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정부와 군은 이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F-X 사업)은 고성능 전투기를 미국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사들이는 8조 3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절충교역 형태로 4개의 핵심기술을 포함, 총 25개의 기술을 이용해 한국형 전투기를 만든다는 게 KF-X 사업의 핵심이다. 당초에 이전 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이 설계됐기 때문에, 기술 이전 문제는 F-X, KF-X 사업 모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기술 이전이 KF-X 사업의 전제 조건

그런데 미국이 4개 핵심 기술에 대한 이전을 거부하자 정부 당국자들은 말을 뒤집었다. 기술 이전 문제가 KF-X 사업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황당한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월 8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4개 기술의 이전에 관한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 거냐, 그것 아니면 KF-X 사업을 기술 이전을 안 받고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느냐 하는 문제는 또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이전 받지 못한 4개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미 90% 정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기술 개발을 할 수 있으면 좋죠. 지금 정부는 9000억 원 정도를 들여 4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또 체계통합까지 이루겠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다수 국가들이 수조 원의 돈을 들이고도 실패한 일입니다. 상당한 기술을 가진 유럽의 경우도 AESA레이더 하나 개발하는데 1조 원 넘는 돈을 썼습니다. 기간도 10년 넘게 걸렸고요. 만약 우리가 계획대로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놀랄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겁니다.
부승찬 박사/연세대 북한연구원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방위사업청, 국방부, 청와대의 주장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입에서도 매번 말이 달라졌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장에서 “올해 4월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가 “F-X 기종 선정 당시인 2013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마찬가지. 지난 10월 19일 국방위원회 회의에서는 “4개 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사업을 시작하던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던 그는, 10월 2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올 6월에야 알게 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무능과 무책임이 불어온 참사

방위사업청이 록히드마틴과 F-X 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만약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F-X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로 KF-X 사업을 추진하겠다던 정부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수십조 원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군이 철저히 국민을 속여 왔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KF-X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의 계속된 말바꾸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외면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예비역 공군 장성은 이 모든 상황을 “정부와 군이 무능”해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부와 군의 무능이 불러온 일입니다. 창피한 일이죠. 한미동맹을 주장하면서 정작 아무 것도 미국에 요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거죠. 비리보다 더 무서운 게 무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 2015/11/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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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를 실현시켜 줄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은 결국 없는 일이 됐다. 국회는 뒤늦게 정부에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고 하지만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인 F-X 사업에서 기술 이전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가 당초 선정한 후보 기종을 뒤집고 록히드 마틴 사의 F-35A(F-35A Lightening II) 기종을 선택한 순간, 사실상 기술 이전을 전제한 본래의 KF-X 사업은 실종됐다는 것이다.

F-X 사업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미로를 헤매기 시작한 것은 2013년 9월에 열린 제7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X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이었던 보잉사의 F-15 SE(Silent Eagle)은 방추위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방추위는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2년에 걸친 방위사업청의 선정 과정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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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방추위 관계자들은 F-15SE가 차세대 전투기로서의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 핵시설 타격 등 중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적의 레이더 망을 피하는 ‘스텔스(Stealth)’ 기능이 핵심적인데, F-15SE는 이 기능이 취약해 차세대 전투기로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이날 회의록에 담긴 당시 김관진 방추위 위원장(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한마디는 두고 두고 뒷말을 낳고 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전투기의 기종 선정은 ‘정무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누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적인 고려’. 전문가들은 이 말을 두고 당시 방추위 결정의 이면에 국익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이 F-15SE가 아닌 F-35를 택하길 원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보잉사 역시 미국의 거대 방산력업체지만 당시 미국 정부 입장에선 F-35 해외 판매가 갖고 있는 의미가 각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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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기종은 미국, 영국, 터키, 호주 등 9개 국가가 공동 투자해 개발 중인 5세대 항공기다. 공대공, 공대지, 정찰 임무를 하나의 기종으로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시작된 사업이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미국 정부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기술적 난제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기술 하자로 시험 비행 도중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9개 참여국 중 다수가 현재 사업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영국, 터키, 네덜란드, 노르웨이, 이런 서방국가들이 F-35 구매 계약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조차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일 정도입니다. 이렇다 보니 개발 비용에 따르는 부담이 전투기 가격으로 전가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초기 개발 때는 약 7천만 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대당 2억 달러에 이른다는 말도 나옵니다. 거의 3배 정도가 폭등한 거죠. 대량생산이 되면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초기 물량의 경우 이 2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 전투기를 고가로 구매해서 성능 발휘가 안되는 일이 발생이라도 하면 국가적 낭패일 수 밖에 없죠.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 때문에 F-35가 시장성을 잃자 미국 정부가 전통적인 동맹국, 특히 우리나라를 주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잉사의 F-15SE이 방추위에서 부결되기 직전인 2013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당시 방추위 위원장이 만났다. 그 양자 회동 직후 김관진 위원장은’ 정무적 고려’라는 말을 꺼냈고, 차세대 전투기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가 된 것이다.

“협상력 잃은 우리 정부…기술 이전은 커녕 F-35A 모셔오기”

이후 차세대 전투기의 스텔스 기능은 군 요구성능, ROC의 필수 항목이 된다. F-X사업의 가격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 군 스스로 낮췄던 스텔스 관련 ROC의 수위를 돌연 다시 올린 것이다. 3개 후보 기종(F-15SE, F-35A, 유로파이터 타이푼) 가운데 새 ROC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가 유일했다. 그리고 2014년 3월 7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F-35A가 F-X사업 구매기종으로 결정되기까지 록히드 마틴은 사실상 1:1 파트너로 협상을 주도하게 된다.

이건 엄밀히 말해 F-X 3차 사업이 아닌 4차 사업입니다. 차세대 전투기 60대를 사는 것이 3차 사업이었는데 구매대수를 40대로 변경하고 예산 규모도 비뀌었으니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다고 봐야죠. 문제는 이후부터 록히드 마틴이 새로 협상해야겠다는 식으로 콧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1대1 협상이다보니 록히드 마틴의 위세가 높아졌고 수시로 뒤에 있는 미국 정부 핑계를 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약속했던 기술 이전의 문제조차 미국 정부의 승인 사안이라며 다 빠져나가는 식이었죠. 그 결과 계약 맺을 시점에는 우리의 협상력이 다 소진된 상황었습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가 미래 공군의 결정적 사안이라면 어떻게든 계약을 미뤄 협상력을 제고할 전략을 취해야 했는데 우리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책을 번복하며 그 기종(F-35A)을 모셔오는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사실상 2013년 9월 방추위 이후 록히드 마틴이 단일 협상 대상이 된 이후부터는 KF-X 사업을 위한 핵심기술 이전 문제는 완전히 협상에서 배제돼 있었다는 말이다.

청와대에 건의서 보낸 록히드마틴 ‘장학생’들

석연치 않은 F-X사업 기종 변경의 이면에는 김 실장이 언급한 ‘정무적 고려’ 외에 또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지난 10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방추위가 F-15SE를 부결할 당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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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방추위를 앞두고 예비역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청와대와 국방부, 국회에 보낸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건의서는 한 장관이 언급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다.

영명하신 대통령님께서 국가안보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재 주신다면 국방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간 예산을 조정하여 스텔스 기능을 구비한 차기 전투기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 중

F-X 사업 선정 기종이 반드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기종이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김 실장을 비롯한 방추위 관계자들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사실상 록히드 마틴 F-35A를 선택해 달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문제는 이 건의서를 보낸 전직 공군참모총장 중에 록히드 마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 건의서에 이름을 올린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1982년~1984년)은 전역 후 ‘승진기술’이라는 방위산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승진기술은 록히드 마틴의 한국 대리점이다. 더구나 김 전 총장은 건의서를 작성할 당시, 록히드 마틴에 군사기밀을 팔고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김 전총장은 지난 2월 유죄를 확정받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총장과 함께 건의서를 보냈던 한주석 전 공군참모총장(1990년~1992년)도 1993년 율곡사업 비리사건 당시 록히드 마틴의 전투기 F-16 도입 로비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됐던 인물이다.

캐나다 “F-35 도입 원점 재검토”…우리는?

지난 10월 말 캐나다 총선에서는 F-35 구매 사업이 주요 쟁점이었다. 제2야당이었던 자유당은 이전 보수당 하퍼 정부가 세운 F-35 구매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치솟는 도입 비용에도 불구하고 보수당 정부가 F-35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총선 승리 시 F-35 도입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자유당은 전체 의석 338석 가운데 184석을 확보하며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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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2012년에 발표된 캐나다 감사원의 F-35 도입 사업 감사보고서는 보수당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F-35의 구매비용과 운용비용을 총 250억 캐나다 달러로 산정하고도 160억 캐나다 달러로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가 보수당 정부의 은폐와 거짓말에 대한 ‘심판’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미군 관계자는 이번 캐나다 총선의 영향으로 캐나다가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 철수하게 되면 다른 참여국들이 지불해야 할 F-35의 대당 가격이 100만 달러 가량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2015/11/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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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대회 참석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모(70)씨가 뇌수술을 받고 있는 서울대 병원에서 최기훈 기자가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도합니다.

※ 민중총궐기대회 현장상황 SNS 라이브 페이지(링크)

토, 2015/11/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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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aek, who was knocked down by the police water canon while taking part in a demonstration (or “an anti-government demonstration”) in Seoul, has had to undergo brain surger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NEWSTAPA report which took place on November 14th.

일, 2015/11/1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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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was a large demonstration of around 130,000 protesters in downtown Seoul on November 14th.

Demonstrators and Police clashed near Gwanghwamoon Plaza around 5pm. Police hit back at protests with water canons. The demonstration continued into the night.

Mr Baek, an elderly protestor was knocked down by the police water cannon while taking part during the demonstration, has since had to undergo brain surger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ubtitle by : Sewol Ferry Worldwide Supporters Translation Team, John Georgie

일, 2015/11/1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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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청문회장에서 사장 후보 취재 방해

-고대영 KBS 사장 후보, “건국은 1948년”

-고 후보, “편성규약, 노사합의 없이 개정하겠다”

11월16일 열린 고대영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장에서 KBS 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청문회장에는 고대영 후보의 청문회 준비팀에 차출된 기자와, 국회 출입기자들 등 10여 명의 KBS 기자들이 오가며 고대영 후보를 ‘호위’했다. 이들은 타사 기자들의 촬영을 막고, 질문을 방해하는 등 기자로서 기본적인 직업 윤리를 저버린 행태를 보였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사에서 국민의 수신료로 급여를 받는 공영방송 현직 기자들이 아직 사장 후보자에 불과한 사람을 마치 조직의 ‘보스’처럼 모신 것이다. 고대영 후보는 청문회가 끝나자 KBS 기자들이 출입문을 막고 취재를 방해하는 동안 다른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생생한 현장은 동영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고대영 KBS 사장 후보는 대한민국 건국은 1948년이라고 청문회 석상에서 밝혔다. 고대영 후보는 11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영어로 establish라는 뜻”이라며, “정부 수립도 1948년이고, 국가 수립도 1948년”이라고 말했다. 5.16쿠데타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군사정변으로 판결한 것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시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신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에 역행했다는 견해와 시대적 상황에서 필요했다는 견해가 있다”고 밝혔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는 “사장 후보로서 견해를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동순 KBS 전 감사

고대영 후보는 또, ‘청와대가 이번 KBS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폭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후배 기자 폭행 논란에 대해서도 “폭행으로 칭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2011년 KBS 기자가 민주당 회의를 도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도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때 KBS 기자들이 이른바 ‘기레기’로 불리는 사태가 벌어진 일이나, 최근 광화문 시위와 관련해 편파 보도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고대영 후보는 방송법에서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하도록 한 ‘KBS 편성규약’을 노사 합의 없이 개정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고 후보는 편성규약에서 “노조는 제3자”이고 “방송 지휘 체계에 노조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노사합의 없이 의견 청취 후 규약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KBS 편성 규약은 2003년 노사합의로 개정된 바 있다.

여야는 고대영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11월 18일까지 채택해야 한다. 야당 측은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은 KBS 사장을 임명할 수 있다. 현 조대현 KBS 사장의 임기는 11월 23일까지다.

화, 2015/11/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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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노영민 의원이 산자위 산하 공기업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하기 위해 의원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놓고, 가짜 영수증을 발행한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복수의 공기업 관계자로부터 “국회 산업위 산하 기관들이 노영민 의원의 시집 구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의원실에 설치된 카드 단말기에서 카드를 긁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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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사무실은 사업장이 아니어서 카드 단말기를 설치할 수 없다. 노영민 의원실에 카드 단말기를 빌려준 사업체는 여신금융전문업법 제 19조 5항을 위배한 것이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노영민 의원실 측도 카드 단말기 설치 사실을 인정했다. 이장섭 보좌관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긁게 한 것이 위법인 줄 몰랐다. 의원님에게는 보고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실은 또 석탄공사 등 일부 기관들에게 노 의원의 시집을 대량 판매하면서 출판사 명의로 가공의 전자 계산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석탄공사 내부자료를 보면 공사는 지난 11월 2일 시집을 사면서 출판사 명의의 50만 원짜리 전자영수증을 발급 받았다. 그러나 이 영수증은 출판사 직원이 아닌 노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성모 비서가 출판사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이용해 부당하게 발급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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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 관계자는 “단순히 제작 대행을 맡아 납품한 것이며, 전량을 노 의원 사무실에 입고해 놓은 상태”라며 “판매는 의원실이 전적으로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청식 세무사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사지 않았는데 출판사 명의의 전자 계산서가 발행된 것은 조세범처벌법 대상”이라며 “이같은 행위는 거래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할 뿐아니라 세무행정을 정말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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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또 노영민 의원실의 한 보좌관이 각 기관별 시집 판매 목표를 할당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이 제보 내용에는 각 기관별 할당량과 함께 구매 내역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해당 기관들은 모두 구매 사실을 부인했다. 일부 기관의 경우 취재 사실을 알고 출판사로부터 발행받은 전자 영수증을 취소하고 구매계획을 백지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 등 산자위 산하 공기업이 수십에서 수백 권씩 시집을 산 사실이 드러나 모종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노 의원의 시집을 2백만 원어치 샀고, 또 다른 한 공기업은 1백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 개발에 수조 원을 쏟아부었다가 투자 실패로 현재 자력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대량으로 구입한 공사 측이나 산하 공기업을 상대로 책을 판매한 소관 상임위 위원장 모두,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편 뉴스타파는 19대 국회의원의 저서 354권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한다. 이 중 40%인 144권은 노영민 의원이 낸 시집처럼 시중에서 구매가 불가능했고, 80권은 아예 책이 발간된 사실조차 검색할 수 없었다.

월, 2015/11/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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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겨울 서울역 구 역사를 개조해 만든 문화공간에선 1세대 사진작가 임응식 (1912~2001)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50년 작품을 한데 모은 ‘임응식’전이 열렸다. 전시회 표제사진은 그가 1953년에 찍은 <구직>이었다. <구직>은 사진을 예술로 끌어올린 ‘생활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이란 팻말을 매고 거리에 나선 남루한 실직청년.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고개 숙인 청년의 앙다문 입에선 자신의 처지에 대한 절망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 뒤에 양복 입고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신사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1953년 당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자리는 여전히 생사가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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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근로기준법은 임응식이 실업청년을 찍었던 1953년에 제정됐다. 현행 근로기준법 9조는 ‘중간착취의 배제’라는 제목으로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을 미끼로 한 ‘중간착취’를 금지한 것이다. 이 조문은 1953년 법 제정 때부터 들어 있었다.

박정희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1961년 경제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직업안정법’을 제정했다. 당시 제정된 직업안정법 9조(유료 직업소개사업의 금지)도 “누구든지 유료의 직업소개사업을 행하지 못한다”고 명시해 중간착취를 더 엄히 금지했다.

근로기준법과 직업안정법에 중간착취를 금지한 이유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1950년대까지 일자리를 미끼로 돈을 챙기는 ‘중간착취’가 널리 퍼져서다. 이승만 정부도, 박정희 정부도 경제부흥을 위해선 이런 중간착취부터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엄격히 금지됐던 중간착취는 1998년 2월 20일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허물어졌다. 파견법은 근로기준법의 중간착취 금지 취지에 맞게 간접고용을 규제해야 할 정부가 거꾸로 중간착취를 합법화한 것이다. 파견법 제정으로 1명의 노동자에게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라는 이름의 2명의 사장이 등장했다. 파견법으로 물꼬를 턴 간접고용은 이제 우리 사회의 일반적 고용형태로 자리 잡았다. 연세대학교에 출근해 청소하지만 용역회사 소속인 청소노동자, 대우조선에서 배를 만들지만 하청회사 소속인 조선노동자, 래미안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지만 다단계 하청회사 소속인 건설일용직, 현대아산병원에서 환자를 돌보지만 소개업체 소속인 간병인 등 오늘날 노동자 대부분이 간접고용으로 일자리를 구한다. 간접고용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

‘사라진 사장’…아무도 모르는 ‘간접고용’

그런데도 이들 간접고용 노동자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노동시장을 연구하는 학자들마다 추정치가 서로 다르다. 적게는 40만 명, 많게는 400만 명까지 다양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중에서도 기간제, 특수고용직, 파견직, 일용직 등의 숫자는 통계청이 해마다 3월과 8월 두 차례 발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근거로 한다.

올 8월 현재 근로형태별 노동자 구성은 아래 표와 같다. 임금 노동자 1,931만여 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627만여 명(32.5%)이다. 이들 비정규직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는 통계청 조사로는 파견직 21만 명(1.1%)과 용역직 65만여 명(3.4%)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 통계상 정규직 안에는 간접고용으로 차별받는 상당수의 비정규직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2014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만 봐도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확 늘어난다. 5천 명 이상 고용한 대기업이 자체 집계한 걸 발표했는데 2,942개 기업에 소속된 노동자 436만 4천 명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정부 용어론 ‘소속 외 근로자’)는 87만 8천 명으로 20.1%에 달했다. 대기업만 대상으로 한 수치인데도 통계청 조사 65만여 명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우조선해양으로 무려 69.9%였다.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해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이 70% 가량을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으로 채워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기업은 현대중공업이었다. 현대중공업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4만 767명이 존재했다.

5천 명 이상 고용한 대기업 가운데 정규직 비율이 97.6%로 가장 높은 회사는 미8군(USFK)이었다. 1만 2,210명이 일하는 이 미국계 회사엔 절대 다수인 1만 1,914명이 정규직이었고, 기간제 계약직만 296명이 있었다. 단순 비교하긴 힘들지만 한국 기업에서 간접고용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출처: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출처: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간접고용은 모든 산업으로 확대됐다. 서비스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3년에 모두 3만 6,561명을 고용한 가운데 정규직은 2만 5,656명, 계약직은 2,302명, 간접고용(소속 외 근로자)은 8,603명이라고 밝혔다.

▲ 이마트공동대책위원회가 11월 23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마트공동대책위원회가 11월 23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이마트의 정규직은 공통직(약 8천명)과 전문직(약 1만9천명)으로 나뉜다. 공통직만 순수한 정규직이고, 전문직은 공공부문의 무기계약직과 흡사하다. 전문직(무기계약직)은 고용이 정규직처럼 보장되지만 임금은 정규직보다 훨씬 적다. 이마트 노조 전수찬 위원장은 “전문직의 월급은 110만 원 가량에 불과해 임금으로 보면 사실상 비정규직”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노조와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서울고용노동청 등 전국 4곳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직 중심으로 노조 가입이 늘어나자 최근 회사가 노조를 음해하고 노조 탈퇴를 유도해 한 달여 사이에 60여 명이 노조를 탈퇴했다”며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 전국 11개 점포 36명의 관리자급 직원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 고발했다.

10년을 롯데백화점에 출근했지만 그녀는 ‘날품팔이’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 창립 36주년(창립일 11월 15일)을 맞아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에서 ‘이태리&프랑스 페어’를 진행했다. 부산 서면에 있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도 10월 중순부터 창사 기념행사를 알리는 광고판과 POP(구매시점광고)가 매장 곳곳에 나붙었다.

10월 22일 창립 기념행사를 알리는 광고판이 매장 곳곳에 나붙은 부산 서면의 롯데백화점 9층. 점심시간이 막 지난 낮 1시 20분께 9층 의류행사장에서 일하던 박유정 씨(40)가 행사장 옆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 최모 씨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유정 씨는 1시간만에 숨졌다. 사인은 심장마비.

▲ 롯데백화점에 간접고용돼 일하다 숨진 박유정 씨(40)

▲ 롯데백화점에 간접고용돼 일하다 숨진 박유정 씨(40)

유정 씨는 10년 넘게 롯데백화점에서 일했는데 원청 롯데 소속이 아니었다. 사건 초기 롯데백화점도 우리 직원이 아니라고 하고, 유정 씨를 고용한 입점업체도 나타나지 않아 ‘유령직원’이 됐다. 그러나 장례를 치르면서 롯데의 한 입점업체 소속으로 3일째 근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오빠 박창언 씨(43)가 수소문해 부산고용노동청에서 받은 고용보험 가입 내역엔 유정 씨가 3년 동안 56개 롯데백화점 입점업체에 길게는 23일, 짧게는 하루씩 근무한 것으로 나와 있다. 유정 씨는 지리산 자락 함양군 서상면에서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부산으로 와서 1994년부터 의류판매 일을 해왔다. 오빠는 “동생이 98년쯤부터 롯데백화점에서 일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부산에서 살았다”고 했다. 오빠 창언 씨는 “동생이 일하는 곳에서 숨졌기에 백화점과 입점업체를 통해 동생의 근무기록을 확인해 산업재해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박종석 안전관리담당 매니저는 “지난 주 유족들을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 고 박유정 씨의 3년치 근무내역. 박 씨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팔았지만 소속은 여러 입점업체를 오갔다.

▲ 고 박유정 씨의 3년치 근무내역. 박 씨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팔았지만 소속은 여러 입점업체를 오갔다.

3개월씩 계약하는 조선소 ‘물량팀’

경남 마산에 사는 고모 씨(55)는 매일 아침 6시 거제 대우조선으로 향하는 통근버스를 탄다. 고 씨는 대우조선에서 9년째 ‘배관’ 일만 해온 사내하청(협력업체) 소속 ‘물량팀’ 팀원이다.

조선소 물량팀은 파워 그라인더 같은 고숙련 업무에 초단기로 고용돼 일한다. 최근엔 물량팀이 배 만드는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쪽은 물량팀 의존도가 훨씬 높다.

원청인 대우조선이 1차 사내 하청회사에 작업물량을 주면, 고 씨의 물량팀은 1차 하청회사로부터 물량을 재도급 받는 2차 하청회사다. 1차 사내 하청회사엔 상용직(정규직)과 기간제 직원을 합쳐 300명쯤 일한다. 기간제는 다시 1년 이상 계약직과 3~11개월짜리 단기계약직으로 나뉜다. 이들 단기 계약직은 다시 일반 계약직과 좀 더 숙련도가 높아 단가가 센 직시급제로 나뉜다. 고 씨가 바로 물량팀 소속 직시급제 노동자다.

직시급제 노동자는 임금과 상여금, 연차휴가, 퇴직금을 모두 합친 시급을 받는다. 일당제 시급보단 좀 높다. 고 씨의 시급은 1만 6천 원이다. 여기서 팀장이 3~5%쯤 떼 간다. 직시급에 모든 게 포함돼 있으니, 4대보험을 요구해도 시급을 깎아 가입시킨다.

20년쯤 가구점을 하다가 실패한 고 씨는 40대 후반 뒤늦게 조선소에 들어와 3개월 단위로 계약을 반복했다. 아이들 학자금 때문에 단가가 높은 물량팀에 배치됐다. 한 물량팀장 밑에서 5년을 일하다 팀이 해체되자 지금의 팀장 밑에서 만 3년 넘게 일하고 있다. 고 씨는 “원청(대우조선)과 1차 하청이 어렵고 힘들어 꺼리는 일을 물량팀에 던져 버려, 우리는 제일 마지막 밑바닥에서 어쩔 수 없이 일을 쳐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1차 하청회사엔 한 반에 20여 명씩 15반까지 일한다. 1~11반까진 1차 하청회사의 상용직으로 4대보험도 된다. 고 씨가 속한 14반을 포함해 12~15반이 물량팀이다. 형식상 1차 하청사 소속 같지만, 팀장이 사실상 소사장이다. 1차 하청사 사장의 친구가 지금의 14반 물량팀장이다. 고 씨의 팀장은 그래도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정식으로 도급계약을 맺고 일한다. 옆반 15반은 그런 것도 없다가 올 들어 팀원 중에 한명이 사업자등록증을 냈다.

[표] 국내 대형 9개 조선소 직능별 고용변화

연도 기능직(정규직) 기능직(하청)
1990 34,701 7,360
2013 35,712 105,041

▲ 출처 : 한국조선협회

▲ 출처 : 한국조선협회

고 씨는 통근버스로 오전 7시20분쯤 대우조선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체조 뒤 인원점검을 받는다. 계약서엔 8시부터 작업 시작이지만 보통 7시45분엔 작업에 들어간다. 오전 10시에 10분 쉬고, 점심시간 1시간 쉬고, 오후 3시에 다시 10분 쉰다. 계약서엔 저녁 6시까지 작업하지만 1주일에 3번, 2시간 정도 잔업을 한다. 토요일 출근은 기본이고, 바쁠 땐 일요일에도 일한다.

원청 대우조선의 직장이 아침에 나와 한바퀴 돌면서 “오늘 용접 다 끝내야 하는데 근태가 요즘 왜 이러냐”며 협박조로 말하고 다닌다. 이런 행위는 명백히 불법이다. 얘기하려면 하청 사장에게 해야지 원청이 하청회사 소속 노동자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것 자체가 파견법 위반이다.

고 씨는 “물량팀은 ‘5분 대기조’다. 돈을 좀 더 받지만 조선소 1차 하청도 힘들고 위험하다고 걷어찬 일만 맡는다”고 했다.

고 씨의 한 달 노동시간은 270시간쯤 된다. 하루 평균 10시간씩, 한 달에 27일쯤 일한다. 많을 땐 300시간도 넘는다. 현재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월 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보다 50%나 더 많다. 이런 장시간 고무줄 노동은 우리 조선산업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때문이다. 물량팀은 다른 팀과 섞여서 작업할 수 없다. 따라서 내일 다른 팀이 들어오기로 돼 있는 작업공간을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한다.

물량팀은 주거 환경도 열악하다. 고 씨는 “하청회사가 기숙사를 주지만 잠만 자는 돼지우리”라고 했다. “한방에 4~5명씩 자니 땀 냄새나고 씻을 곳도 부족하다. 잔업 마치고 기숙사 오면 밤 10시가 넘어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려면 대충 씻고 쓰러져 잔다”고 했다. 그래서 고 씨는 지난 봄부터 기숙사를 나와 마산 집에서 출퇴근한다.

고용노동부 통계로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의 81%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동자 100명당 재해자 수를 나타내는 재해율은 0.66으로 조선업 평균 재해율 0.69보다 낮았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8월 산재보험료를 101억여 원이나 감액 받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재해율까지 포함하면 현대중공업의 재해율은 0.95로 높아진다. 결국 대기업이 위험마저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출처 : 고용노동부

▲출처 : 고용노동부

현대중공업 산재사망자는 2005년까진 원청 정규직 노동자가 많았지만 이후부턴 하청노동자가 훨씬 많아졌다. 이 통계는 산재 신청 이후 근로복지공단이 인정한 재해자만을 모은 거다. 하청회사의 비일비재한 산재사고 은폐는 모두 빠졌다. 고 씨는 “대부분 ‘공상’처리 한다. 요즘은 단속이 심해 다치거나 죽어도 구급차가 아니라 자재차량에 몰래 싣고 나간다”고 했다. 고 씨는 “지난해 여름에 다친 한 친구는 원청 안전관리과장까지 나와서 보고서를 썼는데 산재처리 못하고 공상처리해서 두 달쯤 임금의 70%쯤 주다가 이후 출근하라고 했어요. 그 친구가 아파서 출근 못하겠다고 하니 퇴사처리시켰죠”라며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산재은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했다.

이승만도, 박정희도 경제를 위해 중간착취를 엄격하게 금지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의 딸 박근혜 대통령은 파견제도를 전 업종으로 확대해 간접고용을 더욱 확산하고,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동법 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수, 2015/12/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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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울진 핵발전소 발전보조 용역 업체 직원 8명이 자신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수원의 불법 파견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1월 26일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해 한수원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을 뿐 용역업체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바 없다”며 “원고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 울진 핵발전소

▲ 울진 핵발전소

이들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발전보조원, 화학시료 채취원, 변전소 보조원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대법원은 △한수원 정규직원이 원고들에게 업무 교육을 실시한 점 △정규직원과 혼재되어 근무하면서 각종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점 △야간 또는 휴일 근무 시 출근 확인을 용역업체가 아닌 한수원 정규직원이 한 점 △업무 결과물을 정규직원이 확인하고 결재란에 서명한 점 △업무 장비와 물품을 한수원이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한수원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울진에 이어 영광 핵발전소도…불법 파견 소지 더 높아

이번 판결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영광 핵발전소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직원들의 경우도 울진 핵발전소와 사정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광 핵발전소에서 방사선안전관리 업무를 했던 전용조 씨는 울진 핵발전소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소식을 듣고 지난 2013년 10월 한수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는 지난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용역업체가 5번 바뀌었지만 용역업체 사장 얼굴을 본 적도 없다”며 “매일 한수원 정규직의 직접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소송에 참가하고 있는 13명의 다른 용역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영광 핵발전소의 경우 한수원 직원과 용역 업체 직원이 핵발전소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용역 업체 직원이 한수원 직원 대신 결재도 대리로 했다는 점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것을 감안했을 때 영광 핵발전소는 울진 핵발전소보다 더 불법파견 소지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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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내부 작성 보고서에서도 불법 파견 인정

또한 뉴스타파는 한수원에서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이 내부 보고서에는 한수원도 영광 핵발전소 방사선안전관리 용역이 불법 파견임을 인정하는 대목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전용조 씨가 영광 핵발전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2013년 8월에 조사를 시작해 10월에 작성된 것이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이 보고서는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이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이 예상된다며 유사소송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진단 결과를 보면 보건물리실 근무자의 경우 정직원과 용업업체 직원이 같은 업무를 담당해왔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업무를 구분하도록 했고 근무장소도 피폭관리업무의 경우 용역업체 직원이 ‘한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용역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사실상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용역 직원들의 변호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는 “이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 정직원 관리자와 간접 고용된 용역 직원들하고 1:1로 지휘, 명령, 감독, 보고 체계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한수원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용역 업체 소속 간접 고용자들에 대한 불법 파견이 이뤄졌단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조 씨를 비롯한 용역 업체 직원 6명은 2013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듬해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안 돼 해고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씨는 매주 수요일 영광 핵발전소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업체 직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선고는 내년 2월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목, 2015/12/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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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울진 핵발전소 발전보조 용역 업체 직원 8명이 자신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수원의 불법 파견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1월 26일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해 한수원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을 뿐 용역업체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바 없다”며 “원고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 울진 핵발전소

▲ 울진 핵발전소

이들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발전보조원, 화학시료 채취원, 변전소 보조원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대법원은 △한수원 정규직원이 원고들에게 업무 교육을 실시한 점 △정규직원과 혼재되어 근무하면서 각종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점 △야간 또는 휴일 근무 시 출근 확인을 용역업체가 아닌 한수원 정규직원이 한 점 △업무 결과물을 정규직원이 확인하고 결재란에 서명한 점 △업무 장비와 물품을 한수원이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한수원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울진에 이어 영광 핵발전소도…불법 파견 소지 더 높아

이번 판결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영광 핵발전소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직원들의 경우도 울진 핵발전소와 사정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광 핵발전소에서 방사선안전관리 업무를 했던 전용조 씨는 울진 핵발전소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소식을 듣고 지난 2013년 10월 한수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는 지난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용역업체가 5번 바뀌었지만 용역업체 사장 얼굴을 본 적도 없다”며 “매일 한수원 정규직의 직접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소송에 참가하고 있는 13명의 다른 용역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영광 핵발전소의 경우 한수원 직원과 용역 업체 직원이 핵발전소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용역 업체 직원이 한수원 직원 대신 결재도 대리로 했다는 점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것을 감안했을 때 영광 핵발전소는 울진 핵발전소보다 더 불법파견 소지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관련기사
핵발전소 컴퓨터 망 ‘비번’ 공유…용역업체 대리결재 횡행
핵발전소 비정규직, ‘위험은 10배 임금은 절반’

한수원 내부 작성 보고서에서도 불법 파견 인정

또한 뉴스타파는 한수원에서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이 내부 보고서에는 한수원도 영광 핵발전소 방사선안전관리 용역이 불법 파견임을 인정하는 대목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전용조 씨가 영광 핵발전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2013년 8월에 조사를 시작해 10월에 작성된 것이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이 보고서는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이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이 예상된다며 유사소송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진단 결과를 보면 보건물리실 근무자의 경우 정직원과 용업업체 직원이 같은 업무를 담당해왔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업무를 구분하도록 했고 근무장소도 피폭관리업무의 경우 용역업체 직원이 ‘한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용역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사실상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용역 직원들의 변호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는 “이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 정직원 관리자와 간접 고용된 용역 직원들하고 1:1로 지휘, 명령, 감독, 보고 체계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한수원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용역 업체 소속 간접 고용자들에 대한 불법 파견이 이뤄졌단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조 씨를 비롯한 용역 업체 직원 6명은 2013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듬해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안 돼 해고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씨는 매주 수요일 영광 핵발전소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업체 직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선고는 내년 2월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목, 2015/12/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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